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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업 KT 민영화2기 출범, 성장동력 발굴 관건

    민영 2기 KT호가 출범했다. KT는 19일 서울 우면동 KT연구센터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남중수(50) 내정자를 사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남 사장은 오는 2008년까지 임기 3년간 ‘내실 경영’에 주력, 민영화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전망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블루오션 같은) 고객감동 경영으로 또한번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영화 안착은 물론 정체된 수익구조 개선, 신 성장동력 발굴의 과제도 안고 있다. ●민영화 안착 돌파구는 ‘원더(Wonder) 경영’ 남 사장은 “앞으로 3년은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진정한 민영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임기동안 내부적으로나 외형적으로 민영화의 틀을 제대로 다져놓겠다는 말이다. 남 사장이 선언한 ‘Great KT’와 ‘원더경영’ 비전들도 이같은 연장선에서 나왔다. 국내외 고객에게 지금보다 다른 ‘놀라운 감동’을 제공하는 KT가 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성장동력 발굴 지속 최근 KT의 경영 성적표는 밝지 못하다. 민영화 이전인 2001년에 11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뒤 2002년 11조 7000억원,2003년 11조 6000억원, 지난 해 11조 9000억원으로 ‘염원의 12조원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 2·4분기의 실적 악화를 계기로 올해 주요 경영목표도 하향 조정했다. 남 사장으로서는 이런 이유로 통신·방송 융합시장에 대응하는 신성장 엔진 발굴이 큰 과제 중의 하나다. 사실 KT는 국가기간통신망을 운영하는 등 공기업적 성격도 많아 통신정책을 따로 놓고 사업을 가져갈 수 없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공익성과 수익성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게 KT의 숙명이란 뜻이다. 때문에 휴대인터넷 등 성장동력 발굴에서는 정부와의 보조를 맞춰가면서 서비스들은 고객에게 맞추는 구도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남 사장도 “공적 사회적 역할은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는 소중한 경영자산”이라며 공익적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KT는 민영화 1기때 민영기업으로서의 경영목표 때문에 통신정책 주무 부처인 정보통신부와의 의견차를 가끔씩 드러냈다. ●공기업 잔재 털어내기 남 사장은 취임사에서 “사장 내정 이후에 각계의 조언을 구해 봤더니 ‘민영화된 공기업, 즉 민영화 혜택만 먹으면서도 민간 마인드는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조직 및 인적 쇄신이 예견되는 언급으로 보인다. 남 사장은 또 “매출이 적어지더라도 내실을 우선 순위로 가져가겠다.”면서 “직원을 통한 서비스 강매 등으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가는 경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평양 비즈니스 스쿨’을 아십니까

    북한 최초의 사립 경영 학교인 ‘평양 비즈니스 스쿨’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구두공장과 제약공장 등에서 일하는 이들 30명은 외국 기업 주재원들로부터 주체경제 이론 대신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이론을 배우고 효율성과 이윤, 소비자 행태라는 다소 낯선 개념들에 대해 토론을 펼쳤다. 최근 북한을 취재한 애나 피필드 파이낸셜 타임스 기자는 19일 게재한 ‘평양 비즈니스 스쿨 탐방기’에서 이 학교가 이달 첫 졸업생을 냈다는 것은 2002년 경제개혁 조치 이후 변화하는 북한 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지적했다. ‘평양 비즈니스 스쿨’은 스위스 정부 산하기구인 ‘개발법인국’에서 조성한 기금으로 설립됐다. 다국적 기업인 ABB와 스웨덴의 기계류 제조업체인 샌드빅의 평양법인 대표인 펠릭스 애브트가 학장직을 맡고 있다. 2002년 경제개혁 조치 이후 공장장이나 생산라인 책임자들의 재량권이 늘어나고 효율성과 이윤의 극대화라는 자본주의식 경영관리 개념이 도입됐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따라서 이 학교가 바로 개혁 조치와 현장과의 괴리를 메우는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북한의 경제발전을 돕고 싶고, 동시에 외국 회사들에서 일할 수 있는 우수 인력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애브트는 말했다. 교수진은 평양에 진출한 외국 기업 및 서구 은행 종사자들이다. 교과목에는 ‘국제상법개론’과 ‘전략과 전략적 경영’ 등이 포함돼 있다. 학생들은 시장조사와 소비자 행태, 전자상거래에 대해서도 배운다. 이 학교 첫 졸업생 중 한 명인 강천일씨는 북한의 관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과과정을 통해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첨단기술센터의 경영목표를 보다 높고 분명하게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지금은 학위 과정이 아니지만 이를 정식 경영학석사(MBA)과정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맺지 못한 시 한편 가슴을 울리네

    ‘돌아갈 곳을 알고 있습니다./조금만 더 기다려보세요/모두 돌아갈 곳으로 돌아간다는 걸/왜 모르겠어요./잠깐만요. 마지막 저/당재고개를 넘어가는 할머니/무덤가는 길만 한번 더 보구요.//이. 제. 됐. 습. 니. 다.’(미완유고시 ‘가을’) 시인은 가고, 미처 끝맺지 못한 시 한편이 남은 자들의 가슴을 울린다. 지난해 9월3일 세상을 뜬 윤중호(1956∼2004)시인의 유고 시집 ‘고향길’(문학과지성사)이 고인의 1주기를 앞두고 출간됐다. 뒤늦게 췌장암을 발견하고, 한달여의 짧은 투병끝에 그렇게 서둘러 가지 않았더라면 지난 연말 어머니 칠순잔치 상에 올랐을 시집이다. 이를 안타까워한 지인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1984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농민 현장문학을 선도했던 ‘삶의 문학’동인으로 활동하면서 그의 관심은 늘 근대화와 산업화에 소외된 고향과 고향 사람들의 척박한 삶에 머물렀다. 이번 시집 역시 우리네 삶의 원형을 기억하려는 시인의 ‘귀향(歸鄕)본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어릴 때는 차라리, 집도 절도 피붙이도 없는 처량한 신세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던 시인은 ‘이제 이 나이가 되어서야, 지게 작대기 장단이 그리운 이 나이가 되어서야, 고향이 너무 멀고 그리운 사람들 하나 둘 비탈에 묻힌 나이가 되어서야, 돌아갈 길이 보인다’(‘영목에서’중)고 말한다. 때론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은 아닐까?’(‘고향, 옛집에서’중)라며 조바심내다가도 ‘우리 모두 돌아갈 길/그 길이 참 아득하다’(‘고향 길1’중)며 스스로를 위안한다. 시인에게 고향과 어머니는 태초에 생명을 주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하며, 죽어서 심신이 묻히는 곳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그건 곧 시인이 시를 쓰는 가장 큰 의미이기도 하다. 시집의 첫 장에 실린 시구절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외갓집이 있는 구 장터에서 오 리쯤 떨어진 九美집 행랑채에서 어린 아우와 접방살이를 하시던 엄니가, 아플 틈도 없이 한 달에 한 켤레씩 신발이 다 해지게 걸어다녔다는 그 막막한 행상길.’로 시작하는 이 시의 제목은 ‘詩’다. 도시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의 강퍅한 삶을 깊은 성찰로 담아낸 시들도 도드라진다.‘일산시민모임에서 땅을 빌려 만들었다는 주말 텃밭/쇠비름만 자라는 다섯 평짜리 박토지만/이름은 어엿한 주말농장/글세 그런 걸 해도 괜찮을까?/무공해 채소가 어떠니, 흙을 밟는 마음이 어떠니/이런 막돼먹은 생각을 해도 괜찮을까?/…/터덜터덜 주말 농장에 가면/어쩔 수 없이 가슴이 설렌다.’(‘일산에서’중) 20일 오후 3시30분 영동 여성문화회관에서 시인의 1주기 추모문학제와 출판 기념회가 열린다.(02)335-2743.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CEO칼럼] 인재를 만드는 경영시스템/송영한 KTH 사장

    [CEO칼럼] 인재를 만드는 경영시스템/송영한 KTH 사장

    잘 만들어진 경영 시스템은 그 바탕에 기업의 비전과 사명이 반영돼 있어야 할 것이고, 사람이 바뀌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깊이가 있어야 할 것이다. 기업 경영에 있어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에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역시 ‘사람 관리’다. 사람은 다루기도 어렵고 대체하기도 쉽지 않으며, 아무리 IT 등 기술이 발달한다고 해도 결국은 사람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산업사회와 달리 경영환경이 날로 변하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의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지식과 속도의 사회에서는 우수한 인재들의 역량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기업의 리더인 경영자는 어떻게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느냐, 그 인재가 어떤 태도를 갖게 하느냐, 그리고 그 인재를 어떻게 더 우수한 인재로 육성하느냐를 항상 고심한다. 자연에서 종족의 유지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듯 사회에서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존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을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한다면, 경영자에게는 자기 이상의 역량을 발휘할 후임자를 키우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인재를 강조하다 보니, 기업의 흥망과 성과가 소수의 역량 있는 리더들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대개 우수한 인재로 인정돼 새로 기회를 갖게 되는 사람들은 자신의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기존의 틀을 일단 부정해 보는 경향이 있으며, 거기에 성공한 사람일수록 영향력이 커진다. 이들이 빠른 시간 내에 혁신적 성과를 보여주고자 하면 할수록 기반을 다지는 노력을 무시하거나 부작용에 대한 고려를 소홀히 할 수도 있다. 가장 영향력이 큰 리더인 CEO의 경우가 더욱 그러한데, 발빠른 혁신을 기반으로 한 시장 선점으로 회사의 위상을 달리하는 사례도 있지만, 스타 CEO에 의해 급성장하던 기업이 CEO의 교체를 겪으며 더 추락한 사례도 적지 않다. 대개 오너 경영체제의 기업들은 이런 문제를 겪지 않는다. 오너 경영자의 수명도 있지만 후계자의 양성과정과 기간도 상당하므로, 오너 경영자가 경영의 중심축을 유지하고 있는 한 여간해 경영의 기본틀이 깨지는 위험에 빠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배구조가 정착되지 않은 채 최고경영자의 교체가 잦은 기업은 늘 혼란을 겪게 된다. 더욱더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경영 환경 하에서 이러한 문제는 유연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보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저자 짐 콜린스는 CEO의 겸양과 의지에서 이에 대한 답을 찾기도 했지만, 이는 도덕군자론만큼이나 어려운 주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영 시스템은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성요소의 조직화와 그들 기능의 통일된 상호작용을 말하며, 조직, 인적ㆍ물적 자원, 제도 및 절차 등을 포함한다. 잘 만들어진 경영 시스템은 그 바탕에 기업의 비전과 사명이 반영돼 있어야 할 것이고, 사람이 바뀌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깊이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변모할 수 있고 내외부의 우수한 인재들을 활용해 일관성 있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반면 역량이 있는 우수한 인재들은 이 시스템의 신뢰성 높은 기능을 활용해 그들의 역량을 십분 더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경영 시스템은 인재에 의한 경영이 지속되기 위한 기업의 ‘인프라 스트럭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영 시스템의 구축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돼야 하고, 특정한 리더의 소신이나 주문에 의해 단숨에 만들어지고 없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영자들이 경영품질을 높이기 위해 비전과 전략목표를 정렬시키고, 측정 가능한 지표에 의해 성과를 관리하는 틀을 만들어 적용하는 동시에,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 나가는 것은 이러한 과정의 일환이다. 이 노력들이 신뢰로 다져져 체질화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송영한 KTH 사장
  • 원가 불려 전기료등 6000억 더걷어

