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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게놈’ 주도권 잡았다

    유전자 기능을 분석하는 기술 수준을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인 시스템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유전자 기능분석은 전세계적으로 ‘인간 게놈 프로젝트’ 등 유전자 지도 작성에 이은 차세대 생명공학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계명대 의대 박종구(47) 교수팀은 LC형 안티센스(LC-antisense)를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초고속 대용량 유전자 기능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박 교수는 이 시스템을 활용,56개의 간암 성장 관련 유전자를 일괄 규명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같은 연구성과는 다음달 1일 권위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머릿기사로 소개될 예정이다. 연구논문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수천에서 수만개의 유전자 기능을 초고속으로 분석할 수 있어 유전자 기능분석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분석 속도와 정확성에서도 선진국이 보유하고 있는 기존 기술에 비해 500배가량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 교수는 “그동안 국제적인 공동연구를 통해 30억개의 인간 염기서열을 비롯, 동식물과 미생물의 게놈 정보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향후 ‘포스트 게놈 시대’에서는 무한한 게놈 정보에서 유용한 유전자들을 누가 먼저 대량으로 신속하게 발굴, 지적 소유권으로 확보하느냐 여부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전자 기능분석 분야는 전세계적으로 기술 한계와 막대한 비용 때문에 연구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시스템 개발로 향후 20∼3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던 유전자 기능분석 완료 시기가 10∼15년으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물질 개발과 유전자 치료 등에서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학기술부 산하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유향숙 단장은 “그동안 우리나라가 게놈 프로젝트에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했지만 유전자 기능분석 분야의 기술력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게놈(Genome)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 한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전체 유전정보(DNA)를 의미한다. 게놈 프로젝트는 DNA상에 존재하는 4가지 염기(아데닌, 티민, 구미딘, 시토신)가 어떻게 배열해 있는지를 밝히는 작업이다. ●포스트 게놈(Post-Genome) 게놈 프로젝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각각의 유전자 기능을 밝히는 일련의 연구를 가리킨다. 이중 프로테옴(Proteome) 프로젝트는 세포나 조직, 기관에 있는 단백질 전체를 규명해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무엇인지, 합성된 단백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인체 질병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지 등을 풀게 된다. 대구 황경근·서울 장세훈기자 kkhwang@seoul.co.kr
  • 벼 도열병균 유전자지도 완성

    국내 과학자가 국제 공동연구 컨소시엄에 참여, 전세계적으로 연간 벼 수확량의 10%를 줄이는 ‘벼 도열병’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이용환(43) 교수는 세계 최초로 벼 도열병을 일으키는 곰팡이 병원균의 유전체 염기서열(유전자 지도)을 완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21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이 교수에 따르면 국제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된 이번 연구를 통해 벼 도열병의 병원균이 7개의 염색체에 1만 1109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3787만 8070개의 유전체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에 널리 확산된 벼 도열병은 벼 수확량의 10%가량을 감소시키고 있다. 이는 인구 6000만명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벼 도열병 병원균의 염기서열이 완전 해독됨에 따라 앞으로 도열병 저항성 벼 품종과 환경 오염을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벼 도열병을 퇴치할 수 있는 방제기술 등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벼 도열병이 발생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을 분자생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는 도열병 저항성 품종 육성과 환경 친화적 방제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곰팡이병 및 다른 식물의 곰팡이병 발생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배추·고추 게놈지도’ 한국주도로 푼다

    그동안 유전체 염기서열 해독작업(게놈 프로젝트)에서 ‘변방 국가’에 불과했던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국제컨소시엄을 주도하게 됐다. 농촌진흥청 농업생명공학연구원 배추게놈팀(팀장 박범석)은 충남대 원예학과 임용표 교수팀과 공동으로 최근 배추의 유전체 염기서열 해독을 위한 국제컨소시엄인 ‘멀티내셔널 브라시카 게놈 프로젝트’(Multi-National brassica Genome Project)를 결성, 연구작업에 착수했다. ●2007년 배추 유전체 완전해독 브라시카는 생물 분류상 배추의 속명으로 국제컨소시엄에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영국, 캐나다 등 1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농업생명공학연구원 배추게놈팀 양태진 박사는 “우리나라는 유전체 염기서열 해독작업 이외에 연구방향을 제시하고 연구결과를 취합하는 등 프로젝트를 이끌게 된다.”면서 “국제컨소시엄을 주도하는 것은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연구능력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놈 프로젝트는 방대한 연구 범위와 막대한 비용 탓에 주로 국제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이 주도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그동안 공동연구에 참여하는 수준에서 만족해야 했다. 양 박사는 “올해 안에 유전체 초안을 만들어 각 나라에 배포, 할당한 뒤 이르면 2007년까지 완전해독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배추는 김치의 주재료인 만큼 유전체 기능 등 후속 연구도 뒤따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배추의 10개 염색체 가운데 우리나라가 맡은 1개 염색체에 대한 해독작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덧붙였다. ●고추 유전체 해독도 ‘우리 몫’ 우리나라가 고추의 유전체 해독을 위한 국제컨소시엄을 주도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단장 서울대 최양도 교수)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미국 등 10개국이 공동 진행하는 ‘토마토 게놈 프로젝트’에 참여, 토마토 12개 염색체 가운데 2번 염색체에 대한 해독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식물유전체연구실 최도일 박사는 “토마토는 고추와 생물 분류상 동일한 ‘과’에 속해 유전자의 90% 이상이 같다.”면서 “우리나라가 토마토 게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궁극적인 이유도 바로 고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시작된 토마토 게놈 프로젝트는 2007년쯤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같은 이유 때문에 우리나라는 프로젝트 참가국 가운데 가장 빠른 연구성과를 올리고 있다. 최 박사는 “2번 염색체에 포함된 유전체의 10%가량을 해독했으며 내년 말까지 해독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면서 “토마토에 이어 고추에 대한 유전체 해독은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전자 지도’는 ‘보물 지도’ 이같은 유전체 해독작업을 통해 지난 1월 현재 전세계적으로 모두 243개 생물종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됐다. 동물의 경우 인간과 쥐, 닭 등의 유전체 해독이 끝났으며 침팬지, 돼지 등에 대한 해독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식물은 애기장대와 벼의 유전자 지도가 만들어졌고 토마토, 옥수수, 알팔파, 담배, 콩 등에 대한 유전자 지도 작성도 ‘초읽기’에 돌입했다. 또 바이러스·세균·효모·곰팡이 등 미생물의 경우 230여종에 대한 해독작업이 끝났고,600여종은 진행중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미생물유전체연구실 박승환 박사는 “미생물은 유전자 수가 많지 않은 데다 기술적 어려움과 비용 부담도 대폭 줄어 국제컨소시엄보다 국가별 독자적인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보건위생, 산업, 환경 등의 측면에서 유용성이 있는 미생물을 위주로 유전체 해독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미생물의 ‘보고’(寶庫)인 김치에 포함된 인체에 유익한 수십종의 미생물 등이 우선적인 관심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다양한 생물종에 대한 ‘유전자 지도’가 속속 완성되면서 최근에는 연구의 무게 중심이 유전체 해독에서 유전체 기능으로 옮겨가고 있다. 게놈은 유전자와 염색체의 합성어로 한 생물체가 지닌 유전정보의 집합을 의미한다. 한 개체에 있는 모든 세포는 동일한 수의 유전자와 염색체를 가지고 있어 하나의 세포만 분석해도 전체 유전정보를 알 수 있다. 때문에 ‘유전자 지도’를 바탕으로 개별 유전체의 역할과 기능 등을 규명할 경우 신약 개발, 동물복제, 식량증산, 자원확보 등 현재 인류가 안고 있는 고민거리의 상당부분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유전자 지도’는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미래의 ‘보물 지도’인 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X염색체/육철수 논설위원

