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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 김정일 연구](7)’쇄국’빗장풀기

    “우리는 허리띠를 조이면서도/서양의 코카콜라는 얻어 마시지 않았다/시뻘건 흙탕물을 마실지언정…” 북한 조선문학 올해 1월호에 실린 이 시는 북한이 코카콜라에 대해 어느 정도 배타적인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찍이 청년들에게마시지 말라고 엄금해온 것이 바로 코카콜라였다. 북한이 이처럼 코카콜라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것은 코카콜라가 자본주의 상징 상품인 데다 개방으로 자본주의 사상이 침투하면 체제가 무너질것이라는 우려에서이다.그런 코카콜라가 대북 경제제재 조치 완화에 따라 북한에 공식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북한은 개방의 개자(字)도 꺼내지 못하게 할 정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왔다.체제 유지를 위해 사상 침투에 대해서는 ‘모기장’을 치고외국 및 남한 제품 반입은 물론 외국인과 남한 사람의 왕래에 대해선 엄격히통제해왔다. 지난 15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의 환송오찬장.손길승(孫吉丞)SK회장은 김 위원장의 매제로 실세 중 실세인 장성택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합석하게되자경협 확대에 필수적인 투자보장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달고 건의했다.이것이 개방문제와 직결되는 중대 사안임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위원장님에게 직접 건의하라”며 손 회장을 김 위원장한테 데리고 갔다.실세라도 감히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게 바로 개방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에선 나진·선봉자유무역지대 개발,금강산 관광 허용 등 극히제한적인 개방을 추진해왔다.경제면에서도 부분적이나 시장경제를 접목해왔다.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사실상 북한의 개방을 전제로 한 경협문제가논의됐다. 그럼에도 북한은 정상회담이 끝난 지 6일 지나고 코카콜라가 반입되던 바로그날인 21일 중앙방송을 통해 개방을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강한 거부감을나타냈다.그러나 겉으론 절대 불가를 외치고 있지만 코카콜라의 반입이 말해주듯 닫혔던 문은 열렸다.그리고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개방은 더욱 가속화될 단계에 접어들었다.북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개방하지 않을수 없고 공동선언문대로 교류·협력을 하다 보면 자연히 상당한 수준의개방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북한에 개방의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한 마리의 제비이다.이의 반입을 허용한 사람이 바로 김 위원장이고 정상회담에서 실용주의자답게실리를 챙기며 고뇌 어린 선택을 한 사람도 김 위원장이다. 이렇듯 개방에 대한 김 위원장의 자세는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지난 5월 중국 방문에선 중국이 자국 실정에 맞는 개방정책을 실시해 큰 성과를 달성했다고 축하했다.개방이라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꺼려하던 그가 이같은 용어를 사용했다는 자체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오래 전부터 동맹국들로부터 개방 권고를 받아온 김 위원장은 이번 중국 방문에서 강택민 주석으로부터도 그랬고 남북 정상회담에선 김대중 대통령에게서도 권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김 대통령의 권고에 대한 반응은 알려지고 않고 있으나 강 주석에겐 “개방할 경우 사회 혼란이 올까 걱정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 미루어 북한의 개방은 정상회담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게 분명하지만정경분리의 중국식 개방 형태를답습하지 않고 체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은걸기자
  • [외언내언] 북한 도메인 투기

    남북 정상의 6·15 공동선언을 지켜본 한 시민은 “통일이 되더라도 복부인의 방북은 막아야 한다”며 통일 후 북한의 땅투기 바람을 걱정했다. 그의 걱정이 기우만은 아닌 것이 이미 남한의 발빠른 사이버 투기꾼(Cybersquatter)들이 땅 대신 사이버 공간의 북한 인터넷 주소를 싹쓸이 하다시피했기 때문이다. 현재 네티즌들이 선점한 북한 관련 도메인은 북한 영문 국호인 ‘dprk.com’을 비롯 ‘김일성 닷컴’ ‘평양마트 닷컴’ 심지어 북한의 영빈관인 ‘백화원 단고기 닷컴’ 등 1,500여개나 된다. 이중 북한 관련 벤처 1호를 자랑하며 주식 공모까지 하고 있는 ‘www.dprk. com’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는 북한과 관련된 도메인 40여개를 확보하고 있다.이 회사 사이트 게시판에는 북한 주류(dprkliquor.com),음료(dprkdrink.com)를 비롯해 여행(nktrip.com),영화(nkmovie.com),노래(nksong.com),스타(nkstar.com) 등의 홈페이지가 올라 있다. 이와 관련,인터넷 도메인 등록업체인 ‘후이즈(www.whois.cokr)는 “외국의 사냥꾼들로부터 북한 관련 도메인을 지키기 위해 북한관련 도메인 국제소유가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이들의 조사에 의하면 ‘김정일 닷컴’은이미 중국인에 의해 선점됐다는것. ‘후이즈’정혜진씨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쏠려북한 도메인이 각국 도메인 사냥꾼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따라서 “나중에 무상으로 넘겨주든지 경협 차원에서 약간의 프리미엄과 교환하든지 그건 그때 가서 결정하더라도 동족인 우리가 먼저 확보해놓는 것이 북한에 유리하다는 취지에서 북한관련 도메인 콘테스트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1년차 43억원,2년차 240억원의 수익을 장담하면서 주식 공모까지 한 회사가 손쉽게 소유권을 양도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이 문제를 놓고 상당한갈등이 예상된다. 다만 유엔 산하 세계지적소유권기구(WIPO)가 미국의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의 도메인을 선점한 사람에게 ‘무단 점거한 도메인을 넘겨주라’고 결정한사례가 있으므로 북한 국호 및 김일성,김정일,평양 등 고유명사가 들어간 도메인은 선점권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있다.그렇더라도 이는 북한의 자존심문제이고 보면 북한 도메인 만들어주기 혹은 넘겨주기 네티즌 캠페인이라도벌여야 하지 않을까. 金在晟 논설위원 jskim@
  • 金대통령, 국군 모범용사 초청 다과 이모저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9일 평양 방문 이후 빡빡한 일정을 쪼개 처음으로 외부인사를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45분동안 다과회를 베풀었다.대한매일과 스포츠서울이 해마다 6·25전쟁 발발일에 즈음해 육·해·공군 하사관가운데 선발하는 ‘국군 모범용사’ 부부를 격려하는 자리였다.이 행사는 올해로 37회를 맞았다. ■안보의지 강조 김 대통령은 “나라의 안보를 위해 헌신해서 모범용사로 선발된 여러분을 만난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운을 뗀 뒤 “이같은 뜻있는 일을 37회나 계속해온 대한매일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행사취지를 되새겼다. 그리곤 곧바로 안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평화를 원하면 전쟁에 대비해야하고 전쟁을 제대로 대비하는 자만이 평화를 향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남북대화가 잘 진행된다고 해도 군은 국가안보의 귀중한 존재이며,나역시 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군이 약해지면 남북대화가 제대로안될 것”이라고 밝혀 ‘강군(强軍)’이 기본 토대임을 분명히 했다. ■남북화해와 군 김대통령은 “남북문제는 결코 서두르지 않고,착실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다짐한 뒤 “군이 국방의 소임을 다하면 경협과 대북사업을 더욱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므로 군은 대북관계에 있어 국민과 공동 파트너”라고 규정했다.“따라서 남북간 평화가 이뤄질 때까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방심하지 말고 방어태세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 대통령은 평양방문과 관련,“북한에 가보니 북한도 시대의 조류에 어쩔수 없었고,북한지도자들도 남측 사정을 꿰뚫고 있었다”고 전하고 “우리도북한을 이제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대통령이 이들에게 복지대책을 약속하자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이 부연설명에 나서 하사관 자녀들에 대한 특례입학 확대와 지방도시 기숙사 건설,관사 신축과 보수,생계 지원 등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차일석(車一錫) 대한매일 사장은 인사말에서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 이후 조성되고 있는 남북간 화해 분위기에 맞게 앞으로 모범용사 초청행사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내년부터 행사의 질적전환을 예고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남북 화해시대/ 쏟아지는 평양2박3일 뒷얘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북 후일담이 이어지고 있다. 