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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션도 정치다… 여성 정치인들에겐 ‘무기’ 혹은 ‘굴레’

    패션도 정치다… 여성 정치인들에겐 ‘무기’ 혹은 ‘굴레’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11일 영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로 확정됐을 당시 국내외 언론들은 메이의 패셔너블한 구두에 주목했다. 영국 최대 일간지 선은 1면에 메이의 발목과 표범 무늬 힐을 크게 확대해 싣고 그 밑에 메이의 남성 라이벌들의 사진을 나열해 메이가 그들을 힐로 짓밟는 모습을 연출했다. 1면 제목은 “HEEL, BOYS”였다.‘힐’(Heel)은 구두의 한 종류를 뜻할 뿐만 아니라 ‘이만 멈추고 나를 따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이날 선은 메이의 내각 인선을 전망하는 기사 제목을 뮤지컬 ‘핫 슈 셔플’(Hot Shoe Shuffle)을 패러디해 ‘핫 슈 리셔플’(Reshuffle·개각)로 달았다. ●英 메이 총리, 표범 무늬 힐 등에 대중 관심 쏠려 메이 구두에 대한 집착은 다른 언론도 다르지 않았다. 데일리스타는 “May´s a shoe-in”(메이가 사실상 총리)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사실상 확정된 후보’라는 의미의 ‘shoo-in’을 같은 발음의 신발(shoe)로 바꿔 말장난을 한 것이다. 미러의 이날 헤드라인은 “테리사 메이, 힐을 신은 목사의 딸이 새 총리가 되다”였다. 한국 언론들도 메이가 과거 착용했던 다양한 구두와 의상들을 소개하며 ‘마거릿 대처 이후 첫 여성 총리’와 ‘패셔니스타’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언론이 메이의 패션을 집중 보도하면서 대중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메이의 패션에 쏠리게 됐다. 메이가 유력한 총리 후보로서 언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 7월 초부터 총리로 확정된 11일까지 구글에서 ‘테리사 메이 구두’, ‘테리사 메이 패션’이라는 검색 빈도가 다른 기간에 비해 2배가량 뛰었다고 CNN은 전했다. 미러는 “메이의 패션에 대한 열정이 정치권에 화려함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메이의 패션에 대한 언론 보도는 메이의 경력과 역량, 정책 노선에 ‘어두움’을 가져왔다. CNN은 “메이는 새로운 총리로서 정치적 야망보다는 패션 감각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그는 30년간의 정치 경력과 주요 각료로서의 경험을 갖추고 있지만 언론은 그의 능력보다는 의상에만 주목한다”고 비판했다. 일간 메트로는 “사람들은 메이가 옷을 잘 입기 때문에 총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언론과 대중이 메이의 패션에 과도하게 관심을 갖는 현상을 꼬집었다. ●메이-메르켈 만남, 브렉시트보다 구두 더 부각 하지만 정치인의 패션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집착’에 가까운 관심은 성별에 따라 고르게 분배되지 않는다. 메이의 전임인 데이비드 캐머런이 2010년 총리로 취임했을 당시 영국 일간지 1면 사진은 캐머런과 그의 부인 서맨사가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 앞에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메이의 힐을 강조한 선의 1면처럼 캐머런의 구두, 넥타이 등 패션 소품을 강조한 사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영국의 네티즌들은 지난 12일 메이의 힐이 1면에 실린 선이 나오자마자 “선의 1면은 성차별적이다. 왜 여성의 옷과 구두만 주목받아야 하는가”, “캐머런의 패셔너블한 구두를 다룬 1면을 본 적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제는 메이의 패션 이슈가 다른 중요한 이슈마저 삼켜 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매체 매셔블은 “우리가 모두 메이의 구두만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같은 일상에 막대한 함의를 가지고 있는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는 지난 15일 브렉시트 결정에 반발해 영연방을 탈퇴하려는 스코틀랜드의 니컬라 스터전 수석장관과 처음 회동했으며, 20일 EU와의 탈퇴 협상에서 메인 파트너가 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첫 회담을 가진 뒤 총리로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두 회담 모두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국내외 언론들은 ‘여성 정치인의 만남’을 부각하며 스터전과 메이, 메르켈과 메이의 패션을 비교하기 바빴다. 다른 정상회담과 달리 두 여성 정상의 발목과 구두만 포착된 사진들이 쏟아져 나왔다. 러시아 정부 기관지는 “메이의 옷차림이 메르켈의 특색 없는 재킷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며 영국과 독일의 정상회담을 정리·보도했다. 제시카 스미스 런던대 연구원은 “여성 정치인의 패션에 대한 언론 보도는 그들을 보잘것없는 존재로 만든다”며 “언론이 여성 정치인의 구두만 이야기한다면 엄중한 시기에 여성 정치인이 관철하고자 하는 중요한 정책은 무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美 클린턴, 경선 중 1만弗 넘는 코트 입어 논란 패션은 여성 정치인의 능력과 정치 행보를 가리기도 하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4월 19일 뉴욕주 대선 경선 당시 1만 2495달러(약 1405만원)에 달하는 이탈리아 명품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코트를 입어 집중포화를 맞은 바 있다. 미국 언론들은 “클린턴이 뉴욕 경선에서 승리한 뒤 소득 불평등을 강조하는 승리 연설을 하면서 이런 고가의 코트를 입었다”며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여성 정치인이 값비싼 의상을 입어 논란이 된 것은 클린턴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당시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의 예산으로 15만 달러(약 1억 6870만원)의 의상과 액세서리를 구입해 비난을 산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은 2014년 국빈 만찬 때 1만 2000달러(약 1349만원)짜리 드레스를 입었다가 질타를 받았다. 남성 정치인은 이런 논란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최소 7000달러(약 787만원)어치의 브리오니 정장을 입은 모습이 자주 포착됐으나 한 번도 이슈가 된 적이 없었다고 CNBC는 전했다. 스타일리스트인 제니퍼 레이드는 “정말 불공평한 이중 잣대”라며 “시상식 레드카펫에서든 실생활에서든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옷차림으로 평가를 받는다”고 비판했다. 여성 정치인이 패션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역풍을 맞기도 한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 비슷한 디자인에 색상만 다른 바지 정장을 입은 모습이 자주 눈에 띄면서 ‘워스트 드레서’라며 인터넷에서 희화화되기도 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2013년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연준 의장으로 지명을 받을 때와 5주 뒤 상원에서 청문회를 할 때 같은 옷을 입었다고 조롱을 당한 적도 있다. 메르켈도 종종 같은 옷을 입은 모습이 포착된다. ●올브라이트 브로치·대처 핸드백은 의지 표현 패션은 이처럼 여성 정치인에게 성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굴레’이기도 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로지 캠벨 런던대 교수는 AP에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외교 무대에서 브로치로 미국의 메시지를 전달했듯이, 여성 정치인은 패션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이는 지난 13일 총리로 공식 취임한 뒤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에 입성하면서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표범 무늬 힐을 신었으며 검은색 바탕에 노란색의 큰 무늬가 가미된 재킷에 가슴이 과감하게 파인 검은색 원피스를 받쳐 입었다. 캠벨 교수는 “대처 전 총리는 ‘나는 여성해방운동에 빚진 것이 없다’고 말하며 내각에 여성을 기용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메이는 총리로서 첫날에 자신이 여성임을 부각시키는 패션을 선택하며 여성 각료를 중용할 뜻을 암시했다”고 분석했다. 메이는 앞서 “여성들은 몸에 대한 자신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그래서 젊은 여성들이 그들의 미래는 겉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재능과 근면, 능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여성단체 포셋 소사이어티의 샘 스메서스 대표는 “여성 정치인은 지속적으로 그들의 외모와 패션으로 환원된다”면서도 “우리가 여성 정치인의 옷과 액세서리를 강력한 여성 리더십의 상징으로 간주한다면 패션이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상 딱딱한 사각형 모양의 가죽 핸드백을 들고 등장했던 대처 전 총리는 “나는 자유와 법을 지키는 데 있어 완고한 사람이다. 그래서 이런 큰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핸드백은 대처 전 총리의 ‘철의 여인’ 리더십을 상징하는 아이템이 됐다. 스메서스 대표는 “메이는 자신의 구두 사랑을 숨길 필요가 없다”며 “메이는 표범 무늬 힐을 통해 여성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정치적인 매서움을 보여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우사인 볼트와 런던 계주 금메달 땄던 베일리 콜 “지카 걸렸어요”

