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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간 우주비행, ‘암’의 원인일까

    장기간 우주비행, ‘암’의 원인일까

    장기간의 우주비행이 ‘암’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본격적인 채비에 나선 화성 유인탐사나 달 관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지타운대학 메디컬센터(GUMC) 카말 다타 박사 연구팀은 1일(현지시간) 생쥐를 모델로 한 시뮬레이션 결과, 내밀한 우주 공간의 ‘은하 우주방사선(GCR)’에 장기간 노출되면 위장 조직의 기능 변화뿐 아니라 위와 대장 종양 위험을 높일 우려가 있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밝혔다. 앞서 연구팀은 장기 우주여행 중 중이온 방사선의 영향으로 노화가 가속화하고 뇌 조직이 손상될 위험도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연구팀은 중이온 방사선이 위와 장 등 소화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방사선연구소(NSRL)에서 저선량의 중이온 방사선에 노출한 생쥐와 아무것에도 노출되지 않은 생쥐를 비교했다. 그 결과 중이온 방사선에 노출된 쥐들은 대장에서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으며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용종도 형성됐다. 이에 더해 중이온 방사선이 DNA를 손상해 노화세포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세포는 정상적인 세포분열을 못 하고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논문 공동저자인 알버트 퍼내스 2세 박사는 “심우주에서 몇 개월에 걸쳐 우주비행을 하면 매우 낮은 선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더라도 그 영향은 영구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미래의 우주 여행객을 보호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서울·지방 의료격차 해소는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부터

    정부가 어제 필수의료 서비스의 지역 간 격차를 없애는 데 초점을 둔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공공보건의료 책임성 강화, 필수의료 전 국민 보장 강화, 공공보건의료 인력 양성 및 역량 제고, 공공의료 거버넌스 구축 등 4개 분야 12개 과제다.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와 농어촌의 의료서비스 격차가 확대되는 현실에서 정부가 국민의 필수의료를 책임지고 제공하겠다는 의도는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부실해 목적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 복지부가 지난해 실시한 국민 보건의료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 생명과 건강에 필수적인 의료서비스 공백과 지역 간 격차는 심각하다. 적절한 의료가 제공됐을 때 피할 수 있었던 사망률은 서울은 인구 10만명당 44.6명에 불과하지만 충북은 58.5명이었다. 경북 영양군(107.8명)은 서울 강남구(29.6명)의 3.6배다. 이런 극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선 지방의 대대적인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과 의료 전달체계 개선이 필수적이다. 한데 이번에 공공의료기관 확충은 뒷전에 밀렸다. 70여개 지역별로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을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해 의료 전달체계의 허브 기능을 부여하고, 역량 있는 민간 병원이 없는 지역에만 공공병원을 건립한다고 한다. 이 정도론 언 발에 오줌 누기밖에 안 된다. 전국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공공보건의료기관이 전체 의료기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기관수 기준 5.4%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공공보건 의료정책 수행을 위해선 공공의료기관 비중이 25% 수준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대적인 공공병원 건립, 민간 의료법인의 공공법인 전환 등 과감한 확충 계획이 나와야 한다. 이번 대책에서는 공공의료 책임의료기관에 대한 지원도 불충분하다. 필수의료 강화에 필요한 시설과 인력 지원 예산으로 내년도에 977억원을 책정한 게 사실상 전부다. 70개 병원에 공공의료 책임을 지우고 그 역할을 하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의료 인력 양성 계획도 빈약하기 짝이 없다. 공공보건의료전문대학원(정원 49명) 설립과 공중보건장학제도(20명)를 통해 의사를 양성한다는 게 골자다. 간호사 양성 대책도 빠졌다. 정부가 공공의료의 모든 역할을 맡기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민간 병원과 의료인력을 공공의료로 유인하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 의료 취약지에 대한 정책수가 보완·개발, 공중보건장학제도 확대, 공공의료 인력에 대한 대우와 근무환경 개선 등 더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방안을 보완해 내놓아야 한다.
  • 공공의사 의료취약지서 10년 의무 근무한다

    공공의사 의료취약지서 10년 의무 근무한다

    ‘치료 가능한 사망률’ 격차 최대 3.6배 공공인력 육성·응급환자 이송 체계 개선 4년제 의전원 세워 의사 배출 앞당겨 의무근무 어길땐 지원금 환수·면허 취소1일 정부가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내놓은 것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어촌 간 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한 취지다. 필수의료 책임병원 지정과 공공의사 육성, 응급환자 이송 체계 개선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리나라는 단기간 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이 시행돼 전반적인 의료 접근성이 향상됐지만, 수익성이 낮은 필수 의료서비스가 지역별로 공급되지 못한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때 받았더라면 죽음을 피할 수 있었던 사람의 비율인 ‘치료 가능한 사망률’의 시·군·구별 격차가 최대 3.6배로 벌어졌다. 비수도권이자 농어촌 지역인 경북 영양군의 ‘치료 가능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07.8명(2015년 기준)이었지만 ‘부자 동네’인 서울 강남구는 29.6명에 그쳤다. 특히 인구 10만명당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경남이 45.3명으로 서울(28.3명)의 1.6배에 달했다. 어린이나 산모, 장애인 진료 등 수익성이 낮은 분야의 지역 격차도 크게 나타났다. 산모가 분만의료기관에 도달하는 시간은 전남이 42.4분으로 서울(3.1분)의 13배나 됐다. ‘모성사망비’(출생 10만명당 임신·출산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만명당 8.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7명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신생아 사망률도 인구 1000명당 대구가 4.4명으로 서울(1.1명)의 4배나 됐다. 정부는 2025년까지 치료 가능한 사망률 격차를 1.31배에서 1.15배로, 모성사망비는 8.4명에서 6.7명으로, 신생아 사망률은 절반으로 각각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공의료에 대한 공적투자를 확대하고 4년제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한다. 의대 졸업생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6년제 의과대학 대신 4년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설립하는 건 공공인력 배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차원이다. 대학원 정원은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그대로 활용한다. 선발 인원은 시·도별 일정 비율로 배분해 시·도지사에게 추천권을 부여하며 해당 시·도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등 지역 거주 경험이 충분한 학생들로 선발한다. 졸업생은 학비와 기숙사비를 전액 지원받는 대신 의사 면허 취득 후 도서 지역이나 농어촌 등 의료 취약지의 지방의료원에서 일정 기간 근무해야 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서 의무 근무 기간이 10년으로 제시됐다. 여기엔 군 복무 기간과 전문의 수련기간이 제외된다. 의무 근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원금을 환수하고 의사면허를 취소하는 한편 10년 내 재발급도 금지한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기존의 국립의과대학과 공공의료기관 시스템을 활용해 인력을 양성하고 의료 취약지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성균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지금의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국민의 세금으로 새로 의대를 설립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옆 학교는 매점 없앴대… 우리도 문 닫으면 어떡하지”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옆 학교는 매점 없앴대… 우리도 문 닫으면 어떡하지”

    2018년 대한민국의 학교는 둘로 나뉜다. 매점이 있는 학교와 없는 학교다. 기성세대에겐 학창시절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이지만 최근 적지 않은 학교 매점이 문 닫았다. ‘군것질을 막으려고’, ‘위생 문제 때문에’ 등 여러 우려가 배경에 깔려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고3 수험생은 길게는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보내야 하는 현실이라 매점은 선택이 아닌 필수 시설이라고 말한다. 학생회장 선거 때 ‘매점 부활’ 공약이 등장하기도 한다. 누구 말이 맞을까. 학생과 교사, 학부모, 매점 주인 등의 이야기를 토대로 매점을 둘러싼 학내 갈등의 속내를 들여다봤다.45곳. 지난 6년 새 서울 시내 전체 초·중·고교에서 문 닫은 학교 매점 수다. 2012년 전체 학교 1393곳 중 325곳(23.3%)에 있던 매점은 올해 1360개 학교 중 280곳(20.6%)에만 남았다. 매년 감소세가 계속됐다. “매점의 역할이 예전보다 줄었다고 보거나 그 존재 자체를 불편해 하는 학교장이 적지 않아 외부 운영업체와의 계약이 끝나면 폐지하겠다는 학교도 많다”는 게 현장 이야기다. 학교 매점이 문 닫는 이유는 크게 5가지 정도다. 우선 성장기 학생들의 영양 불균형을 걱정하는 어른들의 시선이 손꼽힌다. “고열량 정크푸드 위주인 매점 음식 탓에 아이들이 건강식인 급식을 남긴다”는 것이다. 4년 전 매점을 없앤 서울 A고의 교감은 “군것질하는 건 버릇인데 굳이 학교에서 나쁜 버릇을 들이게 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매점 음식이 인스턴트 위주이기 때문에 교육당국 입장에서도 급식하는 학교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건 부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학생 감소·운영 입찰 논란도 감소에 한몫 학령인구 감소 탓에 손님이 줄어 매점 매출이 타격을 받은 것도 원인이다. 학내 매점이 앞으로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 학생들이 빵 봉지를 교정에 무단 투기하는 등 위생 문제, 빵 셔틀(힘센 학생이 다른 학생에 빵 심부름을 강요하는 학교폭력의 한 종류), 매점 운영자 입찰 과정에서의 논란 가능성 등을 차단하려고 매점을 아예 없애버린 학교도 있다. 최근 매점을 폐쇄한 학교 관계자는 “운영하던 매점을 없애려면 학부모, 지역 인사 등이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의결해야 하는데 학부모들도 매점 폐쇄를 바라는 비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매점 측 “생선·채소 반찬 나오면 매출 올라” “아휴~매점 빵 때문에 급식을 안 먹는 게 아니라 급식이 맛없으니 빵을 찾는 거죠.” 지난 28일 서울 강북 B고교의 3평(9.9㎡) 남짓한 지하 매점에서 만난 30대 점원 김인숙(가명)씨는 매점을 없앤 학교의 얘기와는 전혀 다른 현실을 전했다. 매점과 급식 음식의 상관관계를 학교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씨는 “급식이 맛없는 날에는 점심 매출이 20만원 정도 늘어난다”면서 “구이·찜 등 생선 요리나 채소 음식은 학생들이 싫어하는 대표적인 반찬”이라고 귀띔했다. 2년 가까이 매점에서 일하다 보니 급식 식단표를 보면 그날 매점 매출을 대충 예상하고 대비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한다. 김씨는 “농담이 섞인 말이겠지만 어떤 아이들은 ‘매점이 빵을 더 팔려고 학교와 짜고 급식 메뉴를 빈약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한다”고 헛웃음 지었다. 일부 중학교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실시 이후 빠듯한 단가에 맞춰 식단을 짜다 보니 부실한 반찬을 내놔 아이들이 매점을 찾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교육당국의 설명은 다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측이 급식비를 내는 고등학교의 경우 한끼당 급식 단가가 평균 4715원으로 무상급식을 하는 중학교의 평균 단가 4993원(재학생 500~800명인 학교 기준)보다 낮다”면서 “무상급식 탓에 음식의 질이 떨어졌다는 건 잘못된 해석”이라고 말했다.●“커피 등 카페인 판매 금지는 눈 가리고 아웅” 학생들은 “매점을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 매점만 없애는 건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불만스러워 한다. 늘 배고플 수밖에 없는 존재인 성장기 학생을 종일 잡아 두는 학교에 간식 파는 곳이 없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B고 교정에서 만난 김윤식(18·가명)군은 “아침에 눈뜨면 세수만 하고 등교하는 터라 아침밥을 먹기 쉽지 않다”면서 “점심 급식 때까지 허기를 참기 어려워 1~2교시가 끝나면 보통 매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고교 매점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학생들이 가장 몰리는 영업 시간은 2교시 직후인 오전 10시쯤이다. 또 학내 매점에서 커피 등 카페인을 못 팔게 한 정책 역시 구조적 원인은 외면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정책”이라는 비판도 일부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시행된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개정안에 따라 학교에서는 캔커피·커피우유 등 고카페인 함유 제품은 매점은 물론 자판기에서도 팔 수 없다. 또 열량은 높으면서 영양가는 적은 라면 등의 제품도 매점에서 못 판다. 김군은 “학교에서 팔지 않아도 등교할 때 편의점에서 사오면 된다”면서 “하루 10시간 가까이 책상에 앉아 있으려면 카페인을 안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매점을 둘러싼 기성세대와 학생 간 시각차가 뚜렷한 가운데 절충점을 찾으려는 시도도 있다. 협동조합형 매점이 대표적이다. 서울 가재울고에서는 2015년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이 출자해 협동조합 방식으로 매점을 만들었다. 보통 매점 식품의 질이 낮은 건 점주들이 수익을 위해 배가 부르면서 값은 싼 제품들을 들여놓기 때문인데 협동조합 매점은 수익을 목표로 운영하지 않아 유기농 등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 학교 임명옥 상담복지부장 교사는 “소시지 등 제품은 시중 마트보다 더 싸게 판다”면서 “아이들이 매점 음식 때문에 급식을 안 먹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또 김포외고 등 일부 학교에서는 편의점을 입점시키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는 고열량 식품 대신 과일주스 등을 위주로 파는 ‘건강 매점’을 늘리기 위해 지역 내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글 사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감자○칩·나나○·내가 ○스타… 매점계 베스트셀러

