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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인 목숨은 소중”… 나치 깃발 아래 핏빛 ‘백인 우월’ 과시

    “백인 목숨은 소중”… 나치 깃발 아래 핏빛 ‘백인 우월’ 과시

    “그날의 악몽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요.”17일(현지시간) 미 버지니아 샬러츠빌 유혈사태의 중심인 ‘해방공원’(Emancipation Park·리 공원)에서 만난 로이 스미스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공원 앞 주차장에서 일한다는 그는 “그야말로 ‘폭동’이었다. 로버트 E 리 장군 동상 철거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상한 가면을 쓰고 욕설과 고함뿐 아니라 각목 등을 휘두르고 신문 판매대 등을 집어던지며 지나가는 행인을 위협했다”고 지난 12일 당시를 떠올렸다. 20여년 공원 인근에서 살고 있다는 제시카 무어는 “공원을 가득 메운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붉은색의 남부연합기뿐 아니라 독일의 나치 깃발을 흔들며 ‘우파는 집결하라’, “(인종) 다양성은 집단 사기”, “백인 목숨은 소중하다” 등 섬뜩한 구호를 외치며 광기를 보였다”면서 “평생 잊기 힘든 공포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는 리 장군의 동상 철거를 반대하는 백인우월주의자인 제임스 알렉스 필즈 주니어(20)가 동상 철거를 찬성하는 시위대를 향한 차량 테러에 나서, 헤더 헤이어(32)가 숨지고 20여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공원 안에는 이번 유혈사태를 촉발했던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의 ‘영웅’ 리 장군의 동상이 우뚝 서 있었다. 어른 키의 세 배가 넘는 게, 서울의 동네 놀이터만한 작은 공원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컸다. 공원에는 주변에는 당시 유혈사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을 인터뷰하는 현지 언론인과 삼삼오오 모여 있는 마을 주민들, 간간이 유혈사태 현장을 찾는 사람 등으로 복잡했다.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는 인권운동단체 관계자는 “갑자기 차 한 대가 인권시위대로 돌진하면서, 부딪친 사람들이 튕겨져 나갔고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비명과 신음소리와 함께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면서 “있을 수 없는 만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차량 테러뿐 아니다. 곳곳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인권단체 회원들을 각목 등으로 때리고 집단구타에 나서는 등 폭력이 난무했다”면서 “지옥이 따로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해방공원에는 지난 주말인 12일 벌어진 유혈사태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원 입구 바닥에 빼곡한 ‘평화’를 염원하는 글들만 참혹했던 유혈사태를 말하고 있었다.●‘시위 도화선’ 로버트 E 리 장군은 누구인가 이번 샬러츠빌 유혈사태는 미국의 남북 전쟁에서 남부연합의 ‘영웅’인 리 장군의 동상 철거를 둘러싼 ‘갈등’이 원인이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은 동상 철거를 반대했고, 인권단체들은 동상 철거를 찬성하면서 이들 간에 충돌이 빚어졌다. 미국의 남부연합 상징물 철거를 둘러싼 갈등은 남북 전쟁(1861~18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북군(39개 주)과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 11개 주가 뭉친 남군이 벌인 내전이 남북전쟁이다. 1865년 남북전쟁이 북군의 승리로 끝나면서 노예 해방과 인종차별 철폐 등 지금 미국의 근간인 ‘다인종국가’의 기틀이 마련됐다.이번 유혈 사태의 핵심이며 미 남부에 수십개의 동상이 있는 리 장군은 당시 남군의 총사령관이었다.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리 장군은 멕시코 전쟁(1846~1848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미국의 군인으로 ‘명성’을 쌓는다. 남북 전쟁이 발발하고 상관인 윈필드 스코트 장군이 남부동맹군과 싸우라며 남부군진압 사령관 직위를 제안한다. 리 장군은 고향인 버지니아주와 싸울 수 없다며 이를 거절하고, 오히려 남부동맹군의 지휘관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1865년 4월 9일 버지니아주 법원에서 북군에 항복했다. 그럼에도 리 장군은 오늘날까지도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장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뛰어난 전략가이기도 했지만 부하들에게 소리 한번 지른 적이 없는 ‘덕장’이었기 때문이다. 미 하원은 1925년 버지니아 알링턴 국립묘지 부근에 있는 리 장군 저택의 복원 경비를 국비에서 지원했으며, 미국 조폐국은 리 장군을 기리는 동전을 내놓았다. 또 그의 사진이 들어간 우표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리 장군은 남부뿐 아니라 미국 전체를 대표 군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남부빈곤법률센터(SPLC)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리 장군 등 남부연합의 상징물은 미국 31개 주 700여개에 달하며 지명·도로명·학교명 등 무형의 상징물까지 합치면 1500여개에 이른다. 또 미시시피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남부연합군 깃발의 디자인 일부를 차용, 주의 깃발로 사용하고 있다. ●‘남부연합 = 백인우월주의’ 과격 시위 잇따라 하지만 백인우월주의가 남부연합과 결합하면서 상황이 180도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서 총기 난사로 9명의 목숨을 앗아간 백인우월주의자인 범인의 컴퓨터에서 남부연합군 깃발 등이 발견되면서 남부연합이 백인우월주의로 강하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흑인인권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들은 노예 해방을 반대했던 남부연합의 기념물이나 깃발 등을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규정했다. 이후 미국 각지에서 남부연합의 기념물을 철거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텍사스와 뉴올리언스, 메릴랜드, 노스캐롤라이나 등은 이미 남부연합의 기념물과 동상을 철거했고 플로리다 등은 철거 예정이다. 지난 4월 버지니아 샬러츠빌 시의회도 ‘남부연합의 영웅’이라 불리는 리 장군과 남부군 사령관 스톤월 잭슨 장군의 동상 철거안을 가결했다. 또 두 장군 이름을 따 지은 리 공원과 잭슨 공원도 해방공원, 정의공원(Justice Park)으로 바꿨다. 이에 백인우월주의자들은 두 장군의 동상이 그들의 고향인 버지니아에서 철거된다는 데 분개해 이미 몇 차례 시위를 벌였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샬러츠빌’로 몰려든 이유는 또 있다. 역사적으로 이곳은 인종차별이 심했던 곳이었다. 흑인과 백인은 식당과 화장실, 버스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없다는 이른바 ‘짐 크로’ 법은 1964년 폐지됐다. 그러나 샬러츠빌에서는 1990년대 초반까지 이 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었을 정도로 ‘백인우월주의’가 강했던 곳이다. 이렇게 보수의 ‘아이콘’ 도시였던 샬러츠빌이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번도 공화당이 승리하지 못한 민주당 텃밭인 진보 도시로 변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에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지도가 높았다. 이런 변화가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눈엣가시였던 것이다. 그래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이곳을 다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양비론’ 거론… 인종갈등에 기름 부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샬러츠빌 유혈사태 이후 성명에서 ‘양비론’(백인우월주의자와 인권단체 모두 사태에 책임)이 있음을 주장하면서 미 사회에서 인종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또 지난 15일에는 조지 워싱턴·토머스 제퍼슨 대통령 동상까지 거론하면서 ‘남부연합 동상 철거’를 비꼬는 등 연일 인종 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대통령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가뜩이나 민감하고 복잡한 ‘역사 논쟁’이 갈피를 잃고 감정싸움으로 격화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백인우월주의 등 극우 단체들은 이번 주말(19~20일)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DC 등 9개 도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노예 해방을 이끈 링컨 전 대통령을 기리는 워싱턴 DC 기념관엔 지난 15일 붉은 스프레이로 쓴 욕설 낙서 ‘FxxK law’(망할 법)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소셜미디어에는 흑인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상도 때려 부수자’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징물을 철거하는 것은 ‘역사를 지우고 바꾸려는 행동’이란 비판도 만만치 않다. 어떤 한 시대의 역사가 좋건 나쁘건 간에 그것은 역사의 한 페이지이고, 수치스러운 역사의 상징물도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남부연합 기념물을 무조건 파괴하지 말고 역사를 좀더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방안을 보완해 전시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해방공원에서 만난 지역주민 매슈 애덤스는 “리 장군 동상의 철거를 주장하는 측도, 동상을 마치 자신들의 우상으로 생각하는 측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뛰어난 군인을 기리는 동상이며 그 자체가 우리 역사”라고 말했다. 샬러츠빌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교도소에서 ‘성폭행 성인만화’ 돌려보는 성범죄자들

