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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청계천복원 서두르지 말자

    이명박 서울시장이 등장하면서 여러 개발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제시되고 있다.새로운 서울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데 대해 반대할 사람은 별로 없다고 본다.청계천 복원 논란도 그런 노력의 하나라는 측면에서 나무랄 일이 아니다.하지만 그 추진이 성급하게 이뤄져선 안된다.건설회사 사장 출신답게 지나치게 개발 논리에 매달린다는 얘기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고 생각된다. 청계천은 조선 초 개성에서 한양으로 수도를 옮기며 일으킨 토목공사와 함께 그 기능을 제대로 했다.북한산,세검정,삼청동 물이 모여 서에서 동으로흘렀으며 일정 인구를 기준으로 한양을 남북으로 갈랐었다.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며 청계천을 복개하여 도로로 쓰기 전까지만 해도 상류 쪽에는 가끔 작은 붕어도 보였다고 한다.그러나 이젠 그 모습은 자취를감췄다. 하지만 졸속한 청계천 복원 추진은 자칫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크다.엄청난 예산을 들여 복원한 뒤 부작용이 심각하다면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건천이었던 청계천에 지속적으로 맑은 물이 흐르게 할 수 있을지의문이며,그렇지 않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관계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천변이 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인 상황에서 생태계를 어느 정도 되살릴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자칫 또다른 전시용 인공 개천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이미 수없이 지적됐지만 복원과정에서의 교통 대란과 복원 이후의 교통체증은 불을 보듯 뻔하다.주변 상가의 반대 등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낭만적인 센강과 같은 복원 운운은 성급하다.청계천 복원보다는 한강 개발과 보존에 우선순위를 둬야 될 때다.모양새 있게 한강을 더욱 잘 가꾸면 그것으로 훌륭한 관광자원이고 서울시민의 쉼터가 될 수 있다. 이 시장이 임기 내에 청계천 복원의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증을갖지 않길 기대한다.충분한 검토와 시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뒤 추진하길당부한다. 김홍배 인익연구소 대표
  • 명분없는 예비군 지문날인 중단을

    -‘총기수령 지문날인 강요 인권 무시한 예비군훈련’(대한매일 26일자 31면)기사를 읽고 수도방위사령부 산하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를 지급하면서 예비군들에게 지문날인을 강요한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다. 총기 탈취를 염려해 지문을 강제날인받는 행위는 아무런 명분도 없고 효과도 매우 의심스럽다. 향방훈련 참여자들은 신원도 확실한 데다 총기를 받을 때는 신분증을 내고총기번호와 함께 본인의 서명을 한다.지급되는 총기에는 탄창,실탄도 없다.총기 분실이 우려된다면 총기의 공이를 제거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총기 사용을 원천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을 것이다.그래도 우려된다면 사격훈련이 없을 때는 아예 총기를 지급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지문정보는 개인의 민감한 신체정보로서 법률 규정도 없이 함부로 이를 채취하거나 포괄적인 목적으로 보관 및 이용해서는 안 된다.향토예비군설치법,향토예비군설치에관한실무편람,육군교육훈련지침 등 관련법규나 내규에도 지문날인에 대한 어떠한 규정도 없다.국방부나 육군 차원의 명령도 없이 지휘계통을 밟지 않고 예비군들을 졸지에 범법자 취급한 이 행위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처사다.이번 사건은 군이 얼마나 개인정보에 대해 인식이 부족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판단된다.청춘의 소중한 시기를 군복무로 보내고 또다시 8년간의 예비군 훈련을 감내하는 예비군들의 사기를 떨어뜨린 강제 지문 채취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관계기관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근로복지공단 가면 실직자창업 보인다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의 암울하고 긴 터널을 벗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고통의 늪에서 헤매고 있는 실업자가 많다.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하루 아침에 떠난 사람들.혹은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가 된 청년 실업자들.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떳떳하게 생활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해야 한다. 새 직장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창업은 더욱 어렵다.창업을 위해서는 발이 닳도록 발품을 팔아야 한다.창업아이템 선정부터 창업자금을 마련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을 찾으면 지름길을 만날 수있다. 창업도우미들이 세무와 경영 등 창업에 필요한 모든 상담을 친절하게 해주고,창업자금을 싼 이자로 빌려주기도 한다.