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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에 와이프랑 뭐했나 보고해” ‘코로나 과잉지침’ 기업대응 논란

    비상시국 적절대처 VS 사생활 과도간섭 의견분분 “회사에서 지난주 부서 및 팀별로 ‘코로나 카카오톡 단톡방’을 만들라더니 평일은 매일 저녁 8시에, 주말은 오전 11시와 오후 5시·8시에 각각 세 차례씩 본인과 가족이 무엇을 했는지 상황보고를 하고 절대로 휴일동안 집 밖에 나가지 말라고 압박합니다. 아무리 특수상황이라도 퇴근 이후 삶까지 좌지우지하려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닙니까?” 직장인 익명게시판에 최근 올라온 글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출장제한, 재택근무 등 재계가 저마다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의 ‘코로나 과잉지침’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회사가 퇴근 이후와 주말 동안 본인 및 가족의 동선 보고까지 요구하며 지나치게 사생활을 간섭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시 문책’ 지침을 내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기업도 있다. 제약업체의 한 영업사원은 “본사에서 개인의 부주의 탓에 감염이 될 경우 징계하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면서 “사람을 만나는 게 일인데 개인의 부주의 기준을 어떻게 정하나”라고 비판했다. 유통업 담당 직원은 “매일 이동경로와 만난 사람을 적어서 보고하라고 하는데, 바이러스 감염 걱정에 동선까지 보고하라고 하면서 정작 재택근무는 반대하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BNK경남은행은 지난달 28일 전 직원에게 ‘코로나19 관련 유의사항 통지’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직원 본인의 소홀한 행동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될 시 엄중 문책하겠다”고 경고했다가 다음날 사과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동원그룹 계열사 동원홈푸드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는 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가 논란이 됐다. 하지만 회사의 이런 강경 대응을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세종시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기업과 달리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확진자가 나오면 공장이 안 돌아가 납품기일 지연으로 계약취소는 물론 존폐 위기까지 몰릴 수 있다”면서 “최근 매출이 크게 줄어든 영세업체는 과잉 단속을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한 건설사 관계자도 “한 사람 때문에 수십 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일부는 월급을 제대로 못 받고 관리자는 경위서를 쓰고 이제는 공사 장기화 우려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업무 특성상 중국인 근로자가 10명 중 7명이나 되니 한데 모여서 일하는 건설현장은 더 예민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 대기업 직장인도 “개인 일탈이 회사에 엄청난 손해가 될 수 있어서 하는 조치인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면서 “월급 받고 회사를 다니는 이상 과잉지침이라도 단기간이고 이런 비상 상황이라면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익단체 ‘직장갑질119’에서 노무 상담을 지원하는 권남표 노무사는 “아무리 심리적 불안감 해소나 질병 관리 차원이라 해도 휴일 동선이나 가족 사생활을 묻는 것은 노동법이나 근로기준법상 업무 적정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지시이자 자유권 침해에 해당하기에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면서 “노동조합 등을 통해 이런 지침을 거부하기가 어려운 중기 업체에서는 오히려 ‘보여주기식 거짓보고’만 나올 수 있으니 ‘사회적 거리두기’ 당부나 유연근무 확대 같은 유인책을 쓰도록 권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부산세관, 설 제수용품 이력 집중 점검

    부산본부세관은 설 명절를 앞두고 제수용품 등에 대해 오는 21일까지 유통이력신고 이행여부를 집중 점검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특별 단속 대상품목은 조기, 명태, 도라지, 땅콩 등으로 거래내역 미신고,허위신고 및 관련 장부 미보관 행위를 집중 점검한다. 또 원산지를 엉터리로 표시하거나 국산으로 속이는 등 행위도 단속한다. 유통이력 대상물품은 유통 단계별 거래내역 양도 후 5일 이내 관할세관장에게 신고해야한다. 위반행위와 위반 횟수에 따라 50~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므로, 신고의무가 있는 업체들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세관은 이번 점검기간 동안 ‘유통이력 신고 요령’ 리플릿을 배포하고, ‘유통이력신고’ 모바일 앱 사용법을 안내해 영세업체가 신고 위반하는 사항이 없도록 사전에 적극 계도할 예정이다. 세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입물품 유통이력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으로 국내 소비자 보호 및 시장질서 교란행위 차단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신고의무가 있는 업체에 대해 성실 신고를 거듭 당부했다. 유통이력관리제도는 관세청장이 지정하는 수입물품에 대해 수입통관 후 소매단계까지 거래내역을 신고하도록해 통관·유통 경로를 추적·관리한다. 유통이력 대상품목은 모두 32개로 수산물은 뱀장어, 냉동조기, 향어, 활낙지, 미꾸라지, 냉장명태, 돔, 가리비, 냉동꽁치, 식용 천일염, 냉동꽃게, 염장새우, 냉장갈치, 활우렁쉥이, 냉장홍어, 활먹장어, 활방어이다. 농산물은 냉동고추, 건고추, 김치, 팥, 콩(대두), 참깨분, 황기(식품용), 당귀(식품용), 지황(식품용), 천궁(식품용), 작약(식품용), 도라지, 땅콩, 사탕무당(설탕) 이며 공산품은 에이치 형강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기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식품안전 지키는 방법/최성락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

    [기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식품안전 지키는 방법/최성락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

    요즘 마트에 가면 녹색의 동그란 ‘해썹’(HACCP) 마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국내 생산 가공식품의 85% 이상이 해썹 시스템에 따라 생산되는 식품일 정도다. 해썹 마크는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식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해썹은 식품의 원료부터 제조·가공·유통까지 모든 과정에서 유해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설계한 식품안전 분야의 사전예방 시스템이다. 해썹 인증을 받으려는 업체는 식품을 만들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해요소를 예측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 기준은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 주기적으로 검증한다. 해썹 인증을 받은 업체는 안전기준에 따라 식품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확인되면 해당 식품이 출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즉 해썹은 인증 과정 자체도 중요하나 인증 이후 기업이 성실하게 이행할 때 사전예방이라는 제도의 취지를 구현할 수 있다. 문제는 상시 모니터링과 기록 관리 등 해썹 이행에 필요한 노력과 비용이 결코 적지 않다는 점이다. 소규모 영세업체는 부족한 인력으로 하루 수차례 기준이 지켜지고 있는지 육안으로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공정 자동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해썹 모니터링 정보는 수기로 기록·관리하고 있어 비효율적이다. 의도하지 않은 착오 또는 기업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식품사고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없는 구조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스마트 해썹’으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해썹 시스템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하면 식품 제조 과정에서 가열온도, 금속 검출 여부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자동으로 기록할 수 있다. 이러면 기업은 공정 모니터링 등에 드는 비용을 덜 수 있고, 정부는 해썹 이행 여부를 살피고자 현장점검을 하지 않아도 돼 효율적이다. 또 기록·관리의 자동화·전산화를 통해 데이터 위·변조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만약 해썹 식품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표준화된 기록 정보로 신속히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축적된 데이터를 식품안전 향상에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부는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자 스마트 해썹을 도입하면 현장평가를 면제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스마트 해썹 시스템을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업종별 ‘공통 표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스마트 해썹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식품안전과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66년간 근로기준법 비켜 간 영세사업장

