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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억짜리 기아차 슈퍼볼 광고 ‘선호도 1위’ 화제

    130억짜리 기아차 슈퍼볼 광고 ‘선호도 1위’ 화제

    기아자동차의 슈퍼볼 광고가 화제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USA 투데이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올해 슈퍼볼 광고 선호도 조사 결과 기아차 ‘영웅의 여정’이 1위를 차지했다. ‘애드 미터’(Ad Meter) 조사 결과다. 애드 미터는 1989년부터 USA 투데이가 자체 집계하는 TV 시청자의 슈퍼볼 선호 광고 조사다. 올해는 1만 5000명 이상의 시청자가 광고를 본 뒤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기아차 광고는 평점 7.47점을 받아 혼다(6.97점), 아우디(6.88점)를 눌렀다. 국내 기업이 전체 1위에 등극한 것은 지난해 현대차에 이어 두 번째다.기아차는 지난 5일 진행된 슈퍼볼 경기 3쿼터에 광고를 내보냈다. 유명 코미디 배우인 멀리사 매카시가 하이브리드 SUV 니로를 타고 남극과 초원을 누비며 생태 보존 활동을 벌이는 게 주요 내용이다. 기아차는 60초짜리 슈퍼볼 광고를 위해 약 13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언론들에 따르면 올 시즌 슈퍼볼 광고 단가는 30초당 500만~550만 달러(약 60억~65억원)다. 사진 영상=Kia Motors America 유튜브 채널 영상팀 seoultv@seoul.co.kr
  • 文 설득형, 安 비전형, 李 실리형… 대권 인재영입 ‘삼국지’

    文 설득형, 安 비전형, 李 실리형… 대권 인재영입 ‘삼국지’

    文, 각분야 인사 삼고초려해 영입… 고민정도 시인인 남편 통해 설득 安, 공관서 이세돌과 6점 접바둑… “혁신 한 수 가르침 달라” 도움 요청… 李 9단, 文 뿌리치고 安 후원회장 李, 이름값보다 지지자 중심 확장 여야 대선 주자의 지지율 경쟁만큼이나 인재 영입 경쟁도 치열하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윤철 전 감사원장,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등 각 분야 유명 인사를 잇따라 영입하며 대세론을 각인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에 맞서 안희정 충남지사도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유명한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을 제1호 국민후원회장으로 영입하는 등 유명 인사 모시기 경쟁에 가세했다.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름값보다는 캠프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영입하는 ‘실리형’을 추구하고 있다.문 전 대표의 인재 영입 방식은 ‘삼고초려’형이다. 안보 분야가 약하다는 지적이 신경 쓰였던 문 전 대표는 군 내 평판이 좋았던 전 전 사령관을 눈여겨보고 있었고 지난해 말 두어 번 만나 설득했다. 특히 문 전 대표의 특전사 경력이 전 전 사령관 합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고민정씨는 당사자를 직접 접촉하지 않고 난치병을 앓는 남편 조기영 시인을 통해 영입했다. 조 시인은 문 전 대표 측의 전화를 받고 이 사실을 아내인 고씨에게 알렸고, 고민 끝에 합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지난 4일 문 전 대표의 북콘서트 행사 진행을 맡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가정 경제를 책임진 상태에서 직장을 그만둬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면서도 “가슴 뛰는 곳에서 살고 싶었다.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안 지사는 직접 설득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합류시키는 인재 영입 방식이 눈에 띈다. 아마 1~3급의 바둑 실력을 가진 안 지사가 지인을 통해 이 9단과의 만남을 요청했고 이 9단이 승낙하면서 지난달 31일 충남지사 공관에서 만남이 이뤄졌다. 두 사람은 식사를 하며 여러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고, 이어 6점 접바둑을 뒀지만 안 지사가 이 9단에 패했다. 대국 이후 안 지사가 이 9단에게 기존의 틀을 깨고 젊고 혁신적인 후원회장을 모집하려고 하니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안 지사는 7일 “알파고와의 대결로 인류의 영웅이 됐던 이 사범을 평소 존경했고 우연한 기회에 한 수 가르침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 측도 이 9단 영입에 뛰어들었지만 이 9단은 안 지사를 선택했다. 안 지사 측은 이 9단 외에도 각 분야에서 안 지사에게 멘토가 될 수 있는 유명 인사들을 모아 ‘팀안희정’(가칭)을 꾸리고 있다. 이 시장은 깜짝 인재 영입보다는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캠프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유명세에 기대기보다는 여러 사람이 모여 아이디어를 내고 정책을 만드는 집단지성이 캠프 운영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슈퍼맨 되고 싶은 토르’…영웅열전 펼친 아빠와 쌍둥이

    ‘슈퍼맨 되고 싶은 토르’…영웅열전 펼친 아빠와 쌍둥이

    영화 '토르'의 주인공도 자식들 앞에서 만큼은 '슈퍼맨'이 되고 싶었던 모양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스페인 출신의 배우이자 모델인 엘사 파타키(30)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장의 가족사진을 올려 화제에 올랐다. 모두 뒷모습만 촬영된 사진 속 주인공은 아빠와 그 뒤를 쫓는 쌍둥이 아들. 흥미로운 점은 슈퍼맨 망토를 어깨에 걸친 아빠가 바로 영화 '토르'의 주인공인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33)라는 사실이다. 우리에게도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로 잘 알려진 헴스워스는 이날 라이벌(?)인 슈퍼맨으로 변신해 스파이더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맹추격'을 받았다. 헴스워스의 부인 파타키는 이 사진에 '슈퍼히어로 캠프'(Superhero camp)라는 글을 영어와 스페인어로 남겨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전했다. 한편 헴스워스와 파타키는 지난 2010년 결혼했으며 슬하에 딸 인디라 로즈(4)와 쌍둥이 아들 트리스탄(2)과 사샤를 두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소름돋는 甲질의 역사…남루한 인간들의 비애

