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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 탈모 유전자 위치 찾았다 (연구)

    남성 탈모 유전자 위치 찾았다 (연구)

    남성형 탈모의 유전적인 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게 될까. ‘국내 1000만 탈모인’들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연구 성과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진이 남성형 탈모와 관련한 유전자 위치 200여 곳을 알아냈다고 국제학술지 ‘플로스 제네틱스’(Plos Genetics) 최신호(2월 1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탈모에 관한 게놈 전체의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UK 바이오뱅크(UK biobank)와 협력해 40~69세 남성 5만2000명의 게놈과 건강에 관한 자료를 조사했다. 그 결과, 남성형 탈모와 관련한 유전자 위치 287곳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었다. 유전자 위치는 유전자가 염색체상에 차지하는 위치를 말하며 학계에서는 흔히 유전자 자리(gene locus)라고 칭한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개인이 탈모로 머리가 빠지는 정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특정 유전자 지표도 발견했다. 이뿐만 아니라 “남성형 탈모에 관한 대다수의 유전적 신호는 어머니에게서 물려받는 X 염색체에서 유래한 것이었다”고 연구를 이끈 사스키아 하허나르스 박사과정 연구원은 밝혔다. 또한 공동 연구자인 윌리엄 데이비드 힐 박사는 “이번 연구는 탈모 발생 시기를 조사한 것은 아니므로 앞으로 그 시기를 확인할 수 있으면 더 강력한 유전적 신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연구 책임자인 리카르도 마리오니 박사는 “우리는 여전히 한 사람의 탈모 유형에 관한 정확한 예측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이번 결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탈모의 유전적인 원인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NASA 보고서…우주와 지구서 1년 보낸 쌍둥이 입체 분석

    NASA 보고서…우주와 지구서 1년 보낸 쌍둥이 입체 분석

    똑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일란성 쌍둥이가 있다. 1년 동안 한 명은 우주에서, 또 한 명은 지구에서 생활한다면 이들의 신체 상에는 어떤 차이가 발생했을까?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인간 연구 프로그램(Human Research Program)이 흥미로운 첫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 주제는 바로 우주인 스콧 켈리(52)와 그의 형 마크와의 신체 변화 비교다. NASA 소속 우주인 스콧은 지난 2015년 3월 지구를 떠나 340일 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다 귀환했다. 이 기간 중 그는 지구를 무려 5440바퀴나 돌았으며 각종 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그의 임무 중 대중의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같은 기간 지상에 있었던 쌍둥이 형 마크와의 신체 비교였다. 귀환 직후 NASA 측은 스콧의 척추가 늘어나 형보다 키가 5cm나 더 커졌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스콧은 “(우주에 있는 동안) 골밀도가 감소했으며 근육은 위축됐다. 그리고 혈액 순환에도 문제가 있어 심장에 무리를 줬다”고 밝혔다. 이어 “심리적인 스트레스는 말할 것도 없고 매일 지구에서보다 10배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됐으며 이는 내 여생에서 치명적인 암 발생 위험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NASA의 보고서는 쌍둥이 형제간의 DNA 분석에 집중됐으며 유전자 발현(Gene expression), DNA 메틸화(methylation), 생물학적 지표 등에서 의미있는 차이가 있음이 확인됐다. 특히 연구팀이 가장 놀란 것은 텔로미어(telomeres)의 차이다. 텔로미어는 신발끈 끝이 풀어지지 않도록 플라스틱으로 싸매는 것처럼, 세포의 염색체 말단부가 풀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 말단부는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점점 풀리면서 그 길이가 조금씩 짧아지고, 그에 따라 세포는 점차 노화된다. 때문에 텔로미어는 수명 유전자, 장수 유전자 등으로 불리며, 텔로미어의 길이가 길수록 노화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오랫동안 젊음을 유지할 수 있고 수명이 늘어날 수 있음을 뜻한다. 연구팀은 흥미롭게도 지구로 귀환한 스콧의 텔로미어가 지상에 있던 형보다 더 길어진 것을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수잔 베일리 박사는 "우주에 있던 스콧의 텔로미어가 길어진 것은 우리의 예측과 정반대였다"면서 "귀환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텔로미어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미중력 상태에서의 생활, 우주에서의 스트레스 등이 그 원인으로 풀이된다"면서 "다만 켈리 형제의 이번 사례를 일반화시키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으며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ASA 측이 우주인의 신체변화를 연구하는 이유는 있다. 2030년 대에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기 때문으로 쌍둥이 만큼 좋은 연구자료는 없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톱 모델 가비 오딜르의 용기있는 고백 “저 인터섹스였어요”

    톱 모델 가비 오딜르의 용기있는 고백 “저 인터섹스였어요”

    세계적인 패션 모델 한느 가비 오딜르(30)가 좀처럼 털어놓기 어려운 비밀을 공개했다. 벨기에 출신으로 패션 브랜드 ‘말버리’의 광고에 등장해 낯이 익은 오딜르는 미국 일간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태어날 때 남성과 여성의 성징을 모두 갖고 있었다며 자신이 이처럼 비밀을 털어놓는 것이 금기를 깨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내 아이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XY염색체들을 여자 아이들이 갖고 태어나게 만드는 안드로겐 불감성 증후군(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 AIS)을 갖고 태어났으며 ‘인터섹스’였다고 털어놓았다. 몸 속에 있는 남성의 성기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사의 권유를 받고 10세 때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18세 때는 여성 성기를 복원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24일 오딜르의 인터뷰를 전한 영국 BBC는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이처럼 ‘인터섹스’로 태어난 이들이 세계 인구의 1.7%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고 소개했다. 오딜르는 “당장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기를 깨는 것”이라며 “나이로나 시절로나 지금 이 순간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할 완벽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 성기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소년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뭔가 잘못 됐음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이런 일련의 과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만 다른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쓸데없는 수술을 강요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이를 공론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터섹스’로 태어난다는 것은 사실 그렇게 큰 일은 아니다”고 강조한 뒤 “처음부터 그들이 그렇게 솔직했더라면 자신이 한 일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겨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편이며 역시 모델인 존 스위어텍은 아내가 이렇게 비밀을 털어놓은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한느와 그의 가족(과 많은 다른 이들)에게 주어진 정보와 선택의 기회는 부족했지만 스스로의 몸에 대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기회를 인터섹스 어린이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그들을 옹호하겠다는 그녀의 결심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젊음 유지 비결? 7시간 자고, 해초·커피 먹어라”

    “젊음 유지 비결? 7시간 자고, 해초·커피 먹어라”

