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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당 “검-경 수사권 분리하자”

    국민의당 “검-경 수사권 분리하자”

     국민의당이 22일 검·경 수사권을 분리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4·13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에 연루된 김수민 의원의 서울서부지검 출석을 하루 앞두고 ‘검찰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우리 시대의 인권, 시민사회로부터 듣는다’를 주제로 열린 당 정책역량강화 워크숍에서 김지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처장,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오길영 충남대 영문학과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김 사무처장은 “검찰 권력이 비대해진 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하나의 기관이 다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 직후 이동섭 의원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 사건 수사를 거론하며 “검찰이 자기 식구 감싸기, 꼬리 자르기 수사를 하고 있다. 앞으로 검찰의 비리는 경찰에서, 경찰의 비리는 검찰에서 수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18대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독립 문제로 한 번 붙었는데, ‘경찰이 내사할 때 검찰의 지휘감독을 받고 (지휘)명령에 복종한다’는 조항을 없앤 게 전부였다. 민변 출신 국회의원조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경 수사권을 분리하자고) 절대 발언하지 않더라”고 지적했다.  반면, 검사 출신 김경진 의원은 “검찰 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면 대 경찰 로비의 전쟁터가 된다. 권력 행사의 주체를 검찰에서 경찰로 이동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해 청탁받는 행위를 깨부숴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검찰을 압박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그렇지 않다.그렇게 모든 걸 연결해 해석하면 대단히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글로벌 시대] 인도와 영화 ‘정글북’/이옥순 인도문화연구원장

    [글로벌 시대] 인도와 영화 ‘정글북’/이옥순 인도문화연구원장

    엊그제 얼마 전에 국내에서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정글북’을 봤다. 인도에서 오랫동안 지낸 탓인지 인도의 정글이 배경인 영화의 줄거리와 장면이 한결 친숙하게 다가왔다. 주인공인 소년 모글리, 그를 해치려는 나쁜 역할의 호랑이 시어칸, 고아가 된 모글리를 사랑으로 길러 준 늑대엄마 라크샤 등 등장인물이 다 인도인의 이름을 가진 것도 재미를 더했다. 주인공을 연기한 인도인 소년 배우의 모습도 반가웠다. 무엇보다 영화는 내게 정글이란 단어를 새삼 곱씹을 기회를 주었다. 정글은 비경작지라는 뜻을 가진 인도의 산스크리트어 ‘장갈라’에서 나온 단어로 지금도 인도에서는 정글이 일상용어로 쓰인다. 여기서 정글은 영문학이나 영화 ‘정글북’과 ‘타잔’에서 보이는, 수많은 야생동물과 각종 원시림이 가득한 위험한 열대우림이 아니다. 그저 식물과 나무들이 우거진 곳을 지칭한다. 근대에 인도가 영국의 통치를 받으면서 정글은 문명의 선두에 선 백인 지배자들이 맘대로 침투하기 어려운 식민지, 서구 세계의 문명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덜 발전한 유색인들이 사는 위험한 지역으로 여겨졌다. 영국의 작가 레너드 울프가 ‘모든 정글은 악’이라고 적은 건 그래서였다.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탐험에 나서면서 그 깊고 푸른 미지의 영역도 정글로 불렸다. 이번에 나온 영화 ‘정글북’의 줄거리는 영국의 식민지 인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영국의 작가 러드야드 키플링의 단편에 바탕을 두었다. 1890년대에 나왔으니 벌써 100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인도의 아이들은 소년 모글리와 호랑이 시어칸의 이야기를 학교에서 글로 배우고 집에서 이야기로 들으며 자랐다. 1990년대에는 국영 TV에서 방영된 같은 제목의 일본 만화영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정글북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가 됐다. 그래서일까. 미국보다 한 주 먼저 인도에서 개봉된 디즈니사의 ‘정글북’은 이제껏 인도에서 개봉된 미국의 영화 가운데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으로 꼽히게 됐다. ‘발리우드’를 자랑하는 시네마 천국의 인도는 그동안 세계 영화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가 맥을 못 추는 유일한 시장이었다. 인도인 관객들이 스와데시 영화, 즉 국산 영화만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런 인도에서 ‘정글북’이 인도 영화 100년 역사상 가장 인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외국 영화가 된 것은 그야말로 뉴스였다. 물론 그 결과가 우연히 나오지는 않았다. 설화의 위치에 오른 익숙한 이야기에 영화사가 보탠 현지화의 흥행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영화는 인구의 다수가 사용하는 힌디어뿐 아니라 남부 지방의 두 언어(타밀어와 텔루구어)로도 더빙됐는데 인도의 인기 배우들이 목소리로 출연하고 각 지역 문화를 고려한 점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다. 이른바 정글의 법칙이란 강자가 약자를 이기는 약육강식의 논리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세계는 그런 동물의 세계와 달라야 하지만 현실에선 그렇지가 않다. 힘이 센 호랑이 시어칸이 힘이 약한 소년 모글리에게 패하는 이야기를 쓴 저자 키플링이 약자인 인도에 대한 강자 영국의 지배를 당연시한 것만 봐도 그렇다. 가뭄이 오자 모든 동물이 휴전하는 영화의 줄거리처럼 정글보다 더 정글이 된 우리 인간세계에서도 서로 보듬으며 더불어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 국정원 “IS, 우리 국민·주한미군 시설 테러 대상으로 지목”

    국정원 “IS, 우리 국민·주한미군 시설 테러 대상으로 지목”

    이슬람 극단주의 국제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우리 국민을 테러 대상으로 지목했다고 국가정보원이 밝혔다. 국정원은 19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ISIL(IS의 다른 이름)이 국내 미국 공군시설 및 우리 국민을 테러대상으로 지목하고 시설 좌표와 신상정보를 메신저로 공개하면서 테러를 선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ISIL은 최근 자체 해커조직 ‘유나이티드 사이버 칼리파(United Cyber Caliphate)’를 통해 입수한 전 세계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공군기지 77개의 위치와 21개 국가 민간인의 신상정보를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하면서 ‘십자군과 싸워라.무슬림을 위해 복수하라’고 테러를 선동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정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 오산·군산 소재 미국 공군기지의 구글 위성지도와 상세 좌표·홈페이지가 공개됐으며 국내 복지단체 직원 1명의 성명·이메일뿐 아니라 주소까지 공개됐다”면서 “우리 국민 신상정보는 복지단체 사이트 해킹을 통해 확보했으며, 미국 공군기지 좌표는 인터넷 공개자료 등을 종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만약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여 주한 미국 공군과 군·경 등 유관기관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으며 신상정보가 공개된 사람은 경찰을 통해 신변보호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IS는 지난해 9월 온라인 영문 선전지 ‘다비크’에서 국제동맹군 합류 국가를 ‘십자군 동맹국’으로 지칭하며 관련 국가 명단에 한국을 포함됐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테러 위협을 담은 온라인 영상에서 ‘IS에 대항하는 세계 동맹국’이라며 60개국 국기를 표시했는데 여기에 태극기도 들어갔다. 이와 함께 올해 초에는 해킹을 통해 입수한 우리 국민 명단(20명)이 포함된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국정원은 “이번 주한미군 공군시설과 우리 국민 테러대상 지목으로 ISIL이 대한민국을 테러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면서 “ISIL은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를 시작으로 유럽·미주뿐 아니라 아시아로 테러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위장 난민·자생적 동조세력에 의한 테러를 유도함으로써 위협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5년간 국내 입국한 테러단체 가입자 50여명이 출국조치 됐으며 사회에 불만을 품은 내국인 2명이 ISIL 가입을 시도하다 적발되는 등 내·외국인에 의한 테러 위협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파원 칼럼] 위기의 히로시마… 외롭지 않은 한국인 위령비/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위기의 히로시마… 외롭지 않은 한국인 위령비/이석우 도쿄 특파원