    원가 불려 전기료등 6000억 더걷어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을 6000억원 가까이 과다하게 거둬들인 공기업들이 인건비로 수백억원씩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혈세로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같은 사실은 28일 감사원이 발표한 ‘공기업 경영혁신 추진실태’특감 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9월부터 39개 공기업과 기획예산처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감사원은 101건의 지적사항에 대해 처분요구를 하고, 이억수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에 대해 책임을 묻도록 조치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전기요금 산정기준을 개정하면서 국민부담을 늘려 지난 2002년부터 최근 2년간 무려 4700억원 정도의 전기요금을 부풀려 징수했다.1당 적정가격에서 2002년에는 0.25원을,2003년에는 1.36원씩을 올려 받았다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원가를 과다하게 산정해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1042억원의 가스요금을 부당하게 챙겼다. 뿐만 아니라 광역상수도요금과 고속도로 통행료 역시 산정기준이 불합리하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정부지침 무시하고 인건비 인상 국민부담을 외면한 이들 공기업은 정부지침까지 무시하며 임금을 인상할 정도로 제 밥그릇 챙기기에 바빴다. 특히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02년 인건비를 무려 24% 올린 데 이어 2003년에도 12.4%를 인상했다. 당시 정부지침이었던 인상률 6%와 5%보다 무려 4배까지 인건비를 올린 셈이다. 석유공사는 그럼에도 문서상에는 인건비 인상률이 6%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허위 작성하는 모럴해저드의 극단을 보였다. 인천국제공항 등 2개 공항공사는 자본잠식 상태인데도 인센티브와 상여금을 제외한 임직원 1인당 평균 인건비가 5300만원에 달했다. 정부투자기관 평균 인건비 4400만원보다 900만원이나 많은 수준이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 등 19개 자회사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인건비 인상률은 14.2%로 정부투자기관 7.1%의 2배에 달했다. ●자회사는 인사적체 해소수단? 제 식구 감싸기 역시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모회사 출신을 자회사 임직원으로 앉히는 것도 모자라 공채시험에서 직원 자녀에게 가산점을 주기도 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내부인사규정에 공사 직원 자녀에게는 신규채용시 1차 시험 만점의 10%를 가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던 사실이 적발됐다. 이 규정에 따라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직원 자녀 총 6명이 가산점을 받고 합격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들 공기업은 자회사를 인사적체 해소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가스공사의 자회사인 한국가스기술공사의 이사 6명 전원은 가스공사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뿐만 아니라 부당한 수의계약으로 퇴직직원과 자회사를 뒤봐주기식으로 지원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국지역난방기술㈜은 무려 85건에 달하는 용역사업을 퇴직직원이 차린 회사에 맡겼고, 한국남부발전㈜ 등 4개 발전사는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업무를 자회사에 수의계약으로 넘겨 125억원의 낭비를 초래했다. 한전 역시 이같은 방법으로 168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거품 많은 경영평가 눈가리고 아웅식의 경영평가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경영목표를 일부러 낮게 산정해 경영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도록 한 것이다. 한전은 전력 부하율이 74.8%에 이르는데도 목표를 71.3%로 낮게 잡아 매년 만점을 받았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경영목표를 전년도 실적보다 적게 설정해 높은 점수를 받는 등 경영평가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기업이 자율경영체제로 전환된 이후 경영관리실태를 점검해 봤지만 임금 과다 인상, 불필요한 조직과 인력 운영 등 방만경영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1) 시험대에 오른 우정공사

    [일본을 다시본다] (11) 시험대에 오른 우정공사

    |도쿄 특별취재팀|“전국 2만 4200여곳의 우체국과 360조엔을 웃도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신고를 보유한 거대 조직….” 공룡 조직으로 불리는 일본우정공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우정 민영화 법안 추진을 계기로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130여년간 국가기관으로 존속해 오다 2003년 4월 공사로 전환한 뒤 ‘고객지향주의’를 외치며 체질개선에 나선 지 불과 2년 만에 ‘민영화’라는 격랑에 휩싸였다. 민영화가 추진되면서 27만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의 신분 변화 등을 걱정하는 내부의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공사든 민영화든 수익만 내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살길은 서비스 개선뿐 지난 5월 말 도쿄도(都) 지요다구(區) 가스미카세키 인근의 일본우정공사 본부내 우체국.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창구 직원들이 ‘어서 오세요.’라며 환한 미소로 반긴다. 오밀조밀하고, 아담하게 꾸며져 액세서리 가게를 연상시킨다. 창구 앞에 부착된 받침대에는 새로 출시된 상품들이 광고전단과 함께 진열돼 고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실내가 너무 안락한 것 같다.”며 말을 던지자 니타 유키오 부국장은 “우정청에서 우정공사로 바뀐 뒤부터는 ‘고객은 왕이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죠. 뻣뻣하고 고압적인 자세로는 더 이상 고객을 붙들 수 없습니다.”고 대답했다. 니타 부국장은 최근 출시된 신상품 ‘EXPAK 500’을 펼쳐 보이며 “인기가 너무 좋다.”고 자랑했다.500엔만 내면 전국 어디든 택배를 이용할 수 있고, 미리 사둔 뒤 이용하면 굳이 우체국에 가지 않고 인근 우체통에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우체국과 편의점의 제휴 공사 전환 뒤 달라진 것 중의 하나는 새로운 택배마케팅을 도입한 점이다. 우체국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2003년 11월 택배업계 1위인 야마토운수와 제휴관계에 있는 편의점 체인망 ‘로손(LAWSON)’과 손을 잡았다. 전국에 800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로손과의 제휴는 택배사업의 거점 확보는 물론 우체국과 편의점의 유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우체국에서 만난 회사원 다나카 다이치는 “우체국이 점차 편의점의 성격으로 바뀌는 것 같다.”며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에 눈을 돌리는 게 피부로 느껴지곤 한다.”고 말했다. ●시스템도, 사람도 ‘바꿔’ 사실 공사의 구조적인 비효율과 관료주의 색채를 없애는 데는 2002년 12월 도요타자동차의 생산방식을 본뜬 JPS(Japan Post System) 개혁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우편물 접수, 분류, 배달업무 등의 시간을 줄여 시간당 20%의 절감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업무시스템 개선, 인원 재배치 등으로 2003년에는 4년간의 적자행진을 멈추고 우편업무에서만 263억엔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금은 공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액션플랜(중기경영목표)에 따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고객서비스 개선 등에 초점을 둔 반면 올해부터는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과 상품개발, 경영체질 개선 등에 힘을 쏟고 있다. 경영진을 외부 인사로 대거 교체한 것도 액션플랜 실천에 탄력이 붙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 부사장 2명 가운데 1명은 도요타차 출신이며, 임원도 15명 중 무려 7명을 학계·업계 등 외부에서 영입했다. 우정공사 경영기획부 다니가키 구니오 전략담당부장은 “임원들을 대거 민간에서 데려옴으로써 집행·감시의 피드백 시스템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민도 적지 않다 하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대 돈줄인 우편저금과 간이보험의 판매가 민간업체와의 경쟁으로 예전 같지 않다. 공사에 따르면 우편저금 잔액은 1999년 259조 9000억엔이었으나, 이후 줄곧 감소해 지난해에는 214조 1000억엔에 그쳤다. 간이보험 계약건수도 800만건을 웃돌다 2000년을 기점으로 700만건대로 뚝 떨어지고 있다. 우편 영업수익도 시스템 및 서비스 개선으로 나아지긴 했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은 상황이다. 우정공사 나카지마 히사하루 IR담당부장은 “정부 주도의 민영화 추진에 개의치 않고 민간기업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경영체질로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bcjoo@seoul.co.kr ■ 고이즈미 우정개혁 ‘두가지 셈법’ |도쿄 특별취재팀|일본우정공사의 민영화 작업은 ‘고이즈미 개혁’의 핵심이다. 성공 여부에 고이즈미의 진퇴가 걸려 있어서다. 이런 까닭에 국가금융을 민간금융으로 전환한다는 경제논리 외에 정치논리가 깊이 개입돼 있다. 이른바 우정족(郵政族·지방 우체국 토호세력 등의 지지로 정계에 진출한 의원) 등 기득권 세력이 자민당내 반대파다.‘우정 민영화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중의원 해산·총선거’라는 카드를 빼든 고이즈미 총리와 내년 9월 고이즈미 총리의 임기 만료 이후 주도권을 노리는 반대파들간의 힘겨루기 측면이 강하다. 경제적 효과를 둘러싼 학계·금융계의 엇갈린 시각도 우정 민영화 작업에 논란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나오히로 야시로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은 “일본이 개혁을 하려면 마지막 남은 낡은 사회주의적 금융 잔재를 털어내야 한다.”며 민영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지바대학 신도우 무네유키 교수는 “우정 민영화는 옳은 방향이지만, 민영화를 추진하는 배경 등에 대해서는 해석이 구구하다.”며 “우정 민영화 문제는 형식적인 것과 실질적인 것의 이중성을 추구하는 일본 국민의 속내와 비슷한 측면이 있어 진짜 배경을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키히코 스즈키 UFJ종합연구소 조사부 수석연구원은 “자민당내 반대파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우정 민영화를 정치개혁을 위한 꼼수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문제는 민영화를 왜 하는지 국민들이 잘 모르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다요시 구사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국장은 “공사로 전환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그동안 서비스 개선 등으로 경영실적이 점차 좋아지고 있는데, 굳이 이 시점에서 민영화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 우정공사 직원은 자체 수익으로 월급을 받고 있는데, 민영화를 하면 공무원을 줄이는 만큼 세금을 덜 거둬 들이게 된다는 정부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bcjoo@seoul.co.kr ■ 와카바야시 시게요시 기획관 |도쿄 특별취재팀|“우정 민영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인 개혁 과제입니다.” 일본우정공사의 민영화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내각관방 우정공사민영화준비실’의 와카바야시 시게요시 기획관은 “우정 민영화는 국가가 움켜쥐고 있던 금융업을 시장논리에 따라 민간으로 이양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 작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하지 못하면 일본 금융산업은 후진성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5월 국회에 제출한 우정 민영화 법안은 지난 7일 중의원 표결에서 일부 자민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는 바람에 겨우 통과됐다. 현재 참의원에서 심의 중이다. 우정 민영화 법안은 세계 최대 금융기관인 일본우정공사의 금융부문을 떼내 민영화하는 것으로,2017년 3월까지 마무리하는 것으로 돼 있다. 기본 골격은 공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우편저금과 우편보험은 완전 민영화시키고, 우편회사와 창구네트워크만 지주회사가 주식 100%를 보유하도록 돼 있다. 지주회사의 주식은 정부가 3분의1 이상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와카바야시 기획관은 “은행과 보험을 우체국에서 떼낼 경우 업무차질을 우려하지만, 이행기간이 2007년부터 무려 10년이나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특히 민영화가 되더라도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은 우편저금·간이생명보험 계약자들은 공사 승계법인에 의해 별도로 관리되기 때문에 피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폐합하기로 했던 지방 우체국도 고객들의 불편을 고려해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반발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bcjoo@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X파일’ 논란에 형제다툼까지 뒤숭숭한 재계