    교도소에서 ‘성폭행 성인만화’ 돌려보는 성범죄자들

    성범죄자들이 교도소에서 성폭행 내용이 담긴 성인물을 쉽게 돌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17일 SBS에 따르면 현직 교도관 A씨는 성범죄자들이 교도소에서 본다는 만화책 전집을 공개했다. 일본 만화를 번역한 12권짜리 이 만화책은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과 성관계를 갖는가 하면, 여성을 성폭행하는 장면이 자극적으로 표현되고, 이걸 엿보는 내용도 나온다. 신체 은밀한 부위와 성행위 장면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모두 교도소 수감자가 합법적으로 갖고 있던 물품으로 A씨는 “성폭력 사범이 있는 방에서 읽고 있는 거를 압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행법은 도서의 경우 유해 간행물로 지정되지만 않았다면 수감자들이 마음껏 반입해 볼 수 있어, 성범죄자들은 성인물을 볼 수 없다는 법무부 지침은 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성범죄자들이 이런 책을 보면서) ‘만화책에 있던대로 환각 물질을 집어넣어서 성폭행한 적이 있다’, ‘이거 정말 일어날 수 있는 거야, 나도 해 봤어’ 이런 식의 얘기를 영웅담처럼 한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현재 성범죄자에게는 재범을 막기 위해 100시간 기본교육부터 300시간 심화 교육까지 성교육을 하지만 이런 상황이면 현행 성교육으로는 성범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웅의 몰락 …英테러 희생자 도왔던 노숙자, 절도 혐의 체포

    영웅의 몰락 …英테러 희생자 도왔던 노숙자, 절도 혐의 체포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영국 맨체스터 테러에서 희생자와 부상자를 도와 영웅으로 칭송받았던 노숙자가 절도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가디언, BBC 등 현지 언론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당시 부상자와 희생자를 도왔던 크리스 파커(33)는 최근 2건의 절도혐의로 체포됐으며, 추후 재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파커는 5월 22일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있던 폴린 힐리라는 여성의 신용카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힐리는 당시 14살 손녀와 함께 공연장을 찾아다 변을 당했다. 테러 공격을 받은 손녀는 부상을 입은 뒤 결국 세상을 떠났다. 힐리 역시 큰 부상으로 몇 차례의 수술을 받았으며 목숨은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파커가 힐리의 신용카드를 훔친 정황이 어떻게 드러났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파커는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 근처에 있다가 부상자를 구하는데 일조한 후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폭발 후 부상자들을 구하러 다니다가 다리와 머리를 심하게 다친 60대 여성이 내 품에서 숨을 거뒀다. 그야말로 전쟁터 같았다”면서 “이 여성은 죽기 전 내게 자신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나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폭발로 인해 다리를 잃은 소녀도 봤다. 나는 티셔츠를 구해 소녀의 몸을 감싸고 소녀가 정신을 잃지 않도록 엄마와 아빠에 대해 물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후 영국 사회에서는 노숙자이자 영웅인 파커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이 시작됐고, 이후 파커를 위한 기금 5만 파운드(한화 약 7400만원)가 조성됐다. 이 일을 계기로 5년간 연락이 두절됐던 어머니와 재회하기도 했다. 모금운동이 진행됐던 기금모금사이트 ‘고 펀드 미’(Go Fund Me) 측은 “현재 기금은 우리가 관리하고 있다”면서 “절도 혐의와 관련한 사안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17 dmz 평화콘서트’ 육성재 “조국 위해 희생한 영웅들 잊지 말아야 한다”

    ‘2017 dmz 평화콘서트’ 육성재 “조국 위해 희생한 영웅들 잊지 말아야 한다”

    그룹 비투비 육성재가 광복절을 맞아 독립 영웅들을 기렸다. 15일 오후 방송된 MBC 광복 72주년 특집 ‘2017 DMZ 평화콘서트’에서는 K-POP을 대표하는 스타들의 무대가 꾸며졌다. 나라를 위해 이름없이 희생한 영웅들에 대한 영상이 나간 뒤 MC를 맡은 이성배 아나운서는 함께 MC로 나선 육성재에게 교과서에서 접한 영웅들을 이야기했다. 그는 안중근, 이봉창, 윤봉길, 김구, 김좌진, 홍범도 등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쓴 영웅들을 언급했다. 이어 육성재는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는 신채호 선생의 말을 인용하며 “조국을 위해 희생한 영웅들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MBC ‘2017 DMZ 평화콘서트’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강도와 맞서 빈집 지킨 용감한 반려견

    강도와 맞서 빈집 지킨 용감한 반려견

    집에 홀로 남겨진 반려견 한 마리가 불법 침입한 도둑과 맞서싸워 가족의 재산과 집을 무사히 지켜내 영웅으로 떠올랐다. 미국 ABC 8뉴스는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州) 체스터필드 카운티에 사는 트리스탄 머린 가족의 저먼 셰퍼드 반려견 ‘오든’(Oden)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밤 머린은 어머니와 함께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항상 그렇듯 문 앞에는 오든이 자신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1층 바닥에 핏방울이 떨어져 있어 머린은 이상함을 느꼈다. 머린은 서둘러 핏자국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거기서 공포영화에서나 볼법한 섬뜩한 장면을 발견했다. 그는 “엄청난 양의 피가 바닥과 벽 여기저기 튀어있었다. 도난당한 물건은 없었고, 오든도 아무런 탈 없이 무사했다”며 끔찍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이어 “평소 아이들과도 잘 놀고 지역주민과도 사이가 좋은 오든이 이처럼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건 처음”이라면서도 “오든이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나의 개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최근 이웃에서 몇몇 강도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번엔 강도가 자기 목숨만 갖고 겨우 달아난 것 같다”며 “오든이 집안으로 침입한 범인을 물어뜯어 혈액이 곳곳에 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현장을 조사하고 있지만 용의자 검거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가족들은 강도가 심각한 상처를 입어 치료가 필요할 것이라 보고, 범인을 찾기 위해 섬뜩한 사건 현장을 보여주는 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영상은 이미 16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전문›문재인 대통령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