    팥에서 팥나고 콩에서 콩나듯, 모든 생명체는 돌연변이가 아닌 한 부모(F)를 닮은 2세(F)가 태어나게 돼 있다. 여기에는 유전자의 비밀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경우 23쌍 46개의 염색체에 2만∼2만 5000개에 이르는 유전자가 있는데, 이의 조합에 의해 어느 구석이라도 부모를 닮은 자식이 태어나는 것이다. 생명과학의 위력 앞에 인간은 또 하나의 신비를 벗었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최근호에서 미국·영국·독일의 과학자들이 공동연구를 벌여 인간의 성(性)을 구분짓는 X염색체에 들어 있는 1098개의 유전자에 대한 해독을 끝마쳤다고 전했다. 남성을 결정짓는 Y염색체에는 78개의 유전자가 있음이 이미 밝혀졌고, 이번엔 여성의 비밀이 드러난 것이다.X염색체가 Y염색체보다 유전자 수가 14배쯤 되는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그만큼 더 정교하고 복잡하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X염색체의 해독 성공으로 색맹·비만·혈우병·당뇨병·정신지체 등 300여가지 유전질환의 원인이 밝혀질 것이고, 그 치료법도 곧 개발된다니 반가운 일이다. 생명과학사에서 가장 빛나는 유전자 연구는 1953년에 있었다. 영국의 애송이 유전학자 왓슨과 나이 서른이 넘도록 박사학위를 못 따고 빈둥거리던 크릭은 DNA(데옥시리보핵산)가 유전현상을 지배하며, 이중나선형 분자구조를 갖고 있음을 알아냈다.DNA는 아데닌·구아닌·시토신·티민이라는 4개의 화학물질이 특별한 서열을 이루고, 이 서열이 자손대대로 이어진다는 생명현상도 밝혀냈다. 이 연구는 신비하고 복잡해서 당시 인간의 능력 밖의 일을 해냈다는 극찬을 받았다. 인간의 염색체는 지금까지 12쌍의 비밀이 밝혀져 1만 2208개의 유전자가 해독됐다. 이런 연구로 의약·질병·범죄 등의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것은 물론이다. 범죄수사에 활용 중인 DNA 분석법은 피 한 방울, 정액 흔적, 머리카락 한 올만 있으면 범인을 금방 가려낼 정도다. 유전자 조작 연구분야인 유전공학에 의해 판박이(복제)나 유전자 위치이동으로 괴물을 만들어내는 일도 지금은 간단하다. 인간의 염색체가 모두 해독되면 복제도 가능할 텐데, 똑같은 사람 수십명이 한꺼번에 생기면 골치깨나 아플 것 같다. 생명과학의 발달도 좋지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마지막 비밀 염색체 하나쯤은 남겨두는 게 어떨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남녀 생물학적 차이 규명 X염색체 완전해독

    당뇨와 자폐증과 같은 유전자 질환과 남녀간 생물학적 차이를 규명할 수 있는 X염색체가 미국과 영국, 독일의 과학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해독됐다. 공동 연구팀은 17일 과학전문지 ‘네이처’를 통해 지금까지 알려진 유전자 질환 3200개 가운데 10% 가량인 307개가 X염색체와 관련된 것으로 규명됐다고 발표했다. ●美·英·獨 공동연구팀 개가 연구 결과에 따르면 X염색체는 인간 게놈(유전자 지도)의 4%에 이르는 1098개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당뇨, 비만, 자폐증, 혈우병 등의 질환이 X염색체의 유전자 변이로 발생한다. 남녀간 질병에 차이를 보이는 것도 X염색체의 유전자와 관련됐다. 인간 세포의 핵에는 23쌍 46개의 염색체가 있으며 이 가운데 남녀 성을 구분하는 염색체로는 여성에 X염색체 2개, 남성에 X와 Y염색체가 있다.X와 Y의 구분은 염색체의 모양에 따랐다. ●당뇨등 307개 유전질환 치료길 열려 여성에 있는 2개의 X염색체 가운데 1개는 활동하지 않지만 다른 X염색체에 결함이 생기면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한다. 반면 남성은 X염색체가 1개만 있어 결함이 생겼을 때에 도와주거나 대체할 여분의 X염색체가 없기 때문에 남성이 X염색체와 관련된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여성보다 높다. X염색체는 정신적인 장애와도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X염색체가 점차 퇴화한 것으로 전해진 Y염색체는 남자의 성만 구분짓는 역할을 하며 유전자 수도 X염색체의 10%에 못미치는 78개뿐이다. 2000년 말부터 연구를 이끈 영국 웰컴 트러스트 생거 연구소의 마크 로스 박사는 “X염색체는 유전형질 및 인간질병과 관련된 게놈 연구에 가장 특이한 존재”라며 “이번 해독으로 남녀가 다른 이유를 규명하고 유전자 질환을 치료하는 초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호주제 폐지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호주제 폐지