    재계가 뒤숭숭하다.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라는 삼성은 ‘X파일’에, 우애좋기로 소문났던 두산은 ‘형제싸움’에, 가뜩이나 고유가로 고전하는 금호는 ‘파일럿 파업’에 발목을 잡혔다. 현대·LG 등 다른 그룹들도 불똥이 튈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 절상으로 국내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부동산 정책은 연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으며, 병원노조 파업까지 가세하고 있다. 정부와 재계 사이에 형성된 미묘한 대립각도 갈수록 날이 서는 양상이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 속에 재계의 ‘기업하려는 의지’가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삼성·두산,‘X파일’ 열리나 삼성은 일단 ‘X파일’ 사태를 살짝 비켜갔지만 방송사를 중심으로 관련 보도가 봇물을 이루고 있어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보도 내용을 면밀히 검토,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지만 한번 터진 물꼬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동안은 ‘X파일 유령’에 시달려야 할 형편이다. 이 때문에 ‘삼성공화국’ 논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방송사마저 삼성의 힘에 굴복했다.”는 비판이 일부 제기되는 탓이다. 지배구조 문제도 여간 ‘우환거리’가 아니다.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대폭 제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간 데다 삼성생명·삼성카드 등이 갖고 있는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5%로 제한하는 ‘금융산업구조개선에관한법률’(금산법) 개정안이 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일단 공정거래법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이라는 초강수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금산법은 이렇다할 묘책이 없다. 주식신탁-이건희 회장 등기이사 사임-원가법 적용 등으로 헤쳐나온 삼성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지정문제도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삼성자동차 채권 처리도 해묵은 과제다. 이런 가운데 주력인 삼성전자의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반토막났다. 109년 전통의 두산그룹은 ‘페놀 사태’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검찰이 투서에 언급된 오너일가의 비자금 조성 및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키로 함에 따라 ‘오너가 집단 사법처리’라는 재계 초유의 사태마저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경영권 공백이 불가피해 또한차례 전문경영인이 그룹 회장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직원들은 동요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일손도 거의 놓고 있다. 검찰수사가 길어질 경우, 외부 적대세력의 M&A(인수합병) 시도나 자금 압박도 우려된다. 무엇보다 비자금 조성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정ㆍ관계 로비 ‘두산 파일’로 확산될 수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현대차·현대, 과거 상처 부각에 전전긍긍 형제간에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은 두산가의 형제싸움으로 과거 생채기가 재조명되자 여간 곤혹스러운 표정이 아니다. 양쪽 진영 모두 “과거 상처를 다시 헤집지 말라.”며 두산 사태에 입을 꾹 다문다. 조카며느리(현정은 현대 회장)와 경영권 분쟁을 치렀던 KCC그룹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인 기아차 노조의 ‘취업 비리’ ‘자동차 부품 빼돌리기’ 등으로 속앓이가 더 심하다. 현대그룹 또한 백두산·개성 관광의 큰 화두만 던져 놓았을 뿐,23일로 예정됐던 현지답사가 무산되는 등 의욕 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LG·금호, 실적 ‘뚝’ LG그룹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서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소했고 친인척 및 허씨와의 계열분리도 무난히 마무리해 경영외적인 악재는 없지만 ‘본업’이 시원찮아 고민에 빠졌다. 주력인 LG전자와 LG필립스LCD의 상반기 실적이 극도로 악화돼 올해 경영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파업 엿새째를 맞아 끝내 제주행 비행기를 띄우지 못했다. 이로써 결항사태가 제주노선까지 확대됐다. 이같은 안팎 악재로 경영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26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76.2%나 감소한 수치다. 경상이익(287억원)과 당기순익(234억원)도 모두 75% 이상 떨어졌다. 회사측은 “항공유 구입단가 상승(51.7%)으로 연료비가 489억원 가량 추가 발생했고 40억원의 인건비가 더해져 전체 영업비용이 상승했다.”고 해명했다. ●정부·재계 미묘한 대립각 모처럼 화해 기류가 조성되는 듯했던 정부와의 관계도 다시 악화되는 조짐이다. 삼성의 공정거래법 위헌소송이 불을 지폈다. 두산그룹 회장 취임을 전후로 연일 쏟아져나온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쓴소리도 박회장의 의도와 관계없이 정부를 아프게 했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마저 컨소시엄 파트너인 독일 지멘스를 앞세워 ‘현대오토넷 인수 무산’ 가능성을 흘리는 바람에 정부의 심기가 더욱 불편해졌다. 지멘스측의 발언이 나온 날,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실무자를 불러 직접 상황을 점검하기까지 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치, 경제, 사회 어느 쪽을 둘러보아도 온통 불확실 변수 투성이어서 일이 손에 안잡힌다.”면서 “이런 추세로 나가면 올해 경영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안미현 류길상 김경두기자 hyun@seoul.co.kr
  • “싸이월드 능가할 콘텐츠 욕심”

    “싸이월드 능가할 콘텐츠 욕심”

    KT그룹의 미디어·콘텐츠사업 자회사인 KTH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KT가 최근 들어 콘텐츠 사업을 키우는데 역량 결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영한(49) KTH 사장을 찾았을 때는 KT가 콘텐츠 사업을 강화한다는 소문이 업계에 어느 정도 돌았던 최근이었다.KT의 영화 투자·배급사인 싸이더스픽쳐스 인수에 즈음해 콘텐츠 사업의 진행이 궁금했고, 포털사이트인 ‘파란’의 시장 안착 여부도 관심사였다. 송 사장은 예측한 대로 ‘킬러 아이디어’를 찾는데 고심 중이었다. 경쟁사의 ‘싸이월드’ 같은 핵심 서비스를 갖고 싶은 욕심이 만남 내내 묻어 나왔다. 현재 포털업계 4∼5위권인 파란은 업계 수위를 넘보겠다는 경영목표를 지난해에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송 사장은 또 다른 큰 생각에 빠져 있었다.KT그룹이 중심이 돼 추진 중인 콘텐츠 강화 전략 마련이다.KT는 최근 싸이더스픽쳐스 인수 등을 통해 초고속인터넷과 휴대인터넷,IPTV 등을 아우르는 영화·음악 등 콘텐츠 전략을 추진 중이다.KT는 유무선 인프라와 유통망,KTH는 콘텐츠와 플랫폼,KTF는 무선인프라와 콘텐츠, 유통망을 연계해 거대 콘텐츠 ‘생산공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콘텐츠사업협의회’를 발족시켜 지난 5월에 첫 모임도 가졌다. 그는 이와 관련한 KTH의 역할을 ‘One Source Multi Use’으로 표현했다. 이는 콘텐츠를 여러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통해 전달하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 역할이다. KTH가 콘텐츠사업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은 송 사장의 첫 몇마디에서 감이 와 닿았다. 그는 “공기업 분위기에 안주했던 조직 틀을 깨기 위해 직원들에게 ‘스피드’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조직과 개인의 속도가 신속해야 의사 결정이 빨라지고 임무 수행이 수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여기에다가 포털업계에 요구되는 특유의 유연성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가 강조한 ‘스피드’는 네이버·다음 등 경쟁사가 5∼6년 만에 정상에 오른 것보다 빠른 2∼3년안에 톱 반열에 올라서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 자신도 지난해 3월 사장에 취임한 뒤 언제나 동반했던 정장과 넥타이를 풀어버렸다. 회사 곳곳에는 회사의 이같은 의지를 표현이라도 한듯 ‘파란인(破卵人)’의 인재상이란 포스터가 눈길을 잡았다.‘상식을 깨뜨려야 세울 수 있고, 파란이 일어난다.’는 문구에다가 계란 아래쪽에 금이 가 있는 그림을 넣었다. 이것이 회사의 지향점이자 목표점이었다. 경영자로서는 회사가 주목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 최근 유·무선, 통신·방송 융합이 이뤄지면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각돼 회사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615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는 1100억∼1200억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주가도 KTH가 그룹의 콘텐츠 사업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쑥쑥 오르고 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가야금 선율로 느끼는 록·재즈

    가야금 선율로 느끼는 록·재즈

    가야금으로 재즈와 록을 연주하는 이색 연주회가 열린다. 이화여대 국악과 출신의 신세대 연주자로 뭉친 ‘여울’. 기숙희(26), 이수은(25), 안나래(24), 박민정(24)씨 등 4명으로 구성된 가야금 앙상블이다. 이들은 오는 19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갖는 두번째 연주회에서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한다. 가야금이라는 전통악기의 특성을 기조로 전통은 물론 재즈, 록, 퓨전,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넘나드는 연주를 할 계획이다. 이들의 연주곡 중 레드 제플린의 ‘천국으로 가는 계단’(Stairway to Heaven)은 록 마니아들에게는 불후의 명곡일 만큼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4대의 가야금을 위해 새로 편곡했다. 매우 서정적인 이 곡을 가야금으로 편곡·연주하는 것은 취약한 대중성을 조금이나마 확보하려는 의도에서다. 또 세계적인 크로스오버 피아노 연주자 클로드 볼링과 클래식 기타리스트 라고야가가 함께 연주한 곡 ‘히스패닉 댄스’(Hispanic Dance)도 들려준다. 라틴 리듬에 바탕을 둔 재즈 곡을 생기발랄하고 유괘한 가야금 4중주로 새롭게 느껴지도록 할 예정이다. 영화,CF에도 자주 등장하는 유명한 재즈 보컬곡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도 가야금 연주로 새로 태어난다. ‘여울’의 멤버들은 국립국악중·고교와 이화여대 선·후배 사이이다 보니 그 어느 팀보다 완벽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자연 연주에도 이들의 하모니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이들의 활발한 활동 뒤에는 가야금의 명인 황병기씨가 든든한 버팀목으로 있다. 이들의 음악적 재능과 열정을 주시해온 황씨의 제안으로 팀이 결성하게 된 것.“음악계의 물살을 바꾸라.”는 의미가 담긴 ‘여울’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도 황씨다. 이들은 물론 1979년 황씨가 작곡한 실험성 돋보이는 ‘영목’과, 가야금 4중주와 드럼을 위한 모음곡 ‘산책’도 선보인다.“시대의 감성을 대변하는 새로운 전통음악을 창조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다짐이다.(02)599-6268.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기업들 ‘쥐어짜기’

