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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칼럼] ‘변신합체로봇’ 한옥/황두진 건축가

    [금요칼럼] ‘변신합체로봇’ 한옥/황두진 건축가

    ‘한옥은 소반을 놓으면 식당이 되고, 서안을 놓으면 서재가 되며, 이부자리를 깔면 침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즉 한옥에서는 하나의 공간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사하게 들리지만 학생 시절 이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한옥 자체의 특성인가. 아파트나 일반 주택에서도 그렇게 살 수 있지 않은가. 이후 한옥을 실제 프로젝트로 다루게 되면서 현장 조사나 실측을 종종 했다.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아주 작은 집에 여러 명이 살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북촌의 한 한옥은 면적이 15평 정도였는데 이전에는 무려 세 세대가 살았다고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옥이 무슨 마술 보자기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지금의 생각은 이렇다. 한옥은 확실히 매우 유연한 삶의 그릇이다. 크기에 비해 다양한 사람의 행위를 담을 수 있다. 그런데 ‘식당이 서재가 되고 침실이 되는’ 그 유연함이 꼭 한옥 자체의 건축적 특성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알고 보면 가구와 집기의 역할이 크다. 예를 들어 지금은 보통 한 식탁에 여럿이 둘러앉아 식사하기 때문에 이를 한국인의 전통적 식사문화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러 자료를 종합해 보면 한 사람이 하나의 소반을 놓고 식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었다. 일본인의 개인주의를 보여 주는 증거라고 생각했던 일인전(一人前ㆍ이치닌마에) 못지않은 독상문화가 한국의 전통이었다. 식당이 따로 없었던 가옥 구조상 모든 방은 밥때가 되면 식당이 됐다. 식사는 소반에 놓여 각 방으로 ‘가내 배달’됐다. 들고 다닐 수 있게 만든 상이어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서안도 그렇고, 횟대도 그렇고, 이부자리도 그렇고, 한국의 전통 가구와 집기 중에는 가볍고 작은 것들이 많다. 요즘 용어로 하면 이동성, 즉 모빌리티 측면에서 최적화돼 있었다. 지금도 이런 가구와 집기가 있으면 한옥이 아니어도 상당히 유연하게 공간을 쓸 수 있다. 물론 한옥이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한옥은 가변성이 높은 건축이다. 일례로 문만 보아도 일반적인 여닫이나 미서기, 미닫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두 가지가 한 몸에 결합된 안고지기문, 혹은 들어 올리는 문에 이르기까지 공간을 쉽게 변형할 수 있는 수단이 잘 발달돼 있다. 좀 어렵게 이야기하면 가구와 집기의 이동성과 건축의 가변성이 더해져서 공간의 범용성을 가능케 한 것이다. 그 덕분에 많은 사람이 작은 집에 사는 것도 가능했다. 즉 집을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다양하게 나누어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삶의 문화가 만들어진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기후가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반도에서 하나의 고정된 방식으로 일 년 내내 사는 것은 답답하고 재미도 없다. 그래서 날씨에 따라 문을 열고 닫으며 실내에서도 바깥의 기운을 느꼈다. 제사나 잔치 등 갑자기 손님을 많이 치러야 하는 상황이 자주 있던 것도 이유였을 것이다. 상업 공간이 없던 시절이라 대부분 이런 행사는 집에서 치르기 마련이었다. 항상 여유 공간을 마련해 둘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집이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어야 했다. 안고지기문을 달면 방 몇 개를 터서 하나로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들어 올리는 문은 집의 안과 밖을 하나로 연결시킨다. 이러한 특성은 현대건축에서도 필요하다. 작지만 효율적인 공간을 시간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기술이 발달해 요즘의 가구와 집기는 이전에 비해 훨씬 가볍고 이동도 쉽다. 문과 창도 그 열고 닫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성능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변신합체로봇 한옥, 여전히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
  • 확 바뀐 승무원 유니폼…코로나19로 하늘길도 방호복 도입

    확 바뀐 승무원 유니폼…코로나19로 하늘길도 방호복 도입

    코로나19가 하늘길에도 ‘새로운 표준’(New normal)을 만들었다. 특히 항공사 상징과도 같은 승무원 유니폼의 변화가 눈에 띈다. 19일(현지시간) CNN은 카타르항공이 객실 승무원에게 코로나19 대응 신규 유니폼을 제작해 배포했다고 전했다. 카타르항공 공식 성명에 따르면 객실 승무원들은 지난달 말부터 마스크와 장갑 등 보호장비가 포함된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근무 중이다. 일등석도 예외 없이 보호복과 마스크, 장갑 등 개인보호장비(PPE,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가 포함된 새 유니폼을 착용한 승무원이 서비스에 나선다.이 같은 카타르항공의 조처는 에어아시아와 필리핀항공이 임시 유니폼을 도입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특히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의 승무원 유니폼은 하늘길에 생긴 ‘새로운 표준’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에어아시아는 필리핀 출신 디자이너 푸에 퀴네노스가 제작한 코로나19 유니폼을 도입했다. 항공사 상징 색상과 흰색이 섞인 유니폼은 탈부착 가능한 모자와 함께 마스크, 얼굴가리개가 포함돼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호할 수 있다. 이에 영감을 받은 필리핀 디자이너 에드윈 탄도 필리핀항공의 의뢰를 받고 임시 유니폼을 제작했다. 필리핀항공의 코로나19 유니폼은 바이러스 감염 방지를 위해 의료기준을 통과한 안전보호복용 소재로 제작됐다.흰색 바탕에 자사 로고가 새겨져 있으며 일회용 라텍스 장갑과 얼굴가리개, 헤어캡, 마스크 등이 포함됐다. 활동성을 위해 수술복에 비해 느슨하게 제작됐다. 세탁 후 재사용이 가능한 데다 예상보다 착용감도 좋아 승무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기존 유니폼 위에 착용할 수 있는 일회용 가운을 제작해 배포했다. 페이스쉴드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목 부위가 노출된다.우리나라 대한항공도 장거리 노선 귀국편 담당 승무원에게 PPE 유니폼을 제공했다. 기존 유니폼과 비슷한 하늘색 보호복과 보호안경, 고글 등이 포함된 임시 유니폼은 바이러스에 무분별하게 노출될 수 있는 승무원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긴 하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소속 승무원은 “마스크나 얼굴가리개 등으로 내가 뱉은 이산화탄소를 다시 들이쉬면 졸리거나 어지러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단단·발칙·따뜻… 한·미·일 작가 3인의 3색 산문

    단단·발칙·따뜻… 한·미·일 작가 3인의 3색 산문

    한국과 미국, 일본의 소설가들이 쓴 산문집 3권이 출간됐다. 2010년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 작가인 김금희(41), 형식 파괴로 명성과 악명을 동시에 얻었던 미국의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1962~2008), 한국에는 덜 알려졌으나 미시마 유키오가 ‘제일가는 문장가’로 꼽았던 일본의 우치다 켄(1889~1971)이 직조해 낸 저마다 다른 세상이다. 단단함과 발칙함, 따뜻함으로 중무장한 산문집은 이들의 국적만큼이나 다른 매력으로 독자들에게 손짓한다.●김금희 ‘사랑 밖의 모든 말들’ 이상문학상 사태 촉발한 솔직한 소감 눈길 ‘사랑 밖의 모든 말들’(문학동네)은 김 작가가 데뷔 11년 만에 펴내는 첫 산문집이다. 사랑과 연애, 가족과 친구, 사회와 노동, 마음의 풍경 등을 꼭꼭 눌러쓴 책에서는 등단 이래 소설집 4권, 중·장편소설 2권을 부지런히 펴낸 작가의 옹골찬 단단함이 느껴진다. 특히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한다’는 조항에 반발해 ‘이상문학상 사태’를 촉발했던 작가의 올 초 이야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노동의 자세’라는 글에서 작가는 수상 거부라는 목소리를 내기까지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함께 상을 받은 작가들”(162쪽)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건물 청소 노동자로 일하며 반짝반짝 닦아 놓은 층계참을 바라보는 가족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작가에게 생계와 존엄, 이후의 노동을 가능케 하는 힘인 ‘저작권’을 지키는 자부에 대해 말한다.●월리스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 시니컬한 작가의 세밀한 관찰력과 독설들 월리스가 쓴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바다출판사)는 ‘무규칙 에세이’다. 일리노이주 축제 취재기, 데이비드 린치 영화 촬영장 탐방기 같은 르포형 에세이에 소설 서평, 가치 있는 에세이의 기준 등 다양한 종류의 글을 총망라했다. 불안장애와 우울증, 술·마리화나·섹스 중독으로 순탄치 않은 생애를 보냈던 월리스는 거의 모든 사물과 사건에 멀미를 느끼는 인간이다. 그의 멀미는 오히려 세상을 뒤집어엎는 눈으로 기능한다. 가령 표제작인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에서 월리스는 자신이 성장한 일리노이주의 축제에서 중부 사람들의 기이한 공동체 의식과 불가해한 행태를 여과 없이 포착해 낸다. ‘무엇의 종말인지 좀더 생각해 봐야겠지만 종말인 것만은 분명한’에서는 존 업다이크, 필립 로스 같은 전후 미국 소설계를 지배했던 남성 소설가들을 향한 비아냥도 서슴지 않는다. 월리스의 눈에 그들은 찬양에 길들여진 ‘위대한 남성 나르시시스트’(Great Male Narcissists, GMN)일 뿐이다.●우치다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 제멋대로인 반려묘에 대한 노작가의 헌사 반면 우치다의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봄날의책)은 따뜻함이 주를 이룬다. 책에 담긴 것은 고양이 노라, 쿠루와 보낸 노(老)작가의 하루하루다. 그는 스승인 나쓰메 소세키의 ‘몽십야’에서 영감을 얻은 창작집 ‘명도’로 데뷔했지만, 소설보다는 수필가로서 더욱 명성을 얻었다. ‘네 다리를 사정없이 뻗어 대자로 자는’(13쪽) 방약무인한 존재인 고양이에 대한 헌사, 짧은 세월 함께 지낸 뒤 훌쩍 떠나 버린 고양이를 회상하는 노작가의 눈물이 아릿하고 따뜻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청담동 ‘미미미 가든 파빌리온’, 프라이빗 파티 위한 최적의 공간 제시