    “하루에 적어도 7시간은 자고 해초를 먹고 커피 몇 잔을 마시면 젊음을 유지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탄산음료를 너무 많이 마시면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빨리 나이 들어 생물학적으로 5세 정도 더 늙는다” 이는 텔로미어와 이를 만드는 효소 텔로머라아제의 기능을 밝혀 노벨상을 받았던 한 저명한 생물학자의 최신 조언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9일(현지시간) 세계적인 분자생물학자 엘리자베스 블랙번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 교수가 같은 대학 교수 엘리사 에펠 박사와 함께 출간한 신간 ‘텔로미어의 효과’(The Telomere Effect)를 통해 공개한 젊음 유지 비결이다. 이는 두 교수가 전하는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로 요즘 유행하는 다이어트(식이요법)나 생활습관 개선에 의존하지 않고 텔로미어에 관한 자신들의 다년간 연구로 알 수 있었던 교훈을 공개한 것이다. 여기서 텔로미어는 구두끈 끝이 풀리지 않도록 플라스틱으로 싸매는 것처럼, 세포의 염색체 말단부가 풀리지 않도록 보호하는 부분을 말한다. 이 말단부는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점점 풀리며 그 길이도 조금씩 짧아지고 이 때문에 세포는 점차 노화해 죽게 되는 것이다. 이미 텔로미어는 암과 심장질환, 치매, 그리고 당뇨병 등 모든 주요 노화 관련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텔로미어의 길이를 급격히 줄이는 요인으로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다이어트의 요요현상, 흰 빵과 설탕 섭취 등이 지목되고 있다는 것. 물론 텔로미어의 마모를 막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블랙번 교수는 “지중해식 식사를 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해초를 먹으며, 몇 잔의 커피를 마시면 다시 텔로미어를 유지해 생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텔로미어 연구로 얻게 된 여러 노화 관련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훈은 일상에서 사람들이 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이런 교훈을 학술지에 묻어두기 보다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 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과 살아 있다는 것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과 살아 있다는 것

    최근 외신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현재 치료가 불가능한 암을 앓고 있는 영국의 14세 소녀가 아버지의 반대를 이겨내고 자신이 원하던 대로 미래의 치료를 기약하며 냉동인간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만 100명 이상이 영국의 소녀처럼 미래를 기다리며 냉동 상태로 보관돼 있다고 한다. 생물은 생명현상을 나타내야 한다. 그래야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생명현상은 물질대사와 번식 활동을 포함한다. 동물은 물질대사를 위해 숨 쉬고 소화하고 심장이 뛰며 배설을 한다. 그렇다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냉동인간은 살아 있는 걸까 아니면 살아 있지 않은 걸까? 박테리아는 가히 적응의 달인이라 할 정도 다양한 환경 속에서 생존할 수 있다. 그런데 필수적인 영양물질이 부족하게 되면 이런 박테리아도 살기 어려워진다. 일부 박테리아는 이런 상황에서 특수한 구조인 내생포자를 형성해 ‘죽은’ 상태를 만든다. 마치 냉동인간 같은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내생포자는 세포 내 모든 구조는 없어진 상태에서 염색체만 여러 겹의 벽으로 둘러싸인 구조로, 웬만한 환경 조건에 노출돼도 이겨낼 수 있다. 심지어 끓는 물에서도 살아날 수 있을 정도다. 박테리아는 이 상태로 수백 년을 견딜 수 있다. 그러다가 유리한 환경에 노출되면 물을 흡수해 대사를 시작하면서 생명 현상을 나타낸다. 또 박테리아는 죽은 상태로 공기의 흐름을 타고 최상층 대기에서 며칠에서 몇 주일까지 머무를 수 있다. 고공 정찰 비행기나 고(高)고도에 띄운 열기구를 통해 채집하거나 아시아에서 불어온 바람이 도착한 아메리카 대륙의 높은 산에서 얻은 공기 시료에서 이러한 박테리아들이 흔히 발견된다. 죽어 있던 박테리아는 채집돼 낮은 고도로 내려온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생명의 특징을 나타낸다. 꽃은 수정이 일어나는 속씨식물의 기관이다. 수정된 세포는 나중에 식물이 되는 배를 형성하는데 이 배와 영양물질을 공급할 배젖을 단단한 껍질로 둘러싸면 종자가 형성된다. 종자는 형성되는 과정에서 물의 함량이 종자 무게의 5~15%로 감소하는데 이 정도면 어떤 생명현상도 일어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종자의 ‘휴면’ 상태는 불리한 조건을 이겨내는 데에 유리하다. 땅속에 묻혀 있으면서 적절한 환경 조건이 만족될 때까지 종자는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 한 야자수 종자는 2000년을 견딘 후 발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과학자들이 편형동물들을 밀폐된 통에 넣고 낮은 농도의 산소에 노출시킨 후 이들의 변화를 관찰했다. 이들 편형동물은 서서히 움직임이 줄어들다 완전히 멈췄는데 이때는 물리적인 자극을 주더라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후 산소의 농도를 증가시켰더니 이 동물들은 소생해 ‘휴면’ 상태에서 깨어났다. 2005년 발표된 한 논문에서는 생쥐가 낮은 농도의 황화수소 기체를 마시게 한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이 기체를 마신 생쥐는 활동이 느려졌고 호흡과 심장박동도 감소했다. 또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아 체온조절능력이 사라진 것으로 추론했다. 이후 이 기체를 제거하자 생쥐의 모든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황화수소 기체를 마신 뒤 생쥐는 ‘활동 유예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죽은’, ‘휴면’, ‘활동 유예상태’ 등의 단어로 표현된 생물들의 상태는 생물이 생명은 유지하고 있지만 살아 있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생물은 항상 살아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과 ‘살아 있다는 것’은 다를 수 있다. 요즘 들어 민주주의도 생물과 비슷한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매주 토요일마다 촛불로 살아 움직이며 생명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는 주권자 국민들이야말로 민주주의에 무한한 생명력을 제공하는 원동력 아닌가 하는 생각에 깊은 외경심이 든다.
  • [알쏭달쏭+]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이유는?

    [알쏭달쏭+]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이유는?