    ‘원가 10% 절감, 이메일 다이어트, 기름값 줄이기….’ 원자재값 급등과 환율 급락에 이은 유가 급등으로 경영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기업들이 ‘마른 수건 쥐어짜기’를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더욱이 경기 침체 장기화로 내수 회복마저 지지부진해 상반기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대부분 악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줄일 수 있다면 모두 줄여라 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경비를 10% 절감하고 임원들이 해외 출장시 단거리는 이코노미클래스를 쓰는 한편 출장 대신 화상회의를 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삼성SDI는 직원들의 이메일이 한계용량을 넘지 않도록 해 서버 관리업체에 내는 비용을 줄이자는 취지의 ‘이메일 다이어트’ 캠페인을 진행중이다. 기아차는 연초부터 실시한 30% 비용절감 운동에 따라 간부들에게 주던 유류비를 30% 줄이는 한편 종이컵 대신 머그잔을 사용토록 했다. 삼성전자도 비용절감을 위해 전기 등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원자재, 에너지, 사무용품 등의 절약을 일상화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약 22% 감소한 50억달러 규모로 잡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총체적인 원가절감 운동을 펴고 있다.●하반기 전망과 전략 현대차는 수출 호조와 내수판매 회복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초 설정한 경영목표를 유지한 가운데 해외생산 및 판매시장의 다변화, 원가절감, 신차투입 등으로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D램,LCD 부문 등의 회복세를 점치며 당초 잡았던 경영계획의 수정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대신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등 대외 악재가 지속돼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결제 통화의 다변화나 달러화 자산 축소, 생산성 향상 등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LG전자는 하반기 첨단 휴대전화기,PDP·LCD TV 등의 수출 확대를 통해 난관을 타개한다는 방침이다.LG화학은 제품 수주에서 출하까지의 시간을 줄이고 신제품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등 ‘실행 스피드’를 올리는 데 주력키로 했다.●상반기 실적은 ‘부진’ 삼성전자는 작년 1·4분기와 2분기에 각각 4조원과 3조 7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2조 1499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에도 증권가 전망치 기준으로 1조 78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LG전자도 2분기 휴대전화 출하량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2·4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1분기 2798억원에 못미치는 24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도 상반기 수출 호조로 작년 동기 대비 판매 증가율이 15.7%에 달했으나 내수는 4.0% 감소했다.산업부 종합 jhj@seoul.co.kr
  • 한전 실적1위… 광진공·도공 최하위

    한전 실적1위… 광진공·도공 최하위

    13개 정부투자기관의 지난해 경영성적표가 공개됐다. 우등생에게는 푸짐한 성과금이, 열등생에게는 공개 경고장이 주어졌다.21일 기획예산처가 13개 정부투자기관을 대상으로 경영실적을 평가한 데 따르면 한국전력공사가 1위,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2위, 한국토지공사가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에 비해 대한광업진흥공사는 최하위인 13위, 한국도로공사는 12위에 각각 머물렀다. 올해 철도청에서 공사로 전환된 한국철도공사는 평가에서 빠졌다. ●목표달성도·효율성 등 경영전반 평가 이번 평가는 관계전문가 38명으로 구성된 경영평가단이 지난 3개월 동안 정부투자기관을 대상으로 경영목표 달성도, 경영효율성, 공익성 등 경영전반에 대해 실사한 결과다. 기획예산처는 경영성적이 최하위인 광업진흥공사와 도로공사 등 두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경고 조치를 내리는 한편 해당 기관의 사장에게는 성과금을 한 푼도 주지 않기로 했다. 특히 두 기관에 대해서는 오는 8월말까지 경영개선계획을 주무부처와 예산처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했다. 평가결과에 따른 성과금은 1위인 한국전력이 월평균 기본급의 500%,KOTRA는 480%, 토지공사는 466%를 각각 받게 됐다. 기관장의 경우 사장경영계약 이행실적 평가결과 1위인 KOTRA가 200%, 한국석유공사가 186%, 한전이 177%를 각각 받는다. ●도공·광진공 기관장 성과금 못받아 반면 꼴찌를 한 광업진흥공사의 직원들은 200%만 받고 기관장은 전혀 못받게 됐다. 도로공사는 직원 315%, 기관장 56%가 적용되지만 기관장은 기관경고를 받는 바람에 성과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한국전력은 요금납부제도 개선 등 고객만족도(1위)와 윤리경영 개선도가 우수했을 뿐 아니라 유가상승 등 원가상승에도 경비를 절감해 이익이 8.8%포인트 늘어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KOTRA는 중소기업 수출지원을 확대해 수출계약금액이 3억 8000만달러에서 12억 2000만달러로 늘어났고, 공동물류센터 운용 등으로 중소기업들의 애로를 덜어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토지공사는 임대주택지 1000만평을 확보하고 임대주택지 공급원가를 9400억원 가량 절감하는 등 경영효율성이 향상돼 좋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도로공사는 사업축소에 대비한 조직재설계나 재무위험 관리 등에 능동적인 대처가 부족했고, 광업진흥공사는 자원개발사업의 투자수익률이 낮고 융자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예산처는 평가결과 전년도 하위기관이었던 조폐공사(13→6위), 관광공사(11→9위), 석탄공사(12→10위) 등의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등 경영혁신 노력이 모든 정부투자기관에 확산돼 기관간 격차가 2003년 21.8점에서 지난해 12.4점으로 대폭 축소됐다고 밝혔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한국철강협회 ‘철의 날’ 기념식 은탑산업훈장에 윤석만 부사장

    한국철강협회는 9일 포스코센터 스틸클럽에서 조환익 산업자원부 차관과 이구택 회장 등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회 철의 날 기념식을 가졌다. 협회 창립 30주년 기념 행사를 겸한 이 날 행사에는 협회 박태준 초대 회장과 황경로 2대 회장, 정명식 3대 회장 등 전직 회장단과 김무일 현대 INI스틸 부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김정일 동부제강 부회장,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 등 내로라 하는 ‘철(鐵)의 CEO(최고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기념식에서 포스코 윤석만 부사장은 은탑산업훈장을, 동양석판 손봉락 회장은 철탑산업훈장을, 동국제강 김영철 부사장은 산업포장을 각각 받았다. 포스코의 윤 부사장은 1974년 포스코에 입사해 ‘e-세일즈’(중소기업이 온라인을 통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네트워크) 판매량을 지난해 86만t에서 올해 627만t으로 늘리고 세계 최초로 후판 전용선을 건조, 운영하는 등 철강 유통구조와 물류 등을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철의날 포상자 명단 ◇대통령 표창▲이종근 동부제강 상무▲라상묵 현대하이스코 상무▲정찬현 한국철강 부사장◇국무총리 표창▲김영鐸 대륙자원 대표이사▲오명석 현대INI스틸 이사대우▲이석상 코스틸 상무◇산자부장관상▲김준식 포스코 실장▲오상룡 동부제강 부장▲김혁진 포스코 반장▲남시규 쌍용 철강사업부 이사▲최종구 포스틸 팀장▲박정서 휴스틸 반장▲유기종 현대INI스틸 부장▲김종백 동양석판 반장▲김성준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빈석주 삼육철강 대표이사▲라계동 대한전선 과장▲허경석 대우건설 철구사업소 부장▲박영목 화신자원 대표이사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①-창업주 구인회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①-창업주 구인회 일가

