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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긋한 30년대 경성 말투 살려보고파”

    “나긋한 30년대 경성 말투 살려보고파”

    어슬렁거리며 시내를 걷는 이들. 그러니까 철학자 발터 베냐민이나 시인 샤를 보들레르가 말한 ‘만보자’(漫步者)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바로 이 만보자에 대한 얘기다.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됐던 소설가 구보 박태원(1909~86)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연극은 소설 내용 그대로, 소설 쓸거리를 찾는다는 핑계로 경성 시내 일대를 구경하러다니는 구보의 얘기다. 식민치하 어두운 민족 현실을 강조하는 리얼리즘 입장에서 보자면 만보자는 일종의 균열이다. 무장독립투쟁을 벌여도 시원찮을 판에 느긋하게 돌아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이 만보자를 구원한 것은 기계문명이 만든 새로운 풍경을 흔들리는 눈빛에 담아 전해준 모더니즘이다. 그래서 연극은 인상파 그림을 닮았다. 1930년대 경성을 어슬렁대며 다니는 구보는 찬찬히 근대 문명에 젖어들고 있는 조선의 풍경을 읊어준다. 그 목소리는 한편으로는 묘한 설레임을, 다른 한편으로는 묘한 두려움을 드러낸다. 인상파가 근대 문명의 상징 ‘기차’를 즐겨 그렸듯, 극 중에서 구보는 ‘전차’를 타고 경성을 쏘다닌다. 소설의 무대화니까 소설적인 것을 무대적 상상력으로 갈아 끼울 법한데, 이 작품의 선택은 정반대다. 소설 문장을 있는 그대로, 그것도 1930년대 표기법 그대로 끌어다 쓰는 실험을 시도했다. 대화야 그렇다쳐도 지문까지 그렇게 한다. 가령, 집을 나서는 구보를 두고 어머니가 “대체, 그 애는, 매일, 어딜, 그렇게, 가는, 겐가, 하고 그런 것을 생각하여 본다.”는 대목을 실제 무대에서 대사와 행동으로 고스란히 표현했다. 이를 위해 ‘구보 박태원’이란 1명의 인물을 ‘구보’(오대석)와 ‘박태원’(이윤재) 두 명으로 쪼개 연기하고, 동시에 무대 또한 무대 속 무대 형식으로 이등분된다. 여기다 1930년대 경성 풍경을 일러주는 영상과 음향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지난 6일 성기웅 연출을 만났다. →영상이 아주 감각적이었다. -원래는 1930년대 경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쪽으로, 고증적이고 다큐적인 것으로 하려 했다. 그럴 경우 배우의 연기가 가려지고 지나치게 소설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술팀에서 미술적인 컨셉트로 가야한다는 의견을 내서 거기에 따랐는데 그렇게 하길 잘했다 싶다. →전봉관 카이스트대 교수의 연구 이후 식민지 조선의 모던함에 대한 얘기들이 한동안 활발했다. 1930년대 경성, 그리고 구보는 어디가 매력적인가. -그 시대와 인물이 재밌다. 내 생각엔 1980년대까지는 1930년대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도시예술가가 탄생하면서 걷고, 커피 마시면서 예술과 인생을 논하는 그런 것들이 비슷하다. 한국 근대의 뿌리랄까, 그런 면에서 1930년대가 흥미롭다. 인물들도 재밌다. 가령, 구보와 이상은 절친한 친구인데 스타일은 다르다. 이상은 자유롭고 천재적이라 부럽긴 한데, 난 그렇게 살 자신은 없다. 반면에 구보는 형식파괴적이고 실험적임에도 현실감각이 있다. 이상이 대중보다 100걸음 앞에 나간다면, 구보는 반걸음 정도만 나간다. 그런 면에서 구보와 친밀감이랄까, 그런 걸 느낀다. →소설 문장 그대로 옮긴게 신기했다. -원래 연극하면서 번역문투가 참 힘들었다. 해외 명작을 가져오다보니 장엄한 문어체 말투가 된 건데, 사실 우리가 평소에 그렇게 말 안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있던 차에 구보를 만난 거다. 구보는 염상섭과 함께 서울 토박이 작가라 당대 서울말에 능했다. 지금이야 표준어라 딱딱해보이지만, 원래 서울말은 나긋한 리듬감이 있었다. 구보의 그런 면을 살려보고 싶었다. 그리고 일본 유학생 출신이던 구보는 일본어 영향 때문에 ‘콤마’를 많이 썼다. 말에서 일제와 조선이 겹치는 시대상이 고스란히 있지 않나. 그래서 소설 속 말들을 그대로 써보고 싶었다. →결론은 구보가 열심히 창작하고 결혼한다는 건데, 조금 허망하다. -나도 실망스러웠다. 당시로서는 모던한, 전위적 작품을 써놓고는 결론은 지나치게 모범생이 되어버렸다. 아까 말한 대로 이상과는 달리 구보에게는 ‘범생이’ 기질이 있는 것이다. 일단 소설 그 자체를 무대화한다는 목표가 있었으니 결말은 그래도 두되, 마지막은 배우가 드라이하게 읽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대신 이상과 구보가 소설의 결말을 두고 논쟁하는 장면을 넣었다. →이상이 ‘그냥 집에 갔다.’로 소설을 끝내면 고리타분하다고 구보를 타박하는 게 그 때문인가. -맞다. 결말에 대한 나의 불만을, 나름대로 이상의 장난질을 통해 드러낸 거다. →구보 말고 또 다루고 싶은 그 시대 인물이 있나. -김우진도 좋고, 김유정이나 이효석도 좋다. 김유정이나 이효석은 우리에겐 토속적 작가로만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굉장히 도시적인 감각을 가진 이들이었다. 그런 면을 부각해보고 싶다. 손기정도 있다. 31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 전석 3만원. (02)708-5001.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한양→경성→대경성’ 역동성을 파헤치다

    얼마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으로 한국 사회가 진통을 겪었다. 지금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형국이지만 언제든 다시 터져 나올 수 있는 ‘휘발성’을 가진 화두다. 근 100년 전의 망령이 여전히 한국 사회를 관통하며 다양한 시각과 의견의 충돌을 야기하고 있는 셈. 그런 점에서 ‘문학과 지성사’가 사회사 연구총서 시리즈 중 9번째로 펴낸 ‘지배와 공간’은 일제 강점기를 이해하는 새로운 인식의 틀을 제공하고 있어 반갑다. 저자인 김백영 광운대 교수는 책을 통해 그 시대를 보다 잘 이해하는 방법으로 현대 국민국가와의 시간적 연속성에서 접근하기 보다 과거 실존했던 ‘식민지의 지리적 판도’라는 공간적 연속성에 우선 순위를 두고 접근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왕조의 수도였던 ‘한양’이 식민지 도시 ‘경성’으로, 다시 ‘대경성’으로 변화하는 과정의 역동성을 당시 기층 민중을 포함한 여러 계층들의 관점에서 추적하고 해부해 보자는 것이다. 김 교수는 “민족사적 트라우마가 분단과 냉전시대의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와 결합되면서 민족과 국가에 대한 지나친 신성화(神性化)를 초래했다.”며 “일제 식민통치와 그에 맞선 항일 독립영웅들의 굵직한 실천들만이 민족사적 사실로 공식화되는 과정에서 당시 암흑같던 사회의 밑바닥에서 설익은 근대문명을 체화하고 있던 사회 주체들의 다양성은 충분한 조명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유관순과 윤봉길의 투쟁사이자, 이광수와 염상섭의 번민의 시기로만 서술됐을 뿐, 대다수 민중들의 삶은 무채색 화면으로 처리됐다는 것. 따라서 친일과 항일이라는 흑백논리로는 포착되지 않는 식민지 주체들의 광범위한 삶의 공간을 정확히 이해해야 일제강점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틀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다만 “‘풍수단맥설’이 한국의 전통적 공간질서를 부정하고 말살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거나, 우리의 전통 문화 유산을 침탈하고 훼손한 것이 일제의 일관된 계획과 의도라고 단언하기는 곤란하다.”는 등의 접근 방식은 다소 껄끄럽게 받아들여 질 수도 있겠다. 3만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우리말 여행]씨알머리

    ‘씨알’은 새끼를 까기 위해 쓰는 알, 또는 종자나 열매다. ‘-머리’는 ‘비하’의 뜻을 더하는 구실을 한다. ‘싹수머리, 인정머리, 버르장머리’의 ‘-머리’가 다 그렇다. ‘씨알머리’는 사람의 혈통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거칠고, 상스러운 데가 있다. “그 씨알머리라 제 아버지 편만 들고….”(염상섭, ‘동서’) ‘씨알머리가 없다’는 실속이 없거나 하찮다는 뜻이다.
  • [인사]