    66년간 근로기준법 비켜 간 영세사업장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전체의 27% 근로계약서 안 쓰고 월급은 현금 지급 야근수당·4대보험·퇴직금 못 받기 일쑤 30~40년된 숙련공 50대에 갑자기 해고 영세사업장 노조 가입률은 0.9% 그쳐 규모 작아 근로기준법 보장 요구 못해 노동환경 가장 열악한데 보호 못 받아 개혁위 작년 8월부터 법적용 확대 권고 “영세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해고나 임금체불 등을 겪을 가능성이 커요. 법의 보호가 가장 절실한 노동자들인데 오히려 법 밖에 방치돼 있습니다.” 김정봉 금속노조 서울지부 종로주얼리 분회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고 일을 시키는 사업주들이 정말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 “열악한 노동 환경 탓에 야근수당 등은 받을 생각조차 못하고 버티는데 그러다가 예고 없이 해고당하는 노동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보석 등을 가공하는 숙련공들은 보통 30~40년 경력인데 50대가 되면 해고되는 일이 흔하다고 한다. 그는 “(사업주들이)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봉급도 현금으로 주니까 퇴직금조차 제대로 받기 어렵고 4대 보험에도 잘 가입하지 않아 실업급여도 못 받는다”면서 “아이들 대학 등록금 등으로 돈이 가장 많이 드는 시기에 대책 없이 직장을 잃게 되면 눈앞이 깜깜해진다”고 하소연했다. 김 분회장의 호소처럼 국내 노동자(자영업주 및 무급가족 포함)의 27.0%(580만명)가 일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의 현실은 암담하다. 법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서다. 근로기준법(1953년 제정)에 나오는 법정근로시간과 연차휴가, 연장·야간·휴일수당 지급, 해고 등의 조항은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작은 사업장을 너무 엄격하게 규제하면 사업장의 지속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근에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영세 사업장의 생존이 어렵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노동자들은 불안감 속에서 간신히 버텨 내고 있다. 영세업체 노동자들이 겪는 가장 흔한 문제는 노동 조건 등을 담은 근로계약서조차 체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4인 이하 사업장 실태조사’(2016년)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비율은 33.8%에 불과했다. 10명 중 6명은 보장받을 수 있는 근로조건을 문서로 남기지 않은 채 일하고 있다는 얘기다. 근로계약서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사업주들이 많고 노동자들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강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근로계약서 쓰기 운동부터 하자는 목소리가 노동계에서 몇십 년째 반복되는 이유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기본적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일이 많다. 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유급휴가를 보장받거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노동자 비율은 각각 23.9%, 35.1%에 그쳤다. 반면 5인 이상 10인 미만은 각각 43.2%, 59.4%였고 10인 이상은 75.2%, 84.1%였다.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업주들은 노동자들에게 법적으로 유급휴가를 주지 않아도 된다.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곳에서 퇴직금 등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요원하다. 물론 5인 미만 사업장에는 단기 아르바이트생이 많기도 하다. 영세 공연기획사에서 일하는 김모(29·여)씨는 “밤 공연이 있는 날이 많지만 야간수당은 없다. 다음날 조금 늦게 나오는 것이 전부”라면서 “휴일에도 일했지만 한 번도 수당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뭉쳐서 싸워야 한다. 하지만 동료가 몇 명 되지 않고 업주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영세 사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실제 통계를 보면 5인 미만 사업장의 노조가입률은 0.9%에 그쳤다. 국내 전체 사업장의 노조 가입률이 10.7%(지난해 기준)인 점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노조가 없으니 노동자의 권리를 찾으려는 시도 자체를 하기 어렵다. 참여연대가 최근 낸 임금체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을 떼인 노동자는 35만 1531명인데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14만 6124명(41.6%)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최근에는 그 목소리가 구체적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한상균(57)씨는 지난 9일 ‘권유하다’라는 단체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노조를 조직하기 어려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권리찾기를 돕는 단체다. 조직화하기 어려운 영세 업체 노동자끼리 온라인 공간에서라도 서로 존재를 확인하고, 열악한 노동 조건을 공개해 상황을 바꿔 보자는 취지다. ‘권유하다’는 사업장의 규모를 떠나 모든 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걸고 직접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50년 전 전태일 열사가 말했던 내용과 똑같다. 학계나 정부에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낡고 잘못된 제도를 바꾸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꾸린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지난해 8월 “근로기준법 시행령을 개정해 5인 미만 사업장에도 법 적용을 확대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당시 위원장이었던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규모가 영세하다는 이유로 5인 미만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 핵심조항을 적용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영세사업장의 근로 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졌다”면서 “법 적용에 차등을 둬야 할 이유가 없다는 데 거의 만장일치로 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기준법은 모든 근로자를 보호할 최소한의 내용을 담고 있다. 보호가 가장 필요한 이들은 노동 환경이 열악한 5인 미만 영세 사업장 근로자들”이라면서 “사용자나 경영계의 사정을 함께 고려하면서도 작은 업체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 시간제를 개선할 정책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노동자 수 쪼개기로 가짜 영세사업장 만들어… 근로계약서 안 쓰는 사업주 고발할 것”

    “노동자 수 쪼개기로 가짜 영세사업장 만들어… 근로계약서 안 쓰는 사업주 고발할 것”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의 얘기를 듣다가 소외된 영세업체 노동자를 위한 노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조합원이 100만명에 달하는 민주노총의 위원장으로 3년 가까이 일했던 한상균(57)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감옥에서 사색한 끝에 ‘권유하다’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권유하다’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권리 찾기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인데 한씨가 대표를 맡았다. 그는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로 2년 6개월간 투옥됐었다. 노동운동의 최일선에 섰던 그가 동료 수감자들에게서 들은 노조에 대한 평가는 좋지만은 않았다. 한 대표는 “노조가 차별 철폐, 해고 반대 등 정의를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보면 고맙기도 했지만 남의 일로만 느껴지고 심지어 적대감이 생겼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수감자들이 경험한 무노조 영세 사업장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전해 듣고는 만감이 교차했다고 한다. 그는 “정말 부끄러웠고 노동 운동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우리 스스로 만들어 놓은 또 다른 계급이 있다면 이 벽은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노조에 속한 노동자와 노조 없이 일해 온 노동자가 연대하는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노조 조직은 사회에서 점점 고립될 것이라고 봤다. 한 대표는 감옥에서 마련한 종잣돈으로 ‘권유하다’를 설립했다. 그가 수감돼 있는 동안 시민들이 십시일반 보내준 영치금을 모은 것이다. 한 대표는 애초 이렇게 모은 1870만원을 아내에게 건네려고 했다. 시간제 노동을 하며 아이들을 키운 아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에 빚을 갚고 싶었다. 하지만 아내는 “이 돈이 어떤 돈인데 사사롭게 쓸 수 있느냐. 한국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노동자들을 위해 쓰면 좋겠다”고 권했다. 한 대표는 “노동자들이 단결해야 보편적 권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영세 사업장 노동자들끼리 처지를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내년 1월 공식 오픈할 계획이다. 노동자들이 이 공간에서 자신이 겪은 부조리를 얘기하면 이 이야기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킨 뒤 직접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우선 모든 노동자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운동을 하고 이어 서류상으로만 5인 미만인 사업장을 고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의무조차 피하기 위해 고용 노동자 수를 쪼개 가짜 영세 사업장을 만드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내년은 전태일 열사 50주기이자 총선이 있는 해”라면서 “한국 사회에서 근로기준법이 왜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지 등을 의제화하고 인터넷이 아닌 광장에서 직접행동에 나서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2016~2017년 ‘촛불 혁명’ 이후의 노동 현실을 보면서 권력교체만으로는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굳혔다. 세상은 많이 달라졌지만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겪는 문제는 여전하고 자신을 고용한 업주가 누군지 모르고 일해야 하는 플랫폼 노동 등 열악한 일자리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이 사회를 지탱하는 낡은 룰을 바꿔야 한다”면서 “권력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어렵지만 ‘권유하다’로 그 힘을 모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맞서 붉은색 머리띠를 동여매고 투쟁의 선봉에 섰던 그가 민트색 조끼를 입고 시민들에게 권유하고 싶은 내용은 무엇일까. 그는 “노조 문턱이 높아서 그동안 함께하지 못했던 시민들에게 ‘권유하다’는 체념을 깰 수 있는 비장의 무기”라면서 “내 삶을 바꾸는 ‘권유하다’를 무권리 노동자들에게 권유하고 싶은 분들이 함께해 달라”고 제안했다. 기민도 기자 ey5088@seoul.co.kr
  • 111만원 덜 받고 과장이면 승진 끝…난 여자, 월급쟁이