    헌법재판소가 호주제의 위헌 여부를 심리한 끝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관련 법률 조항이 개정될 때까지만 호주제의 효력을 인정한다는 사실상의 위헌 결정이다. 대법원과 법무부는 이미 호주제를 폐지하기로 하고 민법의 관련 조항에 대한 개정 작업에 착수,1인 1적제를 근간으로 하는 새 신분등록제를 마련해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민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까지 호주제는 시한부 목숨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인 전통을 이어 받은 우리는 세계에서 드물게 호적 제도를 유지해 온 나라였다. 호주제 폐지는 남녀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그러나 호주제 폐지가 가족 개념을 붕괴시킨다는 이유에서, 비록 폐지하기로 결정됐다고 해도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곳곳에서 들린다. 호주제도 폐지에 찬성하고 반대하는 명분과 이유를 살펴본다. ●호주제, 호적이란 호주제는 가(家)를 규정함에 있어 ‘호주’를 중심으로 가족을 구성하는 제도를 말한다. 민법 제4편(친족편)에 호주제의 근간이 규정되어 있으며 절차법으로 호적법이 있다. 호주제도가 규정하는 바에 따라 국민의 출생, 혼인, 사망, 입양, 파양 등 모든 신분 변동 사항을 시간별로 기록한 공문서가 호적이다. 편제 방식은 하나의 호적에 가족 모두의 신분 변동 사항이 기재되며 편제의 기준은 ‘호주’이다. 즉 가족원 모두 호주를 중심으로 상호 관계를 기재한다. ●“호주제 폐지 마땅하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산하 호주제폐지운동본부는 호주제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째, 호주가 사망하면 아들-미혼인 딸-처-어머니-며느리 순으로 호주승계 순위를 규정하고 있다. 아들을 1순위로 하는 이 제도는 아들이 딸보다 더 중요하다는 법감정을 내포해 남성이 모든 여성에 우선하며 아들을 낳아서 ‘대를 이어야’한다는 남아선호사상을 부추기고 있다. 둘째, 혼인한 여성의 남편호적 입적 및 자녀의 아버지 호적 입적은 여성을 남성의 예속적인 존재로 규정한 것이다.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는 혼인과 가족생활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사는 자녀라도 호적을 함께 할 수 없다. 전 남편의 자녀를 데리고 재혼을 하면 자녀의 성을 재혼한 남편의 것으로 변경할 수 없어 혼란을 겪는다. 셋째, 남편은 처의 동의없이 혼인 외 자녀를 입적할 수 있지만 처는 남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규정은 부부평등권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아동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넷째, 자녀의 성과 본을 아버지의 성과 본으로만 인정한다는 규정은 모계혈통을 무시하는 여성차별의 핵심적인 조항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부계혈통만을 인정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해 놓은 나라는 없다. ●헌법불합치 결정 사유 우리 헌법은 혼인의 남녀동권을 혼인질서의 기초로 선언함으로써 가부장적인 봉건적 혼인질서를 용인하지 않고 있고 양성평등과 개인의 존엄은 혼인과 가족제도에 관한 최고의 가치규범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호주제는 성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에 기초한 차별로서, 호주승계 순위, 혼인 시 신분관계 형성, 자녀의 신분관계 형성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없이 남녀를 차별하는 제도이다.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어머니와 누나들을 제치고 아들이, 또한 할머니, 어머니를 제치고 유아인 손자가 호주의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혼인을 하더라도 남자는 자신의 가(家)에 그대로 머물거나 법정분가하면서 새로운 가의 호주가 되는 반면, 여자는 자신의 가를 떠나 남편이 속한 가 또는 남편이 호주로 된 가의 가족원이 될 뿐이다. 부부는 혼인관계의 대등한 당사자임에도 처의 부에 대한 수동적·종속적 관계가 정착된다. 모와 자녀가 현실적 가족생활대로 법률적 가족관계를 형성하지 못하여 비정상적 가족으로 취급됨으로써 겪는 불편과 고통은 이혼율과 재혼율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사회문제이다. 숭조(崇祖)사상, 경로효친, 가족화합과 같은 전통사상이나 미풍양속은 얼마든지 계승, 발전시킬 수 있으므로 이를 근거로 호주제의 명백한 남녀차별성을 정당화하기 어렵다. ●“호주제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 정통가족제도수호범국민연합에 따르면 호주제가 폐지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는 이렇다. 호주제란 가(家)라는 개념이 선후대를 통하여 계속되고, 이를 바탕으로 자녀에게 선조의 성씨를 붙이며 제사를 지내고, 연결된 일족을 일가(一家)로 부르는 제도를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가 간의 연결 고리에 해당하는 사람을 호주라 이름지은 까닭으로 이러한 가족제도 전체를 호주제로 부르고 있으나, 이는 가족공동체 제도에 다름 아니다. 호주제를 폐지한다는 것은 호주를 통하여 연결되던 집안과 족보와 종중 및 선산과 시제를 모두 폐지하는 것이며, 법률상으로는 가(家), 호주 가족이라는 용어를 삭제하는 것이다. 더 이상 일가(一家)라는 말은 존재할 수 없게 되며, 심지어는 가족이라는 말의 뜻조차 모호하게 된다. 예를 들어 폐지론자 중에는 첩, 사실상 동거자, 동성애 동거자 등을 모두 가족으로 본다는 이도 있다. 가계계승을 남계로 하는 데에는 과학적으로도 이유가 있다. 자녀는 부모의 유전자를 반씩 받으나, 손자녀는 조부모의 유전자를 4분의1씩이 아니라 최대 2분의 1, 최소 0의 범위 내에서 확률상으로만 받게 되어 손자녀부터 조부모의 유전자를 가지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멀어지면 결국 선후대는 유전자 상으로 연결되지 않게 된다. 그러나 남계혈통의 Y염색체만은 1만대를 내려가더라도 계속 유지되어 과학적으로 남계혈통의 근거가 되고, 검색도 가능하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한국인 유전자 지도’ 만든다