    일본 히로시마의 평화기념자료관에서는 ‘원폭 증언교실’이 거의 매일 열린다. 원폭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당시 상황과 경험을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본 전역에서 온 초·중·고생이 청중이다. 증언자 가운데는 박남주 한국인피폭자대책위 고문, 이종근씨 등 80대 재일 한인 피폭자들도 있다. 이들의 증언을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인들이 왜 원폭에 목숨을 잃어야 했는지” 등을 통해 핵과 전쟁, 일본의 불편한 진실을 어린 세대에게 전하고 있었다. 원폭 투하 지점에 조성된 평화공원의 남쪽 끝에 있는 자료관에서 5분여 거리에는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가 있다. 거북 모양의 받침대 위에 석주를 세운 높이 5m, 무게 10t의 한국식 위령비다. 1970년 세워진 것을 1999년 일본 내 양심적인 세력의 도움을 얻어 평화공원 안으로 옮겼다. 지난달 27일 평화공원을 찾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곳에 들러 억울한 한국인들의 떼죽음을 애도했으면 하는 바람이 모아졌던 곳이기도 하다. 오바마는 찾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국인 위령비는 외롭지 않았다. 평화공원에 오는 일본 학생 대부분이 들르고 있었다. 지난달 현장을 찾았을 때에도 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자원봉사 해설사들은 “강제징용 등으로 와 있던 한국인 가운데 5만여명이 피폭되고 2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설명 등을 전했다. “위령비의 거북이 머리가 한반도 방향인 서쪽을 향한 것은 돌아가고 싶어도 못 가고, 영문도 모른 채 폭사했던 한국인 희생자들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학생들을 응시하며 열변을 토하던 80대 자원봉사자의 모습이 눈에 생생하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기도하고 절하기 위해 모인 어린 학생들의 여리고 고운 손들도 잊지 못할 것이다. 아베 신조 정부가 “전쟁 도발 등 가해 역사를 지우고 피해만 부각시키려 한다”고 해도 이곳은 과거사 미화를 용납하지 않는 역사의 기억이며, 히로시마인들의 결의를 보여 주는 곳이다. 지난해 8월 6일 원폭 투하날 일본 정부 주최로 평화공원 안에서 열린 ‘70주년 원폭희생자 위령제’에서 아베 총리가 연설을 몇 차례나 중단당하고 망신당했던 것이 히로시마의 분위기다. 참석자 일부는 총리 연설 도중 “야메로(집어치워)”, “오마에(당신~), 평화를 말할 자격 없어” 등을 외치며 연설을 중단시켰다. 총리 연설을 여러 차례 중단시킨 일반인의 야유와 고함은 일본에선 이례적이다. 안보 법제를 강행한 아베 정권에 히로시마의 분위기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오바마의 방문은 그런 히로시마에도 역설적으로 아베 정권의 영향력과 호감도를 끌어올렸다. 아베 정부는 평화기념자료관의 전시 내용 중 원폭 투하 이유와 결정 과정 부분은 흐리고, 피해를 강조하는 쪽으로 바꿔 나가는 작업 중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히로시마의 평화운동은 “지도자의 잘못된 결정과 판단이 태평양전쟁 때처럼 무수한 국민의 생명을 빼앗고, 삶을 파괴하는 비참함 속으로 몰아넣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권력을 감시해 왔다. 일본의 국수적 우익 세력들은 그런 히로시마를 흔들어 대고 싶어 했다. 일본 열도의 국수화 열풍 속에서 히로시마가 그 정신을 유지하면서 일본 양심의 보루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평화공원 위령비에 적힌 ‘편안히 잠드소서.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글귀가 공염불이 되지 않기를…. 이를 위한 한·일 두 나라 시민사회의 양식과 노력이 더 모아지기를 기대한다. jun88@seoul.co.kr
  • “양성평등·병력 충원”… 여성 징병제 글로벌 이슈로