    의료기술이 발달한 지금도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장수하는 것은 일반적인 사실이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인데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과 여성의 기대 수명은 각각 78.5년과 85.1년으로 6.6년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왜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사는 것일까? 최근 미국 듀크 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해묵은 궁금증'을 풀어낼 단초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 논문의 핵심 내용은 산업화 이전부터 현재까지 남성과 여성 모두 기대수명이 대폭 늘어났지만 흥미롭게도 성별 수명 차이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이같은 현상이 인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영장류도 비슷하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이번 연구는 18세기 부터 현재까지 총 100만 명 이상의 출생과 사망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이루어졌다. 또한 연구팀은 지난 50년 간의 야생 영장류 6종의 출생과 사망 데이터도 비교 조사했다. 그 결과 지난 200년 간 스웨덴인의 평균수명은 30대 중반에서 80대 이상으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00년 대 미국인들의 평균 수명은 47세 정도였지만 오늘날은 79세로 역시 대폭 늘어났다. 이 연구결과에서 흥미로운 점은 성별 간의 수명 차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1800년 대 태어난 스웨덴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3~4년을 더 살았으며 현재도 그 차이는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200년의 세월 동안 남녀 모두 45년 정도 수명이 늘었지만 남녀 간 수명 차이는 여전하다는 것. 또한 이같은 남녀 간 수명 차이는 인간과 같은 영장류 가문에서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여성(암컷)이 남성(수컷)보다 오래 사는 것은 과학적인 데이터로 증명됐지만 여전히 그 이유는 명확하게 단정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유전적인 이유를 가설로 세웠다. 연구를 이끈 수잔 알버츠 교수는 "남성은 유전적으로 X 염색체가 하나만 있는 반면 여성은 두 개가 있다"면서 "X 염색체에 유해한 유전적 변이가 나타나면 여성과 달리 남성은 이를 보충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이어 "음주와 운전 등 남성이 여성보다 더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도 그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인 마시고 담배 피우면 세포 손상 적어 (연구)

    와인 마시고 담배 피우면 세포 손상 적어 (연구)

    달콤씁쓸한 레드와인과 흡연을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다음의 연구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독일 잘란트대학교 연구진은 비흡연자 20명을 대상으로 시간차를 두고 담배 3개비를 피우게 한 뒤, 이 과정에서 담배의 화학물질이 혈액과 혈관을 타고 몸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관찰하는 질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이들 중 절반에게는 담배를 피우기 한 시간 전 레드와인을 마시게 했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0.75%를 넘지 않도록 했다. 이후 실험참가자 모두의 혈액과 소변 샘플을 채취해 정밀분석한 결과, 흡연만 했을 때에는 담배의 자극적인 화학성분으로 인해 혈관 및 림프관을 덮는 내피세포와 혈소판, 단핵구(혈액과 조직을 돌아다니며 세균이나 이물질을 소화하고 분해하는 거대한 백혈구) 등이 손상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흡연 전 레드와인을 마신 실험참가자 그룹에게서는 세포 손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흡연 전 레드와인을 마신 사람과 마시지 않은 사람에게서는 텔로머레이스 효소 활성화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텔로머레이스는 염색체 말단에 있는 텔로미어를 신장시키는 효소로,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질수록 노화가 빨라지고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드와인을 마시지 않고 곧바로 흡연한 그룹은 텔로머레이스의 활동력이 56% 감소한 반면, 레드와인을 마신 뒤 흡연한 그룹은 텔로머레이스의 활동력이 20%만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는 레드와인에 풍부한 ‘페놀’성분이 산화질소 형성을 촉진해 혈관을 젊게 유지해주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페놀 성분은 항산화효과가 뛰어나고 충치를 예방하는데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레드와인에 든 천연 성분이 담배의 유해한 물질이 혈관과 혈액을 타고 몸 전체로 퍼지면서 세포를 파괴하는 것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다만 이러한 효과는 과도한 흡연자 보다는 흡연량이 많지 않은 간헐적 흡연자에게서 더욱 쉽게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결과는 젊고 건강한 비흡연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나이가 많거나 건강상 이미 문제가 있는 만성흡연자에게서도 같은 효과가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흡연을 한 뒤 음주를 한 사람이나 음주만 한 사람 모두에게서 텔로머레이스 활동력이 떨어진 것이 확인된 만큼, 흡연과 음주가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내과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로렌조 오일’ 불치병 부신백질이영양증 원인 국내 연구진이 찾아

    수전 서랜던과 닉 놀테가 주연한 1992년 영화 ‘로렌조 오일’은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이라는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낫게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 아우구스토 오도네와 미카엘라 부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국내 연구진이 역분화줄기세포(iPSC) 기술을 활용해 영화의 소재로 쓰인 ALD의 원인을 최초로 밝혀냈다. ●원인 몰라 2년 내 식물인간 돼 사망 줄기세포기반 신약개발연구단 김동욱 단장(연세대 의대 교수)과 유제욱 연세대 의대 교수 공동연구팀은 ALD 환자에게서 체세포를 떼어내 처음으로 역분화줄기세포를 만들고 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질병의 발병 과정과 핵심 물질을 찾아내는 데 성공, 기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5일자에 발표했다. ALD는 염색체 이상으로 인해 몸속에서 긴사슬지방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지 않고 뇌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켜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희귀질환이다. 보통 10세 이하 남자아이에게서 주로 발생하고 첫 증세가 나타난 지 6개월 만에 시력과 청력을 잃고 2년 내에 식물인간이 돼 사망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긴사슬지방산이 어떻게 뇌 염증을 유발하는지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팀이 ALD 환자의 체세포에서 역분화줄기세포를 만들어 세포 변화를 관찰한 결과 이들 세포는 긴사슬지방산을 분해하지 못하고 축적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연구팀은 ALD 환자의 뇌에 염증이 발생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긴사슬지방산이 아니라는 것도 밝혀냈다. 긴사슬지방산이 분해되지 못하고 축적되면서 과다 생성된 ‘25-HC’이란 물질이 뇌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뇌 염증 원인 찾아 치료제 개발 기대 실제로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에게 25-HC를 과다 투입하면 ALD 현상이 나타나고 이 물질을 차단하면 뇌 염증이 줄어드는 것도 관찰했다. 김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ALD의 핵심 증상인 뇌 염증이 25-HC에 의해 생긴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이를 차단하는 물질을 찾으면 효과적인 ALD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UNIST 교수 등 7개국 60명,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유전체 해독

    UNIST 교수 등 7개국 60명,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유전체 해독

    100여년 동안 생물학의 대표 실험동물로 활용한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유전체가 해독됐다. 앞으로 암이나 선천성 기형 등 질병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권태준 생명과학부 교수(제1저자)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7개국 60명의 공동연구진이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유전체와 4만여개의 유전체 염색체를 규명한 성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2009년부터 7년간 진행된 연구다. 아프리카발톱개구리는 체외수정으로 한번에 지름 1㎜ 크기의 알을 수백 개씩 낳는다. 유전자의 기능 발현을 조절하기도 어렵지 않아 사람을 포함한 척추동물의 발생 과정에서 중요한 유전자를 연구하는 발생학, 세포생물학, 생화학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됐다.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존 고든의 실험에도 아프리카발톱개구리가 활용됐다. 그러나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유전체 해독은 까다롭다. 인간이나 다른 동물은 부모로부터 하나씩의 염색체 그룹을 물려받아 2개의 염색체 그룹(2배체)을 가지지만, 이 개구리는 부모에게서 두 개씩 염색체 그룹을 받아 4개 염색체 그룹(4배체)을 가져 분석이 복잡했다. 이에 따라 공동연구진은 2010년 해독된 ‘서양발톱개구리’를 이용해 분석을 시도했다. 2개 염색체 그룹을 가진 서양발톱개구리를 4개 염색체 그룹의 아프리카발톱개구리와 비교해 염색체 그룹 수(배체수) 변화에 따른 차이를 분석했다. 공동연구진은 이 방법으로 두 개구리의 조상이 약 4800만년 전에 2배체로 된 2개의 종으로 분화됐다가 다시 1700만년 전에 합쳐지면서 현재 아프리카발톱개구리가 탄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권 교수는 “합쳐지는 과정에서 모든 유전자가 살아남을지 사라질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며 “아프리카발톱개구리는 신호전달, 대사, 구조 형성에 작용하는 유전자는 앞선 두 종의 것이 모두 유지됐고, 면역체계나 DNA 손상복구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한쪽만 살아남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3세대 면역항암제 시대… 암정복 새길을 연다