    암과 당뇨, 고혈압 등 특정 질병에 어떤 사람이 잘 걸리는지를 예측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하는 ‘한국인 일배체형(一倍體型) 유전자 지도’(Korean haplotype Map)가 오는 2007년까지 만들어진다. 과학기술부는 단일염기변이(SNP)를 발굴해 한국인 일배체형 유전자 지도를 작성해 질병 진단 및 치료, 예방, 신약개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일배체형 유전자란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각각 물려받아 쌍을 이루고 있는 46개(23쌍)의 염색체 가운데 한쪽으로부터 받은 유전자 23개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과기부는 이날 연구과제 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해 신청자 접수 공고를 냈다. 또 선정된 연구기관들에 대해서는 올해 2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한국인에 대한 연구자료가 거의 없어 우리나라는 국제 일배체형 지도 프로젝트(IHMP) 등 국제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면서 “지난해에는 한국인 염색체 22번에 대해서만 연구가 이뤄졌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인공생명체 로봇/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생명공학기술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생명복제기술은 인간복제가 현실화됐을 때 빚어질 재앙 때문에 일면 공포로 다가온다. 마찬가지로 컴퓨터와 기계공학기술의 복합체인 로봇공학은 조물주인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로봇의 반란 가능성 때문에 과학공상물에 상상력을 제공해 왔다. 영화 ‘아이 로봇’의 서니가 그런 반란자다. 제작 과정의 오류로 인간과 같은 생각을 갖게 된 서니는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해로운 인간 몇명쯤 없앨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인간의 뇌기능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로봇기술의 발전은 상상보다 훨씬 단순한 상태란 사실은 얼마간 안도감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런 상상력을 위축시킬 정도에 이르기까지는 못한다. 그러나 어제 발표된 한국과학기술원 김종환교수팀의 로봇 유전자 개발소식은 좀 다르다.‘말 잘 듣는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예고한다. 김교수는 로봇에 14개의 인공염색체를 서로 다르게 설치하여 제각각의 성격을 가진 로봇을 만들 수 있음을 보였다. 이 로봇 염색체는 불쾌함을 피하고 친밀감을 표현하고 스스로를 자제하고 자신의 호기심, 또는 욕심을 채우고 지루함을 이겨내는 것과 같이 인간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 필수적인 구성요소들을 표현하고 있다. 이 염색체 기술을 발전시키면 똑똑하지만 온순하고 순종적인 로봇을 만들어 인류가 자신의 창조물의 노예로 전락하는 것을 확실히 막을 수 있을 것이란 게 김교수의 주장이다. 그러나 ‘인공생명체 로봇’ 개념은 또 다른 불특정한 생명체의 가능성도 갖고 있다. 이 로봇은 자기복제와 진화의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연구팀은 서로 다른 로봇 간에 ‘2세’가 태어날 수 있도록 성적 특징을 가진 X염색체와 Y염색체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자연생명체처럼 돌연변이 종(種)이 나올 가능성은 없을까. 그럴 때도 여전히 로봇은 ‘온순하고 순종적’일까. 로봇공학은 산업현장에서 쓰인 초기의 로봇팔 수준에서 이미 청소로봇, 집지킴이 로봇, 가정교사 로봇 등 대인(對人)지원 로봇으로 실용화됐다. 그러나 인간을 돕는 로봇이 아닌 전쟁용 로봇 등으로 용도가 확대될 때 통제의 문제는 공상과학 영화 이상의 심각한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인공생명체 로봇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감시의 필요성을 또다시 떠올리는 이유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염색체 부여…‘성격’ 드러내는 로봇 첫 개발

    국내 과학자들이 인간형 로봇에 대한 세계적인 신기술을 잇따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지능로봇연구센터 김종환 교수는 지난해 5월 공개한 로봇 ‘리티’(Rity)에 14개의 인공 염색체를 각각 부여한 결과,‘성격’을 갖는 것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로봇 염색체’란 생각하고 느끼며, 추론하고 표현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컴퓨터로 처리된 일련의 지시체계(프로그램)다. 리티는 김 교수가 디지털카메라를 이용, 실제 공간에 있는 인간과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만든 컴퓨터 가상세계 안의 ‘소봇’(Sobot·소프트웨어로만 구성된 가상 로봇)으로 강아지 모양이다. 리티들은 입력된 유전자 정보에 따라 같은 환경 속에서도 제각각의 반응을 보였다. 특정한 자극이 주어졌을 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리티가 있는 반면, 어떤 리티는 주인을 맞이하는 것처럼 기쁨을 나타냈다. 로봇이 자신이 지닌 성격을 드러낸 것이다. 리티는 또 주인 1명의 얼굴을 구분할 수 있는 시각과 빛, 소리, 온도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통해 47가지의 자극 정보를 인식할 수 있다. 감지된 자극 정보를 사용해 77가지의 행동양식을 표현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 뉴질랜드에서 열린 제2회 ‘자율로봇 및 에이전트에 관한 국제학회’(ICARA)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아빠랑 엄마랑 특별한 겨울방학

