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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 교수

    불길 속에서 또는 물에 빠져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사람, 자동차·기차·전동차에 칠 위기에 처한 사람 등 위험에 빠진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보통사람으로는 감히 생각하기 힘든 용감한 행동을 한 사람을 의인(義人)이라고 한다. 여러 의인의 선행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지만, 사람들은 한동안 그들을 칭송한 후 이내 그 사실을 망각하곤 해왔다. 지난달 17일 신축공사가 진행 중이던 서울 신도림동의 30층짜리 주상복합건물에서 화재가 났다. 화재 연기로 제대로 눈을 뜰 수 없고 숨조차 쉬기 힘든 상황에서, 옥상에서 철골구조물 해체 작업을 하고 있던 몽골인 노동자 네 명이,29층에서 세 명,24∼27층에서 일곱 명,23층에서 한 명, 모두 11명의 한국인을 옥상으로 옮겼다. 몽골인 노동자 네 명은 소방관들과 함께 환자 11명을 소방헬기로 옮겼다. 그들 역시 유독가스를 많이 마셨기 때문에, 곧바로 구로성심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지만,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하고 잠적하였다. 당국에 적발될 경우 강제퇴거 대상인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이다. 국내 한 언론사의 기자가 그들을 수소문해 찾아갔을 때, 그 중 한 사람은 “나에게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며 “고향 사람들을 구한 것뿐인데 뭐가 그리 대단한 일이겠느냐.”고 말했다. 일본인들은 2001년 1월 26일 일본 유학 중 도쿄 전철 JR야마노테선 신오오쿠보역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고 전동차에 치여 숨진 고 이수현 씨를 의인으로 받들어 모신다. 일본 노동당국은 그가 도쿄의 한 인터넷PC방에서 파트타임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사고를 당해 사망한 것로 인정하여, 유족에게 노동재해 급여와 장례비를 지급하였다. 사고현장에는 그를 기리는 글이 한글과 일본어로 새겨져 있다. 해마다 그의 기일이 되면, 부산 주재 일본 총영사는 부산 영락공원에 있는 그의 묘를 참배해왔다. 영화감독 하나도 준지는 2006년 그를 다룬 한·일합작 영화 ‘너를 잊지 않을 거야’를 제작하였고, 일왕 부처 등 정관계 인사를 비롯한 수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관람하였다. 한 마디로, 일본인들은 의인 고 이수현 씨를 잊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타인의 생명을 구하고 생환한 영웅’이 의사자(義死者)에 비해 가벼이 다뤄지는 듯하다. 그렇지만 우리 나라에서도 몽골인 의인 네 명에게 사회적 보상을 하자는 움직임이 있다. 불법체류자라는 신분 때문에 치료도 못 받고 도망치듯 사라진 그들의 처지를 안타깝게 생각하여,“그들이 우리나라에서 합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치료도 해주세요.”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작성한 누리꾼이 있다. 또 주한몽골대사관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의인들을 보내주신 형제국 몽골에 감사드립니다.”는 글이 게시되어 있다. 필자도 법무부 당국자에게 선처를 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정부가 어제 수용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한국사회에 ‘특별한 공헌을 한’ 의인들에게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보답이겠지만, 정부가 그들에게 일단 합법적인 국내 체류를 허가하기로 한 것이다. 그 법률적 근거는 출입국관리법에 있다. 출입국관리법 제61조 ‘체류허가의 특례’ 1항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의 체류를 허가할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고, 동법 시행령 제76조 1항2호는 ‘대한민국에 특별한 공헌을 한 사실이 있는 경우’를 적시하고 있다. 일본 사회가 고 이수현 씨를 대하는 것 이상으로, 한국 사회도 몽골인 의인을 받들어 모셔야 한다. 한국인 모두가 다음과 같이 큰 소리로 다짐해야 한다.“우리는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아울러 그 다짐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에서 “옳고 바름”(義)의 기강이 선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 교수
  • [이달에 만난사람]세계 무대에 서는 비보이 ‘라스트포원’

    [이달에 만난사람]세계 무대에 서는 비보이 ‘라스트포원’

