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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행 자백하면 감형 ‘플리바게닝’ 도입 검토

    범행 자백하면 감형 ‘플리바게닝’ 도입 검토

    국내에서도 범행을 자백하면 형량을 줄여주는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도·Plea Bargaining)이 도입될 전망이다. 대검찰청은 16일 국내 실정에 맞게 플리바게닝을 도입하는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광수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라 이미 검사 10여명으로 연구팀을 구성했으며 상반기중 외부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고, 학계·시민단체 등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 법원과의 협의를 거쳐 도입 여부를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또 ‘피의자성 참고인’이 제3자의 범행을 증언할 경우 처벌을 면제 또는 감경해 주는 ‘면책조건부 증언제도’의 도입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 제도는 이미 뇌물사건 등의 수사에서 관행적으로 활용돼 왔지만 법제화를 통해 공식화하겠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진술조서가 법정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등 수사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플리바게닝 등의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 제도가 도입되면 뇌물, 마약, 조직폭력 등 증거 확보가 힘든 범죄 피의자의 자백 확보가 비교적 쉬워 수사가 신속해지고 수사진척이 없는 사건에 대한 증언 및 증거 확보가 수월해져 범죄인 처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은 플리바게닝의 대상 범죄, 플리바게닝이 가능한 재량권의 범위, 정식재판에 의한 선고형과 플리바게닝 형량의 차이 등을 주요 연구과제로 설정, 국내외 사례를 중심으로 집중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플리바게닝이나 면책조건부 증언취득 제도 등은 기본적으로 범죄자와의 ‘협상’을 전제로 하는 등 국민의 법감정과 배치되기 때문에 도입 과정에서 큰 논란이 예상된다. 플리바게닝은 미국·캐나다 등 배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미권 법제의 고유 제도이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와 같은 대륙법계 국가인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눈에 띄네~ 이 얼굴]‘키다리 아저씨’의 신이

    [눈에 띄네~ 이 얼굴]‘키다리 아저씨’의 신이

    요즘 개봉하는 한국 영화는 두 종류다. 신이(25)가 출연하는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 배역이 크든 작든 특유의 코믹 연기로 출연작마다 확실하게 포인트를 주는 덕에 여기저기 불려다니느라 바쁜 그녀다. 영화 ‘키다리 아저씨’에서 그녀가 맡은 강종종도, 너무 순수해서 무색무취인 스크린에 시의적절하게 웃음의 양념을 뿌리는 역할. 주인공 영미의 친구인 ‘쫑’은 무작정 친구의 집에 쳐들어와 얹혀지내면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채팅에서 멋진 남자를 만나길 바라는 엉뚱하면서도 개성넘치는 인물이다. 고개를 외로 꼬고, 독특한 콧소리로 대사를 치는 그녀의 모습을 웃지 않고 보긴 힘들다. 그녀가 대중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부터. 하지원의 친구로 등장한 그녀는 또래 여배우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자신만의 개성으로 단번에 주목받았다. 이후 영화 ‘령’‘누구나 비밀은 있다’등에 깜짝출연했고, 지난 연말 개봉된 ‘신석기블루스’에서도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새달 개봉할 ‘B형 남자친구’와 현재 촬영중인 ‘간 큰 가족’에서도 그녀를 만날 수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키다리 아저씨’-아날로그식 짝사랑, 지금도 있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나를 지켜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상상은 다분히 사춘기 소녀적인 취향이긴 해도 꽤나 근사한 일임에 틀림없다. 미국 여성작가 J 웹스터의 동명소설에서 모티브를 따온 영화 ‘키다리 아저씨’(감독 공정식·제작 유빈픽쳐스)는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헌신적인 사랑’이라는 아주 고전적인 사랑의 테마를 스크린위에 옮겨 놓는다. 일찍 부모를 여의었지만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라디오 방송작가 영미(하지원)에겐 대학 등록금을 대신 내주고, 힘들 때마다 격려의 손길을 보내주는 후원자가 있다. 영미는 그를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르며 애틋한 마음을 간직하는 한편 방송국 자료실 직원 준호(연정훈)와 가슴 설레는 첫사랑을 시작한다. 영화는 원작의 큰 틀을 그대로 빌려왔지만 영미가 우연히 발견한 메일속 커플의 사랑이야기가 액자식 구성으로 녹아들면서 원작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일견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과 무관한 듯 보였던 대목, 즉 영미가 메일속 그녀의 안타까운 짝사랑 상대를 찾아주려했던 과정이 액자밖 스토리와 교묘하게 포개지는 막판 반전은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영미가 선물로 받은 대형 곰인형, 영미와 준호의 새벽 꽃시장 데이트 등 몇몇 장면의 아이디어도 반짝인다. 하지원, 연정훈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코믹커플 정준하, 신이의 감초 연기도 무난한 편. 하지만 요즘 같은 광속의 시대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홀로 가슴앓이하는 아날로그식 ‘짝사랑’을 스크린에서 바라보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마지막 10여분의 클라이막스에만 기댄 듯한 감독의 순진함, 혹은 우직함이 안쓰럽다.13일 개봉.12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31일 TV 하이라이트]

    ●진실게임(SBS 오후 7시5분) 진짜 형제·자매를 찾아라! 송은이 이병진 김한석 김종석 현영 윤영미 한상일이 출연한다.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를 식별하는 진실게임을 벌인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형제·자매, 혹은 단짝 친구처럼 사이좋은 부모·자식으로 구성된 네 팀 중에서 단 한 팀의 진짜 형제·자매를 찾는다. ●라이프 n 조이(YTN 오후 1시20분) 은빛 동해 바다를 물들이는 힘찬 해돋이를 보면서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또 다가오는 새해를 맞아 마음과 몸을 훈훈하게 하는 시간을 갖는다.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원기회복과 각종 질병치료에 만점이라는 온천욕 등 겨울여행의 백미를 만나본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두드림의 세계인 타악퍼포먼스의 마지막 시간. 문화센터 주부특공대가 아주 특별한 공연을 펼친다. 그동안 배웠던 내용들을 다시 한번 종합해서 살펴보고, 신명나는 리듬연주를 시작한다. 실제 배우들과 짝을 이뤄 공연에서처럼 도깨비와 인간간의 리듬 대결을 벌인다. ●국토체험 서바이벌(청춘예찬)(iTV 오후 4시20분) 제9관문까지 도착한 생존자는 모두 10명. 이들이 마지막 혈전을 펼친다. 먼저 제9관문인 화성의 제부도에서는 아슬아슬한 ‘갯벌 림보림보’, 스피드와 파워가 게임의 관건인 ‘갯벌 줄다리기’가 펼쳐진다. 마지막 제10관문은 용인의 한국민속촌에서 펼쳐진다. ●왕꽃 선녀님(MBC 오후 8시20분) 기자들이 초원을 에워싸고 있는 것을 발견한 무빈은 초원을 감싼 채 그 자리를 빠져나온다. 초원은 무녀에 대한 세인들의 호기심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아예 마음을 접자고 말한다. 한편 시몽은 무빈의 이야기는 빠진 채 초원의 기사만 실린 스포츠신문 가판을 발견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미용실을 찾은 아빠는 일에 여념이 없는 영주를 보며 대견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안쓰러워한다. 영주는 아빠 팔짱을 끼고 집으로 돌아오며 아빠의 속내를 아는지 “잘 하겠다.”고 다짐한다. 다음날, 아빠는 딸들을 학교에 데려다 준 뒤 개성공단 일터를 알아보며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정애는 은수가 원작료까지 받았다는 전화에 흐뭇해하고, 은수는 서점에서 팔리는 자신의 책을 보며 감개무량해한다. 희수의 사죄에도 불구, 영실은 책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며 변호사사무실을 찾는다. 진국에게 덕배는 은수를 고소했다고 통보하고….
  • 4개대학 총장 ‘사랑의 하모니’

    국내 4개 대학 총장과 교직원이 나란히 ‘사랑의 하모니’를 울렸다. 고려대, 한국외대,KAIST, 한국예술종합학교는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송년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공연에는 한국외대 안병만 총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건용 총장, 고려대 안문석 부총장,KAIST 유진 전 부총장 등이 참가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함께 불렀다. 성악가 최현수, 최상호, 김청자, 김영미 등도 특별 협연했다. 학·예술 교류협정을 맺고 있는 4개교는 “문화 소외계층인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문화예술을 즐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익금 전액은 소년소녀 가장을 돕기 위한 성금으로 기탁된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인천 연수구보건소 미숙아 돌보기 온힘

