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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애나비 유품 영국 왕실로

    다이애나비 유품 영국 왕실로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친정인 스펜서 가문이 내년 8월 다이애나 왕세자비 박물관을 폐쇄한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최근 보도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오빠 얼 찰스 스펜서 백작은 대변인을 통해 “조카인 윌리엄과 해리 왕세손이 30세가 될 때까지 동생의 유품을 맡았던 것”이라면서 “해리 왕세손이 내년에 30세가 되므로 왕실 커플 윌리엄과 케이트가 유품을 관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박물관은 1998년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후 스펜서 가문 영지에 개관했다. 그가 생전에 입던 드레스와 티아라 등 유품이 공개 전시돼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유품들은 왕실로 회수된 후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살았던 켄싱턴 궁에 보관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2016년부터 롱퍼터 못쓴다

    골프 클럽의 그립을 몸에 붙여 치는 퍼트를 금지하는 골프규칙이 명문화됐다.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21일 이 같은 퍼트 방법을 금지하는 골프규칙 14-1b를 2016년 1월 1일부터 발효한다고 발표했다. 이 규칙이 적용되면 벨리 퍼터나 브룸스틱 퍼터처럼 긴 샤프트를 이용해 그립을 몸 일부에 붙여 사용하는 ‘롱퍼터’가 사실상 금지된다. 롱퍼터는 2011년 PGA 챔피언십에서 키건 브래들리(미국)가 사용해 우승하고 나서 큰 유행이 됐다. 올해는 마스터스 우승자 애덤 스콧(호주)도 롱퍼터를 썼다. 롱퍼터로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는 선수가 늘자 골프를 ‘장비의 게임’으로 만든다는 비난이 일었고 R&A와 USGA가 규제에 나섰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롱퍼터는 40년 전부터 사용됐는데 최근 메이저대회에서 롱퍼터를 사용한 선수가 우승했다는 이유로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英여왕, 왕세자에 업무이관… 왕위계승 나서나

    英여왕, 왕세자에 업무이관… 왕위계승 나서나

    영국의 여왕 시대가 저물고 왕의 시대가 올까.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아들 찰스 왕세자(64)에게 왕실의 주요 업무를 잇달아 넘기면서 여왕이 ‘왕위 계승’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버킹엄궁은 오는 11월 스리랑카에서 열리는 영연방 정상회의(CHOGM)에 엘리자베스 2세 대신 찰스 왕세자가 참석한다고 발표했다고 BBC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연방 수장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영연방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1971년 첫 회의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버킹엄궁 대변인은 고령인 여왕이 장거리 해외여행을 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불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여왕이 평소 영연방 정상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는 것을 국왕의 매우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여겨 왔던 만큼 이번 결정이 가진 의미가 다른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들이 분석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시대가 저물고 찰스 왕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여왕이 아들 빌럼 알렉산더르에게 왕위를 넘겨준 것처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자진 퇴위하려는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찰스 왕세자가 이혼과 재혼을 거치며 영국 국민 사이에서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여왕의 갑작스러운 왕권 이양은 자칫 영연방 국가들의 탈퇴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찰스 왕세자는 8일 오전 열리는 의회 개원식에도 1997년 이후 17년 만에 여왕과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2005년 찰스 왕세자와 재혼한 머밀라 공작부인도 함께 참석해 찰스 왕세자의 왕위 계승 때 헌법상 지위를 놓고 생길 수 있는 논란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네덜란드 123년만에 ‘퀸’아닌 ‘킹’ 탄생

    네덜란드 123년만에 ‘퀸’아닌 ‘킹’ 탄생

    빌럼 알렉산더르(46) 네덜란드 국왕이 30일(현지시간) 즉위했다. ‘여왕의 나라’ 네덜란드에서 남자 국왕이 탄생한 것은 빌럼 3세 국왕이 서거한 1890년 이후 123년 만이다. BBC 등에 따르면 새 국왕 즉위식은 베아트릭스 여왕이 즉위한 날인 4월 30일을 기념하는 ‘여왕의 날’에 맞춰 거행됐다. 베아트릭스 여왕은 이날 오전 암스테르담의 담 광장에 있는 왕궁에서 양위 문서에 서명하고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줬다. 양위한 여왕들은 ‘전 여왕’으로 불리지 않고 ‘공주’로 호칭되는 전통에 따라 베아트릭스 여왕은 앞으로 베아트릭스 공주로 불릴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가장 젊은 왕인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은 암스테르담 신교회에서 진행된 즉위식에서 “나는 전력을 다해 독립과 영토를 수호하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맹세했다. 국왕은 즉위 전 한 인터뷰에서 “‘폐하’라는 호칭은 사양하겠다. 나는 ‘의전 숭배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부르기 편한 호칭으로 불러 달라”면서 왕실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을 것임을 시사했다.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은 항공기 조종사 출신으로 스포츠 외교에 관심이 많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2002년 아르헨티나 투자 은행가 출신의 막시마 소레기에타(41)와 결혼했으나 막시마 왕비의 아버지가 아르헨티나 군사정권 시절 농업장관으로 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덜란드에서 논쟁이 촉발되기도 했다. 국왕 즉위식에는 영국의 찰스 왕세자 부부, 스페인의 펠리페 왕세자 부부, 덴마크 프레데리크 왕세자 부부를 비롯해 18개국의 로열 패밀리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우울증의 일종인 적응장애로 장기 요양 중이던 일본의 마사코 왕세자빈이 남편인 나루히토 왕세자와 함께 11년 만에 외출에 나서 관심을 모았다. 정부는 테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왕궁 주변에 1만여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암스테르담 상공을 지나는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하는 등 이 일대의 경비와 보안을 강화했다. 유럽에서 왕실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군주제 반대 운동이 확산되면서 새 국왕의 앞날이 순탄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네덜란드의 공화주의 운동단체인 ‘신공화협회’는 네덜란드 국왕의 봉급이 네덜란드 총리의 5배, 미국 대통령의 2배나 된다고 주장하면서 새 국왕의 봉급을 삭감하는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철의 여인’ 마지막 길, 빅벤도 48년 만에 침묵

    ‘철의 여인’ 마지막 길, 빅벤도 48년 만에 침묵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장례식이 17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거행됐다. 20세기 영국은 물론 현대 정치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고인의 장례식은 국장(國葬)처럼 성대했지만, 전날 미국 보스턴마라톤 폭탄테러와 반대처 시위에 대한 우려로 시종 팽팽한 긴장 속에서 치러졌다. 대처의 장례식은 오전 11시 영국 런던의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포함한 170개국 2000여명의 조문단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16일 오후 자신이 30여년간 일했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 도착한 고인의 시신은 유족과 상·하원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추도 예식을 마치고 마지막 밤을 보냈다. 17일 오전 10시 영국기인 유니언잭에 싸여 운구차에 실린 대처의 관은 런던의 템스 강변을 따라 고인이 총리로 11년간 머물렀던 다우닝가 10번지(총리 관저)와 트라팔가 광장 등을 거쳐 세인트클레멘트 데인스 성당에 도착했다. 고인의 관을 장식한 흰색 조화 위에는 “사랑하는 어머니, 당신은 우리 마음에 있습니다”라는 자녀들의 메모가 놓였다. 15분마다 종을 울리는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의 대형 시계탑 ‘빅벤’은 애도의 뜻에서 타종을 멈췄다. 이는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장례식 이후 48년 만이다. 오전 10시 30분 왕실 근위기병대의 말 여섯 마리가 끄는 포차(砲車)로 옮겨진 관은 세인트폴 대성당까지 2.5㎞에 걸쳐 운구 행렬을 펼쳤다. 수레 양옆으로는 대처의 최대 치적인 포클랜드 전쟁에 참여한 육·해·공군 대원들이 함께했다. 거리 곳곳에는 4000명의 경찰과 2000명의 군 병력이 배치됐으며, 테러에 대비한 저격수들도 건물에 위치했다. 오전 11시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각국에서 찾은 사절단이 참여한 가운데 장례식 본행사가 진행됐다. 설교를 맡은 리처드 차터스 런던 주교는 설교에서 “(대처에 대해) 충돌하는 의견이 있지만 이 자리는 고인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인생 여정을 마감하는 고인의 안식을 기원했다. 초청된 인사 중에는 생존한 모든 영국 전 총리를 비롯해 헨리 키신저, 조지 슐츠, 제임스 베이커 등 미국 전 국무장관들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등이 참석했고, 한국에서는 한승수 전 총리가 특사로 파견됐다. 반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전 국무장관 부부, 고인과 각별한 관계였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구소련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고 포클랜드섬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벌이고 있는 주영 아르헨티나 대사도 불참했다. 장례식에서는 대처의 손녀 어맨다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고인이 애독했던 에베소서 구절 ‘하느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와 요한복음 구절 ‘마음에 근심하지 마라’를 낭독했다. 또 예식안내서에는 고인이 즐겨 읽었던 영국 시인 TS 엘리엇과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가 인쇄됐다. 장례식 후 대처의 시신은 화장돼 남편 데니스 대처 경이 묻힌 왕립 첼시 안식원에 함께 안장됐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봄날의 차茶를 좋아하세요?”