    “양성평등·병력 충원”… 여성 징병제 글로벌 이슈로

    최근 국내에서 향후 군병력 부족에 대비해 병역특례 제도를 손질하고, 군복무 기간 연장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 인력 공급이 화두가 됐다. 미국에서도 전쟁이 날 경우 여성의 군 의무 복무를 위해 당국에 신고하도록 하는 법안이 상정돼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국민에게 의무 복무를 부과하는 나라들 사이에서 군 인력 확충과 남녀평등 구현 등을 이유로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군 복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이슈가 되고 있는 여성 징집 논의에 대해 살펴봤다. 미 상원이 비상시 징집에 대비해 18~26세 여성들도 징병관리청(우리의 병무청에 해당)에 의무적으로 등록하게 하는 국방수권법 개정안을 찬성 85 반대 13으로 통과시켰다고 AP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AP는 “남녀에 관계없이 모든 청년을 징병하는 데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美 국방 의무 강조… 저출산 선제 대응 포석인 듯 미국은 베트남 전쟁 막바지인 1973년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를 도입했다. 그럼에도 만 18세가 되는 남성은 지금도 징병관리청에 자신의 신원을 등록한다. 전시가 되면 징병제를 재가동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국방수권법 개정안이 상하 양원 협의를 거쳐 최종 통과하면 2018년부터 여성도 전시 징집 의무를 지게 된다. 역사상 여성이 전쟁에 참여해 싸워 온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은 1941년부터 여성 징병제를 실시했다. 전쟁이 절정으로 치닫던 1943년에는 공군 내 여군 비율이 16%에 이르기도 했다. 소련도 1941년 독일의 기습 공격을 받자 자녀 없는 여성을 징집 대상으로 삼는 법령을 공포했다. 소련에서 여군은 한때 100만명이 넘었고 저격수 등 전투 병과에서 특출한 활약을 보인 여군도 많았다. 하지만 1990년대 소련이 붕괴된 이후 더이상 대적할 나라가 없는 미국에서, 전시도 아닌 상황에 이런 법안이 나온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여성에게 군대의 모든 지위를 개방한 만큼 징병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며 사실상 여성 징병제를 지지하고 있다. 이미 미군은 1998년 “남녀의 신체적 특성이 아닌 개인 역량에 의해 관리되고 평가받아야 한다”고 천명했고 2000년대부터 중동 등 최고 위험 지역에도 여군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던 공화당 덩컨 헌터(메인주) 하원의원은 “미국인 대부분은 우리 딸들이 징병 대상이 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여성을 징병 대상에 포함시키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서명 여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국방수권법 개정안이 발효된다고 해서 곧바로 미국이 여성 징집에 나서는 건 아니다. 의무 징집은 전시 등 비상 상황에만 해당하는 것이고, 군 수뇌부 역시 “지금도 군 인력이 충분한 만큼 여성 징집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은 당장 여성 군인을 충원하기 위해서라기보단 ‘국토 방위는 남녀 모두가 함께 져야 하는 신성한 의무’라는 인식을 넓히고 세계적 추세인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군 인력이 부족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 미리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노르웨이 女정치인 남녀평등 차원 女징병제 주도 전 세계에서 여성 징집제를 채택한 나라는 북한과 이스라엘, 쿠바 등 10여개국이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당시부터 여성을 징집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미스 이스라엘’ 출신 배우 갤 가돗(31)은 2005년 군 입대 당시부터 ‘미녀 여군’으로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최근 그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군 생활 경험이 인생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성 징병제를 도입한 나라들은 대부분 내전 상태인 아프리카 국가들로, 전쟁이 길어져 군 인력이 부족한 곳들이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도 있다. 노르웨이가 대표적이다. 다음달부터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1년간 의무 복무를 하게 된다. 유럽 국가들이 대부분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하고 있는 것과 달리 노르웨이는 정반대로 징병제를 강화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일원인 노르웨이는 전쟁 위험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해마다 생겨나는 신규 징집 대상 3만여명 가운데 군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인력도 1만명 정도밖에 안 된다. 굳이 여군을 뽑아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노르웨이가 여성 징집에 나서는 것은 국가적 목표라 할 수 있는 ‘양성평등’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우리 시각에선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노르웨이에서 여성 징집 논의를 주도한 곳은 사회주의 정당들의 여성 당원들이다. 노르웨이 의회에서도 전체 의원 95명 가운데 90명이 찬성해 여성 징집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현 노르웨이 국방장관(에릭센 쇠레이데)도 여성이다. 노르웨이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 비율은 70% 후반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0%대를 훨씬 넘는다. 성별 간 임금격차도 거의 없으며 여성임원 할당제를 도입해 공기업과 상장기업 임원들의 최소 40%가 여성이다. 노르웨이에서는 여성 차별은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다. 이런 사회적 기반이 갖춰지자 여성들이 나서 ‘이제 우리도 남성들처럼 군대에 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웃 나라인 스웨덴도 노르웨이 사례를 참고해 징병제 재도입(여성징병 포함)을 검토 중이다. 여성 징병제가 시행된다고 해서 노르웨이의 모든 여성이 군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엄밀히 말해 이들의 징병제는 ‘무늬만 징집제’라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노르웨이의 군 병력은 2만명 정도이며, 이 중 징집 인력은 절반이 조금 넘는 1만 1000명 정도다. 노르웨이의 남성은 법적으로 18세부터 44세까지 병역 의무가 주어지지만 학업이나 건강, 종교적 신념 등 다양한 사유로 어렵지 않게 면제받을 수 있다. 이는 여성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만큼 이스라엘처럼 거의 모든 여성이 의무 복무를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韓, 군 가산점 탓 논란… 여성 일부 “여성 軍복무를” 우리나라에서 여성 징병제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1999년 헌법재판소가 군 가산점제(군 복무자에게 공무원 취업 등에 가점을 주는 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부터다. 군필 남성을 중심으로 “인생의 황금기를 국가에 희생한 남성에게 아무것도 보상해 주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여성도 의무 복무하게 하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금도 군 복무 학점인정제 추진 등 기사가 나올 때마다 여성 징집 논의가 심심찮게 거론된다. 다만 이는 군 인력 확보나 남녀 평등 구현의 차원이라기보다는 ‘너희(여성)도 군대에서 고생해 봐라’는 분풀이식 의견 개진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미군 특수부대 레인저 스쿨 교육과정에서 남성 지원자 381명 중 287명이 탈락한 가운데 여성 지원자 2명이 기준을 통과해 화제가 됐다. 단순히 신체 능력 차이를 이유로 여성 징병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뜻이다. 현대 전쟁이 정보전 양상으로 바뀌면서 여군의 중요성이 커지는 현실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우리 군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여파로 심각한 병역 자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여성 단체에서도 헌법 제39조 제1항(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을 내세워 여성도 군에서 의무 복무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꼭 전투병이 아니더라도 군 행정, 간호, 대체복무 등을 통해 국토방위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의무 복무에서 배제하는 것은 남녀 평등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병영문화 혁신을 전제로 우리 군도 어떤 방식으로든 여군 확대 움직임이 대세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시설관리公 “병영문화 개선 앞장섰지 말입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의 희망나눔단이 ‘군인 인성 바로 세우기’ 등 새로운 병영문화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어 화제다. 16일 서울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2014년 4월부터 직원들로 구성된 희망나눔단이 포천 5군단 헌병대사령부 등 모두 6군데 800여명의 장병에게 인생 목표의 중요성과 자살 예방 등 다양한 인성 강의를 했다. 지난 10일 5군단 헌병대의 인성교육에 참여한 한 장병은 “‘그래도 인생은 선물’이라는 이경수 희망나눔단 단장의 강의는 힘든 군 생활에 단비와 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장병도 “1시간 30분 동안의 강의는 전우들을 사랑하고 나누면서 군 생활을 해야겠다고 결심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박서인 육군 5군단 헌병대 대장은 “이번 희망나눔단의 프로그램이 장병에게 상당히 인기를 끌었다”면서 “앞으로도 군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장병에게 이러한 인성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양수 희망나눔단 단장은 “‘장병 인성 바로세우기’가 바로 사랑·감사·나눔활동의 병영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면서 “앞으로도 군 장병뿐 아니라 소외된 이웃을 위한 다양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구본영 칼럼] 솔로몬의 해법 찾아야 할 신공항 갈등