김 대통령은 평양에서 체류기간 동안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설치된 냉방시설이 너무 강해 추위를 느꼈다고 수행한 한 관계자는 전했다. 방북 둘째날인 14일 아침에는 가벼운 감기기운이 나타났다는 것.그러자 수행한 박준영(朴晙瑩) 공보수석에게 걱정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당시 김 대통령은 오전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동,오후에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마라톤 단독정상회담을 앞둔 긴박한 상황이었다. 김 대통령은 도착 당일인 13일 저녁부터 냉방온도를 줄이도록 지시했으나여전히 추운 기운을 느껴 결국 14일부터는 아예 내의를 입고 잤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김 대통령은 언젠가 국내 TV에 출연,“나는 따뜻한 것을 잘 참고,집사람(이희호 여사)은 추운 것을 잘 참아 방안 온도를 놓고 마찰이 있을 때가 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을 만큼 추위에 약한 편이다.또 청와대에서와 마찬가지로 물과 전기를 아꼈다고 한다.한 관계자는 “‘저 양을 가지고 뭘 하실까’ 싶을 만큼 적은 양의 물을 썼다”면서 “전기도 잠시 자리를 비울 때마다반드시 스위치를 껐다”고 전했다. 김 대통령과 대표단은 공식·비공식으로 많은 선물을 준비해 갔으나 개별적으로 전달하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떠나올 때 영빈관 상황실에 한 데 모아일괄 전달했다는 것. 우리측 대표단이 준비한 선물은 진돗개 두마리와 60인치 컬러 TV 1대,VTR 3세트,전자오르간과 이 여사의 창광유치원 및 평양산원 방문 때 줄 티셔츠 등이었다.또 김 대통령이 숙소에서 우리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가져갔던 위성수신 시설도 그대로 놓고왔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풍산개 2마리 외에 130명 수행원들에게 2홉들이 들쭉술 3병이담긴 술세트를 선물했다.아울러 북측은 당초 객실내 냉장고에서 별도로 마시는 음료수 등은 개별 계산한다고 했으나 받지 않았으며,목욕탕·세탁소 등부대시설 사용도 무료로 제공했다. 양승현기자
  • 남북 화해시대/ 金대통령 국무회의 발언-정상회담 뒷얘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에서 알려지지 않은 남북정상회담 뒷얘기를 공개했다. ◆국무회의 김 대통령은 남북간 이해와 신뢰가 높아진 사례를 털어놨다.“이제까지 적대 속에 살아왔고 사상을 달리해 원수처럼 대해 왔지만,속을 들여다 보면 북측이나 남측이나 같이 한 핏줄이고 서로 그리워하고 있었다”고전했다.또 “앞으로 남북이 대화로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됐다”면서“그 쪽도 전쟁을 원치않고 있다”고 강조했다.그 사례로 “목란관 만찬석상에 북한 국방위원들이 평복을 입고 나왔고,나에게 인사를 했는데 이것은 상징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측에서 ‘통일’ 얘기를 많이 얘기했다”고 전하고 “그래서 내가 ‘28년전 7·4 공동성명을 발표했으나 그동안 한발짝도 더 나가지 못했다. 기본합의서도 마찬가지다.선언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통일방안 합의경위에 대해서 김 대통령은 “내가 오랫동안 구상해온 3단계통일방안을 설명했더니,김 위원장이 배석한 김용순 대남비서와 한참 얘기끝에 낮은 수준의 연방제 얘기가 나왔다”며 “이것까지 논의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으나 회담과정에서 자연스레 얘기가 나와 하다보니 접점을 찾았고,합의문에 넣게 됐다”고 말했다. ◆추가 뒷얘기 2박3일간의 평양 일정에서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단독으로만난 시간은 어림잡아 6시간 20분에 이르는 것으로 청와대는 추산했다.13일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하는 동안의 ‘리무진 회담’이 50분에 이른다.이어 백화원 영빈관에서 두 정상은 30분간 요담했다.14일에는 2차 정상회담을 통해 무려 3시간 50분간 회동했다.15일 오찬에앞서 단둘이서만 30분 가까이 회동이 이뤄졌다.사실상의 3차 정상회담이라는 설명이다.두 정상은 이어 순안공항으로 향하는 길에서 또다시 40분 간 ‘리무진 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15일 대남비방 중단을 군부에 지시하면서 ‘솔선수범’을 유독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김 위원장은 “과거처럼 하면 합의문이 한낱 종이장이 돼버리고 만다”며 단호한 어조로 대남비방 중단을 지시했다는 것이다.주위의 군사위원들이 “남쪽에서는 계속 할텐데 우리만 중단하면 되느냐”고 반론을 제기하자 김 위원장은 “그렇더라도 북이 먼저 모범을 보이라. 합의가 이뤄진 뒤 남북이 과거 분위기로 돌아가면 안된다”고 못박았다.합의이행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 박 대변인의 설명이다. ◆15일 고별오찬에서는 성씨가 화제가 됐다.김 대통령이 “어디 김씨냐”고묻자 김 위원장이 “전주 김씨다”고 했다.그러자 김 대통령이 “나는 김해김씨니까 김위원장이 진짜 전라도”라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이희호(李姬鎬)여사가 “나는 전주 이씨”라고 거들자 김 위원장은 “우리 일가 만났다”고말해 웃음이 터졌다. 양승현 진경호기자 yangbak@
  • 남북 화해시대/ 당국간 대화 어떻게

    판문점이 열띤 통일 논의의 장(場)으로 북적댈 것 같다.6·15공동선언에서남북은 빠른 시일 안에 당국간 대화를 갖기로 합의했다.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 대표들은 판문점에서 수시로 만나 이산가족 문제와 경협,통일 방안 등에대한 합의점을 도출하게 된다. ◆준비작업. 남북은 본격적인 당국간 대화에 앞서 이달 안에 준비접촉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당국간 대화를 언제부터 어떤 식으로 운영할 지를 사전에 조율하기 위해서다.양측은 두달 뒤 광복절에 있을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해야 하는 등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쯤 준비접촉 대표단을 구성하기로 했다.대표단은 북측 대표단과의 접촉에서 우선적으로 95년 북측의 일방적인 철수로 폐쇄된 남북연락사무소의 기능을 정상화 할 것으로 보인다.효율적인 회담을 위해서는 연락관들이 판문점에 상주하면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 정부는 정상회담 기간중 남북 양측이 서울 남북회담사무국~평양 백화원영빈관 사이에 개통했던 직통전화를 계속 유지하면서 북측과 당국간 대화에 관한의견을 수시로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정부는 통일부 등 16개 부처로 구성된 ‘정상회담 준비기획단’을확대 개편하는 등 내부적으로 본격적인 당국간 대화 체제에 돌입할 전망이다. ◆회담형태. 당국간 대화는 분야별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이산가족이나 경협,남북 정상간 핫라인 설치 등 각각 성격이 다른 합의내용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실무 채널의 다양화가 불가피하다.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회담 방식은 분야별 공동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다.이는 92년 남북이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 내용을 재추진하는 형식이다.당시 남북은 ‘화해협력 공동위’‘경제교류협력 공동위’‘사회문화교류 공동위’‘군사 공동위’ 등 4개 공동위 구성에 합의했으나 실제로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관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차관급을대표로 하는 공동위는 격에 맞지않다는 지적도 있다.이에 따라 총리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 각료급 회담이나 85년 열렸던 경제회담처럼 각 부문별장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협의 채널이 거론되고 있다.통일부 당국자는 “당국자 회담은 양측의 각료들이 집단으로 참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일각에선 당국자 회담을 경제회담과 분리하는 방안도 제기하고 있다. *정례화 수순. 당국간 대화의 정례화·대화 통로의 상설화는 남북 관계개선의 핵심 명제.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연락통로와 의논기구의 상설화가 무엇보다 앞서이뤄져야 한다. 판문점에 당국간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평양과 서울에 상주대표부를 여는것이 수순이다. 지금은 민간형태의 적십자 연락관 직통전화만이 열려 있었을 뿐이다.정상회담의 추진을 위해 서울∼평양간 직통전화가 다시 개설되긴 했지만 아직 양측현안을 다뤄나갈 공식 통로의 수준은 아니다.회담을 위한 임시적인 성격이 강하다. 상대방 수도에 개설된 상주대표부를 통해 양측 의사를 교환하고 경제·무역관련 업무와 출입국을 위한 ‘비자’업무까지도 대행하게 하자는 게 정부 입장이다. 상주대표부·연락사무소 등이 대화 진행을 위한 통로라면 남북기본합의서에입각한 각종공동위원회의 가동은 현안논의를 위한 마당(場)이다. 