    “봄날의 차茶를 좋아하세요?”

    꽃차 메말랐던 꽃잎이 다시 피어나듯이 아침에 마시는 차로는 꽃차가 제격이다. 메마른 꽃잎이 따뜻한 물을 머금으며 서서히, 선명하게 피어나는 모습을 보면 하루의 시작이 상쾌해진다. 오늘 하루도 잘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절로 든달까. 꽃차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눈다. 꽃잎이 크고 꽃받침이 단단해 떨기 채로 만드는 것은 ‘공예차工藝茶’, 얇고 잔잔한 잎파리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꽃차다. 공예차는 물을 부었을 때 꽃의 원형이 그대로 되살아난다. 때문에 만드는 사람의 손이 훨씬 많이 가고, 가격도 비싸 일종의 예술 작품으로 여겨지는 것. 중국에서는 예부터 귀한 손님들을 대접할 때, 모리화나 자스민 공예차로 찻잔 속 공연을 선보였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도 복숭아꽃차를 즐겨 마시며 찻잔 속 무릉도원을 꿈꿨다. 꽃차는 봄차와 가을차로도 구분할 수 있는데, 봄에 따는 봄꽃차는 꽃잎이 얇아 자연 그대로 말리고, 가을에 따는 국화와 구절초 등은 가볍게 쪄서 따뜻한 온돌방에서 말린다. 다 말린 꽃은 솥에 넣어 보관해 향과 색을 유지한다고 한다. 다양한 꽃차 중에서 봄에 어울리는 차로 해바라기꽃차와 벚꽃차를 추천한다. 차 주전자 속에서 샛노란 꽃잎을 활짝 틔우는 해바라기꽃차는 보기에도 신비롭고 맛도 좋다. 구수하고 달큰한 대추향이 난다. 전체적으로는 국화차와 비슷하지만 더 깔끔하고 향긋하다. 반면 벚꽃차는 은은하고 여성스럽다. 살아있는 벚꽃은 향기가 강하지 않지만, 꽃잎을 말려 우려낸 차에서는 진한 허브향이 난다. 부유하는 연분홍색 벚꽃잎과 차향을 음미하다 보면, 아직 오지 않은 봄의 절정이 미리 느껴진다. 바람에 하염없이 흩날리는 벚꽃의 아련한 이미지가 차 한잔에서 우러나는 것. 해바라기차는 어지럼증과 감기에, 벚꽃차는 숙취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청량감을 주며 두통에 효과가 있는 목련차와 춘곤증을 없애 주고 불면증에 좋은 제비꽃차도 추천할 만하다. 꽃차는 두 번째 우린 것이 가장 좋고, 3번 이상은 우려 마시지 않아야 한다. 꽃 자체가 식물의 영양소를 응축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이 우리면 독성이 생길 수 있다고.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tea shop 꽃차 카페 사유思惟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사유는 제대로 된 꽃차를 취급하는 서울 시내에 몇 안 되는 카페다. 매화차, 목련차, 도화차, 벚꽃차, 아카시아차, 홍화차, 해바라기차, 국화차, 백화차 등을 위주로 만드는데, 메뉴에 있는 꽃차는 모두 꽃차 명인으로부터 직접 공수해 오는 것이라고 한다. 박물관 분위기와 어울리는 전통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와 함께 야외정원을 갖추고 있어 더욱 운치가 있다. 3월부터는 정원에 다양한 종류의 꽃을 심는다고 하니, 차를 즐기기 더 좋을 듯하다. 꽃차 이외에도 대추차, 식혜 등 직접 만든 전통차도 판매한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3층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휴무) 문의 02-2077-9779 홍차 오후의 마법과 만나는 시간 나는 마들렌 한 조각을 적셔 부풀게 한 차를 한 수저 입술에 기계적으로 가져갔다. 그런데 과자 조각이 섞인 한 모금의 차가 입술에 닿은 순간 몸을 떨었다. 그 기쁨은 차와 과자의 맛에 이어지고, 그것을 무한히 넘어서, 도저히 같은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 기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마르셸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中 1 서양에서는 검은차black tea라고 부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붉은차紅茶로 부른다. 오후의 햇살을 머금은 듯한 홍차의 오렌지빛은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2 홍차 카페들은 우아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홍차의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홍차를 많이 마시는 나라는 영국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영국인들은 1년 동안 홍차를 1인당 1,500잔 넘게 마신다고 한다. 하루에 4잔은 기본이고 많게는 7~8잔을 마시는 것이다. 마시는 시간에 따라 아침식사 전엔 얼리티early tea, 아침 식사 때는 모닝티morning tea, 점심 후에는 애프터눈티afternoon tea 등 별칭도 제각각이다. 영국 사람들이 이렇게 홍차를 좋아하게 된 것은 18세기 초, 와인 대용품으로 서양에 보급된 홍차가 유행을 타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영국에는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점심은 간소하게, 손님들을 초대하는 저녁은 8시 이후 성찬으로 즐기는 관습이 있었다. 오후 4시경이면 자연히 시장기가 감도는 시간. 영국의 부인들은 거실이나 정원에 모여 간식과 함께 홍차를 마시기 시작했고 이런 문화는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당시 영국에서는 ‘시계가 오후 4시를 치면 6시까지 영국 내의 모든 가정의 주전자가 한꺼번에 펄펄 즐겁게 소리를 내고, 도자기 찻잔에 설탕을 넣어 짤그랑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는, 다소 과장된 말이 있었을 정도다. 영국인들은 홍차를 통해 오후 4시라는 황금의 시간을 발견해냈다.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며 차를 마시는 동안 길어진 해가 차탁을 비추고, 도자기로 만든 예쁜 찻잔 속에는 따뜻한 오렌지빛 홍차가 가득하다. 그 순간의 나른하면서도 행복한 기분은 오후 4시의 홍차를 맛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애프터눈티 문화의 탄생은 홍차의 맛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바로 이 마법 같은 시간에 있었던 게 아닐까. 실제로 홍차는 어떤 시간대에 마셔도 무난하다. 홍차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은 커피처럼 몸에 빠르게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저녁에 마셔도 해롭지 않다고. 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오후 시간이 가장 지겹게 느껴진다면, 바로 그때가 홍차가 필요한 순간이리라. 찻집을 찾지 않아도, 예쁜 찻잔에 우린 티백 홍차 한잔이면 마음을 편히 다독일 수 있다. 홍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순수한 홍차 잎으로만 우리는 기본차straight tea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기본차는 찻잎의 오래된 듯하면서도 고유한 향이 매력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냥 나무껍질 맛이 되기 일쑤다. 특히 무발효차인 녹차를 즐겨 마시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찻잎을 80% 이상 발효시킨 홍차가 낯설 수밖에 없다. 홍차 입문자라면 아무래도 꽃이나 과일, 허브향을 더해 만든 가향차flavored tea를 선택하는 게 현명할 것 같다.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봄에 어울리는 가향차로 두 가지를 꼽아 봤다. 얼그레이 프렌치 블루Earl Grey French Blue와 애프터눈 애프리콧Apricot Tea. 두 가지 모두 꽃향기와 과일향이 일품이다. 얼그레이 프렌치 블루는 베르가못 향을 입힌 얼그레이와 블루콘플라워를 섞은 것으로 달콤한 꽃향기가 매력적이다. 화려하지 않고 온화한 향이라 초봄에 마시기 좋다. 애프터눈 애프리콧은 대표적인 오후의 홍차다. 살구의 상큼하고 달콤한 향이 기분을 전환시켜 주기 때문에 화창한 봄날 오후 느긋하게 즐기면 좋을 듯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3 다르질링과 같은 기본적인 홍차는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먹으면 좋다. 찻잎 본연의 향과 쿠키의 달달함이 잘 어우러진다 4 이대 앞 카페 ‘클로리스 티 가든’은 영국식 티룸tea room으로 인기가 높다 글·사진 Travie writer 도선미 ::tea shop 홍차 카페 클로리스 티가든Cafe De Chloris 홍차 카페 체인점인 클로리스 티가든은 신촌, 역삼, 홍대, 삼청동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가장 오래된 신촌 본점이 분위기 면에서 가장 압도적이다. 영국 시골 가정의 티룸tea room을 그대로 카페에 옮겨온 듯, 가구 하나, 찻잔 하나에서도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실제로 영국 손님들이 와 보곤 고향집 생각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고. 클로리스 티가든은 홍차 본연의 맛을 추구한다. 주로 프랑스와 영국제 브랜드 홍차 20여 종을 취급하며, 독창적인 레시피의 다양한 밀크티도 선보이고 있다. 고풍스런 티테이블에 앉아 예쁜 다기로 향긋한 홍차를 마시다 보면 마치 영국 귀부인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주소┃신촌점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13-35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2시(연중무휴) 문의 02-392-7523 www.cafechloris.co.kr 홍차 반짝 정리! 홍차는 크게 순수한 홍차로만 만든 기본차straight tea, 꽃이나 과일, 허브향을 더해 만든 가향차flavored tea로 나눌 수 있다. 세계 3대 홍차로 꼽는 다르질링Darjeeling, 우바Uva, 치먼Qimen이 가장 대표적인 기본차. 다르질링은 인도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재배되는 것으로 ‘홍차의 샴페인’이라 불리며, 시원한 맛이 매력이다. 우바는 스리랑카 중앙산맥 고지에서 재배되는 것으로 밀크티와 어울리며, 오렌지색을 띤다. 중국 치먼에서 재배되는 홍차의 원조 ‘치먼’은 난향, 장미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가향차로는 얼그레이Earl Grey가 있는데, 기본 홍차에 베르가못 향을 입힌 것이다. 여러 산지의 차를 조합한 것도 있다. 잉글리시 블랙퍼스트English breakfast는 아삼 지방의 차와 스리랑카의 실론차를 합한 것으로 복합적인 향을 낸다. 홍차의 맛은 브랜드마다 차이가 나이도 한다. 같은 홍차라도 각 회사마다 차를 섞는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홍차 브랜드로는 영국의 트와이닝, 포트넘 메이슨, 립톤, 프랑스의 포션티, 애플티, 미국의 티즈, 스톡홀름의 쥬뗌므 등이 있다. ●fun fun tea lesson 고단한 봄날의 한방차 ‘귤피차’ 한방차 중에는 직접 만들어 볼 만한 것들도 많다. 구하기 쉬운 재료들로 간편하게 만들어 시간 날 때마다 마시면 체내 독소를 없애고 몸을 가뿐하게 해준다. 비싼 돈 주고 하는 디톡스 대신 귤피로 만든 한방차 디톡스는 어떨까. 귤피는 간의 기능을 도와 줘 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스트레스도 풀어 준다. 귤피차 만들기 1 귤을 먹고 난 후 껍질을 버리지 말고 모은다. 2 소금물로 불순물을 잘 씻어낸다. 3 껍질 안쪽에 흰색 내과피는 떼버린다. 4 흐르는 물에 가볍게 헹군 다음, 채 썰어서 잘 말린다. 5 다 마른 귤피는 종이 봉투에 넣어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한다. 귤피차 마시기 1 귤피차는 끓이지 않고 뜨거운 물에 몇 조각 띄워서 마신다. 2 퇴근 후 저녁에 마시면 긴장으로 인한 피로를 풀어 주는 데 좋다. 3 스트레스만 받으면 체한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귤피차를 가까이 두고 평소에 자주 마시면 마음이 안정된다. -이상재 <한의사의 다방> 中 왕과 왕비가 사랑한 예술품, 홍차 찻잔 1720년대 이래 다기세트는 유럽풍 홍차 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우아한 찻잔은 차 마시는 분위기를 북돋워 주고, 홍차의 품격마저 높여 준다. 귀하신 분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나라별 대표적인 홍차 찻잔 브랜드를 모아 봤다. 마이센 16세기 초, 못 말리는 도자기광이었던 독일 작센 공국의 아우구스트 2세는 최고의 장인들로 하여금 도자기를 만들도록 했다. 당시만 해도 서양 사람들에게 동양의 도자기 제작 기술은 최대의 수수께끼였는데, 마이센 장인들이 이 어려운 문제를 처음으로 풀었다. 1710년, 서양 최초의 도자기가 된 마이센 자기는 현재까지도 세계 최고로 꼽힌다. 웨지우드 1759년 설립돼 영국의 대표적인 도자기 브랜드로 군림하고 있는 웨지우드Wedgwood. 조지 3세의 아내인 샬롯 왕비에게 납품된 이후 ‘여왕의 도자기Queen’s Ware’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최근에는 재스퍼 콘란Jasper Conran, 베라 왕Vera Wang 등 유명 디자이너들이 만든 현대적인 제품들도 출시하고 있다. 로얄 코펜하겐 영국에 웨지우드가 있다면 덴마크에는 로얄 코펜하겐이 있다. 줄리안 마리 왕비의 후원으로 1775년 왕실 도자기로 인정받은 로얄 코펜하겐은 화려한 문양이 특징. 블루 플루티드(사진)의 문양은 모두 직접 그리는데 접시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1,197번의 붓질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국도자기 도자기 종주국인 우리나라 도자기도 유럽에 뒤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대통령 식기로 잘 알려진 한국도자기. 고故 육영수 여사가 일본 도자기 대신 처음 사용한 이래로 청와대에서는 쭉 한국도자기 제품을 쓰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최근 ‘프라우나’ 등 명품 브랜드를 선보이며 세련된 디자인으로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대처 장례식 대통령 특사 한승수 前국무총리 파견