    소름돋는 甲질의 역사…남루한 인간들의 비애

    시대의 폭거에 내몰리는 마동수 일가의 구겨진 가족사192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현대사 관통1910년에 태어나 1979년에 죽은 마동수는 ‘뭍으로 올라온 물고기’ 꼴이었다. 달아날 수 없는 세상에서 허방만 내디뎌 온 마동수. 전 생애에 걸쳐 거점 하나 없던 그는 마지막 순간 육신마저도 검불처럼 존재감 없이 갔다. 하지만 세상에 활착(活着)하지 못한 그의 보잘것없는 삶은 아들들의 시간을 내내 짓누른다. 소설가 김훈(69)의 새 장편 ‘공터에서’(해냄) 얘기다. ‘흑산’ 이후 6년 만에 펴낸 소설은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현대사를 관통하지만 작가의 시선은 역사의 굴곡마다 어긋나고 구겨지는 ‘남루한 사람들’에게 쏠려 있다. “머뭇거리고, 두리번거리고 죄 없이 쫓겨 다니는, 남루한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6일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저나 아버지 모두 결코 피해 달아날 수 없는 시대의 참혹한 피해자였다. 결국 피해자의 이야기가 소설로 나온 것”이라며 작품을 소개했다. ‘공터에서’란 제목은 일견 그 특유의 문장처럼 건조해 보이지만 거점 없는 이들 세대에 대한 눅진한 비애가 서려 있다. “공터란 주택과 주택 사이 버려진 땅이잖아요. 아무 역사적인 구조물이나 시대가 안착할 만한 건물이 들어 있지 않은 곳이죠. 나와 아버지가 살아온 시대가 공터가 아닌가 싶어요. 요즘 광장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 세대와 아버지 세대는 계속 철거되는 운명의 가건물에서 살아온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죠. 결국 나의 비애감을 담은 제목이죠.” 소설은 나라가 망한 1910년에 태어나 나라 밖을 유랑하다 이승만, 박정희 시대를 겪은 아버지 세대, 마동수의 일생과 1950년대생 장남 마장세, 차남 마차세의 삶의 장면들을 날카롭고 빠르게 포착해 엮어 낸다. 아버지의 삶과 시대의 억압이 지긋지긋해 외국을 떠도는 마장세와 생활인으로 발붙여 보려 하지만 거듭 실패하는 마차세는 일견 다르다. 하지만 아버지 세대부터 되풀이돼 온 ‘남루한 인간들의 비애’를 재연한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김훈 특유의 물기 뺀 냉정한 문장과 제겨디딜 곳 하나 없다는 비관적 인식은 시대의 폭거에 번번이 내몰리는 부자의 비극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제 소설엔 영웅이나 저항하는 인간은 나오지 않습니다. 역사의 하중, 시대가 개인에게 가하는 고통을 견딜 수 없어 도망 다니고, 그 시대를 부인하고, 그 시대의 하중이 무서워 미치광이가 돼서 세계의 바깥을 떠도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렸죠. 아주 사소한 것에 들어 있는 희망을 조심스레 말하다 미수에 그친 것 같습니다.” “내 마음 깊은 바닥에 들러붙어 있는 기억과 인상의 파편들을 엮은 글”이라는 말처럼 이번 소설엔 김훈의 자전적인 이야기도 섞여 들었다.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경향신문 문화부장, 편집국장을 지내고 무협소설을 쓴 그의 부친 김홍주(1910~1973)의 자취가 마동수의 삶과 데자뷔를 이룬다. 이에 대해 그는 “저의 아버지를 모델로 한 게 아니냐고들 하는데 이번 소설은 현실에선 완전히 뿌리 뽑힌 나의 아버지와 그 시대 많은 아버지들을 모자이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설을 밀고 나가는 데는 아버지 세대에 대한 이해와 결핍, 애증이 함께 작동했다. “나는 우리 아버지 세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아버지의 고통은 이해할 수 있지만 절대 저런 아버지가 되지 말자, 저런 삶은 살지 말자고 생각했죠. 그런 고통이 글을 쓰게 된 중요한 동력이었습니다.” 작가는 이번 소설을 쓰려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많은 신문을 탐독했다. 거기서 작가는 지난 70년간 우리 사회의 유구한 전통이랄 수 있는 키워드 하나를 길어 올렸다. 바로 고위층의 ‘갑질’이었다. “이 땅에서 70년을 살면서 소름 끼치게 무서웠던 것은 우리들 시대의 한없는 폭력과 한없는 억압, 한없는 야만성이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50만명이 피난을 가는데 이 나라 고관대작들이 군용차와 관용차를 징발해서 응접세트를 싣고 피아노를 싣고 피난민 사이를 지나 남쪽으로 질주해 내려갔어요. 광화문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노의 함성을 보면서 그런 갑질의 전통은 유구한 것이구나, 생각했어요. 앞으로 그런 문제에 대해 저 나름대로의 소극적이고 조심스러운 글쓰기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역시 지난해 말 두 차례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탄핵 찬성집회에 나가자는 조카들과 반대집회에 나가자는 또래 친구들의 청은 감기를 핑계로 거절하고 그는 ‘관찰자’로 혼자 거리에 섰다. “해방 70년이 지났는데 우리는 여전히 엔진이 공회전하듯 같은 자리에 있는 게 아닌가, 박정희 대통령이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닌가 굉장히 서글픈 마음이 들었죠. (광장에 선 국민들의 함성이) 분노의 폭발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동력으로 연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걸 연결하는 게 이 나라 지도자들의 몫이겠죠.”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英전쟁영웅, 美공항서 테러용의자 의심받아 억류 논란

    영국군 최고 영예인 빅토리아 십자무공훈장을 수상한 전쟁영웅이 도리어 테러 용의자로 오인받아 미국 공항에 억류됐다 풀려난 사실이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5일자 보도에 따르면 2005년 적군의 총탄이 빗발치는 상황에서도 부상을 무릅쓰고 동료의 생명을 구한 존슨 비하리(37)는 최근 뉴욕에 있는 존F.케네디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려다 3시간 동안 입국이 지연됐다. 당시 그의 여권에는 이라크 출입국 기록이 있었는데, 공항 측이 그를 테러 용의자로 간주하고 공항에 억류해 조사에 나선 것. 영국군 최고 영예의 훈장을 수상한 비하리가 테러리스트로 오해받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시행된 이슬람권 7개국 국민 입국 전면금지 조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여권에 이라크 출입국 관련 기록이 있어 의심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입국 금지가 보류된 지 3시간 만에 공항 밖으로 나온 그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그들(미국 공항 관계자)은 내 여권을 보고 이라크에 다녀왔다고 여겼고 내 외모가 동양(중동)인과 비슷해서 착각했겠지만, 나는 매우 심한 굴욕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공항에서 테러리스트 용의자와 같은 취급을 받았으며 영국군을 위해 이라크에서 전투를 벌인 군인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들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이런 식의 대우가 반복된다면 다시는 뉴욕에 들어오고 싶지 않을 것”이라면서 불쾌감을 표했다. 비하리는 공항에서 조사받으며 대기한 지 3시간 만에 밖으로 나왔지만, 나오는 길에 공항 측의 요구로 지문 기록을 남겨야만 했다. 한편 이슬람권 국적자의 미국 입국 등을 한시적으로 금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미국 연방 지방법원에 이어 연방 항소법원도 제동을 걸면서 미국 전역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새 영화] 레고 배트맨 무비

