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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니언 중계석/ 서울대 ‘지역할당제’ 운영의 묘 살리길

    최근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서울대 입시에 ‘지역할당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찬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전대열 미래정치연구소장이 시행시기 및 선발기준,농어촌 특별전형 확대 등 할당제 도입을 위해 꼭 검토해야 할 사항들을 제시한 ‘서울대 지역할당제,농어촌 특별전형 확대로’란 글을 디지털 사상계(www.sasangge.com)에 실어 눈길을 끈다.주요 내용과 함께 찬·반 의견들을 정리한다. ■전대열 미래정치硏소장 주장 서울대를 다녔거나 다닌다고 하면 ‘실력있는 사람'으로 치는 것이 오늘의 한국이다.따라서 전국의 고등학교 서열이 서울대에 몇 명 합격했느냐로 그기준이 되었던 시절도 있었고 지금도 그 관행은 계속되고 있다고 보여진다.이처럼 각광받는 서울대의 총장이 새로 바뀌더니 서울대 입시에서 대도시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방 군(郡)출신들에게 1,2명씩의 지역할당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서 신입생 숫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도시 출신학생들이 역차별을 받는 일이 되어 부당하다는 말도 나오지만 사회적 약자와 소외층을 배려한다는 의미에서 고려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된다.현재 고등학교의 총수는 2035개교인데 서울대에 한 명이라도 합격자를 낸 학교는 금년에 불과 725개교에 머물고 있다.전체의 3분의1이다.물론 학력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엄청난 과외비와 학원비를 지출하고 있는 대도시 중상류층의 자녀들과 찌들어지게 가난한 농어촌의 실정을 감안한다면 똑같은 저울대로 잴 일은 아니다.인재와 수재는 어느 지역에나 골고루 있다고 보아야 한다.오직 환경과 여건이 그것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지역할당제 문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운찬 총장의 의지가 강력하고 사회적 명분을 얻고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그가 말한 대로 임기가 끝나는 2007년 이전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우리는 몇 가지 충고할 점을 귀담아 줬으면 한다. 첫째,시행시점이다.5년의 임기초인 금년이나 늦어도 내년부터는 시행이 되어야 한다.세부적인 시행안을 만드는 것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서울대 내부에서 합의만 이뤄지면 정책 시행은 빠를수록 좋다.시간이 지체되면 각종 이해 당사자가 생길 수도 있고 슬그머니 마가 끼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 사회의 통례임을 깨달았으면 한다. 둘째,선발기준이다.한 군에서 1∼2명씩이라고 막연하게 말하면 안된다.어떤 군은 인구가 10만이 훨씬 넘지만 5만도 채 못되는 군도 많다.이에 대한 형평성이 문제로 제기될 수 있다.큰 군과 작은 군 간에 치열한 다툼이 있게 되면 자칫 지역할당제를 둘러싼 법정공방이 벌어질 수도 있다.이렇게 되면 오히려 사회적 갈등만 증폭시킨다.이러한 염려를 미연에 방지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것은 지역할당제라는 새로운 명분을 내걸지 말고,기왕에 시행되고 있는 농어촌 출신자 특별전형을 확대 시행하면 된다고 본다.100명의 농어촌 출신자 특별전형은 도식적인 지역할당제보다 폭도 넓고 군별 선발이 아니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도 감소된다.더구나 숫자만 늘리면 되기 때문에 교육부의 정책과도 마찰을 일으킬 리 없다. 오직 암기식 성적 위주로 되어 있는 우리 나라 교육정책에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역할당제'가 아이디어를 낸 새 총장의 의욕에 맞춰 ‘농어촌특별전형'과 조화를 이뤄내기를 간절히 바란다.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는 심정으로 소외된 농어촌 지역에서 인재와 수재를 발굴해 내려는 노력은 큰 열매를 맺을 것으로 확신한다. ●도입 반대 및 찬성 의견들 입시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강조하는 한국의 교육 현실과 동떨어지는 발상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지역별 학생 수준과 인구문제 등 현실적 요소를 감안할 때 무리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며 “지역할당제보다는 전향적인 입시제도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 강남 등 중·상류층 밀집지역에선 이 방안이 오히려 역차별을 유도하고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한다.강남의 한 학부모는 “역차별 지적을 어떻게 설득할지 궁금하다.”며 “경쟁원리를 규제한다면 누가 열심히 공부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그동안의 입시정책이 대도시와 부유층 등 특정 지역과 계층 출신에 집중돼 교육의 왜곡된 구조를 보여준 만큼 지역할당제 도입은 초·중등학교 교육 정상화와 대학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도 “특정 대학이 인재를 독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 정리 임창용기자 sdragon@
  • “영어 꼭 외국가야 배우나요”

    영어를 배우기 위해 유학을 떠나는 학생이 매년 늘고있다.지난해 서울시내에서만 해도 초등학생 6000명을 비롯, 모두 1만 2000명의 초·중·고교생이 해외유학을 떠났다.그러나 국내에서도 해외유학 못지않게 영어를 잘 배울 수있다면 구태여 낯선 외국으로 아이를 보낼 필요가 있을까.최근 해외영어연수 못지않은 국내영어캠프들이 시도돼 눈길을 끌고 있다.올해 두번째 열린 서울시교육청 주최 ‘초등학생 여름영어체험캠프’는 한달동안의 합숙으로 영어환경을 마련해 주고,영어를 익히게 한다.또 창동중학교에서 실시하는 ‘영어박사인증제’는 시추에이션을 완벽하게 외우게 해 영어에 눈뜨게 한다.“영어에 자신이 생겼다.”는 아이들의 밝은 웃음에서 외국연수를 능가하는 효과가 증명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영어캠프 서울시교육청의 주최로 서울시내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캠프가 열리고 있는 대천임해수련분원에 들어서자 ‘영어의 바다’에 빠진기분이 들었다. 출입문에서부터 벽면,눈길 닿는 모든 곳은 영어로 도배되어 있고 복도에는 영어캠프 시간에 아이들이 한 ‘작품’들이 큼직하게 붙어 있었다.안내하는 교사들에게서도 영어만이 허용됐다. 지난 7월24일 시작돼 꼭 3주째가 된 8월13일의 영어캠프 오전 수업은 ‘아기돼지 세마리’가 기본교재였다.이를 바탕으로 손가락 인형놀이,역할극,동화를 읽고 재구성하기 등 각기 다른 방법으로 영어공부가 진행되고 있었다. 1층 복도 오른쪽에 모여 한창 영어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1반 20명 학생들을 향해 캐나다 교사 쇼나는 “더 크게,더 크게”를 외치며 아이들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입술 모양을 분명하게,목소리를 크게 하는 것이 영어공부에는 필수조건임을 손세호(동북초)교사도 강조하고 있었다.앞에 나가 아기돼지 역할을 마치고 들어오는 송하늘(개원초)군에게 “몇 학년이냐?”고 물으니 단번에 “Speak English!”란 답이 되돌아왔다. 24시간 내내 영어를 사용할 것을 약속하고 시작한 캠프인 만큼 3주간의 ‘잉글리시 존’생활에 익숙해져 있음을 보여줬다.부모들의 방문,전화는 일체 금지됐지만 아이들은낙오없이 영어를 즐기고 있었다. 이 영어캠프는 5명의 학생이 한 팀으로 구성돼 한명의 전담교사까지 6명이 한 방에서 지내며 하루 24시간동안 영어공부를 한다. 캠프는 아침 6시30분 눈을 뜨면서부터 밤 10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영어환경에 빠지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오전·오후에 네차례 공부를 하고 틈틈이 방에 모여 자기나름으로 영어를 익히기도 하고 저녁에는 영화를 이용하기도 하는 등 영어공부에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또 잠들기 전,시간이 날 때마다 방에서 동화테이프를 통해 스스로 영어를 익히게 해 작은 상으로 격려하기도 한다.해변에서의 활동과 수업이 없는 토·일요일에는 팀단위로 교사의 지도아래 갖가지 놀이와 활동을 한다. 캠프에 참여하는 40명의 전담교사와 4명의 진행요원들은 모두 서울시내 초등학교 현직교사들로 8대1의 경쟁을 거친 쟁쟁한 ‘영어도사’들.이들의 자원봉사가 캠프의 가장 중요한 버팀목이다.김종민(공덕초)교사는 “10명의 캐나다 교사들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을 의논하고 연구하면서 내자신의 영어교수법도 향상되는 것같아 방학을 모두 쏟아부은 것이 아깝지 않다.”고말했다. 김현아(잠실초)교사는 “학교에 돌아가서도 이렇게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영어를 가르칠 계획”이라고 말했다.교사들은 “캠프 한달이 해외 현지교육1년과 맞먹는다.”는 말로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번 캠프에는 캐나다 교사 카렌의 가족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눈길을 끌고 있다.경찰관인 남편 앨런과 세 아이들과 함께 캠프에 참여한 카렌은 “월드컵이후 한국의 인기가 높아져 한국에서 여름을 보내는 우리 가족을 주위에서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겨울방학에 처음 시작된 영어캠프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서울시교육청의 영어캠프는 최고인기를 누리고 있다.그러나 학교에서 추천받은 뒤 지역교육청에서 추첨을 통해 엄격하게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참여하는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흠이다. 영어캠프 총책임을 맡은 김점옥 장학사는 200명의 학생에게만 한정돼 못내 아쉽다며 “이 프로그램을 상설화해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가 돌아간다면 우리나라 영어교육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천 허남주기자 yukyung@ ■서울 창동중 '방학영어캠프'성과/ “외국인도 두렵지 않아요” 서울 창동중학교에서는 여름방학이 끝나면 무려 ‘500명의 영어박사’가 탄생한다.교내에서 7월22일부터 8월20일까지 열린 ‘English Speaking Vacation Camp’에 참석한 전교생 1323명중 40%정도가 ‘박사인증’을 받게된 것이다. “박사는 완벽해야 하므로 박사인증심사는 여간 까다롭지 않습니다.일단 전교생이 ‘준박사급’은 되어있으니,곧 전교생 모두가 박사급이 될 겁니다.”지난해 여름방학부터 영어캠프를 실시,세번째 방학을 영어캠프에 매달리고있는 이 학교 언어연구부장 윤종경 교사는 힘든 기색도 없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창동중학교는 학기중 매일 아침 8시30분부터 15분간씩 생활영어방송을 진행해 왔다.원어민 두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를 듣고,그 대화를 완벽하게 외우는 것이 목표다.이 학교의 영어공부는 외우는 과정도 학생에게 맡겨두지 않는다.한 클라스의 30명 친구들과함께 서로 대화를 거쳐 저절로 체화하도록 하고 있다.같은 반친구들과 영어대화를 주고받으며 서로 발음과 태도·억양 등의 점수를 매기는데,이는 남을 평가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단점도 고쳐나가는 과정이다.완벽하게 외운 친구에게 사인을 해주는 과정도 거친다.같은 반 친구들의 사인을 모두 받아낼 때쯤이면 영어 시추에이션(상황)을 서너번씩은 잠꼬대로 할 정도가 된다.그후 담임교사의 인증을 거쳐 마지막으로 영어선생님의 테스트를 거친다. 매주 한시간씩 재량활동시간을 이용해 교내에 마련된 ‘잉글리시 존’에서수업이 진행되고,시험성적에 생활영어 점수 30점을 반영함으로써 생활영어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이렇게 3년동안 60개 시추에이션 120개의 문장을 외우게 된다. 방학중의 박사인증은 1학기동안 외운 시추에이션을 학년별로 10개씩 골라다시 암기하고,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주어진다.이 과정 역시 복잡해 선임박사 5명에게 확인을 받고,교사에게 마지막 테스트까지 무려 여섯번이나 테스트를 받으면서 영어를 몸으로 익힌다.마지막 합격하면 금박과 푸른색으로 디자인된 ‘박사인증자격증서’를 받게 된다. “영어를 잘못하는 것은 지능이 낮아서가 아니라 연습부족입니다.이렇게 반복해서 익히면 영어구사력은 당연히 향상됩니다.”내년 정년을 맞는다는 연대흠 교장은 영어의 기초만은 확실하게 마련해줘야겠다는 의지로 영어캠프를 해오고 있다면서 “원어민 교사가 없다고 걱정할 것도 없어요.저희 학생들은 테이프에서 들은 원어민 발음을 그대로 익히고 있습니다.”라고 자랑했다. 가장 먼저 시추에이션을 외워 ‘선임박사’가 된 주상현(중2)군은 방학내내 학교에 나와 친구들의 상대역을 맡았다.“친구들과 함께 역할을 바꿔가면서 영어대화를 하다보면 좀 어려운 말도 익혀지고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 교장과 윤 교사의 의지로 이뤄진 영어캠프는 영어뿐 아니라 자신감을 키우는 캠프이기도 하다.윤 교사는 “큰 소리로 말하게 하면서 자신감을 키워준다.”고 영어학습의 비법을 일러줬다.“처음에 쑥스러워서 작은 목소리로 말하던 아이들이 1년만에 외국인을 만나면 먼저 말을 거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1학년 윤태혁군은 빨리 영어를 외워 방학이 시작되면서 바로 박사가 됐다면서,“미국연수를 다녀온 사촌형 실력을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에 차있었다.학부모 김자현(38)씨는 “영어공부를 학교에서 맡아주니 한시름 덜었다.”고 영어캠프에 고마움을 표했다.요즘 창동중학교에는 전국에서 “캠프에 참여하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창동중학교 홈페이지에 소개된 시추에이션을 모두 외웠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창동중학교에서는 외부에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아무런 지원없이 교사들의 열정에만 모든 것을 맡기고 있어 과연 얼마나 영어캠프가 지속될 수 있을지가 단 하나의 염려로 남아 있다. 10월에는 도봉구내 학교들과 함께 팝송콘서트를 가지며,영어드라마도 발표할 계획이다.또 미국 일리노이주의 중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내년부터는 아이들이 미국으로 체험학습을 갈 준비도 끝냈다.“학교에서만 배워도영어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교사들의 노력이 영어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다. 허남주기자
  • [녹색공간] 자전거를 위하여