    우사인 볼트와 런던 계주 금메달 땄던 베일리 콜 “지카 걸렸어요”

    자메이카의 육상 스프린터 케마르 베일리-콜(24)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음을 털어놓았다고 영국 BBC가 26일 전했다.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육상 단거리 3관왕 3연패를 노리는 우사인 볼트가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4x100m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함께 뛰었던 베일리-콜은 2014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영연방 국가들의 커먼웰스 대회 남자 1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는 현지 매체 ‘자메이카 글리너’에 “머리를 깎은 뒤 여자친구가 내 목에 모기에 물린 자국을 발견할 때까지 감염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이 바이러스는 미국프로농구(NBA)와 남자골프 세계 랭커들이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지목했던 것이다. 베일리-콜은 “등과 근육에 통증을 경험했다. 하지만 난 그저 훈련 도중 생겨난 통증이라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그는 다른 선수들과 어울려 이번 주 열릴 자메이카 대표 선발전을 준비해오고 있었다고도 했다. 이어 ”회복이 쉽지 않다. 몸에 여전히 뾰루지들이 남아 있고, 마음의 상처도 입었다. 하지만 가장 좋은 일은 내가 이 순간 어떤 근육통도 느끼지 않고 있는 � 걋繭箚� 덧붙였다. 문제는 그가 볼트를 비롯해 아사파 파월, 요한 블레이크 등과 어울려 자메이카 대표 선발전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베일리-콜은 “내가 건강하고 준비돼 있다고 마인드 콘트롤을 해 선발전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유럽 경제 2위’ 영국, 43년 만의 EU 떠난다…‘브렉시트’에 세계 질서 대격변

    ‘유럽 경제 2위’ 영국, 43년 만의 EU 떠난다…‘브렉시트’에 세계 질서 대격변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선택했다. 세계 5위 경제대국 영국이 EU에서 43년 만의 탈퇴를 선택하면서 글로벌 정치·경제 지형에 대격변이 예상된다.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이후 31년래 최저로 떨어졌고,엔화가치는 폭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EU를 비롯한 각국은 브렉시트 상황에 대비한 비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23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한국시간 23일 오후 3시부터 24일 오전 6시까지) 영국 전역에서 실시된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는 영국의 등록 유권자 4650만 명 가운데 72%가 실제 투표에 나섰다. 개표센터 382곳 중 342곳, 투표 수 89%(한국시간 24일 오후 1시25분 현재)의 개표가 완료돼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탈퇴가 51.9%로 잔류 48.1%에 3.8%포인트 앞섰다. 투표 수로는 2900만표가 개표된 가운데 탈퇴가 100만표 가까이 앞섰다. 영국 공영방송 BBC와 ITV, 스카이뉴스 등 영국 방송들은 일제히 브렉시트 진영의 승리를 예측했다. 이같은 추세대로 개표가 최종 마감되면 영국은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후 43년 만에 이탈한다. EU는 사상 처음으로 회원국 이탈상황을 맞게돼 회원국이 28개국에서 27개국으로 줄어든다. 영국의 탈퇴에 따른 ‘이탈 도미노’ 우려와함께 EU 위상과 지형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를 맞게 됐다. 영국은 경제 충격뿐 아니라 스코틀랜드 독립 재추진,북아일랜드나 웨일스의 독립 움직임 등 영연방 체제의 균열 가능성이라는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영국은 이제 EU 리스본 조약에 따라 EU 이사회와 2년 간 탈퇴 협상을 벌이게 된다. 상품·서비스·자본·노동 이동의 자유는 물론 정치·국방·치안·국경 문제 등 EU 제반 규정을 놓고 새로운 관계를 협상해야한다. 당초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투표 당일에 사전에 명단을 확보한 투표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EU 잔류가 52%,EU 탈퇴가 48%로 예측됐지만,현재 개표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특히 잔류가 압도적으로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 지역에서도 잔류 찬성률이 예상보다는 낮은 경우가 많았다. 개표 중반에 접어들 때까지는 양쪽의 차이가 근소해 각 개표센터의 결과가 추가로 나올 때마다 잔류와 탈퇴의 우위가 바뀌며 엎치락뒤치락했으나 현지시간 새벽 3시 이후부터는 탈퇴가 잔류에 2~3% 포인트 차이로 앞선 채 격차를 유지했다. 총 382개 투표센터 가운데 320여 개로 가장 투표센터가 많은 잉글랜드에서 탈퇴 결과를 이끌었다. 웨일스 역시 55% 정도로 탈퇴가 우세했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잔류가 55∼62%로 우세했으나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번 국민투표의 투표율은 70%를 훌쩍 넘어 지난해 총선(64.6%)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높으면 EU 잔류가,낮으면 EU 탈퇴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EU 탈퇴가 가져올 변화를 걱정해 ‘현상 유지’를 택할 부동층이나 변심층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잔류 진영의 기대가 무너진 것이다. 투표 기간 쟁점은 이민 억제 및 주권 회복과 경제로 수렴했다.이에 비춰보면 영국민 다수가 경제보다는 이민 억제와 EU로부터 주권 회복을 우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서 이날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장중 10% 폭락했으며 일본 닛케이지수가 7%,한국 코스피지수가 4%대 폭락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로 2016 폭력사태 몰수패 16일 잉글랜드-웨일스 시금석