    ‘저영양·고열량 딱지’ 라면 대신 냉동 만두 판매 매점 식품은 시대에 따라 변하지만 일종의 공식이 있다. ‘금방 먹고도 배가 든든할 것’, 그리고 ‘가격이 쌀 것’이다. 주머니 사정이 뻔한 학생들이 주고객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중 마트·편의점 등에서는 보기 어려운 제품을 많이 볼 수 있다. 실제 서울신문이 서울 각 학교 매점을 돌며 확인한 결과 주로 500~1500원 사이의 빵과 음료수, 캔디류 등이 많이 팔렸다. 서울 강북의 한 고등학교 매점 점원은 “1500원 넘는 과자 등 유명 브랜드 제품도 진열용으로 가져다 놓기는 하지만 잘 팔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낵류인 ‘감자○칩’과 ‘나나○’, 빵류인 ‘내가 ○스타’ 등 중소업체 등이 만든 제품이 많다. 또 음료 중에는 500원 안팎의 ‘피○닉’ 등 스테디셀러와 ‘○○○스웨트’ 등 캔 형태의 이온 음료, ‘○○드링크’ 등 저렴한 과일 음료가 잘 나간다. 과거 매점하면 떠올랐던 식품인 라면은 고열량·저영양 음식이라는 딱지가 붙어 요즘은 판매가 어렵다. 대신 김치·고기 등으로 속을 채운 냉동 만두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10분뿐인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매점까지 뛰어와 먹고 다시 교실까지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빨리 먹을 수 있는 식품이어야 잘 팔린다. 이 때문에 일부 매점에서는 냉동 만두를 전자레인지로 미리 데워 놨다가 학생들에게 팔기도 한다. 식중독 위험 등이 있기 때문에 위생당국의 단속 대상이다. 또 아이들은 500원, 1000원 등 잔돈을 남기지 않는 가격의 제품을 선호한다. 다만 요즘 매점에는 체크카드나 버스카드 등으로 싼 제품도 계산할 수 있는 단말기가 모두 설치돼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망친 머리 손해배상하라” 6년 단골 미용실 손님과 디자이너의 ‘70만원 소송’

    “망친 머리 손해배상하라” 6년 단골 미용실 손님과 디자이너의 ‘70만원 소송’

    파마를 망쳤다며 6년간 다닌 단골 미용실의 미용사를 상대로 소송을 건 30대 여성이 1년 가까운 재판 끝에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003단독 성기문 원로법관은 최모(37·여)씨가 미용사 서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씨는 지난해 8월 서울의 한 미용실에서 12만원을 내고 파마를 했다. 머리 모양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던 최씨는 매번 자세한 상담을 진행한 뒤 원하는 스타일의 머리를 해주는 이 미용실을 2012년부터 다녔고, 미용실에서 한 시간이나 먼 거리로 이사를 간 뒤에도 이 미용실 한 곳만 꾸준히 다녔다. ●“파마 망쳐 스트레스” 미용사에 78만원 손해배상 청구 그런데 문제가 된 지난해 8월 초, 파마가 기존에 했던 머리와 다르게 느껴졌다. 금방 파마를 했는데도 머리가 풀린 것 같이 보여 파마를 한 지 일주일쯤 뒤에 디자이너인 서씨에게 문자를 보냈다. 미용실에 나와보라는 서씨의 권유에 최씨는 파마를 한 지 2주째인 날 다시 미용실을 찾았고, 파마 롤을 좀 더 작은 것으로 다시 한 번 파마를 했다. 하지만 서씨의 머리는 오히려 더 부풀었다. 서씨는 재판부에 “머리가 푸들처럼 부풀어 아침에 일어나면 부풀어 있는 머리 때문에 누워서 머리를 묶고 일어나야 할 정도여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머리를 묶고 다닐 수밖에 없었고, 거울을 보는 것은 물론 주변 사람들도 볼 때마다 ‘머리가 왜 그러냐’며 ‘푸들같다’고 말해 스트레스가 더해졌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다시 한 번 디자이너인 서씨에게 항의를 했고, 다음달 말쯤 서씨의 ‘서비스’로 머리에 영양을 보충하는 시술을 받았다. 그래도 최씨의 화는 풀리지 않았다. “이 머리가 다 잘려나가려면 1년은 걸리는데 그 때까지 내가 이렇게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야 하느냐”며 따졌다. 그러자 서씨도 “더 이상은 못하겠다”면서 “내가 뭘 잘못했느냐”고 맞섰다. 최씨는 결국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을 요구한 금액은 70만원. 10만원짜리 시술 5회분 비용과 1년 동안 자신이 겪어야 하는 정신적 손해배상에 대한 위자료 20만원을 요구한 것이다. 최씨는 법정에 나와서도 매우 부스스한 머리를 법관에게 직접 가리켜 보이며 울상을 지었다.그러나 서씨가 재판부에 호소한 상황은 최씨의 주장과 또 달랐다. 서씨는 “지난해 8월 시술 당시 고객님이 먼저 ‘평소와 다르게 조금 더 짧게 자르겠다’고 했고, 그러면 윗부분의 곱슬머리 때문에 머리가 부하게 될 수 있으니 윗부분을 매직으로 펴고 아랫 부분을 롤로 말아보기로 했다”면서 “그런데 파마약을 바르자마자 최씨가 갑자기 밑에 부분만 파마를 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 컬이 덜 나올 수도 있는데 괜찮냐고 물었고, 고객님이 괜찮다고 해서 해드렸다. 파마는 잘 나왔고 최씨도 만족했다”고 덧붙였다. 서씨는 “파마를 한 다음날 바닷가에 간다길래 ‘바닷물에 들어가면 머리가 풀어지거나 뻣뻣해 질 수 있으니 주의하시라’고 말씀드렸는데, 아무래도 바닷가에 갔는데 물에 안 들어간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의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도 최씨는 “바닷물에 절대 들어가지 않았다”고 맞섰다. ●미용사는 “고객 요구에 응하기만 했을 뿐” 서씨는 또 “머리가 이상하다는 문자가 와서 미용실에 나오라 했더니 바로 오지도 않고 2주일쯤 지나서 왔고, 파마를 다시 강하게 말길 원하셔서 ‘그러면 머리가 부해질 수 있다’고도 안내했다”면서 “거듭 덜 부해지도록 윗 부분을 매직으로 펴고 파마를 하자고 했지만 ‘내가 머리 손질을 잘 한다’며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여러가지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충분히 안내했는데도 최씨가 거부했고, 자신은 최씨가 요구한 대로 머리를 해준 것밖에 없다는 얘기다. 서씨는 영양시술을 한 뒤에도 최씨가 불만을 제기하자 “매번 똑같은 설명을 두 달 가까이 했고, 단골손님이란 이유로 애프터 서비스 및 손님이 원하는 모든 것에 응대했는데도 막무가내로 모든 잘못이 나에게 있다고 했다”며 최씨의 손해배상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감정싸움은 법정에서 더욱 심해졌다. 최씨가 손해배상 청구 액수와 소송 비용을 모두 더해 총 78만 6550원을 청구한 만큼 재판은 소액전담 재판부로 배당됐다. 재판부는 비교적 적은 액수인 데다 두 사람이 금방 감정을 풀면 해결이 될 거라 보고 조정에 회부했지만,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두 사람의 다툼에 조정에도 실패했다. 그리고 사건은 소액전담 집중심리 재판부인 민사1003단독으로 다시 배당됐다. 그러나 집중심리 중에도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섰다.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가려야겠다며 전문가의 모발 감정을 요구하는 데까지 의견이 모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어떤 전문가에게 어떤 방식으로 모발을 감정해야할지가 막연했고, 78만여원의 손해배상 청구 비용에 비해 감정비용이 훨씬 더 많이 소요되고 시간도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선뜻 감정을 맡기진 못했다. 끝없는 감정싸움에 성 원로법관은 서로 한 발짝씩만 양보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지난 11일 서씨가 최씨에게 1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파마 비용에 가까운 10만원을 서씨가 돌려주는 것으로 사건을 끝내고 이제 소송비용과 시간을 아끼고 지지부진한 갈등을 끝내라는 의미였다. 민사재판의 항소기간은 당사자들이 판결문을 송달받은 뒤 2주다. 서씨는 지난 11일, 최씨는 14일 각각 판결문을 받아들어 이들의 항소기간은 28일까지였다. 그러나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항소는 하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알쏭달쏭+] 칼로 잘랐더니 보라색으로 변한 오렌지, 원인은?

    [알쏭달쏭+] 칼로 잘랐더니 보라색으로 변한 오렌지, 원인은?

