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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비엔날레 D-2…31개 파빌리온 ‘개막’

    광주비엔날레 D-2…31개 파빌리온 ‘개막’

    제15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이틀 앞두고 파빌리온이 양림·동명동 일대를 비롯한 광주 전역에서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올해 파빌리온은 역대 최대 규모인 총 31개 국가·도시·미술기관이 참여했다. 파빌리온은 국내외 미술 및 문화기관의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2018년 3개 기관이 참여하며 시작됐다. 지난해 열린 제14회때 9개 국가로 확대됐고, 올해 15회때 31곳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파빌리온은 광주와 국제 동시대 미술계의 교류를 도모하는 실험의 장으로 다양한 창의적 주체가 참여해 서로의 지식과 자원을 공유하고 소통한다. ‘판소리, 모두의 울림’ 본전시와 함께 공명하면서도 다른 각도의 시선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를 구축해 풍부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5일 오전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아메리카 파빌리온’ 개막식에 참석했다. 아메리카 파빌리온은 31개 파빌리온 가운데 최초로 지난달 30일 문을 열었다. 이날 아메리카 파빌리온 개막식을 시작으로 페루, 스웨덴, 일본, 폴란드, 캐나다, 오스트리 파발리온도 잇달아 문을 열고 87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강 시장은 이날 김냇과, 충장22, 갤러리 혜윰, 이이남스튜디오, 양림미술관, 이강하미술관 등지에서 열린 파빌리온 개막식을 일일이 찾아, 축하와 감사인사를 전했다. 강 시장은 “각 나라의 예술을 알리고 교류하기 위해 문화예술의 도시 광주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역대 최대 규모 파빌리온은 시민에게는 미술축제의 장, 국제적으로는 문화외교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메리카 파빌리온은 ‘율동적 파동’을 주제로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현대미술팀이 현 시대에 아시아미술을 선보이고 미국에서 아시아미술관이 가지는 의미에 질문을 던진다. 광주비엔날레에서 처음 선보이는 아메리카 파빌리온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이 역사상 처음으로 아메리카를 대표해 국제 무대에 나섰다. 동구 ‘김냇과’에서 개막한 페루 파빌리온은 ‘끝없이 감기고 풀리는 실타래’를 주제로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체성의 본질을 탐구한다. 방문객들은 전통적인 경계와 선입견에 도전하는 풍부한 시각적 서사를 마주할 수 있다. 스웨덴 파빌리온은 ‘분리할 수 없는 거리’를 주제로 동구 ‘충장22’에서 열리며, 인류와 자연세계의 교차점과 근접성을 탐구하는 8명의 스웨덴 기반 예술가들을 한데 모아 미래비전을 제시한다. 일본 파빌리온은 ‘우리는 (아직)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를 주제로 동구 갤러리 ‘오브 람’와 ‘혜윰’에서 열린다. 후쿠오카시는 광주 시내 두 장소를 무대로 한국과 일본의 역사와 미래를 주제로 다룬 신작을 발표한다. 남구 ‘이이남스튜디오’에서 열리는 폴란드 파빌리온은 ‘정적 쾌락’을 주제로 진행된다. 폴란드 파빌리온을 방문하는 관객은 시간을 가로지르는 작품의 단면 속에서 서로 다른 과거의 시점에서 발생하는 현재적 주제를 만나게 된다. 캐나다 파빌리온은 ‘고향과 또 다른 장소들’을 주제로 남구 ‘양림미술관’에서 열린다.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인 작가들과 캐나다의 북극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섯 명의 이누이트 작가들이 쌓아온 관계를 기록하는 독특한 협업의 결과를 전시로 선보인다. 오스트리아 파빌리온은 남구 ‘이강하미술관’에서 펼쳐진다. 작가 리즐 라프는 카바레 무대, 독립 연극, 언더그라운드 클럽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작품이자 퍼포먼스 공간인 ‘클럽 리에종’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6~7일 아세안파빌리온, 중국, 뉴질랜드, 카타르, 영국, 핀란드, 독일, 이탈리아 파빌리온이 개막식을 하고 본격적인 전시 일정에 돌입한다. 스위스는 파빌리온 전시에 참여하는 대신 제15회 광주비엔날레 기획 특별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0월 3일부터 5일까지 광주비엔날레 광장에서 ‘도래할 공동체를 위한 작은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 “가벼운 만남 원하면 초콜릿”…님 보려고 장 본다는 나라

    “가벼운 만남 원하면 초콜릿”…님 보려고 장 본다는 나라

    “싱글일 때 저녁 시간에 슈퍼마켓에 자주 갔다.” 스페인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성을 만나는 핫플레이스로 ‘마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에서는 대형마트에서 데이트 상대를 찾는 젊은 남녀가 늘고 있다. 유명 방송인 비비 린이 마트에서 직접 만남을 시도하며 “메르카도나에 ‘플러팅 타임’이 있다”는 동영상을 틱톡에 올리고, 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자가 사랑을 찾기 위해 마트에 간다고 고백하면서 열풍이 불었다. 청춘 남녀들은 오후 7∼8시 마트 체인점인 메르카도나에 몰려들어 ‘탐색전’을 벌인다. 과일 코너에서 파인애플을 거꾸로 든 사람들이 와인 코너로 이동하면서 시작되는데, 이들은 마음에 드는 사람의 카트를 부딪쳐 호감을 표시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서로를 알아간다. 카트에 담긴 품목으로 관계의 성격을 나타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과자류나 초콜릿을 카트에 담으면 단기적인 관계를, 채소를 담으면 장기적인 관계를 원한다는 의사를 표현한다. 이러한 만남의 방법은 틴더와 같은 데이팅 앱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유행은 스페인의 유명 백화점인 엘코르테 잉글레스로까지 확산돼, 오후 2∼3시 사이의 향수 코너에서도 비슷한 만남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학자이자 결혼 중개업체 라조스의 대표 알리시아 로페즈 로산토스는 프랑스앵포와 인터뷰에서 “오늘날 많은 젊은이가 연애를 시작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는 증거”라며 “외로움이 21세기의 유행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마트 헌팅 추세는 ‘틴더도나’라고 불린다. 이는 세계 최대의 데이트 앱 ‘틴더’와 스페인 전역에 약 1600개 매장을 보유한 슈퍼마켓 브랜드 ‘메르카도나’를 합친 신조어다. 데이트 앱의 핵심 고객층인 Z세대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만남을 추구하게 되면서 틴더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이 새로운 형태의 만남을 만든 것이다. 이러한 마트 만남에서 파인애플은 솔로라는 시그널이다. 데이트 상대를 찾아 마트에 온 사람들과 대화를 해볼 의향이 있다면, 상대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파인애플을 들고 다니면 된다. 혹은 파인애플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도 좋다. “데이팅앱, 여성 이용자 유치 어려워”틴더, 범블 등 유명 데이팅앱은 여성 사용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여성이 데이팅 앱을 기피하는 이유는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원치 않는 물리적 위협을 직면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데이팅 앱 이용자들의 ‘성비 격차’도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 남성 이용자만 몰리고 여성 이용자는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지속된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민텔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여성의 데이팅 앱 참여를 유도하는 게 (플랫폼 업체가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성비 불균형은 남성의 짝 찾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여성의 경우엔 종종 공격받게 만들어 더 불쾌한 경험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텔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18~34세 남성 중 47%가 데이팅 앱을 이용하지만 같은 연령대의 여성 이용 비중은 25%에 불과했다. 여성 유저 감소는 데이팅 앱의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매치그룹, 범블의 시가총액은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3년 만에 80% 가까이 폭락한 상태다. 지난 3년간 매치 그룹은 400억달러(약 54조원), 범블은 180억달러(약 24조원)의 시총을 각각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버나드 킴 매치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Z세대, 그리고 특히 여성의 사용 경험 향상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문자 그대로 그들은 데이트앱에 가장 중요한 인구”라고 거듭 강조했다.
  • 익살스런 그림도, 20년 전의 ‘맑음’도 선명해졌네

