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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더 짧아진 헤어스타일’ 전투모드 강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헤어스타일이 한층 더 짧아졌다. 박 전 대표는 지난 5일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를 연상시키는 올림머리를 어깨위까지 풀어 내린 긴 단발로 과감한 변화를 준데 이어 지난 주말에는 ‘웨이브 단발’로 정돈했다. 이를 두고 박 전 대표가 헤어스타일 변화를 계기로 “워밍업은 끝났다.”고 선언한 데 이어 딱 일주일 만에 또 변신을 준 것이어서 ‘전투모드’가 강화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변신’ 이후 다소 어색하다는 주변의 여론동향을 전해 듣고, 귀가 살짝 보일 정도의 더 짧은 단발로 한층 과감하게 스타일을 바꾼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캠프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대권주자로서 육 여사 같은 영부인의 이미지는 마이너스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한층 더 강하고 더 대중적인 이미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14) 진정한 멜팅 폿 에티오피아

    (14) 진정한 멜팅 폿 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에 멕시코 스퀘어라는 곳이 있다. 지하철은 없지만 우리나라로 치자면 종로 3가역쯤 되는 곳으로 이 곳에 가면 볼레(아디스 아바바 국제공항 방면) 쪽으로 가는 차, 서드스 키로(아디스 아바바 대학 방면) 쪽으로 가는 차, 피아사(아디스 아바바 시청 방면) 쪽으로 가는 차를 전부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차는 이곳의 대중교통수단인 미니 버스(현지인들은 꼭 미니 택시라고 한다.)를 의미한다. 멕시코를 연상하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왜 멕시코 스퀘어라고 부르는지 이유를 물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답변을 해 주는 사람이 없다. 멕시코 스퀘어 한 가운데 조형물이 하나 있는데 이것만으로 멕시코를 연상하기는 어렵다. 멕시코에서 일어난 전쟁에 에티오피아 군대가 참전을 해서라는 설이 있지만 멕시코 정부나 관련 기업의 원조가 있지 않았나 감만 잡을 뿐이다. 문득, 광화문 한복판에 왜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는지 외국인이 물으면 답변을 할 수 있는 한국인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왜 세종로라고 부르지? 멕시코 스퀘어에서 사르베트 쪽으로 방향을 잡아 걷다 보면 오른쪽에 국방부 건물이 보이고 조금 더 걸어가면 왼쪽에 수단 대사관이 보인다. 수단 대사관을 지나 조금만 직진하면 ‘Melting Pot’이라는 레스토랑을 만날 수 있다. AU(African Union) 바로 전에 위치해 있다. 이름에 걸맞게 이 곳에 가면 에티오피아 음식은 물론 아프리카, 아랍, 남미 음식을 모두 먹을 수 있다. 음식 종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인제라가 지겨울 때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 곳을 자주 찾는다. 아랍 요리 중에 밥이 포함된 게 몇 가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는 메뉴 중에 34번과 39번을 강추한다. 흔히 인종, 문화의 도가니라며 미국을 지칭할 때 ‘멜팅 폿’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미국 보다 오히려 더 멜팅 폿이 이곳 에티오피아가 아닐까 싶다. ‘Melting Pot’ 레스토랑에 가면 아주 잘 차려 입은 검은 피부의 사람들이 암하릭어가 아닌 영어나 프랑스어로 대화를 나누며 식사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AU가 가깝다 보니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이 레스토랑을 자주 찾기 때문이다. 현재 AU에는 모로코를 제외한 아프리카의 53개국이 가입되어 있다. 모로코가 아프리카 대륙에 있다는 이유로 아프리카 국가를 54개국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모로코는 AU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모로코는 아프리카가 아닌 위쪽의 유럽과 친구로 지내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AU만 따져도 에티오피아에서는 아프리카 53개국 사람을 전부 만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한국, 중국, 일본 사람도 이곳에서 다 만날 수 있다. 외교 공관이 100여 개가 넘기 때문에 이런 나라 사람들을 모두 에티오피아에서 만날 수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셀 수도 없는 NGO단체가 에티오피아를 원조하겠다고 이나라저나라에서 오늘도 속속 도착하고 있다. 사람이 가는 곳에 문화가 따라가는 법. 에티오피아는 가히 멜팅 폿의 지존이라 할 수 있겠다. 셈족계와 햄족계의 혼혈이 조상인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피부색깔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또 새로운 문화에 대해서 아주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다. 현재 에티오피아의 대통령 영부인은 피부색이 하얀 독일인이다. 에스닉 그룹(소수민족)이 80여 개가 넘는 다민족 국가이기 때문에 이민족에 대해서 그리 배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디스 아바바의 작은 수퍼에 가면 전세계에서 온 물건들을 다 만날 수 있다. 스위스에서 온 유제품, 이탈리아에서 온 파스타, 중동에서 온 잼, 중국에서 온 싸구려 물건들까지 한마디로 박람회장을 연상케 한다. 직접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이 없어서라고 하지만 전세계에서 온 물건들이 사이 좋게 매장을 채우고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한국 전쟁 때 참전했던 에티오피아의 6천 여명의 지상군은 미군 중 절반 가까이나 되는 흑인들보다 15개국의 UN참전국 사람들과 형제처럼 잘 어울렸다고 한다. 문화가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다른 인종의 피가 섞여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한국 사람들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지금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에티오피아이지만 그래도 이곳이 그리 절망적이지만은 않은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문화의 다양성이 인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이문화가 함께할 때 문화가 찬란했었고 융성했었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함께했던 통일신라가 그랬었고, 말갈을 끌어안았던 고려시대가 또 그랬었다. 암묵적인 차별이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미국의 가장 큰 힘도 바로 이문화의 수용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너무 가난해서 별볼일 없는 나라로 분류되는 에티오피아지만 서로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측면에서 보면 멜팅 폿, 에티오피아는 지금의 한국보다는 분명 선진국이다.       <윤오순>
  • 故 최규하 前대통령 국민장 이모저모

    故 최규하 前대통령 국민장 이모저모

    지난 22일 별세한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26일 엄수됐다. 공교롭게도 자신을 현대사의 격랑 속으로 밀어넣은 1979년 10·26사태가 일어난 지 꼭 27년이 되는 날이었다. 영결식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와 주한 외교사절, 시민 등 각계인사 2000여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장인 경복궁 앞뜰과 운구행렬이 이어진 서울 광화문 일대에는 오전부터 추도의 물결이 넘쳤다. 헌정 사상 ‘최단명 대통령’이라는 기록과 함께 역사의 비밀을 가슴 속에 묻은 채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는 고인에게 시민들은 애도와 아쉬움을 함께 표했다. 발인제는 이날 오전 9시 빈소가 마련됐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장의위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0여분간 열렸다. 강릉 최씨 대종회장 최손규(82)씨가 “자애로운 모습이 지금도 눈 앞에 어른거린다. 이제 세상 원망, 근심, 걱정 모두 물려주시고 조상들과 함께 하늘나라 영화를 누리며 잠드소서.”라며 조사를 읽어나가자 곳곳에서 흐느낌이 흘러나왔다. 최 전 대통령과 2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홍기 여사의 유해를 실은 운구차 2대 등 영구 행렬은 경찰 사이카 28대와 순찰차 등의 호위를 받으며 오전 10시쯤 영결식장으로 들어섰다.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고인의 약력을 보고하며 영결식이 시작됐고 한명숙 국무총리가 조사를 했다. 전례에 따라 불교, 개신교, 천주교 성직자들이 각각 고인의 명복을 비는 종교의식을 치렀다. 상주와 직계가족에 이어 노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 등의 순으로 헌화의식이 진행됐다. 운구차는 오전 11시쯤 경복궁 영결식장을 출발해 추모객들과 이승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서울시청 앞까지 느린 속도로 움직였다. 운구행렬이 지나는 경복궁 동문-동십자각-광화문-세종로터리-남대문-서울역-삼각지 일대에는 시민들이 길가에서 조의를 표했다. 운구차량은 오후 2시쯤 대전현충원에 도착했다. 유해는 국방부 계룡대 근무지원단 소속 의장대 대원들에 의해 국가원수 묘역으로 봉송됐으며, 상주 등 유족과 정부부처 관계자 등이 고인의 뒤를 따랐다. 이어 고인의 유해 앞에 영정을 모셔놓고 불교, 개신교, 천주교 성직자들이 각각 고인의 명복을 비는 종교의식을 가졌다. 안장식은 상주와 직계가족, 각계 대표들의 헌화 및 분향에 이어 하관, 허토,21발 조총, 묵념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안장식은 굵은 빗줄기로 인해 더욱 무거웠다. 안장식이 끝난 뒤 고인의 묘 앞에는 ‘제10대 대통령 최규하 영부인 홍기의 묘’라고 적힌 임시목비가 세워졌으며, 비문과 공적비, 향로대, 상석 등은 유가족과의 협의를 거쳐 조만간 설치될 예정이다. 이로써 최 전 대통령은 대전현충원 국가원수 묘역에 안장된 첫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글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사진 연합뉴스 / 강성남·김명국·이언탁기자 snk@seoul.co.kr
  • 대전현충원 최고 명당… 묘역규모 80평