    [새 영화] 레고 배트맨 무비

    한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이따금 어린이 세트에 덤으로 주는 작은 장난감들이 있다. 이 장난감 수집에 애들보다 어른이 더 열광하는 경우가 많다. 9일 개봉하는 3D 애니메이션 ‘레고 배트맨 무비’는 바로 그런 작품으로 다가온다.배트맨과 슈퍼맨으로 유명한 미국 DC코믹스의 세계관을 가져와 신나게 비틀고 있다. 세상 바깥에서는 홀로 악당들을 물리치고 고담시를 지켜내는 멋진 영웅이지만 알고 보면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은둔형 외톨이다. 오랫동안 수발을 들어주는 알프레도에게 툴툴거리는 것은 일상. 모난 성격 탓에 인간 관계가 소원해 혼밥에 혼술, 혼영이 취미다. 바바라 고든이 경찰청장으로 새로 부임해 오고, 조커가 배트맨이 자신을 호적수로 인정해 주지 않자 악당 무리를 이끌고 자수하며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워너브러더스의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 WAG에서 애니메이션과 레고 블록을 절묘하게 결합시켜 만든 레고 무비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DC 히어로물에 정통하면 할수록 더 많이 웃을 수 있다. 배트맨과 배트걸, 로빈 등 영웅 캐릭터는 기본. 조커, 할리퀸, 투페이스, 베인, 펭귄맨 등 배트맨 시리즈의 악당 캐릭터가 잔뜩 등장하고, 슈퍼맨을 비롯해 원더우먼, 아쿠아맨, 플래시, 그린랜턴, 애로우 등 저스티스리그 구성원까지 얼굴을 비춘다. 게다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사우론, ‘해리 포터’ 시리즈의 볼드모트, 킹콩 등 워너브러더스의 대표 영화에 등장하고 레고 블록 완구로도 출시된 악당들까지 총출동해 재미를 더한다. 작품 곳곳에 패러디와 유머가 깔려 있다. 예를 들자면 배트맨 기지(배트 케이브)의 암호를 ‘아이언맨은 재수 없어’로 설정해 마블코믹스를 대표하는 슈퍼히어로에게 의문의 1패를 안기기도 한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 할 정보량이 넘쳐 어린이 관객들은 쫓아가기 버거운 장면들도 있기는 하다. 어린 시절 장난감을 손으로 움직이고, 입으로 효과음을 내며 놀았던 경험이 있는 관객들도 이 작품에 푹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추억을 스크린을 통해 스펙터클하게 재현해 내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컴퓨터그래픽(CG)으로 빚어냈지만 레고 블록으로 조립한 것 같은 캐릭터와 메카닉들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분위기를 자아내며 직접 장난감을 갖고 노는 느낌을 준다. 개봉을 앞두고 레고 블록 배트맨 시리즈도 잔뜩 쏟아졌으니 아이를 둔 부모들은 마트 나들이 때 완구 코너 쪽에 경계심을 키우는 게 좋겠다. 전체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상상력 무대 위로 올라온 이솝과 안티고네

    상상력 무대 위로 올라온 이솝과 안티고네

    아이아스·헤카베 등 그리스 고전 4편 연극적 요소 더해 참신하게 재해석누구나 조금씩 읽어본 적은 있지만 끝까지 제대로 읽은 적은 드물다는 그리스 고전. 아직도 주저하고 있다면 무대로 눈을 돌려보자. 원로 연출가 임영웅이 이끄는 소극장 산울림이 2013년부터 매년 초 선보이는 ‘산울림 고전극장’이 올해도 관객을 찾았다. 현재 대학로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창작단체 4곳이 ‘그리스 고전, 연극으로 읽다’라는 주제로 이솝우화부터 안티고네, 아이아스, 헤카베 등 고전 4편을 참신하게 재해석했다. ‘산울림 고전극장’의 포문을 연 공상집단뚱딴지의 ‘이솝우화’는 고대 그리스의 이야기꾼 아이소포스가 지은 단편 우화 모음집 ‘이솝우화’ 300여 작품 중 11개의 이야기를 발췌해 엮었다. 극은 여우와 새끼양을 중심으로 모기, 늑대, 개구리 등 의인화된 동물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을 그린다. 여우가 새끼양을 찾는 여정 속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담았다. 새끼양 역을 맡은 강두현(7)군의 순수한 연기가 극의 묘미를 살린다. 지난 1일 산울림 고전극장 개막 시연회에서 만난 황이선 연출은 극 중 늑대왕이 위험에 처한 새끼 늑대를 방관하는 장면이 특정 사건을 연상케 한다는 질문에 “고전을 무대에 올릴 때는 관객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판단은 연극을 보는 관객의 몫이지만 현재 우리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그 일을 떠올리면서 ‘아이는 어른이 구해야 한다’는 진리를 비롯해 리더의 자질 등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극단 작은신화의 작품 ‘카논-안티고네’ 역시 현재 우리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 그리스 비극 안티고네를 고대와 현대 두 세계를 교차하는 방식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국가와 국민, 남자와 여자, 윗세대와 아랫세대 등 고대부터 현재까지 끊이지 않는 인간의 반복되는 갈등과 대립을 그렸다. 김정민 연출은 “그리스 사회도 현재와 다를 것 없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규율과 규칙이 사람을 옭아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올해 산울림 고전극장에 처음으로 참여한 맨씨어터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이아스를 소재로 한 ‘아이, 아이, 아이’(연출 한상웅)를 무대에 올린다. 영웅의 어리석음과 오만함, 권력을 향한 욕망으로 인해 스스로 파멸하는 모습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시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산울림 고전극장 마지막은 창작집단 LAS의 ‘헤카베’(연출 이기쁨)가 장식한다. 아들을 잃은 비극적인 어머니 헤카베가 자신의 사위이자 트라케의 왕인 폴뤼메스토르의 눈을 찌르고 그의 아들들을 살해한 사건의 재판을 담았다. 진실을 파헤쳐 가는 과정 속에서 각 개인, 권력자들의 입장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지 묻는다. 임수진 산울림 극장장은 “고전 작품이 길게는 2000년 넘게 이어져 내려온 것은 어느 시대에나 들어맞는 이야기이고 가장 현대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극을 현대적으로 해석했지만 고전의 감동은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3월 26일까지. 2만 5000원. (02)334-5915.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연극·뮤지컬

    [이주의 문화 레시피] 연극·뮤지컬

    ●연극 ‘하나코’ 위안부 생활을 함께하다 소식이 끊긴 동생을 찾기 위해 캄보디아로 떠나는 생존자 ‘한분이’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뤘다. 위안부 문제를 연구하는 여성학자와 이를 취재하는 방송사 PD 등 이해 관계로 얽힌 주변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다각적이고도 차가운 현실을 들여다본다. 7~19일. 서울 대학로 공간아울. 3만원. (02)589-1066. ●뮤지컬 ‘영웅’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그린 작품으로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영웅의 면모와 생존본능과 싸우며 두려움에 떠는 인간 안중근의 면모를 담았다. 이번 공연에는 기존에 안중근 역을 맡았던 정성화·양준모와 함께 배우 안재욱과 이지훈이 새롭게 합류했다. 26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6만~13만원. (02)2250-5941.
  • 한 경기 둘이나 해트트릭, 메르텐스는 시즌 세 번째 ´기염´