뿐만 아니라 창업을 위한 점포를미리 마련해놓고 실업자에게 임대해주기도 한다. ●창업점포지원 창업을 원하지만 담보능력이 없어 창업자금을 대부받지 못하는 실업자를 위해 창업에 가장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점포를 근로복지공단이 직접 임차한뒤 창업희망자에게 무담보·무보증으로 재임대해주고 있다. 1999년 1월부터 올해 9월말까지 3800여명의 실업자에게 1480억원이 지원됐다. 지원대상은 실직 후 6개월이 지나서도 취업을 못한 장기실업자,이혼 또는사별 등의 사유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실직여성가장,관광관련 사업에 종사하다 실직한 근로자 등으로서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이다. 지원범위는 서울 및 광역시의 경우 임대보증금 1억원,기타 지역은 7000만원 범위내의 점포이다. 창업자는 공단이 점포계약을 위해 지급한 금액에 대해 연리 7.5%의 이자만매월 납부하면 된다.보증금이나 담보물은 전혀 없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하는 공단의 창업점포지원사업은 지원자 대부분이 안정적인 사업운영 및 소득증대를 통해 실업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견실한 경영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등 신규 고용창출효과까지 나타나 생산적 복지차원의지원책이라 할 수 있다. 올해 1월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사업을 통해 창업한 응답자의93%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점포에서 순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MF로 인한 실직 후 공단의 도움으로 서울 종로에서 여행사를 창업,3년째운영하고 있는 엄모(42)씨는 “근로복지공단의 점포지원사업은 실업자에게아주 실질적인 사업”이라며 “그러나 보다 많은 창업점포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명 대기업에 다니다 퇴직 후 공단의 도움으로 서울 강남에서 부동산 중개업 개업에 성공한 오모(58)씨도 “3년만에 공단의 지원금을 모두 반환하고현재는 친구와 함께 동업하고 있다.”며 “공단의 도움으로 제2의 인생을 꾸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컨설팅지원 근로복지공단의 무료 창업 컨설팅지원사업은 지원점포의 효율적 관리와 사업운영의 내실화를 통해 창업 성공률을 높이는 것을 겨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점포지원을 통해 창업한 실업자를 대상으로 세무,경영 및 친절교육 등으로 구성된 창업보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또 전문경영컨설팅 회사를통해 본인의 운영점포에 대해 전문적인 경영진단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하고 있다. ●창업도우미제도 공단은 또 창업 유경험자와 창업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145명을창업도우미로 위촉,지난 9월부터 창업도우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창업도우미들은 예비 창업자에게 창업전 컨설팅 및 현장 실습기회를 제공한다.특히 실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운영상의 문제점 및 부실사유 등을 상담자에게 알려줌으로써 성공적 창업의 길로 인도하고 있다.3년전까지만 해도공공근로 현장을 떠돌다 부동산중개업 창업에 성공,현재 창업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김모(36)씨는 “예비 창업자들이 의욕만 앞설 뿐 창업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인생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창업자금 대부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점포지원사업을 받은 실업자에게 인테리어 등 시설비및 창업 초기에 필요한 소요자금을 500만원까지 빌려준다.상환조건은 2년 거치,2년 상환으로 금리는 연리 8.5%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다양한 실직자 대책 근로복지공단은 실업자에게 창업을 위한 점포를 직접 빌려주는 창업점포지원사업 외에도 다양한 대책을 통해 실직자의 재기를 돕고 있다. ●생활안정자금 대부사업 공단은 실업자에게 직접적인 금융지원을 통해 생활안정자금을 장기 저리로대부해주고 있다. 구직등록 후 1개월 이상 경과한 실업자인 경우 학자금,주택자금,의료비,혼례비,장례비를,구직등록 후 6개월 이상 경과한 실업자에게는 생계자금을 대부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본인의 신용만으로 대부받을 수 있도록 신용보증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공단은 IMF 이후부터 지난 10월말까지 21만명에 이르는 실직자에게 생활안정자금을 대출했다. 올해의 경우 대부사업재원 300억원 중 10월말 현재 이미 80% 이상이 소진되는 등 이 사업은 시행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실업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관광전문직 일자리 지원 공단은 또 실업자의 전문직 일자리 지원을 위해 전국의 유명관광지에 외국어통역이 가능한 실업자를 고용하는 사업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2000년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유명관광지에 외국어통역 안내도우미를 배치하고 사업비를 지자체에 지원하는 제도이다.이 사업을 통해 2000년에 496명,지난해 400명의 실업자가 일자리를 얻었다.특히 올해는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 등 국제행사를 고려해 전국 24개소의 관광안내소에 685명의 전문통역안내인력을 배치해 실업해소는 물론 국위선양 성과까지 거두었다. 