    [메디컬 인사이드] 3세대 면역항암제 시대… 암정복 새길을 연다

    암을 치료하는 세 가지 대표적인 방법은 수술과 약물요법, 방사선치료입니다. 칼로 암세포를 도려내면 그만일 것 같지만, 암세포는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빠른 속도로 주변 세포를 침범해 들어가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주변 조직으로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에게는 주로 약물치료를 하게 됩니다. 1세대 ‘화학항암제’는 효과가 좋지만 주변 조직까지 손상시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세포독성항암제’라고 불렀습니다. 2세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를 먹여 살리는 주변 혈관이나 암세포 분열 신호를 포착해 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저격수 역할을 하는 표적항암제도 완벽하진 않습니다. 투약할 수 있는 대상자가 일부이고, 오랜 기간 사용하면 화학항암제처럼 내성이 생기는 문제도 따릅니다. 이번에는 다른 방식이 나왔습니다. 몸의 면역기능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할 수 있다면 효과가 어떨까.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입니다. 면역치료라고 하면 ‘몸의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 분이 많은데 면역항암제는 기능이 좀 다릅니다. 면역항암제는 회피기능을 가진 암세포를 면역세포가 찾아내도록 돕습니다. 주변 조직 손상 위험이 거의 없고, 기억 능력이 있어 반응이 있는 환자에게 장기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수두 예방 접종을 받으면 평생 수두에 걸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치료 방법을 찾지 못해 애를 태웠던 췌장암 환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악성도가 높은 병입니다. 수술 후 재발률이 높고 증상이 없어 늦게 병을 발견하기 때문에 환자의 75%는 이미 수술할 수 없는 상태로 병원에 오게 됩니다. 그런데 2014년 처음으로 국산 면역항암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판매허가를 받았습니다. 바이오기업 젬백스앤카엘에 따르면 ‘리아백스주’는 암세포에 붙어 있는 ‘텔로머레이스’를 면역세포가 인식하도록 돕는 기능을 합니다. 텔로머레이스는 염색체 끝에 달린 효소로, 세포 노화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지요. 특히 암세포에서 과발현돼 괴물처럼 무한으로 증식합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장으로 일했던 송형곤 젬백스앤카엘 바이오사업부 사장은 25일 인터뷰에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낼 수 있도록 뚜껑을 열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아무래도 기존 항암제와 같은 부작용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소화기암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진전된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말기 췌장암 환자 50여명을 대상으로 한 응급임상시험에서 일부 환자의 종양 크기가 기존 7㎝에서 4.4㎝로 일부 줄어드는 효과가 관찰됐습니다. 일부 환자는 생존기간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기대여명이 3개월 미만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어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그러나 이 약을 개발한 회사조차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췌장암을 100% 억제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겁니다. 적용 대상 환자도 현재는 소수입니다. 송 사장은 “‘이오탁신’ 농도가 기준치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약이고, 환자의 기대여명을 일부 늘려주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지 모든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다만 기존 항암제와 같은 부작용이 거의 없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게 해 장점이 많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치료 효과가 완벽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는 젬시타빈이라는 화학항암제와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현재 전국 16개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 찾아내도록 도와 대형 다국적제약사들도 효과가 좋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흑색종과 폐암 치료에 사용하는 키트루다와 옵디보, 여보이 등 3개의 다국적제약사 신약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런 항암제는 면역세포인 T림프구가 암세포를 ‘친구’가 아닌 ‘적’으로 인식하도록 합니다. 면역항암제의 도움을 받은 T림프구는 암세포를 기억하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특정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됩니다. 키트루다 등의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는 “화학항암제나 표적항암제에 비해 독성이 매우 적어 투약을 받으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게 가능하다”며 “여보이는 치료 시 20%의 환자가 10년 이상 생존한다는 고무적인 연구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T림프구가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물질 ‘PD-L1’ 양성 폐암 환자에서 사망률이 30%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타깃 명확하게 확인 안돼… 임상환자 대부분 물론 리아백스주처럼 한계도 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1회 치료비가 500만~1000만원이나 될 정도로 고가여서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받는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모든 타깃이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어서 사용해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는 환자조차 이런 고가의 면역항암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조 교수는 “국내에서 면역항암제를 자비로 상용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며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게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전이성 폐암 환자의 20%에서만 치료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환자들의 기대가 크지만 아직 모든 경우의 수를 밝혀내진 못한 상황입니다. 조 교수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발굴을 위해 제약사와 정부, 학계의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만약 이런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학계도 한계를 극복하려고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약해 효과를 알아보는 시도가 가장 활발합니다. 표적이 다른 항암제를 섞어 사용할 경우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조 교수는 “현재 연세암병원에서도 좀 더 많은 환자들에게 높은 반응이 나타나는지 연구하기 위해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승인받은 키트루다, 옵디보 등 다른 종류의 면역항암제를 병용투여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진영의 여성의학] 난임시술 위험 낮추는 착상전 유전진단