    ‹전문›문재인 대통령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해외에 계신 동포 여러분, 촛불혁명으로 국민주권의 시대가 열리고첫 번째 맞는 광복절입니다.오늘, 그 의미가 유달리 깊게 다가옵니다. 국민주권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처음 사용한 말이 아닙니다.백 년 전인 1917년 7월, 독립운동가 14인이 상해에서 발표한‘대동단결 선언’은 국민주권을 독립운동의 이념으로 천명했습니다.경술국치는 국권을 상실한 날이 아니라오히려 국민주권이 발생한 날이라고 선언하며,국민주권에 입각한 임시정부 수립을 제창했습니다.마침내 1919년 3월, 이념과 계급과 지역을 초월한전 민족적 항일독립운동을 거쳐,이 선언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국민주권은 임시정부 수립을 통한 대한민국 건국의 이념이 되었고,오늘 우리는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습니다.그렇게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세우려는 선대들의 염원은백 년의 시간을 이어왔고,드디어 촛불을 든 국민들의 실천이 되었습니다. 광복은 주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이름 석 자까지 모든 것을 빼앗기고도자유와 독립의 열망을 지켜낸 삼천만이 되찾은 것입니다.민족의 자주독립에 생을 바친 선열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독립운동을 위해 떠나는 자식의 옷을 기운 어머니도,일제의 눈을 피해 야학에서 모국어를 가르친 선생님도,우리의 전통을 지켜내고 쌈짓돈을 보탠 분들도,모두가 광복을 만든 주인공입니다. 광복은 항일의병에서 광복군까지애국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흘린 피의 대가였습니다.직업도, 성별도, 나이의 구분도 없었습니다.의열단원이며 몽골의 전염병을 근절시킨 의사 이태준 선생,간도참변 취재 중 실종된 동아일보 기자 장덕준 선생,무장독립단체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여사, 과학으로 민족의 힘을 키우고자 했던 과학자 김용관 선생,독립군 결사대 단원이었던 영화감독 나운규 선생,우리에게는 너무도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었습니다. 독립운동의 무대도 한반도만이 아니었습니다.1919년 3월 1일 연해주와 만주, 미주와 아시아 곳곳에서도한 목소리로 대한독립의 함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항일독립운동의 이 모든 빛나는 장면들이지난 겨울 전국 방방곡곡에서,그리고 우리 동포들이 있는 세계 곳곳에서, 촛불로 살아났습니다.우리 국민이 높이든 촛불은 독립운동 정신의 계승입니다. 위대한 독립운동의 정신은민주화와 경제 발전으로 되살아나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그 과정에서 희생하고 땀 흘린 모든 분들,그 한 분 한 분 모두가 오늘 이 나라를 세운 공헌자입니다. 오늘 저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그리고 저마다의 항일로 암흑의 시대를 이겨낸 모든 분들께,또 촛불로 새 시대를 열어주신 국민들께,다시금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저는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이 날이민족과 나라 앞에 닥친 어려움과 위기에 맞서는용기와 지혜를 되새기는 날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존경하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경북 안동에 임청각이라는 유서 깊은 집이 있습니다.임청각은 일제강점기 전 가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망명하여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무장 독립운동의 토대를 만든석주 이상룡 선생의 본가입니다.무려 아홉 분의 독립투사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산실이고,대한민국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상징하는 공간입니다.그에 대한 보복으로 일제는 그 집을 관통하도록 철도를 놓았습니다.아흔 아홉 칸 대저택이었던 임청각은지금도 반 토막이 난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이상룡 선생의 손자, 손녀는해방 후 대한민국에서 고아원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임청각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일제와 친일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고,민족정기를 바로 세우지 못했습니다. 역사를 잃으면 뿌리를 잃는 것입니다.독립운동가들을 더 이상 잊혀진 영웅으로 남겨두지 말아야 합니다.명예뿐인 보훈에 머물지도 말아야 합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져야 합니다.친일 부역자와 독립운동가의 처지가해방 후에도 달라지지 않더라는 경험이불의와의 타협을 정당화하는 왜곡된 가치관을 만들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을 모시는 국가의 자세를완전히 새롭게 하겠습니다.최고의 존경과 예의로 보답하겠습니다.독립운동가의 3대까지 예우하고자녀와 손자녀 전원의 생활안정을 지원해서국가에 헌신하면 3대까지 대접받는다는 인식을 심겠습니다. 독립운동의 공적을 후손들이 기억하기 위해임시정부기념관을 건립하겠습니다.임청각처럼 독립운동을 기억할 수 있는 유적지는모두 찾아내겠습니다.잊혀진 독립운동가를 끝까지 발굴하고,해외의 독립운동 유적지를 보전하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대한민국 보훈의 기틀을 완전히 새롭게 세우고자 합니다.대한민국은 나라의 이름을 지키고, 나라를 되찾고,나라의 부름에 기꺼이 응답한 분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습니다.그 희생과 헌신에 제대로 보답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젊음을 나라에 바치고 이제 고령이 되신독립유공자와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겠습니다.살아계시는 동안 독립유공자와 참전유공자의 치료를국가가 책임지겠습니다. 참전명예수당도 인상하겠습니다. 유공자 어르신 마지막 한 분까지대한민국의 품이 따뜻하고 영광스러웠다고 느끼시게 하겠습니다.순직 군인과 경찰, 소방공무원 유가족에 대한 지원도확대할 것입니다.그것이 우리 모두의 자긍심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보훈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분명히 확립하겠습니다.애국의 출발점이 보훈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지난 역사에서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해국민들이 감수해야 했던 고통과도 마주해야 합니다. 광복 70년이 지나도록일제강점기 강제동원 고통이 지속되고 있습니다.그동안 강제동원의 실상이 부분적으로 밝혀졌지만아직 그 피해의 규모가 다 드러나지 않았습니다.밝혀진 사실들은 그것대로 풀어나가고,미흡한 부분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마저 해결해야 합니다.앞으로 남북관계가 풀리면남북이 공동으로 강제동원 피해 실태조사를 하는 것도 검토할 것입니다. 해방 후에도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이 많습니다.재일동포의 경우 국적을 불문하고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고향 방문을 정상화할 것입니다.지금도 시베리아와 사할린 등 곳곳에강제이주와 동원이 남긴 상처가 남아 있습니다.그 분들과도 동포의 정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해외 동포 여러분, 오늘 광복절을 맞아한반도를 둘러싸고 계속되는 군사적 긴장의 고조가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분단은 냉전의 틈바구니 속에서우리 힘으로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없었던식민지시대가 남긴 불행한 유산입니다.그러나 이제 우리는 스스로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국력이 커졌습니다.한반도의 평화도, 분단 극복도,우리가 우리 힘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오늘날 한반도의 시대적 소명은 두말 할 것 없이 평화입니다.한반도 평화 정착을 통한 분단 극복이야말로광복을 진정으로 완성하는 길입니다. 평화는 또한 당면한 우리의 생존 전략입니다.안보도, 경제도, 성장도, 번영도평화 없이는 미래를 담보하지 못합니다.평화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한반도에 평화가 없으면 동북아에 평화가 없고,동북아에 평화가 없으면 세계의 평화가 깨집니다.지금 세계는 두려움 속에서 그 분명한 진실을 목도하고 있습니다.이제 우리가 가야할 길은 명확합니다.전 세계와 함께한반도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면한 가장 큰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입니다.정부는 현재의 안보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보위기를 타개할 것입니다.그러나 우리의 안보를 동맹국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정부의 원칙은 확고합니다.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고 정의입니다.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 됩니다.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입니다.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문제는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이 점에서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습니다.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평화적 해결 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외교적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입니다.국방력이 뒷받침되는 굳건한 평화를 위해우리 군을 더 강하게, 더 믿음직스럽게 혁신하여강한 방위력을 구축할 것입니다.한편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군사적 대화의 문도 열어놓을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제재와 대화는 선후의 문제가 아닙니다.북핵문제의 역사는 제재와 대화가 함께 갈 때문제해결의 단초가 열렸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을 유예하거나 핵실험 중단을 천명했던 시기는예외 없이 남북관계가 좋은 시기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그럴 때 북미, 북일 간 대화도 촉진되었고,동북아 다자외교도 활발했습니다.제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우리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북핵문제 해결은 핵 동결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해야대화의 여건이 갖춰질 수 있습니다.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의 목적도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지군사적 긴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이 점에서도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에 촉구합니다.국제적인 협력과 상생 없이 경제발전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합니다.이대로 간다면 북한에게는 국제적 고립과 어두운 미래가 있을 뿐입니다.수많은 주민들의 생존과 한반도 전체를 어려움에 빠뜨리게 됩니다.우리 역시 원하지 않더라도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더욱 높여나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즉각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핵 없이도 북한의 안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우리가 돕고 만들어 가겠습니다.미국과 주변 국가들도 도울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천명합니다.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습니다.흡수통일을 추진하지도 않을 것이고인위적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입니다.통일은 민족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합의하는‘평화적, 민주적’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북한이 기존의 남북합의의 상호이행을 약속한다면,우리는 정부가 바뀌어도 대북정책이 달라지지 않도록,국회의 의결을 거쳐 그 합의를 제도화할 것입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밝힌 바 있습니다.남북간의 경제협력과 동북아 경제협력은남북공동의 번영을 가져오고, 군사적 대립을 완화시킬 것입니다.경제협력의 과정에서 북한은핵무기를 갖지 않아도 자신들의 안보가 보장된다는 사실을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입니다. 쉬운 일부터 시작할 것을 다시 한 번 북한에 제안합니다.이산가족 문제와 같은 인도적 협력을 하루빨리 재개해야 합니다.이 분들의 한을 풀어드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이산가족 상봉과 고향 방문, 성묘에 대한 조속한 호응을 촉구합니다. 다가오는 평창 동계올림픽도남북이 평화의 길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어야 합니다.남북대화의 기회로 삼고, 한반도 평화의 기틀을 마련해야 합니다.동북아 지역에서 연이어 개최되는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의 도쿄 하계올림픽,2022년의 베이징 동계올림픽은한반도와 함께 동북아의 평화와 경제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절호의 기회입니다.저는 동북아의 모든 지도자들에게이 기회를 살려나가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을 제안합니다.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은 역내 안보와 경제협력을 제도화하면서공동의 책임을 나누는 노력을 함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국민 여러분께서도 뜻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해마다 광복절이 되면 우리는한일관계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한일관계도 이제 양자관계를 넘어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함께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과거사와 역사문제가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지속적으로 발목 잡는 것은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새로운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해셔틀외교를 포함한 다양한 교류를 확대해 갈 것입니다.당면한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서도양국 간의 협력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그러나 우리가 한일관계의 미래를 중시한다고 해서역사문제를 덮고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오히려 역사문제를 제대로 매듭지을 때양국 간의 신뢰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그동안 일본의 많은 정치인과 지식인들이양국 간의 과거와 일본의 책임을 직시하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그 노력들이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이러한 역사인식이 일본의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바뀌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한일관계의 걸림돌은 과거사 그 자체가 아니라역사문제를 대하는 일본정부의 인식의 부침에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한일 간의 역사문제 해결에는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민적 합의에 기한피해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진실규명과 재발방지 약속이라는국제사회의 원칙이 있습니다.우리 정부는 이 원칙을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일본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해외 동포 여러분, 2년 후 2019년은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내년 8.15는 정부 수립 70주년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은,외세에 의해 분단된 민족이 하나가 되는 길로 나아가는 것입니다.우리에게 진정한 보훈은,선열들이 건국의 이념으로 삼은 국민주권을 실현하여국민이 주인인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준비합시다.그 과정에서, 치유와 화해, 통합을 향해지난 한 세기의 역사를 결산하는 일도 가능할 것입니다. 국민주권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보수, 진보의 구분이 무의미했듯이우리 근현대사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세력으로 나누는 것도이제 뛰어넘어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역사의 유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모든 역사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며,이 점에서 개인의 삶 속으로 들어온 시대를산업화와 민주화로 나누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의미 없는 일입니다.대한민국 19대 대통령 문재인 역시김대중, 노무현만이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로 이어지는대한민국 모든 대통령의 역사 속에 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치유와 화해, 통합을 바라는 마음으로지난 현충일 추념사에서 애국의 가치를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이제 지난 백년의 역사를 결산하고, 새로운 백년을 위해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정립하는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정부의 새로운 정책기조도 여기에 맞춰져 있습니다.보수나 진보 또는 정파의 시각을 넘어서새로운 100년의 준비에 다함께 동참해 주실 것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 다함께 선언합시다.우리 앞에 수많은 도전이 밀려오고 있지만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헤쳐 나가는 일은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에서 최고라고 당당히 외칩시다.담대하게, 자신 있게 새로운 도전을 맞이합시다.언제나 그랬듯이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 이겨 나갑시다.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완성합시다.다시 한 번 우리의 저력을 확인합시다.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독립유공자들께깊은 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자 안중근, 어머니 유품인 책 보고 알아”

