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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다카르 랠리 첫 사망 사고, 포르투갈 라이더 파울로 곤칼베스

    올해 다카르 랠리 첫 사망 사고, 포르투갈 라이더 파울로 곤칼베스

    올해 다카르 랠리에서 처음으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포르투갈 출신 모터사이클 선수 파울로 곤칼베스(40)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어지고 있는 2020 대회 이흐레째 수도 리야드를 떠나 와디 알다와시로 이어지는 구간의 276㎞ 지점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들었다고 영국 BBC가 12일 전했다. 히어로 모터스포츠 팀 랠리 소속인 그는 이흐레 구간을 시작하기 전 전체 46위로 다소 부진한 상태였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긴급 초출한 지 8분 만에 헬리콥터가 도착해 그를 후송했으나 라일라 병원에서 사망했다. 원래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열려 파리 다카르 랠리로 알려진 대회는 10년 동안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남미 대륙으로 옮겨 치러지다 올해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고 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트랙 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 우승을 두 차례나 차지한 페르난도 알론소 등 수많은 드라이버와 크루, 라이더(모터사이클 선수) 등이 참여해 전체 12구간에서 경쟁하고 있다. 2013년 크로스컨트리 랠리 세계 챔피언에 오른 곤칼베스는 다카르 랠리만 13번째 참가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었으며 톱 10 안에 든 것도 다섯 차례나 됐다. 5년 전 대회 때 마르크 코마의 뒤를 이어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기량도 공인 받았다. 지난주 같은 모터사이클 부문에 출전한 샘 선덜런드(30·영국)도 5구간에서 추락해 등과 허리를 다쳐 대회를 포기했다. 그는 2017년 대회 바이크 부문을 제패해 4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다카르 랠리 42년 역사에 처음으로 어느 한 부문이라도 우승해 본 첫 영국인이란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21년 동안 런던 이층버스에서 밤을 보낸 노숙인 ‘서니’ 스토리

    21년 동안 런던 이층버스에서 밤을 보낸 노숙인 ‘서니’ 스토리

    영국 런던의 명물 이층버스에서 잠을 청하는 나이지리아 난민 얘기는 안타깝기 그지 없다. 하루이틀이 아니고 21년 동안 그렇게 했단다. 프리랜서 기자 베네티아 멘지스는 지난 1995년 영국에 첫 발을 디딘 ‘서니’란 가명의 58세 난민과 함께 지난 일년 동안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며 나눈 얘기들을 12일 BBC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다 닳아 헤진 런던의 대중교통 이용권 ‘오이스터 카드’에 그가 적어놓은 성경 문구가 눈길을 붙든다. 요한복음 14장 27절의 예수 말씀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 기사들에게 정중히 고개 숙여 인사하고 오이스터 카드를 감지기에 갖다댄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는 일층 뒤쪽 좌석이다. 가방을 가슴에 품고 잠을 청한다. 붐비면 관광객 등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서서 간다. 새벽 3~4시쯤이면 취객들이 몰려들어 그에겐 가장 힘든 시간이다. 늘상 이층버스에서 밤을 지새다보니 런던의 축소판처럼 여겨진다. 크게 세 부류를 만나는데 이른 새벽 도심 빌딩을 청소하기 위해 출근하는 이들, 클럽에서 밤새 놀다 귀가하는 토종 영국인, 어디에도 갈곳 없는 노숙자들이다. 술이 얼큰해진 이들이 아무리 짓까불어도 서니는 화를 내지 않는다. 맥주 몇 잔에 계층 간 장벽도 눈 녹듯 사라지는 일을 종종 경험한다.젊을 적 그는 나이지리아 감옥에서 사형 처형을 기다리는 신세였다. 죄목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는 것이었다. 죽을 날만 기다리던 어느날 간수가 족쇄를 풀어줘 달아났다. 가족과 친지들이 간수를 매수했던 것이다. 항공사 관계자까지 매수해 런던까지 올 수 있었다. 하지만 망명 신청은 계속 거부당했다. 철권 통치가 기다리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해서 이층버스를 도피처로 삼았고, 속절 없이 21년이 흘렀다. 교회의 여신도가 그에게 한달 짜리 오이스터 카드를 계속 건넸다. 그녀가 없으면 다른 친구들이 돌아가며 호의를 베풀었다. 교회 허드렛일을 돕고, 웨스트민스터 도서관에 가 책들을 뒤적이며 레스토랑 매니저에게 남은 음식을 싸달라고 하면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심야 이층버스 노선은 트라팔가 광장에서 북쪽 외곽 우드 그린까지 가는 N29 번이다. 24시간 내내 운행하며 방해받지 않고 잠을 이룰 수 있다. 운좋게 착한 기사를 만나면 종점 교대 시간에 그를 쫓아내지 않아 푹 잠들기도 한다. 여성 홈리스들도 성폭행을 당할 위험이 있는 거리보다 버스를 찾아든다.그가 아래층을 선호하는 것은 가족 단위나 어르신 승객이 많아 흉악한 일이 벌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뒷좌석도 머리를 편히 뒤로 젖힐 좌석은 아니지만 마음의 평안을 찾기에 좋다. 하지만 덜컹거림이나 네온 불빛, 시끄러운 폭주족들, 엔진 굉음 등이 그의 눈꺼풀을 떨게 한다. 두 시간만 푹 잠들면 성공했다고 본다. 새벽 버스에서 내린 그는 레스터 광장에 있는 맥도널드 점포로 향한다. 구걸하지는 않지만 친절한 직원이 남은 먹거리를 건네기도 하고 화장실에서 면도를 할 수 있어서다. 손님이 친절을 베풀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N29 노선의 중간에 있는 해링기 맥도널드 지점은 훨씬 덜 붐벼 테이블 위에 머리를 댄 채 잠을 청할 수 있다. 성탄절 연휴에는 버스 대신 교회 등이 제공하는 야간 쉼터에서 겨울밤을 버틴다. 런던에만 일곱 곳이 있는데 각기 다른 방향에 있어 서니는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처럼 노숙자들이 저녁 출입 문이 잠기기 전에 침상에 깃들려고 떠돈다고 했다. 눈치가 빠삭해져 이제는 얼굴만 보면 안전한지 여부와 어느 지역 출신인지 알아채며 사고뭉치 10대들, 인종주의자들이라고 판단되면 재빨리 피한다. 취한 축구 팬들, 베일 쓴 여성, 지친 통근족,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이들, 갱단원들을 보면 일단 피하고 본다.그가 다니는 레스터 광장 근처 노트르담 드 프랑스 교회 법무팀이 알아보니 그가 20년 동안 영국에 거주한 사실을 사람들이 증명하면 체류 허가를 얻을 수 있었다. 시설 이용료, 은행 잔고 증명, 임대 계약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그는 늘 서류나 문서 작업을 피하며 살아왔다. 친절한 기사들이 지지하는 편지를 써주거나 “한결같이 버스를 이용한 승객”이라고 증언하는 편지를 써줬다. 교회들에서도 도움이 되는 서류를 만들어줬고 그가 등장하는 자선행사 사진 등을 구해왔다. 그렇게 해서 55세이던 2017년 떠나거나 머무르거나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그에게 주어졌다. 일년 뒤 그는 영국에 남아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그로선 감사한 일이었다. 이제 그는 사우스 런던 외곽에 정착했다. 지금도 가끔 심야 버스에 오른다. 마음이 편해져서다. 나이가 들어 버스에서 내릴 때도 무릎을 부여잡고 조심조심 내려선다. 기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의 고단한 싸움이 녹록지 않은 세월을 이겨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사진 베네티아 멘지스 제공 BBC 홈페이지 캡처
  • 키프로스서 성폭행 거짓말 英 19세 소녀 집유 선고돼 귀국 길에