    최규하 전 대통령의 유해가 안장될 국립 대전현충원 국가원수 묘역은 어떤 곳인가. 24일 대전현충원에 따르면 26일 최 전 대통령의 유해가 묻힐 국가원수 묘역은 장군 제1묘역과 국가유공자 묘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 대통령이 안장되기는 최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고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립 서울현충원에 묻혀 있고 윤보선 전 대통령은 유족들의 뜻에 따라 충남 아산 선산에 안장됐다. 대전현충원 국가원수 묘역은 2004년 6월 6억 1900만원을 들여 계단과 식재공간 등을 포함해 전체 부지 2925평 규모로 조성됐다. 묘역은 상하단 각각 4기씩 모두 8기 규모로 기당 80평이다. 최 전 대통령은 상단 맨 왼쪽에 묻힌다. 애국지사와 장군 묘역은 기당 각각 8평, 사병은 1평이다. 국가원수는 유족들이 원하면 영부인 합장도 가능하다. 최 전 대통령도 강원도 원주에 있는 홍기 여사 유해를 모셔와 합장하게 된다. 이 묘역은 현충원 중앙의 상단 옥녀봉 밑에 자리잡고 있다. 풍수지리를 통해 정해진 현충원 가운데 최고의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주변은 계룡산과 문필봉, 장군봉이 둘러싸고 있다. 대통령 묘는 지름 4.5m 높이 2.7m의 원형 봉분으로 조성되고 12개의 묘두름돌로 지지한다. 비석, 상석과 향로대, 추모비 등도 갖춰진다. 높이 3.46m의 비석은 전면에 ‘제○대 대통령 ○○○의 묘’라고 새기고 뒷면에 출생일, 출생지, 사망일, 사망지, 사망원인이 기록된다. 좌측에 가족사항, 우측에 주요공적과 경력이 들어간다. 또 비석 상단에 국가원수를 상징하는 봉황무늬 화강암 조각이 올려진다. 노무현 현 대통령과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도 서거후 유족들이 요청할 경우 이곳에 안장될 것으로 예상된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美백악관 ‘책들과의 전쟁’

    조지 부시 대통령과 백악관이 중간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책들과의 전쟁’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부시가 ‘예스맨’들에게 둘러싸여 진언하는 참모들의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게 돼 정책적 오판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저서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기자의 최근 저서에 대해 반박했다고 AP가 2일 전했다. 백악관은 이라크주재 미군이 직면한 폭력적인 상황을 사실대로 전하지 않았다는 우드워드의 지적과 관련, 대통령이 지난해 연설에서 이를 인정했다고 해명했다. 또 로라 여사 사무실도 앤드루 카드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영부인의 지원을 받아가면서 2차례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사임을 건의했다는 주장도 부인했다. 우드워드 기자는 지난달 30일 출간한 테러와의 전쟁을 다룬 ‘부인하는 국가(State of Denial)’를 통해 이라크전쟁 등에 관한 정책 실패를 공격했다. 오는 10일 출간되는 ‘군인, 콜린파월의 생애’란 저서에서 캐런 디 영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보도 파월 전 장관이 부시에게 이라크 전쟁의 문제점을 건의했으나 무시당했고, 럼즈펠드 장관 등 이라크전 책임자들의 사퇴를 요구했다가 오히려 파월이 사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푸틴 막내딸 한국어 배운다 중국·일본어에 이어 도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 중 막내인 예카트리나(20)가 중국어, 일본어에 이어 한국어 배우기에 나섰다. 러시아 일간 네자비시마야 가제타는 29일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동방학부에서 일본사를 전공하는 예카트리나가 곧 한국어 공부를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예브게니 젤레뇨프 동방학부 부장은 “예카트리나가 지난해 대학 입학 전부터 중국어를 공부해 훌륭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그녀가 한국어 공부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부인 류드밀라 여사는 지난 6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딸이 모두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에 능통하며 막내딸은 일본어와 중국어 구사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모스크바 연합뉴스
  • 美 대통령 암살소재 ‘센티넬’

    미국 대통령의 암살은 할리우드 영화의 좋은 소재이다. 에이브러햄 링컨(1865년), 존 F 케네디(1963년) 등 4건의 대통령 암살 역사를 지닌 나라이니 오죽할까 싶다. 클락 존슨 감독의 ‘센티넬’도 미 대통령의 암살음모를 재탕했다. 기존 암살 영화와 굳이 차별점을 꼽자면, 한국의 경호실에 해당하는 국가안보국 요원이 외부의 암살 기도세력과 결탁한 점, 암살을 저지하는 베테랑 요원이 대담하게도 퍼스트레이디와 불륜을 하는 점 정도라고 할까. 레이건 대통령의 암살기도를 몸으로 막아내 전설적인 경호원으로 존경받지만 출세는 하지 못한 피트(마이클 더글러스)가 주인공. 피트가 퍼스트레이디와 사랑을 즐기는 시간, 암살음모를 눈치챈 다른 요원이 살해되면서 영화는 본궤도에 오른다. 옛 정보원으로부터 암살 정보를 입수한 피트이지만 거꾸로 암살계획에 가담한 ‘반역자’누명을 쓰고 자신의 부인과 바람난 것으로 오해하는 오랜 동료 데이빗(키퍼 서덜랜드)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러나 이 영화, 스릴러치고는 웬만해선 손에 땀이 나지 않는다. 쫓고 쫓기는 데이빗과 피트의 머리싸움은 싱겁기 짝이 없고, 간단히 오해를 풀고 만다. 누명을 풀어나가면서 대통령의 암살을 막으려는 피트에게선 도망자로서의 절박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역시 미 대통령 암살을 다룬 1993년작 ‘사선에서’를 기억한다면 동정심을 120% 유발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너무나 태연한 마이클 더글러스의 표정에서 극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터이다.15세 관람가.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공직 초대석] 정부효 인사위 균형인사과 서기관