기본합의서는 화해·군사·핵통제와 교류협력·사회문화교류협력 등 5개분야의 공동위원회를 규정하고 있다.공동위 가동을 대비해 차관급 위원장과1급직 부위원장 등 7명으로 짜여진 분야별 공동위원회가 구성돼 있다.경제협력 등 현안논의를 위해서도 일시적 협의가 아닌 지속적으로 대화를 진전시켜나갈 수 있는 틀을 만들자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대화통로와 의논기구의 상설화가 남북관계 개선과 당국간 대화 진전의 척도며 수단”이라면서 “북측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만큼 긍정적으로 대응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우·김상연기자 swlee@. *전문가 제언. ◆오기평(吳淇坪) 아·태재단 이사장. 남북 당국자 회담은 중요한 뜻을 갖는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에서도 언급됐지만 공동선언 5개항에 당국간 회담이 포함된 것은 의미가 깊다.대화의 계속성을 확보하고 모든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임과 동시에 정치적인 목적성을 띤다. 당국자 회담을 명시한 것은 과거 정통성 문제를 둘러싼 남북간 대립을 털어버리자는 뜻을 갖는다.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설치키로 한 화해위원회같은 당국자간 대화는 모두 좌절됐다.이번에 당국자 회담을 갖는다고 선언한것은 92년 남북기본합의서를 복원한다는 의미에서 정치적인 효과를 지닌다. ◆동용승(董龍昇) 삼성경제연구원 북한팀장. 6·15 남북공동선언은 7·4 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고 규범적이건 강제적이건 남북이 실행가능한 사업을 추출해 합의한 것이다. 당국간 대화는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기존 연락사무소를 재가동해시작하는 게 시간적으로 빠르고 실효성이 있다.무엇보다 정상회담 이후 후속적인 대화 재개가 중요하다. 그러나 너무 조급하게 생각한다든가 성과를 크게 기대하지 말고 공동선언정신에 맞게 탄탄하게 준비를 해서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손호철(孫浩哲) 서강대 교수. 합의 사항을 어떻게 실행하는가 중요하다.먼저 군축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귀국보고에서 핵·미사일 문제와 주한미군 문제 등에 대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 앞으로 있을 남북 실무자급 대화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논의 과정도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또 남북경협 등을 통한 남북통합 문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앞서경협을 반대하지 않는 우리 내부의 사회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金위원장 공항 배웅…3차례 포옹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내외는 2박3일간의 역사적인 평양 방문을 마치고 15일 오후 5시25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무사히 돌아왔다.앞서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환송행사에서는 남북 두 정상이 뜨거운 포옹을 나눠 더욱 가까워진 모습을 다시 과시했다. □공항 환송 김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지난 13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군악대의 연주 속에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이들은 환송나온 평양 시민들의 환호에 간간이 손을 들거나 박수로 답례했다.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평양시민 들은 빨간 꽃술을 흔들며 ‘만세’를 외쳤다.공항 환영행사에서는 ‘만세’와 ‘김정일’을 번갈아 외쳤었다. 공항에는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김용순(金容淳)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연형묵(延亨默)자강도당 책임비서,조명록(趙明祿)조선인민군총정치국장 등 북측의 핵심 실세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연형묵 비서는이날 공항에 처음 모습을 보였다. 공항에서 백화원 영빈관으로 출발할 때처럼 승용차를 함께 타고 공항에나온 두 정상은 헤어지기 아쉬운 듯 세 번에 걸쳐 뜨거운 포옹을 했다.김 국방위원장은 “또 만납시다”라고 다음을 약속했다.김 국방위원장은 또 이희호(李姬鎬)여사와 오랫동안 손을 잡고 있는 등 2박3일 동안 ‘짧은 정’을 나누었다.이 여사도 북한측 대표단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김 대통령 내외가 비행기 트랩 위로 올라가 기내 안으로 들어갔는데도 김국방위원장은 자리를 뜨지 않고 트랩 밑에서 손을 흔들고 손뼉을 치며 배웅을했다.김 국방위원장 옆에 도열해 있던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도 비행기가 이륙할 때까지 서서 손을 흔들었다. □송별 오찬 김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남한측 수행원과 북한측대표단들은 이날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 국방위원장이 주최한 오찬을 함께하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특히 두 정상간에 남북공동선언문 합의라는 ‘큰 작품’을 만들어낸 때문인지 감격에 찬 분위기가 계속됐다. 김 대통령과 이 여사를 뒤따라 만찬장에 들어선 김 국방위원장은 헤드테이블에 착석하면서 김 대통령의 의자가 자신과 똑같은 팔걸이없는 의자로 놓여 있자 바로 뒤에 서 있던 군복 차림의 의전장을 불러,“김 대통령께 팔걸이 있는 의자를 갖다주시오”라고 지시했다.그는 특히 “애초부터 준비하지않고”라고 세 차례나 관계자를 질책했다.끝까지 김 대통령에 대한 깍듯한예우를 다하는 모습이었다. 조명록 총정치국장은 오찬사에서 “두 분이 천리혜안으로 민족 이익을 첫째로 해 민족 앞에 역사적 결단을 내려주었다”고 말해 두 정상과 참석자들의박수를 받았다. 이어 우리측 임동원(林東源)대통령특보가 일어서 “7,000만 민족의 염원에평양도 울고 서울도 울었다”면서 “특히 공항에서 김 대통령이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한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새삼 감회에 젖은 표정을지었다. 김 대통령은 임 특보의 답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격에 겨운듯 시종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에 잠기는 모습이었다.답사가 끝난 뒤 두 정상은 서로 잔을마주치며 건배를 했다. 전날 서명서에 사인한 뒤 ‘원샷’으로 축배의 잔을 들었던 김 국방위원장은 “모두들 김정일 위원장이 술 실력이 날카롭다고 하더구먼”하며 “어제10잔이나 마셨다”고 전날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김 대통령이 “네 차례에걸쳐 먹었다”고 하자 김 국방위원장은 “내가 나이가 젊으니까”라고 겸손해 하며 김 대통령에게 독주 대신 포도주를 권했다. 그는 또 헤드테이블의 이기호(李起浩)청와대경제수석을 향해 “아침에 닭공장 시설을 보라고 했는데 잘 보았느냐”면서 “외국에 많이 다녀봤을 테니까다른 곳과 대비해 어떻더냐”고 물었다.이에 이 수석은 “연간 100만마리를생산하는 규모의 대규모 시설로 자동화됐더라”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그렇더냐”며 흡족해 했다. 이날 오찬에서 남한측 기업인들은 김 국방위원장에게 “앞으로 협력을 기원하는 뜻에서 술을 한잔씩 권해 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이에 김 국방위원장은 남측 기업인들에게 술을 한 잔씩 돌렸다.참석자들은 박지원(朴智元)문광부장관의 제의로 함께 일어나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을 합창했다. □오전 일정 김 대통령은 아침 7시 잠자리에서 일어나 KBS 위성채널을 통해남북 정상회담 관련 보도를 시청한 뒤 핵심 참모들로부터 일정을 보고받고전날의 남북 정상회담 합의서 서명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김 대통령은 기분을 묻는 박준영(朴晙瑩)대변인에게“전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협상 과정에서 혼혈의 힘을 쏟은 데다 김 위원장의 초청만찬에서 포도주 서너잔을 마셔 숙면을 취할 수 있었고,기분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이 여사와 함께 닭고기를 고운 국물과 된장찌개,흰밥으로아침식사를 한 뒤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 정원을 산책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공동취재단
  • 남북 화해시대/ 손병두 전경련부회장의 ‘평양 2박3일’