    키프로스서 성폭행 거짓말 英 19세 소녀 집유 선고돼 귀국 길에

    휴가로 찾은 키프로스 휴양지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거짓 신고를 한 영국인 소녀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돼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키프로스의 파마구스타 지방법원은 7일(현지시간) 무고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영국인 19세 여성에게 4개월 징역형을 3년 유예하고 벌금 140유로(약 18만 2000원)를 선고했다. 미칼리스 파파타나시우 판사는 “피고인의 혐의는 중대한 범죄지만, 피고인이 거짓 신고한 점을 시인하고 실수를 인정한 점을 참작해 두 번째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0대 피고인의 미숙함과 전과 기록이 없는 점, 개인적인 환경, 심리 상태, 한달 가량 구금 상태에 있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키프로스 여성단체 대표들과 이스라엘에서 여행 온 50명의 여성들이 법원 앞에서 아예 소녀를 기소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주장하다 소녀의 어머니가 선고를 듣고 나와 풀려나 집에 가게 됐다고 외치자 모두 환호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소녀와 어머니는 곧바로 이날 귀국하기로 했다. 키프로스 법은 무고 혐의가 인정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700 유로(약 22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 소녀는 지난해 7월 휴가로 키프로스의 아이야 나파 지역을 찾았다가 15∼22세 이스라엘 청소년 12명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그녀가 신고한 이스라엘 청소년 중 한 명은 남자친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스라엘 청소년들을 검거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소녀가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을 하자 이들을 석방하고 대신 소녀를 체포했다. 그 뒤 일주일 만에 소녀는 성폭행 주장을 철회했고 경찰은 그녀를 무고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법정에서 소녀는 경찰의 압력 때문에 성폭행 주장을 철회했다고 밝혔으나 법원은 그녀의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며 거짓말을 했다고 판단, 유죄를 인정했다. 소녀의 어머니는 “딸이 집으로 돌아가게 돼 다행”이라면서도 집행유예 선고에 불복,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이 어머니는 딸이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키프로스 관광 보이콧 운동을 펼쳤다. 영국에서는 소녀를 지원하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이 전개돼 지난 2일까지 모금액이 8만 파운드(약 1억 2200만원)를 넘어섰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성 최초로 ‘최고 난이도’ 남미 산 등정한 21세 산악인

    여성 최초로 ‘최고 난이도’ 남미 산 등정한 21세 산악인

    전문 여행가들도 ‘최고의 난이도’로 꼽는 남아메리카의 한 산을 등정한 세계 최초의 여성 산악인이 탄생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국적의 21세 여성 안나 테일러가 도전한 호라이마산(Monte Roraima, 또는 로라이마산)은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 브라질의 세 국경에 걸쳐 있는 해발 2772m의 산으로, 절벽으로 둘러싸인 넓고 평평한 산정 모양을 한 지형이 특징이다.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쪽에서 오를 수 있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암벽등반 기술이 있어야만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여행가들은 접근하기 어렵다. 특히 가장 험난하기로 알려진 가이아나 쪽 코스를 이용한 등정은 지금까지 그 어떤 여성 산악인도 성공하지 못했다. 부모를 따라 10살 때부터 암벽등반을 시작한 테일러는 총 6명의 팀원 중 한명으로서 도전에 임했다. 이들은 2주 동안 가느다란 밧줄에 몸을 의지한 채 90도로 깎아지른 절벽을 올랐다. 특수 제작된 텐트를 절벽에 걸친 채 아슬아슬하게 밤잠을 자야 했고, 위로 오를수록 산소가 희박해지는 극한의 환경도 견뎌내야 했다. 등정팀의 막내인 테일러는 선배들과 함께 독거미와 뱀, 전갈 등이 득실거리는 호라이마산을 오르기 위해 한 달 넘게 해당 지역에서 훈련을 지속해왔다. 산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가파른 탓에 ‘벽’이라고도 부르는 지형을 오르는 것은 성별을 떠나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테일러는 “호라이마산을 오르는 것은 내 생에 가장 특별한 경험이었다”면서 “수직에 가까운 벽에는 포타레지(암벽 등반 중 공중에 매달리도록 고정시키는 텐트)를 걸 만한 물리적 장소도 찾기 어려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날씨가 괜찮을지에 대한 걱정도 컸다”면서 “거센 폭풍과 거미, 뱀, 전갈, 끝없는 수직의 벽과 상처에 노출돼야 했다”고 덧붙였다. 테일러와 함께 정상에 오른 영국인 산악가 레오 홀딩(39)은 “모든 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인 호라이마산은 원시우림인 동시에 끊임없이 구름에 휩싸이기 때문에 등정이 쉽지 않다”면서 “테일러는 조용하면서도 도발적으로 산에 접근했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임무를 완수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도전은 영국의 한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호라이마 산지 일대는 지형이 특수하고 생태계 보전가치가 커서 고나련국들은 각자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맛의 정수가 담긴 ‘골수 요리’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맛의 정수가 담긴 ‘골수 요리’

    음식의 세계를 여행하다 보면 종종 ‘굳이 이런 것까지 먹어야 하나’ 싶은 것들을 만나게 된다. 이런 의구심은 문화에 따라 상대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구운 김이나 간장 게장은 이역만리에 사는 이방인에겐 못 먹을 기괴한 음식으로 비치기도 한다. 한국의 여러 음식을 소개하는 외국인 유투버의 영상만 봐도 음식이라는 건 절대적으로 상대적인 문화의 산물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음식에 열망은 크지만 무지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메뉴판에 있는 ‘본 매로우’라는 단어가 매력적으로 보여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아는 척 주문을 했다. 스테이크 전문 식당이었고, 본은 뼈니까 뼈에 붙은 살이겠거니 짐작했다. 눈앞에 놓인 접시를 보고서야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접시 위에는 검게 그을린 뼈, 그리고 그 사이에 마치 고름처럼 생긴 무언가 있었다. 소 다리뼈의 골수라고 설명해 준 서버는, 동공의 흔들림을 눈치챘을 터. 그때 정확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굳이 이런 것까지 먹을 생각을 대체 누가 했을까.’동물의 골수, 그러니까 뼈 안에서 혈액을 만드는 부드러운 조직은 구석기 시대 인류 말고도 육식을 하는 동물이라면 누구나 탐을 내던 식재료였다. 대부분 지방으로 이뤄져 칼로리가 높고 철분, 인, 비타민 등의 함유량이 살코기에 비해 많아 효율적인 에너지원이었다. 혹자는 인류가 아직 치명적인 사냥 기술을 습득하기 이전에 동물들이 먹다 남긴 뼈를 주워다 골수를 섭취했고 그로 인해 두뇌가 발달할 수 있었다고도 주장한다. 단지 쪼개진 동물뼈를 통해 추론한 것이라 그대로 믿기에는 다소 의심이 가지만, 어쨌거나 동물 뼈에서 골수를 따로 빼내거나 그것을 요리해 먹는다는 건 비인간적이거나 말도 안 되는 일은 아니었다.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어떤 주기를 따라 패션의 유행이 반복되듯 골수 요리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18세기 영국과 프랑스의 부유층은 구운 골수 요리를 꽤 선호했다. 당시 상류층의 연회나 만찬에 빠지지 않았고, 뼈의 좁은 홈을 따라 골수를 쉽게 파내도록 특수한 은제 도구도 등장했다. 주방도구의 역사를 서술한 영국 음식작가 비 윌슨은 “자잘한 부엌 용품은 그 사회가 무엇에 집착했는지를 보여 준다”고 했다. 그 말대로라면 전용 도구의 존재는 당대에 인기가 높았다는 걸 증명하는 셈이다. 20세기에 접어들자 지방이 건강의 주적으로 꼽히면서 골수 요리는 더이상 현대 미식가들의 구미에 맞지 않는 구식 요리로 전락한다. 물론 일부에서는 여전히 골수를 요리해 냈다. 이내 지방에 씌워진 누명이 벗겨지고, 고기와 과일을 먹던 구석기인처럼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구석기식 다이어트’가 영미권에 유행하면서 골수 요리는 단숨에 ‘힙한’ 요리로 재조명됐다. 2011년 캐나다 음식작가 제니퍼 맥 라간이 자투리 부위의 활용법과 의미를 다룬 책을 출간하면서 북미 지역에서 골수의 위상이 높아졌다. 그동안 미국에서 개 사료로 쓰던 값싼 소뼈가 일시적으로 품귀현상을 빚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골수 요리는 어떤 맛이길래 사랑을 받게 된 것일까. 조그만 단서라도 얻기 위해 영국 런던의 세인트 존 레스토랑을 찾았다. 1994년 문을 연 세인트 존의 셰프 퍼거스 핸더슨은 영국 전통요리의 부활을 시도해 영국인들 사이에선 ‘셰프들의 셰프’로 통한다. 핸더슨의 골수 요리는 유명세에 비하면 무척이나 소박하다. 오븐에 두 번 구운 골수와 파슬리 샐러드, 구운 토스트, 그리고 영국산 바다 소금이 전부다. 뼈 안에 든 골수를 살살 긁어 먼저 맛을 봤다. 소고기를 굽고 난 후 남은 기름을 긁어먹는 듯한데 조금 더 풍미가 강하다. 소의 향이 깊게 배인 기름이라고 하면 조금 이해될까. 남은 골수를 토스트 위에 펴 바르고 약간의 소금을 더한 후 케이퍼, 양파가 어우러진 파슬리 샐러드를 얹어 한 입 베어 물었다. 기름진 골수의 맛이 파슬리 샐러드의 신맛, 토스트의 탄내와 어우려서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맥라간은 골수 요리를 두고 ‘가난한 자의 푸아그라’라고 극찬했다. 잘 구워 간을 한 골수는 푸아그라 못지않게 풍미가 훌륭하다는 것이다. 지방이 풍부해 전통적으로 버터나 라드의 대체제로도 사용됐다. 지방이 적은 소고기 스테이크에 버터소스를 끼얹기도 하지만, 이왕이면 훨씬 풍미가 강력한 지방인 골수를 고기와 함께 먹으면 맛이 더 배가된다는 것이다. 뼈를 갈라 안에 든 골수를 먹는 것이 기이하게 보일 수 있지만 남김없이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우리도 의식하지 않았지만 골수 요리를 자주 즐기고 있다. 진하게 우려낸 사골 국물도 결국 넓은 범위에서 보면 골수 요리의 하나이니까.
  • 딸이 비행기에 여권 놔뒀는데 아뿔싸! 제네바 공항에 발묶인 英가족