    [김진영의 여성의학] 난임시술 위험 낮추는 착상전 유전진단

    A씨는 임신이 되기는 하는데 자연유산이 계속돼 걱정이 많았다. 세 차례 연속 자연유산이 돼 병원을 방문한 결과 ‘습관성 유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연구자들의 노력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런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검사법이 최근 등장했다. 바로 ‘착상전 유전진단’이다. 착상전 유전진단은 착상되기 전의 배아 상태에서 유전질환이나 염색체 이상이 있는지 진단해 정상으로 진단된 배아만을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착상전 유전진단을 시행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유전병 유전자를 가진 부부가 유전병 위험을 낮추기 위해 배아 단계에서 미리 검사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염색체 이상이 있는 경우 배아도 염색체 이상이 생기면서 습관적으로 유산이 되거나 기형아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배아에서 염색체를 미리 검사하는 것이다. 임신이 된 뒤에도 기형을 사전에 진단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나 양수 검사를 시행하지만 이미 임신 주수가 많이 지난 경우에는 중절이 불가능하다. 또 습관성 유산은 대부분 임신 초기에 발생하기 때문에 산전 진단을 할 수 있는 시기까지 임신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임신 초기 산전 진단보다 더 빠른 시기, 즉 착상이 되기 전 배아 상태에서 유전진단을 하면 정상적인 배아만을 자궁에 이식해 임신에 성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험관아기 시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면 체외에서 배아를 배양하기 때문에 발달 중인 배아에서 세포 한 개를 채취한 뒤 유전진단을 할 수 있다. 진단 결과는 그 다음날 확인할 수 있고, 정상 유전자를 갖는 것으로 진단된 수정란만 자궁에 이식한다. 그렇다면 단 몇 개의 세포만으로 어떻게 유전자나 염색체가 정상인지 검사할 수 있을까. 여기에도 과학의 힘이 발휘된다.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이라는 기법을 이용하면 극소량의 DNA를 추출해도 양을 증폭시킬 수 있다. 과거에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 부위에 PCR로 유전자를 증폭해 이상 여부를 진단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전체 유전체를 증폭시키는 기법이 등장해 다양한 염색체·유전자 이상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염색체의 특정 부위에 부착할 수 있는 ‘탐침자’를 고정시킨 마이크로칩을 이용해 염색체 이상을 진단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차세대 염기 서열분석’(NGS)이라는 방법이 개발돼 착상전 유전진단에 사용하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수십만 개에서 수십억 개의 서로 다른 염기서열 분석 반응을 동시에 진행하거나 판독할 수 있다. 대량의 유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는 방식이다. 착상전 유전진단을 해야 하는 경우는 주로 단일 유전자 질환과 염색체 이상이 나타날 때다. 따라서 단일 유전자 질환인지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하고 구체적인 가계도와 가능한 한 많은 가족 구성원에 대한 유전정보가 필요하다. 원인이 여러 가지 복합적일 수 있는 질환에서는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염색체 일부가 잘리고 위치가 바뀌는 등 구조적 이상이 있는 환자는 난자나 정자가 비정상적인 염색체를 갖고 배출된다. 이것이 습관성 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이가 많아지면 염색체 이상이 있는 난자가 배란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로 인한 임신 실패나 유산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한다. 다만 적은 수의 세포를 이용한 진단이므로 진단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착상전 유전진단을 시행해 임신이 됐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산전 진단으로 확진을 해야 한다.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모든 생물은 조상으로부터 왔다, 최초의 한 번만 빼고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모든 생물은 조상으로부터 왔다, 최초의 한 번만 빼고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개똥벌레가 영롱한 아침이슬에서 생겨났을 것이라 했고, 가톨릭의 한 추기경은 오리가 조개껍질에서 태어난다고도 했다. 심지어 데카르트도 생물을 만드는 데에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아 자연스레 생물이 형성된다고 생각했다. 뉴턴은 혜성 꼬리에서 식물이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무생물로부터 특정 생물이 생긴다는 주장을 ‘자연발생설’이라고 한다. 이런 생각들이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안다. 그렇지만 오래된 고깃덩어리에서 구더기가 나오고 창고 한 구석에 말아 둔 넝마에서 생쥐가 나타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생물은 자연발생을 할까? 그렇지 않다. 이 답을 얻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를 했는데 프랑스의 과학자 파스퇴르가 결정적 증거를 제시했다. 그는 백조 목처럼 구부러진 긴 관이 연결된 플라스크를 만들었다. 이 플라스크와 관이 없는 플라스크에 각각 고기 국물을 넣고 팔팔 끓였다. 며칠 후 관이 없는 플라스크에서는 세균과 곰팡이가 자라 고기 국물이 썩었지만 관을 부착한 플라스크에서는 고기 국물이 처음 그대로였다. 고기 국물을 끓일 때 생긴 수증기가 관 아래쪽에 물로 응결돼 세균을 비롯한 미생물들이 통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외부로부터 생물들의 침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더니 생물들이 출현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함께 생물의 자연발생설이 틀렸음을 명확하게 보여 준 실험이었다. 던져 둔 고깃덩어리에서 구더기가 생기는 것 같은 현상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균, 포자, 씨, 알, 애벌레 등이 붙어서 성장해 눈으로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생물체가 된 것이다. 그럼 자연발생설은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일까? 지난주는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는 추석이었다. 우리는 부모에게서, 부모는 또 그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이렇게 계속해 거슬러 올라가 추적하다 보면 약 20만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 조상, 약 600만년 전의 다양한 호미닌 종들의 조상, 유인원의 조상, 영장류의 조상, 포유류의 조상, 양서류의 조상, 바다동물의 조상, 동물의 조상, 진핵생물의 조상, 결국 약 37억년 전의 세균 조상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 조상 세균들도 조상이 있었을 것이라 추측하는데 과학자들은 이 조상을 원시세포라 명명했다. 그렇다면 이 원시세포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46억년 전에 막 탄생한 지구는 수많은 운석이 떨어지고 지각활동이 활발한 ‘뜨겁고 격렬한’ 행성이었다. 그러다가 39억년 전 이후 운석의 충돌이 멈췄고 지구는 암모니아, 수소, 황화합물, 메탄, 이산화탄소와 질소 등 가스로 가득 차게 됐다. 이런 조건에서 생명체가 나타날 수 있을까? 1953년 밀러는 원시지구 성분을 사용한 실험에서 생물을 구성하는 많은 종류의 단순한 유기분자를 합성할 수 있었다. 그 결과는 2008년에 더 발전된 분석기술에 의해 다시 확인됐고, 생물 합성이 심해 열수구에서 일어났을 가능성도 설득력 있게 제기됐다. 지구로 떨어진 탄산질 운석을 분석해 보면 단순한 유기분자들이 발견된다. 이는 생물을 구성하는 유기분자가 지구 내에서만 생기는 특별한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작고 간단한 유기분자는 단백질, 핵산 등 크고 복잡한 거대 분자 합성에 쓰이고 이 거대 분자들은 인지질 막 속에 모여 원시세포를 형성했을 것이다. 이런 가상 시나리오는 많은 연구자들의 실험 결과를 통해 증거로 축적되고 있다. 게다가 염색체를 이용해 세균을 합성하는 현대의 연구들은 물질의 합성에서 생명의 탄생이 연결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자연발생설’도 초기 지구에서 최대 수억년 동안 이루어진 화합물의 합성과 원시세포 탄생이라는 측면에서는 참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지구에서 생물의 자연발생은 불가능하지만 원시의 지구에서는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생물의 출현을 위해서는 적어도 한 번의 자연발생은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 “100년 안에 ‘엑스맨’ 같은 초능력자 나타날 것”

    “100년 안에 ‘엑스맨’ 같은 초능력자 나타날 것”