    ■법무부 ◇검사장 승진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김수남△서울고검 형사부장 김현웅△〃 공판부장 국민수△서울중앙지검 1차장 정병두△대구지검 〃 성영훈△부산지검 〃 송해은◇검사장 전보△법무부 법무실장 채동욱△〃 범죄예방정책국장 소병철△사법연수원 부원장 길태기△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박태규△대검 기획조정부장 한명관△대검 형사부장 김진태△〃 마약·조직범죄부장 김홍일△〃 공판송무부장 남기춘△서울고검 차장 최교일△〃 송무부장 김상봉△대전고검 차장 석동현△대구고검 〃 김병화△부산고검 〃 주철현△광주고검 〃 이재원△춘천지검장 신종대△울산〃 김학의△창원〃 황교안△광주지검 차장 조한욱 ■행정안전부 ◇전보 △감사관 방기성 ■서울농수산물공사 ◇승진 △경영기획실장 노광섭△고객만족〃 조명곤△고객만족팀장 강민규△홍보〃 최병학△설비〃 노철환△시설관리〃 박성규◇전보△시설디자인본부장 김승호△친환경사업단장 고두신△기획팀장 윤덕인△경영혁신〃 박정현△재무〃 임태빈△임대 TF〃 김명옥△농산〃 유임상△유통정보〃 이래협△양곡사업소장 이원석△시설팀장 김대술△환경 TF〃 성봉기△친환경〃 김범준△학교급식운영〃 이영민△강서센터운영〃 김인수△업무지원〃 김원필△유통관리〃 김종주△감사실장 박병준 ■에너지관리공단 ◇승진 △1급 최창식 홍순용 정수남 박근호△2급 신승일 김선직 김창구 홍선표 우재학 홍성근△3급 한영배 나을영 이도성 박경준 양정구 김성수 조재환 이무영◇전보 <본사 실장>△신재생에너지기획 양남식△신재생에너지보급확산 김대룡<지역에너지기후변화센터장>△서울 신기석△강원 정원근△제주 홍성근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일반직 1급△경영지원국장(혁신기획홍보실장 겸직) 한태림△고용촉진〃 임용근△고용지원〃 심재달△감사실장 유용구<지사장>△서울 채정환△서울남부 박태복△부산 정대순△광주 박관식△대전 김현우△울산 조법영△충북 이상진△전북 이대원△경남 박금준 ■한국전력 △홍보실장 박래용△감사〃 김성진△기획처장 정하황△재무〃 이장표△그룹경영지원〃 김동휘△인사〃 허경구△노무〃 최외근△자재〃 박정근△전력IT추진〃 김용팔△영업〃 여성구△배전운영〃 강희태△송변전운영〃 조성훈△배전계획〃 허창덕△해외사업개발〃 이영하△해외사업운영〃 김홍연△서울본부장 허엽△남서울〃 명근식△인천〃 이인교△경기북부〃 김동현△경기〃 송귀남△강원〃 최종혁△충북〃 정상봉△충남〃 홍종광△전북〃 황우엽△전남〃 정종필△대구경북〃 이진형△부산〃 박병태△경남〃 김종호△제주특별지사장 박영호△경인건설처장 장석한△중부건설〃 이근영△남부건설〃 김희광△경영연구소장 김인곤△KEPCO 아카데미원장 김승환△사옥건설처장 배동필△전력연구원장 김종영△품질검사소장 이석진△IT운영처장 이상기△중국지사장 조죽현△뉴욕〃 함기황△해외사업운영처(필리핀 현지법인 파견) 김훈 ■신용회복위원회 ◇승진<본부장> △경영지원 양승준△상담서비스 주세원<부장>△제도총괄 이통균△이행관리 김중식<팀장>△신용관리교육원 유재철△상담센터 안광현△청주지부 이장현◇전보 <팀장>△인사회계 이형규△재산관리 신상덕△제도기획 정순호△심의조정 강일석△마이크로크레딧부 강영규△취업안내센터 서형원△관리2 조영욱△업무지원 장태진<지부장>△지부개설준비 최대철△대전 강윤선△인천 한창복△전주 노현래△마산 김윤희△안산 이병상 ■고려대 △관리처장 김익환△대외협력〃 정진택△국제〃 최흥석 ■우리투자증권 ◇상무 승진 △강북지역본부장 박원희◇임원 신규 선임 <전무>△경영지원본부장 박영빈<상무보>△HR센터장 윤여항△부산지역본부장 백광현◇임원 전보 <전무>△해외사업부대표 겸 리스크관리본부장 김영굉△Equity사업부대표 박천웅△Non Equity〃 성건웅<상무>△WM사업부대표 권용관<상무보>△강서지역본부장 허정호△강남지역〃 정주섭◇그룹·센터·부·점장 신규 <지점장>△삼산 김종한△구포 김희철△춘천 방용주△목포 윤자중△이촌동 장명자<부장>△Wrap운영 최호영△리스크관리 윤우식◇그룹·센터·부·점장 전보 <그룹장>△법인고객 신종원△Prime Service 김지한△Retail RM 이석봉<센터장>△영업부WMC 나헌남△광주WMC 서영성△올림픽WMC 성시웅△창원WMC 손수택△골드넛 멤버스WMC 유현숙△목동WMC 정동원△GS타워WMC 최영남<지점장>△상무 기순삼△과천 김재준△부산중앙 김찬희△미금역 김호성△신목동 박대영△북광주 박맹서△동래 박명석△개포 박성종△여천 소부영△이천 신병천△서산 유영태△수영 윤성근△동대문 이대선△은평 이대연△왕십리 이병화△연산동 이성희△북수원 이용호△제주 이창권△수원 장현성△수지 정명진△해운대 최병수△청주 황의철<부장>△상품지원 서원교△결제업무 박영환△전략기획 김정호△Biz솔루션 김유성△영업전략 염상섭△인사지원 허준구△서비스컨트롤 김명수△고객지원 최종욱△총무 박상호△혁신추진 조정휘 ■한국일보 <편집국> △미디어전략실장 최진환△베이징특파원 장학만 ■예술의전당 △사무처장 박성택△지원본부장 유남근△사업〃 전해웅△감사보 최강수△경영기획부장 태승진△A&B팀장 윤미경△총무부장 조내경△시설〃 배성기△고객만족〃 윤동진△수익사업팀장 박민호△음악부장 정동혁△공연〃 신영균△미술〃 감윤조△서예팀장 장재욱△디자인〃 문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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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안전부 △대변인 정재근■특허청 ◇3급 승진 △산업재산정책과장 천세창△특허심판원 심판관 고준호◇4급△국제지식재산연수원 창의발명교육과 정연우■해양경찰청 ◇총경 승진 △대변인실 홍보1팀장 이창주△감사담당관실 감찰〃 이성형△기획조정관실 기획〃 구자영△장비기술국 보급과장 김용범■한국문화재보호재단 △기획조정실장(감사실장 겸임) 김갑도△문화예술〃 안태욱△경영지원〃 박정숙△문화재조사연구단 조사연구1〃 박종섭△〃 조사연구2〃 조병구△아태무형유산센터 소장 박성용△마케팅실장 김기삼△한국문화의집 관장 류관현△전주전통문화센터 〃 김민영■서울도시철도공사 ◇전보 △운영본부장 박창규△기획경영실장 김성호△7호선연장구간운영단장 이병일△7호선연장구간운영단 기술팀장 이장훈△5678교육단장 안병국△답십리승무관리소장 이종필△기술사업단장 강희돈△기획혁신팀장 김병선△예산〃 이철수△산업안전〃 김종국△회계〃 민경남△복지〃 이기선△운전관리〃 곽정호△기술2〃 신숙범△창의기술〃 송재찬△차량기술〃 이덕규△총괄〃 유재홍△운영〃 최순식 △차량〃 하용만△경전철사업단 부장 서석철 강용길△5678고객센터장 이우상△교육운영팀장 심웅규△교수 정동조 정해두 이영준 이언복△자재관리센터장 허성한△천왕기지관리팀장 홍기섭△모란기지관리〃 한기종△5678서비스단장 최환영△여의도역무관리소장 김일환△군자〃 임채근△성산〃 박용구△동묘〃 신성섭△태릉〃 김재관△이수〃 배명철△잠실〃 안영권△부지사업단장 김형수△물류〃 윤병준△종합관제센터장 이용만△도봉차량관리소장 김수명△천왕〃 박희섭△모란〃 김한복△기술관리단장 김영식△기술지원팀장 강봉완△외주관리〃 최동수△시설관리단 토목기술팀장 홍철기△기술사업단 승강편의〃 오석근△수탁공사〃 유상건△수탁공사팀 부장 이용호 최원구 김수태 박석순 조상남 손인수◇직무대리△전산개발팀장 이은영△디자인파트리더 김재신△차량정비팀장 하보윤△차량지원〃 임상주△7호선연장구간운영단 디자인〃 안병대△경전철사업단장 하성우△5678포털개발〃 노갑진△서비스개발〃 모천석△신사업지원〃 최대우△신풍승무관리소장 엄종은△고덕차량관리소 정비팀장 윤화현△기술관리단 기술분석〃 이종계△〃 장애관리〃 김성춘△시설관리단 장비〃 곽희두△〃 구조안전〃 정규경△모란기술관리소장 김만화△기술사업단 PSD팀장 기세희△〃 시설개량〃 이연관■인천국제공항공사 ◇본부장 △영업 윤영표△운항 박동규△시설 직무대행(공항개발단장 겸임) 민영기◇실장△경영지원 김동용△안전보안 김용욱△전략기획 임병기△정보화전략 변희영△미래사업추진 강성수△인재경영 이희정△홍보 최홍열△감사 김태성◇처장△경영지원 강판석△재무 이동주△항공영업 박창규△상업영업 박석천△공항시설 이상규△터미널시설 최형복△운송시설 김창기△운항관리 최길석△정보통신 손세창△항행 송종선△에너지환경 신형철△항공보안 신주영◇센터장△상황관리센터장 이승우■한국산업단지공단 ◇지역본부장 △서울 박찬득△경인 심명주△서부 진기우△중부 편규현△동남 이경범△서남 강달순◇본사 실·처·단장△행정지원실 김장현△전략사업처 이현수△건설사업처 남재희△클러스터사업처 윤동민△고객종합지원실 채병룡△감사실 조성태△김해사업단 이장훈◇본사 팀장△기획예산 한지수△경영전략 박진만△운영지원 김재형△개발기획 박정식△에코사업 김재명△개발사업 조성용△클러스터추진 최수정△기업지원협력 이동찬△공장설립지원 정창운△비서홍보 박종일△김해 건설관리 윤호상◇지역본부 지사장△파주 정순봉△시화 김종률△충청 이정환△대구 최효원△부산 황석주△울산 안중헌△사천 백웅호△대불 이화종△여수 김정술△익산 임경호◇서울본부 팀장△클러스터운영 김민철△고객지원 손창국△행정지원 양기주◇경인본부 팀장△클러스터운영 김문수△고객지원 최윤근△행정지원 송병태◇서부본부 팀장△클러스터운영 정인화△고객지원 김옥선◇중부본부 팀장△클러스터운영 김영형◇동남본부 팀장△클러스터운영 박근열△고객지원 이순노△행정지원 손형규△부산 고객지원 이주석◇서남본부 팀장△클러스터운영 안영근△고객지원 유익종△군산 클러스터운영 김흥수△군산 고객지원 안성기■한국소비자원 △전략경영본부장 권재익■경향신문 △부사장 김성철 △수도권부장 김광수△지방〃 정인남■아주경제 △재테크 에디터 겸 금융부장 윤경용△증권부장 임춘성■인하대 △총장 직무대행 이본수■한국전력거래소 △성장기술실장 김광인△전력시장처장 심대섭△감사실장 김광식△기획관리처 총무팀장 김은수△경영선진화〃 서경무△인력개발〃 이창규△본사이전추진〃 박형하△전력계획처 전원계획〃 김홍희△신재생에너지〃 전병규△국제정보통계〃 송광헌△성장기술실 기술총괄〃 김용완△시장기획〃 김용준△고객지원〃 최병천△전력시장처 시장운영〃 전종택△시장정산〃 문경섭△시장분석〃 임주성△수요시장〃 손윤태△정보기술처 IT총괄〃 김용수△계통시스템〃 이건웅△시장시스템〃 김명웅△KEMS개발〃 이효상△중앙급전소 중앙급전소장 배주천△급전부장 김우선 황경식△천안지사 부장 사관주■신한은행 ◇지점장 △송파남 조기제△원주 길양배■신한생명 ◇부장 △TM고객부 심종보◇지점장△종로 이주명△중부 강준헌△탑WINNERS 김영곤△미래WINNERS 한상일△구월WINNERS 이국성△그린WINNERS 정삼호△잠실 이상우△안양 문종호△제천 조우현△강릉 김상락△치악WINNERS 홍승범△대구 심권보△대명WINNERS 김용△범일 전병호△진주 김성환△가야 이재형△둔산 홍신택△보령 김재두△흥덕 한철규△전주 강일석△동전주 정기목△남원 남헌우△동군산 배형철△순천 장익희△한라 이규태△한양AM 허덕순△동부법인AM 이광표△신한GA 이성원△리더스TM 윤중환△SKTM 고진호△중앙복합 서광진△월드ACE 윤종수◇팀장△영업기획부 채널전략팀 하성훈■푸르덴셜투자증권 ◇전보 △재경1지역영업 유명규△재경2지역영업 박용만△충호지역영업 양준성△영남지역영업 정민호◇담당△CNI 이석환△영업지원 배기석■알리안츠생명 ◇지점장 △청평 이영철△김포 천종찬△권선 윤용석△일도 이세한△제주 이성호△성산포 고상문△서귀포 이경수△공주 김영춘■우리투자증권 ◇승진 △남청주 김정기△안산 김진식△산본 손준연△부산 WMC 윤위근△원주 이강률△동래 이성희△동대문 정동원△채권영업팀 김범용△전략기획팀 염상섭△감사팀 진태봉△자금팀 홍종명■한국수출입은행 ◇승진 △국제금융부장 최성환△인사부소속〃 신유순 정재근△경협사업부 아프리카·CIS팀장 이웅기△리스크관리부 회계팀장 임경종△수은영국은행 부장대우 황훈하◇전보 △녹색성장금융부 심섭△중소기업지원단장 최영환△중소금융1실장 김진두△프로젝트금융부 권용발△기술심의실장 이영수△전대금융〃 변상완△해외투자금융부 심형수△자원개발금융부 노형종△무역금융부 우길상△경협기획실장 최경하△경협사업부 장정수△남북협력기획실장 이영모△남북협력사업부 공주식△자금부 진병석△법무실장 김해현△전산정보부 홍성후△해외경제연구소장 변규혁△산업투자조사실장 안상술△경영지원부 방두훈△홍보실장 김영수△감사〃 이영재△부산지점장 이경환△대구〃 정철중△창원〃 이윤근△전주〃 정은모△청주〃 김영재△수원〃 박세영△강남〃 최홍진△뉴욕사무소장 한명환■농협유통 △전무 권만회 송명수◇부실장 및 지사무소장△창동농산물종합유통센터지사장 김겸배△양재점〃 이홍원△용산점장 정기식△경영기획부장 김봉락△총무〃 홍광의■일진그룹 △경영기획실 사장 최규완■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의학부 총괄부서장 상무 김범수■그린손해보험 ◇부사장 △자산운용부문장 고우석△개인영업〃강영기◇본부장△보상지원본부 김성기△고객지원 소병준△수도권 김호권△영남본부 정윤식◇부장△콜센터 이만근△수도권육성부 신윤하△자동차업무부 이종덕△다이렉트사업부 정찬옥△법인영업지원부 이춘우△고객서비스센터 김승인△정보시스템부 김영삼△마케팅부 장은천△총무부 황의성◇지점장△부산 최상훈△경남 이목△일산 유시철△강북 정태진△전남 정경환△전북 최용선
  • 김원우 소설 ‘모서리에서의… ’