    청담동 ‘미미미 가든 파빌리온’, 프라이빗 파티 위한 최적의 공간 제시

    다른 이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한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특별한 기념일을 보내고 싶은 사람이 많아지면서, 청담동 ‘미미미 가든’ 내 지하 1층에 위치한 미미미 가든 파빌리온(Pavilion)이 주목받고 있다. 미미미 가든은 트렌디한 식문화를 제시하는 ‘미미미(MeMeMi)’가 선보이는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로, 청담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 FIRST LIGHT 타워 지하 2층~지상 1층에 자리하고 있다. 이탈리아 최상급 원두의 향을 즐길 수 있는 카페부터 프라이빗 공간, 이탈리안 컨템퍼러리 퀴진까지 인터랙티브한 컬처 무브먼트가 가득하다. 유니크한 아트 피스와 디렉터 이범의 큐레이션으로 탄생한 감각적인 음악까지, 식문화 공간을 넘은 도심 속 휴양지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지하 1층에 위치한 파빌리온은 총 8개의 개별 공간으로 이루어진 공간으로, 독립된 룸에서 이탈리안 퀴진과 시그니처 칵테일, 디저트 등의 코스를 즐길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완벽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가운데, 전담 마스터와 파티 큐레이터가 프라이빗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로 생일파티, 브라이덜 샤워, 비즈니스 모임 등 특성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채로운 음료 메뉴로는 시그니처 칵테일과 리큐르, 발렌타인 12년으로 제조한 클래식 칵테일 ‘발렌타인 에디션’, 레드/화이트 와인, 보드카, 진, 위스키 등이 구성됐다. 세계적인 스테디셀러 칵테일 ‘아마레또 샤워’는 미미미만의 재해석이 가미되어 더욱 특별한 ‘시라쿠사 샤워’로 제공된다. 은은한 살구씨와 아몬드향, 새콤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시라쿠사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셰프들의 창의성과 신선한 최상급 재료가 만나 탄생한 이탈리안 퀴진도 빼놓을 수 없다. 울릉도에서 채취한 섬쑥부쟁이와 프로슈토로 풍미를 더한 ‘프로슈토 오일 파스타’, 새우를 곁들인 이태리 정통 ‘푸타네스카 파스타’, 화이트 라구소스와 참나물을 곁들인 미트 파스타 ‘화이트 라구 파스타’ 등 파스타 메뉴를 선보인다. 또한 전주비빔밥에서 영감을 얻은 ‘트러플 리조또’, 4가지 종류의 치즈를 쓴 ‘콰트로 치즈 피자’, 방풍나물과 엔다이브, 쪽파로 가니쉬한 ‘립아이 스테이크’, 오일에 저온 조리한 문어 콩피 ‘Polpo’ 등 이탈리아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메뉴가 운영된다. 미미미 관계자는 “특별한 날,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지인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남기고 싶은 이들에게 미미미 가든 파빌리온에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라며, “미식과 여유를 함께 즐기는 공간에서 완벽한 기념일을 완성해보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하! 우주] 화성에서 키운 채소로 샐러드를 해먹을 수 있을까?

    ​[아하! 우주] 화성에서 키운 채소로 샐러드를 해먹을 수 있을까?

    영화 '마션'을 보면 맷 데이먼이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는 장면이 나온다. 앞으로 인류가 화성에 진출하면 과연 거기서 키운 채소로 샐러드를 해먹을 수 있을까? 2015년, 2kg에 달하는 백만 개의 루꼴라(로켓:Eruca sativa) 씨앗이 영국의 유명 우주비행사 팀 피크와 함께 국제우주정거장 (ISS)으로 갔다. 6개월 후 다시 지구로 돌아온 루꼴라 씨앗은 왕립원예협회(RHS:Royal Horticultural Society)가 주관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국 전역에서 파종됐으며, 60만 명의 어린이가 그 성장 과정을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우주공간에서 한동안 머물었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온 채소의 씨앗은 성장이 더딜 뿐만 아니라, 조기 노화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씨앗의 발아력이 떨어지고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 것이다. 다만 우주공간이 씨앗의 발육과 성장을 크게 손상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인류가 다른 행성에서 저중력으로 식물을 재배할 수 있음을 뜻하는 만큼, 연구원들은 우주 개척의 미래에 대해 낙관할 수 있는 한 요소가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런던대학교 생물학과의 제이크 챈들러 대표저자는 '라이프'지에 "우주공간에서 6개월간 체류한 씨앗은 지구에 있었던 루꼴라 씨앗에 비해 성장력이 감소하여 우주비행이 식물의 노화 과정을 가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주공간이나 화성 등의 세계로 고품질 씨앗을 수송하는 것이 우주 탐사를 지원하는 식물 재배에 극히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주공간의 씨앗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적 요인으로는 미세 중력, 우주선(宇宙線)이나 태양 에너지 입자와 같은 방사선, 산소 부족, 낮은 습도, 극심한 온도 변화 및 기계적 진동을 들 수 있다. 유럽 우주국(ESA)을 대표하여 ISS에 6개월간 체류한 팀 피크 소령은 씨앗에 악영향을 미친 주범이 방사선이라는 것을 확인했는데, 포일 백으로 밀봉한 씨앗은 다른 씨앗에 비해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ISS에 흡수된 방사선 양은 지구 표면보다 100배나 많았으며, 이것이 씨앗의 RNA, 발아력, 노화 민감도 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화성 탐사에서 받는 방사선은 ISS보다 5배 이상 높으며, 따라서 '우주여행 씨앗'의 품질을 유지하려면 추가 보호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챈들러 박사는 "우주 방사선과 기계적 진동을 포함해 잠재적으로 유해한 요소로부터 씨앗을 보호하는 것을 신중히 고려해야 하며, 만약 씨앗을 온전히 보호할 수 있다면 화성에서 자란 채소로 샐러드를 해먹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여행 루꼴라 씨앗'의 ​파종 프로젝트에는 영국 전역에서 약 60만 명의 학생들과 8,600개 이상의 학교와 그룹이 참여했으며, 그들은 우주여행을 한 씨앗과 하지 않은 씨앗을 재배하고 비교하라는 사명을 부여받았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팀 피크 소령은 "이에 관한 과학적 데이터 수집은 50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실험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팀 피크는 ISS 체류기를 담은 베스트셀러 'Ask an Astronaut'의 저자로, 이 책은 우리나라에도 '우주에서의 삶'으로 출간된 바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미슐랭 3스타 식당에 마네킹 고객이 등장한 까닭

    미슐랭 3스타 식당에 마네킹 고객이 등장한 까닭

    고객들 빈 좌석에 앉으며사회적 거리두기 자동준수1940년대 복장 보는 재미도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 미슐랭 3스타 식당이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뒤 다시 문을 열면서 마네킹들이 좌석을 ‘찜’하게 해, 다른 사람이 앉지 못하게 하기로 했다. 1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워싱턴DC 서쪽에서 여관과 식당을 겸업하는 ‘리틀워싱턴 여관’은 오는 29일 다시 문을 열 계획이다. 식당은 코로나19 확산이 아직 계속되는 가운데 어떻게 손님들을 보호하며 안전하고 완전한 식사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 고민해 왔다. 식당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는 전체 좌석 절반에 1940년대 스타일로 잘 차려입은 마네킹을 앉혀 두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행사를 재현한 좋은 풍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손님들이 마네킹을 사이에 두고 앉게 돼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치켜질 수 있다. 리틀워싱턴 여관 주인이자 주방장인 패트릭 오코널은 “마네킹은 어떤 것에도 불평하지 않는다”면서 “손님들이 마네킹 복장을 아주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은 마네킹의 복장 수준을 최고로 유지하기 위해 인근 시그니처 극단과 협업했다. 극단 운영감독인 매기 볼랜드는 “리틀워싱턴 여관이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때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재밌고 창의적인 방법이라 생각했다”면서 “게다가 이 아이디어로 식당이 버지니아의 또 다른 명물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5.18 살아남은 자의 아픔’, 40년 만에 작품으로 고백한 김근태 화백