    “여자 안중근, 어머니 유품인 책 보고 알아”

    “1996년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제게 책 한 권을 건네주시며 증조할머니가 독립 투쟁을 했던 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그분이 남자현 선생이라는 사실을요.”독립유공자 남자현 선생의 증손녀 강분옥(59)씨는 광복절을 닷새 앞둔 지난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의 유품인 빛바랜 책 한 권을 내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강씨의 증조할머니인 남 선생은 1919년 3·1운동에 참가한 후 만주로 이주해 무장투쟁 운동을 지원하고 여성 계몽에 힘쓴 인물이다. 1933년 주만주국 일본대사 무토 노부요시를 암살하기 위해 무기와 폭탄을 운반하다 체포됐으며, 같은 해 단식투쟁 끝에 순국했다. 남 선생의 외아들인 김성삼 선생도 어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만주에서 독립 투쟁을 벌였다. 광복 후 김 선생의 가족은 한국으로 귀환했지만 그의 딸 김경복씨는 외따로 중국에 남게 됐다. 김씨가 바로 강씨의 어머니다. 강씨는 “어머니가 글을 배우지 못하고 법률도 잘 몰라 남 선생이 한국에서 독립유공자로 인정을 받는지, 그 후손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서 “어머니는 한국 정부의 도움은 전혀 받지 못한 채 중국에서 당뇨로 고생하시다 쓸쓸히 돌아가셨다”며 눈물지었다. 강씨는 2009년 한국에 살던 남 선생 맏손자의 초청으로 한국 땅을 밟게 됐다. 강씨는 “처음에는 5년 만기 비자가 만료되면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한국이 중국보다 여러모로 살기가 좋아 국적을 얻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2011년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특별귀화를 신청했고 이듬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강씨는 “증조할머니가 독립유공자라고 해서 후손인 저희가 정부에 손 내밀 생각은 없다”며 “올해 국적을 취득한 아들에게도 ‘이 좋은 나라에서 우리 힘으로 열심히 벌어서 잘 살아 보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한국에 와서야 증조할머니가 대단한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강씨는 “20여년 전 어머니께 책을 받았을 때도 증조할머니가 어떤 일을 했는지 잘 몰랐다”면서 “2014년 한국에서 남자현 선생 관련 특강을 들었는데 증조할머니가 ‘여자 안중근’이라 불리며 남자도 못할 일들을 해내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남 선생을 모티브로 한 영화 ‘암살’에 대해 “증조할머니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게 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이어 강씨는 “우리 증조할머니뿐만 아니라 한국에는 독립 영웅이 많다”면서 “한국이 이들을 계속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후손들도 조상의 뜻을 이어 한국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김태희, 촬영 중인 남편 비 위해 커피차 내조 ‘외모도 마음도 엄지 척’

    김태희, 촬영 중인 남편 비 위해 커피차 내조 ‘외모도 마음도 엄지 척’

    배우 김태희가 남편 비를 위해 내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14일 한 커피업체 인스타그램에는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비 정지훈 님 서포트 다녀왔습니다. 더운 여름날 촬영으로 고생하시는 정지훈 님, 그리고 출연배우, 스태프들을 위해 최고 미녀 배우 김태희 님이 보내주셨답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김태희의 사진이 걸린 커피차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모습이 담겼다. 영화 촬영 중인 비를 위해 김태희가 커피차를 보낸 모습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커피업체 측은 “두 분의 사랑이 철철 넘쳐 흐릅니다. 외모도 마음도 굿입니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여름날 힘들게 촬영하시는 만큼 천만 이상 대박 나시기를 응원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감독 김유성)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조선을 지배하기 위해 시행한 자전거 경주에서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을 거머쥔 자전거 영웅 엄복동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비를 포함해 이범수, 강소라, 민효린, 박진주 등이 라인업을 완성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순신 장군 사당에 우뚝 선 일본 국민나무 ‘금송’

    이순신 장군 사당에 우뚝 선 일본 국민나무 ‘금송’

    이순신 종가가 문화재제자리찾기와 함께 문화재청에 “이순신 장군 사당 앞에 서 있는 일본 국민나무 ‘고야마키’(금송)를 경내 밖으로 이전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13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순신 종가는 광복절 72주년은 물론 내년 이순신 장군 순국 및 임진왜란 종결 47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더 이상 금송을 방치해둘 순 없다’며 이같은 진정을 제기했다. 금송은 도쿄의 메이지신궁 등에 식재돼 일본을 상징하는 일본 국민나무로 알려져 있다.이순신 사당 앞 금송은 지난 1970년 12월 ‘현충화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청와대에서 현충사로 옮겨졌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금송 한 그루를 사당 앞 오른편에 직접 헌수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 금송은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 자리를 이어 사용한 청와대에 남겨져 있던 ‘일제의 잔재’라고 지적했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지난 2010년 문화재청에 금송을 옮겨달라는 진정서를 접수했다. 2011년에는 행정소송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 결과는 각각 ‘1심 각하’와 ‘항소 기각’이었다. 문화재청은 시대성과 역사성을 이유로 금송 이전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문화재청은 2011년 “현충사 본전에 식수돼 있는 금송은 본래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동측 창 앞에 있던 것을 1970년 12월 6일 당시 박 대통령이 헌수한 것”이라며 “해당 금송은 1970년대의 시대성과 박 전 대통령의 기념식수 헌수목이라는 역사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화재청의 입장은 현재도 유사하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가 이미 지난 2000년과 2010년, 2015년에 세 차례에 걸쳐 검토한 바 있는데 학계에서도 이견이 많은 문제”라고 했다. 이순신 종가는 이에 반발했다. 종부 최순선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아니면 이순신 장군이 영웅이 아닌 거냐”며 “금송은 그 자리에 어울리지도 않고 역사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순신 종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정부가 과거사에 대한 적폐청산을 언급하고 있는데 금송의 이전 문제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문화재청에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여 현충사의 금송을 경내 밖으로 이전해 줄 것을 요청한다. 문화재위원회를 통해 이전에 관한 사항을 심의해달라”고 촉구했다. 노컷뉴스는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 관계자가 “사당 권역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을 한 번 더 구해볼 예정이다. 올해 안에 금송을 비롯해 정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살피고 문화재위원회의 검토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진시황은 수은을 불로장생약으로 믿었다