    올해에도 어김없이 하늘은 적잖은 분들의 농사를 망치고 집을 무너뜨리고,이름 모를 무수한 생명체들을 간단없이 휩쓸고 지나가는 비를 내렸다.한강의 수위는 잠수교를 잠수시킨 뒤에도 며칠간이나 그 높이를 유지했다. 며칠 뒤 비가 좀 멎었기에 자전거를 타고 나섰다가 결국 반포대교 언저리에서 아직 치우지 못한 진흙더미에 빠졌다.헬멧을 쓴 다른 자전거족들은 진행하려는 필자를 만류했다.하지만 필자는 운동하러 자전거를 끌고 나온 게 아니라 일터로 가는 길이었기에 거대한 늪처럼 고여 있는 진흙더미 때문에 돌아설 수 없었다.페달이 진흙속에 잠겼고,운동화가 잠겼고,무릎이 잠겼으며,진흙이 온몸에 튀었다. 필자는 금년 여름부터 잠실에서 서교동까지 한강변을 따라 23㎞를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시작했다.차로 스쳐지나가던 한강과 자전거로 흐르는 강물을 따라 가는 길은 무척 달랐다.세금도 없고 운전면허도 필요없는 자전거는 귓가를 스치는 바람과 물 위로 튀어오르는 고기와 자연초지의 갈대밭까지 만나게 해주었다. 필자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여름,환경단체 풀꽃세상에서 ‘자전거'에 풀꽃상을 준 뒤부터였다.‘자연에 대한 존경심 회복'을 기치로 그동안 풀꽃세상은 ‘새,돌,풀,길,조개,꽃,지렁이'에게 사죄의 마음으로 혹은 감사의 마음으로 인사를 했다.아무런 대변자도 없이 후기산업사회의 오만한 인간들에게 무차별 능욕을 당하는 ‘자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때문이었다. 이번에 자전거에 풀꽃상을 준 선정 이유는 이런 식으로 표현되었다. 자전거는 자동차나 오토바이처럼 공간을 난폭하게 대하지 않고,풍경의 일부가 되어 세상을 겸손하게 바라보게 만듭니다.더러 방귀를 뀌는 개인적인사정 외에는 대기를 오염시킬 일이 전혀 없고,정기적인 대인대물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쓸데없는 지출을 하지 않아도 되고,운동부족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일찍 떠날 염려가 거의 없는,인류가 만든 공산품 중에 가장 아름다운 발명품입니다.달리다가 문득 한 발은 페달에,한 발은 대지에 굳건히 딛고 서서 지나가는 이웃에게 “밥 먹었니?” 하고 물을 수 있는 자전거는 사람과 사람을 정으로연결시키기까지 합니다.풀꽃세상은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자주 자전거를 타기 바라는 마음에서 제8회 풀꽃상을 '자전거‘에게 드립니다. 단순한 자전거 예찬을 위해서는 아니었다.아무런 의심없이 받아들인 뒤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는 자동차문명에 대한 비판과 경고가 이번 풀꽃상에 담겨 있었다. 승용차 1대가 달리는 차선 하나면 자전거는 5대가 이용가능하고,승용차 1대의 주차공간을 자전거 12대가 이용할 수 있다.그런데도 우리는 자동차를 위한 시설에는 계속 투자하면서 자전거를 위한 투자에는 인색하다.서울의 경우 한강변은 그나마 비교적 뛰어난 자전거길이 마련되어 있지만,한강만 벗어났다 하면 자동차로 인해 목숨 내놓고 타야 하니 말이다. 환경부는 자동차 환경부담금을 더 거둬들인다고 하고,기획예산처는 자전거도로를 위한 예산을 줄인다는 소식이 들린다.도무지 아귀가 맞지 않는 나라살림이 아닐 수 없다. 서울을 제외한 이 나라의 다른 지역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자전거 나라'를 서울보다는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그래서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다른지역'을 부러워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최성각/ 소설가, 풀꽃세상 사무처장
  • 유가급등 원유시장 구조 바뀌나

    국제 유가가 심상치 않다. 14일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배럴당 28.15달러,북해산 브렌트유는 26.38달러를 기록해 3개월전 수준으로 회복했다.특히 이라크의 무기사찰 거부가알려진 13일 WTI는 전일보다 1.25달러,브렌트유는 93센트나 폭등했다. 여름철 비수기에 이렇듯 유가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수급사정 보다는 중동긴장 등 정치적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그렇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원유시장을 떠받쳐온 시장원리가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검은 황금’의 정치경제학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공격설이 화근- 14일의 유가 급등은 미국석유협회(API)가 지난주 원유 재고를 전 주에 비해 950만배럴 줄어든 2억 9560만배럴로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미국 등 각국의 전략비축유 확보 노력이 작용한 것은 물론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최근 “사담 후세인이 전세계 석유매장량의 10%를 깔고 앉아 막대한 부를 누리고 있다.후세인이 이 석유를 멋대로 처분하도록 놔둔다면 머지않아 핵무기도 손에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라크 공격에 에너지 안보라는 장기적인 지정학적 목표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석유전문가 필립 벨레거는 이라크 공격을 “리스크가 극히 커 자칫 세계 원유 공급망을 파괴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이라크의 수출량이 미미해 지난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배럴당 15달러였던 국제유가가 40달러까지 끌어올려진 일이 재연되지는 않겠지만 후세인이 사우디와 쿠웨이트 유정들을 미사일로 ‘때릴’ 경우,엄청난 파장을 낳게 된다는 분석이다. ◇미국·사우디 불화- 미국의 보수적인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최근 사우디를 ‘악의 핵’으로 규정한 뒤 사우디가 테러집단과의 관계 청산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미국이 침공해 유전지대를 점령하고 해외자산을 동결해야 한다고 국방부에 건의,사우디정부의 큰 반발을 샀다. 미국은 걸프전 이후 사우디를 떠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5000명을 주둔시켜 이슬람 성지에 이교도 군대를 들여놓았다는 회교 세력의 반발을 불렀다.유가 불안의 여파로 사우디는 올해만 120억달러의 재정적자가 예상되며 실업률은 15∼20%까지 치솟아 심각한 사회불안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와 사우디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취하는 배경중 하나는 지난 3월 사우디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떠오른 러시아를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에 기대- 소련 붕괴후 경제난으로 석유생산을 줄였던 러시아는 2000년부터 증산에 박차를 가해 지난 3월 하루 728만배럴을 캐내 유가하락에 기여했다.OPEC는 감산으로 맞섰지만 러시아는 되레 이 틈새를 파고들어 시장점유율을 높였다.외화에 혈안이 된 러시아는 석유 올리가르히(과두 독점세력)를 앞세워 미국,영국 등 서방의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여 유정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뉴욕 타임스는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을 묵인하고 9·11 사태후 ‘뒤뜰’격인 중앙아시아에 미군이 발을 붙이도록 방관한 배경에 석유가 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OPEC는 현재 단결력이 현저히 약화돼 예전같은 오일달러의 위력을 행사할수 없게 돼 있다.OPEC 회원국들은 생산쿼터를 위반,7월 한달동안 하루 150만배럴씩 쿼터량보다 더 생산했다.OPEC는 내달 19일 오사카에서 증산량을 결정할 예정이다.회원국간 이견으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연말 성수기에 대비하려면 9월 전에 증산체제에 돌입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연말에 연중 최고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신바람몰고 다니는 ‘먹물소리꾼’ 전주세계소리축제 총감독 임진택