    ‘5.18 살아남은 자의 아픔’, 40년 만에 작품으로 고백한 김근태 화백

    오롯이 40년이 걸렸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조선대 미술학도의 신분으로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지 못하고 현장을 떠나야만 했던 김근태(63)화백. 눈앞에 쓰러져있던 많은 시체들과 쌓여진 총들, 저항에 참여해 달라는 주위의 외침을 뒤로한 채, 도청을 떠난 순간부터 시작된 정신적 충격과 기억의 쓰라린 아픔은 40년의 긴 시간을 그와 함께 했다. “전일빌딩 옆에 제가 있었어요. 헬리콥터 나는 소리도 들었고 총소리도 들었고 유리창 깨지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한 젊은 청년은 머리 쪽에 총을 맞은 거 같았어요. 피가 온전히 다 흘려서 하얗게 변해 있는 모습이 어마어마한 충격이었죠.” 기억을 도려내기 위해 술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4번의 극단적 선택, 학생들을 더 이상 가르칠 수 없다는 죄책감으로 교단에서 떠나야만 했다. 방황하던 그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것은 지적장애인들이었고 그들의 모습과 영혼을 30년간 화폭에 담아왔다. 이달 13일부터 내달 21일까지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 5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이후 40년간 그가 직접 경험한 트라우마를 담은 작품을 화폭에 담아 선보인다. ‘오월, 별이 된 들꽃‘이란 이름으로. “40년 만에 여기 와서 보니 5월의 생생했던 모습이 떠올라요. 전두환이 지시를 내려서 죽은 영혼들을 태워 흔적을 없애려 했다는 것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토우 천 개와 한지 천 개를 만들어서 광주의 아픔을 담았고, 한(恨)의 노래도 들을 수 있어요. 이곳에 마음껏 오셔서 그날의 현장을 느끼면서 아픔을 넘어 치유가 되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8일 전남 무안 옛 죽산분교 작업실에서 김근태 화백을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장애인만을 그린 지 30여 년, 왜 지적장애인만을 그리는지4살 때 교통사고를 당했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아파 학교도 가지 못했고 늘 외롭게 지냈다. 누나와 아버지의 죽음을 보면서 한참 뛰어놀 나이에 다른 아이들과 달리 왜 죽는지 사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꼬마 철학자가 됐다. (Q) 장애인들을 그릴 때 5.18 민주화운동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화백님께 5.18이란대학교 2학년 때 당시 23살 청년이었다. 총을 들고 마지막까지 옛 전남도청 정문을 지키는 사태수습 시민군이었다. 길거리에 아줌마의 배에서 터져 나온 피와 창자, 많은 시체들, 쌓여진 총들. 저항에 참여해 달라는 외침 등이 기억난다. 도청이 계엄군에 장악됐다는 소식을 들은 가족들의 애원에 도청 담을 넘었다. 죽음이란 최후의 시간을 앞두고 시시각각 조여 오는 극한의 긴장과 두려움, 그 터질 듯한 공포로부터의 본능적인 탈출이었다. 이후 나만 살아남았다는 자괴감은 모든 걸 마비시켰다. 무시로 일어나는 일탈로 교단에서 퇴직하게 됐고 신혼 중에 4번의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다. 아내조차도 오랫동안 그 아픔의 이유를 알지 못했다. 오월로부터 살아남은 내 젊은 날의 일그러진 초상이었다. 하지만 5.18 민주화운동은 또한 내 인생의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지적장애인을 만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Q) 가장 낮은 자를 예술작품으로 담는 일이 5.18 정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는데단지 나 자신만을 생각했고 위했다면 5.18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돈을 생각해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면 가장 낮은 자의 모델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 인간의 본질로 살려고 했던 그런 정신 상태에서 기초했던 거 같다. (Q) 어떻게 눈과 청력을 잃게 됐는지이후 한국을 떠나 프랑스, 인도 등에서 방랑자처럼 살았다. 옥죄어 오는 맨 정신의 고통을 털어보려고 술에 의존한 채 살았다. 결국 음주운전을 하다 담벽을 덮쳐 한쪽 눈의 망막이 크게 다쳤고 눈의 시신경과 연결된 청력이 손상된 거 같다. (Q) 폐인처럼 지내던 삶 속에 지적장애인을 만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는데광부가 금맥을 찾은 느낌이었다. 목포 앞바다 작은 섬 고하도 목포공생재활원에서 누워 대소변을 타인의 손에 맡길 수밖에 없는, 자신의 손으로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지적장애인들을 본 순간 형언할 수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 채 뒤틀린 자세로 모여 있는 그들의 모습은 오월 기억 속 주검들과 다를 바 없었고 내적 고통으로 헝클어진 내 자신의 모습이라 생각됐다. 우연찮게 접하게 된 강렬했던 그 모습들은 나 자신의 피폐해진 현재의 삶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자각하게 만들면서 트라우마의 구덩이로부터 벗어나 자아회복과 치유로 나아가는 전환의 계기가 됐다.(Q) UN본부에 전시됐던 100미터짜리 ‘들꽃처럼, 별들처럼’의 의미는지적장애인을 그린 작품들로 2012년 7월부터 3년여에 걸쳐 완성한 것으로 100호 캔버스 77개를 이어 붙였다. 두 가지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 사람들로 하여금 지적장애인이 오히려 인간의 순수 본성을 잘 간직하고 있는 존귀한 존재라는 점과 그곳에 전시돼 있던 그림 속의 아이들이 세상 밖으로 떠나는 소풍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 외에도 베를린 장벽전시회, 리우패럴림픽 기념 전시회 등 많은 곳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생각해 보니 그런 모든 과정들 또한 광주의 아픔에 대한 보이지 않는 치유과정 아니었나 생각한다. (Q) 장애인들의 사실적인 모습에서 점차 상징성이 담긴 그림으로 변화되었는데상징과 암시가 더해지다면서 형상이 점차 생략되더니 최근에는 아예 비정형의 추상 화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주제나 주인공들은 그대로다. 외적 형상 위주에서 차츰 내면세계와 본질로 향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조형적 변화일 수 있지만, 시력과 청력의 감각장애에 따른 불가피한 표현방식이기도 하다. 몇 년 전 양쪽 청력을 잃은 데다, 화가로서는 치명적이게도 나머지 한쪽 눈마저 시력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 하지만 절대 절망하지 않는다. 세상의 언어로는 한계가 있는 지적장애아들과의 소통에서 현상 너머 그들 영혼과 우주자연의 존재들과의 영적 교감에 더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40년 만에 작품으로 다시 찾게 된 옛 전남도청, 감회가 남다르실 텐데이곳에서 전시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5.18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아픔이 치유된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래서 한지 70장을 샀다. 한지에 붉은 채색으로 그려 오월정신을 핏빛으로 담고 싶었다. 당시의 생생한 상황을 담은 한 작품 ‘오월빛’을 그렸다. 다시 옛 생각이 살아나는 현장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그림을 그리고 나서 더 이상 화폭에 손을 댈 수 없었다. 결국 5.18의 아픔을 그리는 대신 영혼을 위로하고 회복되는 예술작품을 그려야겠다는 마음으로 토우 1천 인, 1천 인의 한지조형 작품, 지적장애인을 그린 4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기쁨으로 돌아온 국립아시아문화전당(옛 전남도청) 전시는 내 역사에서 영원히 남을 거 같다. 눈과 귀가 안 좋아지면서 하나님과의 영적 교감에 더 의지한 거 같다. 그로 인해 작품에 몰입하는 정신력은 더 강해졌고 지적장애인들의 마음을 더 공감할 수 있었다.(Q) 토우 1천 인은 어떤 분들인가5.18 민주화운동 참여자, 사상사, 행불자, 살아남는 자들을 상징하고 있다. 토우 제작 과정 중 떨어지고 상한 토우와 완성된 토우들이 아픔과 상처의 벽을 넘어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군상은 슬픔을 넘어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한지로 만든 1천 인도 물론 5.18의 아픔을 담아낸 작품이다.(Q) 내면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가장 큰 원동력은 종교의 힘이었다. 새벽기도를 통해 큰 믿음을 얻게 됐다.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될 수 있었고 지혜와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지적장애인을 그리면서 순수한 에너지를 받았고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과 전시를 하면서 도와주신 주위의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 칭찬 또한 큰 힘이 되었다.(Q) 지난해 장애어린이들의 화가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김근태미술상 공모전을 제정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이 있다면지난해 장애어린이들의 화가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김근태미술상 공모전을 제정했다. 자칫 김근태를 드러내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지인의 조언을 귀담아듣고 있다. 발달장애 작가들 그림과 글을 엮어주는 책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 올해 처음 제1호 책이 나왔다. 또한 그림에만 머물지 않고 뮤지컬, 영화로 가치미학을 더 확장하고 싶다. 더 큰 꿈은 세계 발달장애 작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가칭 ‘미술페럴림픽’같은 국제 대회가 설립돼 발달장애 작가들의 꿈과 열정이 표현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길 소망한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sungho@seoul.co.kr 임승범(인턴)
  • 두 얼굴·세인트 소피아…CJ문화재단이 키울 창작 뮤지컬 4편

    두 얼굴·세인트 소피아…CJ문화재단이 키울 창작 뮤지컬 4편

    CJ문화재단이 젊은 창작인들을 위해 지원하는 ‘스테이지업’ 선정작 4편이 12일 확정됐다. ‘스테이지업’은 신인 뮤지컬 작가와 작곡가의 작품 개발과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창작자 지원’과 소규모 극단에게 공연 공간을 제공하는 ‘공간 지원’으로 이뤄진 사업이다. 지난 2월 말부터 약 한 달 간 진행한 이번 공모에서 ‘창작자 지원’에는 지난해의 2배에 달하는 총 114편의 작품이 출품됐다.3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정된 작품은 ‘두 얼굴’(김한솔 작가, 정혜지·문혜성 작곡가), ‘세인트 소피아’(양소연 작가, 이승현 작곡가), ‘엄마는 열여섯’(유아라 작가, 정경인 작곡가), ‘홍인대’(송현범 작가, 김주현 작곡가) 등이다. ‘두 얼굴’은 시인 이상의 아내였고 화가 김환기의 아내이기도 했던 여인 변동림의 사랑과 예술 이야기를 그린다. ‘세인트 소피아’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죄와 벌’에서 조연이었던 소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주체적 여성의 시각으로 원작을 새롭게 풀어낸다. ‘엄마는 열여섯’은 함께 살았지만 각자 외로웠던 가족 안에서 엄마와 딸의 사랑, 우정을 그린 동시대극이다. ‘홍인대’는 ‘조선왕조실록’ 중 “세자 양녕대군이 궁궐 밖에서 연희패와 만났다”는 한 줄에서 이야기의 영감을 얻었다. CJ문화재단은 올해 창작 지원금을 지난해 대비 2배로 상향하는 등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지원 내용을 강화했다. 지난해까지 스테이지업 예술감독을 역임했던 조용신 연출 외에 정태영 연출, 오경택 연출, 오세혁 연출, 김은영 음악감독, 김길려 음악감독, 양주인 음악감독, 이진욱 음악감독 등이 멘토로 참여한다. ‘공간 지원’ 사업에는 연극 ‘찰칵’과 뮤지컬 ‘어림없는 청춘’ 두 편을 선정해 오는 7~8월 CJ아지트 대학로에서 선보인다. 소규모 극단의 가능성 있는 창작 공연이 관객과 더 활발하게 만날 수 있도록 기획한 사업으로, 2016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창작 공연 원석들이 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신인 창작자, 든든한 멘토단과 함께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소통하며 작품 개발에 노력할 계획”이라며 “연초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딛고 하반기 공연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켤 때 재단의 지원 사업이 생태계 활성화에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흑백 경계 허문 ‘로큰롤 선구자’ 리틀 리처드 별세

