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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넘치는 건강기능식품…무턱대고 먹으면 毒

    넘치는 건강기능식품…무턱대고 먹으면 毒

    주변에 건강보조식품이 넘친다. 건강보조식품 하나, 둘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러나 문제가 많다. 검증된 기능성은 뒷전이다. 일부 건강보조식품은 만병통치약이다. 허황한 광고 문구, 번듯한 포장에 현혹되는 사례도 허다하다. 노인들을 상대로 한 사기 판매행각도 널렸다. 그러니 이걸 이용하는 사람들도 제품의 안전성과 효용에 대해 믿음을 갖지 못한다. 몸에 좋으라고 먹는 건강기능식품,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건강기능식품이란 무엇인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2002년 관련 법을 제정,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과 기능성을 평가하고, 제조·수입·판매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이 법률은 건강기능식품을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가공)한 식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생리학적 작용 등 유용한 기능을 가져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필요성은 어디에 근거한 것인가.  건강기능식품의 가장 큰 효용은 균형이 깨지기 쉬운 인체 영양소를 쉽고 간편하게 채워준다는 점이다.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려면 고루 잘 먹고, 잘 자며,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안 받아야 한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런 생활은 가능하지 않다. 게다가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 노약자들은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의 영양소 결핍이 나타나기 쉽지만 식사로는 이를 채워주기 어렵다. 따라서 기능성을 가진 건강식품을 통해 이를 보충·보완하자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라면….  간편하게 필요한 영양소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타민의 경우 성별과 연령, 생애주기에 따라 성장이나 신체 기능조절을 위해 필요한데, 종류에 따라 체내에서 전혀 생성되지 않거나 미량만 생성되기도 해 따로 챙겨 먹어야 한다. 최근에는 특정 질환을 예방하거나 질병 면역력과 저항성을 높이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기능성 성분이 포함된 건강기능식품이 나와 도움이 되고 있기도 하다. 단, 건강기능식품은 질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이지 결코 질병의 치료나 호전에 작용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당연히 건강기능식품의 한계나 부작용도 있을텐데….  약물처럼 심각한 부작용은 없지만, 특정 영양 성분의 과잉이나 결핍이 올 수 있고, 특정 성분이 체내에서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의 흡수를 방해할 수도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가.  기본적으로 연령·성별·생활습관과 특정 질환 여부 등을 고려해 필요한 성분이 적정량 포함되어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따져야 할 항목이 늘어나면서 비타민, 미네랄 등 기능성 소재를 성별, 연령별로 권장하는 식약청 기준안에 따라 설계한 건강기능식품도 나오고 있다. 비타민·미네랄과 함께 특정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분을 섭취하는 문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단독으로 복용할 경우 흡수율이 낮으며, 라이코펜이나 세라마이드 등 개별인정형 기능 성분이 특정 질환 예방에 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이런 개별인정형 기능 성분의 효과는 제각각이므로 해당 성분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미리 숙지해야 한다. 식약청 인증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약청에서는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확인된 기능성 원료만을 인정하며, 이런 제품의 포장지에는 ‘건강기능식품’이라고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먹을 때 고려할 점은 무엇인가.  혈전방지 성분이 든 청국장 환이나 분말 등을 심혈관질환을 치료 중인 환자가 과다 섭취할 경우 혈액응고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요오드 작용을 방해해 갑상선 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따라서 특정 성분의 건강식품을 과다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특히 질환자라면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할 것을 권한다. 또 지용성 비타민(A·D·E·K)이나 미네랄은 간에 축적될 수 있으므로 특히 간 질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A는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임신부는 피해야 하며, 비타민 A·E가 흡연자에게서 폐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산과다나 위궤양이 있는 사람은 공복에 홍초·흑초 등 산성 식품을 음용하지 않는 게 좋으며, 글루코사민이 당 조절을 악화시키거나 혈당·혈압에 좋다는 식품 대부분이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도 알 필요가 있다. ●이런 건강기능식품이 약물, 식품과는 어떻게 다른가.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의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의약품과는 달라 식약청도 이를 식품으로 분류·관리하고 있다. 물론 식사나 기호 목적의 식품과도 다르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가 필요로 하는 특정 영양성분을 강화한 것이다. 일반 식품은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와 해로운 성분을 동시에 가진 경우가 많다. 예컨대 녹차의 경우 항산화 및 발암 억제 성분인 카테킨과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거나 칼슘을 체외로 빼내는 탄닌 성분이 함께 들어있는데, 건강기능식품은 이 중 카테킨만 뽑아 식품화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건강기능식품의 유형과 활용 방법을 설명해 달라.  건강기능식품은 고시형 제품과 개별인정형 제품으로 나눌 수 있으며, 식약청에서 인정한 기능성으로는 ‘혈중 지질 조절에 도움을 주는 식품’, ‘혈행 개선에 도움을 주는 식품’,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 ‘눈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 ‘간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식품’등 종류가 다양하다. 기능성과 관련된 원료 및 섭취방법 등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식약청 홈페이지(http://hfoodi.kfda.go.kr)에서 얻는 것이 정확하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미확인 바이러스 공포 속 산모·태아 건강 관리법

    미확인 바이러스 공포 속 산모·태아 건강 관리법

    최근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질환이 출산 전후의 임산부들에게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고 해서 임신 여성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막연한 공포감보다는 일상적인 건강관리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환절기에는 독감·인플루엔자 등 호흡기질환자가 늘어나므로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균형잡힌 식생활과 함께 비타민 섭취를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면역력 향상을 꾀해야 한다. 아울러 태아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독감 예방을 위해 임신 초기를 피해 백신을 맞는 것도 현명한 대비책이다. 임신 중에는 체중 증가와 태아의 성장이 함께 이뤄져 에너지와 영양소의 소모가 많다. 게다가 입덧과 탈수·변비·체중 증가 등이 영양결핍을 부추기기도 한다. 임신 중에는 평균 12.5㎏의 체중이 느는데, 임신 8주부터 20주까지는 주당 평균 0.32㎏, 20주부터 출산까지는 주당 평균 0.45㎏의 체중이 증가한다. 또 임신 중에는 평소보다 단백질은 30%, 엽산은 100%, 칼슘과 인·철분은 각각 50% 이상이 더 필요하지만 이는 식사로 충족이 가능하므로 철분을 제외한 비타민과 무기질은 따로 보충하지 않아도 된다. 단, 다태아 임신·흡연 산모·입덧이 심하거나 식이장애가 있는 산모라면 따로 비타민·무기질 보충제를 먹어줄 필요가 있다. ●아미노글리코시드 항생제 유해 감기약에 주로 쓰는 항히스타민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비롯해 페니실린이나 세파로스포린 계통의 항생제는 임신부에게 안전하다. 그러나 아미노글리코시드 계통의 항생제는 태아의 청각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약제는 어떤 약인가뿐 아니라 언제 복용했는지도 중요하다. 태아 기형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약물도 마지막 월경일 기준으로 임신 4주 이내에 복용했을 때는 기형보다 유산 위험성이 높지만 그 이후에는 기형 위험성이 더 높다. 따라서 아이를 가질 여성들은 가급적 생리예정일이 지나 임신 여부를 확인한 뒤 의료진과 상의해 안전한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이미 임신 전부터 루푸스·갑상선질환·고혈압 등을 치료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나 항고혈압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 약물이 태아에게 안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태아는 물론 산모 건강에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또, 흔히 사용하는 해열진통제는 임신 중기까지는 안전하지만 후반부에는 태아 심혈관계에 이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12주 이후 체중관리, 부종 등 예방 임신 중에도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느는 체중을 방치할 경우 고혈압·부종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으며, 출산 후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임신 중 운동은 유산 위험성이 적은 임신 12주 이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심박수가 1분에 150을 넘지 않을 정도의 강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때 무릎관절에 충격을 주는 조깅이나 과격한 운동보다 천천히 걷기나 수영·체조 등이 좋다. 특히 배가 불러지면 척추전만증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허리를 펴는 운동보다는 구부리는 운동에 집중하도록 한다. 또 골반운동과 함께 호흡을 할 때 코로 깊게 들이쉬었다가 입으로 길게 내뱉는 복식호흡을 하면 허리 및 복근까지 움직임이 전달돼 흔히 말하는 ‘코어’(core)를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때는 유산소운동보다 체중 부담이 적은 좌식 자전거타기가 적당하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은 임신부라면 1주일에 2∼3회 정도, 한번에 1시간을 넘지 않는 게 좋다. 운동 강도는 본인이 ‘약간 힘들다.’고 느끼기 바로 전 단계가 적당하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고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오민정 교수·스포츠의학센터 박세현 운동처방사
  • ‘흰 쌀밥과 물만 먹어야 사는’ 희귀병 여성

    ‘흰 쌀밥과 물만 먹어야 사는’ 희귀병 여성

    “밥만 먹고 살 수 없다”는 우스개 속담이 현실인 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미켈라 스태포드(53)는 10여 년 전부터 음식에 부작용을 보이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증상을 처음 발견한 것은 1999년. 평소와 똑같이 음식을 먹은 뒤 급작스러운 두통에 시달린 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음식에 대한 몸의 부작용을 느끼고 식사 조절을 하기 시작했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태포드의 몸이 받아들이는 음식의 성분은 점차 줄어들었고, 결국 그녀가 먹을 수 있는 것은 흰 쌀밥과 물 밖에 남지 않았다. 튀김음식과 구운 음식 등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설탕, 오일, 지방, 버터, 밀가루 등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들 성분이 첨가된 음식을 먹을 경우 두통 뿐 아니라 설사와 몸 전체에 알 수 없는 통증을 느끼는 증상이 계속되기 때문. 신경학 전문가인 카롤린 레이 박사는 “아무 영양소도 없이 흰 쌀밥만 섭취할 경우 몸에 심각한 무리가 올 수 있다.”면서 “특히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부족할 경우 치명적인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단 한 번도 스태포드처럼 심각한 음식 부작용 증상을 본 적이 없으며, 학계에서도 치료 사례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10년 넘게 물과 밥만 먹고 생활한 스태포드는 “쌀밥 이외에 다른 음식을 먹게 되면 최소 1주일은 일어나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있어야 한다.”면서 “가장 힘든 것은 매일 몸에 기력이 없어 움직이기 어렵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 정해진 탓에 최대한 덜 움직이려 애써야 한다는 그녀는 결국 자신의 희귀병을 인정하고 회사도 그만둔 채 집안에서만 생활하고 있다. 그녀는 “더 이상 가족과 즐거운 식사를 나눌 수 없다는 것이 매우 슬프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 병을 알리고 치료법을 구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머리카락 1㎝ ‘건강의 블랙박스’