    딸이 비행기에 여권 놔뒀는데 아뿔싸! 제네바 공항에 발묶인 英가족

    성탄과 송년을 맞아 알프스에서 신나게 스키를 즐기겠다며 비행기에 올랐던 영국인 가족이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됐다. 성탄 휴가가 악몽이 됐다. 웨스트 요크셔주 리즈에 사는 빅토리아 워커(29)는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친정 어머니 조지나, 남편 이언, 타일러브룩(10), 아라벨라(3) 두 딸과 함께 이지제트 항공을 이용해 맨체스터 공항을 떠났다. 그런데 제네바 공항에 내려 입국 수속을 밟는데 아무리 찾아도 가족들의 여권이 나오지 않았다. 딸이 가족들의 여권을 좌석 앞 주머니에 꽂아뒀는데 이를 모르고 비행기에서 내린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가족의 도움 요청을 받은 공항 측이 여권을 간직한 비행기를 수소문했더니 맨체스터를 향해 이미 이륙한 뒤였다. 이 비행기는 맨체스터에 도착한 뒤 다시 스페인을 향해 날아가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스위스 주재 영국 대사관은 새해까지 휴가를 떠나 새로운 여권을 발급할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막막하게 된 빅토리아는 몰디브 입국할 때 여권이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돼 발이 묶인 지 9시간 만에 풀려난 ‘아임 어 셀레브리티’의 스타 조지나 토폴로처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개입해 도와줄 것을 하소연하고 있다고 야후 뉴스 UK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녀는 “존슨 총리가 토폴로를 귀국시켰을 때와 똑같이 곧바로 날 도와줄 수 없을까”라고 에둘러 요청한 뒤 “우리 딸은 입국 심사대에서 우리가 알아챌 때까지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무서워 말도 못 꺼내더라. 그애가 내게 말했을 때는 이미 비행기가 맨체스터로 돌아가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가족은 현재 입국장 안의 한 방에 있으며 스위스에 머무를 수는 있지만 여권 없이는 영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빅토리아는 “스위스 이민당국을 전혀 탓할 수가 없다. 그들이 도울 수 있는 일이 없다. 내 운전면허를 갖고 있지만 우리 딸들이 누구인지 증명할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 완전히 발이 묶였다. 자동차를 렌트할 수도 없다. 둘째는 아직 아기인데 대사관은 새해까지 문을 닫아버렸다”고 애를 태웠다. 가족은 원래 오는 30일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여권을 찾아내 제네바 공항의 자신들에게 돌아오기만을 목놓아 기다리게 됐다. 빅토리아는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무슨 일이 생기면 빨리 돌아와야지 하면서 어쩔 수 없이 해외 여행을 떠난 건데, 이제 아버지에게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겨도 귀국할 수 없을까봐 걱정된다”고 안타까운 사연 하나를 보탰다. 야후 뉴스 UK는 이지제트 항공에 접촉해 이 사건과 관련해 문의한 뒤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뉴질랜드 화산폭발 “온몸에 화상·얼굴피부 흘려내려”

    뉴질랜드 화산폭발 “온몸에 화상·얼굴피부 흘려내려”

    뉴질랜드에서 지난 9일 발생한 화산분화 사고 현장은 참혹했다. 12일 CNN 보도에 따르면 구조에 동참했던 관광객 제프 홉킨스는 증기를 쐬고 뜨거운 재를 뒤집어쓴 사람들이 얼굴 피부가 벗겨져 턱 아래에 걸려있고 팔다리는 검게 그을린 상태였다고 전했다. 관광객들을 구하러 출동했던 민간 헬리콥터 조종사는 영국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스가 자욱했고 하늘에선 재가 떨어졌다. 내렸을 때는 더욱 끔찍했다. 사람들이 너무 심하게 다쳐 있었다”고 말했다. 사망자는 현재까지 16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공식 사망자는 8명이다. 당국은 실종자 8명의 시신이 섬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생존자 28명 중 23명이 심한 화상 때문에 중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화산 분출 당시 화이트섬에는 호주인 24명, 미국인 9명, 독일인 4명, 중국인 2명, 영국인 2명, 말레이시아인 1명 등 외국인 관광객 42명과 뉴질랜드인 5명이 있었다. 화산 활동을 관측하고 있는 뉴질랜드 지질핵과학연구소(GNS사이언스)는 화이트섬 화산활동이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24시간 내 또다시 분출할 가능성이 50%~60% 정도 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숨진 희생자 8명의 시신을 수습하는 일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영국식 파이, 차별 없는 매력의 한 끼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영국식 파이, 차별 없는 매력의 한 끼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의 정체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내게 알려주면 당신이 누구인지 이야기해주겠다.’ 음식으로 신분이나 취향, 정치적 성향을 유추할 수 있다고 한 19세기 미식가 브리야사바랭의 말은 음식 이야기에 끊임없이 소환된다. 사회과학자 클로드 피슬러는 ‘먹는 행위는 우리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넘나들기에 음식은 자아정체감의 중심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두 프랑스인이 100여년의 시차를 두고 이야기한 음식을 통한 정체성은 개인의 개성이 될 수도, 민족이나 국가를 구별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채식주의자는 동물을 사랑하고 환경을 생각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주도적으로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주어진 것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영국인은 한때 프랑스인을 두고 ‘개구리를 먹는 사람’으로 부르고, 독일인을 ‘크라우트’(발효된 양배추 피클)라 불렀다. 식문화가 다른 민족이나 국민을 음식으로 지칭하는 건 저급한 발언이겠지만 어찌 됐건 그렇게 함으로써 ‘구별 짓기’를 하고자 하는 욕구를 상징하는 예로 거론된다. 거창하게 이야기를 시작한 건 영국의 음식, 그중에서도 파이를 다루기 위해서다. 초라하기로 유명한 영국의 식단에서 다른 나라와 구분되는 식문화 중 하나가 바로 파이다. 파이 하면 애플파이 같은 달달한 디저트를 먼저 연상하겠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건 단 파이가 아니라 고기가 들어간 짠 파이다. 파이는 영국의 푸드코트나 영국식 식당에 가면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웃인 프랑스나 스페인, 독일에서는 거의 없거나 잘 보이지 않기에 영국인을 파이 먹는 사람들로 규정해도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다. 적어도 영국인에게 있어 파이란 간단히 때울 수 있는 한 끼 식사나 주식으로 먹는 여러 음식 중 하나를 의미한다. 파이는 영국 전통음식으로 분류하지만, 기원을 따져 보면 과거 영국을 침략한 로마인에 의해 전해졌다고 알려져 있다. 파이의 조리법이나 활용성을 생각해 보면 탄생 배경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바삭하거나 혹은 딱딱한 영국식 파이는 소고기나 돼지고기가 짙은 갈색의 소스를 머금고 있다. 밀가루 반죽으로 감싸 익혔으니 수분이 증발하거나 태우지 않을 수 있다. 고기를 야채와 푹 고아 만든 스튜를 먹기 위해선 그릇이 있어야 하지만, 파이는 그 자체가 그릇이 될 수 있다. 그렇게 간편하게 들고 다니고 통째로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이 탄생한다. 작게 만든다면 1인분, 크게 만든다면 여러 사람이 먹을 수 있어 14세기 영국 왕실에서 연회를 준비하기 위해 대형 파이를 준비했다는 기록도 있다.파이의 또 다른 장점은 보존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중세 파이는 노점에서도 만들어 팔았는데 이는 대부분 정육업자와 제빵사, 그리고 요리사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냉장시설이 없던 시절 정육업자는 고기를 어떻게든 가공해야 했는데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다. 염장을 하거나 요리해 익히는 것이다. 고기를 요리해 파이 속으로 사용한 후 구워내면 일종의 열처리한 통조림처럼 보존과 보관이 간편했다. 물론 완전히 밀봉 처리되지는 않아 오늘날 통조림처럼 보존 기한이 극도로 늘어날 수는 없었지만 고기가 상해 낭비되는 일은 적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계급 구별 짓기에 능한 영국 사회에서도 파이는 온갖 재료와 장식으로 꾸며져 상류층 연회에 호화롭게, 때로는 서민들이 간단하게 한 끼 때울 수 있도록 소박하게, 두루 소비됐다. 20세기 들어서는 중산층 가정주부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요리책이 쏟아졌는데 가정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파이 레시피는 필수였다. 파이가 페이스트리에 내용물을 감싸 만든다는 일종의 조리 형식에 대한 명칭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파이 이름을 보면 재료를 가늠할 수 있다. 덩어리 진 소고기가 들어가면 주로 ‘스테이크+곁들인 재료’의 공식으로 이름 붙는다. 소고기를 에일 맥주에 졸이면 ‘스테이크 앤드 에일 파이’, 신장과 함께 조리되면 ‘스테이크 앤드 키드니 파이’, 간 소고기가 들어가면 ‘민스비프 파이’, 돼지고기가 들어가면 ‘포크 파이’. 이런 식으로 속 재료에 따라 무궁무진한 응용이 가능하다.파이와 유사한 음식은 전 세계에 있다. 스페인의 엠파나다, 이탈리아의 칼조네, 인도의 사모사 등은 사실 속 재료만 다를 뿐 사실상 파이의 일종이다. 그렇지만 영국이 자랑하는 소고기가 듬뿍 들어 있는 영국식 파이는 영국에만 있기에 맛볼 가치는 충분하다. 맛이 뛰어나다는 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 피부색과 성공은 상관없어, 그게 런던

