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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폐장 경주 확정] 개표초부터 찬성 1위… 경주시민 ‘환호’

    [방폐장 경주 확정] 개표초부터 찬성 1위… 경주시민 ‘환호’

    방폐장 주민투표 개표결과가 2일 자정쯤 경주시 유치로 나오자 경북 경주, 포항, 영덕, 전북 군산 등 4개 유치지역의 주민들은 환호와 실망감이 크게 엇갈렸다. 4개 지역 주민들은 최선을 다한 만큼 ‘결과에 대승적으로 승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번 투표에서 드러난 지역 및 주민내 갈등의 치유와 유치에 실패한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 정부의 대응책이 주목된다. ●초반 독주 지속 끝에 환호 투표율이 70.8%로 포항(45.5%), 군산(70.1%)에 이어 비교적 낮은 투표율을 보였던 경주시는 투표함 첫 뚜껑을 열면서부터 찬성률이 80% 후반을 유지하면서 다른 지역을 크게 따돌리자 환호성을 올렸다. 경주시는 초반 투표마감 결과, 투표율이 영덕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나자 다소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었다. 그러나 이내 분위기가 역전되자 이에 고무된 백상승 경주시장은 국책사업 경주유치단 관계자 등과 함께 투표소가 마련된 경주공고 체육관을 찾아가 개표 종사자들을 일일이 격려하기도 했다. 김모(53·황오동)씨는 “19년 동안 표류하던 방폐장이 마침내 경주에 왔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경주핵폐기장반대운동본부는 “방폐장 주민투표는 지자체와 공무원의 직접개입에 의한 불법선거이므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 논란이 예상된다. ●예상 빗나가자 침통 가장 높은 투표율(80.2%)을 보인 영덕군의 경우 한껏 기대를 부풀렸으나 찬성률이 80%선에 그치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병목 군수는 시내 한 식당에서 유치위관계자 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TV로 개표상황을 지켜보다 지지율이 경주에 10% 포인트 가량 낮게 나타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그동안 눈물겹게 쏟은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정장식 포항시장도 “주민들의 찬·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찬·반단체가 대립과 갈등을 빚었으나 이제 서로를 이해하고 경제활성화에 매진하자.”고 당부했다. ●정부 특별지원에 총력전 강현욱 전북지사는 유치가 실패로 돌아가자 무척 아쉬워하면서도 지역발전의 전기로 삼자며 위안을 삼았다. 강지사는 “군산시민이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성숙한 시민의식과 단결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방폐장을 신청했던 부안과 군산에 대한 특별지원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정부에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군산 주민들은 자정 막판 경주의 찬성률을 웃도는 역전을 기대했으나 무산되자 ‘예상 밖의 결과’라며 침통해하면서도 대체로 결과를 수용하는 분위기였다. 개표 초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반대 고정표가 적지 않아 투표율이 75%정도 돼야 방폐장유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투표율이 70%에 그치자 비관론이 확산됐다. 일각에서는 찬성률이 저조한 것을 놓고 부안에서 활동하던 반대세력의 뿌리가 깊어 이들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자체분석을 하기도 했다. 한편 자정쯤 결과가 나오자 각 지역에서는 후유증을 걱정하기도 했다. 지역간 유치갈등은 물론 지역내 찬·반으로 나뉜 주민들의 대립, 그리고 지역발전의 기대가 무산된 데 따른 허탈감을 어떻게 달랠지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군산 임송학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발언대] 투표결과 수용은 민주시민 기본자세/이창희 한국중부발전 관리본부장

    11월2일은 우리나라 에너지사에 있어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매우 중요한 날이다.20년 가까이 해결하지 못한 국가 숙원사업인 원전센터 건립지역을 주민투표로써 결정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원전센터 건립사업은 지난 1986년 이래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부지선정에 번번이 좌절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방사성 수거물은 각 원전 부지내 임시저장고에 보관되어 왔으나 오는 2008년이 되면 울진원전을 시작으로 이들 임시저장고마저 속속 포화상태가 될 다급한 처지이다. 따라서 이번에 또다시 원전센터 건립이 좌절된다면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진다. 다행스럽게도 정부는 2005년 6월에 특별법을 제정하여 원전센터 건립지역 지원 및 주민의견수렴을 포함한 부지선정 절차와 기준을 마련하였다. 또한 가장 민주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는 투표를 통하여 주민의 의사를 확인하여 결정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경주, 군산, 영덕, 포항 이렇게 4곳의 지자체에서 유치를 신청하였으며, 이제는 투표결과에 따라 원전센터 건립지역을 결정하는 일만이 남아 있다. 주민투표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결정사항에 관한 주민의 직접참여를 보장하여 행정의 최종권한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제도이다. 따라서 이번에 투표가 실시되는 4개 지역의 주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여 원전센터 유치여부에 대한 의사를 명백하게 표시하기를 기대해 본다. 또 투표에 나타난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하여 민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성숙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11월2일은 단순히 원전센터 건립을 위한 주민투표의 날만이 아니라 장차 국가에너지 백년대계를 위한 한 획을 긋는 날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이제는 투표결과를 해당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온국민이 겸허히 받아들여 원전센터 부지선정이 장기간 표류하던 국책사업이 해결되고 사회적 갈등 해소의 모범사례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창희 한국중부발전 관리본부장
  • 방폐장 안전성 평가 IAEA관계자 방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방폐장) 후보 부지 안전성 평가가 국제기준에 부합되는지 검토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들이 방한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IAEA 전문가 그룹 6명이 지난 30일 방한했으며 오는 4일까지 머물며 방폐장 후보 부지 안전성 평가가 국제기준에 맞춰 이루어졌는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IAEA 관계자들이 우리나라를 찾은 것은 방폐장 후보 부지 안전성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자문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방폐장 후보 부지 안전성 평가에 관련해 기초자료 검토, 부지조사위원 면담, 현장 조사 등의 활동을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방폐장 부지선정위원회는 올해 8월 전북 군산 소룡동 비응도, 경북 경주 양북면 봉길리, 영덕 축산면 상원리, 포항 죽장면 상옥리 등 방폐장 유치신청 지역 4곳이 부지로서 안전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방폐장 부지의 안전성 판정은 해당 국가가 내리며 IAEA는 안전성 판정이 국제기준에 맞게 이루어졌는지를 검토한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동백지구 “2월입주 이상무”