    우린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데. 이 젊은이들은 죽기 살기로 춤춰서 세상 으뜸이 되었단다 장하다 칭찬해야 하나, 앞 다퉈 부끄러워해야 하나 세계 무대에 서는 비보이 ‘라스트포원’ 취재, 글 박혜란 기자 | 사진 한영희 오늘은 노는 사람을 만나러 간다. 그것도 좀 노는 것이 아니라 잘 노는 것으로 세계 대회에서 일등을 먹은 이들이란다. 브레이크댄스를 추는 사람, 비보이들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독일 베틀오브더이어 대회 2005년 우승팀 라스트포원. 한마디로 비보이 중 최고란 말이렷다. 그들이 이번에는 ‘스핀 오딧세이’라는 퍼포먼스를 앞세워 그야말로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처럼 영국, 미국, 아시아 각국을 춤으로 정복하러 나선다. 3월 중순부터 시작될 해외 순회공연을 앞두고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쇼케이스를 가진다고 하여 그곳으로 향했다. 왜 공연장이 한산하리라 생각했을까? 이미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찬 공연장을 겨우 비집고 들어가 구석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땀을 닦았다. 마침내 강한 비트의 음악과 함께 춤이 시작되자 내가 본 것은 근육, 잘 단련된 아름다운 근육이었다. 꺾어지고 날아오르고 스르르 풀렸다 튀어 오르는 근육의 향연. ‘왜 춤을 추느냐’ ‘춤추면 뭐가 좋으냐’ ‘앞으로 어떻게 살려고?’ 그런 질문들이 그 힘찬 근육들 앞에서 무기력해진다. 비보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 근육들을 실제로 대하면 생각이 달라지리라. 그런 근사한 근육을 가진 사람은 어디서 무엇을 하였건 간에 자신을 견디고 연마하며 열심히 살았을 것이 분명했다. 근육만 근사했나? 공연이 끝나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자 남다른 근육들은 그 속에 감춰지고, 동네에서 흔히 마주치는 청년 같은(사실은 그보다도 조금 더 순박한) 얼굴들만이 남았다. 전주에서 올라온 그 청년들의 나이는 스물셋에서 스물여섯. 모두 10여 년간 춤을 췄다고 했다. “단체생활을 하고 있고요, 밥 먹는 시간 빼곤 하루가 다 연습이에요.” 남다른 근육의 비밀이 바로 여기 있었군. 한 가지 일을 10여 년간 했다면 도를 터득할 정도는 아니라도 도에 발가락을 적시진 않았을까. 그래서 이런 질문을 던져보았다. 지금껏 춤을 추면서 깨달은 것 중 이것만은 ‘진리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질리는 거 없는데. 순간적으로 질릴 때도 있겠지만 금방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거든요.” 아니, 질문한 내용은 그게 아니고 ‘진리’에 관한 거라고 다시 설명하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질문이 어렵다 어려워. 조용히 좀 해, 집중해서 빨리 끝내버리게. 딕딕딕(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 보내는 소리)…. 불길한 예감이 스친다. 혹시 근육만 근사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잘못된 건 질문 방식임을 곧 깨달았다. 한국 사람들이 춤을 잘 추나 봐요, 매년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는 걸 보면. 그 비결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춤 실력이 좋은 거랑 대회에서 우승하는 거랑은 별개의 문제인 거 같아요. 서양 사람들한테 힙합은 문화고 생활이에요. 그 사람들은 좋아하는 걸 위해서 뭘 포기하거나 하지 않아요. 그냥 자기가 즐기기 위해 하는 거지. 그 사람들은 춤춰도 학교 가고, 우린 춤추면 학교 빠지고. 우린 목숨을 걸고 하잖아요. 그만큼 끈기도 있고 패기도 있어 성과는 좋지만 글쎄요.” “무슨 타이틀이라도 있어야 뭐라도 할 수 있는 환경이 더욱 대회나 상에 매달리게 만드는 것 같아요.” 이들은 춤을 통해 이미 세상의 수많은 이치를 충분히 꿰뚫고 있었다. 다만 말하는 것보다는 춤추는 게 즐거울 뿐. 마음도 단단했다! 마음껏 춤추는 것 외엔 욕심이 없어 보이는 청년들. 그들을 소위 ‘열 받게’ 하는 건 무엇일까. “춤춘다고 하면 왜 무조건 반말이죠? 그렇게 인간적으로 무시당할 때 가장 화가 납니다. 실컷 춤추고 돈도 못 받고, 사기당한 적도 많았어요. 공연하고 있는데 ‘야, 좀 더 돌아봐, 이거 해봐 저거 해봐, 개인기 좀 해봐’ 이럴 때 정말 열 받죠. 그런 거 시킬 때마다 어떻게 하느냐…. 그대로 다 했을 걸요, 하하.” 그래도 ‘춤추는 아이들’에 대한 인식이 최근 들어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예전엔 길거리에서 춤이나 추는 ‘날라리’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신세대, 심지어 한국을 세계에 알린 공로자로까지 지위가 격상되었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어요. 우선 가족, 친척들부터 인식이 바뀌었으니까요.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인식 자체가 바뀌었다기보다 방송매체의 힘인 것 같아요. 정말로 우리 춤에 관심 있다기보다 ‘너희들 TV에서 봤어’라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잘은 모르지만 저희가 보기엔 방송계에 잘못된 점이 많은 거 같아요. 그렇지만 또 방송을 통해 그나마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고요. 방송엔 그렇게 양면성이 있어요.” 몸과 마음은 따로따로가 아니고 하나다. 멋진 근육만큼 마음과 정신도 멋지게 성숙한, 하지만 말을 근사하게 하는 것보다 춤을 근사하게 추는 것이 더 좋은 청년들. 이들에게 가족이든 친구든 누구에게라도 좋으니 한마디씩 전하라고 했다. 처음엔 수줍은 듯 망설이더니 한 마디 한 마디 신경을 써가며 열심히 마음을 털어놓는다. 이제 라스트포원을 떠올릴 때마다 그 멋진 춤과 함께 ‘진심’이란 말이 떠오를 것 같다. 최백규 수진아 돌아와. 이우진 제1전투비행단 202WPN 식구들께 감사드립니다. 부모님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최동열 부모님 보고 싶습니다. 서주현 타지에 있는 막내 걱정에 반찬있다고 해도 보내시고, 있다고 해도 또 보내시는 부모님. 저는 몸관리 잘하고 춤 열심히 추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부모님 사랑합니다. 이용주 엄마,형 항상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형수님까지 배병엽 병엽아 넌 멋있어. 전효민 우리 가족, 우리 친구들, 우리 팀 다 사랑합니다. 최민석 입원해 계신 어머니 얼른 완쾌하시고 운전 조심하십시오. 나희야 보고 싶다. 김진규 김부식, 장연주(부모님) 사랑합니다. 라스트포원 파이팅! 박경훈 춤느라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연락 못 드려서 최송하고요, 사랑합니다. 신영석 오늘 쇼케이스를 보러 아침에 전주에서 서울까지 올라오신 부모님, 그 믿음과 격려가 제겐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그 믿음 저버리지 않도록 노력할께요.
  • 축구황제 펠레 “마라도나 위해 기도할 것”

    ‘축구황제’ 펠레(67)가 4일 브라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식과 흡연·음주로 간에 문제가 생겨 입원한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47)에 대해 “병이 재발해 슬프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다.”며 쾌유를 빌었다.
  • [CEO칼럼] 봉달이 경영/정이만 한화 63시티 사장

    [CEO칼럼] 봉달이 경영/정이만 한화 63시티 사장

    요즈음 갑자기 신문 1면이 스포츠 기사로 부산하다. 수영의 박태환 선수와,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가 쾌거를 이룬 소식 때문이다. 불모지와 같은 종목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은 분명 이만저만 고무적인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요즈음 ‘우린 박태환, 김연아 때문에 산다.’고 하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요즈음처럼 갑갑하고 답답하고 뭐 하나 시원하게 풀리는 일이 없는 것 같은 때, 코리안 스포츠 영웅들의 멋진 활약은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맺힌 가슴을 뻥 뚫어주는 삽상한 청량제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나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우승한 ‘봉달이’ 이봉주 선수에게 더 많은 감동을 받았다. 서른일곱 살이라면 마라톤 선수로서는 환갑을 넘은 나이이고 한물간 선수 취급을 받았을 법도 한데 정상급 기록으로, 그것도 혼신의 역전드라마를 일궈내며 우승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인간 승리’ 그 자체였다. 이봉주 선수의 마라톤 레이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상 깊은 경기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나는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자로서도 깊은 교훈을 찾아볼 수 있었다. 첫째 마라토너는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 오직 달리기로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기록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경영은 숫자이다. 경영자는 숫자로 보여줄 뿐이고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둘째 마라토너가 결승 테이프를 끊기까지는 수많은 고비와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목은 타들어오고, 다리는 휘청거리고, 심장은 터질 듯한 고통이 엄습한다. 그것을 이겨내야 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에는 수많은 우여곡절과 어려움을 겪게 된다. 수많은 변수들이 장애 요인으로 등장한다. 맥도 풀리고, 초조하기도 하고, 낙심도 되고, 마침내는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것을 모두 이겨내야 한다. 셋째 마라토너는 일관된 페이스를 유지하며 힘을 비축했다가 스퍼트를 해야 할 때 제대로 스퍼트를 해야 좋은 승부를 할 수 있다. 특히 35㎞ 지점이 아주 중요한 경계라고 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경영에도 전략적 변곡점이 있다. 이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생존과 번영이 좌우된다. 넷째 마라토너에게 요행은 없다. 피 말리는 훈련과 준비가 뒷받침되어야 제대로 된 레이스를 펼칠 수 있고 선수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 이봉주 선수는 특유의 성실성으로 하루 30㎞의 훈련을 단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고 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회사가 발전하려면 끊임없이 혁신하고, 계속해서 변화해 나가야 한다. 혁신과 변화에는 상당한 고통이 수반된다. 스스로를 파괴해야 할 때도 있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리를 해놓고 보니 마라톤과 경영은 유사점이 참 많은 것 같다. 가히 ‘봉달이 경영론’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또한 마라톤과 인생도 유사점이 많다. 마라톤을 연극에 비유하기도 한다. 마라톤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그곳에는 늘 숙연한 감동과 교훈이 있다. 이봉주의 승리는 일이 안 풀리면 남의 탓을 하거나, 쉽게 포기하고 좌절해 버리는 요즘 세태에 ‘하면 된다.’,‘할 수 있다.’는 의지의 중요성을 보여준 귀감이 될 것이다. 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경영자에게는 경영의 비결을 깨닫게 해 준 값진 사례가 될 것이다. 이봉주 선수의 건승을 빈다. 정이만 한화 63시티 사장
  • [어린이책꽂이]