    전주에 있는 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임진택 총감독을 만나고 있을 때다.누군가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선생님의 직함을 하나만 쓰자면 뭐라고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임진택은 잠시 생각하더니 “연출가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하긴 그렇다.가극 ‘남한강’과 마당극 ‘밥’에 연극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완판창극 ‘춘향전’까지 온갖 장르를 연출가로 섭렵했다. 최근에는 과천 세계마당극큰잔치와 세계통과의례 페스티벌,남양주 세계야외공연축제 등을 연출했다.그것도 언제나 총감독이나 예술감독 같은 거창한 직함이 뒤따랐다.그러니 ‘연출가’로 써달라는 것도 그로서는 겸손함을 앞세운 자부심의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화에다 그렇게 대답하는 그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어 혼자 웃었다.“연출가는 무슨 연출가,먹물소리꾼이지!” 그는 전북 김제 출신이다.훗날에야 전해들었다는 동학군 출신 외증조 할아버지의 존재가 지금도 자랑스럽지만,정작 자신은 초등학교 1학년때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경기고와 서울대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임진택(52)은 1980년대 ‘오적’과 ‘똥바다’‘오월광주’로 소리판을 휘저었다.창작판소리라지만 판소리를 위한 창작이 아니라,‘운동’을 위한 창작이었는지도 모른다.미성도 아닌 탁성으로,밝은 소리판보다 어두운 현장을 누빈 그는 당당한 ‘소리 운동가’였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전북 제2청사라는 ‘관청’한쪽에 앉아,나랏돈 써가며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그에게 80년대와 2000년대는,‘먹물소리꾼’과 ‘축제 총감독’이 주는 어감의 차이만큼이나 진폭이 큰 셈이다. 그에게 ‘전주 세계소리축제 2002’(8월24일∼9월1일)의 총감독을 맡은 감회를 묻자,돌아온 첫마디가 “PD를 하다 TBC(동양방송)가 80년 KBS에 통합돼 쫓겨난 뒤 정식급여를 받은 것이 처음”이라면서 “생활걱정이 없어 좋더라.”는 소박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요즘은 단위 예술작품의 힘보다는 축제라는 대동적 방식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많은 이들이 참여하여 신바람을 스스로 솟구치게끔 돕는 일이 내게주어진 가장 중요한 몫”이라고 총감독다운 각오를 피력했다. 한편으론 “나이 들면서는 뭘 하든지 온화하고 원만하게 꾸려가고 싶다.”면서 “내가 만들어 하는 축제 같으면 빚져가면서라도 할 텐데….”라고 아쉬움을 내비쳐 축제 준비에 쉽지 않은 구석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왜 이론으로 ‘운동’을 하지 않고,소리로 운동을 했느냐.”고 옛날 얘기를 다시 꺼냈다.그는 “내가 문화예술을 대하는 태도는 문화예술에 탐닉하는 스타일이 아니다.학생운동과 문화운동의 결합 같은 것이었다.“고 밝히고 “그런 점에서 나의 예술활동은 매우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정치적 예술활동’을 하는 먹물소리꾼으로 민주화운동에 공헌한 그에게는 당연히 정치판에서의 유혹도 적지 않았다.그는 “특히 정치적 전환기에는 권유가 많았다.”고 털어놓은 뒤 “그러나 당선 가능성이 높을 때는 찾아오지 않다가,개혁 성과가 미미하거나 새 인물로 수혈할 필요가 있을 때만 요청이 오더라.”면서 껄껄 웃었다. 그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에 떨어지면 예술로도 복귀가 어려울 것 같았다고 했다.그렇게 몇차례 고심하다 보니 나이 50을 훌쩍 넘겼고,정치권은 이미 세대교체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이런 경력을 가진 사람이 축제전문가로 자연스럽게 변신한 바탕은 무엇일까.그는 “좌우의 문제는 양면성과 균형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나는 마음은 왼쪽에 있지만 몸은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좋은 학력과 경제적 혜택을 받은 사람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가 사상과 세계관을 결정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예술관 역시 ‘마음’에 해당하는 이론과 ‘몸’에 해당하는 실제를 분리하지 않는다.그동안 판소리를 하든,마당극을 하든 반드시 연출론을 남긴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는 “조화와 균형으로 전체를 아우른다는 생각으로 이론과 실제를 분리시키지 않는 작업을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무슨 일이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주 서동철기자 dcsuh@ ■소리축제 볼거리·들을거리 ‘2002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라도 한정식처럼 푸짐하다.24일부터 9일동안 43가지 ‘먹거리’를 펼쳐놓는다.공연단만 16개국 4500여명에 이른다. 축제는 ‘소리문화의 전당’권역과 ‘전통문화특구’권역으로 나눠 열린다.2100석의 모악당과 700석의 연지홀,7000석의 야외공연장으로 이루어진 소리문화의 전당은 최첨단 공연장이다.반면 풍남문과 경기전,전동성당,한옥체험관이 밀집한 전통문화특구는 고도(古都)의 분위기가 물씬하다.이 정취있는 공간들이 그대로 공연장으로 탈바꿈한다. 프로그램을 보면 ‘반찬’가짓수가 정말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나 큰 접시에 화려하게 담아도 손이 가지 않을 음식이 있는가 하면,작은 종지에 담긴 젓갈 하나가 때론 ‘밥도둑’노릇을 톡톡히 하는 법.잘만 고르면 소리의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24일∼9월1일,연지홀 정원마당)는 소리축제의 중심 프로그램.이누이트 에스키모,내몽고 합창단,벨라루스 여성합창인 그람니스키,코트디부아르 원주민합창,그루지야 남성합창인 라샤리앙상블,아제르바이잔 샤르그뷸뷸,몽골의 허메이 등 11개국 종족음악을 한자리에 모았다. 판소리 팬이라면 ‘과식’이 염려될 지경이다.중국의 설창과 일본의 가타리모노,몽골의 벤슨울게르,인도의 가타 등 아시아 지역의 1인 구비서사 노래를 초청한 것도 판소리와 맥이 닿는 음악형태를 찾아보자는 뜻이다. ‘명창등용문’(24∼30일,명인홀)은 왕기석과 조주선 등 맹렬한 기세로 자라는 신예 소리꾼들의 무대다.‘판소리 명창명가’(24∼25일,31∼9월1일,명인홀)는 김영자 홍정택 오정숙 최란수가 제자들과 꾸민다.‘득음의 경지 완창발표회’(26∼30일,명인홀)에서는 윤진철 이순단 이난초 김수연 민소완이 판소리 한바탕씩을 들려준다.그런가 하면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26∼30일,전통문화센터)에서는 안숙선 김일구 전정민 이일주 조통달 등 최고 명창이 하루씩 출연한다. 경기전 안뜰에서는 ‘명상음악으로의 초대’가 있다.인도의 아유타와 가야금 백인영(24∼27일),티베트의 나왕케촉과 대금 신용문(28∼31일)이 각각 고유한 명상음악을 들려준다. 전동성당에서도 필리핀 산미겔합창단(24∼27일)과 체코 비발디 체임버 오케스트라(28∼31일)공연이 열린다. 이밖에 대서사음악극 ‘혼불’(24∼25일)과 창극 ‘비가비 명창 권삼득’(29∼30일),가무악극 ‘정읍사’(9월1일,이상 모악당)공연과 중국돈황예술극원이 당나라 시대의 음악과 춤을 복원한 ‘돈황악무’(27일,모악당)공연도 눈길을 끈다. 소리축제 조직위 홈페이지(www.jsf.or.kr)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서동철기자
  • TV리뷰/ MBC ‘네 멋대로 해라’-새로운 영역 개척한 ‘명품’ 드라마

    TV리뷰/ MBC ‘네 멋대로 해라’-새로운 영역 개척한 ‘명품’ 드라마

    “어제 드라마에서…” 각박한 시절에 아침부터 드라마 이야기를 늘어놓는다는 것은 친구 없고,시간 많고,할일 없는 한심한 청춘임을 스스로 광고하는 일일 수도 있다.그러나 요즘 방송 담당기자들이 모이기만 하면 앞다투어 입에 올리는 드라마가 있다.MBC의 ‘네 멋대로 해라’(수·목 오후 9시55분). 회를 더해갈수록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처음부터 이 드라마가 관심을 끌 것으로 생각한 이는 드물었다. 재기발랄하고 달착지근한 드라마가 대세인데, ‘소매치기의 시한부 인생’이라는 소재는 지나치게 어둡고 우울했다.게다가 박성수 PD는 “일단 한번 보고 판단하세요.”라면서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드라마가 대박이다.첫 방송부터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KBS2 ‘명성황후’를 너끈하게 제치더니 지난주에는 역시 같은 시간의 SBS ‘순수의 시대’를 따돌렸다. 지난달 말에 시작한 KBS2 ‘태양인 이제마’(수·목 오후 9시50분)에 비해서는 아직 부족하지만 20∼30대 젊은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영화전문 인터넷사이트인 키노네트가 벌인 ‘영화화해도 좋을 것 같은 드라마’라는 설문조사에서 ‘피아노’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현재 방영되는 드라마로는 유일하게 꼽힌 것이다. 신데렐라식 스토리도,꽃미남도,얽히고 설킨 원한 관계도 없는데 무엇이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것일까? 지난주 방송 분을 보자.어머니에게 구두를 선물하고,그 구두 때문에 발이 아플 것을 염려해 주물러주는 복수(양동근),복수를 위해 대신 소매치기를 하겠다고 자처하는 경(이나영),항상 당당하지만 복수를 경에게 뺏기고 좌절하는 미래(공효진)….요즘 안방극장을 점령하는 드라마들이 보여주는 상황설정과는 사뭇 다르다. 아무래도 ‘파격’과 얼굴로 승부하는 요즘 드라마의 대세와는 거꾸로 또다른 파격을 시도한 제작진의 의지가 주효한 게 아닐까.전혀 시도되지 않은 소재,드라마에 어울리지 않을 듯한 주인공으로 새로운 드라마 장르를 개척해내 시청자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 최근 MBC ‘인어아가씨’가 iTV에서 방영한 중국드라마 ‘안개비연가’와,SBS ‘라이벌’이 일본만화 ‘해피’와 설정이 비슷해 말이 많았다.또 꽤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KBS2 ‘태양인 이제마’도 ‘허준’과 비슷하다는 비난을 받는다. 드라마 PD들은 이에 대해 “드라마의 기본 줄거리가 비슷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 “또 쓸 만한 배우들이 모두 영화쪽으로 빠져 배우 구하기가 힘들다.”고 변명한다. 그러나 ‘네 멋대로 해라’는 이런 식의 푸념을 일축하게 만드는,작지만 명품인 드라마이다. 이송하기자 songha@
  • 대화급류 8월의 한반도/ 유연해진 北 ‘화해무드’ 탄력