    머리카락 1㎝ ‘건강의 블랙박스’

    봄이면 원인 모를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별히 과로한 것도 아닌데 입안이 헐고, 충분히 자도 졸음 때문에 힘겨워한다. 온몸이 나른하게 가라앉고 머리가 아프며, 눈이 침침한 것 같기도 하다. ‘병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병원에 가보려 해도 딱히 ‘어디’라고 꼬집어 말하기도 어렵다. 불안한 생각에 영양제를 챙겨 먹지만 그도 시원찮다. 전문의들은 이런 현상을 인체가 보내는 ‘영양 상태 불균형’ 신호라고 말한다. 이런 경우 간단한 모발검사를 통해 어떤 영양소가, 어떻게 부족하고, 넘치는지를 알 수 있다. 답은 머리카락에 있다. ●혈액검사로 알 수 없는 정보들 가득 모발은 체내 연조직의 하나로, 혈액검사로는 알 수 없는 각종 미네랄이나 중금속 정보가 담겨 있다. 혈액이나 다른 연조직과 달리 모발에는 중금속이나 미네랄이 쌓이는 특성이 있다. 영양에 대한 모든 기록이 모발에 남아 ‘건강 블랙박스’ 역할을 하는 것. 모발은 1㎝가 자라는 데 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두피 부위의 모발 1㎝만 채취하면 약 3개월 동안 우리 몸에 쌓인 15가지 영양미네랄 및 7가지 중금속 수치를 세세히 분석할 수 있다. 혈액이나 소변을 이용한 검사는 질병을 확인·진단하기 위한 절차로, 질병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나 기준 변동수치가 제시돼 있어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질병으로 진단하게 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건강 상태’와 ‘질병 상태’의 경계에 있는 환자의 경우 증상을 호소해도 이를 입증할 수치상의 근거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세포나 조직과 달리 혈액은 단순한 이동 매체일 뿐이기 때문이다. ●영양제가 독이 될 수도 세포와 인체 조직에서의 미네랄 불균형은 만성피로·무기력증 등 일상적인 증상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모발검사에서 흔하게 경험하는 것이 바로 과다한 수은. 참치나 연어를 즐기는 사람은 대부분 체내 수은 수치가 높다. 해산물에 수은이 많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큰 다랑어나 참치 등의 섭취 횟수를 주 1∼2회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이런 수은은 중독돼도 급성이 아니면 거의 증상이 없으며, 만성화하면 체내 미네랄 작용을 방해, 충분한 미네랄을 섭취해도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점을 고려해 부족한 영양성분은 보충하고, 과잉 성분은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만성피로·설염 등은 이런 영양 불균형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5분 투자로 맞춤식 영양 섭취를 비타민 등 영양처방이 아직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몸이 어떤 영양소를 필요로 하는지도 모른 채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은 위험을 초래하기 쉽다. 예컨대 어지럽다고 철분제를 복용할 경우 빈혈이 없는 사람은 노화가 촉진된다. 또 참치 등을 즐겨 수은 함량이 높은 사람은 오메가3 등의 영양제를 피해야 한다. 오메가3를 추출할 때 수은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양제를 잘못 복용해 간수치가 높아진 경우도 흔하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검사를 통한 영양처방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때 유효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모발 영양검사법이다. 모발 영양 검사는 간편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병원에서 후부두의 두피 쪽 모발을 1㎝ 가량 채취해 검사하면 2주 후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겨드랑이털이나 음모를 이용할 수도 있다. 단, 염색이나 코팅을 했다면 최소 2주가 지나야 검사가 가능하며, 비듬샴푸를 사용하면 아연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가천의대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
  • [Weekly Health Issue] (58) 노안

    [Weekly Health Issue] (58) 노안

    노안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노화의 증거다. 누구도 피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인체의 노화에 의해 나타나는 노안은 시력의 노화이기도 하지만 몸의 노화이고, 이는 곧 마음의 노화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런 노안의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발생률도 과거에 비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의들은 현대인의 생활습관이 문제라고 진단한다. 바람직하지 않은 일상적 생활패턴에 눈이 적응하면서 나타나는 부정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노안에 대해 아이러브안과 박영순(국제노안연구소장) 원장으로부터 듣는다. ●노안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노안은 젊은이에게는 없다. 나이가 들어 몸이 노화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통 45세를 전후해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노안을 피해가는 사람은 없다. 이런 노안은 눈 속 수정체를 조절하는 근육이 노화하는 데다 말랑말랑하던 수정체가 점차 딱딱하게 굳어져 조절 기능이 떨어지면서 생긴다. ●발생 요인이나 특성에 따라 노안을 구분해 달라. 노안은 크게 원시성과 정시성, 근시성으로 나눈다. 원시성은 원래 원시였던 눈에 노안이 온 경우로, 이런 사람들은 젊을 때 남보다 좋은 시력을 가졌으나 다른 유형에 비해 노안이 빨리 오고, 더 심한 불편감을 느낀다. 정시성은 1.0 정도의 정상 시력을 가진 사람이 45세를 전후해 가까운 물체가 잘 안 보이는 경우다. 시력만큼은 자신이 있었으나 점차 가까운 물체가 잘 안 보이게 된다. 근시성은 어렸을 적부터 근시였던 사람에게 생기는 노안으로, 안경을 벗으면 글씨가 잘 보여 안경을 꼈다 벗었다 하며, 노안이 진행되면서 시력이 자꾸 바뀌어 안경을 여러 개 사용하기도 한다. ●노안의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수정체의 노화다. 수정체가 노화해 딱딱해지고, 탄력성이 떨어지며, 수정체 주변의 수정체낭이 두꺼워져 시력을 조절하려고 모양체 근육이 수축해도 수정체가 원활하게 움직이지 못해 시력 조절을 못하게 된다. 또 수정체는 나이가 들면 점차 커지는데, 이 때문에 수정체와 모양소대로 연결된 모양체 근육 사이의 공간이 점차 좁아져 노안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정상인의 노안 진행 과정을 연령대 별로 설명해 달라. 수정체 조절력은 대개 20대까지 10디옵터 이상이다가 30대부터 점차 감소해 40대에는 5디옵터, 50대 2.5디옵터까지 내려간다. 이후 60대에 들면 1디옵터로 떨어져 1m 이상 거리를 둬야 글씨를 읽을 수 있게 된다. 일상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때는 조절력이 3∼4디옵터로 감소하는 40대 중·후반이며, 이때부터 책이나 신문을 읽는 거리가 점차 멀어지고 특히 어두운 곳에서 글 읽기가 힘들어진다. 이 때는 남아있는 조절력을 최대한 사용하기 때문에 엔진에 과부하가 걸리듯 눈이 금방 피로해지고, 처음에는 잘 보이던 글씨마저 차츰 흐려져 결국 돋보기 없이는 글을 읽기 어려워진다. ●노안의 유병률과 최근의 발생추이에서 보이는 특성을 설명해 달라. 아이러브안과에서 최근 4년간(2007∼2010년) 노안수술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07년 210건이던 것이 2010년에는 378건으로 80%나 급증했다. 연령별 증가율을 보면, 40대 50%, 50대 88%, 60대 106%로 증가해 중·장년층의 노안수술이 빠르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40대의 경우 업무나 정보 취득 경로가 컴퓨터에서 다시 미니노트북, 스마트폰 등 휴대용 디지털 기기로 옮겨가면서 작고, 가까운 물체를 보는 일이 많아져 노안을 비교적 빠르게 자각하기도 한다. 반면, 60대 이상은 백내장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치료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일반인이 노안임을 알 수 있는 특징적인 징후는. 특징적인 증상은 가까운 글씨가 안 보여 멀리 떨어뜨려야 하며, 책을 읽다가 먼 곳을 보면 수정체가 초점을 바로 맞추지 못해서 뿌옇고 흐릿하게 보이는 현상이다. 또 근거리 작업을 오래 하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심하면 두통과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한다. ●노안은 어떻게 검사·진단하나. 정밀시력검사, 세극등 현미경검사, 각막 지형도검사, 첨단 OCT(눈 CT), 눈 속의 돗수를 레이저로 측정하는 IOL-마스터 등을 주로 활용하며, 검사 결과는 매우 정확한 편이다. ●치료 방법과 함께 예상되는 합병증이나 부작용을 설명해 달라. 예전에는 돋보기가 유일한 치료법이었지만 최근에는 미국 FDA의 공인까지 받은 획기적인 치료법이 적용되고 있다. 돋보기는 노안 치료의 가장 고전적인 방법으로, 점점 돗수를 높여야 했는데, 최근에는 이를 보완한 누진다초점렌즈가 주로 사용된다. 수술치료는 커스텀뷰 노안수술과 특수렌즈삽입술 2가지가 있다. 커스텀뷰 노안수술은 레이저로 교정하는 방법으로, 근시성 노안에 적합하다. 미국 FDA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공인했다. 한쪽 눈은 원거리용, 반대쪽 눈은 근거리용으로 만들어 노안을 개선한다. 특수렌즈삽입술은 원·근거리를 동시에 잘 볼 수 있는 특수렌즈를 눈에 삽입하므로 만족도가 매우 높고, 백내장과 노안을 한꺼번에 해결하며, 한번 수술로 평생 사용할 수 있다. 또 수술시간이 짧고, 통증이 없어 수술 다음 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수술 기술이 좋아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거의 없다. 간혹 망막부종이 생길 수는 있으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렌즈 특성상 초기에는 야간 빛번짐이나 이물감이 있을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개선된다. ●노안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한 곳에 눈을 고정시키는 작업은 안구 피로를 가중시켜 노안을 앞당길 수 있다. 컴퓨터 작업이나 책을 볼 때는 1시간에 최소한 10분씩 눈에 휴식을 줘야 한다. 눈 건강과 노안 예방을 위해서는 음식도 중요하다. 녹황색 야채에 많은 비타민 A·B1·B2·B6·B12 등은 눈에 좋은 영양소로, 꾸준히 섭취하면 눈 노화를 늦추는데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노안이라고 무조건 돋보기부터 쓰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다. 눈의 조절력을 확인하지 않고 돋보기부터 쓰면 수정체의 조절작용이 제한돼 노안이 더 빨리 올 수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내 몸을 깨우는 식·음료] ‘辛라면 블랙’ 미·일 등 30여개국 수출