     유럽축구연맹(UEFA)이 한 번 더 폭력 사태를 일으키면 조별리그 몰수패를 선언할 수 있다고 잉글랜드와 러시아 축구협회를 압박했다.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개최국인 프랑스 정부는 13일 테러에 대한 경계 태세를 정상화하기 위해 질서를 해치는 외국인 관광객을 가차 없이 추방하라고 경기를 개최하는 10개 도시 관리들에게 명령했다. 또 마르세유에서 벌어진 잉글랜드와 러시아 훌리건들의 난동이 음주 때문에 격화됐다고 보고 경기 전날 밤과 당일 스타디움 주변 주점과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금지했다.   이런 가운데 15일 러시아-슬로바키아, 16일 영연방을 대표하는 앙숙 잉글랜드-웨일스가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이는 릴과 렝스에서 프랑스 당국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훌리건 난동을 차단해 낼지 주목된다.    한편 독일은 13일 릴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열린 C조 1차전에서 ‘난적’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쩔쩔매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선방과 온몸으로 동점골 상황을 막아낸 수비수 제롬 보아텡 덕에 2-0으로 이겼다. 전반 19분 수비수 시코드란 무스타피가 헤더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45분 마리오 괴체와 교체 투입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2분 뒤 쐐기골을 뽑았다.    같은 조의 폴란드는 니스에서 후반 6분 아르카두시 밀리크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사상 처음 참가한 북아일랜드를 1-0으로 제쳤다.    또 스페인, 체코와 한 조에 묶여 있어 E조(벨기에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웨덴)와 함께 죽음의 조로 꼽히는 D조의 크로아티아는 터키를 역시 같은 스코어로 눌렀다. 전반 42분 루카 모드리치가 결승골을 넣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 한국문학의 경사다

    한국 소설이 세계 무대에서 마침내 통했다. 서울신문 신춘문예(1994년)로 등단한 소설가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은 한국문학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헌사가 결코 아깝지 않은 쾌거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그만큼 영·미권 문학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비(非)영연방 작가에게 주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것은 아시아를 통틀어서도 첫 기록이다. 세계 문단의 주목을 받게 된 한국 문단으로서는 묵은 갈증을 한꺼번에 날리는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안타깝게도 세계 문학시장에서 한국문학은 지금껏 변방을 벗어나지 못했다. 케이팝 열풍으로 세계 무대를 그렇게 주름잡으면서도 문학만큼은 제3세계 수준 이상의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런 우리 문학이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의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종 후보에 올라 경쟁했던 작가들 중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무크 등도 끼어 있었다. 그런 쟁쟁한 후보들의 프리미엄을 제치고 세계가 우리 문학의 성취를 알아본 것이다. 수상작 ‘채식주의자’는 지난해 1월, 올해 1월 각각 영국과 미국에서 출간됐다. 출간 당시 현지 언론들의 반응은 예상 밖으로 뜨거웠다. “한국 현대문학 중 가장 특별한 경험”, “초현실주의에 기반을 둔 폭력적이고도 관능적인 소설”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한국문학 소재의 지엽성을 벗어나 인간 폭력성을 탐구한 보편적 주제로 작품을 인정받은 것도 의미가 각별하다. 이번 결실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세계 독자와 교감하려는 문단과 출판계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프랑스 등 유럽시장에서 한국문학이 꾸준히 번역, 출간되면서 독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유의미한 호평을 이끌어 냈다. 그런 가운데 2012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구미 시장에서 크게 인기몰이를 하면서 우리 현대소설이 동시대 세계인들의 감수성을 공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 문단에 관심이 없던 해외 출판사들이 최근 몇 년 새 우리 젊은 작가들을 부쩍 주목하는 현실이다. 해외에서 한국문학의 위상은 이제 눈에 띄게 달라질 것이다. ‘내수용’ 한계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우리 문학의 영역을 꾸준히 확장하기 위해서는 그러나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우리 작가들의 뛰어난 기량이 세계 무대에서 제대로 빛을 보려면 첫째도 둘째도 양질의 번역이 열쇠다. 번역 출판의 수준을 높이지 않고서는 세계 문학상 시상대에 우리 작가가 다시 올라가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 ‘채식주의자’는 “감성적 문체에 숨이 막힌다”는 해외 평단의 찬사를 들었다. 원작의 힘이 제아무리 대단한들 우리말의 행간과 뉘앙스를 살려 주는 좋은 번역이 전제되지 않았더라면 이런 경사는 끝내 꿈이었을 수 있다. 수상작을 번역해 공동 수상한 영국인 번역자는 6년 동안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웠다. 박수만 보낼 일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냉정히 반성해 볼 몫이 크다. 훌륭한 번역자를 만나는 것이 작가와 작품의 복불복이어서는 ‘문학 한류’를 일궈 갈 수 없다.
  • [한강 맨부커상 수상] 맨부커상은

    맨부커상은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독립기금인 북 트러스트의 후원을 받아 제정한 문학상이다. 2002년 맨 그룹이 후원을 시작하면서 맨부커상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노벨문학상이 한 작가의 작품 세계 전체를 평가한다면 맨부커상은 작품을 우선으로 평가해 수여한다. 맨부커상은 원래 영연방 출신 작가들이 대상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문화권을 아우르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5년 인터내셔널 부문을 신설해 격년제로 시상했다. 영어로 널리 읽히는 작가의 공을 기리는 취지로 수여되던 상은 올해부터 번역상의 의미를 포함해 영어로 번역돼 영국에서 출간된 작품에 수여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인터내셔널 부문 상금은 5만 파운드(약 8600만원)로 작가와 번역가가 나눠 갖는다. 역대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들은 2013년 노벨상 수상자인 캐나다의 앨리스 먼로(2009)를 포함해 대부분 노벨상 후보에 오르내리는 거장들이다. 미국 작가 필립 로스(2011)·리디아 데이비스(2013), 나이지리아 작가 치누아 아체베(2007), 알바니아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2005) 등이 이 상의 영예를 안았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세계 3대 문학상’ 맨부커상은 어떤 상?