    익살스런 그림도, 20년 전의 ‘맑음’도 선명해졌네

    “‘넉 점 반’/‘넉 점 반.’/아기는 오다가/분꽃 따 물고 니나니 나니나/해가 꼴딱 져 돌아왔다.//‘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동그마한 얼굴에 어딘지 뾰로통한 입술의 아기가 가게집 영감님에게 묻는다. “영감님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 시냐구요.” 아기가 “넉 점 반”(4시 30분)이라는 대답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러나 아기는 할 일이 많아 바쁘다. 물 먹는 닭 한참 서서 구경도 해야 하고, 잠자리도 따라다녀야 하고…. 그렇게 해가 꼴딱 지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온 아기는 엄마한테 이런다. “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한국 아동문학계의 큰 산, 윤석중(1911~2003) 작가의 전설적인 그림책 ‘넉 점 반’이 올해로 출간 20주년을 맞아 출판사 창비가 개정판을 내놨다. 윤석중이 1940년 발표한 동시에 동화작가 이영경이 그림을 그렸다. 개정판의 표지 디자인을 바꾼 창비는 다홍빛 접시꽃을 앞세워 화사함을 더했고 본문은 그림의 배경색을 밝게 조정하고 판형을 키워 아이들이 그림책을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넉 점 반’은 한국 동시 문학의 계보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작품이다. 윤석중의 많은 작품이 그렇듯 이 시 역시 동요로도 불린다. 동시인데도 머릿속에 뚜렷한 이야기가 그려진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미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런 서사성이 이영경의 소박하고 서정적인 그림을 만나 한국 그림책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는 “한국 그림책 역사에 길이 남을 독보적인 맑음”이라고 평했고, 안희연 시인은 “극적인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책”이라고 했다. 13살에 동시를 쓰기 시작해 1000편 가까운 작품을 남긴 윤석중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작품이 여럿 실린 한국 아동문학의 거장이다. ‘나리나리 개나리’, ‘퐁당퐁당’ 등 한국인이라면 모를 수 없는 동요들도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한국 민요의 전통을 소박하고 아름다운 동시로 승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영경 작가는 1960년대의 농촌을 재현하기 위해 충남 서산의 운산 마을을 여러 번 방문했다고 한다. ‘딴짓’을 하느라 귀가가 늦은 아기의 표정에서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요즘에도 이런 얼굴을 할 수 있는 아이가 있을까. ‘학원 뺑뺑이’ 굴레에 갇혀 잠깐의 일탈조차 허용되지 않는 아이들이 이 책에서나마 잠시 여유를 찾을 수 있기를. 어쩌면 그들의 부모를 위한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 김홍도의 군선도, 기생충 속 그 집… 세계 예술가들의 새 뮤즈 ‘K컬처’

    김홍도의 군선도, 기생충 속 그 집… 세계 예술가들의 새 뮤즈 ‘K컬처’

    니콜라스 파티 ‘더스트’‘파스텔의 마술가’ 국내 첫 전시회초상화에 청자 등 한국 문화 조합“문화 예술 통해 과거와 미래 연결”엘름그린&드라그셋 ‘공간들’‘공간 탐색’ 이야기 품은 설치미술140㎡ 규모 으스스한 ‘섀도 하우스’“기생충서 영감… 집, 이야기 촉발” 우리나라 국보인 청자 주자가 들어간 초상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촉발된 설치 작품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K컬처’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잇달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022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88억원에 이르는 경매가를 올리는 등 미술시장에서 ‘(작품이) 없어서 못 파는 작가’가 된 스위스 출신의 니콜라스 파티(44)가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국내 첫 전시를 연다. ‘파스텔의 마술가’라는 별명답게 그가 회화에서 쓰는 재료는 파스텔이 유일하다. ‘더스트’(먼지)라는 전시 제목도 쉽사리 공기 중에 흩어지는 파스텔의 특성과 연계된다. 고대부터 근현대를 아우르는 미술사의 다양한 작가, 모티브, 양식, 재료 등을 자유롭게 참조하고 샘플링하며 자신만의 초현실적 이미지를 만들어 온 그는 이번 전시에서 우리나라 미술사에서 따온 다양한 문화적 상징을 재구성한다. 특히 신작 초상 8점은 조선시대 ‘십장생도 10곡병’과 김홍도의 ‘군선도’를 참조해 상상 속 여덟 신선(팔선)을 형상화했다. 초상화 속 인물의 상반신을 대신하고 있는 청자 주자는 리움미술관의 소장품인 ‘청자 동채 연화문 표형 주자’를 모델로 한다. 또 인물을 에워싼 사슴, 학 등은 십장생도에 나오는 장수의 상징물을 차용했다. ‘군선도’ 속 개는 초상화 속 인물의 갈래머리 모양처럼 자리잡았다. 시대와 문화를 넘나드는 이런 조합은 관람객의 상상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파티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시 기획 초기 단계부터 한국의 예술품을 전시에 함께 표현하는 게 핵심이었다”며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리움의 전시품을 비롯한 소장품을 살펴보면서 큐레이터와 함께 미묘하고 복잡한 관점에서 작품을 선정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작업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그는 “문화 예술을 통해 과거, 미래의 인류와 가깝게 연결될 수 있고 예술 작품에 담긴 아름다움, 시적인 면, 다양한 감정이야말로 인류가 직면한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간들’(Spaces)이란 전시를 통해 3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을 찾아오는 아티스트 듀오 미카엘 엘름그린(63)과 잉가 드라그셋(55) 역시 장소의 특정성, 특정한 사회적·역사적 맥락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예전부터 ‘집’이라는 공간의 탐색을 이어 오던 이들은 이번엔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집처럼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공간을 빚어냈다. ‘섀도 하우스’란 제목의 140㎡ 규모의 집에는 거실, 주방, 침실,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다. 유리창에 홀로 서 있는 아이는 창문에 입김을 불어 나(I)라는 글자를 쓰고 있다. 집 입구에 놓인 거울에는 ‘다시는 보지 말자!’라는 글이 쓰여 있다. 아이와 함께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집은 어딘지 모르게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엘름그린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공포 영화의 세트장 같기도 하고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영화에 나올 법한 공간처럼 보이는 이 작업은 영화 ‘기생충’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기생충’에서는 집이라는 공간 자체가 영화의 내러티브, 이야기를 촉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집 외에도 이들은 미술관을 물이 빠진 수영장과 레스토랑, 실험실처럼 보이는 주방, 작가 아틀리에 등으로 변신시켰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관계자는 “두 작가가 창조한 공간에 들어선 모든 관람객이 다양한 이야기 요소들을 발견하고 스스로 새로운 의미를 찾아 나가는 주인공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티의 전시는 내년 1월 19일까지 열리며 엘름그린·드라그셋의 전시는 내년 2월 23일까지 계속된다.
  • 음악이 된 그림들…명품 연주로 채색한 전시회

