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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곡의 바다를 환희의 물결로/최호중(시론)

    김일성 생존시 평양을 방문하고 나온 제삼세계 국빈들은 대체로 둘로 나누어 지는 소감을 밝혔었다.상상조차 하지 못했던,거의 광적이라고 할만한 연도환영을 받은 것을 놓고 참으로 놀랍다는 감탄을 금치 못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인간사회를 어떻게 하면 그지경으로까지 만들수 있는지 소름이 끼친다는 반응을 보이는 다른 쪽이 있었다. 김일성 사망후 평양주민들이 그의 동상앞에서 연출한 통곡의 장면을 놓고도 바깥 세상에서는 대체로 이와 비슷한 두 갈래 반응을 보였을 것으로 짐작된다.어쨌든 그것은 북한이 아니고서는 오늘의 지구촌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은 아니었다. 우리는 같은 민주이기 때문에 바로 그 장면을 보고 남들과는 또 다른 감정에 사로 잡히지 않을 수 없었다.그것은 민망함과 연민의 정이 교차하는 착잡한 심경이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민망함은 같은 민주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부끄러움 때문이었다.오늘의 열린 사회에서 어쩌다가 북녘 우리 동주이 그런 전세대적인 모습을 보이게 돼버렸는가 하는,낯뜨거워지는 심정에서 우러나는 민망함이었다. 연민의 정은 같은 민주이기 때문에 갖게되는 동정심 때문이었다.자의건 타의건간에,진실이건 거짓이건 간에,북한에 사는 우리 동족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만 것을 불쌍하고 딱하게 여기는 마음이 자아내는 연민의 정이었다. 이제 김일성은 갔다.김일성 왕조가 막을 내린 것이다.우리는 공산체제가 무너지고 동서냉전이 풀리는 국제조류속에서도 한반도에서만은 냉전 기류가 오히려 거세지는 것을 걱정하면서,김일성이 사라지면 이 땅에도 어떤 변화를 가져올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제 김일성이 간 이 마당에 과연 어떤 전기가 마련될 것인지 보는 사람에 따라 견해가 많이 다를 수 있다.부자승계로 뒤를 이은 김정일이 선친을 본받아 자신도 나름대로 하나의 왕조를 이루어 앞으로 30년후,또는 20년후,그가 눈을 감았을때 통곡의 바다가 재연되기를 바랄수 있을 법하다.그렇게 된다면 이는 참으로 기막힐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고,북한이 오늘과 같은 곤경에 빠진 것은 필승불패라고 믿었던 이른바 「우리식 사회주의」때문임을 깨닫고 과감하게 개혁과 개방의 길을 택할 수도 있다.다분히 희망적인 이 양상이 벌어진다면 이는 우리에게 밝은 앞날을 약속하는 정말로 바람직한 일이 아닐수 없다. 한편으로 김정일이 어느 길을 택하든 간에 지금 북한이 당면하고 있는 대내외 여건과 그의 자질로 보아 물려받은 권좌를 오래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유력하다.이 경우 발생하게 될 필연적인 혼란이 매우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 밖에도 여러가지 변수는 많다.그러나 워낙 내부 사정이 밖에 알려지지 않아 북한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알지 못하면서도 이러쿵 저러쿵 미리 떠들어대는 것은 마땅치 않다.좀더 침착하고 의연하게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있을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에 차분하게 대비해 나가는 것이 옳다고 여겨질 뿐이다. 이제 우리는 싫든 좋든,지난 20년에 걸쳐 터를 닦아온 덕분으로 큰 어려움 없이 전권을 장악한 김정일을 상대하지 않을수 없게 됐다.이는 전대미문인 부자 세습 공산체제를 합당한 것으로인정해서도 아니고,김정일이 고와서도 아니다.현실을 받아 들이지 않을수 없기 때문일 뿐이다. 그러나 김정일 정권이 어떤 길을 걷느냐에 따라 우리 대응은 다를수 밖에 없다.굳이 부정적이거나 비관적인 전망을 할것이 없이 희망적인 기대를 해본다면,핵개발을 포기하고 적화통일의 꿈을 버리고,그리고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을 허용해야 한다는 세가지가 우선 머리에 떠오른다.그러면 우리로서도 화해와 협력의 따뜻한 손길을 뻗칠 수 있을 것이다.그렇지 않고 핵개발을 서두르고,통일 전선전략을 고수하고,이산가족의 재결합을 가로 막는다면 우리의 대응은 단호하고 강경할수 밖에 없다. 이에 못지않게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지금 생존을 위협 받고 있는 북한주민의 장래문제이다.김일성은 끝내 해마다 되풀이 해온 「쌀밥에 고깃국,비단옷에 기와집」을 마련해 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가버렸다.『우리는 행복해요』라고 주입시켜온 지상낙원도 우리가 알기로는 자유를 잃은 동토 인채로 남아있다. 김정일은 선친으로부터 이어 받은 것이 군림하는 권좌만이 아니라,구호에 그치고만 인민에 대한 약속을 명실공히 실천하는 의무도 그 하나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그가 이 의무를 다할때 그 땅에 다시는 통곡의 바다가 재연되지 않을 것이고 남북을 통틀어 거짓이나 과장이 없는 환희의 물결이 넘쳐 흐르는 날이 찾아 올 수 있는 것이다.
  • 북,“폐연료봉 재처리 않겠다”

    ◎경수로 지원땐 과거 핵자료 공개 시사/주유엔 외교관 【뉴욕 교도 연합】 북한 유엔대표부의 한 외교관은 29일 오는 8월5일 재개될 미·북한 고위급회담에 낙관을 표시했다. 익명의 이 외교관은 『고 김일성주석과 지미 카터 전미대통령의 회담에서 획기적 진전이 있었다.이제 우리가 할 일은 마지막 손질을 하는 것뿐이다.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일성의 아들이며 후계자인 김정일이 지금까지 미국과의 협상을 감독해 왔다고 밝히고 김일성의 사망으로 북한의 대미정책이 갑자기 변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일성 북한주석의 사망이후 북한관리가 미국과의 회담에 관한 북한측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외교관은 또 회담중 미국이 북한의 경수로건설 지원을 약속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 문제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회담의 진전여부를 판가름하게 될 것이며 미국은 북한을 도움으로써 북한을 억압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북한은 현재 저수조에 보관중인 폐연료봉을재처리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흑연로 폐기 결정” 【도쿄 연합】 북한의 유엔대표부 소식통은 『경수로 문제가 해결되면 과거의 핵문제도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일본의 요미우리(독매)신문이 30일 뉴욕발로 보도했다. 북한소식통의 이같은 발언은 오는 8월5일 재개될 미·북한 고위회담에서 미국이 경수로 도입에 대한 보증을 제시할 경우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대립을 가져온 과거 플루토늄 추출량에 관한 미제출 데이터도 공개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 낙천적인 스페인사람들/마드리드(아랍서 지중해까지:10)