    한 경기 둘이나 해트트릭, 메르텐스는 시즌 세 번째 ´기염´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의 나폴리가 두 선수가 한 경기에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진기록을 낳았다. 특히 지난해 12월 칼리아리 칼초와 토리노를 상대로 두 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드리어스 메르텐스가 시즌 세 번째 해트트릭을 신고하는 기염을 토했다.  슬로바키아 출신인 마렉 함식과 벨기에 국가대표 메르텐스는 4일(이하 현지시간) 레나토 달라라 스타디움을 찾아 벌인 볼로냐와의 세리에 A 정규리그 경기를 7-1 승리로 이끌어 팀의 세리에 A 최다 점수 차 승리를 장식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함식은 전반 4분과 후반 25분과 29분 세 골을 뽑았고, 메르텐스는 전반 33분과 10분 뒤, 그리고 후반 45분 세 차례나 볼로냐 골문을 열었다. 조제 칼레욘(나폴리)이 전반 26분 퇴장당했고, 아담 마시나(볼로냐)가 6분 뒤 레드카드를 받아 두 팀 모두 10명씩이 많은 시간을 뛰었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둘 외에 로렌초 인시그네가 전반 6분 2-0으로 달아나게 만들었고 나폴리 수문장 페페 레이나는 마티아 데스트로의 페널티킥을 막아냈다. 볼로냐의 바실리스 토로시디스는 팀이 0-3으로 뒤진 전반 36분 만회골을 넣었지만 분위기를 돌리지 못했다. 이전 여섯 리그 경기에 한 골 밖에 넣지 못했던 함식은 이날 세 차례 골문을 열어 나폴리 유니폼을 입고 109호 득점을 기록, 나폴리 역대 최다 득점 2위였던 아틸라 살루스트로를 밀어내고 아르헨티나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115골)를 혼자 뒤쫓게 됐다. 특히 이날 첫 골은 무려 22m 거리에서 헤더로 넣은 골이어서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반면 메르텐스는 마시나를 프로답지 않은 거친 파울로 퇴장하게 만든 뒤 프리킥으로 자신의 첫 득점을 신고했다. 지난해 12월 그가 연속 경기 해트트릭을 기록했을 때 1974년 이후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 세 골 이상 득점한 첫 번째 세리에 A 선수로 기록됐다.  나폴리는 5일(한국시간 6일 오전 4시 45분) 인터르 밀란을 홈으로 불러 들이는 선두 유벤투스에 승점 3이 뒤지고, 7일(한국시간 8일 오전 4시 45분) 피오렌티나를 홈으로 불러 들이는 AS 로마에 승점 1이 앞선 2위로 뛰어올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주말 영화]

    ■필라델피아(EBS1 토요일 밤 10시 45분) 흔히 ‘차별’ 하면 성별, 인종, 동성애, 종교를 떠올리기 쉬운데 질병으로 인한 차별도 큰 문제다. 이 영화는 질병으로 인한 차별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다. 1980년대 미국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유명 로펌의 잘나가는 변호사 앤드루(톰 행크스)에게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동성애자이자 에이즈 환자였던 것. 그는 자신의 비밀을 알아챈 회사로부터 갑자기 해고를 당한다. 철저하게 계획된 해고였다는 것을 안 앤드루는 라이벌이었던 흑인 변호사 조(덴절 워싱턴)의 힘을 빌려 소송을 시작한다. 톰 행크스는 이 영화로 생애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에다가 골든글로브, 베를린영화제 남우주연상까지 휩쓸었다. ‘양들의 침묵’ 등으로 유명한 조너선 드미 감독이 연출했다. 1993년 작. ■종횡사해(OBS 토요일 오후 1시 55분) 우위썬(吳宇森) 감독이 할리우드 진출을 앞두고 찍었던 작품 가운데 하나다. ‘영웅본색’ 시리즈를 함께했던 저우룬파(周潤發)와 장궈룽(張國榮), 미녀 배우 중추훙(鐘楚紅)을 기용해 미술품 도둑들의 모험담을 만들었다. 우위썬 감독은 상당히 무게감 있는 누아르를 만들어 왔는데 이 작품에선 코미디를 섞어 가볍고 경쾌한 작품을 빚어냈다. 지금 시점으로 보면 홍콩식 액션이 다소 유치할 수도 있겠지만 두 남자 배우의 앙상블은 세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빛난다. 1991년 작.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커트 보니것 지음, 김용욱 옮김, 문학동네 펴냄) ‘제5도살장’이라는 대표작을 남긴 미국 작가 커트 보니것(1922∼2007)의 대학 졸업식 연설문을 모은 책이다. 1960년대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청년 반(反)문화의 영웅이자 대변인이었던 보니것 특유의 풍자와 블랙 유머로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제도권과 기성세대를 꼬집고 있다. 책에 실린 연설을 한 시기는 1972년부터 2004년까지이지만, 작가는 청년들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유지한다. 1994년 5월 시러큐스대에서는 나이와 경험을 들먹이며 청년들을 어린애 취급하는 기성세대를 대신해 사과하기도 했다. 보니것의 조언과 격려는 이달 졸업시즌을 맞은 대학가에서 들려올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류와 반대지점에 있다. 216쪽. 1만 3800원.자본주의에 희망은 있는가(슬라보예 지젝 지음, 박준형 옮김, 문학사상 펴냄) ‘종말의 시대를 살아가기’, ‘처음에는 비극으로, 그다음에는 웃음거리로’, ‘위험한 꿈의 시대’ 등의 책으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탁월한 철학자’로 불리는 저자가 날카로운 메스를 가해 분석한 자본주의 얘기다. 현재 자본주의의 골칫거리를 논하기 위해 뮤직비디오와 배트맨 영화, 마르크스와 라캉까지 해석한다. 저자는 진정한 해방으로 나아가기 위해 현존 질서를 변화시켜야 하며, ‘무정부주의적 수평주의’가 아니라 우리를 행동하게끔 만드는 ‘새로운 마스터’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2013년 한국에서 발표한 ‘공산주의의 이념’ 학술대회 원고와 경희대 석좌교수로 부임해 강의했던 내용을 묶었다. 380쪽. 1만 8000원.결혼의 문화사(알렉산드라 블레이어 지음, 한윤진 옮김, 재승출판 펴냄) 배우자 선택의 조건과 결혼 생활, 결혼의 끝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결혼 문화의 변화상을 쫓는 인문학 서적이다. 역사적 사실로 살펴본 결혼은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평생 함께한다는 로맨틱한 약속과는 거리가 멀다. 유럽 왕족과 명문가 귀족, 시민계급 역시 자신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결혼을 활용했다. 평민이나 노동계층의 경우 결혼을 함께 일하기 위한 공동체 개념으로 인식했고, 이는 20세기에 들어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당대 신문의 구혼 광고란에는 배우자이자 동업자를 구하는 광고가 종종 실리곤 했다. 시대적, 사회적 생활상을 반영하며 끊임없이 변모해 온 결혼의 풍속도를 이해하기 좋은 책이다. 304쪽. 1만 5000원.
  • [핵잼 사이언스] ‘악당보다 영웅’ 정의의 편 택한 아기들

