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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려
    202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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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긴 연휴가 끝났다. 푸른 하늘과 맑은 날씨는 연휴의 성묘길을 가볍게 했고 행락에도 더 없이 좋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놀아도 되는가」하는 미안함·걱정이 없지 않았으나 그렇게 큰 사건·사고는 일어나지 않아 우선 큰 다행이었다. ◆추석전 걱정됐던 것이 교통체증. 2천만∼3천만명의 대이동이어서 고속도로의 혼잡이 크게 염려됐으나 예상보다는 덜해 큰 불편을 덜 수 있었다. 당국이 교통질서를 잘 유도하고 운전자들이 이를 따르면 체증은 물론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교통당국의 지도아래 운전자들이 노견이용을 삼가고 운전법규를 지켜 접촉사고를 줄일 때 혼잡은 더 피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 내년에 참고할 사항이다. ◆또 하나는 연휴기간이 지나치게 길지 않았느냐 하는 문제. 너무 오래 쉬어 미안하다는 얘기가 없지 않았으나 문제는 그동안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건설현장의 공사중단이 걱정된 게 사실. 가뜩이나 주변의 상황은 나빠지고 있고 우리의 경제형편도 좋지 않은 때의 긴 휴식이어서 후유증이 염려된다. 수출에 지장이 있다고 해서 더욱 그러하다. 어느 정도가 바람직하고 문제는 무엇인지 보완하고 이에 따른 공휴일 재조정문제를 다시 시간을 두고 논의하기를 당부하고 싶다. ◆그러나 어쨌든 긴 연휴로 전국민적인 재충전의 기회가 됐을 게 틀림없다. 많은 사람들이 모처럼 고향에서 가족을 만나고 성묘를 함으로써 보람을 가졌을 것이고 또 푹 쉬거나 가을나들이를 통해 활력을 되찾은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휴식은 그래서 필요한 것. 재충전을 위해 자기시간을 갖게되는 휴가는 권장할 일이다. ◆그러나 긴 연휴가 나태를 가져와서는 곤란하다. 지난 여름의 휴가철 뒤 전국의 쓰레기장화가 문제로 남은 것처럼 긴 휴가의 들뜬 분위기가 그대로 계속되어서는 안된다. 활력을 생산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휴가의 참 의도. 각자가 자기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우리 모두가 힘을 다해 일을 할 때가 바로 지금부터이다.
  • “우리측 설득으로 「즉시 발효」 합의”/최호중외무 1문1답 요지

    ◎정상 교환방문 조석 실현 의견일치/한·중 관계개선에 긍정적 영향 기대 『이번 한소 양국 수교는 7·7선언 이후 끈질기게 추구해온 북방정책에 커다란 전환점을 마련한 것입니다』 30일(현지 시각) 한소 수교에 서명한 직후 최호중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수교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하고 국민과 더불어 이같은 외교적 성과를 기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최 장관과의 일문일답 요지. ­당초 소련측은 수교 발효일자를 내년 1월1일자로 하자고 했다는데 수교 발효일자가 이 날로 앞당겨진 배경은. 『소련측은 당초 해가 바뀌는 의미깊은 날인 내년 1월1일자로 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이같은 올바르고 정당한 일을 하는데 이를 주저하거나 늦출 필요가 없다는 논리로 합의 당일 발효시키자고 소련측을 설득해 왔다. 지난 27일 일본·인도네시아가 공동주최했던 아태지역 외무장관 만찬에서도 셰바르드나제 장관에게 우리의 이같은 입장을 강하게 전달했고 오늘 회담을 통해 합의를 보게된 것이다』 ­양국 정상의 교환방문 문제는. 『원칙적으로 완전합의를 봤다. 그러나 일단 양측이 모두 귀국후 대통령께 보고해야 할 필요도 있고 해서 앞으로 외교경로를 통해 적절히 상호 편리한 일자를 전달키로 했다. 다만 가능한 한 조속히 교환방문을 실현하자는 데는 의견일치를 보았다』 ­한국측의 유엔 가입방안 설명에 대해 소련측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소련은 아직까지는 북한의 입장을 많이 염려해서 모처럼 남북대화도 이뤄지고 있는 만큼 남북간에 서로 합의를 보도록 노력해줄 것을 희망해 왔다. 우리로서도 이 문제가 고위급회담에서 논의되고 있는 만큼 10월 평양의 제2차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을 설득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우리 힘만으로는 모자랄 수 있으니 소련 등 다른 나라들이 북한을 설득해 주기를 바란다. 현재 유엔 총회에서 우리나라의 유엔 가입을 지지하는 각국 대표들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고 유엔의 권능이 날로 강화되고 있는만큼 우리도 마땅히 유엔에 가입해야 된다고 생각하며 이런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명백히했다』 ­수교 합의 형식을 의정서가 아닌 공동코뮈니케로 하게 된 이유는. 『형식에 대해서는 나라에 따라 중요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릅니다. 「의정서는 오히려 중요도가 낮다」는 소련측의 설명도 있고 해서 코뮈니케로 하기로 일찍이 합의했었다』 ­경협문제 논의는 어느 정도 이뤄졌는가. 『상대방도 전혀 제기하지 않았고 우리도 제기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경협문제는 전혀 얘기하지 않고 수교에 합의하게 됐다』 ­지역정세에 대해서는 어떤 협의가 있었는가. 『시간이 짧아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못했다. 다만 한소 관계개선이 한반도 평화정착 및 동북아와 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얘기를 나눴다. 특히 소련측에서는 북한과의 관계가 한소 수교로 인해 나쁜 영향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오늘 수교와 관련한 노 대통령의 「중대지침」은. 『오늘 수교가 바로 지침대로 실현된 것이다. 오늘자로 수교에 합의하고 발표한 것이 바로 그 지침이다』 ­오늘 수교가 한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우리는 항상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늘 수교가 한중 관계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한소 수교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예상되는데 소련측이 이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가. 『소련측은 우리나라와의 관계개선이 북한 때문에 저해받는 일은 없다는 것을 이번 회담뿐아니라 과거 정상회담이나 그간의 접촉과정에서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일·북한 관계개선 문제에 대해 소련측의 언급이 있었는가. 『오늘 회담에서는 거론되지 않았다』
  • 목씨의 석방과 법감정(사설)

    목병원 원장 목영자 씨의 석방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무척 의아해하고 있다. 초점은 목씨가 그렇게 금방 풀려날 정도로 잘못이 없는가에 모아지고 있다. 이것은 자칫 국민들 사이에서 부동산투기 자체에 대한 논란을 제기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의 투기근절의지가 의심받게 되며 나아가서는 행정행태에 불신을 가져올 염려가 크다는 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재판의 결과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몇가지 측면에서 분명히 해명되어야 할 대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하나는 재판부는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를 갖고 그같은 결정을 내렸으리라 여기나 일반의 법감정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단기전매차익을 목적으로 한 전형적인 투기행위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적인 인식은 정도를 넘을 정도로 여러 곳에,그것도 가족의 이름으로 나누어 부동산에 투자하는 행위를 투기로 보고 있다. 목씨의 경우 예외가 아니라고 우리는 보는 것이다. 또 목씨가 건물신축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을 처분한 행위가 투기가 아니라는 것은 부동산투기를 망국병이라고까지 여기며 이에 대한 사범은 엄중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사회통념에도 어긋난다고 본다. 부동산투기로 구속된 다른 병원장,학교이사장들도 이와 같은 주장을 펴고 있음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폭넓은 법해석은 부동산투기 근절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는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사회지도층 인사의 부동산투기는 도덕적인 측면에서도 그동안 책임이 강조돼왔다는 데서 형평을 잃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목씨의 경우 더욱 오해의 소지를 남기고 있다. 그것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법정에 출정하지 않고 법정밖에서 기다리게 한 것이 재판부의 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그에 앞서 그의 딸이 목씨가 구속된 다음날 바로 벌금 3백만원에 약식기소돼 석방됐다는 것 자체가 많은 오해를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또 하나는 현행법상으로 실형을 가할 만한 죄가 아니었다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까지 소란을 피우며 구속까지 했느냐 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그만큼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때문이었다고 주장할 지 모르나 분명한 것은 무엇이든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죄형법정주의는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는 의도가 잘못돼 한사람의 인권을 침해하게 되고 더욱이 매장까지 하게 되는 사태를 빚어서는 더욱 곤란하다는 것을 이 기회에 강조하고자 한다. 잡아들일 때는 정말로 큰 죄를 지었고 당장 요절을 낼 듯이 떠들어대다가 조금 시간이 지나 실정법에 따른 재판을 거치게 되면 금방 풀려나는 것은 어딘가 잘못된 것이다. 우리의 주변에서 이같은 사례가 적지 않고 이런 데서 정부가 불신을 받게 된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해주기 바란다. 그러나 문제는 목씨의 석방은 결과적으로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국민적인 바람에 상처를 주었다는 데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일에 납득하지 못할 때 투기대책은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또 하나 부동산투기 근절은 어느 한 부처의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의 대응에서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 외언내언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린 이후 북경시내에 있는 한약방 「동인당」이 일약 유명해졌다. 북경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이곳에서 몸에 좋다는 한약재를 팔고 있음을 이제는 알고 있다. 경기관람을 위해 중국에 온 많은 우리 관광객들이 우황청심환을 싹쓸이하면서부터 이곳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 잘못된 관광의 좋은 실례이다. ◆그 정도로 요즘 우리의 해외나들이 양태는 많이 잘못돼 있다. 동남아 일대에서 마구 사들이는 쇼핑이 그러하고 「뱀탕관광」이 역겹다. 그런가하면 동구 각국·중국연변일대의 졸부들의 행진이 대표적인 난장판 관광이다. 관광이 의도하고 있는 각나라 국민간의 이해나 친선에 도움은커녕 오히려 나라의 체면을 형편없이 실추시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깃발을 앞세운 섹스여행으로 숱한 비난을 받은 일본의 경우를 연상시켜 이미지의 중요함을 다시 생각케 한다. 개개인의 그릇 인식된 해외여행의 여파는 이렇게 엄청나다. ◆우리는 서울이 수도가 된 지 6백년이 되는 94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정하고 각국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 전해에는 대전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93·94년은 그 어느 해보다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게 될 것 같다. 문제는 우리가 소화능력을 제대로 갖고 있느냐는 데에 있다. ◆외국인들은 택시승차난,언어불통을 한국여행에서 가장 큰 불편으로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다 곳곳의 쓰레기더미는 관광한국을 먹칠할 것이 틀림없고 난폭해진 마음가짐은 더욱 염려되는 것이다. 이것들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된다. 관광객 유치가 경제적으로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준비부족의 관광객 유치는 그만큼 이미지만을 추락시킨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관광대책의 전면 재검토가 그래서 새삼 요구된다. ◆지금까지와 같이 관광객을 불러들여 물건이나 팔고 우리 민속이나 소개하는 것이어서는 더이상 곤란하다. 서울올림픽을 통해 한국은 알려질만큼 널리 소개되었기 때문. 국제화시대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그 속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 「인본」이 흔들리면사회가썩는다/김대환이화여대교수ㆍ사회학(서울시론)