    111만원 덜 받고 과장이면 승진 끝…난 여자, 월급쟁이

    월평균임금 男 300만원 〉 女 189만원 기혼·저학력 여성일수록 격차 커져 여성 22% “최종 기대 직급 과장 이하” 매출 상위 50곳 중 40곳 女등기임원 ‘0’지난해 우리나라의 남녀 간 임금격차는 37.1%라는 분석이 나왔다.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2만 9000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남녀 간 성별 임금격차가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26일 오후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 2018년 한국 남성은 한 달 평균 300만 9000원, 여성은 189만 3000원을 받는 등 성별 임금격차가 37.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우리의 성별 임금 격차가 2015년 41.8%, 2016년 40.6%, 2017년 38.7% 등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심각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별 임금 격차는 기혼 여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교육수준을 가진 여성들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비혼의 성별 임금 격차는 13.4%였으나 유배우(기혼 및 동거)의 경우 41.5%에 달했다. 또 대학원 졸업자들의 성별 임금 격차는 27.9%였으나 고졸 이하의 경우 38.3%로 높았다. 기혼 여성과 저학력 여성들이 주로 영세업체나 숙박 및 음식점업, 판매직 등 저임금 일자리에 집중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한국노총이 금융노조·공공노련·금속노련 조합원 남녀 2443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 유리천장에 대한 인식에서도 남녀 차이가 컸다. 개인 성과 평가와 관련해 남성 10명 중 8명(84.6%)은 ‘성평등한 성과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지만, 여성은 3명(36.5%)만 ‘그렇다’고 답했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진급에 대한 기대가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일자리에서 최종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직급’에 대해 과장급 이하라고 답변한 남성은 8.1%였지만 여성은 22.8%였다. 반면 부장급 이상을 기대하는 비중은 남성이 68.5%였고, 여성은 42.7%에 그쳤다. 진급 누락과 진급 대상자 제외 경험에서도 여성은 57.9%로 남성(42.5%)보다 높았다. 진급 소요기간은 직급별로 2년 이상 느린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기준 상위 50개 기업의 기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유리천장의 현실은 고스란히 나타났다. 50개의 기업 중 40개 기업에서 여성등기 임원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고, 나머지 10개 기업은 1명씩 있었다. 여성 고용 비중이 남성보다 높았던 5곳 중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또 전체 미등기임원 수는 평균 74.8명이었으나 이 가운데 여성 미등기임원 수는 3.2명에 그쳤다. 장진희 한국노총 연구위원은 “동일 직급과 동일 근속연수별로 성별 임금이 세부적으로 공시돼야 임금 차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여성에게 낮은 점수를 주는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가 성별 임금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류경기 중랑구청장 “작업 환경 개선”…동북권 패션·봉제 발전협 회장 연임

    류경기 중랑구청장 “작업 환경 개선”…동북권 패션·봉제 발전협 회장 연임

    류경기 서울 중랑구청장이 동북권 패션·봉제산업 발전협의회 회장직을 세 번째로 이어 나가게 됐다. 지난 2대 회장 임기 동안 봉제 원단 폐기물 처리, 봉제산업 작업환경 개선, 원산지표시법 위반 근절 등 산업의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을 이끌어낸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중랑구는 지난 9일 서울시청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회원 자치구 9곳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서울시 동북권 자치구 패션·봉제산업 발전협의회’ 정기총회에서 류 구청장이 3대 회장으로 연임 선출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발전협의회는 “서울시 봉제업체 수는 1만 5000여개에 달하지만 대부분 영세업체”라면서 “어려움을 겪는 봉제업체에 실질적인 지원과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류 구청장은 “실태조사에 따른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정책들을 제안해 지원을 이끌어내는 등 봉제업체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내년에 더 많은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발전협의회는 패션·봉제 산업에 대한 효율적인 지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2017년 5월 설립됐다. 중랑, 동대문, 중구, 종로, 성북, 성동, 강북, 광진, 도봉구 등 동북권 9개 구청장을 비롯해 서울시 경제정책실 관계자, 소상공인연구원 등으로 구성됐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지방대 나와 지방中企 비정규직… ‘맨 끝 출발선’에 선 청춘들

    지방대 나와 지방中企 비정규직… ‘맨 끝 출발선’에 선 청춘들

    “돈을 벌기 전에 빚부터 지고 시작하는 거죠.” 25살에 서울에서 경북 구미로 취직해 온 이시언(37)씨는 요즘 자신과 같은 경로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12년 전 처음 구미에 왔을 때는 회사에서 기숙사를 제공해 줘 가끔 승용차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외엔 큰 불편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다른 지역에서 구미로 일하러 온 후배들은 당장 몸을 누일 공간부터 찾아야 한다. “야근 수당과 주말근무 수당을 다 합쳐도 월급이 200만원이 되지 않는데, 학자금 대출 상환에다 방값까지 내야 하는 후배들이 무슨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겠어요” ●“눈높이 낮추란 말 말고 지방中企 회생 지원을” 한때 전국 최대 공업생산 및 수출기지로 꼽혔던 구미 국가산업단지. 이곳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1990년대생들은 일자리를 구했다는 안도감을 느낄 틈도 없이 숙소 걱정부터 해야 한다. 구미산단에서 대기업이 빠져나가면서 규모가 큰 협력업체들도 대부분 구미를 떠났다. 근근이 연명하고 있는 2·3차 협력업체(벤더)를 비롯한 중소기업들은 신입 노동자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할 여력이 없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구미산단의 가동률은 전국 평균(76.9%)보다 크게 낮은 65.9%였다. 구미산단 가동률은 2010년 87.9%였지만 대기업이 해외로 공장을 옮기고 협력업체들도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2017년 70% 밑으로 떨어졌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5월 가동률은 66.6%다. 구미산단의 위축이 도드라지긴 하지만 수도권 이외의 다른 지역 산단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씨는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춰 지방이나 중소기업으로 가라고 말만 하지 말고 지방 중소기업이 회생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공공기숙사가 지역 산단에도 건설돼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지방 90년대생들의 부담을 줄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이 다양하고 치열해지면서 90년대생들의 출발선은 제각각이다. 서울의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전문직을 가진 이들이 제1의 출발선을 차지하면 그 뒤로 무수히 많은 출발선이 그어진다. 그중에서도 지방대를 나와 지방의 중소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출발하는 90년대생들은 출발 신호를 가장 늦게 듣고 뛰어야 하는 청춘들이다. 기성세대가 정해놓은 성공의 길을 해체하지 않는 한 이들이 제1의 출발선을 떠난 이들과 동등해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4년제 지방대를 졸업한 김모(28)씨는 “대기업을 지원했을 때는 서류전형에서 거의 다 탈락했고 겨우 면접에 가도 대놓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인(in) 서울’이 아니라는 학벌이 발목을 잡는 것을 느꼈다”면서 “지방대 출신의 취업문은 처음부터 아주 좁다”고 말했다. 이씨는 결국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이씨는 “이곳에서도 ‘서울대도 아니고, 서울에 있는 대학도 아니면 말을 하지 말라’는 무시를 당했다”면서 “그나마 나는 4년제를 나왔으니 망정이지 3년제 지방대를 나온 다른 동료에게는 일 처리가 조금만 미숙해도 ‘역시 전문대는 안 돼’라는 비웃음과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의 한 국립대를 나와 대기업 계열사에서 일하는 정모(28)씨는 “국립대를 나왔기 때문에 다른 지방대 출신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안도했다. 정씨는 “지방대 차별을 받지 않으려면 무조건 빨리 취업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학교 전체의 분위기였다”면서 “대기업 본사가 있는 수도권 진입을 향해 입학과 동시에 뛰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서울에서 직장을 잡지 못해 지역으로 떠난 90년대생들에게도 ‘낙오자’ 낙인이 찍힌다. 2년간 서울 노량진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던 황모(24)씨는 “공무원시험 준비를 2년 동안 하다 보니 우울증이 왔다”면서 “나를 포함해 많은 친구들이 취업 경쟁에 지친 나머지 귀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뒤 고향인 목포의 한 중소기업에 취업한 윤모(26)씨는 “고향이라 푸근한 점도 있지만, ‘공부 잘해서 서울 간다고 으스대더니 별 볼일 없네’라는 비아냥이 견디기 힘들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20~29세 비정규직 32.2%… “90년대생 평가들 공허해”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고졸 출신 90년대생들의 현실은 더 버겁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지만 캄캄하기만 한 앞날을 바라볼수록 후회가 밀려온다.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올해 초부터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는 이모(20)씨는 현장실습을 했던 30인 규모의 자동차부품 관련 업체에 취업한 경험이 있다. 이씨는 “회사에서 기술은 안 가르쳐주고 단순 업무만 시켰다”면서 “필요한 자격증은 사비를 들여 따야 했고 회사에 없는 공구도 사비를 들여 사야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영세업체에서 일하기 시작하면 계속 이런 곳만 전전한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경력을 쌓아 조금 더 좋은 곳으로 옮기겠다는 꿈은 애초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었으며, 영세업체의 경력은 아무 곳에도 인정해주지 않아 회사를 수십 번 옮겨도 경력직이 아니라 신입직 대우를 받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특성화고 졸업생 김모(21)씨도 “대학을 포기하고 남들보다 먼저 경험을 쌓겠다는 생각으로 특성화고를 졸업했지만, 보람보다는 인생에서 너무 많은 걸 잃어버렸다는 후회가 더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8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기준 부가조사’를 보면 20~29세 임금근로자 347만여명 가운데 정규직은 235만여명(67.7%)이고 비정규직은 112만여명(32.3%)이다. 20대 비정규직 상당수는 하청업체에서 원청 정규직이 떠넘긴 위험한 일을 떠맡고 있다. 2016년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김군(당시 19세)과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김용균(24세)씨도 90년대생이다. 이들의 가방에는 작업 중 겨우 끼니를 때울 컵라면이 담겨 있었다. 충남 대산의 석유화학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20대 비정규직 이모(24)씨는 “90년대생을 놓고 이런저런 평가가 나오는데, 우리에겐 그 자체가 공허하게 들린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지방대 나와 지방中企 비정규직 ‘맨 끝 출발선’에 선 청춘들