    머지않은 미래에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기상천외한 초능력자들을 현실에서도 마주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의 마이클 베스 박사는 자신의 책인 ‘Make way for the Super humans’에서 “인류는 100년 이내에 의학과 생체공학, 유전공학 등 3가지 기술을 통해 초인적인 인류를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러한 기술을 통해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고, 신체 능력을 강화시키며, 정신적인 퍼포먼스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여기에는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시각적 능력이 발달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면서 “보철물이나 임플란트, 혹은 다른 공학적 기기 등을 이식함으로서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앞을 보게 되고 기억력이 강화되며 특정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슈퍼휴먼’의 탄생이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베스 박사는 미래의 인류가 컴퓨터 혹은 로보틱 기계와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일종의 초능력을 갖게 될 수 있지만, 이러한 능력을 가지기 위한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위의 기술이 매우 큰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초능력자들은 염색체 이상으로 태어난 돌연변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일부는 기계장치를 이용해 초능력을 얻은 것으로 등장한다. 예컨대 과학기술의 발달로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기계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기계의 등장과 사용 역시 일종의 초능력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학의 발전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인류가 기계장치 혹은 특정 장치의 이식으로 독심술이나 염력 등을 가지게 될 날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사이보그나 AI 등의 등장이 인류에게 장밋빛 미래만을 가져다 줄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굽이굽이 갯벌사이 걸어보고…맹꽁이랑 저어새랑 눈 맞추고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굽이굽이 갯벌사이 걸어보고…맹꽁이랑 저어새랑 눈 맞추고

    도심 한가운데에서 바닷길을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있다.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내륙 깊숙이 바닷물이 드나드는 갯골에 조성한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펼쳐지는 제11회 시흥갯골축제다. 올해 축제의 슬로건은 ‘신나고 유익한 생태예술놀이터’다. 갯골은 ‘갯골 골짜기’를 말하며 간조 때 바닷물이 드나든다. 시흥갯골에서 흐르는 갯골의 바닷물 소리와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 소리, 적막을 깨는 새들의 노랫소리 그리고 풀벌레 소리까지. 이러한 자연의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이곳이 수도권의 도심이라는 사실을 잊게 된다. 이러한 독특한 생태계를 가진 시흥갯골은 도시화되면서도 온전히 보존돼 2012년 2월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칠면초와 나문재, 퉁퉁마디 등 염생식물과 붉은발 농게, 방게 등 각종 어류와 양서류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옛 염전과 소금창고 등이 구불구불한 갯골과 조화를 이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경기 유일 내만갯벌… 국가습지로 보호 올해 축제는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많은 축제 특성을 반영해 5가지 테마로 구역을 나눴다. 생태예술놀이터와 소금왕국, 갈대공작소, 곤충나라, 잔디광장이다. 생태예술놀이터에서는 갯골의 자연환경 속에서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자연물로 만든 놀이기구를 설치한 생태놀이터는 지난 축제 때 뜨거운 호응을 얻어 올해에는 더 풍성한 콘텐츠를 준비했다. 인형극으로 갯골의 생태와 자연의 소중함을 전하는 환경연극제 외에도 악기만들기, 음악놀이터, 꾸러기 오케스트라, 갯골천문관, 갯골피아노, 갯골생태교육, 갯골연날리기, 추억제작소의 프로그램이 있다. 소금왕국에서는 갯골에서 만든 천일염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은 하얗게 쌓여 있는 소금놀이터에서 뛰어놀고, 어른들은 갯골소금에 소금발찜질을 한다.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소금모으기와 수차돌리기뿐만 아니라 소금낚시터, 소금컵달리기, 소금스케치북, 소금포토존, 소금해변, 소금운동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갈대공작소에서는 갯골에서 서식하는 갈대를 재료로 한 다양한 만들기 프로그램이 방갈로에서 진행된다. 갈대위빙체험, 갈대민속놀이, 갈대문패만들기, 갈대화관만들기, 갈대인형만들기, 갈대캘리그라피, 갈대풍경만들기, 갈대염색체험 등이다. 특히 민물 때 들어온 바닷물을 막은 곳에서 갯골수상자전거를 타며 갯골과 갈대밭을 한발 더 가까이서 느껴볼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도 있다. ●아트마켓·음악제 등 문화행사도 지난해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던 곤충 프로그램을 확대한 곤충나라는 오감으로 배우는 생태 교육의 장이다. 곤충 표본과 생물, 생애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오라마를 전시하는 곤충전시관이 눈길을 끈다. 곤충이 사는 환경을 구현해 놓은 곤충생태관과 곤충오감체험, 창의탐구관, 곤충생태놀이 테마에서는 곤충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잔디광장에서는 가족끼리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12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오리엔티어링 형태의 걷기대회인 ‘패밀리런’ 행사다. 이 행사는 미리 신청해야 한다. 갯골의 자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어쿠스틱 음악제’도 24~25일 이틀간 열린다. 별밤연희, 예술난장, 야간버스킹, 갯골전국미술대회, 에코아트마켓, 생태명상 등도 마련된다. ●천연기념물 보금자리 엿볼 수 있어 시흥갯골은 바닷물과 만나는 정도에 따라 갯골지대와 염습지대로 구분돼 각 지대에 사는 생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의 국내 최대 서식지인 이곳에서 도시인에게 조금 낯선 칠게와 갈게, 금개구리, 기수우렁이를 만나볼 수 있다. 개체 수가 많아 시민들에게 친숙한 농게와 말뚝망둥어는 갯골의 마스코트다. 왜가리나 해오라기, 찌르레기부터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를 눈앞에서 만날 수 있는 것도 갯골의 매력이다. 한때는 갯골의 물길을 이용해 포구에서 내륙까지 어부들의 배가 드나들기도 하고, 천일염을 생산하는 몇 안 되는 우리나라 최대 염전도 있었다. 지금과 같은 생명력 넘치는 자연 그대로의 살아 있는 갯골을 만끽할 수 있게 된 것은 시흥시와 시민들의 갯골에 대한 남다른 사랑 덕분이다. 1996년 염전이 문을 닫은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개발돼 파괴될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시흥시와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계속적인 개발의 위협으로부터 시흥갯골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적 개발을 선택했다. 그 결과가 생태공원이다. 시흥시는 주민들과 함께 갯골이라는 천혜의 자연과 문화·예술을 접목해 생태 환경을 다 함께 지켜나가자는 의미에서 시흥갯골축제를 만들었다. 2011년부터는 민간 중심의 축제위원회를 구성해 기획에서부터 운영 단계에 이르기까지 축제의 모든 것을 시민 주도로 만든다. 자연과의 상생에 중점을 두다 보니 시흥갯골축제는 화려함보다 자연 그대로를 만끽하는 것을 추구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경기도 10대 축제에 선정됐다. ●환경 보호 위해 차량 통제… 셔틀 운영 시흥갯골생태공원의 환경 보호를 위해 축제 기간 일반 차량을 통제한다. 대신 시흥시 17개 동에 1시간마다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시흥시청 및 수인선 월곶역에도 셔틀버스를 운행해 관광객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셔틀버스는 각 동 주민센터와 인근에 정차하며 자세한 정류소의 위치 및 시간표는 축제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축제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과 문의는 홈페이지(www.sgfestival.com)나 시흥갯골축제추진위원회 사무국(031-310-6746)으로 연락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21세기 종자산업, 주도할 것인가 추종할 것인가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21세기 종자산업, 주도할 것인가 추종할 것인가