    ◎물질만능ㆍ찰나주의가 「인면수심」 날뛰게 얼핏 생각하면 정치가 엉망이라는 것도 큰 문제 같고,경제가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채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도 예삿일이 아님은 분명하다.그러나 그 보다 몇백갑절 더 염려되는 문제는 바로 사람들이 못쓰게 될 지경까지 정신적으로 병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 그것이다. 왜냐하면 정치나 경제 할 것 없이 모든 것을 움직이는 것은 다름아니라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정신이 병들어가는 사회 우선 매사에 그 중심이 되는 사람이 성실하고 정직하고 근면하고 진지해야만 할터인데 그렇지가 못할 때 정치가 제대로 될 까닭이 없고 경제가 제구실을 할 까닭 또한 없다. 그러기에 옛사람들은 사람 기르는 것을 가리켜 백년대계라 했었다. 그같은 성현의 말씀은 물론 지금도 여전히 유효타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예부터 전통적으로 인본사상이 뿌리내리고 있었다. 모든 것을 인간본위ㆍ인간중심으로 생각하고 다루는 한국적 인간주의가 곧 바로 그것이다. 그것은 치자가 백성을 다스리는 경우도 그랬고,윗사람이 아랫사람을,그리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대접하는 경우에도 그랬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사람을 돈으로 되바꾸어 생각하는 나머지 인권보다 물권을 앞세우는 세상이 됐다. 돈 때문에 철없는 아이를 유괴살해하고도 인간적인 고통의 그림자조차 엿보이지 않는 인면수심의 모습하며,죽어간 사람의 목숨을 돈으로 흥정하는 세정이 되고 말았다. 조석으로 대하는 끔찍끔찍한 사건으로 온 국민들은 흉악한 범죄앞에 노출되고 있다. 그렇듯 병든 징후는 어찌 범죄에 한한 것만일까? 모두가 성실함도 정직함도 책임감도 둔탁해지고 있다. 매사를 그저적당히 얼버무리면서 시간이나 때우고 눈가림이나 하는 등 그때 그 장소만 모면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젖어들고 있다. 그같은 것의 단적인 표출은 이번 물난리에서 익혀 보고 온바 그대로이다. 적지않은 사람들이 실세 아닌 허세나 부리면서 살아간다. 내일도 한달 후도 그리고 일년 뒤란 더더욱 생각지 않고 다만 그순간 순간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그같은 찰나주의적인 생각이나 태도는 분명 우리를 하루살이 인생으로만들어 가고 있다. 그곳에서 성실과 정직과 책임이 있을 수 없고 거기에선 신의가 발붙일 수도 없다. 어떤 경우엔 부자간에도 부부간에도 그 모양이 되어가고 있으니 정말 기막히는 노릇이라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요즈음 사람들은 모두가 일 하려 들지 않는다. 하나같이 모두가 편하기만 생각하고 쓰기만 좋아한다. 그렇듯 노동을 기피하고 경시한다. 사실 모든 생산도 생활도 노동없이는 하나도 이루어질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맹탕 놀려고만 든다. 일하지 않는 곳에 돈이 생길 수 없다. 보는 것 듣는 것 그 모두가 하나같이 돈 없이는 뜻대로 되지않는 세태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놀고 있자니 먹고 싶고,입고 싶고,하고 싶은 일은 더 많아지게 마련이다. 거기에 따른 잡념도 유혹도 매양 더 해질 수 밖에 없다. 노동도 하지 않고 거기다 머리까지 텅 비어있는 못난 젊은 남녀가 돈이 아쉽게 될때 선택을 유혹받는 길은 무엇일까? 남자는 폭력이고 여자는 정절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선 하루살이 인생에게 가장 손쉬운길이란 그길이 고작이라 생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으뜸가는 취학률에다 대학 진학률로는 세계 두번째의 고학력 사회,거기에다 즐비하다 할 예배당과 사찰 등이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이토록 사람다움을 잃어가고 있는지? 그동안 도시 위정자도 정치지도자도 지식인도 성직자도 정치 경제에 관해서는 이러쿵 저러쿵 말도 많았지만 정작 그 바탕이 될 인간상을 기르는데는 너무나 소홀했었다. 민주화다,산업화다 목청을 높여 외쳐대면서 그것만 이루어지면 당장에라도 만사가 형통될 것처럼 되뇌이곤 했었다. 그 발상 자체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었을까? 세상사란 그렇게 단순치는 않을 터인데 말이다. 약간은 역설적일지 모르지만 지금 겪고 있는 정치에의 실망과 경제에의 좌절은 어떤 면에서 보면 우리에겐 좋은 교훈이라 할 수 있다. 한국사람은 스스로 당해봐야 깨닫게 된다는 속설을 믿는 한에서 적어도 그렇다. 이를 시행착오로 치기엔 너무나 값비싼 대가이긴 하지만. 모든 것을 제쳐놓고 지금부터라도 참사람을 만드는 작업,즉 교육혁명부터 다시 함이 어떨까? 그동안 선생은 있었지만 스승은 없었다는 함축성있는 말에서부터 교육행정은 있었지만 교육철학이 빈곤했다는 일부 경세가들의 충고도 있었다. 그러나 그 말은 흘려보내기 일쑤 였다. 거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인간교육 부재의 맥락에서 보면 오늘의 인간사 세상사는 어찌보면 자업자득의 인상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절망이란 없다. 사람이 많다 보니 그중엔 별의별 사람이 다 있게 마련이지만 우리의 기둥과 뿌리는 아직도 썩지 않고 건전하다. 큰 웅덩이에서 피라미나 미꾸라지 등이 구정물을 일으키고 있는 것 처럼 얼핏 보기엔 잔고기만 물가에서 판을 치고 있는 듯 보일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 큰 고기는 기척없이 깊은 물속에서 있는둥 마는둥 하지만 여전히 연못을 지키고 있다. 지금도 두메에서 땅을 파며 고장을 지키는 젊은이가 있고,공장에서 비지땀을 흘리면서 일손을 놓지 않는 근로자가 있다. 그런가하면 도서관에서 등화가친하며 독서삼매에 빠져드는 학생도 많다. ○민주화뒤엔 인간소외가… 얼마전 섬강버스 추락사고때 다섯살짜리 외아들을 구하려 스스로의 목숨을 내던진 어느 여교사의 애틋한 모성애하며,죽어간 아내와 자식을 생각다 못해 스스로 전신주에 목을 맨채 뒤따라 죽음을 택한 어느 남교사도 있었다. 이 풍진세파 속에서도 그토록 눈물겨운 인정비화가 바로 우리 주변에 있었다. 우리의 근본과 본질은 의구하다. 다만 몇 안되는 인간공해가 그토록 어질고도 착한 사람들을 하나 둘 찌들리게 하는 독버섯이 되어 있다. 위정자도 정치지도자도 이 안타까운 현실을 똑바로 보고 파악해야 할 것이다. 정권연장도 정권장악도 이젠 식상을 일으키고 있다. 정치성 발언은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거듭 말하거니와 민주화란 「수술」은 성공했지만 끝내 환자는 죽고 말았다는 식의 우를 제발 다시는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간절한 사연 어찌 필자만의 심정이라 할 수 있을까?
  • 비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자(사설)