    6월13일 오전 9시48분. “지금 38도선을 넘는다”는 기내방송이 나왔다. 비행기를 타고 38선을 넘는 게 사실인가? 꿈이 아니겠지…. 가벼운 흥분이일었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렸던 예술공연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으나 베이징에서비자가 안나오는 바람에 취소된 적이 있어 이번에도 하루가 연기돼 걱정이앞섰던 터였다.38선을 넘었다는 얘기에 걱정이 일시에 사라졌다. 해안선을 따라 올라갔다.평양 순안공항에 접근할 때는 한창 모내기하는 북녘 농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경지정리가 자로 잰듯 했다.북녘 땅을 직접 보자 가슴이 뭉클했다. 순안공항에 직접 영접나온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연호하는 인파를보고 “이번엔 뭔가 결실을 맺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스쳤다.시인 고은 선생과 같은 조가 돼 한차를 타고 가며 차창 밖 연도의 시민들을 유심히보았다.그들의 얼굴에서 통일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겹겹이 병풍을 친듯 늘어선 연도의 인파들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광경이었다.동승한 안내원은 “옛날 쿠바 카스트로나 캄보디아시아누크가 왔을 때도 이 정도는아니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숙소인 주암산(酒巖山)초대소에 여장을 풀었다.바위에서 술이 나왔다는 고사에서 비롯된 곳.부벽루와 대동강 능라도,을밀대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었다.바로 점심을 먹고 만수대 예술극장을 찾았다.입구에서 ‘평양시 예술인들의 음악·무용종합공연’이라는 대형간판이 우리를 맞았다.아리랑,청산벌에 풍년이 왔다네,천안삼거리를 듣는 일행들의 얼굴은 숙연해져 있었다. 평양의 첫 날은 흥분과 감격속에서 보냈다. 다음날 인민학습당과 만경대소년궁전을 둘러본뒤 옥류관에서 냉면을 배부르게 먹고 ‘조선콤퓨터회사’를 찾았다.북한의 컴퓨터 기술수준은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한듯 했다.특히 회사를 충실히,샅샅이 보여준 데 감명을 받았다. 모든 것을 다 개방하고 솔직하게 서로 주고받자는 자세로 보였다. 이어 인민문화궁전에서 경제분야 회의를 가졌다.우리측 특별수행원 24명 중경제와 관련해 방북한 우리측 인사 10명과 북한측 경제관계자들이 얼굴을 마주했다.북측에서 정운업 민족경제협력연합회 회장을 비롯,박동근 조국통일연구원 참사,정명선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참사,김정혁 조국통일연구원 실장,박세윤 조선콤퓨터회사 총사장,조헌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연구원등이 참석했다.이렇게 남과 북의 다양한 인사들이 한자리에 앉은 것은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역시 처음이었다.북한의 정 회장이 먼저 인사말을 했다. “이렇게 만나게 돼 정말 기쁩니다.그동안 통일이 안돼 상호 재력의 낭비가심했습니다. 이제 사상과 제도를 초월해 각 부분의 발전을 기해야겠습니다. 민족통일을 위한 실제적 조건을 제시해야 합니다.92년 기본합의 사항을 아직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민족의 객관적 기대와 요구를 저버린 것입니다.그이후 진행된 민간협력은 일부 시범사업에 불과합니다.세계 모든 민족이 힘을 강화하는 데 대결로 서로의 힘과 지혜를 합하지 못하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이번 회담을 통해 민족의 교류협력으로 발전시켰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할 얘기가 있으면 무엇이든 다 해달라”라고 덧붙였다.김재철(金在哲) 무역협회 회장,이원호(李源浩) 중소기협 부회장과 참석인사들은 대체로남북 경제협력이 92년 합의한 기본 틀내에서 빨리 이뤄져야 하며 투자보장협정과 남북경제협력공동위 등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답했다. 내가 북측 인사들에게 말했다.“92년 기본 합의사항에 나와있는 남북경제협력공동위를 하루속히 설치해야 한다.투자보장 협정이나 이중과세 방지협정을비롯해 지적재산권 및 신분보장 등 속히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민간차원의 대북 창구문제는 우리측 경제단체들이 상의해서 북측과 대화채널을마련하겠다. 중국이 투자유치를 위해 대만기업을 우대하는 것처럼 남한기업에도 우대조치가 있어야 한다.북측이 지난번에 개정한 외자유치법에서도 남한기업은 대상에서 빠져 있다” 박동근 참사는 “남쪽에서는 남북관계 특수가 있다고 얘기되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대통령이 평양에 오실 때 기업인을 많이 대동,구체적인 정리안을 갖고 계실 것으로 보이는데,그게 뭔지 얘기해달라”고 했다.그는 김재철 회장의 글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것까지 알고 있을 만큼 우리 방북단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다.그날 저녁에는 역사적인 남북공동합의문 5개항 합의가 있었다.김정일 위원장은 방북단을 목란관으로 초대했다.국빈 대접을 위해 특별히 지은 곳으로 한쪽 벽에는 동해바다 물결위의 찬란한 일출이,반대편은 삼지연의 불붙는 듯한 일몰로 장식된,대단한 만찬장이었다.이날은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간 요리사들이 남쪽요리를 만들어 내왔다. 만찬은 화기애애하고 파격적인 만남의 장이었다.김정일 위원장이 일일이 잔을 돌리며 우리 기업인들과 건배를 했다. 마지막 날인 15일.오전에 평양에서 50㎞ 떨어진 닭공장 ‘동화협동농장’을찾았다.콤비나트 형태로 돼 있어 농장에서는 옥수수나 콩을 재배하고 사료를만들어 닭,오리,돼지,거위 등을 키우는 곳이었다.특히 최신설비가 갖춰져 사료 제조와 알 부화가 자동 처리되고 있었다.이곳은 김 위원장이 세번이나 와서 현장지도를 했을 정도로 현대화된 공장이다. 점심 때에는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 위원장이 식사를 베풀었다.김 대통령과김 위원장은 나를 비롯한 경제인들을 따로 불러 직접 술을 따라주고 건배를제의했다.“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잔을 부딪쳤다. 역사의 현장,평양의 2박3일은 파격이었다.남북관계가 진전되면 경제협력이한없이 확대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경제인으로서 진한 감격을 느꼈고,그것은 햇볕정책이 거둔 결실이었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
  • 특별기고/ 화해·협력의 시대 열었다

    남북한의 두 정상은 14일 평양에서 정상회담 합의문을 이뤄내는데 성공했다.화해·통일,긴장완화및 평화정착,이산가족 상봉,경제·사회·문화를 비롯한다방면의 교류 등 4개 분야에 걸친 합의문은 남북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남북이 손을 잡고 갈등과 적대를 넘어 화해협력의 새로운 시대로 넘어섰다.평화정착과 교류협력도 본격화되고 실천단계로 넘어선 것이다. 분단 55년만에 평양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적극성을 보였고 여러차례에 걸친 환담과 회담 등으로 각종 의혹을 불식시켰다.14일에는백화원영빈관으로 김 국방위원장이 찾아와 두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3시간을 넘기는 등 진지함속에 두 정상은 남북관계사의 분수령을 긋는 합의서를마련했다. 이번 회담으로 남북한 국민들은 한반도에서 대결시대가 끝나고,화해와 협력의 시대가 열리기를 소망한다.또 앞으로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는 좋은 관례의 계기로 정착하기를 기대한다.남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현안문제에대해 허심탄회하게 진솔한 의견을 교환,쌍방의 진의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회를 가졌다. 화해와 협력은 서로에 대한 정확한 이해로부터 출발한다.지난 시절 우리는서로 조작된 잘못된 정보로 인해 서로 오해하기도 했다.그러나 이제 직통전화를 설치해 남북한의 긴급한 문제는 상호 직접 의견을 교환할 수 있게 됐다.이것이 바로 오해와 불신을 없애고 신뢰를 쌓아가는 첫 출발이다.국가적·제도적인 거창한 통일은 일단 접어두자. 그러나 적어도 이 지구상에서 가까운 혈육이 55년 동안 상봉도 하지 못하고서신 한장도 자유롭게 나누지 못하는 비극의 분단역사는 마감하자는 것이민족의 뜻이다.전세계는 지금 우리 민족을 지켜보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7·4공동성명의 정신과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에 입각해 성공적으로 이 역사적인 만남을 생산적으로 발전시키기로 약속했다.양 정상은 기본합의서에서 합의한 화해·교류·협력 불가침 약속사항에 대해 강한 실천의지를 정치적으로 재다짐했다.드디어 외세에 의해분단된 분단사를 우리의 힘으로 마감하는 화해와 협력의 시대의 문이열리기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남북한 내부에 냉전의식을 가진 사회의 여러세력에 대한 설득 작업이다.북한에는 군부 강경세력이 그것이고 남한에는 분단으로 인한 보수 기득권 세력이 그것이다.그래서 우리 국민 모두가 향후 정상회담의 소중한 합의정신을 살리기 위해 지속적인 통일교육과 평화교육을 전국 방방곡곡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그 교육내용 중에는 북한사회에 대한 선입견 없는균형감각 있는 교육은 물론이고 가장 좋은 방법은 북한을 직접 방문하고,모든 방면에서의 인적,물적 교류를 체험케 하는 일일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시작도 중요하지만 회담후 대내적으로는 야당과 국민에게,대외적으론 우방국에게 그 결과를 소상히 알리고 향후 후속작업에 필요한 참여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동서독 정상회담에서도 회담후 빌리브란트 총리는 연방의회와 서방 4대국 협의체(미국,영국,프랑스,서독)에 정상회담 진행과정을 보고하여 공감대 확산에 노력했다. 우리 국민들도 정상회담의 성과를 너무 산술적으로 따지지 말아야 한다.민족공동체 회복이란 긴 역사적 관점에서 보는 현명하고 성숙된 자세를 가져야한다. 이제 화해와 평화의 불씨를 지핀 정상회담의 귀중한 정신을 우리 내부에서 실천하기 위해서 여야 정파를 초월하고 보수,혁신을 뛰어넘어 온 국민이 나서야 한다.갈등과 분단의 역사를 종결짓고 화해와 통일의 역사로 바꾸는 이 시점에 우리 온 국민의 지혜와 적극적인 참여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이장희 한국외대교수 국제법.