    [공직 초대석] 정부효 인사위 균형인사과 서기관

    “남성은 여성적 가치를, 여성은 남성적 가치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차세대 인재입니다. 우리가 양성형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는 이유지요.” 지식 산업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른 요즘 지식의 ‘주체’인 인적 자원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인재론’을 다룬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고만고만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외면을 받기도 한다. ‘아름다운 인재혁명’을 최근 펴낸 중앙인사위원회 균형인사과 정부효(44) 서기관은 우리 사회의 공고한 남성 우월주의를 뛰어넘는 새로운 인재상을 제시하면서 차별점을 분명히 했다. ●이준기와 이효리의 인기 비결은 양성성 정 서기관이 책을 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서서 오줌 누는 여자, 치마 입는 남자’,‘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등 벌써 두 권의 스테디셀러를 냈다. 모두 다른 성의 장점을 흡수하는 양성형 인간을 소재로 담았다. 정 서기관은 “인재의 중심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그리고 양성성을 가진 양성형 인재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을 비롯한 멀티 네트워크의 등장으로 남성과 여성이라는 분류의 영역이 무너지고 서로의 장점이 결합된 ‘원 플러스 원’ 인재, 곧 ‘양성형 인재’가 사회적인 리더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배우 이준기씨는 남성이면서도 여성보다 더 여성성을 지니고 있죠. 가수 이효리씨 역시 여성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춤을 춥니다. 여성적 능력을 가진 남성과 남성적 능력을 가진 여성은 더욱 큰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양성성으로 권력이 이동함에 따라 학력과 연령, 국적 등에 자유로운 새로운 인재 패러다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드러운 정부 국민에게 어필 정 서기관의 고향은 경남 함안. 보수적인 지역이라 성평등을 고민할 기회가 없었다. 사무관으로 공직에 들어온 지 15년 만인 2000년 행정자치부 여성정책담당관실에 발령이 난 뒤 ‘개안(開眼)’은 시작됐다. “5급 이상 여성 공직자는 8.4%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왜 양성평등 정책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정부에서는 없더라고요. 여성학은 너무 어려우면서 남성을 적대시하는 시선이 여전하고요. 그래서 양성평등을 새롭게 공부하게 됐습니다.” 독학은 쉽지 않았다. 주말을 전문 서적과 씨름했다. 결국 2000년 말 ‘서서 오줌 누는’으로 첫 결실을 맺었다. 대중적으로 풀어 쓴 까닭에 반향이 적지 않았다. 당시 영부인 이휘호 여사가 읽은 뒤 그를 청와대로 초청하고, 진중문고로도 뿌려졌다. 큰딸 한주(12)에 대한 시선도 달라졌다. 억지로 여성답게 키우려 노력하지 않았다. 물론 여성 본연의 특성을 억누른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조화’이기 때문이다. 정 서기관은 “사회와 정부, 공무원들이 양성성을 흡수해 전체 국민에게 좀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글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5분) 그 동안 연인 간의 폭행은 사랑싸움으로 가볍게 치부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또한, 피해자의 대부분이 애인으로부터 폭행당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기 때문에 쉽게 드러나지 않고 묻히는 사례가 많다. 연인 간의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짚어보고 법적인 장치의 마련이 시급함을 이야기해 본다.   ●소문난 칠공주(KBS2 오후 7시55분) 미칠로부터 설칠이 방대위의 집에 인사를 드리러 간 사실을 알게 된 일한은 하남을 찾아가 설칠의 결혼을 막을 사람은 하남뿐이라며 설칠을 붙잡으라고 말을 하고, 일한의 말을 들은 하남은 설칠에게 달려간다. 한편 찬순은 태자 아버지의 제삿날이 되자, 종칠에게 전을 부쳐 놓으라고 지시하는데….   ●걸어서 세계 속으로(KBS1 오전 10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와 발달된 고대 문명을 가진 나라, 그리스. 제우스신이 태어났다는 신화의 섬, 크레타와 아틀란티스의 전설을 간직한 신비의 섬, 산토리니. 섬들은 맑은 자연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사람이 살고 있는 신들의 고향, 그리스 크레타와 산토리니로 떠나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30분) 경기도 양평으로 미술관 순례 여행을 떠나본다. 강변 바람에 어우러진 미술관과 공예스튜디오들을 찾아가보고, 전통의 미가 가득한 옛 물건들도 만나본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미술관보다는 체험 위주의 미술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 비누 만들기부터 은세공까지 직접 겪어볼 수 있는 체험 행사가 가득하다.   ●진짜 진짜 좋아해(MBC 오후 7시50분) 봉순은 한숙이 영부인에게 돈을 받은 사실을 알고는 기겁을 한다. 이미 어느정도 써버린 한숙에게 봉순은 버럭 화를 내지만 미안하다고 하는 한숙을 보자 할 말을 잃고 만다. 한편, 봉기는 미국으로 간 지수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는 준원이 혼자 술을 마시고 있자 기분을 풀어주려 애쓴다.   ●행복의 오솔길(EBS 오전 6시20분) 60대 노인 6명 중 1명이 앓고 있다는 ‘당뇨’. 방치하면 몸 전체가 합병증으로 괴롭다고 하는데, 국민 500만명에 이르는 당뇨 대란 시대. 한국인에 맞는 맞춤형 당뇨 치료법을 알아본다. 당뇨 치료의 대가 ‘허갑범 박사’가 이야기하는 한국형 당뇨, 맞춤형 당뇨치료의 모든 궁금증을 해결한다.
  • [세계를 이끄는 여성 리더] (1) 힐러리 美 상원의원

    [세계를 이끄는 여성 리더] (1) 힐러리 美 상원의원

    세계 정계에 여성 리더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독일에서는 사상 첫 여성총리가 나왔으며 올 초에는 칠레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각각 2008년과 2007년에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미국과 프랑스에서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나올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여성 리더들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인생이란 우리에게 부여된 여러 가지 역할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이다. 나에게는 가족과 일(변호사) 그리고 퍼블릭 서비스(정치)라는 역할이 주어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상원의원은 ‘프런티어’를 개척하는 삶을 살아왔다. 명문여대인 웰슬리를 졸업하면서 학생대표로서 졸업사를 했다. 예일대 법학지의 편집자였으며, 리처드 닉슨 대통령 탄핵을 준비하는 민주당의 최정예 법률 자문단에 참가하기도 했다. 힐러리는 또 전문직업을 가진 첫 퍼스트 레이디였으며, 역시 처음으로 선거에 나섰던 영부인이었다. 뉴욕주에서 당선된 첫 여성 상원의원인 힐러리는 2008년에 여성 최초의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꿈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대선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힐러리는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양극화된 평가를 받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 됐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좋아하든 싫어하든 힐러리에 대해서는 비교적 뚜렷한 정치적 견해를 갖고 있다. 지난해 갤럽이 미 유권자들을 상대로 힐러리의 정치적 성향을 물어본 결과 54%가 진보적,30%가 중도적,9%는 보수적이라고 답변했다. 힐러리는 상원의원으로서 의료·교육·노동·연금위원회와 환경 및 공공업무위, 고령화특별위, 국방위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두가 대선의 주된 이슈와 관련된 위원회들이다. 특히 힐러리는 국방위를 통해 ‘여성 총사령관’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녀는 지난해 전투가 진행중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으로 직접 날아가 미군 장병을 위문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정치 컨설턴트인 마크 멜먼은 힐러리의 강점이 인지도와 모금 능력 그리고 최고의 전략가인 남편 빌 클린턴의 도움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2008년 대선에 나설 후보는 적어도 1억달러(약 1000억원)의 모금이 필요하다고 예측하고 있지만 힐러리는 5억달러(약 5000억원)를 넘게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힐러리는 선거구인 뉴욕주에서만 무려 9개의 지역 사무실을 운영중이다. 엄청난 모금 능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힐러리의 백악관 입성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그는 힐러리가 자신보다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 ▲상원의원 경험이 있고 ▲8년간의 백악관 경험이 있으며 ▲더 성숙하다는 점을 들었다. 힐러리가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희망이지만 대부분의 공화당 지지자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존재다. 보수층은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의 당선보다는 힐러리의 낙선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힐러리를 분석하고 비판하는 서적이 쏟아져 나온다. 힐러리가 공화당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이슈는 낙태와 의료보험이다. 힐러리는 낙태를 허용한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여성의 ‘선택권’을 옹호해 왔다. 또 힐러리는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부터 국민 전체를 의료보험에 가입시키려는 야심찬 계획을 추구해 오고 있다. 힐러리는 그러나 최근에는 주요 정책에 대해 중도적인 목소리를 내며 보수층을 끌어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힐러리는 ‘계산만 있고 가슴은 없는(All Calculation,No Heart)’ 정치인이라는 비판도 새롭게 나오고 있다. dawn@seoul.co.kr
  • 보수 언론재벌 머독 ‘친 힐러리’로 선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힐러리 죽이기’에 앞장서온 폭스뉴스와 뉴욕포스트 등 미국의 가장 보수적인 언론사들을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이 ‘친 힐러리’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의 언론들은 머독 회장이 오는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위해 7월에 뉴욕에서 대규모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주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이에 앞서 힐러리 의원은 최근 열린 폭스뉴스 창립 10주년 기념파티에서 머독을 위해 건배를 제안했다. 힐러리 의원과 머독 회장은 그동안 사실상 앙숙 관계였다.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절 영부인인 힐러리가 뉴욕주 상원의원에 출마하자 머독은 이를 맹비난한 바 있다.그의 소유인 뉴욕포스트도 힐러리의 선거 출마에 반대하는 기사와 비우호적인 사진을 게재하고 웹사이트를 통해 클린턴 부부에게 비판적인 여론조사를 게재했었다. 반면 힐러리는 지난 98년 남편인 클린턴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폭스뉴스 등을 ‘방대한 우익 음모단체´ 라며 싸잡아 비난했다. 머독이 힐러리 의원 지지로 돌아선 것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끈질긴 설득 때문으로 전해졌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힐러리 의원의 2008년 대선 가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힐러리 의원이 공화당의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나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과 대선에서 만날 경우 승산이 높지 않다는 점 때문에 당내에서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로 ‘고어 대안론’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지난 2000년 대선에서 법정 소송 끝에 아깝게 조지 부시 현 대통령에게 패했던 고어 전 부통령은 힐러리 의원보다 훨씬 ‘좌파적’ 노선을 견지해 당내 진보파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dawn@seoul.co.kr
  • 부족한 2%에 3040이 취했다