    호주 퀸즐랜드 주(州) 브리즈번에 사는 여성인 네티 모핏은 이달 초 평소처럼 마트에서 오렌지를 사다 몇 조각으로 잘라놓았다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겉보기에는 다른 것들과 차이가 없었던 오렌지가 몇 조각으로 잘라놓은 뒤 짙은 보라색을 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두 살 난 아들에게 이 오렌지를 먹였던 모핏은 “마치 누가 잉크를 뿌려놓은 듯 매우 선명한 보라색이었고, 나는 이를 먹은 아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까봐 매우 염려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결국 그녀는 퀸즐랜드 당국에 해당 사실을 알렸고, 당국은 박테리아나 전염병 등을 우려해 정밀 조사에 나섰다. 퀸즐랜드 주 정부 소속 법의학 및 과학 서비스(FSS) 부서의 전문가들은 우선 해당 오렌지 및 모핏이 당시 집에서 오렌지를 자르는데 사용한 칼과 칼을 날카롭게 만드는 스틸 막대(칼갈이 도구) 등을 수거했다. 약 한 달 동안 정밀 분석한 결과, 오렌지를 보라색으로 변하게 만든 미스터리가 풀렸다. 원인은 오렌지에 함유된 영양소와 철(iron) 성분이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렌지에는 과일이나 채소 등의 색깔을 내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이 성분이 스틸 막대에 의해 날카로워진 칼과 만나면서 색깔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 화학전문가인 스튜어트 카스웰은 A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실험실에서 ‘보라색 오렌지’의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해 숱한 실험을 했다. 오렌지를 다양한 화학성분에 노출시켰고, 그 결과 오렌지를 자를 때 쓴 칼의 성분과 안토시아닌이 그 원인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자주 쓰는 칼은 표면이 무뎌져 있어 안토시아닌과 반응할 철 성분이 많지 않다. 하지만 스틸 막대에 날카롭게 갈아놓은 칼에는 칼을 가는 과정에서 남은 철 성분이 칼 표면에 아직 많이 남아있어서 안토시아닌이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해 퀸즐랜드 주 정부 측은 “보라색으로 변한 오렌지는 먹어도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유와 함께 추석을 알차게 마무리하는 3가지 방법

    우유와 함께 추석을 알차게 마무리하는 3가지 방법

    일상으로의 복귀가 시작됐다. 아직 쌓인 피곤한 몸을 이끌며 긴 연휴의 끝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직 몸이 찌뿌둥한 것은 명절에 쌓인 피로를 제 때 풀지 못하고 신체리듬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명절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놀랍게도 흰 우유가 각광받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휴가 되면 늦잠을 즐길 것이다. 정해진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 없이 며칠을 지내다 보면 어느 새 내 몸의 시곗바늘은 점점 뒤처진다. 이로 인해 피로와 무기력감, 스트레스도 함께 쌓이는 것이다. 신체리듬을 되돌리기 위해 숙면이 가장 중요하다. 숙면을 위한 생활습관은 취침 및 기상 시간 정하기, 외부 활동으로 충분히 햇볕 쬐기, 낮잠은 5~15분 짧게, 술·담배·커피 자제하기 마지막으로 ‘트립토판 섭취’가 추천된다. 트립토판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감정 조절 역할을 하는 영양소다. 서울수면센터의 한진규 전문의는 “우유에는 수면리듬을 조절하는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많다. 트립토판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사람의 기분과 인지 기능에 도움을 줘 스트레스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유에 들어있는 칼슘은 낮보다 밤에 체내 흡수율이 좋기 때문에 잠들기 직전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질 좋은 수면을 취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명절 음식들이 고열량이다. 명절이 끝난 뒤에는 여름휴가 이후로도 한 번 더 하게 된다. 단기간 체중 감량을 위해 굶거나 급격히 식사량을 줄이고 무리하게 운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체지방은 줄지 않고 근육과 수분만 잃을 수 있다. 오히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며 근육 손실을 막고 체내 지방을 분해해야 한다.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는 대표 영양소는 칼슘, 단백질, 필수지방산이다. 이들 영양소는 지방 분해·생성 및 흡수 억제·배출에 도움을 주는데, 모두 우유로 섭취할 수 있다. 특히 우유를 마시며 운동을 할 경우 체지방량을 줄이고 근육 손실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진행한 ‘2018 밀크어트 챌린지’를 통해 확인이 됐다. 8명의 참가자들은 10주간 칼로리 제한 식단, 운동과 함께 매일 우유 두 잔씩(1잔=200㎖) 마셨는데, 체중과 허리둘레, 인슐린 수치가 모두 감소했다. 특히 우승자 김현철 씨의 경우, 몸무게 23kg(111kg→88kg), 체지방률 14%(32.6%→18.6%)가 감소했다. WE클리닉 조애경 원장은 “우유는 다이어트에 의한 근육 손실을 줄여주고, 우유에 있는 지방은 체내 지방을 분해하는 CLA(공액리놀레산) 지방이다. 따라서 우유를 함께한다면 지방은 줄이고 근육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추석에 먹다 남은 잡채를 계속 먹자니 질린다면, 우유를 넣은 이색 크로켓으로 활용해보자. 기름으로 튀기지 않아 담백하지만 바삭한 식감감은 그대로다. 재료는 우유 1/4컵(50㎖), 감자 4개, 잡채 80g, 밀가루 반 컵, 빵가루 한 컵, 계란 1개, 그리고 소금과 후추를 한 꼬집을 준비한다. 먼저, 감자를 10분 정도 충분히 삶고, 식기 전에 으깨어 소금과 후추, 우유를 넣는다. 완성된 반죽을 얇게 펴서 잡채를 올린 뒤 동그란 모양으로 빚는다. 여기에 밀가루, 계란, 빵가루 순으로 옷을 입힌 뒤 190도 예열된 오븐에 15분 정도 굽는다. 오븐 대신 팬에 호일을 깔고 반죽이 익을 때까지 구우면 된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긴 연휴가 끝난 뒤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후유증을 겪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명절을 보내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위해 우유 한 잔 마시며 활기찬 하루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기는 남미] 혹독한 경제난에…길에다 노인 버리는 베네수엘라

    [여기는 남미] 혹독한 경제난에…길에다 노인 버리는 베네수엘라

    혹독한 경제난이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노인들이 버림을 당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마라카이보의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또 버려진 노인이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이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터미널에서 가족들로부터 버림을 당한 노인이 발견된 건 최근에만 벌써 두 번째다. 보도에 따르면 펠리페라는 이름의 노인은 고속버스터미널 측은 대기실에서 장시간 꼼짝하지 않고 있다가 직원들에게 발견됐다. 노인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만 가족사항이나 주소 등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터미널 관계자는 "노인이 이름만 밝혔을 뿐 다른 질문엔 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아마도 가족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에도 마라카이보 고속버스터미널에선 버려진 노인이 발견됐다. 가족들이 대기실에 버린 노인은 91세 할머니로 극도의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였다. 고속버스터미널 직원들이 뒤늦게 그를 발견했을 때 그는 실신한 상태였다. 터미널 측은 할머니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구급차를 불렀지만 구급차가 도착하기 직전 할머니는 숨을 거뒀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생활이 어렵다는 이유로 노모를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다버린 61세 아들을 체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선 최근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마라카이보 고속터미널 관계자는 "대기실에 정처 없이 앉아 있는 노인을 보는 게 이젠 일상이 됐다"며 "노숙자가 대부분이지만 버려진 노인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버려진 노인 대부분은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은 사실을 숨긴다"며 "경제난이 또 다른 비극을 낳고 있다"고 개탄했다. 사진=파노라마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소고기 ‘마블링’의 역설…고소한 맛 내는 지방, 심장에 치명적

    소고기 ‘마블링’의 역설…고소한 맛 내는 지방, 심장에 치명적

    보고 싶었던 가족이 한 곳에 모이는 한국의 최대 명절인 추석. 차례를 지내고 송편과 전, 잡채 등 온갖 진수성찬이 가득하지만 빠질 수 없는 것이 마블링이 가득한 1++(일명 투뿔) 소고기다. 그동안 비싸서 망설였던 한우 투뿔을 부모님이나 조카 생각에 눈 딱 감고 질러버리는 것도 추석의 ‘맛’이다. 이역만리 떨어진 미국의 한인들도 추석의 느낌은 비슷하다. 미 버지니아 센터빌 제러미 서(47)는 추석을 몇일 앞둔 22일(현지시간) 마블링이 그림처럼 들어 있는 프리미엄급 소고기 한 덩어리를 집었다가 고민 끝에 내려놨다. 이는 최근 마블링이 가득한 소고기가 심장병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마블링이 많은 비싼 소고기보다 값싼 살코기가 훨씬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 결과도 자주 등장한다. 미 캔자스주 오세이지카운티 지역지 헤럴드크로니클은 지난 7일 `건강한 심장은 지방 없는 소고기를 좋아한다’는 기사에서 “마블링이 많은 고기 대신 육우고기 등 살코기를 선택하는 것이 심장 건강에 이롭다”고 주장했다.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보다 85∼110g, 즉 스마트폰 크기 또는 손바닥 크기와 두께 정도로 먹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미 임상영양학회지에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기름기 없는 살코기를 매일 100∼150g씩 섭취한 사람의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0% 감소했다. 소고기 근육 내 박힌 지방인 마블링이 심장·혈관 질환과 연관성이 높다는 것은 의학계의 정설이다. 미 4대 육우 업체 엑셀 관계자는 “미국에서 마블링 좋은 프라임급 고기보다 가격이 싸고 살코기에 가까운 셀렉트나 스탠다드급의 소비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마블링이 없으면 고기의 부드러움은 떨어지지만, 건강에는 훨씬 이롭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내년 7월부터 소고기 등급제를 손보기로 했다. 투뿔급의 판단 기준에 마블링, 즉 지방 함량의 비중을 17% 이상에서 15.6%로 낮추기로 했다. 국민 건강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마블링 중심의 등급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미국, 호주 정도로 알려졌다. 미국은 소의 나이와 건강상태, 마블링 등을 종합해 소고기의 등급을 8단계로 나눈다. 이 중 최고인 ‘프라임’ 등급의 마블링 함유량은 8~10% 정도로, 한국의 중간 등급인 1등급과 2등급 사이 정도밖에 안 된다. 호주에서는 오히려 지방이 적은 소고기를 ‘하트 스마트’라는 라벨을 붙여 ‘심장을 보호하는 고기’로 판매할 정도로 마블링이 있는 고기를 선호하지 않는다. 미국이 소고기 판단 기준에 마블링의 개념을 도입한 이유는 옥수수 때문으로 알려졌다. 미 농무부는 엄청난 생산된 옥수수의 국내 소비와 수출이 한계 부딪치자 새로운 소비처로 주목한 것이 바로 소였다. 그동안 방목을 하던 소에 옥수수를 먹이면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이 맞았다. 하지만 문제는 비용이었다. 축산농가는 농장의 풀을 먹으며 ‘공짜’로 키웠던 소에 옥수수 사료라는 돈을 투자해야 했다. 그래서 축산농가는 옥수수 사료를 거부했다. 이에 고민하던 농무부가 옥수수 사료 비용에 대한 보상으로 고기의 등급 판정에 마블링 개념을 도입했다. 풀 대신 전분이 많고 섬유질이 적은 옥수수 사료를 먹은 소는 되새김질(반추)이 중단되면서 가스를 배출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포화지방이 몸에 쌓이고 지방산이 줄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마블링이다. 농무부가 마블링이 많은 소고기의 등급을 높게 책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축산업자들은 옥수수 사료를 찾게 됐다. 미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옥수수 농가의 보호를 위해 미 농무부가 도입한 것이 마블링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면서 “개인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사료를 먹인 소보다 방목한 소의 고기를, 또 마블링이 없는 살코기를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글·사진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인도 13분 30초마다 성폭행… 7세 여아 성폭행에 전역 발칵