    [내 몸을 깨우는 식·음료] ‘辛라면 블랙’ 미·일 등 30여개국 수출

    1970년대 시작된 농심의 라면 수출은 현재 세계 80여 개국을 대상으로 해마다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억 5000만 달러의 해외 매출을 올린 농심의 라면 사업을 이끄는 핵심 주자는 바로 ‘신라면’.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로 위상이 높아진 신라면에 명품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과하지 않은 듯. ‘신라면 블랙’은 명품 브랜드의 프리미엄급 제품에 붙이는 블랙라벨의 개념을 입고 세상에 나왔다. 농심은 ‘신라면 블랙’을 수출 전략제품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품질과 영양을 한층 강화했다. 인스턴트의 대표주자였던 라면에 감히 한끼의 보양식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2배로 늘어난 건더기 수프는 마늘, 우거지, 배추, 표고버섯 등을 듬뿍 담아 비타민 등 영양소를 보충했다. 우골분말 수프를 별도로 구성해 설렁탕 한 그릇 함량의 우골을 그대로 담아 칼슘과 단백질 함량을 강화하고 소고기 편육도 넣어 고급스러움도 더했다. 농심은 올해 우선적으로 이 제품을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30여 개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신라면 블랙 수출을 통해 2015년까지 전체 해외 매출을 1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무진 목표를 세웠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나른한 봄철 도움 되는 음식들

    나른한 봄철 도움 되는 음식들

    봄은 미각의 계절이다. 각종 나물류 등 제철 음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제철 음식을 잘 섭취하면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의들은 “특정 질환이나 증상을 음식으로 통제하기는 어렵지만 제때 피로를 털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등 건강수칙과 함께 음식을 잘 섭취하면 당연히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봄철의 대표적 문제인 황사와 춘곤증, 알레르기, 호흡기질환 등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짚어 본다. 몸 곳곳에 달라붙은 황사 먼지를 제거하는 데는 물이 최고다. 하루 8잔(1.0∼1.5ℓ) 이상의 수분을 섭취해 호흡기의 방어 메커니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과 함께 섬유질이 많은 잡곡밥과 제철 과일·채소 등도 도움이 된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이 장운동을 촉진하거나 황사 속 중금속과 결합해 유해물질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또 황사 먼지나 중금속은 인체의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시키는데, 이때 항산화 영양소를 보충해 주면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 항산화 영양소인 비타민A·C·E와 폴리페놀·셀레늄 등의 섭취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항산화 영양소와 엽산이 부족하기 쉬운 흡연자와 만성 음주자는 봄철 야채 중 두릅이나 치커리를 충분히 먹으면 도움이 된다. 과일 중에는 딸기나 바나나·오렌지 등에 엽산이 많아 하루 4∼5개의 딸기와 바나나 1개, 오렌지 반개 정도를 번갈아 먹으면 된다. 환절기에 잘 걸리는 호흡기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음식을 고루 잘 먹는 게 좋다. 흔히 봄에는 몸보신을 해야 한다며 육류 위주의 음식을 섭취하려는 경향이 있으나 이보다는 신선한 야채나 과일 등에 많은 비타민 C가 항산화 효과가 있어 육류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인체의 면역력을 높인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또 야채나 과일의 섬유질이 장 면역력을 높인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많은 양의 비타민을 한번에 복용하는 방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답이 없지만 적정 수준의 비타민과 무기질 섭취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물론 세끼 식사를 충실히 한다면 따로 영양보충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다. 특히 무기질인 아연은 세포 면역을 강화하지만 영양제 등을 통해 과잉 섭취할 경우 오히려 면역 기능에 이상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쇠고기 콩 굴 해바라기씨 계란 우유 등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겨울 동안 추운 날씨에 적응했던 몸이 따뜻한 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게 정설이다. 따라서 춘곤증에 대비해 균형 잡힌 영양과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영양소 중 결핍되기 쉬운 B1과 C를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B1은 보리 콩 견과류 간 육류 우유 계란 등에 많고, 비타민 C는 냉이 달래 쑥갓 미나리 씀바귀 등의 봄나물과 키위 딸기 감귤류 채소 브로콜리 토마토 감자 등에 많다. 식단은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와 열량이 세끼 식사에 고루 나눠지도록 준비하는 게 좋다. 특히 아침을 거르면 피로감이 더욱 쉽게 느껴지는 데다 점심·저녁에 과식하기 쉬워 오히려 춘곤증이나 식곤증을 부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챙겨 먹도록 한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한림대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미영 교수
  • 꽃 따라 맛 따라… 섬진강 3美3味

    꽃 따라 맛 따라… 섬진강 3美3味

    해마다 이맘때면 섬진강 주변 마을마다 꽃 잔치가 열립니다. 전남 구례에서는 산수유꽃이 노란 제 빛깔을 자랑하고, 광양에서는 매화가 고절한 자태를 선보이지요. 경남 하동에서는 봄철 한때 잠깐 수확되는 차들이 싱그러운 연둣빛 여린 싹을 틔워냅니다. 먹거리도 덩달아 풍성해집니다. 겨우내 섬진강 끝자락의 기수역에 웅크리고 있던 참게들이 소상하기 시작하고, 재첩잡이도 기지개를 켭니다. 여기에 그윽한 하동 녹차로 입을 씻는다면 봄날의 여정으로 모자람이 없겠습니다. 지금 섬진강에 가시면 꽃과 맛이 함께합니다. 열흘 붉은 꽃은 없다지요. 섬진강에 흩뿌려지는 꽃비를 맞으려면 서두를 일입니다. ●노란 산수유꽃과 시원한 참게탕 최근 ‘2012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가 여수 등 16개 지역의 숙박·음식·쇼핑분야 지정업소 393곳을 선정, 발표했다. 그 가운데 상당수가 구례에서 하동에 이르는 19번 국도 주변에 몰려 있다. 우리나라의 참게 명산지 중 한 곳이 19번 국도와 나란히 흐르는 섬진강 주변이다. 봄이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 서식하던 참게들이 ‘봄물에 방게 기어나오듯’ 섬진강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낸다. 덩달아 수많은 식객들도 제철 맞은 참게탕을 맛보기 위해 섬진강 줄기 따라 몰려든다. 구례 사람들은 이맘때 참게를 ‘영등게’라 부른다. 음력 2월을 뜻하는 영등철에 잡히는 참게를 이르는 말이다. 다리마다 살이 꽉 차서 단단하고 특유의 향기가 몸통에 가득하다. 참게는 주로 탕으로 먹는다. 된장을 풀어 팔팔 끓인 물에 섬진강변에서 잡아 올린 참게와 겨우내 말린 시래기 등을 넣고 끓여낸다. 여기에 무와 호박, 토란줄기, 고사리 등을 곁들이는데, 걸쭉하면서도 시원한 국물맛이 압권이다. 중독성이 있다고 할 만큼 밥을 다 먹고도 계속 손이 갈 정도다. 구례 읍내에서 곡성 쪽으로 향하는 섬진강변에 맛집들이 늘어서 있다. 지리산회관 (782-3124), 노고단식당(782-2171), 노고단산장(782-1877, 이상 지역번호 061) 등이 그 중 유명한 참게탕집들이다. 어린아이 주먹만한 참게 한 마리가 1만원에 달하는 만큼 참게탕값도 녹록지는 않다. 3만~5만원 선. 이맘때 구례의 으뜸가는 볼거리는 산수유꽃이다. 지리산 만복대 기슭에 기댄 산동면 상위마을은 산수유꽃 감상 1번지. 만복대 자락에서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흘러내린 다랑논과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이 산수유 군락과 어우러져 영락없는 풍경화를 그려낸다. 이쯤 되면 누구라도 꽃멀미에 빠지지 않을 재간이 없다. 계천리 현천마을은 ‘사진발’을 잘 받는 곳이다. 마을 입구의 현계정을 지나면 돌담을 두른 밭고랑마다 산수유꽃이 내려와 외지인을 반긴다. 산수유 시목지(始木地)가 있는 계척마을도 나름의 정취가 있다. 현천마을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 쪽으로 5분 남짓 떨어져 있다. ●고절한 매화와 재첩의 쌉쌀한 맛 구례를 지난 섬진강은 하동땅을 지나고 바다 냄새를 맡으면서 한껏 그 폭을 넓힌다. 바로 이쯤부터, 그러니까 섬진강이 광양만 바닷물과 몸을 섞는 하류의 사질 토양에서 재첩이 익어간다. 쉽게 말해 민물과 바닷물이 합쳐져야 재첩 맛이 좋아진다는 뜻이다. 기수역 위쪽 지역에도 재첩이 서식하고는 있지만 어민들의 손길이 이르지 않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재첩은 벚꽃이 필 때쯤 잡기 시작한다. 국과 회무침, 전 등이 재첩 요리 삼총사로 꼽힌다. 비타민과 칼슘, 철분 등 영양소가 풍부해 건강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방향으로 올라가다 만나는 청송회식당(883-2485)과 혜성식당(883-2140)은 이십년 넘는 라이벌 맛집이다. 1990년대 화개장터 맞은편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문을 열었는데, 현 위치로 이사온 뒤에도 공교롭게 대문을 마주한 채 영업을 하고 있다. 부흥재첩식당(884-3903)과 하옹촌(883-8261), 부두횟집(883-8288), 금양가든(884-1580, 이상 지역번호 055) 등도 많이 알려져 있다. 재첩회덮밥 1만원, 재첩정식 7000원 선. 예년보다 보름가량 늦게 핀 섬진강변 매화는 지금 절정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섬진강변의 첫손 꼽히는 매화 명소는 전남 광양의 청매실농원. 861번 지방도로를 따라 답동마을에서 청매실농원을 거쳐 염창마을에 이르기까지 20여개의 크고 작은 매화마을마다 하얀 꽃구름이 내려앉은 듯하다. 하동땅 매화도 아름답기로 치자면 광양에 못잖다. 특히 광양 청매실농원과 마주한 흥룡마을과 먹점마을 등이 소문난 매화마을이다. 마을 곳곳에 흰 점을 찍어 놓은 듯 새하얀 매화가 꽃을 피우고 있다. 특히 산골짝 먹점마을 매화는 여백의 미를 한껏 드러낸 수묵화와 같은 풍경을 그리고 있다. ●마음이 키운 찻잎과 녹차의 정갈한 맛 하동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인상적인 풍경 중 하나가 야생 차밭이다.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始培地)로 알려진 화개면 일대엔 푸른 융단을 깔아놓은 듯 야생차 재배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신라 흥덕왕 3년(828년)에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져와 쌍계사 주변에 처음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동의 야생차밭에서 보성이나 제주 등의 일렬로 나란한 풍경을 기대하지는 말자.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지 않은, 말 그대로 야생차가 산기슭을 따라 듬성듬성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거칠다. 바위틈에서 자라기도 하고, 별스럽게도 발품 팔아야 하는 산 중턱에 뿌리를 내리기도 했다. 요즘 갈수록 줄어드는 ‘찻잎 따는 할머니’들의 애면글면한 수고와 마음이 없다면 맛보기도 쉽지 않을 지경이다. 이제 곧 차 애호가들의 ‘로망’ 우전차(곡우 전에 따는 차)가 나올 터다. 김정옥 관아수제차 대표가 “긴 겨울을 지나고 첫 수확한 찻잎을 덖을 때면 손이 뜨거운 줄도 모르고 그 향기에 환장한다.”고 한 바로 그 차. 제아무리 산해진미가 유혹해도 차 한 잔 들어갈 여유는 남겨 둬야 하는 이유다. 다만 지난겨울 유난히 추워 빨갛게 타버린 차나무가 곳곳에 눈에 띈다. 예년에 견줘 우전차 값이 치솟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제16회 하동 야생차문화축제’가 오는 5월 4~8일 화개면과 악양면 녹차마을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3년 연속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선정한 축제다. ‘섬진강 달빛차회’ ‘대한민국 차인 한마당’ 등 프로그램으로 알차게 꾸며졌다. 화개지역은 한국 3대 차 생산지이면서도 찻집이 드물다. 차를 시음하고 구입하는 차 가게는 많아도 여유 있게 차를 즐길 공간은 흔치 않다. 산유화(884-5262)와 다우찻집(883-0765, 이상 지역번호 055) 등이 정갈하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향하는 길에 있다 ●여행수첩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 익산분기점에서 익산포항간고속도로를 탄 뒤 전주나들목을 지나 완주분기점에서 새로 난 완주순천간고속도로로 바꿔 탄다. 구례나들목으로 나와 19번 국도를 타고 산수유와 만난 뒤 하동, 광양 순으로 돌아본다. 잘 곳:수류화개는 화개천을 내려다보는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한옥 펜션. 화개장터에서 5분 거리다. 총 6채가 별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6채 모두 편백나무와 전나무 등을 이용해 못질 한번 없이 전통한옥 건축방식대로 지어졌다. 수려한 풍경 만큼이나 주인장의 입담도 화려하다. 10만~35만원. (055)882-7706. 글 사진 구례·하동·광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몸에 좋은’ 모유 나오는 젖소 中서 개발