    김원우 소설 ‘모서리에서의… ’

    김원우(61·계명대 문예창작과 교수)씨가 오랜만에 장편소설과 산문집을 함께 냈다.‘모서리에서의 인생독법’(강 펴냄)은 ‘일인극 가족’ 이후 9년 만에 출간하는 장편, 또 ‘산책자의 눈길’(강 펴냄)은 등단 31년 만에 첫선을 보이는 산문집이다. ‘모서리에서의 인생독법’은 지방 국립대 의대에서 병원장을 지낸 월남민 의사 박성득의 생애를 제자 최 원장과 여 교수가 추모 문집을 만들기 위해 복원한다는 이야기다. “학교로 오는 길에 대구 성서공단이라고 큰 공장지대가 있어요. 이곳에서는 동남아 이주 노동자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을 지켜보다 보니 자연스레 난민(難民)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죠.” 그러다 보니 지난해 안식년을 이용해 그동안 추적해온 이들 삶의 한 갈래인 월남 난민을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내놓게 됐다는 것.‘난민의식’으로 철저히 무장한 그답게 이 작품에서도 난민의 생애를 살다간 박성득을 통해 “근본으로 돌아가 변두리에서 인간의 본성, 윤리를 지키며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문학평론가 정호웅(홍익대) 교수는 “이 작품은 한국 소설 어디에서도 그 비슷한 경우를 찾을 수 없는 개성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을 통해 성격 창조의 한 모범을 보였다.”면서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소설 형식을 일궈온 창발의 작가 김원우의 진면목 하나를 이로써 다시 알겠다.”고 평했다.1만원. 산문집 ‘산책자의 눈길’은 작가가 등단 이후 써온 에세이들을 모아 엮은 것. 문단의 제도적 적폐들에 대한 고발성 글과 횡보 염상섭 소설에 대한 총론ㆍ각론, 김정환 시인과 신수정 문학평론가가 나눈 대담으로 구성돼 있다.1만 5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남과 북의 현재를 만든 사람들 분야별 양측 주요인물 재조명

    남과 북의 현재를 만든 사람들 분야별 양측 주요인물 재조명

    1948년 이후 남과 북은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계간 ‘역사비평’ 봄호는 상이한 경로를 밟으며 남과 북의 현재를 만든 양측의 인물들을 조명했다. 기획의도엔 두 가지 길 중 어느 쪽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는 ‘역사비평’이 2008년을 지칭하는 용어에서부터 드러난다. 그간 보수진영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발전상에 방점을 찍어 ‘건국 60주년’이란 표현을, 진보진영은 분단이 만들어낸 남북 정부의 불완전성에 주목해 ‘분단 60주년’이란 말을 써왔다.‘역사비평’은 두 용어 모두를 거부하고 ‘남북 정부 60주년’이란 용어를 택한다. 남북 정부를 다 함께 ‘실체’로 인정해야 상호이해 및 공존, 장기적 통일이 가능하다는 관점이다. 특집기획 ‘두 가지 길, 남과 북을 만든 사람들’도 이 같은 문제의식 아래 남북의 기본 골격을 만들어간 인물들을 비교한다. 정치 분야 비교 대상자는 박정희와 김일성. 박명림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만주에서 장교 생활을 한 박정희와 항일운동 지도자로 활동한 김일성이 만주란 동일한 체험공간을 갖는 한편 만주인맥을 정권창출과 유지에 활용한 공통점을 보였다고 지적한다. 반면 집권 이후 자주노선을 택한 김일성이 국가발전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한 것과 달리 박정희는 강대국 의존을 통해 자율성을 확보, 결과적으로 김일성이 박정희에게 ‘영광’을 안겨주는 역설적 현상을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문학 분야에서 김재용 원광대 한국어문학부 교수는 남측의 염상섭을 순수문학이란 외피를 쓴 냉전반공주의에 저항한 소설가로, 북의 한설야를 과잉 계급주의와 항일혁명문학 풍토에 맞선 체제불화적 작가로 재조명한다. 이준식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초빙교수는 주시경의 제자였던 최현배와 김두봉 두 사람이 각각 남과 북에서 한글쓰기와 가로쓰기, 형태주의에 입각한 맞춤법 등 기본 골격이 동일한 언어정책을 이끌어 남북 언어 이질성을 최소화했다고 평가한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 김일수 박사는 남측 이병도의 실증사학과 북측 김석형의 주체사학을 대별해 비교한다. 김근배 전북대 과학학과 교수는 과학의 국제성을 선도한 이태규와 과학의 주체성을 주창한 리승기를 남북에서 다른 길을 간 과학자로 꼽는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시론] 문화정책, 경제논리에 빠져선 안된다/김주연 숙명여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시론] 문화정책, 경제논리에 빠져선 안된다/김주연 숙명여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글로벌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제발전을 통한 부강한 나라로의 도약은 어떤 다른 명분도 넘어서는 긴요한 명제가 되었다. 이명박 정부와 더불어 ‘경제시대’가 우리에게도 다시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 시간은 지난 10여년의 정치시대와 비교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소망을 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문화 분야로 초점을 옮기면 세심하게 검토되고 주목되어야 할 또 다른 요소가 있음을 환기하고 싶다. 무엇보다 이제 더 이상의 경제논리와 정치논리로 문화가 인식되고 재단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문화는 현실정치와 현세적 물질생활을 포함하되, 그것을 넘어서는 가치의 이름이다. 이른바 ‘초월성’이 그것이다. 한 나라의 문화가 초월성을 지니고 있느냐의 여부는 그 나라와 사회의 수준을 가늠한다. 초월성이 결여된 채 정치와 현실에 매몰된 사회와 민족에게는 참다운 의미에서의 문화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저항, 민중, 민족이 문화를 종속항으로서 거느려온 지난 한 세대는, 그 불가피성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종속된 문화의 장애현상, 결손현상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없다.10여년 전부터 시작되어 지난 5년동안 두드러지게 지속된 투사적 문화인들의 군림은, 그 이전의 고질적인 어용문화인의 행태를 연상시키며 갈등을 유발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쉽게 말해서 정치논리로의 문화 종속현상이다. 다른 한편, 언제부터인가 문화를 경제논리로 계산하는 발상과 그 실천도 우리 사회의 중심부를 강타하고 있어서 우려된다. 런 마당에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제일주의가 행여 문화정책과 문화현장에 경제논리, 시장논리만을 더욱 확산시킨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없다. 문화행정은 그 수장에 아직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어 보인다. 최근 거론되는 총리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돈 잘 끌어온 대학총장들이 많다. 그러나 총리는 몰라도 문화행정의 책임자로서는 이러한 배경과 조건보다, 문화적 가치의 상징성이 중요시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몇 년새 나라의 품격과 체신이 매우 떨어졌다는 게 공론이다. 문화를 경멸하고 반문화적 언동을 서슴지 않는 정치지도층이 야기한 현상이다. 이제 요구되는 것은 그 품격과 체신을 회복하는 일이다. 정치와 경제에 함몰된 문화정책이나 인사는 오히려 품격의 추락을 재촉함으로써 문화국가로서의 위상을 곤경에 빠뜨릴 우려가 크다. 문화는 실물이 아니라 상징이며, 행동보다는 언어를 통해 그 정체성을 발현한다. 그러므로 단기적인 효율보다는 인간 자체와 가치를 지향하며, 이에 훈련된 사람을 존중한다. 양보다 질의 세계이며, 질의 제고가 목표가 된다. 한 사람의 퇴계, 한 사람의 염상섭, 한 사람의 괴테가 보다 존중되고, 소비적 영상문화보다 창조적 문학행위가 평가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오늘날 디지털문화 속에서도 여전히 콘텐츠가 소중하며, 이를 위해 전통적 문학을 비롯한 전승문화가 가꾸어져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이념을 중시하는 정치논리로부터 문화의 품위있는 초월성을 회복시키는 것은 물론, 그것이 다시 시장중심의 경제논리에 빠져버리는 위험을 막아야 하는 이중의 사명을 띠었다. 이런 당면과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문화국가로서의 진보와 향상이라는 오랜 소망은 지체될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문화에는 엄중하면서도 성대한 문화논리가 있는 것이다. 김주연 숙명여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문화키워드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문화키워드