    인도 13분 30초마다 성폭행… 7세 여아 성폭행에 전역 발칵

    만연한 성폭행이 인도의 사회 문제로 부상한 가운데 7세 소녀가 잔인하게 성폭행을 당해 전국이 발칵 뒤집혔다. 2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소녀 A양은 인도 뉴델리에서 10루피와 초콜릿을 주겠다는 21세 남성 B씨를 따라갔다가 변을 당했다. B씨는 A양을 인적이 드문 쓰레기 매입지로 유인해 쇠파이프로 몹쓸 짓을 했다. A양은 신체 주요 부위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린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중태였으나 현재 상태가 호전돼 스스로 걸을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이날 체포됐다. 남편 없이 홀로 A양을 키워 온 어머니는 “A가 배를 움켜쥐고 아래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내 몸에서 생명이 빠져나가고, 땅이 꺼지는 기분이었다”면서 “범인에게는 종신형도 너무 가볍다. 사형시켜야 한다”고 CNN에 말했다. 스와티 말리왈 델리 여성위원회 의장은 “어린 소녀가 겪는 고통을 이루 말로 할 수 없다. A는 성폭행을 당하기 전부터 영양실조 상태였다”면서 “우리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범인이 사형을 받게 할 것이다. 보상금을 얻어내고 A가 재활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용의자의 아내마저 등을 돌렸다. 현재 임신 중인 그는 인도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B가 알코올 중독을 주장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는 안 될 것이다. 경찰이 피해당한 소녀를 위해 정의를 세워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포함, 소녀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인도 사회를 분노하게 했다. 지난 1월에는 8세 이슬람 소녀가 성폭행을 당하고 목숨을 잃은 채 발견돼 힌두교와 이슬람교 간에 종교적 긴장을 유발하기도 했다. 8명이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됐는데 이 가운데 3명이 경찰 및 전직 정부 관리여서 충격을 더했다. 지난 5월에는 16세 소녀가 성폭행을 당한 뒤 불에 타 숨졌다. 이 사건과 관련 20명이 기소됐다. 마을위원회는 용의자들에 벌금 5만 루피(약 77만원)을 내게 했다. 앙심을 품은 용의자들이 피해자의 유가족을 폭행·살해하고 집에 불을 질렀다.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은 도주해 인근 마을에서 17세 소녀를 성폭행하고 불로 태워 살해했다. 지난 7월에는 15세 소녀가 경찰 및 학교 교장, 교사, 소녀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인도에서는 총 3만 9000건의 성폭행이 발생했다. 13분 30초에 한 번 꼴로 일어난 셈이다. 전년도 대비 12%이상 증가한 것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영화·드라마 보면 경품이 ‘펑펑’…통신·인터넷업계 추석 이벤트

    영화·드라마 보면 경품이 ‘펑펑’…통신·인터넷업계 추석 이벤트

    스마트폰과 인터넷, IPTV 이용량은 추석연휴 5일 동안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온갖 이벤트를 준비하는 이유다. 다양한 콘텐츠를 저렴하게 즐기고 경품을 받을 수 있는 이동통신·인터넷 업체들의 추석 행사를 정리했다. ●IPTV로 영화 보면 포인트·선물 IPTV로 영화나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할인이나 경품이 제공된다. Btv(SK브로드밴드), 올레tv(KT), U+tv(LG유플러스)를 통해 연휴 동안 최신 영화 3편을 보면 5000원~1만원에 해당하는 포인트나 쿠폰을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는 6편을 보면 2만 포인트를 준다. 인기영화 반값 이벤트도 동시에 진행한다. Btv는 연휴 때 몰아보기 좋은 드라마 10편(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백일의 낭군님, 아는 와이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미스터션샤인 등)과 예능 10편(유 퀴즈 온 더 블록,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시즌2, 아는 형님, 슈퍼맨이 돌아왔다, 런닝맨 등) 시청고객 중 추첨을 통해 총 200명에게 베스킨라빈스 패밀리사이즈 기프티콘을 선물로 준다. 올레tv는 시니어 전용메뉴인 ‘청.바.지.’에서 다음달 3까지 해당 콘텐츠를 시청하는 고객 중 추첨해 500만원 상당의 바디프랜드 안마의자를 선물한다. ●모바일 경품 이벤트도 각사는 모바일 이벤트도 준비했다. SK브로드밴드는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를 통해서 22~26일 사이 매일 무료영화(22일 ‘추룡’, 23일 ‘주토피아’, 24일 ‘스타워즈: 한 솔로’, 25일 ‘도리를 찾아서’, 26일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를 상영하며, 이중 3개 이상 시청하면 옥수수 포인트 3000점을 지급한다. 오는 26일까지 옥수수 추석특집관 내 최신 영화 중 3편 이상을 시청하면 옥수수포인트와 굿즈를 증정하고 3~5편 시청할 경우 옥수수포인트 10000점을 지급한다. 6편 모두 시청하면 20000점을 지급한다. 특히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인천공항 1·2터미널, 김포공항, 제주공항, 김해공항 등 총 5개 주요 출국장의 T로밍센터에서 로밍 신청 시 옥수수포인트 10000점을 제공한다. 옥수수 포인트로 다운로드한 콘텐츠는 비행기 안이나 해외에서 볼 수 있다. 올레tv는 모바일 단독으로 26일까지 매일 ‘100% 당첨 윷놀이 이벤트’를 준비했다. 올레tv 모바일 앱을 통해 TV포인트 100점부터 1만점까지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 TV 서비스 ‘U+비디오포털’ 특집관인 ‘추석 특선영화관’을 통해 ‘버닝’, ‘리틀포레스트’,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강철비’, ‘바람 바람 바람’,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안녕, 나의 소녀’ 등 최신/인기 영화를 무료로 제공한다. ●네이버, 주제별 추석 콘텐츠… N스토어에서 영화 100원 네이버는 모바일 메인에서 주제판별로 특화된 추석 콘텐츠를 제공한다. ‘푸드판’에서는 명절 준비를 위한 기본 요리팁, 귀성길에 만나는 휴게소 대표음식에 대한 정보를, ‘리빙판’에서는 추석 선물 포장법, 유기 그릇 관리법 등 추석 살림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게임판’에서는 추석기간 게임별 이벤트 소식을 모아서 보여준다. ‘건강판’에서는 명절 과식을 걱정하는 이들을 위해 ‘영양사가 알려주는 추석 음식 저열량 조리법’을 제공하고, 부모님의 동작으로 알아보는 질병 증상 등에 관한 콘텐츠를 전할 예정이다. ‘쇼핑판’에서는 추석 선물 세트, 선물용 핸드메이드 상품 등 추석에만 만날 수 있는 테마쇼핑 기획전을 진행한다. ‘경제M판’에서는 추석 상여금 재테크 방법, 추석 경비 줄이는 방법 등을 제공한다. ‘자동차판’에서는 추석연휴기간 자동차 정비 점검 리스트와 응급상황 대처 상식을 소개한다. ‘함께N판’에서는 해피빈 공감가게에서 구매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5배로 적립하는 추석 이벤트를 제공한다. 특히 네이버 N스토어 영화, 방송에서는 구매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앱의 이름을 ‘시리즈 on’으로 리브랜딩하면서 ‘본 시리즈’, ‘브리짓 존스 시리즈’, ‘컨저링 시리즈’ 등 시리즈 영화를 100원에 감상할 수 있는 특별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와함께 베를린국제영화제 명예황금곰상을 수상한 ‘플로리다 프로젝트’, 소지섭 & 손예진의 로맨스가 돋보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 올해 인기 영화와 함께 ?‘패딩턴 시리즈’, ‘로렌스 애니웨이’ 같은 키즈, 가족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한가위에 또 과음하시나요…고향의 맛으로 술술 달래요