    [핵잼 사이언스] ‘악당보다 영웅’ 정의의 편 택한 아기들

    정의감 넘치는 영웅의 본성은 이미 우리 가슴 속에 꿈틀거리고 있는 것일까. 최소 생후 6개월 아기부터 정의감을 갖고 있음이 연구 결과 확인됐다.일본 교토대 연구진은 지난달 31일자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에 재미있는 실험 결과를 담은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이 생후 6~10개월 유아 총 132명을 대상으로 정의감을 갖고 있는지 구별할 수 있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들조차 정의를 편들고, 불의를 외면하는 본능적 감정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가노코기 야스히로 박사와 메이와 마사코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공격자부터 피해자, 정의의 편, 그리고 방관자까지 네 유형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일련의 애니메이션 영상을 만들어 유아들에게 보여 줬다. 첫 번째 영상은 공격자가 피해자를 공격할 때 정의의 편이 나타나 공격을 막고 또 다른 영상은 이때 방관자가 나타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 두 영상을 교대로 4번씩 보여 주고 정의의 편과 방관자의 실물 캐릭터를 유아 앞에 두고 어느 쪽을 만지는지를 살핀 것. 그 결과 생후 6개월 유아 총 20명 중 17명은 정의의 편을, 나머지 3명은 방관자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캐릭터의 색상과 움직임에 관한 유아의 지향성 등을 제거해 상세히 검토한 뒤 유아는 약자를 돕는 정의의 편을 선호한다고 연구진은 결론지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여러 연구에서도 인간의 정의감은 과연 타고난 것인지 학습으로 형성된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기존 연구에서는 미취학 3~5세 아동 단계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인형을 악당 인형으로부터 지키려는 행동 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이런 추세가 언제부터 형성됐는지는 정확히 밝히지 못했다. 물론 이번 연구로도 정의감이 인간의 타고난 본능인지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다만 최소 생후 6개월 아기에게도 정의감이 형성돼 있다는 사실만큼은 확인된 셈이다. 이에 대해 가노코기 박사는 “인간 사회가 성립하려면 어느 정도의 정의감이 필요하다”면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정의감의 원형을 갖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메이와 교수는 이번 연구와 따돌림의 연관성에 대해 “인간은 학습하지 않아도 선천적으로 정의를 긍정하는 성향이 있지만, 폭력적인 장면을 보는 등 성장 환경 속에서는 성격이 바뀌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경제 블로그] 승진 논란에… 외압설… KEB하나銀 ‘내우외환’

    최순실 대출 도운 임원 승진에 사측 “해외지점서 실적 1등” KEB하나은행이 요즘 안팎으로 시끄럽습니다. 안이든 밖이든 ‘승진’이 문제인데요. KEB하나은행 노조는 최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대대적인 임원 승진, 건너뛰는 직원 승진’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 중입니다. 지난달 1199명을 새로 배치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는데 지점장 승진 50여명을 빼고 일반 직원 중에는 승진한 이들이 없어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이지요. “직원 홀대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라고 볼멘소리입니다. 통상 은행권은 1월과 7월 정기 인사를 하는데 지난해 1월에도 행원 6명에게 ‘마케팅 영웅’이라는 칭호를 부여해 특별 승진시킨 것을 제외하면 일반 직원 승진 없이 지나갔다고 하네요. 같은 해 7월 한 차례만 승진 인사가 있었지요. 한 직원은 “승진을 못 한 상태로 몇 년간 일했던 부서를 떠나면 새로운 곳에서 다시 처음부터 평가를 받아야 해 불만이 크다”면서 “성과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근로 의욕마저 떨어진다”고 한숨을 쉽니다. ‘퇴직 지점장 재채용’만 대대적으로 홍보해 ‘여론 물타기’를 한 것 아니냐는 원성도 들립니다. 은행 측은 “정기 인사를 꼭 1년에 두 번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새 노조가 임단협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사측과 힘겨루기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밖으로는 ‘승진 외압’이 논란입니다. 정권의 비선 실세로 드러난 최순실씨 모녀의 독일 현지 대출을 도운 L씨가 본부장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최씨의 입김이 있었다는 의혹입니다. 한동안 논란이 됐다가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최근 특검 수사가 진행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최씨 모녀의 대출 과정 특혜 의혹도 여전히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은행 측은 “L씨는 해외 지점 실적에서 수차례 1등을 했다”며 “실적에 근거한 정당한 인사였다”고 펄쩍 뜁니다. 두 은행(하나은행, 외환은행)이 합병돼 갈 길 바쁜 KEB하나은행이 연초부터 돌부리에 걸리는 모습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믿기십니까? 52년 39일 동안 매일 달리기를 해온 78세 노익장