    [구본영 칼럼] 솔로몬의 해법 찾아야 할 신공항 갈등

    ‘갈등 공화국’에 뇌관을 하나 더 보탠 건가. 다음주 발표 예정인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앞두고 뇌관을 향한 인계 철선은 이미 타들어 가는 듯하다. 밀양을 미는 대구·경북·경남·울산과 가덕도를 희망하는 부산 간 지역 갈등에 양쪽 정치인들이 앞장서 불을 붙이면서다. 새누리당 대구·경북과 부산 지역 의원들 간 신공항 갈등이 내연한 지는 오래다. 지난 총선에서 친박계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바람을 잡자 얼마 전 역시 친박계인 서병수 부산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음모론으로 맞섰다. 며칠 전 가덕도 유치 기원 촛불문화제에 더불어민주당 부산 지역 의원 4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신공항이 야권에도 여권 분열을 유도할 꽃놀이패만은 아님이 금세 드러났다. 차기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가덕도를 찾아 “부산 시민들이 입지 선정 평가가 공정한지 걱정한다”고 팔이 안으로 굽는 발언을 하자 같은 당 대구 출신 김부겸 의원이 “정치인이 개입해선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느 쪽으로 결정 나도 갈등은 폭발할 것 같다. 그래서 대학원 다닐 적 친구에게 전화를 돌렸다. 국책연구기관에서 항공교통계획을 맡고 있는 그는 “정치권의 치킨 게임이 된 터라 이제 경제 논리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괜히 구설에 오를까 봐 잔뜩 몸을 사렸다.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해 몇 편의 연구 논문도 읽어 보았다. 신공항 성공의 관건은 이른바 ‘허브 공항’으로서 입지 확보 여부임을 알았다. 바다를 메워 건설할 가덕도 공항의 부지 보상비는 상대적으로 덜 든다고 치자. 하지만 구미나 울산 공단의 소화물이 컨테이너 차량에 실려 꽉 막히는 길을 돌아 가덕도로 가느니 지금처럼 KTX로 인천공항으로 가거나 대구·울산 공항을 이용하면 만사휴의다. 역으로 밀양 공항과 영남권 주요 대도시 간 물류비용상의 이점을 인정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과연 동남권에서 여객 수요가 가장 큰 부산 시민들이 인근의 김해공항을 두고 밀양으로 향할 것인가. 결국 동남권 허브 공항에 대한 기대는 불확실한 미실현 수익일 뿐이다. 무안·양양·울진 공항인들 처음부터 실패를 예견했겠나. 활주로 옆에서 고추를 말리는 일이 생길지는 상상도 안 했을 게다. 반면 어느 한쪽이 탈락해서 빚어질 지역 갈등은 가공할 현실이 될 공산이 크다. 사실 신공항의 성공을 담보할 해법은 분명하다. 내가 갖지는 못하더라도 친자식을 살리려 한 솔로몬 재판 속 생모의 심정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가덕도든 밀양이든 신공항 입지가 결정되면 영남권 모든 지자체들이 합심해 화물·여객 수요를 몰아주는 양보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도 신공항은 성공할까 말까인데 발표도 되기 전에 불복 조짐이 나타난다면 싹수는 노랗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공항 공약 실현을 고집해 큰 화근을 남길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하지만 민주는 꽃피고 있지만, 또 다른 헌법 정신인 공화주의는 여전히 비틀거리고 있다. 시민의 자유와 권익은 어느 정도 대변되고 있지만, 사회 공동체의 공동선은 버린 자식 취급이니 말이다. 이른바 ‘핌피(Pimfy) 현상’에 열심히 복무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더 그런 느낌이 든다. ‘제발 내 앞마당에 짓자’(Please in my front yard)는 영문 머리글자를 딴 핌피는 돈 되는 사업만 내 고장에 유치하려는 발상으로, 지역 이기주의의 또 다른 모습이 아닌가. 설령 신공항의 잠재적 가치가 크다 한들 소지역주의가 부딪치면서 국민 통합을 저해해 입게 될 국익의 손실을 능가할 순 없다. 아마 지난 정부에서도 그래서 신공항 계획이 백지화됐을 법하다. 영남권 5개 광역지자체장들이 입지 심사를 중립적 외국 업체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에 맡기는 데 합의했다. 그런데도 이제 와서 불공정 시비를 벌이며 불복 명분을 만든다고? 먼 안목의 국익보다 현재의 지역 이익에만 장단을 맞추는 모양새다. 이러니 김해공항 등 기존 공항을 확장하는 등 제3의 길을 고민하는 게 낫다는 여론이 고개를 드는 게 아닐까 싶다. kby7@seoul.co.kr
  • “소주·만화 등 단어 살려… 원작 정신 충실”

    “소주·만화 등 단어 살려… 원작 정신 충실”

    해외서 한강 작품 치밀한 구조 등 주목 최고의 번역도 작품 좋아야 유의미 영국인들 한국 소설 관심 크게 늘어 “저의 ‘채식주의자’ 번역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완벽성은 번역가가 결코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도 추구하는 가치이죠. 전 ‘채식주의자’에 쓰인 소주, 만화 등을 코리안 보드카, 코리안 망가 등으로 번역하자는 의견에 반대했습니다. 그래서 소주는 ‘Soju’로, 만화는 ‘Manhwa’ 등 한국의 일상적 단어들을 원문대로 썼어요. 스시라는 일본 단어를 영국인들이 이해하는 것처럼 더 많은 한국 문학이 소개될수록 한국식 표현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영문으로 번역해 지난달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공동 수상한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29)는 15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초청 한국 문학 세계화 포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해외에서 한강 작품의 치밀한 구조와 강렬한 이미지, 시적인 문장에 주목하며 뛰어난 작가로 인정한 것이 정말 기쁘다”면서 “영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강의 다른 작품을 읽을 날을 고대하고 있으며, 한국 소설에 새로 관심을 갖게 된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채식주의자’는 연작 소설이라는 개념이 없는 영국에는 매우 신선한 시도였고, 애뜻함과 공포의 어느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며 잘 통제된 문체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스미스는 “항상 원작의 정신에 충실하려고 하며 가능한 한 훼손을 하지 않는 범위에서 언어 선택에 충실하려고 한다. 나 역시 다른 번역가와 마찬가지로 원작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부실한 번역은 우수한 작품을 훼손할 수 있지만, 아무리 세계 최고 수준의 번역이라도 보잘것없는 작품을 명작으로 포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문학의 노벨상 수상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사실 한국에서 노벨상에 이렇게 집착하는 것(obsessed)이 약간 당황스럽다”며 “작가가 좋은 작품을 쓰고 독자가 잘 감상하고 즐긴다면 그것만으로도 작가에겐 충분한 보상이 된다. 상은 그저 상일 뿐이다”라고 못 박았다. 한국 문학의 세계화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까지 번역 출간된 작품이 많지 않은데 이제 번역이 늘고 있어 앞으로 많이 알려질 것이다. 앞으로 한국 문학의 세계화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답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스미스는 2010년 한국어를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에서 한국학 석사, 한국문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집에서 홀로 한국 문학 번역 작업을 했다. 스미스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와 안도현의 ‘연어’도 번역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으로 배수아의 소설 ‘에세이스트의 책상’과 ‘서울의 낮은 언덕’, ‘올빼미의 없음’도 번역 출간할 예정이다. 또 올해 ‘미국 문학 번역가 협회’의 연례회의에 배수아 작가와 함께 참석해 미국 뉴욕 등지에서 낭독 행사를 연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호빗 조상은 180㎝ 거인족?

    [사이언스 톡톡] 호빗 조상은 180㎝ 거인족?