    ■ 신문 연재소설로 본 시대상 신문 연재소설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심과 열망과 한숨이 배어 있다. 이것은 대중과 호흡을 함께해 나가는 신문이 그들의 이목을 끌고 그들을 지면에 이끌어 들이고자 만들어 내는 현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신문 연재소설을 써나가는 주체란 단순히 작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신문과 독자, 그리고 그들과 함께 당대를 만들어 나가는 사회 그 자체라 할 것이다. 우리는 저 멀리 ‘대한매일신보’가 숨쉬던 구한말에서 애달픈 식민지 시대, 해방공간, 한국전쟁, 긴 독재체제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주 긴 목록의 신문 연재소설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들이 무엇을 알고 싶어 했고 무엇에 아파했으며 무엇을 원했는지 보여준다. 신문 연재소설은 우리에게 당대의 문화적 코드가 무엇이었는지 알려준다. 신문 연재소설을 통해 당대의 문화키워드를 살펴본다. 구한말의 문화적 키워드는 단연 나라 지키기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당시 애국계몽을 표방한 신문 ‘대한매일신보’에는 ‘소경과 안즘방이 문답’(1905.11.17∼12.3),‘거부오해’(1906.2.20∼3.7) 같은 작품들이 연재되었다. 이 과도기적 ‘소설’들에는 어떻게 기울어가는 나라를 개혁할 것인가, 외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복합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1910년대의 지식인들은 국권을 침탈당한 비극적 분위기 속에서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을 여전히 유학과 교육과 계몽에서 찾았다. 문단으로 보면 이때는 이광수와 최남선의 시대였다. 이광수의 ‘무정’(‘매일신보’,1917.1.1∼6.14)은 경성학교 영어교사인 이형식과 기생 영채의 사랑의 엇갈림을 그리면서 그들,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길을 새로운 학문을 위한 유학에서 찾았다. 여기서 이광수는 과학이라는 새로운 구호를 제창했다. 1920년대는 3·1운동의 좌절이 가져다 준 절망적 분위기 속에서 고독한 자아의 구원을 열망하는 흐름과 절망을 대신할 새로운 사회적 희망을 추구하는 흐름으로 나뉘었다. 어머니를 잃고 오빠와 함께 살아가는 혜숙의 가련한 운명을 그린 나도향의 ‘환희’(‘동아일보’,1922.11.21∼1923.3.21)는 전자의 흐름을,3·1운동의 좌절을 배경으로 순영과 봉구의 사랑과 죽음, 기약을 그린 이광수의 ‘재생’은 후자의 흐름을 대변한다. 1930년대는 어두운 현실에 대한 인식과 식민지 근대의 성숙 과정에서 배태된 대중문화, 그리고 여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때였다. 한 예로 염상섭의 ‘삼대’(‘조선일보’,1931.1.1∼9.17)는 타락한 윗세대와 사회주의 운동이 풍미한 복잡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삶의 균형을 고민하는 새로운 세대의 주인공을 그리고 있다. 1940년 8월10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폐간되자 신문 연재소설의 현장은 다시 ‘매일신보’로 넘겨졌다. 이태준, 채만식, 박태원, 이효석 같은 대작가들은 가혹한 천황제 파시즘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체제의 강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고민과 문제의식을 그들의 소설들에 각인시켰다. 예를 들어 이효석의 ‘창공’(‘매일신보’,1940.1.25∼7.28)은 천일마라는 주인공이 만주 하얼빈에서 만난 러시아 여성 나아자와 결혼하여 함께 조선의 문화를 공유해 나가는 이야기를 통해 천황제 파시즘의 대동아주의 이데올로기에 균열을 냈다.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발발에 이르기까지 잠시 침체한 양상을 보였던 신문 연재소설이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된 것은 1950년대였다. 대중의 폭발적인 반향을 얻으면서 논쟁에까지 휩쓸려 이른바 낙양의 지가를 올린 정비석의 ‘자유부인’(‘서울신문’,1954.1.1∼8.9)은 대학의 국문학 교수 장태연과 그 부인 오선영의 뒤얽힌 생활상을 통해 당대의 문화 풍속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1960년대에 들어서자 한국사회는 군사독재 체제, 산업화, 타락과 부패라는 복합적인 문제들에 봉착하게 된다. 손창섭의 장편소설들, 예컨대 ‘이성연구’(‘서울신문’,1965.12.1∼1966.12.30)나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동아일보’,1966.2.8∼10.31) 같은 작품들은 대도시화한 서울을 배경으로 간척사업, 공공사업 등과 같은 당대적 사건들을 다루면서 물신주의가 팽배한 1960년대 사회의 기묘한 위선, 타락, 무질서, 음모를 그려나갔다. 1970년대에 들어서자 민중이 사회적 관심사로 부상하기 시작한다. 군사독재와 산업화 속에서 짓눌린 민중에 대한 관심은 수많은 문제작들을 낳았던바 신문 연재소설에서 이것은 대하소설이라는 문제적인 양식과 접맥된다.‘서울신문’에 1979년 6월부터 1983년 2월까지 약 4년에 가깝게 연재된 김주영의 ‘객주’는 보부상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 역사적 상황과 생생한 민중생활 양상을 풍부하게 재현한 문제작이다.‘한국일보’에 1974년부터 1984년까지 10년씩이나 연재된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도 단 몇 줄의 역사기록밖에 없는 인물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민중의 애환과 바람을 그린 작품이었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로 이어지는 역사적 격변의 시대에 신문 연재소설의 주된 테마를 이룬 것은 한국현대사에 대한 관심이었다.1983년부터 잡지에 연재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태백산맥’에 이어 1998년부터 ‘한겨레신문’에 연재한 조정래의 대하소설 ‘한강’은 파란으로 점철된 한국현대사에 연속성을 부여하려 한 작가적 신념의 소산이다. 여러 곳에 나뉘어 연재되면서 1994년에 완간된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할 거작이다. 2000년대에는 민주주의가 사회적 원리로 정착해 나가는 대신에 자본주의의 물질적 독점력이 새로운 문제로 부각된다. 고도로 국가화·독점화한 자본주의가 과거의 정치적 독재를 대신하여 새로운 권력적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바로 2000년대다. 경제적 갈등, 반목과 생존 경쟁, 물신주의가 이처럼 일상을 확고히 지배한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여기에 민주주의가 낳은 정신적 타락 및 비속화·비소화한 시민들의 삶은 새롭고 숭고한 정신적 가치를 찾아 헤맨다. ‘서울신문’에 2004년 1월5일부터 최근까지 장기간 연재됐던 최인호의 ‘유림’은 그러한 숭고에 대한 열망이 투영된 소설이라고 하겠다.‘상도’에서 ‘유림’에 이르는 최인호의 집필과정은 시대의 추이를 예민하게 감지할 줄 아는 능력의 존재를 시사한다. 이렇듯 신문 연재소설은 한국사회 및 대중의 관심사와 그 문화적 추이를 깊이 있게 받아들이고 촉진한 시대의 바로미터와 같은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방민호(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 ■ 서울신문 연재소설 소개 ▶ 소경과 안즘방이 문답 1905년 11월17일부터 12월3일까지 대한매일신보에 연재된 개화기 신소설로 신문에 실린 최초의 소설 형태의 글이다. 개화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진 복술가 소경과 망건장수 앉은뱅이의 대화가 전개되는 문답체로 자주적 국권 의식을 강조하는 작품이다. ▶ 무정 1917년 1월부터 6월까지 이광수가 매일신보에 연재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이다. 한국 현대 문학의 출발점이 된 작품으로 근대문명에 대한 동경과 신교육 사상, 자유연애 찬양, 남녀 평등 사상 등을 주제로 내세우면서 대중계몽 역할을 꾀해 독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근현대문학 사상 가장 많이 읽혀지고 연구되어온 이광수의 대표작이다. ▶ 자유부인 1954년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신문에 연재된 작품으로 한국 신문 연재 소설 사상 최고의 화제를 낳았다. 성윤리에 대한 논란을 비롯, 갖가지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정비석의 화제작. 대학교수 부인 오선영의 ‘일탈’를 통해 6·25전쟁 직후 만연한 퇴폐적인 사회 풍조와 전쟁 미망인들의 취업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 객주 1979년 6월6일부터 1983년 2월29일까지 서울신문에 1465회 연재돼 역사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작가 김주영의 역작.3부작으로 구성됐으며 조선 후기 보부상과 노비, 관료, 농민들의 갈등과 유착을 다루며 당시 사회의 변동상을 그려냈다.19세기 말의 풍속을 구체적으로 재현했으며 평민층의 입말을 잘 살려내 사실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 유림 1977년 서울신문에 소설 ‘파란 꽃’을 첫 연재한 최인호가 2004년 1월5일부터 2006년 12월30일까지 연재한 장편소설. 유교가 흘러온 2500년의 역사를 조망한 작품으로 왕도국가를 세우려다 실패한 조광조와 이상국가를 꿈꿨던 공자, 성리학을 발전시킨 퇴계 이황 등 유학자들의 삶을 엮었다.‘유림’은 유교와 유학자들을 소설로 형상화해 독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프론티어 5인이 말하는 미래 문화키워드 서울신문은 창간 103주년을 맞아 문화계 인사들로부터 미래 사회의 문화를 이끌 화두가 무엇인지 들어봤다. 문학·영화·방송·음악·미술 방면의 전문가 5명은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명징한 키워드로 향후 문화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예술가 사회’‘글로벌’‘탈경계’‘다양화’‘탈장르’ 등으로 요약되는 이 문화 핵심어들은 저마다 고유한 속성을 지니면서도 의미있는 공통분모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진지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 “장르파괴 가속화” 최완규 ‘주몽’ 드라마 작가 “앞으로는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드라마 연출자가 영화 감독을 맡거나 영화제작사가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렇다할 성공 사례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제작인력의 양분화가 점차 미미해지고 두 장르간 벽을 허무는 사례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국민 드라마 ‘주몽’의 최완규(43) 작가는 미래 방송계의 키워드를 이처럼 ‘탈경계’란 말로 압축해 표현했다.‘종합병원’‘허준’‘올인’ 등 사극과 현대물을 오가며 인상깊은 작품들을 남겨온 그는 현재 그 자신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에 미드(미국 드라마) 열풍이 불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미국 사람들도 새삼스럽게 미드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할리우드의 우수한 영화 제작인력과 기획력이 드라마로 대거 투입된 결과로 볼 수 있어요. 우리도 이같은 탈경계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드라마 제작환경은 아직까지 그리 여의치 않다. 최 작가는 “현재 방송사·외주제작사들은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십중팔구는 제작비를 맞추지 못해 적자를 떠안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드라마는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규모를 급속도로 키워 왔지만, 그 수혜가 몇몇 연기자와 작가들에게 집중되는 등 문제점도 함께 키워 왔다.”고 덧붙였다. 최 작가는 “‘CSI’나 ‘프리즌 브레이크’는 작가 한명의 머리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작품”이라며 “무엇보다 사전제작을 염두에 둔 시리즈물이 일반화돼야 하며, 밀도 높은 작품을 위한 집단창작시스템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권고도 잊지 않았다. 시청률이나 해외 마케팅에 신경쓰기 앞서 ‘질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시청자들이 먼저 알아 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프로·아마 벽 무너져” 김영하 소설가 “미래는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세상입니다.‘예술가 사회’라 하면 어떨까요?” 소설가 김영하(39)는 20세기 후반, 자본가가 된 우리 모두는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예술가가 될 거라 장담했다. “요즘 삼청동에 가보면 사진기자들이 쓸 만한 장비를 들고 수백명이 순례를 하고 있어요. 모든 예술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거죠.” 그는 프로가 좋은 작품을 만들고 아마추어가 ‘후진’ 작품을 만들 것이라는 경계는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문학이야말로 아마추어가 하는 겁니다. 뭐든 쓸 수 있죠. 랭보와 카뮈도 아마추어였어요. 문학사는 아마추어가 쓴 엄청난 작품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영하는 ‘개인’도 미래의 문화 키워드로 꼽았다. 사람들간에 공통적인 경험이 줄어들고 다른 처지에서 세상과 직면하기 때문이다. 그는 1950년대,60년대 문학과 같은 트렌드는 사라지고 작가 개인의 문체 특성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문학도 이제 개인의 내면과 경험을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김영하 다르고, 박민규 다르죠. 공통분모를 찾는 건 부질없는 노력입니다. 서구 비평가들이 하듯 한 작가에 천착하게 되고 작가는 우주의 별처럼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장편소설 대망론을 믿으면서도 최근 출판사와 일부 언론에서 일고 있는 ‘장사 논리’는 경계했다.“문학을 해외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일본 문학에 대응하기 위해 장편소설을 내라는 건 박정희 시대의 논리죠. 요즘 일부 언론에서 만든 문학상이나 출판사들은 새로운 네이밍을 통해 작가들에게 대중소설이라는 수요를 창출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건 독자들이 원하는 거죠. 잘 된 장편은 독자를 일주일간 기쁘게 해줍니다.” 김영하는 ‘예술가 사회’에선 모두가 행복해질 거라고 내다봤다.“미래에 나쁜 일만 생길 거라 보는 문화적 비관주의는 언제나 실패해왔습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영어제작으로 월드마켓 공략” 이승재 LJ필름 대표 “향후 한국영화 산업을 지배할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이승재(43) LJ필름 대표는 “지난 15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한국영화 산업은 현재 한계점에 다다랐다.”면서 “이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력, 유통 등 성장을 담보하는 제반 여건이 다 갖춰진 한국영화 내수시장은 더이상 ‘파이’를 늘릴 수 없는 상태라는 것. 그는 비용 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 30∼40%에 달하는 현 시점에서 대안은 해외시장 개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영화를 잘 만들어 수출하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 우리의 문화를 영어로 제작해 알리는 방식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이나 아프리카 영화인들이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세계 공용어인 영어로 제작해 알렸듯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는 ‘괴물’을 예로 들면서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라도 자국 언어로 제작되면 ‘월드 마켓’에서 뛰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망을 대변하듯 올들어 충무로에서는 해외 합작이 심심찮게 추진되고 있다. 나우필름이 미국 영화사 VOX3과 손잡고 만든 첫번째 합작영화 ‘두번째 사랑’이 얼마 전 한국 관객과 만났고, LJ필름 또한 ‘프린세스 줄리아’를 한·미합작으로 제작한다. 영화는 조선의 마지막 황태손이었던 이구와 그의 미국인 부인 줄리아 멀록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와호장룡’ 등을 제작한 미국 유니버셜 포커스와 손잡은 이 영화는 현재 시나리오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2억달러를 벌어들인 그리스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처럼 한국적인 소재이면서도 다같이 공감할 수 있는 ‘크로스컬처 아이템’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대가보다 다수 결집 창작 증가” 김현철 작곡가 겸 가수 가수 김현철(39)은 미래 대중음악의 키워드로 ‘다양화’를 제시했다. 그것은 또한 21세기와 이전의 대중음악을 구분짓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2000년 가까이 전해져 내려온 음악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년쯤 전입니다. 대중에게 대량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음반이란 형태의 ‘디바이스(도구)’가 등장한 덕분이죠. 현재도 CD를 거쳐 MP3 등으로 더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고요. 이런 다양한 형태의 도구들이 급격한 음악시장의 변화를 가져왔고,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튈지는 아무도 쉽게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21세기 대중음악의 트렌드는 소수의 대가가 아니라 다양한 뮤지션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특징. 방송과 몇몇 가요제가 가수 등용문의 전부였던 예전과 달리 UCC 등을 통해 누구라도 쉽게 가수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대중이 음악을 접하는 도구 또한 공중파 방송 일변도에서 모바일, 케이블 음악방송, 인터넷 음악전문 사이트 등으로 다양하게 재편되고 있다. “음악을 전달하고 수용하는 도구의 확대는 음악가들에게 더욱 다양한 음악을 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장르의 융합단계는 이미 넘어섰습니다. 이제 모바일에 적합한 음원은 물론, 데커레이션 음악(장난감에 사용되는 음악)까지도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다양성이 양질의 음악 생산까지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공연문화가 활성화되면서 ‘공연 브랜드’가 많이 등장하게 될 겁니다. 또한 음악가와 다양한 ‘디바이스’를 연결해주는 기획·프로모션 부문에 현재보다 한층 진보된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하게 될 겁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표현도구 다양화” 정연두 최연소 ‘올해의 작가’ “한국 현대미술의 미래는 밝고 발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동안 작품의 질에 비해 저평가돼 왔죠.” 회화, 조각 등으로 경계를 나누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한 현대미술.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독특한 접근방식을 보여주는 작가 정연두(38) 역시 한마디로 규정하기 힘들다.‘탈장르’로 규정되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그는 멀티 플레이어적인 작업으로 보여준다. 국립현대미술관이 95년부터 매년 뽑는 ‘올해의 작가’에 30대로는 처음 선정된 정연두는 현대미술의 변화와 흐름을 잘 보여주고 대처하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무형에 의해 지배되는 유형’처럼 현대 미술에서 장르의 경계를 만드는 것 자체가 우습다.”며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확실한 세계가 있다면 어떤 표현매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 역시 대학에서는 조소를 전공했지만 요즘 주로 사용하는 표현방식은 사진과 비디오다. 정연두는 앞으로 그처럼 작품활동만 하는 한국의 전업작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업작가 한 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한 작가를 공부하고, 응원하는 팬이자 컬렉터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은 대한민국 인구의 겨우 1%가 컬렉터지만, 그 수가 늘어나면 전업작가 시스템도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작가들은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작업태도를 견지할 수 있고, 컬렉터층도 극소수의 부유층이 아닌 개미군단으로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그놈’ 論/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1977년 타계한 무애(无涯) 양주동(梁柱東) 선생은 국문학자이자 영문학자, 시인·수필가였다. 어려서부터 익힌 한학에도 능통했다. 그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향가 25수 전편을 연구해 국문학사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지만, 말년에는 방송인으로서 대중적인 인기를 상당히 누렸다. 박람강기(博覽强記)와 재치 넘치는 입담은 그의 전매특허였으며 스스로 ‘천재’이자 ‘국보’임을 내세웠다. 그만큼 무애는 천의무봉(天衣無縫)한 분으로, 믿기 힘든 에피소드들을 후학들에게 남겼다. 그 가운데 하나가 1926년 서울 근교 한 절에서 열린 ‘영도사 좌담’이다. 이광수·김동인·염상섭 등 당대의 문인이 집결한 이 자리에서 무애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는다. 영어의 3인칭대명사 ‘he’와 ‘she’를 대신할 우리말로 ‘그놈’ ‘그년’을 쓰자고 한 것이다. 원래 우리말에는 남녀를 구분하는 3인칭대명사가 없었다. 그래서 구미문학의 영향을 받은 뒤로, 특히 ‘she’에 해당하는 단어를 찾느라 글쟁이들이 고민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누구나 ‘그녀’를 쓰지만 그때만 해도 한자어 ‘피녀(彼女)’ ‘궐녀(厥女)’를 비롯해 ‘그여자’ ‘그네’ ‘그니’가 섞여 쓰였다. 그날 무애의 제안은, 훗날 그가 책 ‘문주반생기’에서 고백한 데 따르면 한바탕 큰 웃음거리로 끝나고 말았다고 한다. 그래도 무애는 미련이 남는 듯 ‘놈’은 ‘남(타인)’에서,‘년’은 ‘여느 사람’의 ‘여느’에서 나왔으므로 3인칭대명사로 손색없음을 거듭 주장하였다.‘놈’의 사전적 의미는 낮춤말이지만 기실 그렇게만 볼 일은 아니다. 사내·계집아이를 가릴 것 없이 ‘그놈 참 잘 생겼다.’거나 만개한 꽃을 보며 ‘그놈 참 흐드러지게 피었다.’라고 할 때 그 속내에는 따뜻한 애정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한때는 3인칭대명사가 될 뻔한 우리말 ‘그놈’이 요즘 곤경에 처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놈의 헌법”이라고 발언하자 이를 맞받아 야당 국회의원이 그제 대통령 이름을 직접 거론해 “그놈의 ○○○”이라고 말했다. 정치판이 우리말을 오염시킨 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한동안 계속될 ‘그놈의’ 시리즈를 지켜볼 생각을 하노라면 마음이 영 개운치 않음은 어쩔 수 없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오산학교’ 100돌