    내년 2월 첫 입주를 앞두고 있는 용인 동백지구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전력공급공사가 주민들과 합의점을 찾으면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지난 5월 기공식을 갖고 지장물조사를 벌이고 있는 영덕∼양재 도로가 착공을 앞두고 있는데다, 토지주들의 반대로 전력난까지 우려됐던 송전탑 건설이 최근 타결돼 사업승인 3년만에 공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여기다 영덕∼양재 도로의 접속도로인 동백∼삭막골 도로가 완공을 앞두고 있어 동백지구 입주민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입주를 앞두고 최대 현안이었던 동백지구 전력공급공사는 지난달 13일 한국전력 수원전력관리처가 제출한 ‘신용인∼동백 송전선로 건설’ 관련 개발행위허가신청을 최근 용인시가 승인하면서 해소됐다. 이에 따라 한전측은 28일부터 공사를 시작했으며 착공이 지연된 만큼 공사 장비와 인력을 추가로 투입, 시험공급 기간 등을 고려해 입주 1개월 전인 내년 1월까지 공사를 마칠 방침이다. 이 사업은 내년 2월부터 1만 4791가구가 입주하는 동백지구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기흥 신용인변전소(34만 5000V)∼구성 동백변전소(14만 5000V) 3㎞ 구간에 지상 송전철탑 10기를 건설하는 공사로 지난 2002년 10월 산업자원부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송전탑 인근 사찰과 토지소유주 반대로 용지확보가 지연되면서 노선 위치를 변경한 뒤 지난 6월에야 용지확보를 완료했다.성남 윤상돈기자yoonsang@seoul.co.kr
  • [사설] 방폐장 주민투표 후폭풍 우려한다

    군산·경주·포항·영덕에서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유치를 위한 부재자 주민투표가 지난 25일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불법·탈법이 난무한다는 반갑잖은 소식이다. 일부에서는 투표중단을 요구하고 불복 집단소송 조짐도 있다. 이래가지고 19년째 끌어온 국책사업이 제대로 굴러갈까 참으로 걱정된다. 대리투표와 금권·관권의 개입으로 공정성을 잃는다면 누가 승복하겠는가. 유치 지자체가 결정돼도 주민간 찬반양론이 이렇듯 첨예하면 사업추진은 순조롭지 못할 것이다. 문제가 처음부터 꼬이게 된 데는 지자체들의 과열 유치전 탓이 크다. 방폐장을 유치하면 특별지원금 3000억원에다 양성자가속기 유치,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 등 여러 혜택이 돌아간다. 지자체들로서는 지역발전을 위해 사활을 걸 만도 하다. 그렇다고 부정과 탈법을 일삼고 지역감정까지 동원한다면 투표는 하나마나다. 또한 지자체마다 웬 부재자는 그렇게 많은가. 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서라지만 일반 선거 때보다 10배가 넘는다니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니 부재자 투표에서 승패가 갈릴 수 있고, 통장·반장·이장들이 기를 쓰고 대신 투표하는 작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방폐장 사업은 좁게 보면 지역발전이겠으나 넓게 보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투표가 이루어지면 국책사업이 또 무산 위기에 휩싸이는 등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이다. 지자체들은 방폐장 유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준법과 민주적 절차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더구나 방폐장이 안전하다지만 아직은 심리적 불안을 담보하는 것이어서 주민들의 진정한 뜻이 반영되게 해야 한다.
  • 불복 집단소송 조짐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 유치 주민투표를 둘러싼 부정·불법 시비가 소송과 고발 사태로 비화할 조짐이다. 투표절차의 중단을 요구해온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은 27일부터 관련 공무원들을 형사고발하는 한편 투표 무효소송을 내기로 했다. 투표결과에도 승복하지 않고 법적 대응을 한다는 계획이어서 후유증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경찰은 불법행위 감시인력을 대폭 늘리는 등 강력한 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영덕군핵폐기장 설치반대대책위원회 김민기 사무국장은 “27일 법원에 주민투표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한편 영덕군수 등 투표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공무원과 관계자들을 주민투표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하겠다.”고 26일 밝혔다. 군산핵폐기장 반대대책위 김홍중 상임대표도 “이미 부재자 신고서 접수 무효확인 소송을 냈으며 27일 현장 검증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책임자 처벌을 위한 소송도 곧 제기할 계획이다. 경주핵폐기장 반대 공동운동본부 이문희 사무국장은 “부재자 신고 및 투표와 관련해 우리쪽에 접수된 사례가 너무 많아 개별적으로 소송을 할지, 집단소송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현재 정상적으로 이뤄진 부재자 투표 비율은 10%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덕·군산·포항·경주 등 4곳에서는 다음달 2일 주민투표에 앞서 지난 25일부터 부재자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투표 절차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민변은 “군산·경주·영덕 3곳을 조사한 결과 부재자 신고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 투표의 공정성이 의심되며, 공무원이 부재자 신고를 직접 받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민변은 “투표가 끝난 뒤 불법적으로 이뤄진 투표결과에 대해 무효 소청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부 지역에서 문제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전체 틀을 깰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므로 투표절차 중단 등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주민투표가 처음이다 보니 미비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문제가 약간 있다고 해서 장시간 지연돼 온 국책사업을 다시 표류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영규 나길회기자 whoami@seoul.co.kr
  • 경북 청송 주산지의 여백만점 가을