    한가위에 또 과음하시나요…고향의 맛으로 술술 달래요

    산악회는 산에 가서 술 먹거나 하산 후 술 먹는 모임, 조기축구회는 아침에 공 차고 술 먹는 모임, 향우회는 같은 고향 출신끼리 술 먹는 모임, 수련회는 무슨 수련을 한답시고 밤을 지새워 술 먹는 것, 번개는 갑자기 모여서 술 먹는 것, 피로연은 결혼식 마치고 지인·친구들이랑 술 먹는 것, 야유회는 친한 사람들과 밖에서 술 먹는 것이란다. ‘술 먹는 대한민국’을 빗댄 우스갯소리다. 명절에도 오랜만에 만나는 형제와 친인척, 친구들과 한잔을 거를 수 있겠는가. 추석은 ‘고향 가서 술 먹는 날’이다. 술자리가 많은 만큼 대한민국엔 주당 속을 풀어주는 해장국도 다양하다. 하물며 해장술을 즐기는 우리 민족 아닌가.전국구 부산 ‘복국’… 알코올 분해 탁월 부산 술꾼들은 쓰린 속을 부여잡고 복국을 찾는다. 복어 독인 테트라톡신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능을 지녔다. 복국에 들어가는 콩나물과 미나리도 숙취 해소에 좋아 복국은 이제 전국으로 뻗어 나간 부산발 전국구 해장국이다. 부산 및 남해 연안에서 잡은 복어나 수입산 대부분이 부산에서 전국으로 유통된다. 부산에선 아주 신선한 복어를 구입할 수 있어서 다른 지역에 비해 복어 요리가 유명해졌다. 자주복(참복), 까치복, 검복(밀복)과 은복, 졸복이 주재료로 쓰인다. 복국은 맑은탕(복지리)과 매운탕으로 나뉜다. 복맑은탕은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시원하고 개운하게 끓이고 복매운탕은 고춧가루를 풀어 맵싸하게 끓인다. 충청, 쌉싸름 올갱이… 구수·시원 우럭젓국 충북 괴산은 올갱이(다슬기의 충청도 방언) 국밥으로 유명하다. 맑은 물 덕분에 청정 1급수에만 서식하는 올갱이가 많이 잡혀서다. 버스터미널 쪽엔 올갱이국밥 식당 10여개를 아우르는 ‘올갱이국 거리’가 있다. 먼저 올갱이에서 모래를 빼낸 뒤 삶아 육수를 만든다. 이어 올갱이 살을 빼내고 껍질을 버린다. 마지막으로 육수에 올갱이 살과 된장을 풀고 부추, 아욱 등을 넣어 만든다. 올갱이 살을 달걀 푼 밀가루에 버무려 국을 끓여내는 식당도 있다. 된장의 구수한 맛과 올갱이의 쌉싸름한 맛이 조화를 이뤄 일품이다. 충남 태안·서산 등 서해안 일대에서 우럭젓국이 구수하고 시원한 맛을 뽐낸다. 반건조 우럭을 쓴다. 사시사철 중에서도 보리가 익을 무렵(5~6월)에 잡은 게 가장 좋다. 산란기를 앞둬 살이 통통하다. 국물은 쌀뜨물을 사용해 비린 맛을 없애고 고소하다. 반건조 우럭과 쌀뜨물, 무 등 넣고 끓이면 사골 국물처럼 뽀얘진다. 여기에 두부와 청양고추, 파, 마늘 등 양념을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해 더 끓이면 끝이다. 강원, 연하고 담백한 황태해장국 ‘으뜸’ 설악산 북풍한설을 맞고 익은 황태로 만든 황태해장국은 또 어떤가. 황태는 겨울철 맑은 공기와 눈 속에 2개월 밤 기온 영하 10도 이하인 강원도 고산지대에서 12월 중순부터 넉 달에 걸쳐 명태를 덕장에 걸어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말린다. 솜방망이처럼 연하게 부풀어 맛이 담백하고 고소한 게 특징이다. 황태해장국은 황태를 물에 불린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놓고 두부와 표고버섯 등을 채 썰어 넣는다. 여기에 대파를 어슷하게 썰어 놓고 모시조개를 넣어 끓인다. 앞서 냄비에 무와 명태 머리, 뼈를 넣어 육수를 뽑는다. 냄비에 육수를 넣고 끓으면 황태와 준비한 재료를 넣어 푹 끓인 뒤 새우젓, 소금과 후춧가루를 넣어 다시 한번 끓으면 달걀로 줄알을 치고 마무리한다. 황태엔 간을 보호하는 메티오닌, 리신, 트립토판과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많아 과음한 몸을 달래는 데 훌륭하다. 전남, 예부터 즐긴 선지 해장국 광주와 전남 사람들은 예부터 선지 해장국을 즐겼다. 시골 장터 부근 도축장에서 한우를 잡는 날이면 주민들이 양동이를 들고 선지를 얻으러 줄을 섰다. 소의 피를 상온에 놔 두면 금세 두부처럼 굳는다. 살코기를 우려낸 맑은 육수를 끓이고 국자 등으로 선지를 듬뿍 퍼 넣으면 구수한 선짓국으로 변한다. 소금과 파를 썰어 넣으면 요리가 끝난다. 지역에 따라 어린 배추 등 푸성귀를 넣기도 한다. 약주로 속이 허하거나 농사로 지친 사람들이 즐기던 토속 해장국이다. 물 좋은 전주지역 특색과 맞닿아 유명하다. 철분이 많은 물맛 덕택이다. 멸치육수에 콩나물과 다진 양념을 듬뿍 넣어 뚝배기에 끓인 콩나물해장국은 새벽부터 문을 여는 시장 상인들의 아침밥 겸 속풀이로 인기를 끌었다. 수란에 김 몇 장을 넣고 뜨거운 국물을 몇 숟가락 끼얹어 훌훌 마시는 게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막걸리에 한약재를 넣고 끓인 모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명쾌하게 속 푸는 울릉도 오징어 내장국 울릉도 사람들은 예로부터 오징어 내장국을 즐긴다. 오징어가 잡히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내장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가을과 겨울에 주로 먹는다. 하얀 탕과 노란 탕 두 종류로 나뉘는데 지리와 매운탕이다. 보통 무, 콩나물, 파를 넣고 하얗게 끓여 내는데 그 시원함은 밤새 시달린 속을 명쾌하게 풀어준다. 지리는 청양고추와 소금으로 간을 하며 매운탕은 고춧가루와 소금으로 마무리한다. 맛의 비결은 내장을 소금 간 하여 1주일 정도 숙성시키는 데 있다. 그래야 떫고 쓴맛이 빠져 달아진다. 해장국 하면 재첩국이 빠질 수 없다. 특히 경남 하동 섬진강 재첩은 애주가들에게 간장약으로 통한다. 지름 1~2㎝인 작은 조개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섬진강 하류지역 염분이 적은 사질토 강 바닥에 서식한다. 특히 깨끗한 섬진강에선 빛깔이 선명하며 육질이 연하고 맛이 담백해 재첩 가운데 최고로 손꼽힌다. 하동 재첩은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을 많이 함유해 간장 기능을 돕는다. 타우린은 담즙을 잘 분비하도록 해 해독작용을 돕는다. 하동 섬진강 재첩은 바지락보다 훨씬 작아도 영양가 면에선 오히려 3배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백한 하동 재첩국… 간 해독작용 탁월 하동 재첩 채취는 5~6월이 알맞지만 요즈음엔 팩에 담아 오래 보관하는 기술이 개발돼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재첩 알맹이를 넣고 끓인 재첩국은 재첩 대표 요리다. 푸르스름한 빛깔을 띤 뽀얀 국물에 부추를 넣은 하동 재첩국은 애주가들의 쓰린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으뜸 해장국이란 말을 듣는다. 조선시대 양반들이 즐겨 먹던 해장국 효종갱은 배추속대, 콩나물, 송이, 표고, 소갈비, 해삼, 전복에 토장을 풀어 종일 끓인 것으로 밤새 끓이다가 새벽녘 통행금지 해제를 알리는 파루(罷漏)의 종이 울려 퍼지면 남한산성에서 사대문 안의 대갓집으로 배달되던 우리나라 1호 배달 해장국이다. 갈비국물에 영양가 높은 해물과 버섯을 넣고 오래 끓여내어 소화를 돕고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많이 쓰지 않아 담백하고 부드러워서 속을 달래는 데 좋다. 주연은 제주 멜국…조연은 고기국수 제주에선 멜국(멸치국)도 좋다. 보통 멸치의 미덕은 국물을 내고 자리를 비켜주는 것인데, 제주 멜국엔 큰 멸치가 주연이다. 통추어탕 같은 느낌도 있다. 멜국은 멸치와 애기배추를 기본으로 양념은 최소화한 대신 담백하다. 제주 주당들은 늦은 밤 귀가에 고기국수 한 그릇으로 미리 속을 풀고 가는 사람도 숱하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푸른 눈의 예수들…빛고을엔 ‘희생의 꽃’이 핀다, 형형색색 고물들…양림동 펭귄마을엔 보물이 산다