    반가워. 난 빌보 배긴스야. 중간계의 평화를 위해 절대 반지를 파괴하러 떠나는 ‘반지 원정대’ 중 한 명인 프로도가 내 조카지. 나와 내 조카 얘기는 영국 옥스퍼드대 영문과 J R R 톨킨 교수의 소설과 피터 잭슨 감독의 영화들 덕분에 잘 알고 있을 거야. 어쨌든 우리는 중간계라는 땅에서 살고 있는 종족이야. 다른 종족들과는 달리 우리는 다 자란 성인의 키도 인간족의 5~6살 어린아이와 비슷한 정도인 1m에 불과해. 그래서 나이가 많이 들어도 어린아이의 모습과 비슷하지. 톨킨 교수가 쓴 소설 ‘호빗’의 첫 문장(‘땅속 어느 굴에 호빗이 살고 있었다’)처럼 우리는 동굴에서 살아.●호모에렉투스… 인도네시아서 발견된 70만년 전 이빨·턱뼈 화석 많은 사람이 우리는 소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는 실제로 과거에 지구상에 존재했던 종족이야. 물론 영화에서 나오는 외모와는 좀 많이 다르지만 말야. 원래 우리 종족 이름은 호빗이 아니라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지. 2003년 우리 화석이 처음 발견된 곳이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리앙부아 동굴이었기 때문에 ‘플로레스 섬에 살았던 사람’이란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야. 어쨌든 우리의 존재는 호주의 고고학자 마이크 모우드(1950~2013) 교수에 의해 처음 알려졌어. 그때까지 인류의 진화 과정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호모하빌리스-호모에렉투스-호모사피엔스-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로 이어져 왔다고 믿어졌는데 우리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과연 인류의 진화 과정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최근까지 이어졌어. 그런데 호주 울런공대 고인류학센터, 그리피스대 고인류학과, 일본 국립자연사박물관, 인도네시아 지리국 공동 연구진이 2014년 10월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마타멩게에서 발견한 턱과 이빨 화석을 분석해 이런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만한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8일자에 2편의 논문으로 발표했더라구. 호주 울런공대의 고생물학자 게릿 반덴버그 교수가 주도한 연구였는데, 이번 논문에서는 그동안 고인류학계의 가장 큰 의문이자 논란이었던 ‘호빗은 어디서 왔고 왜 그렇게 작은가’에 대한 답을 내놨지. ●먹을 것 없는 플로레스섬… 수십만년 동안 진화하며 체격 줄어 길고 평평한 우리 발 때문에 많은 학자들은 우리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나 호모하빌리스의 후손일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이번 연구로 우리의 직접적인 조상은 호모에렉투스라는 사실이 밝혀졌어. 호모에렉투스가 플로레스섬에 도착한 것이 약 100만년 전이고 우리 이빨과 턱뼈는 70만년 전 것이란 점 때문에 내려진 결론이지. 호모에렉투스의 키는 150~160㎝이고 큰 것은 180㎝ 화석도 발견됐는데 우리의 키는 1m 정도에 불과했어. 왜냐고? 연구진도 얘기했지만 그건 플로레스섬에는 먹을 것을 비롯해 자원이 빈약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불과 수십만년 동안 진화하면서 체격이 왜소해지게 된 거야. 반덴버그 교수도 얘기했지만 우리뿐만 아니라 코끼리 같은 커다란 동물들도 먹이가 부족한 곳에 고립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작아지게 돼. 어쨌든 이번 연구로 현생인류에게는 또 다른 친척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됐어. 불과 10만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에는 우리 말고도 최소 여섯 종의 인간이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라는 종 하나만 살고 있잖아. 다른 종들이 어떻게 사라졌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야. 고고학적 발견들은 현재의 인간종이 언제든지 새로운 인간종에 의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았으면 해.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가구 같은 ‘삼성 세리프TV’ 백화점서 판다

    가구 같은 ‘삼성 세리프TV’ 백화점서 판다

    삼성전자가 ‘세리프TV’ 판매처를 주요 백화점으로 확대한다고 13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프랑스 가구 디자이너 로낭·에르완 부훌레크 형제와 협업해 지난해 9월 유럽에서 출시한 세리프TV는 당초 국내 고급 가구점에서 주로 판매해 왔으나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백화점으로 판로를 확대한 것이다. 세리프TV는 영문 세리프 글꼴의 ‘I’를 닮은 옆모습과 화면이 꺼지면 커튼이 쳐진 것 같은 상태로 전환되는 ‘커튼모드’ 등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세계 3대 디자인상인 ‘iF 2016’ 금상을 수상했다. 세리프TV를 백화점 가전 매장에서도 판매하기로 하면서 국내 판매처는 90여곳으로 늘게 됐다. 그러나 하이마트와 같은 양판점에서 세리프TV를 판매할 계획은 없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에도 양판점인 베스트바이가 아니라 고급 백화점 중심으로 판로를 확보할 예정이다. 가격은 40인치(100㎝)와 32인치(80㎝)가 각각 199만원과 139만원이다. 세리프TV의 국내 판매 목표는 연 3만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경제 대동맥 역할→민영화 추진… 박근혜 정부 들어 ‘도로 산은’으로… 관피아·모피아 놀이터 불명예도

    경제 대동맥 역할→민영화 추진… 박근혜 정부 들어 ‘도로 산은’으로… 관피아·모피아 놀이터 불명예도

    1954년 설립된 산업은행은 한국 경제 근대화 과정에서의 ‘대동맥’ 역할을 해 왔다. 전쟁 직후 파괴된 산업시설의 복구와 전력, 석탄 등 기반산업의 시설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 1960~70년대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맞춰 석탄 등 기초 에너지 산업과 철강, 조선 등 중화학공업에 자금을 융통해 줬다. ●1960~70년대 중화학공업 자금줄 하지만 시장경제가 정착돼 가면서 ‘산은 무용론’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때마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국책은행이 아직은 필요하다는 반론에 부딪혀 유야무야됐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구조조정의 1차 책임을 맡았지만 정리해야 할 기업에 돈을 쏟아부으며 연명시켜 ‘부실기업 하치장’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시장경제 정착되며 무용론 제기 결국 이명박(MB) 정부는 2008년 ‘산은 민영화’를 밀어붙였다. 주역은 당시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골드만삭스·JP모건 등과 같은 대형 투자은행(IB)이 한국에서 나와야 한다는 당위론이 힘을 얻어갔다. 정책금융은 정책금융공사를 따로 떼내 맡기자는 구상이었다. 2009년 10월 산은에서 떨어져 나온 정책금융공사가 출범한 배경이다. MB 정부 실세였던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2011년 산은 회장으로 옮겨 가면서 산은 민영화는 더욱 속도를 냈다. ●외환위기때 부실기업 하치장 오명 박근혜 정부 들어 ‘도로 산은’이 된 이유다. 산은과 정책금융공사가 다시 원래대로 합쳐지면서 2015년 1월 통합 산은이 출범했다. 도돌이표에 따른 손실은 단순히 ‘5년’이라는 시간만은 아니었다. 전산망 구축, 인건비, 용역비, 지점 설립비 등으로 최소 2500억원이 날아갔다. 여기에는 산은이 관피아(관료+마피아), 모피아(옛 재무부 영문명인 모프+마피아)의 ‘놀이터’가 된 탓도 크다. 개발시대 산은의 이면에는 관치금융과 정권의 입김이 늘 함께했다. ●DJ 정권 대북송금사건 연루 곤욕 지금까지 산은 총재를 거쳐간 사람은 30여명. 이 중 민간 출신은 손가락으로 꼽는다. 이러다 보니 정부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대표적인 예가 김대중 정권 시절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이다. 당시 산은 관계자들은 사법처리됐다. 산은의 굴곡진 역사 중 하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4·19 혁명 기록물 1450건 유네스코 등재 추진 가속도