    ‘세계 3대 문학상’ 맨부커상은 어떤 상?

     맨부커상은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독립기금인 북 트러스트의 후원을 받아 제정한 문학상이다. 2002년 맨 그룹이 후원을 시작하면서 맨부커상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노벨문학상이 한 작가의 작품 세계 전체를 평가한다면 맨부커상은 작품을 우선으로 평가해 수여한다. 맨부커상은 원래 영연방 출신 작가들이 대상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문화권을 아우르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5년부터 인터내셔널 부문을 신설해 격년제로 시상하다가 올해부터 해마다 시상하는 것으로 개편됐다. 인터내셔널 부문 상금은 5만 파운드(약 8600만원)로 작가와 번역가가 나눠 갖는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원작 소설인 토머스 커닐리의 ‘쉰들러의 방주’,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의 원작인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일본 출신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 등이 역대 수상작이다.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의 ‘한밤의 아이들’은 2008년 역대 ‘최고의 부커상’ 수상작으로 뽑혔다. 캐나다 출신의 앨리스 먼로와 남아공의 존 맥스웰 쿠체, 네이딘 고디머 등은 맨부커상과 노벨문학상을 모두 수상한 작가들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한강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 맨부커상은 어떤 상?

    한강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 맨부커상은 어떤 상?

    소설가 한강(46)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이 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맨부커상은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출판과 독서 증진을 위한 독립기금인 북 트러스트의 후원을 받아 제정한 문학상이다. 2002년부터 맨 그룹(Man group)이 후원하기 시작하면서 맨부커상(The Man Booker Prize)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맨부커상은 당초 매년 영국과 아일랜드 등 영국 연방국가 내에서 영어로 쓴 영미 소설에 한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전통이 오래 이어지면서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아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혔다. 맨부커상은 그러나 영국 연방 출신 작가만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다양한 문화권의 작품을 아우르지 못한다는 한계에 부딪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인터내셔널 부문을 신설해 격년제로 비(非)영연방 지역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작가와 번역가에 공동으로 수상하기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인터내셔널 부문을 매년 시상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인터내셔널 부문 상금은 5만 파운드(한화 약 8600만원)로 작가와 번역가가 나눠 갖는다. 영어권 출판업자들의 추천을 받은 소설을 대상으로 평론가와 소설가, 학자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에서 수상작을 뽑는다.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오르려면 비영어권 지역의 작품이라도 영어로 번역돼 영국에서 출판돼야 한다. 노벨문학상은 한 작가의 작품 세계 전체를 평가하는 반면 맨부커상은 작가보다 작품을 우선적으로 평가한다. 맨부커상 수상작으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원작 소설인 토머스 커닐리의 ‘쉰들러의 방주’, 리안 감독의 영화로 유명한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 끈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일본 출신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 등이 있다. 인도 출신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의 소설 ‘한밤의 아이들’은 2008년 역대 부커상 수상작 중 최고작에게 주는 ‘최고의 부커상’ 수상작으로 뽑혔다. 맨부커상 수상작은 수상 직후 영미권 판매량이 수십배 뛰어 베스트셀러가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전히 왕성한 일정”…90세 생일 영국여왕 장수비결은?

    “여전히 왕성한 일정”…90세 생일 영국여왕 장수비결은?

     1926년 태어난 엘리자베스 2세가 21일(현지시간) 90번째 생일을 맞는다. 지난 한해 영국에서 306회, 해외에서 35회에 걸친 행사에 참석하는 등 여전히 왕성한 일정을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엘리자베스 2세의 장수 비결로 가장 먼저 가족 이력을 들었다.  여왕 모후(왕의 어머니)는 2002년 101세로 사망했다. 옥스퍼드대 고령화연구소의 사라 하퍼 교수는 유전자가 장수 가능성의 절반 이상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하퍼 교수는 “부모나 조부모가 80대 또는 90대까지 살았다면 장수할 유전자를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강력한 면역체계를 갖거나 암이나 심혈관 질환 같은 고질에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유전자들은 또 위험을 감수하거나 과식 또는 과음 같은 강박적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BBC는 두 번째로 여왕에게 나쁜 습관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오랫동안 흡연한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10년 일찍 세상을 떠난다. 여왕의 전 공보비서 디키 알비터는 “여왕이 젊었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담배를 많이 피웠다”면서 “여왕의 부친과 여동생도 흡연했는데 여왕은 흡연에 관심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미국 연예전문 매체 배너티 페어에 따르면 여왕의 부군인 필립공은 결혼식날 담배를 끊었는데 여왕이 부친 조지6세의 지나친 흡연에 괴로워했기 때문이다.  여왕은 또 음주도 절제한다고 BBC는 전했다.  알비터는 “여왕이 술을 마실 때면 대개 단 한잔이다. 두 잔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여왕은 음식 섭취도 합리적이다.  여왕의 개인 요리사였던 다렌 맥그래디는 지난해 잡지 ‘피플’에서 여왕은 연회 때가 아니면 그릴에 구운 닭요리와 샐러드 같은 간단한 식사를 고수했다고 전했다.  맥그래디는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탄수화물은 안 먹는 게 원칙이다. 저녁식사에 포테이토, 쌀, 파스타는 안 먹는다”고 했다.  왕실 연구가인 케이트 윌리엄스는 여왕이나 필립공에 식탐이 없다면서 “수많은 공식 연회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여왕은 어릴 때에도 매우 건강했다. 여왕과 여동생 마거릿 공주는 전쟁 기간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군사용 휴대용 식량을 먹었다. 여왕은 그 이후로도 계속 간단한 식사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여왕의 장수 비결에는 ‘좋은’ 결혼생활도 있다고 봤다. 행복한 결혼생활이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여왕과 여왕보다 5살 많은 필립공의 결혼생활은 올해로 68년째다.  알비터는 “여왕의 결혼생활은 훌륭하다. 여왕의 인생에 단 한 명의 남성이 있었고 이 남성은 필립공”이라고 했다.  또 여왕이 활동을 끊임없이 하는 것도 꼽혔다.  여왕은 윈저궁에서 지낼 땐 1주일에 한두 번 말을 타고 산책을 빼놓지 않는다. 아침에 시간이 없으면 오후에 산책한다고 알비터는 전했다.  알비터는 “요즘 근로자들처럼 여왕은 온종일 앉아있지 않다. 임관식 같은 행사를 할 때 여왕은 길게는 1시간 반 동안 서 있다”고 했다.  여왕은 또 잠자는 것에도 신경을 쓰는데 대개 7시간 잠을 자고 아침에 7시 반에는 반드시 일어난다.  이외 BBC는 여왕이 정신적으로 긴장감을 유지하는 점도 장수 비결로 꼽았다.  알비터는 “여왕은 15개 영연방국에서 오는 수많은 서류를 읽는다. 성탄절 빼고는 매일 빨간 가방에 담긴 정부 문서들을 받는데 그것들을 읽고 회신한다. 또 여왕은 예술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한다”고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세금 없거나 저세율 ‘검은돈’ 세탁에 최적…1960년대 이후부터 역외금융 중심지로