  • [구본영의 남북프리즘] 선보인 ‘金正日 통큰 정치’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김용순(金容淳) 당비서를 스스럼없이 ‘용순비서’라고 불렀다.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그를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등 남쪽 대표단 앞에서 그렇게 부른 것이다. 김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인물임을 재확인시키는 삽화였다.60여만명의 환영인파가 결사옹위를 외친 평양 시가도 이를 각인시키는 무대장치였다. 사실 김일성(金日成) 주석 사후 북한체제내에서 후계자인 김 위원장의 ‘카리스마’에 회의적인 관측통도 적지 않았다.하지만 그러한 추론이 근거없음이 입증됐다. 그런 만큼 다른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김 위원장이 본격적 개방노선을 선택하느냐의 여부였다.이에 대해선 정상회담 성사전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의 전망은 크게 엇갈렸다.경제회생을 위해선 개방을 택해야 하나,이로 인한 체제동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북한체제의 딜레마 때문일 것이다. 생전의 김 주석도 그같은 진퇴양난의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다고 한다.독일녹색당 전 대변인 라이너 베닝을 만난 자리에서였다.즉 “신선한 바람을 위해 창을 열어야겠지만,벌레들이 들어올 것같아 모기장도 쳐야 하겠지…”라는 솔직한 고백이었다.김주석이 말한 ‘신선한 바람’은 선진 자본·기술을,‘벌레’는 자유주의 사조나 외부사정을 가리켰다. 사실 오늘의 북한이 당면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선 개혁·개방이 외길 수순이다.‘새벽별 보기’나 ‘고난의 천리마행군’과 같은 노력동원으로 생산성을 높이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위원장도 14일 정상회담에서 그러한‘엄연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남북간 이산가족 교류와당국간 대화 재개 등 5개항의 공동선언 합의에 응해 개방이라는 세계사적 흐름에 동참하려는 몸짓을 보인 것이다. 그러한 징후는 정상회담 이전부터 엿보였다. 김 국방위원장이 김 대통령을맞으러 순안공항에 나와 짐짓 은둔자적 이미지를 벗어던진 것도 그 하나일수 있다.그는 14일 정상간 환담에서 김 대통령 덕분에 은둔에서 해방됐다는농담을 던지는 여유까지 보였다. 특히 눈여겨 볼만한 일은 이번 정상회담 직전 있었던 김 위원장의 베이징나들이다.그는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이례적으로 중국식 사회주의를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후계수업중이던 17년전 중국을 방문했을 때와는 판이한 태도였다.당시에 그는 덩샤오핑이 중국식 개방노선을 권고받았으나,‘우리식 사회주의’에 대한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북한도 모기장을 친,제한된 개방노선에서 벗어나 덩샤오핑식 개방을택할 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를테면 “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이나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로 북한이 개혁·개방이 체제붕괴로 이어지지 않을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알렉산드로 보론초프 러시아 동방학연구소상임연구원)는 분석이다. 물론 김 위원장이 북한의 개방 폭과 개혁의 깊이를 ‘어느 정도로,어떻게’구체화할지를 점치기는 아직 시기상조인지도 모른다.다만 역대 남쪽 정부중가장 전향적 대북 포용정책을 펴는 현 남쪽 체제야말로 북한이 과감한 개방노선을 펼 최적기가 아닐까 싶다.그런 점에서 그가 그동안 표방한 ‘통큰 정치’라는 뜻의 ‘광폭(廣幅)정치’라는구호를 어떤 식으로 실천에 옮길지주목된다. 행정뉴스팀 차장 kby7@
  • 남북 정상회담/ 북한 접대음식 요리법

    요리솜씨는 남에선 전라도요,북에선 평안도를 최고로 친다.북한음식은 양념을 많이 안써 담박한 맛이 특징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 첫날인 13일.영빈관내 숙소에서 김대통령과 부인 이희호 여사가 함께 한 점심식사에는 깨즙을 친 닭고기와 생선전,남새튀김,청포종합냉채,설기떡,풋배추김치,평양온반,맑은국,쏘가리깨튀기,옥돌불고기,새우남새볶음,밤정과,인삼차 등이 나왔다.박준영 대변인은 김대통령이 식사후 “북측이 준비한 음식이 정성들여 만들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면서 “특히 닭국물에 밥을 말아서 만든 평양온반이 담백하고 맛있었다”고 말했다고전했다. 이날 오후7시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만찬은 칠면조 향구이,생선수정묵과 냉채,삼지연 청취말이쌈,쑥송편,약밥,쇠고기굴장즙,칠색송어구이,잣죽,백두산들쭉크림,인삼차 등 모두 15가지 메뉴로 이뤄졌다.이중 메추리완자탕인 ‘륙륙날개탕’은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이 당초예정된 6월12일 남북정상회담을기념하기 위해(6+6=12) 직접 이름을 지은 요리로 알려졌다. 북한의 귀빈음식으로는 이밖에도 우족과 소꼬리,소힘줄 등을 삶아 만든 ‘소발통묵’과 평양 대동강에서 많이 잡히는 숭어에 후추를 넣어 끓인 영양만점의 ‘대동강 숭어국’등이 유명하다.북한의 조선요리협회가 펴낸 ‘이름난평양음식’에서 평양온반과 청포종합냉채를 소개한다. ◆평양온반흰쌀밥에 녹두지짐과 닭뼈,버섯 등의 꾸미를 놓고 따끈한 국물을 부어먹는영양가 높고 입맛이 산뜻한 음식으로 잔치때나 명절에 별식으로 먹는다. ◆재료 쌀 600g,녹두 150g,닭뼈 250g,닭고기 200g,마른버섯 150g,파 50g,마늘 30g,소금 5g,간장 30g,참기름 20g,참깨 2g,돼지기름 10g,달걀지단 실고추약간,양념장 30g◆만들기 ①쌀은 깨끗이 씻어 되직하게 밥을 지어 놓는다 ②냄비에 닭뼈를넣고 1시간정도 끓이다가 닭고기를 넣어 30분정도 더 끓인다.고기는 건져서보기좋게 찢어 양념장에 무쳐 놓으며 국물은 받아서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맞춘다 ③마른버섯은 물에 불려 잘게 찢어서 물을 꼭 짠 다음 참기름에 볶다가 엇썬 파와 다진 마늘,간장으로 버무린다 ④녹두는 타개 3∼4시간 물에 불궜다가 껍질을 벗기고 보드랍게 갈아 소금과 다진 파를 넣고 돼지기름을 두른 후라이팬에 5∼6cm크기로 노르스름하고 얄팍하게 지진다 ⑤그릇에 따끈한밥을 담고 그 위에 닭고기와 버섯,녹두지짐을 놓은 다음 지단,실파, 실고추를 얹으며 국물을 꾸미가 잠기지 않을 정도로 붓고 참깨를 뿌려낸다◆청포종합냉채청포묵을 쇠고기,미나리,오이와 함께 초간장 양념으로 상큼하게 무친 찬음식이다.비만,고혈압을 막는 건강장수 음식이며 더위를 막는데 특효가 있다. ◆재료 청포묵 400g,쇠고기 100g,오이 100g,녹두나물 100g,미나리 100g,김 3g,간장 10g,참깨 3g,참기름 5g,파 10g,마늘 5g,설탕 5g,식초 10g,붉은고추 40g◆만들기 ①쇠고기는 가늘게 썰어 여러가지 양념으로 밑맛을 들인뒤 기름을두른 후라이팬에 센불로 볶다가 자분자분하게 물을 붓고 간이 들 때까지 한소끔 끓인다 ②청포묵은 납작하게 썰어 초간장에 무치며 오이는 가늘게 썬뒤소금을 뿌렸다가 물기를 짜 살짝 볶는다.붉은고추는 굵게 채썬다 ③녹두나물과 미나리는 5cm길이로 잘라서 데친다음 소금,식초,설탕,참기름,참깨로 무치며 김은 적당한 크기로 썰어 참기름에 살짝 볶는다 ④접시에 준비해놓은청포묵과 나물,붉은고추,쇠고기를 보기좋게 놓은 다음 김과 참깨를 뿌려낸다허윤주기자 rara@
  • 金위원장 옷 차림새 첫날과 크게 달라져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차림새가 14일 크게 달라졌다. 먼저 옷은 전날의 짙은 베이지색 점퍼옷에서 회색 인민복으로 바뀌었다.인민복은 북한의 정장.평양 순안공항으로 영접 나갔을 때의 점퍼옷 차림과는달리 이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2차 단독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감안한예우가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았다.5월 말 베이징(北京)을 방문,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도 인민복을 입었다.김 위원장은위의 그래픽에서 보듯이 모습을 드러내는 장소와 일의 성격에 따라 인민복과점퍼옷을 가려 입는다.또 전날에는 달지 않았던 ‘김일성 배지’도 이날 인민복 오른쪽 가슴 쪽에 달고 나왔다. 안경도 달라졌다.전날은 옅은 색깔이 들어간 선글라스를 썼으나 이날 오후백화원영빈관 회담장에 나온 김 위원장은 전혀 색이 들어가지 않은 큼직한금테 안경을 끼었다. 황성기기자 marry01@
  • 金正日 국방위원장 남한TV 즐겨보는듯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남한 TV를 얼마나 볼까.13,14일 김 위원장의 말로 미뤄보면 그는 남한 TV를 상당히 즐겨보는 것으로 보인다.14일오후 김 위원장은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앞서 환담을 나누면서 “어제 밤늦게까지 남쪽 TV를 봤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이날 본 남쪽 TV는 ‘탈북자나 실향민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13일 1차회담 때에는 김 대통령에게 “오늘 아침 (순안)비행장에 나가기 전 TV를 봤다”며 TV로 줄곧 김 대통령을 지켜보고 있었음을 시인했다.그는 북한 언론의 정상회담 보도태도에 대해 “왜 이북에서는 TV와 방송에 많이 안 나오고 잠잠하냐고 (남측에서 얘기)하는 데 천만의 말씀이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우리 매체는 물론세계 유력 TV와 신문을 탐독,남한과 서방 세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갖고있다고 지적한다.그는 관저에 남한의 KBS와 MBC를 포함 10여개의 채널을 설치,국제감각을 익히고 있다고 한다. 최광숙기자 bori@