    ‘4·19 혁명’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준비가 가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강북구가 수유동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4·19혁명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위한 봉정식을 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5월에는 4·19혁명 유엔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 및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가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선정 발표는 세계기록유산국제자문위원회(IAC)의 심사를 거쳐 내년 7월쯤 있을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4·19 민주 영령들을 참배하고 등재 신청을 알리기 위해 봉정식을 갖게 됐다”면서 “4·19 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신청한 4·19 기록물은 총 1450건에 이른다. 1960년 학생과 시민들의 항거활동과 그 이후 이뤄진 부정선거, 피해자 보상, 책임자 처벌 등과 관련된 문건들이 대부분이다. 국가기관과 국회에서 만든 자료와 시민 및 사상자 기록, 외국 자료 등을 모두 취합했다. 등재사업은 서울시와 강북구의 주도로 이뤄졌다. 4·19가 독재정권을 비폭력저항으로 붕괴시킨 학생혁명의 효시로서 전 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등 모두 13건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구는 지난 4월 16~19일 4·19혁명 국민문화제도 열었다. 올해로 4회째 치러진 행사다. 그동안 젊은 세대로부터 점차 잊혀 가던 4·19혁명의 참된 정신을 국민의 가슴속에 다시금 일깨워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4·19 관련 학술자료집을 영문판으로 발간해 세계의 주요 대학과 도서관에 보급하는 등 ‘4·19의 세계화’에 크게 일조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강북구는 4·19 정신을 널리 알리고 후세에 올바른 역사를 전함으로써 민족의 정체성을 일깨워야겠다는 사명감으로 4·19와 관련된 일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학생과 시민들의 희생을 통해 민주주의를 수호한 4·19혁명의 민주정신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끝까지 힘껏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송파구, 도시브랜드 마케터 만든다

    송파구, 도시브랜드 마케터 만든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거주하는 문고은(30·여)씨는 지난해 컨벤션·전시 분야 기업에 당당히 입사했다. 송파구가 마련한 ‘MICE 도시브랜딩 마케터’ 양성과정 교육을 받은 직후였다. MICE는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ip), 컨벤션(Convention), 전시박람회와 이벤트(Exhibition&Event) 등의 영문 앞글자를 딴 말로 국제회의와 전시회를 주축으로 한 유망 산업을 뜻한다. 문씨는 “실무자들이 직접 교육을 진행하는 게 성공적인 취업의 지름길이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송파구가 고학력 경력단절 및 청·장년층 여성들의 재취업 교육으로 마련한 ‘MICE 도시브랜딩 마케터’ 양성과정 교육생을 다음 달 12일까지 모집한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 5년간 취업률 70%를 자랑할 만큼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모집대상은 국제회의·전시·관광산업에 관심이 많고 취업의지가 확고한 미취업여성으로 구 거주자 및 외국어 가능자를 우대한다. 교육기간은 다음 달 18일부터 8월 16일까지로 교육시간은 총 84시간이다. MICE 심화과정으로는 ?회의 프로그램 설계 ?심포지엄 개최 실습 ?컨벤션 영어 ?제안서 작성 등의 프로그램으로 마련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MICE 관련 방문객은 규모도 크고 1인당 소비도 일반 관광객보다 월등히 높아 관광 수익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면서 “교육에 앞서 오는 12일 직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알차고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MICE 전문가를 양성해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차관급 인사 3명 프로필] 김형석 통일부 차관

    [차관급 인사 3명 프로필] 김형석 통일부 차관

    1988년 공직 생활을 시작해 정세분석국장, 대변인,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대표 등을 거쳤다. 2014년 초부터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3월부터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후임으로 통일비서관을 맡아 왔다. 행정고시 32회 출신이다. 정책 추진력이 돋보이며 원만한 성품으로 선후배 동료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을 듣는다. ▲전남 순천(51) ▲순천고 ▲서울대 영문과 ▲통일부 정세분석국장, 대변인,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대표,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실 통일비서관
  • “내 안에 너 있다”…해파리에 히치하이킹한 물고기

    "내 안에 너 있다"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해파리가 배 속에 물고기를 담고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CNN등 해외언론은 투명한 해파리가 살아있는 물고기를 삼키고 있는 진기한 모습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해외언론들이 '100만 번 셔터를 눌러도 담기 힘든 장면' 혹은 '해파리에 히치하이킹한 물고기' 라는 재미있는 제목을 단 이 사진은 지난해 연말 호주 바이런 베이 바닷속에서 촬영됐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투명한 해파리 속에 사로잡힌 물고기는 영문을 모르겠다는듯 눈을 크게 뜬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흥미로운 이 사진은 해양사진작가인 팀 사무엘이 우연히 촬영했으며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계정에 올려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사무엘은 "당시 동료들과 수중 사진을 촬영하던 중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했다"면서 "너무나 특별한 장면이라서 30분 간 졸졸 물고기를 쫓아다녔다"며 웃었다. 이어 "너무나 작은 녀석들이라 수중에서 초점을 맞추기 쉽지않아 몇 장 만 건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관가 블로그] 질병본부 ‘지카정보 공개’ 고민