    푸른 눈의 예수들…빛고을엔 ‘희생의 꽃’이 핀다, 형형색색 고물들…양림동 펭귄마을엔 보물이 산다

    20세기 초, 광주 양림동에 푸른 눈의 선교사들이 발을 디뎠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지구 반대편으로 훌쩍 떠날 수 있는 오늘날과 달리 당시만 해도 낯선 이국땅을 밟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겠지요. 태어나 자란 고향을 뒤로하고 남의 나라에 오는 것, 말도 안 통하는 땅에서 배곯고 병든 이들과 함께하는 것, 머나먼 타지에서 눈을 감는 것,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것, 매 순간순간이 크나큰 결심이고 용기이자 헌신이 아니었을까요. 미국과 캐나다 출신 선교사들은 양림동 언덕배기 땅을 사들여 집을 짓고 교회와 병원을 세웠습니다. 3·1운동을 하는 신자들을 돕고, 한센병 환자의 손을 잡았으며, 남루한 이들을 보살폈습니다. 오늘날 그들이 지은 건물은 번듯한 근대 문화재가 되고, 이방인 선교사들의 행적은 아름다운 역사가 됐습니다. 양림동역사문화마을의 조붓한 골목길에는 100여 년 전 양림동에 살았던 이들의 삶이 고여 있습니다.1904년 12월 25일 광주 양림동에 있는 유진 벨 선교사 사택에서 성탄절을 기념하는 예배가 열렸다. 전라남도 지역에 울려 퍼진 첫 기도문, 첫 찬송가였다. 1900년대 초 양림동에 온 미국 남장로회 소속 선교사 유진 벨과 클레멘트 C 오웬은 성탄절 예배를 시작으로 작은 동네에 터를 잡고 기독교를 전파한다. 생소한 종교를 믿는 이방인들이 읍성 내에 자리잡기는 어려웠다. 가까스로 자리를 잡은 곳이 양림동, 병들어 죽은 이들의 시신을 내다 버리는 풍장터가 있는 곳이었다. 그러지 않아도 가진 게 없던 시절, 마을에는 병들고 배곯는 이들이 지천이었다. 이국의 선교사들은 복음을 가르치기에 앞서 복음을 실천한다. 자신의 개인 재산을 털고 본국의 후원금을 그러모아 양림산 자락 땅을 사들인 뒤 학교와 병원, 교회를 지은 것이다. 양림동역사문화마을을 둘러보는 4.5㎞의 골목길은 양림동에 머무른 작은 예수들의 행적을 뒤따르는 길이다.●좁은 골목 사이로 오웬기념각과 광주 최초의 양림교회 양림동역사문화마을에 깃든 기독교 역사를 음미하려면 양림오거리 아래 오웬기념각을 출발점으로 삼는 게 좋다. 바로 옆에 광주 최초의 교회인 양림교회가 있으며, 수피아여학교, 우일선선교사사택, 호남신학대 선교사 묘원 순으로 동선이 잘 연결된다. 이 골목 저 골목을 바지런히 누벼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걷다 보면 만나는 서양식 건축물은 선교사 이름이 붙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네덜란드 식으로 회벽돌을 쌓았다’, ‘원형 창과 첨두아치 형상의 창문을 조화롭게 배치했다’는 안내문 설명을 읽기에 앞서 이곳에 얽힌 선교사들의 삶을 아는 것이 먼저라는 것. 그렇지 않으면 양림동은 그저 오래된 동네요, 사택은 고색창연한 서양식 건물에 지나지 않는다. 양림동에 거주한 선교사들은 어떤 이들이었을까. 한국인만큼 한국을 사랑했던 이들은 한국 이름으로 살았다. 유진 벨은 ‘배유지’, 로버트 M 윌슨은 ‘우일선’, 클레멘트 C 오웬은 ‘오원’ 또는 ‘오기원’, 엘리자베스 셰핑은 ‘서서평’으로 불렸다. 1895년 한국에 온 배유지 선교사는 수피아여학교를 세웠다. 여자여서 배움이 어렵던 시절, 여학생들은 근대식 학교에서 교육의 권리를 보장받았고, 민족의 앞날을 고민해 행동으로 옮겼다. 광주 지역 3·1운동 만세시위를 주도해 1000여 명의 군중을 이끌었고, 교복을 찢어 태극기를 만들었고, 신사 참배를 거부했다. 우일선 선교사는 제중원 원장으로 의료 선교에 앞장섰다. 워싱턴대학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촉망받는 의료인은 광주한센병원, 여수 애양원을 여는 등 한센병 환자를 향한 사랑이 극진했다. 서서평 선교사는 1934년 풍토병과 영양실조로 죽으며 자신의 시신을 해부하는 데 쓰라는 유언을 남겼다. 하나같이 가장 보잘것없는 이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예수의 말을 몸소 실천하는 삶이었다. ●배유지 선교사 만든 수피아여학교, 아치형 창문·회벽의 조화 의료 봉사를 하던 오원 선교사는 급성폐렴으로 세상을 뜬다. 한국에 온 지 5년 만이었다. 오원과 그의 할아버지, 윌리엄 오웬을 기념해 세운 건물이 오웬기념각이다. 요즘 용어를 빌리자면 복합문화공간이랄까. 예배는 물론, 수많은 강연, 음악회, 무용과 연극 공연이 열린 공간이다. 수피아여학교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예배당은 광주 구 수피아여학교 커티스 메모리얼 홀, 선교사들이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던 곳이다. 학교를 세운 배유지 선교사를 기리는 뜻에서 ‘배유지 기념 예배당’이라고도 한다. 아치형 창문과 회벽이 어우러져 고아한 아름다움이 풍긴다. 건축물 기행의 하이라이트는 호랑가시나무를 지나면 나타나는 2층 건물, 윌슨 선교사 사택이다. 우일선 선교사가 살던 집이자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로 소개되는 곳이다. 미국 영화에서 볼 법한 ‘잘생긴’ 주택은 회색 벽돌을 네덜란드 식으로 쌓아 올리고 내부는 회반죽을 칠했다. 외관만큼 집에 서린 사연도 아름답다. 이곳은 우일선 선교사의 사택이자 광주 최초로 고아원 사역을 시작한 장소다. 마당 한편에는 은단풍 나무가 있다. 우일선 선교사가 고향에서 종자를 가져와 심은 것이란다. 은단풍은 자신과 고향을 이어주는 끈이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주는 벗이었으리라. 누군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열거하지 않더라도 어떤 죽음은 그 자체로 많은 것을 말해 준다. 윌슨 선교사 사택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호남신학대 언덕에 아담한 묘원이 있다. 배유지와 오원 선교사를 포함해 양림동과 호남을 기점으로 활동한 22명의 외국인 선교사들이 잠들어 있는 묘원이다. 본명과 한국 이름이 나란히 새겨진 비석 앞에는 방금이라도 누가 다녀간 듯 싱그러운 꽃다발이 있다.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들의 삶을 기억하는 이들이 건넨 안부 인사다. 선교사들은 눈을 감은 후에도 고국이 아닌 양림동에 묻혔다. 그들이 사랑해 마지않은 까만 눈의 사람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한껏 안아줄 수 있는 양림동 언덕배기에.출발점이었던 오웬기념각 근처에 마을의 또 다른 명소, 펭귄마을이 있다. 양림 커뮤니티센터 뒤편의 골목길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옛날 주택이 다닥다닥 붙은 골목길은 색색의 폐품으로 가득하다. 목록 한번 다양하다. 멈춰버린 시계, 고물 자전거, 이 빠진 그릇, 녹슨 실로폰, 줄 나간 바이올린….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서 구닥다리 취급을 받는 것들, 효용이 중요한 세상에서 제 기능을 다한 것들이 여기서는 귀한 취급을 받는다. 사람들 카메라에 쉴 새 없이 담기는 예술 작품, 정크아트가 된 것이다. 펭귄마을의 시작은 화재가 나 방치돼 있던 빈집에서 가져온 고물이었다. 김동균 촌장을 주축으로 마을 주민들은 맥주 병뚜껑으로 물고기 몸통을, 깨진 장독대 뚜껑으로 펭귄 팔을 만들어가며 길거리 미술관을 만들었다. 알록달록한 고물은 쓸모없다 여긴 것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라고 속삭인다. ‘유행 따라 살지 말고 형편 따라 살자’처럼 노년의 지혜가 담긴 글귀, 라면땅부터 뽀빠이까지 불량식품 가게에서의 소소한 군것질도 놓치기 아까운 즐거움이다. 버드나무가 울창해 ‘버들 양’(楊)에 ‘수풀 림’(林), ‘양림’(楊林)이란 이름이 붙은 양림동은 젊은이들에겐 놀 거리 많은 핫플레이스다. 엿가락처럼 늘어진 골목에 세련된 레스토랑과 한옥 카페가 들어섰다. 양림동은 변화에 유연한 동네다. 풍장터에서 기독교 문화를 꽃피운 마을은 어르신의 손때 묻은 작품과 젊은이의 재잘대는 목소리가 공존한다. 양림동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예향의 도시 축소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향의 고장, 아시아문화 중심도시, 광주. 이 도시의 예술적인 면면이 궁금하다면 양림동역사문화마을 맞은편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으로 향하면 된다. 2015년에 문을 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 문화예술 전반을 아카이빙하고 전시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최후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서 역사적 의미도 깊다. 부지는 민주평화교류원, 어린이문화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총 5개 시설로 나뉜다. 재밌는 점은 건축의 특이성이다. 구 전남도청 본관, 별관, 경찰청 본관을 활용한 민주평화교류원을 제외하면 모두 지하에 들어서 있어 거대한 지하세계 같다. 그렇다고 어두침침하거나 습한 기운은 없다. 건물 지붕에 설치된 70여 개 채광정 덕이다. 채광정은 낮에는 햇볕을 지하 깊숙이까지 받아들이고 밤에는 은은한 불빛을 뿜어낸다. 총면적 16만 1000㎡. 우리나라 문화 공간 중 가장 큰 규모이다 보니 여행자는 입구에 들어선 순간 어디를 둘러봐야 할지 당황하기 십상이다. 시간이 여의치 않은 여행자에게 넓은 부지는 때로 부담이므로. 광주에 흐르는 예술의 향기를 맡고 싶되 1시간 남짓밖에 시간이 없다면 문화정보원 라이브러리파크로 향하자. 전시 규모가 아담해 가벼운 마음으로 휘이 둘러볼 수 있다. 도서관, 박물관, 갤러리, 극장을 하나로 묶은 라이브러리파크는 무료 전시를 자주 연다. 문화창조원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간이자 기획 전시가 열리는 공간이다. 6개 복합관에는 아시아를 주제로 국내외 이름난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올라간다. 문화생활을 한 뒤 가을볕에 몸을 바짝 말리고 싶다면 문화창조원 뒤편 하늘마당이 제격이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은 전시만큼 인상적이다.●무등산 품에 안고 달리는 모노레일 무등산은 광주 시민들에게 집 앞 공원 같은 산, 지산유원지 모노레일은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리는 이름이다. 지산유원지 앞마당으로 소풍을 갔다, 리프트를 타고 무등산을 올랐다, 엄마 손 꼭 붙잡고 모노레일을 탔다…. 지산유원지 모노레일에 얽힌 추억은 1980~90년대 이곳을 찾은 어린이의 수만큼 각양각색일 것이다. 1980년부터 2005년까지 선로를 달리던 모노레일은 운영업체 부도 등으로 운행이 중단됐다가 11년 만인 2016년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모노레일을 타러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무등산 등산로를 따라 산길을 오르는 방법과 745m 길이의 리프트를 타는 방법. 빨갛고 노란 철제 리프트는 1990년대 광주로 되돌아가는 타임머신이다. 타임머신은 시속 5㎞로 느릿느릿 움직인다. 리프트가 두 발을 대신하고 시간은 넉넉하니 가족, 연인, 친구는 번다한 일상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모노레일은 탑승역인 빛고을역과 종착점인 팔각정 아래를 25분 동안 왕복한다. 끼이익, 모노레일에서 이따금 섬뜩한 소리가 난다. 선로가 하나라 약간의 덜컹거림도 피할 수 없다. “아빠, 여기서 떨어져도 죽진 않겠죠?” “이거 누가 타자 그랬어! 무섭잖아!” 롤러코스터처럼 위아래를 오르내리는 스릴은 없지만 옛날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짜릿함에 여기저기서 즐거움 섞인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모노레일 밑으로 나무들의 초록색 정수리가 빼곡하다. 종착점인 팔각정은 무등산 향로봉 기슭에 자리해 광주 도심이 한눈에 담긴다. 드넓은 광주가 아담해지는 순간, 빛고을의 따사로운 볕이 내리쬐는 순간, 마음이 쉰다. 글 이수린(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62) →가는 길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 오산IC를 타고 논산천안고속도로 천안분기점을 지나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서광주IC에서 서광주 쪽으로 들어선 뒤 중외공원 입구에서 ‘무등산, 시청’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양동시장에서 ‘남광주교차로, 양동시장’ 방면으로 들어서 천변좌로를 따라 2㎞가량 이동하면 양림동역사문화마을이다. →맛집 충장로에 있는 1960백선청원모밀(268-1960)은 6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메밀 집이다. 역사만큼 음식 맛이 깊어 2011 미슐랭 그린가이드 한국 편에 이름을 올렸다. 가다랑어포와 다시마로 국물을 내는 여타 메밀 집과 다르게 멸칫국물로 육수를 내 시원하다. 영미오리탕(527-0248)은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온 뒤 사람들로 더욱 북적인다. 들깻물에 미나리와 오리를 넣고 걸쭉하게 끓인 들깨오리탕이 유명하다. 푸짐한 남도 밥상이 당긴다면 금다연(374-1000)이 어떨까. 친환경 식재료를 써서 호박죽, 전, 회까지 한 상 가득 거하게 차려낸다. →잘 곳 양림동역사문화마을 주변에 게스트하우스가 여럿 있다. 호남신학대 부근의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682-0976)는 옛 선교사의 사택을 리모델링했다. 고즈넉한 적벽돌 집의 2층 테라스에서는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다. 지산유원지 내에 자리한 호텔무등파크(226-0011)는 골프연습장, 온천사우나, 볼링장 등 부대시설이 다양하다.
  • ‘서른이지만’ 안효섭 “잘생겼다는 칭찬 부담으로 느껴져” (인터뷰)

    ‘서른이지만’ 안효섭 “잘생겼다는 칭찬 부담으로 느껴져” (인터뷰)

    “돈 씽크 필!”(Don’t think, feel.)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유찬은 이 대사를 자신의 좌우명처럼 여기고 살아간다.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그래서 매사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고3 유찬. 배우 안효섭(24)은 자신의 성격과 정반대인 19살 ‘유찬’을 완벽 소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는 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 출연한 배우 안효섭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Q. 드라마가 끝난 소감이 어떤가? 사실 끝나면 되게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쉬운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유찬이를 보내야 한다는 게 제일 아쉬워요. 애정했던 캐릭터였고, 저 또한 유찬이를 통해서 좋은 에너지를 받았거든요.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덕분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고요. 너무 감사했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Q. 촬영이 끝나고 인기를 실감하는지 궁금하다. 촬영 현장에만 있으니까 잘 몰라요. 인터넷 같은 데 반응은 보긴 했지만 인기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Q. 댓글을 자주 확인하는 편인지?) 저는 (댓글) 하나하나 다 봐요. 보면서 상처받고, 이겨내고. 이제는 악플을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정말 배우 같은 느낌이 난다는 댓글을 봤을 때 힘이 됐어요. 노력했던 게 보상받는 느낌이었어요. 가야할 길은 멀지만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Q, ‘서른이지만’ 촬영을 하면서 ‘배우가 된 것 같다’고 느낀 순간이 있나? 유찬이라는 인물에 저도 모르게 빠져 있었을 때 느꼈어요. 평소에는 원래 잘 웃는 편도 아니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유찬이라는 친구를 만나고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많이 웃게 됐어요. 그런 걸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이 몰입했구나 싶고, 이런 게 배우인 건가 싶어요. Q. 이번 역할을 하면서 많이 자신을 내려놓은 것 같았다. 일단 외적으로 신경을 아예 안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극 초반에 머리를 짧게 자른 거고요. 얼굴도 그대로 타게 했어요. 주변에서는 왜 이렇게 이상해졌냐고 했지만 전 오히려 얼굴에 대해 생각을 안 하고 연기를 하다 보니까 마음이 편했어요. 나중에는 웨이크보드 타시는 분들이 바르시는 선크림만 바르고 촬영을 했어요. Q. ‘꽃미남 배우’라는 이미지에 치우치는 것 같아서 더욱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한 건가? 그것도 솔직히 있었어요. 제가 드라마를 하면 외적으로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얘기가 더 부담으로 느껴졌어요. ‘만약 내 외모가 변해서 이상해지면 이 사람들이 날 버리면 어떡하지?’ 그런 두려움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외적인 모습에 끌려가는 게 싫었어요. 어쨌든 보여지는 직업이니까 신경을 아예 안 쓰면 안 되나 이런 생각도 하면서 고민이 많았어요. 지금은 그냥 연기만 제대로 하고 싶어요. Q. 유찬은 태산고 조정부 선수였다. 캐릭터를 위해 조정 훈련도 많이 했을 것 같다.촬영 들어가기 두 달 전부터 조정협회에서 나오신 코치님께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훈련을 받았어요. 거의 실제 운동 선수처럼 훈련을 받았어요. 삼총사(조현식, 이도현)와 항상 같이 했어요. 정말 힘들었는데 점점 호흡이 맞는 게 보이니까 나중에는 즐기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소모가 많이 되다 보니까 일주일에 한 두번씩은 영양제를 맞았던 것 같아요. 몸의 면역이 약해지는 게 느껴졌어요. 감기랑 장염으로 고생도 많이 했고요. 몸무게도 8~9kg가 빠졌어요. 지금은 회복 중이에요. Q. 올 여름 특히 더웠다.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한명도 빠짐없이 다들 고생을 많이 했어요. 이번 여름은 정말... 너무 끔찍했어요.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거지, 정신적으로는 즐거웠어요. 극 중 유찬은 우진(양세종 분), 서리(신혜선 분), 제니퍼(예지원 분)가 함께 사는 집의 분위기를 밝게 해주는 분위기 메이커였다. 하지만 실제 성격은 조용하고 차분해 ‘유찬’보다 ‘우진’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Q. 원래 성격은 어떤지 궁금하다. 조용한 편이에요. 저를 (다른 사람에게) 오픈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성격이에요. 남이 봤을 때는 좀 어둡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Q. 유찬은 본인과 많이 다른 성격의 캐릭터인데, 어떻게 하게 됐나? 그렇죠, 저랑 너무 다르죠. 그런데 사실 유찬이라는 친구를 통해서 많이 배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욕심이 났어요. 그리고 제 안에 분명 유찬이와 비슷한 모습들이 있는데, 그걸 연기로 끌어내고 싶었어요. Q. 유찬이랑 또 다른 점이 있다면? 유찬이는 많이 먹는 캐릭터잖아요. 그런데 저는 생존하려고 먹는 스타일이라 그 부분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데뷔 3년 만에 안정된 연기를 선보이며 입지를 다지게 된 안효섭. 차기작에 대한 그의 생각과 배우로서의 목표가 궁금해졌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사실 다 해보고 싶어요. 모든 장르를 경험해보고 싶은데, 굳이 꼽자면 느와르를 해보고 싶어요. 최근에 드라마 ‘김과장’을 봤는데, 동하 선배님이 연기하셨던 ‘박명석’ 같은 역할도 재밌어 보였어요. Q.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항상 현재에 충실하고, 매순간 진실되게 연기하고 싶어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도 얻고 싶어요.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청강문화산업대 푸드스쿨, ‘푸드콘텐츠전공’ 식품 분야 콘텐츠 전문가 양성