    ◎돈키호테 후예들 거리마다 북적/“내일을 걱정하는 자는 이방인”… 밤새도록 먹고 마시며 흥청 스페인식 상상력? 그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대야를 투구로,빗자루를 창으로 삼아 불의와 대적하는 기사(돈키호테). 아리아를 부르는 앵무새,탬버린에 맞추어 황금달걀을 백개나 낳는 암탉,사람의 생각을 알아맞히는 원숭이,기분나쁜 추억을 잊게 해주는 찜질약,먹으면 보기 싫은 사람을 눈에 안 보이게 하는 물약 등을 잔뜩 싣고 마콘도마을에 나타난 집시들(백년동안의 고독). 연인이 언니와 결혼하는 것을 보고도 말없이 두 사람의 결혼케이크를 만드는 티타,그녀가 케이크반죽 속에 떨어뜨린 눈물 때문에,케이크를 먹고 난 모든 하객들이 일제히 울음을 터뜨리고 구토를 한다(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여자의 얼굴은 옆모습과 앞모습이 어우러져 있고,유방은 옷 밖으로 튀어나와 목덜미에 붙어 있다.무릎을 포갠 한쪽 다리는 치마이자 그녀가 앉아 있는 소파의 다리이기도 하다(피카소). 멀리 하얀 바다와 깎아지른 단애가 있고,돌상자에 뿌리를 박은 죽은 나뭇가지에 시계가 빨래처럼 걸려 있다.돌상자모서리에 걸려 있는 또다른 시계는 지금도 계속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중이다(달리). ○스페인 부의 집결지 이들이 보여주는 황당무계한 초현실적 세계인식.스페인에 가면 일부러 무엇을 보려고 애쓰지 않고,스페인식 상상력을 몸으로 느껴본다는 것이 내 전략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그 방법까지도 이미 스페인 자신이 말해주고 있었다.고야의 판화 중에는,두 눈을 가린 백작부인이 이상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자기의 왼손을 사기꾼같은 남자에게 내맡기고 있는 그림이 있다.음흉한 속셈을 간신히 감추고 있는 남자에 반해,그의 떨거지들은 그녀의 미래가 송두리째 자기들의 수중에 들어와 있는 것에 대해 짓꿎은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야는 그녀의 도도한 모험에 대해 이런 제목을 붙여놓고 있다. ­그녀는 「예」라고 말한다.그리고 자신의 손을 낯선 사람에게 내맡긴다. 오후 다섯시에도 햇빛은 베일 듯 강렬했다.푸에르타 델 솔(태양의 문)로 가는 길이었다.길 양쪽에 즐비한 상점들은 마드리드가 스페인 부의 집결지라는 것을 과시하는 듯했다.고급상품들이 진열된 진열장 앞엔 행인들의 발이 줄줄이 묶여 있었고,매장 안엔 손님들이 북적거렸다. 마침 걸치고 있는 옷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는 참이어서 여성용 의류상점으로 들어갔다.소매없는 셔츠 하나를 고르고 그것을 입어보는 데는 적지않게 시간이 걸렸다.거침없이 어깨와 팔을 드러내놓고 거리로 나오니 태양이 가슴 깊숙이 파고드는 듯했다. ○인생의 즐거움 만끽 「아하!」여행중 내내 꼭꼭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저절로 벙싯 열렸다.벼랑끝까지 따라가보리라.눈을 가리고 모험을 할 바에는 스페인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가.남은 문제는 무엇에 대해 「예」라고 대답하느냐였다. 길가에 우두커니 서서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맞았다. ­친구여,스페인에서는 날 찾지 마라.몸은 곁에 있어도 마음은…아니,몸도 마음도 연기처럼 증발해버리더라도 부디 찾지 말기를. 그들은 시무룩하게 내 행색을 흘겨보았다. 푸에르타 델 솔은 끝이 빤한 아주 작은 광장이었다.그곳을 중심으로 10개의 방사선 도로가 뻗어나가는 까닭에 턱없이 사람들이 붐빈다는 것 외에 그럴싸한 입상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시민들이 약속을 할 때 징표가 된다는 마드리드의 문장인 곰상이나 시계탑조차도 인파에 묻혀버린 모양이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어깨를 맞비비고 있는데,벽을 쌓듯 둘러선 사람들 사이로 꿈꾸듯 나른한 선율이 흘러나왔다.「아랑페이스 협주곡」「알함브라의 추억」.오래전부터 내 마음을 길 위로 이끈 선율이었다. 그들은 플루트·기타·베이스로 이루어진 3인조 악사들이었다.그밖에 굶주림과 외로움을 함께 해온 개가 있었다.기타 케이스에 떨어져 있는 두 장의 지폐와 몇닢의 동전들이 부끄러울 지경으로,연주는 진지했고,그 선율은 순수했다.선율에서 묻어나는 집시의 우수가 해 저무는 들녘쪽을 가리켜 보이는 듯했다. 나는 생각했다.집에 있는 플루트를 들고 저들을 따라나서도 좋지 않을까.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낯선 얼굴들뿐이었다.일행들은 저만큼 마요르광장쪽으로 가고 있었다. 펠리페3세가 1617∼1619년 사이에 완성한이 광장은 사방이 4층 건물로 둘러싸여 있다.세번이나 화재가 발생해 개조를 한 끝에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옛날에는 왕가의 의식과 종교재판의 화형식이 이곳에서 행해졌고,그후엔 투우와 야외연극,성인식,정당대회 등이 열리는 장소로도 널리 쓰여왔다고 한다. 광장에선 네덜란드축제가 열리고 있었다.높이 뜬 노란 애드벌룬이 중앙에 있는 펠리페3세의 동상을 내려다보며 축제의 현수막을 펄럭였고,각종 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천막 앞에는 구경꾼들이 몰려 있었다.꽃씨와 구근을 파는가 하면,통나무로 나막신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고,한편에선 6인조 밴드가 네덜란드 민속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광장 둘레에 즐비한 카페에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음료를 마시며 축제를 멀찍이서 바라보았고,다른 한편에선 거리의 화가들이 즉석에서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었다. 손님이 없어 무료하게 앉아 있는 화가에게로 다가갔다. 『1960년대만 해도 스페인은 서부유럽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였다.언제부터 이런 눈부신 경제성장이 이루어졌는가』 『1975년 프랑코체제가 무너진 이후 스페인엔 자유선거,자유시장,자유언론이 가능해졌다.이제 당신은 이 도시 어디에서도 그의 기억을 되살릴 수 없을 것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메손에서 밤새도록 먹고 마시며 얘기하기를 즐긴다고 하는데,그러고도 어떻게 다음날 일을 할 수 있는가』 『일 때문에 우리는 인생의 즐거움을 희생시키지는 않는다.대화·음식·가족·우정을 중요시하는 것이 우리의 풍습이다.우리는 하루를 두번 산다.낮과 밤의 생활.내일을 걱정하는 것은 이방인의 생각이다』 카페마다 사람들이 북적거려 빈 의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그들이 가진 가장 큰 컵으로 맥주를 시켰다.광장을 둘러보고 돌아온 K가 내 앞에 놓인 커다란 맥주잔을 미심쩍게 바라보았다. 『너 그거 다 마실 수 있어?』 『그럼.그리고 또 마실 건데』 해가 저물고 있었다.도시의 각 가정에선 여인들이 거울 앞에서 몸단장을 하고 있을 법했다.라벤더향기가 코끝을 스쳐가는 듯했다. 그런데 내 앞엔 무슨 건수가 일어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동료는 내가 다 못마실 맥주에돈을 낭비하는 것마저 아까워하는 판이었다. 일행들이 아르고 데 쿠치예로스거리에 있는 「엘 쿠치」레스토랑으로 갔을 때였다. 『우리 오늘밤은 이곳 사람들이 하는 식으로 밤새도록 이집 저집 찾아다니며 마셔보면 어떨까요?』 ○카페 빈자리 없어 나는 일행들의 염려를 묵살하고 주문을 받으러 온 웨이트리스에게 음식이름을 늘어놓았다.생야채 혼합 샐러드,흰 강남콩과 생소시지,왕새우 철판구이,오징어튀김,정어리 소금절임,가다랭이 토마토졸임,석류소스를 친 피망구이,어패류와 고기를 함께 익힌 밥,그리고 맥주 10병이었다.밤새도록 먹기 위한 나의 이 과도한 주문은,『그걸 어떻게 다 먹으려고 그래?』하는 핀잔과 함께 대폭 수정되었다. 일을 좀 저질러보려고 몸살을 아무리 앓아도,분별력 있는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꼼짝달싹도 할 수 없었다.매우 간소한 우리의 식탁 옆에서는 마드리드의 젊은이들이 떡 벌어지게 차려놓고 유쾌한 담소에 여념이 없었다.그런데도 웨이트리스는 연방 그들의 자리로 새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한편에선 퇴근후 바를 순회하는 사람들이 카운터에 선 채로 올리브를 안주삼아 가볍게 한잔씩 하고 있었다.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들이 부러웠다. 「예」라고 대답할 태세가 갖추어져 있음에도,손을 잡아줄 그 무엇이 좀처럼 나타나주지 않았다.그것은 분별력 있는 동료들 탓이기보다,그림 속의 백작부인처럼 눈을 가리지 않은 내 탓인지 몰랐다.나 자신의 분별력이 결코 눈을 감지 못하는 탓이었다. 하지만 그라나다에서 나는 마침내 일을 저질렀다.
  • 주사파의 시대착오를 보며/백남치(기고)

    ◎대학의 자정능력 발휘돼야 지금 우리는 어제의 논리에 매달릴 수 없고 오늘의 논리 속에서 안주할 수도 없으며 내일의 논리속에 살아가야 할 엄청난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다. 변화와 개혁의 문을 통해 온 국민이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여기서 우리 민족 공동체가 살아남기 위해 절대절명으로 요구되는 것은 국민 에너지의 통합이다.과거의 국론분열→국민분열→국력낭비와 같은 악순환이 재현되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우리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절대로 뒤로 돌릴 수는 없다.이러한 순간에 우리는 참으로 안타까운 장면들을 보게 된 것이다.김일성사망 조문파동이 그것이고 「주사파」파문이 그것이다.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에 대한 온 국민의 준엄함 질책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역의 논리」가 분열의 악순환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우리가 그들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은 그들 말대로 「수구적」행동이거나 「신공안」정국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쓰레기 하치장에 버려진 잡동사니를 아직까지 우상화하는 크나큰 착각으로 국민에너지의통합을 깨고 분열을 조장함으로써 개혁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개혁은 국민적 동참을 전제로 한다.그런 가운데서도 우리는 청춘의 「끓는 피」가 다시 한번 동력화 되기를 바란다.미래의 대한민국은 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썩은 피」가 그들의 몸에 흐르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우리가 말하는 「청춘」은 아닐 것이다.그 썩은 피는 몸을 병들게 하고 사경을 헤매게 한다.우리는 그것을 염려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 박홍총장의 따가운 매가 등장했으며 대학 총장들의 확고한 결의가 등장한 것이다.병들어 가고 있는 자식을 어느 부모가 방치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무관심속에 눈을 감고 말없이 지내왔다.그러나 그 무관심과 무언이 부메랑 현상으로 민족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지금까지 학원에서 들려나온 소리는 운동권 학생들의 잡음과 괴음 뿐이었다. 교수들은 어디가고 건전한 대다수의 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역사적으로 대학은 언제나 사회의식을 선도해 왔었다.그러나 최근의 우리대학은 앞서가는 사회를 따라오기는 커녕 자꾸만 후미진 곳으로 빠져가고 있는 것 같다. 언론지상에 「주사파의 천국」 「누가 우리 내부의 적인가」등과 같은 수많은 경문이 등장한다는 현실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지금 한국의 학생운동은 국제적으로도 시대착오적 코미디 대접 밖에 못 받고 있다. 최근 영국의 권위있는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주사파를 우스꽝스러운 바보로 묘사하고 있지 않은가.그 기사를 보고 같은 민족의 일원으로서 수치심과 분노가 교차하는 것은 필자만이 아니었으리라. 부패와 독재에 대한 항거의 전통속에 사회에 대해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왔던 우리 나라의 학생운동이 어쩌다 이 꼴이 되었단 말인가.지금의 하루는 과거의 1년과 같다고 한다.시간이 없다.이제 우리 모두는 자정의 매,사랑의 매를 들어야 한다.양시론적무채임,고고연하는 소극주의,냉소적 부정주의 등은 가치관 혼란의 구시대적 유산이다.독일국민의 통합과 단결을 호소하는 「독일국민에게 고함」으로 국민의 애국심을 일깨워 주는 피히테 교수의 부르짖음이 우리 나라의 교수들은 물론 사회지도층에도 요구되고 있다.학생들은 다시 「청춘」으로 돌아가 역사의 동력이 되기 위해 새로운 자화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갈구하는 국민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이러한 국민의 염원속에 교수와 대다수의 건전한 학생들이 학원을 자정시킬때 지루한 잡음과 괴음은 사라질 것이다.이러한 자정작용이 필요한 것이 어찌 학원 뿐이겠는가.우리 사회의 모든 곳에서 해야 할 말을 함으로써 양심이 행동하고 자율적으로 자정될 때 이 사회는 정상적인 발전이 가능하다.모든 문제에 대해 실정법의 적용이라는 국가기능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앞으로 닥쳐올 엄청난 도전을 극복하는 사회적 대처능력을 약화시켜 창조적 발전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우리는 남남이 아니다.우리는 결국 하나일 수 밖에 없다.하루빨리 분열 신드롬에서 탈피해서 통합할 때 민족문제 해결도 더욱 진지하게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 배꼽재판(외언내언)