    [관가 블로그] 질병본부 ‘지카정보 공개’ 고민

    ‘정액서 바이러스 검출’ 계기 논란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자 정보를 일부만 공개할 것인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모든 걸 공개할 것인가.’ 지카바이러스 사태를 맞아 감염병과의 2차전을 치르고 있는 질병관리본부가 환자 정보 공개 범위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불신과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은 후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거쳐 간 병원과 거주 지역, 상태까지 비교적 소상히 밝히고 있지만 국민의 정보 공개 요구 수준을 맞추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어서다. 지난 3일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은 한국인 지카바이러스 감염자의 정액에서 지카바이러스를 분리해 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배양검사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살아 있는 지카바이러스를 검출했다는 연구 성과를 홍보하고자 이 소식을 언론에 알렸지만 의도치 않게 이를 알고도 공개하지 않은 질병관리본부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사실을 직접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학술적 연구 성과로는 중요한 일이나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정액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특이한 일도 아니어서 굳이 공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첫 증상이 나타난 후 2주 가까이 지카바이러스가 국내 환자의 정액에 살아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은 불안해했다. 질병관리본부도 나름의 속사정이 있었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국내 첫 번째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거주지와 처음 방문한 1차 의료기관, 입원한 대학병원, 이름의 영문 머리글자까지 모두 공개했는데 이 일로 이 환자는 크게 곤욕을 치렀다. 무분별한 신상 털기가 이뤄졌고 환자의 아이는 학교에서 따돌림까지 당했다. 한 관계자는 “우리는 최대한 환자의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애꿎은 환자들이 2차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액에서 지카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 등 개인적인 부분까지 공개해 신상 털기가 계속되면 환자들이 정보 공개를 꺼려 역학조사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의 알권리를 모두 충족시키고자 환자의 보호받을 권리를 외면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당국 내에서도 다른 개인 정보는 보호하더라도 질환에 대한 정보만큼은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실제 현실에서 정액에 의한 감염력이 입증된 것인 만큼 학술적 연구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아직 보건당국의 인식과 국민의 인식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고맙습니다(올리버 색스 지음, 김명남 옮김, 알마 펴냄) 지난해 8월 30일 여든두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의학계의 계관 시인으로 불리는 올리버 색스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에세이 4편을 모은 책이다. 그는 삶의 마지막 몇 달 동안 쓴 에세이에서 죽음에 대해 놀랍도록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실제 목소리가 담겨 있지 않은데도 문장마다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나지막하다. 김명남 번역가가 색스의 뉘앙스를 최대한 살려낸 덕분이다. 삶에 대한 따뜻한 감사로 가득한 글들에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많은 독자들을 마지막까지 매혹시켰다. 글만 있는 일반판과 영문 글과 그림이 담긴 스페셜 이디션이 함께 출간됐다. 64쪽. 6500원. 스페셜 이디션 128쪽. 2만 6000원. 악어프로젝트: 남자들만 모르는 성폭력과 새로운 페미니즘(토마 마티외 지음, 맹슬기 옮김, 푸른지식 펴냄) 양성 평등국가로 알려진 프랑스에서조차 성폭력과 성차별이 일상적으로 만연해 있다는 사실을 가감 없이 담아낸 그래픽북. 남성인 작가는 여성들의 경험담을 직접 듣고 이를 충실히 그려 냈다. 이 책 자체도 화제가 됐다. 2014년 11월 프랑스 툴루즈에서 열린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 기념전시회에 초청됐다가 돌연 취소됐고 르몽드 등 프랑스 주요 언론이 이를 집중 보도했다. 책은 프랑스 사회의 현실, 공공장소 성추행, 직장 성희롱, 데이트 폭력 등의 낯뜨거운 행태와 폭력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모든 남성을 포식자인 ‘악어’로 그려 낸 게 흥미롭다. 184쪽. 1만 5000원. 아이를 낳아도 행복한 프랑스 육아(안니카 외레스 지음, 남기철 옮김, 북폴리오 펴냄) 1990년대까지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였던 프랑스는 현재 평균 출산율 2.1명으로 유럽연합 국가 중 1위를 자랑하고 있다. 독일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대부분의 프랑스 부부들이 아이를 낳기에 ‘완벽한 때’를 기다리지 않으며 출산 후에도 일과 양육을 조화롭게 병행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했다. 책은 국민총생산(GDP)의 3.2%를 가정에 지원하는 프랑스 정부의 적극적인 출산 보육 정책과 육아와 교육은 정부가 책임진다는 복지 정책 등을 소개하며 출산과 육아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한다. 292쪽. 1만 4000원. 마켓바스켓 이야기(대니얼 코션·그랜트 웰커 지음, 윤태경 옮김, 가나출판사 펴냄) 미국 뉴잉글랜드에 지점을 둔 슈퍼마켓 체인 얘기다. 10여평의 작은 식료품에서 75개 매장, 2만 5000명의 직원을 가진 연매출 5조원 규모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마켓바스켓은 2014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다. 해고당한 최고경영자(CEO) 아서 T 디물러스를 지지하기 위해 직원들은 파업을, 고객들은 불매운동을, 납품업체는 납품 거부를 벌여 그를 복귀하게 만든다. 기업 이익보다 사람을 더 중시하고, 지역 생산자들에게 입점 수수료 부담을 줄여 줘 판로를 확보하고, 브랜드를 키우는 상생 정책을 펼쳐 온 디물러스의 경영 철학과 기업 운영 비결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320쪽. 1만 5000원. 성전의 상인들(잔루이지 누치 지음, 소하영 옮김,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교황청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기소된 이탈리아 기자가 교황청의 재정 부패 스캔들을 폭로한 책이다. 가톨릭 성인(聖人)을 추대하는 시성 절차에는 75만 유로(약 10억원)가 들며 교황청이 ‘돈 많은 이들을 성인으로 찍어 내는 공장’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한다. 교황청 종교 사업 기구인 바티칸은행이 마피아의 돈세탁에 연루된 의혹도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직속 감사단을 구성하고 경제사무국 개혁 기관을 만드는 등 부패 척결에 나섰다. 저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승리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확실한 대답을 내놓을 수는 없다”면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작업에 지지를 보낸다. 376쪽. 1만 6000원.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시멘트·석고 미륵불 ‘파격’을 담아낸 불상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시멘트·석고 미륵불 ‘파격’을 담아낸 불상

    정관 김복진(1901~1940)은 현대적 개념의 조각가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물로 미술사는 기록하고 있다. 그는 카프(KAPF)라는 영문 약칭이 더 익숙한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의 지도자이기도 했다. 한때 불문(佛門)에 귀의했다는 그는 불모(佛母)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오히려 서양미술에 바탕을 둔 조각 작품은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 50점 남짓한 작품 가운데 동상은 제2차 세계대전 막판 일제의 쇠붙이 공출로 사라졌고, 목조와 소조의 유작도 동생인 팔봉 김기진의 인쇄소 창고에서 6·25전쟁 때 소실됐다고 한다. ●한국 최초 현대 조각가… 불상 10여점 남아 있어 불상으로는 충북 보은 법주사의 미륵대불이 그의 작품이었다. 미륵대불은 김복진이 머리 부분을 완성하고 전체 비례를 잡아 놓은 상태에서 자금난으로 중단됐다고 한다. 미완성으로 남아 있던 미륵대불은 1963년에야 완성됐다. 이후 흔한 시멘트 조각이라는 이유로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김복진으로서는 오히려 시멘트라는 새로운 수입 재료를 거대 불상 조성에 이용하는 실험이었을 것이다. 미륵대불은 1990년 금동상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두 차례 다른 사람의 손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김복진의 체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전북 김제 금산사 미륵전의 본존불도 그의 작품이다. 미륵전은 내부가 아래위로 뚫려 있는 3층으로 본존불은 높이가 38척이니 12m가 넘는다. 법주사 미륵대불에 시멘트를 이용한 것처럼 금산사 미륵본존불도 서양조각 재료인 석고를 썼다. 당초의 삼존불은 미륵전을 중창한 인조 13년(1635) 조성한 것이다. 미륵불은 특이하게 커다란 무쇠솥 위에 봉안되어 있다. 참배객들은 삼존불에 배례하고는 무쇠솥과 대좌 사이 공간에 시줏돈을 넣고는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1934년 3월 9일 저녁 시줏돈을 거두는 소임을 맡은 동자승이 촛불을 잘못 다루는 바람에 솥 내부에서 불이 났다고 한다. 불길은 곧바로 소조상 내부 목재에 옮겨 붙었고 본존불은 무너지고 말았다. 금산사는 미륵본존의 복원불사를 추진했다. 공모에는 김복진과 함께 당대를 대표하는 화승들인 보응 문성, 금용 일섭, 이석성이 응모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보응, 금용, 이석성은 서울 안양암의 천오백불상도 함께 조성한 적이 있다. 이당 김은호 화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끈다. 김복진에게 응모를 권유한 것도 이당이었다고 한다. ●일제시대 옥살이하며 밥으로 불상 만들기도 김복진은 도쿄미술대학에서 공부한 뒤 1923년 신극운동 단체인 ‘토월회’를 조직한다. 1924년에는 일본 제국미술원전람회, 1925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각각 나체 조각 작품으로 입선한다. 이듬해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나체상 ‘여인’이 특선에 올랐다. 하지만 조선공산당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1928년 일본 경찰에 붙잡혀 6년 가까이 감옥살이를 하게 된다. 김기진은 감옥살이 당시 형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기억한다. 참담한 감옥살이 중에도 김복진은 먹지 않고 남긴 밥을 주물러 점토처럼 만들고는 인물상과 불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솜씨에 놀란 간수들이 김복진을 목공소로 보내 작은 목조불상을 깎게 해서 감옥소 직매장에서 팔게 했다는 것이다. 김복진이 불교 조각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이 기간이었던 것 같다. 금산사 미륵불 조성에 나선 것은 풀려난 직후가 된다. 남아 있는 김복진의 불상 작품은 10점 남짓이다. 금산사 미륵불과 그의 흔적이 남은 법주사 미륵대불, 서울 영도사 석가모니불입상, 충남 예산 정혜사 관음보살좌상, 충남 공주 계룡산 소림원 미륵입상 등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소림원 불상이다. 소림원의 높이 117㎝ 석고 미륵은 금산사 미륵불을 조성하기 위한 축소 모형이라고 한다. 다만 머리 부분의 비례가 소림원 쪽보다 금산사 쪽이 조금 더 커보인다. 참배객들이 고개를 들어 한참을 높이 올려다봐야 하는 대형 불상인 만큼 의도적인 비례 조정이다. dcsuh@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시멘트·석고 미륵불 ‘파격’을 담아낸 불상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시멘트·석고 미륵불 ‘파격’을 담아낸 불상