    부족한 2%에 3040이 취했다

    “어라? 비틀스다! 퀸이네∼!” 전설적인 슈퍼밴드 비틀스와 퀸이 한꺼번에 서울 종로에 떴다. 지난해 말부터 격주마다 ‘I want to hold your hand’‘Here comes the sun’‘We will rock you’‘We are the champion’ 등 주옥 같은 명곡이 종로통을 울리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소문의 진원지인 시네코아 채플린홀에서는 비틀스와 퀸의 트리뷰트 밴드인 ‘더 애플스(The Apples)’와 ‘영부인밴드(vueen Band)’의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무대에 오른 이들을 자세히 뜯어 보니 겉모습으로도, 음악으로도 2% 부족했다. 하지만 관객들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비틀스가 세운 레코드 회사에서 이름을 따온 더 애플스는 노래 한 곡을 마칠 때마다 허리 굽혀 인사했다. 왜 그럴까? 비틀스가 그랬기 때문이다. 기타의 김준홍(45·건설업)씨는 “원래 건방진 것은 아니에요.”라면서도 연신 껌을 씹으며 노래를 부른다. 그 까닭은? 존 레넌을 따라해서이다. 폴 매카트니가 사용한 것과 같은 종류의 베이스를 둘러메고 약간 촌스런 가발을 쓴 표진인(40·정신과 전문의)씨는 “악기도 비틀스 멤버들이 썼던 모델이고요, 복장도 검증해서 맞춘 거예요.”라고 설명한다.“음∼, 가발은 검증 못했네요.”라고 이내 이어지는 농담에 소극장을 가득 메운 300명의 관객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실수도 있는 모양이다.“조금 버벅거렸는데 눈치 못챘죠?”라는 고백에 공연장엔 오히려 엔돌핀이 샘솟았다. 1시간이 넘게 걸린 더 애플스의 공연이 끝나자, 이번엔 프레디 머큐리가 마이크 스탠드를 휘두르며 무대에 올랐다. 프레디의 트레이드 마크인 짧고 노란 재킷을 입고, 콧수염까지 그럴듯하게 붙인 신창엽(32·반도체 엔지니어)씨는 목소리가 프레디와 닮았다. 폭발적인 무대 매너도 비슷하다. 뽀글뽀글 파마 머리 가발을 뒤집어 쓴 김종호(38·은행원)씨는 다름아닌 브라이언 메이. 뜨거운 공연 열기에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며 연주에 몰두했다.‘Somebody to love’,‘Radio ga ga’ 등을 관객들도 무대 위에 뒤지지 않게 크게 열창한다. 간간이 눈에 띄는 외국인들도 같은 모습이다. 더 애플스나 영부인이나 프로 밴드는 아니다. 경력은 4∼5년이 됐다. 비틀스가 너무 좋아서, 퀸이 죽도록 좋아서 의기투합했다. 주중에는 각자 일로 바쁘게 뛰어다니고, 주말엔 무대에서 ‘방방 뜨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이 마련한 공연의 주인공은 그러나 관객이다. 열혈 팬이라면 지금은 직접 만나볼 수 없는 비틀스나 퀸 때문에 조금 일찍 태어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느꼈을 수도 있을 터이다. 바로 그런 섭섭함을 날려버리는 순간이다.20대도 눈에 띄지만 30∼40대가 주류. 요즘 들어 딱히 가볼 만한 콘서트를 찾기 힘든 세대들이다. 마흔 중반에 비틀스와 퀸의 광팬이라고만 밝힌 남성은 “인터넷에서 보고 우연히 찾아 왔는데 생각보다 잘한다.”며 연신 어깨를 들썩였다. 여자친구와 함께 찾아온 이상화(32)씨는 공연이 끝난 뒤 상기된 표정으로 “비틀스나 퀸의 노래를 라이브 공연에서 함께, 이렇게 크게 따라 부르게 될지 상상도 못했다.”면서 “언제라도 다시 찾고 싶다.”고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트리뷰트 밴드 특정 밴드를 흠모하는 뜻에서 만들어지는 밴드다. 커버 밴드라고도 한다. 좋아하는 밴드의 노래 한두 곡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음악, 패션과 무대 매너까지 가깝게 모방하며 숭배의 뜻을 드러낸다. 영국의 헤비메탈 그룹 주다스프리스트는 보컬 롭 핼포드가 탈퇴하자 자신들의 트리뷰트 밴드 보컬을 영입하기도 하는 등 해외에서는 하나의 문화이다.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남양유업 홍두영 명예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남양유업 홍두영 명예회장家