    외교부는 오는 17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장례식에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대통령 조문 특사로 파견한다고 15일 밝혔다. 한 전 총리는 1960∼70년대 영국 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했고 1997∼2007년 한·영 미래포럼 회장을 역임하는 등 영국과의 인연이 남다르다. 2004년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대영제국 명예기사’(KBE) 작위를 받았다. 대처 전 총리는 1986년 5월 영국 총리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한 바 있다.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대처 장례식 앞둔 英 초비상…反대처 시위에 테러 위험

     오는 17일(현지시간)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을 앞두고 영국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전역에서 반(反)대처 시위가 예고된 데다 북아일랜드 분리독립운동 세력의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경찰들이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 당일 테러나 폭력행위 모의를 적발하기 위해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휴대전화 문자 등을 감시하기 시작했다고 9일 보도했다.  대처 전 총리에게 부정적이었던 단체들은 오는 13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 시위를 시작으로 장례식 당일까지 리즈, 브리스톨, 리버풀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반 대처 시위’와 ‘사망 축하 파티’를 열겠다고 밝힌 상태다.  경찰은 또 대처 정부로부터 극심한 탄압을 받았던 북아일랜드 분리주의 세력이 장례식 때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실제 행동에 나설 경우 런던보다는 북아일랜드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경찰로서는 미리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왕실의 정치 간섭 배제를 이유로 1965년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이후 장례식 참석을 피해 왔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남편 필립공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혀 런던 경찰의 고심은 한층 커졌다.   이에 경찰은 2011년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 때 시행했던 ‘사전 체포’ 전략을 쓰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당시 경찰은 소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행사 전에 미리 체포했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기본권 침해 소지 논란이 커 실제 실행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데일리메일은 대처 전 총리가 임종 직전까지 런던 리츠칼튼 호텔방에서 홀로 침대에 앉아 책을 읽다가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 방광 종양 제거 수술 이후 줄곧 이 호텔 특실에 머물며 마지막을 준비해 왔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대처 장례식 초비상… 反대처 시위·독립세력 테러 우려