    한복 저고리의 겨드랑이 부분에서 앞 섶에 이르는 선을 도련이라고 한다.이 도련이 한복 패션 변화의 중심이 된다.깃과 동정의 너비,배래의 곡선등이 저고리의 모양새를 변화시키기도 하지만 그 변화는 결국 도련의 변화에 종속되는 것이다. 16세기까지는 남녀 공히 저고리의 위아래 길이가 70㎝를 넘었으나 개화기에는 20㎝도 못될 만큼 짧아졌고 올라간 도련선 밑으로 치마 말기나 겨드랑이 속살이 보일 정도가 됐다.급기야 「저고리 길이를 길게 하여 겨드랑이 살이 보이지 않게 하라」는 나라의 엄명이 떨어졌고 여염집 아낙네들의 저고리 길이는 다시 길어졌다. 그러나 기생의 저고리는 도련선이 매우 짧아서 거의 일자에 가까운 모양이었다.짧은 도련선 밑으로 풍만한 젖가슴이 보일락 말락하는 에로틱한 정경은 혜원의 풍속화에서도 볼 수 있다. 전통한복의 도련선 오르내림에 비하면 요즘 유행하는 탱크 탑,즉 배꼽과 허리를 드러내는 이른바 「보이네 패션」「배꼽티」는 아예 누드에 가깝다.그 배꼽티가 경범죄처벌법 위반혐의로 즉심에 회부됐으나 무죄선고를 받았다.『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우리들의 행동을 지배하는 도덕률은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성 모럴은 도덕률 중에서도 가장 변화하기 쉬운 것』(에두아르트 푹스)이라고 하지만 풍속의 변화를 실감케 해주는 판결이다. 지난 67년 미니 스커트가 유행하기 시작했을때 경찰관들은 자(척)를 가지고 스커트 길이를 재며 단속했다.당시 무릎위 17㎝이상의 미니를 입은 여성은 경범죄 처벌대상이 됐다. 올 여름 패션은 「노출의 극치」가 될 것이라던 예상대로 배꼽티와 무릎위 30㎝이상의 아슬아슬한 미니 스커트,하의를 입었는지 안입었는지 분간하기 어려운 길고 헐렁한 자켓 차림의 야릇한 모습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풍속의 변화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눈 둘 곳을 찾기 어렵다는데 행여 이 여름 가뜩이나 높은 성범죄율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 김정일지도력 새로운 시험대에/장례식에 나타난 김정일의 위상

    ◎김 이어 오진우 강성산 등 서열 그대로/순탄한 대권장악 암시… 절차만 남은듯 19일 평양에서 치러진 김일성의 장례식은 북한에서 49년동안 이어진 「김일성 유일체제」를 마감하는 행사이다.김정일체제의 개막을 알리는 의식이기도 하다. 김정일은 이제 김일성의 「후원」 없이 북한을 통치할 자격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하는 시험대에 들어섰다.김일성 없는 김정일이 한 집단을 이끌 능력이 없다고 판단된다면 북한의 붕괴는 초읽기에 들어갈 것이다. 이날의 장례식은 김정일의 권력장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방송은 이날 장례식 참석자들을 언급하면서 김정일을 앞세우고 오진우 강성산 이종옥 박성철 김영주 김병식 김영남등을 차례로 열거했다.북한이 김일성 사망직후 발표했던 장의위원 서열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김일성 장례가 한차례 연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을 정점으로 한 북한의 새권력서열이 큰 무리없이 정착되고 있다는 시사로 받아들여진다. 북한방송은 또 장례식에 앞서 김정일이 당·정간부들을 대동하고 김일성 영구에 마지막으로 조문했다고 보도했다.김일성의 시신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김정일이 당·정의 중심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더해 북한 보도기관들은 김정일을 이날 「어버이수령」「국방위원장이며 군최고사령관인 우리 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라고 호칭했다.생전의 김일성에게 하던 경칭을 김정일에게 그대로 옮겨쓰고 있어 그가 김일성의 지위를 이어받았음을 안팎에 천명하고 있다.북한 관영 중앙통신은 「김정일의 사상과 영도를 충성으로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 언론의 보도나 장례식 진행절차를 미루어 볼때 이제 남은 문제는 김정일이 어떤 공식절차를 거쳐 북한의 최고 권좌를 차지하느냐 일 것이다.일부 외신은 김정일이 지난주 비밀회의를 열어 이미 당총비서와 국가주석에 선출되었다고 보도하고 있다.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국가원수에 해당하는 이들 직책에 오르기 위해서는 공식행사가 필요하다는게 다수 전문가의 풀이이다. 정부관계자나 북한전문가는 장례식에 이어 20일 열리기로 되어 있는김일성추도대회를 주목하고 있다.당초 장례식과 추도대회를 한꺼번에 하려다 따로 날을 잡은 것은 추도대회를 「김정일 즉위식」으로 이용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김일성 보다 카리스마나 지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광을 업고 전 인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과시용으로 추도대회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측이 맞는다면 김정일은 20일의 추도대회를 통해 인민의 지지를 과시한 뒤 곧이어 당중앙위와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당총비서와 국가주석에 오르리라 예상된다. 북한에서 일단 김정일체제가 순조롭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도 몇가지 의문은 남는다.이날 장례식을 외부로 생중계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김정일체제가 확고하지 못해 혹시 사고가 날 염려를 한 탓이라는 풀이도 하고 있다.김정일이 추도대회를 따로 가져 인민의 힘을 빌려야 할 정도로 권력 내부의 지지도가 약하다는 해석도 나온다.여하튼 이제 김일성은 갔고 김정일의 지도력은 시험받기 시작했으며 김정일체제가 얼마나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는게 정확한 얘기일 것이다.
  • 「태풍의 눈」속의 예송/임영숙 논설위원(서울광장)

    동구권이 해체되고 세계사가 새로 기록되는 중요한 시기에 한가롭게도 외국 대학의 강의실에 앉아 있었다.「매스미디어의 구조와 기능」을 강의하던 뉴욕대학의 교수는 첫 시간에 「막강한 힘을 가진 저널리스트들의 우둔함」에 대해 매우 냉소적으로 말했다.글쓰기의 최고 직분이 시인이고 그 다음이 소설가,에세이스트로 이어지며 맨 꼴찌가 저널리스트라는 순위매김을 들어본 바도 있지만 그의 냉소는 지독했다. 바로 그 교수가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직후 사태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세계사의 대변혁이 일어나는 지금 이 시점은 「태풍의 눈」과 같다.행정부의 어떤 전문가도,대학의 어떤 학자도 설명이나 분석해 낼 수 없는 진공의 상태다.다만 저널리스트만이 실마리를 잡아 이야기할 수 있다.그 실례를 어제아침의 ○○○지는 보여준다.꼭 읽도록 권하는 바다』 글쓰기의 말석을 더럽히는 저널리스트로서 통쾌하게 들었던 그 말이 김일성이 죽은후 지난 1주일동안 다른 의미를 갖고 계속 귓가를 맴돌았다.과연 우리 언론은 「태풍의 눈」속에 있는 대한민국의 안전항해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태풍의 눈」을 벗어난 다음에는 어떤 폭풍우속에 들어가게 될 것인가 하는 의문과 함께. 국내외를 막론하고 언론보도가 북한에 대한 총체적 무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 이미 나오고 있다.언론보도뿐 아니라 국가의 정보수집 능력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춤추는 언론보도나 국가 정보수집 능력의 문제는 꼭 그 당사자들의 책임이라고 볼수 만은 없지 않을까.미국 부시행정부의 국무차관 아놀드 캔터가 『50년대의 크렘린은 현재의 북한에 비하면 펼쳐 놓은 책과 같다』고 말했을 만큼 북한이 철저한 폐쇄사회인 탓이 더 크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50년대의 크렘린은 윈스턴 처칠에 의해 「철의 장막」으로 규정됐던 곳이 아닌가. 다행히 「태풍의 눈」을 우리는 차츰 벗어나고 있다.김일성의 시신이 공개되고 김정일의 권력승계가 가시화되므로서 일단 분석과 설명의 대상이 드러난것이다.물론 그 대상에 대한 정보 역시 빈약하기 짝이 없어 정확한 분석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그런데 한국사가 새로 쓰여지게 될 이 중요한 시기에 국론분열의 사태가 빚어지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국회의 조문파문,대학가 일부 과격학생들의 경찰서 습격으로 이어지면서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것이다.조선조 현종·숙종대에 걸쳐 효종과 효종비에 대한 조대비의 복상기간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서인과 남인의 논쟁 예송을 우리는 대표적인 당파싸움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국회의 조문파문은 바로 오늘의 예송인 셈이다. 물론 우리사회는 김정일이 두려워하는 다원주의사회(김정일은 「사회주의 사회에서 다원주의를 허용하는 것은 결국 사회주의사회의 기초를 허물고 인민의 정권을 전복하기 위한 반혁명적 책동의 길을 열어 주는것」이라고 말해 그에 의한 북한의 개방을 기대하는 우리에게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일깨워준다)다.따라서 의견의 충돌이 있을 수 있고 그러한 충돌을 통해 보다 나은 합의를 이끌어내며 발전해 나간다.그러나 요즈음의 국론분열현상은 우리가 정작 머리를 싸매야 할 본질적인 일에서 멀리 벗어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금 우리가 매달려야 할 일은 어떻게 북한의 핵위협을 제거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며,김일성의 죽음에 따른 한 시대의 종언을 민족통일의 길로 슬기롭게 이끄느냐 하는 것이다.북한정권을 돕고 있는 유일한 나라 중국의 노쇠한 지도자 등소평이 김일성처럼 어느날 갑자기 죽을 경우,또한 병약하다는 김정일이 죽을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폴란드방문중 환영만찬직전에 베를린장벽 붕괴소식을 들은 서독의 콜총리는 「부적절한 시기에 엉뚱한 장소」에 와 있는 자신의 초조한 심경을 기자들에게 털어 놓으면서도 한편으론 자신의 서두는 모습이 사태진전을 그르치고 독일국민들의 들뜬 기대감을 부추기지 않을 것인가 염려했다.그런 사려깊음을 우리정부 또한 가져야 할 것이다.
  • 간접시설에 민자유치 확정/국회통과 17개법안 요지