    흑백 경계 허문 ‘로큰롤 선구자’ 리틀 리처드 별세

    로큰롤 선구자 중 한 명인 미국 작곡가이자 가수 리틀 리처드(본명 리처드 웨인 펜니먼)가 9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87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리처드의 가족들은 그가 이날 테네시주 툴라호마에서 골수암으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리처드는 자신을 ‘로큰롤의 설계자’라고 불렀다. 그는 악을 쓰는 창법과 격렬한 피아노 연주 등 독특한 퍼포먼스로 유명했다. 뉴욕타임스는 고인이 “가스펠과 블루스의 원천에 깊이 파고들어 목숨 건 것처럼 소리치며, 항상 새롭고 짜릿하고 위험한 뭔가를 창조했다”고 평가했다. 1932년 조지아주 메이컨 태생으로 1950년대 중반부터 ‘투티 프루티’(Tutti Frutti), ‘롱 톨 샐리’(Long Tall Sally) 등 명곡을 남겼다. 전 세계에 3000만장이 넘는 음반 판매를 기록했고 그의 음악은 R&B(리듬앤드블루스)가 뿌리를 내리는 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종차별이 심하던 시기에 리처드의 음악은 흑인과 백인 모두에게 사랑받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로큰롤이 모든 인종을 하나로 묶는다는 생각을 해 왔다”면서 “나는 흑인이지만 팬들은 개의치 않는다. 그것이 기분이 좋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수많은 뮤지션에게 영감을 줬다. 엘비스에서부터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 믹 재거, 제임스 브라운, 데이비드 보위, 로드 스튜어트, 퀸의 프레디 머큐리 등 쟁쟁한 가수들이 리처드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다시 문 연 공공미술관… 수장고 명작 깨우다

    다시 문 연 공공미술관… 수장고 명작 깨우다

    국립현대미술관, MMCA 소장품 상설전 개최…박수근·이중섭·백남준·천경자 등 대표작 전시 서울시립미술관, 31일까지 ‘모두의 소장품’전…사전 예약제 거쳐 제한된 인원만 입장 가능어느 미술관이든 소장품 목록은 자존심이자 자부심이다. 미술관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드러내는 동시에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한 나라를 대표하고, 한 도시를 상징하는 국공립 미술관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았던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이 지난 6일 재개관하면서 소장품전을 나란히 선보이고 있다. 아직은 사전 예약을 거쳐 제한된 인원만 입장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철통 보안 수장고에서 벗어나 모처럼 전시장에 나들이한 귀한 소장품들을 보면서 전염병에 지친 마음을 위로받는 건 어떨까.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 작가 50명의 작품 54점으로 구성된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전을 서울관 1전시실에 마련했다. 전시 기한을 정하지 않은 상설전이다. 과천관에선 주기적으로 소장품 상설전이 열리지만 서울관은 2013년 개관 이후 처음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내 관객은 물론 외국인도 서울에 오면 꼭 봐야 할 한국 미술 대표작들을 한자리에 모았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전시는 ‘개항에서 해방까지’, ‘정체성의 모색’, ‘세계와 함께’, ‘다원화와 글로벌리즘’ 등 시기와 주제별로 4부로 구성됐다. 해방 이전 작품 중에선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고희동의 ‘자화상’(1915), 오지호의 ‘남향집’(1939), 김환기의 ‘론도’(1939)가 눈길을 끈다. 국내에 남아 있는 최초의 서양화인 ‘자화상’은 가슴을 풀어 헤친 낯선 구도와 사실적 묘사로 한국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다. ‘남향집’은 한국적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론도’는 우리나라 초기 추상 미술의 선구적 작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국민화가’로 꼽히는 박수근과 이중섭의 그림도 나왔다.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1960)는 작가 특유의 화강암 질감 기법으로 전쟁 직후 가난했던 시대상을 표현한 대표작이다. 미술관이 1971년 100만원에 구입했는데 현재 가치는 100억원(보험가)에 이른다. 이중섭의 ‘투계’는 고분 벽화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것으로, 두 마리 닭이 싸우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묘사했다.경제성장과 더불어 한국 미술이 급성장한 1960~1970년대 활동한 작가 가운데는 백남준, 최만린, 천경자, 이건용, 박서보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 윤석남, 해외에서 각광받는 이불과 서도호의 설치 작품도 대표 소장품으로 소개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모두의 소장품’전은 소장 작가 49명의 작품 131점을 3개 층 전관에 걸쳐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소장품 외에 작가의 다른 작품들까지 포괄해 전시 외연을 확장한 점이 새롭다. 미술관의 주요 기능인 ‘수집’의 의미와 공공성을 탐구하고, 공유재로서 소장품의 미래와 다양한 가능성을 제안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사회, 환경, 미래 등 우리 삶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연결고리에 대한 예술적 모색의 결과물들이 주제별로 6개 공간에 전시됐다. ‘콜렉티브 랩’은 김기라×김형규, 뮌, 믹스라이스 등 두 명 이상으로 구성된 협업 작가 8팀이 이주, 노동, 소외, 재난 등을 다룬 작품을 모았다. ‘레퍼런스 룸’은 동서고금의 예술이나 역사를 참고해 작업하는 여성 작가 10명의 공간이다. 한국 전통 가옥의 문살을 병풍 형식으로 제작한 양혜규의 ‘그래-알아-병풍’, 조선 세종이 창안한 유량악보인 정간보를 설치 작품으로 재해석한 강서경의 ‘검은 유랑’이 나와 있다.‘그린 라이브러리’에선 김주현의 ‘생명의 다리-9개의 기둥’을 비롯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경기 용인 느티나무도서관이 참여한 도서 컬렉션이 눈길을 끈다. 이 밖에 ‘미디어시어터’, ‘퍼포먼스 스테이지’, ‘크리스탈 갤러리’에서도 다양한 영상과 설치 작품이 관객을 맞는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치타서 영감…美 연구진, 기존 이동속도보다 3배 빠른 ‘소프트 로봇’ 개발

    치타서 영감…美 연구진, 기존 이동속도보다 3배 빠른 ‘소프트 로봇’ 개발

    미국 연구진이 치타의 생물역학에서 영감을 얻어 기존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소프트 로봇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8일(현지시간) 과학 정보포털 ‘유레카 얼러트’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가 주도한 이들 연구자는 1초에 단단한 표면 위에서 자체 길이(BL)의 2.68배 거리를 움직이는 소프트 로봇을 제작했다. 이는 기존 기록인 초당 자체 길이의 0.8배를 움직였던 것보다 3배 이상 빠른 속도다.중량 45g에 전장 7㎝·폭 6㎝인 이 작은 로봇은 네 개의 구부러진 다리와 소프트 실리콘과 스프링으로 만든 길고 유연한 몸통을 가지고 육상에서 가장 빠른 생명체인 치타처럼 달리도록 설계됐다.이에 대해 연구 교신저자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기계항공공학과 조교수인 인지에 박사는 “우리는 치타에게서 영감을 얻어 스프링으로 작동하는 쌍안정(bistable) 척추를 제작했는데 이는 로봇이 두 개의 안정된 상태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인 박사는 또 “우리는 소프트 실리콘 로봇을 연결하는 채널에 공기를 주입함으로써 이런 안정적 상태 사이를 빠르게 전환할 수 있게 했다. 두 상태 사이를 전환하면 상당한 양의 에너지가 방출돼 로봇이 딱딱한 표면에서 빠르게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이는 이 로봇이 표면을 가로질러 질주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소프트 로봇이라는 분야는 더욱더 유연한 소재를 사용해 자연적 형태를 모델로 한 로봇을 만들어 더욱더 역동적이고 다양한 지형에서 더 잘 움직일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이들 연구자는 또 이번 소프트 로봇이 비록 평지보다 느리지만 가파른 경사도 오를 수 있고 심지어 물속에서도 헤엄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연구진은 자신들의 설계가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소프트 로봇 기초가 되기를 희망하며 로봇을 ‘리프’(LEAP·Leveraging Elastic instabilities for Amplified Performance)라고 부른다.이들은 또 이 로봇이 어떤 물체를 섬세하게 잡을 수 있고 심지어 11.4㎏에 달하는 무거운 물체까지 들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보여줬다. 앞으로 인 박사는 이런 로봇의 역동적인 능력으로 사회에서 여러 가지 다른 생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잠재적인 응용 분야로는 속도가 필수인 탐색 및 구조 기술과 산업용 로봇 제조 기술이 포함된다”면서 “예를 들면 더 빠르지만 여전히 부서지기 쉬운 물체를 다룰 생산 라인의 로봇을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5월 8일자)에 실렸다. 사진=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티스트로 돌아온 림킴 “동양인·여성 고정된 틀 깨고 싶다”

    아티스트로 돌아온 림킴 “동양인·여성 고정된 틀 깨고 싶다”