    오는 17일(현지시간)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을 앞두고 영국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전역에서 반(反)대처 시위가 예고된 데다 북아일랜드 분리독립운동 세력의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경찰들이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 당일 테러나 폭력행위 모의를 적발하기 위해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휴대전화 문자 등을 감시하기 시작했다고 9일 보도했다. 대처 전 총리에게 부정적이었던 단체들은 오는 13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 시위를 시작으로 장례식 당일까지 리즈, 브리스톨, 리버풀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반 대처 시위’와 ‘사망 축하 파티’를 열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대처 정부로부터 극심한 탄압을 받았던 북아일랜드 분리주의 세력이 장례식 때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실제 행동에 나설 경우 런던보다는 북아일랜드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경찰로서는 미리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왕실의 정치 간섭 배제를 이유로 1965년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이후 장례식 참석을 피해 왔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남편 필립공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혀 경찰의 고심은 한층 커졌다. 이에 경찰은 2011년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 때 시행했던 ‘사전 체포’ 전략을 쓰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당시 경찰은 소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행사 전에 미리 체포했다. 하지만 기본권 침해 소지 논란이 커 실제 실행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대처 전 총리의 장례비를 둘러싼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영국 정치권은 보안경비, 외국 조문사절 접대 등 총 장례비용이 1000만 파운드(약 173억원)를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대처 전 총리의 반대 진영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국민 혈세를 쓰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데일리메일은 대처 전 총리가 지난해 방광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이후부터 임종 직전까지 머물렀던 런던 리츠칼튼 호텔방의 침대에 앉아 책을 읽다가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英 여왕 연봉 610억원

    엘리자베스 2세(87) 영국 여왕의 올해 연봉이 무려 6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3일(현지시간) 여왕이 국가로부터 받는 2013~2014 회계연도 연봉이 3610만 파운드(약 610억원)로 확정돼 전년보다 500만 파운드(16%) 인상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봉 인상은 여왕 연봉을 왕실 재산 관리기구인 ‘크라운 이스테이트’ 연간 수익의 15%로 규정한 새 법령에 따른 것으로, 2011~2012년 실적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정부가 수입을 관장하는 크라운 이스테이트는 런던 상업지구 임대 수입 상승 등에 힘입어 이 기간 사상 최고 수익인 2억 4000만 파운드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금지된 사랑’ 스웨덴 릴리언 왕자비 별세

    스웨덴 베르틸 왕자와의 ‘금지된 사랑’으로 잘 알려진 릴리언 왕자비가 스톡홀름의 자택에서 10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97세. 릴리언 왕자비는 스웨덴 왕실에서 숨기고 싶어 했던 민감한 인물이었다. 영국 웨일스 출신인 릴리언은 1943년 런던에서 무관으로 근무하던 베르틸 왕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당시 릴리언은 영국인 배우 이반 크레이그와 결혼한 현역 모델 겸 배우였다. 2년 뒤인 1945년 릴리언은 다른 여성과 교제하고 있던 크레이그와 이혼했다. 스웨덴 언론은 베르틸 왕자와 평민 출신 릴리언의 러브 스토리를 ‘스웨덴판 신데렐라’ 이야기로 묘사하는 등 집중 조명했다. 하지만 베르틸 왕자의 부친인 구스타프 6세 아돌프 국왕이 평민 출신의 이혼녀라는 이유로 아들과의 결혼을 극력 반대했고, 이들 커플은 수십년간 동거하며 왕실의 승낙을 기다려야 했다. 이들은 프랑스 상트막심 마을과 스톡홀름의 집을 오가면서 사랑을 키웠다. 결국 구스타프 6세 아돌프 국왕이 세상을 떠난 뒤인 1976년 이들은 33년 만에 공식적으로 결혼할 수 있었다. 1995년 80세가 된 릴리언은 “내 인생을 요약하면 나의 사랑만이 남을 것”이라면서 부군인 베르틸 왕자에 대해 “그는 위대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릴리언과의 로맨스로 스웨덴에서 ‘프린스 차밍’으로 불리며 인기를 누린 베르틸 왕자는 1997년 85세를 일기로 세상을 먼저 떠났다. 릴리언 왕자비는 2010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뒤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수입차, 편법 마케팅·부품값 바가지·세금 탈루 심각하다