    계속되는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물난리를 겪고 있다. 인명피해는 물론 재산피해가 상당하다. 이재민도 적지않다. 지금의 피해만도 엄청난데 이대로 더 비가 내리다간 어떤 재해가 우리를 괴롭히게 될지 걱정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수재여서 더욱 안타깝다. 한강에 홍수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벌써 수십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이재민은 이미 수만명을 넘고 있다. 또 곳곳의 가옥·도로가 침수되거나 붕괴되고 산사태도 염려된다. 지하셋방에서 잠자던 생후 5개월 된 영아가 방안으로 넘쳐든 물에 숨지는 안타까운 참변과 함께 한강변의 침수지역이 늘고 있다.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이 가는가 했더니 때아닌 폭우가 큰 재난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늘을 그저 바라다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비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번의 폭우피해는 전국규모로 대형이 될 것으로 예상돼 그 어느 때보다 더한 대비가 요망되고 있다. 우선 당장 급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피해예상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해 대비하고 재난이 발생했을 때에는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사고위험지역이나 저지대·침수예상지역의 주민들을 빨리 대피시키고 공무원·민방위대원·예비군 등 민·관·군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로 피해를 극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될 것이다. 미리 대비하는 총체적 대응만이 피해를 줄일 수 있으므로 관계당국의 신속하고 빈틈없는 대비책을 거듭 촉구한다. 또하나 이재민 구호와 함께 피해현장에 대한 복구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숱한 재해를 이겨낸 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있어 이번에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우리의 이웃인 이재민들이 고통을 받도록 해서는 안되는 것이고 또 피해현장복구를 서둘러 끝냄으로써 더 큰 재난을 막아야 될 것이다. 파손됐거나 유실된 도로·둑·철로가 그러하고 산사태지역이 우리에게 있어 늘 사고지역이 돼왔음을 알아야 한다. 불행을 당한 이웃을 위로하고 돕는 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임을 다시 강조한다. 걱정되는 것은 커다란 재난이 있을 때마다 문제를 가져온 인재에 의한 피해이다. 부실공사나,제대로 시설을 갖추고 있지 못한 데서 오는 피해가 모두 이것으로 인한 것이다. 매년 보아온 여전한 상습침수지역,유난히 심한 도로파손,부실제방공사 등이 대표적인 인재이다. 원인을 충분히 가려내 다시는 이로인한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하고 장·단기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될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재난을 당하게 되면 그때의 피해만을 수습하려는 미봉적인 것에 그쳐왔음을 문제점으로 다시 제기한다. 각종 재난에 대한 피해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노력이 보다 절실하다. 언제나 보게 되는 것이나 하수시설을 제대로 갖추게 되면 그만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당국의 근본대책은 여기에서도 필요하게 된다. 농작물피해에 대한 대책도 마련이 있어야 할 것으로 여긴다. 수확기를 눈앞에 두고 내린 폭우여서 피해정도가 극히 우려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의 힘으로 이번의 수재를 이겨내야 할 것이다.
  • 속락멎고 주가 보합/팔자 줄어… 「6백12」 유지

    주가 속락세가 6일만에 멎었다. 10일 주식시장은 전주 후반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던 미납물량 정리우려 「팔자」가 확연하게 격감한 끝에 하락세를 떨쳐버렸다. 종가는 전일장보다 0.06포인트 올라 종합지수 6백12.63을 기록했다. 이로써 미수금 및 미상환융자금의 일괄 반대매매가 몰고온 속락국면은 5일째인 지난 주말장으로 일단 마감됐다. 그러나 이날 거래량이 4백70만주로 반일장 정도에 지나지 않아 매도량은 그런대로 격감했지만 「사자」세력이 한층 빈곤해져 투자심리 불안이 아직도 내재된 상태이다. 거래대금이 5백98억원이었고 증안기금은 전ㆍ후장 각각 1백50억원씩의 주문을 냈다. 개장지수가 마이너스 2로써 지수 6백10선이 위험해졌으나 40분후부터 10분간의 매매단위로 0.3포인트 정도의 반등력이 나타나 전장은 플러스로 끝났다. 후장중반에서 반락했지만 최대하락폭이 마이너스 1에 그쳤다. 결국 등락폭이 단 3.2포인트에 불과한 가운데 상승지수로 종료됐다. 매도세들은 지난주에 결정된 구체적인 미납물량 정리방침이 실제 진행되어가는 형편을 본 다음 태도를 결정하겠다는 생각들이고 매수세 역시 미납물량 정리로 장이 나빠질 염려가 상존한 만큼 추이를 살펴야겠다는 의사이다. 이날 일본 동경증시는 1천엔이상 폭등했으나 국내증시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3백23개 종목이 상승(상한가 9개)했고 2백61개 종목이 하락(하한가 33개)했다.
  • 페만 위기와 미소 정상회담(사설)

    부시 미국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중동사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오는 9일 헬싱키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의 중재노력이 사실상 실패한 뒤에 열린다는 점과 페르시아만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외교노력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우리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군문제를 고르바초프와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고 소련언론들은 미국과 이라크간에 전쟁이 일어나면 동서관계가 희생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파국을 막기 위한 정치적 해결책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지적하고 소련이 이번 사태해결을 위해 보다 비중있는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음을 밝혀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케야르사무총장이 중동으로 협상 나들이를 했을 때 우리는 그의 외교적인 해결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었다. 그러나 케야르총장은 그의 중재노력이 실패했음을 시인하고 부시와 고르바초프의 정상회담에 희망을 걸고 있다면서 외교적 노력의 바통을 미 소에 넘겼다.따라서 미소정상들은 미국이 주도하고 소련이 「협조」한 유엔의 대이라크 제재결의안들이 이라크의 후퇴를 유도해내지 못하고 사태가 한달이상 질질 끌고 있는 현 상황이 두나라의 이익과 세계의 평화무드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공통인식을 재확인하면서 일련의 위기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특히 소련의 적극적인 대이라크 제재동참을 요구할 것 같다. 사실 소련은 이라크의 행동을 규탄하면서도 사태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온 느낌이다. 유엔의 무력행사 결의안에 동의하면서도 자국은 실제행동에는 참가치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 최근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미군 증강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고 경고한 것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소련의 이러한 태도는 경제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중동에서 미국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이해관계에서 비롯되었음을 이해하면서도 그러한 입장이 이라크의 강경태도를 누그러뜨리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우리는 감출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소련의 중동이해에 보탬이 되는 대안을 제시하는 한편 소련은 위기해결을 위한 그들의 몫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확고히 밝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부시대통령은 소련이 염려하는 사태해결후의 미군철수를 약속하는등의 보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련은 이라크에 은밀하게 무기를 제공하는 일이 없도록 친이라크 국가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며 이라크봉쇄에 적극 가담하거나 이라크에 관한 정치군사 정보를 밝힘으로써 대후세인 압력을 강화하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회담이 아무런 해결책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이라크의 태도는 더 강경해질지 모르며 또다른 국지전이 발생하더라도 미 소의 해결능력은 다시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다. 두 정상은 이번 사태에 공동대처하는 확고한 입장을 온세계에 다시 보여 탈냉전의 새로운 질서정착에 진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회담장소가 15년전 「유럽안보협력의정서」가 조인된 헬싱키라는 점도 우리에게 그러한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 남북 「화해의 초석」으로 /석지명 청계사 주지/고위회담에 바란다