    지난 3월3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강남타워(옛 LG강남타워)에서 열린 GS그룹 ‘CI 및 경영이념 선포식’. “지난 반세기 동안 LG와 GS는 한 가족으로 지내며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우뚝 섰습니다.GS가 새롭게 출발하는 것을 보니 남다른 감회로 가슴이 뿌듯합니다.” 차분히 축사를 읽어가는 구본무(60) LG 회장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조부(고 구인회 창업주)때부터 계속돼 온 허씨와의 57년간(47년 락희화학 설립 기준)의 ‘동거’를 당대에서 마무리짓는 순간이었다. 사돈이자 ‘동반자’였던 GS그룹 허창수(57) 회장과 임직원 300여명은 축사를 마치고 행사장을 빠져 나가는 구 회장을 기립 박수로 환송했다. 행사장에 울려퍼진 ‘사랑해요 LG’는 앞으로도 두 그룹이 여전히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구 회장은 이에 앞서 3월14일 ‘당숙’인 구자홍(59) 회장·구자열(52) 부회장이 이끄는 LS그룹 출범식에도 참석, 새로운 길을 떠나는 집안 어른들을 축하했다. 연이어 열린 GS·LS그룹의 출범은 LG의 역사상 가장 큰 행사로 기록될 것이다.‘동업으로 일궈 합작으로 키웠다.’는 LG의 사사가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새로 쓰이게 되는 것이다. GS의 분리로 자산이 지난해 61조 6000억원에서 50조 8800억원으로 줄어든 LG는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기준 재계순위에서 현대자동차그룹(56조 400억원)에 2위(한전 제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1974년과 1980년에는 삼성과 현대를 제치고 재계 1위까지 올랐던 LG그룹으로서는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대목이다. 조부때부터 늘 확장일로를 걷던 사업을 ‘정리’한 구 회장은 LG의 비전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졌던 종합그룹에서 전자·화학중심의 ‘글로벌 리딩그룹’으로 재확립했다. 전반적으로 어려운 여건임에도 올해 경영목표를 매출 94조원, 경상이익 4조 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5%,26%나 높게 잡은데서 ‘제3의 창업’을 향한 LG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부친이 준 자금으로 사업 시작 재계3위 LG그룹의 역사는 1947년 락희화학(현 LG화학)의 설립에서 시작되지만 그 기원은 1931년 7월 경남 진주시 진주식산은행 건너편 2층 건물에서 시작한 ‘구인회 상점’이 출발이다. 구인회 회장은 1907년 8월28일 경남 진양군 지수면 승산마을(현 진주시 지수면 승내리)에서 홍문관 교리를 지낸 할아버지 만회 구연호 공의 외아들 춘강 재서 공과 진양 하씨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1921년 지수보통학교 2학년에 편입해 잠시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과 같이 수업을 듣기도 했다.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과는 같이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지만 축구로 교유관계를 쌓았다고 한다. 구 회장은 20세때 서울 중앙고보 2년을 마치고 귀향, 사업에 뜻을 보였는데 엄격한 유교집안의 장손이 장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조부와 부친의 반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결국 장손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24세에 이미 3남 1녀와 아래로 다섯 동생을 둔 집안의 가장이었던 구 회장은 아버지가 건네 준 2000원과 첫째 동생 철회씨의 사업자금 1800원을 더해 자본금 3800원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 7년 뒤인 1938년 자본금 3만원으로 ‘삼성상회’를 시작한 것에 비하면 출발은 일렀지만 규모는 작았던 셈이다. 구 회장의 첫 사업은 ‘실패’였다. 사업 첫 해 무려 500원의 손실을 본 것이다. 이듬해 고향마을의 땅을 담보로 8000원을 빌린 구 회장은 새로운 각오로 사업을 재개했지만 그 해 장마로 포목이 물에 잠기고 만다. 이후 사업이 제 자리를 잡아 가는 듯했지만 또다시 1936년 대홍수로 가게가 떠내려 가고 말았다. 첫 시련은 가혹했지만 구 회장은 사업가 기질을 발휘해 “장마가 든 해에는 풍년이 들어 살기가 좋아질 것이다.”는 신념을 갖고 주변 사람에게 다시 돈을 빌려 포목사업을 벌였다. 구 회장의 예측대로 그해 풍년이 들어 결혼수요가 폭증하자 포목사업도 번창하기 시작했고 구 회장의 사업인생도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허씨와의 인연 LG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구씨-허씨 동업을 빼놓을 수 없다. 두 가문의 인연은 구인회 회장의 8대조인 구반공 시절부터 시작됐다. 구반공의 부친이 현풍현감으로 재임할 때 진주의 만석꾼인 허씨 집안으로 장가를 왔고 이후 승산마을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구인회 회장 역시 열네살 나던 해인 1921년 담 하나 사이 이웃인 허만식씨의 장녀 을수씨와 혼례를 올렸다. 조부 만회공의 셋째 딸이 허만식씨의 둘째아들 인구씨에게 출가했지만 신랑이 요절하는 바람에 이어지지 못했던 두 집안이 다시 한번 관계를 맺은 것이다. 이후 구씨와 허씨는 무려 8건의 겹사돈으로 맺어지며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다. 구씨와 허씨는 1946년 1월 구 회장 장인(허만식씨)의 재종인 허만정씨가 셋째 아들 준구(당시 24세)를 데리고 당시 구회장이 살던 부산으로 찾아오면서 사돈에서 동업자 관계로 발전한다. 허만정씨는 사업자금을 내놓으며 아들의 경영수업을 부탁했고 구 회장은 동경 유학생 출신의 준구씨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준구씨는 첫째 동생 철회씨의 맏사위였으므로 이미 남도 아니었다. 잘 알려진 대로 고 허준구씨는 LG건설·LG전선 회장 및 그룹 부회장을 지내며 LG의 역사와 함께했고 허창수 현 GS그룹 회장, 허정수(55) GS네오텍(전 LG기공) 사장, 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 허명수(50) GS건설 부사장, 허태수(48) GS홈쇼핑 부사장 등 그의 아들들도 LG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했다. LG의 초기 역사에는 허준구씨말고도 다른 허씨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준구씨의 친형인 고 허학구씨는 락희화학 전무로 일하면서 구자경 당시 상무와 함께 부산 범일동 공장에서 먹고 자며 밤낮으로 일했다고 한다. 구 회장은 또 락희화학 서울사무소를 지원하기 위해 허준구씨의 동생으로 당시 ‘조선통운’에 다니던 허신구씨를 끌어들였다. 허신구씨는 락희유지 상무시절인 62년 동남아출장에서 ‘합성세제’를 처음보고 구인회 회장에게 세제 사업 진출을 건의,66년 ‘하이타이’가 출범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허신구씨는 금성사 사장, 그룹 부회장, 럭키석유화학 회장 등을 역임했고 장남 허경수씨는 87년 코스모그룹을 창립하며 독자경영의 길을 걷고 있다. 허만정씨는 8형제를 뒀는데 학구-준구-신구씨는 LG에 발을 담은 반면 장남 고 허정구씨는 삼성 이병철 회장의 ‘창업동지’로 다른 길을 걸었다. 허정구씨의 2남이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다. 허신구씨의 차남 허연수씨도 GS리테일(전 LG유통) 상무로 일하고 있고 허만정씨의 막내인 허승조씨는 GS리테일 사장을 맡고 있다. ●가족들의 맹활약 LG는 그동안 숱한 계열분리를 통해 친족간 재산분배를 마무리지었다. 현재 LG에 남아있는 ‘오너일가’는 구본준(54) LG필립스LCD 부회장이 유일하다. 하지만 몇년전만 해도 주요 계열사 사장과 임원 상당수가 구씨, 허씨일 정도로 가족경영이 활발했다. 오너일가들이 지나치게 많아 그만큼 부작용도 적지 않았지만 LG의 창업과정에서 이들의 공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앞서 언급했듯이 구인회 회장은 첫째 동생 철회씨와 동업으로 ‘구인회상점’을 창업했다. 철회씨는 형과 함께 사업을 일구며 락희화학, 금성사 등의 사장을 맡았다. 둘째 아우 정회씨도 경성전기학교를 마치고 형의 사업을 돕기 시작했다. 정회씨는 45년 구인회 회장이 ‘조선흥업사’라는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을 때 화장품 기술자 김준환씨를 영입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계기를 마련했다. 처음 만든 화장품 이름을 ‘럭키(LUCKY)’라고 지어 ‘럭키그룹’의 기반을 닦은 것도 정회씨였다. 셋째 아우 태회씨는 서울대 문리대에 다니면서 창신동 집에서 ‘화장품연구’에 몰입,‘투명크림’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50년 서울대를 졸업하자마자 락희화학의 전무로 입사, 형의 사업을 돕기 시작했다. 같은 해 장조카 구자경 명예회장도 부산사범대 부속국민학교 교사 생활을 접고 락희화학 이사로 입사했다. 태회씨는 이후 안 깨지는 크림통 뚜껑에 목말라하던 구인회 회장을 도와 LG가 플라스틱 사업에 진출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53년 락희화학이 서울에 사무소를 낼 때 기반을 닦은 것도 태회씨였다. 태회씨는 58년 제4대 국회의원 선거에 자유당후보로 고향인 진양에서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치인의 길을 걷는다. 역시 서울대 문리대를 나온 넷째 아우 평회씨는 락희화학 지배인 시절인 1954년 멕시코에서 열린 국제청년상공인회의(JCI)에 참석한 뒤 곧바로 뉴욕으로 날아가 ‘콜게이트사’ 주변에 머물며 치약 제조기법을 알아내는 공을 세웠다. 공전의 히트를 친 ‘훌라후프’도 평회씨의 제안으로 들여왔다.5·16 쿠데타 직후인 61년 ‘부정축재 기업인’ 처벌때는 형을 대신해 6개월간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삼성 이병철 회장의 차남인 이창희씨가 아버지와 형(맹희씨)을 대신해 처벌을 받은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5년 연속 세계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LG전자의 에어컨 사업은 구자경 명예회장이 락희화학 전무시절 “고층빌딩이 계속 늘고 있어 에어컨이 앞으로 필요해질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내 시작했다.67년 9월 미국 GE사와 제휴를 통해 국내 첫 에어컨 생산에 들어갔다. 미국 워시본대와 뉴욕시립대 대학원을 나온 구자두씨는 금성사 관리부장 시절인 62년 동남아 통상사절단을 수행하며 홍콩의 바노사로부터 라디오 200대를 주문 받아오는 등 LG의 첫 수출 물꼬를 트는데 기여했다. 럭키치약 광고판을 부산 연지동 공장에 세우는 등 본격적인 광고개념을 도입한 것도 자두씨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6남4녀의 ‘방대한 혼맥’ 구인회 회장은 허을수씨와 사이에 6남4녀를 뒀다. 자손이 워낙 많다 보니 LG가를 ‘재벌 혼맥의 핵’이라고 부르지만 권력 핵심이나 정계쪽과는 인연이 없어 세칭 ‘정략결혼’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다.LG가는 특히 아들이 많은데 회(會)자 돌림만 6명, 자(滋)자 돌림은 23명에 달한다. 본(本)자 돌림은 구인회 회장 직계로만 11명이다. 장녀 양세(83)씨는 15세때 경남 남해군수를 지낸 박해주씨의 아들로 진주고보 학생이던 박진동씨에게 출가했다. 박씨는 광복후 좌우익투쟁으로 학병동맹본부 피습사건으로 사망했다. 장남 구자경(80) 명예회장은 17세때인 42년 5월 고향인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과 가까운 대곡면 단목리의 대지주 하순봉씨의 장녀 정임(81)씨와 혼례를 올렸다. 구 명예회장은 당시 진주공립중 4학년이었고 한살 위인 신부는 한문에 뛰어난 소양을 갖춘 사람이었다. 구 명예회장 부부는 올해로 63년째 해로하고 있다. 2남 자승(74년 작고)씨는 56년 부산에서 금성방직 전무로 있던 고 홍재선씨의 딸 승해(71)씨와 선을 본 뒤 4개월만에 결혼했다. 홍씨는 훗날 전경련 회장과 쌍용양회 회장을 지냈다. 구 회장과 홍재선씨와의 우애는 유명한데 홍씨는 훗날 구 회장이 한때 자신을 ‘바람둥이’로 오해해 혼사가 어려울 뻔한 적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홍씨가 평소 안면이 있던 다방 마담과 농담을 주고받는 것을 보고 ‘고지식한’ 구 회장이 오해를 한 것이다. 3남 구자학(75) 아워홈 회장은 고 삼성 이병철 회장의 차녀 숙희(70)씨와 57년 결혼했다. 구 회장은 64년 제일제당(현 CJ) 기획부장으로 삼성에 입사한 뒤 동양TV방송 이사, 호텔신라 대표이사, 중앙개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을 거쳐 본가로 돌아왔다. 4남 구자두(72) LG벤처투자 회장은 심계원(현 감사원) 심계관과 국방부 차관을 지낸 고 이흥배씨의 딸 의숙(67)씨와 결혼했다. 이 혼사는 이미 사돈을 맺었던 홍재선씨의 중매로 이뤄졌다. 이씨는 64년 동양TV 사장으로 일하다 삼성과의 동업파기로 물러났고 이후 국제신보(현 국제신문) 사장에 취임했다. 삼성과 LG는 동양TV사장에 이병철 회장의 사돈인 홍진기씨와 구인회 회장의 사돈인 이흥배씨를 나란히 앉혀 ‘공동경영’을 시도했지만 결국 파국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흥배씨의 장남인 이희종(72)씨도 LG산전(현 LS산전) 사장과 부회장을 지낼 정도로 LG와 인연이 깊었다. 5남 구자일(70) 일양화학 회장은 일찌감치 독립했는데 부인 고김청자(66)씨는 사업가인 김진수씨의 딸이다. 차녀 자혜(68)씨는 대림산업 이규덕 창업주의 장남 고 이재준 대림그룹 회장의 막내 아우인 이재연(74) 아시안스타 회장에게 시집갔다. 이재연씨는 럭키화학 상무로 LG에 입사한 뒤 희성산업 사장, 금성통신 사장, 금성사 사장을 거쳐 LG카드 부회장을 지냈다. 장남에게 외식업을 해보라고 권유, 국내에 패밀리 레스토랑 ‘TGIF’를 처음 들여왔다. 3녀 자영(66)씨는 제일은행장을 지낸 이보형씨의 아들 재원(68)씨와 결혼했다. 구 회장 막내 처남 허윤구씨의 아들인 허남목씨 소개로 만난 뒤 20일만에 ‘초스피드’로 결혼했다. 