    음악이 된 그림들…명품 연주로 채색한 전시회

    지난해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내한 공연에서 감동의 무대를 선보였던 투간 소키예프가 올해는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빛나는 지휘로 전율을 일으키는 명품 선율을 선사했다. 서울시향은 29~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러시아 출신 명지휘자 소키예프의 지휘로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했다. ‘전람회의 그림’은 무소륵스키가 친구인 러시아의 화가 빅토르 하르트만의 유작을 피아노 선율로 묘사한 곡이다. 하르트만의 유작 전시회를 둘러보던 무소륵스키는 작품 400여점 중 10개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1874년 ‘전람회의 그림’을 작곡했다. 장중하고 비장한 분위기와 불안하고 서글픈 감성이 묘하게 뒤섞인 피아노 명곡으로 손꼽힌다. 지난 6월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간판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전국 순회 리사이틀에서 연주해 엄청난 화제가 된 곡이기도 하다. 피아노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은 이후 많은 작곡가에 의해 관현악곡으로 편곡됐다. 그중에 모리스 라벨의 편곡이 가장 유명하다. 서울시향은 라벨이 편곡한 것을 연주했다. ‘전람회의 그림’은 무소륵스키의 독특한 구성과 대담한 표현, 고난이도의 기교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총 10개의 소품곡과 미술관에서 그림과 그림 사이를 걸어 이동하는 모습을 묘사한 프롬나드로 구성됐다. 소품곡 사이에 프롬나드를 배치해 다음 곡으로 옮겨가는 흐름과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공간의 입체감을 더했다. 지난해 11월 빈 필하모닉 본연의 음색을 꺼내 보이며 남다른 감동을 줬던 소키예프의 지휘는 이번에도 여전했다. 처음으로 서울시향 포디움에 올랐지만 노련한 지휘와 완급 조절로 오래 호흡한 것처럼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소리를 끌어냈다. 질감이 풍부하면서도 섬세한 붓질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듯한 연주는 놓칠 구간 없이 공연장을 아름답게 물들였다. 연주가 끝나고 음악이 된 그림들을 감상한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깊은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명품공연이었다. ‘전람회의 그림’에 앞서 서울시향은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과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들려줬다. 프로코피예프의 작품은 러시아 혁명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던 시기에 작곡됐다. 바이올린의 섬세하고 서정적인 선율이 이어지다가 프로코피예프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사운드로 분위기가 반전되며 서정성과 역동성이 탁월한 조화를 이루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선율이 흐르는 작품이다. 2014년 영국 BBC 방송이 뽑은 차세대 연주자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는 자신감 넘치는 연주로 프로코피예프의 곡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매력 있는 연주를 들려줬다. 에스더 유는 앙코르로 비외탕의 ‘양키 두들 변주곡’를 재치 넘치는 연주로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대만의 작가 천쉐가 말하는 글쓰기의 열두 가지 비법

    대만의 작가 천쉐가 말하는 글쓰기의 열두 가지 비법

    “당신의 글은 언제나 당신 자신보다 낫습니다.” 1995년 ‘악녀서’로 데뷔한 뒤 30년 가까이 대만에서 활동했던 소설가 천쉐의 글쓰기 비법을 소개한 책 ‘오직 쓰기 위하여’(글항아리)가 한국어로 번역 출간됐다. 창작자에게 전하는 열 가지 조언과 프리랜서 작가를 위한 실질적인 지침이 담겼다. 살짝 들여다보자. 첫째, 집필은 노동이기에 ‘루틴’의 힘을 믿어야 한다는 것. 쓰는 과정에서 무너지더라도 일단 자기 글과 마주해야 한다. 둘째, 실력이 조금 모자란 상태여도 일단 많이 써야 한다는 것. 거칠게라도 일단 시작해 보자. 셋째, 작가의 감정 기복은 독자에게 전해지기 마련이니, 안정적이고 절제된 생활을 해야 한다. 넷째,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원인을 찾아 풀어내야 한다. 여기에 대한 에세이라도 써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다섯째, 훌륭한 도입부를 쓰지 못하겠다면 일단 ‘자신을 참아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2장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겠다. 여섯째, 재능이 부족하다고 느껴도 일단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일곱째, 글쓰기는 천재적인 ‘영감’이 아니라 자기 절제와 평소의 연습에 의지하는 작업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소재와 영감은 생활에서 발견하는 게 좋다. 여덟째, 네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돈 빌리지 말기, 비빌 언덕 두지 않기, 생업과 글쓰기 사이 탄력성 유지하기, 응모에서 떨어지거나 혹평받아도 스스로 보호하기. 아홉째, 나만이 쓸 수 있는 작품을 써야 한다. 열째, 책상 앞으로 돌아가 앉는 것, 그리하여 나를 장편을 쓰기 적합한 체질로 바꾸는 것. 이 밖에도 작업량을 정하는 방법, 1년에 3~4개월을 쉬는 루틴, 생활 리듬을 조절하는 방법 등이 책에 담겼다. 기사에 소개된 비법이 다소 추상적으로 느낀다면 책을 들춰보는 게 좋겠다. 188쪽. 1만 5000원.
  • 보테가 베네타, 24 겨울 컬렉션 런칭 기념 쇼케이스 행사 개최

    보테가 베네타, 24 겨울 컬렉션 런칭 기념 쇼케이스 행사 개최

    지난 27일, 이탈리안 럭셔리 패션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가 서울 성수동에서 24 겨울 컬렉션 쇼케이스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보테가 베네타의 24 겨울 컬렉션 룩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배우 이영애, 로운 그리고 김다미가 참석했다. 특히, 지난 2월 해당 컬렉션의 밀라노 쇼에 참석한 이영애는 컬렉션의 케이프 드레스와 부드러운 실키 카프 소재의 안디아모 백을 매칭해 고고한 분위기를 발산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로운은 기하학적인 디테일이 돋보이는 니트 탑으로 유니크하면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김다미는 이번 시즌 처음 선보이는 리베르타 백을 니트 톱과 플루이드 스커트와 조화롭게 매치하여 시크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24 겨울 컬렉션에서는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 이전의 뿌리로 돌아가면서도 미래로 나아가는 ‘재생(Regeneration)’의 에너지를 담은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특별한 시간의 여정을 만날 수 있다. 아울러, 무라노 섬의 수공예품인 대형 글라스로 완성된 꽃이 피는 선인장과 쇼 시팅으로 사용되었던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LC14 카바농(Cabanon) 스툴의 스페셜 에디션뿐 아니라 불에 그을린 바닥을 통해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진행된 쇼장을 그대로 재현해 감동을 더 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는 24 겨울 컬렉션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영감, 그리고 캠페인 이미지를 담은 팬진(FANZINE)이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선공개되었다.
  • 알몸으로 생방송 나온 가수…올림픽 ‘파란 망사’ 그 남자였다

    알몸으로 생방송 나온 가수…올림픽 ‘파란 망사’ 그 남자였다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에서 파란 망사 옷을 입고 반나체로 노래를 불러 논란을 일으켰던 프랑스 가수가 이번엔 ‘보이는 라디오’ 생방송에 완전 나체로 출연했다. 필리프 카트린느는 29일(현지시간)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에 고정 초대 손님으로 출연했다. 카트린느는 매주 목요일 아침 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결정됐다. 카트린느는 처음 스튜디오에 등장할 땐 중요 부위를 흰 수건으로 가리고 걸어들어왔다. 그러나 자리에 앉은 뒤 하반신이 테이블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되자, 중요 부위를 가렸던 수건을 옆 의자에 내려놨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남녀 진행자 두 명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여성 진행자는 ‘차마 보지 못 하겠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그는 “내게 이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을 제안한 사람이 내 노래 ‘벌거벗은’(Nu)을 불러달라고 요청했다”며 “노래 제목 때문에 옷을 입은 채 노래를 부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카트린느는 “이게 충격적이라면 내가 온통 피부색으로 칠해져 있다고 상상해 보시라.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대로 보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카트린느는 나체 그대로 자신의 노래를 불렀다. 노래는 ‘사람이 태초에 태어났을 때처럼 벌거벗은 채 살았다면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빈부 갈등도 없을 것이며 날씬하든 뚱뚱하든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인간의 과욕과 욕망으로 인한 전쟁, 그릇된 남과의 비교 등을 비판하는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에서도 카트린느와 연주자 모두 나체로 등장한다. 앞서 카트린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파리올림픽 개회식 공연에서 파란 망사 옷을 걸친 채 등장했다. 사실상 나체의 모습으로 꽃과 과일 모형에 둘러싸여 등장했는데, 이는 술과 욕망의 신 디오니소스를 패러디한 것이다. 그는 마치 술에 취한 듯한 표정과 자세로 익살스럽게 자신의 노래 ‘벌거벗은’(Nu)을 불렀다. 이 공연은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개회식 공연 논란과 관련해 카트린느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노래 가사는 가자지구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평화의 메시지라고 해명한 바 있다. 카트린느는 “벌거벗은 사람은 무해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라며 “그림을 보면 그리스에서 올림픽이 시작됐을 때도 운동선수들이 나체인데 이 역시 나체로는 무기를 소지할 수 없다는 생각이 오늘날의 올림픽에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개회식 공연이 자랑스러웠다”며 “이것은 나의 문화다.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살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그렇게 할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 [데스크 시각] 세상에서 다시 보지 못할 전시회