    경북 청송 주산지의 여백만점 가을

    가을의 신비로움을 찾아 경북 청송 주산지로 떠났다. 몇해 전,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보면서 ‘정말 한번은 꼭 가보리라.’마음 먹었던 곳. 물안개 피어오르는 환상적인 주산지의 모습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머릿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주왕산, 달기약수, 송소고택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간직한 청송은 숨겨진, 그래서 더 매력적인 곳이다. 그 가을의 신비 속으로 떠나 보자. 글 사진 청송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주왕산〕 가을 나들이에 단풍을 빼면 『앙꼬없는 찐빵』이다 이곳 청송에는 산세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주왕산이 자리잡고 있다 해발 720m로 야트막한 주왕산은 우리나라에서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거대하고 웅장한 바위가 멋진 산이다 등산로를 잘 만들어 놓아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다 등반 목적이 아니라면 정상을 향한 꿈은 접고 상의매표소에서 제1폭포를 거쳐 23폭포를 돌아오는 코스를 잡는 것이 좋다 아이들 걸음으로도 3시간 30분이면 넉넉하다. ●파란 하늘과 고즈넉한 고찰 매표소를 지나면 대전사 경내에 들어선다.‘마하 바라’불경을 읽는 단아한 목소리가 경내에 울려퍼진다. 고개를 들어 절 지붕을 쳐다보았다. 지붕 위에는 거대한 바위가 날카로운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다. 주왕산의 ‘수문장’바위다. 당나라때 주왕이 이곳까지 도망을 와 깃발을 세웠다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바위다. 여기서 제1폭포까지는 1.8㎞.30분을 오르면 제1폭포와 주왕굴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주왕굴은 전쟁에 패한 주왕이 은거했다는 동굴로 바위 협곡 틈에 생긴 천연굴이다. 제1폭포 주변은 주왕산 최고의 절경이다. 커다란 바위 밑으로 난 등산로에서 간신히 몸이 빠져 나오자 이내 또 다른 바위가 앞을 막아선다 ‘콸콸콸’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제1폭포에 이른 것이다. 가까이 갈수록 굉음으로 변한다.‘거대한 폭포인가보다.’하는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그런데 막상 폭포에 도착하니 상상과는 전혀 달랐다.3∼4m 정도 높이의 자그마한 폭포가 아닌가. 하지만 주위를 거대한 바위들이 감싸고 있어 폭포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은 물에 빨간 단풍잎이 한가로이 떠다닌다. ●우리나라 제일의 바위산 거대한 괴물같은 바위가 부딪칠 듯 서로 힘을 겨루고 있고 그 사이로 길이 나있다. 떡시루를 닮았다는 시루봉, 청학과 백학이 노닐었다는 학소대, 촛대봉 등 저마다 전설을 간직한 바위들이 반가운 얼굴로 이방인을 맞아준다. 다음 폭포까지 기분좋은 산책길이 이어진다. 파스텔톤의 고운 단풍이 길 옆으로 펼쳐진다. 희귀종이라는 망개나무 잎사귀는 노랗게 물들었고, 서어나무 고로쇠나무도 예쁜 옷으로 갈아입었다. 1.2㎞ 정도 가면 제2폭포와 제3폭포 갈림길이 나온다. 제3폭포는 주왕산 폭포 중 가장 크다.20여m 높이의 이단 폭포로 바위산답게 폭포 앞에도 자갈 대신 큼직한 바위들이 깔려 있다. 제3폭포를 지나면 전기가 아직 들어오지 않는다는 오지마을인 내원동이다. 400년 전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마을로 6·25전쟁 직후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지금은 9가구만 모여서 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내원마을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국립공원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 생활폐수와 오수 등이 계곡을 오염시켜 결국 관리공단에서 철거를 결정해 진행중이란다. 담쟁이 넝쿨이 감싸고 있는 정겨운 내원분교도 이제 추억의 장으로 사라질 것 같아 안타깝다. 제 3폭포에서 내원마을까지는 왕복 1시간이면 충분하다. 〔주산지〕 주왕산 국립공원 끝자락에 위치한 주산지는 수면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저수지에서 자라고 있는 왕버들로 유명하다. 주산지의 느낌을 제대로 가슴에 담으려면 해가 뜨기 전에 가야한다. 어둠이 채 가시기 전인 새벽 6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주산지로 향했다. 맑고 신선한 공기에 정신이 번쩍 든다. 걷는 길은 평지나 다름없다. 주변에는 쭉쭉 뻗은 소나무가 늘어서 있고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이 길손을 반긴다. ●신비로운 연못 참 특이한 저수지에 도착했다. 첫인상은 충격적이었다. 기이한 모습으로 물 위에 마른 가지를 드러내고 있는 나무들. 물 밖의 몸뚱이는 하늘을 향해 공허한 몸짓을 하고 있다. 그 뿌리를 물 속 깊이 박은 채 서서히 썩어가는 고통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주산지 주변 산책로를 걸었다. 왼쪽 끝에 만들어진 전망대에 섰다. 수 백년 된 왕버들 나무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진 채 다른 나무에 기대어있다. 그 모습을 한참이나 내려다봤다. 아니 저런 나무에도 파란 잎이 돋아있다니…. 놀랍고 신기했다. 물 속에 뿌리를 몇 백년씩이나 박고 있어도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니.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갑자기 스산했던 주산지가 생명의 힘으로 요동치는 듯하다. 바람이 잦아들며 산 아래 저수지에서 뿌연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나무는 이내 물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주산지라는 그림을 완성한다. 맑은 새소리를 들어가며 주산지를 감상하는데 사람들이 몰려든다. ●주산지는 주왕산 국립공원 남서쪽 끝자락 위치한 주산지는 계곡 끝에 있는 인공 연못이다.1720년 조선 경종 때 마을 주민들이 주산계곡에 제방을 쌓아 만든 저수지다.300년이 넘게 계곡 아래 부동면 주민들의 농업 용수이자 식수였다. 주산지의 물은 벼와 청송 사과의 생명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산지의 왕버드나무는 현재는 물기근을 겪고 있다. 수 백년이 된 왕버드나무도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가 말라 죽고 20여 그루만이 남아 명맥을 잇고 있다.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으로 아름다움이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지만 영화 촬영용 세트장이 철거돼 좀 아쉽다. 주산지민박(054-873-4093)은 3만원선. 주말에는 반드시 전화예약을 해야한다. 〔송소고택〕 청송에서 아흔아홉칸짜리 고택으로 유명한 송소고택은 원래 조선 영조 때 만석꾼이었던 심처대의 7대손 송소 심호택 선생이 조상의 본거지인 덕천동으로 들어와서 1880년에 지은 집이다. 심씨 집안 후손과 직장 동료였던 박경진씨가 가옥 전체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송소고택에서는 할 일이 없다. 방에는 TV는 물론 컴퓨터, 에어컨도 없다. 더우면 부채질을 하고 툇마루에 누워 옛날 양반들처럼 책이나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고작이다. 숙박료는 좀 비싼 편.2인 기준 5만∼9만원이며,2인이상은 1만원씩 추가요금을 내야한다.(054)873-0234,www.songso.co.kr 이밖에 청송읍내에 주왕산온천관광호텔(054-874-7000), 주왕산 입구에 꿈의 궁전모텔(054-874-1611), 주왕산가든여관(054-874-0088) 등 숙박시설이 여럿 있다. 청송의 또 다른 명물은 달기약수이다. 입안을 ‘탁’쏘는 맛이 일품인 달기약수물은 설탕 맛을 뺀 사이다 같다. 우리나라에는 오색약수를 비롯해 많은 탄산약수가 있지만 그 중에서 최고로 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달기약수는 한 곳에서만 나는 것이 아니다. 크게 상·중·하탕, 세곳에서 난다. 달기약수에 끓이는 닭백숙도 유명하다. 일단 백숙 국물부터 다르다. 꼭 미숫가루를 탄 물처럼 연한 갈색이다. 소금으로 간을 한 후 떠 먹었다. 맛이 아주 담백하고 고소하다. 찹쌀과 녹두를 넣고 같이 끊여 통통한 곡식의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역시 청송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달기약수터 하탕주변에 많은 백숙집이 늘어서 있다. 그 중에서도 약수식당(054-873-2167)이 유명하다. 약수백수(8000원). 토종닭, 오골계(1마리·3인분 3만원), 닭불고기(1만4000원). 부산식당(054-873-2078), 예천식당(054-873-2169) 등 근처에 있는 집들은 맛이나 가격이 비슷하다. 〔찾아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를 빠져나온다. 바로 우회전해 34번 국도 영덕방향으로 달린다. 진보에서 31번 국도로 갈아타고 청송 방향으로 간다. 청송 읍내를 지나 914번 지방도로를 타고 주왕산 방향으로 가면된다. 상의매표소는 주방천 계곡, 내원동과 연결된다. 국립공원 입장료 3200원, 승용차 주차요금 1일 4000원. 주산지로 가려면 914번 도로 주왕산 국립공원 입구를 지나 영덕방향으로 6㎞ 정도 달린다. 주차장에서 주산지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주산지는 국립공원에 속해 있지만 별도 입장료·주차료는 받지 않는다. 주왕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054)873-0014.
  • “영덕 방폐장 불법투표” 의혹