    지방대 나와 지방中企 비정규직 ‘맨 끝 출발선’에 선 청춘들

    “돈을 벌기 전에 빚부터 지고 시작하는 거죠” 25살에 서울에서 경북 구미로 취직해 온 이시언(37)씨는 요즘 자신과 같은 경로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12년 전 처음 구미에 왔을 때는 회사에서 기숙사를 제공해 줘 가끔 승용차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외엔 큰 불편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다른 지역에서 구미로 일하러 온 후배들은 당장 몸을 누일 공간부터 찾아야 한다. “야근 수당과 주말근무 수당을 다 합쳐도 월급이 200만원이 되지 않는데, 학자금 대출 상환에다 방값까지 내야 하는 후배들이 무슨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겠어요”●“눈높이 낮추란 말만 말고 지방中企 회생 지원 이뤄져야” 한때 전국 최대 공업생산 및 수출기지로 꼽혔던 구미 국가산업단지. 이곳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1990년대생들은 일자리를 구했다는 안도감을 느낄 틈도 없이 숙소 걱정부터 해야 한다. 구미산단에서 대기업이 빠져나가면서 규모가 큰 협력업체들도 대부분 구미를 떠났다. 근근이 연명하고 있는 2·3차 협력업체(벤더)를 비롯한 중소기업들은 신입 노동자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할 여력이 없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구미산단의 가동률은 전국 평균(76.9%)보다 크게 낮은 65.9%였다. 구미산단 가동률은 2010년 87.9%였지만 대기업이 해외로 공장을 옮기고 협력업체들도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2017년 70% 밑으로 떨어졌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5월 가동률은 66.6%다. 구미산단의 위축이 도드라지긴 하지만 수도권 이외의 다른 지역 산단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씨는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춰 지방이나 중소기업으로 가라고 말만 하지 말고 지방 중소기업이 회생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공공기숙사가 지역 산단에도 건설돼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지방 90년대생들의 부담을 줄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이 다양하고 치열해지면서 90년대생들의 출발선은 제각각이다. 서울의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전문직을 가진 이들이 제1의 출발선을 차지하면 그 뒤로 무수히 많은 출발선이 그어진다. 그중에서도 지방대를 나와 지방의 중소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출발하는 90년대생들은 출발 신호를 가장 늦게 듣고 뛰어야 하는 청춘들이다. 기성세대가 정해놓은 성공의 길을 해체하지 않는 한 이들이 제1의 출발선을 떠난 이들과 동등해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4년제 지방대를 졸업한 김모(28)씨는 “대기업을 지원했을 때는 서류전형에서 거의 다 탈락했고 겨우 면접에 가도 대놓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인(in) 서울’이 아니라는 학벌이 발목을 잡는 것을 느꼈다”면서 “지방대 출신의 취업문은 처음부터 아주 좁다”고 말했다. 이씨는 결국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이씨는 “이곳에서도 ‘서울대도 아니고, 서울에 있는 대학도 아니면 말을 하지 말라’는 무시를 당했다”면서 “그나마 나는 4년제를 나왔으니 망정이지 3년제 지방대를 나온 다른 동료에게는 일 처리가 조금만 미숙해도 ‘역시 전문대는 안돼’라는 비웃음과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의 한 국립대를 나와 대기업 계열사에서 일하는 정모(28)씨는 “국립대를 나왔기 때문에 다른 지방대 출신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안도했다. 정씨는 “지방대 차별을 받지 않으려면 무조건 빨리 취업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학교 전체의 분위기였다”면서 “대기업 본사가 있는 수도권 진입을 향해 입학과 동시에 뛰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서울에서 직장을 잡지 못해 지역으로 떠난 90년대생들에게도 ‘낙오자’ 낙인이 찍힌다. 2년간 서울 노량진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던 황모(24)씨는 “공무원시험 준비를 2년 동안 하다 보니 우울증이 왔다”면서 “나를 포함해 많은 친구들이 취업 경쟁에 지친 나머지 귀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뒤 고향인 목포의 한 중소기업에 취업한 윤모(26)씨는 “고향이라 푸근한 점도 있지만, ‘공부 잘해서 서울 간다고 으스대더니 별 볼일 없네’라는 비아냥이 견디기 힘들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20~29세 비정규직 32.2%… “90년대생 평가들 공허해”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고졸 출신 90년대생들의 현실은 더 버겁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지만 캄캄하기만 한 앞날을 바라볼수록 후회가 밀려온다.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올해 초부터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는 이모(20)씨는 현장실습을 했던 30인 규모의 자동차부품 관련 업체에 취업한 경험이 있다. 이씨는 “회사에서 기술은 안 가르쳐주고 단순 업무만 시켰다”면서 “필요한 자격증은 사비를 들여 따야 했고 회사에 없는 공구도 사비를 들여 사야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영세업체에서 일하기 시작하면 계속 이런 곳만 전전한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경력을 쌓아 조금 더 좋은 곳으로 옮기겠다는 꿈은 애초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었으며, 영세업체의 경력은 아무 곳에도 인정해주지 않아 회사를 수십 번 옮겨도 경력직이 아니라 신입직 대우를 받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특성화고 졸업생 김모(21)씨도 “대학을 포기하고 남들보다 먼저 경험을 쌓겠다는 생각으로 특성화고를 졸업했지만, 보람보다는 인생에서 너무 많은 걸 잃어버렸다는 후회가 더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8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기준 부가조사’를 보면 20~29세 임금근로자 347만여명 가운데 정규직은 235만여명(67.7%)이고 비정규직은 112만여명(32.3%)이다. 20대 비정규직 상당수는 하청업체에서 원청 정규직이 떠넘긴 위험한 일을 떠맡고 있다. 2016년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김군(당시 19세)과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김용균(24세)씨도 90년대생이다. 이들의 가방에는 작업 중 겨우 끼니를 때울 컵라면이 담겨 있었다. 충남 대산의 석유화학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20대 비정규직 이모(24)씨는 “90년대생을 놓고 이런저런 평가가 나오는데, 우리에겐 그 자체가 공허하게 들린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빙판보다 위험한 술판… 휴가철 렌터카 사고 주의보