    8월의 한반도가 대화의 기운으로 달궈지고 있다.불과 한달 전 서해교전으로 얼어붙었던 한반도가 지난달 31일 브루나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과 지난4일의 남북 장관급회담 실무접촉을 통해 대화의 해법을 찾은 것이다.남북은 오는 12∼14일 장관급 회담을 갖고,제2차 경추위 및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제4차 적십자 회담도 곧이어 열 예정이다.남북 민간 행사인 8·15 민족 대축전도 잡혀 있다.북·일간에는 수교교섭 회담을 위한 국장급 회의와 적십자사회담이,제임스 켈리 미 특사의 방북도 이르면 8월 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봇물 터진 남북 대화 - 남북간 합의된 행사는 주로 서울에서 열린다.지난 2001년 9월 제5차 남북 장관급 회담 이후 북한 대표단의 서울 방문은 끊어졌다.다국적 컨소시엄 형태인 경수로 사업을 위해 북측 시찰단이 남한을 찾은 것이 유일하다. 오는 12∼14일 예정된 제7차 남북장관급 회담은 향후 남북 관계의 큰 물줄기를 잡는 행사다.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보의 방북 때 합의한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 이행 일정이 우선 논의될 전망이다. 장관급 회담 하위 회담인 남북경제협력추진위(경추위) 제 2차 회의도 20일쯤엔 열릴 전망이다.남북 철도 및 도로연결,식량지원,개성공단 건설,임진강수해방지 등이 논의된다.쌀문제는 북측의 30만t 이상 식량지원을 바라고 있고,우리측도 잉여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경추위 사항은 진전을 볼 가능성이 많다.이 밖에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제2차 당국자 회담 ▲북측의 경제시찰단 파견 등도 비교적 낙관적이다.그러나 남북 군사당국자 회담은 전망이 불투명하다.군사회담은 남북관계 진전 여부를 알려주는 시금석.군당국간 경의선 연결에 대한 합의서가 나와 비무장지대에서 첫삽을 뜨는 상황이올지 주목된다. 제4차 남북 적십자회담도 함께 여는데, 제5차 이산가족 상봉을 실현하는 문제를 논의해 추석(9월21일)을 전후한 이산상봉이 유력하다. ◆북·미 북·일도 함께 - 북·미 관계의 현 양상은 클린턴 행정부 말기를 연상시킨다.2000년 말 한·미·일 3국이 주도한 ‘페리 프로세스’를 북한이 수용,당시 조명록(趙明祿)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간 상호 방문이 성사되는 등 북·미 관계가 급물살을 탔었다.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북·미 관계는 다시 경색됐다.지금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정부 임기 말이지만,당시 클린턴 임기 말보다 2개월 정도 시간이 더 남았고 북한이 당시보다 더욱 적극적이란 점에서 다르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특사의 방북시기는 미 행정부 내부 협의를 거쳐야한다.이르면 이달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의제도 이미 파월 장관이 다 내놓은 상태다.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도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미국내 강·온파 기류가 변수이지만 남북한간 실무접촉 결과가 좋았고,향후 장관급 회담에서 북한측이 진지한 자세를 보이면 북·미 대화가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7일 북한 함남 신포 경수로 건설부지에서 진행될 콘크리트 타설식은 이같은 북·미 대화 환경을 더욱 성숙시키는 계기다.잭 프리처드 미 국무부 대북교섭담당 대사가 참석하는데 북한측은 제네바 핵합의 이행 의지를 드러내 보일 가능성도 많다.오는 25일로 예정된북·일간 수교협상 재개를 위한 국장급 회담은 2000년 10월 중단된 수교협상 재개를 위한 단초다.향후 협상 재개일정 및 의제를 조율하는 자리다. 이에 앞서 중순께 열리는 북·일 적십자 회담은 북·일 대화 기류를 점치게하는 잣대가 된다.납치 일본인 문제 등 북·일간 핵심 의제를 다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한반도 문제 개입 의지가 크긴 하지만,자민당을 비롯한 일본 보수층이 납치 문제에 보이는 집착은 상상보다 크다. ‘납치’라는 단어조차 인정하지 않았던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설 공산도 크다.경제개혁 조치 실행을 위해선 일 정부의 식량지원과 재일 조총련 단체 및 일본 자본의 지원이 절실하다.북측이 현재 보이고 있는 대화기조도 대화전망을 밝게 한다.그러나 일본 언론은 북한이 식량만 얻고 그만둘 것이라는 경계의 시선을 만만찮게 내보내고 있다. ◆8·15 남북 공동행사 - 장관급 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리면,8·15 민족 공동행사에 참가할 100명 규모의 북측 방문단이 평양~서울 직항로를 통해 14일 서울에 들어온다.이들은 15∼16일 이틀 동안 서울 잠실 펜싱경기장에서 민족공동행사를 개최한다.예술공연과 사진전,명승지 탐방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예정돼 있다.현재 민화협 등 남측 대표단들이 방북,북측 대표단과 행사의 구체적인 상황을 논의중이다. 이에 따라 7차 장관급회담의 북측 대표단은 8·15 민족공동행사 북측 대표단이 타고 내려오는 고려항공 여객기편으로 평양에 귀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북한이 9월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키로 함으로써 이를 위한 남북한 예비접촉이 8월 중 이뤄질 전망이다.20일 모나코에서 남측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북측 장웅 IOC위원간 회담을 갖는다.9월 예정된 청년통일대회와 여성통일대회개최를 위한 실무접촉도 이달 중 활기를 띨 전망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박영호 통일정책연구실장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합의해야” “남북관계는 더디고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결국 꾸준히 발전해 나갑니다.”통일연구원 박영호(朴英鎬)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남북 관계는 나선형을 그리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하므로 안 풀린다고 너무 조바심을 낼 것도 없고 지금처럼 분위기가 다소 좋다고 흥분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7차 남북장관급 회담을 통해 그동안 이행되지 않았던 여러 사업들을 언제,어떤 방식으로 이행할지 확정짓는다면 6·15 정상회담 직후 수준으로 복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남북 문제는 합의만 남발하며 기대를 부풀리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과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박 실장은 “조금 미흡하더라도 실천 가능한 부분부터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문제도 장소에 연연해서는 안되며 일단 어디에라도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며 다른 경제협력 사안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8·15민족통일대회와 다음달 아시아경기대회에 북측이 대규모로 참가단을 파견키로 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민간급 행사에 대해서도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남한 사회에 다양한 의견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괜히 입단속을 하는 것도 우스운 모습이죠.스포츠나 민간행사만큼으로만 보면 됩니다.” 그는 또 “남북관계는 국내 정치상황과 연결해 판단해서는 안된다.”면서“남북 문제는 국내 정치상황과 무관하게 지속되고 발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그동안 남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남북의 입장보다는 미국 등 주변국가들의 핑계를 대거나 눈치를 본 경향이 많았다.”면서 한반도문제는 당사자가 주도적으로 풀어야 함을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이승환 민화협 사무총장 “민간교류는 국민성원 절대적” “남북관계가 발전하려면 정부당국간뿐 아니라 민간차원에서도 다양하고도 지속적인 교류가 이뤄져야 합니다.국민들이 성원해주셔야 가능합니다.” ‘2002 8·15 민족통일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의 이승환(李承煥·45) 사무처장은 급속도로 진척되고 있는 남북대화분위기 속에서 민간 차원의 자주교류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북측은 14∼17일 민족통일대회에 100∼110명 규모의 참가단을 보내 함께 행사를 치를 계획이다. 이 처장은 “서울에서 이처럼 대규모로 민간급 행사가 열리는 것은 처음인만큼 순조롭게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그는 “너무 과도한 욕심을 부리다가 일을 그르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의 대북 정책,남북관계등을 고려해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와 동의를 구해 행사를 치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남북 양측은 지난 4일 장관급회담 실무접촉 뒤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8·15행사를 적극 돕기로 하였다.’고 이례적으로 명시하며 이번 행사의 중요성을 확인시켜준 바 있다.하지만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다. 이 처장은 남북 통일을 위한 노력이 ‘남남(南南) 갈등’으로 생채기를 입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는 “이번 행사를 통해 남남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으며 자칫하면 기껏 만들어진 남북 화해·협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만약 이번 민간 행사가 잘못될 경우에는 정부간 여러 회담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반드시 성공적으로치러야 한다.”는 게 그의 각오다. 이 처장은 “우리 민족의 장래와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 국민들이 행사기간 동안만이라도 각자의 의사를 너무 극단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호소했다.그는 “북측 참가단에게는 남쪽 사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고 의사 표출은 당연한 것임을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록삼기자
  • [사설] 총리에 요구되는 높은 도덕수준

    장상 국무총리 임명에 대한 국회 동의안이 부결됨으로써 한동안 내각의 수반인 총리 공백상태를 맞게 됐다.국정운영의 총론적 위기상황이 초래된 것이다.당분간 경제부총리 대행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이지만,임기말이어서 행정공백의 부작용이 심각할 수도 있다고 하겠다.특히 이번 사태가 현 정부의 레임덕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여 행정 무기력증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지극히 우려된다. 우리는 무엇보다 국민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임 총리서리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헌정사상 첫 여성총리에 대한 인준안 부결이 한국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에 악영향을 미칠 게 틀림없다.따라서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인사를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서둘러 영입해야 할 것이다.이번 인준안 부결이장상 총리서리의 국정수행 능력보다 도덕성 문제 때문에 이뤄진 만큼 이번에는 철저한 사전검증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인준안 부결은 시중에 떠도는외형적 판단과 명망만으로는 결코 국민이 요구하는 도덕적 수준을 충족시킬수 없다는 메시지가 반영된 것으로,차후 총리 지명에는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기에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말 국정운영은 큰 상처를 입었다고 할 수 있다.공정한 선거관리와 국정 마무리를 위해 여성총리라는 고육책을 내놓았지만,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따라서 향후 국정운영은 국민적 합의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각종 시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기존 정책도 밀어붙이기보다는 정치권의 동의와 합의를 전제로 시행해야 한다. 아울러 장상 총리서리는 각 정파의 정략적 희생물의 성격도 전혀 없지 않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차제에 정치권은 총리서리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리,보완 입법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또다시 이를 소홀히했다가는 내년 2월 새 정부 출범부터 총리서리제 위헌논란과 장기간의 총리공백 상태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정치권도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국가장래를 염려하는 차원에서 총리 임명문제를 초당적인 차원에서 진지하게 다뤄주길 당부한다.
  • [편집자문위원 칼럼] 신문제작 전문가 참여 신선