    인천 연수구보건소 미숙아 돌보기 온힘

    인천 연수구보건소는 미숙아 및 선천성 이상아 관리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임신 37주 미만 출생아나 출생시 체중이 2.5㎏ 미만인 미숙아가 병원에서 퇴원하면 보건소 의료진이 해당 가정을 방문, 미숙아의 성장상태 등을 모니터링·상담하며 육아법 등을 가르친다. 미숙아를 키우는 것이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 부모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지난해 연수구에서 태어난 아기 2504명 가운데 5.2%인 130명이 미숙아였다. 미숙아 관리는 일시적인 사업에 그치지 않고 수개월 단위로 2년간 계속된다. 전화상담은 수시로 진행된다. 현재 관리대상자는 지난해 출생한 유아를 포함해 모두 245명이다. ●부모 모임만들어 전문가 초청 교육 이와는 별개로 미숙아 부모들로 구성된 자조모임 ‘니큐(NICU)사랑’을 만들었다. 미숙아를 둔 가족들이 양육에 대한 불안감을 정보교환을 통해 해소하고 전문가를 통해 육아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분기별로 보건소 보건교육실에서 모임을 갖는 니큐사랑은 30여명의 미숙아 부모와 전문가가 참가한다. 지난 9일 열린 4·4분기 모임에는 인하대 의대 아동간호학과 안영미 교수가 ‘위험 영아의 건강 증진을 위한 부모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뒤 토론이 펼쳐졌다. 강연과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자원봉사자들이 미숙아들을 돌봤다. 보건소측은 매주 화·목요일 이동 진료차량을 이용해 지역 노인정, 사회복지시설,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펼친다. 이동 진료팀 관계자는 “베드타운인 연수구에는 주로 중산층이 살아 의료 혜택을 제대로 못 받는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생각과는 딴판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문을 연 한방진료실은 침뿐 아니라 뜸, 부황 등 다양한 한방진료가 가능해 50대 이상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조모(56·연수구 동춘동 현대아파트)씨는 “한방진료가 좀 늦게 시작됐다는 생각이 들지만 의료진의 수준이 높아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소측은 내년도 사업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 올 예산은 14억원이었지만 내년에는 28억원으로 예산이 두배나 늘어나기 때문이다. ●건강증진·치매보호센터 내년 개소 이를 기반으로 내년 3월 주민건강증진센터를 개소한다. 연수구보건소는 보건복지부가 전국적으로 주민건강증진센터를 시범 운영하는 20곳에 포함됐다. 센터는 금연·금주클리닉, 영양상담실, 운동치료, 스트레스 및 만성병 관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시킬 방침이다. 보건소 2층에 설치될 주민건강증진센터에는 간호사, 운동처방사, 영양사 등 10여명이 투입된다. 아울러 내년 2월에는 치매주간보호센터를 설치, 사회복지법인이나 의료기관에 위탁 운영할 계획이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가 진전됨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의 8%에 달하는 1100여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 95년 연수구가 남구에서 분리될 당시 함께 생겨난 연수구보건소(소장 김의수)는 관할 면적 25.39㎢에 25만 5000명을 관장하며,1과 5팀 13실 체제에 39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케이블TV, 색다른 연말 특집

    케이블TV, 색다른 연말 특집

    연말 시상식과 새해 맞이 연례 행사 등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식상함을 느낀다면, 채널을 케이블과 위성에 맞춰보자. 다양한 송년·신년 특집이 준비돼 있다. ●음악 축제 m·net은 28일 오후 8시 30분 ‘제32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를 방영한다. 알리샤 키스와 어셔의 듀엣 무대, 그웬 스테파니와 레니 크래비츠의 솔로 무대가 꾸며진다.31일 오후 9시에는 ‘2004 빌보드 뮤직 어워드’를 편성했다. KmTV는 29일 그룹 플라워의 ‘폭탄선언 콘서트’를 준비했다. 솔로로 나선 고유진 외 멤버 고성진과 김우디의 마지막 공연 모습을 볼 수 있다. ●신나는 영화 MBC MOVIES는 액션 특집을 마련했다.31일 오후 11시에는 ‘트위스터’를, 새해 1일 새벽 1시부터는 ‘13고스트’,‘에일리언 헌터’,‘포인트 맨’을 연속 방영한다. 홈CGV는 시청자 투표를 통해 선정된 5편의 영화를 연속 방영한다.27·28일 오전 1시에 ‘지구를 지켜라’와 ‘동갑내기 과외하기’,29∼31일 자정에는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살인의 추억’,‘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이 차례로 선보인다. OCN은 31일 오후 7시30분에 패러디 영화제 ‘오방 오버 영화제’를 마련했다. 영화 패러디 프로그램 ‘패러디 오방불패’에서 지난 두달 동안 소개됐던 영화를 엄선해 시상하는 영화제로, 개그맨 배칠수와 전영미가 사회를 맡는다. ●이종격투기 영화오락채널 XTM은 3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리는 이종종합격투기 대회 ‘프라이드FC 남제 2004’를 처음으로 생중계한다. 한국의 최무배 선수가 238㎏의 거구 ‘자이언트 실바’와 겨룬다. MBC ESPN은 1월3일부터 7일까지 5일 동안 오후 10시에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펼쳐진 ‘K-1월드 그랑프리(WGP) 파이널 경기’를 매일 한 회씩 방영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레미 본야스키, 어니스트 후스트, 제롬 르 밴너 등 ‘쌈짱’들이 총 출동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여성 산악인 오은선씨 세계7대륙 최고봉 완등

    여성 산악인 오은선(38·영원무역)씨가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에 성공했다. 오씨는 20일 오전 5시20분(한국시간)에 동료 김영미(25)씨와 함께 남극의 최고봉 빈슨매시프 정상(4897m)을 밟았다고 위성전화로 알려왔다. 국내에서 여성 산악인이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여성 산악인으로서는 12번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울산 옥교동 ‘장수산골버섯’

    [이집이 맛있대]울산 옥교동 ‘장수산골버섯’

    식용버섯은 항암작용과 성인병 예방을 비롯해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옛날에는 표고버섯이 가장 좋은 버섯으로 꼽혔고 다음으로 송이·능이·느타리·석이·목이버섯 순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표고가 흔치 않아 송이를 제일로 치게 됐다는 것. 울산시 중구 옥교동 중심가에 있는 ‘장수산골버섯’은 이같은 버섯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다. 1996년 문을 연 뒤 지금까지 버섯요리만 고집해온 덕분에 울산에서 버섯요리 하면 먼저 꼽히는 집이다. 장수산골버섯의 맛은 개업 때부터 주방을 차고 앉아 요리를 해온 여주인 김영미(41)씨의 손에서 나온다. 김씨는 개업을 하기에 앞서 전국에서 소문난 버섯요리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요리법을 배웠다. 맛이 좋다는 버섯요리집 소문이 들리면 지금도 찾아가 맛을 보고 온다. 장수산골버섯 음식집은 울산과 경북지역에서 재배한 최상품 버섯을 하루 소비할 양만큼 매일 주문하기 때문에 신선도 등을 믿어도 된다고 한다. 팽이·느타리·표고·새송이·목이버섯에 미나리·쑥갓·당근·파 등 갖가지 야채와 양념을 넣고 사골육수를 넉넉하게 부어 끓인 버섯전골은 쫄깃한 버섯맛뿐만 아니라 시원한 국물맛도 그만이다. 안주를 겸해, 얼큰하게 먹고 싶으면 불고기·낙지·새우·곱창 등이 들어가는 버섯전골을 주문하면 된다. 버섯전골을 먹고 난 뒤 국물을 약간 남겨 밥을 볶아 먹기도 한다. 갖가지 버섯이 들어가는 굴국밥이나 된장찌개는 점심 식사 등으로 간단하게 먹기에 알맞다. 주차는 인근 태화강변이나 옥교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면 주차권을 준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새해벽두 달굴 클래식 이벤트 부산국제음악제·국제성악캠프

    새해 벽두부터 공연계는 두 개의 클래식 이벤트로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1월18일부터 31일까지 부산 문화회관 대극장, 파라다이스호텔 등에서 막올리는 ‘제1회 부산국제음악제’와 1월15일부터 27일까지 제주도 샤인빌 리조트(남제주군 표선면)에서 열리는 ‘제1회 국제성악캠프’. 클래식 애호가들이라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알찬 음악축제들이다. ●부산국제음악제… 최은식·백혜선부부가 감독 공연기획사 부산아트매니지먼트(대표 이명아)가 주최한 행사. 부산 출신의 비올리스트 최은식과 피아니스트 백혜선 부부가 음악감독과 부감독을 각각 맡았다는 사실 만으로도 적잖은 화제가 되고 있다. 음악제는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이 참가하는 실내악 연주회와 학생들을 위한 개인 및 공개레슨, 학생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꾸며진다. 무엇보다 해외 게스트들이 쟁쟁하다. 피아니스트 블랑카 유리베·마커스 그로흐, 바이올리니스트 루시스 톨츠만·알리사 박·줄리앙 홀마크, 비올리스트 노부코 이마이, 첼리스트 안드레스 디아즈·로런스 레서·프레드 쉐리, 클라리네티스트 리처드 스톨츠만 등 유명 연주자와 콩쿠르 우승자들이 줄줄이 걸음한다. 이들은 오프닝 콘서트를 시작으로 디너콘서트, 신년음악회, 겨울밤의 클라리넷, 가족음악회 등 매일 밤 다채로운 실내악 향연을 펼칠 예정이다. 학생들을 위한 아카데미(주임 피아니스트 안소연)도 눈여겨볼 프로그램.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 등 5개 분야에 60∼70명의 학생이 참여할 수 있다.www.busanarts.com 또는 www.busanmusicfestival.com ●국제성악캠프… 성악도들 겨냥한 교육프로 미추홀예술진흥회(대표 전경화)가 주회하는 행사는 국내 성악도들을 정조준한 본격 교육프로그램이다. 소프라노 김영미(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교수가 주도하는 이 캠프의 특징은 교육기간을 대폭 늘렸다는 점. 김 교수는 “그동안 국내 성악캠프들이 일주일 정도의 짧은 기간에 그쳐 제대로 된 마스터클래스의 기능을 못했던 점이 늘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참가대상은 성악을 전공한 고교생 이상의 일반인. 교수음악회, 학생음악회, 음악인 초청강연 및 대화시간, 수련 프로그램 등 교육내용이 다양하다. 올해 행사에는 김영미 교수를 비롯해 이탈리아 출신의 소프라노 일라리아 갈가니, 네덜란드 출신의 바리톤 존 얀센 등 해외 유명성악가들이 음악코치로 나선다. 신청접수 23일까지.www.michooholl.com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마니아] 한지 공예 푹 빠진 외국여성들