이씨는 자신 소유의 일성제지 회장을 지냈지만 일성제지는 98년 신호제지에 합병됐다.4녀 순자(62)씨는 류헌열 전 대전지법원장 아들이자 서울지검 검사였던 류지민씨에게 시집갔다. 이 혼례도 사돈인 이흥배씨가 주선했는데 구씨의 혼사는 이처럼 사돈이 연결해 준 경우가 많다. 구 회장은 막내 사위를 무척 아껴 골프장에 자주 데리고 다니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았지만 류씨는 43세때 요절했다. 유일하게 구 회장 타계후 결혼한 6남 자극(59)씨는 이화여대 교수인 조필대 교수의 딸 아란(54)씨와 결혼했다. ●창업주 형제들의 화려한 혼맥 LG가문의 혼맥이 늘 주목받는 것은 구인회 회장 형제들의 혼사가 본가 못지 않게 화려하기 때문이다. 첫째 동생 철회(75년 작고)씨는 부인 안남이(작고)씨와 4남 4녀를 뒀는데 딸들의 결혼이 눈에 띈다. 장녀 위숙(77)씨는 허만정씨의 3남인 고 허준구 LG건설 회장에게 출가했다.2녀 영희(74)씨는 의학박사인 고 이호덕씨에게,3녀 자애(66)씨 역시 의사인 정승화(71·전 현대피부과원장)씨에게 시집갔다.4녀 선희(61)씨는 박우병 전 두산산업 회장의 장남 박용훈(63)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에게 시집갔다. 박우병씨는 박두병 전 두산 회장의 동생이다. 장남인 구자원(70) 넥스원퓨처 회장은 류영희(63)씨와, 차남인 고 구자성 전 LG건설 사장은 이갑희(62)씨 등 평범한 집안의 딸과 결혼했다.3남인 구자훈(58) LG화재 회장,4남인 자준(55) LG화재 부회장의 부인인 임방인(61), 이영희(53)씨도 재계나 정·관계 집안은 아니다. 다만 구자훈 회장의 3녀 문정(31)씨가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성용 명예회장의 장남 재영(35)씨에게 시집가 재계 명문가의 위상을 이어갔다. 둘째 동생 정회(78년 작고)씨는 부인 김증문(작고)씨 사이에 5남 2녀를 뒀다. LG유통 사장을 지낸 장남 자윤(작고)씨는 정정자(62)씨와 결혼했다.2남 형우(62) 전 부민상호저축은행 사장은 전 대한석탄공사 전무였던 이길주씨의 딸 화숙(57)씨와 결혼했고 장녀 숙희(59)씨는 이구종 전 대한교과서 대표의 아들 규영(62)씨와,3남 자헌(작고)씨는 조종렬 한일수산 회장의 딸 금숙(55)씨와 결혼했다.LG MMA 사장을 지낸 4남 자섭(55)씨는 최근 LCD 회로부품업체인 한국SMT를 갖고 LG에서 독립했다. 부인은 심영숙(51)씨. 박정화(50)씨와 결혼한 5남 자민(50)씨는 지난해 말 LG전자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3개월도 안돼 회사를 그만두고 형 회사인 한국SMT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2녀 명희(52)씨의 남편은 하영준(56) 전 세원기업 사장이다. 셋째 동생으로 국회예결위원장·부의장을 지낸 태회(82)씨는 최무(83)씨와 사이에 4남 2녀를 뒀다. 장녀 근희(62)씨는 이계순 전 농림장관의 아들 준범(64)씨와 혼인했다. 장남 구자홍(59) LS그룹 회장은 지순혜(60)씨와 결혼했는데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애결혼에 성공한 ‘러브스토리’를 갖고 있다. 차남 구자엽(55) 가온전선 부회장은 김태향(55)씨와 결혼했다. 구 부회장의 사위가 정몽우 전 현대알미늄 회장의 장남인 정일선(35) BNG스틸 사장이다.3남인 구자명(53) LS니꼬동제련 부회장의 부인은 조영식 경희대 이사장의 딸 미연(53)씨다.4남 구자철(50) 한성 회장의 외동딸 원희(25)씨는 ㈜두산 박용만(50) 부회장의 장남 서원(26)씨와 결혼이 예정돼 있다. 구씨가문으로서는 두산가로 출가한 자혜씨에 이은 두번째 두산과의 혼사다.2녀 혜정(57)씨는 이인정(60) 태인 회장과 결혼했다. 넷째 평회(79)씨는 부산 피란시절인 52년 금릉원예조합 문흥린 이사장의 딸 문남(75)씨와 결혼해 3남 1녀를 뒀다. 장남인 구자열(52) LS전선 부회장은 육군 중장으로 청와대 경호실차장과 성업공사 사장, 전쟁기념관장을 역임한 고 이재전씨의 딸 현주(48)씨와 결혼했다. 차남인 구자용(50) E1사장은 이상돈 전 중앙대 의대 학장 딸 현주(46)씨와 결혼했다.3남 구자균(48) LS산전 부사장은 독고진(46)씨와, 막내 혜원(46)씨는 주진규(49)씨와 결혼했다. 막내동생 두회(77)씨는 유한선(72)씨와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장녀 은정(44)씨는 김택수 전 공화당 원내총무의 아들 중민(48) 전 국민생명보험 부회장과 결혼했다. 김택수씨는 김한수 한일그룹 창업주의 동생이다. 장남인 구자은(41) LS전선 상무는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 딸인 인영(37)씨와, 막내 재희(38)씨는 김세택 전 덴마크 대사 아들 동범(37)씨와 결혼했다. ●점점 ‘소박’해지는 혼맥 구자경 명예회장은 선대 회장 못지않은 4남 2녀를 낳아 ‘다산’의 전통을 이었다. 장남인 구본무(60) 회장은 미국 애슐랜드대 유학을 마친 72년 김영식(53)씨와 결혼했다. 김씨는 충북 괴산의 ‘수재’로 불린 김태동 전 보사부장관의 딸. 장녀 연경(27)씨는 연세대 사회사업학과를 마치고 미국에서 유학중이고 막내 연수(9)양은 아직 초등학생이다. 딸만 둘인 구 회장은 지난해 바로 아랫동생인 구본능(56)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광모(27)씨를 양자로 영입해 ‘대’를 잇고 있다. 장녀 훤미(58)씨는 구 회장 작고 직후인 70년 4월 김용관 전 대한보증보험 사장의 4남 화중(작고)씨와 결혼했다. 훤미씨의 딸인 김선혜(34)씨는 대림산업 이준용 회장의 장남인 이해욱(37) 전무와 결혼해 대림가와 대를 이은 혼인관계를 이어갔다. 김용관씨는 경방 회장과 전경련 회장을 지낸 고 김용완 회장의 동생이다. 화중씨는 “딸은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지만 사돈이나 사위는 아들에 준하는 대접을 해준다.”는 LG의 ‘가풍’대로 계열사였던 희성금속 사장을 지냈다. 95년 일찌감치 독립한 2남 구본능(56) 희성그룹 회장은 차경숙씨와 결혼했다. 3남 구본준(54) LG필립스LCD 부회장은 숱한 계열분리 뒤에도 여전히 LG에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오너 경영인’이다. 사업가 김광일씨의 딸인 은미(48)씨와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2녀 미정(50)씨는 대한펄프 창업주인 고 최화식 회장의 아들인 최병민(53) 대한펄프 회장과 결혼했다. 4남 구본식(47) 희성전자 사장은 조경아(45)씨와 결혼,1남 2녀를 뒀다. ●LG를 떠나는 滋자 돌림 구자경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 자승(작고)씨는 홍승해씨와 3남 1녀를 뒀다. 장남 본걸(48)씨는 LG상사 대주주이자 부사장을 맡고 있고 본순(46), 본진(41)씨도 LG상사 상무로 일하고 있다.LG상사는 LG의 다른 자회사와 달리 ㈜LG가 대주주가 아니어서 자승씨 집안 몫으로 남겨진 것으로 알려졌다.2000년 아워홈을 갖고 독립한 둘째 동생 자학씨는 이숙희씨와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장남 본성(48)씨는 심재석 전 장은할부 부회장의 딸 윤보(44)씨와 결혼했다. 본성씨는 처가인 삼성에서 사장까지 지낸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2000년 삼성캐피탈 부장으로 입사해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보까지 지냈다. 장녀 미현(45)씨는 고 이문호 서울대의대 교수의 아들인 이영렬(50) 한양대의대 교수와 결혼했다.2녀 명진(41)씨는 한진그룹 조중훈 회장의 4남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과 결혼했다. 셋째 동생 자두씨 역시 2000년 LG벤처투자를 갖고 분리했다. 이의숙씨와 사이에 2남 2녀를 뒀는데 장녀 혜란(45)씨는 심창유 청주사대 학장의 아들 현주(50)씨와,2녀 혜선(43)씨는 장홍식 전 극동정유 사장의 아들 원우(44)씨와 결혼했다.LG벤처투자 사장인 장남 본천(41)씨와 차남 본완(39)씨는 각각 22.24%의 지분을 갖고 있다. 넷째 동생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은 처음부터 LG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독립했다. 본길(39), 은미(38)씨를 자녀로 두고 있다. 차녀 구자혜씨는 이재연 전 LG카드 부회장과 2남 1녀를 두고 있는데 명망가 집안과 혼사를 맺었다. 아시안스타 사장인 장남 선용(44)씨는 고 오세중 세방여행 회장의 딸 은주(40)씨와 결혼했다. 차남 지용(42)씨는 추경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의 딸인 재연(38)씨와 결혼했다. 막내 구자극(59)씨는 LG상사 미주법인 회장을 그만두고 대주주로 있던 예림인터내셔널을 통해 전자코일, 변성기 등을 생산하는 이림테크를 인수(현 엑사이엔씨)한 뒤 스피커 전문업체인 모토조이, 성주음향의 중국 톈진공장 등을 인수하며 종합부품그룹을 키우고 있다. 엑사이엔씨 사장인 장남 본현(37)씨와 차남 본우(26)씨는 엑사이엔씨 지분 24%,4%를 각각 보유중이다. ukelvin@seoul.co.kr ■ 그룹 분가-지분율 따라 재산분배… ‘잡음’ 없어 LG는 1999년 LG화재를 시작으로 LG벤처투자, 아워홈,LS,GS그룹 등을 차례로 분리했다. 재산배분을 둘러싸고 ‘집안싸움’이 벌어지는 것이 예사이지만 유독 LG만은 큰 잡음없이 대규모 분가를 마무리지었다. 이는 LG가 엄격한 유교집안으로 집안 어른이 정한 기준을 자손들이 철저히 지키는데다 수십년간 그룹에서 친족들의 지분을 관리해온 덕분이다. 분가에 앞서 일부 친족들이 이의를 제기하면 그동안 정리해 놓은 지분율을 근거 자료로 제시하기 때문에 큰 불만을 가질 수 없는 구조다. 계열분리의 신호탄이 된 LG화재는 정부의 ‘5대 그룹 생명보험사 진출 금지’ 정책에 맞물려 분리됐다. 한때 대한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어 손해보험-생명보험을 영위하려했던 LG는 생명보험사업이 좌절되면서 LG화재를 독립시키려 했고 집안회의에서 고 구철회씨 가족들이 화재를 원해 순조롭게 분가가 이뤄졌다. LG벤처투자를 갖고 떠난 구자두씨 가족은 얼핏 ‘재산’이 너무 적어 보이지만 윗대인 구철회씨 가족에 비해 가족수가 적기 때문에 지분도 그만큼 적었다. 아워홈의 구자학씨는 한때 삼성에서 호텔신라 사장을 지내는 등 유통·서비스쪽에 관심이 많아 이견없이 분배가 이뤄졌다. 2003년 말 분리된 LS그룹은 구태회·평회·두회씨가 LG의 창업공신인데다 자녀들도 적지 않아 상황이 복잡했다. 게다가 LS전선은 허씨 가문의 고 허준구씨가 회장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허씨들이 경영을 맡아 애착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태평두씨’ 가족이 갖고 있던 지분과 비슷한 가치를 지닌 회사를 묶어 주면서 마무리됐다. LG그룹의 가장 큰 지각변동은 허씨들이 갖고 간 GS그룹의 분리다.GS칼텍스,GS건설,GS홈쇼핑,GS리테일을 주축으로 한 GS그룹은 자산이 18조 7200억원이나 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창업주 형제들이나 구자경 명예회장 형제에 비해 허씨들의 재산이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LG관계자는 “고 허만정씨가 처음 사업자금을 댄 이후에도 허씨들은 계속 자금을 출자했고 그 비율은 일찌감치 65대 35로 정해져 있었다.”고 밝혔다. 지분비율은 정해져 있었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업을 가져갈지에 대해서는 잠시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씨측은 전선사업에 마음이 있었고 지금은 형편이 어려워진 금융관련 계열사도 내심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씨측의 어른인 구자경 명예회장과 허씨측의 대표인 고 허준구 회장이 이미 수년전에 정해 놓은 ‘분리원칙’은 흔들리지 않았다. 2002년 허 회장이 타계했지만 두 집안의 자손들은 선대의 ‘약속’을 변함없이 이어갔다. ukelvin@seoul.co.kr ■ 필립스 “具·許씨 동업에 감명 LCD합작” 1999년 9월 LG전자에 16억 5000만달러를 투자하며 LCD합작사를 설립키로 한 네덜란드 필립스사의 크리스털리 전 회장은 합작파트너로 LG를 택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파트너를 찾기 위해 거의 모든 것을 체크했는데 LG그룹의 구씨와 허씨가 50년 이상 동업자로서 아무런 잡음없이 경영하는 걸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LG는 외국기업과의 합작이 이미 13건이나 되는데 이는 LG가 양보와 타협,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업이란 것을 말해 준다.” 구본무 회장의 화답도 이에 못지않았다.“동업은 결혼과 같은 것이다. 생각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전혀 다른 남녀가 함께 사는 것처럼 동업자도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양보와 타협을 잃지 않아야 한다.” LG의 58년 역사에는 숱한 합작사가 등장한다. 합작사만 한때 20개에 달할 정도였다.60년대에 이미 66년 미국 칼텍스사와 합작으로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를 설립했고,68년에는 미국 콘티넨털카본사와 합작으로 한국콘티넨탈카본을 세웠다.70년에는 일본 알프스전기와 합작으로 금성알프스전자를,71년에는 일본 포스타전기와 합작으로 금성포스타를 설립했다. 독일 지멘스, 일본 후지전기와 3사 합작으로 금성통신을 설립했고 74년에는 일본 NEC와 손잡고 금성전기를 세웠다. 80년대 들어서도 합작은 계속됐는데 84년 다우코닝과 공동출자로 럭키DC실리콘을 설립했고 84년에는 제어시스템 메이커인 미국 하니웰과 공동으로 금성하니웰을 만들었다. 이후 동업관계가 끝났지만 87년 미국 EDS와 합작으로 만든 STM(현 LG CNS),96년 IBM과 맞잡은 LGIBM도 합작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현재 남아있는 LG계열사 가운데도 합작사가 적지 않다. 히타치LG는 히타치와, LG MMA는 일본 스미토모상사와 합작한 회사다.LG텔레콤은 영국의 BT가 합작투자했고 필립스와는 LG필립스LCD에 이어 LG필립스디스플레이를 합작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오키사와 함께 루셈을 만들었고 올 상반기중으로 LG전자와 캐나다 노텔사의 합작사인 ‘LG-노텔’이 출범할 예정이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SKT 순이익 18.6% 감소