    피부색과 성공은 상관없어, 그게 런던

    英최고의 문제적 작가 제이디 스미스 다문화에 대한 혐오의 최격전지 런던 경제적 성공 좇는 서로 다른 네 인종 브렉시트 전후 영국인의 고민 담아내 오늘의 런던을 읽는 두 가지 콘텐츠는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와 제이디 스미스가 쓴 소설 ‘런던, NW’다.‘라스트 크리스마스’에서 런던은 유고슬라비아 출신 난민, 아시아계 등이 집결해 아직도 혐오와 차별에 허덕이는 격전지다. 영국 문예지 ‘그랜타’가 선정한 ‘영국 최고의 젊은 작가’ 제이디 스미스가 그린 런던은? 다문화주의를 넘어 강고한 신자유주의로 넘어가는 복판에 있다. NW는 런던의 북서부 지역을 의미하는 우편 기호라고 한다. 이 소설은 NW의 저소득층 주택단지를 배경으로 성장한 네 인물들이, 서로 다른 인종과 문화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성공이라는 공통된 꿈을 좇는 모습을 추적한다. 리아, 내털리, 필릭스, 네이선은 런던 북서부의 저소득층 주택 단지 ‘콜드웰’에서 자랐다. 네 사람 중에 가장 낭만적인 성격의 백인 리아 한월은 미래를 위해 쾌락을 보류하는 대신, 모든 시절의 유행을 마음껏 즐기며 성장했다.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프랑스 출신의 흑인 미용사 미셸과 결혼했지만, 이들의 동상이몽은 점입가경이다. “프랑스에서라면 내가 아프리카인인지 알제리인인지 아무도 관심 없어.(중략) 거기에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여기서는 얼마든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52쪽) 미셸은 호언장담하지만, 리아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남편과 침대 위 쾌락에만 집중할 뿐 왜 사랑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도대체 어느 쪽이 앞인지에 대해서는 반문한다. 미셸은 미래에 태어날 아이를 위해 크고 좋은 집을 구하려는 꿈에 부풀어 있지만 책으로 배운 투자로 번번이 실패하는 한편, 리아는 몰래 피임약을 복용한다. 한편 4인방 중 유색인인 내털리는 보란 듯이 성공해 법정 변호사가 됐다. 리아가 마리화나에 빠져 세월을 보내는 동안, 유색인인 내털리는 도서관에서 독학해 오늘의 성취를 이뤘다. 그러던 어느 날, 내털리는 상류층 인사들이 가득한 자신의 파티에 리아 부부를 초대하고, 리아 부부는 파티에 섞이지 못한 채 낯선 긴장감을 유발한다. 화려한 저택과 든든한 인맥, 그리고 아이가 있는 삶. 이 모든 것은 그간 열심히 노력한 내털리가 누려 마땅한 보상일까, 혹은 또 다른 윤리적인 문제의 시작일까. 소설의 첫머리를 장식한 글귀 하나. ‘아담이 밭을 갈고 이브가 베를 짜던 시대에는 누가 귀족이었을까?’ 14세기에 활동한 영국의 사상가이자 농민 반란 지도자인 존 볼의 말이다. 거의 ‘태초에 귀족이 있었다’ 수준이다.‘라스트 크리스마스’ 이후의 세계는 ‘런던, NW’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설 속 인물들 하나하나의 삶은, 어찌 보면 개인의 선택이다. 그러나 그 선택은 자신의 인종적 처지에 따라 내몰린 경향이 있고, 그 결과는 자식들에게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다. 행복하게 부유하거나 고통스럽게 전진하기, 행복한 빈민이 되거나 불행한 귀족이 되거나. 브렉시트 전후의 영국 구성원들의 고민을 담은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북 리뷰’가 꼽은 최고의 책 10권, ‘월스트리트저널’과 ‘타임’이 뽑은 최고의 소설 10권에 선정되었다. 본인 자신도 자메이카 이민자인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제이디 스미스는 지금 현재 영국에서 가장 문제적인 작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칸쿤서 체험 돌고래가 여아 공격 논란…“물속으로 끌어당겨”

    칸쿤서 체험 돌고래가 여아 공격 논란…“물속으로 끌어당겨”

    멕시코 휴양지 칸쿤에서 사육 돌고래 두 마리가 여자아이를 공격하는 사고가 일어나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메트로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칸쿤 이슬라 무헤레스(여인의 섬)에 있는 한 돌고래 체험장에서 영국인 소녀 렉시 요(10)가 사육 병코돌고래 두 마리에게 습격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이에 대해 소녀의 어머니 로라 제인 요(40)는 돌고래 두 마리가 딸을 물고 물속으로 끌어당기는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았었다고 회상했다. 심지어 문제의 돌고래들은 사육사들의 지시를 거부한 채 소녀 관광객을 공격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당시 소녀는 엎드려서 타는 보디보드에 매달린 채 버티다가 가까스로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소녀는 이 사고로 정신적인 충격은 물론 신체 곳곳에 돌고래 이빨에 물린 자국과 긁힌 상처, 지느러미 등에 맞아 심각한 타박상까지 입었다. 이 사고로 7000파운드(약 1000만 원)를 들여 칸쿤으로 여행을 떠났던 소녀의 가족들은 조기에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현재 런던 동부 바킹사이드에 살며 보육 교사로 일하는 로라 제인 요는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무서웠었다. 딸이 죽는 줄 알았다”고 말하며 떠올리는 것조차 괴로워했다. 이와 함께 “그런데도 TUI(여행사) 측은 렉시에게 사과의 의미로 카드나 꽃다발 또는 곰인형조차도 보내지 않았다. 그들은 이 문제를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면서 “더 걱정인 점은 문제의 돌고래들이 여전히 관광객들과 함께 헤엄치고 있고 TUI는 문제의 회사와 여전히 함께 일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회사는 ‘돌핀 디스커버리’라는 곳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있다. 이번 사고에 대해 돌핀 디스커버리 측은 최근 악천후로 돌고래들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그런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또 이 사고는 우리 안에 있어서는 안 되는 수컷 돌고래 한 마리가 벌인 소행이었다면서 현재 사고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소식에 세계동물보호단체(WAP) 측 한 관계자는 “이는 TUI와 익스피디아 같은 여행사들이 이 잔인한 돌고래 체험 사업을 통해 고객들을 얼마나 큰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비극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돌고래는 크고 강한 해양 포식자인데 슬프게도 이렇게 부자연스럽고 제한적인 공간에 있을 때 함께 있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사례는 사실 드문 일은 아니다”면서 “돌고래는 야생동물이지 놀이도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IS 붕괴 8개월 후 영국인 고아들 런던에 첫 도착, 네덜란드 “애들도 안돼”