    대한매일이 지난 18일 창립 98주년과 민영화 원년을 계기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는 시도는 매우 주목할 만하다.우선 오피니언면이 1개면에서 2개면으로 늘어났고,세계경제 소식에 초점을 둔 국제경제면을 선보인 점이 돋보인다. 전면을 할애하여 제작한 시사성있는 기획,특집기사도 전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지난 2주동안만 보아도 ‘장상총리의 지상청문회’(7월15일·27일자),‘북한 경제개혁의 실상에 대한 탈북자들의 증언과 전문가 시각’(7월25일·29일자),‘미군 장갑차 사건과 한미행정협정(SOFA)에 관한 특집’(7월12일·23일자),‘다국적 제약사 로비파문’(7월26일자) 등이 그 좋은 예이다. 독자 입장에서 보면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이 있었지만 역시 가장 큰 관심사는 국내적으로는 오는 12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의 향배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궁금증과,세계적으로는 미국 경제의 위기가 앞으로 어떻게 되며 우리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염려일 것이다.그런 점에서 대한매일이 두 사안에 대해 각각 특집기획을 실은 것은 시의적절하다.우선 대통령선거와 관련하여 대한매일은 국내 언론에서 보기 드문 새로운시도를 보여주었다.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와 함께 지난 9일자와 18일자에 각각 게재한 여론조사가 그것이다.9일자 조사는 일간신문의 조사로는 보기드물게 전화면접이 아닌 대면면접조사를 실시하였고 조사결과의 분석도 통상적인 경마식 보도를 벗어나 후보자별 절대지지층과 무응답층을 보다 상세히 분석하였다.유권자의 정치적 경험에 따른 세대를 구분하여 각 세대별 지지성향을 분석하였다.18일자 전화조사결과에 대한 기사에서는 유권자가 자신이지지하는 후보자를 왜 지지하는가 하는 과정을 유권자의 사회인구학적 배경과 후보자의 자질에 대한 ‘경로분석’을 이용하여 제시함으로써 후보자 자질 평가와 지지도간의 상관정도를 설명하려고 한 점이 돋보인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경로분석’의 의미를 통계적 지식이 없더라도 일반독자가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계수’의 의미가 무엇인지,표준계수가 0.17이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과 후보자 자질 이외에 정책과 관련한 변수를 포함하였더라면 더 좋았을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세계경제에 대한 기사로는 지난 24일자의 미국 증시 폭락사태에 따른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한 현지분석 및 전망기사와 전문가 좌담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4개 면에 걸친 기획이 가장 돋보였다.그러나 24일자 기사는 1면에서는 ‘미국발 금융위기 없다’는 제목을 달고 3면에서는 ‘투자 패닉현상…대붕괴공포’라는 서로 엇갈린 제목을 달아서 신문을 읽는 독자에게 혼선을 줄 소지를 남겨주었다. 자세히 보면 문제의 소지는 같은 날자 4면의 전문가 좌담에서 현재의 미국의 경제위기가 ‘실제로 대공황을 우려할 만한 상황라고 보는가.’라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이 아니라고 응답한 결과를 제목으로 선택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몇 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대한매일이 시도하고 있는 특집 기획기사와 심층보도,그리고 ‘전문가가 참여하는 신문’ 제작의 방향은 우리 언론에 신선한 바람이 될 것으로 본다.인터넷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정보의 홍수 속에 빠져있는 독자들에게 신문은 더 이상 단편적인 사실의 전달자에 그치지 않고,그러한 사실의 배경과 의미를 제공해주는 길잡이가 되어야 할 사명이 있다고 본다,이점이 대한매일이 ‘작지만 강한 신문’으로 태어날 수있는 힘이라고 본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장
  • 네티즌마당/ 여성네티즌들 ‘장상 딜레마’

    싸안기에는 뭔가 찜찜하고 그렇다고 같이 돌을 던지기에는 안타깝고…. 장상(張裳) 총리서리를 바라보는 여성 네티즌들의 미묘한 마음의 한 단면이다.장상 총리서리는 첫 여성총리로서 여성계의 환영을 받았다.그러나 아들의 국적 문제,학력기재 논란,김활란상 추진,땅 투기 의혹 등의 구설수에 올랐다.여성의 희망으로 등장한 첫 여성총리가 갖가지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보는 여성 네티즌들의 심정은 착잡해 보인다. 사이버상의 여성 논객들은 평소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해 왔다.그러나 여성총리 문제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나 있는 것 같다.이런 미묘한 입장 때문인지 그 많은 여성관련 사이트에서 활발한 ‘장상 토론'을 찾기란 쉽지 않다.그런데 예외적인 여성 사이트가 있다.여성문화동인 사이트 ‘살류주(www.salluju.or.kr)'다.‘살류주' 쟁점토론방엔 거침없는 비판과 옹호가 뜨겁게 부딪치고있다. “좋은 의도이건,이용하는 것이건 그러한 문제가 이번 총리임명에 개입됐다 하더라도,여성총리가 탄생했다는 점은 정말 변화 중에 변화이다.나는 그 변화를 중요시한다.이것저것 재고 생각하며 따지다간 날 새지 않을까?” (ID히아신스) 여성 총리에 대한 감격이 물씬 묻은 이러한 환영사가 초반에는 많았다.그러나 곧바로 터진 각종 논란으로 여성 네티즌들의 반응이 조금씩 분화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여러가지 흠결에 실망했다.”는 비판론과 “그 정도의 흠도 없는 자가 있으면 나와 보라.”는 옹호론이 게시판을 달군다. 국적문제,김활란상 논란 등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한네티즌은 “자꾸 터져 나오는 의혹으로 첫 여성총리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지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한국의 주민등록번호까지 아직 사용한다는 소리를 듣고서 내 마음 속에서 파열음이 들리는 것 같다.이미 말소된 아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는 것은 위법이 아닌가? 그런 법적·행정적인절차를 깨끗하게 마무리하지 않은 점을 본다면 장남이 미국 국적 취득을 하게 된 배경 설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한국의 ‘여성'이 역사적인 걸음을 떼어놓는 이 참에 장상씨가 걸림돌이 되는 여성이 될까 염려스럽다.”(ID 화담) “(장상 총리서리의 아들이)말소된 주민등록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물론 우리는 좀더 투명하고 철저하게 자기윤리를 고수하는 정치 지도자를 원한다.그러나 장애인 아들이 한국에서 생활할 때 편의적으로 쓰기 시작한 주민등록사용을 멈추지 못했을 이유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이 땅에 이런 식으로 털어서 먼지 안날 사람이 있으면 나서 보라.과연 자신은 얼마나 철저하게 애국적이며 진실하며 흠결 하나 없는 존재인지.첫 여성총리의 역할을 기대하고 격려하는 것이 한국의 정치발전을 위해 더 나은 일이 아닐까?”(ID 선덕) 한 네티즌은 장상 총리서리가 여성이기 때문에 시련을 겪는 것이 아니라고 전제하면서,여성의 장래를 위해서 더욱 냉정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장상 옹호론'을 꼬집었다.“첫 여성 총리라는 명제 때문에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총리 자리에 앉히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장상 총리가 성공한다면 앞으로 여성에 대한 인식도 바뀌겠지만 그가 실패한다면 ‘역시 여자는 안된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모험을하고 있는 것이다. 장상 총리의 자질문제에 대해 더욱 냉정하고 날카롭게 파고 들어가야 할 여성계가 근시안적이고 집단 이기주의적인 발상으로 감싸기에만 급급한 모습이 안타깝다.”(ID 하늘날기) 한편 여성종합신문 우먼타임스(www.iwomantimes.com)에서 실시한 ‘자질 논란'관련 네티즌 설문조사에서는 ‘총리직 수행에 문제없다.' 가 22%,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여성총리 상처내기 성격이 더 짙다.' 45%, ‘여성이라고 맹목적 지지는 안된다.'는 답변이 32%로 나타났다. 이호준기자sagang@
  • [열린 세상] 개헌논의 순리적인 접근 필요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연말 대선을 앞두고 다시 개헌론이 튀어나오고 있다.권력형 비리의 주범이 마치 현행 대통령제에 있는 것으로 보고 권력분산형 통치구조를 채택하겠다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개헌론이 그것이다.그러나 이는 시기적으로나 그 내용에 있어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정략적 발상이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헌법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주권자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장전(章典)으로서 기능하는 데 있다.하지만 반세기에 걸친 우리 헌정사에서 기본권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국민이 진정한 개헌의 주체로서의 역할을 한 적은 거의 없었다.1948년 7월17일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공포된 이후 9차에 걸친 개헌은 모두 통치조직 내지 통치기관의 형태와 구성에 초점이 맞추어 졌으며 기본권에 관한 손질은 그 과정에서 구색 맞추기로 끼워넣는 데 지나지 않았다. 물론 헌법규범과 그 규율대상인 사회현실의 변화에 따른 시대적 추세로 볼때,그리고 지난 15년간에 걸친 현행 헌법의 운용과정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개헌의 필요성은 인정된다하겠다.따라서 현 시점에서 각 당의 대선후보는 개헌에 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그 내용을 선거공약으로 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집권 후 국민의사의 충분한 수렴과정을 거쳐 개헌을 단행하는 것이다.이것이 현 단계에서의 개헌논의에 관한 순리적인 접근이라고 본다.그저께 제헌절 44주년을 맞았지만 필자는 권력욕으로 점철된 파란의 헌정사가 더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대하면서 향후 개헌과정에서 논의되어야 할 바람직한 방안을 몇가지 모색해 본다. 우선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과 제4조의 평화통일조항 사이의 상충문제를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개헌이 시급히 요구된다.남북관계가 급변하고 있는 마당에 헌법 제3조는 아직도 북한을 우리 영토의 일부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반국가집단으로 보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이러한 헌법구조는 정부의 대북,통일정책의 헌법적 정당성에 대한 논란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고 있다.덧붙여 인류보편의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입각한 통일정책의 수립,집행의 근거가 되는 헌법규정은 헌법개정의 한계라는 점과 아울러 대북,통일정책이 결코 초헌법적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다음 국가권력구조로서의 대통령제냐,내각제냐의 문제는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결단의 문제로서 그 당부의 가치판단은 논외로 한다.다만 대통령제를 유지할 경우 이를 보완하는 개헌작업은 필요하다고 하겠다. 먼저 대통령선거에서의 결선투표제 도입 필요성이다.현행 헌법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결선투표제를 두지 않는 관계로 선거권자의 과반수에도 못 미치는,예컨대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특정지역의 몰표만으로도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실제로 현행 헌법 시행 후 3차례에 걸쳐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노태우,김영삼,김대중 후보 모두 과반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37%,42%,40%)로 당선되었다.대통령 선거에서의 결선투표제의 부재는 통치권의 민주적 정당성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집권수단으로서의 지역패권주의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따라서 개표결과 투표권자 과반수의 득표를 한 후보가 없을 경우에 외국의 경우처럼 차점자와사이에 결선투표를 하도록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이와 더불어 5년 단임의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현행 5년 단임제는 장기집권으로 인한 독재의 우려를 염려한 헌정사적 반성에서 온 것이지만 어쨌든 직선대통령의 임기 중 공과에 대하여 국민이 선거를 통해 심판의 기회를 갖는다는 직선제의 본질에 반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또한 현행 단임제는 대통령의 독선과 독단을 가져옴은 물론 임기 중반부터 통치권의 누수현상을 가져와 국민적 역량의 결집에 장애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밖에 소비자,환경,노약자 등과 관련된 이른바 현대형 인권의 강화,고위공직자의 임명시 인사청문회제도의 확대 도입,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국민(주민)소환제 도입,헌법재판관과 대법관에 대한 국민심사제도입,국무총리제 폐지 및 감사원의 국회소속화 등이 향후 개헌과정에서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이석연 변호사
  • 오피니언 중계석/ “국가차원 축제문화 개발을”