    [마니아] 한지 공예 푹 빠진 외국여성들

    “It’s very nice lamp.Cut this blue paper and put on a right side.”(“등을 예쁘게 잘 만들었네요. 이제 파란색 한지를 오려 등 오른쪽에 붙여보세요.”) 지난 10일 오전 서울 이태원의 한지공예 작업실 ‘Song’s studio’.5명의 외국인 여성들이 등과 쟁반 등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문양을 붙이고 있었다.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한지공예가 송수정(30·여)씨와 이들의 다정한 대화는 10평 남짓한 공방을 밝게 감싸고 있었다. 이들은 혈통과 국적은 다르지만 그 순간은 ‘문화적 한국인’이었다. ●미·호주·레바논·남아공인·대사부인등 수강생 다양 송씨가 외국인들에게 한지 공예 강습을 시작한 것은 1998년. 그동안 송씨 손을 거친 외국인만 벌써 200여명이다. 방학과 휴가철을 제외하고 40여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수강생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대부분은 미국과 호주 등 영미권 국가와 아시아, 유럽 출신들. 그러나 레바논, 남아공, 헝가리 등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기업인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가정 주부가 대다수. 각국의 대사 부인들도 종종 수업에 참여한다. 한지 공예에 어느 정도 ‘물’이 오르기 위해서는 6개월 정도 걸린다. 그러나 송씨의 공방에는 2년 가깝게 수업을 들은 외국인들도 많다. 예술미와 실용성을 겸비한 한지 공예의 매력은 한번 ‘맛’을 들이면 쉽게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 캐나다 출신의 영어 강사 캐서린 무노즈 스미스(26·여)는 “한지로 온갖 색깔의 실용품을 만드는 재미에 1년 반 가까이 배웠다.”면서 “한국 문화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은 물론 각국의 친구들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격찬했다. 송씨는 “한지만의 따뜻한 질감은 세계 각국의 어느 종이도 따라오지 못한다.”면서 “더구나 비교적 짧은 시간에 스스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성취감과 작품을 실생활에서 쓸 수 있다는 실용성에 외국인들이 매료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따뜻한 질감·성취감·실용성에 매료 송씨의 전공은 미술이 아닌 무역학(강남대 93학번)이다. 대학 4학년 때인 지난 97년에야 취미로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뒤에는 여행사와 헤드헌터 회사에 다녔다. 그러나 늦게 접한 한지공예에 매료된 송씨는 결국 한지공예 전문가의 길로 나섰다. “원래 영어 회화에는 자신이 있었어요. 외국인을 상대로 한지공예를 가르치면 희소성도 있고 우리 문화도 알릴 수 있겠다 싶었죠.” 하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서울 한남동 국제루터교회 창고를 어렵사리 빌려 작업실 겸 강의실을 차렸지만 처음에는 수강생이 네덜란드 출신 주부 한 명에 불과했다. 집에서 용돈을 받는 생활이 한동안 계속됐다. 문화적 차이도 큰 벽으로 다가왔다. 송씨는 “외국인들은 새로운 것을 배울때면 ‘왜 이렇게 해야 하냐.’라고 이유를 꼭 묻는다.”면서 “선생님의 지시에 일단 따르는 우리 문화와는 달라 처음에는 애를 먹기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송씨의 수업이 입소문을 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거의 유일한 한지공예 영어 강습이었기 때문. 어느새 송씨의 강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명물’이 됐다. 지난 2002년에는 재경 외국여성 단체인 시와(SIWA·Seoul International Women’s Association)에 송씨가 한국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가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대화식 영어강습… 한국문화 이해의 폭 넓혀 송씨의 수업은 강의식이 아닌 대화식. 외국인들은 송씨와 함께 한지 공예뿐 아니라 서울에서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외국인들이 송씨를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쌓는 것은 당연한 일. 또 1주일에 서너 시간 동안 1년 넘게 만나다 보면 자연스레 수강생들과 친구가 되곤 한다. 그러다 보니 가장 힘든 일은 수강생 친구들을 떠나 보내는 일. 송씨는 “가장 가까운 친구도 일본, 헝가리 등 외국 출신”이라면서 “가끔씩 해외 여행이나 인터넷 화상 채팅으로 이들을 만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미소지었다. 송씨는 한지공예 선생님 이전에 어엿한 한지공예가이다. 지난 1월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주위 동호인들과 함께 한지공예 작품전을 갖는 등 해마다 전시회를 거르지 않는다. 이태원 등 전통제품 매장에서 작품을 팔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터넷에 ‘외국인과 함께하는 우리한지공예’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주말마다 국내 동호인들에게도 한지공예를 가르치고 있다. 송씨의 계획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강생들이 꾸준히 한지공예를 접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 화상 수업도 하면서 한지공예 재료를 저렴하게 팔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조만간 구축할 생각이다. 전통 한옥에 작업장 겸 강의실을 마련하는 것도 또 다른 목표. 송씨는 “한지공예 등 뛰어난 우리의 문화 유산들이 중국이나 일본의 문화보다 세계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면서 “우리 것을 세계화하는 한국 문화의 ‘전도사’로 계속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한지공예 ?? 한지(韓紙)는 보통 조선 종이로 불린다. 닥나무(楮)나 삼지닥나무(三枝楮) 껍질을 원료로 우리만의 기법으로 제작한 독특한 종이다. 한지공예는 천연 염료로 물들인 한지를 다양한 기법으로 등이나 쟁반, 차받침 등 실용품과 인형, 가면 등 장식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적, 청, 황, 흑, 백 등 다섯 가지 색깔이 쓰인다. 한지공예의 기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먼저 지승공예(紙繩工藝)는 한지를 실처럼 꼬아 엮은 뒤 옻칠을 해 바구니, 망태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지호공예(紙湖工藝)는 물에 불려 찹쌀풀과 반죽한 한지를 그릇의 골격에 붙여 말린 뒤, 골격을 떼어내고 옻칠로 마무리하는 기법. 반짇고리, 접시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혼례용 꽃을 만드는 지화공예(紙花工藝)는 한지를 여러 번 접고 오리는 기법. 지화공예(紙畵工藝)는 한지 위에 민화나 글씨를 그려 집안을 꾸미는 데 사용됐다. 이밖에 다양한 색깔의 한지 위에 여러 무늬를 오려 붙이는 전지공예(剪紙工藝) 등 다양한 기법이 있다. 찻잔이나 접시 등 기초 수준의 한지 공예는 일반인들도 쉽게 할 수 있는 편. 기본 요령은 인터넷의 한지공예 사이트에 비교적 자세히 설명돼 있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인사동 한지공예 매장에서 재료는 쉽게 구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DIY’(Do It Yourself) 붐을 타고 모양대로 잘린 골격과 한지도 등장했다. 집에서 접착제 등으로 붙이기만 해도 어엿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등이나 반짇고리 등 비교적 까다로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강좌를 들어야 한다. 각종 문화센터나 서울 인사동에 한지공예 강좌가 많이 개설돼 있다. 강좌료도 한 달에 10만원 안팎으로 저렴한 편. 종이를 이용한 장식품은 세계적으로는 한지공예보다 일본의 오리가미가 널리 알려져 있다. 영어인 페이퍼폴딩(Paper folding) 대신 미국에서도 통용될 정도. 현재 일본 초등학교 정규 교과과목에도 채택돼 있다. 그러나 장식품 이상의 기능은 하지 못한다. 실용성의 면에서는 한지공예를 따라오지 못한다. 한지공예에 합리성을 중시하는 서구인들의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글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클릭 세상속으로] 취업도 부정 ‘위조 공화국’

    [클릭 세상속으로] 취업도 부정 ‘위조 공화국’