    ◎하수도법/시·군 하수도정비계획 20년단위로/복합시설치법/시·군통합… 33개 도농복합시 신설/수출보험법/중기수출촉진 위해 보험료등 우대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3개 법안 가운데 사법개혁관련 6개 법안을 제외한 나머지 17개 법안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국회사무처법개정안=입법조사국을 폐지하고 법제예산실을 신설.국회 중계방송업무가 신설됨에 따라 공보관을 공보국으로 확대개편. ▲국회도서관법개정안=입법조사·분석기능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4개 담당관체제인 입법자료분석실을 7개 담당관체제로 확대개편.단 기존 헌정자료담당관 기능은 국회사무처로 이관. ▲의정연수원법안=교육훈련과 연수계획의 수립및 조정을 위해 연수부를 신설하고 연수부에 교무과및 연수과를 둠.의회제도 전반에 관한 연구지원을 위해 연구부를 설치하고 연구부에 연구과를 둠. ▲경기도 남양주시등 33개 도농복합형태의 시설치 등에 관한 법안=지방자치단체 사이에 협조·처리해야 할 상·하수도 교통 환경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생활권이 동일한 33개 시와 32개 군을 통합,33개 도농복합형태의 시를 설치.기존 시군의 동과 읍·면은 통합되는 시군의 읍·면으로 봄. ▲전염병예방법개정안=보사부에 예방접종심의위원회를 설치하며 예방접종으로 인한 피해보상을 위한 경비를 국고에서 부담. ▲자동차운수사업법개정안=도로교통법과 중복되는 승차정원및 적재정량의 초과행위 금지규정을 삭제.운전자시험 실시를 위탁받은 기관의 임원과 직원은 형법을 적용함에 있어 이를 공무원으로 간주.승차거부·부당요금요구 등 운수종사자 준수사항의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3백만원 이하」를 「50만원 이하」로 하향조정. ▲관광진흥법개정안=카지노업 허가기준을 법에 직접 규정.일반 조세포탈 또는 외국환관리법 위반으로 금고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된 자도 결격사유에 해당되도록 규정. ▲유해화학물질관리법개정안=유독물 영업자중 유독물제조업자 또는 유독물취급업자에 대한 과징금 1천만원을 5천만원으로 상향조정. ▲수출보험법개정안=2년 이상의 중장기 연불수출거래에 해당하는 수출보증에 대해서는총계약체결한도 내에서 별도로 그 한도를 국회의 의결을 받도록 규정.중소기업 수출촉진을 위해 보험요율의 적용및 보험금지급시기등을 우대할 수 있는 적용대상을 신설.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을 위한 민간자본유치촉진법안=국토의 균형개발과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자유치 기본계획을 수립.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특조법개정안=특조법 적용대상을 직할시및 인구 50만 이상의 시지역까지 확대하되 지난 85년 1월1일 이후에 편입된 지역으로 제한. ▲수도법개정안=시장·군수가 수도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미리 환경처및 건설부장관의 의견을 듣도록 함.상수원보호구역 지정에 따른 주민의 불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도지사 또는 시장·군수는 주민지원사업을 시행하도록 허용. ▲하수도법개정안=하수도업무를 환경처장관으로 일원화.시장·군수가 하수도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20년을 단위로 하도록 규정. ▲자연환경보전법개정안=생물다양성보전과 생물다양성 구성요소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대책을 수립하고국가의 책무를 규정. ▲농어촌특별세관리특별회계법안=특별회계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액 지원을 위한 교부금도 지원토록 하고 있으나 타부서 소관사업의 경우에만 지원.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법안=농어촌특별세 전입금계정자금이 농어촌구조개선계정으로 유입될 염려가 있어 이의 방지를 위해 양계정간 자금의 전·출입을 차단. ▲신공항건설공단법안=수도권 신공항건설사업과 공항근접 교통시설사업,공항시설의 건설에 관한 연구·기술개발등의 업무를 행할 수 있도록 함.
  • 김정일 조기승계/“대안없다” 지도층공감대 반영

    ◎“내부분열땐 붕괴위험” 체제지키기/김일성정책 노선 단기적 유지 신호 김일성이 사망했다는 것은 한반도에서 중대한 힘의 공백이 생겨났음을 의미한다.그가 없는 북한은 이미 반쯤은 붕괴된 것이라는 분석도 어느정도 설득력을 지닌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김정일체제」의 조기출범을 서두르고 우리를 비롯한 주변 열강들이 그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한반도에 관련된 나라 가운데 누구도 힘의 균형이 절대적으로 파괴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지도층 인사들은 내부분열로 체제 유지가 어려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김정일을 중심으로 일단 뭉치는 수 밖에 없다고 느낀 듯하다.일종의 「대안불재론」이며 「현상유지정책」인 셈이다.우리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다섯 나라도 북한 지역에 힘의 공백이 생겼다해도 어느 누구든 혼자 그것을 차지할 수 없다고 판단,북한의 현상을 지켜주는 쪽으로 잠정타협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둘째,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모두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김정일로의 권력승계가 조기에,또 순탄하게 이루어지지 않을때 생기는 플러스요인보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최악의 사태를 걱정하고 있다. 우리로 볼때도 그렇고 국제적으로도 권력의 부자세습은 부자연스럽다.열악한 인권상황아래서 권력세습이라는 후진양태가 벌어지는 것을 용인할 정도로 국제사회는 관대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우리와 주변국가들은 김정일체제를 인정하기 시작했다.그가 실패했을때 혹시 군부등 강경세력이 전면에 나서거나 혼란의 와중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염려하기 때문이다.다소의 위험이 있더라도 북한을 흔들어 민중봉기 혹은 쿠데타를 통해 북한의 붕괴및 통일을 목표로 해보자는 목소리는 어디서도 나오지 않고 있다. 셋째,같은 맥락에서 이번 사태는 한반도 통일의 방식까지 제시하고 있다.정부는 북한을 흡수통일하려는 적극적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었다.주변 여건탓도 있겠지만 정부는 김일성 사망 초기부터 북한 체제의 안정을 희망한다는 견해를 밝혔다.동서독처럼 막바지에 가서 흡수통일의 형식을 띨수는 있을지언정 미리부터 무리는 않겠다는 생각인 것같다. 넷째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하려는 주변국의 노력이 증가되는 조짐이다.김정일이 조기에 권력세습체계를 갖춘다 하더라도 김일성보다 안팎의 위상이 낮아질 것이 틀림없다.국제적 위상약화는 핵문제를 둘러싼 줄타기외교를 하기 어렵게 하리라 전망된다.주체사상의 고집도 꺾이기 시작할 것이다.그 틈에 여러 나라가 끼어들 수 있다.김정일은 내부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도 외부의 힘을 빌리려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 있다.그 다음 미국도 핵문제와 수교등을 묶어 이제까지보다는 훨씬 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늘릴 가능성이 짙다. 우리도 남북정상회담을 지렛대로 활용하면 남북관계를 주도할 수 있다.정부도 그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북한및 통일정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생각해볼수 있는 것은 북한의 정책과 연관된 것이다.김정일의 조기권력승계는 단기적으로 북한의 김일성 정책노선의 유지를 의미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예상이다.김일성이 시작한 남북대화의 국면도 그대로 이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 이창호 7단 군에 가야하나/김민수 생활과학부기자(오늘의 눈)