    월드컵을 치르며 우리 국민은 ‘거리응원’이라는 거대한 폭풍 속에 한달을 보냈다.이젠 그때의 흥분과 감격을 가라앉히고 길거리에서 보여준 거대한 힘에서 국가 중흥을 위한 방안을 짜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는 최근 월드컵을 평가하는 종합토론회를 열어 각계 전문가에게서 거리응원에 대한 논평을 받았다.이들은 ‘한국인이 한국인을 사랑한다는 사실의 확인’‘우리 민족의 거대한 잠재력을 보여준 역사적 사건’등 긍정론과 함께,이를 어떻게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이어나갈지에 관한 ‘대안론’을 제시했다.전문가 논평을 요약 중계한다. ●‘월드컵 평가' 토론 ◇ 긍정론 우리 민족의 거대한 잠재력을 일깨운 역사적 사건이다.온 나라의 남녀노소가 용해돼 뿜어낸 일체감은 신비로울 정도다.이번 거리응원은 월드컵이라는 축구잔치가 최첨단 전파매체에 의해 온 국민 한사람 한사람에게 ‘그대로’전달됨으로써 가능했다.결국 ‘왜곡 없는 의사소통’만이 전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재확인했다.(윤용규강원대 법대교수). 한국인이 한국인을 사랑하고 있음이 처음으로 드러난 일이다.배타적 우월감이 대두할까 염려스럽기는 하지만 이번 거리응원을 그렇게까지 평가할 필요는 없다.‘배타적’운운하는 것은 자국에 대해 자신없는 사람들의 변명이다.이번 거리응원은 처음으로 국민적 자발성에 의해 생겨난 것인 만큼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등 외부의 악용은 없어야 할 것이다.(박섭 인제대 경제학과 교수) 10대 후반에서 20대에 이르는 젊은이들이 주도한 일종의 사회운동이다.이운동을 이끈 심각한 이데올로기는 없었고,현실적 이해관계도 없었다.‘재미’를 위해 수백만이 결집한 최초의 사회운동으로 기록해야 한다.아울러 그 기술적 기반이 전광판을 통한 축구시합 중계라는 정보통신 미디어의 발전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무엇보다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사회에 대한 개인의 건강한 호기심과,소통하려는 의지가 표출된 것이다.만약 우리 사회가 고도로 개인주의화한 사회였다면 이러한 현상은 좀 다르게 나타났을 것이다.타인과 함께 즐거움에 기꺼이 동참하고자 했던,이전보다 발전한 형태의 공동체 현상이라고 본다.(박성윤 해외입양연대 홍보디렉터). ◇ 대안론 = 한국인의 풍류기질이 월드컵이란 계기를 맞아 폭발한 것이다.그동안 자유분방함,함께 어울림,노래 즐김,집단 엑스터시 등 함께 놀 수 있는 축제가 없는 현실이 사람들을 노래방,관광버스내 춤판 등으로 몰아왔다.이번 월드컵과 거리응원을 계기로 한국인의 풍류기질을 현대적 축제로 담아낼 수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이번에 응원을 위해 모인 자리가 자연스럽게 그러한 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정용화 서울대 사회대 강사) 우리 역사 속에서 대집단의 문화는 데모 문화밖에 없었다.그러나 이번 기회에 축구라는 스포츠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응원문화,거리축제문화가 형성됐다고 본다.이는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축제문화를 개발할 좋은 기회이다.(김동진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이번 거리응원은 자발적이고 건설적이란 면이 두드러진 국민적 축제였다.다만 이것을 어떻게 발전적으로 다른 분야의 에너지로 돌려서 키우느냐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자칫 고질적 습성인 일회성 신바람으로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발전방안이란 구체적 아이디어도 좋지만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마음놓고 정열을 키울 수 있도록 사회적 풍토의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사회가 보다 제도적으로 합리화 내지는 개선돼야 한다.특히 정치권이 각성해 젊은이들이 사회에 대해 그리고 자기 장래에 대해 좌절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최형진 성균관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이번 거리응원으로 우리 국민은 모두가 하나라는 것을 감지했다.이것을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 접목시키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하다.예를 들어 히딩크식 리더십이 보여준대로 세계화와 국제화에 맞춰 실력 위주의 인사정책과 열린 정신으로 모든 분야에서 투명성을 제고함으로써 우리는 하나라는 국민의식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 임창용기자 sdragon@
  • SBS골프드라마 ‘라이벌’ 출연 소유진/“성공한 프로골퍼役 마음에 쏙 들어요”

    “역할이 제 마음에 쏙 들어요.꿈을 갖고 밝게 살아가는 극중 인물이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웃음).지금까지 주로 나이 많은 분들과 촬영했는데 새 드라마에서 같은 또래들과 어울리게 된 것도 좋고요.” ‘유리구두’후속으로 새달 3일 첫 방송될 SBS 골프 드라마 ‘라이벌’(토·일 오후 9시45분)에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프로 골퍼 다인역을 맡은 소유진(21).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그녀는 “방금 밥을 먹었는데도 배가 또 고프다.”면서 차린 음식을 깨끗이 비운다. 이번 드라마의 기본 얼개는 일본의 테니스 만화 ‘해피’와 매우 닮아 있다.시비가 일 것을 염려한 제작진이 아예 저작권을 샀다는 후문이다. 극 초반 다인은 못된 이복 동생인 채연(김민정)때문에 집에서 쫓겨나고 사촌 오빠의 빚까지 덤터기를 쓰는 희생자로 등장한다.빚을 갚으려고 시작한 골프에서 놀라운 재능을 발휘해 프로골퍼로 큰 성공을 거둔다는 게 드라마의 큰 줄거리.빚 독촉을 하는 한량 우혁 역에는 요즘 인기 절정인 김재원이 얼굴을 내민다. “민정이가 못된 연기를얼마나 잘하는지 아세요? 눈도 크잖아요.그 눈으로 절 흘겨보면 무서워서 연기를 못하겠어요.” 그러면서도 “근데 저도 만만치 않은 성격이에요.그러니까 제목이 ‘라이벌’이죠, 아니면 ‘하녀’게요.”라면서 활짝 웃는다. MBC 주말드라마 ‘여우와 솜사탕’을 끝내고 쉬는 동안 영화 ‘2424’촬영에 매달려 분주했다고 한다.연기를 위해 틈틈이 골프 연습,춤 연습을 하고 액션 스쿨도 다녔지만 학교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아 제법 성적이 좋았다고 자랑한다. “제가 운동신경은 있거든요.폼은 제법 볼 만하대요.어려운 샷은 프로골퍼가 대역하지만 얼굴과 샷이 동시에 나가는 장면은 제가 직접 해야 하는 만큼 간단치가 않아요.겨우 2주 촬영을 마쳤을 뿐인데 벌써 새까맣게 됐어요.” 극중에 PD가 가발을 쓰고 자신의 대역으로 나오기도 한다고 밝힌 그는 “갑자기 뚱뚱한 소유진이 등장하면 PD라고 생각해 달라”면서 웃는다. 이송하기자 songha@
  • [2002 길섶에서] 封事

    사람 사는 세상엔 예나 지금이나 말들이 있다.생각이 다르고 판단이 다르고 생각의 방향이 다를 수 있다.말이 생겨나는 근원일 것이다.말들이 오가다 보면 한데 어울려 여론이라는 것으로 승화되니 문제는 말이 흘러 가는 길일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상소(上疎)와는 별도로 봉사(封事)라는 게 있었다.밀봉된 상소문으로 반드시 어전에서 뜯도록 했다고 한다.말하려는 내용이 승정원에 미리 알려져 상달이 되지 않거나 혹은 왜곡될 것을 염려하여 마련한 또 하나의 언로(言路)였다.그러나 이중 장치에도 불구하고 중앙에선 당쟁이 판을 치고 사욕을 채우려는 협잡이 끊이질 않았다. 아무나 말할 수 있는 인터넷 세상을 맞았지만 아직도 말들이 많다.생각해보면 말이 많고 적음은 언로의 문제가 아닌 성싶다.태평성대엔 말들이 적었고 보면 아무래도 ‘윗분’이 잘해야 하는 것 같다.세상을 바로 보고,세상의 말을 들을 줄 알아야 한다.‘몰랐다.’는 말로 면책이 안된다. 정인학 논설위원
  • 대한매일 창간98/전문가와 함께 만드는 대한매일 이어령 명예교수 특별대담

