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방려지부부 출국 허가/미 대사관 피신중 영국행
◎일선 차관공여 재개 시사
【북경 로이터 연합】 중국은 25일 지난해 6월 이후 북경주재 미대사관에 피신중이던 반체제 천체물리학자 방려지와 그의 부인이 신병 치료차 중국을 떠났다고 밝혔다.
방과 그의 부인 이숙한은 중국정부가 지난해 6월 민주화요구 학생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대와 탱크를 동원한 천안문 유혈사태 이후 지금까지 미대사관에 피신해 왔었다.
중국 공안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중국 공안부는 방려지와 이숙한이 개전의 정을 보임에 따라 이들의 질병을 참작하여,그리고 소요에 가담한 자들에게 관용을 베풀기로 한 당국의 정책과 인도주의에 입각하여,이들이 치료를 위해 외국으로 가는 것을 허용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에 의해 인용,보도된 공안부의 이 성명은 그러나 방려지부부가 언제 중국을 떠났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방려지부부의 출국은 중국정부가 지난해 6월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미국측에 이들의 신병인도를 요구한 이래 냉각된 미ㆍ중 양국 관계 회복에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안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들 부부가 최근 관계 당국 앞으로 보낸 서신을 통해 자신들이 공산당의 4개 기본원칙들에 반대한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들이 중국의 헌법을 위반했음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공안부는 또 『이들은 자신들이 병에 걸렸기에 외국으로 가 치료받을 수 있는 허락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는 희망을 표시했으며 중국을 떠난 후 중국에 반대하는 활동에 관계하지 않을 것임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북경 로이터 AP 연합】 북경 주재 미대사관 망명 생활 1년여만에 중국 당국으로부터 출국을 허용받은 중국 반체제 물리학자 방려지부부가 25일 영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북경주재 영국대사관이 밝혔다.
영국 대사관의 한 대변인은 『방려지부부가 지금 영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들 부부가 25일 아침 북경을 출발했다고 덧붙였으나 언제 영국에 도착할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런던ㆍ도쿄ㆍ캔버라 로이터 AFP 연합】 북경 주재 미대사관에 1년여동안 피신해 있다 중국 당국으로부터 출국을 허용받은 중국 반체제 물리학자 방려지부부는 영국에 정착할 것이라고 영국 총리실 대변인이 25일 밝혔다.
이 대변인은 방씨가 영국 최고의 과학원인 로얄 소사이어티의 초청으로 영국으로 오고 있다고 말하고 방씨 부부는 영국에서 환영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방씨가 곧 학구적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능력에 적합한 학문적 지위를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의 출국을 허용한 중국의 결정을 진정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정부는 방씨 부부에 대한 중국의 출국 허용결정은 대중국 차관 동결조치를 해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조치라고 환영했다.
◎국제고립 탈피 노린 “유화제스처”/“대서방 경협확대에 큰 도움”판단(해설)
지난해 6ㆍ4 천안문사태 이후 1년이상 북경주재 미대사관에서 피신생활을 하다 25일 당국의 허가를 받아 부인 이숙한(54)과 함께 신병치료차 출국한 방려지(53)는 중국의 대표적인 천체물리학자이자 반체제지식인.
중국당국이 반체제학자 방려지부부의 출국을 허용하게 된 가장 큰 속셈은 6ㆍ4 천안문사건 이후 지속되고 있는 미국등 서방국가들의 대중경제제재가 종결되기를 바라는데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당국은 6ㆍ4사건 발생이후 상당기간동안 미측이 천안문시위를 배후조종한 방교수 부부를 대사관안에 피신토록 한 것은 분명한 내정간섭행위라며 이들을 중국측에 인도토록 촉구했었다.
그러나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가 강화되면서 이러한 강경자세는 점차 크게 누그러졌으며 올들어 6ㆍ4사건 1주년이 가까워오자 서방쪽을 의식한 유화적인 제스처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것이다.
이미 지난 5월1일 북경과 티베트 라사에 대한 계엄령을 해제한데 이어 10일엔 천안문시위 관련자 2백11명을 전격 석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의회에서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 적용문제에 관해 논란을 계속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은행(IBRD)등 서방금융기관의 차관동결조치도 완전히 풀리지 않는 상태여서 방교수부부 출국허용을 또다른 미소작전의 카드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는데 가장 큰 장애요인이었던 방교수부부 문제에 결정적인 양보의 자세를 보임으로써 서방세계로부터 우회적인 반응을 얻어 낼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
「중국의 사하로프」로 불리는 방은 로마대,케임브리지대,일본 교토(경도)대 등에서 초빙교수를 지냈고 지난 79년 중국에서 가장 어린 나이로 정교수자격을 따냈다.
지난 86년말 중국전역을 휩쓴 학생시위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당에서 축출되기 전까지 안휘성 합비시 소재 과학기술대 부학장을 지냈고 북경천문대연구원으로 일하다 지난해 천안문사태와 관련,6월5일부터 미대사관에 피신해 있다.〈홍콩=우홍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