  • 남북 정상회담/ 문정인·이종석박사 좌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첫날밤을 평양에서 보낸 남측 수행원 중 북한·통일관련 전문가인 문정인(文正仁)연세대교수,이종석(李鍾奭)세종연구소 연구실장이 14일 오전 10시 평양고려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좌담을 나눴다. ■첫날 대환영의 의미/ “전날 느꼈던 감격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아침”이라며 인사말을 건넨 이들은 순안비행장에 직접 영접을 나간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태도와 평양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에 대해 “남북간 화해와 협력에 대해 기대를 품게 하는 대목”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교수는 “환영인파에 대한 북한측의 집계가 정부 60만명,고려호텔 80만명,백화원영빈관 100만명 등 제각각일 정도로 대규모 환영행렬이었다”면서 “안내원의 말에 따르면 ‘환영인파가 눈물을 흘린 건 조선역사상 최초’인만큼 평양시민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환영의사를 표했다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김위원장이 영접시 상석을 양보하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동승해 1시간 가량 밀담을 나눈 것에 대해 “놀랍고도 역사적인일”이라고입을 모았다.길지않은 시간이었지만 남북정상이 처음으로 만나는 순간 이루어진 일련의 ‘행위’들이 기존의 적대적인 남북관계 해소에 상당한 기여를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위원장에 대한 평가/ 공항영접에서 김위원장이 보여준 ‘보무당당하고 활동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의견.문교수는 특히 “김대통령의 대북관련정책 기조에 실사구시(實事求是)정신이 깔려있는데 김위원장의 태도에서도실사구시를 느낄 수 있어 더욱 기대를 품게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대의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현실적인 성과를 얻어내려는 김대통령이나 최근 대외경제개방 등 실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김위원장의 행보에서 공통점을 찾을수 있다는 해석이다. ■2차 정상회담 전망/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정상간 첫 만남인 만큼 전날의 ‘환담’에서 목표의 80% 정도는 달성됐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실장은 “한꺼번에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 “합의를 이뤄낸뒤 남북교류,경협,이산가족문제 등 실천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과 김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 등을 논의하고 정상회담과 함께다양한 채널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교수도 “13일 김위원장이 1차회담에서 ‘전세계의 궁금증을 풀어줘야한다’고 명시한 만큼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길상 박록삼기
  • 離散상봉등 5개부문 합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14일 오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2차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올해 8·15 광복절에 즈음해 이산가족을 왕래시키기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 5개항의 남북공동선언에 합의,서명했다.두 정상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答訪)에도 합의했다.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밤 11시20분 백화원 영빈관에서 공동서명한남북공동선언을 통해 “남북은 통일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확인하고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간다”는 데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산가족 왕래와 관련,8·15에 즈음해 흩어진 가족,친척 방문단을 교환키로 하고 비전향 장기수 문제 등 인도적 문제도 조속히 풀어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어 “경제협력을 통해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해 서로의신뢰를 다져 나간다”는 데 합의하고 이같은 합의사항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빠른 시일 안에 당국간 대화를 개최키로 했다. 선언은 “김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도록 정중히 초청했으며 김위원장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명기했다.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와 관련,“구체적인 시기는 못박아서 말하기 어렵지만 북측의 의견을 들어 상호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3시부터 한차례 휴식을 취해가며 오후 6시50분까지 마라톤 회담을 한 끝에 이같이 합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김 대통령은 “남과 북은 7·4 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등 이미 많은 합의를 이뤘으나 이제는 이를 실천하고,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양측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화해·협력을 위한모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특히 “북측도 통일을 위한 화해와 협력에 적극 나서야 하며이를 위해 미국,일본과 관계개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일을 비롯한국제사회와의 관계개선 등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단독회담에는 남측에서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별보좌관,황원탁(黃源卓)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기호(李起浩) 경제수석이,북측에선 김용순(金容淳) 아태평화위원장이 각각 배석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양측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만수대 의사당에서 공식면담을 갖고,7·4 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을 토대로 한 교류·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남북기본합의서 등 이미 합의한 내용 등 실천가능한 것부터 논의해 합의를 이뤄내자”면서 “남북간에 많은 대화를 통해 이견을 해소하고 대화와 교류·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남 위원장은 “한·미·일간의 대북 공조는 우리의 자주문제와 관계있는 것인데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느냐”며 남측 입장을 물었다. 이에 김 대통령은 “3국 공조는 대북 정책이 북한에게도 유리하고,우리에게도 좋은 ‘윈-윈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이는 결코북한을 해롭게 하자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국가보안법이 남북의 교류·협력을 방해한 측면이 있는데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고 김 대통령은 “현재 남측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어 국회에 개정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라고 답변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 남북 정상회담/ 2차 정상회담 대화록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4일 오후 2시56분 백화원 영빈관 1층 ‘차현관 출입문’에 미리 나와 1분 가량 기다렸으며 2시57분에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현관문으로 들어섰다.김 위원장은 여섯발짝 가량을 성큼성큼 걸어와 김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며 “편히 주무셨습니까”하고 큰 목소리로 인사를 했고 김 대통령은 조용한 소리로 “잘 잤습니다”고 대답했다. 김 위원장은 “테레비로 (오셔서 여러 곳을 방문하는 것 등을) 봤습니다”고 다시 말을 이었고 이때 카메라기자들이 “이쪽을 좀 봐달라”고 부탁해 3초 가량 간단히 포즈를 취했다.역사적 만남인데 소감 한 마디 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두 사람은 응답하지 않았다.이어 복도를 통해 나란히 회의장에 입장하면서 다시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 오늘 피곤하지 않으셨습니까. ■김 대통령 괜찮습니다.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김 위원장 약속한 대로 찾아뵙는 게 좋습니다.암만 대우를 잘해도 제집보다 못하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20여m 걸어와 회의장에 들어서 테이블 중간에 마련된 자리에 폭이 3m 가량되는 회의용 탁상을 앞에 두고 마주 앉은 두 정상은 다시 대화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 오늘 일정이 아침부터 긴장되게 했습니다. ■김 대통령 여기저기 돌아보고 예술 공연도 잘 봤습니다.많이 봐서 아주 좋았습니다. ■김 위원장 잠자리는 편하셨습니까. ■김 대통령 잘 자고 옥류관에서 냉면도 먹고 왔습니다. ■김 위원장 오늘 회담이 오후에 있어서 너무 급하게 자시면 맛이 없습니다. 시간 여유 갖고 천천히 잘 드시기 바랍니다.평양 인민들이 굉장히 환영하고있습니다.김 대통령께서 용단을 내리셔서 오신 것에 대해 온 인민들이 뜨겁게 마중하고 했는데 인사가 잘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김 대통령 과분하게 환대해 주신 것 감사합니다.김 위원장께서 직접 공항에도 나오시고 한 것을 남쪽에서도 보고 다들 놀라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 남쪽 테레비 어제 오랫동안 봤습니다.