    ‘몸에 좋은’ 모유 나오는 젖소 中서 개발

    인간의 유전자를 젖소에 이식해 만든 우유가 나왔다. 3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중국의 과학자들이 인간의 유전자를 이식한 300마리의 젖소에서 모유와 동일한 성분을 지닌 우유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엄마의 모유는 아기의 면역 체계를 강화시켜 질병의 위험을 줄이는 영양소를 풍부하게 갖고 있어, 과학자들은 유전자 조작 젖소에서 생산되는 우유가 기존의 우유를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중국농업대 리닝 박사는 “유전자 조작 젖소에서 생산되는 우유가 일반우유보다 안전하다.” 며 “이 우유는 일반 우유보다 맛이 진하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다른나라 보다 유전자 변형 실험에 대한 제재가 약해 유전자 변형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팀 역시 복제기술을 이용했다. 이들은 유전적으로 변형된 배아를 홀스타인종 대리소에 착상해 유전자 조작 젖소를 만들어 냈다. 이 소들이 생산하는 우유에는 라이소자임, 락토페린, 알파락토알부민 등과 같이 모유에 풍부한 단백질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유전자조작 음식에 대해 반대 여론도 나타나고 있다. 비평가들은 유전자조작 음식의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동물 복지 단체들은 무분별한 유전자 변형으로 인한 수명단축 등의 동물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거센 항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헤럴드 선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황사 대비하세요”… 신제품 봇물

    “황사 대비하세요”… 신제품 봇물

    불청객 황사가 어김없이 찾아왔다. 해마다 봄철이면 악명을 떨치는 황사는 올해 일본 원전사고로 흙먼지 속에 방사성물질인 세슘까지 함유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걱정스럽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잘 씻고, 잘 챙겨 먹고, 잘 입는 것뿐이다. 하지만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날로 지독해지는 황사에 대처하는 새로운 제품들이 올해도 등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황사가 업체들에게 제품 개발에 대한 영감을 주고 있는 셈이다. 스포츠 브랜드 헤드가 자전거족을 겨냥해 선보인 ‘분진 차단 마스크 후드 점퍼’(16만 9000원)는 이제 겨우 날이 풀려 야외활동에 나서려는 데 달갑지 않은 황사 때문에 고민을 하는 이들이라면 반색할 만하다. 이 제품은 후드에 황사 방지 마스크가 달려 있고 손을 다 덮을 수 있는 것이 특징. 마스크는 해골 문양을 넣어 멋스러움을 살렸고 나노플랜 소재로 미세먼지 방지에 용이하다. LG패션은 지난해 황사방지 ‘에코슈트’로 재미를 봤다. 총 2만여장 중 85% 이상이 팔리는 인기를 확인했다. 이에 올해도 ‘친환경 젠트라 슈트’(30만원대)를 출시했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섬유 표면에 항균기능을 더한 원단으로 신축성이 뛰어나며 복원력이 높아 외부활동이 잦은 직장인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무엇보다 황사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갈색 흙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변색, 탈색을 방지한다.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해야만 할 때는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이 가장 신경 쓰인다. 걱정이 큰 엄마들을 안심시켜줄 이색 상품이 온라인몰 G마켓에 등장했다. ‘아기지킴이 황사망토’(2만 7000원)는 아기띠에 탈착 가능한 포대기 망토 제품으로 아이를 흙먼지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겉감은 나일론이지만 안감은 순면을 사용해 예민한 아기 피부를 고려했다. 역시 G마켓에서 판매하는 ‘노스크’(2만 9000원)는 답답한 마스크가 싫은 이들에게 알맞다. 간편하게 코 안쪽에 넣어 사용하는 것으로 오염된 공기를 마시지 않도록 해준다. 황사철은 비염 증상이 있거나 코로 들어오는 자극에 예민한 사람에게 더욱 괴롭다. 한국암웨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트리라이트가 내놓은 ‘뉴트리라이트 앨로케어’(4만 2000원)는 외부 자극에 의한 코막힘, 재채기, 콧물, 코 가려움증 등 불편을 겪어온 사람들의 상태 개선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제품의 원료인 피카오 프레토는 남아메리카 원산 국화과 식물로 폴리페놀 등 식물성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과민반응에 대한 기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제품은 식물영양소의 하나인 폴리페놀이 97㎎ 함유되어 있다. 미세먼지는 피부 고민이 많은 여성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LG생활건강 오휘의 버블 필링은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딥 클렌징 필링 제품이다. 1차 세안 후 피부에 도톰하게 발라주면 미세한 거품이 보글보글 발생한다. 거품이 사라진 후 피부를 부드럽게 문질러주면 노화된 각질을 제거해주고 피부 속 노폐물을 깨끗이 제거해준다. 머리카락 사이에 파고든 중금속과 먼지는 탈모를 유발하기도 한다. LG생활건강 비욘드 ‘힐링 포스 스케일러’(100㎖, 2만 1000원)는 천연 식물 스크럽 원료인 해금사가 들어 있어 두피의 모공에 쌓인 노폐물과 각질을 부드럽게 제거해주는 제품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이슈 추적] 보기보다 착한 황사