    가짜 증명서가 범람하고 있다. 취업이 어려워지자 가짜 졸업장과 성적표, 자격증 등 부정한 수단을 동원해 ‘사기 취업’을 시도하는 등 문서위조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각종 증명서를 위조해 주고 돈을 받는 범죄 행위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검찰과 경찰은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80만원”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졸업장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수십개의 카페가 나온다. 한 카페에 들어가면 외국대학·전문대학 등의 졸업증명서를 급히 구한다는 글들이 올라 있다.“○○대학 ○○○○학과의 졸업증명서가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 대학을 지정한 글도 눈에 띈다. 이 카페의 운영자인 듯한 사람은 졸업증명서를 위조해 주는 데 후불로 8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김모(27)씨는 “지방대 출신인데 학력 때문에 서류심사에서 떨어지는 것 같다.”며 명문대 졸업장을 원했다. 인터넷에는 졸업증과 성적표는 물론 토익·토플 등의 공인 영어시험 성적표, 통장, 면허증, 인감사본, 각종 자격증까지 위조해 준다는 문서위조 사이트와 카페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토익 성적을 위조해 준다는 한 카페는 “진짜와 똑같이 만들어 준다.”며 찾아가지 않은 사람의 성적표를 공개하고 있다. 진짜와 똑같아 보이는 가짜 성적표에는 정모씨의 이름과 사진 옆에 850점이라는 점수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토익 성적표를 위조해 준다는 다른 카페에서는 “위조 작업이 완료되면 ‘디카’로 찍어서 먼저 확인을 시켜주고 이상이 없으면 송금하고 등기속달로 성적표를 보내 준다.”고 절차까지 설명하고 있다. 또 “원본과 똑같이 만들었는데도 송금을 안하면 성적표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성 글도 남겼다. 지난 9월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인터넷에서 3개월 동안 명문 사립대와 지방국립대 졸업장을 위조해 판매한 이모(34)씨를 구속했다. ●누드모델도 대학원 증명서 위조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은 졸업장을 위조한 이모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취업이 어렵자 졸업장의 출신 대학을 문과대에서 공과대로, 사학과이던 전공도 건축학과로 변경해 건축사 자격증을 따려다가 적발됐다. 이씨는 “하도 취업이 안돼 건축사 자격증이 있으면 취업에 유리할 것 같아서 그랬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에는 김모(29)씨의 공문서 위조 혐의가 적발됐다.S대 4학년 때 제적된 김씨는 컴퓨터, 스캐너 등을 이용해 졸업예정증명서에서 ‘예정’이라는 글씨를 지워 졸업증명서로 위조한 뒤 인터넷 관련 회사에 취업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지난 10월 서울중앙지검은 S대 졸업증명서와 S대 대학원 재학증명서를 위조해 ‘S대 출신 누드모델’이라고 선전한 최모(27·여)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최씨는 “명문대 출신이라면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질 것 같아서 그랬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위조를 안하는 것이 없는 한국은 위조 공화국”이라고 말했다. ●문서위조사범 올 7100여명으로 급증 덕성여대 심리학과 오영미 교수의 ‘부정행위와 도덕성’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83%는 “부정행위는 적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 교수는 “사회가 부정을 너그럽게 대해 부정이 만연했다.”면서 “사회에서도 하는데 학교에서 못하겠느냐는 식으로 학생들이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임준택 교수는 “문서 위조는 경제상황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며 경제난으로 위조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위기 때 급증했다가 줄어들었던 ‘문서에 관한 범죄’가 지난해부터 크게 늘고 있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2002년 3983명이던 공문서 위·변조범은 2003년 4248명으로 늘었고 올 들어서는 지난달 말까지 7181명으로 급증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이성권의원 정책비서 나카후지가 본 법사위

    이성권의원 정책비서 나카후지가 본 법사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라는 두 ‘열차’가 마침내 충돌했다.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국회 법사위원회 상정을 놓고 각각 ‘상정 강행’와 ‘결사 저지’란 시한폭탄을 싣고 있었다. 겉으론 ‘민생’과 ‘상생’을 얘기했지만 정작 국보법 앞에선 ‘말장난’이었다. 지난 4일 열린우리당의 단독 상정을 둘러싸고 불거진 막말·욕설·몸싸움은 ‘국회 공휴일’인 토요일에도 재연됐고 6일엔 격렬한 몸싸움으로 얼룩졌다. ●“한국국민은 뭐라고 안하나요” 이런 ‘국보법 대전(大戰)’이 국민들 눈에는 어떻게 비칠지 뻔하다. 여야 내부에선 ‘타협’을 중시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힘에 부친 형국이었다. 이런 국회가 외국인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6일 오후 ‘상쟁(相爭)정치’만큼 을씨년스러운 바람이 부는 국회 본청 앞에서 일본인 나카후지 히로히코(41)를 만났다. 경희대 국제정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의 정책 비서로 일하고 있는 그와 함께 ‘국보법 전장(戰場)’인 법사위원회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의원들의 쪽지를 보고 “저지조를 분담한 모양이죠?”라고 물었다. 얼굴이 화끈했다. 전체회의장 안팎을 메운 당직자의 비장한 표정엔 전운마저 감돌았다. 소속 의원들이 들어서자 박수를 치면 분위기에 압도당한 듯 그는 “완전 전투 분위기네요.”라고 반응한다. 전체회의장에 들어가 상정과 저지를 둘러싼 거친 몸싸움과 욕설을 엿보았다.“저건 너무 한 거 아녜요? 어느 쪽 입장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습적으로 상정려는 쪽이나 기를 쓰고 저지하려는 모습 둘 다 놀랍네요. 한국 국민들은 뭐라고 하지 않나요?” 이어 그는 일본의 47년 국회 파동에 대해 들려주었다.“취한 의원들이 회의장을 점령하고 욕설을 퍼붓고 심지어 소변까지 보는 등 말할 수 없는 풍경이 펼쳐졌죠.” 자괴감마저 들었다. 우리의 2004년이 일본의 1947년과 비교되다니…. 그도 다소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폐지든 개정이든 여야 나름대로 ‘국운’을 좌우한다고 판단하고 열심히 일한다는 느낌은 듭니다.”라면서 “물론 일본 의회에서도 가끔 삿대질과 고함은 벌어지지만 미디어 발달로 유권자를 의식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죠.”라고 덧붙였다. 나카후지는 일본 국회의 풍속도가 바뀐 주된 요인으로 미디어의 힘을 꼽았다.2002년 보수당의 한 의원이 민주당 의원의 인신공격을 받고 격분, 물컵의 물을 부어버리자 대부분의 신문·방송에서 그의 행태를 집중 보도했고 그 결과 그 의원은 다음 선거에서 낙선한 사례를 들었다. “욕설과 몸싸움하는 장면이 나오면 자기 이미지가 실추된다는 것을 의원들이 간파한 거죠. 그 뒤론 다툼의 강도도 낮아지고 횟수도 줄어들었죠.” 슬며시 해법을 물어보았더니 ‘타협’이라는 일반론을 들려주었다.“조금씩 양보해야죠. 자기 주장만 되풀이하면 끝이 없습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당에는 ‘국회대책위원장’이라는 당직이 있습니다. 이들이 물밑에서 끝없이 협상하면서 물꼬를 틉니다.” 한국에도 원내수석부대표나 원내대표들이 그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더니 정당 구조로 화제를 넘긴다. ●시한부 폐지론 중재안 안될까? “아직 한국 정치권이나 현실은 좌·우라는 이분법적 구조에 갇힌 것 같습니다. 일본만 해도 공산당에서 자민당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어 정치권의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라크 파병 때 공산·사회당은 반대했고 자민당이 찬성하자 민주당이 ‘파병하되 연장 불가’라는 안을 내놔 협상이 진전됐거든요.” 나카후지는 “다혈질이고 열정적인 국민성도 한몫하는 것 같다.”고 말한 뒤 “이 문제는 와이프(한국인)가 화낼 것 같아요.”라고 웃으면서 중요한 것은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조선일보나 한겨레 등 설문조사 주체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다르겠지만 객관적 여론조사를 실시해 국보법 찬반 민심을 반영해야 합니다. 민의를 대변한 의원들이 협상을 못하고 있으니 직접민주주의로 돌아가야죠.” 국보법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대폭 개정’ 입장이라고 했다.“본회의 표결 처리 전에 여야가 ‘시한부 폐지론’으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라면서 “현실성이 약한 조항은 대폭 고친 뒤 10년 뒤 폐지하는 거죠. 그때면 북한 정권도 달라지지 않을까요?”라고 나름의 대안을 내놓았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나카후지는? 63년 일본 에서 태어나 일본 주오(中央)대학에서 영미문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일본 중의원 정책 비서로 일하다 90년 미국으로 가 UCLA‘아세안 아메리칸 스터디’학과 석사학위를 거쳐 2002년 경희대 국제정치학과 박사과정을 마치고 ‘한·일 회담’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덕성여대에서 강의하면서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의 정책 비서도 겸하고 있다.
  • 한국 여자드림팀, 4일 韓·日대항전 3연패 도전