    진시황은 수은을 불로장생약으로 믿었다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정진호 지음/푸른숲/272쪽/1만 6000원중국 진시황의 사망 원인은 수은 중독이다. 독성이 강한 중금속 수은 때문에 피부가 팽팽해지자 그는 이 ‘탕약’이 불로장생약이라 믿었고, 결국 ‘약’ 때문에 사망했다. 의학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약의 오남용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사례는 매우 많다. 성적 흥분 상태를 일컫는 영어 속어 ‘horny’의 유래가 된 코뿔소 뿔(horn)을 강정제로 먹기도 하고(일본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강정 성분은 단 ‘1’도 없었다), 숙취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이를 치료하겠다며 약과 음료를 들이켜기도 한다. 물론 이 같은 오남용 사례보다는 수많은 인명을 위기에서 구한 약이 더 많다.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는 이처럼 질병과 싸우는 인류의 든든한 우군이자 때로 매우 위험한 적이 되기도 하는 약 이야기를 과학자의 시각에서 풀어내고 있다. 마취제, 백신, 항생제, 소독제, 항말라리아제 등 인류를 구한 위대한 약뿐 아니라 아편 등 생명을 위협하는 약까지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1960년대 탈리도마이드 사건은 약의 위험성을 상기시키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탈리도마이드는 2차대전 뒤 불면증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이다. 이를 개발한 독일의 제약회사 그뤼넨탈은 “임산부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완전히 안전하다”고 허위 광고를 했고 46개국에서 아스피린에 버금갈 만큼 히트를 쳤다. 이어 호주의 한 의사가 탈리도마이드가 입덧에 효과가 있다고 학회에 보고했는데 이게 비극의 씨앗이었다. 이 발표 이후 임신부에게 탈리도마이드를 처방하는 게 유행이 됐다. 진시황의 수은처럼. 하지만 탈리도마이드는 태아에게 전혀 안전하지 않았다. 그뤼넨탈 여직원의 딸이 기형아로 태어난 이후 전 세계적으로 1만 2000여명의 기형아가 태어났다. 사산아 숫자는 셀 수 없이 많았다. 엄마와 의사가 공모해 기형아를 안락사시키는 비극적인 범죄도 이어졌다. 이 약의 위험성이 드러난 건 미국식품의약국(FDA) 한 여성 검사원의 투철한 직업 정신 덕이었다. 탈리도마이드의 안전성에 의심을 갖고 있던 그는 FDA 고위 관리와 제약회사의 압력에도 이 약의 미국 내 수입을 막았고 비극을 막는 영웅이 됐다. 의약품 수입과 관련된 FDA의 각종 지침이 확립된 것도 이 사건 이후였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비슷한 과제가 주어졌다. 가습기 살균제다. 저자는 공식 사망자만 239명에 이르는 비극적 사건인데도 우리의 대응은 미진하다고 지적한다. 당시 국회 특별위원회에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저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의약품 등의 안전관리를 위한 제도 개혁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지금, 이 영화] ‘엘리자의 내일’

    [지금, 이 영화] ‘엘리자의 내일’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라는 남자가 있다. 1967년에 루마니아 최고권력자가 된 뒤 20여년간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은 인물이다. 그는 체제 유지를 위해 철권통치를 펼쳤다. 비밀경찰의 도청과 감시가 삼엄했다. 조금이라도 반정부적인 말과 행동을 하면 즉시 정보기관에 끌려갔다. 혹독한 고문과 억울한 죽음이 이어졌다. 당시 루마니아인들의 공포를 체감하는 데 루마니아 출신 작가 헤르타 뮐러의 작품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녀는 차우셰스쿠를 비판하다 1987년 독일로 망명했다. 이후 뮐러는 엄혹한 그 시대를 그린 소설을 꾸준히 썼다. 뮐러가 2009년 받은 노벨문학상은 이에 대한 문학적 지지와 격려였다.차우셰스쿠의 전횡으로 국가 경제는 붕괴됐다. 궁핍에 시달리던 국민은 1989년 12월 마침내 대규모 민중 봉기를 일으킨다. 시위대에 붙잡힌 차우셰스쿠는 곧 총살당했다. 루마니아인들은 드디어 루마니아가 이전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걸었다. 그때 20대 초반이던 크리스티안 문주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루마니아는 과연 더 살 만한 나라가 됐을까. 이 시기를 겪으며 청년에서 중년이 된 문주 감독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가 만든 영화 ‘엘리자의 내일’을 통해서다. 이 작품은 민주화를 성취한 다음의, 오늘날 루마니아가 처한 현실을 담아낸다.주인공은 의사 로메오(아드리안 티티에니)다. 그는 과거 차우셰스쿠 정권에 항거했던 의식 있는 젊은이였다. 그런데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그는 현재 루마니아에 희망이 없다고 여긴다. 자신은 그럭저럭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지만 부정부패가 만연한 이곳에서 딸 엘리자(마리아 빅토리아 드래거스)만은 탈출하기를 바란다. 우등생인 그녀는 영국의 명문대학 입학 허가를 받은 상태다. 남은 문제는 엘리자가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잘 치르느냐에 달려 있다. 한데 첫 번째 시험 전날 그녀에게 불행이 닥친다.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한 것이다. 엘리자는 심적 충격을 받았다. 저항하다가 팔도 다쳤다. 도저히 내일 졸업 시험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로메오는 엘리자에게 시험장에 가야 한다고 종용한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이렇게 기회를 놓침으로써 앞날을 망쳐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아버지는 딸에게 말한다. “때로 인생에선 결과가 더 중요하단다. 너에게 늘 정직하라고 가르쳤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지 않아.” 지금 로메오는 옛날에 그가 대항했던 독재자가 했을 법한 소리를 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차우셰스쿠의 인생관이었으리라. 엘리자에게 실리적인 도움이 된다면 로메오는 무엇이든 하겠다고 나선다. 괴물과 싸웠던 영웅이 괴물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은가. ‘로메오의 오늘’에 답은 없다. 미래가 미래 세대의 것이듯, ‘엘리자의 내일’은 온전히 그녀의 것이다. 10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하칼럼니스트
  • “연기는 내 운명, 삶의 목표… ‘엄마’도 우리 인생의 주연”

    “연기는 내 운명, 삶의 목표… ‘엄마’도 우리 인생의 주연”