    빙판보다 위험한 술판… 휴가철 렌터카 사고 주의보

    5년간 사고 8월 3391건-7월 3238건빙판길 사고 잦은 12월보다도 피해 커낯선 여행지서 음주·과속 비율 더 높아대여 때 신분·음주 확인 제도 개선해야“보통 겨울철 빙판길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여름 휴가철이 사고 건수는 물론 사망자 수도 더 많습니다. 조심스럽게 운전하는 빙판길보다 방심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휴갓길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김민우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정책실 책임연구원) 휴가철을 맞아 렌터카와 차량공유서비스(카셰어링) 이용자가 늘면서 관련 사고 건수와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 24일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4년~2018년 최근 5년간 렌터카 교통사고 건수는 3만 6390건에 이른다. 월별로는 8월이 3391건(9.3%)으로 1년 중 가장 많았고, 이어 7월이 3238건(8.9%)으로 두 번째였다. 반면 빙판길 교통 사고가 많은 12월은 3216건(8.8%)으로 3위에 머물렀다. 렌터카 사고에 따른 사망자도 8월이 59명으로 가장 많았고 ▲1·12월 각각 51명 ▲7월 47명 등의 순이었다. 여름 휴가철 렌터카 사고와 이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많은 이유는 기본적으로는 렌터카 이용자가 이 기간에 급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고 내용을 살펴보면 운전자들의 태도가 더 문제로 분석된다. 김 연구원은 “1년 렌터카 이용자의 12%가량이 8월에 몰려 있어 렌터카 이용자가 늘면서 사고 건수가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음주와 과속 등으로 인한 사고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운전자들의 태도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5년간 발생한 7~8월 렌터카 사고 중 음주 운전이 사고 원인인 경우는 737건으로 전체 6629건의 11.1%를 차지했다. 이 중 20대 음주운전 사고 비율은 31.2%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과속의 경우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52.5%에 이른다. 한국교통연구원 명예연구원인 설재훈 박사는 “처음 가는 여행지에서 음주 운전을 하면 다른 사고보다 인명 피해가 크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술 마시지 않는 이를 지정운전자로 정하고 과속 등 위험한 운전 습관을 가진 이에게는 운전대를 맡기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렌터카 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교통문화의 변화와 함께 렌터카 관련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온라인으로 손쉽게 렌트카를 빌릴 수 있게 되면서 면허가 없는 청소년들이 사고를 내는 경우가 늘고 있어 렌터카 대여 때 운전자의 자격 확인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7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서는 고등학생 A(18)군 등 10대 5명이 무면허로 렌터카를 빌려 운전을 하다가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 A군은 부친의 휴대전화와 운전면허증 등을 이용해 렌터카를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경남에선 카셰어링 업체로부터 차를 빌려 남해고속도로를 시속 180㎞로 운전한 B(16)군과 C(16)군이 고속도로순찰대에 적발되기도 했다. 정비해야 할 제도로는 운전자에 대한 확인과 책임성 강화가 첫손에 꼽힌다. 현재는 휴대전화·신용카드·운전면허증까지 모두 갖고 있어야 카셰어링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것을 모두 갖고 있으면 막을 방법이 없다. 때문에 온라인이나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차량을 빌릴 경우 화상 통화나 지문·홍채 등 생체인식 기술 등을 활용해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음주 운전 경력이 있는 경우 음주 운전 시동잠금장치가 부착된 차량만 빌릴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음주 운전 시동잠금장치는 차량 운행 전에 음주 측정을 한 뒤 이를 통과해야만 시동이 걸리게 하는 장치다. 최새로나 교통연구원 박사는 “해당 장치는 현재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이 운영하고 있는 데다 비용도 대당 20만원 정도로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을 운영하려면 음주 운전 경력을 렌터카 업체들이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영세업체들은 장치 부착 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베푸는 마음”… 차 5000대 판매거장의 비결

    “베푸는 마음”… 차 5000대 판매거장의 비결

    생계 위한 포터·스타렉스 가장 애착 가 6800대 중 1800대 동료 실적 돌리기도 외로움과의 전쟁… 팔 때마다 덕 쌓아야“비교적 생계가 어려운 분들이 주로 사는 포터와 스타렉스를 가장 아낍니다.” 현대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종로지점 한 곳에서만 34년 일한 허정섭(59) 영업부장은 23일 가장 애착이 가는 차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허 부장은 “포장마차나 과일가게를 운영하시는 분, 에어컨 설치 기사, 택배업 종사자들이 주로 포터를 구매한다”면서 “생계를 위해 자동차를 구매하는 분들을 가족같이 생각하며 그들의 성공을 빌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차 한 대를 인도했던 조그마한 영세업체가 지금은 50대를 납품하는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허 부장은 이달 누적 판매대수 5000대를 돌파해 ‘판매거장’에 올랐다. 현대차는 우수 영업사원에게 ‘판매장인’(2000대), ‘판매명장’(3000대), ‘판매명인’(4000대)이라는 칭호를 부여, 포상하고 있다. 허 부장은 판매왕에 오른 비결에 대해 “자동차 판매를 마음을 파는 일로 생각하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고 항상 남에게 베풀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허 부장은 자동차를 판매하고 나서도 추가 할인 혜택을 적용해 차액이 일부 발생하면 적은 액수라도 꼭 고객에게 돌려줬다고 한다. 또 자신의 판매 실적을 다른 사원 몫으로 돌릴 수 있었던 시절 자신의 실적을 선후배들에게 떼어주기도 했다. 허 부장은 “제가 실제 판매한 차는 6800대인데 이 가운데 1800대를 동료의 실적으로 돌렸다”면서 “치열한 실적 경쟁 속에 도태되는 동료 없이, 상생하려고 그랬는데 지금은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1985년에 현대차에 입사한 허 부장은 내년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허 부장은 후배 영업사원들에게 “자동차를 판매하는 일은 외로움과의 전쟁이다. 한 대 한 대 팔 때마다 덕을 쌓아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성실함과 신뢰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퇴직 후 꿈이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판매왕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을 정리해 책으로 내고 싶다”고 답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소상공인은 지역 경제 돌리는 실핏줄”

    “소상공인은 지역 경제 돌리는 실핏줄”