    반핵국민행동은 다음달 2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유치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경북 영덕군에서 부재자 투표와 관련한 부정사례가 발견됐다고 25일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영덕군의 부재자 투표 신고자 1만 319명 중 430명을 뽑아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보니 이중 113명이 “부재자 신고를 한 적 없다.”고 답했고 65명이 “부재자 신고가 된 줄 모른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자신도 모르게 부재자 신고가 됐다는 영덕군 주민과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과 자필확인서, 인터뷰 동영상, 관련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경북 영덕군의 전체 유권자 수 3만 7577명 가운데 25일부터 시작되는 부재자투표 신고인수는 1만 319명으로 전체 투표자의 27.5%를 차지하는데 이는 지난해 17대 국회의원 선거의 2.2%보다 훨씬 높다. 또 영덕군수의 가족을 비롯해 공무원이 동원돼 군 주민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읍ㆍ면 단위로 책임자를 지정해 유치 찬성을 설득하는 ‘사랑방 좌담회’를 열고 있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이 단체는 “면사무소 직원 등 주민투표에 개입해서는 안 되는 공무원이 고령의 노인을 상대로 이처럼 불법으로 부재자 신고서를 작성해 찬성률을 높이고 있다.”며 “방폐장 유치 투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핵국민행동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는 방폐장 유치 주민투표가 예정된 경주시에서 부재자 투표가 부정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클릭 이슈] 방폐장 유치전 이상 과열양상

    [클릭 이슈] 방폐장 유치전 이상 과열양상

    경주, 군산, 포항, 영덕 등 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25일부터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이하 방폐장) 입지 선정을 위한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다. 이들 지역에서는 방폐장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빚고 있어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경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폐장,‘님비에서 임피로’ 24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4개 지자체에서 25∼30일 방폐장 부지선정을 위한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기간 동안 4개 지역에 모두 97곳의 투표소를 운영한다. 이는 이번 주민투표에서 과거 2∼3% 수준이던 부재자 신고율이 27.5%(영덕군)∼39.4%(군산시)까지 치솟아 부정 투표 등 공정성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뜻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2일이 공식 투표일이지만 사실상 25일부터 1주일 동안 투표가 진행되는 셈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부재자 신고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선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불법사례가 적발되면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방폐장 최종 후보부지로는 유권자 3분의 1 이상이 주민투표에 참여해 과반수의 찬성을 얻은 지역 가운데 찬성률이 가장 높은 곳이 선정된다. 이 때문에 지난 2003년 ‘부안 사태’와 달리 이번에는 오히려 지역마다 찬성률을 높이기 위한 홍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방폐장이 들어서는 지역에 ‘3000억원+α’의 지원을 약속, 방폐장이 님비(Not In My Back Yard·유해시설 설치를 기피하는 현상)에서 임피(In My Front Yard·이득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려는 현상) 시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재자 투표, 선거 공보물 등에서 불공정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투표 이후 심각한 후유증마저 우려되고 있다. ●유언비어에 지역감정까지 ‘난무’ 시민·환경단체들로 구성된 ‘반핵국민행동’은 24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부재자 투표에서 불법 사례가 대거 발각됐다.”면서 동영상 등 증거자료를 공개했다. 증거자료에 따르면 경주지역에서 통·반장과 이장 등에게 부재자 투표용지가 대량으로 배달되거나 이장 등이 투표용지를 직접 수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장이 부재자 투표용지 100여장을 감추고 있다가 발각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현행법은 부재자 투표용지가 주민 개개인에게 등기로 배달돼야 하며, 각자 비밀리에 투표를 한 뒤 우편으로 부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핵국민행동 관계자는 “부재자 투표가 비밀·직접·평등·보통선거라는 투표의 기본원칙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관권·금권으로 얼룩진 불법 주민투표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주에는 ‘기형아 사진’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군산시와 영덕군의 방폐장 유치 반대단체가 선관위에 제출한 선거공보물에 기형아 사진을 싣고 ‘10년 후 당신의 아들딸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며 방폐장이 기형아를 낳게 된다는 식의 주장을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두 지역의 방폐장 유치 찬성단체는 관할법원에 공보물 인쇄 및 배포금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선관위에 이의신청을 냈다. 하지만 전북도 선관위가 “반대단체가 낸 기형아 사진과 설명이 허위”라면서도 “주민투표법에 선거공보물은 수정·삭제를 못하도록 돼 있어 그대로 발송하고, 투표소에 이같은 결정 내용을 공고하겠다.”고 결정, 찬성단체측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또 군산시와 경주시는 최근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성명을 주고받는 등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송웅재 군산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주민투표를 앞두고 경주지역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승인과 697억원의 주민지원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경주국책사업추진단은 “군산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데 혈안이 돼 문제를 경주시에 뒤집어씌우려 한다.”고 반박했다. ●20년 숙원사업 풀리나 정부는 지난 1986년 이후 20년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방폐장 문제가 비로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지역별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찬성률이 60% 이상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폐장 유치 반대단체들은 벌써 ‘주민투표 무효투쟁’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따라 투표가 끝난 뒤 찬반 주민간, 지역간 갈등의 골을 메우는 것도 숙제로 남아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역별 찬성률은 오차 범위내에 있어 후보지역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주민투표가 방폐장 부지선정이라는 대표적인 갈등 과제를 해결할 경우 새로운 국정운영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과열·혼탁문제에 대한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방폐장 투표 공동감시단 경북도, 전북도에 제안

    경북도는 20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 입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와 관련,‘공정투표 교차 감시단’운영을 선거관리위원회와 전북도에 제안했다. 방폐장 주민투표를 앞두고 부재자 신고율이 유례없이 높고, 유치를 신청한 경주와 포항, 영덕, 군산에서 현재 고소·고발이 모두 15건에 이르는 등 찬·반 단체는 물론, 지역간에도 경쟁이 너무 치열해 상당한 후유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공정투표 감시단은 깨끗한 투표분위기 조성과 지역간 신뢰 확보를 위해 선관위와 4개 시·군에 방폐장 찬·반시민단체 등이 참여한다. 감시단을 운영하면 투표 운동뿐만 아니라 투·개표 과정까지 서로 교차해 관리·감독함으로써 주민투표의 공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고 지역 사이의 갈등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20년동안 표류해 온 국책사업인 방폐장 입지 선정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공정투표 감시단’ 운영에 대해 선관위, 유치를 신청한 지자체와 곧 협의하겠다.”고 말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방폐장 투표결과 수용을”

    정부는 17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부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 실시와 관련, 과학기술부·법무부·행정자치부·산업자원부 등 4개 부처 합동 담화문을 발표했다. 정부는 담화문을 통해 “정부는 민주적 절차에 의한 부지 선정이라는 원칙에 따라 부재자 투표를 포함한 전반적인 주민투표 진행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과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할 것”이라면서 “중립적이고 공정한 관리자 역할을 충실히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또 “해당 지역 주민 모두 투표에 적극 참여, 투표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방폐장 부지 선정이 사회적 갈등 해결의 모범사례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방폐장 부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를 오는 11월2일 경주·군산·영덕·포항 등 4개 방폐장 유치 희망 지방자치단체에서 동시에 실시할 예정이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정치플러스] 전직3부요인등 18일 시국선언