    수입차, 편법 마케팅·부품값 바가지·세금 탈루 심각하다

    수입차가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2012년 판매된 수입차는 13만 858대로 전년 대비 24.6%나 판매량이 늘었다. 2010년의 9만 5627대보다는 3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수입차 가격이 국산차의 3배 가까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은 30% 가까이 된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초고속 성장 뒤에는 편법과 탈법, 바가지 부품 값 등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수입차 업계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가 무서운 성장을 하면서 수입차 리스를 통한 세금 탈루가 1조원에 이르고 할부금 등 가계부채도 1조 2000억원이 넘는 등 문제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외의 2배가 넘는 터무니없는 차량 가격과 부품 값 등도 고쳐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가운데 법인명의로 등록된 차량은 전체의 41.7%에 달하는 5만 4500여대에 이른다. 이처럼 법인명의의 수입차 비중이 높은 까닭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이 ‘리스’로 차량을 구입할 경우, 매월 지출하는 ‘리스비’를 영업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 영업비용이 늘면 그만큼 영업이익은 줄어들어 법인세를 줄일 수 있다. 한마디로 탈세를 위한 방법으로 ‘리스’를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업 오너들이나 그 가족, 고위 임원들이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고가의 수입차를 개인용이 아닌 법인의 업무용 차량으로 사는 사례가 적지 않다. 8억원을 호가하는 ‘롤스로이스’나 스포츠카 ‘포르셰’, ‘람보르기니’ 같은 차량이 버젓이 법인의 업무용으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실제 1대에 5억~8억원을 호가하는 롤스로이스는 총 등록대수 21대 중 20대(95.24%)가 법인명의다. 영국왕실 차량으로도 유명한 벤틀리 역시 총 102대 중 87대(85.29%)가 법인명의로 등록돼 있다. 또 법인 명의 BMW는 1만 2031대(49.69%), 벤츠는 9484대(54.90%), 아우디와 렉서스도 각각 6792대(58.31%), 3629대(53.73%)에 이른다. 국토해양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등록된 법인차량 가운데 1억원이 넘는 수입차는 550여대에 달했다. 550여대의 수입차를 개인명의로 구입했더라면 세금 등 추가비용이 7000억원 이상 들었을 것이라는 게 관계당국의 분석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리스비용 손비처리 상한제’ 등을 포함한 법인세 및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영국에서는 업무용 차량에 대해 1만 2000파운드(약 1950만원) 한도 내에서 리스비용을 손비로 처리할 수 있다. 일본에서도 300만엔(약 3470만원)까지만 손비처리가 가능하다. 또 ‘카 푸어’ 등 신조어를 양산하는 가계부채도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매달 30만~40만원이면 값 비싼 수입차를 몰고 다닐 수 있다며 달콤한 광고로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수입차업체가 원금 지불 유예를 통해 판매한 차량의 만기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와 앞으로 3년 동안 갚아야 할 금액이 1조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이에 따라 비싼 수입차를 샀다가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감내해야 하는 이른바 ‘카 푸어’가 속출해 사회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무분별한 카드 발급으로 야기된 10년 전의 ‘카드대란’이 연상된다. 수입차가 대중화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원금 지불 유예 할부 프로그램이다. 차량 가격의 일부만 먼저 내고 나머지 원금의 이자만 내면서 최종 잔금은 나중에 지불하도록 해주는 금융 프로그램이다. 판매량으로 추산할 때 앞으로 3년간 1조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이 수입차 업계에 일시불로 지급돼야 한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이런 지불 유예를 이용한 사람의 상당수가 경제적 기반이 약한 30대라는 점이다. 불황 속에 비용을 완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하우스 푸어에 이어 수입차 구매를 감당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감내해야만 하는 카푸어들이 조만간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의 초고속 성장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이제 수면 위로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면서 “정부의 칼날보다 업계가 나서서 차량과 부품 가격을 내리고 신용불량자나 세금 탈루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영화 프리뷰]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영화 프리뷰]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삼촌과 농사를 짓고 사는 잭(니컬러스 홀트)은 늘 모험을 꿈꾼다. 시장에 말과 수레를 팔러 간 잭은 한 수도사에게서 말값 대신 콩을 건네받는다. ‘절대 물에 젖지 않게 하라’는 당부와 함께. 그날 밤, 갑갑한 궁궐을 탈출한 이자벨 공주가 비를 피해 잭의 오두막에 들른다. 그 순간 바닥에 떨어졌던 콩에 빗물이 닿으면서 거대한 콩 나무가 솟아오른다. 공주는 오두막과 함께 하늘로 치솟고 잭은 오두막 밖으로 튕겨나간다. 잭과 왕실경호대는 공주를 찾아 콩 나무를 타고 올라간다. 그곳에는 전설로만 전해지던 거인들의 세상 간투아가 있었다. 낯익은 이야기다. 영화 ‘잭 더 자이언트 킬러’(원제: Jack the giant slayer)는 영국의 민담 ‘잭과 콩 나무’의 확장판이다. 민담에서 잭은 늙은 소를 팔려고 길을 떠났다가 노인을 만나 소값으로 콩을 받아온다. 어머니는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소를 팔아넘긴 잭을 질책하며 콩알을 창 밖으로 던져버린다. 하룻밤 사이 콩은 하늘까지 자라고, 잭은 콩 나무를 타고 올라가 거인의 집에서 금화를 훔쳐 내려온다. 거인들이 쫓아 내려오지만, 어머니가 콩 나무를 베어버린다.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 1·2편’ ‘엑스맨: 퍼스트클래스’ ‘슈퍼맨 리턴스’를 연출한 브라이언 싱어의 손에서 영화는 전형적인 모험극 혹은 영웅담으로 거듭난다. 칼 한번 휘둘러 본 적 없는 젊은 소작농이 공주를 거인과 악당들의 손아귀에서 구해내고 영웅으로 거듭난다. 신분 차를 극복하고 공주와 결혼해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식으로 끝맺는다. 서사만 놓고 보면 싱어의 영화 중 가장 뻔하다. 싱어 특유의 반전이나 뒤틀린 선악구도, 비틀린 장르의 공식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DJ 카루소에서 싱어로 감독이 교체되면서 시나리오 또한 ‘유주얼 서스펙트’ ‘작전명 발키리’의 A급 각본가 크리스토퍼 매쿼리가 만졌지만, 영웅 모험극의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진 못했다. 다만, 판타지 블록버스터답게 볼거리는 확실하다. 영화 전체를 3차원(3D) 카메라로 찍었는데 1억 9000만 달러(약 2061억원)를 쏟아부은 티가 곳곳에 묻어난다. 키가 8m에 이르는 거인들은 저마다 개성과 감정, 표정을 지닌 독립된 인격체로 그려진다. 특히 인간세계에서 추방당해 수백년 동안 유배당한 흔적이 고스란히 표현된 거인들의 피부와 미세한 표정 변화가 인상적이다. 싱어는 “피부 표면이 얼핏 보기엔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부스럼인지 조약돌인지, 털인지 잡초인지 궁금하게 만들어 수천 년 동안 고립되고 방치된 시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기존 판타지 영화의 거인들이 둔하고 지능도 떨어지는 것과 달리 ‘잭 더 자이언트 킬러’에서는 야심가 폴론 장군이 이끄는 조직적인 군대로 공성전(攻城戰)에 능하며, 날렵하고 엄청난 완력을 뽐낸다. 28일 개봉.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덴마크 왕실의 속살 다룬 ‘로얄 어페어’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덴마크 왕실의 속살 다룬 ‘로얄 어페어’

    영국 소녀 캐롤라인은 어릴 때부터 구속받으며 성장했다. 정략결혼으로 장차 덴마크의 왕비가 될 몸이기에 왕실의 법도와 명예가 몸에 배도록 교육받아야 했다. 크리스티안 7세가 이상적인 남성이기를 꿈꾸었던 그녀는 그와 처음 만난 날 크게 실망한다. 그는 경박한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 뿐 아니라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결혼 초기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덜컹거린다. 왕자를 출산한 후 캐롤라인은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해 왕과 거리를 둔 채 생활하고, 왕은 나라 밖을 여행하며 지낸다. 독일 여행 도중 정신병이 심각해진 왕은 독일인 의사 스트루엔시를 주치의로 채용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의술을 베풀던 무명 의사는 왕과 가까워지면서 왕실의 핵심 인사로 등극한다. ‘로얄 어페어’의 포스터에는 ‘치명적인 왕실비화’라는 홍보문구가 적혀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왕, 왕비, 그리고 주치의의 삼각관계가 중심인 이야기이며, 캐롤라인과 스트루엔시가 나누는 연정이 극의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주요인이다. 게다가 왕실의 멜로드라마인 만큼 호들갑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왕의 신음이 들리고, 영웅의 고뇌가 느껴지고, 모리배의 야박함이 드러난다. 덴마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시대극이지만 만듦새는 여느 할리우드 시대극에 밀리지 않는다. 어두침침한 왕실과 아름다운 전원의 대비, 꼼꼼하게 신경 쓴 복장, 미술, 음악, 그리고 주요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는 18세기 코펜하겐의 긴박한 상황 속으로 관객을 고스란히 이끈다. 해외에서의 평도 좋아, 지난 베를린영화제에서 각본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로얄 어페어’를 왕실 치정극으로 본다면 영화를 반만 읽은 것이다. 역사에서 진실을 구하는 ‘로얄 어페어’는 역사 교육 측면에서도 모자람이 없다. 겉보기에 왕비로서 화려한 삶을 사는 캐롤라인은 결혼하기 전부터 자유를 박탈당한 인물이다.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읽고 싶은 책조차 빼앗기며 살았던 그녀는 스트루엔시와 만나는 순간 영혼의 탈출구를 얻는다. 루소와 볼테르에 심취한 그는 그녀에게 계몽주의 사상을 알려주고, 비로소 눈을 뜬 그녀는 세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윽고 그녀는 스트루엔시가 왕과 함께 개혁의 물결을 일으키도록 돕는다. ‘로얄 어페어’는 혁명적인 사상을 지닌 남자와 운명적으로 만난 왕과 왕비의 이야기다. 시대를 앞서 간 자의 꿈이 대개 그러하듯 스트루엔시의 개혁은 실패한다. 그리고 처형당한다. 처형당하기 직전, 모여든 군중을 슬픈 눈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눈물을 흘린다. 못다한 사랑으로 흐르는 눈물은, 한편으로 민중의 배신이 초래한 것이기도 하다. 위험한 사상이라고 떠드는 자들에 맞서 그는 예방 접종을 확대하고 검열과 태형제도를 폐지하고 보육원을 설립하고 출판이 자유롭게 이끌었다. 종래엔 민중도 등을 돌렸음을 기억하면서도 ‘로얄 어페어’는 그 시기의 역사를 실패한 꿈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머지않은 미래에 스트루엔시와 캐롤라인의 꿈은 부활한다. 농노제가 폐지되고 소작농의 해방이 실현되면서 덴마크는 구시대에서 벗어날 기반을 마련한다. ‘로얄 어페어’는 비극으로부터 개혁의 희망을 배우는 것으로 역사를 해석한다. 일시적으로 시간이 퇴보할지라도 역사의 거대한 물결은 진보로 향한다. 27일개봉. 영화평론가
  • 英 왕세손비 임신사실 유출한 간호사 숨지자…