    ‘일본은 없다.’ 한국 여자프로골프 ‘드림팀’이 일본 정벌에 나선다. 한·미·일 무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만으로 짜여진 한국의 ‘호화 군단’ 13명은 오는 4일부터 이틀간 일본 시가현 오츠CC(파72)에서 열리는 제5회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에 출전, 대회 3연패를 노린다.2002년부터 2연승을 달리는 한국은 올해 우승으로 일본을 확실하게 뛰어 넘겠다는 각오. 일본은 자국 프로 투어 상금랭킹 상위 순으로 13명을 선발, 홈에서 연패를 끊겠다고 벼르고 있다. 첫날은 12조로 나뉘어 싱글 홀 매치플레이를 펼치며, 둘째날은 12조 싱글 스트로크 매치플레이로 겨룬다.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이 주어지며 이틀간 모든 선수가 따낸 포인트를 합산해 승리 팀을 가린다. ●한·일 1인자의 충돌 한국에서는 박지은(25·나이키골프) 김미현(27·KTF) 한희원(26·휠라코리아) 박세리(27·CJ) 김초롱(20) 안시현(20·엘로드) 장정(24) 송아리(18·빈폴골프)가 미국투어를, 고우순(40·혼마) 이지희(25·LG화재) 이영미(41)가 일본투어를, 송보배(18·슈페리어) 문현희(21·하이마트)가 국내투어를 대표해 나선다. 박세리 박지은 한희원 김미현 장정은 올해로 3년째 출전하며, 박세리는 5승1패(승점 10점)로 양팀 통틀어 최고의 성적을 냈다. 이번 대회 최고의 관심사는 역시 양국의 대표선발 포인트 1위를 차지한 ‘메이저 퀸’ 박지은과 후도 유리(28)의 맞대결. 개인 일정 탓에 출전을 포기하려 했던 박지은은 홍콩에서 열리는 JP모건인비테이셔널 이벤트를 마치고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가 둘째날 출전한다. 박지은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과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우승했고,LPGA 상금 2위와 시즌 최저타수상의 영예를 안은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후도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올해까지 4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일본의 ‘골프 여왕’으로 통산 31승을 챙겼다. 박지은은 한·일전에서 2승1무1패, 후도는 2승2패를 기록했다. ●‘슈퍼 루키’들의 경연장 두 나라의 차세대 주자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눈길을 끈다. LPGA 데뷔 첫해 8차례나 ‘톱 10’에 오르며 신인왕을 거머쥔 ‘신데렐라’ 안시현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신인왕과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등 3관왕에 오른 송보배는 한국이 자랑하는 새내기들이다. 지난해 한·일전에 첫 출전해 1패를 기록했던 안시현은 이번에 명예회복을 다짐했고, 국내 무대를 휩쓴 송보배는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겠다는 심산이다. 일본팀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는 미야자토 아이(19)와 동갑내기 라이벌인 요코미네 사쿠라. 둘은 155㎝를 넘지 않는 작은 키에 52∼53㎏의 아담한 체격으로 일본에서 ‘슈퍼 땅콩’ 열풍을 일으켰다. 미야자토는 JLPGA 신인 사상 첫 4승과 상금 1억엔을 돌파했다.4살 때 레슨프로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채를 잡은 그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김주미를 제치고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또 지난해 미야기TV컵 던롭여자오픈에서 프로들을 제치고 30년 만에 아마추어로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천안에서 열린 아시아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송보배와 격돌해 아쉽게 패했다. 요코미네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미야자토와는 전혀 다르게 성장했다. 골프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2년전 집까지 팔았고, 지금은 월세 3만엔의 원룸에서 생활하는 ‘잡초’ 같은 선수다. 올시즌 그는 캐디를 맡은 아버지와 캠핑카로 대회장을 이동해 1999년 미국무대에서 비슷한 생활을 했던 김미현을 연상케 한다. 요코미네의 험난한 여정은 내년 봄 만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요코미네와 ‘닮은 꼴’ 김미현의 충돌 여부도 관심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김춘수시인 타계] 생애·작품세계

    [김춘수시인 타계] 생애·작품세계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 속을 손을 흔들며……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온통 풀 냄새를 널어 놓고 복사꽃을 울려 놓고 복사꽃을 울려만 놓고, 환한 햇빛 속을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西風賦’ 전문) 한국시단의 큰어른 대여(大餘) 김춘수. 힘겨운 시절, 한국이라는 궁벽한 땅에서 태어나 그만큼 치열하게 또 자유자재로 시의 지평을 넓히며 ‘자신의 문학’‘자기 시대의 문학’을 윤기나게 일군 이가 다시 있을까. ●모더니즘 경도된 시절에 상징주의 수용 그는 1948년 처녀시집 ‘구름과 장미’를 내면서 시인의 삶을 시작한 이래 2002년 ‘쉰 한편의 비가’에 이르기까지 물경 40권의 시집과 시선집을 냈으며,‘시의 위상’ 등 시론집도 7권이나 펴낼 만큼 열정적으로 시를 보듬어 왔다. 초창기인 1950년대 무렵, 내로라하는 당대의 시인들이 하나같이 영미의 모더니즘에 경도된 그 시절에 그는 주저없이 릴케 류의 상징주의 시정신을 받아들여 우리 문단의 협소함을 극복하고자 한 한국 시문학의 선구자였다. 이 무렵 그가 지향한 문학적 이데올로기는 ‘절대 순수’였다. 이 시기에 발표된 그의 시를 두고 이승훈 한양대 교수는 “그는 투쟁보다 화해, 고통보다 안정, 탐구보다 신앙을 희원했다.”고 분석한다. 김 시인은 1922년 경남 통영의 만석꾼 집안에서 태어나 유복한 청년기를 보냈다. 일제시대에 일본으로 유학해 니혼(日本)대학 예술학과 3학년에 재학 중 중퇴했다. 언젠가 “기질적으로 항일운동에 맞지 않다는 것을 알고 많이 좌절했다.”며 젊은 시절을 고백한 적이 있는 시인은 자기 반성의 한 자락인 양 평생 이데올로기가 배제된 ‘무의미의 시’를 썼다. 일본의 총독정치를 비판하다 7개월간 옥살이를 하고 퇴학당했던 경험이 이후 관념을 배제한 시들을 쓰는 데 결정적인 동기가 됐다. ●50년대 말부터 ‘무의미의 시’ 골격 구축 1946년 ‘애가’로 문단에 데뷔한 그의 시세계는 크게 4단계로 나뉜다. 1기는 ‘꽃’ ‘꽃을 위한 서시’ ‘나목과 시’ 같은 작품으로 대표되는 시기. 이 즈음 그는 존재의 의미에 천착해 치열한 탐색의 태도를 보였다. 이런 그의 모색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고 노래한 ‘꽃’에서 잘 나타난다. 2기는 50년대 말부터 드러난 서술적 이미지의 시세계. 이 시기에 그는 ‘타령조’‘부두에서’‘봄바다’ 등의 시편을 발표하며 김춘수 시세계의 큰 축인 ‘무의미의 시’의 골격을 구축해 냈다.‘날이 저물자/내 근골과 근골 사이/홈을 파고/거머리가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다/베꼬니아의/붉고 붉은 꽃잎이 지고 있었다.’(처용단장 제1부)는 시편에서 보듯 이 시기 그의 작품은 어쩌면 무상(無常)과도 맥이 닿는 무의미가 주조를 이룬다. 이어지는 3기는 탈(脫)이미지의 세계로,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기에 나타난다.‘불이 앗아간 것, 하늘이 앗아간 것, 개미와 살똥이 앗아간 것, 여자가 앗아가고 남자가 앗아간 것,/앗아간 것을 돌려다오‘(처용단장 제2부)에서 보듯 이미지 파괴와 실존성이 구체적인 리듬감으로 표출되고 있다.4기는 70년대 이후 80년대까지 이어지는 시기로 실존성의 극복과 담담한 성찰의 특성이 드러나는 시기다. ●우리 문단의 영원한 숙제 ‘김춘수 읽기’ 그러나 이런 축약으로 그의 시세계를 말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김춘수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하는 평자는 먼저 그의 엄청난 필력에 압도 당하고, 또 아무리 짧은 촌평이라도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사실에 당혹하게 된다.”는 이창민 고려대 교수의 지적처럼 그의 시세계는 섣부른 해석을 한사코 경계하는 까닭에 ‘김춘수 읽기’는 우리 문단의 미제로 남기지 않을 도리가 없다. 문인으로서의 김춘수를 알기 위해서는 그의 다양한 문학적 편력을 훑지 않을 수 없다. 숱한 시집과 시론으로 우리나라 시세계의 여백을 채워온 그는 수필과 소설에도 열정을 쏟아 부었다. 지난 76년 첫 수필집 ‘빛 속의 그늘’ 이후 95년 ‘사마천을 기다리며’까지 여섯 권의 수필집을 문단에 봉헌했는가 하면,54년에 ‘유다의 유서’를 내는 등 지금까지 3권의 장·단편 소설을 내기도 했다. 5년 전 부인과 사별하고 경기도 분당 큰딸의 아파트 근처에 살았던 시인은 지난 8월 기도폐색으로 쓰러지기 직전까지 작품활동을 계속했다. 신작 시집 ‘달개비꽃’이 새달 중 출간될 예정이다. 거인이 훌쩍 자리를 비운 문단이 허허롭기 이를 데 없다. 그가 필생의 업으로 여겼던 ‘절대 순수’와 ‘인간의 참모습’에 대한 끝없는 향수는 ‘맑은 시인의 피’로 두고두고 세상의 가슴을 흐르지 않겠는가. 떠나간 시인의 느리고도 지치지 않았던 보행처럼….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꼬깃꼬깃 몇천원 종묘 미니식당들