    전직 3부 요인과 전직 장관 등 각계 인사들은 천정배 법무장관의 지휘권 파동 등 최근 일련의 사태와 관련,18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제2 시국선언’을 갖는다. 김수한·김재순·박관용·장경순·정래혁·채문식 전 국회의장과 이일규 전 대법원장, 강영훈·남덕우·노재봉·신현확·이영덕·정원식·현승종·황인성 전 국무총리 등 전직 3부 요인 외에 전직 장관 76명, 전 국회의원 205명, 예비역 장성 642명, 전직 대사 48명 등 각계 인사 9590명이 선언에 참여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 [사설] 방폐장 주민투표 불법시비 없어야

    다음달 2일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즉 방폐장 유치에 대한 주민투표를 앞두고 찬·반 논란이 가열되면서 불법투표 시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환경단체 연합인 반핵국민행동에 따르면 군산·경주·포항·영덕 등 방폐장 유치를 신청한 4개 기초자치단체의 공무원들이 주민 설득에 나섰고, 심지어 일부에서는 찬성표 확보를 위한 향응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우편투표가 가능한 점을 이용, 공무원들이 찬성의사를 지닌 주민들만 골라 부재자 신고를 적극 유도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이들 지역의 부재자 신고율이 21∼39%로, 기존 선거보다 10배 이상 높은 것을 보면 어느 정도 개연성이 의심된다. 이들 불·탈법 행위가 모두 사실이라면 이만저만 문제가 아니다. 이번 주민투표는 부안사태까지 낳으며 19년을 끌어온 방폐장 문제를 매듭짓는 중요한 국가적 행정행위다. 그만큼 주민들의 의사가 정확히 반영돼야 하고, 이를 위해 투표의 전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그래야 2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극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부안사태의 불행을 막고, 주민들의 동의와 협조 아래 국책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선관위와 경찰은 보다 각별한 관심을 갖고 이번 방폐장 주민투표의 불·탈법 행위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특히 관권시비는 투표불복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공무원들의 투표 개입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 아울러 청주·청원 통합 등 지난 두차례 주민투표에서 드러난 것처럼 정책홍보와 관권선거를 명확히 구분지을 주민투표법 보완작업도 추진돼야 할 것이다.
  • [혁신 공기업탐방] (26) 이중재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혁신 공기업탐방] (26) 이중재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이중재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원자력발전소가 없었을 경우를 가정해 원전의 중요성과 경제성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10일 “원전은 전력 1를 생산하는 데 39원이 들지만 석유는 80원,LNG는 154원이 든다.”면서 “지난 1985년 1당 68원하던 전기요금이 지난해에는 75원에 그친 것도 원전의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평균 전력단가를 낮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물가는 1985년에 비해 무려 156%나 올라 원전이 없었다면 전력 요금이 2배 이상 상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성에서 원전을 대체할 에너지는 없고 안전성도 충분히 검증됐다는 것이 이 사장의 신념이다.“공기업의 진정한 혁신은 이익을 키워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 사장을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만나 봤다. ▶원전 이용률이 5년 연속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어떤 의미를 갖나. -원전 이용률은 발전설비 운영의 효율성과 활용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원전 이용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고장이나 사고 없이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뜻이다.1978년 고리 1호기가 운전을 시작한 이후 운영기술이 갈수록 높아져 2000년 이후 5년 연속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이용률은 91.4%다. 세계평균 이용률(78.9%)보다 12% 이상 높다. 국내 원전 운영기술이 선진국보다 우수함을 말해 준다. 원전 직원들의 업무능력도 수준급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국제신용평가 기관으로부터 최고수준의 신용등급을 받았다고 들었다. -지난 5월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사는 한수원의 신용등급을 A3에서 A2로 상향조정했다.A2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한국전력공사와 포스코 등 우량기업들이 A2 등급을 받았다. 건실한 재무구조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운영능력이 반영된 결과다. ▶현재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BEST KHNP 운동을 추진중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인가. -혁신은 의지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며, 효과적인 시스템이 뒷받침될 때 성공할 수 있다. 그래서 올 초부터 BEST KHNP 운동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고라는 뜻의 BEST와 Excellent Company(훌륭한 회사),Strong Company(강한 회사) 및 Techno-Company(기술이 있는 회사)의 첫 자를 딴 합성어다.KHNP는 한수원의 영어 약칭이다. 결국 BEST KHNP는 최고의 한수원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BEST KHNP 운동의 실례를 말해 달라. -BEST KHNP 운동에 따라 행동대원격인 178명의 혁신 선도요원을 선발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혁신학습을 진행하고, 혁신실천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워크아웃 프로세스를 도입해 불필요한 일을 없애고, 업무를 개선하는 참여혁신형 실천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있다. 문제해결형 회의인 타운미팅을 통해 도출된 80여개 혁신과제를 실천하는 등 회사 혁신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공기업 최초로 도입한 지적자본 경영체제는 무엇인가. -지적자본이란 미래에 조직이 성과를 창출할 수 있게 하는 가치를 지닌 잠재적 지식이다. 재무제표상에 나타나지 않는 모든 프로세스와 자산을 말한다. 한수원이 도입한 지적자본 경영체제는 인적자본(구성원들의 역량과 태도, 만족), 구조자본(구조 및 시스템, 프로세스, 조직문화), 관계자본(브랜드가치, 이해관계자 만족도)을 효율적으로 평가해 경영개선에 활용함으로써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활동이다. 한수원은 지적자본 경영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최우수 전력회사 창조’라는 기업이념을 이룰 계획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초 경영혁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추진중인데 어떤 효과가 예상되나.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달성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회사경영과 연계해 고부가가치 및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도록 7대 신성장동력 로드맵을 완성했다.7대 신성장동력은 신형경수로 건설·운영기술 정착화,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사업추진, 원전 해외사업 활성화 등이다. 이들 과제에 2015년까지 3조 9000억원을 투자해 1조 2000억원의 연간 매출액과 4600억원의 순이익을 볼 예정이다. 또한 연간 1만 4000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기대된다. ▶인사부문에 멘토링 제도를 도입했는데. -멘토링은 멘토(선배)와 멘티(후배)가 합의한 목표 하에 상호인격을 존중하면서 일정기간 멘티의 잠재능력을 개발해 핵심인재로 육성하는 활동을 말한다. 우선적으로 올해 신입직원 180명을 대상으로 조직에 신속하게 적응하고 업무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선배직원과 1대1로 업무를 지도하도록 했다. 멘토링 결과를 인사에 적극 반영하는 한편 향후 멘토링 제도를 확대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원자력 사업 외에 추진하고 있는 신ㆍ재생에너지 사업은 어디까지 와 있나. -한수원은 풍력·태양광·해양 중심의 기술개발 전략에 따라 2015년까지 190만㎾(수력포함)의 설비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사업추진을 위한 전담부서를 올초 신설했다. 한수원은 이미 수력발전소 27기(총 535㎿)를 보유하고 있으며, 춘천수력 외 5곳의 노후 설비를 개선해 7.9㎿, 청평수력 4호기를 증설해 50㎿의 설비를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또 2007년 5월 준공을 목표로 고리원자력본부내 유휴부지에 설비용량 1.5㎿급 1기의 풍력발전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선정이 관심인데. -방폐장 유치 신청서를 낸 곳은 경주·포항·영덕·군산 등 4곳이다. 이들 지역에서 오는 11월2일 주민투표가 실시된다. 지역주민의 3분의1 이상이 투표하고,50% 이상의 찬성을 얻은 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찬성률을 보인 곳이 최종 선정된다. 한수원은 주민투표 결과에 따를 뿐이다. ▶한수원은 발전소 주변 지역주민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지난해 4월 한 차원 높은 지역사회 발전과 공존공영을 위해 ‘지역공동체 경영’을 회사 역점사업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지역공동체 담당 조직을 신설했고 지난해 6월 ‘지역사회 봉사단’을 창단한 이후, 전직원의 93%가 자발적으로 봉사기금을 후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고리원전 주변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원어민 영어교실을 운영하고, 영광원전 주변에서 홀로 사는 노인 81명을 대상으로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원자력발전 현황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자력 발전은 국내 전체 발전량의 38.2%를 차지한다. 석탄(37.2%)·석유(6.5%)·수력(1.7%) 등 에너지원별 발전량 가운데 비중이 제일 높다. 국내에 원전이 도입된 것은 1978년 고리 1호기 때부터다.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에너지를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 원전을 도입하게 됐다. 당시는 원전 기술력이 전혀 없어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로부터 모두 전수받았다. 하지만 1995년 영광3호기부터는 한국표준형원자로를 자체 개발해 건설했다. 현재는 모두 20기의 원자로(전체 설비용량 1772만㎾)가 가동중이며 세계에서 6번째인 원전대국으로 발전했다. 한수원은 한국표준형원자로보다 경제성과 운전·보수성을 향상시킨 개선형 한국표준원전(100만㎾급)을 개발,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를 건설하고 있다. 또 개선형 한국표준원전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을 대폭 향상시킨 차세대원자로(신형경수로1400)도 개발해 신고리 3·4호기를 짓고 있다. 제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준공일정대로 신규원전 건설사업이 진행된다면 오는 2015년에는 원자력 28기에 전체 설비용량 2732만㎾로 성장하게 된다. 원전은 우리나라 에너지원의 97%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실정임을 감안할 때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다.2002년 원자력 발전량(1191억)을 LNG와 석탄화력 발전원으로 대체한다고 가정하면 석탄연료의 추가수입으로 9억달러,LNG의 추가수입으로 80억달러 등 모두 89억달러의 외화가 더 지불돼야 한다.89억달러는 2002년 에너지 총 수입액의 27%에 해당하는 액수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이중재 이사장은 이중재 사장은 원자력발전과 관련된 웬만한 직책을 모두 거친 원자력 전문가다. 한국전력공사에서 근무할 때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처장과 원자력건설처장을 지냈고, 현재는 한국핵융합협의회 부회장, 한국원자력산업회의 부회장, 미국원자력학회 한국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원자력시설 유치를 위한 국민수용기반 증대방안 연구라는 석사논문을 쓸 만큼 이론과 실무를 모두 갖췄다. 이 사장은 매주 화요일 저녁이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사내 마라톤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뛴다. 이 사장이 건강을 지키려는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결재 때문이다. 이 사장은 결재하는 것을 임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말한다. 제때 결재를 해줘야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고 임직원들이 불편을 겪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때 결재를 하려면 무엇보다 사장이 건강해야 한다는 것. 이 사장은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유난히 강조한다. 이에 대한 비용은 회사가 지원하고 있다.1인 1동아리 활동도 장려한다. 회사를 밝게 하고 발전시키는 주체가 바로 직원이라는 믿음에서다. ▲광주(60) ▲광주제일고·서울대 원자력공학과 ▲한전 KEDO 사업처장·원자력건설처장·대외사업단장 ▲한국수력원자력 사업본부장 강충식기자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방폐장 주민투표 관권 개입