    청강문화산업대 푸드스쿨, ‘푸드콘텐츠전공’ 식품 분야 콘텐츠 전문가 양성

    쿡방과 먹방 등 맛은 물론,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브랜드와 콘텐츠가 활발하게 유통되면서 푸드스타일링, 브랜드 디자인, 공간 이벤트 기획, 영상제작 등 다양한 미디어와 아이디어가 접목된 콘텐츠들의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각 분야에서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가진 인재들이 각광 받는 가운데, 개성이 묻어 나는 창업 아이템과 인터넷 개인 방송, 푸드트럭 등 자신만의 다양한 테마로 꿈을 실현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청강문화산업대학교의 푸드스쿨은 지난 8월 27일 (주)KBS요리인류(이욱정 PD)와 프로젝트 협업을 맺어 학생들이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청강대 푸드스쿨의 전공은 총 5가지로, △팜푸드비즈니스전공 △푸드콘텐츠전공 △식품영양전공 △카페베이커리전공 △조리전공이 이에 해당한다. 이 중에서도 2018년에 신설된 푸드콘텐츠전공에서는 식품을 먹거리 이상의 가치를 가진 콘텐츠로 완성해 유통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기존 푸드스타일리스트 전공의 교과과정을 기본으로, 유튜브와 같은 영상친화적 미디어를 통해 푸드스타일링 및 콘텐츠기획과 제작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현장실무교육 역시 푸드콘텐츠전공의 특징이다. 푸드스쿨은 대학임과 동시에 학교기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기업 쿨투라와 교외실습장 카페성수에서 산업체와 동일한 현장 실무 교육이 가능하다. 또한 소수정예 실습을 통해 활발한 소통이 가능한 만큼 의사소통능력, 기획력, 문제해결능력 역시 키울 수 있다. 학생역량관리도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자격증 취득, 포트폴리오 관리, 공모전 출품, 외국어 능력 향상, 독서 지도 등의 개별지도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철저한 취업 관리를 통해 졸업 후 탐색할 수 있는 진로 선택의 폭도 넓다. 푸드스타일리스트와 푸드크리에이터를 비롯해 미디어를 활용한 푸드콘텐츠 기획 및 제작, 식품유통기업 상품기획 및 마케터, 푸드 관련 전시, 공연, 이벤트 기획자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수 있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푸드스쿨 관계자는 “푸드스쿨은 음식에 대한 배움과 지식을 넘어 학생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환경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게 하고자 한다”며 “기발하고 독특한 콘텐츠가 중요한 시점에서, 푸드콘텐츠전공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음식의 가치를 실현하고 미래 푸드산업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푸드스쿨 푸드콘텐츠전공은 2019학년도 입시 수시 모집 중이다. 1차는 9월 10일부터 9월 28일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2차는 오는 11월 6일부터 11월 20일까지 진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녹시딜보다 효과…KAIST, 레이저 탈모 치료 기술 개발 중

    미녹시딜보다 효과…KAIST, 레이저 탈모 치료 기술 개발 중

    기존 탈모 치료법보다 효과적인 레이저 치료 기술을 한국의 과학자들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건재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패치를 사용해 탈모 쥐들의 발모 자극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탈모가 있는 쥐들을 세 그룹으로 분류하고 첫 번째 그룹의 등에 이른바 ‘광자극기’(photostimulator)로 불리는 마이크로 LED 패치를 부착했다. 이 패치는 한 칩당 900개의 적색 마이크로 LED로 구성돼 있으며 소재가 유연해 수직으로도 빛을 비출 수 있다. 적색 LED를 채택한 이유는 적색 빛이 피부 침투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 LED 패치를 부착한 첫 번째 그룹은 총 20일의 실험 동안 하루 15분씩 레이저 치료를 받았다. 두 번째 그룹은 처방전 없이도 구매할 수 있는 미녹시딜로 치료를 받았다. 이 약물은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모낭에 도달하게 해 혈관을 넓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그룹은 치료 없이 방치됐다. 그 결과, 레이저 치료를 받은 쥐들은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쥐들은 물론 미녹시딜 치료를 받은 쥐들보다도 더 빠르고 더 길고 더 넓은 부위에서 털이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연구에서도 레이저 치료는 모낭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과도한 전력 소모 탓에 기기 자체의 비용이 비싸고 발열 현상이 있어 화상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는 면적당 거의 1000분의 1 정도로 전력 소모가 작고 발열도 적어 열 손상을 입을 가능성도 없다. 이 패치는 내구성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1만 회까지 패치를 구부렸다가 폈지만 손상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패치가 상용화되면 25세 이전에 탈모가 시작된 남성 환자들 중 25%에게서 효과가 있으리라 추정한다. 그리고 조만간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이 패치는 상처 치유 촉진과 여드름 완화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돼 관련 연구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간하는 나노과학 학술지 ACS 나노(ACS Nano)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ACS Nano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창업 플러스] “별·하트가 주는 색다른 식감의 특허품… 보성녹차·백년초가 체력을 튼튼하게”

    [창업 플러스] “별·하트가 주는 색다른 식감의 특허품… 보성녹차·백년초가 체력을 튼튼하게”