    ‘백해무익’한 것으로 알려진 봄철 황사지만 대기 중 중금속 수치를 낮추고, 산성비를 중화시키는 등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전문가들은 적당한 수준의 황사는 ‘착한 황사’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황사의 가장 큰 이점은 한반도 상공에서 쏟아지는 산성비를 중화시키는 역할이다.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황사 속에는 석회·산화마그네슘 등 알칼리성 물질이 다량 포함돼 있는데 이런 알칼리성 물질이 비에 섞여 내려 산성비를 중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동수 연세대 화학과 교수는 “황사 발원지인 중국의 사막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모래 속의 석회 성분이 씻겨 내려가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서 “황사바람에는 석회가 10~12%가량 포함돼 있는데 이것이 산성비를 중화시켜 오히려 알칼리성 비가 내리게 된다.”고 말했다. 황사는 또 식물의 성장에 필수적인 미네랄을 제공하는가 하면 바다의 플랑크톤에 유기염류를 공급하기도 한다. 황사에는 식물이 제대로 자라는 데 꼭 필요한 필수 영양소인 마그네슘과 칼륨이 다량 포함돼 있다. 주로 화강암이 많은 산악 토양인 우리나라에는 두 미네랄 성분이 부족한데 황사에 섞여 날아오는 풍부한 미네랄이 주요 공급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 황사가 대기 중 중금속 수치를 낮춰 준다는 견해도 있다. 황사의 이동경로에 따라 깨끗한 지역을 거쳐 온 황사바람은 오히려 우리나라 대기 중의 중금속을 밀어낸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생각없는’ 결식아동 급식지원금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결식아동의 끼니를 해결해 주는 급식지원금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빚고 있다. 지자체의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지원금의 하한선만을 지정하는 바람에 지역에 따라 지원금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기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원 대상 학생의 연령과 체격 등을 고려하지 않는 일률적인 정액 지원이 성장기 청소년들의 발육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책 수혜자를 생각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결식아동 지원의 결과라는 것이다. ●지자체별 빈부차… 맞춤지원 시급 8일 지역아동센터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의 352개 지역아동센터에서 급식 지원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 학생은 1만 20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1인당 3500원씩의 급식지원비를 받고 있다. 그런데 각 구의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최저급식비만 책정한 탓에 지역별로 급식지원금이 차이가 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와 각 구가 ‘50대50’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강남, 용산, 송파구 등 재정이 넉넉한 자치구의 경우 4000~4500원의 급식지원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구로, 금천 등 재정이 열악한 자치구는 최저선인 3500만원만 지급하고 있다. 강남구 지역아동센터 3곳의 지원 대상 아동은 70여명이다. 반면 구로, 금천 등 재정이 빈약한 구는 결식아동의 숫자가 수백명씩 된다. 서울시 지원단 관계자는 “잘사는 자치구일수록 결식아동의 숫자도 적고, 재정도 넉넉해 추가 지원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면서 “결식아동이 많은 구의 대부분이 재정적으로 빈약한 지역이라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결식아동 급식비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중앙 정부가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지역 상황에 맞춘 급식비 개선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등생 밥 덜어 중고생에게 줄 수밖에” 여기에다 학생들의 연령과 성장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정액의 지원금이 나가면서 초등학생 동생들의 밥을 덜어 중고생 형들에게 주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급식 대상 학생의 연령이 무시된 채 지원금이 책정돼 초등학교 1학년생과 고교 3학년생의 급식지원금이 같다. 8살짜리 어린이와 어른 체격을 가진 18살 청소년에게 똑같은 식사가 제공돼 같은 양, 같은 질의 식사를 하게 되는 셈이다. 이 가운데 조리사 인건비 등 운영비를 빼면 실제 식단에 사용되는 금액은 2800원 정도. 한창 성장기인 고교생에게는 급식의 질적·양적 부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서울 구로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제공하는 급식으로 저녁을 해결하는 고등학생 A군은 “밥을 훨씬 많이 먹는 내가 어린 동생들 몫을 빼앗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 식단이 예전보다 부실해졌다는 얘기도 나와 마음이 더 무겁다.”고 전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의 하루 섭취 권장 열량은 각각 1900~2100㎉와 2600~2800㎉로 큰 차이를 보인다.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배식을 하는 과정에서 초등학생의 양을 줄이고 중고생들에게 더 많이 주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학교급식법처럼 구체화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성태숙 전국 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은 “학교 급식의 경우 학교 급식법에 따라 공급해야 하는 영양소와 열량이 규정돼 있지만 결식아동 급식의 경우 이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면서 “아이들의 연령대에 맞춘 맞춤식 급식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52) 만병의 근원 ‘대사증후군’

    [Weekly Health Issue] (52) 만병의 근원 ‘대사증후군’

    국민 건강이 위험하다. 대사증후군 때문이다. 갈수록 비만 인구가 늘고 있으며, 당뇨 환자 증가율도 꺾일 줄 모른다. 대사증후군을 낳는 요인들이 도처에 넘친다. 40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 60세 이상 여성 2명 중 1명에게 대사증후군이 있다는 보고는 충격이다. 그럼에도 확실한 정책적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병·의원에서도 이미 질병화한 환자만 치료할 뿐 예방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뜻있는 의학자들이 ‘한국대사증후군포럼’을 출범시키고 국민운동을 주창하고 나섰다. 이 포럼을 이끌고 있는 허갑범(연세대 명예교수·허내과의원 원장) 회장을 통해 대사증후군의 실체를 살핀다. ●대사증후군이란 어떤 질환인가. 사람은 음식물을 통해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데, 섭취한 음식물을 체내에서 영양소와 에너지원으로 바꿔주는 과정을 ‘대사’라 한다. 대사증후군이란 이런 대사 과정에 이상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주 에너지원인 당분의 대사에 관여하는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를 ‘인슐린저항성’이라고 하는데, 이 인슐린저항성이 대사증후군의 뿌리에 해당된다. 인슐린저항성이 이상지혈증·2형 당뇨병·통풍·고혈압·지방간·죽상동맥경화·담석증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 2형 당뇨병 환자의 70%가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었다. ●대사증후군 유병률과 최근 특징적인 발생 추이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국내 대사증후군 유병률(40세 이상)은 농촌 지역 29.3%, 도시 지역 22.3%였다. 또 남성보다 여성 유병률이 높아 60세 이상 여성 2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었다. 2008년 국민영양조사 결과, 30세 이상 국민 중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한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8.5%였는데, 30대의 19.5%, 40대의 23.5%, 50대의 34.2%, 60대의 42.3%, 70대 이상의 36.9%가 허리둘레 기준을 넘었다. 원인은 열량 과잉 섭취와 운동 부족인데, 특히 서구인과 달리 우리나라는 밥 등 당질 위주의 식습관에다 육류를 섭취하면 비만해진다는 잘못된 속설 때문에 대사증후군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사증후군의 원인을 짚어달라. 대사증후군을 유발하는 인슐린저항성은 과음·과식과 운동 부족에 따른 복부 비만, 유전적 원인, 저체중 출산,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다. 특히 복부 비만 환자의 내장 지방 세포에서 생산되는 다량의 지방산은 근육의 포도당 대사를 줄이는 대신 간의 포도당 생산을 늘려 결정적으로 인슐린저항성을 유발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저체중 출산에 의한 인슐린저항성이다. 현재 국내 50∼60대의 경우 대부분 빈곤기에 태어나 단백질 등 영양 부족으로 췌장세포의 발육이 부진했다. 이런 사람들이 과다하게 열량을 섭취하거나 운동이 부족하면 훨씬 쉽게 인슐린저항성에 노출된다. ●특히 한국인이 경계해야 할 원인이라면. 한국인이 가장 경계해야 할 요인은 과음·과식과 운동 부족에 따른 복부 비만이다. 편리한 생활환경과 고열량식품 섭취 등 식생활의 변화, 운동 부족에 따른 내장 비만과 지방간은 개인 건강은 물론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하다. 2008년 국민영양조사 결과, 국내 성인의 비만 유병률이 31%나 됐다. 갖가지 질병을 낳는 비만은 대표적 생활습관병으로, 대사증후군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복부 비만은 대사증후군을 진단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대사증후군의 증상은. 특별한 자각증상은 없다. 그래서 심각성이 더하다. ●대사증후군은 어떻게 검사·진단하는가. 국내에서 적용하는 진단 기준은 중심성비만(복부 비만:허리둘레가 남성 90㎝·여성 80㎝ 이상)을 필수요건으로 하고, 여기에 ▲중성지방 150㎎/㎗ 이상, HDL콜레스테롤 40㎎/㎗ 이하(여성은 50㎎/㎗ 이하) ▲혈압 130/85㎜Hg 이상 ▲공복혈당 110㎎/㎗ 이상인 경우 중 2가지가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진단 기준은 허리둘레이다. 따라서 직장이나 가정에 줄자를 비치해 수시로 허리둘레를 측정·관리할 것을 권하며, 이는 병·의원도 마찬가지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 목표는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크게 원인 치료와 대사증후군 구성요소 치료로 나뉜다. 우선 원인 치료는 복부 비만과 인슐린저항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며,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처방은 식습관 개선과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이다. 이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므로 환자의 의지와 관리자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이런 방법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중 감량을 위한 약물요법을 병행할 수 있다. 그러나 약제는 어느 것도 임상적 이익이 확실하다고 할 수 없는 만큼 대사증후군은 식사 조절과 운동을 통해 내장 비만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사증후군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관리 정책의 문제를 짚어달라.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08년에 대사증후군 관련 질환으로 한번 이상 진료를 받은 국민이 400만명에 이르고, 진료비도 6283억원이나 됐다. 또 대사증후군 관련 사망자가 암 사망자보다 많다는 통계조사도 있다. 대사증후군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해악이 이 정도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대사증후군을 국가가 관리하고 있다. 4만 5000명에 이르는 간호사 출신 전문 인력을 양성, 환자를 1대1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민건강과 의료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에 비해 국내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 법령은 물론 환자를 교육할 교재조차 없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부 학자들이 모여 지난해 한국대사증후군포럼을 만들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중요한 점은 정부가 대사증후군의 실태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국가적 관리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시급한 현안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책꽂이]