    최근 이창호7단의 군입대가 불가피하다는 신문보도가 나간이후 한국기원에는 이7단의 군문제와 관련된 갖가지 전화가 하루 수십통씩 빗발치고 있다. 보도내용의 사실여부를 묻는 확인전화로부터 이7단을 『군에 보내서는 안된다』『대한민국의 건강한 청년으로서 당연히 군에 가야한다』는등 자기 주장을 강력히 피력하는가 하면 『어린 「천재기사」로만 여겼던 그가 벌써 군에 갈 나이가 됐느냐』는등 관심이 대단하다. 이7단이 일본의 콧대를 꺾고 한국바둑을 세계정상에 끌어올려 한국인의 긍지를 드높인 장본인으로 2년여의 군복무기간동안 한국바둑의 장래를 염려하는 안타까운 목소리들이다. 이7단은 13세때 최연소 국내챔프에 등극,17세때 최연소 국제타이틀획득(3·4기 동양증권배),최다연승(41연승)기록등… 기네스북에 번갈아 오르며 「천재기사」의 신화를 쌓아왔다.그러나 이는 단지 기록에 의한 평가일 뿐 바둑계에서 그의 가치는 분명 그 이상이다. 지난해 일본 후지쓰배대회에 이7단이 체력등을 이유로 출전치 않겠다고 했을 때 일본 신문들은 『이창호가 출전하지 않는 후지쓰배는 3류대회일 뿐』이라며 크게 문제삼았고 이에 당황한 일본기원은 한국기원측에 이7단이 출전해 줄 것을 호소해 왔다. 일본은 이7단을 1천6백년대 현대바둑기법을 구축한 도책과 전 일본 프로기사들의 치수를 한 수 낮춰 놓았다는 오청원9단등 기성들과 같은 반열에 놓고 있다. 중국 최고기사 섭위평9단은 『달아나는 토끼처럼 민첩하고 흐르지 않는 물처럼 고요하다』며 이7단의 존재가 세계바둑발전에 채찍이 되고 있다고 평했다.그가 보인 체력·정신력·기력의 바둑세계는 바둑을 배우는 많은 어린이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바둑은 스포츠에도 예술에도 속하지않아 프로기사는 병역특례를 받을수 없어」 이7단이 입대할 경우 심리적인 동요와 환경변화등으로 한창 익어가는 바둑의 완성에 손실을 가져올것은 자명하다. 국민의 정서와 심리를 읽을줄 아는 고수의 정치와 천재를 아끼는 풍토가 아쉽다.
  • 굳혀지는 김정일체제/군원로 우대…권력기반 다질듯(김일성 사후:2)

    ◎기술관료 중용… 내부통합뒤 개방나설듯/갈등해소 못하면 집단지도체제 가능성 북한이 예상보다 빨리,그리고 순조롭게 「김정일체제」를 갖춰가고 있다.정부는 북한의 방송과 군부동향을 종합한 결과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로 확실히 자리매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제부터의 관심은 김정일이 북한의 새로운 최고지도자로서의 공식지위를 언제 획득할지,또 그 위치를 어느 정도 유지할지에 모아지고 있다.그에 더해 「김정일체제」의 북한이 어떤 대내·외 정책을 펼칠지도 주목거리이다. 북한을 움직이는 3대 권력구조는 당과 정부,그리고 군이다.이들 기구의 최고 책임자는 당총비서와 국가주석,국방위원장이다.김정일은 지난해 김일성으로부터 국방위원장직을 물려받았다.당총비서와 국가주석자리만 차고 앉으면 외형상으로는 김일성과 같은 위치에 오르게 된다. 오는 17일 김일성의 장례식이 끝난뒤 김정일이 나머지 2개 요직에 취임하리라는게 일반적 관측이다.하지만 우리처럼 국가원수 유고 때 대행체제를 갖고 있지않은 북한이기에 후계체제의 확립을 서두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북한 당국은 김일성 조문을 위해 당중앙위위원들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11일 평양에 모이도록 지시해놓고 있어 이때를 즈음해 전격적으로 당총비서와 국가주석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김정일체제가 조기에 굳어지리라고 예상하는 것은 국제적인 측면에서도 이유가 있다.우리 정부는 북한에 김정일체제가 들어서는 것을 양해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김정일이 그동안 테러등 남한에 대한 강경책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고 핵문제에 있어서도 강경론자로 알려져 있지만 지금 바로 그를 대체할 세력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김정일이 세력을 잡지 못할때 군부등 더 강경한 세력이 전면에 나설 수도 있다.북한의 혼란 와중에 한반도 전체의 안정이 흐트러질 염려도 있다.그런 점에서는 미국등 우리의 우방도 같은 판단을 하고 있다.중국도 김정일의 권력세습을 인정하는 가시적 조치들을 시작하고 있다. 김정일이 조만간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된다는데는 대부분의 견해가 일치한다.하지만 김정일아래의 북한이 어떤 정책을 펼지,그 체제가 얼마나 유지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린다.그 이유는 어찌 보면 간단하다.북한의 권력구조가 일종의 신권통치에서 인간통치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의 김일성은 「신」에 버금가는 존재였다.김일성이 살아 있는한 그를 배제한 북한의 지도체제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물론 반대의 목소리가 공식표출될 수도 없었다.이제는 다르다.김정일은 김일성 생전의 숱한 우상화작업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인간」으로 비친다.그에 대해서는 반대파가 표면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김정일체제가 몇달 또는 길어야 2년밖에 못갈 것이라는 예상은 「인간」 김정일의 지도력을 아주 낮춰보는 시각에서 나온다.김정일은 김일성 품에서의 「지도자」이지 김일성의 비호가 없이는 당·정·군에 복잡하게 널려 있는 혁명 1·2세대,테크노크라트들의 요구나 이해를 효율적으로 통제·조정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는 것이다.때문에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할수도 있고 그가 권력투쟁 끝에 실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대로 김정일체제가 10년은 갈거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그는 남쪽에서 생각하는 것보다는 지적이며 개방적이어서 새로운 지도자형을 과시하며 권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어느 쪽 견해가 맞을지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김정일은 자신의 지도체제를 공고히 하는데 대내외 정책의 우선순위를 맞출 것으로 여겨진다.따라서 대남정책을 비롯한 외교분야에서는 김일성 생전의 정책노선을 당분간 유지할 것같다.대외정책의 급격한 변경은 국제적 긴장을 높여 내부의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김정일의 1차적 관심은 내치이다.체제불안 상태에서의 개방은 체제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에 개방을 하고 싶어도 내부문제가 진정된 뒤에야 가능하다.군부 원로에 대한 대접,새로운 테크노크라트들의 전면 등용으로 상징되는 인사를 통해 스스로에 대한 지지기반을 넓히려 할 것이다.이어 의·식·주문제의 해결로 북한 주민의 지지를 얻어 어느정도 지위가 확고해지면 혁명세대등 원로들에 대한 정리작업에 나서리라 예상된다.
  • 김 대통령,북 조기안정에 관심/“평화공존 불변”등 유화선언의 함축

    ◎혼란 없어야 대화재개 가능 판단/“휴전선 염려말라” 평양에 메시지 김일성이 죽자 정부의 북한에 대한 자세가 매우 유연해지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은 지난 9일 김의 사망이 확인된 직후 『우리의 평화정착정책은 전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이는 전군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것과 거의 동시에 나온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주돈식청와대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측이 전쟁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을 북한당국자들에게 재확인해준 것』이라고 쉽게 설명했다. 김일성의 죽음과 쉽게 예상되는 평양의 혼란에 대해 청와대의 기본인식은 혼란의 조기종식을 희망하는 것으로 요약된다.이를테면 김대통령의 「평화정착 재확인」에는 『남한을 의식해 긴장하지 말고 혼란을 빨리 수습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고박정희대통령의 서거같은 내부혼란요인이 생겼을 때 국민의 대부분은 북한의 남침가능성을 우려했던 것이 우리의 경험이다.이에 비추어본다면 북한당국이 현재의 상황에서 느낄 긴장감은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이를 의식해김대통령은 즉시 『휴전선을 염려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북한당국에 보낸 것이다. 정부는 북한의 정정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에 대한 전망에 관한 한 발표를 철저히 거부하고 있다.물론 우리측에 북한의 인물과 권력구조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고,김의 갑작스러운 사망이 지나치게 충격적인 사건이어서 현실적으로 전망 자체가 어려운 탓이다.그럼에도 정부당국자들은 북한정정이 빨리 안정되기를 희망한다는 뜻만은 거리낌없이 밝히고 있다.정부전체가 이 문제에 대해서만은 인식의 일치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북한의 조기안정을 두가지 측면에서 희망하고 있다.우선은 체제가 안정돼야만 정상회담 같은 남북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또 한가지는 정정이 조기에 안정되지 않으면 한반도전체이 정세가 불안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북한의 정정이 조기에 안정되지 않고 권력투쟁이 장기화되면 휴전선의 긴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또한 권력투쟁의 장기화는 북한의 붕괴를 몰고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정부가 북한쪽에 즉각평화메시지를 보내고,새 체제의 조기안정을 희망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부의 북한정책이 종전의 공존과 공동번영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음을 뜻한다.청와대의 한 고위당국자는 이와 관련,『북한을 흡수통일하지 않겠다는 원칙은 김일성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아무 영향을 받지 않고 지켜질 것』이라고 확인했다.국내의 일부시각들은 남북한의 균형이 무너진 이상 정부가 흡수통일의 배제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이론도 제기하고 있다.그러나 청와대의 핵심들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붕괴해 1백만명의 난민만 남하해도 이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표현으로 일축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체제의 조기정착을 위해 필요하다면 정치적·경제적 지원도 해줄 수 있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물론 이같은 지원에는 『지원이 포탄이 돼서 되돌아오지 않을 조건이 전제되는 것』(청와대 고위당국자)이긴 하다.북한의 새로운 체제는 김일성이 해결하지 못한 「경제적 혜택」을 북한주민에게 줄 수 있을 때만 새로운 권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우리쪽의 분석이다. 때문에 북한당국이 체제가 안정되는대로 남북한의 대화를 재개하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에도 나설 것으로 믿고 있다.우리의 지원은 말하자면 이같은 북한의 노력을 돕는 것이다. 김정일이 일단 법률상의 정상으로 취임하고 정권안정을 위해 남북한정상회담을 요청한다면 그것도 받아주어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생각인 것 같다.이는 정치적 지원이다.정상회담등을 통해 과감한 경제협력을 하게 되는 것도 경제적 지원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은 유동적이다.우리쪽은 되도록 조용히 북한의 변화를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김일성의 사후에도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고 공존하고 싶은 게 우리쪽의 변하지 않는 대북정책이고,여기서 유연한 입장들이 발표되고 있다.
  • 김일성사후 바람직한 국민자세/조동진(특별기고)