    20년 전 몬산토가 시장에 내놓은 제초제 저항성 대두는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유전자변형작물(GMO) 중 하나다. 세균이 가지고 있는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를 콩 염색체에 도입해 만든 것으로 몬산토가 생산하는 라운드업이라는 제초제를 뿌려도 죽지 않기 때문에 잡초에 의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콩을 비롯해 옥수수, 카놀라 등 다양한 GMO 종자가 미국과 남미 등 세계 각국에서 대량 재배되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소비되고 있다. 수렵·채집 생활을 하지 않는 한 우리는 GMO 유래 식품을 거의 매일 먹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MO에 대한 논란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인체에 대한 안전성, 환경에 대한 유해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과학적 근거보다는 외래 유전자가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일반인들의 정서적 거부감이 크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GMO와 일반 농작물은 어떻게 다른가. 가장 분명한 차이는 외부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다. 이 기준에 의하면 세균의 유전자를 콩의 염색체에 삽입해 만든 몬산토의 대두는 전형적인 GMO다. 반면 일반 농작물은 육종전문가들이 오랜 기간 동안 교배를 통해 바람직한 형질을 갖도록 만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외부 유전자는 도입되지 않지만 내부 유전자에 무작위 변이가 도입된다. 심지어 원하는 품종을 만들기 위해 종자에 방사능을 조사하고 화합물을 처리해 더 많은 돌연변이를 유도하기도 한다. 필자가 이끄는 서울대 연구팀과 해외 연구진이 각자 개발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난치병 치료 도구로도 주목받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농작물과 가축을 만드는 방법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동식물의 염색체를 잘라 외부 유전자를 손쉽게 도입해 GMO를 만들 수도 있고 외부 유전자 도입 없이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는 수단으로서도 활용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농작물과 가축은 외부 유전자 도입 없이 내부 유전자 변이만 가지고 있으므로 육종의 결과물과 구별되지 않는다. 육종의 수단으로 흔히 사용되는 방사능은 DNA를 무작위로 자르는데 비해 유전자가위는 식물 염색체 내 한 군데 정해진 표적 유전자만을 잘라 변이를 유도하기 때문에 더 정교하고 효율적이다. 최근 미국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사용해 특정 유전자를 제거해서 오래 보관해도 갈색으로 변하지 않는 버섯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미국 농무부는 외부 유전자가 도입되지 않았고 갈변을 초래하는 버섯 자체의 유전자만 제거한 것이기 때문에 GMO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규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존 육종기술로 만든 농작물과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스웨덴, 일본 정부도 유전자가위를 사용해 만든 다른 식물에 대해서 이와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최근 국회에서 열린 바이오경제포럼에 참석한 한국 정부 관료는 유전자가위를 사용해 만든 농작물도 GMO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GMO로 규제를 받게 되면 최소 10년 이상 수백억 원의 비용을 들여 인체와 환경에 대한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사실상 국내에서 이 기술로 고부가가치 종자와 가축을 개발하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반면 막대한 자본을 가진 다국적 기업들은 현재 GMO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이 기술로 만든 농작물의 허가를 받아 대량 재배하고, 한국으로 수출하면 된다. 역설적으로 한국 정부의 규제가 기술혁신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국내 산업을 위축시키고 다국적 기업에 유리한 기회를 제공하는 결과가 된다. 국제적 기준과 부합하지 않는 과도한 규제로 인해 미래 종자산업의 주도권과 양질의 일자리, 신산업 창출 기회를 해외에 빼앗기게 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의 소통과 합의가 시급히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한국이 혁신의 주도자와 생산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추종자와 소비자로 남을 것인가 선택을 해야 할 때가 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장(서울대 화학과 교수)
  • 172Kg 9세 소년…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프래더윌리증후군’

    172Kg 9세 소년…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프래더윌리증후군’

    몸무게가 무려 172Kg이 나가는 9살 소년이 있다. 중국 하얼빈(哈尔滨)의 9세 소년 리항(李航)은 키는 150cm지만 체중은 172Kg이나 나간다. 3살 때부터 갑자기 식사량이 크게 늘면서 4살에 체중이 이미 51.6Kg에 달했다. 지금은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 지방간, 고요산혈증 등 10여 종의 합병증을 앓고 있다. 리항은 다름 아닌 ‘프래더윌리 증후군’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3살에 ‘프래더윌리 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이후 체중은 나날이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지적능력은 정상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정서불안에 계산능력도 떨어지면서 간단한 산수문제도 풀 수 없다. 결국 정상적인 등교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2012년에는 ‘정신발육지체, 사회생활능력 저하’ 진단을 받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프래더윌리 증후군’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15번째 염색체가 전혀 없거나 일부가 손실되어 발생하는 희귀병으로 알려졌다. 1만5000명 중에 한명 꼴로 나타나는데 임상증상이 매우 복잡하다. 성장발육 시기별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다. 신생아 시기에는 힘이 없어 모유나 우유를 잘 먹지 못하고, 자라면서 식탐이 커지면서 비만해 진다. 그러나 지적능력은 신체적 발달에 크게 뒤떨어진다. 2년 전 그의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무료로 다이어트 훈련을 제공해 주겠다는 곳이 나타났다. 과학적인 음식조절과 운동으로 체중은 당시 108Kg에서 72Kg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체중은 곧 200.4Kg까지 순식간에 불어났다. 결국 지난 3월에는 병원에서 위절제술을 받아 체중을 171.6Kg까지 줄였다. 이후 중의원에서 꾸준히 부항치료도 받고 있다. 또한 신체단련을 위해 길거리에서 돌아다니며 꽃을 파는 일을 하지만, 막대한 체중에 힘이 부쳐 몇 걸음만에 주저앉기 일쑤다. 하지만 리항은 여전히 오늘도 힘겨운 체중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그의 소원은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니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 프래더윌리 증후군의 치료를 위해 꾸준히 아이의 식사량을 조절하고, 일부에서는 성장호르몬을 사용하는 방법도 시도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치료 방법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왕이신문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시흥갯골축제 새달 23일부터

    “소금 놀이터에서 소금 발찜질까지.” 소금으로 즐기는 10가지 체험행사가 경기 시흥갯골에서 열린다. 시흥시는 제11회 시흥갯골축제 어린이 체험프로그램의 사전신청을 다음달 2일까지 접수한다고 9일 밝혔다. 축제는 다음달 23일부터 25일까지 갯골생태공원에서 개최된다. 대상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어린이로 10명이 넘어야 신청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즐길거리로 ‘소금 왕국’ 행사와 악기 만들기가 있다. 갈대염색체험, 곤충오감체험, 갈대위빙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재료비가 들어가는 행사는 참가비 3000원이 있다. 문의는 축제 홈페이지(www.sgfestival.com)나 사무국(031-310-6746).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중국과 몽골서 글로벌 가정 체험, 세계와 통하는 ‘종로의 아이들’