    이번에 이루어지는 독일의 통일을 보면서 우리는 독일인들의 기쁨을 같이 기뻐해주는 아량을 베풀 여유도 없이 절망에 빠지게 된다. 우리의 처지가 너무도 한심스럽기 때문이다. 그전에 우리는 한국이 독일보다는 앞서서 통일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통일된 강대국으로서의 독일은 다른 주변국가들의 안보에 위협이 될 염려가 있으므로 그 주변 국가들이 통독을 막을 것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 이모양이고 저들은 내일 모레 통일을 이룩하게 되었다. 독일통일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우리는 남북의 접근이 미국이나 소련같은 강대국들의 한반도 분단방침 때문에 불가능한 것으로 짐작했었다. 그러나 독일의 통일을 보는 우리는 남북의 접근이 강대국들의 방해때문이 아니라 남북에서 통치하고 있는 사람들의 지혜나 복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남북이 진정한 대화를 하지 못하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다가 서로 토라지고 비방하면서 돌아서기를 반복하는 것은 강대국들의 책임이 아니라 분단된남북에서의 통치에 맛을 들이고 그 맛에 안주하려고 하는 통치자들의 책임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되었다. 남북의 총리들이 만난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 고위회담에 어떤 기대를 거는 것이 겁난다. 과거의 많은 남북 접촉들이 희망에 부풀었던 우리의 가슴들에 좌절의 성처만을 남기곤 했기 때문이다. 서울사람이 평양을 방문하고 평양사람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의 감동과 기대가 컸던 만큼 그 접촉을 발전시키기 못하는데 대한 실망도 컸던 것이다. 그렇지만 같은 핏줄을 가진 동족간의 관계는 상대가 아무리 사악하고 교활하고 정직하지 못하다고 해도 끊어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과거의 남북접촉에 대해서 실망하고 체념했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접촉이 있을 때 우리는 『이번에는 혹시나』하고 새로운 기대에 부풀지 않을 수가 없다. 북쪽도 이번에는 소련을 필두로 한 동구 공산국가들의 개방을 보았을 것이고,그 개방의 물결이 북한에 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리라. 그리고 남쪽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 군인들의 이라크 포위를 보고 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문제삼은 미국은 얼마 전에 파나마와 라이베리아를 서슴없이 침공했었고 그전에는 그라나다를 점령했었다. 그리고 이란과 싸움하도록 이라크를 충동하고 도우면서 이라크를 키운 것은 바로 미국이었다. 모든 나라들은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싸운다. 우리도 우리의 이익을 챙겨야 한다. 우리에게 최대의 이익은 분단된 남북이 피가 통하게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에게 있어서 통일은 목숨이다. 목숨은 이익 이상의 것이다. 이번의 만남에는 그전의 말장난을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상대와 상대의 처지를 인정하지 않고 수십년전부터 외쳐오던 주장만 되풀이하다가 사진이나 찍고 헤어지는 쇼적인 만남은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그전대로라면 북쪽은 현실적 실현성을 외면한 채 우선적인 국가통합을 전제로 해서 군사ㆍ정치문제를 주의제로 내세우고 미군철수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 뻔하다. 그리고 북쪽의 통치자들이 지난 40여년간 북한동포를 묶어놓는 데 이용해온 독재적 폐쇄정책에 취약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남쪽은 가능한 것부터의 점진적인 교류를 주장하면서 우리가 북쪽의 폐쇄사회로 뚫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을 찾아 내려고 할 것이다. 민족의 화합문제에 있어서는 아무리 옳고 좋은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한쪽이 지고 다른 한쪽이 이기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상대와 내가 똑같이 이기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은 대단히 어려운 과제이다. 이번의 회담은 그 묘안을 찾는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번의 만남에서 당장 완전한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우선 남북간에 상대의 실체를 인정하고,그 실체와 그 실체의 주장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대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큰 성과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 회담에 나타날 남북 사람들의 웃는 모습들이 각기 계획적인 이중작전의 한 면이 아니고 진심을 나타내는 얼굴이라면 상호간의 쌀쌀한 기운을 가시게 하는 만남 그 자체가 또한 큰 성과가 될 것이다. 이번 회담에 임하는 사람들의 의지도 중요하지만,우리 국민들의간절한 발원과 그 발원과 일치하는 행동이 또한 중요하다. 남한에서의 국민 화합적인 통일도 이룩하지 못하면서 남북의 통일을 바라는 것은 하나의 난센스이다. 이 조그만 나라에서 몇군데 지역의 얼굴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한 지역을 고립시키는 듯한 몸가짐을 하면서 입으로 남북통일을 외친다면 그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요,다른 한 지역의 얼굴이라고 하는 이가 자기 지역을 고립시키는 일만 골라가지고 행하면서 국민화합과 통일이 좋다는 말만 염불처럼 왼다면 그 또한 우스꽝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온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계층간 또는 지역간의 화합을 깨지 않도록 마음 먹고 행하는 것이 발전되어서 마침내 남북의 화합으로 이어지게 해야한다. 회담에 거는 기대는 바로 내 이상과 내 마음과 내 행동에 거는 발원이 되어야 한다.
  • 외언내언

    후세인대통령은 쿠웨이트를 이라크의 19번째 주로 선포했다. 미국은 후세인의 직접협상제의를 일축했다. 중동위기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장기화하는 느낌. 전장에 나가 있는 병사들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인질」로 잡혀있는 「죄없는 사람들」은 어찌 되는건가. 「인질상태」나 다를 바 없는 외국 공관원들의 실정은 어떠할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우리 교포가운데 「인질」이 된 사람은 다행히 한사람도 없는 모양이다. 따라서 당장 염려되는 사람들은 우리 공관원들. 정부발표와 외신에 따르면 쿠웨이트주재 우리 공관을 비롯한 서방대사관의 외교관들은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속에서 전기와 수돗물이 끊긴 채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공관에는 소병용대사등 직원 4명과 교민 9명이 있다. 우리 공관 주변에 이라크군이 배치됐다는 보고는 없으나 시내로의 자유로운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한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열사의 폭염. 에어컨과 냉장고는 꺼지고 물은 제대로 못쓰고. 비축식량이 한달분가량 있다지만 상상만으로도 숨이 콱콱 막힌다. 국내에서는 35도만 돼도 염제 운운하면서 전기와 수돗물을 펑펑써대는데. ◆우리나라 해외공관이 대치상황이 위협에 끼어들기는 베트남전쟁이래 처음 있는 일. 아직은 사정이야 퍽 다르지만 그때 곤욕을 말할 수 없이 겪은 한 외교관이 떠오른다. 이대용공사. 그는 베트콩의 사이콩(현 호치민시) 함락을 전후해 우리 교민들의 철수를 돌본 뒤 붙잡혀 5년의 옥고와 연금생활을 치렀다. 한평남짓한 감방에서 해를 보지 못한 채 견뎌낸 1년은 문자그대로 악몽이었다. 『공산 베트남에서 버틴 힘은 오직 「공직에 건 명예」였지요』 나라와 국민을 대표하는 외교관의 신념과 기개를 담은 말이다. ◆후세인은 어제 TV에 나와 유화제스처의 하나로 인질들을 「손님」으로 불렀다고 한다. 성급한 기대인지 모르나 그 제스처가 외국공관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로 이어졌으면 싶다. 그날이 올때까지 우리 공관원들에게 격려를 보내며 안녕을 빈다. 그리고 그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가족에게 무한한 위로를 보낸다.
  • 지분확보 “줄다리기” 야통합 지루한 공방

    ◎“결렬 덤터기 쓸라” 발목잡기 양상/지도체제 이해 엇갈려 진전없는 논쟁/「조직위 3자 동등 참여」도 민주서 시큰둥 평민·민주당과 통추회의등 야권 3자는 24일 하오 열린 「통합추진 15인기구」 3차회담에서도 가시적인 의견일치를 도출하지 못해 통합논의의 전도는 여전히 불투명하게 됐다. 그러나 평민·민주 양당은 통합결렬의 책임을 떠맡지 않기 위해서 서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에 「통합게임」은 극적인 돌파구가 없는 한 지리한 시소게임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물론 민주당에 비해 「사퇴정국」의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크게 느끼는 평민당측이 올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10일을 전후한 시기까지 통합논의의 구체적인 진전이 없을 경우 「통합정국」에서 발을 빼고 장외집회와 대여막후협상을 병행하면서 「여야대치정국」으로 행보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이날 15인회의는 전날 김대중 평민당총재가 통추회의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평민·통추회의 양측의 3자 공동대표제(통합야당 전당대회까지)와 민주당측의 3∼7인집단지도체제(차기총선까지)하의 제3자 대표추대등 지도체제문제가 표면적인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통합의 결정적인 암초는 지도체제문제라기 보다는 「지분」문제라는 것이 보다 정확한 시각일 것이다. 사실 지도체제문제는 평민당 김총재가 지난 15일 『필요하다면 이기택총재를 대표로 옹립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고 민주당지도부도 김총재가 상임대표를 맡지 않는 선에서 3인 공동대표제를 수용할 뜻을 여러차례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에비해 현재 「당대당통합」원칙만 합의된 지분문제는 양당 지도부의 향후 입지뿐만 아니라 지구당위원장등 양당 저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풀기 힘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날 3자는 지분문제와 관련,통합등록과 동시에 평민·민주 양당 지구당위원장 전원이 사퇴하고 당직및 조직강화특위에 3자동등참여라는 통추회의안을 토대로 구체적 안을 마련키로 의견접근을 보았으나 민주당 지구당위원장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러한 입장차이의 저변에는 양당의 상호불신감이 깔려 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평민당 중심통합론과 김대중총재 2선 후퇴론이 첨예하게 맞닿아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민주당측의 김총재 2선 후퇴론은 표면상 「3김 퇴진론」으로 요약되는 세대교체론과 김총재의 87년 대선출마를 위한 분당책임등으로 포장돼 있다. 5인 협상대표인 김광일의원이 전날 이기택총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21일 민주당정무회의가 잠정결정한 김대중·이기택상임고문안이 『당론이 아니라 협상안』이라고 후퇴한 데 불만을 품고 15인회의에도 불참한데서도 민주당의 그러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김의원은 15인회의에 앞서 열린 이날 당통합특위 회의에서 『김대중총재가 일선퇴진(2선후퇴)하지 않겠다고한 마당에 통합논의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분명한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본다면 앞으로의 통합행보는 차기 대권레이스를 앞두고 후방교란을 염려하고 있는 김총재가 이기택총재등 민주당 다수를 끌어들이기 위한 후속카드와 통추회의측의 중재카드라는 변수에 의해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춘 「부분통합」으로 귀결되든가 아니면 완전결렬로 판가름나게 될 것 같다. 지금까지 김총재는 차기대권레이스를 앞두고 민주당과 이기택총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카드로 「부통령제 개헌」주장과 「이기택총재 대표 옹립」용의등을 제시했지만 8인8색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당의 독특한 「분위기」때문에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김총재의 「마지막 카드」도 통합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지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재야의 캐스팅보트를 기대하는 선에서 제시될 것 같다. 다시말해 민주당측의 평민·민주 50대50 지분 균분 주장을 재야를 포함한 대등원칙으로 확대해 대권레이스로 가는 과정의 위험성,즉 2선후퇴의 「함정」을 뛰어넘으려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평민당측이 이날 회의에서 통추회의측이 지분문제와 관련해 제시한 「조직강화특위 3자 동등참여」방안에 궤를 같이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한편 통추회의측은 『협상결렬이면 오는 30일부터 서명자대회등 국민운동전개를 통해 통합에 소극적인 쪽을 규탄하겠다』며 평민·민주 양당에 외압을 가할 속셈이지만 지분문제에 관해 어느 한쪽을 섣불리 거들 경우 오히려 통합결렬의 구실을 준다는 점에서 선택의 폭은 크지 않다.〈구본영기자〉
  • 일사일산 정화운동의 필요성(사설)