    “영화를 통해 저를 아는 팬들이 한국에도 있다는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상상의 경계를 넘어 여러 장소와 사람들에게 가닿는 (영화의) 서사 능력에 항상 감탄을 하게 됩니다.”할리우드 중견 배우 다이앤 레인(위·52)은 1980년대 뭇 남학생의 마음을 울렁거리게 한 ‘책받침 요정’이다. 1, 2위는 브룩 실즈와 소피 마르소가 차지했지만 3위 자리는 그녀와 피비 케이츠가 다퉜다. 중년에 접어들며 조연 출연이 잦았는데 오랜만에 주연을 맡아 로맨틱한 분위기를 보여 준 ‘파리로 가는 길’(아래)이 국내에서 잔잔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3일 개봉해 8일 만에 4만명가량이 관람했다. 다양성 영화 전용관 위주의 전국 70개 스크린 개봉이고, 멀티플렉스의 경우 조조 회차에 걸리는 빈도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레인은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인 남편 마이클(앨릭 볼드윈)과 함께 프랑스 칸영화제에 갔다가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겨 남편의 프랑스 사업 파트너 자크(아르노 비아르)와 단둘이 파리까지 느린 여행을 하며 삶을 돌아보는 앤을 연기한다. 이 영화는 거장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부인 엘리너 코폴라가 여든 살에 ‘입봉’(감독 데뷔)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레인과 이메일 인터뷰를 나눴다.→1980년대 여성 스타 중 거의 유일하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비결은.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을 원해서인 것 같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실질적으로는 가족이라는 테두리 없이 자랐다. 형제가 없고 이모나 삼촌, 할머니도 없어 슬프게도 어린 시절엔 나 홀로 가족이었던 셈이다. 극장에서 연기하고 있는 자체가 기적 같았고, 갑자기 가족이 생긴 느낌이었다. 되돌아보면 연기는 운명이었고, 인생의 목표였다. 하지만 너무 힘들기도 해 열아홉 살 때부터 3년 정도 쉰 적도 있었다. →영화 데뷔작 ‘리틀 로맨스’로 10대에 스타가 됐다. 늘 주연이었지만 이제 슈퍼맨 엄마 마사 켄트 등 조연으로 등장하는 일이 잦아졌다. 아쉽지 않은지. -슈퍼맨 엄마로 지내는 것도 영웅적인 일이다. 선하고 착한 영웅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엄마’는 우리 인생의 화두이기도 하다. →20대 때 프랜시스와 수차례 호흡을 맞췄는데 50대에 엘리너의 감독 데뷔작에서 주연을 맡았다. 코폴라 가족과 보통 인연이 아닌데. -맞다. 프랜시스의 작품을 할 때 엘리너도 항상 곁에 있었다. 딸인 소피아는 ‘럼블 피시’에 내 동생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코폴라가(家)의 영화인들을 인내하며 애정을 갖고 돌봐 온 엘리너에게 ‘보답’하는 일의 한 부분이 된 것은 보람찬 경험이었다. 왜냐면 이번에는 엘리너의 차례였으니까! 누군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걸 보고 있으면 그 기분이 내게도 전염된다. 게다가 (촬영하며) 아름다운 장소에서 맛있는 음식까지 먹을 수 있었다. →‘리틀 로맨스’나 ‘아웃 사이더’,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 등에서의 당신을 기억하는 한국 팬이 많은데. -언젠가 직접 한국에 갈 기회가 있길 기대한다. 이 작품에 대한 관심에도 깊이 감사드린다. 일상생활이 주는 스트레스로부터 한숨 돌리며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탈출하게 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추신. 공복에 보면 안 됩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美 신학기 준비물이 총기?…월마트 광고 논란

    美 신학기 준비물이 총기?…월마트 광고 논란

    세계적인 유통업체 월마트가 총기 전시 코너에 경악스러운 광고판을 설치해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언론은 10일(현지시간) 월마트의 한 매장이 총기 전시 코너에 ‘역겨운’ 신학기 광고 문구를 내걸었다고 보도했다. 처음 트위터 등 SNS를 타고 논란을 일으킨 이 사진에는 '영웅처럼 학교를 장악하라'(Own the school year like a hero)라는 광고판 아래에 소총이 전시돼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마치 소총이 학생들의 신학기 준비물인 양 당당하게 매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셈. 이에 네티즌들은 "학생들이 총 들고 학교에 가 영웅이 되라는 의미냐"면서 "도대체 마트 측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월마트 측은 수습에 나섰다. 월마트 측 관계자는 "광고판은 신학기 용품을 홍보하는 용도로 제작된 것"이라면서 "그 위치가 적절치 못해 오해를 불러 일으켰으며 이는 직원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대형마트들은 신학기(back-to-school)를 맞아 학생들의 학용품 코너를 만들어 마케팅을 하고 있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이지만 가뜩이나 학교에서의 총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학부모들의 심기를 월마트 측이 제대로 건드린 셈이다.       총기보유가 합법인 미국에서 월마트는 약 1700곳의 매장에서 소총, 엽총 등의 화기를 판매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해고노동자 아빠를 바라보는 소년의 시선…‘안녕 히어로’ 예고편

    해고노동자 아빠를 바라보는 소년의 시선…‘안녕 히어로’ 예고편

    해고노동자의 삶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히어로’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안녕 히어로’는 아무런 결과도 없이 힘든 일을 이어오는 ‘해고노동자’ 아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소년 ‘한우’가 아빠의 인생을 마음으로 끌어안게 되는 감동 드라마다.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아빠의 이야기가 궁금했어요’라는 카피로 시작한다. 이어 아들과 장난을 치고, 아들의 걱정을 달래주는 일상적인 부자(父子) 모습을 볼 수 있다. ‘때론, 나쁜 세상에 상처를 받고 절망하기도 하지만 꿋꿋하게 부조리에 맞서는 우리 아빠는 슈퍼맨, 배트맨보다 더 근사한 나의 영웅입니다’, ‘이제, 당신의 영웅을 불러보세요’라고 이어지는 카피는 이들이 그려낼 여운과 작품이 전할 울림을 예고한다. 영화 ‘안녕 히어로’는 제8회 DMZ국제다큐영화제에 첫 공개된 이후, 제17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제22회 인디포럼, 제22회 서울인권영화제 등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평단과 관객에게 고루 호평을 받았다. 기존 해고노동자의 삶은 담아낸 작품들이 주로 투쟁 현장의 목소리에 집중했다면, ‘안녕 히어로’는 해고노농자 아빠를 바라보는 소년의 세상에 집중한 작품이다. 특히 아홉 살 봄에서부터 열여섯 봄까지, 7년의 세월 속에서 사회 부조리를 깨닫고 아빠 삶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는 소년 현우의 성장과정은 그 자체로 감동을 기대케 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히어로’는 오는 9월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108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제 아버지가 ‘택시운전사’ 김사복”…트윗에 네티즌 ‘관심’

    “제 아버지가 ‘택시운전사’ 김사복”…트윗에 네티즌 ‘관심’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김사복’씨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5·18 민주화운동 당시 독일 기자였던 위르겐 힌츠페터는 자신을 광주까지 태우고 갔던 택시운전사 김사복씨를 다시 만나려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지만 끝내 찾지 못하고 2016년 1월 25일 눈을 감았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힌츠페터의 생전 인터뷰 영상을 통해 김사복씨를 향한 그의 고마움과 그리움을 보여줬다. 힌츠페터는 “그가 운전하는 택시를 타고 달라진 광주를 돌아보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관객들은 살아있다면 60세 정도 됐을 거라는 김사복씨의 행방을 궁금해했고, 걱정했다. 그런 와중에 생사 여부조차 알 수 없었던 김사복씨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이 나타났다. 그는 지난 5일 트위터에 “저는 김사복 씨 큰 아들입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김씨는 “어제 저희 아들과 이 영화를 보고 늘 제 안에 계셨던 영웅이 밖으로 나오는 느낌이었다. 모두들 궁금해하시고 자식 된 도리로 아버님의 숭고한 정신을 잇고자 글을 올린다. 아버님이 광주에 다녀오셔서 들려주신 얘기와 많은 부분이 일치했다. 아버지는 김사복 본명으로 당당히 사시다가 1984년 투병 끝에 눈을 감으셨다”라고 전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위여부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도 “사실이면 좋겠다. 김사복 씨가 이후에 보복이라도 당하거나 나쁜 일이 있었을까 걱정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김씨가 실제로 김사복 씨의 아들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영화 속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김만섭의 실제 본명이 김사복인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서울광장] 김영옥 대령, 초등 교과서에 다시 실어라