    세금 없거나 저세율 ‘검은돈’ 세탁에 최적…1960년대 이후부터 역외금융 중심지로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이 확산되면서 조세피난처인 카리브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척박한 자연에 서구의 식민 지배를 겪으며 오랜 기간 낙후됐던 카리브해의 섬들은 1960년대 이후 역외금융의 중심지로 떠오르며 현재까지도 세계 유력 인사들의 검은돈이 세탁되고 있다. 카리브해는 미국 남부와 중미 동부, 남미 북부에 둘러싸인 대서양의 내해로 스페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미국의 식민지 쟁탈전이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영연방 소속이거나 영국 자치령인 바하마,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그리고 카리브해와 접한 파나마는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뿐만 아니라 조세회피 사건이 불거지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조세피난처다. 카리브해 섬들은 법인세와 소득세가 없거나 세율이 매우 낮다. 미국 시민단체인 ‘조세정의를 위한 시민 모임’은 국세청 통계를 인용해 2010년 미국 기업이 신고한 해외 자회사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조세피난처 12개국에 집중됐다고 발표했다. 12개국 중에는 버뮤다,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바하마, 바베이도스, 앤틸리스제도 등 카리브해 섬 6곳이 포함돼 있다. 2010년 한 해 미국 기업의 해외 자회사 영업이익은 9290억 달러였으며 이 중 조세피난처 12곳의 영업이익은 5050억 달러였다. 특히 카리브해 6개 섬의 미국 자회사 영업이익은 1660억 달러로 전체의 17.8%에 달했다. 버뮤다,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등 3개 섬의 미국 자회사 영업이익은 이들 섬 전체 국내총생산(GDP)보다 10~17배 많았다. ●바하마 등 6곳 美 자회사 영업익 1660억弗 달해 전문가들은 카리브해 조세피난처의 시초를 미국 시카고에서 활동했던 전설적인 마피아 두목 알폰소 카포네(알 카포네)가 1931년 탈세 혐의로 11년형을 선고받은 시기 전후로 잡는다. 알 카포네의 동료 마이어 랜스키는 알 카포네가 구속되자 미국에 있는 범죄자금을 빼돌린 뒤 돈세탁을 해 다시 가져올 계획을 세웠다. 랜스키는 여행 가방에 현금을 가득 채운다거나 자금을 다이아몬드, 수표, 무기명 주식으로 바꾸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범죄자금을 해외로 반출한 뒤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에 보관했다. 스위스 은행은 미국에 있는 랜스키에게 대출 형식으로 자금을 돌려줬고, 랜스키는 이런 과정을 통해 세탁된 ‘깨끗한’ 돈을 만질 수 있게 됐다. ●랜스키 1959년 이후 바하마에 범죄자금 보관 살인과 폭력을 일삼던 알 카포네가 결국 탈세로 무너지는 것을 본 랜스키는 미국 조세당국의 권한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이 돈을 굴리기로 결심한다. 랜스키는 미국을 떠나 쿠바에서 카지노 사업을 시작했고 경마, 마약 사업에까지 손을 뻗쳤다. 이곳은 명실상부한 조직폭력단의 돈세탁 중심지로 부상하게 된다. 그러나 1959년 쿠바혁명이 발발하자 랜스키는 사업을 벌일 다른 장소를 물색한다. 그는 적당히 작고 적당히 부패해 정치권력을 충분히 매수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미국과 적당히 가까워 도박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곳을 원했다. 랜스키의 눈에 들어온 곳은 미국 플로리다주와 쿠바 사이에 있는 바하마였다. 랜스키는 부패한 영국 상인들이 장악한 이곳에 미국의 범죄자금을 비밀리에 보관하고 운용하는 ‘조세피난처’를 구축한다. 랜스키가 바하마에서 사업을 막 시작했던 1961년 바하마 식민성 관리였던 W G 헐랜드는 잉글랜드은행(BOE) 관리에게 서한을 보내 우려를 표명한다. 헐랜드는 “효과적인 규제의 부족이 거대한 (세금) 구멍이 될 수 있다. 현재 바하마에는 인근 버뮤다와 마찬가지로 모든 종류의 금융 마녀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들의 활동은 반드시 공익에 부합하도록 통제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헐랜드의 조언은 묵살됐다. 영국 저널리스트 출신의 니컬러스 색슨은 조세피난처를 다룬 책 ‘보물섬들’에서 이 같은 사실을 서술하며 “영국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랜스키는 조세피난 제국을 건설했다”고 평가했다. ●바하마 자치정부 역외금융 발전시켜 경제 성장 바하마에 검은돈이 몰려들자 바하마 자치정부는 이들의 돈을 관리하는 역외금융을 발전시켜 경제 성장을 일궈낸다. 7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바하마는 전체 면적이 한반도의 16분의1이며 경작 가능 지역은 전체의 0.5%에 불과해 농공업이 발전하기 어려워 역외금융과 같은 3차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바하마의 성공은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는 인근 영국 자치령 섬들을 자극한다. 케이맨제도는 1960년대만 하더라도 전화시설조차 없었던 낙후된 곳이었다. 1960년대 후반 케이맨제도 자치정부는 자유방임주의, 면세, 비밀 보장을 골자로 하는 법을 제정해 조세회피를 노리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역외금융을 발전시킨다. 이들의 성공 모델은 파나마 등 중남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하마, 케이맨제도 등 카리브해 섬들이 조세피난처로 성공적으로 변모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들의 식민지 유산이 있다. 과거 영국, 네덜란드 등 서구국가의 식민지였던 카리브해 섬들은 비록 자연조건은 열악하고 물적 인프라는 부족했지만 서구로부터 이식된 소유권과 금융 거래를 보장하는 현대적인 법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미국과 물리적으로 가깝고 유럽의 문화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점도 조세를 회피하려는 서구의 부유층들이 카리브해 섬을 피난처로 애용했던 이유 중 하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화(戰禍)가 미치지 않은 지역을 찾던 유럽의 기업들이 카리브해 섬으로 사업을 옮겨 활동하면서 이들 섬의 역외금융 발전을 촉진시키기도 했다. ●서구 식민 지배로 금융 법체계 갖춘 것도 장점 영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과거 식민지였던 카리브해 섬에서 손을 떼면서 이들이 조세피난처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국의 축소로 더이상의 식민지 경영이 어려워진 영국은 카리브해의 식민지와 자치령에 더 많은 자치권을 부여하는 대신 재정 독립을 요구했다. 이에 카리브해 섬들은 영국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이루기 위해 역외금융을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미국 앨라배마대 법대 교수인 토니 프라이어와 앤드루 모리스는 공동 논문에서 “영국 정부는 탈식민화 과정에서 식민지 경제의 지속 가능성만 염두에 뒀을 뿐 ‘조세피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용어 클릭] ■조세피난처(tax haven) 법인에 부과하는 세금이 없거나 매우 낮고 법인 설립이 쉬우며 금융 거래의 비밀이 철저히 보장돼 조세 회피 목적으로 이용되는 국가나 지역을 뜻한다. 카리브해 섬 대부분은 법인세와 소득세율이 0%인 무세 지역에 속한다.
  • [포토] 한 자리에 모인 영국 로얄 패밀리