    방폐장 주민투표 관권 개입

    다음달 2일 군산·경주·포항·영덕에서 치러질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유치 찬반투표에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만일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핵국민행동은 10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정이 개입한 방폐장 후보지 찬반 투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핵국민행동은 “전체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각 지자체에서는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부재자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4∼8일 진행된 부재자 신고 접수 결과 부재자 비율은 군산 39.4%, 경주 38.1%, 영덕 27.5%, 포항 22.0%로 나타났다. 읍·면·동 단위의 부재자 신고도 행정구역별로 50%를 넘는 곳도 있었다. 군산 5곳, 경주 2곳의 유권자 절반 이상이 부재자 신고를 냈으며 군산시 서수면은 부재자 신고율 60%를 넘어 사상 최대의 부재자 신고를 기록했다고 반핵국민행동은 밝혔다. 반핵국민행동은 이와 관련해 “통상 선거에서 부재자 신청 비율이 2∼3% 수준인 것에 비해 방폐장 찬반 투표가 유독 높은 것은 억지로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지자체의 불법 선거운동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부재자 신고를 독려받은 주민들의 인터뷰 내용과 공무원이 주민들에게 부재자 신고를 권하는 전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들은 “실적 경쟁에 내몰린 공무원과 통·반장들이 집집마다 방문해 부재자 투표를 권하고 있으며 심지어 통·반장이 직접 부재자 투표 신고서를 작성해 주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는 군인과 경찰 등 부재자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제한돼 있었지만 현재는 선거법 개정으로 투표 당일 직접 투표할 수 없는 사람이면 누구나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방폐장 투표와 관련, 일부 지역에서 공무원들이 음식점에 부재자 투표신청 용지를 가져다 놓고 이를 독려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어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라면서 “만약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한반도 소나무 ‘멸종 갈림길’

    한반도 소나무 ‘멸종 갈림길’