    아빠랑 엄마랑 특별한 겨울방학

    기나긴 겨울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이야 마냥 즐겁지만 부모님들은 두 달이나 되는 방학이 좀 걱정되시죠. 실내에서 뛰는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지치지만 그렇다고 수십 수백만원 하는 캠프에 보내자니 빠듯한 형편에 부담이 되니까요. 그렇다면 주변에 있는 체험공방으로 눈길을 돌려보세요.1만원 안팎이면 도자기도 만들고 무지개 양초, 귀걸이나 목걸이를 만들 수 있는 공방들이 많습니다. 또 곤충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을 위한 곤충박물관이나 인삼에 대해 알려주는 인삼박물관 등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도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보세요. 아이들과 웃으며 지내는 즐거운 시간, 가족간의 정이 새록새록 깊어질 것입니다. ■혜지네와 함께하는 공방 오선규(33·회사원)씨는 장난꾸러기 두 아이, 혜지(8·신곡초1)와 정민(7)을 위해 경기도 안성 너리굴문화마을 체험에 나섰다. 너리굴 문화마을은 안성 보개면 깊은 산 속에 만들어진 문화체험 공간. 금속공방, 칠보공방 등 7개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방이 있다는 엄마의 이야기에 출발 전부터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눈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난 예쁜 초를 만들래.”,“아니야 흙으로 도자기를 만들어야지.” 오랜만의 행복한 다툼이다. 꼬불꼬불 산길을 올라간다. 이런 산골에 문화마을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우선 양초공예를 하러 공방을 찾아간다. 문화마을답게 가는 길도 예술이다. 양과 두꺼비 등 다양한 동물조각과 사람, 장승 등을 본뜬 여러 조각들이 길 주변에 서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공방에 들어서자 정민이는 신기한 물건에 먼저 눈이 간다.“엄마 이게 뭐야?” 연탄 난로가 신기한 아이들은 손을 불에 쬐어보며 마냥 즐겁다. 선생님이 설명을 시작한다. “이것은 파라핀이에요. 여기에 염료를 넣어 파랑, 노랑, 분홍, 초록 등 다양한 색의 파라핀을 녹여서 예쁜 양초를 만들어 보세요.”파라핀은 차가우면 굳어지기 때문에 냄비에 넣고 불로 가열해서 녹인후 액체로 만든다. 예쁜 모양에 넣고 식히면 멋진 양초가 만들어진다. 이번에는 초를 어떤 형태로 만들까. 별, 하트, 입술, 꽃 등 다채로운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종이컵을 구부려 형태를 만드는 것을 가르쳐준다.“나는 하트를 만들 거야? 엄마 아빠는 뭘 만들 거야?” 아빠는 “어, 물방울 모양이 멋지겠다.”고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선생님의 설명대로 종이컵을 이리저리 구부리고 접으며 가족이 함께 양초틀의 모양을 만든다. 그다음 액체로 변한 파라핀을 컵에 붓는다. 한 3분의 1정도만. 그러고는 창가에 10분 정도 놓아 굳힌다.“이번엔 노란색, 다음엔 파란색을 부어야지.” 뜨거우니 조심조심. 세 번을 차례로 다른 색 파라핀을 부어준 후 식히니 예쁜 삼색 양초가 탄생한다. 맨 위의 파라핀이 굳기 전에 심지를 심어준다. “내가 만든 양초가 제일 멋있어.” 기대에 들떴던 아이들은 20분을 기다려 종이컵을 벗겨낸다. 노랑, 파랑, 분홍 등 아름다운 양초가 모습을 드러낸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부모까지 즐겁게 한다. 예쁘게 포장까지 마치니 1시30분이 걸렸다.1인당 7000원. ‘꽥꽥 꽥’하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뛰어가는 정민.“우와∼ 거위다!”라고 소리친다. 뒤뚱거리는 거위를 보고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뛰어놀던 아이들이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1인당 7000원. 꿀맛 같은 점심을 먹고 극기훈련장, 미술관 등 문화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혜지는 금속공방에 관심이 많다. 집게, 망치, 사포 등 신기한 물건이 많기 때문이다. “아빠, 이거 한번 하고 가자.”고 조르는 혜지. 아빠는 오랜만의 외출에 아이들이 바라는 것을 모두 들어줄 모양이다. 두 아이가 나란히 앉았다. 선생님이 알루미늄 철사를 구부리고 돌돌 말고 꺽으니 예쁜 나비가 되네. 신기하다. 혜지는 나비를, 정민이는 쉬운 음표모양의 열쇠고리에 도전.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1시간동안 열심히 만들어 거뜬히 작품완성.7000원. 옆에 있는 공방은 석고로 자신의 신체모양을 뜨는 소조공방. 손, 발뿐 아니라 귀, 배꼽까지 만들 수 있다. 엄마가 “아빠 입술을 한번 만들어 볼까?”하는 제안에 모두 박수로 동의. 돗자리를 깔고 누운 아빠 입술에 석고를 바른다. 신기한 듯 혜지와 정민이는 웃고 만지고 난리다.10분 뒤 떼내니 영락없는 아빠의 입술모양 완성. 오른손에는 예쁜 양초를, 왼손에는 열쇠고리를 들고 너리굴 문화마을을 나서는 아이들은 흐뭇한 웃음으로 아빠 엄마를 즐겁게 한다. 너리굴 문화마을(031-675-2171)은 이외에도 천연염색공방, 물로켓 도미노게임 등을 만드는 과학실험교실, 흙으로 직접 도자기를 빚어보는 도자공방, 칠보공예를 해보는 칠보공방 등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전화로 예약하고 가는 편이 좋다. 또 가족들이 쉴 수 있는 펜션 형태의 숙소와 단체를 위한 숙소도 있다. 단, 너리굴 문화마을 내에 있는 어떤 숙소에서도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는 없다.2곳의 식당과 레스토랑, 찻집이 깔끔해 이용하면 된다. ■경선네는 찰흙나라로 신동성·경선(신정초 3·2학년) 남매는 파주의 이시소 자연문화학교로 도자기를 만들러 갔다. 자리에 앉자 선생님이 고운 찰흙인 조합토를 한 덩어리씩 나눠줬다.“으∼차가워!” 동성이는 소리쳤지만 조물조물 흙을 떼 만지면서 경선이는 “흙이 부드러워. 뭘 만들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자, 이제 도자기 만드는 법을 배워볼까.”하는 선생님을 따라 열심히 흙을 주무르고 두드리고 민다. 먼저 흙을 동그랗게 만들어 엄지손가락을 꾹 누른 다음 주변을 펴는 핀칭기법, 흙을 바닥에 놓고 손바닥으로 밀어 뱀처럼 길게 늘여 쌓아 가는 코일리기법, 넓게 편 흙을 잘라 붙이는 판성형기법으로 간단하게 컵과 그릇을 만들어본다. “이제 뭘 만들어 볼까요?”하는 선생님의 물음에 “새요, 공룡요!”하는 동성,“나비요.”하는 경선.“그럼, 자, 선생님을 따라하세요. 먼저 공룡은 흙을 떼어 이렇게 동글동글 밀어 몸통을….”하는 설명을 듣고 진지하게 따라 하는 아이들.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보통 2시간이면 작품 하나를 완성한다. 회비는 1만 2000원. 아이들이 만든 작품은 유약을 발라 구워서 택배로 보내준다. 또 초벌구이된 컵에 직접 그림을 그려 색칠을 할 수도 있다. 이것도 구워서 택배로 보내준다. 이시소(031-948-2072,www.isisonc.co.kr)는 이화여대 도예과 김옥조 교수가 파주 영장초등학교 분교에 연 도자기학교. 도자기체험뿐 아니라 염색체험, 자수체험 등도 할 수 있다. 이밖에 도예농(031-637-6555)과 신둔면 남정리의 예원도요(031-634-2244)는 대형 흙가마를 갖추고 도자기 생산과 함께 다양한 코스의 도예교실도 운영한다. 도자기 페인팅에서부터 손으로 빚기, 물레성형, 장작 가마 안내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수강료는 코스별로 1만∼2만 5000원. 예약해야 한다.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에 있는 토우도예(031-885-8410)는 향기 좋은 차를 마시며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경상북도 문경에 있는 도자기전시관(054-550-6416)은 일상에서 자주 쓰였던 생활 도자기들을 전시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일일체험 1만원. 백제요(www.bekjeyo.com,041-836-0300)는 1400여년전 백제토기를 전통적 방식으로 재현하는 곳.2시간동안 진행되는 백제 토기 만들기(7000원)와 백제 8문양전 탁본찍기(2000원), 천연염색(8000원) 등도 할 수 있다.선도예(www.sundoye.com,041-834-7544)에서도 황토, 치자, 쑥 등을 이용하는 자연염색, 물레와 장작가마로 토기를 만드는 체험이 가능하다. ■우성이네는 인삼박물관으로 “심봤다!심봤다!” 6살 우성이와 친구들은 처음 온 인삼박물관에서 심마니가 된 양 이곳저곳 신나게 뛰어다녔다. 박물관 입구는 산삼을 캐러 산에 오르는 듯 오르막이다. 문을 열면 인삼향이 풍긴다. 생생한 체험을 위해 박물관이 인삼향을 뿌리기 때문이다. “야∼ 인삼이 사람처럼 생겼네.” 박물관을 들어서자 바로 오른쪽에 특이한 모양 그대로의 인삼이 유리병에 담겨있다. 첫날밤(初夜), 씨름, 발레…. 제목도 있다. 남성과 여성의 상징을 닮은 남성삼, 여성삼도 있다. 아이들은 역시 심마니 체험장을 가장 좋아했다. 고려시대 옷을 입고 모형 산삼을 뽑자 “심봤다∼!”란 외침이 박물관 내부를 쩌렁쩌렁 울렸다. 예약하면 인삼박물관과 함께 고려인삼창의 견학도 가능하다. 박물관 입장료는 무료.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041-830-3242로 예약하면 자세한 안내와 박물관 및 인삼창까지 견학 가능. ●곤충체험장도 가보세요 “우와, 애벌레닷!”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난 은 나무토막 밑의 흙을 몇차례 손으로 헤집자 손바닥 반만한 크기의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나타났다. 덩치 큰 애벌레는 꿈틀대지 않고 가만히 겨울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버섯 균사를 집어넣었던 구멍이 숭숭 남아있는 나무토막을 자르거나 들추면 곳곳에서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의 애벌레가 숨어 있다. 애벌레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충남 부여군 규암면 수목리의 한국곤충체험학습장(www.insectkorea.com,041-836-7288)이다. 강화도의 벅스투유(www.bugs2u.com,032-934-9405), 강원도 원주의 곤충농장(www.bugs farm.co.kr,033-763-8421)은 유충, 사슴벌레, 장수풍뎅이의 변천사를 보고 직접 곤충들을 만져볼 수 있다. 글 사진 한준규 윤창수기자 hihi@seoul.co.kr
  • “스트레스 받으면 노화”