    ●중얼중얼 중국사(노동현 지음, 주니어김영사 펴냄)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한 진시황, 한나라를 세운 ‘초한지’의 영웅 유방, 유방과 천하를 두고 다툰 초나라 장수 항우, 한나라 말기 고통받는 백성들을 구하고 위나라를 세운 조조, 조조의 대군을 적벽에서 격파하고 후한이 망하자 스스로 제위에 오른 유비, 형제를 죽이고 당나라 황제가 됐지만 나라를 잘 다스린 태종…. 변화무쌍한 중국 역사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만화로 전해준다.7500원.●내 안의 또 다른 나 조지(E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비룡소 펴냄) 자기 안에 ‘또 다른 나’가 살고 있는 다중인격 장애를 겪는 주인공의 이야기. 조지는 주인공의 내면에서 살아가는 존재, 말하자면 ‘괄호 속의 존재’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 위에 자아를 형성해 갈 때 비로소 불안한 사춘기 같은 성장의 고빌를 잘 넘기고 행복한 인생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미국 도서관협회가 수여하는 세계적인 어린이문학상인 ‘뉴베리 상’ 수상작.8500원.●손에 잡히는 과학 교과서, 바다(최익대 등 지음, 길벗스쿨 펴냄) 옛날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다. 바다 끝은 낭떠러지라서 끝까지 가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1519년 마젤란이 3년에 걸친 항해 끝에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밝혀낸 뒤로 바다의 비밀은 하나씩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회용의 조각난 지식이 아니라 평생 써도 닳아 없어지지 않는 지식의 토대를 닦아주는 책.9800원.fi●브라질에서 보물찾기(곰돌이 co. 지음, 아이세움 펴냄) 열정의 삼바 춤과 리우 카니발, 축구와 아마조니아의 밀림으로 잘 알려져 있는 나라 브라질. 남아메리카 중심에 자리잡은 브라질은 포르투갈인들이 처음 발을 디딘 1500년 이후,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 다양한 인종들의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져 발전해왔다. 아마조니아는 세계 최대의 강인 아마존강을 중심으로 한 열대우림 지역으로, 이 열대우림은 지구에 필요한 산소의 4분의 1을 공급한다.‘세계 탐험 만화 역사상식’ 시리즈의 하나.8500원.
  • 마라도나 또 입원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48)가 29일 또다시 원인불명의 건강 이상으로 앰뷸런스에 실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측은 “검사가 진행 중이며 약물 때문은 아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 미술관에 ‘탱고 선율’

    가벼운 마음으로 찾았던 갤러리에서 음악회가 벌어지고 있다면 이처럼 신나는 일도 없다. 하지만 갤러리 음악회는 공간의 제약으로 많은 사람이 참여하기 어렵고, 티켓을 팔기도 어렵다. 갤러리 음악회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음에도, 수준 높은 연주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충무아트홀의 ‘충무 갤러리 음악회’는 그런 점에서 조금은 주최자가 걱정되는 기획이다.100명 안팎의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작은 음악회지만 뛰어난 연주자, 쉽게 말해 ‘비싼’ 연주자들이 줄줄이 나서기 때문이다. 규모에 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의미있는 문화행사를 만들겠다는 주최자의 욕심과 다른 무대보다는 개런티가 적을 수밖에 없지만, 우리 문화를 조금 더 풍요롭게 하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출연자들의 뜻이 합쳐지지 않으면 만들어질 수 없는 자리이다. 올해 모두 네 차례 토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충무 갤러리 음악회는 연주자의 해설과 더불어 전시 내용과 어울리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새달 7일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의 한 사람인 이성주와 기타리스트 이성우, 피아니스트 한방원이 피아졸라의 ‘탱고의 역사’와 크라이슬러의 ‘스페인 세레나데’ 등을 들려준다. 이소룡과 슈퍼맨, 배트맨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대중적 영웅들의 이미지를 현대미술과 접목시킨 기획전 ‘PoP&PoPULAR’의 전시기간에 맞추어 대중적이지만 기품있는 곡을 골랐다. 7월7일은 신화를 소재로 기하학적 형태와 화려한 색감을 펼치는 강상중의 개인전에 맞추어 앙상블 디아파종이 바흐의 거슈인, 피아졸라 등으로 목관오중주단의 매력을 보여준다.9월8일에는 ‘판화-간접미술, 직접보기’가 열리는 가운데 트리오 탈리아가 시벨리우스와 차이콥스키를 연주한다. 충무아트홀에서 멀지 않은 중구 황학동 만물시장을 다룬 기획공모전이 열리는 12월22일의 마지막 갤러리 음악회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데니스 김을 비롯해 뛰어난 기량을 가진 다섯명의 연주자가 등장한다.(02)2230-6629.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현대 영웅호걸은 복지정책 잘 펴는 사람”

    “개그맨은 구라쟁이 아닙니까? 저의 구라로 재미있는 삼국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구라 속에도 얻을 수 있는 지혜가 있으니까요.” 개그맨 전유성(58) 씨가 자료조사와 중국 등 현지답사를 통해 ‘전유성의 구라 삼국지’ 제1~2권을 출간했다. 전씨는 26일 “집필을 위해 삼국지를 20번 이상 다시 읽었다.”며 “삼국지 내용을 바탕으로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면서 지금까지의 내 경험을 덧붙여 썼다.”고 말했다. 책 구성은 ‘한번 첫인상은 영원한 첫인상’‘출세의 키워드, 리더를 파악하라’ 등 주제별로 삼국지 내용이 이어지고, 그 주제와 연관된 전씨의 다양한 경험이 ‘추가 구라’ 코너로 계속된다. 여기에 같은 상황이지만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심리가 어떻게 다른지, 영웅호걸들의 행동의 이면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등을 분석한 김효창 심리학 박사의 해설이 덧붙여졌다. 전씨는 “삼국지 내용을 살펴보다 보니 옛날에는 자신의 야심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숱하게 죽인 인물이 영웅호걸이었지만 현대에는 백성이 편하게 살도록 복지정책을 펴는 사람이 영웅호걸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인, 작가, 개그맨 중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 “나는 개그맨”이라며 “즐거움을 준다면 어느 분야라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구라 삼국지’는 10월까지 총 10권으로 소담출판사에서 출간된다.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여자프로농구]캐칭-잭슨 27일 결승 티켓 놓고 최후의 전쟁

    참 공교롭다. 우리은행-삼성생명의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가 그렇다.1차전에선 ‘우승청부사’ 타미카 캐칭(사진 오른쪽·28·우리은행)이 날았다. 팀 득점의 절반이 넘는 36점(12리바운드 4어시스트)을 올렸다. 두 팀 통틀어 최다였고, 한국 여자농구연맹(WKBL)의 통계 프로그램이 공헌도로 뽑은 경기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졌다. 2차전에서는 반대 상황이 연출됐다.‘슈퍼용병’ 로렌 잭슨(26·삼성생명)이 33점(14리바운드)으로 캐칭(29점)을 앞섰다. 잭슨은 MVP로 선정됐으나 이번엔 삼성생명이 졌다. 그것도 39분을 이기다 마지막 1분에서 경기를 놓친 쓰라린 역전패. 잭슨은 특히 1분을 남겨놓고 캐칭의 노련한 수비에 말려 공격자 파울을 저지르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캐칭과 잭슨이 27일 오후 5시 장충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분위기는 2차전서 기사회생한 우리은행이 잡았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라 일단 탄력을 받으면 질주가 무섭다.2차전 역전승은 우리은행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전력은 변연하-박정은-이종애 등 국내 라인이 탄탄한 삼성생명이 앞선다. 승부의 키는 결국 캐칭과 잭슨이 쥐고 있다. 둘 모두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빼어나다. 하지만 이들에게 공격이 집중되면 승리의 밀알이 되는 토종의 활약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덕화 삼성생명 감독이 2차전을 두고 “영웅 심리 때문에 경기를 그르쳤다.”고 평가했던 것처럼 용병의 개인플레이와 팀플레이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3차전의 관건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수영영웅 신화 이제부터”