    ‘오산고 개교 100주년 사업회’는 남강 이승훈 선생이 설립한 오산학교가 오는 15일 건학 100년을 맞아 남산걷기대회, 미술전시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갖는다고 6일 밝혔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의 오산 중·고등학교는 3ㆍ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명인 이승훈 선생이 1907년 구국인재 양성을 위해 평안북도 정주군 갈산면 익성리에 사재를 털어 설립했다. 일제강점기에 교직원과 학생들이 독립운동을 펼치는 등 민족학교로 맹활약했으며,6·25전쟁때 교직원·학생·졸업생이 월남하면서 부산 동대신동에 재건됐다가 1956년 지금의 자리에 정착하게 됐다. 춘원 이광수, 고당 조만식, 단재 신채호, 횡보 염상섭 등이 교편을 잡았고, 시인 김소월과 백석, 종교인 주기철, 사상가 함석헌, 화가 이중섭 등이 이 학교를 나왔다. 오산중·고교는 7일 강원 원주시 센츄리21CC에서 ‘100주년기념 샷건 골프대회’를 개최하고,9∼15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오산미술 100년전’,11일에는 요리마당, 농구경기 등을 펼치는 ‘남강제’,12일에는 ‘100주년기념 남산걷기대회’와 여의도 KBS홀 동문 관악연주회를 연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서울신문 102년-서울신문과 한국문학] 1919년 소설 공모 첫 시행… 신춘문예의 효시