    SK텔레콤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지난 해 단행된 요금 인하와 접속료율의 조정이 영향을 줬다. SK텔레콤은 28일 올 1·4분기에 매출 2조 4119억원, 영업이익 6145억원, 당기순이익 36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0.5%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1%,18.6% 감소했다고 밝혔다.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캐시카우(수익 창출원)로 완전히 자리잡아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무선인터넷 매출은 전체 이동전화 매출의 25%를 차지했다. ARPU(가입자당 월 매출)도 4만2557원으로 요금인하 탓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감소했다. 영업일수 감소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4% 감소했다. 하성민 CFO(경영지원부문장)는 “1·4분기가 이동전화 시장의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 목표인 10조원의 24%를 달성해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안정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칭기즈 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잭 웨더포드 지음

    “등 위에 올라탄 사람의 의사와 관계없이 가고 싶은 대로 질주하는 말의 눈에 나타난 표정을 생각해 보라.” ‘테무진’이라는 이름을 묻는 저자 잭 웨더포드의 질문에 대한 한 몽골 학생의 대답이다. 테무진은 너무도 유명한 칭기즈 칸의 본명. 아마도 칭기즈 칸의 생애를 이처럼 잘 보여주는 설명은 찾기 힘들 듯 하다. 꼼꼼한 답사와 고증을 거친 ‘칭기즈 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정영목 옮김, 사계절 펴냄)가 번역돼 나왔다. 제목(원제 ‘칭기즈 칸과 근대세계 형성’)에서 드러나듯 이 책은 서구의 시각에서 칭기즈 칸과 그 후손의 역사를 살펴본 책이다. 그러나 저자의 접근법은 ‘야만과 공포’를 강조하는 서구의 기존 접근법과 다르다. 이를테면 ‘내재적 접근법’에 가깝다. 번개 같은 기병으로 약탈과 방화만 일삼았던 잔혹한 몽골군이라는 표면적 인상 대신 어떻게 효율적으로 군대를 조직하고 사회를 유지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가 보기에 몽골군의 잔인함은 필요 이상으로 과장됐다. 몽골군은 다만 굴복시킨 적 가운데 쓸모있는 사람과 쓸모없는 사람을 구분, 쓸모없는 사람을 죽였을 뿐이다. 쓸모없는 사람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권력, 돈, 지식을 가진 사람들, 바꿔 말해 지도층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은 반란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사람도 이들이다. 지금 우리에게 남은 기록에는 이들의 호들갑과 공포, 동시에 자신들의 무능함과 나약함을 가리기 위한 변명과 책임회피가 가득할 뿐이다. 또 결정적으로 몽골은 쇠망했고 지금은 서구가 세계의 중심이다. 중국도, 유럽도, 인도도, 이슬람도, 그 어느 누구도 몽골을 좋게 말할 리 없다. 오죽했으면 영화 ‘반지의 제왕’의 우르크하이가 몽골군을 상징한다는 해석까지 나왔을까. 저자는 잔혹함보다는 칭기즈 칸이 부린 ‘통합의 마술’에 주목한다. 무기는 비밀리에 전해오던 몽골왕실의 기록 ‘몽골비사’와 수년간 직접 몽골을 둘러본 ‘현장답사’의 경험이다. 칭기즈 칸은 떠돌이 유목민에게 가장 중요한 혈연관계를 사회적 관계로까지 확장시킨다. 물론 이 관계가 혈연관계와 똑같을 수 없다. 여기에는 100% 계약의 개념이 개입한다. 칭기즈 칸은 대내적으로는 각종 차별을 철폐하고 거의 균등한 분배체계를 갖춘다. 대외적으로도 주변국들과 이런 관계를 철저히 지킨다. 항복하면 안전을 보장하지만 저항하면 처절하게 짓밟는다. 이 와중에도 지배층과 군인은 죽이되 나머지 피정복민은 양자 입적과 혼인 등의 방식으로 몽골에 동화시킨다. 자기네 왕에게 억압당하던 피정복민들에게 몽골이 제공하는 것은 평등한 분배체계의 혜택과 정치적 안정이었다. 이는 칭기즈 칸이 대법령을 제정하는 것으로 이어진다.‘침략과 야만’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칭기즈 칸 본인도 법에 따른다는, 일종의 법치주의 선언도 한다. 그 내용은 더 충격적이다. 출신에 따른 차별 금지, 완전한 종교의 자유 보장, 필수 공익사업자에 대한 면세 조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칭기즈 칸의 폭발적인 힘은 분배체계의 개선을 통한 단합에서 나온 셈이다. 이런 서술을 쭉 읽다 보면 칭기즈 칸의 통치기술은 놀랍게도 로마제국의 그것과 비슷하다. 혈연관계의 확장이나 피정복민 융화정책, 교통과 통신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이해 등. 여기에다 대제국 건설에 앞서 몽골의 지배권을 두고 20여년 동안 대립한 자무카와 칭기즈 칸의 얘기는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의 관계와 신기할 정도로 똑같다. 물론 이런 거창한 얘기만 담긴 것은 아니다. 저자의 전공이 부족민연구라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몽골인에게 말총과 남자의 허리띠는 어떤 의미인지, 결투를 할 때 씨름하는 것과 칼을 꺼내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등에 대한 각종 설명이 양념처럼 곳곳에 배어 있다.1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EBS 사장 9일까지 공모

    방송위원회는 2일 고석만 전 사장의 사퇴로 비어있는 EBS 사장을 공개모집을 통해 선임키로 했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은 사장임명을 ‘방송위원장이 방송위의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어 그동안 후임사장 임명방식을 놓고 추측이 무성했다. 후보자는 조직운영목표와 시청자주권향상, 방송의 공공성·공정성 제고 및 국민의 평생교육과 민주적 교육발전과 관련된 직무수행계획서를 3일부터 9일까지 방송위에 방문접수해야 한다. 새로 임명되는 사장은 2006년 7월까지인 전임 사장의 잔여임기를 채우게 된다.
  • 최문순 MBC사장 파격인사 눈길