    “신화는 이제부터다.” 지난 25일 박태환(18·경기고)의 사상 첫 세계수영선수권 금메달 소식은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불모지로만 여겨졌던 한국 수영에서 세계 최고 선수가 나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수영연맹(FINA) 홈페이지는 ‘위대한 한국인’이라고 극찬했다. 세계적인 수영 잡지 스위밍 월드 매거진도 ‘2월의 인물’로 박태환을 뽑았다. 박태환은 이제 한국 수영사가 아니라 세계 수영사의 한쪽을 장식할 ‘영웅’으로 떠올랐다. ‘괴물’ 박태환은 영광과 찬사를 즐길 새도 없이 곧바로 다관왕에 도전장을 던졌다.2004년 아테네올림픽 6관왕인 ‘신동’ 마이클 펠프스(22·미국)와 일전을 겨뤄보고 싶다는 ‘치기’에 26일 자신의 주종목이 아닌 자유형 200m에 나선 것. 하지만 박태환은 거뜬히 결승에 진출,27일 메달에 도전한다.KBS1 TV가 오후 5시45분부터 30분 동안 생중계한다. 박태환은 31일에는 또 하나의 주종목인 자유형 1500m 예선에 출격한다. 박태환은 26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 2조에서 1분47초83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피터르 판덴 호헨반트(1분46초33·네덜란드), 마시밀리아노 로솔리노(1분47초44·이탈리아)에 이어 3위. 준결승 전체로는 펠프스(1분46초75) 등에 밀려 5위로 결승에 올랐다. 스타트는 좋았지만 더딘 초반 스퍼트가 발목을 잡았다. 물론 금빛 전망은 밝지 않다. 예선 기록만 봐도 1위 호헨반트에 1초50이나 뒤졌다. 단거리에선 상당한 격차다. 또 자신의 최고 기록인 1분47초12를 갈아치워야 3위 로솔리노를 제치고 메달권에 들 수 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괴력을 더하는 박태환에게서 두 번째 기적을 배제할 수는 없다. 말랑말랑해 보이는 고교생이지만 그는 분명 승부사다. 박태환이 지난해 8월 범태평양대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딴 금메달 6개 모두 막판 스퍼트를 통해 거둬들였다. 큰 무대에서 주눅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마음껏 실력을 발휘한 결과다. 박태환이 2개월의 짧은 훈련에도 일찍 금메달을 따 부담을 던 점도 기대를 부풀린다. 박태환은 “호헨반트의 초반 랩타임이 너무 빨라 과부하가 걸렸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초반에 멀리 떨어지지 않고 바짝 따라가면 결승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외신반응 “사우스 코리안에 해켓 무너져”

    외신반응 “사우스 코리안에 해켓 무너져”