    [데스크 시각] 세상에서 다시 보지 못할 전시회

    “어제 뭉크전을 인상 깊게 보고 왔습니다. 뭉크를 아는 데 도움이 잘 되도록 기획했더군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오는 9월 19일까지 열리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에 다녀온 전직 장관 출신 지인이 보내온 문자를 보고 만감이 교차했다. 전시를 본 대다수 관람객들이 ‘뭉크의 재발견’이라며 호평을 이어 가고 있는 가운데 올여름 무더운 날씨 등 변수로 인해 아직 전시를 보러 가지 못한 사람들도 적지 않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다. 특히 이번 전시가 ‘세상에서 다시 보지 못할’ 의미 있는 뭉크 회고전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우선 전시된 작품이 유럽 밖 뭉크 전시 중 최대 규모인 140점에 이른다. 그동안 미국, 일본 등에서도 뭉크 회고전이 열렸지만 작품 수는 훨씬 적었고, 뭉크의 고향인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미술관에 있는 작품 일부를 옮겨와 전시를 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오스트리아의 세계적인 큐레이터 디터 부흐하르트 박사 부부가 기획을 맡아 뭉크미술관을 비롯해 미국, 멕시코, 스위스 등 전 세계 23개 소장처에 흩어져 있던 작품들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들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들로, 특히 전체 140점 중 개인 소장작 126점이 한 전시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내용 면에선 ‘뭉크 전문가’로 꼽히는 부흐하르트 박사의 뭉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영감이 잘 반영된 전시다. 방대한 컬렉션을 섹션 14개로 나눠 모더니즘 미술의 주역이자 표현주의 선구자인 뭉크(1863~1944)의 삶과 작품 세계에 대해 다양하게 스토리텔링했다. 뭉크의 초년 시기를 시작으로 말년까지 자화상을 비롯해 가족과 연인, 지인의 초상화, 누드, 풍경 등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유화와 판화, 드로잉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제목이 뭉크의 대표작인 ‘절규’를 ‘넘어’로 정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뭉크가 전념한 핵심 프로젝트인 ‘생의 프리즈’(섹션4)에 전시된,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작품인 ‘절규’(1895) 채색판화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절규’ 채색판화는 전 세계에 단 두 점이 존재하는 희귀본으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 일각에서는 석판화 위 컬러 드로잉을 가미한 이 작품이 ‘절규’ 유화보다 의미가 더 있다는 평가도 한다. 전시 규모나 첫 전시라는 의미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뭉크의 삶을 전체적으로 조명함으로써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예술가로서의 면모와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어머니와 누이가 잇달아 결핵으로 사망해 슬픔에 잠겼고, 신경쇠약에 시달렸으며, 여러 명의 여성을 사귀었으나 결국 81세까지 독신으로 살았던 그는 ‘나는 내 그림들 이외는 자식이 없다’는 어록을 남겼다. 그의 여성에 대한 이미지는 ‘뱀파이어’ 등에서 보이는 머리카락에 대한 집착에서도 나타난다. 그렇게 공포와 외로움 속에서도 80세까지 자화상을 완성하는 등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정우철 도슨트는 “최근 연인과 헤어진 사람에게 이 전시를 추천하고 싶다. 이뤄지지 않은 사랑의 아픔이 느껴지는 전시”라며 “같은 어려움을 버텨 낸 뭉크에게서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자문을 맡은 이미경 연세대 연구교수는 최근 책 ‘뭉크의 별이 빛나는 밤’에서 “뭉크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보았으며 새로운 세기에 희망을 전하고자 했다”며 “뭉크는 삶에 대해 누구보다 진지하고 간절했다. 그는 가장 강력하고 긍정적인 희망을 그린 화가로 기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이제 20일 남았다. 이번 전시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 등 걸작 9점을 지원한 뭉크미술관 토네 한센 관장도 새달 방한해 다른 개인 소장작들을 보기 위해 전시를 찾는다고 한다. 전시회 보기 좋은 가을의 문턱, 더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 팍팍한 삶에 힐링과 위안을 얻기를. 김미경 문화체육부장
  • 초연이 주는 감동…깊고 오래 남는 현대음악의 여운

    초연이 주는 감동…깊고 오래 남는 현대음악의 여운

    올해로 7회째를 맞는 ‘2024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이하 힉엣눙크)이 고전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새로운 것을 기대하는 이들에게도 감명 깊은 무대를 보여주며 클래식 애호가들의 마음을 훔쳤다. 힉엣눙크가 축제의 핵심 공연인 ‘세종솔로이스츠와 Four Concertmasters’(24일), ‘세종솔로이스츠의 Pure Lyricism’(27일)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마쳤다. ‘힉엣눙크’(Hic et Nunc)는 영어 ‘Here and Now’(여기 그리고 지금)의 라틴어 표현이다. 현대음악제를 표방하지는 않지만 음악계 내외부의 변화에 예민하게 촉각을 세우고 반영하는 축제다. 팬들로서는 다른 공연에서는 들을 수 없는 새로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24일 공연에서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인 토드 마코버가 지난해와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쓴 신작 ‘플로우 심포니’가 세계 초연으로 선보였다. 연주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마코버는 “사람과 음악, 자연 그리고 음악과 테크놀로지를 엮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그가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발견한 강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됐다. 거시적으로 보면 늘 일정하고 평온하면서도 미시적으로 보면 물방울들이 각자의 노래를 하는 모습을 포착해 표현했다. 녹음한 강물 소리가 연주자들의 악기 소리와 어우러져 독특한 선율을 빚어냈는데 낯설고 신비로운 소리는 자연을 눈앞에 그려놓으며 깊은 감동을 줬다.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딥페이크처럼 AI가 부정적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마코버의 음악은 AI가 음악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김택수의 ‘네 대의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with/out’도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였다. 현대 사회의 사회적 거리와 관련된 주제들을 다룬 작품으로 고독한 군중과 운명 공동체의 어두운 면과 긍정적인 면을 음악으로 표현해냈다. 27일 공연에서는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이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였다. 이 곡은 작곡가가 아메리카 원주민의 시를 읽고 이들의 세계관을 반영해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2021년 열린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고의 클래식 기악 독주’ 부문에서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협연자로는 리처드 용재 오닐이 올랐다. 멀리 들소 떼가 달려와 대지가 진동하는 것처럼 둥둥 울리는 북과 비올라의 저음이 공연장을 채우기 시작할 때부터 대자연의 신비로움이 느껴졌다. 현대음악이라고 하면 필수요소처럼 따라다니는 음악적 난해함을 피하면서도 고전음악에는 없는 낯선 문법들을 구사하며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마치 인디언이 등장하는 미국 서부 개척사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나올 법한 곡은 연주가 끝나고도 오랜 여운을 남겼다. 현대음악이 새롭게 선보이긴 했지만 고전음악도 함께 들려주며 관객들에게 음악 듣는 감동을 배가시키는 공연이었다. 24일 공연에서는 1부에 멘델스존의 ‘현악 8중주 Op.20’, 27일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황수미가 모차르트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꿈속에서 살고 싶어라’를 비롯해 여러 오페라 노래를 부르며 관객들을 황홀한 클래식의 세계로 안내했다. 황수미는 눈부신 드레스를 두 벌 준비하며 보는 감동까지 선사했고 리처드 용재 오닐은 앙코르로 ‘섬집 아기’를 연주해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큰 공연장에서의 공연을 마친 힉엣눙크는 이제 작은 공연장으로 옮겨간다. 29일에는 코스모스 아트홀에서 ‘베이비 콘서트 Songs My Mother Taught Me’, 30일에는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폴 황 바이올린 리사이틀 with 세종솔로이스츠’, 31일에는 ‘이해수 비올라 리사이틀’을 선보일 예정이다.
  • ‘신데렐라 성’의 비극…체코 체조 국가대표, 셀카 찍다 추락해 사망