    소나무 재선충병은 갈수록 잰걸음으로 확산 중이다. 지난 18년 동안 모두 49개 시·군·구에서 발생했는데, 이 중 지난해와 올해에만 21개 지자체가 피해지역에 새로 포함됐다. 잘려지고 불태워지는 소나무도 벌써 100만그루에 육박했다. 수천만년을 한반도에 터잡고 살아온 소나무가 앞으로 수십년내 멸종의 길로 치달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더 이상 비현실적인 것만은 아닌 듯하다. ●생존 진단 한달 뒤 나와 소나무의 생존 여부에 대한 ‘1차 진단’은 이번달 말이면 나온다. 확산에 제동이 걸릴 지, 아니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지 여부가 갈려지는데, 전문가들은 ‘산림의 보고’로 일컬어지는 백두대간에 재선충병이 올라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소나무의 생존은)사실상 끝장”이라고 단언한다. 정부가 이번에 선정한 16개 지자체,125개 지점에 대한 조사결과가 주목되는 것도 바로 이런 까닭에서다. 산림청의 이번 항공관측은 지금까지 처음 실시된 ‘광역·정밀조사’다.16개 시·군(경북 12개, 강원·충북 각 2개) 전체 구역을 1㎞ 간격으로 지그재그로 날며 소나무 재선충병 전문가 2인이 동시에 관찰했다. 이들 지자체 가운데 울진·봉화군 및 영주·문경시(경북)와 제천시(충북), 영월군(강원) 등 6곳은 모두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지역이면서, 다른 곳보다 재선충병 의심 소나무들이 대거 발견돼 해당 지자체에서 바짝 긴장한 상태다. 제천시가 83그루(10개 지점)로 가장 많았고, 영주시와 봉화군·영월군 등에서도 41∼54그루가 발견됐다. 정부가 재선충병 발병의 ‘최후 저지선’으로 삼고 있는 봉화군의 조사결과는 특히 주목된다. 현재까지 재선충병이 가장 북상해 있는 안동시와 인접해 있는 데다, 산림청이 확인한 14개 지점 가운데 춘양면 학산리·개단리 등 지점은 금강송 군락지인 서벽리와 불과 4㎞ 남짓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재선충 병원균을 매개하는 솔수염하늘소가 제 힘으로 4㎞를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곳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금강송 군락지의 안전은 급격히 허물어질 공산이 높다. 봉화군 산림과 김현탁 주사는 “올들어 소나무 고사목 109그루를 조사했지만 아직 재선충병은 발병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산림청으로부터 통보받은 지점에 대해선 이번주부터 시료를 채취해 감염 여부를 의뢰할 예정인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아무래도 신경이 더 쓰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울진군도 비슷한 처지다. 소광리·삼근리의 금강송 군락지와 4∼5㎞가량 떨어진 왕피리·진곡리에서 재선충병 의심 소나무들이 각각 2그루씩 발견됐다. 비록 적은 수이지만 재선충 병원균 한쌍이 1주일 만에 무려 20만마리로 급속 번식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장비·인원 부족 심각 재선충병 발병 여부를 실제로 확인하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우선 산림청이 통보한 125개 지점의 소나무 고사목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일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산림청은 경·위도 좌표를 각각 소수 8자리까지 찍어서 해당 지자체에 통보했지만 담당 공무원들은 대체로 난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산 중턱이나 절벽 등 숲이 우거진 곳일 경우 정확한 지점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의성군 주재흥 주사)는 것이다. 장비·인원부족은 가장 큰 장애다.16개 지자체에 확인한 결과, 재선충병 의심 지점을 찾는 데 필요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5곳(영월·태백·제천·단양·영덕)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1개 지자체는 그나마 도면만 활용해서 해당 지점을 찾아 갈 계획이다. 시료채취를 담당할 예찰원을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고작 1명만 두고 있는 점도 정확한 실태조사가 이뤄지기 어려운 요인으로 지적된다. 행정당국의 느슨한 태도는 또다른 문제점이다. 경북 군위·의성·예천·문경 등의 경우 항공 정밀관측을 실시한 지 두달여 만에 관측결과를 통보받거나,40여일 지나도록 결과 자체를 통보받지 못한 지자체도 4곳(영월·태백·단양·영덕)인 것으로 파악됐다. ●갈수록 급속 확산 추세 소나무의 존속을 갈수록 불안하게 만드는 징후는 통계자료로 확인되고 있다. 우선 올해의 경우 대구 북구와 경북 안동, 경남 의령 등 11개 기초지자체에서 재선충병이 새로 발견돼 18년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2001년과 지난해 각각 10개 지자체씩 확산된 것을 제외하면 그동안의 확산 범위는 해마다 2∼4개 지자체 수준에 그쳤었다. 재선충병에 감염돼 제거되는 소나무 수도 연도별로 급증하는 추세다.1989년엔 고작 13그루가 베어졌지만 올해의 경우 9월 말 현재 41만 9042그루에 달할 정도다. 다른 측면의 해석도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최근 들어 지자체의 예찰 활동 및 대국민 홍보가 부쩍 강화되면서 일반 국민들의 재선충병 발병 신고도 많아지고 있다. 피해 고사목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은 발병사실을 조기발견해 신속하게 대처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 그동안 행정당국이 늑장대응해 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감염된 소나무를 찜질방·음식점의 땔감용으로 사용하는 등 외부로의 인위적 유출이 재선충병을 급속 확산시킨 주요 원인으로 오래 전부터 파악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에 대한 법적 조치는 최근들어 마련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발효된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특별법’이 그것인데,‘소나무류 반출 금지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감염 소나무를 빼낼 경우 최고 1000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등의 규정을 담고 있다. 재선충병의 백두대간 침입이 이번에 확인될 경우 특별법 제정은 그 취지에도 불구하고 ‘실기’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차가운 돌·철재에 생명을 입힌다

    차가운 돌·철재에 생명을 입힌다

    높아지는 가을 하늘,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조각전이 풍성하게 열리고 있다. 국내 원로 조각가와 신인 작가는 물론 해외 조각가까지 가세해 저마다 감각적인 작품으로 조형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김영원의 ‘그림자의 그림자’ 홍익대 미술대 김영원 교수의 조각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골똘이 생각케 한다. 인체의 앞면과 상반신은 평면인데, 뒷면과 하반신은 입체다. 한 작품 안에서 평면과 입체가 교차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슨 의미일까’하는 상상력이 꿈틀댄다. 특히 인간의 눈, 코 등이 없는 무표정의 얼굴에서 관람객들은 수많은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 인체가 갖는 공간성과 시간성을 철저히 배제시킴으로써 작가는 오히려 조각에 역동성과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한줄로 나란히 선 84개의 인간 군상을 조각한 작품 ‘바라보기’는 인생과 인간에 대한 성찰을 필요로 한다. 서로 마주보는 한 인간이 둘로 쪼개져 한없이 작아져가는 변화의 모습을 표현했다.“때에 따라 한없이 존재감이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는 인간은 야망과 욕심을 모두 내려 놓으면 자유롭게 됩니다.” 인체의 그림자가 또 다른 그림자를 만들어내면서 결국 어느 것이 진짜 그림자인지, 인체인지를 고민케 하는 작품 ‘그림자의 그림자’는 그림자마저 둘로 나눌 수 있는 무한한 자유를 가져다 준다.“그림자에는 실체가 없지요. 삶도 그림자가 없지요. 결국 그림자란 삶입니다.” 30일까지 성곡미술관(02)737-7650. ●이경재와 신일수의 ‘사랑’이경재의 작품은 돌에서 깎아내리는 부분을 최소화하고, 볼륨보다는 선을 많이 이용해 좀처럼 입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기교 없이 절제된 표현이건만 따뜻함이 묻어 나온다. 노란빛이 감도는 사암으로 만든 ‘행복한 외출’처럼 그가 돌조각에 담고자 한 것은 모성애, 인자함, 포용, 향수, 다정함 같은 한국적인 감성이다.20일까지 박영덕화랑(02)544-8481. 장애를 딛고 예술의 세계에 뛰어든 신인작가 신일수는 자신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화랑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두손을 포개어 무릎꿇고 앉아 있는 여인상 ‘기다림’에는 애틋하게 그를 뒷바라지해 온 어머니의 사랑이 느껴진다.18일까지 청작화랑(02)549-3112. ●나이젤 홀의 ‘자연’영국 조각가 홀의 조각은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이다. 광택을 입힌 나무나 철재로 작업을 하는 그는 항상 공간과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둔다. 재료가 지니는 중량감, 기하학적인 선들간의 조화를 이뤄내는 그의 작품에는 빛과 어두움, 채워짐과 비워짐이 묘한 조율을 이뤄낸다. 이번 전시회에는 조각품외에 드로잉 작품도 선보인다.18일까지 박여숙화랑(02)549-7574.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수능 D-48…필승 마무리 전략] 지원대학 확정 ‘맞춤공략’ 하라