    “소상공인들은 지역 경제가 활기차게 돌게 하는 실핏줄 같은 존재입니다. 특히 관악구는 전체 사업체 가운데 94.5%가 인력이 10명 미만인 영세업체인 데다 소규모 의류 제조업체만 500개 넘게 밀집해 있어 이들을 위한 지원책이 가장 절실한 곳이죠. 어떤 어려움이든 기탄없이 말씀 주시면 구청은 물론 시, 정부 지원까지 샅샅이 살펴 여러분을 돕겠습니다.” 지난 19일 오후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찾은 서울 관악구 신사동의 한 소규모 속옷 제조 공장은 한낮의 열기를 내부에 그대로 머금고 있었다. 직원 8명은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대기업에 납품할 속옷을 만드느라 분주히 재봉틀을 돌리고 있었다. 20년째 공장을 운영 중인 성금순 대표는 박 구청장의 말에 “말씀만 들어도 고맙다”며 “공장이 오래돼 바닥과 전등이 낡았고, 야근하고 퇴근할 때면 밖에 가로등이 없어 무서울 때가 많은데 이런 것도 지원이 되겠느냐”고 조심스레 말을 골랐다. 이에 박 구청장은 시에서 추진하는 ‘의류제조업체 클린작업 조성 사업’에 지원하는 방안을 조언했다. 그는 “의류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근로자 10인 미만의 소상공인이면 안전 시설·공기질 개선, 전기·조명 교체, 물품 지원 등으로 안전은 물론 건강마저 위협하는 공장 환경을 개선시켜주는 정책”이라며 “업체당 최대 9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말부터 구 전체 부서 직원들이 지역의 영세업체들을 직접 방문해 골목의 목소리를 경제 정책에 반영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관악 경제를 이끌 한 축이 낙성벤처밸리 육성을 통한 혁신 경제라면 또 다른 한 축은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소상공인, 골목상권 활성화 정책”이라며 “이 때문에 소규모 공장뿐 아니라 음식점, 미용실, 청소업체, 요양원, 사회적기업 등 전 분야 민간업체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이에 맞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날 박 구청장이 의류제조업체를 찾은 것도 각별한 이유가 있다. 관악구에는 511곳에 이르는 소규모 봉제·의류 제조 공장이 지역 전체에 촘촘히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원동 112곳, 미성동 60곳, 신사동 55곳 등 한 동에 공장 50개가 넘는 곳이 3개 동이나 된다. 이런 지역 현실을 반영해 구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는 소상공인 복합지원센터, 소상공인 집적지구 공동기반시설 구축 사업을 지역으로 끌어올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소상공인 복합지원센터, 공동기반시설 등을 통해 공동작업장, 판매장, 전시장 등이 들어서면 업체로서는 생산비, 물류비, 마케팅비 등이 줄어들어 매출이 높아지고 시설 관리·판촉 인력 등을 새로 고용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제구청장’을 자처한 만큼 업체들의 어려움을 덜고 활로를 찾아주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힘줘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현장 행정] 동작구형 착한가게, 골목경제 주름 편다

    [현장 행정] 동작구형 착한가게, 골목경제 주름 편다

    “1만 900여개 사업체가 활동하는 서울 동작구에는 10인 이하 영세업체가 전체의 93.5%에 이릅니다. 지역 경제의 허리 역할인 소상공인이 살아나야 마을과 거리 곳곳이 활기를 띨 수 있죠. 올해는 소상공인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 지역의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어내겠습니다.” ‘주민 모두가 잘사는 동작구’를 기치로 내건 이창우 동작구청장이 일자리, 가계 소득을 늘리기 위한 해법으로 다양한 소상공인 지원책을 가동한다고 18일 밝혔다. 올해 구비 1억원을 투입하는 ‘동작구형 착한가게’ 육성, 어르신일자리센터 설치·운영,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 골목상권 환경 개선과 다변화 등을 고루 추진해 구민들의 생활 경제에 탄탄한 선순환 구조가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예가 ‘동작구형 착한가게’ 59곳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이다. 동작구형 착한가게 사업은 구가 가격, 품질, 위생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우수한 동네 가게를 선정해 환경 개선, 고용 안정, 맞춤형 지원 등 3가지 분야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모든 착한가게는 동작구의 ‘어르신 일자리 창출 요람’인 어르신행복주식회사로부터 월 1회 정기적인 소독·방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가게 위생 수준은 높이면서 어르신에게는 일자리 기회를 나눠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정책인 셈이다. 또 근로자를 고용한 업소는 사회보험료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고용 안정도 꾀할 수 있다. 가게 업소나 규모별로 수요에 맞춰 식기세척기, 드라이클리닝 세제, 종량제 봉투 등 맞춤형 지원도 병행해 소상공인들의 경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내년에는 지역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 경제 활동을 이끄는 ‘어르신일자리센터’도 새로 설립한다. 수공예품, 휴대전화 케이스 등을 제작하는 공동 작업장과 아이 돌봄, 천연 염색, 바리스타 과정 등을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장 등을 한자리에 모은다. 이 구청장이 민선 7기부터 공을 들여온 특색 있는 전통시장 육성 사업은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한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 공모에서 국·시비 71억 6100만원을 확보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교통의 요충지로 유동인구 등 잠재수요가 많은 골목상권 등이 대상이다. 이 구청장은 “태평백화점 뒤편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무분별하게 난립한 불법·노후 간판을 음악과 컬러 변화가 연출되는 미디어 간판으로 바꿔 동작 액션미디어 거리로 조성했고, 사당역 9번 출구 주변은 소비층 유인을 위해 수원·화성 방면 광역버스 4개 노선의 정차 위치를 4번 출구에서 옮기는 성과를 이뤘다”며 “앞으로도 소상공인들이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촘촘히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사설] 최저임금 부작용 뒷북 확인, 정교한 보완책 뒤따라야

    최저임금 인상이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용 감소와 노동시간 단축에 영향을 미쳤다는 정부의 공식 보고서가 처음 나왔다. 고용노동부가 어제 개최한 최저임금 영향 분석 토론회에서 발표된 ‘최저임금 현장 실태 파악 결과’를 보면 이들 업종에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사업주가 고용을 줄이거나 근로시간을 단축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중소 영세업체들이 고사 직전이라는 아우성이 빗발쳤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부작용을 살피는 데 소홀했다. 뒤늦게라도 실태를 파악한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교한 보완책 마련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기승전 최저임금’이란 말처럼 지금의 일자리 부진과 경기불황의 원인을 모조리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는 일부의 시각은 온당치 않을뿐더러 과장이나 왜곡의 소지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편익 또한 상당 부분 나타난 것이 확인되었다. 가령 중위 임금의 3분의2 미만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지난해 6월 기준 19.0%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3.3% 포인트 감소해 임금불평등이 크게 개선됐다. 최저임금 인상의 기대효과인 임금 격차 완화가 실현된 것은 바람직한 성과다. 중소 제조업이나 자동차부품 제조업 분야에선 영세 자영업자들과 달리 고용 감소 경향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에 눈감아서도 안 되지만 침소봉대하는 행태도 경계해야 할 일이다. 이번 실태 조사는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시장에서 살아남은 정규직 임금 근로자들에겐 득이지만, 영세 자영업자나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비정규직 등에게는 고통을 가중시키는 현실을 재확인했다. 원청기업과 프랜차이즈 본사 등 대기업들이 영세업체의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공유하지 않아 사정이 더 악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과 함께 상생협력, 공정경제 확립 등 정부의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KBS 대담에서 “2020년까지 1만원이라는 공약에 얽매여 그 속도로 인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거듭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내년도 최저임금 3~4% 인상률이 부상했지만, 이는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8명이 노동계와 재계의 이견을 조정해 결정할 일이다.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노사가 절충점을 찾을 만한 지혜를 짜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늦추는 만큼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방안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 저임금 노동자 웃고, 자영업자 울고… 최저임금 인상의 ‘두 얼굴’

    저임금 노동자 웃고, 자영업자 울고… 최저임금 인상의 ‘두 얼굴’