    IS 붕괴 8개월 후 영국인 고아들 런던에 첫 도착, 네덜란드 “애들도 안돼”

    한때 이슬람 국가(IS)가 점령했던 시리아 지역에서 송환된 영국 출신 고아 어린이들이 22일(이하 현지시간) 런던에 입국했다고 BBC가 23일 전했다. 최고법원의 한 법관은 한 가정 출신인 고아들이 이날 아침 건강한 상태로 런던에 도착해 가족, 친척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들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모두 미성년이라 신원을 밝히지 않는 것은 당연한데 방송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몇 명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최고법원은 영국 외무부가 이들의 송환을 최대한 도우라고 요청했다. 가족들은 이들을 잘 감독하고 보살피겠다고 최고법원에 서약했다. 저스티스 키한 판사는 아이들이 이미 정착한 것으로 보이는 가족들의 집에 갈 수 있으며 어려운 여건에서 가능한 가장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영국 정부에는 IS 세력이 제거된 지역에 남아 있던 모든 영국인 어린이들을 본국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왔다. 도미니크 라브 외무 장관은 전날 “무고한” 어린이들은 “전쟁의 공포 속에 버려져 있어선 안된다”면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그들의 본국 귀환을 도울 것이다. 이제 프라이버시 존중과 그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난 3월 IS가 사실상 붕괴한 것으로 선언된 이후 영국 정부 역시 IS가 발호하던 이라크와 시리아에 체류하던 자국민을 본국에 데려오는 데 주저한 것이 사실이다. 프랑스와 덴마크, 노르웨이, 카자흐스탄 같은 나라들은 비슷한 처지의 어린이들의 본국 귀환을 받아들였다. 유엔은 국제협약에 따라 시리아에서 박해 받은 자국민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것은 각국 정부의 의무 사항이라고 규정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은 이번 송환이 “잔인함에 맞서는 공감의 승리”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인도적 캠페인의 책임자인 앨리슨 그리핀은 “시리아의 끔찍한 여건에 오도가도 못하는 영국 어린이는 아직도 60여명이나 되는데 혹독한 겨울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며 “그들도 오늘 구출된 아이들처럼 아무런 잘못이 없다. 우리의 진짜 두려움은 그들이 살아남아 내년 봄을 보지 못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너무 늦기 전에 그들 모두가 집에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네덜란드 항소법원은 이날 국적이 박탈된 자국 출신 IS 여성들의 어린 자녀들을 본국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지난 11일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 원심은 IS 여성을 데려올 필요는 없지만, 네덜란드 국적이고 12세 미만 자녀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판결했다. IS에 합류한 네덜란드 출신 여성 23명은 자국 정부가 자신들과 자녀 등 56명을 IS 조직원과 가족을 구금하고 있는 시리아 알홀 수용소에서 데려오도록 명령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번 판결은 터키가 구금하고 있는 유럽국가 출신 IS 포로들을 송환하기 시작하고 네덜란드는 입국을 거부한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터키는 지난 20일 네덜란드 출신 IS 여성 포로 2명을 송환했으나, 네덜란드 정부는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국적이 박탈된 한 명의 입국을 거부하고 구금 센터로 이송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2017년 IS에 가담한 이들의 네덜란드 시민권을 취소할 수 있도록 법률을 만들어 11명의 국적을 취소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태국 ‘원숭이 언덕’ 위협하는 비닐봉지…질식사 직전 원숭이 구조

    태국 ‘원숭이 언덕’ 위협하는 비닐봉지…질식사 직전 원숭이 구조

    지구를 떠도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생태계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비닐봉지 때문에 질식사 위기에 놓였던 원숭이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데일리 매니저’ 등 태국 매체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촌부리 쌈묵산(카오쌈묵) 인근에서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원숭이 한 마리가 발견됐다. 원숭이를 목격한 관광객은 “이날 오후 4시쯤 친구들과 함께 쌈묵산 바로 앞 방센해변을 방문했다가 이상한 모양의 바위를 보게 됐다”고 밝혔다. 가까이 가보니 자신들이 본 것은 바위가 아니라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원숭이였다고 덧붙였다. 쓰러져 있는 원숭이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 선뜻 다가가지 못하던 이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원숭이의 머리에 씌워져 있는 비닐봉지를 벗겨주었다.드러난 원숭이의 몰골은 처참했다. 철철 흐른 코피로 얼굴은 피범벅이었다. 다행히 아직 살아있었지만 숨을 쉬지 못해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목격자는 원숭이가 비닐봉지에 들어있던 먹이를 꺼내려다 얼굴이 낀 것 같다며 “되도록 먹이를 주지 말고, 꼭 줘야 한다면 봉지째 주기보다 바닥에 던져주라”고 당부했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무방비로 노출된 태국 원숭이의 실태는 지난해 여름에도 문제가 됐다.당시 여행차 태국을 방문했던 영국인 재스퍼 윌킨스(25)는 사람이 먹다 버린 과자봉지나 비닐봉지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원숭이를 목격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낸 바 있다. 일부 원숭이는 페트병을 사람처럼 손에 쥐고 들이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지고 놀거나 먹는 원숭이의 행동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관광객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원숭이가 발견된 쌈묵산은 주민보다 원숭이가 더 많아 ‘원숭이 언덕’으로 불린다. 야생 원숭이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주민 대부분이 떠났으나, 원숭이를 가까이서 보려는 관광객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터키 IS 용의자 “추방”, 그리스 “닷새째 오지 마”, 미국 “오면 체포”

    터키 IS 용의자 “추방”, 그리스 “닷새째 오지 마”, 미국 “오면 체포”

    터키가 추방한 미국 국적의 이슬람국가(IS) 용의자가 터키와 그리스 국경 사이 ‘ 무인지대’에 닷새째 갇혀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이 남성이 15일(이하 현지시간)에도 터키의 파자르쿨레 국경 통과 문과 그리스의 카스타니에스 국경선 사이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전날 터키 내무부는 미국이 남성의 귀국을 허용하며 그에게 여행 서류를 발급하기로 합의해 그의 미국 송환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실제적인 조치는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요르단계의 39세 미국 시민권자 무함마드 다르위스 B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11일부터 늘상 으르렁거리는 그리스와 터키가 군사적 경계를 풀지 않고 있는 이곳 국경을 통과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터키에서 풀려난 다르위스는 미국으로의 추방을 마다하고 그리스에 남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리스 정부가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그리스로서야 불법체류자로 떠돌 게 뻔한 IS 용의자들을 넙죽 받아들일 수가 없는 노릇이다. 터키는 시리아에서 활동하다 붙잡힌 IS 용의자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을 국적으로 갖고 있는 이들을 이달 초 아무런 후속 조치 없이 추방했다. 그러면서 유럽 국가들이 이들을 데려갈 의사가 전혀 없다고 힐난했다. 시리아 동부에도 쿠르드족 무장세력에 붙잡힌 1만명의 IS 대원 및 수천명의 가족들이 억류돼 있는데 이 가운데 유럽 국가들의 귀국 불허 방침 등으로 쿠르드 수용소에 구금된 유럽 국적 용의자들이 많다. 레세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자국 내 교도소에 수감된 이들의 숫자가 2500명 정도 된다고 밝혔다.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의 극단주의 프로그램에 따르면 2012년 이후 82명의 미국인들이 해외를 여행하다 IS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19명(남 15명, 여 4명)은 귀국했고 이 중 13명은 기소됐다. 국무부 대변인은 “소식을 들어 알고 있지만”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터키 내무부는 14일 독일인 7명을 베를린으로 송환했으며, 영국인 한 명도 런던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dpa 통신은 독일 외교부를 인용해 IS와 관련이 있는 독일인 여성 2명도 15일 송환될 것이라고 전했다. 터키는 지난 11일 미국·독일·덴마크 출신 한 명씩을 본국으로 송환했다. 영국 경찰은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한 26세 남성을 테러와 관련된 혐의로 체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런던 경찰청은 성명에서 “그는 테러 준비 혐의를 받고 있다. 시리아와 관련해 체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가수 마이크 포스너 “반년을 걸어 미국 대륙 횡단 마친 지금은”