    정관 김복진(1901~1940)은 현대적 개념의 조각가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물로 미술사는 기록하고 있다. 그는 카프(KAPF)라는 영문 약칭이 더 익숙한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의 지도자이기도 했다. 한때 불문(佛門)에 귀의했다는 그는 불모(佛母)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오히려 서양미술에 바탕을 둔 조각 작품은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 50점 남짓한 작품 가운데 동상은 제2차 세계대전 막판 일제의 쇠붙이 공출로 사라졌고, 목조와 소조의 유작도 동생인 팔봉 김기진의 인쇄소 창고에서 6·25전쟁 때 소실됐다고 한다. ●한국 최초 현대 조각가… 불상 10여점 남아 있어 불상으로는 충북 보은 법주사의 미륵대불이 그의 작품이었다. 미륵대불은 김복진이 머리 부분을 완성하고 전체 비례를 잡아 놓은 상태에서 자금난으로 중단됐다고 한다. 미완성으로 남아 있던 미륵대불은 1963년에야 완성됐다. 이후 흔한 시멘트 조각이라는 이유로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김복진으로서는 오히려 시멘트라는 새로운 수입 재료를 거대 불상 조성에 이용하는 실험이었을 것이다. 미륵대불은 1990년 금동상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두 차례 다른 사람의 손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김복진의 체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전북 김제 금산사 미륵전의 본존불도 그의 작품이다. 미륵전은 내부가 아래위로 뚫려 있는 3층으로 본존불은 높이가 38척이니 12m가 넘는다. 법주사 미륵대불에 시멘트를 이용한 것처럼 금산사 미륵본존불도 서양조각 재료인 석고를 썼다. 당초의 삼존불은 미륵전을 중창한 인조 13년(1635) 조성한 것이다. 미륵불은 특이하게 커다란 무쇠솥 위에 봉안되어 있다. 참배객들은 삼존불에 배례하고는 무쇠솥과 대좌 사이 공간에 시줏돈을 넣고는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1934년 3월 9일 저녁 시줏돈을 거두는 소임을 맡은 동자승이 촛불을 잘못 다루는 바람에 솥 내부에서 불이 났다고 한다. 불길은 곧바로 소조상 내부 목재에 옮겨 붙었고 본존불은 무너지고 말았다. 금산사는 미륵본존의 복원불사를 추진했다. 공모에는 김복진과 함께 당대를 대표하는 화승들인 보응 문성, 금용 일섭, 이석성이 응모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보응, 금용, 이석성은 서울 안양암의 천오백불상도 함께 조성한 적이 있다. 이당 김은호 화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끈다. 김복진에게 응모를 권유한 것도 이당이었다고 한다. ●일제시대 옥살이하며 밥으로 불상 만들기도 김복진은 도쿄미술대학에서 공부한 뒤 1923년 신극운동 단체인 ‘토월회’를 조직한다. 1924년에는 일본 제국미술원전람회, 1925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각각 나체 조각 작품으로 입선한다. 이듬해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나체상 ‘여인’이 특선에 올랐다. 하지만 조선공산당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1928년 일본 경찰에 붙잡혀 6년 가까이 감옥살이를 하게 된다. 김기진은 감옥살이 당시 형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기억한다. 참담한 감옥살이 중에도 김복진은 먹지 않고 남긴 밥을 주물러 점토처럼 만들고는 인물상과 불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솜씨에 놀란 간수들이 김복진을 목공소로 보내 작은 목조불상을 깎게 해서 감옥소 직매장에서 팔게 했다는 것이다. 김복진이 불교 조각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이 기간이었던 것 같다. 금산사 미륵불 조성에 나선 것은 풀려난 직후가 된다. 남아 있는 김복진의 불상 작품은 10점 남짓이다. 금산사 미륵불과 그의 흔적이 남은 법주사 미륵대불, 서울 영도사 석가모니불입상, 충남 예산 정혜사 관음보살좌상, 충남 공주 계룡산 소림원 미륵입상 등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소림원 불상이다. 소림원의 높이 117㎝ 석고 미륵은 금산사 미륵불을 조성하기 위한 축소 모형이라고 한다. 다만 머리 부분의 비례가 소림원 쪽보다 금산사 쪽이 조금 더 커보인다. 참배객들이 고개를 들어 한참을 높이 올려다봐야 하는 대형 불상인 만큼 의도적인 비례 조정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곡성 군청 양모 주무관 영면식

    지난달 31일 아파트 20층에서 투신한 공무원시험 준비생과 부딪히는 불의의 사고로 숨진 전남 곡성군청 양모(39) 주무관의 발인식이 3일 가족, 친구, 직장동료들 오열 속에서 엄수됐다. 오열하며 실신하다시피 한 8개월 만삭의 부인과 영문도 모르는지 생긋 웃으며 운구 행렬를 뒤따르는 다섯살배기 아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의 눈시울을 더 젖게 했다. 유근기 곡성군수와 동료들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한 줌 재가 된 양씨는 이날 오전 광주 영락공원에 잠들었다. 고인의 아내와 아들은 당분간 집을 떠나 가족과 함께 지낼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 하루 먼저 화장을 치른 투신한 대학생의 유가족도 이날 양씨 빈소를 찾아와 유가족에게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죄송합니다”라며 흐느꼈다. 조용한 성격에 업무 능력과 책임감이 강했던 양씨는 인기리에 개봉 중인 영화 ‘곡성’과 관련한 보도자료 등을 작성해 ‘곡성 장미축제’ 등을 홍보해 최근 축제가 대성황이었다. 사고 당일에도 군정소식지 등을 만드느라 야근한 뒤 밤늦게 귀가하다가 귀가하다 참변을 당했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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