    기업설명회에 전혀 관심이 없는 회사, 돌다리를 몇 번씩 두들겨보고도 건너지않는 보수적 경영, 창업주 얼굴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회사…. 남양유업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자사의 우유와 유제품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기업과 창업주에 대해 더 많이 알려야 한다. 하지만 이 회사의 창업주는 ‘크렘린’처럼 베일에 가려져 있다. 남양유업을 창업한 홍두영(87) 명예회장은 한국 낙농업의 대부로 통한다. 홍 명예회장은 40여년간 한국 낙농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좋은 유제품을 만들기 위한 외길을 걸어왔다. 홍 명예회장은 지난달 2일 타계한 김복용 매일유업 회장과 곧잘 비교된다. 두 기업 창업주는 나이가 비슷하고 이북 출신이라는 점 등 공통점이 많다.‘짠돌이’ 경영도 닮았다. 우유·조제분유·발효유·치즈·음료 등의 제품군도 상당히 겹치면서 ‘모방과 카피’ 논란도 많다. 연 매출액도 8000억원대로 엇비슷하다. 여러면에서 두 회사는 ‘물고 물리는’ 숙명적인 관계다. 남양유업의 대표이사 3명 가운데 한 명인 창업주 홍 명예회장은 국내 최고령 최고경영자(CEO)이다.1919년 1월7일생이다. 남양유업이 창립된 1964년 이후 43년째 대표이사와 사장, 회장, 명예회장 직위를 줄곧 지키고 있다. ●영변 지주의 장남 홍두영 명예회장은 평안북도 영변군 영변면 서부동에서 홍재영씨와 최점숙씨 사이에서 맏아들로 태어났다. 부친이 영변에서 손꼽히던 지주여서 어린시절을 유복하게 보냈다. 홍 명예회장은 일제시대인 1944년 일본 와세다 제1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와세다대에 진학, 불어불문학과를 마쳤다. 홍 명예회장은 자신에 대해 말하기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어릴적 행적이 거의 알려진 게 없다. 일본에서 귀국한 27세의 청년 홍두영은 어수선하던 광복 정국에서 고향 영변의 숭덕여자중학교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다. 교사 생활을 하던 1947년 5월 같은 영변 출신의 열살 아래인 지송죽(77)씨와 결혼,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김일성 정권이 일본에서 대학을 다닌 엘리트 가정을 내버려 둘 리 없었다. 홍 명예회장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4 후퇴 때 가족과 홍선태(작고) 전 남양산업 대표 등 동생을 데리고 월남했다. ●배고픈 아이들 때문에 유업에 손대 홍 명예회장의 첫 사업은 경험 부족 등으로 실패했다. 종전 이듬해인 1954년 부산에서 비료를 수입하는 ‘남양상사’를 일으켰다. 회사가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는 듯했지만 62년에 화폐개혁이란 뜻밖의 복병을 만나 8년만에 모든 재산을 날려버렸다. 일각에서는 당시의 충격이 너무 심해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건너지 않는’ 소심증과 같은 마음의 병이 생겼다는 말도 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명예회장은 신문이나 TV를 통해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꺼린다.”며 “경기단체 회장직 제의도 많았지만 다 물리쳤다.”고 말했다. 첫 사업 실패 이후 홍 명예회장의 보수적 경영이 시작됐으며, 큰 아들 홍원식(56) 회장에 대한 경영수업이 다른 기업보다 일찍 시작됐다. 홍 명예회장이 사업 재기를 꾀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분유였다. 비료 수입업에 종사하던 그는 1963년 선진 외국 출장길에서 분유사업을 눈여겨 봐뒀던 것. 분유를 마음껏 먹고 있던 외국 아기의 모습을 본 그에게 한국전쟁 직후 먹을 게 없던 고국의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던 것으로 짐작된다. 고국으로 돌아온 홍 명예회장은 64년 3월 13일 남양유업을 설립했다. 당시 정부는 ‘보릿고개’를 해결하고 농민들의 소득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낙농사업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홍 명예회장은 영변의 지주 아들이어서 낙농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뚝심으로 밀어붙였다.1965년 11월 충남 천안에 제1공장을 짓고 자가생산 체제에 들어갔다. ●한 때는 아들, 부인까지 경영에 관여 충남 천안 공장부지가 금광터였기 때문이었을까. 지난 67년 1월10일 출시된 유아용 제조 분유인 남양분유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어 77년에는 유산균 발효유인 남양 요구르트를 개발, 히트 브랜드 대열에 합류시켰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출연료 1억원을 주고 축구선수 차범근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78년 유업계 최초로 기업을 공개하고 주식을 상장했다. 회사가 커지면서 가족 모두 팔을 걷어붙였다. 장남 홍원식 회장이 회사일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중이던 73년부터 종종 회사에 나와 가업을 도왔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회사에 달려와 입출금 전표를 끊는 등 경리업무를 봤다.74년 기획실 부장을 시작으로 경영수업에 들어갔다.77년 이사,79년 상무,80년 전무,88년 부사장을 거쳐 지난 90년 4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가 2003년 회장으로 물러났다. 그는 90년대에는 불가리스, 아인슈타인우유, 아기사랑秀,E-5, 위풍당당 동충하초 등을 내놓으며 남양유업이 성장가도를 달리게 했다. 회사가 성장 엔진을 필요로 하던 80년 9월 둘째 아들 홍우식(53) 서울광고기획 사장도 남양유업에 합류했다.85년 8월까지 남양유업 과장을 지냈다. 남양유업이 성장가도를 달릴 80년대 초반 큰아들 홍원식 회장과 둘째 아들 홍우식 사장이 모두 힘을 합쳤다. 홍 명예회장의 부인 지송죽씨도 한때 남양유업의 감사로 근무했다. 남양유업이 최근 곧잘 내세우는 ‘친인척 경영 참여 금지’는 그 당시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창업주 홍 명예회장은 당시 90년 4월 회사 최고경영자 자리를 홍원식 회장에게 물려주면서 회사 운영에 관해 두 가지 금기사항을 가르쳤다.‘기업인으로서 정치에 참여하지 말 것’과 ‘부동산 투기를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고 전한다. 홍 회장뿐만 아니라 기업인이면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사항이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홍 회장은 30년 가까이 남양유업에서 근무한 덕분에 누구보다 회사 사정에 밝았다. 홍 회장은 지난 99년 10월 덴마크 왕실로부터 ‘영예로운 메달’을 받았고,2001년 7월 무차입 경영과 축산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제25회 전국경영생산성촉진대회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43년째 남의 건물을 사옥으로 지난 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위기 당시 대기업마저 자금난에 휘청거릴 때 남양유업은 오히려 20%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대표적인 소매업종으로 불황을 잘 타지 않는 데다 기업 규모보다도 ‘브랜드 파워’가 강한 까닭이다. 게다가 98년 11월 그동안 상업·조흥·신한은행에 남아 있었던 180억원의 은행차입금을 모두 갚았다. 부채 비율을 167%에서 0%로 떨어뜨렸다. 회사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무차입(無借入) 경영의 원조’라고 공식 선언했다. 현재는 4700억여원을 확보,1만%의 사내유보율을 자랑한다. 이로 인해 상당한 금융소득도 올리고 있다. 이같은 남양유업의 성공은 창업주 홍 명예회장의 독특한 철학인 ‘4무(無)’경영에 바탕을 두고 있다.4무는 돈을 빌려쓰지 않고(무차입), 노사분규가 없으며(무분규), 친인척이 개입하지 않으며(무파벌), 자기 사옥이 없는(무사옥) 경영을 말한다. 인사에서의 투명성도 줄곧 강조된다. 오너의 친인척은 회사에 발붙이지 못하며, 파벌 형성 또한 용납되지 않는다. 홍보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성장경 상무는 “남양유업에는 자연스럽게 인사청탁을 하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사옥도 없다.43년째 남의 건물에 세들어 살고 있다. 현재는 서울 중구 남대문 대일빌딩을 빌려쓰고 있다.1000억원이 넘는 시설투자를 하고 종업원이 3000명이 넘는 기업이지만 임원은 단 9명에 불과하다.43년간 단 한차례도 노사분규가 발생하지 않았다. 남양유업은 목장주들에게는 지독할 정도로 품질검사가 깐깐한 회사다. 그러나 원유값 만큼은 현금으로 결제하고, 결제기일도 정확하게 지키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목장주들이 거래하기를 가장 선호하는 회사로 통한다. 제품의 다양화는 추진하지만 사업의 다각화는 철저하게 배격하고 있다. 우유 캔을 만드는 회사나 낙농가를 위한 사료공장 등을 세우자는 내부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전공을 벗어나는 사업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는 게 지금까지의 방침이다. 식품 분야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는 절대로 한 눈 팔지 않겠다는 창업주 홍 회장의 경영 철학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홍 회장은 지난 2003년 11월 대표이사 사장에서 물러나고 최대주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홍 명예회장은 박건호 대표이사 부사장, 김승수 대표이사 전무 ‘3두마차’ 경영체제를 확립해 오고 있다. 홍 회장은 그러나 경영에 무관심하지는 않다. 회사에 사무실을 두고 거의 매일 출근을 하면서 중요 사항을 직접 결정할 만큼 경영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명예회장도 가끔씩 회사에 들르곤 한다. 남양유업과 거래하는 회사의 한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1억원 이상의 경비를 지출할 때는 오너가 반드시 결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에 따라 남양유업의 의사 결정이 경쟁 기업에 비해 많이 늦다.”고 말했다. 홍 명예회장은 부인 지송죽씨와의 사이에서 3남2녀를 두고 있다. 하지만 회사 직제상 경영에 참여하는 이는 창업주 홍 명예회장 자신뿐이다. 큰아들 홍원식 회장은 최대 주주로 남아있다. 자본금 44억 3300여만원인 남양유업의 지난해의 정확한 매출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2004년의 매출은 7729억 8400만원에 당기순익은 427억 9400만원에 이른다. 홍원식 회장은 19.44%(13만 9964주)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다. 홍 명예회장은 7.63%(5만 4907주)를, 홍원식 회장의 부인 이운경(54)씨는 0.89%(64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둘째 아들 홍우식 사장이 0.63%(4568주), 셋째 아들 홍명식(46) 사까나야 사장은 0.4%(2908주)씩 갖고 있다. 홍두영 명예회장의 처남댁 김정선씨가 이색적으로 0.16%(1168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막내딸 홍영혜(44)씨는 지난해 초 장내에서 2612주를 매도, 지분율이 0.45%(3208주)에서 0.08%(587주)로 낮아진 것이 눈에 띈다. 특히 미국 투자회사 안홀드 앤드 에스 블라이흐뢰더가 15.90%(11만 4448주)를 보유하는 등 외국인들이 눈독을 들이는 회사다.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23.74%에 이른다. 남양유업의 주식 거래가 극히 부진해 한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내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를 무시하며 경영권 방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내년도 매출 목표는 1조원으로 잡고 있다. ●평범한 집안과 결혼 창업주 홍 명예회장의 자녀 혼맥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큰 아들 홍원식 회장은 지난 76년 고려해운 창업주 이학철(작고) 회장의 장녀 이운경(54)씨와 화촉을 밝혔던 것이 눈에 띌 정도다. 홍 회장은 이동찬(84) 코오롱그룹 회장 가문과도 연결된다. 이동찬 회장의 셋째딸 이혜숙(54)씨가 고려해운 이 회장의 장남인 이동혁(59) 고려해운 회장과 결혼한 까닭이다. 홍원식 회장은 부인 이운경씨와의 사이에서 진석(30), 범석(27)씨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이씨는 사회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을 통한 남양유업의 3세 승계가 어떻게 이어질지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04년 말 홍 회장은 어머니 지송죽 전 감사로부터 주식 2만 108주(2.79%)를 모두 물려받았다. 이를 두고 형제간에 사이가 소원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다. 둘째 아들 홍우식씨는 남양유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광고회사 서울광고기획 사장을 맡고 있다. 홍 사장은 지난 71년 서울고교와 76년 연세대를 거쳐 83년 미국 산타클라라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해군 중위 출신인 홍 사장은 지난 79년 8월 한국IBM을 거쳐 지난 80년 9월부터 85년 8월까지 남양유업 과장을 지냈다. 남양유업내에 있던 광고 부문을 들고나와 부친의 우산에서 독립했다. 홍 사장은 지난 85년 8월 서울광고기획의 상무,88년 전무,90년 부사장을 거쳐 93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지난 1980년 설립된 서울광고기획은 2004년 총 취급고가 626억원으로 업계 17위였다. 주요 광고주로는 남양유업을 비롯해 태영·보령제약·보령메디앙스·BYC, 씨엠에스 천재교육·하선정종합식품 등이 있다.2005년도의 매출 목표는 900억원이지만 정확한 매출은 알려지지 않았다. 홍 사장은 지난 81년 5월 최수진(49)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연년생인 자녀 인석(24), 서현(23)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지난 72년 이름을 춘애에서 수진으로 바꾼 최씨 역시 별다른 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녀 영서(52)씨는 이교현(57)씨와 결혼, 수경·수영(25) 쌍둥이와 정호(18)군을 두고 있다. 홍 명예회장의 큰사위 이교현씨 가족은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이씨는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셋째 아들 홍명식(46) 사까나야 사장은 연봉이 1억원을 웃도는 외환 딜러직을 떠나 음식점 8개를 운영하고 있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그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 2층에 회전초밥 전문점 사까나야 등 6개의 지점을 두고 있으며, 한정식집 돈후이 등을 운영하는 외식업 사장이다. 홍 사장의 이력은 다채롭다. 용산고와 연세대를 거쳐 지난 87년 미시간대에서 MBA를 땄다.1987년부터 JP모건체이스 은행 등에서 12년동안 근무한 금융통.99년 인터넷서점 ‘예스24’를 공동 창업해 한세실업에 매각되기 전인 2003년 5월까지 부사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6개 사까나야와 돈후이 등의 전체 매출액이 100억원대에 이르는 등 외식재벌 반열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업종으로 변경한 홍 사장은 지난해 초 인터넷 의류 쇼핑몰인 블루피치를 운영하는 김현정(40)씨와 결혼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김씨는 고려대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사장은 전처에게서 효정·희정(19) 등 일란성 쌍둥이 자녀를 두고 있다. 홍 사장은 쌍둥이 자녀 외에도 동근(13)군을 두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싱가포르에서 공부하고 있다. 막내딸 홍영혜씨(44)는 지난 90년 영국 웨일스개발청의 황재필(44) 한국사무소장과 결혼, 하나(17)양과 승현(11)군을 두고 있다. 영혜씨는 경희대 작곡과를 졸업한 재원. 서울 양정고를 마치고 연세대를 다니다가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황씨는 지난 86년 주한 영국대사관 부상무관을 거쳐 89년부터 영국 웨일스개발청 한국사무소장을 맡고 있다. 황씨의 부친은 헌병차감을 지냈던 황태섭(작고)씨다. 황씨는 86년 연세대 어학당에서 홍씨와 얼굴을 익혔다. 이들은 홍씨의 올케 소개로 사귀다가 이듬해 결혼에 골인했다. chuli@seoul.co.kr ■ 우량아 선발대회 아시나요 남양의 대표적인 성장 엔진으로는 1971년 시작된 ‘전국우량아 선발대회’를 들 수 있다. 자라나는 2세의 건강과 체격 향상을 일깨워주기 위해 마련된 일종의 사회 공헌 행사였다. 첫 대회에는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참가했고 아기와 엄마 등 수상자를 청와대에 초청, 오찬을 할 정도로 관심이 깊었다. 변변한 행사나 이벤트가 없던 당시로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큰 행사였으며,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당시 행사를 기억하고 있다. 우량아 선발대회는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아기 엄마라면 누구나 자기 아기를 우량아로 키우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에, 전국에서 토실토실한 아기들이 구름떼처럼 모여 들었다.24개월 미만의 아기들이 지방 예선을 거쳐 결선을 겨뤘다. 제1회 전국 최우량아는 춘천에 사는 한영만 아기(69년 11월생)로 발육상황은 키 85㎝, 몸무게 13㎏, 머리둘레 50㎝, 생후 11개월부터 걷기 시작했으며 모유와 우유를 함께 먹였고 과일즙, 달걀 노른자 반숙 등을 간식으로 먹였다고 한다. 튼튼하고 건강한 아기의 대명사인 우량아 선발대회는 84년 제13회 대회까지 계속됐다. 이후 92년부터 임신육아교실로 바꿔 진행되고 있다.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 새내기 주부들에게 올바른 출산 정보 전달에 힘쓰고 있다. 연간 1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전국에서 250회 이상 연다. 특히 산부인과·소아과·피부과·한방 분야의 권위있는 전문의들이 나와 임산부들에게 이해하기 쉽고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숙제를 풀기 위한 남양의 또 다른 사회 공헌활동이다.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은행권 ‘대형공익재단’ 붐