    꼬깃꼬깃 몇천원 종묘 미니식당들

    미국작가 데이비드 샐린저의 자전적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은 이제 막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넘어가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를 통해 사회의 거짓이나 위선이 어떻게 한 젊은 영혼을 소외시키고 끝내 파멸로 몰아가는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1980년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을 암살한 마크 체프먼의 손에 들려 있었던 ‘호밀밭의 파수꾼’은, 그의 암살 동기가 바로 거짓과 위선에 대한 콜필드의 절규 때문이라는 증언으로 인해 더욱 유명해지고 급기야 영미 문화권에 ‘콜필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노인들만의 놀이터로 변한 종묘공원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하고 뉴욕의 밤거리를 방황하던 주인공 홀든은 무심코 택시운전수에게 센트럴 파크의 연못에서 살고 있는 오리들에 대해 묻는다.“겨울이 되어 연못에 얼음이 얼면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지 혹시 알고 계세요?”. 어쩌면 홀든으로서는 자신을 뉴욕이라는 연못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한 마리 오리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이제 막 초겨울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 종묘공원에 들어서서,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채 여기저기 삼삼오오 떼를 지어 웅숭그리고 있는 70,80대의 노인들을 바라보자, 나는 어쩔 수 없이 홀든의 질문을 기억에 떠올렸다. 그리고 덧붙였다. “겨울이 깊어지고 종묘공원에 추위가 몰려오면 노인들은 어디로 갈까?” 애오라지 노인들만이 모여 노인들만의 놀이터로 변한 종묘공원은 얼핏 훔쳐보면 그다지 보기에 좋은 정경은 아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몸을 가려줄 만한 변변한 지붕 하나 없는 노천의 벤치에서 어떤 이들은 바둑이나 장기판에 여념이 없고, 어떤 이들은 시국에 대한 이야기로 목청을 높이고, 어떤 이들은 맨땅에 주저앉아 소주나 막걸리를 마시고, 어떤 이들은 낡은 노래방 기기의 노랫가락에 맞추어 한껏 몸을 흔들어대며 막춤에 몰두해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떤 이들은 눈에 뜨이게 남루한 행색으로 아예 맨땅에 몸을 웅숭그린 채 대낮부터 죽음처럼 혼곤한 잠에 빠져 있기도 하다. 우연히 종묘공원에 들른 젊은이들이나 아직 노인 축에 끼어들기에는 어정쩡한 40,50대의 중년들은 노인들의 여러 모습에 흡사 못 볼 것이라도 본 양, 서둘러 얼굴을 돌리며 발걸음을 빨리 한다. 그런가 하면 아예 눈살을 찌푸리며 도전적인 기세로 노인들을 휘둘러보는 이도 없지 않다. 노인들의 여러 모습 중에 어느 하나도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그 중에서도 젊은이들일수록 혐오의 기색마저 숨기지 않는다. 사회며 가정 어디에서도 소외되어 마침내 종묘공원 이외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의 집단이 젊은이들로서는 어쩐지 무익하게 여겨지는 느낌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는 10년 20년 후가 아니라 벌써부터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듯이 고령화 시대의 노인문제가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되어 있는 것이다. 종묘공원에 와서 한 나절만 노인들과 함께 시간을 지낸다면, 비록 젊은 청춘의 나이일지라도, 그대는 이미 노인들이 겪어내는 저 막막한 황혼의 시간이 검붉은 노을처럼 그대의 가슴에 무겁게 덮쳐오는 것을 절감할 터이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시간? 나이 60을 넘어서 70,80을 넘기고 자칫하면 90에서 100까지 넘겨야 하는 저 캄캄하고 무료하며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시간. 그리하여 벌건 백주대낮부터 종묘공원을 찾아 바둑이나 장기, 혹은 소주 한 잔이며 낡은 유행가 가락에 맞추어 몸을 흔들게 하는 잉여의 시간. 이 잉여의 시간은 정말로 그렇듯 어둡고 부정적인 의미밖에 없을까. 시인이며 구도자이기도 한 유도혁은 일찍이 ‘하느님 비오는 날에’라는 시에서 하느님을 전혀 뜻밖의 모습으로 묘사했다. 구주죽이 내리는 비/비닐우산으루 가리우고/골목길을 지나시는 하느님. 빗물에 젖은 바짓가락처럼/썰렁한 어깨./슬그머니 들어오시어/따끈한 시래기국, 막걸리잔으루/목이나 축이구 가셨으면…. 시인 유도혁의 눈에 비친 하느님은 저 높은 천상의 어디에선가 우리를 굽어보며 지고지순한 은총을 베푸는 하느님이 아니라, 오히려 가난한 시인이 시래기국에 막걸리 한 사발이라도 대접해야 할 춥고 배고픈 하느님이다. 그리고 시적 정경으로 보아 하느님은 결코 젊은 나이가 아니며 오히려 노인에 가깝다. ●얻어 마신 술기운으로 막춤도 춰보고… 비단 유도혁이 묘사한 하느님이 아니더라도, 계룡산이며 지리산 혹은 히말라야의 깊은 곳에서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 중에서는 이 시대의 하느님은 저마다 거지며 지체부자유자의 행색으로 세상의 낮은 데를 두루두루 돌아다니며 온몸으로 세상의 악기(惡氣)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믿는 이들이 드물지 않다. 그런 하느님은 어쩔 수 없이 일상의 우리가 그토록 혐오해 마지않는 소외된 인생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70,80년대 종로 5가 기독교 회관에서는 매주 금요기도회가 열리고는 했다. 이 금요기도회에는 바로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다가 감옥에 끌려간 소위 양심수들을 위한 기도회였다. 그리고 기도회 석상에서 겁 없는 목사들은 감히 목소리를 높여 부르짖고는 했다.“여러분, 지금 우리나라에 하느님이 와계십니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소외된 민중들이 바로 하느님인 것입니다.” 어떤가, 이런 식의 낮은 하느님이라면 어렵사리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오늘 종묘공원에 삼삼오오 떼를 지어 웅숭그리고 있는 이들이 다름 아닌 다중의 하느님이 아니랴. 아침 일찍부터 삼양동이나 상계동, 혹은 천호동이나 구로동에서 무료 전철이며 버스를 타고 나와서 12시가 되면 무슨 종교기관에서 나누어주는 무료급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하느님. 바둑을 두는 이들에게 바둑 훈수를 하고, 장기훈수도 하고, 우국지사의 시국에 대한 열변에는 이따금씩 고개도 끄덕이는 하느님. 어쩌다 마음씨 좋은 이웃을 만나면 돼지머리고기 한 점에 소주 한 잔을 얻어 마시고, 그 기운으로 다른 이들의 노랫소리에 맞추어 몸을 흔들며 막춤을 추는 하느님. 이윽고 황혼의 시간이 되어 종묘공원에도 땅거미가 스며들면 저마다 뿔뿔이 흩어져가는 일행들의 꽁무니를 따라 어디론가 종적을 감추는 하느님.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주장한다. 새로운 개벽이야말로 물질개벽이 아닌 정신개벽이며 그 개벽의 요체는 바로 무소유(無所有)라고. 무소유야말로 자본주의가 과학과 더불어 이루어낸 물질개벽의 악기를 몰아낼 유일한 힘이라고. 그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세상살이에 더 이상 욕심내어 아등바등할 것도 없고 세상살이에 더 이상 더하거나 뺄 것도 없이, 이제는 다만 한 끼니의 무료급식과 한 잔의 소주, 혹은 부침개 한 점에 배를 채우고 낡은 노래방 기기의 가락에 따라 막춤을 추는 종묘공원 노인들의 저 잉여의 시간 속에도, 무소유가 새로운 정신개벽의 힘으로서 푸르게 싹트고 있는지도 모른다. ●뒷골목엔 없는게 없는 색다른 먹을거리 그대가 종묘공원에서 어느 새 노인들과 정이 들었다면 그대는 우선 저녁 어스름이 시작되는 무렵에 종로 3가 보도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포장마차로 가라. 거기에는 역시 노인들을 상대로한 온갖 먹을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상식적인 포장마차보다 화려하고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3마리에 5000원하는 메추리,2마리에 5000원하는 꽁치,2마리에 1000원하는 양미리 외에도 장어·곰장어·꼬막·전어·곱창·생굴·부침개·돼비불고기·허파볶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대가 아무 먹을거리나 고른들 5000원에서 1만원 사이다. 종묘공원 매표소 왼쪽 일대에는 수구레라는 약간 색다른 먹을거리를 파는 종로수구레, 미니식당, 대명식당 등을 만날 수 있다. 소껍질로 만든 수구레(3000원)를 위시해서 닭발·돼지껍질·북어찜·두부김치·생선구이·오징이볶음·순두부술국·순대술국·소내장술국·넙치찜·모듬전·해물탕·생선매운탕·닭도리탕·감자탕 등 없는 것이 없다. 가격 또한 비싸지 않아 3000원,5000원에서 1만원 안팎인데,1만원짜리는 서너 사람이 먹을 양으로 충분하다. 이밖에도 파고다공원으로 가면, 공원 담벼락을 밖에서 따라 도는 뒤편에 역시 노인들을 상대로 하는 식당들이 몇 군데 있다. 풍년집, 신토불이식당, 초원식당 등이 그곳인데, 먹을거리가 저마다 약간씩 다르다. 이를테면 풍년집은 3000원짜리 홍어찜에 홍어회·계란탕·삶은 오징어·생굴·순두부·조기·동태찌개 등이 3000원에서 5000원 사이이다. 신토불이식당은 2000원짜리 황태해장국·콩비지·소뼈선지해장국에 2500원짜리 닭육개장 등이 있고, 초원식당은 우거지국이 1500원에, 닭 반 마리 2500원, 고등어자반 2000원, 계란말이 2000원, 묵무침 2000원, 계란프라이 1000원, 알배추 1000원 등이다. ■ 온몸으로 무소유 실감 만일 그대가 종묘공원 어디에고 널려있는 저 많은 잉여의 시간들 속에서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감하고 싶거든, 주차장 사무소 옆에 숨어있는 천막집으로 가라. 주로 노인들만이 이용하는 천막집에서 1500원짜리 소주나 막걸리에 3000원짜리 돼지머리고기나 2000원짜리 부침개 한 접시를 사들고 주변의 맨땅에 퍼질러 앉아라. 그리고 아무 노인이라도 붙들고 소주 한 잔에 돼지머리고기 한 점을 권해라. 비단 그대가 아니라도 일대를 둘러보면 결코 혼자서 아구아구 먹고 마시는 노인들은 없다. 마침내 술병이 비거든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춤판에 그대 또한 서슴없이 끼어들어라. 젊은 그대가 끼어든들 노인들 중의 누구 하나 흘겨보거나 시비하지 않을 터이다. 그렇게 끼어들어 즐기는 틈틈이 옆에 있는 노인들의 표정을 훔쳐보아라. 저마다 흥에 겨워 눈에 초점마저 사라진 신명의 노인들은 이미 조금 전까지 그대가 상식으로 알던 저 잉여시간 속의 노인들이 아니다. 세상살이에 더 이상 더하거나 뺄 것도 없이, 세상살이의 시시비비는 훌쩍 벗어나 애오라지 낡은 노랫가락 하나에 인생 전체를 실은 채 흔들거리는 신명의 노인들. 그 노인들이야말로 다름 아닌 무소유 자체이다. 어떤가,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감한 그대 또한 이미 무소유하지 않으랴.
  • [보러갑시다]