    ●게이 컬처 홀릭(게이컬처홀릭 편집위 지음, 씨네21북스 펴냄) 게이가 직접 만든 게이 문화의 바이블이자 가이드북을 지향한다. 숱한 편견과 오해, 멸시의 눈총을 뚫고 퀴어문화를 하나의 분야로 당당히 정착시켰던 눈물겨운 싸움에서부터 그들이 열광하고 있는 많은 것들을 꼼꼼히 정리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편집위원회에서 만들었다. 동성애자들에게는 물론 여전히 편견이 떨쳐지지 않은 이성애자들에게도 공존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1만 3500원. ●김상곤, 행복한 학교 유쾌한 교육 혁신을 말하다(김상곤·지승호 지음, 시대의창 펴냄)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와 경기도 교육감 김상곤이 학생 인권, 학생 복지 등 교육의 가치와 철학에 대해 나눈 얘기가 담겨 있다. 무상급식 실시,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 교육 현장에서 뜨겁게 논란이 되는 사안들에 대한 김 교육감의 문제의식이 물이 흘러가듯 묻고 답하는 대화 속에서 풀어진다. 여당 교육위원과 관료들 틈바구니에서도 합리적 소통을 통한 해결 의지를 놓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1만 5000원. ●21세기 지식인의 길, 육두피아(정영훈 지음, 팬덤북스 펴냄) 신라시대 신분제는 성골, 진골 골족(骨族)과 6~1 두품의 두품층(頭品層)으로 나뉜다. 골품제다. 6두품은 두품층에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이다. 저자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육두품은 누구이며,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을 던진다. 역사, 그 시대의 인물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면서 정의와 평화가 흐르는 대한민국을 육두품의 유토피아 ‘육두피아’로 규정한다. 1만 2000원. ●음식을 바꾸면 뇌가 보인다(이쿠타 사토시 지음, 이근아 옮김, 이아소 펴냄) 아이들은 치킨과 피자, 돈가스, 콜라 등을 무차별적으로 집어넣는다. 이 책은 음식을 바꾸면 삶이 바뀔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단백질, 비타민, 지방산 등 적절한 영양소와 균형 잡힌 신체 발전은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 주는 만큼 그냥 포기할 수 없다. 1만 3000원.
  • “한국 여성 탄수화물 섭취 줄여야 ”

    흔히 적정 체중만 유지하면 고혈압·당뇨병 같은 성인병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질병은 종종 이런 상식을 뛰어넘는다. 정상 체중인 사람도 얼마든지 비만 관련 질환, 즉 높은 혈압, 이상지질혈증, 높은 혈당 등의 대사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팀은 2005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정상 체질량지수(BMI 18.5∼24.9)를 가진 성인 3050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의 경우 정상 체중일지라도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을수록, 또 단백질 섭취량이 적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이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대사증후군은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의 혈중수치가 40㎎/㎤ 이하이면서 혈압(130/85㎜Hg), 혈당(110㎎/㎗), 혈중 중성지방(150㎎/㎗)은 높고 복부비만(90㎝ 이상)인 경우를 말하는데, 보통은 이 중에 3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이와 관련, 한국영양학회에서는 총 칼로리의 55∼70%를 탄수화물, 7∼20%를 단백질, 10∼25%를 지방으로 섭취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정상 체중인 여성은 탄수화물 섭취가 59.9% 이상일 때 그 이하로 탄수화물 섭취를 하는 그룹에 비해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2.2배나 증가했다. 단백질의 경우는 총 칼로리의 17.1% 이상을 단백질로 섭취한 그룹이 12.2%의 비율을 섭취한 그룹에 비해 대사증후군 위험이 40%나 감소했다.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전통 한식의 탄수화물 비율이 총 열량의 65∼70%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정상 체중 여성일지라도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고 단백질 섭취량을 좀 더 늘려야 한다는 의미”라며 “탄수화물 적정 섭취량 기준을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상 체중인 남성은 지방이건 탄수화물이건 대영양소의 차이에 따른 대사증후군 위험에 큰 차이가 없었다. 박 교수는 간식 섭취와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에 대해 “하루 2∼3회 정도의 간식 섭취는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조사 결과, 간식을 전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간식을 자주 할수록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낮았다.”면서 “하지만 낙농제품이나 가열 조리한 간식보다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간식을 섭취한 경우는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30%가량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간식으로 과자·빵·케이크·떡·국수·과일·과일주스 등을 꼽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디자인 보이/이현숙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디자인 보이/이현숙