    ‘슈스케’ 덕에 데뷔했지만 정체성 고민“내 아이덴티티 표현한 음악 인정 뭉클어떤 캐릭터든 가능함을 보여 주고파”한국대중음악상 2관왕·美 랜선 공연도음반을 낸 뒤 조용하지만 강하게 팬덤을 만들고 있는 뮤지션이 있다. 엠넷 오디션 슈퍼스타K 3 ‘투개월’의 김예림으로 더 익숙한 림킴(26)이다. 이름을 바꿔 낸 첫 앨범으로 제17회 한국대중음악상 2개 부문까지 거머쥔 그는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동시에 받는 독보적인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했다. 림킴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러한 호평에 대해 “처음으로 나만의 음악적 아이덴티티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고민해 낸 결과물”이라며 “좋은 반응을 얻어 기쁘고 뭉클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음악과 뮤직비디오는 ‘칼을 갈았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 ‘신비로운 소녀’였던 과거는 강렬한 메시지로 무장한 ‘전사’에 완전히 부서졌다. 총 동영상 조회수 200만회를 넘긴 ‘옐로’, “남성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자”는 내용의 ‘살기’(Sal-ki) 등 6곡은 동양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담아내면서도 이들에 대한 서구 사회의 오리엔털리즘을 직설적으로 꼬집는다. 굿의 제사의식을 전유한 ‘민족요’에서는 전주판소리합창단과 협업했고, 호접몽에서 영감을 얻은 ‘몽’의 뮤직비디오에서는 규정을 거부하려는 듯 다양한 모습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새장에 갇혔던 용이 나왔다”, “림킴이 새 장르”라는 댓글은 물론, 영어 가사와 이미지를 해석한 팬들의 영상도 올라온다. 한국대중음악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2월 “버티고 도전하며 주변에 개의치 않고 거침없이 자기 목소리를 낸다. 억지스러운 마케팅 없이 정면 승부를 통해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2016년 소속사 미스틱을 나와 3년간 ‘잠수’를 탔다. 공백은 순전히 자신의 선택이었다. “2011년 복권에 당첨된 사람처럼 자고 일어나니 가수가 돼 있었지만 무슨 음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단지 노래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내 정체성이 바탕이 되는 게 무엇일지 고민했어요.” 한국과 미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자신의 정체성은 동양인이자 여성이었다. 일렉트로닉과 힙합이 결합된 장르도 주제와 이미지를 사운드로 풀어내면서 나왔다. 작업 방식은 기획사에 소속됐을 때와 전혀 달랐다. 앨범 전곡을 전곡 작사·작곡했고, 프로듀서 노아이덴티티 등 스태프도 직접 섭외했다. 제작비도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았다. 자신의 목소리에 공감하는 후원자 약 2000명이 9000만원을 모아주었다. 여성 가수에게 덧씌워진 이미지를 벗으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보통 여성 가수의 이미지는 아티스트만의 색깔로 인식되기보다 성별로 더 부각되는 것 같아요. 청순, 섹시, 귀여움 등 특정 이미지를 추구하면서 정형화되고요. 그 정형화에서 벗어나 상상하는 어떤 캐릭터든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방송 활동은 하지 않지만 음악 작업도 꾸준히 한다. 7일 미국 음반 레이블 88라이징이 개최한 온라인 콘서트 ‘아시아 라이징 포에버’에 참여해 다른 아시아 뮤지션들과 함께 관객을 만났다. “해 보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망설임이 없는 성격이에요. 올해도 새 싱글 발표를 목표로 달리고 있어요. 어떻게 선보일지 고민해 조만간 새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크라프트베르크’ 리더 플로리앙 슈나이더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크라프트베르크’ 리더 플로리앙 슈나이더

    1970년대와 1980년대 음악을 많이 들었던 이들에겐 익숙한 독일 일렉트로닉 팝 그룹이 크라프트베르크다. ‘일렉트로닉 비틀스’란 평을 들을 정도로 대단했다. 거의 모든 장르를 넘나들어 영향을 미쳤고, 지금의 유명 음악인들에까지 영감을 주고 있다. 창립 멤버이자 리더인 플로리앙 슈나이더가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밴드를 함께 만든 랄프 후터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고인은 “73회 생일을 지낸 지 며칠 안돼 암과의 짧은 투병을 마치고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영원한 안식에 든 정확한 일시와 장소, 추후 장례 일정 등은 알리지 않았다. 그는 1970년 랄프 후터와 함께 4인조 밴드를 결성해 본인은 2008년 탈퇴할 때까지 38년을 몸담았다. 신시사이저 음악을 창시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법하다. 대표곡은 ‘Autobahn’과 ‘The Model’이다. 테크노부터 힙합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안겼다. 처음에는 영국 음악 잡지들에게 배척을 당했지만 나중에는 음악적 혁신과 상업적 성공을 모두 거뒀다. 1975년 ‘Autobahn’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1982년 ‘The Model’와 ‘컴퓨터 러브’가 한 면씩 들어간 싱글 음반으로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했다. 1970년대 메카니칼 이미지에 갇혀 있었지만 그 뒤 무대에서 키보드 뒤에 나란히 선 채 옷을 똑같이 입고 로봇 모양을 내기 시작했다. 앨범 커버도 잘 만들어 화가로서의 자질도 드러내 2010년대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 전시 공간을 얻을 정도였다.이 무렵 슈나이더는 팀을 떠난 상태였는데 그와 후터의 관계가 어떤지는 상당한 수수께끼였다. 후터는 2009년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를 통해 슈나이더는 “오랜 오랜 세월 크라프트베르크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마크 새비지 BBC 음악 전문기자는 “그 전에도 일레트로닉 음악은 있었다. 1963년 BBC의 라디오포닉 워크숍에서 녹음된 델 샤논의 ‘런어웨이’나 닥터 후 테마 음악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크라프트베르크는 새로운 음악의 어휘, 조금 더 힙하고 유럽의 낭만적인 과거를 축하하고 약동하는 미래를 내다보는 낮은 주파수 음악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울트라복스’의 리더인 밋지 우레는 슈나이더를 “자신의 시대를 한참 앞선 인물”이라고 묘사했고 가수 에드윈 콜린스는 단 한마디, “그는 신(神)”이라고 했다. 음악계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스팬도 발렛’의 개리 켐프는 “(데이비드) 보위부터 일레트로니카, 80년대의 대부분, 그 너머 오늘날의 테크노와 랩까지 우리가 아는 한 그만큼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이는 없었다”며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새로운 음악의 메트로폴리스를 형성했다”고 추모했다. ‘두란 두란’ 키보디스트 닉 로즈는 ‘Autobahn’을 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다른 어느 음악과 획기적으로 다르게 들렸다. 그들의 혁신과 창의는 일생 내내 존경하게 만들었다. 현대 음악뿐만 아니라 우리네 팝 문화의 모든 것에 깊게 휘감겨 있다”고 적었다.오케스트랄 매노버 인더 다크(OMD)는 “절대적으로 황망하다”는 반응을 내보였고, 장 미셸 자르는 “내 친구 플로리앙, 자네의 ‘Autobahn’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보위는 ‘V-2 슈나이더’란 노래 제목을 붙일 정도로 존경심이 대단했다. 디페치 모드, 뉴 오더, 대프트 펑크 등도 마찬가지였다. 콜드플레이는 히트곡 ‘Talk’에 크라프트베르크의 ‘컴퓨터 러브’ 선율을 넣었고, 제이지와 닥터 드레는 ‘언더 프레저’에 ‘트랜스 유럽 익스프레스’ 멜로디를 차용했다. 크라프트베르크는 또 비슷한 콜라보레이션을 희망했던 마이클 잭슨의 제의를 손사래친 것으로도 유명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멈춰선 숲, 숨이 되다… 버려진 길, 쉼이 되다