    스트레스와 노화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혀낸 연구 결과가 최초로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트레스와 노화의 관계를 간접적으로 분석한 연구들은 있었지만 세포 수준에서 둘의 직접적 연관성을 밝혀낸 것은 처음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SF) 정신과 교수 엘리사 에펠 연구팀이 자폐증과 뇌성마비 등 만성 질환을 앓는 자녀를 보살피는 20∼50세의 여성 39명과 건강한 자녀를 돌보는 19명의 같은 연령대 여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가 노화와 직접 관련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들 여성의 혈액을 채취해 백혈구 내의 텔로미어(telomere)와 텔로머레이즈(telomerase)의 변화를 추적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부분에 자리해 노화 작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데 세포 분화 때마다 길이가 줄어들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길이가 짧아져 수명을 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로머레이즈는 텔로미어의 재생을 도와 노화 과정을 늦추는 염색체 효소로 나이가 들면서 규모가 적어진다. 연구 결과 만성 질환 자녀를 돌본 기간이 길수록 여성의 텔로미어 길이가 짧았고 텔로머레이즈 숫자가 적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청양서 흰 너구리 발견

    충남 청양의 야산에서 흰 너구리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1일 청양군에 따르면 전날 청남면 인양리 야산에서 흰 너구리 한 마리가 탈진해 있는 것을 주민들이 붙잡아 한국조류보호협회에 넘겼다. 북한에서도 2002년 12월 황해북도 신평군 대지 협동농장원들이 마을 뒷산에서 흰 너구리를 생포, 평양 중앙동물원에서 기르고 있는 것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 이광석(43) 한국조류협회 당진군 지회장은 “흰 까치와 흰 제비, 흰 다람쥐는 수차례 봤지만 흰 너구리를 본 것은 처음”이라며 “색소를 결정하는 염색체에 이상이 생겨 나타난 돌연변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청양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인간 유전자수 파리와 ‘비슷’

    인간 유전자수 파리와 ‘비슷’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유전자 수가 2만∼2만 5000개 정도로 파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인간게놈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고등동물일수록 유전자 수가 많다는 기존의 믿음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최근까지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작성된 인간게놈지도를 지난해 작성된 것과 비교, 그 차이점을 조사한 결과 인간의 유전자 수가 당초 알려졌던 3만∼3만 5000개보다 1만개 정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의 과학 전문잡지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보고를 통해 밝혔다. 다른 동물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유전자 수를 갖고도 인간이 다른 동물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동물들의 경우 하나의 유전자가 하나의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과 달리 인간은 하나의 유전자가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훨씬 복잡한 신체구조를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결론지었다. 이들은 유독 인간의 유전자만이 하나의 유전자가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은 앞으로 연구를 통해 규명돼야 할 과제지만 다른 동물들의 유전자가 염색체 안에 골고루 분포돼 있는 것과 달리 인간의 유전자는 특정부위에 밀집돼 있다는 점이 다른 동물들과의 차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유전자간의 거리 차이가 인간을 고등동물로 만든 열쇠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제까지의 연구로 알려진 유전자의 99.7%를 99.9%의 정확도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시네마 천국]갓센드

    불의의 사고로 죽은 아들과 똑같은 모습의 아이를 다시 얻을 수 있다면? 신의 섭리에 순응해 그 유혹을 떨칠 수 있는 부모는 세상에 얼마나 될까. 3일 개봉하는 ‘갓센드’(Godsend)는 가족애와 클론(복제인간)이라는 전혀 다른 질감의 소재를 융합시킨 미스터리 공포다. 시골 고교 교사로 소박하게 사는 던칸(그렉 키니어)부부는 여덟살난 아들 아담(카메론 브라이트)이 갑자기 사고로 죽자 실의에 빠진다.그런 부부는 아들의 장례식날 찾아온 산부인과 의사 웰스(로버드 드니로) 박사의 은밀한 제의를 물리칠 수가 없다.죽은 아들의 염색체로 똑같은 아이를 복제해주겠다는 것.웰스 박사의 극비 실험대상이 된 뒤 한동안 불안을 떨치지 못하던 던컨 부부는 아담이 무사히 다시 태어나면서 예전의 행복을 되찾는 듯하다. 가족애를 집중 부각시킨 드라마로 출발한 영화는 이내 미스터리 스릴러로 분위기를 바꾼다.여덟번째 생일을 맞은 그날 이후 복제아 아담이 끔찍한 환영에 시달리면서 단란했던 가정은 아수라장으로 돌변한다. 영화는 몇가지 힌트를 던져주며 관객들에게 수수께끼를 풀어보라고 권한다.죽기 전의 온순한 성격과 달리 나날이 포악해지는 아담,아담의 기억 속에서 환영으로 나타나는 의문의 소년 제커리의 정체 등이 웰스 박사의 음모에서 비롯됐음을 조금씩 귀띔해준다. SF스릴러와 심령공포의 장르적 특징을 반반씩 섞어 감상포인트를 다양하게 찍는다.“아빠,나 죽은 적 있어?”라고 묻는 아담의 대사,날카로운 효과음과 함께 화면에 명멸하는 죽은 소년의 환영 등은 심리공포를 기대하는 관객들을 만족시킬 만하다. 그러나 보기에 따라서는 그것들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여러 영화들에서 이미 재미를 본 설정과 대목들을 요령껏 짜깁기한 극의 구도에는 개성이 없다. 제목은 극비리에 인간복제 실험을 감행한 웰스 박사의 극중 연구소 이름.‘더 홀’을 만든 닉 햄 감독이 연출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40세이하 유방암환자 유전자검사 무료 실시