    믿기십니까? 52년 39일 동안 매일 달리기를 해온 78세 노익장

    영국의 78세 노익장이 1964년 12월 20일부터 무려 52년 39일 동안 매일 1마일(1.65㎞) 이상 달리다가 최근 가슴 통증 때문에 중단했다.   믿기지 않는 사연의 주인공은 1964년 도쿄올림픽과 1972년 뮌헨 올림픽에도 출전한 경력이 있고 1969년 유럽육상선수권과 이듬해 영연방대회(커먼웰스 게임)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론 힐. 영국인 최초로 1970년 보스턴마라톤을 제패한 공로로 이듬해 대영제국훈장(MBE)을 수여받은 그는 이렇게 달리기를 늘 꾸준히 해오면서 엘리트선수는 물론 재미로 뛰는 이들에게나 일종의 아이콘 역할을 해왔다. 당연히 영국 전역의 ´달리기 중독자´들이 힐 할아버지가 다시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뛰어달라고 기원하고 나섰다고 BBC가 전했다. 다섯 차례나 올림픽에 참가했으며 2014 유럽육상선수권 1만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조 파비(43)는 “진정한 레전드 론 힐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정말 위대한 남성이며 그의 결단력은 많은 영감을 준다. 52년 39일 동안 매일 달린다는 것은 말할 나위 없는 엄청난 성취다. 마라톤 성적 역시 믿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힐이 속한 달리기 클럽 ´클레이턴-르-무어스 해리어스´ 회장인 데이브 스콧(73)은 ”잠시 멈춘 것이었으면 좋겠다. 만약 그가 멈춰야 한다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일 것“이라며 “론이 정말 위대한 것은 금메달을 딴 몇몇과 달리 메달을 딴 뒤에도 여전히 계속 달린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늘 멈추고 사람들에게 말을 걸 준비가 돼 있었다. 그와 우리 클럽의 관계는 보비 찰튼 경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관계와 같다”고 단언했다. 그 역시 5년 가까이 매일 달리려고 노력했으나 무릎이 꺾여 넘어진 대로 포기했지만, 여전히 많이 달리고는 있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도 힐을 좇아 매일 달리는 이들이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존 서덜랜드(66)는 1969년 5월 26일부터 매일 달려 이제 47년 8개월이 됐다. 그는 “론 힐은 내게 영웅이다. 내 생각에 그는 달리기의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이다. 딱 한 번 그를 만났는데 70년대 초반 매일 뛴다는 것에 많은 러너들이 알지 못하던 때였다. 다수의 달리기 마니아들은 마라톤 우승이나 세계기록 같은 것들로 론 힐을 평가하지만 개척자 면모, 예를 들어 탄수화물 축적하기, 속이 비치는 장거리 달리기용 윗옷 걸치기, 밑단을 약간 찢은 러닝 반바지와 함께 로드레이스 전문화를 만드는 데 참여한 것 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믿기지 않는 매일 달리기 만큼 달리기에 대한 그의 사랑을 한없이 보여준다. 나도 할 수 있는 한 달릴 것이다. 지난해는 부상 때문에 힘들었는데 두 마리 강아지가 매일 아침 내가 밖으로 나가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맨체스터에 사는 벤 애시워스(37)는 대장암에 걸린 뒤 24개월 동안 24개 대회에 나갔다. “매일 달리기를 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는데 그가 영감을 줬다. 힘든 시간에는 론 같은 사람을 떠올린다. 발에 깁스를 하고서도 계속 달렸던 그의 얘기를 기억한다. 만약 80대에도 달릴 수 있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힐은 1993년 자동차 사고 횡액을 당했는데 발 수술을 받고 6주 동안 깁스를 한 상태로도 달렸다고 전해진다.  워민스터 주민인 마틴 코를리(55)는 11년 동안 달리기를 했다며 “론 힐은 달리기에 많은 헌신을 했고 모범이 돼 내 달리기의 모든 측면에서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도움이 된다”며 “지난해 그레이터 맨체스터 마라톤 출발선에서 힐을 만나 악수하며 직접 뵙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거의 매일 달리고 있지만 10㎞부터 마라톤까지 다양한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관계로 쉬는 날도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브라이턴의 심리상담사인 톰 굼(35)은 ”힐은 많은 영감을 주는데 내가 살아온 날보다 더 오래 달려왔다. 그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매우 힘들 것 같다. 매일 달리는 건 몸에 매우 좋은데 사람들이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달리려 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천천히 몸을 만들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는 게 최선이다. 규칙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물심 양면의 건강에 좋다“고 조언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믿기십니까? 52년 39일 동안 매일 1마일 이상 달린 78세 노익장

    믿기십니까? 52년 39일 동안 매일 1마일 이상 달린 78세 노익장

    영국의 78세 노익장이 1964년 12월 20일부터 무려 52년 39일 동안 매일 1마일(1.65) 이상 달리다가 최근 가슴 통증 때문에 중단하자 그를 우상으로 여겨오던 이들이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나섰다. 믿기지 않는 사연의 주인공은 1964년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1만m 17위와 1968년 멕시코시티올림픽 1만m 7위, 1972년 뮌헨올림픽 마라톤 6위를 차지했으며 1969년 유럽육상선수권과 이듬해 영연방대회(커먼웰스 게임)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론 힐. 영국인 최초로 1970년 보스턴마라톤을 제패한 공로로 이듬해 대영제국훈장(MBE)을 수여받은 그는 이렇게 달리기를 늘 꾸준히 해오면서 엘리트선수는 물론 재미로 뛰는 이들에게도 우상 역할을 해왔다. 2004년까지 마라톤 완주한 것이 115차례. 마지막 완주는 1996년 보스턴마라톤으로 공식기록은 2시간52분이었다. 그는 지난달 28일 1마일 코스를 마지막으로 완주했는데 “400m를 지나지 않아 가슴에서 통증이 시작돼 800m를 남겨두고는 통증이 극심해졌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1마일을 16분 34초에 완주했다”면서 “이제 그만두는 방법 외에는 다른 것이 없다”고 말했다.놀라운 것은 50년 넘게 자신이 달려온 거리를 기록했는데 25만㎞가 넘어 지구를 여섯 바퀴 돈 셈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영국 전역의 ‘달리기 중독자’들이 힐이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뛰어달라고 기원하고 나섰다고 BBC가 전했다. 다섯 차례나 올림픽에 참가했으며 2014 유럽육상선수권 1만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조 파비(43)는 “진정한 레전드 론 힐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정말 위대한 남성이며 그의 결단력은 많은 영감을 준다. 52년 39일 동안 매일 달린다는 것은 말할 나위 없는 엄청난 성취다. 마라톤 성적 역시 믿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힐이 속한 달리기 클럽 ‘클레이턴-르-무어스 해리어스’ 회장인 데이브 스콧(73)은 ”잠시 멈춘 것이었으면 좋겠다. 만약 그가 멈춰야 한다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일 것“이라며 “론이 정말 위대한 것은 금메달을 딴 몇몇과 달리 메달을 딴 뒤에도 여전히 계속 달린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늘 멈추고 사람들에게 말을 걸 준비가 돼 있었다. 그와 우리 클럽의 관계는 보비 찰튼 경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관계와 같다”고 단언했다. 그 역시 5년 가까이 매일 달리려고 노력했으나 무릎이 꺾여 넘어진 대로 포기했지만, 여전히 많이 달리고는 있다.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도 힐을 좇아 매일 달리는 이들이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존 서덜랜드(66)는 1969년 5월 26일부터 매일 달려 이제 47년 8개월이 됐다. 그는 “론 힐은 내게 영웅이다. 내 생각에 그는 달리기의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이다. 딱 한 번 그를 만났는데 70년대 초반 매일 뛴다는 것에 많은 러너들이 알지 못하던 때였다. 다수의 달리기 마니아들은 마라톤 우승이나 세계기록 같은 것들로 론 힐을 평가하지만 개척자 면모, 예를 들어 탄수화물 축적하기, 속이 비치는 장거리 달리기용 윗옷 걸치기, 밑단을 약간 찢은 러닝 반바지와 함께 로드레이스 전문화를 만드는 데 참여한 것 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믿기지 않는 매일 달리기 만큼 달리기에 대한 그의 사랑을 한없이 보여준다. 나도 할 수 있는 한 달릴 것이다. 지난해는 부상 때문에 힘들었는데 두 마리 강아지가 매일 아침 내가 밖으로 나가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맨체스터에 사는 벤 애시워스(37)는 대장암에 걸린 뒤 24개월 동안 24개 대회에 나갔다. “매일 달리기를 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는데 그가 영감을 줬다. 힘든 시간에는 론 같은 사람을 떠올린다. 발에 깁스를 하고서도 계속 달렸던 그의 얘기를 기억한다. 만약 80대에도 달릴 수 있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힐은 1993년 자동차 사고 횡액을 당했는데 발 수술을 받고 6주 동안 깁스를 한 상태로도 달렸다고 전해진다. 워민스터 주민인 마틴 코를리(55)는 11년 동안 달리기를 했다며 “론 힐은 달리기에 많은 헌신을 했고 모범이 돼 내 달리기의 모든 측면에서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도움이 된다”며 “지난해 그레이터 맨체스터 마라톤 출발선에서 힐을 만나 악수하며 직접 뵙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거의 매일 달리고 있지만 10㎞부터 마라톤까지 다양한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관계로 쉬는 날도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브라이턴의 심리상담사인 톰 굼(35)은 ”힐은 많은 영감을 주는데 내가 살아온 날보다 더 오래 달려왔다. 그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매우 힘들 것 같다. 매일 달리는 건 몸에 매우 좋은데 사람들이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달리려 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천천히 몸을 만들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는 게 최선이다. 규칙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물심 양면의 건강에 좋다“고 조언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전설’ 짱구 vs 들소 독도서 첫 복싱 대결