    멈춰선 숲, 숨이 되다… 버려진 길, 쉼이 되다

    멀찌감치 떨어져 티어가르텐을 품다… 호수 위 나뭇잎 소리에 취해 노를 젓다… 신선한 공기 한 줌·따스한 햇살에 감사할 줄이야… 새로운 일상과 삶을 통해 새로운 자아를 찾으려는 시도일까요. 요즘 외지에서 살아 보기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서울신문은 뒤늦게 만난 ‘뜻밖의’ 연인을 따라 독일 베를린으로 건너간 이동미 여행작가와 함께 ‘베를리너로 살기’를 연재합니다. 베를린은 살아 보기 좋은 도시입니다. 물가가 싸고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넘어온 젊은이들이 베를린에 모여 사는 이유일 겁니다. 흔히 뉴욕이 미국이 아니듯 베를린은 독일이 아니라고들 하지요. 이 작가는 앞으로 3주에 한 번씩 베를린에서 이웃 도시와 이웃 나라를 오가며 새로운 일상과 영감을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갈 수 있는 곳이 공원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게 공원이라서 또 얼마나 다행인지. 베를리너들의 유별난 사랑을 받는 공원으로 가 봤다. 모두가 그곳에서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제재) 두 달째. 독일 베를린은 3월 초 한 유명 클럽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한국이 신천지가 문제였다면, 베를린은 테크노 문화의 성지답게 클럽이 진원지가 됐다. 가장 먼저 폐쇄 조치를 당한 곳도 바와 클럽이었다. 지난 두 달 동안 생필품을 사야 하는 슈퍼마켓과 약국만 갈 수 있었다. 프랑스 파리는 외출을 하려면 허가증을 받아야 하고, 조깅도 한 시간 내로 제한한다고 들었다. 그에 비하면 베를린은 유럽에서 상황이 나은 편이다. 조깅은 원하는 만큼 할 수 있고 한집에 사는 사람이 아니어도 1.5m 간격을 유지하면 지인 한 명과 함께 걷거나 공원 벤치에 앉을 수 있다(3인 이상은 금지). 이런 방침도 초반엔 혼선이 많았다. 공원 벤치에 앉는 건 괜찮지만 앉아서 맥주를 마시는 건 안 되고, 공원을 걷는 건 괜찮지만 잔디밭에 앉을 수는 없었다. 일주일쯤 뒤엔 방침이 또 바뀌었다. 잔디에 혼자 혹은 가족 단위로 앉는 게 가능해졌다. 단 사람들과의 거리를 5m 간격으로 유지해야 한다. 사람들은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각자의 방법으로 이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다. 이렇게라도 밖에 나갈 수 있고 신선한 공기와 햇살을 쬘 수 있는 것이 다행일 따름이다. 베를린에 사는 사람들은 큰 불만 없이 시의 방침을 잘 따랐다. 최근 메르켈 총리는 정부의 방침에 적극 따라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연설을 하기도 했다. 의료시설의 부족난을 겪지 않고 낮은 곡선 만들기에 성공한 독일은 최근 록다운 체제에서 조금씩 완화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는 작은 숍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고 한 달 동안 완전히 영업을 중단했던 레스토랑도 지금은 배달과 픽업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람들의 이동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버스와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 쓰는 것이 규제화됐다. 그래도 불필요한 이동을 삼가고 되도록이면 집에 있어야 하는 건 똑같다. 이런 와중에 날씨는 눈치도 없이 왜 이렇게 좋은지. 4월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화창한 날씨가 한 달 내내 계속됐다. 날이 좋아서 공원으로 매일 출근 중이다. 갈 수 있는 곳이 공원밖에 없지만 그게 공원이라서 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베를리너들의 극진한 공원 사랑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공원뿐 아니라 강, 호수, 숲에 대한 애착이 유별나다. 비만 오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갈 데라곤 공원밖에 없는 것처럼 항상 나와 앉아 있다. 맥주 한 병 들고 혹은 와인을 나눠 마시며 기나긴 오후를 베를리너답게 보낸다. 며칠 전 박물관 섬 근처의 대형 아시아 마켓에 한국 식재료를 사러 갔다가 잠시 주변을 산책했다. 상업시설이 몰려 있는 번화가는 문 닫은 빌딩들로 삭막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으니 더 그랬다. 하지만 베를리너 돔 앞으로 걸어가니 넓은 잔디밭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 명소가 건너다보이는 몽비주 공원에도 사람이 많았다. 한국의 TV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의 베를린 편에 버스킹 장소로 나왔던 곳이다. 여름에는 모래사장이 깔린 비치 바가 들어서고, 웃통 벗고 일광욕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늘 관광객이 많아서 공원이라기보단 내겐 한강 잔디밭 같은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숲을 방불케 하는 큰 나무와 자연으로 둘러싸인 베를린의 진짜 공원을 만나면 그 매력에 곧 빠져들게 된다.●베를린의 녹색 심장, 티어가르텐 베를린에는 크고 작은 공원이 2500개 있다. 베를린을 처음 오는 여행자라면 도시 중심부에 있는 티어가르텐을 가장 먼저 들르게 될 것이다. 미국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듯이 베를린에는 티어가르텐 공원이 있다.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됐다.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공원 크기만 63만여평에 달한다. 공원 한가운데에 있는 전승기념탑 꼭대기에 올라가면 거대한 브로콜리처럼 뻗어 있는 티어가르텐의 방대한 숲을 볼 수 있다. 도시는 그 평평한 숲 너머에서 경계를 이룬다. 이 전승기념탑을 중심으로 동쪽 끝으로 가면 브란덴부르크 문이, 서쪽 끝으로 가면 샤를로텐부르크궁이 나온다. 북쪽에는 대통령 관저인 벨뷔궁전이 있고 남쪽으로 가면 동물원과 포츠다머 플라츠로 갈라진다. 베를린의 중요한 랜드마크가 모두 티어가르텐과 만나고 있는 것이다. 한번 걷기 시작하면 2시간은 거뜬히 걸린다. 많은 조각상과 작은 연못들, 잘 정돈된 잔디가 펼쳐지는가 하면 거대한 나무기둥이 도열한 길을 설레는 마음으로 걸을 수 있다. 공원 안에서 유난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도 있다. 배를 탈 수 있는 호수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비어가든, ‘카페 노이암제’이다. 여름이면 이 비어가든에는 거의 빈자리가 없다. 호수에서는 배도 빌려 탈 수 있다. 베를린에 사는 한 친구는 한국에서 친구들이 올 때마다 무조건 이곳으로 데려와 노를 젓게 한다. 베를린 초보 여행자들은 처음엔 어디로 배를 몰아야 할지 갈팡질팡하지만 양팔 뻐근하게 노를 젓다 보면 티어가르텐 호수의 매력에 끌려들어 간다. “베를린에서 어디가 가장 좋았어?” 물으면 의외로 친구들은 이 호수에서 나뭇잎 소리를 듣고 노 젓던 시간을 고백한다. 바쁜 일상을 잊고 초록에 둘러싸여 있던, 그 평화로운 시간에 모두가 위로받고 갔다. 몇 해 전 취재차 베를린에 왔을 땐 티어가르텐 바로 옆에 있는 호텔에서 묵었다. 최고급 빈티지 가구와 디자인으로 꾸며진 다스 스투에 호텔이다. 베를린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부티크 호텔로 꼽히는 그곳에서 제일 인기 있는 방은 동물원이 보이는 방이다. 내 방에선 기린이 보였다. 사람들은 동물이 보이는 전망을 갖기 위해 기꺼이 돈을 더 지불한다. 그러곤 깨닫겠지. 막상 발코니에 앉으면 동물원에서 풍겨 나오는 똥 냄새 때문에 10분도 앉아 있기 힘들다는 걸. 하지만 피곤한 불평 대신 모두가 웃어넘길 수 있다. 호텔에서 가장 좋았던 건 일어나자마자 티어가르텐 공원으로 들어가 걸었던 이른 아침이다. 고요하고 신비로운 아침 햇살에 한참을 걷고 또 걸었다. 티어가르텐에 산다는 야생 여우를 만날 것 같은, 그런 아침이었다. “알렉산더 플라츠에 여우가 나타났대.” 며칠 전 아침 신문을 읽던 남자친구가 말했다. 도로에 차가 사라지고 사람들이 집에 갇히자 베를린에선 야생 여우들이 거리를 돌아다녔다. 사실 베를린의 공원에는 여우와 멧돼지, 토끼 등 꽤 많은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 한밤중에 클러버들이 동네 거리에서 여우를 마주쳤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크로이츠베르크에 사는 한 남자는 동네 이웃처럼 종종 마주치는 여우가 있는데, 전에는 멀리 피해서 돌아가던 그 여우가 요즘은 그냥 자기 앞을 가로질러 간다는 내용으로 신문 인터뷰를 했다. 코로나 시대에 인간들이 사라지자 텅 빈 도시를 되찾은 건 야생 동물이었다.●무너진 베를린 장벽 아래 생긴 마우어파크 티어가르텐과 함께 베를린에서 유명한 또 하나의 공원은 마우어파크다. 여행자에게는 베를린에서 가장 큰 벼룩시장이 열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규모도 크지만 단순하게 중고 물건만 사고파는 게 아니라 많은 거리 공연과 버스킹이 펼쳐지고 다양한 먹거리 포장마차가 생겨 즐겁다. ‘가라오케 쇼’라고 부르는 노래공연 대회도 유명하다. 원형의 야외무대에서 저마다 노래자랑을 하는 건데, 베를린 특유의 자유로움과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다. 일요일의 축제장 같은 이 벼룩시장도 지금은 두 달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마우어 장벽에 새로운 그래피티를 그리는 아티스트들은 여전히 열심이다. 빠른 주기로 작가들이 그림을 지우고 덧그리기 때문에 이곳의 그래피티는 유독 오래가지 못한다. 하지만 화장지를 들고 있는 골룸 그림만은 코로나 시간과 함께 아직 남아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코로나 시대가 끝나면 젊은 아티스트들은 이 벽에 무엇을 제일 먼저 그리게 될까. 28년 동안 베를린 장벽이 세워져 있었고 장벽이 무너진 후에도 한동안 버려져 있던 이곳은 1994년에 시민들의 공원으로 완성됐다. 남아 있는 장벽 아래의 넓은 언덕 기슭에는 이제 사람들이 앉아 해를 쬔다. 젊은 가족이 많이 사는 프란즐러베르크 동네의 친근한 공원답게 작은 동물 농장과 놀이터, 아이들과 즐길 수 있는 인공 암벽 등도 있다.●버려진 폐공항을 그대로, 템펠호프 공원 “어라? 이곳이 공원이라고?” 별다른 정보 없이 템펠호프 공원에 도착한다면 이런 생각을 먼저 하게 될 것이다. 베를린에서 가장 공원 같지 않은 공원, 어쩌면 가장 아름답지 않은 공원에 꼽힐 이곳은 그러나 베를린 시민들이 함께 힘을 합쳐 지켜낸, 가장 베를린스러운 공원이기도 하다. 템펠호프는 2008년까지 군용 공항으로 쓰이다가 2010년 시민들의 공원으로 개방됐다. 베를린시에서 대규모 주택단지로 만들려고 했지만 시민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다.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초기 정책과 달리 실제 계획안에는 적정 주택이 터무니없이 적었고, 책정된 임대료도 평균보다 높았다. 시민들은 적극적인 투표로 정부 개발을 무산시키고 공원으로 지켰다. 공원이 됐다고 해서 새로 만들거나 고친 것도 없었다. 활주로도 기존 공항의 것 그대로이고 관제탑 같은 건물도 그대로 남았다. 360도로 탁 트인 사방으로는 높은 건물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빌딩숲으로 둘러싸인 서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라 더 낯설고 광활하다. 시민들은 이 활주로에서 자전거도 타고, 카이트서핑도 하고, 풀숲에 들어가 명상도 한다. 이 못생긴 공원이 매력적인 건 특별한 건축 시도나 디자인 없이도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공원으로서의 역할을 온전히 다하고 있다는 것. 개발하지 않고 남겨둔 곳, 템펠호프는 결국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공원이 됐다.●노이쾰른의 숨어 있는 귀족 정원, 쾨너파크 베를린의 홍대 같은 동네인 크로이츠베르크에서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노이쾰른이 나온다. 가난한 아티스트들이 집값 싼 동네를 찾아 처음 미테에서 크로이츠베르크로, 크로이츠베르크에서 더 밀려난 곳이 노이쾰른이다. 베를린 중심지보다 치안이 안 좋다고는 해도, 노이쾰른만큼 요즘 베를린을 잘 보여주는 핫한 동네도 없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주체 못 하는 끼를 발산하고, 숨은 클럽과 바가 모여 있으며, 온갖 그래피티와 자유로움이 넘쳐난다. 이런 거침없는 동네 분위기와는 달리 노이쾰른 땅 7m 아래에는 시간을 초월한 궁전식 공원이 숨어 있다. 베를린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공원이라 불리는, 쾨너파크다. 노이쾰른에 살지 않는 이상 현지인도 잘 모르는 이 땅 밑 공원에는 프랑스에 있어야 할 것 같은 아름다운 조각상들과 분수대, 잘 가꾼 잔디밭이 펼쳐져 있다. 공원이 되기 오래전 이 지하는 커다란 자갈 구덩이 밭이었다. 당시 땅의 주인이었던 프란츠 쾨너가 자신의 성을 후대 공원 이름에 넣는 것을 조건으로 시에 넘겨주었고, 당대의 유명 건축가가 네오 바로크 건축 양식으로 이곳을 완성했다. 공원으로 내려가면 삼면이 거대한 옹벽으로 돼 있어 비밀스러운 느낌이 드는 동시에 베르사유궁의 미니 정원을 걷는 듯한 우아함도 느낄 수 있다. 베를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은 샤를로텐부르크성 앞에 있지만, 노이쾰른의 이 느닷없는 지하 정원에서 훨씬 더 신화적이고 은밀한 시간을 만나게 된다. 사람들은 오늘도 가까운 공원에 나와 앉아 있다. 베를린의 공원에서만큼은 코로나19로 닫혀버린 일상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dongmi01@gmail.com
  • “잔인한 도둑이 할아버지 기억 빼앗아”