    25일 박태환(18·경기고)이 장거리 최강 그랜트 해켓(27·호주)을 꺾고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따내자 깜짝 놀란 외신들이 긴급 뉴스로 이를 세계에 퍼뜨렸다. AP통신은 ‘해켓이 사우스 코리안에게 무너졌다.’는 기사를 통해 “해켓이 무서운 속도로 뒤따라온 박태환에게 추월당해 우승을 내줬다.”고 보도했다. 또 “박태환이 마지막 50m에서 놀라운 속도로 3명을 따라잡고 우승한 뒤 두 손을 번쩍 치켜 들었다.”고 덧붙였다. 해켓은 AP와 인터뷰에서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열심히 헤엄쳤고 엄청난 집중력이 있었다. 이번 대회 나머지 종목에서도 큰일을 낼 포스(범접할 수 없는 막강한 힘)를 갖고 있다. 그는 오늘 밤의 영웅이며 대회 기간 내내 그럴 것”이라고 칭찬했다. 로이터 통신도 박태환이 해켓을 꺾고 멜버른에 파란을 일으켰다고 알리며 “8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최선의 레이스를 펼쳤고 1위로 골인하고 싶었지만 불행하게도 그러지 못했다.”는 해켓의 반응을 보탰다. AFP통신은 “박태환이 해켓을 꺾으면서 경기장을 놀라움에 빠뜨렸다.”며 박태환이 한국 최초로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땄고, 지난해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3관왕에 올랐다는 이력 등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주말탐방]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주말탐방]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이 사내들을 일러 누군가는 ‘창공의 전위예술가’라고 했다.‘공군 최고의 테크니션’이란 찬사도 곧잘 따라붙는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정작 고개를 젓는다. 말 못할 고충과 애환이 적지 않은 탓이다. 긴장과 고통으로 점철된 고난도 기동, 비행 뒤 엄습하는 까닭 모를 허무와 고독….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진실은 이들이 만들어내는 장엄한 스펙터클 너머에 있었다.3월19일 강원 원주시 ○○전투비행단. 그곳에서 ‘광대의 눈물’을 보았다. ●진실은 스펙터클 너머에 있다 회암산 너머로 사라진 2대의 A-37기가 활주로 양편 3시,9시 방향에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로를 향해 맹렬하게 돌진하는 비행기. 정면으로 충돌하는가 싶더니 돌연 기체를 기울여 스치듯 교차해 사라진다. 일명 ‘나이프 에지(knife edge)’. 기체 간 교행 거리가 ‘칼날’두께만큼 가깝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기지 상공을 크게 선회한 비행기가 이번엔 9시 방향에 꼬리를 물고 출현했다. 앞서 가던 한 대가 속도를 줄이며 전진하는 사이 나머지 한 대가 앞선 비행 궤적을 나선으로 회전하며 뒤따른다.‘아파치 롤(apache roll)’이다. 이날 비행에서 블랙이글 5·6호기가 선보인 기동은 10가지. 캐노피를 열고 활주로에 내려선 홍준현(32) 대위는 “힘들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잠시 어지러웠을 뿐”이라고만 했다. 그러나 유난히 흰 그의 얼굴에서 피로와 고단함의 기색이 묻어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팀원 중 한 명은 비행의 고통을 “한여름 육수가 다 빠지고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라 표현했다. 뒤따라 내려선 5호기의 김태일(37) 소령이 담배를 빼 물었다.“한 동안 끊었죠. 그런데 그 놈의 사고 때문에….” 지난해 5월 에어쇼 도중 발생한 추락사고 얘기였다. 당시 사고로 2년 넘게 생사를 함께해온 동료를 떠나 보냈다.‘팀워크’를 목숨처럼 여기는 특수비행팀이기에 그날의 아픔은 각자의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화인(火印)’으로 남은 듯했다. ●‘쇼’ 찾아 떠도는 유랑인생 블랙이글스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은 부러움과 선망으로 가득하다. 상위 3분의1 이내에 들어야 하는 비행성적과 팀원들의 만장일치가 필수적인 엄격한 영입조건 등이 이들을 조종사 집단 내에서도 선택받은 ‘엘리트 서클’로 각인시킨 듯했다. 그러나 이들이 토로하는 삶의 고충은 여느 조종사들과 다르지 않다. 블랙이글스 5년차인 박상현(35) 소령은 “운이 좋아 뽑혀왔을 뿐인데 주변서 자꾸만 띄워주니 부담스럽다.”고 했다.“엘리트 집단은 무슨…. 유랑극단이라면 모를까.” 팀장 김창성(37) 소령의 말이다. 실제 이들의 일상은 연희판을 찾아 전국을 떠도는 사당패의 유랑인생을 닮아있다. 블랙이글스가 1년 동안 펼쳐 보이는 ‘쇼’는 30여회. 지난달 IOC 실사단의 평창 방문 축하비행처럼 예정에도 없는 임무가 불쑥 끼어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1주일에 한번꼴로 공연이 잡혀있는 봄·가을엔 한 달에 집에서 자는 날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하루 공연을 위해선 보통 4일전 현지에 도착,2∼3차례 ‘관숙(慣熟)비행’을 통해 지형지물과 기후특성 등을 눈으로 익혀둬야 하는 탓이다. 이때는 비행기 외에도 9t 트럭 한대 분의 정비부품이 함께 움직인다. 동행하는 정비사와 행정요원만도 30명에 육박한다. ●중력이여, 우릴 내버려 두게나 일단 비행에 나서면 움직임 하나하나가 중력이라는 불가역적 운명과의 싸움이다. 이 싸움을 견디게 하는 건 제트엔진의 추진력과 금속날개의 양력, 그리고 원심력과 구심력 사이의 미묘한 균형점을 찾아나가는 동물적 평형감각이다. 이런 점에서 이들의 비행은 중력의 비애를 온몸으로 감당하며 ‘절대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이카루스의 모험에 견줄 만하다. 특수비행은 그러나 중력의 필연성에 복종하길 거부하는 영웅적 의지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 이들이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적은 속절없이 파고드는 극한의 공포감이다. 김창성 팀장은 말한다.“수백피트의 저고도에서 지면을 향해 곤두박질치며 두려움을 안 느낀다면 사람이 아니죠.” 실제 상공에선 단 1초도 여유를 부릴 수 없다. 시속 600㎞가 넘는 초고속으로 비행하면서 서로의 간격을 1∼2m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1000분의 1초의 판단실수도 황천으로 가는 편도 티켓이 된다. 이들에게 결국 비행이란 사신(死神)을 벗하며 실존의 한계상황을 넘나드는 ‘죽음의 예행연습’인 셈이다. 과연 이 극한의 모험가들이 도달하려는 실존의 정박지는 어디일까.‘중력의 피안(彼岸)’을 향한 사내들의 여정은 오늘도 계속된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블랙이글스가 걸어온 길 공군의 특수비행은 한국전쟁 종전 직후인 1953년 10월 경남 사천 비행장에서 F-51 무스탕 4대가 편대비행과 지상공격 시범을 보인 것이 시초다. 그러나 본격적인 ‘에어쇼’ 성격의 특수비행은 1962년 10월 한강변에서 F-86 4대로 구성된 ‘쇼플라잉팀’이 공중분열과 특수 곡예비행을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1967년 새로 도입된 F-5A 기종으로 ‘블랙이글팀’을 창설했고, 이듬해인 1968년 국군의 날엔 한강 백사장에서 ‘나이프 에지’와 ‘스크루 롤’ 등 12가지의 고난도 기동을 펼쳐보임으로써 50만 관객의 머릿속에 특수비행팀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하지만 1977년 국군의 날 행사를 끝으로 블랙이글팀은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다. 노후화된 F-5A 항공기를 대체할 새로운 기종선정 작업이 지체된 탓이었다. 이후 국군의 날이면 다양한 기종으로 대규모 편대군(群)을 꾸려 공중분열을 선보이는 형태로 에어쇼를 대신하다가 상설 비행팀의 필요성을 절감한 공군수뇌부의 지시로 1994년 A-37 항공기 6대로 구성된 지금의 ‘블랙이글스’로 재창단되기에 이른다. ■ 블랙이글스에 관한 오해와 진실 ●블랙이글스는 곡예비행단? 일반적으로 ‘곡예비행’은 항공기 1대로 각종 공중기예를 선보이는 ‘묘기비행’을 일컫는다. 반면 블랙이글스의 비행은 ‘특수비행’으로 불린다. 초음속에 가까운 전투기 6대로 전장에서 사용되는 고난도의 편대·솔로기동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변형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 ‘루프’와 ‘아파치 롤’ 같은 특수기동은 360도 회전해 뒤에서 쫓아오는 적기를 공격하거나, 적의 미사일 공격을 피하기 위한 전술기동의 형태로 실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블랙이글스의 A-37은 고물비행기? 지난해 추락사고를 계기로 A-37이 에어쇼에 적합하지 않은 낡은 항공기란 인식이 퍼졌다. 하지만 A-37은 기동성과 선회반경, 저속안정성 면에서 특수비행에 적합한 기종으로 공인받고 있다. 기체가 가벼우면서도 F-5급 엔진을 장착해 강한 추력과 탁월한 상승능력을 과시한다. 다만 긴 날개 때문에 공기저항에 민감, 바람이 강할 때는 6기가 근접비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공군은 최근 우리 기술로 개발한 초음속 항공기 T/A-50을 2010∼2011년 블랙이글스에 배치키로 했다. ●조종사에겐 최고 대우가 보장된다? 신규 팀원은 각 전투비행대대에 근무하는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비행성적과 인성 등을 종합 평가해 팀원 만장일치로 선발하며,3년 안팎의 임기를 마친 뒤엔 다시 전투대대로 복귀한다. 난이도가 높은 기동을 구사하는 탓에 일반적인 전투조종사들보다 위험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다. 그러나 보수체계에서 특별한 차등을 두고 있진 않다.‘블랙이글스 조종사’란 명예와 자부심이 육체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견디게 한다는 것이다. ●배우자 동의가 필수적이다? 선발대상이 비행경력 7∼8년 이상인 편대장급 조종사로 한정되기 때문에 기혼자가 대다수다. 