    올여름의 난장판피서는 우리에게 숱한 문제를 남겼다. 그중의 하나가 공동체의식의 실종이고 공중도덕심의 마비현상으로 나타났다.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 돼버린 이기주의에 비난의 소리가 높았다. 후유증도 크게 염려됐다. 그런데서 우리 행락문화의 난장판화 현실을 염려하고 반성하는 움직임도 없지 않았다. 그만큼 올여름의 상처는 우리에게 심각했다. 가장 큰 것이 우리의 산하가 쓰레기로 뒤덮이고 있다는 것이고 이로 인한 자연환경 오염이 문제를 제기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아무데나 마구 쓰레기를 버리는 질서의 부재가 전국의 곳곳을 오염시켰다. 전국의 산은 물론 하천 계곡 유원지 해수욕장이 쓰레기로 뒤덮였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쓰레기공해를 가져왔다. 인파가 몰린 곳의 시설은 어느 것이나 망가졌다. 전국 20개 국립공원에 쌓인 쓰레기더미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버리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고 계곡에서 머리를 감는 것과 같은 행락행태는 우리의 양식을 의심케하는 몰상식 바로 그것이었다. 그런 무질서로 유원지나 국·공립공원,계곡을 끼고 있는 작은 산들은 유례없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고 여기에서 보호대책 문제가 절실하게 대두됐다. 이번에 당국이 전국의 명산을 중심으로 「1사1산정화운동」을 펴기로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해도 좋을 것으로 여긴다. 오히려 이 운동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자연보호이상의 효과를 가져오도록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오염돼 가는 자연환경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호한다는 효과이외에 이같은 정화운동을 통해 우리에게 부족한 협동체의식을 제고하고 자연사랑하기를 생활화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현실적으로 올해와 같은 쓰레기 공해의 뒤처리나 자연보호운동은 관계기관만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전국민적인 협조가 있어야 될 것이다. 따라서 당국은 전국의 명산만을 대상을 할 것이 아니라 강은 물론 유명관광지·유원지도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권고한다. 그만큼 우리 자연의 훼손정도가 심각함을 똑바로 인식하고 서둘러야 될 일이기 때문이다. 또 관계당국은 자연환경의 오염원인이 되고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식료품·화학제품 등 11개 업종 가운데 규모가 큰 기업체에 정화운동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나 이것도 전행정관청·공공단체·금융기관·각급학교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그럴때 효율적이라고 여긴다. 제한된 기업으로 하여금 일부의 산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그것은 극히 미봉적이고 일시적인 것에 그침으로써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는 것을 지금까지 자주 보아왔음을 상기시키고 싶다. 전국민적인 공통된 인식이 자연의 훼손을 더이상 막고 그것이 질서의식을 회복시키며 자연보호교육에도 뜻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 운동은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각 기관이나 단체가 스스로 대상지를 찾아 지속적으로 펴나갈 때 효과를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당국은 정화운동 대상지역이 중복이 되지 않도록 안내역할 정도에 그치고 시행단체가 계획을 세워 효율을 높일 때 우리의 자연은 보다 정화될 것이라고 믿는다.
  • 주가 6백선 붕괴위기/88년 2월이후 최저

    ◎“재무부발표 알맹이 없다” 투매현상/10포인트 떨어져 「6백10」기록 증시가 연일 파국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21일 증권시장의 주가는 또다시 10.86포인트나 떨어져 종합주가지수가 6백10.47까지 밀려났다. 후장중반 한때 하락폭이 14.4포인트에 이르러 종합지수 5백대로의 추락이 우려됐으나 증시안정기금의 적극 매입으로 간신히 「5백선대」의 추락은 면했다. 지수 6백10대는 지켜졌지만 8월들어 9번째로 연중최저지수를 경신한 이날 종가는 6공화국 출범이전인 지난 88년 2월12일의 6백10.33이후 최저 바닥이다. 이에 따라 이번주 이틀째 하락폭이 17.6포인트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붕락에 대한 우려감이 갈수록 커지고만 있다. 최근 민자당측이 단기성 증시안정대책 실시를 정부측에 다시 강력히 촉구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투자자들은 통화긴축 등으로 효과적인 방안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이날 전장부터 이라크와 미국사이에 직접적인 충돌이 빚어졌다는등 중동사태의 악화 소문이 돌아 투매성 물량이 쏟아졌다.전장은 6.4포인트 내리는데 그쳤으나 재무장관의 기자간담회에 별 내용이 없음이 알려진 후장들면서 낙폭이 커져 1시간 사이에 8포인트가 급락했다. 미상환융자금 및 투신사 보유물량소화방법을 검토중이라는 재무장관의 발언이 구체성이 없는 원칙론에 머물고 있다는 분위기이며 액면분할에 대해서도 시행까지 시일이 너무 소요돼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장에 2백억원가량 주문을 냈던 증안기금은 지수 6백선 붕괴가 염려되자 4백억원 정도를 풀어 주가를 떠받쳤다. 전장에 3백만주에도 미치지 못했던 거래량이 모두 8백61만주로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음료ㆍ어업을 제외한 전업종이 내림세를 보였으며 하락종목 6백65개 가운데 하한가 종목 1백68개가 나와 이달들어 가장 많았다. 거래형성률(종목)도 78%에 그쳤다.
  • 중동사태와 기름사재기(사설)

    때아닌 기름사재기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들린다. 꺼떡하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못된 풍조가 또 극성을 부리는 것 같아 불쾌하다. 그 이유가 너무나 자기중심적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최근의 중동사태로 기름값이 오를 것으로 보이자 많은 사람들이 난방,산업용기름 할 것 없이 마구 사들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또 정부는 연내에 기름값은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으나 정부시책 불신이 사재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언제나 우리에게는 너와 내가 함께하는 공동체의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올여름에도 경험한 대로 우리는 자기만이 편하면 되고,자신만의 이익을 앞세우는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숱한 피해와 부작용을 체험하고 있다. 전국의 곳곳에 쌓인 쓰레기가 대표적인 것이고 주변의 자연이 그것으로 인해 형편없이 훼손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이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기름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기름을 미리 사들일 수밖에 없이 만들고 유류값 인상에 앞서 구입해비치하겠다는 경제원칙이 당연한 것이라 해도 가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자제되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우리가 그동안 여러차례 경험해온 대로 무분별한 사재기는 언제나 사회불안요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리적인 것은 물론 다른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등 건전한 경제생활의 질서가 이것으로 침해를 받아서는 안되는 것이고 가뜩이나 중동사태의 여파가 주목되는 시점에서 오히려 불안요인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사재기는 유류의 공급질서에 혼란을 가져오게 함으로써 기름값 인상의 국내요인을 앞당기게 할 염려가 없지 않다.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등유의 소비량이 예년에 없이 폭발적인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사재기도 특히 가정용 난방용인 등유구입에 몰리고 있다. 올 상반기의 유류소비 실적을 보아도 등유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96.9%의 높은 소비증가율을 나타냈다. 등유는 국내생산능력이 절대부족해 소비량의 60.5%나 되는 물량을 수입해서 사용했다는 것을 고려해 볼때 문제의 일단이 없지 않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정부의 저유가 대책에 한 원인이 있는 것으로 원인분석과 함께 대응이 있어야 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건 사재기는 중단되어야 하고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유류부족 현상은 우리 모두가 함께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지금까지 두차례에 걸친 오일쇼크 때 잘 견뎌 극복해낸 경험축적이 있다. 그것은 기름을 절약해야 한다는 길 뿐인 것이다. 함께 나눌 수 있고 아껴쓰는 절약정신이 바로 에너지 위기를 이겨내는 길이고 기름의 과소비 풍조를 줄이는 방법이다. 사재기로는 연료부족 현상을 무한정 메울 수는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재기 풍조를 없애는 정부당국의 신뢰성있는 정책대응이 있기를 촉구한다. 우리는 지난번의 오일쇼크 때 기름을 팔지 않고 살 수 없어 애를 태운 그런 기억을 갖고 있다. 한드럼이라도 더 쌓아 두려는 사재기 심리가 여기에서 연유하는 것이라고 볼 때 정부의 대응은 그런 불안요인을 사전에 없애는 것이다.
  • 내리막 주가의 현황과 문제점(“탈진증시”… 희망은 없는가:상)