    [포토] 한 자리에 모인 영국 로얄 패밀리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영연방 기념일’ 행사에 윌리엄 영국 왕세손(왼쪽),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 해리 왕자가 참석하고 있다.A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모자로 한껏 멋을 낸 케이트 미들턴 英 왕세손비

    [포토] 모자로 한껏 멋을 낸 케이트 미들턴 英 왕세손비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영연방 기념일’ 행사에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가 참석하고 있다.A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영연방 기념일’ 행사 참석한 윌리엄-케이트 미들턴

    [포토] ‘영연방 기념일’ 행사 참석한 윌리엄-케이트 미들턴

    윌리엄 영국 왕세손(왼쪽),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가 14일(현지시간) 열린 ‘영연방 기념일’ 행사에 참석 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떠나고 있다.A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강, 노벨상 거장들과 맨부커상 후보에

    한강, 노벨상 거장들과 맨부커상 후보에

    오에 겐자부로·오르한 파무크 등 경쟁 세계 3대 문학상… 5월 수상자 발표 소설가 한강(46)이 한국인 최초로 영국의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강을 포함한 13명의 후보를 발표했다. 한강은 2004년 국내에서 발표한 소설 ‘채식주의자’(영문명: The Vegetarian)로 후보에 올랐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1월 포토벨로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이 소설을 영어로 옮긴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도 함께 후보로 선정됐다. 이번 맨부커상 후보에는 이미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와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 등 쟁쟁한 거장들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앙골라 작가들도 포함됐다. 한강 작가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안 그래도 며칠 전에 오에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이라는 책을 읽고 먹먹한 감동을 느꼈는데 그와 내 이름이 함께 올라 있는 걸 보니 신기하고 기뻤다. 번역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정위원회는 올해 155개 경쟁작 가운데 후보를 골라냈으며 다음달 14일 최종 후보 6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수상자는 오는 5월 16일 열리는 공식 만찬 자리에서 발표된다. 수상자와 번역가에게는 5만 파운드(약 8600만원)가 수여된다. 심사위원장은 영국 인디펜던트 문학 선임기자인 보이드 턴킨이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후보 선정에 대해 “후보들의 국적은 물론 경계를 넘나드는 소설의 다양성을 가장 중시했다”며 “영어 번역도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맨부커상은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제정한 문학상으로 영어로 쓴 소설 중 수상작을 선정한다. 영국 등 영연방 국가 작가에게 주어지는 맨부커상과 비(非)영연방 작가와 번역가에게 수여되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으로 나뉘어 수여된다. 한강은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한강 작품을 비롯해 신경숙, 황선미 등 우리 문학을 해외에 소개해 온 이구용 KL매니지먼트 대표는 “세계적인 권위를 갖는 맨부커상 후보에 우리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는 건 한국 문단의 경사”라며 “그만큼 우리 문학이 세계 독자들과 평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정서린기자rin@seoul.co.kr
  • 中 신화통신 “반기문 23일 4박5일 방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북한 방문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 신화통신이 평양발 기사에서 오는 23일 반 총장이 방북한다고 전하자 유엔이 즉각 부인했다. 신화통신 영문판은 18일 평양발 기사를 통해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신화통신에 반기문 총장이 다음주 월요일(23일) 평양을 방문하며, 약 4일간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또 “조선중앙통신 측은 반 총장이 비행기를 이용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북한의 고려항공편을 이용할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면서 “방북 사실은 북한에 있는 유엔 관리도 확인해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엔은 곧바로 보도를 부인하는 성명을 냈다. 유엔 대변인은 “반 총장은 다음 주의 대부분을 뉴욕에 머무른 뒤 몰타에서 열리는 영연방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서 “이후 곧바로 프랑스 파리로 가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호주서 냉대 받은 찰스 왕세자