    도소매업 등 영세 자영업자에게 타격 고용·근로시간 줄여 임금지출 최소화 저임금노동자 비율 19%… 1년새 3%P↓ 10분위 분배율 ‘뚝’… 임금 격차 완화도최근 2년간 가파르게 상승한 최저임금은 우리 사회에 ‘빛과 그림자’를 모두 보여줬다. 21일 고용노동부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 ‘최저임금 영향 분석 토론회’에선 최저임금 인상이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타격을 가했지만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희망을 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용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하고자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에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연구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공단 내 중소제조업, 자동차 부품업종에서 20여개 사업체를 골라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집단심층면접(FGI)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견디지 못하고 고용을 줄였다. 특히 제품 가격을 올릴 힘이 없는 영세업체들은 고용을 줄이는 동시에 남은 노동자의 근로 시간도 줄였다. 부족한 인력은 ‘주휴 수당’(한 주에 15시간 이상을 일하는 근로자가 유급휴일에 받는 돈)이 필요 없는 초단기 근로자로 메웠다. 손님이 적은 시간대를 일괄 휴식시간으로 지정한 뒤 근로 시간에서 빼는 방식으로 임금을 아끼거나,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만 단시간 근로자를 채용하는 업체도 많았다. 임금 지출을 줄이기 위해 사업주가 일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가족이 현장에 나와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숙련된 노동자가 필요한 공단 내 중소제조업과 자동차 부품업에서는 고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들은 연장·주말 근로를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 중소 제조업체 가운데 일부는 급증한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자 노동자를 하도급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자동차 부품업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벗어나고자 정기적으로 지급하던 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하는 등 임금체계를 개편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이들 역시 제품가격을 올려 받을 교섭력이 없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수익이 크게 줄었다”고 호소했다.조사를 진행한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이 중소규모 업체에 집중돼 있었다”면서 “원청업체(대기업)나 프랜차이즈 본사가 이들과 부담을 나누는 사회적 (연대)관점에서 문제를 풀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최저임금 인상이 부정적 영향만 있던 것은 아니다. 노동시장 전체로 볼 때 긍정적인 효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임금 상위 20%의 임금총액을 하위 40%의 임금총액으로 나눈 ‘10분위 분배율’은 지난해 2.073으로, 전년(2.244)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임금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 노동자의 1인당 평균 시급은 8400원으로 전년보다 19.8% 올랐다. 2분위 노동자의 시급 인상 폭도 18.2%나 됐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소득을 받는 10분위 노동자의 1인당 평균 시급은 6만 3900원으로, 전년보다 8.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노동자 임금 분포 조사를 진행한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은 상당 부분 인상돼 그 결과로 임금 격차도 줄었다”면서 “최하위 계층의 임금 상승은 연쇄적으로 중간 임금집단까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까지 고려해야 전체적인 평가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토론자로 나온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직근로자 임금 격차와 함께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근로자 소득까지 고려해야 한다. 오늘 발표한 연구 결과보다 좀 더 포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한국 최저임금 수준… 6위 vs 7위 vs 13위

    한국 최저임금 수준… 6위 vs 7위 vs 13위

    #시간당 6470원 2017년 7월 “(두 자릿수 인상은) 올해 1년 해보고 속도조절을 할지, 이대로 갈지 결론을 내리겠다.” #시간당 7530원 2018년 7월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으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못 지키게 된 점을 사과드린다.” #시간당 8350원 2019년 5월 “가장 아래층 노동자가 어려움 겪어 송구스럽다. 2020년 1만원 공약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련의 발언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 속도에 대한 견해를 밝혀왔다.●文대통령 ‘2020년 1만원’ 속도조절 시사 지난해까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대선 공약에 힘을 싣던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이해 지난 9일 이뤄진 대담에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0.9% 인상돼 시간당 8350원에 그침에 따라 2020년 1만원에 맞추려면 19.8%의 역대 최고치 인상률을 적용해야 하는 현실적 고민도 반영된 행보로 읽힌다. 대선 당시 진보·보수 후보를 막론하고 ‘최저임금 1만원’의 방향성에 대한 이의는 없었다. 문제는 달성 시점, 즉 속도였다. 대선이 있던 해인 2017년을 기산점으로 삼아 ‘2020년 1만원’을 달성하려면 연평균 15.7%씩 인상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당시 유력 정당 대선 후보 중 문 대통령과 심상정, 유승민 후보 등 3명이 ‘2020년 1만원’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연평균 15.7% 인상률에 찬성했다. 홍준표, 안철수 후보는 ‘2022년 1만원’ 공약을 선택했는데, 이 공약 달성을 위해서는 최저임금이 연평균 9.2% 인상되어야 했다. 김대중 정부 이후 역대 정권의 재임 중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이 5.2~10.6%, 직전 박근혜 정권 기간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이 7.4%였던 점을 고려하면 ‘2022년 1만원’도 노동친화적 정책이었는데 결국 유권자들은 그보다도 급격한 인상률을 선택했다. 그래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정권에 비해 높게 책정되고 있다는 데 이론은 없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과거보다 빠르게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졌다는 데 경제계와 노동계 모두 동의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해외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이 유독 급진적인 최저임금 인상 행보를 밟는 것인지, 이 대목에서 경제계와 노동계가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1대99 사회’가 된 데 대한 회의감, 로봇·자동화 촉진에 따른 일자리 변화 등 과거와는 다른 경제구조 변화로 인해 전 세계가 근로소득을 인상하는 분위기라면 과거에 비해 인상률이 높다는 이유로 현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을 전부 폄훼하는 게 불합리한 평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국 대비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한노사연)는 최근 보고서에서 정반대 평가를 내놓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비교한 최근 보고서에서 한경연은 한국을 27개 회원국 중 7위로, 한노사연은 29개국 중 13위로 꼽았다. 한경연은 국민총소득(GNI)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집계한 반면, 한노사연은 평균임금(중위값) 대비 최저임금 비율을 집계해 순위에 차이가 생겼다. GNI를 반영할 경우 최저임금 대상인 임금 근로자 외에 자영업자 소득이 포함되는데, 한국은 자영업자 소득이 낮기 때문에 GNI 대비 최저임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다.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높다는 점을 부각시키려고 한경연이 GNI를 활용했다는 의심이 제기됐지만, 한경연은 “OECD 중위임금 또는 평균임금은 2017년이 최신 통계여서 올해 국가 간 최저임금 상대수준을 비교하려면 2021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GNI 활용 이유를 설명했다. 한경연 보고서와 한노사연 보고서 간 상반된 결론은 경제계 대 노동계의 견해차로 부각되며 관심을 모았다. 전선은 점점 확대되는 분위기다.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OECD 최상권으로 추정된다는 보고서를 냈다. 경총은 최근 2년(2018~2019년) 동안 OECD 소속 28개국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비교, 한국의 최저임금 누적 인상률이 29.1%로 28개국 평균 인상률인 14.3%보다 크게 높았다고 집계했다. 경총은 “최근 2년 누적 인상률이 한국보다 높은 국가는 46.1%를 기록한 리투아니아와 43.9%인 터키”라면서 “리투아니아는 석유정제업 중심의 소규모경제 국가이고, 터키는 최근 경제가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총이 추산한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6위인데, 경총은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추산했다. 대체 왜 평균임금 중위값을 활용해 분석한 한노사연의 순위(13위)보다 경총이 집계한 순위(6위)가 더 높을까. 한노사연이 최저임금과 평균임금 중위값 통계가 모두 있는 2017년(최저임금 6470원) 시점을 대상으로 분석을 한 반면 경총은 최근 2년 동안의 최저임금에 국가별 중위소득을 추계해 분석 도구로 썼기 때문이다. 경총 측은 “국가별 통계가 있는 2012~2017년 중위소득 추세를 분석해 2019년의 국가별 중위소득을 추산했다”면서 “최근 2년 동안 OECD 회원국에 비해 가파른 속도로 최저임금이 인상됐으니 국가 간 비교 결과 올해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높아졌다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도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기·소상공인 업종별 차등적용 더 관심 경제계와 노동계 보고서의 결론은 최저임금 인상 전 양측이 각각 내놓았던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이 실행 전 공약일 때에도 경제계는 평균 소득수준 대비 최저임금 인상 여력이 크지 않다고 했고, 노동계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낮다고 주장했다. 양측 모두 서로의 견해를 강화할 분석 지표를 동원하고 있다는 의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재계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의 최저임금 급격 인상이 경기 침체, 자영업 경기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력과 현상을 빠르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GNI나 중위소득 추계치 활용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노동계는 재계가 최저임금 급격 인상 정책의 부작용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분석 도구를 조작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이것이 정권 비판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의심을 여전히 키우는 중이다. 대기업을 대변하는 전경련과 역사가 오래된 기업을 주로 회원사로 둔 경총이 최저임금 관련 논쟁의 전면에 서면서 최저임금과 좀더 밀접한 집단인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현안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지난 3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최저임금 이대로는 안 된다’란 주제를 내걸고 진행한 토론회에선 최저임금 인상 속도와 같은 거시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보다 최저임금 인상·적용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방법론을 찾는 데 관심이 모아졌다. 이 토론회 발제자인 김강식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제 시행 초기인 1980년대 후반에는 비교적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 설정이 가능한 업종이나 지역에서 별도의 최저임금을 설정하여 순차적으로 전체 최저임금 수준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에서 노동계가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을 주장했다”면서 “지금은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 필요를 경영계가 요구하고 있고, 노동계는 업종별 최저임금제가 특정 업종의 임금차별을 고착화하고 사회적 약자 계층의 임금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것이란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폭이 커지면서 소상공인 및 중소 영세업체를 중심으로 최저임금의 업종별·지역별 구분 설정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1204개 소상공인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70.9%가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 적용해야 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최저임금을 지급하며 직접 취급하는 사용자들은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률 국제 비교와 같은 거시적·정치적인 문제보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업종별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지급할 수 있는 최저임금 수준에 관심을 두고 있는 셈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국판 엘 시스테마’ 꿈꾸는 관악구·서울대