    가수 마이크 포스너 “반년을 걸어 미국 대륙 횡단 마친 지금은”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마이크 포스너(31)는 국내에도 제법 알려진 스타다. 2010년 존 박과 타블로를 격려한 일로도 관심을 끌었고, 케이팝에도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에 발표한 ‘아이 툭 어 필 인 이비사’는 빌보드 1위를 4주 동안이나 차지했다. 뭐하고 지내나 싶었는데 2년 전 아버지를 암으로 잃은 뒤 술이나 약물 등 오랜 습관을 끊고, 6개월 동안 걸어서 뉴저지주에서 워싱턴주까지 미국을 횡단했다고 영국 BBC가 15일(이하 현지시간)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걸어서 내가 진짜로 자랑할 만한 누군가가 됐다”며 “떠나기 전에야 내 안에 드러나지 않은 잠재력이라곤 얼마나 남아 있을까 의심했는데 내가 틀렸더라. 드러나지 않은 잠재력이 어마어마하게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4월 15일 뉴저지주 아스버리 공원을 출발해 매일 아침 4시에 일어나 종일 걸 어 10월 18일 팬들과 응원단의 열렬한 환호 속에 캘리포니아주 베니스 비치의 태평양 맑은 물에 뛰어들어 마침표를 찍었다. 186일을 걸었는데 어떤 날은 48㎞나 걷기도 했다. 4588㎞ 여정은 다큐멘터리로 촬영돼 영국인 제작자 노티 보이와 함께 만든 새 싱글 ‘리브 비포 아이 다이’에 담았다.콜로라도주에서 방울뱀에 물려 병원에 헬리콥터로 후송되기도 했는데 다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겁나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는 놀랍게도 3주 만에 헬리콥터에 실렸던 장소로 돌아와 여정을 다시 시작했다. 가장 힘겨웠던 날은 출발한 지 석달쯤 됐을 때였다. 미주리주에 일어난 홍수 때문에 캔자스주로 넘어가는 길을 이틀이나 헤맨 것이었다. 매일 일어나 걸음을 떼기 전 마음 속으로 ‘결승선’을 넘는 자신을 상상했다고 했다. 몸은 산산조각이 난 것처럼 힘들었지만 계속 주문 ‘계속 가야돼’를 되뇌었다. 그리고 후반에는 결승선 대신 ‘검문소’를 통과한다고 여기게 됐다. 수염은 덤불처럼 자랐고, 차츰 강해졌으며, 불편에 익숙해졌다. 네바다와 콜로라도의 “사막을 걸어 수많은 별들을 쳐다본 뒤”에는 도시와 근교가 폐쇄공포증을 느끼게 해 싫어지더라고 털어놓았다. 나바호 여정 보러 가기 가장 감동을 안긴 여정은 애리조나와 유타, 뉴멕시코에 걸쳐 있는 미국 인디언들의 터전인 나바호 네이션에서의 열흘이었다. 그곳 사람들은 신성시하는 독수리 깃털을 꽂아주고 그가 땅을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을 제공하는 등 “믿을 수 없는 친절과 공감”을 보여줬다고 했다. 늘 음악을 만들어 주 경계를 넘을 때마다 한 곡씩 발매했다. 여정에 마침표를 찍을 때 내놓은 믹스 테이프 ‘킵 고잉’에는 래퍼 디디와 에어로스미스의 스티븐 타일러가 보낸 격려의 음성메시지도 피처링했다. 물론 세상 누구보다 그를 가장 걱정했던 어머니의 마지막 음성메시지는 “네가 원하면, 너무 힘들거나 이만하면 됐다 싶으면 이 여행을 그만 둬도 된단다. 이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란 것을 알고 네가 까무러칠 것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렇게 열심인 널 사랑해”란 것이었다.여정을 끝낸 다음날 어김없이 새벽 4시에 일어나 복싱체육관에 갔다고 했다. 대륙 횡단이야 끝났지만 몸과 마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해서 무엇이 앞에 놓여 있는지 계속 탐구하기로 했다. 지난주 오레곤주 후드산과 워싱턴주 애덤스산을 올랐는데 둘이 합쳐 높이가 7000m가 넘었다. 앞으로는? “생각은 많지만 딱히 계획은 없다. 난 다음에 뭘할지 결정하는 과정에 있다. 당장은 몸을 추스르며 약간은 비밀스러운 일들을 하고 있다.” 그 비밀스러운 일이 나중에 보니 ‘리이브 애프터 아이 다이’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피시앤드칩스, 왜 영국음식의 대명사가 됐을까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피시앤드칩스, 왜 영국음식의 대명사가 됐을까

    실제로 발을 내딛기 전까지 내게 영국이란 나라는 전설 속에 등장하는 아틀란티스와 다름없었다. 유럽에서 핀란드 다음으로 음식이 형편없다는 오명을 가진 나라, 전 국민이 맛없는 음식을 감내하는 나라라니. 아틀란티스가 존재한다는 것만큼이나 말이 되는 이야기인지. 한때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운영하며 전 세계 부를 빨아들인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 기껏해야 기름에 튀긴 흰살 생선과 감자라니. 대체 영국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피시앤드칩스는 문자 그대로 반죽을 입혀 튀겨낸 생선과 감자튀김으로 구성된 요리다. 영국식 피시앤드칩스란 소금이나 신맛이 덜한 몰트식초를 뿌려먹는 게 정석으로 통한다. 예상과는 달리 같이 딸려나오는 마요네즈나 케첩은 피시를 위한 게 아니라 칩스를 위한 조미료라는 게 영국인의 설명이다. 그러니까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취향대로 넣는 다진 양념과 들깻가루를 순댓국이 아닌 같이 딸려나온 밥에 비벼먹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까.피시앤드칩스의 역사는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영국에서 발간된 관련 자료를 교차 비교해 보면 대략 1860년대를 전후로 탄생한 음식이라는 데엔 다들 동의하고 있다. 흥미로운 건 ‘전국 생선튀김 업자 연합’(NFFF)이 무려 1913년 결성됐으며, 이들이 주축이 돼 2010년에 피시앤드칩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생선을 밀가루 반죽이나 계란옷을 입혀 튀겨내는 방식은 유대인의 조리법으로 피시앤드칩스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 다만 지금처럼 튀겨낸 후 바로 먹는 게 아니라 일종의 보존을 위한 전처리였다는 게 다른 점이다. 유대인들은 튀겨 익힌 생선을 식초물에 담가 먹었는데 이렇게 하면 냉장고 없이도 1년 정도 보관이 가능했다. 감자튀김은 19세기 초중반 벨기에와 프랑스에서 유행했다.피시앤드칩스는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최초의 영국식 패스트푸드였다. 산업화의 영향으로 도시에 인구가 몰리면서 노동자 계층이 주를 이뤘는데, 이들에게 피시앤드칩스는 매력적인 음식이었다. 우선 값이 저렴했다. 여기엔 증기 트롤어선이 등장해 어획량이 급격히 늘고 철도가 항구와 도시를 촘촘히 이으면서 신선한 생선의 공급이 용이해진 배경이 있다. 20세기 초 고된 노동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은 집에서 요리하는 걸 감히 상상할 수 없었는데, 식재료를 준비해 장만하는 노력이 만만찮았고 연료비도 충분치 않았다. 이들에게 있어 저렴하면서 금방 조리돼 나온 피시앤드칩스는 훌륭한 대안 식사였던 셈이다. 맛과 영양 측면에서도 피시앤드칩스는 매력적인 선택이었다. 해안가에 살거나 강가에 살지 않는 이상 신선한 상태의 생선을 먹기란 쉽지 않았다. 내륙에 거주하는 이들 대부분은 소금에 절이거나 훈제하거나 식초에 절인 보존식품으로 생선을 접해 왔기에 신선한 생선의 맛에 쉽게 열광할 수 있었다. 또 피시앤드칩스는 적은 비용으로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을 섭취할 수 있는 고열량 식품으로도 사랑받았다. 노동자의 간편식이었던 피시앤드칩스는 1960년대까지 큰 인기를 누리다가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점차 쇠퇴의 길로 접어든다. KFC나 맥도날드, 중국식 누들이나 인도식 카레 등 노동계급이 선택할 수 있는 테이크아웃 음식이 많아지면서 식당이나 매대도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그럼에도 피시앤드칩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영국음식의 대명사가 된 데엔 미디어의 역할이 컸다. 영국의 문화인류학자 파니코스 파나이는 외국 음식의 홍수 속에서 영국의 정체성을 구분 짓는 마케팅 도구로 피시앤드칩스가 이용됐다고 지적한다. 이탈리아의 피자, 미국의 햄버거 등에 대항해 영국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아이콘이 된 것이다. 여기엔 자부심과 일종의 자학적인 냉소가 섞인 영국인 특유의 이중적인 성향이 한몫 거들었다. 하찮은 음식이 영국을 대표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를 대놓고 부끄러워하지는 않겠다는 심리가 깔려 있다.피시앤드칩스를 비롯해 영국을 대표하는 일련의 음식을 맛보고 난 후 조심스럽게 내린 결론이 있다. 영국인에게 맛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이들도 맛있는 음식이 어떤 음식이라는 건 분명히 자각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러나 영국인이 아니고서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사찰음식을 먹고 난 후 마음이 평안해지는 경험을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느꼈다고 할까. 음식은 당연히 맛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란 생각조차 문화적인 편견일 수 있겠다는 큰 깨달음을 영국에서 얻었다.
  • 여자 혼자서 37시간 에게海를 표류하다 무사히 구조된 비결