    영국 왕세손비의 임신사실을 외부로 유출했던 간호사의 갑작스런 죽음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더 선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라디오방송 ‘2데이FM’ 진행자에게 속아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의 치료 정보를 알려줬던 런던 킹 에드워드 병원의 간호사 재신사 살다나(46)가 7일 오전 런던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자녀를 둔 살다나는 사건 이후 매우 힘들다고 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에 도착했을때 그녀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으며 사인은 심적 부담에 따른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살다나는 지난 4일 새벽 당직근무 중 ‘2데이FM’ 진행자의 전화를 찰스 왕세자가 건 것으로 착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측은 이번 일로 징계를 한 적은 없으며 애꿎은 전화로 훌륭한 간호사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도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해으며 왕실 대변인 역시 위장전화 소동에 불만을 제기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신분 위장 전화 파문을 일으킨 호주 ‘2데이FM’ 측은 진행자 두명을 모두 해고하고 공개사과 했으며, 호주민영방송협회는 ‘2데이FM’에 대한 모든 광고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살다나의 유해는 가족의 뜻대로 그녀가 태어난 인도에 안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뉴스팀
  • “왕세손비 미들턴 임신” 영국 전역 축제분위기

    “왕세손비 미들턴 임신” 영국 전역 축제분위기

    영국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30)이 첫 아이를 임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영국 왕실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케임브리지 공작(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왕세손비의 임신 소식을 알리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왕실 대변인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공 및 왕실 가족들이 임신 소식에 기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들턴은 현재 임신 12주 미만으로 입덧으로 인한 탈수증과 영양 결핍에 대비한 치료를 받기 위해 런던의 킹 에드워드 7세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어날 아기는 할아버지 찰스 왕세자와 아버지 윌리엄 왕세손에 이어 왕위 계승 서열 3위에 오르게 된다. 왕실은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임신 사실을 언제 알게 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언급을 피한 채 최근이라고만 전했다. 지난해 4월 결혼식을 올린 이후 미들턴의 임신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각종 연회에 참석한 미들턴이 와인 대신 물을 마시고 자주 배를 만지는 모습이 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왕세손 부부의 임신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매우 기쁜 소식”이라면서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도 “(임신 소식은) 케이트와 윌리엄 왕자를 비롯해 영국 전체에 기쁜 소식”이라며 “곧 태어날 아기는 영국인 모두로부터 축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전도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연세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전도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연세대 교수

    영화와 뮤지컬로 유명한 ‘지붕위의 바이올린’이 있다. 1905년 러시아혁명이 불기 시작한 우크라이나 작은 지방의 유대인 부락. 우유 가공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테비에 부부에겐 5명의 딸이 있다. 그 중 큰딸이 부잣집 홀아비한테 시집가느냐, 아니면 가난한 재단사한테 시집가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집안과 동네가 떠들썩해지고 아버지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 키 작은 바이올리니스트다. 지붕 위에 서서 ‘노을지는 풍경’을 배경으로 읊어대는 바이올린 연주는 많은 감동을 전해준다. 특히 라스트 신에서 흘러 나왔던 이 영화의 주제곡 ‘선라이즈 선셋’(Sunrise, Sunset)은 한때 우리나라에서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명곡 중 하나였다. 지붕 위에서, 그리고 때로는 지붕 아래에서도 연주되는 바이올린은 생존에 대한 은유이며 미래에 대한 상징이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그들 앞에는 희망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시사했다. ●13년째 희망콘서트… “내겐 보람이자 도전”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58) 연세대 교수. 그에게는 여러 수식어가 있지만 가장 어울리는 표현은 ‘희망 콘서트’가 아닐까 싶다. 매년 이맘때면 항상 자선 음악회를 열어 불우한 이웃이나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고통받는 영혼을 위로하는 것이 곧 음악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13년째 희망 콘서트와 6년째 실내악 자선 음악회를 열고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대구 광주 등 지역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단어가 있다. 국내 남성 클래식 연주자도 섹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클래식계의 영원한 미소년으로 불리며 여성팬들 또한 많다. 소년같은 헤어스타일과 옷차림, 해맑은 미소가 그렇다. 알고 보니 그는 8살때 첫 독주회를 가졌다. 벌써 50년 연주인생이다. 하여 지난 26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강 교수를 만났다. 하하하, 털털한 웃음이 인상적이었다. 58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어보였다. 다만 그의 목 왼쪽편에 있는 검은 자국이 바이올린으로 살아온 50년 세월을 상징하고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 바이올린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으며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적인 연주자 반열에 올라 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발행된 저명한 음악인 사전에도 그의 이름이 올라 있다. 마주 앉자 먼저 희망 콘서트 얘기부터 나왔다. “처음에는 10년 정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13년이 됐습니다. 간염 퇴치 콘서트에서 3년 전부터는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이들을 위한 콘서트로 집중하고 있지요. 예상보다는 반응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한국 사회에서 클래식 연주로 콘서트를 장기간 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다행히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그는 지난달 기아대책을 위한 희망 콘서트를 가졌고 27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자선음악회를 열었다. 30일에도 포항에서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렇듯 그는 매년 ‘힐링음악회’를 통해 불우 이웃을 돕는다. 맨 처음, 그러니까 2000년 대한간학회로부터 B형 간염퇴치 명예대사에 위촉된 후 간염환자들을 위한 희망콘서트를 이끌어오다가 3년 전부터 기아대책 음악회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이 무대에 섰고 국내 초연곡들도 적지 않다. 그러는 한편 ‘서울 스프링 실내악’ 감독을 맡아 자선 음악회를 열고 있는 것. “음악의 힘은 큽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위기들이 있잖아요. 그런 위기에 도달했을 때 음악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요. 영혼을 위로한다는 것은 무척 소중한 일입니다. 대중가요는 반짝 다가왔다가 사라지지만 클래식은 아주 오랫동안 함께 갈 수 있지요. 대중적인 곡도 많이 연주했지만 알려지지 않은 곡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시벨리우스의 소품을 연주했고, 오보에나 클라리넷 협주곡과 기타 협연 등도 했지요.” 10주년을 기념해서는 첼리스트 조영창과 프랑스 출신의 피아니스트 파스칼 드봐이용이 함께해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연주자로 살다보면 자기 음악 세계에 빠져 이런 기회를 갖기가 쉽지 않은데 환우들과 함께 하면서 얻은 소중한 무대가 됐다고 표현한다. 이 희망 콘서트는 대한간학회 주최, 글로벌 제약회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후원으로 이루어진다.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를 석권한 뒤 영국과 벨기에 왕실 초청 연주를 비롯해 세계의 유명한 오케스트라와 연주무대에 서고 있는 그에게 ‘희망 콘서트’는 또다른 보람이자 도전이다.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매년 여름 알프스산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프랑스의 대표적 음악축제인 ‘뮤직알프’를 키워낸 음악감독이기도 하다. “그 음악회도 벌써 13년 됐네요. 해발 1800m 알프산 중턱에서 한달 넘게 연주회를 갖습니다. 세계 각국의 학생과 선생님들이 참석하는데 실내악 연주를 주로 합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즐기는 일종의 자원봉사 형식이지요. 그래서 항상 여름방학때면 서울을 떠나 프랑스에서 지냅니다.” 다시 말해 그가 국내외적으로 주도하는 음악회는 ‘희망 콘서트’ ‘서울 스프링 실내악 무대’ ‘뮤직알프’ 등 세 가지인 셈이다. 그에게 있어 음악은 인생의 전부나 다름없다. 뭐든지 음악적 해석으로 접근하고 도전한다. 하지만 외로움 또한 적지 않다. 얼핏 보기에 솔리스트가 화려해보일 법도 하지만 그 삶은 쉽지 않다며 웃는다. 외국에서 연주를 할 때 호텔에 머물기 싫어 프랑스에 있는 집으로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단다. 파리에는 부인과 딸이, 서울에는 아들이 산다. 그가 서울에서 학생들과 같이 있을 때는 항상 실내악을 강조한다. 바이올린 레슨만 받으면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실내악을 하면서 큰 그림을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음악을 들으며 한 호흡으로 연주하는 걸 익히다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레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또 시험과 콩쿠르에 집착하다 보니 넓게 보는 시야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가가 되려면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어야 하며 좋은 연주자란 타고난 개성에 더해 깊이 있게 음악 속으로 파고들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화제를 어린 시절로 돌렸다. 어떻게 해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됐을까. “8살때였지요. 아버지가 대전에서 근무하셨을 때 첫 독주회가 열렸습니다. 누나가 피아노 반주를 했고 제가 바이올린 연주를 했지요. 저도 원래는 피아노를 했는데 피아노보다는 바이올린이 낫다는 가족의 권유도 있고 해서 그 길로 나갔는데 벌써 바이올린 50년 인생이 됐네요(웃음)” ●“내 음악적 끼는 기타 잘치시던 아버지께 물려받아” 신동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은 그렇게 일찍부터 재능을 발휘했다. 12살 되던 해에는 성인들과 함께 경쟁하는 동아콩쿠르에서 1등을 하자 미국행을 결심했다. 1967년 음악 영재들만 다니는 줄리어드음대 예비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바이올린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커티스 음악원에서 스승 갈라미안을 만났다. 1971년 17세 나이로 미국 음악계가 가장 주목하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재단 콩쿠르와 워싱턴의 메리워더 포스트 콩쿠르에서 연달아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어 카네기센터 등에서 연주회를 가지면서 세계적 음악가로 기반을 다졌다. 특히 세계 3대 콩쿠르인 몬트리올 콩쿠르, 런던 칼 플레시 콩쿠르, 브뤼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를 차례로 석권하면서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무대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이때부터 세계의 저명한 오케스트라들과 함께 연주했다. 미국의 필라델피아, 클리블랜드,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등을 비롯 유럽의 런던 필하모닉, 뮌헨 필하모닉,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닉 등과 협연하면서 섬세하고 이지적인 연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1981년에는 롱 티보 국제 콩쿠르 최연소 심사위원을 위촉받기도 했다. 그의 음악적 끼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하는 질문에 “아버지가 기타를 잘 쳤다.”고 대답한다. 음악인생을 살면서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외로움이 많았다고 하면서 “예술은 평생 씨름하는 것과 마친가지”라고 말한다. 좋아하는 곡에 대해서는 “모차르트, 베토벤, 시벨리우스, 쇼스타코비치, 브람스, 헨델, 프랑스와 스페인 음악 등이다.”고 대답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주는 1975년 뮌헨 무대와 1983년 16년만에 귀국했을 당시의 연주였다고 술회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강동석 교수는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줄이어드음대와 커티스 음악원을 나왔다. 8살때 첫 독주회를 가지면서 바이올리니스트의 길을 걸었다. 12살때 동아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이듬해 줄리어드음대 예비학교에 진학했다. 1971년 17세의 나이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재단 콩쿠르와 워싱턴의 메리워더 포스트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했다. 이후 몬트리올 콩쿠르, 런던 칼 플레시 콩쿠르, 브뤼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 세계 3대 콩쿠르에서 차례로 우승했다. 1981년에는 롱 티보 국제 콩쿠르 최연소 심사위원이 됐다. 1983년 16년만에 귀국한 뒤 한국과 유럽무대를 오가면 연주회를 가졌다. 영국과 벨기에 왕실, 미국 백악관 초청 연주회를 비롯, 세계의 유명 오케스트라와 많은 협연을 가졌다. 2000년 간염퇴치 명예대사로 위촉된 뒤 매년 ‘희망 콘서트’를 열고 있다. 현재는 연세대 교수와 서울 스프링 실내악 감독을 맡고 있다. 주요 수상으로는 대원음악대상(2009), 프랑스문화예술공로훈장(2012) 등이 있다.
  • “한국식 경제모델 벤치마킹하고 싶다”