    “잔인한 도둑이 할아버지 기억 빼앗아”

    “2년 전 별세한 할아버지 정말 그리워” 트로피보다 ‘인간 고진영’ 봐주길 바라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이 어린이날인 5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홈페이지에 자신의 가족사를 공개했다. 고진영은 ‘내 할아버지의 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2년 전 알츠하이머병과 싸우다가 84세에 별세한 할아버지 고익주씨를 그리워했다. 할아버지는 고진영이 2018년 4월 롯데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하와이에 머물 때 세상을 떠났다. 당시 고진영은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해 할아버지 장례에 참석한 뒤, 다음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PGA 투어 휴젤 LA오픈에 출전해 준우승했다. 고진영은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의 기억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 힘겹게 싸우는 모습을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 채 옆에서 지켜보는 일은 고통스럽다. 언젠가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 이 힘겨운 시간을 마주하는 것은 더 그렇다”고 아픈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 자신의 이름을 지어 준 할아버지의 투병 당시를 떠올리면서 “잔인한 도둑이 매일매일 조금씩 할아버지의 기억을 빼앗는 일은 슬프고 지켜보기 힘들었지만, 병마에 맞서 싸우는 할아버지의 용기와 위엄을 보며 오히려 큰 영감을 받기도 했다”고 적었다. 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신인 시즌이었던 2014년, 할아버지는 이미 더이상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면서도 “기적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은, 내가 TV에 나타났을 때 할아버지께서 나를 기억하셨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나는 이후 KLPGA 투어에서 10번이나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고진영은 “모든 팬들이 스코어보드의 숫자나 진열장의 트로피보다 ‘인간 고진영’을 더 많이 봐 주길 바란다”며 “나는 누군가의 친구이자 딸이며 손녀, 그리고 골퍼다. 모두가 나를 그렇게 봐 준다면 내 인생과 선수로서의 삶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내게 LPGA 투어는 이제 제2의 고향이 됐다. 선수, 캐디, 스태프들은 마치 한 가족 같다”면서 “하지만 신인상, 우승보다 중요한 점은 남은 인생 동안 내 곁에서 함께할 사람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킨 것”이라고 했다. 앞서 고진영은 지난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첫 메이저 우승했을 때에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해서 너무 행복하다. 하나님과 부모님은 물론 지난해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께 감사드린다. 살아 계신다면 기뻐하시면서 눈물을 흘렸을 텐데 정말이지 그립다”며 할아버지를 언급한 바 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고객에게 가치 있다 확신 들면 제 사전엔 포기란 없죠

    고객에게 가치 있다 확신 들면 제 사전엔 포기란 없죠

    “제 이름으로 된 특허가 그렇게 많은 줄은 저도 지난해 ‘올해의 발명왕’을 받으며 처음 알았어요. 수상 소식엔 ‘이런 사람이 진정한 애국자’란 댓글이 달렸는데 20여년의 제 연구가 조금이나마 우리나라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됐다는 말씀으로 들려 다시 도전할 힘이 생겼습니다.” 23년간 출원한 특허만 1000여개다. 평균 일주일에 한 개꼴로 특허를 출원한 셈이다. 지난해 발명의 날 신기술을 개발하고 해외 시장을 개척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인 공로로 엔지니어 최고의 영예인 ‘올해의 발명왕’이 된 김동원(53) LG전자 H&A사업본부 H&A기반기술연구소장 얘기다.김 소장은 이전에 없던 가전으로 새로운 수요와 시장을 탄생시킨 의류관리기 ‘스타일러’와 드럼세탁기와 통돌이세탁기를 결합한 ‘트윈워시’를 개발한 주인공이다. 2011년 세계 최초로 시장에 나왔을 때만 해도 ‘뭐에 쓰는 물건인고’란 푸대접을 받았던 스타일러는 지난 2월 역대 최대 판매량을 올리는 등 최근 코로나19에도 지난 1분기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이뤘다. 지난해 12월 상무로 승진하며 LG전자 가전제품의 기반이 되는 원천기술, 핵심 부품에 대한 선행연구를 하는 H&A기반기술연구소 수장이 된 그를 지난달 28일 만나 ‘발명의 비결과 철학’을 물었다. “동료들과 함께 일군 결과”라고 손사래부터 치는 김 소장에게 끌어낸 ‘발명왕’의 비결은 일상에서도 각종 기기의 원리를 탐구하는 꾸준한 습관과 치열한 고민에 기인했다. 어릴 적 탱크, 비행기, 항공모함 등 프라모델을 솜씨 있게 조립해 내는 걸 좋아하던 그는 요즘도 노트북, TV, 카메라, 자동차 등 평소에 쓰는 각종 기기들을 직접 뜯어 보고 수리해 보며 작동 원리를 익히는 게 일상이자 재미라고 했다. “제가 주로 개발해 온 가전이 의류관리 가전이지만 자동차나 다른 전자기기를 분해하고 고쳐 보면서 다른 제품에 적용된 메커니즘을 세탁기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아이디어를 내곤 합니다. 발명에 대한 영감은 갑자기 생겨나지 않거든요.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집요하게 고민하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영감이 떠오른다고 할까요. 다만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고민하고 있는 제품만 보고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접하다 보면 딴 곳에서 쓰는 기술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아는 만큼 보이고 노력한 만큼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삶의 질 높아졌다’ 기뻐하는 고객들 반응이 주는 희열 ‘선행연구에 실패란 없다’는 믿음 역시 새로운 발명을 잉태하게 하는 비법이었다. “제품 개발이나 선행 연구에서 실패는 없다는 생각을 항상 가슴에 담아두고 일을 하고 있어요. 고객들의 삶에 확실히 도움이 되는 제품이라도 연구개발 중에 기술적인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중단될 수 있죠. 하지만 저는 그게 실패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처음 계획한 제품을 선보이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노력을 기울인 기술이 또 다른 제품에 적용돼서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도 많이 있으니까요.” 세계 시장에서 주요 제조업체 간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에 대한 압박감과 부담감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 소장이 20년 넘게 꾸준히 이 업을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제품을 통해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기뻐하는 고객들의 반응이 주는 희열 덕분이다. “저와 동료들이 그렇게 지난한 고민과 실험 과정을 거쳐 낸 제품들이 시장에 나오고 고객들께서 사랑해 주시는 걸 보면서 계속 연구할 수 있는 힘을 얻곤 해요. 입사한 뒤 24년간 회사의 세탁기 사업이 60배가량 성장했는데요. 제가 한 발명들이 여기에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는 것, 그리고 저 역시 함께 성장했다는 걸 느끼면서 지금까지 연구원으로 살아온 삶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가 제품을 개발할 때 늘 우선순위에 두는 가치는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에 놓여 있다. 없었을 땐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지도 못했던 신가전, ‘스타일러’를 빚어낸 것도 사람들이 의류를 번번이 세탁소에 맡기고 찾는 불편함이나 비용을 최소화해 주면서 세탁 횟수를 줄여 사람들이 아끼는 옷을 오랫동안 깨끗하게 입을 수 있게 하려는 뜻에서였다. 처음 아이디어를 냈을 때부터 제품이 나오기까지 무려 9년이 걸린 스타일러는 긴 시간만큼 지난한 시행착오과 갈등을 거친 결과물이다. 2011년 출시 후 몇 년간에도 ‘이런 게 왜 필요하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초기엔 판매 실적이 부진해 ‘타고난 긍정주의자’인 김 소장 역시 마음고생이 심했다. “선행 연구를 하다 보면 정말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아요. 개발 과정 중간중간 회사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나 질책이 나왔고 워낙 고객들께서도 잘 모르는 제품이었기 때문에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았죠. 그러다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2015년부터 갑자기 시장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개발하면서도, 출시되고도 나서도 많은 욕을 먹은 제품이지만 제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게 결국 시장에서 증명되면서 느낀 그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죠.” ‘스타일러’는 1만번 이상의 실험을 거친 ‘고난의 작품’이다. 하루에 적으면 5~6번, 많게는 10번 넘게 실험을 지속했다. 연구원들이 당구장, 고깃집에서 잔뜩 옷에 입혀 온 담배 냄새, 삼겹살 냄새를 없애는 기능 등을 실험할 때는 함께 실험실을 쓰는 동료들에게 ‘딴 데 가서 하라’고 눈총을 받기도 했다. 고급 의류를 어떻게 하면 손상 없이 관리할 수 있을까를 실험하려다 보니 실크 블라우스, 원피스, 모피 등 여성 의류를 한번에 많게는 1000만원어치씩 구입해 오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옷을 사오는 남성 연구원들이 점원에게 이상한 눈초리를 받는 경우도 허다했다. 결과적으로 스타일러는 그를 연구자로서 더 단단해지게 하는 매듭이 돼 줬다. “세상에 없는 제품을 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쉽게 개발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이미 세상에 나와 있었겠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항상 제 자신에게 질문을 하곤 했어요. ‘지금 개발하는 제품이 정말 고객 입장에서 가치가 있는 제품이냐’고요. 이 물음을 되뇌며 힘이 들어도 내가 만든 기술이 제품으로 만들어지면 고객들에게 더 나은 혜택과 가치를 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혁신적인 제품은 단기간에 손쉽게 이뤄지는 법이 없습니다. 때문에 후배들에게도 고객에게 가치 있는 제품이란 확신이 들면 뼈를 깎는 고통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끝을 보라고 얘기해 주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가전제품 대거 나올 것”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가전 트렌드는 어떻게 바뀔까. 김 소장은 “최근 가전 시장에서는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건강이나 위생 관련 가전의 수요 증가, 인공지능(AI)에 기반한 기기 간의 연결성 등이 주목받아 왔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런 트렌드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존 가전제품의 위생 수준은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더 진화하게 될 것이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크게 늘어나게 되면서 기존에 외부에서 하던 활동을 집에서 가능하게 해주는 새로운 제품들도 여러 업체에서 대거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지지난해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에서 선보인 식물재배기나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인 홈브루 등이 예다.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과정을 마친 그는 대학원 시절 산학 프로젝트에서 세탁기를 처음 접했다. 1996년 LG전자에 입사해 배치된 첫 팀 역시 세탁기, 건조기 등 의류 기기를 연구하는 조직이어서 자연스레 20여년간 의류 관련 가전에 몸담게 됐다. 전자회사에 입사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순수학문을 연구하는 것보다는 배운 지식을 제품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한 삶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했다. 연구소장을 맡으면서는 직접 연구하고 발명하는 것보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식으로 연구원들의 과제에 대해 코칭을 해주고 새 기술, 새로운 제품 콘셉트 발굴을 돕는 데 더 힘을 쏟고 있다. 20년간 여러 도전을 성과로 이어 왔지만 아직도 그의 꿈은 ‘쉼표’를 모른다. “여전히 의류를 세탁하고 건조하는 등의 의류 관리는 집에서 하기 귀찮은 노동 중 하나입니다. 어떻게든 사람들의 이런 가사 노동을 줄여주고 편하게 해주는 새로운 의류 관련 가전을 발명해 많은 고객들이 남는 시간을 더욱 가치 있게 쓸 수 있게 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주방 가전에서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제2의 스타일러’로 불릴 수 있는 혁신적인 가전을 만드는 게 새로운 목표가 됐어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日위안부 해결 촉구했던 故김복동,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 수상