본인이 가입을 결심하는 데 가족의 동의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긴 하지만, 팀 가입의 조건으로 배우자의 동의서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들의 비행에 관객들이 탄성을 쏘아올릴 때 가족들은 눈물을 쏟는다. 조종사들의 가슴을 후비는 대목이다.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세번 구속 세번 무죄’ 박주선 前의원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세번 구속 세번 무죄’ 박주선 前의원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의 제이유 사건 무혐의 처분 사례를 계기로 사법개혁의 필요성이 또한번 관심사로 떠올랐다. 노무현 대통령과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무회의에서 이 사건을 언급, 검찰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추진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박주선 전 의원은 검찰권 남용의 대표적 피해자.‘세번 구속, 세번 무죄’로 모든 것을 빼앗겼다 작년 서울시장 선거 후보자로 대중 앞에 다시 나섰던 전직 검사. 그를 만나 검찰권의 문제점과 제도적 개혁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검사 소영웅주의·수사평점제도 문제 ▶제이유 사건 연루 의혹을 받았던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이 무혐의처분을 받은 데 이어 검찰이 이 전 비서관을 엮어 넣기 위해 허위진술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른바 ‘검찰 살인’의 피해자로서 이 사건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요. “검찰 수사에 성역이 없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처럼 억울하게 기소가 됐다 무죄가 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아직도 검찰 조직 내에 소영웅주의와 매명(賣名)의식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에 아쉽고 안타까웠습니다. 누구를 표적으로 삼아, 고위공직자나 사회저명인사를 구속시켜 ‘한 건’ 하기 위해 참고인 등에게 나를 한 번 봐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검사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왜 이런 식의 수사가 계속될까요. “검사의 소영웅주의, 공명심과 함께 수사평점제도도 원인이 됩니다. 중요사건을 수사하여 ‘한 건’하면 평가가 올라가거든요. 이번 사건에는 해당이 안되지만 정치권에 아부하려는 일부 검사들도 문제입니다. ▶전관예우란 말도 있는데, 거꾸로 ‘친정’이라 할 검찰에서 더 지독한 핍박을 당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2005년 5월 최종 판결이 났을 때 회견에서 기자들에게 취재좀 해 알려달라고 했던데요. “수사검찰 입장에서 죄가 있다면 검찰 출신 피의자라고 봐줘서는 안되겠지요. 그러나 제 경우 검찰의 독자적 판단이라기보다 정치적 압력이 있었다고 봅니다. 제 사건 수사 책임자들이 영전하거나 승진하고 있잖아요. 검사가 기소한 사건이 무죄판결이 났다면 그 검사는 오히려 책임을 져야지요. 옷로비 의혹 때는 정치권과 여론의 광풍을 잠재우기 위한 희생양이 됐고, 나라종금, 현대그룹 뇌물의혹 때는 민주당 고사작전에 피해를 본 것이지요. 검찰 쪽으로부터 외압얘기를 분명히 들었습니다.” 박 전 의원은 나라종금 사건 당시 현역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지 않는다고 시민단체들까지 국회앞에서 체포조를 구성해 시위를 벌였던 일을 회상하며,“피의자의 명예와 인권을 이토록 짓밟을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죄판결은 났지만 검찰과 법원의 판단이 다른 것일 뿐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안대희씨는 대법관 청문회에서 ‘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고 역사적으로 그 일을 안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검찰은 할 일을 다했는데 법원이 잘못했다는 듯, 정당성을 호도하고 견강부회하고 있는 거예요. 최소한 법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되지요. 민주 법치사회는 죄형법정주의를 원칙으로 합니다. 법원에서 죄가 아니라고 하면 검사가 아무리 죄라고 말할지라도 죄가 돼서는 안됩니다. 거꾸로 아무리 개인이 무죄라고 하더라도 유죄 확정판결을 받으면 죄가 되는 겁니다.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놓고 역사적으로 그일을 안했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말을 대법관이라는 분이 할 수 있는 겁니까.” 너무 기능주의적 언급이라고 생각돼서 추가질문을 해보았다. ▶법원이 꼭 옳은 판결만 하는 것은 아니지요. 긴급조치위반사건 판결 판사 명단도 그래서 공개된 것 아닙니까. “물론 재심을 통해 판결이 번복되는 수도 있지요. 민청학련 사건은 재심을 통해 수사과정부터 모든 사람들이 잘못을 한 것으로 드러났지요. 이건 당연한 귀결입니다. 그러나 긴급조치 건은 국민 96%가 찬성해 만든 긴급조치권에 의한 판결로써 경우가 다릅니다. 물론 수사와 법 적용을 잘못한 사례가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포괄적으로 판결자체를 문제시해 명단을 공개한 것은 사실상의 보복, 면박주기입니다.” ●배심원제도 도입해야 ▶무죄판결을 받고 그동안 피해에 민사·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진행상황은. “개인적인 원망, 금전적인 피해 같은 것은 다 용서하고 잊기로 했습니다. 대신 다시는 나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진상규명과 제도적 장치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게 잘 안되고 있어요.” 제도적 장치란 첫째, 불구속 수사 대폭 확대, 둘째 무죄 선고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책 수립, 셋째 외부인사 참여에 의한 투명한 검사 평점제도와 무죄 선고시 이를 평점에 반영하는 것 등이다. 넷째는 검사 동일체원칙에 따라 상사가 철저하게 수사 결재를 함으로써 법률적 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박 전의원은 “법무장관의 수사통제권이 엉뚱한 곳에 행사됐다.”며 구속 자체로 모든 명예와 사회적 기회를 날려버린 자신의 경험을 상기시켰다. 특히 “옥중출마한 17대 총선 때는 선거기간 중엔 구속시켜 놓더니 선거가 끝나자마자 보석시켜 주더라.”고 허탈해 했다. 박 전의원은 죄없이 336일 동안 구속된 보상금으로 국가로부터 2399만원을 받았다. 이 돈은 좋은 일에 쓰기 위해 따로 보관 중이라고 했다. ▶사법개혁이 지지부진한데요. “공판중심주의는 공감하지만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대법원장은 검찰조서는 휴지통에 던져버리라고 했다지만, 검찰 조서의 증명력과 증거능력은 구별돼야 한다고 봅니다. 증명력을 갖기 위해 수사능력을 개발해야겠지요. 불법 수사는 철저히 배격해야 합니다. 배심원 제도도 하루빨리 들여와야 한다고 봅니다. 한 사람의 운명을 사회경험 일천한 법관이 결정하는 것보다는 일반 시민이 판단해 주는 게 의미가 있어요.”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의 고난은 하늘의 뜻으로 보고 과거보다는 미래를 보고 나가려고 해요. 아내는 그렇게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고 또 정치를 하려느냐고 하지만, 우리에겐 분열과 갈등을 청산하고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 총합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반민주, 좌·우, 세대차이를 넘어서 융합하는 총합세력이 만들어지면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전형적인 우등생 이미지. 검찰 때문에 역경을 겪어 ‘암벽을 뚫고 솟아나는 소나무’가 되겠다면서도,‘검찰 조직’에 대한 애정만은 숨기지 않는 게 신기해 보였다. ‘조직´은 그래서 힘이 센가 보다. yshin@seoul.co.kr ■ 그는 누구 1949년 전남 보성 출생(만57세).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행상으로 가족을 부양했던 어머니는 아들의 중학교 입학금 마련을 위해 피를 팔기도 했다. 남동생은 형의 대학진학을 위해 학업을 포기하는 희생을 했다.1974년 서울대 법대 4학년 때 16회 사법시험에 수석합격, 검사로서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초임부터 서울지검 특수부에서 화려하게 출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부장검사, 서울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등 요직을 모두 거쳤다. 장래 검찰총장 감이 확실하다는 평이었다. 1998년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인생행로가 꼬이기 시작했다.‘세 번 구속, 세 번 무죄’라는 사법사상 초유의 기구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김대중 정부시절, 옷로비 의혹 사건에 휘말려 1차 구속됐다. 무죄 판결이 난 후 국회의원에 당선돼 명예가 회복되는 듯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나라종금퇴출저지 로비,2004년 현대그룹 뇌물수수 혐의로 또다시 구속됐다 무죄로 풀려나는 불운이 계속됐다.17대 때는 피의자 신분으로 옥중출마해 낙선. 작년에는 서울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시장 선거 때 시정원칙으로 내세운 것이 ‘억울함이 없는 시정’‘약자를 보듬는 시정’. 이른바 ‘검찰살인’의 피해자로서 7년간 겪은 고통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현재 민주당 평당원으로 정치적 재기를 준비 중이다.
  • [법률풀이] 뒤늦게 나타난 생부生父