    “청년의 미래는 도전하는 데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에서 세계적으로 훌륭하고 최고로 우수한 창업가가 나올 수 있길 바랍니다” 문장식(70) 별사랑 특허 떡국·떡볶이(주) 대표는 나이 70세에 창업에 나선 이유를 ‘청년들에게 미래의 꿈을 향해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하트 모양이 사랑을, 별 모양이 꿈은 이루어진다’ 상징에 착안해 ‘별사랑 특허 떡’을 개발하게 된 것도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꿈과 용기로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래서 이름도 ‘별사랑 떡’이라고 붙였다. 그의 청년 사랑의 마음을 담았다. 그뿐만 아니다. 전남 보성이 고향인 그는 ‘보성 쌀과 녹차, 백년초·천년초’를 주원료로 해 아동·청소년들의 비만, 군인들의 체력과 주부들의 다이어트 등을 개선할 수 있도록 향토 사랑과 국민 사랑도 담았다. 남아도는 식품을 한국인의 먹성에 익숙한 ‘떡’으로 재탄생시켜 국민건강은 물론 농가와 가계소득이 증대되도록 했다. 전국의 3500개 시군구·읍면동에 ‘별사랑 특허 떡국·떡볶이’ 생산 기계를 보급하면 3500개의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된다. 그에 따르면 입지와 투자 규모, 일일 생산량에 따라 월 500만원에서 3000만원 남짓의 소득도 올릴 수 있다. 보성농협과 전국도정협회(RPC)와 협약을 통해 농협 하나로마트에 납품도 계획하고 있다는 문장식 대표. 사랑의 하트와 꿈과 희망의 별이 만나 하나가 된 ‘별사랑 특허 떡’이 대한민국의 꿈도 이루어내길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별사랑 특허 떡국·떡볶이’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떡 방앗간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가래떡을 현대인의 정서에 맞고 건강에도 좋게 개선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단순 먹거리에서 더 예쁘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건강에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래떡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다 보니까 별 모양과 하트 모양에다 가운데 구멍을 뚫은 가래떡을 개발해 특허까지 획득하게 됐습니다. 떡볶이를 조리했을 때 가운데 구멍과 별 모양, 하트 모양의 요철에 양념이 골고루 스며들어 맛남의 식감을 한 단계 높였습니다. 기존의 동그란 가래떡의 퍽퍽한 식감을 개선한 겁니다. →준비 기간에도 소요된 개발비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습니다. -실수를 몇 년을 반복하다가 7년 만에 완성했습니다. 특허비를 포함해 5000만원에서 6000만원 가량이 개발비로 투자된 것 같습니다. 이론적으로 별 모양과 하트 모양에다 가운데 구멍을 뚫는 금형이면 구멍 뚫린 별·하트 가래떡을 생산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쌀가루를 쪄서 막상 ‘구멍 뚫린 별·하트 가래떡’의 생산과정에서는 떡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옆으로 퍼져버려 별·하트 모양을 형성하지 못하고 또 유지가 안 됐습니다. 그렇다 보니 실패도 많았고, 개발비도 예상 밖으로 많이 투자됐습니다. →7년 동안 연구·개발해 오셨다면, 중간에 포기할 마음도 계셨겠습니다. -중간에 포기를 많이 했습니다. 열 번 이상은 되는 것 같습니다. 실패하면 다시 시작하고를 반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산, 광주, 의정부, 화성 등 전국의 유명하다는 쌀 식품 가공 기계 제작소를 찾아다녔습니다. 대형의 부피 큰 기계가 아닌 소형이다 보니까 아주 우습게 보는 겁니다. 실패가 많았고 기계제작업체를 7~8군데 바꾸게 됐습니다. →모양을 특별히 ‘별과 하트’로 하신 이유가 계신가요. -우리가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눈으로 보는 시감(視感)도 중요하잖습니까. 하트는 사랑 아닙니까. 별은 꿈은 이루어진다고요. 모양도 예쁜 별사랑의 떡을 즐기면 마음까지 즐겁고 상쾌하잖아요.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속담이 있듯이 기분 좋고 맛난 식사로 영양섭취도 더 잘 될 겁니다. 가족들과 연인들, 친구들이 함께 떡국·떡볶이를 먹는다면 ‘별사랑’의 웃음꽃도 피울 수 있겠죠.→‘별·하트 모양’뿐 아니라 특별히 백년초 혹은 천년초와 보성녹차를 주원료로 선택해 국민건강에 도움 되는 떡·떡볶이를 구상하셨습니다. -현대는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하는 시대에서 건강한 100세 시대로 나가고 있잖습니까. 그래서 고심하던 끝에 기왕이면 국민건강의 식생활에 도움 되는 ‘떡국·떡볶이’이면 더욱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요즘 아동·청소년들은 밀가루로 제조한 라면·국수 등에 익숙해가고 있습니다. 부인들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라나는 성장기의 아동·청소년의 비만, 부인들의 다이어트 관계, 군인들 체력 저하를 개선해 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영양개선에 도움 되고 항암효과도 탁월하다고 알려진 백년초와 천년초, 녹차를 쌀과 함께 주원료로 선택한 이유입니다.→‘별사랑 특허 떡국·떡볶이’가 국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을수록 국내 쌀소비로 한층 늘어나겠습니다. -최근 한 언론 보도를 보니까 올 추수가 끝나면 쌀 재고량이 200만톤으로 늘어나고, 그 보관비만도 연간 63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우리나라에 권고한 적정 비축량 72만톤의 3배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쌀 소비 대안으로 떠오르는 식품 가공용 등의 수요를 빠르게 늘리기도 어렵다고 하지요. 그런데 ‘별 사랑 떡국·떡볶이’ 시식에서 호응도를 보니, 이런 분위기라면 국내 쌀 소비에 엄청난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입니다. ‘별사랑 특허 떡’을 군부대와 학교급식에 보급하고, 특히 핵가족과 혼밥족이 늘어나는데 이 사람들이 별사랑 특허 떡국을 주식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한다면 쌀소비를 대폭 늘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별사랑 특허 떡국의 대중화로 농가소득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겠습니다. -쌀 소비는 물론 보성녹차와 백년초, 천년초 재배 농가에도 소득증대 효과를 안겨줄 수 있겠죠. 특히 쌀 80㎏ 한 가마니에 보성녹차 가루 500g이 소요되니까 보성녹차의 경우 품귀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쌀과 보성녹차의 공급은 그렇다고 해도 백년초와 천년초의 소비물량의 공급처는 어떻습니까. -보성에서 백년초와 천년초의 농가 생산량은 적습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생산하고 있는 백년초와 천년초가 공급과잉으로 남아돌고 있습니다. 제주도 생산량을 수매하면 문제없다고 봅니다. →기존 가래떡에 비해 ‘별사랑 특허 떡’은 재료비가 높아지는데요.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은 어떻게 보시는가요. -아주 민감한 부분의 질문입니다. 저도 걱정을 했는데요. 전남 보성의 농협 조합장이자 전국의 도정협회(RPC) 회장과 협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그분의 말씀을 빌리면 ‘쌀을 경쟁력 있게 저렴한 가격으로 보성 쌀을 공급해 줄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가래떡과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나아가 앞서 말씀드린 남아도는 쌀 관리비를 저희 회사에도 쌀 소비량 대비로 저렴한 가격으로 쌀을 공급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회장님께서는 건강식품의 수준을 넘어 쌀과 녹차, 백년초 소비 활성화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공들이고 있는 소득 주도와 일자리 창출에도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고용에 대해 최우선정책을 펴고 있잖습니까. 내가 일개 중소기업 창업자로서 그 출발이 현 정부의 시책에 부합을 목적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막상 별사랑 특허 떡국·떡볶이의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전국의 3500개 되는 시군구·읍면동까지 ‘떡 방앗간·떡볶이 가게’를 개설하면 최소 35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만큼 소득 창출·일자리 창출에 다목적이라고 봅니다. 지금 명예 퇴직자, 초보자들이 창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경험 없는 사람들인 관계로 실패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저희 ‘별사랑 특허떡’은 말 그대로 특허품이기 때문에 다른 유사형태의 쌀 가공 업종에서 차별성 있는 경쟁력을 갖습니다. 성공 가능성이 높고, 실패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창업비용이라고 할까요. 초기투자비용은 어떻습니까. -입지하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3000만원에서 5000만원을 초기 투자해 하루 400㎏에서 500㎏의 ‘별사랑 떡’을 생산한다면 월 5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가계 소득과 농가 소득은 물론 국민들 건강향상에도 도움을 주면서 현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을 밑바닥에서부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일석오조 이상의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다면 향후 계획과 비전은 무엇인가요. -국내 소비로 우선 시작하지만, 점차 중국과 동남아시아, 인도 등지로 수출할 계획입니다. 기술 수출로 라면 등 밀가루 식품을 대체할 수 있는 ‘건강 떡, 별사랑 떡 가공식품회사’로 성장시킬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내 자랑 같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을 보면 너무 연약합니다. 패기가 약해 쉽게 좌절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최근에 어느 누가 말했듯이 70세에 창업해서 세계적인 버거 그룹을 이루었듯이, 한국에도 70세에 늦깎이 창업해서 국민건강과 국민 사랑을 받는 기업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도전과 희망의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희망을 갖고 도전하면 얼마든지 미래의 주인이 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내가 아닌 누구라도 ‘별과 하트모양의 떡’을 개발할 수 있었겠지만, 내가 도전했기 때문에 내 것이 됐습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도 나처럼 도전하면 나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로 세계적인 최고의 훌륭한 창업가가 될 수 있다는 것, 청년의 미래는 도전하는 데 있는 만큼 미래에 대한 꿈을 저버리지 말고 도전하라는 말을 전해 주고 싶습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식품 속 과학] 식품 온도 관리의 이유/박선희 한국식품안전관리 인증원 이사

    [식품 속 과학] 식품 온도 관리의 이유/박선희 한국식품안전관리 인증원 이사

    우리가 생활하는 환경은 항상 다양한 미생물과 공존하고 있다. 일부 미생물은 우리에게 감염증이나 식중독 같은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축산물은 인수공통전염병과 식중독을 일으키는 미생물에 오염되기 쉽다. 그래서 병든 가축은 법적으로 식품으로 사용할 수 없고 축산물의 식중독균 관리법도 개발돼 있다.대부분의 미생물은 충분히 가열하면 사멸된다. 그런데 식품에 따라서는 가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마요네즈나 크림에 이용하는 ‘계란’은 일정 온도 이상 가열하면 단백질이 응고돼 식품으로 만들 수 없게 된다. 계란은 살모넬라 식중독을 일으키기 쉬운 식품이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저온살균법’이다. 계란의 ‘난황’과 ‘난백’은 물성의 차이에 따른 열전도 차이로 각각 65도와 60도에서 응고하기 시작한다. 살모넬라균은 난황에서는 60~64도, 난백에서는 55~59도로 일정 시간 동안 가열하면 사멸된다. 이렇게 열처리된 제품은 살균 제품으로 표시해 살균하지 않은 제품과 구분한다. 그러나 살균 제품이라고 해도 생존하는 미생물이 있다. 식품공전에서 ‘살균’은 세균, 효모, 곰팡이 등 미생물의 영양세포를 불활성화시켜 감소시키는 것이다. 어떤 균을 얼마나 제거하면 되는지는 식품마다 목적에 따라 다르다. 필요하면 1%의 식중독균을 죽여서 99%의 미생물이 남은 상태도 ‘살균했다’고 할 수 있다. 멸균은 미생물의 영양세포, 포자를 사멸시키는 것으로 정의한다. 유해나 무해를 불문하고 식품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미생물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것이다. 대표적 멸균 식품인 ‘레토르트 식품’은 발육 실험에서 세균이 생기면 안 된다. 국제적으로는 멸균 조작 후 미생물이 존재할 확률이 100만분의1이면 멸균했다고 한다. 이처럼 멸균과 살균은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멸균 제품은 실온 유통이 가능하지만 살균 제품은 아니다. 살균 제품은 남은 세균이 증식해 상할 수 있어 유통, 보관 과정에서 온도 관리가 중요하다. 먹기 전 별도로 가열하지 않는다면 장시간 실온에 방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 예방은 식중독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환경을 깨끗이 하고, 온도 관리를 철저히 하며, 오염이 의심되면 먹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추석 명절 온 가족이 지켜야 할 기본이다.
  • [달콤한 사이언스] 아스피린 복용이 건강에 도움된다고? 美연구진 “효과 없다”

    [달콤한 사이언스] 아스피린 복용이 건강에 도움된다고? 美연구진 “효과 없다”

    나이든 사람들 중에서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꾸준히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 심혈관질환 발병률을 낮추기 때문이다. 또 대장암을 비롯한 각종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늘기도 했다. 그렇지만 미국과 호주 공동연구팀은 건강에 문제가 없는 성인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낮은 건강한 노인의 경우 저용량 아스피린을 꾸준히 복용하더라도 별 다른 건강상 효과를 누릴 수는 없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16일자(현지시간)에 ?심혈관질환 ?무병장수 ?노년을 괴롭히는 질병과 아스피린 복용과 관련한 세 편의 논문으로 실렸다. ‘아스피린 복용을 통한 노년층의 수명연장 효과’ 전반을 검토하는 대형 국제 임상시험인 ‘아스프리’(ASPREE)는 호주에 거주하는 1만 6703명, 미국인 2411명 총 1만 9114명의 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2010년 시작됐다. 임상시험 대상으로는 치매나 심혈관질환을 이미 앓고 있는 사람은 물론 아스피린 복용이 필요한 사람은 제외한 건강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평균 4.7년 정도 장기 추적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100㎎ 저용량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도록 했고, 다른 그룹에게는 위약(僞藥)인 영양제를 먹도록 했다. 그 결과 아스피린을 복용한 사람 중 연구기간 동안 심혈관질환과 같은 질병이나 치매를 앓지 않은 사람은 90.3%, 위약 복용그룹은 90.5%로 나타났다. 반대로 심혈관 질환이나 치매 발병률도 두 그룹 모두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연구팀은 아스피린 복용과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을 비교했는데 아스피린 복용 그룹에서는 448명, 위약 그룹에서는 474명이 관상동맥 질환, 치명적이지 않은 심장발작, 허혈성 뇌졸중 등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건강한 노년층에서는 아스피린 복용이 심혈관 질환 발병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연구팀은 아스피린의 정기적인 복용이 위장관 출혈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암연구소 레슬리 포드 박사는 “지금까지 아스피린 복용의 이점과 관련한 연구들과 임상결과들은 혈관질환 조짐이 있는 환자들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며 “아스피린의 이점과 단점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 모나쉬대 역학 및 예방의학과 존 맥닐 교수는 “고령자를 위한 아스피린의 역할을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스프리팀의 연구가 좀 더 장기적으로 진행되야 할 것”라면서 “뇌졸중, 심장발작을 비롯한 기타 심혈관 질환자들에 대한 아스피린의 입증된 연구들에 대해서는 이번 연구결과를 적용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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