    “한국식 경제모델 벤치마킹하고 싶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몰락한 세르비아 카라조지 왕가의 알렉산더 카라조지(67) 왕세자 부부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알렉산더 왕세자는 옛 유고슬라비아 왕국 카라조지 왕가의 마지막 왕 페테르의 아들로 1945년 망명지인 영국에서 출생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관계자는 22일 “알렉산더 왕세자 부부가 23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방한한다.”면서 “알렉산더 왕세자 부부의 방한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알렉산더 왕세자는 한국의 경제성장 모델이 오랜 내전으로 피폐해진 세르비아의 경제발전과 번영을 이룰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모국에 적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자주 표명해 왔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왕세자는 방한 기간에 한국의 경제발전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유관기관과 주요 산업 지구를 둘러보고 판문점과 비무장지대(DMZ), 경복궁 등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영국군 장교로 복무하기도 한 그는 그리스와 이스라엘, 이집트, 영국 등지를 떠돌며 망명 생활을 하다 1991년부터 유고슬라비아를 오가며 당시 반체제 인사들을 지원했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이 축출되고 친서방 개혁파들이 왕족의 시민권과 재산을 박탈한 법령을 철폐한 2000년 모국에 영구 귀국했다. 그는 2001년 옛 공산 정권에 의해 거부된 국적을 회복하고 몰수된 재산 일부를 돌려받아 현재 옛 유고슬라비아 왕궁에 거주하고 있으며 세르비아 왕실의 복원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Weekend inside] 印·印尼·日 등 정치지형 바뀐다