    순천향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최두호 교수팀은 미국의 코먼 재단으로부터 지원받은 25만달러의 연구비를 이용,국내 40세 이하의 여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유방암 유전자검사를 무료로 실시하기로 했다. 유방암 유전자검사는 유방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유전자 ‘BRCA1’과 ‘BRCA2’의 돌연변이 유무를 확인하는 것으로,본인은 물론 2세 등 가족의 유방암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통상 1명의 유방암 유전자 검사비용은 350만원에 이른다. BRCA1과 BRCA2 돌연변이는 가족 중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2명 이상일 때 주로 발견되는데, 돌연변이가 있으면 70세까지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80∼90%에 이르며 상염색체 우성으로 2명에 1명 꼴로 자손에게도 유전된다. 최 교수팀은 그동안 미국 코먼 재단으로부터 기금을 지원받아 예일대와 공동으로 유방암 관련 연구를 해왔으며,최근에는 ‘한국 내 젊은 여성 유방암 환자의 유전자 돌연변이 연구’란 논문을 임상종양학 저널에 게재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환자와 가족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 국내 유방암 환자의 유전적 특징을 연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문의(02)709-9241.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프레드 윌리 증후군 김성희양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프레드 윌리 증후군 김성희양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 13평 다가구주택에 사는 김성희(7·여)양은 먹어도 먹어도 늘 배가 고프다.어머니 방창숙(38)씨는 한밤중에도 먹을 것을 찾는 딸 때문에 비좁은 다용도실 냉장고를 베개 삼아 잔다. ●음식물, 위장 바로통과 장으로 가 김양은 희귀병 ‘프레드 윌리 증후군’을 앓고 있다.1990년도 후반에 와서야 국내에서 관심을 갖게 된 이 병은 염색체 이상에 따른 유전질환으로,음식물이 바로 위장을 통과해 장으로 내려가 환자는 늘 허기진 상태다.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면 몸무게가 불어 심각한 비만이 되고,심장병·고혈압·당뇨와 뇌혈관질환 등 합병증으로 도진다.저신장과 성기발육부전,학습·행동장애와 정신지체를 동반한다.완치는 불가능하고 평생 치료받아야 한다. ●성장·발육 부진… 학습능력도 떨어져 김양도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야 하지만 학습능력이 떨어져 포기했다.놀이방에 다니지만 아직 한글을 거의 깨치지 못했다.참을 수 없는 식욕으로 놀이방을 오가며 죄의식도 없이 구멍가게나 분식집의 핫도그를 집어들고,옆집 문앞에 가져가라고 내놓은 자장면 그릇을 뒤지기도 한다.방씨는 딸을 24시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생활이 어렵지만 일터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김양은 병의 특성상 피부가 유난히 뽀얗고,근육량이 거의 없다.물리치료가 필요하고 운동·수영요법과 함께 성장호르몬 주사를 1주일에 6번 맞아야 한다.적게 잡아도 월 100만원이 든다.그러나 성희 아빠가 의정부에서 일산으로 힘들게 통근하며 기타줄 제조회사에서 벌어오는 돈은 100만원 남짓이다. ●물리치료·호르몬주사 월 100만원 들어 성희양과 초등학교 6학년인 오빠 등 4식구의 생활은 쪼들릴 수밖에 없다.현재 사는 다가구주택의 전세금 2100만원이 전 재산이다.신용카드 800만원과 사채 1000만원 등 1800여만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김양은 늘 먹을 것에 집착해 친구도 없다.그러나 김양과 어머니는 성격이 밝고,생각도 긍정적이다. 방씨는 “애 아빠나 저나 아직 젊고,성희도 돈은 들이지 못했지만 관리를 잘해 증상이 비교적 가볍다.”고 말했다. 그녀는 88명이 회원인 ‘프레드 윌리 증후군 부모모임’에 참여하고 있다.방씨는 “희귀병이라 국내에선 전문의사나 치료경험이 부족하고,환자들이 정상인과 정신지체장애인의 중간에 위치(지능지수 40∼90)해 교육이나 치료과정,정부의 지원 등에서 소외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후원 계좌번호는 국민은행 480001-01-158778 사단법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희귀난치성환자돕기 사랑의 전화 060-700-1369(한통화 2000원).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가족력 없는 ‘돌연변이형’

    우리나라의 40세 이하 여성 유방암 환자 6명 중 1명은 가족력과 관계없이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유방암을 앓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순천향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최두호 교수는 최근 암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저널 오브 클리니컬 온콜로지’ 최근호에 발표한 ‘한국인 젊은 여성의 유방암 유전자 돌연변이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는 같은 연령대의 백인 여성에 비해 2∼3배나 높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또 우리나라 여성암 가운데 발병 빈도 1위인 유방암의 40세 이하 환자 비율이 전체 환자의 25% 정도로 백인의 5%에 비해 무려 5배나 높다는 특징도 찾아냈다.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력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유방암 유전자 ‘BRCA1’과 ‘BRCA2’ 돌연변이는 가족 중 유방암이나 난소암을 가진 사람이 2명 이상일 때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돌연변이가 있을 경우 70세에 이를 때까지 80∼90%가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걸리며,상염색체 우성으로 2명에 1명 꼴로 자손에게서도 유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교수는 “유방암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된 서구 여성들은 정상인보다 더 정밀한 정기검진과 예방치료로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여성들은 가족 중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있는 사람 뿐 아니라 가족력이 없는 경우라도 40세 이하의 젊은 유방암 환자는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NA검사로 15세 소년 10년만에 엄마품에