    ‘신데렐라 성’의 비극…체코 체조 국가대표, 셀카 찍다 추락해 사망

    체코의 체조 국가대표 선수가 디즈니랜드 ‘신데렐라 성’에 영감을 준 독일 노이슈반슈타인성에서 셀카를 찍다가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6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26일(현지시간) 더 선 등에 따르면 체코 체조 국가대표 출신 나탈리 스티코바(23)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의 테겔베르크 산에 있는 노이슈반슈타인 성 인근에서 촬영하다 80m 아래로 추락했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은 디즈니랜드 ‘신데렐라 성’에 영감을 준 장소로 알려져 연간 130만명 이상이 찾는 유명 관광지다.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생존한 나탈리는 헬리콥터로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함께 있던 친구는 “나탈리가 갑자기 미끄러졌는지, 아니면 바위 가장자리의 한 조각이 부러져 떨어졌는지는 모르겠다”며 “셀카 자세를 취하다가 순식간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나탈리는 뇌 손상이 심해 깨어나지 못했고 결국 지난 21일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나탈리의 어머니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나탈리는 가장 다정한 사람이었다”고 슬픔을 표했다. 나탈리는 체코 국가대표 체조 선수였으며 은퇴 후 주니어 선수팀의 코치로 활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비극이다. 나탈리의 가족들이 힘을 내길 바란다”, “편히 쉬기를”, “그녀를 사랑했던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유명 관광지에서 셀카를 찍던 관광객들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러시아에서는 한 미용사(39)가 절벽 전망대에서 셀카를 찍다 170피트(약 52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고, 스코틀랜드에서는 인도 출신 대학생 2명이 폭포에서 셀카를 찍다 물에 빠져 숨졌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셀카 관련 부상이나 사망 사례를 분석한 결과 13년간 약 400건이 보고됐다. 희생자는 주로 20대 초반의 여성 관광객이었으며 사망 원인 1, 2위는 사진 찍다 추락하거나 익사한 경우였다.
  • 투간 소키예프가 지휘하는 서울시향…‘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투간 소키예프가 지휘하는 서울시향…‘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오는 29일과 30일 이틀 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투간 소키예프의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개최한다. 러시아 출신 투간 소키예프는 프랑스 툴루즈 카피톨 국립교향악단, 러시아 볼쇼이극장 음악감독을 역임한 명지휘자로 지난해 세계 최정상급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을 이끌었다. 소키예프가 서울시향을 지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상주의 대표 작곡가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으로 1부의 막이 열린다. 무더운 여름 한낮의 열기 속에서 펼쳐지는 목신 ‘판’의 욕망과 환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이어 2014년 영국 BBC ‘차세대 아티스트’로 선정되고, 2018년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역사상 첫 상주 예술가로 활동했던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가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2부에선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선사한다. 무소륵스키가 화가이자 건축가였던 친구 빅토르 하르트만의 유작 전시회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피아노 모음곡이다. 독특한 구성과 대담한 표현, 고난도의 기교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총 10개의 소품곡과 미술관에서 그림과 그림 사이를 걸어 이동하는 모습을 묘사한 프롬나드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작곡가가 관현악곡으로 편곡했는데 이번 무대에선 가장 유명한 모리스 라벨의 편곡 버전을 연주한다.
  • 러 본토 쿠르스크 원전 “위험”...IAEA 사무총장 다음주 방문점검

    러 본토 쿠르스크 원전 “위험”...IAEA 사무총장 다음주 방문점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다음 주 러시아 쿠르스크 원자력 발전소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원전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선에 가까운 곳에 있으며, 전면 가동 중인 원자로가 2개인 점에서 “특히 우려된다”고 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21일(현지시간) 보도된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전투 상황에서 원전 손상 위험이 “심각하다”고 본다며 다음주 쿠르스크 원전을 방문해 관리자를 만나고, 앞서 원전을 겨냥한 공격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로시 사무총장은 현재 가동 중인 원자로 2개가 흑연감속로(RMBK) 유형이라는 데 주목했다. 이는 인류 최악의 참사를 남긴 체르노빌 원전과 같은 형태로 보호 덮개가 없다. 지난 6일 쿠르스크시 급습에 나선 우크라이나 군은 진격을 이어가며 원전 30㎞ 근방에 접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로켓포와 서방제 곡사포의 사정거리 안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원전 타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는 “거짓 선동”이라며 일축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서방의 입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지난 6일 시작된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급습 배후에 서방이 있다고 보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과 영국,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 무엇보다도 이 앵글로·색슨 듀오(미국과 영국)는 우크라이나 정권에 영감을 주고 물질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했다. 이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급습 작전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고, 본토 공격을 시작 이후에도 러시아 영토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개입을 부인했다.
  • 할리우드를 떨게 한 호러 50년 외길 거장 “나는 핼러윈의 산타”

    할리우드를 떨게 한 호러 50년 외길 거장 “나는 핼러윈의 산타”

    데뷔작인 ‘캐리’ 출간 50년 맞아그의 문학세계 다룬 작품 쏟아져‘샤이닝’ ‘미저리’ ‘쇼생크 탈출’ 등소설 원작 영화·드라마 총 110편20세기 美대중문화 아이콘으로 스티븐 킹(77)을 ‘호러소설 작가’로만 소개하기엔 뭔가 아쉽다. 쓰는 책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만들어진다. 핼러윈이 있는 10월이면 그가 사는 미국 메인주 뱅고어로 열혈 팬들이 몰려든다. 킹은 미국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됐다. 쓰레기통에 처박힐 뻔했던 데뷔작 ‘캐리’(1974)가 세상의 빛을 본 지 올해로 50년이 됐다.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고정 팬을 거느린 킹의 반세기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캐리’의 리커버본과 최근작 ‘홀리’ 그리고 킹의 일대기를 그린 ‘스티븐 킹의 마스터 클래스’까지. 모두 얼마 전 황금가지에서 출간했다. 과연 킹은 20세기 미국 대중문화를 어떻게 뒤흔들었을까. 1977년 작 ‘샤이닝’은 킹의 운명을 바꿔 놓은 작품이다. 소설도 소설이지만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동명의 영화(1980)로 각색하면서 20세기 대중문화사에 길이 남게 됐다. 미국 콜로라도주를 여행하던 킹은 볼더 인근에 있는 ‘스탠리 호텔’에 착안해 이 소설을 썼다. ‘샤이닝’(The Shining①)의 성공 이후 미국 출판계에서는 공포소설의 제목을 ‘The ~ing’로 짓는 게 유행하기도 했다. 이후 킹은 할리우드에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 됐다. 그의 작품이 영화는 물론 TV 미니시리즈로도 숱하게 제작되며 대중문화 전방위로 영향을 미쳤다. 극장 개봉 영화만 세어 봐도 제작 중인 ‘살렘스 롯’까지 51편이나 된다. 비디오·TV·스트리밍용으로 제작된 영화·드라마까지 합치면 총 110편의 영상물이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쇼생크 탈출’(1994)의 원작자가 킹이었다는 사실은 퍽 이질적이다. 이런 일화가 있었다고 한다. 대중에게 공포소설 작가로 각인된 킹을 알아본 한 여성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을 존중하지만 책을 읽진 않았습니다. 가끔은 ‘쇼생크 탈출’처럼 희망찬 글도 써 보지 그래요?” 킹을 향한 미국인의 애정은 종교에 가깝다. 핼러윈이 되면 킹의 집이 있는 뱅고어에 사람이 몰리는데 이를 두고 킹은 미국의 토크쇼 진행자 코넌 오브라이언에게 “핼러윈의 산타클로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뱅고어에는 킹을 주제로 한 3시간짜리 버스 투어 상품까지 있다. 극성팬도 상당수다. 그래서 영화로도 제작된 소설 ‘미저리’ 속 ‘애니’가 여기서 영감을 받은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물론 킹은 어느 날 꾼 꿈이 소설을 쓴 계기라고 밝혔다. 대중에게는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미쳤지만 ‘고고한’ 순수문학 평론가들에게 가닿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미국 예일대 인문대학 교수이자 저명한 문학 비평가였던 해럴드 블룸은 “킹의 글에서는 그 어떤 미적 존엄성도 찾을 수 없다”고 혹평했다. 킹이 2003년 전미도서상 평생공로상을 받았을 땐 “싸구려 삼류소설 작가”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노작가는 서두르지 않았다. 훗날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노년에 들어 평가가 좋아지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악의에 가득 차서 제 작품을 비판했던 비평가들 대부분보다 제가 더 오래 살아남았습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 무척 기쁘군요. 저, 나쁜 사람인 걸까요?”
  • 하노이 중심에 K팝 흐르자 글로벌 관객 3만명 한국어 떼창