    [’서울신문 102년-서울신문과 한국문학] 1919년 소설 공모 첫 시행… 신춘문예의 효시

    대한매일신보는 일제에 강제로 접수되기 전까지 구국의 횃불을 든 항일언론으로 유명하지만, 신문에 처음 소설을 연재하는 등 문학사적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고 이다. 1905년 11월17일부터 12월13일까지 대한매일신보에 최초의 소설형태의 글인 ‘소경과 앉은뱅이 문답’이 실렸다. 이어 정식으로 소설이라고 이름 붙인 글인 ‘청류의녀전’이 1906년 2월 12차례 연재되었다. 우리 국문학사에 최초의 신소설로 알려진 이인직의 ‘혈의 누’는 그 이후인 1906년 7월에야 만세보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대한매일신보는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총독부 기관지로 전락한 ‘매일신보’로 옷을 갈아입어야 했고, 정치면을 중심으로 일제의 황국신민화 정책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매일신보는 이같은 정치기사로는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없다고 판단, 총독부 감시가 덜한 문화, 특히 문학분야에 눈을 돌렸다.1919년 8월 소설 현상공모를 최초로 시행했으며, 이는 이후 민간신문이 앞다퉈 채택한 신춘문예의 효시가 됐다. 최초로 문학 전문기자를 채용하기도 했다. 당시엔 작가를 겸하는 기자가 많았는데, 특히 이해조는 매일신보 기자로 있으면서 ‘화세계’(花世界),‘월하가인’(月下佳人),‘봉선화’(鳳仙花) 등10여편을 매일신보에 연재했다. 매일신보 1·2면을 담당했던 조중환도 ‘조일재’란 필명으로 ‘쌍옥루’‘장한몽’ 등을 연재했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장한몽’(長恨夢)은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약 4년간 연재되었던 오자키의 원작 ‘금색야차’를 번안한 연애소설이었음에도 번안작가의 창의성이 가미되어 원작보다 내용이 풍부해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밖에 이상협, 윤백남, 심우섭 등도 많은 소설을 남겼으며, 특히 음악가인 홍난파도 ‘허영’(虛榮),‘최후의 악수’란 소설을 연재했다. 이들이 모두 매일신보 기자였음은 물론이다.‘청춘예찬’으로 유명한 민태원도 매일신보 기자로 출발,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을 거치면서 소설을 연재했다. 이광수는 매일신보에 근무하지는 않았으나 처녀작인 장편소설 ‘무정’을 1917년 1월1일부터 126회에 걸쳐 연재한 데 이어 ‘개척자’를 잇달아 내놓아 명성을 드높였다. 그는 ‘무정’ 연재후 우리나라 남쪽 5도를 돌아보고 기행문 ‘오도답파여행’을 연재했다. 서울을 출발해 조치원, 공주, 부여, 군산, 전주, 익산, 다도해, 삼천포, 부산, 마산, 경주 등을 여행하면서 느낀 인상기를 53회에 걸쳐 썼는데, 르포성 기행문을 신문에 연재하기는 이광수가 처음이었다. 일제가 모든 민간 신문을 강제폐간한 뒤 매일신보는 우리 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유일한 터전이었다. 당시 매일신보 지면을 장식했던 주요 작가 및 작품들을 보면 그 문학사적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김동인의 ‘순정-부부애편’‘해는 지평선에’‘백마강’, 박종화의 ‘금삼의 피’‘대춘부’‘여명’, 염상섭의 ‘이심’‘불연속선’‘향가’, 이효석의 ‘황야’‘나는 말 못했다’‘창공’, 정비석의 ‘화풍’, 채만식의 ‘금의 정열’‘아름다운 새벽’ 등 대부분 한국 근대문학사의 주역들이 작품을 연재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창비, 한국소설 대표작 50권 완간

    창비판 한국문학전집이 완간됐다. 계간 ‘창작과 비평’40주년 기념사업으로 기획돼 지난해 7월 1차분 22권,11월 2차분 14권을 내놓았던 창비의 ‘20세기 한국소설’(편집위원 최원식 임규찬 진정석 백지연)이 마지막 14권을 보태 전 50권으로 마무리됐다. 전집에는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 등 근대문학 요람기인 1910년대 작가들부터 김영하 배수아 하성란 등 젊은 작가들의 2000년대초 작품들까지 204명의 중·단편 374편이 실렸다. 기존의 ‘대표작’들에 휘둘리지 않고, 작가의 특성과 변모를 보여주는 문제작과 사회상을 반영한 수작들에 골고루 눈을 돌렸다. 최다 수록 작가는 6편이 실린 이태준. 이어 현진건 채만식 김유정 박태원 김승옥 황석영 박완서의 작품이 각각 5편씩 실렸다. 반면 최인훈과 백민석은 본인의 거절로 빠졌다. 수록 문인들 중에는 혈연으로 묶인 경우도 있다. 임화·지하련, 김동리·손소희 등은 부부 사이고, 최정희·김채원은 모녀간, 한승원·한강은 부녀간이다. 또 박화성·천승세는 모자간, 김원일·김원우는 형제간, 한무숙·한말숙은 자매지간이다. 일선 국어교사가 독자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박사급 연구진이 이에 대답하는 이메일 형식의 인터뷰는 이 전집의 또다른 자랑이다. 부록으로 나온 ‘20세기 한국소설 길라잡이’와 ‘우리소설지도’도 두고두고 쓸 만하다. 창비측은 “2차분까지 22만권이 팔렸고, 이번 완간을 계기로 본격적인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낱권 7000∼8000원. 전집세트 36만 40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문화예술계 거목’ 하늘로…

    ‘문화예술계 거목’ 하늘로…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한달에 10여편의 연극을 챙겨보고, 또 한달에 29일은 꼬박 술을 마셨다. 하루에 두시간 이상은 책상에 앉아 희곡을 썼다.2003년 팔순을 맞았을 때 시끌벅적한 잔치 대신 신작 ‘옥단어’를 써서 소박하게 무대에 올렸던 그다. 마지막 병상에서도 머릿속은 온통 연극뿐이었다고 한다.“‘산불’의 일본어 공연을 앞두고 희곡을 번역하는 일에 끝까지 매달렸다.”고 지인은 전했다. 차범석. 그는 한국 연극의 산 증인이자 ‘영원한 현역’연극인이었다.1924년 목포 호남 갑부의 차남으로 태어난 그는 열세살때 최승희의 무용발표회를 보고 무대예술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 사범학교를 나와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스물둘에 뒤늦게 연희전문대 영문과에 입학한 뒤 문학서클 ‘새마을회’에서 김기림, 염상섭, 유치진 등으로부터 문학과 연극을 배웠다. 1955년 ‘밀주’와 1956년 ‘귀향’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희곡작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한편 직업극단인 ‘제작극회’를 창단해 흥행주의, 상업주의를 배척하는 소극장 운동의 선봉에 섰다. 이때 발표한 ‘공상도시’‘불모지’‘껍질이 깨지는 아픔없이는’등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1961년 한국 최초의 민간방송인 MBC 연예과장에 발탁돼 10년간 방송국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때의 인연으로 1980년 드라마 ‘전원일기’를 1년간 집필하기도 했다. 한국 리얼리즘 연극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산불’은 1962년 12월24일 명동 국립극장에서 초연됐다. 첫날부터 관객이 몰려들어 정문 유리창이 깨지고 기마경찰까지 출동하는 대이변을 일으키는 등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산불’을 비롯해 ‘학살의 숲’‘표류’‘안개소리’등 전후의 현대사와 사회상에 바탕을 둔 정통극을 추구하는 그를 연극계는 ‘리얼리즘의 파수꾼’이라고 불렀다. 오페라 ‘산불’‘녹두장군’, 무용극 ‘도미부인’‘은하수’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팔순의 고령에도 꼿꼿한 걸음걸이, 형형한 눈빛을 잃지 않은 그는 평생 원칙주의자와 도덕주의자로 살아왔다. 연극 입문 초기부터 고인을 사사한 극단 미추의 손진책 대표는 “실수 하나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고 매섭게 야단치는 엄한 스승이셨다.”고 회고했다. 돈에 관한 결벽증도 유난했다. 부자 부모를 뒀지만 서울로 올라온 후 한뼘의 땅도 물려받지 않고 자수성가했다. 이런 품성때문일까. 그는 일찍부터 단체의 수장 역할을 도맡아했다.1969년 마흔넷의 나이에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에 선출됐고, 이후 국제극예술협회 부위원장, 극작가협회 회장, 문예진흥원 원장, 예술원 회장, 광화문 문화포럼 회장 등을 지냈다. 청주대 예술대 학장, 서울예대 대우교수 등 후학들을 양성하는 데도 힘썼다.8권의 희곡집외에 ‘한국 소극장 연극사’같은 연구서와 수필집, 평론집, 자서전 등도 여러 권 남겼다. 한치 흔들림없는 길을 걸어온 덕에 연극 인생에 대한 고인의 자부심은 남달랐다. 생전에 “연극 인생 50년에 관객에게 아첨하거나 하물며 그 아첨의 대가로 수입과 인기를 올리려는 몰염치는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했고, 또 “내 자신을 구속하면서 살지 않았고, 또 누구를 속박하지도 않았고 연극과 함께 평생을 살아온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도 입버릇처럼 말했다. 언제나 안주하지 않고 쉼없는 창작열을 불태웠던 그였지만 초기작 ‘산불’에 대한 애착은 유별했다. 지난해 고인의 50년지기 동료인 극단 산울림 임영웅 대표의 연출로 국립극장 무대에 ‘산불’이 다시 올려졌을 때 무척 즐거워했다. 최근엔 ‘산불’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댄싱 위드 섀도우’의 작업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신시뮤지컬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문병갈 때마다 매번 ‘뮤지컬은 잘 돼가느냐.’고 물어보는 게 낙이셨다.”면서 “선생님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소식에 뮤지컬 제작발표회를 서둘러 7월3일로 잡아놨는데 그것도 못보고 돌아가시다니….”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故 차범석 연보 ▲1924년 전남 목포 출생 ▲1945년 광주사범학교 강습과 졸업 ▲1946년 연희전문대(연세대)영문과 입학 ▲195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제작극회 창단동인 ▲1961년 문화방송 연예과장 ▲1963년 극단 산하 대표 ▲1968년 연극협회 이사장 ▲1975년 극작가협회장 ▲1981년 예술원 회원 ▲1995년 예술원 부회장 ▲1998년 문예진흥원장, 예술의전당 이사 ▲1999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2003년 광화문 문화포럼 회장 ▲3·1문화상 학술상, 대한민국문학상, 서울시문화상(연예부문), 이해랑연극상, 동랑연극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
  • 일간지 제호 쓴 명필은 누구냐