    국 악 ■ 제주소리굿 ‘이어도사나’ 25·26일 오후7시,27일 오후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02)580-3300. 콘서트 ■ 김연우 콘서트 26일 오후8시,27일 오후 4시·8시,28일 오후6시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 1588-9088. ■ 럼블피쉬 콘서트 26일 오후7시30분,27일 오후 4시·7시30분 대학로라이브극장 1544-1555. ■ 마야 부산 콘서트 28일 오후 3시·7시 부산 KBS홀 1588-9088. ■ 잔향 부산 콘서트 26일 오후7시30분 인터플레이 1544-1555. ■ 클래지콰이 콘서트 26일 오후7시 워커힐 비스타홀(02)795-4687. ■ 거미 콘서트 27일 오후7시,28일 오후5시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02)540-1808. 어린이 ■ 나뭇잎 프레디 12월5일까지 김동수플레이하우스(02)454-3041. 장난꾸러기 나뭇잎 프레디와 친구들이 펼치는 모험담. ■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무기한 목동그로드웨이홀(02)3273-6885. 인기높은 어린이 경제교육서를 가족 뮤지컬로 각색. ■ 방귀대장 뿡뿡이의 초록별 대모험 27·28일 어린이공원내 돔아트홀.1566-215.EBS 인기프로그램을 토대로 만든 뮤지컬. 무 용 ■ 하이브리드 25·26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338-6420. 툇마루무용단 출신 안무가 홍혜전의 첫 단독공연. 클래식 ■ 서울시교향악단 정기연주회 30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41. ■ 드레스덴 성 십자가 합창단 25일 오후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3472-4480. ■ 한국원로교향악단 정기연주회 27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1-5801. ■ 이상연 피아노 독주회 26일 오후5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83-9574. ■ 오데사 소년소녀합창단 내한공연 30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2-0970. ■ 브람스와 말러에 의한 가곡의 밤 26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586-0945. 미 술 ■ 우창훈 개인전 12월7일까지 갤러리 상(02)730-0030.‘태초’‘카오스의 궤적’등 연체동물을 연상케 하는 초현실주의 작품. ■ 사석원 작품전 12월6일까지 인사아트센터(02)736-1020. 특유의 해학적인 동물그림과 산 시리즈. ■ 고승유묵전 30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043)255-1632. 통일신라에서 고려, 조선, 근·현대에 이르는 1500여년 한국 서예의 역사를 고승들의 선필(禪筆)을 통해 조명. ■ 이응노 아틀리에전 12월 31일까지 이응노미술관(02)3217-5672.‘통일목침’‘군상’‘문자추상’ 시리즈 등의 작품과 100여점의 기록사진 등. ■ 문자향전 12월5일까지 김종영미술관(02)3217-6484.‘문자의 향기’를 주제로 한 김영대 김종구 노주환 정광호 최인수 등의 작품. 조각가 김종영의 서예작품도 전시. ■ 공간유희전 12월5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공간해석’을 주제로 한 박은선 박충흠 박선기 황인기 황혜선 이동재 등 6인의 그룹전. ■ 로버트 프랭크 사진전 내년 3월3일까지 김영섭사진화랑(02)733-6331. 스위스 출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작품전. 대표작 ‘미국인들’등 25점. 뮤지컬 ■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02)501-7888. 배해일 연출, 박완규 김동욱 출연. 예수의 최후 7일을 록음악으로 표현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히트뮤지컬. ■ 모스키토 12월23일까지 백암아트홀(02)763-8233. 김민기 번안·연출, 김희원 민대식 출연.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주어지는 가상의 상황을 바탕으로 교육과 정치현실을 풍자한 뮤지컬. ■ 브로드웨이 42번가 무기한 팝콘하우스(02)766-8551. 박해미 전수경 출연. 코러스걸의 스타 탄생기를 그린 탭뮤지컬. ■ 사랑하면 춤을 춰라 12월31일까지 메사팝콘홀(02)2128-7616. 최광일 연출, 함태영 박성준 출연.100분간 쉴새없이 펼쳐지는 춤의 향연. 연 극 ■ 이발사 박봉구 12월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62-0010. 고선웅 작·최우진 연출, 정은표 이승비 출연. 세상이라는 벽에 부딪쳐 절망할 수밖에 없는 소시민 박봉구의 이야기. ■ 버자이너 모놀로그 12월31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02)516-1501. 최진아 연출, 서주희 출연. 여성의 성에 관한 솔직한 독백. ■ 꼽추, 리처드 3세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0-1300. 셰익스피어 작·한태숙 연출, 안석환 장영남 출연. 권력욕에 사로잡힌 광인의 악행과 파멸. ■ 라이방 12월12일까지 마로니에극장(02)745-0308. 송민호 작·문삼화 연출, 지대한, 윤진호, 최무인 출연. 인생역전을 꿈꾸다 돈 많은 노파의 집까지 털게된 택시기사 3명의 좌충우돌 이야기. ■ 플라스틱 오렌지 12월5일까지 알과핵소극장(02)743-2274. 이난영 작·윤우영 연출, 최일화 김선화 출연. 월남전 참전용사 가족의 비극.
  • 구직 여성들 이색·틈새직업 노려라

    구직 여성들 이색·틈새직업 노려라

    일하고 싶은 여성은 많지만, 일자리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지난 19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여성취업박람회’를 열었다. 대교, 구몬학습, 한솔교육 등 20여개 교육전문 서비스기업뿐 아니라 마술사, 미술심리지도사, 소규모 창업 교육 과정 등이 소개된 박람회에는 1000여명의 여성이 찾았다. 이날 소개된 여성들을 위한 틈새전략과 이색 직업 상담 현장을 살짝 들여다본다. ●그림으로 상담하는 심리 치료사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스는 미술심리지도사 과정이었다.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각광받는 직업. 상담자의 마음 속 이야기까지 끌어내야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일반 정신과 치료와는 달리 미술심리 치료는 상담자가 그린 그림에 담겨 있는 심리 상태를 유추하고 상담을 한다. 상대적으로 세심한 관찰력과 부드러움을 지닌 여성들에게 적합한 직업이다. 행사장을 찾은 여성들은 미술심리치료사 연구모임 ‘해와 달을 그리는 사람들’의 김영미 상담교수에게 자신의 그림이 가진 의미를 들었다. ‘나무 줄기보다 가지가 더 굵으면 내면적인 열등의식이 있는 것이고, 나무 가지를 너무 가늘게 그리면 환경과의 조화가 부족하고 성격이 세심하다.’는 해석이 돌아왔다. 상담을 받은 주부 이영미(32)씨는 “평소 내가 가진 성격과 해설내용이 비슷한 것 같다.”면서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따로 배워서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이라 남편과 상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와 달을 그리는 사람들’ 강화조 기획실장은 “미술심리치료사는 한국미술치료협회에서 주관하는 6개월의 치료사 과정과 자격시험만 통과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면서 “치료사들은 보통 사회복지기관이나 정신병원 등에 취업하거나 개인 상담소를 개설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여성 마술사 과정도 소개돼 이색 직업으로 소개된 마술사 소개 부스에는 20여명의 여성과 어린이로 붐볐다. 마술사는 신세대 직업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지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 부스를 찾은 여성들은 마술을 시연한 한국마술협회 정은선 회장에게 “우리도 정말 저렇게 할 수 있나요?”,“어느 정도 배우면 제대로 마술을 할 수 있나요?”라며 질문을 퍼부어댔다. 정 회장은 “마술아카데미에서 6개월만 배우면 기본 마술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면서 “마술을 하는데 필요한 것은 성실함과 남들 앞에서 기죽지 않는 쇼맨십뿐”이라고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현재 우리나라에 마술사는 모두 1000여명. 하지만 여성은 1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정 회장은 “여성 마술사가 출연료도 더 많이 받는다.”면서 “남성 마술사가 여성 보조원을 데리고 진행하는 마술쇼의 편견을 여성들이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들이 소자본으로 뛰어들 수 있는 창업성공사례도 소개됐다. 재활용품에 색깔을 입혀 도자기, 유리제품, 가죽제품 등을 만드는 헤리티지 공예, 기름종이로 열쇠고리, 손거울, 휴대전화 줄, 스탠드 등을 만드는 파치먼트 아트 등이 관심을 끌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김선희 간사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있는 여성의 취업에서는 틈새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행사에서는 여성들에게 적합한 직업만 따로 모아 봤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김효경(24·여)씨는 “호주에서 대학을 마치고 지난 9월에 귀국한 뒤 취업 길이 막막해서 행사장을 찾았다.”면서 “취업 정보를 한 자리에서 살필 수 있어 유용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논술이 술술] 키워드 / 헌법재판