    하노이 중심에 K팝 흐르자 글로벌 관객 3만명 한국어 떼창

    공연 1시간 전부터 관객 운집 열기15개팀 참가… 백업댄스 39명 팀도1위는 男6인조 ‘루시퍼 프로젝트’13개국 대표 새달 서울서 ‘파이널’ K팝이 ‘한류 열풍의 원조국가’인 베트남에서 전 세계인을 하나로 이었다. 하노이 관광의 중심이자 베트남의 역사적 명소인 호안끼엠 호수에서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베트남’ 참가 팀들이 K팝 퍼포먼스를 선보이자 관객들은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며 환호했다. 한국의 1.5~2세대 아이돌을 시작으로 2010년부터 K팝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베트남에서 ‘만국 공통의 언어’가 된 K팝이 흘러나오자 발걸음을 멈춘 외국 관광객까지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불렀다. 주말에는 차량이 통제돼 ‘보행자 거리’가 되는 호안끼엠 호수에 전 세계 관객 3만명이 몰려 한마음으로 K팝을 즐겼다. 올해로 14회를 맞은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전 세계 K팝 팬들이 한국 아이돌의 댄스로 경연하며 실력을 겨루는 축제다.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한류 팬들과 소통하는 축제의 장으로서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다. 서울신문과 주베트남한국문화원이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베트남이 특별 후원한 2024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베트남은 서울시,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서울관광재단, 올케이팝, 블랙클로버, 펜타클이 함께 후원했다. 베트남을 비롯해 13개국에서 예선 및 본선이 열리며 각국 본선 1위는 다음달 서울에서 열리는 월드 파이널 최종 결선에 초청된다. 올해 행사는 당초 지난달 2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같은 달 19일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베트남공산당 서기장이 갑자기 서거해 3주 미뤄졌다. 하지만 K팝과 페스티벌에 대한 열정과 관심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호안끼엠 호수 광장에 설치된 무대 주변은 공연 1시간 전부터 관객들이 운집해 열기로 가득 찼다. 베트남 대학생 레 티 탄 항(20)은 “K팝 아이돌의 실력과 열정, 끈기를 보면서 삶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됐고, 그들의 공연을 통해 삶의 동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베트남 여행을 온 미국인 비자이 케이넌은 “K팝의 에너지가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베트남에서 K팝 공연을 볼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베트남 국영방송 VTV의 뉴스 프로그램도 페스티벌의 열기를 취재하고 현장에서 최영삼 주베트남 대사를 인터뷰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본선에 진출한 15개 팀 중 첫 번째 팀인 퀴니즈가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참가 팀의 실력과 K팝의 에너지를 담기 위해 관객들이 들어 올린 휴대전화가 관중석에서 하나의 물결을 이루기도 했다. 이날 참가 팀들은 최대 39명의 백업 댄서와 함께 ‘칼각’ 군무를 선보였다. 메인 댄서가 공중곡예에 가까운 난도 높은 안무를 소화하자 관객들은 환호를 보냈다. 일부 팀은 무대에 따로 계단과 배경막 등을 설치해 안무의 연극적 요소를 강조하기도 했다. 부채와 깃발, 손전등 등의 소품들을 활용해 퍼포먼스의 화려함을 더한 팀도 있었다. 참가 팀 중 더 에이코드와 더 디아이피는 똑같이 세븐틴의 ‘손오공’을 선곡했지만, 각각 중국 무술과 한국 무용 스타일로 달리 해석하며 관객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최근에 접한 K팝을 더 알고 싶어 공연을 관람하게 됐다는 호주인 관광객 첼시 슈버트(28)는 “체조 곡예를 보는 것 같았다. 퍼포먼스와 안무 모두 엄청났다”고 극찬했다. 본선에 진출한 더블유 유닛의 리더 쩐 쫑 프억(32)은 “관중들이 깜짝 놀랄 수 있는 새로운 안무도 구상하고 저희의 실력과 에너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춤을 추고자 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을 맡은 한국의 스트릿댄스크루 울플러의 할로는 “수준 높은 K팝 아이돌이 유명 시상식에서 공연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단순히 K팝의 노래나 아이돌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K컬처를 이해해야 훌륭한 퍼포먼스와 스토리가 나온다”며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울림을 주고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하게 하는 팀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인기 아이돌 몬스타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그레이 디와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2에 출연해 국내외 이름을 알린 울플러가 축하 공연을 했다. 관객들은 그레이 디의 노래를 ‘떼창’하고 울플러와 함께 틱톡 유행 댄스를 추기도 했다. 그레이 디는 “K팝은 제가 가수와 작곡가로 활동하게 된 이유”라며 “저뿐만 아니라 많은 베트남 가수들이 K팝의 영향을 받으며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선 1위는 남성 6인조의 루시퍼 프로젝트가 차지했다. 3년 연속 도전 끝에 베트남 정상에 오른 루시퍼 프로젝트 팀원들은 1위로 호명되자 울음을 터트렸고 기념 촬영 내내 감격을 억누르지 못했다. 에이티즈의 ‘미친 폼’을 선보인 루시퍼 프로젝트는 원곡의 역동적 안무를 정확히 소화하면서도 곡이 지닌 남성적 카리스마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영화 ‘파묘’에서 영감을 받아 팔과 몸에 새긴 한자 문신은 퍼포먼스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팀 리더 도안 꾸옥 탕(22)은 “올해 저희 퍼포먼스가 위험하고 난도가 높은 편이라 팀원들이 많이 다쳤다”면서 “다행히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이렇게 열매를 맺게 돼 감동이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호찌민을 기반으로 한 루시퍼 프로젝트는 2017년 K팝과 댄스에 열정을 가진 청년들로 결성됐으며, 2022년부터 페스티벌에 참여해 왔다. 후인 응옥 틴(21)은 “중학생 때 한국 SM의 현지 오디션에 참가했는데 마지막에 떨어졌다”며 “그럼에도 K팝에 대한 열정은 더 커졌고 커버댄스를 위해 많이 노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팀원들은 한국에서 치르는 결선에 대한 기대와 각오를 드러냈다. 레 호앙 남(22)은 “몇 년 전 댄서로서 독일 공연에 초대받았는데 한 번도 출국한 적이 없어서 정부의 출국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이번엔 한국의 초청으로 출국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공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안 꾸옥 탕은 “넘치는 열정으로 끝까지 가겠다는 마음을 갖고 멋있는 공연을 만들겠다”며 “전 세계의 강한 팀과 경쟁해 베트남에 첫 우승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최승진 주베트남한국문화원장은 “페스티벌이 갑자기 연기되면서 참가 팀 및 관계 기관과 조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모두 협조해 주셔서 행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베트남 내 K팝 팬들이 더욱 한국음악을 좋아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이러한 행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난 핼러윈의 산타클로스”…‘호러 외길’ 50년, 거장 스티븐 킹의 세계