    [법률풀이] 뒤늦게 나타난 생부生父

    최근 10대들의 열렬한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영웅재중 군(20세)의 입양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사건은 영웅재중의 생부가 나타나 자신의 허락 없이 타인의 호적에 아들이 올려졌다며 ‘친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바람에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를 두고 영웅재중의 팬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자식이 성공하니까 뒤늦게 아버지가 자식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냐며 영웅재중 군의 생부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비난의 소리가 거세지자 결국 생부가 소를 취하함으로써 사건은 원만히 해결되기는 하였다. 영웅재중의 사례처럼 이미 양부모가 있는 상태에서 한창 사춘기에 접어들었거나 청년이 되었을 때 친부모가 갑자기 나타나, 어릴 때 이런저런 사정으로 자녀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며 다시 친부로서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입양을 한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친부모와 관계가 끊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입양을 하기 위해서는 친부모의 동의가 필요한데 일단 입양에 동의를 하였다면 친부모는 더 이상 자신의 양육권 등을 주장할 수 없다. 영웅재중의 경우 양자로 호적 신고한 것이 아니고 친자로 신고했기 때문에 부모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는 것이다. 법률상으로 양자와 친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양자 역시 친자와 동일하게 양부로부터 상속을 받을 권리가 있다. 물론 친부모와 관계가 단절되는 것이 아니므로 양자는 친부모로부터도 상속을 받을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일찍부터 입양이 일반화되어 있고 근래에 우리나라도 탤런트 차인표, 신애라 씨 부부의 사례처럼 입양 가정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입양을 하면 호적에 친자가 아닌 양자로 기재되고 성도 새 아버지의 성을 따를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입양 가정의 90% 이상이 아이들이 학교에서 놀림을 받는 등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해 입양신고를 하지 않고 입양아를 친생자로 호적에 올린다. 양자는 부모로부터 버림받거나 부모가 입양에 동의하여 입양시설에서 보호되고 있는 아이들을 양자로 삼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런 경우 양부모나 양자 입장에서 나중에 친부모들이 나타나 권리를 주장하면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법적으로 이를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민법이 개정되어 15세 미만의 양자를 입양할 경우 생부, 생모와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자녀를 아예 양자가 아닌 친자로 호적에 기재할 수 있도록 하는 ‘친양자제도’가 도입되어 2008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제도에 따르면 재혼가정의 자녀나 양자도 호적에 친자식으로 기재되어 양부의 성을 따를 수 있게 되니 양자가 학교에서 수군거림을 당할 일도 없게 되었다. 친양자를 두려고 하는 가정은 가정법원에 친양자 입양 청구를 하면 된다. 기존에 입양되어 호적에 양자로 기재된 자녀도 가정법원에 친양자 입양 청구 신청을 하면 친자로 고칠 수 있다. 요즘에는 독신자 가정이 20%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독신자도 입양으로 친양자를 둘 수 있을까? 우리 민법은 3년 이상 혼인한 부부에게만 친양자를 둘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능력이 되고 자녀를 키우는 데 필요한 정서적 준비가 되어 있다면 독신자에게도 친양자를 허용하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글 오명근 (희망법률사무소 변호사) 월간[샘터]2007.2
  • ‘주몽’ 새달 25일부터 日 방영

    국민적 관심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 MBC TV 드라마 ‘주몽’이 제일 먼저 일본 열도에 상륙한다. 화제작 ‘주몽’은 위성방송 BS후지를 통해 오는 4월25일부터 방송될 예정이다.19일자 산케이스포츠 인터넷판에 따르면 후지TV측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주요 등장인물 인사말과 촬영현장 스케치 등으로 꾸며진 특별프로그램을 4월초에 편성한다. 신문은 ‘주몽’에 대해 “고구려 건국영웅의 일대기를 담은 81회의 대장편 드라마로 한국에서 지난해 5월 첫회 시청률 17.4%를 기록한 이래 올 1월 68회부터 50%대를 유지하다가 최종회는 51.9%까지 기록한 ‘괴물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도쿄 연합뉴스
  • “한국서 모국어 제대로 배우겠다”

    “복서 생활을 마치는 데 쓸쓸함은 있어도 후회는 없습니다.” 북한 국적의 첫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홍창수(32·일본명 도쿠야마 마사모리)가 링을 떠났다.1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 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홍창수는 지난 15일 일본복싱위원회(JBC) 관서사무국에 은퇴서를 냈다. 통산전적 32승(8KO)3패1무. 기자회견에서 그는 “(WBC 밴텀급 도전자에) 지명되지 않은 걸 보고 은퇴를 결정했다.”면서 “인생의 절반을 바친 복서 생활을 마치는 데 쓸쓸함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2000년 8월 한국의 조인주를 꺾고 WBC 슈퍼플라이급 왕좌에 올라 북한 국적으로는 사상 첫 프로복싱 세계챔프가 된 홍창수는 북한으로부터 노력영웅과 인민체육인 칭호를 받았지만 일본에서는 냉대를 받았다. 역대 일본 선수 가운데 세 번째 ‘롱런’인 8차 방어에 성공하는 등 복싱 실력은 인정했지만, 벨트에 ‘ONE KOREA’라는 글자를 새긴 채 선전하는 그가 눈에 고울 리 없었기 때문. 한때 잃었던 타이틀을 2005년 7월에 되찾은 뒤 지난해 2월 1차 방어에 성공한 그는 “슈퍼플라이급에서 할 일은 다했다.”며 지난해 말 타이틀을 반납했고, 한 체급을 올려 밴텀급 도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WBC 밴텀급 챔피언 하세가와 호즈미(27)가 4차 방어전 상대로 자신이 아닌 심피웨 베치카(남아공·5위)를 14일 지명하자 은퇴를 단행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홍창수는 조만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방한한다. 시간적 여유가 생긴 만큼 한국에서 모국어를 제대로 배워보겠다는 생각에서다. “관서일본 복싱계에 보은하고 싶다는 그의 말로 미루어 지도자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황영조 케냐서 세계육상선수권 대구유치 활동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37·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 도시가 결정되는 27일 케냐 몸바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회를 앞두고 현지에서 유치 지원활동을 벌인다.
  • 한·일 시청각 장애인 ‘손가락 점자’로 통하다

    “안 보이고 안 들립니다. 그래도 여러분을 느낍니다. 반갑습니다.” 13일 오후 9시 서울 인사동의 한 식당. 한국과 일본의 시·청각 중복 장애인들의 뜻깊은 만남이 있었다. 가슴에 와닿는 정겨움이 느껴졌다. 이곳을 찾은 일본의 ‘헬렌 켈러’로 불리는 후쿠시마 사토시(45) 도쿄대 교수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지만 4단계의 힘겨운 통역을 통해 마음을 전했다. 후쿠시마 교수의 짧은 인사는 손가락 점자를 통해 비장애인 일본인과 한국인의 통역으로 전달됐고, 이 말은 다시 손가락 점자로 한국 시각장애인에게 전해졌다. 이날 방문에는 일본 시청각 중복 장애인 돕기센터인 ‘스마일’의 가도카와 이치로(41) 대표도 동행했다.●‘체온을 느끼며 소통하다’ 이들은 처음 만났지만 서먹함은 금세 사라졌다. 한국과 일본의 다른 문화적 배경도, 시·청각 중복 장애도 이들에겐 장애물이 될 수 없었다. 손바닥을 맞대고 손가락을 두드리면서 이들은 ‘한 마음’이 됐다. 국내 시·청각장애인들이 후쿠시마 교수를 반긴 것은 세상과 소통하는 다리가 될 ‘손가락 점자’가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국내에서 손가락 점자를 쓸 수 있는 사람은 3명뿐이다. 모임은 조영찬(37) 한국시청각장애인 자립모임 준비위원과 후쿠시마 교수의 인연으로 비롯됐다. 장애인으로 도쿄대 교수가 돼 미국 주간지 타임에 ‘아시아의 영웅’로 뽑혔던 후쿠시마 교수가 지난해 일본으로 조씨를 초청했던 것. 당시 일본을 방문했던 조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같은 장애인인데 일본의 시·청각 중복 장애인들은 세상과 어울려 밝은 표정으로 살고 있었다.”면서 “후쿠시마 교수의 방문은 시·청각 중복 장애인 운동을 막 시작하려는 우리나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시청각 중복 장애인에 대한 지원 시급 후쿠시마 교수는 9살 때 실명한 뒤 19살 때 청각을 잃었다. 그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던 끈은 그의 어머니가 고안한 ‘손가락 점자’. 두 사람이 손을 겹치고 점자 타자기의 자판을 치듯 손가락으로 정해진 위치를 짚어줘 자모를 인식하는 것이다.그는 “시·청각 장애인들은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통역 도우미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 “이들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기본적인 지원이 보장돼야 한다.”고 전했다. 점자단말기는 500만원에 달해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손가락 점자를 처음 접한 김홍신(37)씨는 “이제까지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만 듣고 살았지만 이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찾아보려고 한다.”며 기뻐했다.시청각 중복 장애를 딛고 손가락 점자를 익혀 올해 방송통신대학에 입학한 김건형(41)씨는 “힘들고 답답했다. 맹인학교를 졸업한 뒤 방송통신대에 입학하기까지 너무 고생했다.”며 뿌듯해했다. 한편 시청각장애인은 인구 1만명당 한 명 정도로 우리나라에는 5000명가량의 시청각 중복 장애인이 있으며 16일 처음으로 ‘한국시청각장애인 자립 및 지원회’가 설립된다. 후쿠시마 교수는 15일 중복 장애인의 교육과 재활 세미나,16일 지원회 결성식에 참석한 뒤 17일 일본으로 돌아간다.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거울속, 자신을 발견하다