    [서울광장] 김영옥 대령, 초등 교과서에 다시 실어라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 중 ‘명견만리’를 읽은 사실을 공개하고 일독을 권했다. 문 대통령은 이 책에 대해 “가까운 미래의 풍향계”라며 “개인도 국가도 만리까지는 아니어도 10년, 20년, 30년을 내다보면서 세상의 변화를 대비할 때”라고 했다.기자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때 보았다는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한우성 지음)도 함께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최근 불거진 ‘공관병 갑질’ 논란이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군의 고질적인 병폐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 2차 대전과 6·25 전쟁의 전설적 영웅인 김영옥(1919~2005) 대령의 일대기를 다룬 이 책은 진정한 군인의 길이 무엇인지 보여 주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 책을 읽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영옥을 “미국 역사상 최고의 전쟁 영웅 16인 중 한 사람, 유색인으로는 유일하게 워싱턴·아이젠하워 대통령, 맥아더 장군 등과 어깨를 겨눈 세계적 전쟁 영웅”이라고 소개하고 “해 진 후 헤드랜턴 불빛에만 의존해 읽을 수밖에 없었는데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가 존경받는 이유는 2차대전 당시 혁혁한 공을 세워서만은 아니다. 생사를 가르는 전쟁통에서 보여 준 군인정신 때문이다. 위험한 전투에서 그는 늘 앞장섰고, 자신보다 부하를 먼저 챙겼다. 죽음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미국에서 태어난 김영옥 자신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6·25 전쟁 참전이다. 2차대전 종전 후 성공한 사업가의 길을 걷던 그는 아버지의 나라에서 전쟁이 터지자 재입대해 최전방에서 북한군과 중공군에 맞서 싸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최고 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해 그의 전공을 기렸다. 그는 한국군 현대화의 숨은 주역이기도 하다. 6·25 전쟁 이후 주한 미군의 군사고문직을 맡아 미사일부대 창설 등 한국군 재건을 도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생각한다면 미사일부대 창설은 김영옥의 ‘명견만리’ 통찰력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전역 후 그의 인도주의적 삶은 더 돋보인다. 31년 군 생활을 마친 후 미국 정·관계의 러브콜을 마다하고 33년 동안 고아, 입양아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했다. 미국은 그를 기려 2009년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의 한 공립중학교를 ‘김영옥중학교’로 명명했다. 1999년 일본계 미국인 마이크 혼다 전 미 연방 하원의원이 캘리포니아주 의회에 위안부 결의안을 상정했을 때 일본계 미국인들이 반발하자 이들을 설득해 결의안을 통과시키도록 한 이도 다름 아닌 김영옥이다. 이는 그가 2차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들로 구성된 부대를 이끈, 일본인들로부터 존경받는 리더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삶은 2011~2014년까지 우리 초교 5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려 우리 아이들도 그의 군인정신과 봉사하는 삶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돌연 삭제됐다. 당시 교과서 개정 작업에 참가한 한 인사가 ‘한국의 차세대 역할 모델로 왜 미국 시민권자를 가르쳐야 하나’라고 반론을 제기했다고 한다. 그런 논리라면 초교 6학년 국어 교과서에 헬렌 켈러, 콜럼버스 등을 소개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김영옥이 미군 장교로 6·25 전쟁에 참전한 것도 문제가 됐다고 한다. 세계에 자랑할 우리의 영웅을 정작 우리 교과서에서 내쫓는 한심한 일이 박근혜 정부 때 일어났다. “역사를 바로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박 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새 국정 역사교과서 만들기에 나섰던 정부가 정작 초등학교 교과서 제작에 어설픈 반미(反美) 논리가 작동한 것을 막지 못한 것이다. 지금 초교 교과서 개정 작업이 한창이라고 한다. 이번 기회에 김영옥 이야기를 5학년이 아닌 6학년 국어 교과서에 다시 실어야 한다는 교사들의 의견이 많다. 6학년 사회 교과서에서 현대사를 배우기 때문에 ‘통합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김영옥의 일대기를 쓴 한우성씨를 만났다. “김영옥은 여느 전쟁 영웅, 사회 봉사자와 다르다. 앞으로 한·미 관계, 한·일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가에 대한 화두까지 던진 진정한 영웅이다. 이런 영웅을 왜 정작 조국은 외면하는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청년 버핏’ 박철상 “400억 자산은 거짓…투자로 번 돈은 14억원”

    ‘청년 버핏’ 박철상 “400억 자산은 거짓…투자로 번 돈은 14억원”

    ‘청년 버핏’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수백억원대 자산가로 알려졌던 경북대 기부왕 박철상(33)씨가 실제 본인 투자로 벌어들인 돈은 14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박씨는 매경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한 홍콩 자산운용사 등에서 인턴을 했다는 이력에 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이다. 죄송하다. 홍콩 자산운용사와 어떤 형태로도 도움을 제공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사실이 아님을 인정했다. 박씨는 정확한 자산규모와 관련 “2003년 대학 입학 후부터 종잣돈 1000~2000만원 정도로 투자를 시작했다. 10여년 전 일이라 정확한 종잣돈 규모는 기억나지 않는다”라며 “다만 현재까지도 레버리지를 써서 투자를 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 투자원금은 5억원 가량 된다. 그러나 기존에 순수 제가 번 돈으로 기부한 금액까지 포함하면 14억원 정도 번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기부금 재원의 출처와 관련, 박씨는 “학생 신분으로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거두면서 보육원 등에 몇십만원, 몇백만원 등으로 기부를 하면서 기부활동에 눈을 뜨게 됐다”며 “기금이 설립되기 전인 2013년 전까지는 순수 제 투자금에서 재원을 마련해 기부를 한 게 맞다. 그러나 2013년 기금이 설립되면서는 지인들이 운용을 부탁해왔고, 이 때부터 저의 투자 재원과 지인들의 투자 재원 등이 더해져서 기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400억원 자산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지만, 그간 관련 질문을 피하고 이를 바로잡지 않았던 것은 다 제 불찰”이라며 “기부에 대한 욕심 때문에 점점 액수를 키워나가다보니 일이 커졌고 이를 바로잡지 못했다. 거짓이 탄로날까 항상 불안했고, 미리 바로잡지 못했던 걸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경북대 4학년인 박씨는 주식 투자로 1500만원을 400억원으로 불려 대학 등에 20억원대 기부 약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에도 모교에 향후 5년간 13억원대 장학 기금을 기탁하기로 약정했다. 이번 논란은 유명 주식 투자가인 신준경(44) 씨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씨의 400억원 재산에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올리면서 점화됐다. 그는 “박씨의 말이 맞는다면 박씨가 원하는 단체에 현금 1억원을 약정 없이 일시금으로 기부하겠다”고 제안했다. 신씨는 지난해 ‘청담동 주식 부자’로 유명세를 탔던 이희진(31·구속 기소)씨의 재산 형성 과정에 의심을 품고 인증을 요구했던 인물이다. 신씨는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 청년(박철상씨)은 본질은 나쁜 사람은 아니다”며 “그냥 약간의 허언증에 사회가 그를 영웅으로 만들면서 본인이 심취해 버린 것”이라고 적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극제 ‘권리장전 프로젝트’ 올해는 국가의 역할을 묻다

    연극제 ‘권리장전 프로젝트’ 올해는 국가의 역할을 묻다

    지난해 박근혜 정권의 예술 검열과 블랙리스트 사태에 연극으로 맞섰던 연극제 ‘권리장전’ 프로젝트가 올해 ‘국가본색’을 주제로 무대에 다시 오른다.극단 씨어터백과 극단 시지프, 공상집단뚱딴지 등 21개 연극 단체는 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연우소극장과 야외공간 등에서 ‘권리장전2017-국가본색’이라는 이름으로 5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지난해 ‘권리장전2016-검열각하’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프로젝트가 문화예술인들이 당면한 현실을 직시하고 권리를 되찾기 위함이었다면 올해는 한발 더 나아가 ‘국가의 영향력 행사는 정당한가’, ‘국민은 국가 권력 행사에 어떻게 대응하며 살아야 하는가’ 등 국가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올해 ‘권리장전’의 문을 여는 첫 번째 작품은 극단 씨어터백의 ‘문신’(9~13일)이다. 독일 작가 데아 로어가 1992년에 쓴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가족 공동체 내부에서 은폐된 근친강간의 폭력과 이를 함구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인권유린을 고발한다. 한 가족의 비극적인 상황은 민주주의의 정의를 상실한 채 국민에게 권력을 휘두르는 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어 예술집단 페테의 ‘벽 위에 사는 남자’(16~20일), 극단 숨다의 ‘영웅 말고는 대처할 게 없다’(23~27일), 프로젝트 TOng의 ‘TOng! 不通!’(30일~9월 3일)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에는 연극 연출가 김수희, 부새롬, 윤한솔, 이양구 등 프로젝트를 주도한 4명을 중심으로 동시대 연극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연극인들이 참여했다면 올해는 ‘권리장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신청한 신생 극단과 신진 연극인들도 참여한다. 앞서 30~40대 젊은 연출가들을 주축으로 한 연극인들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총 144일간 검열의 의미, 역사, 범주 등의 이야기를 담은 다채로운 연극 무대를 릴레이 형식으로 선보였다.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당시 40회 공연이 매진됐고, 오세혁이 쓰고 이은준이 연출한 극단 파수꾼의 ‘괴벨스 극장’은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꼽히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권리장전 페이스북 페이지(facebook.com/project.for.right)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는 1만원.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더위 먹은 극장가… 대박이 필요해