    “난 핼러윈의 산타클로스”…‘호러 외길’ 50년, 거장 스티븐 킹의 세계

    스티븐 킹(77)을 ‘미국 호러소설 작가’로만 소개하기엔 뭔가 아쉽다. 쓰는 족족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그의 작품에 기댄 영화·드라마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만들어진다. 핼러윈이 있는 10월이면 그가 사는 미국 메인주 뱅고어에 애독자들이 몰려든다. 호러소설이라는 좁은 범주에 그를 가두기는 도저히 역부족이다. 킹은 미국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요,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됐다. 쓰레기통에 처박힐 뻔했던 데뷔작 ‘캐리’가 1974년, 올해로 세상에 나온 지 50년이 됐다.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고정 팬을 거느린 킹의 반세기 문학세계를 탐구할 책이 쏟아진다. ‘캐리’의 리커버본과 최근작 ‘홀리’ 그리고 킹의 일대기를 그린 ‘스티븐 킹의 마스터 클래스’까지. 모두 얼마 전 황금가지에서 출간했다. 킹은 20세기 미국 대중문화를 어떻게 흔들었을까. 1977년작 ‘샤이닝’은 킹의 운명을 바꿔놓은 작품이다. 소설도 소설이지만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동명의 영화(1980)로 각색하면서 20세기 대중문화사에 길이 남게 됐다. 미국 콜로라도주를 여행하던 킹은 볼더 인근에 있는 ‘스탠리 호텔’에 착안해 이 소설을 썼다. 외부와 단절돼 고립된 호텔의 이미지가 주는 원초적 공포. ‘샤이닝’(The Shining)의 성공 이후 미국 출판계에서는 호러소설의 제목을 ‘The ~ing’로 짓는 게 유행하기도 했다. 이후 킹은 헐리우드에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 됐다. 그의 작품이 영화는 물론 TV 미니시리즈로도 숱하게 제작되며 대중문화 전방위로 영향을 미쳤다. 극장 개봉 영화만 세어봐도 제작 중인 ‘살렘스 롯’까지 51편이나 된다. 비디오·TV·스트리밍용으로 제작된 영화·드라마까지 합치면 총 110편의 영상물이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쇼생크 탈출’(1994)의 원작자가 킹이었다는 사실은 퍽 이질적이다. ‘스티븐 킹의 마스터 클래스’에는 이런 일화가 소개됐다. 대중에게 호러소설 작가로 각인된 킹을 알아본 한 여성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을 존중하지만, 책을 읽진 않았습니다. 가끔은 ‘쇼생크 탈출’처럼 희망찬 글도 써보지 그래요?” 킹을 향한 미국인의 애정은 거의 종교에 가깝다. 핼러윈이 되면 킹의 집이 있는 뱅고어에 관광객이 몰리는데, 킹은 이를 두고 미국의 토크쇼 진행자 코난 오브라이언에게 자신을 “핼러윈의 산타클로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뱅고어에는 킹을 주제로 한 3시간짜리 버스 투어 상품도 있다. 킹의 친필 사인이 적힌 책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고가에 거래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는 가짜 사인도 판을 친다. 극성팬도 상당수다. 영화로도 제작된 소설 ‘미저리’ 속 ‘애니’가 여기서 영감을 받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물론 킹은 어느 날 꾼 꿈이 소설을 쓴 계기라고 밝혔다. 킹과 더불어 법정 스릴러의 대가 존 그리샴을 발굴했던 전설적인 편집자 빌 톰슨과의 인연, 전자책이 보편화하기 전인 1990년대부터 디지털 형태로 소설을 판매했던 혁신가적 면모도 새롭다. 대중에게는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미쳤지만, ‘고고한’ 순수문학 평론가들에게 가닿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있었다. 미국 예일대 인문대학 교수였던 해럴드 블룸은 “킹의 글에서는 그 어떤 미적 존엄성도 찾을 수 없다”고 혹평했다. 킹이 2003년 전미도서상 평생공로상을 받았을 땐 “싸구려 삼류소설 작가”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키도 했다. 노작가는 서두르지 않았다. 훗날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노년에 들어 평가가 좋아지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악의에 가득 차서 제 작품을 비판했던 비평가들 대부분보다 제가 더 오래 살아남았습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 무척 기쁘군요. 저, 나쁜 사람인 걸까요?”
  • “영화 캐스팅하자” 전세계 난리 나더니…김예지, 루이비통 모델 됐다

    “영화 캐스팅하자” 전세계 난리 나더니…김예지, 루이비통 모델 됐다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32·임실군청)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가운데 세계적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화보 모델로 출격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9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글로벌 매니지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필(대표 류민국)은 사격선수 김예지와 공식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김예지는 이번주 중 루이비통 화보 모델로 출격한다. 류 대표는 “현재 광고계약 요청 건수만 20개다. 출연을 요청하는 방송도 10여건”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김 선수의 운동 계획과 대회 일정 등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김예지는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스타 중 한 명이다. 김예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개인전에서 오예진(19·IBK기업은행)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는 지난 5월 국제사격연맹(ISSF) 바쿠 사격 월드컵 25m 권총 결선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도 동요 없이 무심하게 총을 내려놓는 김예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화제가 됐다. 테슬라 최고경영자이자 엑스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액션 영화에도 사격 세계 챔피언이 나온다면 멋질 것 같다”며 “따로 연기할 필요 없다.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고 극찬했다. 세계 주요 외신들까지 김예지 찬사에 나섰다. 타임지는 “세련된 차림새와 자신감으로 인터넷을 사로잡은 한국의 명사수 김예지가 이제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린다”고 소개했고, CNN은 ‘인터넷, 한국의 신기록을 세운 올림픽 저격수와 사랑에 빠지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자사 홈페이지 스포츠 섹션의 중요 부분에 배치했다. 해당 기사에서 CNN은 김예지 선수에 대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지고, 무심하게 세계 기록을 깬 인터넷 스타”라고 소개했다. 또 경기 복장에 대해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 법한 모습”이라면서 “스트릿 패션에서 영감을 받은 듯, 런웨이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라고 극찬했다. 또 미국 방송 NBC는 ‘2024 파리 올림픽 10대 화제성 스타’에 김예지를 꼽으며 “실력과 스타일로 온라인상에서 팬들의 극찬을 받았다. 007도 넘어설 기세”라고 평했다.
  • 김완선 “친이모에 13년간 가스라이팅 당해…갇혀 있었다”

    김완선 “친이모에 13년간 가스라이팅 당해…갇혀 있었다”