    ◎북한사태 예단은 불안감만 조장/불행겪지않고 통일 이룰수 있도록/안정된사회 지켜가는게 당면과제 남북정상회담을 먼저 제의한 북한의 김일성주석이 회담 17일을 앞두고 급히 갔다는 소식이 전세계에 퍼졌다.종전이후 북한과 적대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미국의 빌 클린턴대통령은 직접 육성으로 북한국민들에게 보내는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대한민국의 김영삼대통령도 긴급히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정부는 언제 어떠한 상황변화에도 이에 대처할 태세와 국민의 안전을 수호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클린턴 조의 인간적 북한과 첨예한 적대관계를 유지하는 사이임에도 미국대통령의 이러한 메시지에서 너무나도 인간적인 면모를 읽었다.그리고 유연하고도 예의를 갖춘 애도의 자세는 대국의 정상다운 태도가 아닌가 한다.인간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목사로서 존경의 뜻을 표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에 반하여 우리나라 보도매체들의 보도자세는 너무 앞서가는 감이 있다.도리어 사회불안을 조장하지나 않을까 염려마저 든다.북한당국이 공식으로 발표한 것은 김일성의 사망과 그에 관한 장례일정 외에는 아무 것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그런데도 불필요한 가상변화를 시나리오처럼 엮어가는 태도는 아무래도 잘하는 일인 것 같지 않다. 이에 비해 북한의 사태수습진행과정은 어쩌면 신중한지도 모른다.물론 폐쇄사회라는데도 그런 이유가 있지만,평양에서나 휴전선지역에서나 김일성주석의 돌연한 사망에 대하여 애도의 분위기만 조성해가고 있다는 보도다.휴전선에서의 즉각적인 김일성주석 사망 대남방송이나 지체없는 조기의 게양,대남·대일·대미비난방송의 중단,그리고 휴전선일대 북한농민의 농장작업중단,북한 일선군인의 본부대 귀환징조 등은 너무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같다.여기서 남쪽 사람들이 너무도 북한을 모르고 있다는 불안감을 갖게 한다. ○북 사태수습 신중 북한전문가들이나 일부학자들의 사태진전에 관한 예측 역시 혼란을 안겨준다.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지난 수년의 긴장 속에서 국민을 안심시킬 만한 이렇다 할 주장도 펴지 못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당혹스럽다.아무 확증도 없는 예단은 혼란기일수록 금물이다.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어떤 여과장치가 있어야겠다.왜냐하면 우리는 정론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든 국민의 기대와 소망이 한껏 부풀었던 남북정상회담을 몇날 앞둔 시점에서 김일성주석이 사망했다.역사를 보면 민족과 국가의 운명은 한 나라의 통치자의 거취에 의하여 좌우되기도 한다.그렇다면 북한주석의 사망 앞에서 우리는 민족과 국가의 장래를 다시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지혜로운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김일성이 없는 북한의 정권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없어질 것이라는 징후는 아직 없는 것이다.또 북한땅이 남한땅으로 병합되는 그러한 방법의 통일이 당장 눈앞에 닥친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운명은 비단 우리나라 남과 북의 상황만으로 좌우되지 않는다.세계의 변화와 우리 주변국들의 이해관계와 밀접하게 얽혀 있는 것이다.우리는 역사의 수레바퀴가 순리대로 움직여나가기를 바라고 기다려야 한다.그리고 사랑과 용서와 화해와 평화로 어떠한 불행도 겪지 않고 민족의 통일이 이루어지도록 차분하고 안정된 사회를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당면한 과업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중하는 지혜 필요 모택동이 죽은 지 20년이 가깝지만 북경의 천안문에는 그의 사진이 색조차 바래지 않고 걸려 있다.그것이 공산주의사회다.그앞 모택동의 묘에는 날마다 그의 미이라시체를 참배(?)하기 위한 군중의 줄이 끊일 줄 모른다.경제개방으로 중국이 변하고 있어도 모택동에 대한 존경은 끊이지 않고 있음에 대한 뜻을 우리는 읽을 수 있어야 한다.획일화된 사회의 모순은 그토록 오래 지속된다. 그래서 북한을 49년 통치해온 김일성주석이 돌연 사망했다고 해서 북한을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된다.이럴 때일수록 자중하면서 국민된 소임과 의무를 다하는 지혜가 있어야겠다.그것이 우리의 생존권을 보위하는 일일 것이다.
  • 「정상회담 보안」통신비밀 보장으로/통신분야 실무접촉과 우리측 대응

    ◎“도청막으려면 위성전화 휴대 필수”/외신 등 위해 신라호텔엔 멀티비전 남북정상회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필수적인 분야가 바로 통신이다.회담의 진행을 일일이 점검하고 그때마다 전략을 숙의하기 위해서는 통신의 신속성과 비밀성이 보장돼야 한다.회담의 성패가 통신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어떻게 보면 대통령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호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경호는 신변안전보장각서에 따라 대부분 북한이 책임을 지는 부분.국제적인 분위기로 미루어볼 때 북한이 섣부른 짓을 하리라고는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만약 북한이 「장난」칠 우려가 있다면 그것은 통신분야가 될 가능성이 크다. 7일 통신분야 실무접촉에서 우리측이 역점을 둔 부분은 통신시설의 확충과 안전성 보장.현재 낮잠을 자고 있는 직통전화 24회선을 모두 가동하고 도청을 방지하자는 것.이 가운데 직통전화를 풀가동하는 문제는 전화선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별 어려움이 없다.실제로 고위급회담때 풀가동됐었다.평양에서 전화를 걸면 판문점을 통해 지하에 매설된 전화선을 타고 음성이 서울로 온다.직통전화는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을 거쳐 청와대로 연결된다. 그러나 직통전화는 완벽한 비밀 보장이 어렵다.상대방 정보기관이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도청이 가능하다.유사시 선이 끊어질 염려도 있다.보안유지의 어려움에 더해 비상사태 발생에 대비한 독자통신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우리측이 위성전화를 휴대하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위성전화는 전화선을 거치지 않고 태평양 상공에 떠있는 인공위성을 통해 통화가 가능하다.위성전화에는 파라볼라안테나등 인공위성에 직접 전파를 발사할 수 있는 장비가 부착돼있다.이동지구국이나 다름없다.평양에서 전화를 걸면 인공위성으로 직접 연결되며 금산지구국을 거쳐 서울의 수신자에게 목소리가 전달된다.북한의 위성통신시설을 거칠 필요가 없어 도청될 위험이 거의 없다.지난해 문화방송이 내전중인 소말리아에 특파원을 보내면서 위성전화를 휴대하게 해 현지에서 리포트를 한 적이 있다.걸프전때 바그다드에 혼자 남아 현장의 소식을 전했던 CNN의 피터아네트기자도 위성전화를 이용했었다.위성전화는 일반전화에 비해 감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도청을 피하는데는 효과적이다.가격이 엄청나게 비싼 것이 흠.일본등에서 한차례 빌리는 데만도 1천만원 가까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보처는 국내 보도진과 전세계에서 몰려들 외신기자들을 위해 신라호텔에 프레스센터를 마련하기로 했다.공보처는 오는 21일 호텔 본관 2층에 있는 약 4백평 규모의 방에 전화와 팩시밀리등 통신수단과 평양에서 생중계되는 화면을 볼 수 있도록 대형 TV를 마련해 22일 문을 열 계획이다.공보처가 예상하고 있는 국내외 보도진의 숫자는 5백명쯤.지난달 28일 예비접촉에서 정상회담의 개최가 전격 합의된 뒤 수행 취재를 신청했던 국내상주 62명,도쿄주재 20명등 82명 말고도 본사에서 지원팀이 추가로 서울에 도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성전화란 무엇인가/대양상공 8개위성에 전화·팩스 연결/고유번호 달린 단말기로만 교신가능 위성전화는 송신자가 지상 어느 곳에서나 위성단말기(1백㎏ 정도)와 휴대용전화를 이용해 전화를 걸면 인공위성이 바로 전파를 수신하고 이를 다시 지상지구국으로 보내 유·무선 등 지상통신망을 통해 수신자와 연결되는 전화시스템이다. 세계의 위성전화는 태평양,인도양,대서양 등의 지상 3만6천㎞ 상공에 떠있는 인마세트(국제해사위성기구)의 위성 8개(4개는 예비용)를 통해 이루어지며 우리나라는 지난 91년 금산에 태평양 및 인도양 위성지구국을 건설,인마세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고유번호(ID)가 있는 단말기만 통신이 가능하고 단말기마다 전화와 팩스,텔렉스 등을 각 1채널만 사용할 수 있다.즉 위성전화를 사용하려면 전화기 등에 ID번호가 있어야 인마세트의 채널이 열리고 전화 등을 걸때는 인마세트에 있는 어느 채널을 통하는지 알수 없어 전파방해 등이 거의 불가능하다. 남북정상회담시 우리측이 위성전화를 갖고 갈 경우 평양∼태평양인마세트∼금산지구국∼청와대로 통신망이 연결된다.따라서 북한이 만약 전파방해를 한다해도 태평양위성에 수용된 1백개 채널을 모두 막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로선 가장 간편하고 안전한 지휘용 통신망인 셈이다.
  • 힘은 국론통일에서(남·북한 화해시대:8)