남쪽 인민들도 다 환영하고 특히 실향민과 탈북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이번 기회에 고향 소식이 전달될 수 있지 않나 속을 태웁디다.(옆에 앉은 김용순 아태평화위원장에게) 실제로 우는 장면이 나오더라니까. ■김 대통령 (프레스센터에) 외국기자들도 수백명이 모이고 기자들 1,000여명이 기립 박수를 했답니다.우리 두 사람이 (공항에서) 악수를 하는 것을 보고. ■김 위원장 제가 무슨 큰 존재라도 됩니까.(공항 간 것은) 인사로 한 것 뿐인데 구라파 사람들은 나보고 왜 은둔생활하느냐.처음 나타났다고 그러는데나는 과거 중국,인도네시아도 비공개로 많이 갔다 왔는데 김 대통령이 오셔서 모습을 나타냈다고 그래요.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생활에서 해방됐다.그런 말 들어도 좋아요.비공개로 갔다 왔으니까.식반찬은 불편한 것이 없었습니까. ■김 대통령 음식이 참 좋습니다. ■김 위원장 지금 (지난번에) 중국 갔더니 김치가 나오는데 한국식 김치가나와서 큰일났다고 생각했습니다.남쪽 사람들이 김치를 (세계에) 소문나게 하고 다시 일본에서 기무치라고 하는데 북조선 김치가 없어요.남조선 김치는 좀 짜고 북조선 김치는 물이 많이 들어가는 차이가 있어요.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 金위원장‘남측용어’사용 주목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14일 김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가진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눈 대화 가운데 김위원장이 ‘실향민’ ‘탈북자’ ‘한국 김치’라는 용어를 사용해 주목을받고 있다.북한 관련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 최고지도자가 ‘실향민’이란 용어를 사용한 데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실향민’ ‘이산가족’ 등은 우리측이 써온 용어들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실향민을 ‘고향을 등지고 도망간 사람’ 정도로 인식하고 있어 이산가족 상봉을 탐탐치 않게 생각해 온 게 사실이다. 따라서 정상회담 오프닝 멘트에서 ‘실향민’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는 이번남북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탈북자’도 마찬가지다.그동안 북한은 탈북자를 ‘범죄자’ 정도로 폄하하는 자세를 취해왔다.비록 남한 방송을 본 촌평이기는 하지만 탈북자문제에있어서도 남북이 해결책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특히 ‘한국 김치’란 표현을 빌려 ‘한국’이란 표현을 간접사용했다.금광산 관광객들의 직업란에 ‘한국…’이라는 표기를 금할 정도인점을 감안하면 또 하나의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강산 관광객의 직업란에 ‘한국’이란 글자가 들어가면 영문 이니셜 첫 글자인 ‘에이치…’란 표현으로 대체할 정도로 북한에서는 ‘한국’이란 글자를 금기시하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
  • 남북 정상회담/ 방북 이틀째 이모저모

    평양 방문 이틀째인 14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오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갖는 등 통일의 초석(礎石)을 다지기 위해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김대통령을 수행한 대표단도 부문별 협상을 갖고 의견을 교환했다. ◆ 김대통령 일정. ■합의도출 김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이 이날 오후 3시부터 백화원 영빈관에서 2차 단독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양측 수행원들은 회담장 밖에서 초조하게 회담 결과를 기다렸다. 수행중인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 “간혹 김국방위원장이 웅변조로얘기하는 소리가 들렸으며 뭔가를 깊이 있게 설명하려고 했다”면서 “전체적으로 회담 분위기는 좋은 것 같았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회담이 2시간이상 마라톤으로 진행되자 ‘휴식을 취하는 게 좋겠다’는 주위의 건의를 받아들여 오후 5시20분쯤 휴식에 들어갔다가 6시 5분쯤 회담을 속개했다.이들은 휴식을 취한 뒤 회담장으로 향하다 입구 복도에서 마주쳤다.복도 맞은 편에서 걸어오던 김국방위원장이 먼저 김대통령을 보고 “편히 쉬셨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네자 김대통령도 “잘 쉬셨습니까”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휴식시간 동안 정리된 생각이 많은 탓인지 회담장으로 들어가면서도 대화를 계속했다고 박대변인은 전했다. 오후 6시5분쯤 속개된 2차 정상회담은 45분만인 6시50분에 끝났다.박 대변인은 “남북 대표단은 합의내용을 정리해 작성하고 있으며,9시경에 정리된합의문에 대한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2차 정상회담 두 정상은 1차 정상회담때와 마찬가지로 김국방위원장이 김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찾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회담 시간이 가까워진 오후 2시 45분쯤부터 남측 배석자인 황원탁(黃源卓)외교안보수석과 이기호(李起浩)경제수석 등이 속속 김대통령이 쉬고 있던 방으로 들어가 ‘최종 점검’을 마쳤다. 김대통령은 2시56분쯤 우리측 공식 수행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현관 앞 카펫중앙에 들어섰고 이곳에서 김국방위원장을 기다리는 약 1분동안 임동원(林東源)특보로부터 간단한 보고를 받기도 했다. 곧이어 닫혀 있던 현관문이 열리면서 김국방위원장이먼저 들어섰고 김용순(金容淳)아태위원장 등이 뒤를 따랐다.회색 인민복 차림의 김국방위원장은들어서자마자 우렁찬 목소리로 “편히 주무셨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넸다.이날도 그의 모든 행동이나 표정은 전날 첫 만남때와 마찬가지로 거침이 없었다.두 사람은 잠시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해준 뒤 복도를 따라 20여m를 걸어가면서 대화를 나눴다.주로 김 국방위원장이 김 대통령이 편하게 쉬었는지를 묻는 얘기였다. ■공식면담 이날 오전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남북 공식면담에는 김 대통령과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양측에서 9명씩,모두18명이 참석했다.면담은 오전 9시45분에 시작됐다. 큰 회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건네던 김 상임위원장은 밝은 표정으로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더 가까워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또 “편안히 주무셨느냐”고 물은 뒤 “그렇다”는 김 대통령 대답에 “한시름 덜었다”고 화답했다.김 상임위원장은 “우리 민족이 서로 갈라져 살아온 것은 전적으로 외세 탓”이라며‘반외세 통일론’을 역설했다. ■좌석배치 공식면담에서는 양측의 좌석배치 또한 관심사였다.향후 남북간협력에서 누가 실질적인 책임을 맡을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인 까닭이다. 특히 정운업 민족경제협력연합회장이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 바로맞은편에 자리함으로써 그동안 대남경협사업을 주도해 온 그가 앞으로 남북경협사업의 총괄적인 역할을 맡을 것임을 예고했다. ■만경대 소년학생궁전 방문 김 대통령 내외는 오전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함께 만경대 소년학생궁전을 방문,학생들의 학습활동을 참관하고 학생 소년예술소조의 종합공연을 관람했다.김 대통령은 무용소조실,가야금소조실,손풍금소조실,서예소조실 등을 잇따라 둘러보면서 아이들의 볼에 입을 맞추거나 손을 잡으며 인사했고,학생들도 깜찍한 모습으로 김 대통령 내외를 반갑게 맞았다.서예소조실에서 김 대통령은 주준호군으로부터 ‘조국통일’이라고 쓴서예작품을 선물받았다. 공연이 끝난 뒤 김 대통령은 김 상임위원장과 무대 위로 올라가 음악에 맞춰 30초 정도 박수를 함께 치며 공연을 축하했다. 의자에 앉은 김 국방위원장은 다시 큰 목소리로 “오늘 일정이 아침부터 긴장되지 않았습니까”라며 간밤과 이날 오전의 안부를 물었다.이에 김 대통령은 여전히 차분한 목소리로 인사를 받았다. ◆ 부문별 회담. ■정당·사회분야 간담 오후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분야별 간담회에는 대통령 특별 수행원 24명이 참여,▲정당·사회단체 ▲경제 ▲여성 등 3개 분야로나눠 북측 인사들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여성분야 간담회에는 김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가 대표로 참석했다.정당·사회단체 분야 간담회에는 김민하(金玟河)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비롯해 이해찬(李海瓚) 민주당 정책위의장,이완구(李完九) 자민련 당무위원,김운용(金雲龍) 대한체육회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분야 간담 우리측 대표들은 남북경제협력공동위를 조속히 가동해 이중과세방지협정,투자보장협정 등 본격적인 경제협력을 위한 제도적 보장장치마련을 촉구했다.김재철(金在哲) 무역협회회장,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이원호(李源浩)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부회장 등 경제단체 관계자와 구본무(具本茂) LG회장,손길승(孫吉丞) SK회장,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윤종용(尹鍾龍) 삼성 부회장,장치혁(張致赫) 남북경협위원장 등 기업인들이참석했다. ■여성분야 간담 남북 여성계가 정신대 문제에 공동대처할 것과 함께 오는 7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민족 여성 한마당대회’ 준비접촉 문제를 논의했다.남측에서는 이 여사와 장상(張裳) 이화여대총장 등이,북측에서는 여운형 선생의 딸인 여원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천연옥 여맹위원장 등이나왔다. ◆ 평양 시내. ■거리표정 한번에 수십명씩 줄지어 출근하는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시내 중심부의 교차로에서도 차량 정체는 찾아볼 수 없었다.북측 안내원은 “평양시민들의 출근시간은 오전 8시부터 9시30분까지 다양하다”면서 “출퇴근의 혼잡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안내원은 “평양시민들이 13일 오후 6시와 8시,10시에 중앙TV를 통해 김 대통령의 평양도착 장면을 지켜봤다”면서 “대부분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 대통령의 상봉장면에 감동을 받았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 [사설] 살다 보면 이런 날도