    ‘한국판 엘 시스테마’ 꿈꾸는 관악구·서울대

    “나눔 혜택 훗날 사회에 되돌아갈 것”베네수엘라에 ‘엘 시스테마’란 청소년 오케스트라 지원단이 있다. 이들은 빈곤, 마약, 범죄에 놓인 가난한 아이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나눠 주고 음악을 가르쳐 이들을 훌륭한 지휘자, 교사 등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잉태했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거리에 뒹굴던 아이들을 다시 품고 자신이 받은 나눔의 혜택에 희망을 더해 되돌려준다. 서울 관악구가 서울대와 함께 ‘한국의 엘 시스테마’를 꿈꾼다. 서울대 교수와 학생들은 오래전부터 자신이 가진 재능을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2011년부터 서울대 교수와 학생들이 구의 공공 재원과 결합해 법학, 수의학, 공학, 인문, 사회 등 전문 지식을 지역의 아동·청소년들에게 나눠 주고 있는 게 대표적 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봉사동아리인 ‘프로보노’는 지역 고교생들에게 ‘찾아가는 법 체험 교실’, ‘진로·진학 멘토링’ 등을 운영해 법조인의 역할과 소양에 대해 교육하고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전한다. 서울대 공대 상위 2%의 우수 학생으로 구성된 사회공헌조직 ‘공우’도 2012년부터 이공계에 관심 있는 지역 고교생들에게 공대 진학을 위한 멘토링 서비스를 지원해 왔다. 다양한 전공 지식과 실무경험을 갖춘 학생들로 이뤄진 서울대 사회공헌조직 ‘티움’은 관악구 내 근로자 5인 미만의 영세업체에 무상으로 경영 컨설팅을 해 준다. 박준희 구청장은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서울대의 묵묵한 선행이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재능 기부의 혜택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훗날 멋진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해 자신이 받은 혜택을 사회 곳곳에 돌려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영세업체 지원 ‘일 환경건강 센터’ 개소

    재단법인 숲과나눔은 SK하이닉스와 함께 반도체 산업 협력업체와 영세 사업체의 안전·보건·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공익 산업보건센터를 개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S타워에 설립된 ‘일 환경건강센터’ 개소식에는 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청주충북환경연합·반도체협회·충북도청·청주시청·SK하이닉스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일 환경건강센터엔 직업환경의학전문의, 산업간호사, 산업위생기사, 상담심리사, 물리치료사 등이 상주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악덕 한인 기업 20여곳”… 인니 노동부, 조사 착수할 듯

    잠적한 SKB대표 “5억 이번주 송금 예정” 인도네시아 당국이 최저임금을 주지 않거나 임금 체불 혐의가 있는 현지 한인 기업에 대한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17일 현지 교민사회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노동부는 빠른 시일 안에 20여개 한인 기업을 상대로 노동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직원 임금을 체불한 채 야반도주한 현지 한인 기업 대표 문제가 불거지고,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최저임금을 주지 않은 현지 한인 기업들이 20여곳이나 된다는 일부 보도에 따라 실태 파악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현지 소식통들은 “인도네시아 당국은 일단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는 등 진상 파악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면서 “무하맛 하니프 다키리 노동부 장관이 직접 조사를 지시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국의 일부 노동단체들도 인도네시아 상급 노동단체에 한인 기업의 위법이나 열악한 근로조건 등을 공동조사하자고 제안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조사 대상인 20여곳 가운데는 채산성 악화로 공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면서 전 직원들에게 원성을 샀을 뿐 임금 체불 등과는 무관한 업체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현지에서는 서(西)자바주 봉제업체 SKB 대표인 한국인 A씨가 잠적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을 계기로 한인 기업의 임금 체불 사례와 노동조건 등에 대한 관심이 고개를 들었다. SKB 직원들은 A씨가 수년에 걸쳐 900억 루피아(약 72억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했다면서 4000여명의 근로자가 임금 체불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SKB 대표 A씨는 체불된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 5억원을 마련해 이번 주 송금할 예정이며, 가능하면 1억 5000만원 가량을 더 마련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체불 임금이 6억원 남짓한 금액이어서 최소한 임금 문제는 일단락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부터 인도네시아 진출을 본격화한 한국 봉제업체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채산성이 악화해 왔다. 서자바주에 밀집한 한인 봉제업체 일부는 최저임금이 낮은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했지만 그럴 형편도 되지 않는 영세업체들은 파산위기에 몰린 경우가 많다. 인도네시아 노동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한인 운영 업체 전반을 악덕기업으로 몰아가려는 노동계 일각의 움직임은 경계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현장 행정] 관악 사업체 84%가 영세상인… 서민들 살맛나게 골목 살린다

    [현장 행정] 관악 사업체 84%가 영세상인… 서민들 살맛나게 골목 살린다

    “관악 사업체의 84%가 종사자 4명 이하인 영세업체입니다. 민생 해법이 ‘골목 살리기’에 있는 셈이죠. 올해는 골목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일 방안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지난 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신사시장을 찾은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밝힌 올해 구정 방향이다.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세 차례나 방문했던 관악신사시장으로 새해부터 또 발걸음을 옮긴 데는 골목상권, 소상공인 살리기에 전력투구하려는 박 구청장의 의지가 깃들어 있다. 이날 시장 점포 하나하나마다 일일이 들러 상인들과 인사를 나눈 박 구청장은 “이렇게 어려울 때가 없었다”는 상인들의 호소에 “어떻게 하면 장사가 잘될지 구정으로 풀어내 보겠다”고 약속했다. 임영업(62) 관악구 전통시장연합회 회장은 “구청장이 새로 오신 이후 재래시장에 편의시설을 대폭 늘려준 것도 반갑지만 이렇게 수시로 시장을 방문해 관심을 가져주는 게 상인들에게 희망을 품게 한다”고 말했다.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구는 올해 관악신사시장, 신원시장에 9억 7400만원을 들여 노후화된 아케이드를 현대적이고 편안한 시설로 재탄생시킨다. 신사시장에는 아케이드 지붕 아래로 미세한 물방울을 뿌리는 양무시스템도 마련해준다. 물방울이 증발되면서 여름철에는 3~4도 주변 기온을 떨어뜨려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미세먼지와 악취까지 거둬가는 효과가 있다. 지역 내 중소기업이나 영세업체들의 자금 운용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정책도 속속 가동된다. 관악구에서는 대기업보다 작은 점포를 운영하는 종사자 수 1~4명인 사업체가 전체 사업체(2만 6377개)의 84%(2만 2224개)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구는 올해부터 중소기업 육성기금 지원 규모를 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억원 더 늘렸다. 업체당 2억원 이내, 연 1.8%의 저렴한 금리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2021년에는 22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대통령, 서울시장도 각각 신년사에서 경제와 민생을 강조했듯, 민선 7기 우리 구의 목표도 경제 살리기에 집중돼 있다”면서 “혁신 경제, 상생 경제, 사회적 경제, 청년 경제를 4대 축으로 지역경제의 주름살을 펼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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