    ◎「4,500만 한목소리」 북 역이용 막는다/혁신­보수 갈리면 통일전선전략 말려/국회가 「재량권인정」 결의… 앞장을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사회안에서 심상치 않은 조짐이 일까봐 바짝 긴장하고 있다.혁신세력 쪽의 움직임과 함께 극보수의 목소리,모두를 염려하고 있다.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일부 과격 재야세력이나 운동권 학생들이 집단행동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정상회담으로 전쟁위험이 없어졌으니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주한미군도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할 것 같다는 예상이다. 보수세력쪽은 아직은 심각하지 않은 상태다.다만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동족을 죽인 김일성과 무슨 대화냐」하는 논리를 내세워 세를 얻을 수도 있다. 공산주의자와 대화 또는 전쟁을 하면서 내부분열로 낭패를 본 케이스는 수없이 많다.공산주의의 최고전략은 통일전선전략이다.상대 내부를 이간시켜 힘을 뺀뒤 굴복시키는 방식이다.북한도 해방이후 줄곧 남북한의 제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를 주장해왔다.우리 정부를 야당이나 재야단체와 같은 반열에 놓고 의견차로 분열이 일어나게 만들어 보자는 생각일 것이다.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내부에서 앞서 언급한 우려들이 실제로 나타난다면 북한은 더없는 호재로 여길 것이다.정부의 정통성·대표성을 의심하게하는 선전을 펼칠 지도 모른다.김일성과 역사적 담판을 하는 김영삼대통령의 처지도 상당 부분 어렵게 만들려고 할 것에 틀림없다. 정부가 생각할때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그리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야당이 김대통령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하는 느낌이지만 그야말로 초당적 지지를 보내는 인상은 없다.김대통령이 정말 힘을 갖고 평양으로 가게 하기 위해서는 4천5백만 남한 국민이 김대통령을 한마음으로 지원한다는 가시적 조치들이 바람직스럽다.여야 정당과 국회가 그것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 국론통일을 위해 노력해야하는 주체는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다. 먼저 김대통령 스스로이다.김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성사된 지난달말부터 이미 국론집약 작업을 시작했다.여야 국회직 인사,이북5도민대표,평통관계자를 만났고 김수환추기경으로부터 정상회담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앞으로도 최규하·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과 남북 고위급 회담에 간여했던 강영훈·정원식전총리등 국가원로들을 차례로 만날 일정을 짜고 있다.종교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 지도자와의 면담도 계획중이다. 그 다음은 정부이다.정부도 청와대와 통일원이 주관이 되어 정상회담에 대비한 여론수렴을 하면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우리사회 안에서 극단세력이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막을 1차적 책임도 정부 몫이다.그들을 설득하고 자제시키기 위한 홍보방안이 마련되어야한다. 국회와 여야정치권도 나몰라라 할수는 없다.정상회담 과정및 결과에 있어 김대통령을 적극 지지하고 재량권을 인정하는 결의안이라도 채택해야 한다.그렇게 하면 지방의회및 각 사회단체도 따라올 것이다.김대통령을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것과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를 지지하는 것은 별개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다.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민족사에 대단한 의의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들뜨거나 과도한 기대를 갖지 말아야 한다.차분하고 냉철하게 회담의 경과를 지켜봄으로써 김대통령이나 정부의 부담을 줄여줄때 의외의 성과가 나올수 있다.
  • 조기교육 “과열”… 이대론 안된다/17개단체,유아과외 금지 촉구

    ◎중압감만 키워 성격·사회성발달 저해/예체능외 일반과목 허용법안에 반대 최근 교육부가 국회에 상정할 학원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개정안에서 취학전 유아의 학원과외 교습을 예·체능 이외의 일반과목까지 허용키로 최종 결정함에 따라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유아교육학회·대한유치원교육협회·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참교육학부모회 등 교육및 유아관련 17개 단체는 5일 하오3시 한국교총회관에서 「유아 과외교습 이대로는 안된다」를 주제로 강연회를 공동 개최하고 유아대상 학원과외 금지 촉구운동을 펴 나가기로 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교육열 아닌 교육욕 속에 생후 22개월짜리 마저 학습 준비를 위한 공부를 하는가하면 부모들의 조기교육열이 극대화되는 4∼5세에는 1∼6개의 학원을 전전하느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이로인해 원형탈모증아이들이 느는 심각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앙대 의대 피부과 노병인교수는 『스트레스가 주범인 탈모증 환자들의 연령이 최근 크게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밝히고 특히 15세 미만의 환자증가가 염려된다고 말한다.노교수는 실제로 91년4월부터 94년1월까지 치료한 9백56명의 환자중 76명이 15세이하였으며 이 가운데 30%가 유아,44%가 국민학생,26%가 중학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과도한 학원교육이 주 원인으로 소아탈모증 환자들은 70%가 정신적인 문제를 갖고 있었으며 가족내의 위치는 56%가 첫째,중간이 8%,막내가 32%로 부모가 거는 기대가 큰아이일수록 스트레스가 더 심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동덕여대 아동학과 이종희교수는 지난 10년간 아이들의 조기 특기·과외교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금의 초·중학생들이 취학전 과외교육을 받았던 비율이 각각 75.6%와 65.6%였던데 반해 현재 유치원이나 유아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과외교육을 받고있는 비율이 92.3%로 취학전 유아과외교육이 날로 심화됨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문제는 어린이들이 조기 특기·과외교육에 흥미를 느끼기 보다는 『엄마가 하래서』혹은 『안하면 다른친구보다 훌륭한 사람이 못된다』는 강박에 못이겨 다닌다고 풀이하고 유아학원과외 전면허용은 교육의 목표인 자율성과 창의성·인간존중 의식을 무시한 잘못된 처사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소아정신과 홍강의교수는 유아의 과중한 과외활동은 아이들의 성격을 우울하게 하고 인형이나 로봇처럼 수동형이 되게하는 동시에 훗날 공부를 싫어하는 주 원인이 되며 부모에게 저항하고 적개심을 갖게하는 등 성격형성과 사회성 발달을 저해하는 지장을 초래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 YS/IS/“돌파력대관록” 예측불허 한판승부(남북 정상회담)

    ◎남북정상의 스타일과 회담전망/밝은심정 가진 낙관론자/YS/숱한 정치 역정… 술수 능란/IS/강력한 카리스마적 리더쉽은 “공통분모” YS(김영삼대통령)와 IS(김일성북한주석)의 만남은 우리 민족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일대 분수령이다. 지나간 역사는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지도자의 한순간 판단이 역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수가 허다했다. 온 민족의 앞날을 어깨에 걸머지고 다음달 25일 평양에서 만나는 YS와 IS는 어떤 인물들인가.그들이 각기 유명인사기는 하지만 처음으로 만나는 새로운 「조합」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두사람이 자라온 배경과 특성을 짚어 보면 다소의 궁금증은 풀릴수 있을 것 같다. YS와 IS의 가장 눈에 띄는 공통점은 정치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카리스마적이라고 평가될 정도다.그 카리스마를 YS가 민주주의에 적합하게 발휘하고 있는 반면 IS는 50년 가까이 독재정권을 유지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이 다를 뿐이다.자기에게 충성하는 사람에게는 혜택을 주고 반대할 때는 정치적으로 거세시키는 보스기질이 강하다는 점도 비슷하다. 정치9단으로서 두사람은 뛰어난 순발력과 판단력을 공유하고 있다.핵심에 들어가는 능력과 순간선택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 일반의 평가다.YS와 IS는 「사건」을 만들어내는데도 일가견이 있다.이번에 남북한 정상회담을 극적으로 성사시킨 것도 그 「사건 생산력」의 일단을 보여주는 사례다. 두사람은 모두 독실한 기독교집안에서 태어났다.김일성의 부친은 한의사인 김형직이며 모친은 기독교의 집사였던 강만석이었다.김대통령이 기독교 장로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IS는 그러나 종교를 부정하는 공산주의에 입문하면서 기독교집안의 전통을 저버렸다. 두사람은 스포츠를 좋아하고 멋진 용모를 가졌다는 점에서도 닮았다.건강에 대한 노력도 모두 남다르다.다만 YS가 조깅등 스스로의 노력으로 건강을 가꾸는 반면 IS는 보약,좋은 음식 심지어 처녀의 피를 수혈받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외부의 도움으로 건강을 유지한다. YS와 IS는 공통점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다. 전체적 분위기에 있어 YS는 밝은 인상이다.30여년동안 야당지도자로서 탄압을 받았지만 항상 긍정적이고 미래를 낙관한다.상당히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나 정규교육을 받아 서울대를 졸업했고 25살의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에 당선되는등 순탄한 초년을 보낸 것이 그를 밝게 만든 것 같다. 이에 비해 IS는 음험한 인상을 풍긴다.카터전미국대통령처럼 그를 잘 모르는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는 지적이고 쾌활해 보일지 모르나 근본적으로는 음모형이다.오랜 세월 북한의 전제군주 자리를 유지하면서 숱한 술수를 체험적으로 습득해 왔다.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 험난한 빨치산활동을 했고 중학중퇴라는 학력이 그의 심성을 어둡게 했을 수도 있다. YS와 IS의 역사적 만남은 그들의 특성 가운데 어느쪽이 우세하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YS는 정권을 잡기까지의 성향이 그랬듯이 IS와 만나서도 공격적으로 나올 것임에 틀림없다.실무진이 짜놓은 의제나 합의를 무시하고 민족통일의 거보를 진전시키기 위한 실질적 합의를 IS에게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남북정상회담의 전망을 어둡게 보는 예상이 상당수 있는 것은 YS의 이러한 순수성이 IS의 노회한 복선에 걸려 이용만 당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탓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두사람은 모두 정치달인이다.역사적 사건을 이루어내는데도 주역들이었다.따라서 정상회담을 빈손으로 끝내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설령 IS가 YS를 이용하려 해도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IS의 관록보다는 YS의 상대적 패기가 돋보일 가능성이 높다.게다가 국제적 지원도,역사의 흐름도 YS편이다.서로가 서로를 의심해온 남북한 관계의 기존 틀을 깨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려는 YS의 정면돌파가 성공하는 장면을 그려본다.
  • 평양의 카터전화에 대북정책 급선회/WP 지난16일 백악관회의 묘사