    30년 지기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가정주부가 어때서? 잼을 저으면서 셰익스피어도 읽을 수 있는데!”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을 절개한 은사님 왈,“남편이 다양한 가슴의 여자와 살 수 있다고 복 많은 남자라더라.” 칠순 잔치를 치른 아버지는 오늘도 새벽 산행을 나서고, 팝 칼럼리스트인 후배는 음악적 소통을 위해 해마다 인도와 아프리카를 오가며, 나이 마흔에 영화감독을 꿈꾸는 그녀는 영화아카데미에 입학을 했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에서는 자신의 성기를 사랑하라 하고, 나는 거추장스러운 외모주의에서 벗어나고 동시에 온전한 내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삭발을 단행한다. 삭발한 얼굴엔 주름도 상처도 늙은 피부도 여과란 없다. 죄책감만을 강요하는 그릇된 종교적 무게 그리고, 물질만능주의와 무사안일에서 벗어나 온전히 스스로 자아를 발견하는 기회를 가져보시길. `록키 발보아(Rocky Balboa//Rocky Ⅵ,2006년)´는 1976년 ‘록키’를 시작으로 이후 ‘록키5’까지 이어지는 시리즈의 완결판. 무명의 복서 록키가 뒷골목 건달에서 벗어나 일약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 되고 은퇴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록키’는 처음 개봉된 이후 무명의 복서 록키뿐만 아니라 무명의 배우 실베스터 스텔론을 세계적인 액션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했고,1977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편집상, 감독상(존 G 아빌드센) 등 3개 부문을 석권하며 명실공히 최고의 영화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에 개봉된 ‘록키 발보아’는 성공한 사업가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영웅담을 이야기해주는 것을 낙으로 삼고 살던 록키가 현 헤비급 챔피언과의 대결을 위해 다시 링에 오르게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외적인 요소에 있다. 퇴물취급을 받으며 악담 속에 잊혀져가던 배우와 시리즈의 부활은, 동시대를 살아온 ‘그’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조기 퇴직과 불안한 미래에 짓눌려 온 삼팔육 세대들의 힘찬 부활을 응원한다. 물론 남성우월주의와 단백질 덩어리의 부담스러운 근육은 빼고! `눈에게 바라는 것(What the Snow Brings,2005년)´은 가족을 뒤로한 채 대도시에서 성공을 좇다 실패한 후 고향으로 돌아온 동생과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가장이 된 후 고향을 지키며 가족을 보살피는 형에 대한 이야기이다. 13년 만에 무일푼으로 돌아온 동생이 형은 반가울 리가 없지만 그들은 ‘운류’라는 경주용 말을 사이에 두고 점차 서로에 대해 마음을 열게 되고, 동생은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된다. 촬영지인 홋카이도의 화려한 설경과 힘찬 입김을 뿜으며 경주하는 경주마의 모습은 신비로움과 경이로움까지 더하고 있다. 우정과 가족애 그리고 자아를 찾아가는 설렘을 담은 소품. 매번 자아를 깨어있게 하거나 발견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긴 다리 공사에 있어 대개 여섯 가지의 시나리오를 놓고 설계를 하게 되는데 그것은 무너짐을 막기 위한 경우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함이란다. 설계상 다리가 흔들린다는 것을 가정하고 시작한다는 얘긴데, 우리 인생에 있어 무한한 행복과 평화만 있을 순 없다. 실패와 극복의 반복 속에서 자아는 발전하고 지혜를 얻는다. 흔들리고 아파하는 것에 두려워 하지 말자. 거울 속 당신을 사랑하면 가능하다.시나리오 작가
  • [프로축구] 정조국 2경기 연속골 ‘신바람’

    명장 세뇰 귀네슈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이 정조국의 2경기 연속골을 앞세워 개막 2연승의 콧노래를 불렀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전북 현대와 호화군단 수원 삼성은 자존심 대결에서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서울은 11일 광양 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프로축구 K-리그 2라운드 원정에서 후반 13분 정조국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4일 개막전에서 대구FC를 2-0으로 제압한 데 이어 포항과 나란히 2연승에 골 득실(+3)까지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한 골 뒤져 2위를 달렸다. 서울은 정조국과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예멘전 대표 차출에서 빠진 박주영을 전면에 내세워 김진규, 강민수를 대표팀에 내준 전남을 공략했다. 전남은 태국 방콕의 무더위 속에서 지난 7일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느라 소진된 원기를 회복하지 못해 승리를 내줬다. 정조국은 20세 이하 청소년대표인 이청용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연결해준 공을 왼발 슈팅으로 연결, 골문을 열었다. 개막전 선제 결승골 주인공인 이청용은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전북의 김형범도 이날 무승부로 빛이 다소 바랬지만 2경기 연속골로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만 5골·2도움으로 감바 오사카(일본), 다롄 스더(중국) 등 난적을 물리치고 8강에 오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김형범은 전반 45분 ‘이천수 존’에서 그림 같은 오른발 감아차기 프리킥으로 그물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후반 9분 ‘개막전 영웅’ 안효연이 엔드라인까지 치고 들어가 꺾어준 크로스를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이적한 브라질 용병 에두가 몸을 돌리며 왼발 슛을 터뜨려 동점이 됐다. 수원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관우를 후반 24분 안정환으로 교체했지만 안정환은 두차례 슛 기회에서 머뭇거리다 공을 빼앗기는 등 제 컨디션을 보여 주지 못했다. 전북은 수원전 5경기째 무패(1승4무). 울산 현대는 대전 시티즌과의 원정에서 권혁진과 우성용, 호세의 골에 힘입어 3-1로 승리,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울산은 5경기째 무패(3승2무)의 우위를 지켰다. 시민구단 맞대결에서 인천은 세르비아 출신 공격수 데얀의 K-리그 데뷔골과 김상록의 결승골로 대구를 2-1로 꺾고 개막전 패배의 아픔을 달랬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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