    기자·노조위원장 출신 젊은 사장으로 향후 행보를 주목받고 있는 최문순 MBC사장이 고석만 전 EBS사장을 27일 이사급 제작본부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이 입사 11년 선배이자 사장 공모과정에서 유력 경쟁자로 꼽히기도 했던 고 전 사장에게 프로그램 제작의 총지휘권을 맡긴 것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 중심의 조직’,‘프로그램의 고급화’를 내걸었던 ‘최문순 구상’의 일단이 드러났다는 평가와 함께 이어질 국·실장급, 부국장급 인사와 3월 예정된 지방사 사장 선임 때 ‘의외의’ 인사가 숱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고 전 사장은 PD로서의 역량을 검증받았고 방송사 개혁 경험도 있는 데다 지나친 서열파괴 불안을 어느 정도 가라앉힐 수 있다는 점에서 최 사장에게는 매력적인 카드였던 것으로 보인다. 고 전 사장은 70년대 ‘수사반장’ 등을 연출하며 스타PD로 떠올랐고 EBS사장으로서는 내부개혁을 진두지휘하면서도 ‘변혁의 아시아’를 주제로 한 대형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명동백작’ 같은 문화사 시리즈,‘스페이스 공감’처럼 색깔있는 대중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여 방송의 질을 한층 높였다는 찬사를 받아왔다. 최 사장은 이외에도 부사장에 신종인 울산MBC 사장, 편성실장에 윤영관 시사교양국 위원, 보도본부장에 정흥보 기획국장, 기술본부장에 이완기 방송인프라국 부국장, 경영본부장에 차영목 재무운영국장 등을 각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안은 28일 주총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해외건설·플랜트 수주전 예고

    해외건설·플랜트 수주전 예고

    건설업체들이 공사 수주를 늘리기 위해 공격경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보다 수주 목표를 늘려잡고 수익성 높은 사업 찾기에 모두를 걸었다. 주택 사업 비중을 줄이고 플랜트·해외건설·토목 공사 등에 치중하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도 골몰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공공·민간 할 것 없이 일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주택사업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수주·매출 늘려라 대부분의 건설업체는 아직 구체적인 수주 목표를 세우지 못했다. 하지만 수주 목표를 적어도 지난해 수준 이상으로 늘려잡고 새해부터 일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수주액(7조 2371억원)보다 6000억원이 많은 7조 8000억원 정도를 올해 목표로 잡았다.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은 “일감이 없으면 회사의 성장은 기대할 수 없고 매출도 이익도 창출할 수 없다.”며 “양질의 공사 수주에 최선을 다하자.”며 직원들을 다그치고 있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 지난해 실적보다 목표치를 10% 이상 상향 조정한 6조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G건설도 내년도 수주 목표를 지난해(6조원)보다 5000억원 늘어난 6조 5000억원으로 잡았다. 일감을 따내기 위한 환경은 어려워졌다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이상 물러날 수 없다며 경영목표 상향 조정으로 배수진을 폈다.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공장 건설 등으로 건축부문 공사 물량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토목부문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신규 민자 SOC사업과 공공 턴키공사 수주에 힘을 쏟아붓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캐시 확보·리스크 관리하라 공격 경영을 부르짖으면서도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는 주문이 많아졌다.‘한 방에 간다.’는 교훈을 어느 때보다 강조하고 있다. 마구잡이로 공사를 따내 외형만 부풀리기보다는 작지만 돈이 되는 공사를 따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체마다 수주 심사 기능을 강화하는 까닭도 이 같은 이유다. 현금 확보도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다가오는 건설업의 ‘겨울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수주 확대가 절체절명의 과제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돈 되는’일감을 전제로 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공격적인 경영 대신 수익성을 높여 순이익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박세흠 사장은 “판교 신도시 아파트 사업이 아무리 분양성이 좋다고 하더라도 무리한 경쟁을 치르면서까지 뛰어들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품질향상과 함께 원가절감 혁신을 요구하는 최고 경영자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공사 원가를 낮추고 불요불급한 비용을 줄이는 ‘짠돌이 경영’을 주문했다. 이상대 삼성물산건설부문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각 본부·현업마다 리스크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정해진 기본, 표준과 공정을 준수하는 동시에 예상되는 문제는 사전에 전문가와 공유하여 조기에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포트폴리오 다시 짠다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현금이 들어오는 안정적인 공사 수주에 매달리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주택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날 경우 자금이 묶이고 추가 사업을 벌이지 못하는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보다 사업 규모를 축소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주택시장이 불투명할 때는 차라리 욕심 부리지 말고 안정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올 수주 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4조원 수준으로 정했지만 포트폴리오는 다시 짰다. 사업 부문별 비중(철강플랜트:토목:건축)을 지난해 35:15:50에서 올해는 36:22:42로 조정했다. 주택·민간 건축 부문을 줄이는 대신 토목 공사 수주를 늘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승강기안전관리원 기관장 회의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원장 유대운)은 1일 대회의실에서 경영혁신과 구조조정에 대한 운영목표 승강기 검사신뢰성 확보와 안전관리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전국소속기관장 회의를 연다.
  •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주영하 지음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주영하 지음

    참 기발한 발상이 아닌가? 그림을 통해 음식의 역사를 보고, 음식의 역사를 통해 그 시대의 사회상을 엿본다는 것 말이다. 지금까지의 음식사 연구가 백과사전적 혹은 민족적 정체성 확보를 위한 계몽주의적 경향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림 속 음식을 통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신선·발랄하기까지 하다. ●음식사의 계몽성 거부… 저자 상상력 덧칠 한국학중앙연구원(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민속학)인 주영하의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사계절 펴냄)는 음식사의 계몽성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도발적이고, 풍속화 속 음식에 돋보기를 들이댔다는 점에선 문화적이다. 저자는 ‘음식의 변화상은 이른바 ‘유행’이라는 풍속의 그릇에 시대정신을 오롯이 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 책을 썼다고 서문에서 밝힌다. 대부분 조선 후기에 그려진 23편의 풍속화에 담긴 음식과 인물들에게 돋보기를 대고, 그림 안팎을 넘나들며 나는 듯 펼쳐나가는 저자의 상상력이 유독 돋보인다. ‘앙상하게 말라버린 나무들 사이에 비석이 뽐내듯이 서 있다. 그 아래 난 길에 아이를 안은 아낙이 쓰개치마를 머리에 두르고 겸연쩍은 듯 황소의 등에 올린 등거리에 앉아 있다…. 그 옆에서 갓과 두루마기를 갖추어 입은 양반이 술 한 잔으로 들병이와 수작을 부리다가, 갑자기 나타난 젊은 양반 부부에 놀란 듯 오른손으로 하릴없이 귓밥을 만지작 거린다.’ 김홍도의 ‘행려풍속도병’(行旅風俗圖屛·국립중앙박물관 소장)에 대한 묘사다. 지은이는 그림에 ‘노방노파’(路榜 婆)란 화제(畵題)를 붙였다. 그림의 주인공이 노방(길가)의 노파(술독을 지키는 할머니)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술이다. 노파의 독에 담긴 술은 청명주나, 한산소국주 같은 ‘앉은뱅이’ 술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야 객지를 떠돌아 성읍에 다다른 과객의 호주머니를 훔칠 수 있지 않겠는가! 김홍도의 ‘벼타작’(국립중앙박물관 소장)에서 저자가 보는 것은 타작에 여념이 없는 농군들 옆에 돗자리를 펴고 비스듬히 누워 곰방대를 문 채 졸고 있는 양반, 아니 양반 같은 이다. 거드름이 잔뜩 밴 그는 ‘분명 소작인의 타작을 감시하기 위해 온 지주의 대행인 마름’이라는 게 저자의 상상이다. 그 옆엔 술병과 술잔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비록 소작인이라 ‘반타작’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타작은 즐거운 듯 얼굴마다 웃음이 가득하다. ●농군옆에 술병 놓고 졸고있는 양반… 이어 음식인 쌀에 대한 ‘수다’가 시작된다. 한국 음식의 반찬은 쌀밥을 먹기 위해 마련된 부식이라는 이야기부터 쌀로 만든 술과 과자, 제물로서의 쌀,‘쌀의 나라’이면서도 몰락해가는 현대의 쌀밥 등등. 19세기 작품인 ‘야연’(野宴·국립중앙박물관 소장)에 이르면 소나무 아래서 기생들을 옆에 끼고 숯불에 쇠고기를 구워 먹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양반들의 주연이 마냥 흥청거린다. 여기서 지은이는 동국세시기를 지은 홍석모(洪錫謨)를 떠올린다. 홍석모가 이 풍경을 보았다면 아마 “요사이 한양풍속에 화로에 숯불을 활활 피워놓고 번철을 올려놓은 다음 쇠고기를 기름·간장·계란·파·마늘·고춧가루에 조리하여 구우면서 화롯가에 둘러앉아 먹는다. 이것을 난로회(煖爐會)라 한다.”고 동국세시기에 기록했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상상이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은 남자 다섯에 여자 둘. 지은이가 보기에 이들은 권세가들과 기생이다. 어지간히 취했을 법한 남정네들이 기생들과 어우러져 즐겼을 듯한 걸죽한 입담을 지은이 또한 거침없이 펼쳐나가고 있다. 안중식의 작품인 ‘조일통상장정(朝日通商章程) 기념 연회도’엔 서양음식이 등장한다. 조선 관리 몇 사람과 일본 사람, 서구적 풍모의 인물들이 사각 식탁에 둘러앉아 있다. 각자 앞엔 접시와 나이프·스푼 등 서양식기가 세팅돼 있고, 상 중앙엔 꽃을 담은 조선꽃병이 서양식 촛대와 함께 놓여 있다. 마치 양복 입고 갓 쓴 어색함이 가득해 절로 웃음이 터진다. 이 그림은 1883년(고종 20) 6월22일 조선측 전권대신인 민영복과 일본측 전권대신인 다케조에 신이치 사이에 조인된 조일통상장정 조인식을 끝낸 뒤 있었던 연회를 그린 것이다. 재미 있는 것은 자리 배치인데, 양 협상 당사자가 마주 앉지 않고 상석에 앉은 민영목 오른쪽으로 다케조에가 아랫사람 입장에서 앉아 있는 모습이다. ●시대적·정치적 상황 곁들여 설명 저자는 당시의 복잡한 시대적·정치적 상황을 설명하며 그림의 의미를 풀어본다. 또 커틀릿과 포도주, 위스키가 당시 어떻게 조선 관리들에게 받아들여졌을지 다양한 시각에서 상상력을 발휘한다. 책은 다양한 풍속화에서 서민의 애환이 담긴 음식뿐만 아니라 국가적 행사 때 쓰인 궁중음식, 조선 관료들의 음식을 골고루 끄집어내 조선 사회를 엿손다. 거대담론이 아닌 시시콜콜한 음식이야기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지만, 사소한 일상 자체로 역사와 대면하고자 하는 의미심장한 의도가 읽힌다.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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