    여자 혼자서 37시간 에게海를 표류하다 무사히 구조된 비결

    뉴질랜드 여성이 혼자서 고무보트에 실려 그리스에서 가장 큰 크레타섬 근처 에게해 바다를 이틀 가까이 표류하다 무사히 구조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항해 경험이 많았던 쿠실라 스타인(45). 터키 남부에서 그리스 아테네로 건너가는 요트 ‘라이벌 34’ 호를 몰던 영국인 남성의 일손을 거들겠다며 동승했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폴레간드로스섬 근처에서 “다리를 쭉 편 채” 쉬려고 고무보트에 옮겨 탔다. 그런데 요트로 돌아가는 길에 노를 잃어버렸고 때마침 거센 바람이 불어 고무보트를 계속 요트로부터 밀어냈다. 요트 주인은 다음날 아침 그리스 당국에 실종 신고를 했고, 해안경비대가 함정 6대와 헬리콥터 1대를 동원해 수색 작업에 나섰다. 그녀는 “한 줌의 막대사탕들”을 챙겨 먹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플라스틱 가방을 껴안고 버텼다. 영민하게도 자신을 애타게 찾는 이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거울을 이용해 햇빛을 반사시켰다. 그녀의 어머니 웬디 스타인은 뉴질랜드 인터넷 매체 스터프(Stuff.co.nz)와의 인터뷰를 통해 딸이 바다 생존 훈련을 받은 것이 “목숨을 건지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실라는 고무보트 옆면에 어머니의 이름과 연락 방법 등을 상세히 적었다.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밀려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수색팀은 3일 아침 “크레타섬과 폴레간드로스섬 중간 지점에서” 그녀를 찾아냈다. 크레타섬에서 북쪽으로 101㎞ 떨어진 곳이었으며 표류한 지 37시간 만이었다. 병원으로 후송돼 화상과 탈수증 등을 치료받고 있다. 일간 뉴질랜드 헤럴드에 따르면 쿠실라는 구조된 순간 어머니 이름을 부르며 “엄마 몫으로 사탕 하나는 남겨뒀지”라고 외쳤다고 영국 BBC가 4일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어느덧 88 고르바초프 “지금 총체적 위기, 모든 나라가 핵 폐기 선언해야”

    어느덧 88 고르바초프 “지금 총체적 위기, 모든 나라가 핵 폐기 선언해야”

    미하일 고르바초프(88)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현재의 세계가 “총체적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1985년부터 1991년까지 서기장으로 일하며 페레스트로이카 기치를 내걸어 독일 통일은 물론, 소련 해체를 불러오고 동서 간의 긴장을 녹이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고르바초프는 4일 공개된 영국 BBC 스티브 로젠버그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든 나라들이 핵무기를 폐기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순을 앞에 둔 그는 “그래야 우리 스스로는 물론 이 행성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강이 썩 좋지 않은 듯 의자에 앉는 데도 한참이 걸렸고, 카메라를 향해 “벌써 찍고 있는 거냐”고 묻기도 했다. 로젠버그 기자는 영어로 물었고, 고르바초프는 러시아어로 답했지만 영어 자막이 달려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를 돌아보며 “38만명의 소련 군인들이 동독에 주둔해 있었지만 군병력 이동 명령은 없었다. (통일이라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 유혈사태 없이 지나갔고 이에 대해 내가 공헌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젠버그가 브렉시티(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혼란을 막는 해법을 조언해달라고 주문하자 “똑똑한 영국인들이 알아서 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앞서 오는 9일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앞두고 지난달 31일 로이터 통신에 기고문을 보내 엄중한 동서 관계에 대해 우려하며 특히 핵무기와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의 대화가 부족하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87년 체결된 ‘중거리핵전략(INF) 조약’에서 탈퇴한 것에 대해 “위대한 마음( great mind)에서 나온 결과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함께 INF조약을 체결해 냉전 종식을 이끌었다. INF 조약은 사거리 500~5500㎞의 지상 발사형 미사일의 생산·시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현재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동-서(East-West) 차이를 공식화한 베를린 장벽과 같은 냉전 스타일로 실재하는, 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세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벽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하는 문제를 감추기 위한 시도이고 그래서 나는 장벽에 반대한다. 유럽에서 어떤 철의 장막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이 위험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냉전이 다시 발생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현재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 이데올로기 투쟁이 없고 경제적인 연결고리와 문화적 융합이 있다”고 평가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호주판 ‘살인의 추억’…연쇄살인마 죽기 전 남긴 말은 “아이 돈 케어”

    호주판 ‘살인의 추억’…연쇄살인마 죽기 전 남긴 말은 “아이 돈 케어”

    ‘호주에서는 매년 3만 명의 실종자가 보고 된다. 이중 90%는 한달 안에 발견되나 나머지는 영구 실종으로 남는다’ 호주 영화 ‘울프 크릭’에 나오는 내레이션이다. 호주판 ‘살인의 추억’이라 할 수 있는 ‘울프 크릭’은 90년대 호주를 발칵 뒤집어 놓은 희대의 연쇄 살인마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호주 최악의 연쇄 살인마’ 혹은 ‘배낭 여행객 킬러’로 불려진 아이번 밀럿이 지난 27일(이하 현지 시간) 감옥에서 7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위암과 식도암. 밀럿은 종신형을 받은 7명의 배낭 여행객 살인죄 이외에 최대 6개의 실종과 살인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가 불가능했다. 경찰은 지난 5월 위암과 식도암 판정을 받은 밀럿이 시한부 인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범죄를 고백하도록 설득했다. 채널9 시사프로그램 '커런트 어페어'( A Current Affair)가 해당 인터뷰를 밀럿이 사망한 다음날인 28일 공개했다. 1989년부터 1992년 사이 시드니를 출발한 많은 배낭 여행객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1992년 9월 19일 시드니에서 남서쪽으로 120km 떨어진 벨랑글로 주립 삼림공원에서 사라진 배낭 여행객들의 시체가 발견된다. 최초에 발견된 시체는 영국에서 온 배낭 여행객 죠앤 월터스와 캐롤라인 클라크였다. 그로부터 1년 후인 1993년 10월 호주 배낭 여행객 데보라 에베리스트와 제임스 깁슨의 부패된 시신이 같은 지역에서 발견됐다. 1993년 11월 1일 독일 배낭 여행객 시모네 쉬미들, 아냐 합쉬드, 가보르 뉴게바우어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들은 사격 연습 내지는 사냥을 당한 듯한 10여 발의 총상과 흉기 자국 등 그 잔혹성을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독일 배낭객 아냐는 목이 절단된 상태로 발견됐고 머리 부분은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이 엽기적인 연쇄 살인 사건은 영국에까지 뉴스가 전해졌고, 1993년 11월 13일 호주 경찰은 영국인 폴 오니언스라는 사람으로부터 한통의 국제전화를 받는다. 폴 오니언스는 “4년전에 호주를 배낭 여행하다가 휴게소에서 콧수염이 특이한 ‘빌’이라는 남자가 다가와 친절하게 차를 태워다 준다고 해서 차를 얻어 탔는데, 시체가 발견된 삼림공원 입구에서 총으로 위협을 해서 필사의 탈출을 했다”고 말했다. 바로 폴 오니언스가 신고한 그 남자 ‘빌’이 바로 희대의 살인마 아이번 밀럿 이었다. 삼림공원 주변 용의자를 추려냈고 폴이 호주까지 날아와서 바로 밀럿을 확인 했다. 밀럿의 집에서는 총기와 배낭 여행객들의 물품들이 발견되어 결국 1996년 7월 27일 7개 살인에 대한 유죄를 물어 7번의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경찰은 밀럿이 수감되어 있던 롱 베이 교도소와 암을 치료하던 병원에서 8번 정도의 만남을 가졌다. 인터뷰에 참가한 밀럿은 형사가 자기를 너무 몰아친다고 생각해 인터뷰 중 조는 척 하는 등 반성의 기미도 안보였다. 피해자 가족들의 사연을 보여 주려 하자 “내가 왜 이것을 봐야 하냐”며 “내가 왜 이들에게 미안해야 하지, 사람은 언젠가 다 죽게 마련이지”라고 말해 연민의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마지막 죽음을 앞두고 한 그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피해자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달라 하자 그가 마지막 남긴 말은 “I don’t care”(신경 안쓴다) 였다. 김경태 시드니(호주) 통신원 tvbodaga@gmail.com
  • 은행 입사 앞두고 캄보디아 배낭여행 영국 여성 감쪽같이 사라져