    ◎“깨진독 물붓기” 7개월새 시가총액 28조 감소/17개월새 지수 3백90포인트나 폭락/주가 평균 2만7천원서 50% 떨어져/증권사 영업수지 악화… 「대리투자 분쟁」 사회문제로 증권시장이 자생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조금만 삐끗해도 그대로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 국내증권시장이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하는데 일조를 한 6백만명의 투자자들은 1년여전부터 떨어지기만 하는 종합주가지수에 불길함을 느껴왔다. 그러나 이러한 느낌이 한가로운 소리에 지나지 않을 만큼 최근의 사태는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종합주가지수의 6백선 붕괴가 심각하게 염려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종합지수 6백은 6공화국이 출범하기 1개월전인 지난 88년 1월말에 기록된 「옛시대」의 유물이건만 증시침체 17개월의 생생한 산물로서 투자자들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됐다. 20일 종가에서 지수 6백20대가 지켜지긴 했으나 이날 역시 주가는 새 바닥을 팠으며 증시사상 최고치(89년 4월1일)와 대비하면 1년5개월이 못 되는 사이에 무려 3백90포인트가 빠져나가고 말았다. 이 기간의 지수하락률은 38.6%,올 연초와 대비한 하락률은 31.7%이다. 이에 따라 97조원이었던 상장주식 시가총액이 7개월만에 28조원이나 줄어들었다. 현재의 시가총액 69조원 규모는 활황 최고점이었던 지난해 3월 수준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당시에는 이 액수가 25억주의 시가를 합한 것이었던데 비해 지금은 47억주에 가까운 주식들의 총계인 것이다. 그때는 한장 한장의 주식 시세가 평균 2만7천원을 호가했으나 현재는 절반정도인 1만4천원대로 뚝 떨어졌다. 그간 물가가 못해도 10% 이상 오른 것과는 반대로 주식의 가중주가 평균은 3년전인 87년 8월 수준으로 뒷걸음친 것이다. 더구나 이같은 투자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은 엄청나게 불어나 6공화국 보통사람들의 가장 흔한 피해라고 지목될 수 있다. 3년전만 해도 상장사 총주주수는 3백10만명이었으나 현재는 1천9백만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실투자자를 기준하면 현재 6백만명으로 집계돼 주식이 6공화국 보통사람들의 가장 흔한 투자방식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현 시세로 평가해한푼이라도 투자원금보다 이익을 남긴 사람은 거의 없다. 직접적인 주식투자뿐만 아니라 2백만명이 가입한 간접투자 방식인 투신사의 주식형 수익증권에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이 과반수에 달해 주식투자 피해는 범국민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 중동건설붐 퇴조로 인한 79년의 증권파동 때만 해도 상장사 총주주수가 87만명에 그쳐 주가붕락의 국민경제적 영향은 지금보다는 훨씬 작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주식투자 손실에 대해 침체 1년까지는 투자자들이 울분을 터뜨리는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 4월부터 주가하락이 심화되며 증권시장은 정치ㆍ경제ㆍ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재산ㆍ신분 및 사회생활에서의 갈등과 피해사례가 빈발,알게 모르게 사회전반의 분위기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증권사 객장을 중심으로한 집단적이고 감정적인 시위대신 투자고객으로서 주문을 맡았던 증권사 직원들에게 투자손실의 책임을 묻는 「대리투자」 분쟁이 꼬리를 물고 있다. 임의ㆍ일임매매 여부를 둘러싼 이같은 고객과 직원간의 분쟁은 증권투자자 보호센터 상담의 주종을 이뤄 올 들어서 전체 건수의 94%인 6백60건에 달했으며 심지어는 법정으로까지 비화되기에 이르렀다. 투신사들이 주식형 수익증권에 대한 가입자들의 환매사태로 자금난이가중되는 것과 함께 증권사들은 주식거래 격감에 따른 영업수지 악화로 적자를 기록,인원감축까지 고려하게 됐다. 주가하락으로 신규 투자자가 시장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물론 기존 투자자들도 기회만 있으면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고 또 적극적인 거래를 회피,수익성 이전에 주식의 환금성이 위협받고 있다. 금년의 하루평균 거래량은 9백50만주(평일장기준)로 침체시발의 지난해보다 2백30만주가 줄었고 총상장주식수가 올 들어서만 11% 늘어난 점을 감안한 거래회전율은 지난해의 58%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영업수지가 크게 악화돼 89회계연도에 4천4백억원의 세후 당기순이익을 올렸던 것과는 달리 90회계연도 4개월(4∼7월)동안 실제경영 수지가 3백억원의 적자로 역전되고 말았다. 호황을 구가하던 증권사의고전도 크지만 증시를 통해 값싸고 질좋은 직접금융을 조달했던 상장 및 비상장의 기업들이 겪어야 하는 자금조달 애로와 고충은 한층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업 전체자금의 67%인 21조원이 증시를 통해 조달되었다. 이 가운데 주식발행을 통해 조달한 금액이 14조원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 침체 대응책으로 신규 주식공급을 강력히 억제함에 따라 직접금융조달 실적은 격감했다. 이달 17일까지의 금년 실적은 7조9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에 불과하다. 그것도 조달비용이 주식발행보다 2.7배나 비싼 회사채발행이 주류를 이뤄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 증시의 직접금융조달 및 기업공개의 정통적 방식인 주식발행에 의한 직접금융조달은 지난해 실적의 22% 수준인 2조원에 머물고 있다. 특히 주식발행중에서도 유상증자는 1조7천억원으로 신청분의 3분의 2를 소화했으나 기업공개는 대기적체물량이 6천억원이나 되는 가운데 고작 2천8백억원이 실현되는 데 그쳤다. 이 실적은 지난해 동기간의 15%에 지나지 않고 더구나 8,9월에는공개 자체를 중지하게 됐다. 회사채 발행도 상반기 후반부터 조금씩 어려워지는 양상을 띠어 이대로 가면 올 전체 조달실적이 88년의 12조원에도 못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는 것이다.
  • 페만사태로 「정치대국」 꿈 깬 일본/엉거주춤 대응의 속사정

    ◎함선 파견못해 「선언적대응」일관/“우린 어차피 마이너리그”자조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불법점령한 직후 부시 미국대통령과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일본총리사이에 오간 전화협의 내용은 중동사태에 대한 일본측의 대응자세와 입장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부시 미대통령=일본이 페르시아만연안의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일본ㆍ이라크사이에 채권ㆍ채무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일로 일본의 행동이 제약받지 않기를 희망한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용서하면 또다른 행동을 취할 것이다. ▲가이후 일본총리=일본으로서도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서방제국이 취하고 있는 조치와 같은 입장에 서서 가능한 수단을 강구하려하고 있다. ▲부시=총리의 말을 듣고 큰 힘을 얻었다. 후세인을 용서해서는 안된다. 일본이 유엔 안보리결의를 기다리지 않고 이라크ㆍ쿠웨이트로부터의 석유수입금지를 포함한 4대 경제제재를 결정하게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지난 4일의 이같은 미일 수뇌전화회담의 결과였다. 지난 79년 테헤란에서 미대사관원 인질사건이 발생했을 때 일본이 대 이란 비난성명을 발표하는데만 1개월이 걸렸던 것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일본의 대응은 재빨랐다. 일본정부가 취한 제재의 내용은 ▲이라크ㆍ쿠웨이트로부터의 석유수입의 금지 ▲양국에의 수출금지 ▲양국에의 투ㆍ융자 기타 자본거래를 정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 ▲이라크에의 차관공여등 경제협력의 동결의 4가지였다. 일본은 이라크ㆍ쿠웨이트의 석유에 전석유수입량의 12%정도를 의존하고 있다. 이라크에는 재벌급 상사를 중심으로 약 6천억엔의 채권도 갖고 있다. 석유공급이 핍박되고 대 이라크채권을 회수 못하게 될 염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는 유럽공동체(EC)를 능가하는 대이라크 경제제재를,그것도 유엔안보리결의를 기다리지 않고 결정한 것은 파격적인 것이었다. 부시 미대통령도 그후 가이후총리가 전화를 걸었을 때 『일본의 조치는 세계전체에 고무적인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순조로웠던 것은 여기까지였다. 미국을 위시한 영국ㆍ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맹국 및 나토에 가맹치 않고 있는 오스트리아 마저 함정ㆍ항공기 등의 군사력을 페르시아만에 투입했으며,이라크가 국내주재 외국인의 출국을 인정치 않고 「인질작전」을 펴기 시작하자 일본정부의 대응은 엉거주춤 하게 되어 버렸다. 거기에는 「경제대국」은 될지언정 「정치대국」은 될 수 없는 일본의 「현실」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첫째로 일본은 국제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자위대를 해외에 파견할 수 없다. 기껏 재정지원의 형식을 취하게 되지만 유엔의 평화유지활동(PKO)이외의 다국적군에의 재정지원은 야당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이 역시 힘들다. 둘째로 일본은 중동지역에서 「손이 더럽혀지지 않은」(외무성간부의 표현) 대신 외교적인 축적도 없다. 아랍제국자체가 분열돼 있는 현상에서는 조정국의 역할을 맡거나 화평에 공헌하는 것 등 실제문제에서 불가능하다. 『중동문제에서는 어차피 일본은 마이너리그의 멤버일 뿐』이라고 외무성간부는 자조적으로 말한다. 취임이래 외교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또 그 때문에 공전의 지지율을 받고 있는 가이후 일본총리가 15일부터 예정되었던 사우디아라비아ㆍ이집트 등 중동5개국 순방을 10월중순으로 연기하고 대신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외상을 특사로 17일부터 파견키로 결정하고 상대국에 통지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고육책이었다. 급변하는 중동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공헌책을 내놓을 수가 없으며 오히려 미지의 위험부담만 크다는 판단이 섰던 때문이다. 일본총리의 외유가 이처럼 각의 결정후 취소된 것은 처음이며,이로인한 가이후 총리자신의 이미지 해손은 불가피하게 되었다. 거기에는 방문예정국 뿐만 아니라 미국등 서방제국으로부터의 기대,휴스턴 서미트(선진국수뇌회의)에서 「세계에 공헌하는 일본」을 제창했던 외교적 입장도 포함된다. 이번 가이후총리의 중동순방을 놓고 『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적극론도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역시 실제로 방문했을 경우 구미와 중동제국이 이미 군대를 파견하고 있는 가운데 「다국적군」에의 지원등 구체적협력을 요청받게 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럴경우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만으로 과연 이해를 얻을 수 있는가. 구제책을 내놓지 못하고 대신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컸다. 일본은 현재 중동지역의 평화와 질서 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공헌을 위해 정부의 기본방침을 마련하고 있다. 그 내용은 헌법상의 제약에 따라 군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대 이라크 제재의 영향으로 경제적 타격을 받은 중동 각국에 경제지원을 행하며,기타 국가에도 경제면 이외의 지원책을 검토한다 ▲다국적군에의 자금원조에는 신중히 대처하며 함선의 파견은 해상자위대는 물론 해상보안청도 포함해 행하지 않는다 ▲인원 파견은 의료관계를 중심으로 검토한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세계평화에 공헌하는 구체책일 수는 없다. 이번처럼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의 한복판에서 무엇을 이루어야 할 것인가라는 상황은 일본에 있어서는 이례의 시련이다. 경제대국 답게 유류파동에 대처하기 위해 관공서의 냉방을 28도로 유지하고 전등의 3분의 1을 소등하며 고속도로는 80㎞주행,이같은에너지절감책을 민간에도 유도하는 것(13일 에너지절약대책추진회의 결정)만이 일본의 대책일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 “유가 현수준 유지”/당정협의/증시안정방안 강구