    중국과 몽골서 글로벌 가정 체험, 세계와 통하는 ‘종로의 아이들’

    중국과 몽골 그리고 서울 종로구의 학생들이 우정을 다지는 외국문화 여행을 함께 떠난다. 종로구는 8일 해외 자매도시인 중국 북경시 동성구와 몽골 울란바토르시 수흐바타르구와 함께 오는 13일까지 8박 9일간 ‘글로벌 가정문화 체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2010년부터 6년간 이어진 해외문화 체험 행사는 종로구와 중국·몽골의 학생 22명이 일대일로 자매결연을 하여 방학 기간에 서로 번갈아 방문한다. 학생들은 자매결연을 한 가정에서 지내며 외국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중국과 몽골학생 11명은 지난 5일 서울에서 환영식을 시작으로 13일까지 서울 종로구에서 머물며 한국문화를 체험한다. 한옥 문화공간 무계원 방문, 한강 종이배 경주대회 참가, 국립중앙박물관과 ‘난타’ 공연 관람, 남산N타워에서 서울 야경 즐기기 등이 서울에서의 체험 일정이다. 북촌 한옥마을 탐험, 한식만들기, 경복궁과 국립민속박물관 관람, 북촌전통공예체험관에서 한국 전통 탈 만들기 등 종로구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도 빠뜨릴 수 없다. 종로구 학생들은 9일 중국에 도착해 환영식을 시작으로 자금성, 경산공원, 만리장성, 북경올림픽공원 등 명승지를 둘러보고, 기예 공연을 관람한다. 몽골에 간 학생들은 국제지성박물관, 중앙도서관 등을 방문하고 유목민 생활체험, 말타기 등을 체험하게 된다. 구는 글로벌 가정문화 체험이 해외 자매도시와 결연을 강화하고 종로구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글로벌 가정문화 체험은 도시의 민간교류가 확대되는 세계화 시대에 학생들의 세계관을 넓히고 외국어 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김영종(오른쪽) 종로구청장이 해외 자매도시에서 온 학생들과 염색체험장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종로구 제공
  • “격렬한 유산소 운동, 노화 늦춘다…텔로미어 복원”(연구)

    “격렬한 유산소 운동, 노화 늦춘다…텔로미어 복원”(연구)

    격렬한 유산소 운동이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루벤가톨릭대 등의 연구진이 유산소 운동으로 노화와 관련한 텔로미어를 복원하는 효소인 텔로머레이스의 수치가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최신호(7월 27일자)에 발표했다. 텔로미어는 구두끈 끝이 풀리지 않도록 플라스틱으로 싸매는 것처럼, 세포의 염색체 말단부가 풀리지 않도록 보호하는 부분을 말한다. 이 말단부는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점점 풀리며 그 길이도 조금씩 짧아지고 이 때문에 세포는 점차 노화해 죽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유산소 운동이 이런 텔로미어의 길이가 줄어드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실험 참가자 10명에게 45분간 실내 자전거를 타게 했다. 이때 각 참가자는 운동 전과 후는 물론 2시간 반이 지난 뒤까지 총 3번에 걸쳐 혈액 표본을 채취하고 근육 생체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텔로미어 복원 효소인 텔로머레이스의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유산소 운동이 텔로미어를 복원하면서 염색체는 물론 그 안의 DNA를 지켜내 노화 과정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단순하게 운동을 지금보다 더 많이 하는 것만으로 더 오래 사는 것은 아니다”면서 “식이요법은 물론 금연, 금주 등 생활 습관도 수명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천적으로 텔로미어가 긴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이들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많은 과학자는 믿고 있다. 이와 관련한 연구는 아직 규모가 작지만, 염색체 보호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 중인 의학계에는 흥미진진한 소식이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 임상 유전자요법 전문기업인 ‘바이오비바’(BioViva)에서는 향후 인류가 노화를 무시할 수 있는 각 개인에 따른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했으며,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아직 임상시험이 덜 된 이 치료를 직접 받아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원전참사의 저주?…日서 양성 지닌 사슴벌레 발견

    몸체의 왼쪽은 암컷이고, 오른쪽은 수컷인 사슴벌레가 발견됐다. 일본 니시니폰신문은 28일 일본 후쿠오카(福岡)현 고가(古賀)시의 회사원 후쿠하라 타츠야(39)와 그의 장남 류야(6)가 지난 24일 밤 시내 산에서 곤충 채집을 하던 중 암수 모두의 특징을 한 몸에 가진 사슴벌레를 잡았다고 보도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이 사슴벌레는 이들 부자가 잡은 일곱 마리의 사슴벌레 중에 섞여 있었다. 이 사슴벌레의 오른쪽은 집게처럼 생긴 커다란 수컷의 턱이지만, 왼쪽은 집게가 훨씬 더 작은 암컷의 턱이다. 또한 가슴은 오른쪽에만 수컷처럼 털이 나 있다. 이에 대해 일본 규슈대 종합연구박물관(후쿠오카시)의 마루야마 무네토시 조교수(곤충학과)는 이 사슴벌레가 ‘자웅 모자이크’(Gynandromorphism)라고 불리는 돌연변이의 일종으로, 오른쪽은 수컷이고 왼쪽은 암컷인 특징을 지녔다고 밝혔다. 자웅 모자이크는 세포 분열로 배아가 생길 때, 성별을 결정짓는 염색체가 제대로 분화되지 않아 이후 이런 비정상적 상태로 분열과 증식을 계속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웅 모자이크에 관한 보고에서 사슴벌레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나비가 보고됐으며 최근 보고는 지난해 1월 미국에서 나왔다. 사람의 경우 태아 후반기에 호르몬에 의해 생식기 등 성별 결정 기관들이 형성돼 자웅 모자이크는 나타나지 않는다. 자웅 모자이크의 발생 확률은 수만에서 수십만 마리당 한 마리 정도이며, 방사능 노출이 그런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곤충의 경우, 암수가 모양이 외관상 비슷한 경우가 많아 자웅 모자이크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는 암수 턱의 겉모양이 뚜렷하게 달라 관찰될 수 있었다. 자웅 모자이크는 한몸에 암수의 특질들을 동시에 갖는 ‘자웅동체’(Hermaphrodite)‘와는 다르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한편 후쿠오카는 일본 정부가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수습을 위해 후쿠오카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도 2013년 3월부터 1년간 방사능 오염물자를 이송해 소각했던 곳이다. 이후 현지에서는 질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보도가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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