    은행 입사 앞두고 캄보디아 배낭여행 영국 여성 감쪽같이 사라져

    영국 로이드 은행 입사를 앞두고 캄보디아를 여행 중이던 여성 배낭여행자가 비치 파티를 즐기다 갑자기 사라졌다. 잉글랜드 서식스주 워딩 출신의 아멜리아 뱀브리지(21)가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눈에 띈 것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코 롱 섬의 리조트에서였다. 언니(또는 여동생) 조르지 등이 영국에서 날아와 바다와 해변, 정글을 샅샅이 뒤졌으나 소지품을 해변에서 발견했을 뿐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함께 배낭여행을 하던 남자친구 라이언 해리스에 따르면 이렇게 며칠씩 연락이 안되는 것은 평소 조심스러운 몸가짐에 비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해리스는 “그는 늘 일행과 함께 움직였다. 절대로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 롱 섬은 “아주 작은 곳”이어서 누구라도 2~3시간이면 모두 돌아볼 수 있는 곳이라고 영국 BBC가 26일 전했다. 해리스는 “밤에 친구와 헤어져도 20분 뒤면 만날 수 있고, 아무리 늦어도 다음날 아침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멜리아가 사라진 날, 다른 일행과 함께 이웃 섬에 놀러가 있었다며 자신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섬을 샅샅이 뒤졌지만 아멜리아를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잠수부들이 동원돼 정글과 해변도 다 살펴봤다. 경찰이 세 차례나 수색대를 보냈고, 모두가 동원돼 온 섬을 뒤졌다”고 말했다. 조르지는 가족과 친척들이 절망의 늪에 빠졌다고 했다.가족들에 따르면 3녀 1남 가운데 한 명인 아멜리아는 지난달 27일 베트남인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베트남을 찾은 다음 아버지와 함께 캄보디아를 여행하다 아버지는 돌아가고 남자친구 해리스와 코 롱 섬을 찾았다. 호스텔에 묵는 친구들과 옛날에 경찰서가 가까이 있었다는 이유로 폴리스 비치로 불리는 곳에서 파티를 즐겼다. 조르지에 따르면 아멜리아는 2년 동안 열심히 저축해 취업 전 마지막 여행으로 이번 여행을 꼼꼼이 준비했다. 채식주의자이며 팔에는 스코틀랜드 하일랜드의 소 문신을 하고 있다.한편 호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7명을 마치 사냥하듯 살해해 악명을 떨친 이반 밀랏이 27일 시드니의 한 병원에서 암으로 74세 삶을 접었다고 BBC가 보도했다. 밀랏은 1989년부터 1992년까지 7명의 배낭여행자들을 살해하고 시드니에서 남서쪽으로 120㎞ 떨어진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벨랑글로 숲에 버린 혐의로 종신형을 살고 있었다. 연초에 말기 식도암과 위암 진단을 받았다. 경찰은 밀랏이 훨씬 많은 범행을 저질러놓고도 이에 대한 진술을 거부해 더 이상 수사를 진척시킬 수 없었다고 봤다. 그의 손에 희생된 배낭여행객들은 독일인 3명, 영국인과 호주인 둘씩이었다. 모두 19~22세 젊은이들이었다. 밀랏은 또다른 영국 청년 폴 오니언스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려 했으나 그가 달아나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체포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서민의 술에서 힙스터의 술로..진(Gin)의 변신은 무죄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서민의 술에서 힙스터의 술로..진(Gin)의 변신은 무죄

    숙성이 필요 없어 신속 대량 공급 가능 美서 달콤한 음료 칵테일로 널리 전파 소비 취향 세분화… 다양한 향신료 첨가 잉글랜드 증류소 수, 스코틀랜드 첫 추월 日서도 쌀 증류한 소주와 섞은 진 인기 주류 수출량 맥주·위스키 이어 3위 차지 ‘마티니’, ‘김렛’, ‘진 토닉’ 등은 바에서 한 번쯤 주문해 본 적이 있는 유명한 칵테일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증류주 ‘진’을 원주로 사용해 만든다는 점인데요. 송진향이 나며 투명하고 드라이한 진은 그 어떤 증류주보다 오랫동안 바텐더들에게 칵테일 베이스로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위의 칵테일뿐만 아니라 진이 들어간 칵테일 종류는 무궁무진하죠.하지만 위스키, 코냑 등과 달리 진은 ‘진’ 그 자체로 주목을 받는 술은 아닙니다. 진을 단독으로 마신다고 하면 “무슨 심각한 일 있니”라는 질문을 받기 십상이죠. 물론 술은 취향 문제이므로, 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일반적으로 진은 따로 즐기기에는 맛이 없는, 싸구려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런 진이 최근 글로벌 식음료계에서 ‘힙스터의 술’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진의 고향은 네덜란드입니다. 1680년 의학박사인 실비우스 드 부베가 당시 약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던 노간주나무의 열매(주니퍼베리)를 곡물을 증류한 주정에 담가 다시 한 번 증류해 약용주로 만들어 팔았던 것이 기원이죠. 이후 이 술은 영국으로 수출돼 엄청난 파급력을 일으킵니다. 진이라는 이름도 진의 원래 이름인 주니에브르(Genièvre)를 영국인들이 제네바(Geneva)로 착각, 편의상 앞글자를 따 부른 데서 유래됐답니다. 당시 영국 서민들은 싸고 독한 진에 열광했습니다. 진은 위스키와 달리 숙성 과정이 필요 없어 빠른 시간 내 대량생산이 가능한 독주였습니다. 게다가 당시 정부는 자국의 술을 보호하기 위해 진을 면허가 없어도 만들 수 있도록 허락한 반면 수입산 증류주에는 높은 세금을 매겼습니다. 급기야 거리엔 진 중독자가 넘쳐났고, 이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의회는 진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비싼 세금을 매기는 법을 통과시켰지만 폭동이 계속 일어나 결국 이 법이 폐지됐을 정도였죠. 이후 진은 현대식 바 문화의 원조인 미국에도 알려졌고, 미국인들은 진을 달콤한 음료에 섞어 먹는 칵테일로 소비했습니다. 이 방식이 오늘날 전 세계에 알려진 것이죠. ‘싸구려 독주’의 상징이었던 진은 그러나 최근 ‘크래프트’ 열풍을 타고 트렌드에 민감한 힙스터들의 사랑을 받는 술로 거듭났습니다. 세분화된 취향 시장이 형성되면서 다양한 맛을 내고 소량 생산되는 ‘크래프트 술’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덕분입니다. 내추럴와인, 크래프트맥주, 싱글몰트위스키가 인기를 끈 것처럼 지역 특유의 다양한 향신료를 넣어 소량 증류한 ‘고급 크래프트진’도 증류주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답니다. 특히 진 사랑이 유별난 영국 잉글랜드에서는 크래프트진이 유행하면서 최근 10년간 증류소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요. 2010년 23개에 불과했던 진 증류소가 지난해 135개까지 늘어났습니다.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진 증류소를 포함한 이 지역 전체 증류소 수(166개)가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의 증류소 수(160)를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을 정도입니다. 숙성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만들기 쉽고 원재료가 저렴해 싸구려 술이라는 오명을 썼던 진의 특징이 오히려 어디에서든 진을 만들 수 있게 했고, 결국 크래프트 증류주 열풍의 중심이 된 셈입니다. 이웃 일본에서도 ‘크래프트진’은 현재 가장 핫한 증류주입니다. 일본 진은 쌀 발효주인 사케를 만드는 양조장에서 ‘쌀’을 증류한 소주에 주니퍼베리 등을 넣는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인데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새로운 일본 술로 인식돼 인기가 좋다고 하네요. 위스키에 탄산수를 탄 하이볼에 열광하는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위스키 대신 크래프트진으로 하이볼을 만들어 마시는 것 또한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최근 2년간 진이 급성장하면서 맥주, 위스키에 이어 주류 수출량 3위에 올랐다고 하네요. 명욱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과정 교수는 “일본의 경우 진이라는 글로벌 주류를 지역 쌀을 비롯한 농산물로 만들어 또 다른 상품 가치를 만들어 냈다”면서 “한국도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진, 보드카 등의 증류주를 만든다면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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