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 뿌리뽑는 계기 돼야(사설)
8일부터 유흥업소의 심야영업이 단축되었다. 통금해제 이후 창궐해온 저질 심야유흥문화가 극에 이르렀고 그것이 사회병리에 끼치는 영향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취해진 일종의 고육책이다.
그 때문에 유흥업소및 그곳을 무대로 생계와 관계를 맺고 있는 많은 취업인들의 커다란 불만과 반발도 사고 있다. 그들이 반발하는 명분은 과소비나 향락사치는 심야영업과 직접 연관되는 일이 아니며 퇴폐범죄의 온상은 허가낸 업소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또 수많은 취업인구와 직간접으로 연계된 사람들의 생계가 문제되고 무엇보다도 「밤생활의 자유」를 침해받는 중대한 자유권의 상실을 지적하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비교적 합리적인 값을 받는 일반 유흥업소의 심야영업이 규제되면 값비싼 고급호텔의 부대시설만 유리해진다. 서울의 경우 현재 허가받은 유흥업소는 1천5백여개소인데 이들이 전면 규제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무허가이거나 변태이게 마련이어서 행정지도가 가능한 업소에서는 범죄발생의 빈도도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통칭 60만명에 이른다는 취업인구의 축소문제도 작은 일은 아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측면이 있다. 오랫동안 「밤의 생활」을 규제받아 온 우리 사회에서는 「밤의 문화」가 성장하지 못했다. 오페라나 음악회 등의 공연문화는 모두가 「밤의 문화」다. 낮동안 건강한 일상을 생활하고 밤에 펼쳐지는 향기높은 예술을 향유하는 생활은 고급문화의 본고장의 생활풍습이다.
유럽만해도 밤10시가 되어야 본격적인 만찬들이 시작되고 밤무대는 저녁8시부터 시작되게 마련이다. 우리의 경우에는 공연시간을 늦춰 시작하기가 힘들다. 그 이유의 중요한 부분이 밤늦은 시간의 만찬풍속이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저런 사정들을 생각해보면 유흥업소의 영업시간 단축 정책은 사회발전의 후퇴를 초래할 염려가 적지 않다.
그렇기는 하지만 폭력과 퇴폐,타락으로 부패의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진 우리 사회를 감안해 볼 때 분별없이 확산되는 심야영업의 불건전 풍조를 방치해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택가까지 파고드는 유흥업소들,미성년자 출입을 묵인하며 청소년범죄의 장소로 제공되어 주는 변태업소행위,폭력의 무대가 되어 조직폭력을 뿌리깊게 하며 사회악을 확산시키는 토양구실을 적잖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혐의를 받지 않도록 큰 소리칠 수 있는 심야영업소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우리 현실이다. 게다가 주택가가 밀집된 이웃에서 현란한 간판과 소요스런 음향을 전파하여 특히 분별없고 방황할 여건에 놓인 많은 청소년을 자극하여 유인하며 건전한 가정의 기풍까지 흔들리게 하는 요소들이 밤의 영업소들에게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심야의 한두시간을 절제함으로써 그런 분위기를 정화하려는 시도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행정지도가 가능한 허가업소보다 불법업소가 문제」라는 지적은 대단히 옳은 일이다. 법대로 단속하고 법대로 이행만 한다면 큰 문제는 예방된다. 특히 치안당국의 안일한 태도가 문제다. 고도한 기능개발로 민생치안 확립의 노력이 뒤따르지 못하고 다루기 쉬운 편법만을 생각한다면 심야영업단축 정책은 사회만 후퇴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