    가수 김완선이 친이모이자 매니저였던 고 한백희에게 13년간 가스라이팅을 당했던 과거를 회상한다. 19일 방송되는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에는 김완선이 출연한다. 이날 김완선은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자신의 집으로 가수 강수지, 배우 김광규와 헤어디자이너 태양을 초대해 본격적인 하반기 활동 재개 기념 파티를 개최한다. 김완선은 1986년 국내 최초 여성 댄스 가수로 데뷔해 수많은 히트곡과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가요계를 평정하며 화려했지만 외로웠던 지난 삶과 현재 심경을 털어놓는다. 그는 친이모이자 매니저였던 한백희에게 13여년의 세월 동안 가스라이팅 당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이모가 항상 내 옆에 있었다. 유리성에 갇혀있는 느낌이 들었다”는 당시 심정을 고백한다. 이어 김완선은 이모가 돌아가신 이후, 이모와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한다. 그는 “살면서 잘못된 선택을 했던 것에 대해 스스로에게 실망감이 컸는데, 그런 것들이 다 (그림의) 영감이 되었다. 그림을 그릴 때 나 자신과 대화하고 힐링하게 된다”라고 그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김완선이 출연하는 ‘4인용식탁’은 이날 오후 8시 10분 방송된다.
  • ‘가장 아름다운 남자’ 알랭 들롱… 태양 곁으로

    ‘가장 아름다운 남자’ 알랭 들롱… 태양 곁으로

    佛 영화 황금기 이끈 미남 배우영화 ‘태양은 가득히’로 스타덤마크롱 “프랑스 기념비적 존재”복잡한 사생활·문제 발언 논란 ‘가장 아름다운 남자’로 전 세계의 추앙을 받으며 프랑스 영화 황금기를 이끈 배우 알랭 들롱이 18일(현지시간) 중북부 도시 두쉬에 있는 자택에서 89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그의 세 자녀 알랭 파비앙, 아누슈카, 앙토니는 이날 AFP통신을 통해 성명을 내고 “우리는 아버지의 죽음을 발표하게 돼 매우 슬퍼하고 있다”면서 “아버지는 이날 오전 2시 자택에서 세 자녀와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의 가족은 2022년 뇌졸중으로 투병하는 들롱이 안락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안락사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1935년 파리 외곽에서 태어난 그는 4세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누구도 그를 키우려 하지 않아 위탁 가정에 맡겨졌다. 17세 때 프랑스 해군에 입대해 인도차이나전쟁에 참전해서는 지프차를 훔친 혐의로 군법회의에 회부되기도 했다. 1956년 파리에서 웨이터 일을 하던 그는 영화제를 구경하러 칸에 갔다가 할리우드 에이전트 헨리 윌슨의 눈에 띄었다. 윌슨의 소개로 이탈리아 로마에서 에이전시와 계약을 하고 파리로 돌아와 영화 ‘여자가 끼어들 때’(1957)에서 배역을 맡아 대중 앞에 등장했다.이후 프랑스 영화계에서 주연급 배우로 빠르게 성장했고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1960)로 세계 영화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가 연기한 톰 리플리는 신분 상승과 물적 욕망을 이루기 위해 거짓말, 사기,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인물로 심리학 용어인 ‘리플리 증후군’을 명명하는 데 영감을 줬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창시자 중 한 명인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은 들롱을 보자마자 “바로 저 사람이다”라고 외치며 ‘로코와 그의 형제들’(1960)에 캐스팅했다. 또 다른 이탈리아의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일식’(1962)에서 현대인의 소외를 섬세한 연기로 그리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세기의 미남’으로 불리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고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1966), ‘볼사리노’(1970), ‘조로’(1975) 등 90여편 영화에 출연했다. 들롱은 복잡한 사생활과 문제적 발언으로 수많은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2019년 칸영화제 집행위원회가 그에게 평생공로상을 수여하겠다고 하자 영화계 일부에선 데이트 폭력, 동성애 혐오 발언 등 전력을 들어 거세게 항의했다. 당시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그는 불쾌감을 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생각한다. 거짓말로 주의를 끄는 이 시대에 칸은 언제나 예술가 개인의 편에 서겠다”며 그에게 명예 황금종려상을 안겼다. 이 상을 받으면서 들롱은 마지막으로 대중 앞에 섰다. 이후 뇌졸중으로 쓰러져 투병 생활을 이어 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그는 스타 그 이상이었다. 프랑스의 기념비적 존재”라고 추모했다. AFP는 “프랑스 최고의 스크린 유혹자”라며 고인을 기렸다.
  • “챗GPT가 두렵다고? 가장 두려운 건 읽기의 종말”

    “챗GPT가 두렵다고? 가장 두려운 건 읽기의 종말”

    작품에 챗GPT 활용 日문학상 수상“상상만으로 존재한 것도 이젠 현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등장으로 작가들이 실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을 때 일본의 구단 리에(34)는 오히려 침착하고 담담했다. 챗GPT를 시켜서 만든 문장을 적절히 활용한 소설 ‘도쿄도 동정탑’으로 올해 초 제170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일본 내 신진 소설가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이 상의 시상식에서 “작품 일부에 챗GPT로 만든 문장을 사용했다”고 밝혀 일본은 물론 전 세계가 술렁였다. 그러나 번복은 없었다. “작품을 읽어 보면 누구나 이해할 것”이라는 다소 ‘무책임한’ 심사평과 함께 소설은 세상에 나왔다. 수상작 결정까지 심사 시간이 역대 가장 짧았다는 기이한 기록까지 세우면서. 문학동네가 발 빠르게 이 책을 한국어로 옮겼다. 국내 출간을 계기로 18일 작가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심사위원단의 말이 허언은 아니었다. 전체 분량의 2% 미만을 차지하는 챗GPT의 문장은 작품에서 부차적인 부분이다. 소설은 그것보다 훨씬 더 논쟁적인 질문을 던진다. 강간범이든, 살인범이든 근미래의 도쿄에서는 모두 동정받아야 할 가여운 존재, ‘호모 미세라빌리스’다. 이들이 안락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상낙원이 도쿄 한복판에 지어진다. ‘심퍼시 타워 도쿄’ 직역하면 ‘도쿄도 동정탑’이다. 이 건축물에 감정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문학의 최전선에서 할 수 있는 ‘도발’임에는 분명하다. “범죄자는 법률, 즉 사회가 정하지만 피해는 개인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제가 지금 범죄자가 아닌 건 친구와 동료 덕분입니다. 그들이 실망하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죠.” 질문지를 보내기 전 확실히 해 둔 점이 있다. 답변을 작성하면서 챗GPT의 도움을 얻었는지 밝혀 달라는 것이었다. 구단 작가는 “아쉽게도 활용하지 않았다”며 “질문 하나하나에 답을 고민하는 게 즐거웠다. 굳이 AI에게 그 즐거움을 양보하는 일은 없었다”고 답했다. 대신 챗GPT에게 “구단 리에와 인터뷰하게 됐어. 한국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질문 3개를 만들어 봐”라고 명령했다. 챗GPT는 이내 ‘한일 간 문화적 차이가 작품 수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인물은 현실에서 영감을 얻었는가’, ‘앞으로 탐구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내놨다. 재미는 없지만 이 정도면 무난했다. 이 질문을 작가에게 주며 ‘최대한 인간적으로’ 대답해 달라고 했다. “어떤 언어로 번역돼도 의미를 잃지 않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서울에는 자하 하디드의 훌륭한 건축물(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 있어서 제 작품을 더 현실감 있게 읽어 주시겠죠. 소설이 어디부터 상상인지 대답하긴 어렵습니다. 10년 전엔 상상으로만 존재하던 게 지금은 당연한 현실이 된 게 많으니까요. 궤변을 늘어놓는 듯해 죄송해요. 그래도 ‘인간적으로’ 답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창의적이지 않은 문학이 즐비하지만 그래도 인간은 여전히 ‘문학은 창의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챗GPT가 생성한 문장은 창의적인가. 그것을 ‘창의적이어야 하는’ 문학에 가져다 쓰는 건 과연 옳은가. 문학은 아직도 우물쭈물하고 있다. 구단의 생각은 이렇다. “제가 본 관련 논의의 대부분은 ‘글쓰기’에 대한 것이죠. 하지만 쓰는 것과 읽는 것은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쓰는 것만 논의되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읽는 것을 할 수 없게 되는 미래가 오지 않을까, 요즘은 그 점을 강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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