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수학 지역간 학력차 크다
10년 만에 실시된 중1 학력진단평가 성적이 21일 공개되자 영어·수학 등 사교육을 많이 받는 과목에서 지역간 차이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수학의 경우 시·도간 또는 지역내에서 최고 15점의 성적 차이를 보였다.
새 정부가 영어 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어서 사교육 시장 확장과 함께 지역간 영어 성적 차이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성적이 낮게 나타난 지역에서 영어 공교육을 크게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본지 취재팀이 이날 서울시내 중학교를 취재한 결과 서울 강남 A중학교의 영어 평균 성적은 97점으로 서울(87점)·대전(85.4점)·광주(85.7점)·부산(85점)·대구(84점)·울산(84점)·제주(83점)보다 높게 나왔다. 특히 A중학교 경우 한 반에서 36명 가운데 34명이 영어 만점을 받았다.A중학교의 영어 평균 성적은 서울 종로 B여중의 평균 82점보다 15점 많은 것으로 나타나 서울 지역에서도 성적 편차가 가장 컸다. 이는 지난 6일 실시된 영어 시험이 영어 회화 위주로 출제되면서 상대적으로 해외 연수 경험이 많거나 과외를 받은 학생들에게 유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이날 “강남에는 외국을 다녀온 아이들도 많고 학원도 많다.”면서 “전적으로 사교육의 결과”라고 말했다. 고려대 강선보 교육학과 교수는 “학원 등의 교육환경이 좋기 때문에 농촌보다는 대도시를, 강북보다는 강남을 선호하는 것”이라면서 “평가 결과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공교육 부문에서 메워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부산·대전·대구·광주·울산·제주 등 7개 지역 학교가 학생들에게 나눠준 성적에서 서울 지역의 평균성적은 국어 86점, 영어 87점, 수학 85점, 사회 83점, 과학 76점이었다. 상대적으로 과외를 별로 하지 않는 사회·과학 과목에서는 지방의 성적이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보였다. 대구에서는 영어 84점, 수학 83점으로 서울보다 낮았으나 사회와 과학은 각각 84점·79점으로 서울보다 높았다. 울산은 성적이 공개된 7개 지역 중 수학이 유일하게 70점대(79점)로 가장 낮아 서울 강남 A중학교와 15점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서울에서는 강남·북간 학력격차가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강남 A중학교의 평균 성적은 국어 93점, 영어 97점, 수학 94점, 사회 91점, 과학 83점으로 전체 평균은 91.6점(총점 458점)이었다.
종로구 B여중에서는 국어 86점, 영어 82점, 수학 81점, 사회 79점, 과학 73점으로 총점 401점에 전체 평균은 80.2점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 강남 A중학교보다 전체 평균은 무려 11.4점이나 낮으며, 대구 지역의 평균보다도 3.2점이나 뒤졌다.
동작구 C중학교의 평균 점수는 국어 85점, 영어 86점, 수학 83점, 사회 82점, 과학 75점으로 총점 411점, 전체 평균 82.2점으로 서울 지역 평균에 못 미쳤다. 반면 학원밀집 지역인 노원구의 D중학교는 국어 90점, 영어 94점, 수학 92점, 사회 88점, 과학 82점으로 총점은 446점, 전체 평균은 89.2점으로 강남 지역 학교의 성적에 육박했다.
김성수 김정은기자 ss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