    [수능 D-48…필승 마무리 전략] 지원대학 확정 ‘맞춤공략’ 하라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꼭 48일이 남았다.50일도 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새로운 공부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지금까지 공부해온 것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는 생각으로 차분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다. 결전이 다가오는 만큼 컨디션 조절에 힘쓰는 것도 필수다. 남은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능 마무리 전략’을 소개한다. 지난달 14일 수능시험 원서접수를 마감한 뒤, 이제 수험생들은 과목 선택까지 모두 마쳤다. 수시 2학기 응시 여부와 지원 대학·학과도 윤곽이 잡혔어야 하는 시기다. 지원 대학의 수능 점수 반영 방법과 가중치 여부까지 꼼꼼히 따져 집중 공략하는 것이 남은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모의평가 100% 활용하기 수능시험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지난 9월 치러진 모의평가는 올해 수능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가장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다.53만 4000여명이 응시, 실제 수능을 보는 수험생 대부분이 모의평가를 치렀기 때문에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에도 좋다. 단, 실제 수능 점수는 50일 정도 남은 기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므로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금물이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가장 큰 특징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이 지난해 수능에 비해 상당히 어려웠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부터 유지돼온 경향인 만큼, 수험생들은 올해 탐구영역의 난이도가 다소 높아질 것에 주목,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탐구영역은 난이도에 따라 점수가 극명히 갈리는 영역인 만큼 선택과목과 점수대에 따라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수시·정시 등 목표 재정비에도 참고자료가 된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학과의 정시모집 지원 가능 점수에 비해 모의평가 성적이 높게 나왔다면 굳이 수시 2학기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반대로 6월 모의평가보다 점수가 떨어졌다면 현재 진행 중인 수시 2학기 전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점수가 당초 목표로 한 대학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면 현실적으로 지원 대학을 수정하고 그 전형에 맞게 반영 영역과 과목을 점검해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취약한 영역 보완에 집중 그동안의 모의수능 결과를 토대로 어떤 영역이 취약한지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백분위 성적이 크게 오르내리는 영역은 그만큼 실력이 불안정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수리와 외국어는 일관되게 나오는데 언어영역 점수가 요동친다면, 남은 기간 동안 언어영역을 최대한 상향 안정화시키도록 집중해야 한다. 과목에 따라 불안정한 원인이 다를 수 있으므로 특정 단원이나 특정 유형에 취약한 것이 아닌지도 점검한다. 급한 마음에 마구잡이로 덤비는 것보다는 전략적 접근이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일단 선택한 영역은 한 영역도 포기해선 안된다. 특히 수리영역은 다른 영역에 비해 어렵고 단기간에 점수가 오르지 않기 때문에, 지금쯤 지레 포기하는 수험생들이 꽤 있다. 그러나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지금까지 유지해온 점수라도 까먹지 않는 방법이다. ●시간 배분·답안지 작성 훈련을 이제 정말 실전체제인 만큼 되도록 많은 문제를 접해보고 실전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기출문제와 모의고사 문제는 꼭 한번 다시 면밀히 살펴야 한다. 또 그동안 풀었던 문제 가운데 애매했거나 이해하지 못한 문제들을 차근차근 메워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매일 일정 시간을 정해 이해되지 않았던 문제들을 교과서와 관련지어 이해하도록 한다. 새로운 경향의 어려운 문제를 찾아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오히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정해진 시간에 문제를 풀어내는 실전 훈련도 빼놓을 수 없다. 지문을 읽어내는 속도를 조절하고 시간 배분 연습이 필요하다. 오답 지우기, 모르는 문제 건너뛰기, 정답을 답안지에 옮기기 등 ‘기술’도 익혀야 한다. 때때로 사소한 실수 때문에 당황해 시험 전체를 망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버 페이스 금물, 건강 유지 지금 시점에서 무리한 욕심으로 ‘오버 페이스’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예를 들어 언어·외국어는 안정됐다고 해서 탐구영역에만 집중하다가는 감각을 잃어 평소 자신있던 영역까지 망칠 수 있다. 급한 마음에 서두르다가는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으므로, 자신감을 갖고 마인드 컨트롤에 힘쓴다. 알맞은 학습 계획으로 불안감을 줄이고 적절한 휴식으로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도록 한다. 잠자는 시간, 식사 시간 등도 수능시험 당일 시간표에 맞춰 적응하도록 한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도움말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 평가실장,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 김영일 중앙학원 원장
  • [문화단신] 무의공 종가 소장유물 기탁식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9일 오전 11시 희귀본으로 평가받는 16세기 고문서가 포함된 영덕 무안박씨(務安朴氏) 무의공(武毅公) 박의장(朴毅長) 종가의 소장 유물 2411점에 대한 기탁식을 갖는다.
  • 무더위·잦은 비에 ‘봉화 송이’ 명성 흠집

    경북 봉화 등 송이 집산지의 채취 농가와 산주들이 무더위와 많은 비로 채취량 감소와 품질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3일 송이 집산지인 봉화·영덕·울진군 등에 따르면 최근 높은 기온과 잦은 비로 송이 채취량이 줄고, 품질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수매에 들어간 봉화군산림조합의 경우 추석 다음 날인 19일 하루 441㎏의 송이가 수집된 이후 물량이 줄기 시작해 현재는 지난해 이맘때보다 20%가량 줄어든 하루 200㎏ 안팎에 그치고 있다. 영덕군산림조합도 최근 들어 하루 500㎏ 남짓으로 지난해보다 20∼30% 줄었으며, 울진군산림조합은 출하량이 적어 지난해보다 열흘 정도 늦은 지난 20일부터 수매를 시작했다. 출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오히려 약세다. 추석 이후 수요가 크게 줄면서 최근 들어 1등급 1㎏이 20만∼23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다가 송이 품질도 예년만 못해서 1,2,3등품 비율보다 등외품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봉화군산림조합에서 송이 선별작업을 하는 신성용(36)씨는 “예년과 달리 수집되는 송이의 상당량이 벌레가 파먹은 흔적이 있는 등외품이다.”며 “이는 더운 날씨 탓에 각종 벌레들의 활동이 활발한 데다 이들이 송이를 갉아 먹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상품(上品) 송이에 하자가 있다는 소비자들의 항의도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산림조합 관계자들은 “현재 송이 포자 형성은 양호한 상태이지만, 본격적인 송이 채취 시기인 10월 까지 더운 날씨가 지속된다면 송이 생장에 차질이 생겨 올해 채취량이 흉작이었던 지난해 수준에도 못미칠 것”으로 우려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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