    더위 먹은 극장가… 대박이 필요해

    내일 개봉 코믹 ‘청년경찰’부터 ‘혹성탈출:종의 전쟁’ 등에 기대…토종 공포 ‘장산범’도 흥행 카드‘여름 극장가, 반전 카드는?’ 7월 극장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관객이 500만명 가까이 빠졌다. 여름방학 ‘빅4’ 중 ‘스파이더맨: 홈커밍’이 초반 불쏘시개가 됐으나 ‘덩케르크’는 예상보다 호응이 적었다. 여러 논란이 겹친 ‘군함도’는 첫 주 폭발력이 금세 잦아들었다. 마지막 주자 ‘택시운전사’가 경적을 크게 울리고 있지만 ‘중박’ 작품이 많지 않았던 터라 지난해보다 여름방학 관객 규모가 1000만명가량 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체급이 떨어져 주목도는 낮지만 8월 찾아오는 신작들이 남은 기간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개봉하는 ‘청년경찰’(감독 김주환)은 코믹 액션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앞서 대작들이 대개 중량감 있는 소재였다면 이 작품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팝콘 무비다. 정의감에 넘치는 두 명의 경찰대 신입생이 우연히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는 좌충우돌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다.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기준을 연기한 박서준과 원리원칙주의자에다 이론에만 통달한 희열 역을 맡은 강하늘의 차진 호흡이 강점이다. 대사의 상당 부분이 애드리브라고.오는 15일에는 인류의 오만함에 경종을 울리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찾아온다. 찰턴 헤스턴 주연의 오리지널 작품(1969)에서 출발한 이 시리즈는 SF의 고전으로 마니아층이 탄탄하다는 게 강점이다. 오리지널 시리즈가 원숭이와 침팬지, 고릴라 등 유인원이 지배하는 미래 세계를 그렸다면 프리퀄은 그에 앞서 지구의 주인이 뒤바뀌게 된 과정을 그리고 있다. 첫 편인 ‘진화의 시작’(2011)은 277만명, 2편 ‘반격의 서막’(2014)은 4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는데 이번 편은 한층 장대해진 스펙터클과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선보이며 기대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앞선 두 작품에서 인간과의 공존을 믿던 유인원의 리더 시저가 인간에게 분노하며 대격돌이 펼쳐진다.이틀 뒤 스크린에 걸리는 ‘장산범’은 한동안 접하지 못했던 토종 공포·스릴러 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013년 미스터리 스릴러 ‘숨바꼭질’로 560만 관객을 동원했던 허정 감독이 연출했다. 흰 털이 수북한 호랑이 외양의 괴수가 목소리를 흉내내 사람을 홀리고는 잡아먹는다는 민간 괴담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염정아가 2003년 ‘장화, 홍련’ 이후 14년 만에 공포 스릴러에 출연한다는 점도 기대를 부풀린다.여름방학의 막바지는 악역에 더 눈길이 가는 ‘브이아이피’와 ‘다크타워: 희망의 탑’이 장식한다. 24일 개봉하는 범죄물 ‘브이아이피’는 지난해 ‘밀정’(750만명)으로 한국 영화 시장에 성공적인 첫발을 디딘 워너브러더스코리아에서 제작·배급하는 작품이다. 누아르 범죄물 ‘신세계’(460만명)로 흥하고, ‘대호’(176만명)로 비틀거린 박훈정 감독의 와신상담 신작이기도 하다. 장동건, 이종석, 김명민, 박희순 등 출연진이 화려하다. 한·미 정보 당국의 기획으로 북에서 남으로 온 VIP(이종석)가 연쇄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며 저마다 목적이 다른 남한 특별수사팀 형사(김명민), 국정원 요원(장동건), 북한의 비밀공작원(박희순) 등이 얽히는 이야기다. 하루 앞서 개봉하는 ‘다크타워’는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마블 코믹스의 만화로도 제작됐던 SF 웨스턴 판타지다. 두 개의 차원이 공존하는 세상을 배경으로, 새로운 흑인 액션 영웅으로 떠오른 이드리스 엘바가 6연발 리볼버 쌍권총을 휘두르며 악의 축 매슈 매코너헤이에 맞선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출연했던 한국 배우 수현이 조연으로 나온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 영화] ‘노래로 쏘아올린 기적’

    [새 영화] ‘노래로 쏘아올린 기적’

    2005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또래 친구들을 모아 놓고 노래를 들려주던 수명의 꼬마들이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데 무슨 노래냐”는 외마디와 함께 어디선가 날아온 물벼락에 흠뻑 젖는다. 그중에는 무함마드와 누나 노우르 남매가 있다.음악을 좋아하는 남매는 한 푼 두 푼 돈을 모아 악기를 사려 한다. 남매의 꿈은 이집트 카이로의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 서는 것. 감미로운 목소리를 지닌 무함마드와 동생의 노래를 세상에 들려주고 싶어 기타를 치기 시작한 노우르는 “유명해져서 세상을 바꿔보자”며 서로를 격려하지만 노우르에게 들이닥친 비극은 무함마드를 주저앉히고 만다. 시간은 2013년으로 건너뛴다. 폐허가 된 가자지구에서 택시를 모는 청년 무함마드에게 중동 지역에 열풍을 일으킨 오디션 프로그램 ‘아랍 아이돌’의 지역 예선이 카이로에서 열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무함마드는 위험을 무릅쓰고 봉쇄된 국경을 넘어 카이로로 향한다. ‘노래로 쏘아올린 기적’은 2013년 제2회 ‘아랍 아이돌’에 출전해 팔레스타인 난민으로는 최초로 우승하며 팔레스타인의 국민 영웅이자, 세계의 평화 전도사가 된 무함마드 아사프(27)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일부 픽션이 가미된 영화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물러나 잠시나마 평화로웠던 전반부와 이스라엘의 재점령으로 분쟁이 이어지며 철저하게 황폐해진 후반부로 나누어진다. 순박한 꼬마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키워나가는 전반부는 이란 영화 ‘천국의 아이들’과 흡사한 정서를 전달하며 미소 짓게 한다. 가자지구에서 캐스팅된 아이들이 연기를 맡아 특히 그렇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불구가 된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거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 참상을 가늠케 한다. 고작 사흘간의 촬영 허가를 받아 찍은 가자지구의 실제 풍경은 영화의 사실감을 높였다. 영화의 만듦새는 투박한 부분이 적지 않다. 아사프의 어린 시절에서 청년 시절로 건너뛰는 과정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아사프의 노래로 하나가 된 팔레스타인 민중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모든 게 용인된다. 팔레스타인 출신 하니 아부 아사드 감독은 앞서 ‘천국을 향하여’, ‘오마르’ 등으로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할리우드에 진출해 만든 케이트 윈즐릿 주연의 ‘더 마운틴 비트윈 어스’가 개봉박두라니 이 또한 작은 기적이다. 기적은 또 있다. 노우르를 연기한 히바 아타라는 영화 출연료 덕택에 가족과 함께 가자지구를 탈출해 네덜란드로 이주했다고 한다. 17일 개봉. 12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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