    “건아.엄마야.엄마가 왔어.엄마 얼굴 몰라보겠니.” 11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1층 미아찾기센터.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강건(15)군에게는 10년 전 헤어진 어머니 김희종(55)씨의 얼굴을 기억하는 게 무리였나보다.다시 찾은 아들을 한번이라도 꼭 보듬어 안아주고 싶은 모정(母情)을 아는지 모르는지,건이는 어색한 듯 연신 얼굴을 돌려대고 손길을 뿌리쳤다. 10년 동안 아들을 홀로 남겨둔 어머니는 마음이 무너지는 듯 안쓰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연신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미안해.엄마가 늦게 왔어.미안해.”라는 말만 되뇌었다. 건이가 5살 때인 1994년 10월.어머니가 정신질환을 치료받기 위해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병원에 입원하면서 비극은 발생했다.노원구 상계동 집에서 가스폭발 사고가 발생,아버지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염색체 이상으로 정신지체 증상을 보이는 건이를 맡겠다고 선뜻 나서는 친척이 없어 건이는 이웃 주민들에 의해 서초구 내곡동 시립아동병원으로 보내졌다.아버지는 4년뒤 숨을 거뒀다. 정신질환 치료를 받던 어머니는 2003년 5월 상태가 호전되자 구청과 동사무소 등으로 아들을 백방으로 찾아 나섰다.하지만 쉽지 않았다.가스폭발 당시 동네에 살던 이웃들은 거의 모두 이사를 가 버렸고,‘무연고 아동’으로 신고된 아들의 행적은 찾을 길이 없었다. 1년 동안 손발이 닳도록 아들을 찾아 헤맨 어머니는 우연히 경찰청 미아찾기센터가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 8일 경찰청사를 찾았다.어머니는 경찰의 도움을 얻어 경찰 전산망에 입력된 이름과 나이 등 신상 자료를 검색한 끝에 도봉구 쉼터요양원에서 아들로 보이는 ‘소년’을 찾아냈다.그 길로 요양원으로 달려간 어머니는 ‘소년’의 손톱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아들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소년’은 어릴 때부터 다른 아이에 비해 유난히 뭉툭하고 넓었던 건이의 손톱을 그대로 갖고 있었다.하지만 어머니의 ‘직감’만으로 법적인 친자식이 될 수는 없었다.경찰은 9일 친자 확인을 위해 어머니의 DNA를 채취,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미아찾기센터의 시설보호아동 DB에 보관중인 건이의 DNA와 대조 작업을 벌였다. 지난 10년보다 더 길고 가슴 졸인 만 하루가 흐른 뒤 어머니는 비로소 아들을 되찾았다.“이제 다시는 아들을 놓지 않을 겁니다.”어머니는 뿌연 눈길로 아들의 온몸을 어루만졌다. 지난 달 27일 문을 연 경찰청 미아찾기센터는 전국 보호시설의 무연고아동 및 정신지체장애인 8815명과 자녀가 실종된 부모 109명의 DNA를 보관하고 있다.건이와 어머니의 상봉은 센터 개소 이후 첫 케이스다.이금형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전국적인 시설보호아동 DB가 좀더 빨리 갖춰졌다면,모자 상봉을 앞당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난치병 연관 9·10번 염색체 해독

    암,당뇨병,알츠하이머 등 인류를 괴롭혀온 난치병과 연관이 있는 인간 9,10번 염색체의 비밀이 마침내 밝혀졌다. 영국 웰컴트러스트생거연구소 연구팀은 26일(현지시간) 국제적 과학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인간 9번 염색체의 배열과 분석’,‘인간 10번 염색체의 배열과 비교분석’이라는 두개의 논문을 나란히 발표했다. 숀 험프리 박사 연구팀이 작성한 9번 염색체 논문에 따르면 이 염색체는1149개의 유전자와 426개의 유사유전자(유전자와 비슷하지만 유전자 기능을 하지 못하는 물질)로 이뤄졌다. 9번 염색체에는 질병 관련 유전자가 95개 들어있는데,이 가운데 ‘CDKN2A’라는 유전자가 없거나 변이가 일어나면 피부암이 발생될 수 있다고 험프리 박사는 밝혔다. 파나지오티스 델로카스 박사 연구팀의 10번 염색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염색체는 모두 816개의 유전자와 430개 유사 유전자로 구성돼있다. 이 가운데 85개 유전자는 유방암,전립선암,뇌종양 및 당뇨병,정신분열증,알츠하이머 등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장택동기자 taecks@˝
  • 침팬지 22번염색체 완전해독

    인간과 가장 가까운 유전(염색)체 구조를 지닌 영장류인 침팬지의 22번 염색체를 국내 연구팀이 참여한 ‘침팬지 유전체 국제컨소시엄’이 세계 최초로 완전 해독해 이와 유사한 인간의 21번 염색체와 비교·분석하는 데 성공했다.이같은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27일자에 게재됐다.침팬지와 인간의 유전체 비교를 통해 유전체를 이루고 있는 기본 물질인 유전자의 차이로 인한 인간의 진화과정 및 질병에 대한 치료방법을 알아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연구센터 박홍석(42) 박사팀은 26일 “3년전부터 침팬지 유전체 연구 국제컨소시엄에 참여해 지난해 7월 침팬지 22번 염색체를 해독한 뒤 인간 염색체와 비교한 결과 유전체 및 유전자 구조,발현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면서 “향후 침팬지의 다른 염색체도 해독,인간과의 차이점을 밝혀 질병 원인 등을 밝히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침팬지 염색체 최초 해독 지난 1999년부터 인간의 염색체가 하나씩 해독되면서 유전체를 구성하는 유전자의 기능을 분석,인간만의 특성 및 질병 등을 알아내기 위해 다른 동물들과의 비교 연구가 끊임없이 진행돼왔다.인간의 유전체 분석만으로는 어떤 유전자가 어떤 기능을 하고,어떤 질병을 유발하는지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그동안 쥐·토끼·양 등의 유전자 분석이 활발히 이뤄졌으나 인간과 진화적인 거리가 있어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이에 따라 인간과 가까운 침팬지·원숭이·오랑우탄·고릴라 등 영장류의 유전자 분석에 눈을 돌리게 됐다.지난 2001년 3월 한국 등 5개국이 참가한 ‘침팬지 유전체 연구컨소시엄’이 결성돼 침팬지 연구를 시작했으며,지난해 7월 드디어 침팬지 22번 염색체(인간의 21번 염색체에 해당)를 최초로 해독하는 개가를 올렸다.박 박사는 “인간의 21번 염색체와 침팬지 22번 염색체는 규모가 가장 작아 해독하는 데 수월했다.”면서 “인간 21번 염색체는 백혈병과 치매,근위축증후군,다운증후군 등 20여개의 질병과 관련돼 분석대상으로 채택됐다.”고 말했다. ●침팬지와 인간,다른 점은 인간과 침팬지는 유전체 염기서열의 차이가 겨우 1% 정도이지만 이번 연구에서 유전체의 구조는 물론,유전자의 구조 및 발현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인간 또는 침팬지만의 특이한 유전자가 10여개나 발견됐으며 이에 따라 인간의 면역질환이나 심장 발생,말초신경계,뇌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들의 구조적 차이점이 밝혀졌다.특히 인간의 뇌 기능과 관련된 2개의 유전자가 속한 유전체의 영역이 서로 달라 인간과 침팬지의 뇌 기능 차이를 규명할 중요한 후보 유전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연구진 참여 개가 지난해 미국 등 6개국이 주도한 ‘인간 게놈(유전체)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못했던 우리나라는 이번 침팬지 컨소시엄에 참여,큰 성과를 올림으로써 국내 과학기술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부산대 생명과학부 김희수 교수는 “국내 연구팀이 국제적인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국내 유전자 연구도 세계 수준에 올랐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미경 박지윤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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