    호주서 냉대 받은 찰스 왕세자

    ‘아, 옛날이여~!’ 3년 만에 호주를 방문한 찰스(67) 왕세자 부부를 놓고 호주 정계가 미묘한 파장을 겪고 있다. 최근 득세한 공화주의자들이 차기 국가원수 1순위인 찰스를 냉랭하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호주는 영연방의 입헌군주제 국가로, 여태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국가원수로 삼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0일(현지시간) 호주에 도착한 찰스 부부가 정치권의 냉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호주를 방문했던 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식이 열렸던 지난 2012년이었다. 당시 호주 정치권은 환영과 찬사 일색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여당인 자유당의 맬컴 턴불 총리와 야당인 노동당의 빌 쇼튼 대표 모두 강력한 공화제 옹호론자인 탓이다. 이들은 “민의를 대변할 공화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턴불 총리는 찰스 부부의 방문에 대해 “환영한다”는 의례적 발언 외에는 이렇다 할 언급을 피하고 있다. 지난 9월 취임한 턴불 총리는 1999년 국민투표 당시 공화제 운동을 이끈 장본인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금세기 가장 위대한 여성이지만 호주의 여왕은 될 수는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쇼튼 노동당 대표는 더 노골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총독 관저 만찬 때 왕세자 부부와 공화제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선언했다. 왕세자 부부의 방문 시기도 미묘했다. 방문 이튿날인 11일은 영국이 임명한 존 커 당시 호주 총독이 의회 혼란을 이유로 실질적 통치자인 노동당의 고프 휘틀럼 총리를 해임한 지 40주년이 되는 날이다. 호주인들의 자존심을 땅에 떨어뜨린 이 사건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아울러 호주 녹색당도 왕세자 부부의 호주 방문에 맞춰 국기에서 영국의 유니언 잭을 빼는 방안을 논의하자며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반면 왕세자 부부는 호주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방문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남부 애들레이드에선 4000여 명의 인파가 운집해 도착을 환영했다.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서부 도시 퍼스의 코테슬로 비치에서 열릴 찰스의 67회 생일 파티다. 이곳은 1979년 비키니 차림의 호주 여성 모델이 총각이던 찰스에게 다가가 ‘기습 키스’를 했던 장소로 유명하다.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던 찰스 덕분에 코테슬로 비치는 세계적 명소로 떠올랐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난민은 사람이 아니었다… 크리스마스섬, 예고된 비극

    난민은 사람이 아니었다… 크리스마스섬, 예고된 비극

    ‘호주의 관타나모 수용소’로 불리는 인도양 크리스마스섬의 난민 수용 시설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났다. 호주 ABC방송 등 외신들은 난민들이 시설을 사실상 장악하고 처우 개선과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지난 7일 시설을 탈출한 30대의 쿠르드계 이란인 남성이 이튿날 해안가 절벽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폭동이 시작됐다. 격앙된 중동 출신 수용자들은 방화와 폭력을 일삼았고 이 섬에 자리한 무시무시한 구금 시설의 실상도 전 세계에 드러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10년 호주로 밀입국한 뒤 강제로 크리스마스섬의 시설에 수용돼 바깥세상과 격리됐다. 난민들은 그의 사망 소식에 “수용소 경비원들이 살해했다”며 누적된 불만을 터뜨렸다. 경비원과 직원들이 모두 대피하면서 수용소는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망명 신청자와 난민의 인권을 돌보지 않은 호주 당국의 가혹한 태도가 불러온 결과”라고 비판했다. 크리스마스섬은 예쁜 이름과 달리 슬픈 역사를 지녔다. 섬의 이름은 1634년 동인도회사의 함장이 크리스마스 전야에 이 섬에 처음 발을 디딘 데서 유래한다. 이후 영국 함대가 주둔하면서 영국령이 됐다가 1957년 영연방의 호주에 양도됐다. 호주 서부 퍼스에서 북서쪽으로 2600㎞ 떨어진 작은 섬으로,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와는 불과 360㎞ 거리에 있다. 면적은 135㎢에 불과하고 열대우림과 해안,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뤄졌다. 북동부 끝자락에 1400명 남짓한 주민이 거주하는 정착지구만 자리할 따름이다. 주민의 80%는 중국·말레이계다. 호주 정부가 수용소를 세워 외딴섬에 난민들을 몰아넣기로 한 것은 2001년 9·11테러 직후였다.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미군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버금가는 시설을 호주에도 만들자는 밀약 아래 2003년 난민 수용소를 설치했다. 대규모 난민선 입항을 금지하는 이민 정책을 내놓고 난민들의 밀입국 루트 길목에 자리한 이 섬을 지목했다. 인권단체들은 수용소를 교도소로 규정하고, 과거 원주민들을 분리 수용하면서 박해하던 ‘백호주의’의 잔재라고 비난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수용소가 인종차별주의와 반테러리즘, 이슬람혐오증 등의 복합품이라고 진단했다. 호주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추방당한 뉴질랜드인도 수용돼 있지만 이 섬은 ‘난민들의 무덤’으로 더 악명을 떨쳐 왔다. 2010년 12월 중동 출신 난민 100여명을 태운 어선이 섬 절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지만 호주 구조대가 구조에 불성실했기 때문이다. 당시 서너살 아이들이 부서진 배의 파편을 붙잡고 울부짖었으나 출동한 구조요원들은 구명조끼만 던져 줘 70명 넘는 난민이 익사했다. 호주 정부는 현재 크리스마스섬에 2900여명의 난민이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호주 야당 측은 수용 인원이 2배가 넘는 5400명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호주 정부의 태도는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호주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국제적인 분쟁 지역에 자국 군대를 파견하면서 난민이 발생한 책임을 일부 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2015 프레지던츠컵] 대니 리 뒤엔 호주팬 ‘Fanatics’ 노란 물결

    [2015 프레지던츠컵] 대니 리 뒤엔 호주팬 ‘Fanatics’ 노란 물결

    “대니 리, 대니 리, 스피킹 워즈 위즈덤(Speaking words wisdom) 대니 리~.” 9일 오전 10시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1번 홀 갤러리석. 포볼 경기에 나선 인터내셔널 팀의 대니 리가 티샷을 하기 위해 그린 위에 오르자 광신자라는 뜻의 ‘퍼내틱스’(Fanatics)가 새겨진 노란색 상의와 초록색 모자 복장을 갖춘 20여명의 응원단이 대니 리를 캐리커처한 그림을 든 채 비틀스의 ‘렛 잇 비’를 개사해 노래를 불렀다. 황금연휴 첫날인 이날 총 3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갤러리석은 이른 아침부터 골프팬들로 계단까지 빽빽이 들어찼지만 이들의 응원은 경기 내내 갤러리의 시선을 끌었다. ‘퍼내틱스’는 호주의 가장 큰 스포츠팬 커뮤니티로 회원들은 골프뿐만 아니라 크리켓, 축구, 럭비,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의 국제 대회가 열릴 때마다 응원단을 꾸려 현지에서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원 조슈아(34·남아프리카공화국)는 “퍼내틱스는 1997년 호주에서 처음 시작됐지만 현재 남아공, 잉글랜드 등 영연방 국가까지 폭을 넓혀 회원이 5만명에 달한다”며 “호주에서 우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퍼내틱스가 응원하는 골프 대회는 프레지던츠컵, 브리티시오픈, 마스터스 등 메이저 대회다. 회원 재니(33·호주)는 “골프팬인데 프레지던츠컵이 최초로 아시아에서 열린다고 해서 자비를 들여 한국까지 왔다”며 “골프나 테니스는 조용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있는데 우리처럼 즐겁게 응원하면서 경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잠시 뒤 배상문이 티샷을 준비하자 퍼내틱스의 구호는 ‘위 갓 더 PGA 챔피언’(We got the PGA Champions)으로 바뀌었다. 이들의 응원 덕분인지 대니 리-배상문 조는 18번 홀에서 미국팀의 리키 파울러-지미 워커 조를 1타 차로 제치고 인터내셔널 팀에 1승을 보탰다. 글 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아이 낳고 더 강해진 ‘철인맘’