    ‘전설’ 짱구 vs 들소 독도서 첫 복싱 대결

    1980년대 한국 프로복싱 전성기를 이끈 ‘짱구’ 장정구(오른쪽·54)와 ‘들소’ 유명우(왼쪽·53)가 독도의 링에서 맞붙는다. 비인기 종목으로 전락한 프로복싱을 살리자는 취지와 독도 사랑으로 의기투합을 이뤘다. 불규칙한 독도의 날씨를 고려해 경기 날짜를 3월 1일부터 중순 사이에 기상이 허락하는 날로 잡는다.가수 김장훈(가운데)의 소속사인 공연세상과 유명우를 대표로 한 YMW 버팔로프로모션은 1일 “3·1절 특집 이벤트로 레전드 매치를 펼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각각 2009년과 2013년 국제복싱 명예의전당(IBHOF)에 헌액된 복싱 영웅이다. 1983년 세계복싱평의회(WBC)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에 오른 장정구는 1988년 15차 방어에 성공한 다음 챔피언 벨트를 자진 반납할 정도로 매서운 주먹을 뽐냈다. 유명우는 1985년 세계복싱협회(WBA) 주니어플라이급 타이틀을 거머쥔 뒤 1991년 17차 방어에 성공하며 한국 프로복싱 사상 최다 방어 기록을 갈아 치웠다. 두 사람은 현역에서 은퇴하고도 프로모터들로부터 숱한 러브콜을 받았지만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레전드 매치는 김장훈의 기획으로 탄생했다. 김장훈은 지난해 6월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세계적인 화제가 된 이세돌 9단과 독도에서 바둑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유명우는 “불미스러운 일들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위안과 힘을 불어넣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며 웃었다. 버팔로프로모션 관계자는 “레전드 매치에 앞서 세계 챔피언을 꿈꾸는 유망주들의 경기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반기문 대선 불출마] 외교 영웅 → 유력 대권후보 → 실패한 대선주자로

    유엔 사무총장 10년 ‘승승장구’ 文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 각인 가십성 논란 의연하게 대처 못해 ‘세계 대통령’이라는 호칭까지 들었던 ‘외교 영웅’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하루아침에 실패한 대선 주자로 전락했다. 1일 갑작스러운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온 국민을 놀라게 한 반 전 총장은 한국 정치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 유엔 사무총장을 10년간 역임하는 등 한국 역사에서 가장 성공한 외교관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서울대 외교학과에 진학해 외무고시에 합격, 역대 정권의 외무부에서 승승장구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지내고 정권 말기인 2006년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외교부에서 반 전 총장은 최고 요직인 미주국장, 외교정책실장을 거쳤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외무부 1차관보와 대통령 비서실 의전수석비서관,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한 뒤 김대중 정부에서는 외교통상부 차관에 올랐다. ‘충청 대망론’과 함께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대선 후보 지지율 수위를 다투던 반 전 총장은 지난해 5월 방한을 전후로 대선 가도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방한 기간 김종필 전 총리 예방과 보수의 본산인 대구·경북 방문 등 사실상 대권 행보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왔다. 반 전 총장은 퇴임이 다가올수록 지지율이 상승했다. 지난해 말까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앞서 있었다. 그가 귀국한 지난달 12일 인천공항엔 엄청난 환영 인파와 취재진이 몰렸다. 귀국 직후부터 반 전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은 뉴스가 됐고 ‘문 전 대표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각인됐다. 그러나 귀국 이후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국 순회 행보 내내 ‘턱받이’, ‘승차권 발매기’, ‘퇴주잔’ 등 가십성 논란에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나쁜 놈들’ 발언 논란도 빚어졌다. 순회 일정이 끝난 뒤에는 캠프 내부 불화설도 제기됐다. 반 전 총장과 ‘연대’, ‘통합’을 준비하던 정치인들도 그를 만나고 난 뒤 매우 어정쩡한 입장을 취했다. 이날까지 정치 세력화를 고심하던 반 전 총장은 결국 정치를 포기하고 명예로운 퇴장을 선택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공개] ‘김구 선생 암살’ 추가… “반민특위, 친일 청산 미흡” 서술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공개] ‘김구 선생 암살’ 추가… “반민특위, 친일 청산 미흡” 서술