    정부와 민자당은 14일 상오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이승윤부총리·정영의재무부장관·이희일동자부장관과 당측에서 김용환정책위의장 등 경제대책특위위원들이 참석한 당정협의를 갖고 내년 예산안 편성,중동사태에 따른 유가문제,증시대책 등을 협의했다. 이 동자부장관은 유가문제에 대한 보고를 통해 『현재 배럴당 23∼24달러인 유가가 중동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25달러까지 갈 염려가 있으나 유가를 연내에는 현 수준으로 억제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내년들어 유가인상이 불가피해지더라도 그것으로 인한 경제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증시문제와 관련,당정책위가 정부측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구조적으로 증권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 불 TGV전철/「고속질주」에 제동(특파원수첩)

    ◎시속 5백15㎞… 「테제베」의 운명 기로에/“빠른만큼 소음도 크다” 주민시위 잇따라/불 정부,지중해선 신설 “전면재검토” 발표 자신의 속력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노선을 확장해 나가던 프랑스의 초고속전철 떼제베(TGV)에 제동이 걸렸다. 프랑스정부가 추진중인 TGV지중해노선 신설연장계획이 현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소음공해와 환경파괴 때문. 기종선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서울∼부산간 고속전철의 강력한 후보중의 하나인 TGV는 그동안 속력과 안전성 등을 앞세워 세계 굴지의 전철임을 자랑해 왔으나 자국내에서 새로운 문제점이 드러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프랑스정부는 지난주 TGV지중해선의 연장 신설계획을 전면 수정,새로운 계획을 발표하면서 아울러 전담위원회도 구성했다. TGV지중해선은 파리에서 마르세이유와 니스로 이어지는 노선 가운데 발랑스까지의 기존운행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노선을 말한다. 노선신설계획을 바꾸게 된 것은 전적으로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었다. 당초의 계획은발랑스에서 몽텔리마르 볼렌느 아비뇽 레잘필르 뤼브롱 등을 거쳐 마르세이유와 니스로 연결토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연초 이 계획이 발표되고 나서부터 증설노선통과지점 주민들의 「TGV저항운동」이 시작됐다. 지난 4월20일에는 아비뇽 근처의 바르벵타느 주민 1천2백명이 듀랑스철교를 점거,이 다리를 지나는 모든 열차가 3시간여 묶였었고 22일에는 엑센 프로방스 지방의 31개시에서 시장을 앞세운 수천명의 주민들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노브스 샤토네프뒤파프 등지에서도 반대 시위가 계속됐다. 이들의 요구와 주장은 간단하다. 「시끄럽고」「주변환경이 파괴될 염려」가 있으니 TGV 증설계획을 포기하든가 노선을 다른곳으로 돌리라는 것이다. 순간 최고속력 시속 5백15㎞의 놀라운 기록을 가지고 있는 TGV는 속력에 버금가는 소음을 내는게 사실이다. 역구간에 진입할때나 빠져나가는 순간에 속도가 빠르지 않아 비교적 소음이 적은 편이지만 이 역시 일반 기차보다는 훨씬 시끄러워 파리를 비롯한 많은 도시의 TGV선 통과지역에는 방음벽이 설치되어 있다. 특히 속력을 내면서 달릴 때는 소음이 더욱 심해져 철로변에서 10여㎞ 떨어진 지점에서도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게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는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특히 TGV 증설계획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코테 뒤 로느지방을 비롯하여 프랑스 명산포도주 생산지역의 많은 포도농장이 훼손된다는 사실에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이같이 항의 시위가 계속되자 프랑수아 미테랑대통령은 지난달 14일 혁명기념일에 행하는 연례 TV연설을 통해 『주민들이 항의하는 뜻을 잘 알겠다』며 증설노선 계획의 변경을 약속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 2일 미셀 델레브레 교통장관이 당초 통과지점을 크게 바꾼 새로운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새 계획의 발표로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려던 당국의 의도는 다시 크게 빗나가고 말았다. 이번에는 수정계획에 새로 포함된 통과지점주민들까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주민들은 대형 콘크리트덩어리를 철로에 깔아 놓거나 책상과 의자를 들고 나와 기차길에서 회의를 하기도 하고 철로를 베고 누워 밤샘 데모까지 벌였다. 이 때문에 지난 8일에는 기차가 예고없이 중간역에서 10여시간씩 운행이 지연됐고 35개 열차가 운행을 취소했으며 가다가 다시 시발역으로 되돌아간 기차도 많았다. TGV 반대의 소용돌이는 단지 일반 주민들만이 아니라 해당지역 출신 국회의원ㆍ지방의회의원 또는 시장들까지 가세하여 더욱 거세어지고 있다. 부쉐 뒤 로느지방의 34개 시의 시장들은 파업과 집단사퇴를 내걸고 TGV연장계획 전면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며 레온 바세트 의원은 교통부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내기도 했다. 주민들 사이에는 또 통과지점이 바뀐 것은 국회의원의 로비 때문이라는 등 미테랑 대통령의 버섯농장과 별장이 있기 때문이라는 「정치성 소문」이 돌고 있기도 하다. 지난 81년 시속 2백70㎞로 첫선을 보인 TGV는 그동안 파리에서 로잔 그레노블,투롱,베른,루앙 등지로 노선이 확대됐으며 최근에는 순간최고속력 시속 5배15㎞를 기록하면서 파리∼르망간의 대서양노선을 상업 최고속도 3백20㎞로 운행하는등 세계에서 가장 빠른열차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콩코드 여객기가 세계최고의 속력을 자랑하면서도 소음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고 있듯이 TGV도 소음ㆍ환경파괴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자국내의 노선확장은 물론 대외진출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 같다.
  • 「이념의벽」도 초월하는 한핏줄/김대환이대교수·사회사상사(서울시론)