    일간지 제호 쓴 명필은 누구냐

    신문의 제호(題號)는 바로 그 신문의 얼굴이다. 독자는 자기가 선택한 제호에 모든 신뢰를 걸고 하루의「뉴스」를 읽게 되는 것. 그럼 신문의 얼굴인 그 제호들은 누가 썼을까? 당대의 명필들의 글씨인 것만은 틀림없는데 몇 십 년 제호에 익숙한 독자라도 그 글씨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거의 모른다. 연륜이 오래된 신문사인 경우 그 신문사의 사장 자신도 잘 모르고 있는 게 바로 제자(題字)를 쓴 주인공의 이름이다. 이처럼「베일」속에 감추어 있는 글씨의 주인공들은 과연 누구일까? 오는 7일은 제13회 신문의 날 - 아득히 잊혀진 제자의 주인공들을 찾아가보자. 현재 서울에서 발간되는 전국 독자를 대상으로 한 종합일간지는 모두 8개. 이중 대한일보, 서울신문, 한국일보의 3개지가 한글제자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신아일보가 한문제자를 쓰고 있다. 글씨체는 거의가 궁체 아니면 예서(隷書). 광범위한 독자층을 상대로 하다 보니 알기 쉽고 눈에 잘 띄는 체를 골라 쓰게 된 것이다. 제자 뒷배경으로 쓰인 무늬로는 한반도가 들어간 것이 동아일보, 대한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한국일보 등 5개지, 무궁화를 무늬로 넣은 것이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2개지, 횡선(橫線)을 사용한 신문이 대한일보, 서울신문, 신아일보, 조선일보, 한국일보의 5개지이며, 경향신문만은 아무런 무늬 없이 흰 배경이다. 신아일보는 횡선뿐. 횡선에 한반도를 넣은 신문이 대한, 조선, 서울, 한국 등 4개지로 제일 많고, 동아, 중앙이 무궁화무늬다. 제호는 한반도와 무궁화와 횡선을 가장 좋아하는 모양. 제자를 쓴 사람들은 모두 당대의 명필로 이름을 날리던 분들로 역사가 오랜 동아, 조선은 이미 고인이 된 김돈희(金敦熙)씨, 오세창(吳世昌)씨가, 그리고 해방 후의 신문제자는 주로 김충현(金忠顯)씨, 안종원(安鐘元)씨, 이철경(李喆卿)씨 등이 많이 썼다. [조선일보(朝鮮日報)] 위창(葦?) 오세창(吳世昌)씨의 글씨다. 1920년 창간 당시 방응모(方應模) 사장이 직접 오세창씨를 찾아 부탁, 아무런 보수 없이 써준 것이다. 하루는 소전(素?) 손재형(孫在馨)씨가 위창댁을 찾아가니 4, 5개의 제자를 놓고『어느 것이 좋은가 골라 내라』고 하여 소전이『이왕이면 다 신문사로 보내시지요』하였더니 위창은『그러면 신문기자들이 보나마나 이것저것 좋은 글자 골라서 오려 쓸 터이니 안된다』하면서 하나를 골라 보겠다고. 그 후 야간 개칠이 되어 현재까지 쓰여지고 있다. 창간 당시 관여했던 인사들이 모두 작고(作故)하거나 납북되어 신문사 자체기록엔 제자를 누가 썼는지 밝혀져 있지 않고 심지어 몇 십 년을 근속한 고위간부 되는 분도 모르고 있는 실정. 해방 후 신문판형이 바뀌거나 단수(段數)가 조정될 때마다 그 크기는 바뀌었으나 글씨는 여전히 오세창씨의 것. [경향신문(京鄕新聞)] 1946년 10월 창간 당시 편집국장이던 횡보(橫步) 염상섭(廉想涉)씨가 당대의 명필 안종원(安鐘元)씨에게 부탁, 제자를 받아 오늘날까지 쓰고 있다.「경향(京鄕)」은 원래 교황청 기관지인「우르비·엣·오르비」의 의역(意譯)으로 초대사장인 양기섭(梁基涉) 신부가 정한 것. 창간 당시부터 현재처럼 무늬없이「京鄕新聞」의 네 글자만 박아 넣어 쓰다가 4·19 이후 이준구(李俊九)씨가 사장이던 한때 볏잎 무늬를 넣어 썼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창간 당시로 되돌려 현재와 같이 무늬 없이 쓰고 있다. 개칠을 너무 많이 해서 제자의 원모습이 달라졌기 때문에 최근 창간 당시의 신문에서 제자를 복사해서 원래의 모양을 다시 찾았다. 창간 당시 관여했던 노기남(盧基南) 대주교의 글에 의하면 제자를 오세창씨가 쓴 것으로 되어 있으나 소전 손재형씨는 안종원 오세창 양씨에게 부탁, 안씨의 것을 썼다고 한다. [서울신문] 우리나라에서 한글제호를 제일 먼저 쓰기 시작한 게 바로「서울신문」이다. 그러나 제호의 운명은 무척 기구해 역대 고위간부가 바뀔 때마다 제호의 글씨와 모양도 바뀌어 왔다. 그 동안 김충현(金忠顯)씨 등 수많은 명필들이「서울신문」이란 제호를 써왔다. 그러다가 1966년 7월 8일자부터 한글 궁체의 제1인자로 알려진 이철경(李喆卿)여사의 정성 어린 글씨를 받아 오늘날까지 계속 써오고 있다. 지금 쓰이고 있는 글씨는 1점 1획의 수정이나 가필 없는「텍스트」그대로이다. 장태화(張太和)사장을 비롯한 간부진은 제자에 여간 마음을 기울이지 않았으며 문화부 기자는 거의 열흘 동안 딴 일은 못하고 이철경여사와 제자에만 매달렸다는「에피소드」도. 이여사는「서울판」「전남판」하는 10개 지방판의 제호 글씨도 또한 썼다. [한국일보(韓國日報)] 「태양신문(太陽新聞)」을 인수, 약 20일 그대로「태양신문」제호를 사용하다 창간한 해인 54년 6월 9일자부터「한국일보(韓國日報)」로 개칭. 약 1년간「韓國日報」로 그대로 쓰다가「한국일보」로 한글로 바꾸면서 독자들에게 제자를 공모했다. 현재 쓰고 있는「한국일보」의 제자는 바로 이 현상모집에서 당선된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기록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아 현상응모서 당선된 사람의 이름은 확인할 길이 없다.(동사(同社) 조사부 보관사사(保管社史)나 사고(社告)철에 남아 있지 않음) 어쨌든 이 현상 당선된 제자를 사장인 장기영(張基榮)씨가 원곡(原谷) 김기승(金基昇)씨에게 들고가 신문에 어울리게 가필한 것이 오늘날 한국일보의 제자다. 자매지인「주간(週間)한국」은 제자는 창간 당시 김기승씨에게 씌운 것을 오늘까지 계속 써오고 있다. [동아일보(東亞日報)] 조선일보보다 창간이 약간 늦은「동아」는 원래 설립자 인촌(仁村) 김성수(金性洙)씨가 朝鮮日報로 제호를 내정했다가 조선일보에 빼앗기는 통에「동아(東亞)」를 채택, 전 동남아를 상대로 한 신문을 만들겠다고 기염이 대단했단다. 글씨는 인촌이 직접 당대의 명필인 성당(惺堂) 김돈희(金敦熙)선생(작고)에게 부탁, 몇 차례 왔다갔다한 끝에 현재까지 쓰고 있는 글씨로 결정되었다. 김돈희선생의 수제자인 소전 손재형씨의 말을 따르면 김돈희선생은『근대 한국의 제1의 명필』이었다고. 김돈희선생이「東亞日報」의 넉 자를 일부러 멋을 살려 좀 삐뚜름히 썼더니 신문사측에선「곤란하다」고 난색을 보여 5, 6회 다시 썼다고 한다. 인촌선생은 김돈희선생의 글을 받았다고 좋아하는가 하면 김돈희선생은「동아」의 제자가 자기 글씨라 서로 좋아하기도. [중앙일보(中央日報)] 65년 9월 22일 창간 두어 달 전부터 김충현씨에게 부탁 받아 썼다. 당시 삼성(三星)의 모비서가 10여 차례 돈화문 앞 김충현씨가 차린 동방연서회(東方硏書會)를 드나들며 몇 차례 받아갔다가 다시 쓰고 한 무척 힘이 든 글씨다. 마지막 김충현씨가 써준 5개의「中央日報」제자 중 몇 개에서 집자(集字)해 썼을 것이라는 게 김충현씨의 의견. 김충현씨는「중앙일보」제자 외에 2개의 휘호(揮毫)를 창간 축하인사로 써주었는데 중앙일보측에선 양복감 한 벌과 10만원을 사례로 보내왔다고. 창간 당시부터 동아일보에 의식적으로 신경을 써온 동사에서는 제호의 무늬도 동아일보가 쓰고 있는 무궁화무늬를 쓰기로 결정. 동아일보가 무궁화에 둘러싸인 한반도를 그려 넣은 대신 중앙일보는 무궁화무늬만을 넣고 한가운데 한반도 모양의 흰 공백을 두고 있다. [대한일보] 1960년 10월 19일「평화신문(平和新聞)」을 그대로 이어받아 4개월간 쓰다가 61년 2월「대한일보(大韓日報)」로 게재하면서 김충현(金忠顯)씨에게 제자를 부탁, 계속 써왔다. 그러다가 66년 8월, 한글로 바꾸면서 한글 궁체의 1인자 이철경여사에게 글씨를 받아왔으나 획이 섬세하고 가늘다 해서 동사 사장인 김연준(金連俊)씨가 가필(加筆), 획을 굵게 고쳐서 썼다. 그러니까 이철경씨의 글씨도 아니고 김연준씨의 글씨도 아닌 제호를 약 6개월간 써오다가 동사 전무이며 한글학회이사인 한갑수(韓甲洙)씨가 쓴 것이 오늘날 쓰고 있는 제호이다. 한갑수씨의 경우도 5, 6회 글씨를 써서 직접 동판을 떠서 인쇄해 보고 효과가 좋지 않으면 다시 쓰곤 했다. 그러니까 외부인사 아닌 사내 식구에게서 제자를 받아 쓰고 있는 것은「대한일보」단 하나뿐. [신아일보(新亞日報)] 너무 갑자기 창간준비를 서두르다 보니 제자에 신경을 쓸 틈이 없었단다. 장기봉(張基鳳)사장과 평소 교분이 두터운「아마추어」서예가 이(李)모교수가 장사장의 청탁을 받고 써준 것이 창간 당시 신아일보가 쓰던 것. 65년 5월 6일 창간 후 약 한 달 동안 이 글씨를 그대로 써오다가 너무 획이 약해 얼핏 눈에 뜨이지 않는다 하여 당시 동사 조사부 차장이던 장상섭(張相燮)씨(현재 문화부 차장)가 이교수의 글씨를 더 굵게 가필한 것이 지금 쓰이는 신아일보의 제자 바로 그것이다. 장상섭씨는 기자이면서 한때 교편을 잡은 바 있어 도안(圖案)엔「프로」급 이상이었다는 것. 그러니까 신아일보 제자는 이모교수와 장상섭씨가 합작해 만들어 놓은 셈이다. [ 선데이서울 69년 4/6 제2권 14호 통권 제2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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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텐베르크 수사들(한기 지음, 역락 펴냄)문학이 위기의 시대에 내몰리게 된 근본적 원인 탐색과 더불어 문학의 존재이유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담고 있는 평론서. 염상섭, 채만식 등 비판적 리얼리즘 계열의 작가들에서부터 1990년대 이후 등단한 젊은 작가들에 대한 논평들을 실었다.2만 3000원.●변산바다 쭈꾸미 통신(박형진 지음, 소나무 펴냄)중학교 중퇴 이후 줄곧 땅을 갈며 살아온 농부시인의 진솔한 인생예찬. 소박하고, 청정한 시골생활을 맛깔스러운 전라도 사투리에 담아냈다.1994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한 시인은 시집 ‘바구니속 감자싹은 시들어 가고’, 산문집 ‘모항 막걸리집의 안주는 사람 씹는 맛이제’ 등을 펴냈다.8800원.●기발한 자살여행(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솔 펴냄)죽음을 향해 돌진하는 자살희망자들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통해 부조리한 현실과 현대문명을 비판하는 풍자소설. 독창적인 인물 설정과 독특한 서술방식, 유머감각이 돋보인다.2004년 ‘유럽의 작가상’수상작.9500원.●이야기 파는 남자(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박종대 옮김, 이레 펴냄)철학소설 ‘소피의 세계’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저자의 장편소설.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기이한 운명을 짊어진 사내 페테르를 중심으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는 출판계의 어두운 뒷모습을 액자소설 형식으로 엮었다.1만원.●행복한 지붕수리공(요아힘 링에나츠 지음, 김재혁 옮김, 하늘연못 펴냄)길거리 카페 낭송시인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해 종전 후 현대 독일문학을 대표하는 새로운 개성의 작가로 부각된 저자의 소설집.‘생의 열쇠구멍을 통해서’‘누군가 들려주는 일리넵 이야기’ 등 국내 독자에게 소개되지 않은 단편 17편을 모았다.9000원.
  • [책꽂이]