    상쾌한 냄새에 눈을 떴다. 햇빛 반사율 17프로, 은은하게 펼쳐진 햇살 무늬 빛과 방안 공기를 채운 나무 향은 마치 숲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어젯밤 잠들기 전 설정해 놓은 기상 프로그램 중 2번 ‘숲 속 통나무집’이다. ‘해변의 아침’이나 ‘강변의 산책’ 등 몇 가지 중에 선택한 것이다. 자고 일어나는 장소로는 자연이 제일 좋은 건가? 프로그램에는 산이며 강, 바다 일색이었다. 몸의 상태가 좋다. 역시 자연스러운 게 좋은 건가 보다. 집은 벌써 깨끗하게 정리정돈되어 있었다. 벽걸이 화면으로 엄마 얼굴이 보였다. “령아, 식탁 위에 있는 것 먹고 화상 수업은 빼먹지 마. 너 요즘 수업시간에 늦는다는 정보가 엄마 블로그에 떴더라. 그리고 몸 디자인!” 한쪽 눈을 찡긋하는 엄마 얼굴이 보였다. 오호! 바로 오늘이다. 나는 쾌재를 부르며 집을 나섰다. 아파트 현관에 파란색 새 자동차 씽씽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갈 곳은 이미 입력되어 있다. 내가 타자마자 씽씽이가 소리 없이 움직였다. 오늘은 몸 디자인을 위해 전신성형병원에 들르는 날이다. 몸 디자인은 21세기 중반 성장기 아이들의 필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안 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거다. 키가 자라는 속도에 맞추어 성장판을 조절하고 팔다리와 몸의 각 부위를 보기 좋게 가꾸는데, 원한다면 얼굴 프로그램과 병행하기도 한다. 나는 얼마 전에 몸 디자인을 시작했다. 얼굴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다른 아이들보다 한참 늦었지만 조르지 않았으면 열세 살인 지금도 방치되고 있을 거다. 엄마는 이런 면으로 보면 너무 유행을 모르는 것 같다. 요즘 이 프로그램 없이 크는 아이가 어디 있다고. 오래전부터 얼굴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아이들도 많은데 말이다. 차창 밖으로 새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 전 지은 쇼핑몰이다. 화려한 외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참, 생일선물!’ 오늘 저녁에 하나의 생일파티가 있는 걸 깜빡했다. 얼른 선물을 사 놓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씽씽이의 몸체가 흔들리는가 싶더니 바닥으로 살짝 내려앉았다. “씽씽. 왜 이래? 무슨 일이야?” 얼마 전 출시된 컨셉트 카인 씽씽이는 모든 기능이 전자동이고 차체 문제까지도 스스로 진단하는 최신 자기부상 승용차다. 바닥에 촘촘하게 장치된 전자석에 씽씽이의 센서가 반응해 자유롭게 이동하는 거다. -차체 이상 발견, 잠시 기다려 주세요. 스피커에서 씽씽이의 기계음이 나왔다. “아이 참, 왜 하필 지금이야?” 발을 동동거리며 팔짱을 끼는데 차창으로 어떤 남자애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 톡톡. 나보다 나이가 좀 많아 보이는 남자애가 차창을 두드렸다. 씽씽이의 스피커에서는 제작회사에 상황을 전하는 기계음이 계속 들렸다. 열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 차창을 내렸다. 헉.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조각한 듯 아름다운 얼굴 하나가 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네 차 고장 났지? 내 차 때문이야.” 보기와는 달리 묵직한 목소리였다. “내 차에 문제가 생겨 네 차까지…….” 나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 눈엔 햇빛에 반짝이는 머릿결과 자그맣게 떨리는 속눈썹만 보였다. “아예, 괜찮아요. 제작사와 연락이 되니까 알아서 할 거예요. 우리 차는 최신…….” 내 말에 남자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아찔한 미소였다. 그 애의 차에서는 바이올린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곧바로 도착한 정비사 아저씨들이 씽씽이를 점검했다. 문제는 자체 내장된 메모리와 블랙박스로 파악이 될 것이다. 정비사 아저씨가 아빠와 통화하는 얘기를 들으니 남자애의 차량 자기가 지나치게 높아져 옆에 있던 우리 차가 이상 작동한 것이라고 했다. ‘첨단 자동차가 이렇게 쉽게 고장이 나나?’ 첨단이라면 뭐든지 완벽하고 그럴듯한 줄 알았는데 지금 씽씽이를 보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나는 제작사에서 지원하는 비상차를 거절하고 걸었다. 병원을 향하는 동안 내 머릿속은 아까 보았던 남자애로 가득 찼다. 반듯한 눈, 코, 입에 떨리는 속눈썹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형 그 자체였다. 정말 인형 같은 모습이었다. 근데 그런 애의 취향이 나이든 할아버지처럼 늘어지는 바이올린 음악이라니. 그 애의 차에서 흘러나오던 바이올린 음악을 떠올리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바이올린 소리가 다시 들리는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간간이 오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였다. 다시 귀를 기울였다. 그 소리는 쇼핑몰 중 어딘가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줄지어선 가게들을 훑어보았다. 모퉁이 끝에 어떤 할아버지가 들어가는 가게가 있었다. 골동품 가게였다. 새 쇼핑몰에 골동품 가게? 궁금한 맘으로 골동품 가게로 걸어갔다.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였다. 주름진 얼굴이었지만 밝아 보였다. 가게에는 가지런히 정리된 오래된 물건과 바이올린 선율이 가득 차 있었다. 바이올린 소리가 미끄러질 듯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가게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내 맘도 편안해졌다. “오케이! 정했어. 하나의 생일선물은 이 음악!” 나는 바로 음원을 구입하고 하나에게 파일로 보냈다. ‘히히 계집애 펄쩍 뛰겠지? 웬 케케묵은 음악이냐고? 오늘 이 언니에게 영감을 준 음악이니 영광인 줄 알아라. 지하나.’ “야아. 너무 멋지다. 하나야, 이번엔 성공이구나. 축하해.” 생일잔치의 주인공인 하나가 딱 달라붙은 은색 스타킹에 흰 레이스 목도리를 두르고 나타났다. 아이들이 우르르 하나 앞으로 다가갔다. 동그랗게 커진 눈과 오똑한 코, 주먹만큼 작고 갸름해진 얼굴이 완전히 사이버 아바타 같았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와! 지하나. 정말 멋져.” 오래전에 얼굴 프로그램에 들어간 하나는 우리의 관심 대상 1호였다. 하나의 성공은 우리의 성공과 다르지 않았다. 나와 몇몇 아이들이 하나를 에워쌌다. “응, 이번엔 꽤 달라 보이지? 맞아. 프로그램 디자이너를 좀 바꿨어.” 어깨에 잔뜩 힘을 주며 고개를 쳐드는 하나는 이미 미스테라였다. 지구상의 모든 여자들이 우러러본다는 현세대의 여신. 안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다. 아이들은 하나 옆에 딱 달라붙어 부담스러울 정도로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아이들의 표정은 감탄과 부러움 일색이었다. 하나가 공기 중으로 떠오를 것만 같았다. 내 머릿속에도 내 얼굴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지하나. 잘 돼도 너무 잘 됐다. 초대가수의 노래가 시작되자 아이들이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는 알록달록한 알탱캡슐이 보기 좋게 접시에 담겨 있었다. 하나가 앞으로 나가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 여러분 앞에 놓인 알탱캡슐이 보이시죠? 이 알탱캡슐은 얼마 남지 않은 북극빙하를 녹인 순수한 물과 필수영양소들이 혼합된 첨단제품이에요. 오늘 이 자리를 빛내려 우리 아빠가 북극 마에니 지방에 직접 주문한 거죠. 어때요?” 하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아이들이 함성을 지르며 알탱캡슐을 들여다보았다. 짓궂은 아이들은 알탱캡슐을 서로 던지고 입으로 받아먹기도 했다. 또 첨단이냐 싶었다. 알탱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어쩜 알탱에도 이런 센스라니. 알탱캡슐은 색깔도 가지각색이었지만 모양도 하나하나가 다 달랐다. 곰돌이, 별, 달과 같은 모양에서 자동차, 로켓과 우주선 그리고 알 수 없는 모양까지……. 역시 각기 다른 모양이 보기 좋다. 나는 곰돌이 모양의 알탱캡슐을 하나 집어 들었다. “령아. 정말 대단하지 않냐? 이런 최신 캡슐, 어디 가서 우리가 먹어 보냐? 지하나 정말 대단해.” 지현이가 소곤거리자 옆에 있던 세리가 말했다. “치, 하나가 대단하니? 걔네 아빠가 대단한 거지. 그나저나 하나 얼굴 말이야. 저거 열두 번 성형한 거래. 그야말로 대단하지 않냐?” 친구들은 칭찬인지 시샘인지 모를 말들을 떠들어댔다. “야, 령. 넌 얼굴 프로그래밍 어떻게 할 거니?” 나는 세리의 말에 그냥 알탱캡슐만 뒤적거렸다. 한숨이 나왔다. 열두 번이라니…. 놀라 입을 떡 벌릴 엄마 얼굴이 떠올랐다. 우리 집은 그럴 만한 처지가 못 된다. 초대가수들이 들어가자 아까와는 다른 음악이 나왔다. “뭐 이런 음악이래? 여기가 무슨 골동품가게냐? 선사시대도 아니고.” 세리가 투덜거렸다. 내가 하나에게 선물한 바이올린 음악이었다. “이게 어때서? 얼마나 고상하냐? 물 흐르듯이 아주 자연스럽고 말이야” 내 말에 세리가 콧방귀를 뀌었다. 하나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령, 어때? 네가 선물한 음악인데. 마음에 드니? 친구들도 아주 좋아하는 거 같지?” 하나가 비아냥거렸다. 무안했다. 친구들 앞이라 더 그랬다. 그래서 나도 하나에게 질세라 허리를 펴고 또박또박 말했다. “하나야. 자라는 아이들일수록 마음을 진정시키고 편안하게 하는 이런 고전음악을 자주 들어줘야 한단다.” “뭐? 잘도 둘러댄다. 아무튼 이 음악 아주 생뚱맞았어. 너나 가져.” 하나가 쌀쌀맞게 말했다. 기운이 쪽 빠졌다. 그 멋진 남자애를 네가 봤어야 하는데. 조각 같은 얼굴에 바이올린 소리가 얼마나 잘 어울렸는지 말이야. 그때였다. 하나의 뒤로 어떤 사람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내 눈이 휘둥그레지자 하나도 내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어, 오빠 왔구나?” 하나의 사촌 오빠였다. 하나는 우리에게 사촌 오빠를 소개했다. 내 차례가 되자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말했다. “저, 저 기억하세요? 오늘 아침에 차가 고장 나서……. 참, 이 음악 좋아하시죠? 헤헤 이거 오빠 차에서 나오던 음악이잖아요.” “네? 누구?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하나의 사촌 오빠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당황스러웠다. 다시 보니 우리 또래는 아닌 것 같고 어른스러운 맵시가 나는 것이 고등학생쯤으로 보였다. 근데 처음 보는 것 같은 저 눈빛은 뭐야? 하나와 사촌 오빠는 옆에 있는 우리는 아랑곳없이 자기들끼리 얘기를 나누었다. 나는 슬그머니 내 자리에 앉았다. 지현이와 세리도 분위기에 맞춰 자리에 앉았지만 역시 관심은 하나의 사촌 오빠에게 있었다. 누가 봐도 멋지겠지. 나는 가수를 보는 체하며 사촌오빠를 훔쳐보았다. 역시 잘 생겼다. 음악은 어느새 최신 곡, 사이버 아이돌 ‘트웬퓨릿’의 노래로 바뀌어 있었다.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들썩거렸다. 하나를 보니 속이 쓰리고 사촌오빠에게 무시를 당하고 나니 내 기분은 완전 맥이 빠졌다. 나는 일찌감치 파티장을 빠져나왔다. 새로 개장한 쇼핑몰은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개장행사가 있는지 건물입구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리고 눈길을 끄는 가게들은 어찌나 많은지. 가게진열장을 구경하느라 기웃거리는데 누군가 내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갔다. 인상을 찌푸리며 돌아보니 하나의 사촌 오빠였다. 친구들과 건들거리며 몰려가는 폼이 아까 하고는 많이 달라보였다. 고개를 싹 돌리고 모른 척했다. 알은체하고 싶지 않았다. 습도와 온도가 적절하게 조절된 병원은 쾌적했다. 화상전화로 예약과 시술에 관한 얘기는 다 끝났지만 최종적으로 내 실제 얼굴을 측정하기 위해 들른 것이다. 예약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 나는 병원 현관을 어슬렁거렸다. 현관에 있는 화면에서는 아까부터 같은 광고가 반복되고 있었다. -가을맞이 토털프로그램 대할인. 흘려 듣다 생각해 보니 지금이 가을인가 여름인가 헷갈렸다. 온도와 습도는 늘 알맞게 조절되고 나무와 풀들도 시스템에 의해 늘 푸르고 생생하기 때문이다. -가을맞이 재디자인! 얼굴을 말끔히 다시 고쳐 드립니다. 그럼 그렇지. 역시 얼굴 프로그램이었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뒤돌아보는데 자동문이 열리며 하나의 사촌 오빠가 들어왔다. 나는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다. 뒤이어 들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닮은 얼굴이었다. ‘어? 하나의 사촌 오빠가 쌍둥이인가?’ 키는 조금 달랐지만 얼굴은 비슷했다.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오빠들의 뒷모습을 멀뚱히 바라보았다. 키와 덩치가 다른 쌍둥이도 많으니까. 고개를 돌리고 의자에 앉으려는데 또 몇몇 사람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하나, 둘, 셋, 넷……. 어떻게 된 일이지? 하나의 사촌 오빠들이 이렇게나 많아? 눈이 휘둥그레지고 다리에 힘이 빠졌다. -가을맞이 재디자인! 얼굴을 말끔히 다시 고쳐 드립니다. 인기 절정 ○○디자이너! 서두르세요. 기간은 오늘까지!!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등 뒤에서 울리는 광고 문구가 귓가에 맴돌았다. 어지러웠다. ‘그럼 나는 하나의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안 예뻐져도 괜찮아. 그냥 생긴 대로 살래. 병원을 나서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달렸다. 선사시대까지라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늘이 파랬다. <끝>
  • [2010 하반기 히트상품] 국순당 ‘우국생’

    [2010 하반기 히트상품] 국순당 ‘우국생’

    ‘우국생’은 1년 이내 수확한 국내산 쌀로만 빚어 생막걸리 특유의 맛과 향을 살렸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막걸리 발효제어기술’을 적용해 10℃ 이하 냉장 보관에서 유통기한을 30일로 늘렸다. 따라서 수도권을 넘어 전국권 유통이 가능해져 소비자들은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제품의 열량은 100g당 총 42㎉이며 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은 물론 당(糖)류가 전혀 없다. 또한 1병(750㎖)당 1일 성인 영양섭취 기준치의 약 60%인 15g 정도의 식이섬유가 함유돼 있다. 이 제품은 국순당의 특허 기술인 생쌀발효법으로 만들어 쌀을 가공하면서 발생하는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했다. 우국생은 지난 8월 남아공에서 개최된 식품과학기술학술대회인 IUFoST의 제품 및 프로세스 혁신 분야에서 ‘Global Food Awards’로 선정되기도 했다.
  • 오메가3, 먹고 마시고 발라보세요