    “반갑습니다.만나고 싶었습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두손을 마주잡으며 인사말을 나눌 때 우리 모두 같은 말을 마음 속으로 되뇌었다.이토록아름다운 만남이 될 것을 그토록 먼 길을 돌아야 했던가.분단 55년 만에 이루어진 남북 정상의 첫 만남은 남과 북이 하나임을 새삼 다시 확인하게 해주었다. 13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대통령 전용기에서 김대통령이 천천히내려와 이례적으로 공항영접에 나선 북한의 김국방위원장과 두손을 맞잡고악수 하는 순간,우리는 한민족임을 절감하게 되었다.50대의 김위원장은 70대의 김대통령을 마치 혈육을 대하듯 극진히 맞았고 남북 평화통일을 위한 평생의 노력이 구체화한 현장에서 김대통령은 벅찬 감회에 젖은 듯 했다.두 정상이 담소를 나누며 다정한 모습으로 의장대를 사열하고,환영 나온 1,000여명의 인파가 ‘김정일’‘김대중’을 연호하는 가운데 나란히 승용차에 올라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하는 것을 TV를 통해 지켜본 국민들은 가슴 밑바닥에서 치미는 뜨거운 감격을 억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남북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는 순간,우리 민족의 저력을 전세계에 보여주는 순간,살다 보면이런 날도 있구나 싶게 꿈 같던 일이 현실화 된 그 순간은 진정 남북이 한마음이 된 축복의 시간이었다.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평양에 간 김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영접은 융숭함을 넘어선 파격적인 것이어서 회담이 좋은 성과를 거두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좀처럼 일반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북한의 김위원장이 직접공항에 나와 김대통령을 맞이하고 의장대 사열을 비롯한 공식행사를 가진 것은 사전에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이날 공항에는 김위원장 이외에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의 최고 수뇌부가 거의 모두 나왔다. 지난 70년 동서독의 첫 정상회담 당시 동독을 찾은 서독 총리에 대한 동독의공식적인 영접행사는 극히 사무적이었다. 지금까지 남북 관계는 묵시적으로‘특수관계’로 인정돼 왔고 따라서 순안공항과 평양 거리의 환영인파들도남북 국기 대신 꽃을 흔들어 반겼다. 그러나 김대통령을 남한의 국가 원수로 인정하고 최고 예우를 갖춘 이번 공항 의전행사를 통해 남북 관계는 새롭게 진전한 셈이다. 또 북한의 김위원장은 공항의전 행사가 끝난 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향하는 김대통령을 그냥 배웅하지 않고 리무진 승용차에 함께 타고 숙소로향하는 파격을 연출했다.사실상의 첫 남북 정상회담이 승용차 안에서 극히자유스럽고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국제관례를 깨트린 이같은 파격은 바로 남과 북이 외국이 아닌 한나라요 한핏줄의 민족으로 이루어져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형식과 절차를 뛰어 넘어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7,000만 민족의 염원이 김위원장의 전격적이고파격적인 김대통령 공항영접과 승용차 동승의 형태로 표출된 것으로 보고 싶다.북한이 ‘기술적인 이유’를 들어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연기한 것 또한바로 이런 결과를 위한 준비가 아니었나 싶어 지난 하룻동안의 우려가 말끔히 씻어지는 느낌이다. 남북 두 정상은 상봉 첫날부터 승용차 안에서의 회담에 이어 본격적인 공식회담을 가졌다.이 자리에서 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은 남북 화해 협력과 민족공존공영의 길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핫라인 설치에 의견을 모았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물론 금물이다.첫술에 배부를 수도 없다.우리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극진한 환영에 흥분해서 반세기 만에 맞은 역사적인 기회를 그르쳐서도 안될 것이다.다만 북한 역시 이번 정상회담에 걸고 있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상호 이해와 협력의 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김대통령은 평양도착 성명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남과 북 우리 동포 모두가 평화롭게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모든 정성을 다하겠다”면서 “반세기 동안 쌓인 한을 한꺼번에 풀 수는 없지만 시작이 반이다.이번 평양방문으로 온 겨레가 화해와 협력,그리고 평화통일의 희망을 갖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렇다.평양에서의 2박3일 공식일정 동안 남북 정상이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도 갈등과 대립과 분쟁으로 얼룩진 남북관계가 상생과 평화의 관계로 전환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제 한반도 한민족의 새 역사가 시작됐다.외세에 의한 남북분단,그로 인한무수한 상처와 손실을 씻어내고, 자주적인 평화공존의 순결한 씨앗이 뿌려졌다.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로, 남북대화를 방해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돌출할지 모르는 모든 장애를 극복하고 평화통일의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남북 정상의 첫 상봉,좋은 시작이 김국방위원장의 남한 방문으로 이어져 정상회담이 계속되면서 좋은 결실을 맺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남북 정상회담/ 북한측 최상급 의전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의전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방문 첫날인 13일부터 파격(破格) 그 자체였다. [김정일 위원장 공항영접] 이날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통령 내외의 영접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나간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김 위원장은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초청으로 84년 5월4일 북한을 특별열차편으로방문한 후야오방(胡耀邦)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평양역에서 김 주석과 함께영접했을 뿐이다. 김 주석은 80년초 몽골 대통령의 북한 방문 때 공항에 영접나간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의 공항영접은 북한이 김 대통령을 국가원수로서 최고의 예우를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94년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이 판문점을 통해 평양을방문했을 때도 평양에서 김영남(金永南) 부총리 겸 외교부장이 영접했었다. [숙소까지 동승] 영접에 이어 김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까지 김 위원장이 동승한 것도 파격이다.두 정상은 동승한 리무진에서 첫 대면의 어색함을 털고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쌓았을 것으로 보인다.이 자리에서 김위원장은 격의없는 대화를 주문했다.특히 김 위원장은 김 대통령에게 상석인 뒷자리 오른쪽을 안내하면서 김 대통령이 먼저 차에 오르자 옆자리에 앉았다. 김 위원장의 동승으로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두번째 차량을 이용했다.외교대국인 프랑스는 국빈방문 때 대통령이 공항에 영접을 나가 영빈관까지 동승하는 최고의 의전을 해왔으나 시라크 대통령 때부터는 의전간소화 지침에 따라 이런 극진한 예우가 사라졌다. [의장대 사열 및 분열] 북한 인민군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의장대가 이날순안공항에 도착한 김 대통령에 대해 사열과 분열 등 의장행사를 한 점도 특이하다.북측의 군 의장행사는 정상회담을 준비해온 통일·외교통상부 관계자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의장행사는 북측이 남북관계를 국가 대국가 관계로 새롭게 규정되는 사례라는 해석이다. [두 정상 환담] 김 위원장은 남측 공동취재단 기자 2명이 접견실에 있는데도김 대통령, 공식수행원들과 격식을 차리지 않고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 장관을 보고는 “남북 정상회담 합의때 TV에서 많이 봤습니다”라고 큰소리로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94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과의 정상회담 합의때 김 주석의 심정을 털어놓은 것도 보통의 일은 아니다. 황성기기자 marry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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