    |실용·경제| ●고슴도치 길들이기(이름트라우트 타르 지음, 박정미 옮김, 해냄 펴냄)인간관계서. 몸에 돋친 가시로 가까이 가면 아프고 떨어지면 추운 고슴도치의 딜레마. 이 딜레마를 극복하는 해법 제시.9500원. ●착한 여자는 부자가 될 수 없다(로이스 P. 프란켈 지음, 정준희 옮김, 해냄 펴냄)여자들의 경제적 성공을 위한 전략서. 머니게임에 참여하고, 금융활동을 직접 책임지라고 조언.9000원. ●한국 최고의 브랜드(김승범 지음, 흐름 펴냄)브랜드 전략서. 새우깡, 칠성사이다 등 30년 이상 생존해온 국내 28개 롱런 브랜드 장수의 노하우를 집중 해부.1만 3000원. |유아·아동| ●고미 타로 아기놀이책 2단계(전3권)(고미 타로 지음, 이상술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구멍이 뚫려있는 손바닥만한 그림책. 종알종알대는 아이의 예쁜 입, 다양한 사물들의 감촉을 느끼게 하는 통로 등 3권의 책에 뚫린 구멍은 제각각 다른 상상력을 부추긴다.3세까지. 각권 5500원. |초등·청소년| ●100년 후에도 읽고 싶은 한국명작단편(한국명작단편선정위원회 엮음, 예림당 펴냄) 염상섭 ‘표본실의 청개구리’, 현진건 ‘운수좋은 날’, 김유정 ‘동백꽃’ 등 주옥같은 한국단편 15편이 눈높이를 살짝 낮췄다. 중·고교생 필독서로도 꼽히는 작품들로 아동문학가, 평론가, 소설가 등이 함께 엄선했다. 초등 중학년 이상.1만원.
  • [영화속 수능잡기] 자전거 도둑

    학교를 소재로 한 드라마에 나오는 학교들을 보면 동아리실에 편안한 등받이 소파까지 갖추고 있다. 저런 학교가 어디 있어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의심은 잠시뿐이고 금방 드라마에 빠져든다. 만약 이 드라마를 외국인이 본다면 대한민국의 교육환경이 꽤 좋다고 판단할지도 모른다. 이럴 때 우리는 드라마가 현실을 배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못생긴 배우도 있겠지만 배우들은 대체로 보통 이상의 미모를 지녔다. 영화나 드라마뿐이 아니다. 고전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도 하나같이 뛰어난 미모를 지녔다. 흉한 몰골의 인물이 등장하는 고전소설 ‘박씨전’이 예외이긴 하지만 박씨 역시 흉한 얼굴을 벗고 뛰어난 미모로 탈바꿈하면서 청나라 군사들을 물리치는 괴력을 발휘한다. 고전소설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재주 있고,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재자가인(才子佳人)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주위를 둘러보면 평범한 사람들 일색이다. 이럴 때도 예술은 현실을 배반한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죽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안다. 타잔은 폭포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고, 람보는 절벽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의 존재는 중력의 법칙에 순종한다. 주인공만이 현실을 배반한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인 백남준은 일찍이 예술은 사기라고 말한 바 있다. 현실을 배반하는 예술, 마치 예술 속의 현실이 실제의 현실인 양 착각하게 하는 예술 또한 사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리얼리즘은 예술에서의 이런 사기를 걷어치울 것을 요구한다. 예술은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사실주의의 예술관이다. 재자가인의 멋진 주인공보다는 누추하더라도 현실 속의 인물이 등장할 것을 사실주의 예술은 요구한다. 바로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소설이 멀리는 염상섭의 ‘삼대’이고, 가깝게는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이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신사실주의)의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영화 ‘자전거 도둑’에서, 어느날 실업자 안토니오 리치는 포스터 붙이는 일을 하게 된다. 일을 위해 돈을 빌려 자전거를 구하고, 아들 브루노는 이런 아버지를 따라 나선다. 그러나 이내 자전거를 잃어버린다. 우여곡절 끝에 자전거 도둑으로 보이는 젊은이의 집을 찾아내지만 절망한다. 그 젊은이는 자기만큼 가난한 데다 간질 환자이기 때문이다. 또 그 자전거가 자신의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 자전거가 생계 수단인 안토니오 리치는 결국 자전거를 훔치게 된다. 비토리오 데시카 감독이 자신의 예술에 구현하려고 했던 것이 예술적인 과장이나 꾸밈이 없는 당대의 현실, 바로 이러한 사실성이었다. 팬터지 영화도 좋고, 어드벤처, 로맨스 영화도 좋지만 가끔은 영화가 현실을 정직하게 담아냈으면 한다. 부정적 현실을 뛰어넘는 힘은 부정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비토리오 데시카 감독, 람베르토 마조라니·엔초 스타졸라 주연,1948년작.
  • 한국문학전집/문학과지성사 펴냄

    한국 근현대문학의 명작들을 선별한 ‘한국문학전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전집 1차분은 김동인의 ‘감자’, 최서해의 ‘탈출기’, 염상섭의 ‘삼대’,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 최명익의 ‘비 오는 길’, 김정한의 ‘사하촌’, 김동리의 ‘무녀도’, 황순원의 ‘독짓는 늙은이’ 등 단편과 장편소설 8권으로 구성됐다. 하근찬 강신재 등 1950∼60년대 작가들에 이르기까지 50여명의 대표작들이 두 달에 5권꼴로 엮여 나올 전집에는 특징이 있다. 교과서에 실린 작품 말고는 거의 읽지 않는 한국 대표문학들을 중ㆍ고교생과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문고판에 가까운 판형으로 만들었다는 것. 기존 문학전집에서 소홀히 다뤄진 최명익 등의 작품을 포함시킨 것도 특기할 만하다. 숙명여대 최시한, 홍익대 정호웅, 연세대 신형기, 성신여대 강진호, 서울시립대 이동하 교수 등 작가별 전공자들이 책임편집을 맡아 작품해설과 주석을 곁들였다. 이광수 염상섭 등 주요작가들의 작품은 5권 이상 출간하고, 그들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도 발굴해 대표작과 함께 실을 예정. 문학과지성사는 ‘여성작가선’‘단편문학선’ 등 한국 근현대문학 전집시리즈를 잇달아 낼 계획이다. 각권 9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책꽂이]

    ●싸이코가 뜬다(권리 지음,한겨레신문사 펴냄) 제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탈출구가 없어 숨막힐 것 같은 현실에서 끝없이 출구를 찾아 헤매는 20대의 자화상을 담았다.잡학 다식한 풍자적 대화 등으로 획일성을 강요하는 현대사회를 꼬집는다.9000원. ●사랑의 문법:이광수,염상섭,이상(서영채 지음,민음사 펴냄) 현장비평과 연구작업을 활발하게 병행해온 국문학자의 두번째 저서.근대문학의 거봉인 세 작가의 작품 속에 나타난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국문학의 근대성을 분석한다.1만 8000원. ●나는 못생겼다(김하인 지음,생각의나무 펴냄) ‘국화꽃 향기’로 큰 인기를 얻은 작가의 성장소설.강원도 평창에 사는 여섯살배기 소녀의 일상을 중심으로 예뻐지기 위해 벌이는 해프닝 등 순수한 유년기의 풍경으로 유쾌한 웃음을 머금게 한다.8800원. ●돌의 집회(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이상해 옮김,문학동네 펴냄)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의 스릴러 소설.여전사 디안 티베르주가 아이를 입양한 뒤 잇단 의문의 죽음을 목도하면서 그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긴박하게 풀어간다.1만원. ●버논 갓 리틀(DBC 피에르 지음,양영주 옮김,북폴리오 펴냄) 영국의 권위있는 ‘부커상’ 수상작.급우 16명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기소된 16세 소년이 경찰,교사와 의사 등과 부딪치는 과정을 통해 뒤틀린 사회를 풍자한다.1만 2000원. ●소년시절(J.M.쿳시 지음,왕은철 옮김,책세상 펴냄)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1950년대 남아공화국 소년의 일상을 비추며 인종·종교 등의 차이로 인한 갈등을 다룬다.3인칭 관점과 현재시제로 자신의 과거사를 객관적으로 묘사한다.1만원. ●무지개여,모독의 무지개여(마루야마 겐지 지음,양윤옥 옮김,문학동네 펴냄)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모티프로 쓴 장편.두 폭력조직의 두목을 살해하고 바닷가 마을에 은신한 주인공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환상적으로 그렸다.모두 2권,각 9000원. ●고양이 요람(커트 보네거트 지음,박웅희 옮김,아이필드 펴냄) 미국의 대표적 반전(反戰)작가의 장편.인류를 멸망시킬 무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어 내는 인류의 과학맹신주의와 문명인으로 자처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풍자한다.9000원. ●산으로 간 물고기(김정희 지음,문학의전당 펴냄) 2000년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66편의 작품으로 “은행 층층대에서 자는 행려자의 덧난 발목을 핥아주는 햇빛” 같은 따스한 시선으로 세상의 나약한 존재들을 연민의 시선으로 감싸안는다.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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