공단은 이 사업을 통해 각 지자체에 총 129억원을 지원했으며 올해에만 56억원을 지출했다. 김용수기자 ★어린이집 운영 성공 권병용씨 IMF 직후인 1998년 12월 실직한 뒤 1년 3개월만에 근로복지공단의 창업점포지원 사업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권병용(權炳龍·41)씨. 권씨는 실직후 창업을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다 우연히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창업점포지원 사업의 혜택을 본 케이스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경기 안양에서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일하다 IMF를 맞아 일자리를 잃었던 권씨는 현재는 창업으로 오히려 더 행복한 삶을살고 있다. 권씨는 부인이 유치원 교사를 지낸 경험이 있어 어린이집을 운영키로 했지만 사업자금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근로복지공단의 도움으로 어린이집을 차리게 됐다. “근로복지공단에 서류를 접수한 지 한달도 못돼서 창업할 수 있었습니다.실업자의 입장에서 업무를 일사천리로 처리해줬기 때문이죠.” 권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할 사업계획서를 다방에서 혼자 작성하면서 정부의 창업점포지원 사업을 반신반의한 적도 있었지만 막상 공단 직원들의 친절한 도움으로 창업에 성공하고나니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근로자복지공단 김재영 이사장 김재영(金在英)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실업자 창업점포지원사업은 다른 단체들이 많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성공했다며 앞으로도 이 사업을 계속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 근로복지공단이 실업대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1998년 IMF 경제위기로 인하여 금융 및 기업들의 잇단 구조조정 등으로 실직자가 급증,이로 인해 가정파탄 등 여러 사회문제가 발생하게 됐습니다.이에 따라 저희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실직자 생활보호대책의 일환으로 고용안정채권 발행 및 IBRD 차관 도입 등의 방법을 통해 총 2조 232억원을 자체 조성해 실업자대부 및 창업지원사업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지원성과는? 98년부터 지난 10월말까지 23만여명의 실업자에게 1조 5000여억원의 생활안정자금과 창업자금을 지원했습니다.그렇게 함으로써 실직가정의 생활안정을도모함과 동시에 실직자가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 실업대책중 창업점포지원사업은 특이한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 사업의 특징은 공단이 건물주로부터 점포를 임대받아 실업자에게 다시빌려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따라서 실업자는 보증금에 대한 이자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자본이 없어도 창업이 가능하고,공단은 실업자에게 돈을 떼일 염려도 없습니다.기존의 공적자금 지원은 은행을 통한 직·간접 대부방식이기 때문에 일반인에 비해 담보능력이 취약하고 보증인 세우기가 어려운 실직자가 은행 문턱을 넘어 금융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상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이 때문에 저희 공단에서는 실업자가 담보나보증인 없이도 지원받을 수 있는 금융지원사업을 고민한 결과 창업시 금전적 부담이 제일 큰 점포부분을 공단이 직접지원하는 창업점포지원사업을 구상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이 사업의 경우 다른 여러 단체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끌고 있습니다.특히 서구 선진국의 복지정책에서도 그 예를 찾아볼 수 없을정도로 독특하고 실질적인 사업이기도 합니다. ● 실업대책 등 앞으로 공단의 사업계획은? 내년에도 실업대책사업으로 창업점포지원 400억원,관광 전문직 일자리 지원 33억원 규모의 사업지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저희 공단은 실업대책사업 외에도 산재보험사업,고용보험사업,도산업체의체불임금·퇴직금 등을 대체지급하는 임금채권사업 그리고 복지복권 발행을통한 저소득근로자 생활안정자금대부사업,장학사업,체육 및 보육시설·휴양시설·근로자문화예술제·송년음악회 등 다양한 근로자복지사업,기타 근로자신용보증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1세기 복지전문기업을 목표로 이땅의 1300만 근로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복지국가 건설에 앞장서겠습니다. 김용수기자
  • [편집자문위원 칼럼]이슈 집중조망하는 기획을