    *'지식나눔 운동'한국언론 새장 열것 이어령(문학평론가)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17일 대한매일이 독립언론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축복이라고 말했다.이 교수는 임영숙 대한매일 미디어연구소장과의 대담에서 대한매일이 시작한 ‘지식나눔 운동’은 전문가들의 참여를통해 신문의 질을 한차원 높이고 획기적 사회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이 교수와 임 소장의 대담을 요약한다. ◆ 임영숙 미디어연구소장 = 대한매일은 올해 사원들이 최대 주주가 되는 독립언론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국민의 신문으로탈바꿈한 대한매일의 미래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교수 = 대한매일은 하나의 신문이라기보다 한국의 역사변화를 잴 수 있는 척도입니다.나 자신이 4·19혁명 직후 현재 대한매일의전신인 서울신문에서 논설위원으로 언론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그래서 바깥에서 그냥 본 신문이 아닙니다.신문사 내부에서 격변하는 한국의 역사를 체험했습니다.대한매일은 앞으로 어려움을 겪을지 모릅니다.그러나 자신의 의지대로 신문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축복입니다.대한매일은 자유로운 목소리로 자기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지어 나가는 모델 케이스죠.이 때문에책임 또한 축복 못지 않게 막중하다는 것을 느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언론은 세 종류가 있었습니다.정부의 지원을 받는 신문,사주가있는 신문,사원이나 노조원들이 주인인 신문으로 분류됐었죠.그런데 대한매일의 독립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신문의 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지금은 사주가 있는 신문과 사원이 주주가 된 신문이 남아 투톱 시스템이 됐습니다.대한매일은 이러한 두종류의 신문들이 만드는 스테레오 타입의 신문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 임 소장 = 대한매일의 민영화는 사원들의 뼈를 깎는 희생적인 노력끝에 정부의 결단을 유도해내 이룬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입니다. ◆ 이 교수 = 사원들도 앞으로 의식이 바뀌어야 합니다.권력 등 외부 압력에서벗어나는 소극적인 ‘대항 가치’가 아니라 속박으로부터 벗어나서 얻은 자유를 어떻게 발휘할 것인가 하는 ‘목표지향의 적극적인 가치’를 추구해야합니다.이제 주인이 됐으니까 투쟁할 때 발휘하던 힘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가 중요하죠. ◆ 임 소장 = 대한매일은 판매부수는 적더라도 영향력이 큰 강소지(强小紙)를지향 합니다.이를 위해 지식인과 전문가 등 우리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을 명예논설위원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여 ‘전문가와 함께 만드는 신문’이 될것입니다. ◆ 이 교수 = 대한매일은 규모가 적기 때문에 시스템과 환경을 바꾸기가 그만큼쉽습니다.패러다임의 전환을 쉽게하여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죠.불리한 조건이 있으면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항상 바깥과의 연계를 추구해야 합니다.바깥의 지식,또는 바깥의 공기를 많이 끌어들여 폐쇄적인 신문들이 하지 못하는 좋은 방향의 실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독자를 만들 새로운 씨앗을얼마든지 뿌릴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의 IT산업은 좋은 발전 모델입니다.전화가 휴대폰으로 건너뛰며 IT 산업이 빠르게 발전했지요.지름길로 간 것입니다.이러한 것을 ‘후자효과’라고 합니다.대한매일도 후자효과를 노려야 합니다.어려움과 부정적 요인들을발전의 촉진제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죠. ◆ 임 소장 = 많은 사람들이 한국 언론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합니다.‘전문가와함께 만드는 신문’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만. ◆ 이 교수 = 참신한 지식인들과 독자들을 연계하여 소위 ‘인터랙티브(Interactive) 신문’을 만들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많은전문가들과 독자들이 논설위원 역할도 하고 모니터·코멘테이터 역할도 하는등 다양한 형태로 신문에 참여할 수 있겠지요. 사회적으로 민감한 정책입안이나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관계 전문가와 공무원 기자들이 임시 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 토론하고 분석하는 시스템도 좋은 기사를 쓰는데 큰 도움이될 것입니다. 그리고 직업별·직능별 등 커뮤니티 중심의 신문을 만들면 강한 신문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독자도 사주가 되는 그런 커뮤니티 신문이되는 것이죠. ◆ 임 소장 = ‘전문가와 함께 만드는 신문’은 ‘지식나눔 운동’을 기반으로할 것입니다.지식나눔 운동은 전문지식과 경험을 나누어 주는 지식봉사 운동입니다.새로운 차원의 사회봉사 운동이지요. ◆ 이 교수 = 지식인에는 세 가지의 모습이 있습니다.첫번째는 지식을 자산화하여 대학이나 미디어를 통해 매매하는 지식인이 있지요.두번째는 구두쇠 지식인입니다.혼자 독점하려는 사람들이죠.이들은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지식인들을 비웃습니다.그러나 그들의 글을 보면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아요.세번째는 지식을 나누는 사람들입니다.지식은 물질과 달라서 나누어도 없어지지않습니다.지식나눔 운동은 최선의 지식인을 만드는 일이 될 것입니다.지식을나누는 것이 기쁘고 지식을 나눔으로써 자기 지식이 더 커진다고 생각하는소위 21세기 지식정보형 인간,즉 세번째 지식인들을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지식나눔 운동을 대한매일이 선도하는 것은 훌륭한 일입니다.그 운동은 획기적인 사회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지식을 국민에게 나눠주는 ‘제2의 개화기’를 여는 것이죠. ◆ 임 소장 = 사실 사회봉사 운동으로 지식을 나눈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봉건 왕조시대에는 지식(정보)의 독점이 권력유지의 한 방법이기도 했으니까요.그런 점에서 지식나눔 운동에 참여한 오피니언 리더들은 우리사회의선구자들입니다. ◆ 이 교수 = 지식은 당연히 남에게 줘야 하는 것입니다.지식의 속성은 나눔에있는 것이에요.지식나눔 운동은 부모가 자식을 키울 때처럼 무보상의 행위여야 합니다.지식인들은 대체로 따뜻한 사랑이 부족합니다.‘정의를 위해 희생을 한다.’는 지식인까지는 볼 수 있는데,사랑이 넘치는 지식인은 많지 않아요. 대한매일의 명예논설위원이나 자문위원으로 지식나눔 운동에 동참하는 지식인들은 가장 중요한 사랑을 지닌 지식인들입니다.지식나눔 운동에 동참한 분들은 대한매일에 적극적으로 투고하고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세미나도 갖고신문에 대한 비판과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그것이 손쉽게 실천할 수있는 지식나눔 운동이지요.더 나아가 신문을 구독하는 것도 실현가능한 지식나눔 운동의 한 방안이 될 것입니다. = 대담 임영숙 미디어연구소장 = 정리=이창순미디어전략팀장 cslee@ ■일본의 경우 - 담당관료 초청사전 설명모임 (도쿄 황성기특파원) 각계각층에서 공부 모임이 활성화돼 있는 일본답게 신문 제작에도 공부 모임과 전문가를 적극 활용한다. 예를 들어 일본 국회에서 심의 중인 유사법제 관련 법안의 경우 국회 제출전 신문사 내에 공부 모임을 만들어 법안 기사를 쓰게 될 정치·사회부 기자등이 참가한다.법안이 지니는 정치·사회적 의미가 크고 찬반 양론이 분명한 데다 법안 자체를 기자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임은 먼저 유사법제 법안을 만든 방위청 등 정부 관계자를 초청해 설명을듣는다. 이 법안 통과에 찬성하고 있는 A사의 경우 정부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는외에 군사 전문가,법안에 찬성·반대하는 학자들도 불러 몇 차례 공부 모임을 가졌다.A사 정치부 기자는 “관료를 불러 설명을 들으면 정부 견해에 치우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제기할 수 있으나 찬반 양론의 전문가로부터 균등하게 입장을 듣기 때문에 큰 염려는 없다.”고 말했다.관료를 공부 모임에초청할 때는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하며 정부측에서도 이같은 공부모임에 적극적인 편이다.‘미디어 3개 법안’도 언론 각사가 공부모임을 만들어 충분히 대비를 했다. B사의 경우 변호사·작가·교수와 함께 관련 부서의 기자들이 공부 모임을몇차례 가졌다.이같은 공부 모임에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편집국장과 관련부서장이 참석해 회사의 편집방침을 결정하기도 한다. marry01@ ■미국의 경우 - 각계 프리랜서 현안마다 활용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언론이 ‘전문가’를 활용하는 방안은 크게 세가지다.칼럼니스트의 기고,계약직 기자,분석기사 작성에서의 코멘트 활용 등이다. 칼럼니스트에는 세가지 부류가 있다.가장 일반적인 것은 현안이 있을 때마다 글을 받는 경우다.대학교수와 싱크탱크 연구원뿐 아니라 소설가,월가의분석가,기업가,사회단체 대표,국제금융기관의 경제인들이 단골 고객이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경제학교수처럼 뉴욕타임스에 고정칼럼을 쓰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흔치 않다.많은 신문들이 고정칼럼을 언론인 출신에게 맡긴다. 한 분야에서의 오랜 취재경력 때문에 언론인도 전문가 대접을받는다. 신디케이트를 구성한 전문 칼럼니스트를 쓰기도 한다.이들은 언론과 일정기간 계약을 맺고 특정 분야에 대해 글을 쓰는 이른바 ‘프리랜서’들이다.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경우 총기사용 금지 등 주요 이슈에 대해 논설위원과전문가들로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시리즈 사설을 쓰기도 한다. 계약직 기자로 전문가를 쓰는 경우는 과학·의학·국제 분야와 같은 특정분야에 한정된다.이들은 정규직 기자들과 함께 팀을 이루지만 일상적인 취재보다 분석이나 자료 제공 등에 치우친다.보통 자신의 직업을 유지하면서 부업으로 일한다.워싱턴 포스트가 부분적으로 도입했다. 전문지나 주간지에서는 계약직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을 활용한 취재 방식을택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의 ‘코멘트’ 활용은 주로 심층적인 분석기사에서 볼 수 있다.직접 코멘트를 얻는 경우도 있으나 보고서나 세미나에서의 발언을 많이 활용한다. mip@
  • “교전상황땐 정치논리 배제 교전규칙따라 명쾌히 대응”이국방 밝혀

    이준(李俊·사진) 국방장관은 12일 서해교전과 관련,“앞으로 군사적 차원의 대응은 정치 논리와는 별도로 명쾌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교전상황에서 확전 가능성에 대한 염려는 합참의장과 국방장관 등이 할 고민이고,현장 지휘관 등은 정해진 교전규칙에 따라 명쾌하게 행동하면 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13일 이남신(李南信) 의장이 주재하는 전군 지휘관회의를 열고 새로 변경된 합참 작전지침에 따른 도발 상황을 가정해 그에 맞는 지휘관 및 장병의 전술 등에 관해 토의할 예정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서울 언주중 ‘코스모클래스’ 르포