    [논술이 술술] 키워드 / 헌법재판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기각한 데 이어 헌법재판소가 행정수도 이전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헌법재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도이전 위헌 결정에서는 관습헌법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1988년 9월1일 출범한 헌법재판소는 그동안 수많은 위헌 결정과 국민 권리구제 결정을 내렸지만 탄핵과 수도이전 문제는 국민들에게 헌법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케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헌법은 국가의 기본법으로서 모든 법률·명령·규칙의 상위에 있는 으뜸 법률로 대통령과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등 모든 국가기관은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 헌법재판이란 무엇이 헌법에 합치되고 위반되는지를 가려주는 재판이다. 법령이나 국가 기관의 행위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지 다툼이 발생할 경우 바로 잡아주는 재판인 것이다. ●용어 따라잡기 헌법재판소의 기능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위헌법률심판이란 법률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심사해서 위배된다고 판단되면 법률의 효력을 잃게 하는 헌법재판소의 권한이다. 형벌 또는 보통의 징계절차로는 처벌하기 곤란한 고위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헌법이나 법률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 재판으로 파면하는 것은 탄핵심판 제도다. 또 국가권력에 의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당한 국민이 헌법재판소에 부당한 공권력의 효력을 없애줄 것을 요청하는 헌법소원이 있다. 이밖에도 정당의 해산 여부를 결정하는 정당해산 심판, 국가기관간의 권한 다툼을 해결해주는 권한쟁의 심판도 헌법재판소의 권한이다. 헌법재판소가 이런 심판을 할 때 이유 있다고 수용하는 것을 인용이라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기각이라고 한다.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은 각하한다. ●관습헌법 논란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관습헌법의 개념을 제시해 법조계는 물론 전 국민에게 화두를 던졌다. 논란은 정기국회로 이어져 여당 의원들은 관습헌법을 근거로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을 3명씩 추천하는 방식으로는 민주적 정당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헌법재판관 전원의 인사청문회 실시 또는 재판관 추천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당의 이런 태도는 헌법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헌법은 명문화된 법조항을 갖춘 성문헌법과 헌법적 관습률로 헌법의 기능을 하는 불문헌법으로 구분된다. 불문헌법이 곧 관습헌법이다. 영국 등 일부 영미법계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국가가 성문헌법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번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된 헌법소원에 관습헌법 개념을 적용한 데 대해서는 찬반 논리가 맞서 있다. 관습헌법이 성문헌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보는 찬성 논리가 있는가 하면 관습헌법은 다만 보충적 효력을 가질 뿐이며 관습헌법을 폐기하기 위해 성문헌법의 절차를 준용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관습헌법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수도를 관습헌법이라 한다면 호주제나 성매매도 관습에 속하는 게 아니냐고 비꼬는 투로 비판하기도 했다. ●다시 생각해 보는 헌법 헌법은 국민 생활에서 어떤 존재일까. 헌법재판과 관습헌법 논란을 계기로 헌법과 법률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고 국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되새겨 볼 만하다. 헌법은 결국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헌법이 국민 위에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역으로 헌법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독재자들은 헌법에 국민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을 둠으로써 정권을 유지하려 했다. 유신헌법이 그 예다. 이 때문에 헌법을 마음대로 개정하지 못하도록 개정 요건과 절차를 엄격하게 정해 놓았다. 헌법재판소의 기능과 역할도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기 위한 기관이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권위는 어떤 경우에도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과연 헌법재판소는 아무도 간섭하거나 건드리지 못하는 기관일까. 재판관들의 구성과 선임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재판관들이 지나치게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이어서 편파적인 결정을 내릴 때 국민들이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결국은 헌법재판소도 국민 다수의 뜻, 즉 여론의 지배를 받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다. ●대비 포인트와 예상논제 헌법과 헌법재판이 갖는 의미를 연구해 본다. 관습헌법을 둘러싼 논란과 헌법재판관들의 구성, 헌법재판소의 권위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어서 나름대로의 논리를 세워보는 것이 좋겠다. 헌법재판은 논·구술에 출제될 수 있는 시사성이 높은 소재다. 예상되는 논제로는 ▲관습헌법 논란에 대한 찬반 논리를 실제적인 예를 인용해 전개하라 ▲헌법이 민주사회에서 하는 역할과 기능을 설명하라 ▲헌법재판의 의미와 국민 주권과의 상관 관계를 논술하라 ▲헌법이 권력에 의해 침해되거나 손상을 받았을 때 어떻게 복구할 수 있는지 국민의 입장에서 말하라 등이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언론관계법 어떻게 돼 가나] 신문법 개정 4가지 쟁점 보니

    [언론관계법 어떻게 돼 가나] 신문법 개정 4가지 쟁점 보니

    11월 말부터 신문 관련법 개정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의 입법청원에 이어 각 당의 개정안들도 모두 공개됐다. 그러나 정치권의 복잡한 이해관계에다 보수-진보 대치, 해묵은 ‘시장-반시장’ 논란까지 덧칠되면서 해결책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신문의 공공성 강화 차원에서 신문법 개정의 쟁점과 전망 등을 짚어본다. 신문법 개정작업이 흔들리고 있다. 언론개혁의 맥락에서 신문 관련법 개정의 포인트는 여론의 다양성 보장이다. 세계신문협회(WAN)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0만명당 일간신문 발행종류 수는 3.27개로 조사대상 69개국 가운데 38위에 그쳤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더 많은 비판이 있어왔다. 극우-보수논조의 신문이 여론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 때문에 편집권의 독립이 개별언론사의 노력보다는 ‘제도적 장치’로 다뤄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신문법 개정이 논의됐다. 그러나 뒷받침할 수 있는 조항이 점차 떨어져 나가고 있다. ●사라진 소유지분제한 소유지분 제한은 ‘사주’의 입김을 막자는 뜻에서 논의됐던 사안이다. 시민사회단체의 방안은 특수관계인 30% 이상 소유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지분조항을 30%에서 10%로 낮춰 더 엄격히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강력한 반대와 위헌시비가 불거지면서 열린우리당 당론에서 빠졌다. 정청래 의원측은 “의결권이 제한돼도 실제 회사를 지배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는 조항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들은 소액주주운동이 재벌기업에 끼친 영향을 무시한 발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언론노조측은 의결권 제한 비율을 탄력적으로 운용해도 이상없다는 주장이다. 언론노조 이정호 정책국장은 “경영권 보장 차원에서 51% 이상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해도 된다.”면서 “외부 지분이 단 몇%라도 참가했을 때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누구? 여론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는 ‘압도적인’ 신문에 대해 제약이 주어져야 한다. 열린우리당안은 1개 신문자 시장점유울 30%이상,3개 신문사 합계 60% 이상이라는 기준을 내세웠다. 그러나 기준과 범위가 아직 모호해 모양새가 이상해졌다. 이러다 보니 70∼80%대로 알려진 과점신문의 시장점유율이 40%대에 불과하다는 문화관광부의 조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럴 경우 애초 과점신문을 염두에 뒀던 조항을 굳이 만들 이유가 없어진다. 그럼에도 기준과 범위에 대한 의견이 다소 엇갈려 엄밀한 논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광운대 주동황 교수는 ‘서울지역 종합일간지의 발행부수’를 기준으로 제시했으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언론위원장 이형근 변호사는 “흔히 말하는 ‘중앙일간지’는 전국지를 지향하기 때문에 전국 규모로 따지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발행부수 혹은 판매부수를 기준으로 하되 범위는 서울지역만 하든 전국으로 하든 상관없다는 태도다. 다만, 지방지 보호 차원에서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배달만? 판촉까지? 신문유통을 둘러싼 논의도 적잖이 헝클어진 형국이다. 원래 시민사회단체안은 ‘신문유통공사’를 만들어 배달망을 통일하자는 것이다. 배달은 기계적인 업무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판촉활동만 개별 신문사에 맡기면 정부가 개입한다거나 반시장적이라는 오해를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인지 배달과 판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민간회사를 설립하면 정부가 지원한다는 열린우리당안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난센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혼탁한 신문판촉경쟁이 민간업체들끼리 싸움으로 더 크게 번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공사’ 형식은 피해야 한다는 신중한 의견도 만만찮다. 세종대 허행량 교수는 “정부가 지원 차원에서 일부 지분을 출자하는 것은 몰라도 공사처럼 운영하면 다른 기업들과 형평성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중재제도 잘못된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를 어떻게 보상하느냐의 문제도 언론개혁의 중요한 과제다. 열린우리당은 오보에 따른 손해배상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영미식 징벌적 손해배상은 채택하지 않았지만 언론중재위에서 손해배상액까지 중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언론노조는 그것이 진정한 손해배상의 방법이 될 수는 없다고 반대했다. 언론중재를 위해 능력있는 변호사를 살 돈이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이냐는 반문이다. 그보다는 반론·정정보도를 실제적으로 운영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 주장했다. 선정적인 제목이 달린 큼지막한 기사 가운데 몇몇 구절만 짚어 정정해주는 지금의 방식 대신 최소한 원래 기사의 30%이상의 비중으로 정정·반론보도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정정·반론보도문의 전문을 해당 언론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것도 보완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됐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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