    [Weekend inside] 印·印尼·日 등 정치지형 바뀐다

    ‘아웃사이더들의 반란’으로 아시아 정치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아시아에서 ‘주류’가 아닌 ‘아웃사이더’들이 정치판에 뛰어들어 판 자체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오는 12월 한국 대선의 무소속 안철수 후보뿐 아니라 일본,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서 비정치인 출신들이 각국 정치 지형을 뒤바꾸며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0일 인도네시아에서는 가구 수출업자였던 조코 위도도(51·이하 조코위) 자바주 솔로시장이 자카르타특별주 주지사 결선투표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는 2014년 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 간 대리전 성격으로 치러졌다. 그런 만큼 그는 이제 기존 정치 거물들에게 위압적인 존재가 됐다. 파키스탄의 크리켓 영웅인 임란 칸(60·이하 칸) 파키스탄정의운동당 총재는 내년 6월 파키스탄 총선에서 차기 총리직을 정조준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연이은 극우 발언으로 주변국들과의 긴장을 초래하고 있는 ‘망언 제조기’ 하시모토 도루(43) 오사카 시장도 변호사 시절 텔레비전 토크쇼를 통해 넓힌 인지도를 바탕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비정치인들이 기존 체제를 개혁하는 구심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제2의 간디’로 불리는 인도의 사회 운동가 안나 하자레(75)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패 관료 처벌 등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여 정치권을 위협했다. 2014년 총선을 겨냥한 정당을 출범하려 했던 그는 지난달 초 “국민들이 올바른 정치인을 뽑도록 힘쓰겠다.”며 창당 계획을 포기했다. 국민전선(BN)이 55년간 장기 집권해 온 말레이시아 정부는 야당의 견제보다 여성 변호사 암비가 스리네바산(56)이 주도하는 선거법 개혁 운동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기존 정치 쇄신 실패, 소셜미디어 세대 등이 동력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등의 해외 언론과 아시아 정치 전문가들은 ‘아웃사이더’들이 아시아 정치권의 최전선에 등장할 수 있었던 공통적인 배경으로 ▲폐쇄적인 기존 정치권의 쇄신 노력 실패 ▲부정부패에 대한 민심 폭발 ▲소셜미디어 세대의 반란 등을 꼽았다. 왕실에 가까운 폐쇄적인 정치권의 예로는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이 거론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09년 대선에서 1965년 축출당한 독재자 수하르토의 딸과 사위, 그의 재임 시절 장군 2명이 후보로 나섰다. ‘그때 그 장군’ 가운데 한 명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현 대통령이다. 파키스탄에서는 집권당과 제2 정당이 모두 족벌 체제다. 비정치인 출신 ‘정치 스타’들은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로 민심을 사로잡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조코위 주지사 당선자는 공직자들의 뇌물 수수 행태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파키스탄의 칸 총재는 “국회에 입성하면 취임 90일 안에 모든 부정부패를 단죄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학력이 높고 도시에 주로 거주하며 수백명의 페이스북 친구를 거느린 소셜미디어 세대의 등장은 ‘아웃사이더’들에게 강력한 정치 참여 동력이 되고 있다. 트위터리안 등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거대 정당 체제 없이도 인터넷·모바일 기술을 통해 전 세계에 자신들의 개혁 아이디어를 퍼다 나르고 지지 세력을 결집해 주기 때문이다. ●신흥 정치 스타, 그들은? 이런 배경을 등에 업고 떠오른 신흥 정치인들은 기존 정치에 대한 냉소로 세대를 뛰어넘어 폭넓게 환영받고 있다. 1971~1992년 파키스탄 크리켓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한 칸은 주장으로 뛰었던 1992년 마지막 경기에서 고국에 처음으로 크리켓 월드컵 우승을 안기며 단숨에 ‘국민 영웅’이 됐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영화배우, 스포츠 스타 등이 인기를 표로 연결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칸은 이들과 달리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려는 비정치인 출신 정치인으로 자신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 드론(무인정찰기) 반대 시위’ 등 각종 정치 집회를 주도하며 내년 총선에서의 의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여름에만 20만명의 지지자를 집결시키는 위력을 과시했다고 CNN은 전했다. 2000년대 초 시장 선거에 나섰을 때만 해도 조코위는 ‘정치에 대해 뭘 알겠냐’는 회의적인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가구 수출업자로 출장을 다녔던 유럽의 도시개발 사례를 솔로시에 적용해 살기 좋은 도시로 성장시킨 그는 취임 1년 만에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원칙을 지키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유명하지만 늘 똑같은 체크 무늬 셔츠를 구겨진 채로 입고 다니는 소탈한 모습으로 ‘때묻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도 각인시켰다. 이제 그는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6분의1을 차지하는 자카르타특별주를 책임지게 됐다. 솔로시의 부패를 청산한 것처럼 자카르타주를 부패의 수렁에서 건져낸다면 2014년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행동당(거린드라당) 총재의 신임을 받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일본의 대표 산업도시 오사카를 기반으로 성장한 지역 정치인으로, 리더십 부재로 침체됐던 일본 정계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중앙 무대까지 치고 올라왔다. 지난달 12일에는 일본유신회를 창당해 ‘새로운 정치’를 내걸며 기존 정치권의 구태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비주류들의 고민 특유의 카리스마로 ‘젊은 고이즈미’ ‘제2의 오자와’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그는 그러나 폭넓은 지지 확보에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다음 달 초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 총선 여론조사에서 일본유신회의 지지율은 뚝 떨어졌다. 현실성 없는 정책과 내부 주도권 갈등, 망언을 일삼는 하시모토 시장의 가벼운 입(?) 등이 원인이다. 특히 제국주의 시절 일본의 잔혹한 역사를 부정, 왜곡하는 그의 극우 포퓰리즘은 나라 안팎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싸고 각각 중국, 한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현 시점에서 매우 위험하고 근시안적인 태도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칸과 조코위도 ‘주류’로 나아갈수록 자신들이 경멸했던 기존 정치권 세력과 타협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맞닥뜨리고 있다.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은 모두 지역 표심이 선거 승리의 관건이다. 지역 장악력이 높고 조직을 갖고 있는 구(舊)정치인들과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미 기존 거대 정당 조직원들을 지지자로 규합한 칸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군부, 정보국 등 권력 남용을 일삼은 ‘기득권’ 세력과 이슬람 무장단체의 잔혹 행위에 눈감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조코위는 인도네시아의 주류 정당 2곳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이 이끄는 일본유신회도 민주당 등 기존 정당에서 탈당한 정치인들로 꾸려졌다. 기존의 ‘정치 괴물’들과 싸우기 위해 원래 자신을 지지했던 이상주의자들을 저버리고 스스로 ‘괴물’이 된 형국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관행 사회/박현갑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관행 사회/박현갑 사회부장

    “변호인의 자료와 검찰의 자료를 검토해 유죄 확신이 들면 법정 구속하는 것이 일반적인 재판 관행이다.”(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실형선고한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 서경환 부장판사) “확인 결과 2001년에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실거래가와 다르게 신고했으며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관행이라고 하니 여기에 따른 것” (안철수 캠프 정연순 공동대변인) 안철수 후보 부인의 다운계약서 문제로 사회 저변에 깔린 관행을 생각해 본다. 관행. 오래전부터 해 오는 대로 함. 또는 관례에 따라서 함으로 정의되는 말이다. 관행은 어떤 행위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울 때 참고하는 ‘멘토’다. 스스로 결정했는데 나중에 논란이 될 때 나오는 ‘구원투수’ 역할도 한다. 관행대로 했을 뿐이다. 관례를 따랐다 등등. 좋은 관행은 따르고 지켜야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영국 왕실의 찰스 황태자 아들이 군복무를 자원하고 아프간 파병에 참가하는 게 사례다. 국내의 경우, 경주 최부잣집 가훈을 들 수 있다. 욕심 부리지 말고 사회 환원을 하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재산은 만 석 이상 지니지 마라.’거나 가진 사람으로서 없는 사람을 착취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인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마라.’, ‘사방 백 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다. 이런 관행은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는 ‘해피 바이러스’다. 참여정부 시절 논문 표절 논란 끝에 낙마한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의 경우는 역설적이게도 우리 사회에 부조리한 관행 퇴출의 계기를 제공한 ‘공로자’다. 김 전 부총리는 당시 기준으로 18년 전에 작성된 논문 때문에 자신의 뜻을 펼쳐보이기도 전에 교육수장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나쁜 관행은 근절해야 한다. 고위공직자 재취업 시의 전관예우 관행, 민원행정 처리 시의 급행료 관행, 교육계 촌지수수 관행, 건설분야 하도급대금 지불유예 관행, 세금탈루 관행…이런 관행은 비리, 편법으로 연결되고 경우에 따라선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관행일수록 부조리한 사회시스템과 칡넝쿨처럼 얽히고 설켜 있어 뿌리 뽑기가 쉽지 않다. 사회지도층 비리와 연결되면 더욱 그렇다. 지금은 바뀌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법부 사정은 잘못된 관행에 익숙했다. 기업 돈을 빼돌린 재벌 총수에 대한 재판 시 그간 우리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을 감안해 형량을 깎아주는 게 관행이었다. 공직자에 대한 재판에서도 공직 기여도를 감안, 형량을 깎아주는 게 관행이었다. 당사자로서는 좋을지 모르나 일반 서민들 입장에서 보면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로 비쳐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안철수 후보의 다운계약서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자 한 트위터는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대통령을 포함한 국장급 이상 행정부 전원, 전·현직 국회의원 전원, 사법부 전원의 다운계약서 작성 여부도 까봅시다.”라고 일갈한다. 이게 국민정서다. 언론계 사정도 이런 관행에서 자유롭지 않다. 겉으로는 정론직필을 외치면서 안으로는 경영문제라며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음란물 광고가 넘쳐나는 현실에 등을 돌린다. 구독료를 인상하든 다른 합리적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성숙한 사회, 합리적인 사회가 되려면 좋은 관행은 널리 알리고, 잘못된 관행은 더 고삐를 죄어야 한다. 그 대상이 공직자든, 일반 국민이든 이런 잣대는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특히 사회지도층 인사는 그 영향력을 감안해 더욱더 엄벌해야 한다. 새 정치 하겠다는 안철수 후보의 금태섭 상황실장이 안 후보 다운계약서 의혹 제기에 “다운계약서를 쓸 이유가 없었고, 쓰지도 않았다”고 말했다는데 안쓰럽다. 권력형 비리에 연루돼 검찰청사 포토라인에 서는 사회지도층 인사 열 중에 아홉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죄 없다.”고 했다가 나중에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죄송하다.”고 고개 숙인다. 지도층 인사들은 이럴 때마다 소주잔 들이켜는 서민의 심정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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