    지난 한해 귀국해 국내학교에 편·입학한 학생은 서울에서만 4000명에 이른다.그중 5년이상 장기체류자도 500명이 넘는 것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집계하고 있다. ‘외국에서보다 한국에서 적응하기가 더 어렵다’고 귀국학생들은 말한다.말도 서투르지만 교육문화가 너무 달라 적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이들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다.귀국학생이 영어를 잊지않고,교과목을 따라가게 도와주는 학원이 생기고 있지만 제도권 교육은 이를 고스란히 부모와 학생 개인의 문제로만 맡겨두고 있다. 초등학생은 물론 입시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중학생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귀국학생특별학급’을 개설,귀국학생들의 적응을 직접적으로 도와야한다는 학부모들의 요청이 커지고 있다. 올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귀국학생특별학급 시범학교로 지정받은 서울 강남구 언주중 ‘코스모클래스’를 7월2일오후,방문했다. 교사와 4명의 학생뿐인 초미니클래스의 국어시간,교사 이정은(43)씨가 교과서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은 여느 학생이라면 다소 지루할것같아 보일만큼 자세하고,친절했다.그후 학생들이 써온 글을 읽고 첨삭지도를 시작했다.한사람 한사람에 기울이는 관심도 예사롭지 않았지만 학생들의 분위기도 다소 경직된 여느 중학교 교실과는 확연하게 달라보였다. 한 학생이 쓴 글에서 ‘이민을 떠나는 큰아버지께서 유언을 남기셨다.’는 오류가 발견되자 교사는 ‘유언’이란 말의 의미를 설명하고 고쳐줬다. “짜임새있게 썼어요.발전하는 게 눈에 보이네.그런데 이런 것은 옥에 티야.”“선생님,그 말씀 칭찬이죠.제 글이 옥이란 뜻이잖아요?”우쭐해진 학생에게 “너무 티가 많은 옥은 가치없는 것 아니야?”라고 악의없는 농담을 친구들이 던지자 와르르 밝은 웃음이 터졌다. ◇어휘력 부족한 학생에게 특별교육필요=코스모클래스는 하루 2∼3시간,귀국학생들이 일반학생들과 진도를 맞추기 힘든 국어·수학·사회·과학만을 따로 배우기 위해 모이는 교실이다. 학생들은 일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 때 귀국했다는 이청범군,벨기에에서 6년간 살다 지난해 귀국한 권범중군,뉴질랜드에서 2년,중국에서 1년을 살았다는 이주경군,미국에서 태어나 8년간 살았다는 김혜연양 등 이다. 이교사는 “생활언어는 완벽한 소통이 가능하지만 한자어에 좀 약하고,어휘력이 다소 부족해 교과서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일반학생보다 좀 자세하게,쉬운 말로 풀어서 친절하게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이교사는“어머니와 전화상담을 통해 학생지도도 한다.”고 말했다.학생 김혜연양은 “잘 이해가 되지않는 부분을 특별학급에서는 언제든 자세하게 설명해주시니 좋아요.”라고 특별학급에 고마움을 표했다. ◇우리문화와 적응하는 지혜도 배워=언주중에서는 학과목 지도뿐 아니라 체험학습,야영 등 다양한 적응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특히 틈을 내어 민속촌이나 암사동 선사유적지를 방문해서 한국전통문화와 역사를 익히게 한다.방학중에는 보다 효과적인 적응프로그램을 준비중이라 했다.또 학생들은 서로 어려움을 토로하고,지혜를 배운다. 초등학교를 벨기에에서 마치고 귀국한 권범중군의 어머니 박은호(44)씨는“특별학급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며‘한국이 달라졌다’고 고마워했다.“외국에서도 한글공부는 꾸준히 시켰지만 국어실력이 좋지 않아요.중학교과정을 배울 수 있을까 염려했는데 특별학급이 있어서 아이가 금세 적응하게 됐어요.” 5년간 미국 시애틀한국교육원장 경력을 가진 송인호(58)교장은 “당장 학과수업보다 꽉 짜여진 우리의 교육환경이 외국과 다름을 이해시키는데 주력한다.”면서 학생들에게 “미국은 좋은데…”라는 식의 말이 친구들에게 거부감을 줄 뿐 아니라 자신의 적응에도 장애가 됨을 직접 일러준다고 말했다.한편 “일본에서는 귀국학생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 귀국학생들의 해외경험을 살려주고 이를 국가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시범학교 지정이 2년마다 바뀌는 바람에 귀국학생 교육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지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 언론의 후보 공개지지 찬반 ‘팽팽’/언론재단 주최 토론

    8·8 국회의원 재보선,12월 대통령선거 등 굵직한 정치일정을 앞둔 가운데 언론이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학계와 언론계 등에서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새언론포럼과 한국언론재단 공동 주최로 5일 한국일보 송현클럽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와 안기석 동아일보 차장이 각각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이효성 교수(찬성)= 공정한 언론은 정치 과정의 개입자이기보다는 매개자여야 한다.그러나 일부 언론들은 겉으로 불편부당을 표방하지만 편파 보도로 음성적인 특정후보 지지를 하는 선거개입적 보도를 일삼아왔다. 또한 보수·진보 신문간 영향력 불균형 때문에 공개지지는 진보적 언론에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조중동(조선,중앙,동아)’에 맞선 개념으로 ‘한경대(한겨레,경향,대한매일)’등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인터넷 신문이 언론시장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세력 불균형은 염려할 필요가 없다. 언론의 후보 공개지지는 오히려 여러 긍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첫째,언론의 도덕적 수준을 높일 수 있다.음성적 지지가 아니라 책임질 수 있는 떳떳한 지지로 독자들로부터 평가받을 수 있다.둘째,언론보도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공개적으로 후보를 지지하게 되면 편파 시비를 벗기 위해 더욱 공정한 사실 보도를 위해 노력하게 된다.셋째,뿌리깊은 지역 구도를 극복할 수 있다.지역 성향으로 나뉜 정치 행태가 언론의 공개 지지를 바탕으로 정책과 이념적 성향을 분명히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공개지지는 의견과 사실의 엄격한 분리와 공정한 보도가 뒷받침속에서 이뤄져야 함은 불변의 원칙이다. ●안기석 차장(반대)= 언론사가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지역주의 정치구도속에서 특정 지역의 신문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이는 스스로 시장의 범위를 좁히는 일이다. 언론사의 소유 통제구조,경영권과 편집권간의 관계설정 미완성,언론사별 기업문화전통,수용자의 의식 수준 등의 문제로 언론의 정치 입장표명(후보 공개 지지)은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 부작용이 더 우려된다. 지지할 후보를 선택할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 문제도 현실적으로 첨예하다.소유-경영-편집 3자간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수익성을 우선시하는 경영진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편집진과의 마찰이나 종속 등 우려가 든다.납득할 만한 과정이 아니라 개인 사주,특정 대기업 등 지배적 힘을 행사하는 소수에 의해 결정된다면 사실 보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후보 지지 표명보다는 대선의 성격과 현 시대가 요청하는 리더십의 개념 등 대선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언론사들이 명백하게 선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 히딩크 ‘유럽행’ 인터뷰 “”한국과 인연 유지하고 싶다””

    “(유럽으로 떠나더라도) 한국과 관계는 계속 유지하고 싶다.” 거스 히딩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004년 올림픽과 2006년 월드컵을 위해 대표팀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측의 제안이 있을 경우)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해 기술고문으로 일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나타냈다.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 행이 확정됐다는 BBC 보도가 있었는데. 너무 이른 보도였다.확정된 것은 없다. -아인트호벤이 최우선 협상대상인가. 아인트호벤은 월드컵 개막 전에 이미 영입을 타진해 왔다.몇개 클럽이 내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일단 다음주에 네덜란드로 출국한다. -진로에 대한 생각은. 나는 한국 대표팀과 최근 수개월간 그래왔듯 매일 그라운드에서 일하고 싶다.나는 사무실에서 일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그런 까닭에 각종 리그가 잇따라 열리는 유럽 클럽팀이 내가 도전할 대상이다.하지만 대표팀에는 당장 직접적인 도전이 없지 않은가. -국내에 잔류할 가능성은. 한국 대표팀을 맡았던 기간이 너무 소중하다.현재 대한축구협회와 어떤 식으로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를 놓고 논의 중이다. 2004년 올림픽과 2006년 월드컵을 생각할때 30대 노장 몇명이 퇴진하고 나면 세대교체가 진행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표팀은 새로운 수비수들을 수혈해야 하는데 그런 변화의 과정에서 약간의 후퇴가 염려된다.하지만 두발 전진을 위해 한발 후퇴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나는 이 과정에서 요구가 있다면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대표팀은 물론 유소년과 지도자 양성,K리그의 활성화 등 여러 과제들에 도움을 주고 싶다.자문 역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유럽 클럽에서 일하면서 동시에 그 일을 할 수 있나. 내가 몇개 클럽과 협의를 하면서 한국축구를 도울 수 있는 길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내 프로리그 발전을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나. 일선 팀 지도자들이 장기적인 목표아래 팀을 키울 수 있도록 주위에서 인내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병선기자 bsnim@
  • 서해교전/ 한나라 강·온 양면전략

    서해교전사태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강온 양면전략을 펼치고 나섰다.대북정책의 전면 재검토와 금강산 관광 중단,정부의 강경대응을 주문하면서도 책임자 문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1일 “안보가 정략이나 정쟁의 대상이 아닌 만큼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데 정부·민주당과 초당적 협력을 취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민주당과도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서청원(徐淸源) 대표도 “이번 사태의 진상파악을 위해 당이 적극 나서되 대책에서는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 등 관련책임자 문책을 주장했다.그러나 “진상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에 문책부터 요구하는 것은 수순이 아니다.”라는 지적과 함께 당론으로는 채택되지 않았다.정치적 공세로 비쳐질 만한 행동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당내 강경 보수파인 김용갑(金容甲) 의원이 “이번 사태가 ‘친북 좌파적’정권의 한계를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자 이 후보가 성명의 문제점을 직접 제기했고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이 나서 “당론과는 무관한 김 의원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서둘러 진화했다. 정부의 햇볕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런 신중한 행보가 다소 뜻밖이라는 평가와 함께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당 주변에서는 평소 대북 상호주의 원칙을 표방해 온 한나라당이 이번 기회를 통해 정책정당의 면모를 심어주겠다는 의도로 보고있다.물론 서해교전이 남북한 긴장을 고조시켜 결국 우리 사회 보수층의 결집을 불러와 8·8재보선이나 대선에서도 특별히 손해볼 것이 없다는 전망이 그 전제다.이번 사태와 관련한 ‘역풍’도 염려한 듯하다.즉,정치적 공세를 강화하거나 서둘러 이념공세를 폈다가 ‘국가안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김용갑 의원은 이날 “우리의 안보현실에서 ‘친북 좌파’에게 국군통수권을 맡길 수 없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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