    교육부가 31일 발표한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은 ‘일부 표현만 수정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대사 관련 서술이 상당 부분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날 교육부가 함께 발표한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에서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을 함께 쓸 수 있도록 한 것은 그동안의 행보로 미뤄 볼 때 크게 물러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검정교과서 집필 기준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국정교과서에서 논란이 됐던 ‘대한민국 수립’ 표현이다. 검정교과서 집필 기준(성취 기준)과 집필 방향에는 ‘8·15 광복 이후 전개된 대한민국의 수립 과정을 파악한다’고 돼 있다. 이는 국정교과서의 편찬 기준 내용과 같다. 그러나 하위 항목인 ‘집필 유의사항’에 ‘대한민국 출범에 대해 ‘대한민국 수립’, ‘대한민국 정부 수립’ 등으로 표현하는 다양한 견해가 있음에 유의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의견 수렴 과정에서 가장 많이 제기된 것이 이 부분(대한민국 수립)에 대한 논쟁이었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차원에서 검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용한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집필 기준을 중심으로 출제한다”고 덧붙였다. 상위 항목인 집필 기준과 집필 방향은 그대로 두고 하위 항목인 유의사항에 반영한 일종의 ‘절충안’인 셈이다. 이날 함께 발표한 국정교과서 완성본도 지난해 11월 28일 발표했던 현장검토본에서 진보진영 의견이 일부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학교 역사는 310건, 고교 한국사는 450건에 이른다.개항기 및 일제강점기 관련 부분에서는 친일 반민족 행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예컨대 중학교 역사②에서는 최근 일본과 논란을 빚었던 위안부 소녀상 서술이 들어갔다. ‘일본이 위안부 모집에 관헌이 직접 가담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서술도 새로 들어갔다. 현대사 관련 서술도 강화됐다. 김구 선생 암살이 새로 들어가고, 반민특위에 관해서는 ‘친일파 청산이 미흡했다’는 식의 부정적 서술이 덧붙여졌다. 제주 4·3 사건 관련 부분은 고교 한국사에 제주 4·3 관련 서술에서 오류가 있었던 특별법 명칭을 정정하고, 제주 4·3 평화공원에 안치된 희생자 위패 관련 내용도 들어갔다. 다만 재벌과 박정희 전 대통령 미화 관련 서술은 크게 변동이 없다는 게 진보진영 측의 주장이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관련해 대규모 조선소 건립 자금을 마련하려고 거북선 지폐를 영국 투자 은행에 보여 주었던 영웅적 일화는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 포니 개발을 추진하는 등’으로 고쳐졌다. 새마을운동에 대해서도 ‘농촌 개발 사업으로 출발했지만 관 주도의 의식 개혁 운동으로 나아갔다’는 서술을 추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부분은 9쪽 내용 모두 그대로였다. 진재관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은 “박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이 18년으로 다른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었고, 기존 검정교과서에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내용이 적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용어 클릭]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차이 언뜻 보면 같은 말처럼 보이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대한민국 공식 정부로 인정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를 품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3·1 독립선언에 기초해 일본 제국주의의 대한제국 침탈과 식민통치를 부인하고 한반도 내외의 항일 독립운동을 주도하고자 중화민국 상하이에서 설립됐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은 뒤 꼬박 3년이 지난 1948년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취임하기 전까지를 임정 시기로 보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8월 15일을 ‘광복절’ 대신 ‘건국절’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논쟁이 붙었다. 건국절을 주장하는 쪽에서 말하는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은 임정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런 경우 일제강점기 한반도는 국가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일본 통치는 정당하고 독립운동가의 항일 투쟁은 일종의 테러 행위로 왜곡될 수 있다.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단어를 쓰는 대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를 전제로 깔아 우려를 희석시켰다.
  • ‘암 동행기’ 세상과 나누던 20세 여성, 먼 길 떠나다

    ‘암 동행기’ 세상과 나누던 20세 여성, 먼 길 떠나다

    영국 랭커셔에 사는 한나 리슨은 지난해 5월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19살 어린 나이였다. 하지만 한나는 낙담하지 않았다. 암을 벗삼으면서 또 암을 극복하기 위한 자신의 노력과 심정 등을 사회적네트워크서비스(SNS)에 덤덤하게 공개했다. 늘 웃는 얼굴로 쾌활함 잃지 않은 채 적어 내려간 '한나의 대장암 동행기(Hannah's Bowel Cancer Journey)'라는 제목으로 매번 올라오는 글들에 5000명의 팔로워들은 격려와 지지를 보냈고, 함께 희망을 꿈꿨다. 많은 이들은 그를 응원하다가 오히려 그의 두려움 없는 삶의 자세로부터 더욱 큰 용기를 얻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그의 SNS에 길지 않은 글 하나가 올라왔다. 한나가 아닌, 그의 가족이 올린 글이었다. '우리의 용감하면서도 아름다운 한나가 어제 암과의 동행을 마쳤습니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에서 평화롭게 떠났습니다. 이제 저희들이 자랑스러운 한나의 뜻을 이어 건강의 소중함을 공유하는 일을 해갈 것입니다. 한나를 응원해주고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직 해야할 일이 많은 20살 청춘은 그렇게 떠났다. 지난해 5월 병원에서 한나의 대장과 간에 5개의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대장 일부를 제거한 뒤 배변주머니를 차고 생활해야만 했다. 특히 10대 여성의 입장에서 더욱 견디기 쉽지 않았을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꿋꿋했다. 오히려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과거에 그의 자매 두 사람도 백혈병과 갑상선암을 극복했다는 사실이 그를 더욱 희망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해 9월에는 병세에 대해서도 더욱 긍정적이 됐고, 그가 자신의 남자친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자신있게 말하기도 했다. 또한 '축하해 주세요~. 제 암세포가 줄어들고 있어요'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어 다른 포스팅에서도 '정신없는 일들이 이어진 몇 달이네요. 처음에는 의사선생님들도 병이 나을 것이라고 믿지 못하더니 이제는 훨씬 더 긍정적이네요. 덕분에 제 외모도 더욱 좋아진 것 같고, 조만간 나을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하지만 병세는 급속히 악화됐다. 이달초 의사들은 한나의 약물치료를 중단해야 했고, 생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했다. 그 마지막 순간조차 덤덤히 남겼다. '정말 처절하게 열심히 노력했고, 지금 저도 가족들도 평온하지 못합니다. 이제 마지막 순간 동안 저와 가족들을 그냥 지켜만 봐주세요.' 한나는 28일 '영웅 중의 영웅상'을 받았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트럼프가 외계인으로” 육상 영웅 모 파라 “미국 집 갈 수 있대요”

    “트럼프가 외계인으로” 육상 영웅 모 파라 “미국 집 갈 수 있대요”

     런던올림픽과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육상 남자 5000m와 1만m 2관왕을 2연패한 모 파라(34·영국) 경이 미국 집에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파라 경조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행정명령으로 발동한 무슬림 입국 금지에 해당할까봐 노심초사했다가 제외된 것을 알고 안도했다고 영국 BBC가 29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소말리아 출신으로 여섯 살 때 영국으로 이민 온 그는 영국 외교부로부터 이날 밤 늦게야 해당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미국의 난민 정책 프로그램을 일제히 중단하고 이란, 이라크,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와 예멘 등 7개 나라 국적을 지닌 자들이 90일 동안 미국을 여행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은 이날 미국 정부와 협상을 벌였다. 이에 따라 영국 외교부는 이중국적을 지닌 영국 여행객들이 이들 7개국 중 한 나라로부터 미국에 입국하는 경우에만 여행 금지 조치를 받는다고 조언했다.   파라는 가족과 함께 6년 전부터 오레곤주에 거주하고 있는데 오는 8월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을 앞두고 에티오피아에서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상황이었다. 그는 전지훈련을 마치고 몇 주 뒤에 미국 가족들에게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는 트럼프의 정책이 “분열적이며 차별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이런 믿기지 않는 정책에 여전히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그는 앞서 전날에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올 1월 1일 존경하는 여왕 폐하는 내게 기사 작위를 내려주셨는데 1월 2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날 외계인으로 만든 것처럼 보인다”고 비꼬았다. 이어 트럼프의 정책이 “무지와 편견에서 싹튼 것”이며 자신의 성공 스토리야말로 “공감과 이해의 정책, 아니면 증오와 고립의 정책을 따르는 데 따라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예”라고 강조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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