    오메가3, 먹고 마시고 발라보세요

    몸속부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기능성 제품에 대한 탐닉은 지칠 줄 모른다. 몸에 좋은 성분을 찾아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려는 업체들의 노력 또한 끈질기다. 최근 새삼 각광받는 성분은 오메가3. 생선이나 대두, 견과류 등에 들어 있는 오메가3가 함유된 제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비타민 11종, 미네랄 4종과 함께 오메가3(EPA+DHA 500mg)까지 하나의 캡슐에 담은 세노비스의 ‘트리플러스’는 몸에 좋다는 영양소를 한번에 섭취할 수 있는 멀티비타민으로 인기다. 비타민과 미네랄에 더해 오메가3까지 함유했으니 하루 1회 2알 복용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손쉽게 챙길 수 있다. 건강을 유념한 간식거리가 아니면 요즘 사람들 눈에 들지도 못한다. 출출함을 메워줄 과자가 유해하다는 건 옛말. 오리온 과자 브랜드 닥터유의 신제품 ‘튀기지 않은 도넛’은 온갖 좋다는 친환경 재료로 반죽한 데다 스팀으로 쪄내 똑똑한 소비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두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뿐 아니라 비타민B군, 콜린, 식이섬유를 주성분으로 하여 맛과 영양을 두루 챙겼다. 참치회사 동원F&B가 내놓은 우유 2종은 건강한 두뇌를 가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소와나무 DHA 브레인 밀크’와 ‘소와나무 DHA 똑똑한 우유’는 남태평양 등푸른 참치에서 추출한 국내 최대 천연 DHA(10㎎/100㎖) 함유 제품이다. 성장기 아이들의 두뇌 성장과 발달에 좋을 뿐 아니라 성인의 혈행 개선에도 좋다. 풀무원이 내놓은 생식용 두부 ‘내 몸을 맑게 한 모’는 오메가3 함유 기능성 인증까지 받은 제품이다. 제품 1모(120g)에는 정제어유에서 추출한 천연 DHA와 EPA가 함유돼 있어 하루 2모를 섭취하면 식약청에서 공지한 오메가3의 일일권장량(500mg 이상)을 충족할 수 있다. 피부에 좋다는 희귀 성분에 대한 화장품 업계의 노력은 가히 노벨상감이다. 네이처 리퍼블릭의 ‘오메가 링클 필러 앰플’의 핵심 성분은 오메가 3, 6, 9가 풍부한 유포릴, 피부를 촉촉하고 짱짱하게 가꿔준다고 한다. 아이오페는 천연 오메가3를 넣어 인기제품 ‘슈퍼바이탈 엑스트라 모이스트 크림’의 품질을 한 단계 높였다. 크림성분 40%를 함유한 ‘슈퍼바이탈 엑스트라 모이스트 BB크림(SPF33 PA++)’도 이달 새로 내놓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굿모닝 닥터] 자신감이 정력제

    최근 20대 후반의 보기에도 풋풋한 부부가 진료실을 찾았다. 결혼 1년이 조금 넘었다는 이들 부부는 표정이 자못 심각했다. 주저하던 남성이 자신의 발기능력에 대한 검사를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부부 관계도 1주일에 3~4회 정도를 유지하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부부였다. 하지만 남성은 여지껏 말 못할 고민 때문에 힘들었다고 했다. 너무 빨리 사정해 아내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었다. 스스로 조루증이라고 믿고 고민해 왔던 것. 부부의 잠자리 시간 및 발기상태를 검사해 보니 남성은 모든 것이 정상임에도 잘못된 생각으로 사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성교육 처방을 통해 남녀의 발기 및 흥분 시의 반응에 대해 설명하고 남성에게 용기를 가지라고 조언했다. 이렇듯 우리나라 남성 중에는 정상적인 성능력을 가졌으면서도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남과 비교해 까닭 없이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성적 열등감을 갖고 있다는 통계 결과도 있다. 국내에서 소위 정력제라는 식품들이 선호되는 것도 이런 잘못된 성적 열등감 때문이다. 그러나 흔히 정력제로 불리는 뱀탕이나 보신탕에는 남성 호르몬을 증가시키거나 발기를 유발하는 성분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 이보다는 기분 좋게 식사하고, 이로 인해 전반적인 신체 컨디션이 좋아지면 당연히 우리 몸의 일부인 발기력 또한 좋아지게 된다. 사실, 발기는 심리상태에 따라 매우 큰 다양성을 보인다. 결국, 가장 좋은 정력제는 뱀탕·보신탕이 아니라 영양소가 고르게 들어있는 일상적인 식생활을 하되 자신의 성기능에 대해 자신감과 신뢰감을 갖는 것 아닐까.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 [Weekly Health Issue] (36) 스트레스

    [Weekly Health Issue] (36) 스트레스

    현대인들이 건강과 관련해 자주 듣는 말이 아마 스트레스가 아닐까. 이는 건강에 미치는 스트레스의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다. 그러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가볍게 여긴다. 실체가 없어 위해성을 체감하기 어려워서다. 그러나 적어도 인간 등 모든 생명체에 스트레스만큼 폭넓고 깊이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찾기 어렵다. 이런 스트레스의 문제에 대해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우종민 교수로부터 듣는다. ●스트레스의 실체는 무엇인가. 한스 셀리(Hans Selye)박사는 스트레스를 ‘생성된 어떤 요구에 따른 신체의 비특이성 반응’이라고 규정했다. 이런 반응은 자동적·즉각적이다. 물론 스트레스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자신감과 창의력을 높이기도 한다. 이런 스트레스의 원인인 스트레서(stressor)는 외적·내적 원인으로 나누는데, 대부분은 내적 원인이 문제다. 이런 스트레스가 자신의 대처 능력을 넘어서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흔히 ‘스트레스 받는다.’고 말하는 상황이 여기에 해당된다. ●스트레스의 유형을 구분해 달라. 스트레스는 부하가 지속되는 시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눈다. 급성은 일상의 갑작스러운 변화와 함께 오는 스트레스로, 지인의 사망, 퇴직, 시험 등이 해당되며 강하고 빠르지만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지거나 시간이 지나 감정이 약해지면서 증상이 호전된다. 만성은 일상에서의 지속적인 변화 요구나 부하에 따라 자율신경계가 지속적으로 활성 상태를 유지하거나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쳐 신체적 증상을 나타낸다. 또 원인에 따라서는 물리적 스트레스(운동), 화학적 스트레스(약물 등), 정신적 스트레스(과도한 책임감·완벽주의), 감정적 스트레스(분노·공포·좌절·슬픔·배신 등), 영양 스트레스(특정 영양소의 결핍), 외상성 스트레스(감염·부상·수술 등) 등이 있다. 성격에 따라서도 양상이 다른데, A형은 공격적이며 적개심을 잘 갖고, B형은 걱정을 쉽게 잊어버리는 타입, C형은 내성적이고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해 혼자 끙끙 앓는 성격을 말한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 달라. 스트레스는 심리적 영향뿐 아니라 소화장애·혈압 상승·근육 긴장 등의 생리적 반응을 유발한다. 이는 인체가 변화에 적응하거나 대처하기 위해 에너지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적당한 스트레스는 작업 능률이나 창의성을 높인다. 이런 스트레스를 ‘좋은 스트레스’라고 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지속적이거나 지나치게 강해서 조절이 어려운 상태로 이어지면 의학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이를 ‘나쁜 스트레스’라고 하는데, 이 경우 인체는 자기 조절능력을 잃고, 체내 항상성이 깨져 대뇌 신경전달물질·신경내분비 기능·면역계 등이 조화를 잃는다. 여기에서 우울증·불면증·기억력 감퇴·집중력 저하 등 정신증상과 탈모·심혈관질환·소화기질환·만성 피로 등이 온다.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메커니즘은 우리가 위기 상태에 직면하면 신체는 즉시 신체·감정·인지적 조치를 취한다. 예컨대 횡단보도에서 자동차가 질주해 올 경우 비상임을 감지한 뇌는 즉각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을 작동시키고, 이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전신의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재빨리 위기를 피하도록 팔다리 근육이 긴장되며,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심장 박동과 호흡이 빨라진다. 생존에 필수적인 스트레스 반응이다. 또 심리적으로는 집중력과 효율성을 높여 목표를 이루게 하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메커니즘은. 인체의 기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된다. 교감신경은 스트레스로 긴장했을 때 몸을 흥분시키고, 부교감신경은 몸을 편안하게 이완시킨다. 교감신경이 너무 활성화되면 부교감신경이 억제하고, 너무 침체되면 교감신경이 다시 흥분하면서 신체의 균형을 유지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의 영향으로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혈당·혈압을 높이고 심장 박동을 촉진한다. 또 땀이 나고 머리칼과 털이 곤두선다. 식욕·성욕은 억제되고, 소화기관의 운동도 멈춘다. 대개는 10분 내에 부교감신경이 발동해 균형을 잡아주지만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2차적인 스트레스 호르몬들이 나와 신체 이상을 유발한다. 소화불량·위염·위궤양·과민성 대장증상·변비에다 고혈압·심장병·당뇨병이 악화되고, 면역체계가 약해져 쉽게 병에 걸리게 된다. 또 성기능이 약해지고, 거기서 스트레스를 받아 성기능이 더 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지며, 만성 피로감이 오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원인인 주요 질환은 거의 모든 질환이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소화성 궤양·궤양성 대장·과민성 대장증후군·비만이, 호흡기 장애로는 기관지 천식·과호흡 증후군이 있다. 또 갑상선 기능항진증·쿠싱 증후군·스테로이드 정신병·당뇨병·월경 장애가 있고, 본태성 고혈압·관상동맥 질환·부정맥도 있다. 물론 면역 장애나 암·피부질환도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는다. ●이런 질환의 악화에 어떻게 작용하는가. 위장의 경우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위장 운동이 느려지고, 위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 소화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위액 분비가 많아져 소화기 장애를 유발하며, 위산과 펩신의 분비를 촉진해 소화성 궤양도 만든다. 비만한 사람이 야간에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스트레스 호르몬(코티졸)이 정상인에 비해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또 스트레스가 혈당 조절을 방해하거나 심혈관계에서 불안·우울과 같은 정동상태를 초래해 고혈압이나 관상동맥 질환이 생기게 하며, 심실의 전기적인 불안정으로 부정맥을 만들기도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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