    ◎조선학 국제학술토론회를 다녀와서 실로 40여년 만에 남북한 학자가 4박5일동안 한자리에 회동한 역사적인 학술모임이었다. 이번 토론회는 그동안 단절을 깨고 서로 만났다는 데에만 의미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지금 물어가고 있는 화합과 통일을 위해 학문적인 기여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가능성의 타진과 그 실천의 방책을 모색하는 전향적인 의미도 분명히 있었다. 재미·캐나다 교포 학자를 비롯하여 일본 영국 소련 중국 동독 등 15개국에서 온 전문학자와 함께 한국측에서는 1백53명의 교수와 그외의 전문가등 2백여명이,11명의 북한대표 그리고 3백여명의 재일민단·조총련계학자 등 1천2백여명이 대판국제교류센터에 모여 성대하게 그리고 엄숙하게 치른 지난 3일날의 개회식은 세계인과 더불어 당사국인 남북한 모두의 통일에의 열망과 열기가 충만한 그대로이었다. ○학문적 기여방법 모색 오정달실행위원장의 『남북의 학자가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한 데 큰 기쁨을 갖는다』는 개회사와 함께 김철명 조선사회과학자협회 제1부위원장은 『종교·사상의 차이는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 솔직하게 토론하고 대화합시다』라는 인사말이 있었다. 그에 이어 한국측을 대표하여 본인은 『민족·이데올로기의 갈등문제를 극복하고 남북의 학자들이 공동연구를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하고 그러기 위해 『서울에 오십시오. 우리도 평양에 가겠습니다』라고 인사말을 맺으면서 북한측의 김단장앞으로 걸어가 악수를 청했을 때 장내에는 그야말로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가득 찼다. 그렇듯 남북한의 화합과 통일은 우리들 당사자 뿐 아니라 세계인 모두의 공동의 관심사의 한 초점이 되고 있음이 현실이다. 우리들 한국측의 학자들은 문자그대로 자유주의·개인주의사회에서 생활해 온 그대로 개인의 자유와 개인의 책임을 전제로 학술토론회에 임하는 행동거지로 일관하였다. 이는 동대회에 참가하는 11개 분과위원회의 간사교수들의 합의사항이었지만 북한측의 대표들은 그야말로 일사불란한 것이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가 굳었던 장벽도 무너지듯 웃음 띤 얼굴로 이야기가 오가는 분위기 속에서「민족의 동질성」을 체감케 하는 듯했다. 학문의 순수성·중립성을 표방하면서 이번 학술회의를 탈정치화해야 한다고 우리측은 표방하고 나섰지만 이에대해 마치 남북한 학자들이 모두가 묵시적인 사전 합의라도 하고 나선 듯 뜻과 행동을 함께 하였다. 본대회는 남의 땅 일본에서의 개최였다. 남의 나라인지라 남북한 대표들이 각자 손이 안으로 굽는다는 식으로 자기 체제옹호에 급급하거나 감정에 치받쳐 싸움판이라도 벌인다면 이는 우리 민족 스스로의 자존심을 손상시키게 되리라는 염려에서도 비롯됐겠지만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끝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유지되었다. 그 점은 이번에 참가한 남북한의 학자들을 비롯하여 1천2백명의 전문가들의 큰 학문적인 책임성의 발로이었다 할 수 잇다. 초점은 역시 남북한의 체제에 관한 학술토론이었지만 그것을 다루는 정치경제학 분과뿐 아니라 법학·종교·언어·사회·교육 그리고 심지어는 의학·과학분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가 발표되었으며 각 분과마다 자리가 메워지는 성황이었다. ○탈정치화 묵시적 합의 그러나 약간 욕심같은 말이 될지 모르지만 수준은 조금 미급한 듯했고,발표자의 논문준비도 충분치 못한 면이 있어 한국학의 학술토론회라기 보다는 학술올림피아와 같은 인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기회는 어디까지나 시발이고 과정이지 종착은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발전을 기약함이 마땅타 생각되어졌다. 토론에서 시작하여 토론으로 끝을 맺자는 우리측의 주장에 북한측도 동의한 듯 「조선학」국제학회결성 문제는 후일의 과제로 미룬 속에 해외학자들만이 모인 고려학회 창설로 끝을 맺었다. 그리하여 그 회장으로 북경대학·조선학연구소의 최응구소장(조선족)이 피선되었다. 남북한이 다같이 불참속에 회결성및 회장 선출과정에서 갑론을박이 있긴 했지만 그러나 미국·캐나다·소련쪽에서 온 학자들이 회의진행과 표대결에서 깨끗이 승복하는 자세는 역시 학자다움을 보여주어 뒷맛이 개운했었다. 끝으로 다음 두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비록 우리가 40여년의 단절과 외면속에서 사는동안 각기 틀리는 체제·이념·사고·생활을 해왔었지만 함께 만나 이야기하고 밥을 먹고 술잔을 나누다보니 그것이 공식적인 행사이긴 했지만 우리 민족의 본질에 있어서는 크게 변한 것이 없고 뿌리와 바탕은 같구나 하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피는 이데올로기보다 진하다고나 할까? 둘째는 우리는 곧잘 개성과 권리와 다양성을 들어 우리 사회의 특징으로 삼는다. 그러나 그것은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결정에 대한 자발적인 협력과 자기책임을 다하는 도덕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자유주의·개인주의는 곧 무정부주의가 되고 말 것이다. 그 점에서 이번에 참가한 교수들의 언행은 훌륭한 시범을 보여주게 되었다. ○남북체제 토론이 중심 어쨌든 많은 것을 발견하고 배우고 느끼고 온 학술토론회이었다. 그중의 하나가 사상과 이데올로기와는 관계없이 북한측이 갖고 있는 인간적인 면에서 성실과 진지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는 우리체제 우리들 자신에게 소중한 교훈이 되리라 믿는다. 폐막식은 민족의 감정이 폭발한 그것이었다. 모두가 거나하게 술에 취한 듯 흘러나오는 꽹과리·북·장구소리에 맞추어 남북의 노래,통일의 노래가 울려퍼졌고 북한대표들도 그동안 약간은 굳었던 얼굴들이 활짝 편 듯했다. 특히 마지막 그 누가 부른 「두만강」의 노래는 한 순간 장내를 숙연하게까지 하면서 꿈과 가능성을 간직한 대회의 막은 내렸다.
  • 농협 슈퍼마켓/주부들 장사진(생활경제)

    ◎“푸짐한 채소ㆍ고기ㆍ과일… 값싸고 신선도 높다”/새벽부터 수백명씩 “줄서기”/문열고 한시간 지나면 “품절”/산지서 10시간내 직송… 속을 염려도 없어 산지와 직거래를 통해 농산물을 싸게 파는 농협슈퍼마켓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배추ㆍ무 등이 예년에 없이 이상급등현상을 보이자 농협슈퍼에는 배추를 사려는 주부들이 몰려 장사진을 치고 있다. 아침 8시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49 농협신촌슈퍼마켓앞에는 창천ㆍ신수ㆍ대흥ㆍ망원ㆍ노고산ㆍ연희ㆍ서교동 등 마포ㆍ서대문구 일대 가정주부 수백명이 장바구니를 들고 1백여m이상이나 줄을 서 있다. 가락동농협 농산물 집배센터에서 물건을 떼오는 농협수송차량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30분뒤인 상오 8시30분부터 수송트럭이 도착하기 시작하고 농협슈퍼의 셔터가 올라가기가 무섭게 이들 주부들은 신선하고 쓸만한 농산물을 고르기위해 각종 농산물앞에 순식간에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하루 4천여명씩 이용 강원도 대관령ㆍ영월 등 고랭지에서 갓뽑아온 무ㆍ배추 등 채소류에 가장 손이 많이 가 배추 10여접,무 4접,열무 5백여단등이 몇십분도 안돼 동나버린다. 이밖에도 정육점ㆍ과실류매장의 물건들도 얼마 안있어 재고가 바닥날 정도였다. 저녁 7시 셔터를 내릴때까지 신촌슈퍼에는 줄잡아 4천명 가까운 가정주부들이 다녀간다. 인근 주민이외에도 멀리는 화곡동ㆍ수유리등지의 가정주부들도 한푼을 아끼려고 이곳을 찾고 있다. 그 이유는 우선 채소ㆍ과일ㆍ쌀 등 1천여 품목의 농산물값이 시중보다 10∼30% 이상 싼데다 신선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생산지의 수확에서 판매까지의 시간이 10시간 이내여서 신선도가 뛰어나다는 평판이 나 있다. ○“배추 한포기 1천원 싸 요즘처럼 수입쇠고기의 한우둔갑판매ㆍ물먹인 소ㆍ중금속 또는 농약오염등의 사례가 빈발하고 있어 더욱 농민단체인 농협을 믿고 구입하고 있는 것이다. 주부 김성희씨(43ㆍ서울 마포구 창천동)는 『농협슈퍼가 산지와 직거래를 해서 시중보다 값싸다는 말을 듣고 찾았다』며 『실제로 최근 한달사이에 4∼5배나 오른 배추가 인근시장보다 1포기에 1천원정도 싼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팔려나간 물량은 쌀이 80㎏들이 1백가마,쇠고기는 4백㎏짜리 4마리분,마늘 2백50접,수박 4백50여통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7천여만원의 매상을 올렸다. 신촌슈퍼는 이처럼 호황으로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으나 급증하는 소비자들 때문에 응급조치로 지난 8일 계산기를 1대 추가구입,6대에서 7대로 늘렸고 현재 35명의 직원을 40명으로 5명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울에 신촌등 18곳 이같은 모습은 신촌슈퍼이외에도 농협상계슈퍼ㆍ둔촌슈퍼 등 서울시내 18개 농협슈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농협슈퍼측은 운영체제를 그동안 신용사업위주에서 농민을 위한 협동출하와 소비지판매 등 경제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 값싸고 믿을 수 있는 물건을 찾으려는 주부들의 고민과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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