    日위안부 해결 촉구했던 故김복동,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 수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 운동가였던 고 김복동 할머니가 국제앰네스티 특별상을 받았다.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29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7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김 할머니에게 언론상 특별상을 수여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김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와 생존자의 정의 회복을 위해 맞서 싸운 공로를 인정해 ‘제22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민정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은 “김복동 인권활동가는 자신이 겪은 아픔, 참혹함이 반복되지 않도록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활동의 끈을 놓지 않았다”며 “김 인권활동가의 행보는 전 세계에 깊은 울림과 용기를 줬고 우리에게도 영감을 줬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에게 특별상 상패를 전달했다. 이날 수요시위를 주관한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는 성명에서 “일본군의 만행에 삶을 송두리째 빼앗겼던 피해자에게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요구했다. 연합회는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일본 정부가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그날을 희망한다”며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 정부 앞에 당당히 맞서는 피해자들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日위안부 해결 촉구했던 故김복동,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 수상

    日위안부 해결 촉구했던 故김복동,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 수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 운동가였던 고 김복동 할머니가 국제앰네스티 특별상을 받았다.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29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7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김 할머니에게 언론상 특별상을 수여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김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와 생존자의 정의 회복을 위해 맞서 싸운 공로를 인정해 ‘제22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민정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은 “김복동 인권활동가는 자신이 겪은 아픔, 참혹함이 반복되지 않도록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활동의 끈을 놓지 않았다”며 “김 인권활동가의 행보는 전 세계에 깊은 울림과 용기를 줬고 우리에게도 영감을 줬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에게 특별상 상패를 전달했다.  이날 수요시위를 주관한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는 성명에서 “일본군의 만행에 삶을 송두리째 빼앗겼던 피해자에게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요구했다. 연합회는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일본 정부가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그날을 희망한다”며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 정부 앞에 당당히 맞서는 피해자들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레이저 쐬면 공중부양…美 화성탐사 지원 ‘나노 탐사선’ 개발

    레이저 쐬면 공중부양…美 화성탐사 지원 ‘나노 탐사선’ 개발

    레이저를 쐬면 공중으로 떠올라 움직이는 극소형의 비행체가 가까운 미래에 이웃 행성인 화성에서 생명체 흔적을 찾는 임무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핀포인트 레이저를 조사해 열을 가하면 공중 부양해 움직이는 극히 작은 비행체를 만들어냈다.‘나노카드보드’(nanocardboard)라고 이름 붙여진 이 비행체는 이들 연구자가 종이 골판지의 주름진 빈 공간인 골에서 영감을 얻어 두께 몇십 ㎚(나노미터)의 산화알루미늄 필름판을 이용해 샌드위치 구조로 높이 몇십 ㎛(미크론미터)의 공간이 나열돼 있는 구조로 만든 것이다. 이런 골판지 형태의 구조 설계는 재질의 강도를 높이고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를 보는 동시에 그 내부가 비어 있어 무게를 줄여준다. 따라서 나노카드보드 비행체 한 대의 중량은 초파리의 몸무게와 비슷한 0.33㎎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이런 일련의 빈 공간은 열을 받으면 기체 자체가 공중으로 떠오르도록 하는 데 이는 화성 탐사로봇에서 핀포인트 레이저를 쏴서 맞추면 된다. 그러고 나면 나노카드보드가 가열돼 화성의 대기와 온도 차이가 생기고 골 공간에서 달궈진 기체가 뿜어져 나와 기체를 땅에서 밀어내 공중으로 띄우는 것이다. 게다가 나노카드보드의 어느 부분을 가열하느냐에 따라 이들 공간에서 나오는 기류가 달라져 이동 방향을 제어할 수 있다.이들 연구자는 자신들이 개발한 나노카드보드 편대가 7월 17일부터 8월 5일 사이 발사되는 아틀라스 V 로켓에 실려 내년 2월 중순 화성에 도착할 예정인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옛 마스 2020)의 임무를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때 퍼서비어런스는 탐사로버로 가기 어려운 지형을 대신 탐사할 탐사선인 마스 헬리콥터를 실어갈 예정이지만, 만일 해당 기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다른 선택지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고르 바게이틴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기계공학·응용역학)는 “마스 헬리콥터는 매우 흥미진진하지만, 단 한 대의 복잡한 기계다. 만일 잘못되면 고칠 방법이 없어 실험은 끝난다”면서 “우리는 한 가지 수단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비행체는 센서를 운반하는 것 외에 단순 착륙으로 수동적으로 먼지나 모래를 부착한 뒤 다시 탐사 로버로 날아가므로 멀리까지 이동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나노카드보드는 크기와 중량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기에 퍼서비어런스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탑재할 수도 있다. 게다가 화성의 희박한 대기와 낮은 중력은 이들 비행체가 자체 중량의 10배에 달하는 센서나 표본을 실을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이들 연구자는 화성에서 생명체의 주요 특징인 물이나 메탄을 탐지하기 위해 탑재할 화학 센서를 현재 수준보다 소형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자세한 연구성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21일자에 실렸다. 사진=이고르 바게이틴 펜실베이니아대 교수팀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셸 오바마 인생 그린 다큐멘터리 나온다

    미셸 오바마 인생 그린 다큐멘터리 나온다

    미국 대선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가 나온다. 미셸은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5월 6일 넷플릭스가 다큐멘터리 ‘비커밍’을 방영한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나디아 홀그렌 감독이 만든 이 다큐멘터리는 내가 자서전을 출간한 이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한다”며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힘든 이 시기에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영감과 기쁨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미셸은 트위터에 필라델피아의 한 행사에서 젊은 흑인 여성들과 토론하는 모습을 담은 짧은 트레일러도 함께 소개했다. 2018년 11월 출간한 자서전 ‘비커밍’과 같은 제목인 이번 다큐멘터리는 미셸이 앞서 34개 도시를 순회한 북투어 현장과 그의 어린 시절 등 생애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큐멘터리의 소재가 된 자서전은 예약 판매로 아마존 1위에 오르는 등 큰 화제를 모았고 인쇄본과 디지털, 오디오북을 합쳐 1000만부 가까이 판매됐다. 앞서 오바마 부부는 넷플릭스와 합작으로 콘텐츠 제작사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지난해 8월 장편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팩토리’를 처음 내놓은 바 있다. 이 영화는 지난 2월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고, ‘하이어 그라운드’가 최근 제작한 새 다큐멘터리 ‘크립 캠프’도 넷플릭스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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