    은행권 ‘대형공익재단’ 붐

    은행권에 ‘호화 이사진’을 갖춘 초대형 공익재단이 잇따라 설립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익을 추구해야 할 은행이 많은 이익을 내면서도 사회공헌 활동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던 터라 이들 재단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그동안 은행들의 공익 활동은 대부분 일회성에 그쳤거나, 연말연시 선심성 행사였다. 공익재단을 출범시킨 은행들은 19일 “사회책임 활동을 전담할 독립적인 재단이 설립되면서 비로소 체계적이고 일관적인 공익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활동보다는 유명인사 영입 등 외형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들이 목적에 맞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격려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초호화 이사진 외환은행은 이날 은행권 최초로 사회공헌활동을 전담하는 ‘외환은행 나눔재단’을 공식 설립하고, 재단출범식 및 430명에 이르는 자원봉사단 발대식을 가졌다. 외환은행은 재단의 자본금으로 50억원을 출연했고, 활동성 경비를 위해 3년간 매년 10억원씩 추가로 출연할 계획이다. 초대 이사장에는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인 로버트 팰런 전 행장이 선임됐다. 이사진에는 전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 청소년 권익보호 등으로 잘 알려진 강지원 전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황주명 변호사(법무법인 충정 대표), 김성주 성주인터내셔널 대표(한국여성재단 이사) 등이 포진했다. 국회의원 출신의 오세훈 변호사는 감사로 추대됐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신한장학재단’의 설립을 의결했다.500억원 규모로 연내 설립될 예정인 장학재단에는 신한은행이 379억원, 신한생명이 45억원, 굿모닝신한증권이 34억원을 각각 출연금으로 내놓는다. 이사장은 신한지주의 라응찬 회장이 맡는다. 이사로는 이명재 전 검찰총장(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허영섭 녹십자 대표이사 회장, 구본영 전 과기처 장관(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등이 추대됐다. 하나금융지주도 김승유 회장이 지난 1일 지주사 출범 기자회견에서 “사무국 수준의 조직인 ‘하나사랑 봉사단’을 법인 형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내년 공익재단 설립을 목표로 기금 규모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실질적인 활동은 지켜봐야 그러나 재단 이사장을 은행의 ‘최고 실력자’가 맡고, 명망가 중심으로 이사진을 구성한 것을 놓고 금융계에서는 말이 많다. 라응찬 회장과 팰런 의장은 여전히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의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지주의 장학재단 이사장에 라 회장이 선임된 것을 놓고 퇴임 이후를 배려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1년 전부터 외환은행이 준비해온 나눔재단에 대해서도 “매각을 앞둔 시점이라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견해에 대해 두 금융사는 “순수한 뜻을 왜곡하려는 의도”라고 일축하고 있다. 한편 전 대통령 영부인이나 전 검찰총장 등 명망가를 이사로 추대한 것과 관련, 재단의 실질적인 활동보다는 외양 갖추기에 치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망가들이 과연 재단 이사회 활동에 얼마나 참여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두 금융사는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의 장학재단은 아직 자본금 규모만 확정됐을 뿐 어떤 활동을 펼칠 지, 활동성 경비는 어떻게 충당할 지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게 나오지 않았다. 또 이사진에는 재단을 실질적으로 이끌 은행내부 출신 이사가 없다. 외환은행의 나눔재단도 은행측이 매년 10억원씩 3년간 활동성 경비를 내놓는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자금조달 방법이 없다. 이에 따라 은행이 해왔던 봉사활동을 종합하는 역할 이상을 기대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명망가 영입과 관련, 외환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의 소유구조가 바뀌더라도 재단의 영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명망이 높은 인사들을 모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나눔 세상] “동티모르의 산타 돼주세요”