    아이 낳고 더 강해진 ‘철인맘’

    아들을 낳고 돌아와 더 튼튼한 ‘엄마 철인’이 됐다.  영국을 대표하는 여자 육상 선수 제시카 에니스 힐(29)이 지난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7종경기를 제패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에니스 힐은 2009년 베를린대회 금메달, 2011년 대구대회 은메달에 이어 세계선수권 세 번째 메달이자 두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2013년 모스크바대회에는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에니스 힐은 7개 종목 점수를 종합한 6669점으로 브라이앤 티센-이턴(캐나다·6554점)과 로라 이카우니스 아드미디나(라트비아·6526점)를 따돌렸다. 지난 22일 4개 종목, 다음날 3개 종목을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 집중력을 발휘한 데다 출산 후 첫 세계선수권 무대였다는 점에서 기쁨은 갑절이 됐다.  지난해 7월 아들 레지를 세상에 내놓은 뒤 지난해 가을 훈련장에 복귀했던 그가 이번 대회 출전을 결심한 것은 몇달 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아킬레스건 때문에 종종 훈련을 중단해야 했고 대표팀 후배이자 강력한 라이벌 존슨 톰슨(22) 때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영국 여성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여성 1위로 뽑힌 그의 베이징세계선수권 출전이 물건너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 7월 영연방대회 트랙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며 필드에서 강한 톰슨을 따돌리겠다는 자신감을 키워 베이징에 오게 됐다.  그러나 정말 자신이 6년 만에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에니스 힐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10살 무렵 셰필드 육상 클럽에 가입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토니 미니치엘로 코치와도 메달을 목표로 경쟁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회에 출전하는 것뿐이라고 얘기를 나눴다”면서 “은메달만 따도 대단한 일이라고 얘기했으며 금메달 얘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올해는 내게 아득히 멀어 보였기 때문”이라며 거듭 믿기지 않아 했다.  첫날 100m허들에서 12초91를 기록한 에니스 힐은 높이뛰기에서 1.86m의 시즌 최고 타이 기록을 작성한 데 이어 포환던지기에서 13.73m를, 200m에서 23초42를 기록했다.  둘쨋날 멀리뛰기에서 결정적으로 존슨을 따돌렸다. 에니스 힐은 6.43m의 시즌 최고기록을 작성한 반면 톰슨은 두 차례 시도에서 파울을 거푸 저질러 세 번째 시도에서 1.80m를 써내는 굴욕을 당했다.  에니스 힐은 창던지기 1차 시도에서 42.51m를 기록하며 내딘 브로어선(캐나다)과의 격차를 86점으로, 티센 이턴과의 격차를 94점으로 벌렸다. 그리고 마지막 800m에서 2분10초13을 기록하며 우승을 확정짓고 활짝 웃음을 터뜨렸다.  종종 트랙 여자선수들은 출산 후 복귀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도 하지만 이렇게 여러 종목을 뛰어야 하는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복귀 후 챔피언에 오르는 것을 보기는 쉽지 않다고 BBC는 전했다.  자메이카에서 건너온 페인트공의 딸로 태어나 셰필드에서 자라난 에니스 힐은 부모가 남동생과 함께 데려간 달리기 대회에서 육상에 흥미를 느껴 10세 때 이미 완벽한 허들 기술을 습득했다.  주니어와 실내 대회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2007년 일본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에서 4위를 하며 메달의 꿈을 부풀렸으나 오른발 골절 때문에 이듬해 베이징올림픽에 나가 보지도 못했다.  1년을 쉰 뒤 돌아와 2009년 베를린세계선수권 금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로 화려함을 꽃피운 뒤 아들을 낳고 다시 돌아와 더 철인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아들 레지가 자랑스러워 하게 만들겠다고 한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현충시설 관리 부실 심각… 이래도 됩니까

    현충시설 관리 부실 심각… 이래도 됩니까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분들의 희생과 가치를 기리고 애국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상징 수단인 국내외 현충시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국회 지적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2일 보고서를 통해 중앙 관리 기능과 정부 간 협조체계를 강화하고 관리시스템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충시설은 2014년 말 기준으로 국내에는 1915곳, 해외에는 1207곳이 지정돼 있다. 현충시설에 대한 법적 근거가 생긴 2002년 이후 현충시설의 지정과 건립은 해마다 늘어나는 데 반해 체계적인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현충시설 일부는 산간 오지에 있고 전체 현충시설의 80% 정도에 해당하는 탑(비석)은 지리적으로 광범위하게 산재해 있다. 무엇보다 관리 주체가 지방자치단체, 군부대, 기념사업회, 학교, 문중대표 등으로 다양하다. 관리 주체에 따라 사업 관리 방식이 다르고 관리 역량도 차이가 커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국가보훈처의 2007~2010년 조사에 따르면 아직 등록조차 되지 않은 국내 사적지가 1666곳이나 된다. 이 가운데 332곳은 역사적·교육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설로 평가받는다. 보고서는 “일부 사적지는 재개발 등으로 인해 멸실되거나 변형돼 역사적 고증이 어렵고 개인소유 사적지의 경우 소유주 확인이 곤란하거나 소유주가 재산권 침해 등의 이유로 현충시설 지정에 반대하는 경우도 있어 훼손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유적이라는 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다양한 관리 주체가 시설 관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등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효율적인 관리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중앙 관리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의 현충시설 절반 정도는 중국에 있고 매우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돼 있다. 재외공관에는 전담 인력도 없는 실정이다. 시설 대부분은 해당 정부 등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외교적 여건 변화에 따라 시설 관리상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고 외교적 환경이 악화될 경우 우리 정부가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보고서는 해외에 있는 현충시설과 관련, “유적지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를 실시해 현충시설의 종합적인 관리·운영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영국의 영연방 전쟁묘지위원회처럼 세계적으로 산재돼 있는 현충시설을 관리하기 위해 다른 국가기관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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