    ◎한국 전력증강 논의하다 카터회견 시청/2시간 격론끝 “외교적 해결”로 전환 26일자 워싱턴 포스트지는 지난 16일 카터전미대통령 평양방문당시 숨가쁘게 움직였던 백악관의 「뒷얘기」를 실었다.다음은 기사 요지. 6월16일 상오10시30분.백악관의 캐비닛 룸.클린턴대통령은 고위안보보좌관들과 거의 2시간째 한국의 전투력증강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갑론을박의 난상토론이 계속됐다.이때 돌연 평양으로부터 긴급 전화가 걸려왔다는 전갈이 들어왔다.북한을 방문,김일성주석과 면담을 가진 카터전대통령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북핵정책조정팀장인 로버트 갈루치국무차관보가 전화를 받으러 나갔고 회의는 일단 정회상태에 들어갔다. 약30분후 회의장으로 돌아온 갈루치는 놀랄만한 뉴스를 전했다.카터전대통령이 곧 CNN­TV의 생방송에 출연,북한핵문제의 극적인 돌파구로 생각되는 사항을 밝히겠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회의장에 있던 고어부통령,크리스토퍼국무장관,페리국방장관은 곧바로 TV가 있는 옆방으로 자리를 옮겨 CNN회견을 지켜봤다. 카터가김일성의 제안을 『매우 긍정적인 조치』라고 치켜올리면서 미정부에 대해 겨우 이틀째 추진중이던 대북한제재조치를 철회토록 촉구하자 이들은 대경실색했다.방안에 있던 대부분의 참석자들에게는 김일성의 제안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한 참석자는 나중에 『우리가 마치 이율배반적인 외교정책을 구사하거나 아니면 외교의 통제권을 잃은 것처럼 보일 염려가 있었다』고 술회했다. 고어부통령이 모두들 감정을 가라앉히도록 설득했고 클린턴대통령과 다른 참석자들은 하오 일정을 조정,다시 2시간동안 회의를 계속했다.여기서 미국의 대북한정책은 급격히 바뀌었다. 한국에 새 전투기와 전함,병력을 파견키로 했던 방안이 정오를 기점으로 외교적 해결쪽으로 1백80도 선회한 것이다. 카터가 평양에서 전화를 걸어왔을때 갈루치는 『미국정부의 의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로 회견을 해도 좋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카터는 갈루치의 의견을 묻지도 않았고 갈루치 또한 특별한 주문을 하지않았다. 백악관 회의가 계속되는 동안 고어부통령은 카터의 회견을 새로운 대화의 기회로 활용하자고 강력히 주장했고 반면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은 제재조치를 계속 추진해야한다는 입장이었다. 카터가 처음 앤서니 레이크백악관안보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워싱턴측 반응을 파악하려 했을때 레이크는 다시 전화를 걸겠다고만 했다.두번째 전화를 걸었을때도 백악관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었다.결국 카터전대통령은 평양시각으로 새벽4∼5시쯤 레이크보좌관으로부터 응답을 받았다.『공식적으로는 대북제재를 추진하지만 대화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화전양면의 메시지였다. 이날 백악관의 회의결론은 북한측이 카터에게 밝힌 「작은 양보」를 기회로 포착하여 이를 더욱 확대키로 했던 것이다.김일성의 모호한 핵동결용의를 보다 구체적이고 폭넓은 약속으로 재구성하여 이의 다짐을 받아냈던 것이다.
  • 아르헨 공직자 7백명 “수뢰혐의”/검찰,시조사국직원 대상수사

    ◎부동산 과다·고급차 소유… 부정축재 의혹/감사원서 고발… 사상최대 구속사태 올듯 아르헨티나에서 사상 최대규모의 공직자 부정부패 수사가 시작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사대상에 오른 공무원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시청 조사국직원 7백여명으로 대부분이 직위를 이용해 부정축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그동안 「끗발좋은」 부서의 위세에 눌려왔던 다른 직원들은 당국의 수사착수에 후련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혹시 자신들에게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염려하는 모습이다. 이번 수사의 발단은 수개월전부터 시행정에 대한 자체감사를 벌인 시청감사반이 조사국직원 모두가 낮은 봉급에도 불구,분수이상의 호화생활을 하는 사실을 적발해 이들 전원을 수뢰등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조사국장을 부정축재 혐의로 고발한 감사관은 감사를 전직원에게 확대한 결과 이들이 정치인들과 연계될 수 밖에 없는 업무적 특성을 이용,정치인들의 편의를 봐주면서 거액의 금품을 챙긴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조사국내 3개 부서중 영업인허가권과 감독권을 쥔 2개 부서는 소속직원들이 직접 시내의 상점을 찾아다니며 비위사실을 적발할 수 있는 권한을 이용,상점관계자들로부터 수시로 뇌물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때문에 월급이 1천페소(미화 1천달러) 가량에 불과한 조사국직원 대부분이 수십만달러 상당의 부동산외에 고급승용차와 신용카드를 갖고 있으며 휴가철마다 해외여행을 빈번히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더구나 일부 조사관들은 시청에서 내준 적이 없는 값비싼 휴대용 무선전화기까지 들고다녀 사용비 지불에 관해 의혹을 낳기도 했다. 연방법원측은 현재 피고발인 소환조사에 앞서 조사국직원 전원의 신상명세서와 부동산 관련서류등을 입수,재산변동 사항을 세밀하게 추적하고 있다.재산증식이 월급의 범주를 넘어서 이루어진 경우 직원들은 증식경위를 수사관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수사관계자들은 재산증식과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직원이 최소한 1백∼2백명선이 될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해서는 부정축재혐의로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르헨국민들은 태환정책이후모든 물가가 엄청나게 뛰었지만 가장 많이 오른 것은 공무원들에 대한 뇌물액수라고 공공연하게 비아냥거리고 있다. 즉 예전엔 20∼30달러만으로도 통하던 뇌물이 태환 3년이 지난 현재는 수십배가 올라 사안에 따라서 수백∼수천달러를 집어줘야만 「뒤탈」을 없앨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그동안 말로만 무성하던 공직부정에 모처럼 메스를 들이댔다는 점에서 일반국민들은 이번 수사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 시멘트·유류 수송 비상/5∼10일뒤엔 재고동나 수급차질

    ◎이달넘기면 수출품 대량클레임/1주계속땐 1조3천억원 손실 철도파업으로 인한 산업피해가 커지고 있다.장기화의 기미가 뚜렷해 수출물량을 컨테이너로 수송해온 수출업계와 철로를 주 수송로로 이용해온 시멘트 및 유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특히 수도권의 시멘트는 재고가 바닥 상태여서 심각한 수급애로가 염려된다.철도물량을 육로와 해상으로 바꾸는 등 비상대책을 마련중이지만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25일 경제기획원과 상공자원부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파업이 계속돼 평시 화물수송 분담률이 40∼50%인 철도가 1주일간 마비되고 공장가동마저 중단될 경우 철도 수송량의 50%가 육로운송으로 대체된다고 해도 생산 피해는 지난해 경상 국민총생산(GNP)의 0.4%를 웃도는 최대 1조3천억원이나 되고,수출 차질규모는 1억8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상공자원부 관계자는 『컨테이너는 선적까지 3∼4일 여유를 두고 수송되기 때문에 당장에 큰 차질은 없지만 파업이 월말을 넘기면 선적지연과 이에 따른 클레임 급증이 우려된다』고 밝혔다.더욱이 월간수출의 35% 정도가 마지막 주에 이뤄져 파업 지속시 막대한 수출차질과 수출용 원자재의 구득난이 예상된다. 컨테이너 수송의 경우 23일 도착예정이던 부산발 의왕행 열차 13편중 11편만 도착했고 나머지는 24일에야 도착했다.의왕발 부산행 열차도 24일 평소 8편에서 3편만 운행됐고 25일에도 5편에 그쳤다.파업발생 때 계획했던 비상열차 18편도 현재로선 운행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하루 60량 분량의 컨테이너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컨테이너의 육상수송 확대를 위해 과적단속을 유예하고,비상운송 차량에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있으나 컨테이너를 운반할 일반 화물차를 구하기 어렵고,임차비마저 오르고 있다.평소 27만원이던 서울­부산간 트럭운송비가 최근 2만원 가량 올랐다. 하루 5만t을 철도로 수송해온 시멘트 업계도 현재 재고분이 10일 정도에 불과해 수급불안이 빚어지고 있다.특히 수도권은 벌크용 시멘트 재고가 1∼2일분밖에 안 되며,현대시멘트와 한라시멘트의 재고는 바닥직전이다.때문에 레미콘 업체들이 벌크 시멘트를 생산공장에서 직접 실어 나르고 있다.정부는 수도권의 하루 수송물량 2만6천t중 5천t은 증량적재(정량보다 20% 초과 적재)로,1만5천t은 부대에 넣어 긴급 수송중이나 여전히 하루 6천t이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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