    인도네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2002년 독립한 21세기 최초의 신생독립국 동티모르. 내전을 겪은 나라답게 이 나라에서는 16세 이하 어린이가 인구 92만여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인만 보면 ‘코레아’라며 웃음 짓는 ‘어린이 공화국’의 아이들을 위해 4년째 동티모르에 재직 중인 유진규 대사가 기자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기자는 지난 8월 전후 복구현장을 취재하러 간 현지에서 유 대사를 만났다. “한 집에 아이들이 5∼8명씩입니다. 그만큼 이 나라 여성들은 산고와 해산의 어려움을 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90%는 병원에 가지 못하고 조산모와 이웃의 도움으로 아이를 낳습니다. 신생아를 위한 옷가지며 기저귀, 비누까지…. 이 곳에서는 모든 게 부족합니다.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 어려웠던 우리나라 사정과 다를 바 없지요.” 유 대사는 그동안 동티모르를 방문했던 사람들 가운데 연락처를 남겼던 70여명에게 해산용품 마련을 위한 모금을 부탁하며 이메일을 썼다. 그는 배냇저고리와 포대기와 기저귀, 유아용 비누를 세트로 만들어 동티모르 영부인이 운영하는 알로라재단으로 보낼 생각이다. 동티모르 근무를 하다 보면 모두가 가난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고 유 대사는 말한다. 어린 시절 외국 선교사들이 찾아와 영화를 상영하던 기억을 떠올려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산골 마을을 돌며 어린이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도 유 대사다.“국민들 대부분이 하루 75센트의 생활비로 살아갑니다. 가난해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예전 우리나라와 똑같아 정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 우리가 그랬듯 산모와 아이들의 위생 상태가 안 좋아 건강을 해치는 모습이 걱정스럽다. 유 대사는 아이를 낳은 뒤 곧바로 일을 해야 하는 티모르 엄마들이 갓난아이에게 물에 설탕이나 당분 같은 것을 타 먹이기 일쑤라고 전했다. 그것이 해롭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동티모르에서는 ‘어린이에게 엄마젖 먹이기 운동’이 한창이다. 호주인인 영부인도 모범을 보이기 위해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아이에게 직접 젖을 먹일 정도다. 해산용품 한 세트를 마련하는 데는 2만원 정도가 든다. 금융이 발전하지 못한 동티모르에 성금을 보내려면 수수료가 너무 많이 들어 대사관은 한국에 계좌를 만들었다. 송금계좌는 신한은행 34202476637(예금주 박진기).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피노체트와 후지모리/ 이목희 논설위원

    대표급 독재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길쭉한 나라 칠레에서 곤경에 처했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칠레 대통령과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이 그들이다. 피노체트는 칠레 사법부의 끊임없는 과거 단죄 노력에 쫓기면서 다시 가택연금 상태다. 후지모리는 칠레 당국에 억류돼 있다. 칠레는 행정·군사제도에서 일본처럼 프로이센을 따랐다. 피노체트는 군에서 뼈가 굵은 무골(武骨).1973년 유혈 쿠데타를 일으켜 1990년까지 철권통치를 했다. 권좌에서 물러난 뒤에도 상당 기간 총사령관직을 유지하며 군부에 실권을 행사했다. 리카르도 라고스 현 대통령 집권 후 피노체트 세력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개헌을 할 정도였다. 후지모리는 일본계 이민 2세로 사무라이 정신이 대단하다.1990년 페루 대통령에 당선된 뒤 친위 쿠데타, 의회해산을 비롯해 피노체트 못지않은 독재 면모를 보여 줬다. 부인 수사나 히구치가 정계진출을 시도하는 등 순종하지 않자 ‘영부인 자격박탈’을 공식선언, 쫓아내기도 했다. 후지모리는 2000년 부정선거 시비를 피해 일본으로 도피했다. 권토중래를 노리던 그는 이달 초 미국·멕시코를 거쳐 페루 입국을 시도하다 칠레 당국에 체포됐다. 최근 칠레가 페루와 경제수역 다툼이 있는 것을 이용해 보자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한다. 사무라이를 숭상하는 일본 여성 기업가 가타오카 사토미가 후지모리의 새 애인이자 후견인이다. 사토미의 부친은 재일 한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피노체트와 후지모리의 차이는 나이. 피노체트는 어제 90세 생일을 맞았다. 치매 증세를 보이는 그가 생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관심사다. 후지모리는 67세로, 한번 더 권좌를 노려볼 연배다. 내년 4월 페루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고 있으니 아주 헛된 꿈은 아니다. 그러나 여성인 루르데스 플로레스 전 하원의원이 여론조사 선두를 좀처럼 내주지 않고 있다. 특히 페루 중앙선관위는 후지모리의 출마자격을 박탈할 움직임마저 보인다. 새달 실시되는 칠레 대선도 비슷한 맥락에서 주목된다. 역시 여성인 미셸 바첼레 전 국방장관의 당선이 유력하다. 피노체트 쿠데타를 반대하다 옥사한 공군 장성의 딸인 바첼레는 세 자녀를 둔 독신 여성으로 무신론자. 남성 위주의 보수 가톨릭국가에서 불리한 출마조건이다. 이웃한 칠레·페루에서 독재자와 함께 마초의 몰락이 동시에 오는 걸까.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APEC] 정상 8명 ‘홀로 아리랑’

    부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21개국 정상들이 16일부터 속속 부부동반 입국할 예정인 가운데 ‘홀로 아리랑’을 불러야 하는 정상들도 꽤 있다. 모두 8명. 결혼 4년차에 이혼한 고이즈미 일본 총리부터 지난달 부인과 사별한 압둘라 바다위 말레이시아 총리, 집안 사연이 ‘복잡해’ 혼자 온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등 사연도 가지가지다. 먼저 여성인 뉴질랜드의 헬렌 클라크(55)총리와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58)대통령은 부군을 동반하지 않는다. 아로요 대통령의 ‘영부군(first gentle man)’호세 아로요(변호사)는 필리핀내 각종 부정사건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 당초 방한한다고 해서 우리측이 별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분주했으나, 최근 불참을 통보했다. 클라크 총리의 부군인 피터 데이비스 오클랜드대 교수는 착실하고도 적극적으로 외조하는 편. 하지만 해외 순방시엔 동반하지 않는다고 한다. 압둘라(66) 총리는 부인 엔돈 여사가 암투병 중일 때 이슬람사회 금기를 깨고 유방암에 걸린 사실을 공개하며 아픔을 함께하고 싶다고 해 국민들의 동정과 지지를 받았다. 세계적인 부호인 볼키아국왕은 지난 8월 말레이시아 TV 앵커인 아즈리나즈 마르하르 하킴(26)과 결혼했다.32살 연하. 제1 왕비인 살레하, 하킴과 결혼 전 이혼한 두번째 부인 등 영부인들의 지위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홀로 온다는 관측이다. 이밖에 태국 파푸아뉴기니 칠레 정상들이 나름의 이유로 외기러기 신세다. 방한하는 퍼스트 레이디 가운데 두드러진 인물은 부시 미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여사와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의 부인인 마르타 사군. 사군 여사는 ‘멕시코의 힐러리’로 불리는 인물이다. 지난 2000년 폭스 대통령 대선 캠프의 공보비서로 일했고 이혼한 상태였던 두 사람은 대통령궁에 입성한 이듬해인 2001년 7월 전격 결혼했다. 많은 구설수에 시달리면서도 대선 후보로까지 꼽히는 여성이다. 의전용 승용차(BMW 760)를 제공받는 퍼스트 레이디들은 부산 범어사와 박물관을 방문, 한국의 정서와 미를감상하는 일정을 보낸다.특별취재단
  • 경주시 “딱 요즘만 같아라”

    천년고도 경북 경주시가 요즘 온통 축제 분위기로 넘쳐나고 있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유치에 이어 경주역사문화도시 사업 추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경주 방문 등 지역발전 및 홍보를 위한 호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경주시에 따르면 17일 경주 보문단지내 한 호텔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뒤 양 정상이 함께 불국사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같은 시간 양국의 영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로라 부시 여사는 동양 최고(最古)의 천문대인 첨성대, 천마총, 안압지 등을 돌아볼 계획이다. 시는 양국 정상회담의 경주 개최를 계기로 신라 천년고도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 14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시민 등 3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방폐장 유치를 자축하는 시민대화합대축제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백상승 시장이 방폐장 유치에 따른 경주비전을 제시한 데 이어 인기가수 공연 등으로 이어졌다. 시는 또 ‘경주역사문화 도시조성사업’ 추진도 크게 반기고 있다. 오는 2009년까지 3300억원이 투입될 역사도시 조성을 위한 선도사업이 올해 말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2034년까지 추진될 이 사업은 ‘고도(古都)를 느낄 수 있는 신라왕경 조성’ 등을 목표로 하는 대단위 국책사업이다. 백 시장은 “최근 방폐장 유치 등 지역발전을 위한 잇단 호재로 인해 시민들은 미래와 희망에 한껏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총예산규모에 대해 경주시는 기본계획서에 3조 2800억원이라고 밝힌 반면 정치권에서 2조 3840억원으로 예상, 논란이 일 전망이다.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기업들 세계의 VIP 눈길잡기 후끈

    기업들 세계의 VIP 눈길잡기 후끈

    월드컵 축구대회, 올림픽 등 스포츠 행사만 ‘후원 마케팅’이 활발한 건 아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21개 국가 정상들과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부산 APEC 정상회의에서도 세계 최고 VIP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보려는 기업들의 마케팅 열기가 뜨겁다. 현대·기아차는 APEC 정상회의에 각국 정상 의전용 리무진을 포함한 에쿠스 74대, 오피러스 및 그랜저, 쏘나타, 카니발, 스타렉스, 버스 등 총 424대를 제공한다.21개 정상과 장·차관 및 민간회의 대표단, 해외 언론 등 6000여명이 현대·기아차를 이용한다. 현대·기아차의 국제 회의 지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또 100여명 규모의 긴급 출동 서비스 전담반이 차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채양기 부사장은 “현대·기아차가 대규모 국제회의 개최에 일조할 수 있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차량 지원을 통해 각국 정상 및 최고위층 인사들에게 현대·기아차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0년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AS EM)에 294대 행사차량을 지원했고 지난해 아시아 개발은행 총회에 100대, 올해 정부 혁신 세계포럼 행사에 111대의 차량을 지원하는 등 주요 국제 행사를 통해 글로벌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입차업체로는 유일하게 APEC 공식 의전차량으로 선정된 BMW는 21개국 정상들의 영부인과 외무·통상 장관 및 고위 관료들이 이용할 760Li 44대,740Li 44대를 비롯해 조직위원회와 경호 차량용 5시리즈,X5 등 150대를 제공한다. 판매 금액으로 환산하면 총 227억 4420만원에 이른다. 의전용 차량으로 쓰일 150대의 BMW는 ‘APEC Limited’ 라는 배지를 붙여 선계약 방식을 통해 신차보다 약간 저렴하게 판매된다. 세계의 영부인들이 탄 차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최고급 모델인 760Li(2억 5500만원) 등 7시리즈 88대는 이미 계약이 끝났다. BMW코리아는 1일부터 행사가 끝나는 날까지 25명의 특별 전담 지원팀을 구성해,2인 1조로 24시간 운영한다. BMW는 APEC 회의 의전 차량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 헬무트 판케 그룹 회장이 한국을 방한, 외교통상부를 방문하는 등 각별한 정성을 쏟았다. GM대우는 APEC 회의 일정 중 하나인 최고경영자 회의(CEO Summit) 공식 의전용 차량으로 스테이츠맨 40대를 제공한다. 이번에 지원되는 스테이츠맨은 3600㏄ 22대,2800㏄ 18대다. 닉 라일리 사장은 “GM대우는 환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전세계 150여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기업으로서 부산 APEC 회의에서 논의될 여러 주제들과 많은 연관이 있다.”면서 “이번 회의에 GM대우의 최고급 차량인 스테이츠맨을 공급하게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GM그룹은 지난해 11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2004 APEC 회의에서는 GM대우가 생산한 매그너스(현지명 에피카), 라세티(현지명 옵트라), 칼로스(현지명 아베오) 등 329대를 공식 행사용 차량으로 제공한 바 있다. 부산지역 6개 특급호텔도 이번 기회에 VIP 투숙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는 계획이다. 파라다이스호텔은 이탈리아산 우윳빛 대리석을 새로 깔고 침실의 벽지는 비단 느낌을 주는 재질로 바꿨다. 침대에 누우면 마치 해운대 바다에 떠 있는 느낌을 주려고 침대 높이를 해안선 높이로 맞췄다. 웨스틴조선비치호텔은 침실과 응접실에 특수 제작한 전면 통유리를 설치해 선상 분위기를 연출했다. 부산메리어트호텔은 객실에 그랜드 피아노와 화상회의 시설을 설치했고 롯데호텔, 농심호텔도 10억∼20억원을 들여 단장을 마쳤다. 한화는 16일 오후 8시30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과 광안대교 일대에서 펼쳐지는 불꽃쇼를 책임진다. 부산시와 한화가 경비 15억원을 분담해 진행하는 불꽃쇼에는 폭죽 8만발이 발사된다. 이밖에 국산골프용품업체 랭스필드는 APEC 정상들의 골프 모임에 자사의 골프클럽(LF701)을 납품한다. 랭스필드는 이를 기념해 300세트 한정 판매로 LF701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LF401 여성용 클럽을 증정한다. 19일 ‘APEC CEO 서밋 골프투어’가 열리는 부산 기장군 소재 아시아드CC도 국내외 CEO 160여명을 맞기 위해 각종 시설물과 코스 및 조경시설 점검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APEC 사흘 앞으로… 마케팅 전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업들의 APEC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업계는 이번 APEC회의에 21개국 정상은 물론 800여명의 거물급 기업인, 해외 각국 취재진 등이 대거 부산을 찾을 예정이어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더없이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향후 사업제휴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계기로 여긴 기업들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하다.●자동차업계, 해외홍보 경쟁 치열 현대·기아차는 각국 정상들의 공식 의전차량으로 4500㏄급 에쿠스 리무진을 제공하는 등 총 424대의 차량을 지원한다.100여명 규모의 긴급 출동 서비스 전담반도 구성했다. BMW코리아는 각국 영부인과 장관 등 고위관료에게 BMW7시리즈 88대를 제공하는 등 총 150대의 차량을 지원하며 25명의 특별 전담 지원팀도 구성했다.GM대우는 최고경영자회의 공식 의전용으로 스테이츠맨 40대를 제공, 중형차 공략에 나선 기업 이미지를 높일 계획이다.●전자·통신업계도 특수 노려 전자업계는 이번 부산 APEC 기간에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정보기술(IT)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겠다는 의욕에 차 있다. 삼성전자와 KT,SK텔레콤,LG전자 등은 이동중 초고속 무선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와이브로 서비스와 PDP,LCD 등 초대형 디스플레이장치, 첨단 휴대전화 등을 전시한다. 이 업체들은 이전 회의와는 차원이 다른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회의장 곳곳에 다양한 화면 크기의 PDP TV 42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가장 큰 80인치짜리 초대형 PDP는 미디어센터 입구에 설치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11∼21일 자회사인 TU미디어를 통해 각국 정상과 각료,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위성DMB 단말기 500여대를 제공한다. 내년에 상용화 예정인 3세대 고속 데이터통신(HSDPA)을 이번에 최초로 시연해 한국의 앞선 IT 기술을 알린다는 복안이다. KT도 정상회의 기간에 방송회선을 비롯해 인터넷, 전용회선 등 2800여회선을 제공한다. 여기에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 서비스도 시연, 세계를 이끄는 정상들과 CEO들의 눈길을 끌어 모은다는 계획이다.●다양한 기업 특성 마케팅 CEO서밋 의장과 기업인 자문회의(ABAC) 의장을 맡은 현재현 회장이 총수로 있는 동양그룹은 금융·제조업 계열사를 소개하는 부스를 설치, 달라진 그룹 면모를 알릴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오는 16일 밤 8억원을 투입, 정상회의 전야제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된 불꽃놀이를 지원한다. 국내 최대규모인 8만여발의 폭죽과 화려한 색상의 레이저가 밤하늘을 수놓아 기업마케팅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APEC 마케팅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기업의 CEO와 바이어들이 대거 내한하는 만큼 기업과 제품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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