    인터넷 시대에 신문과 같은 인쇄매체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무색하게 최근 여러 자료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때문에 신문판매부수가 줄어드는 것 같지는 않다.텔레비전이 나온 후 라디오의 영향력이 줄어들기는 하였지만 최근 10여년간의 미국의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텔레비전과 비교하면 신문은 역시 독자가 읽는 지면을 선택하고,읽는 속도를 조절하며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매체이다.텔레비전이 감성적이고 즉각적인 사고와 반응을 요구한다면,신문은 일단 만들어지면 편집자 나름의 지면배치나 헤드라인이 있더라도 독자가 읽는 순간만큼은 사고를 방해하거나 즉각적인 판단이나 ‘좋고,싫음’을 강요하지는 않는다.텔레비전은 시청자를 기다려주지 않지만,신문은 독자가 여유를 가질 틈을 준다는 면에서 다르다. 지난 몇 주간의 신문을 보면 물론 초미의 관심사인 대선관련 보도가 단연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고 또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그러나 잠시 한발 물러서서 보면 그 이외에도 주목할 만한 기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개구리 소년에 관한 기사이다.실종된 소년들의 유해가 발견된 이후 신문에서는 연일 보도를 하더니 잠시 지면에서 사라졌다가 감식팀의 감식결과가 나왔고,그 결과는 그동안 신문이 연일 추리하여보도하던 결과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동안 발굴현장이나 수사팀을 상대로 한 취재가 결과적으로는 정확하지 않았던 것이다.개구리 소년의 실종사건처럼 복잡하고 신중한 판단을 요하는 사건에서 신문은 부분적인 의견이나해석에 의존하여 성급한 결론을 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이번 개구리 소년 사건의 경우에는 언론의 보도가 어제 다르고,오늘 달라서 신문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운 경우를 초래하였다. 다른 문제로 눈을 돌리면 지난주는 우리 나라가 국제통화기금의 관리체제로 들어갔던 때로부터 만 5년째 되는 주간이었다.지난 5년의 기억이 멀어진 감은 있지만 IMF 위기는 단순히 경제위기의 차원을 넘어서 우리 사회의 전반을 돌아보게 한 계기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본다.다만 아쉬운 것은 대한매일의 경우 5년 동안 우리 경제나 사회가 변화한 것,또는 변화했어야 하지만 아직 미진한 것 등 등에 대한 심도있는 기획이 있었더라면 하는 점이다.지금 우리 사회는,경제는 얼마나 체질이 달라졌는지,그런 위기에대비하는 능력은 얼마나 갖추어졌는지를 염려하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만은아니라고 본다. IMF의 또 다른 교훈 중 하나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 스스로에대하여 끊임없이 외부의 평가와 비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지난 13일자에 보도된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우리 나라가 2단계 상승한 21위라는 것이 최근의 예이다.그러나 자세히 보면 인터넷관련 분야와 이자율 차이,고등교육기관 진학률 같은 부분에서는 우리 나라가 전세계적으로5위 이내의 상위권이지만 노사관계,은행의 건전성,언론의 자유,입법부의 효율성 등에서는 40위권 이하인 것으로 보도되었다. 해외에서 발표되는 수치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상대적 강점과 약점을 평가하는 자료라는 점에서 무시하여서도안 된다고 본다.이런 경우에는 대한매일이 보다 심층적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고 그 원인과 이유를 알아내어 구체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획을 꾸몄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대한매일이 강조하는 전문가와 함께 만드는 신문의 강점을 이런 기회에 충분히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심재웅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장
  • 軍 보낸 ‘아들사랑’ 500회째 연재

    40대 여성이 아들을 군에 보낸 어머니의 심경을 매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어 화제다.(http://cafe.daum.net/cdcafe) 서울 서초구에서 환경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김석옥(48·나은환경 부사장)씨는 지난해 7월 아들 임종혁(육군열쇠부대)군을 입대시킨 직후부터 아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매일 인터넷을 통해 병영일기 형태로 정리하고 있다. 여성 경영인이자 수필가 등으로도 활동중인 그녀가 짬을 내 써온 병영일기는 어느덧 500여회를 넘겼다. 임군을 입대시킨 날 그녀의 홈페이지에는 “뒷모습 보이며 떠난 철없는 아들의 흔적을 잡느라 나는 그 나무에 기대선 채 안간힘을 다했다.아들이 시야 밖으로 사라지자 마치 누군가가 내 한쪽 팔을 생으로 도려내는 것 같았다.”고 아들에 대한 애틋함을 적고 있다. 반면 최근엔 여름에 삼계탕으로 식사했다는 아들의 말에 염려를 놓게 됐다거나,아들 때문에 잠을 설치는 일이 없어졌다는 등 비교적 편안해진 자신의 마음이 잘 정리돼 있다. 한편 김씨는 “입대 당시 연병장에서 아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나 진정시키자는 뜻에서 병영일기를 시작했다.”면서 “아들 전역일에 맞춰그동안 써온 병영일기를 책으로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불법 주·정차 몸살 인사동 무인 감시카메라 설치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종로구 인사동 일대에 ‘무인 감시카메라’가 설치됐다.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는 18일 인사동의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보행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700여만원을 들여 이 일대에 인터넷 웹카메라 3대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인사마당,인사사거리,북인사마당 가로등에 설치된 웹카메라는 이 지역의 차량 흐름과 불법 주·정차 상태를 촬영,구청 PC에서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불법 주·정차 차량이 적발되면 남인사마당 초소에 대기하고 있는 단속요원이 현장 단속을 벌이게 된다. 촬영 거리가 70여m에 달하는 웹카메라는 360도 회전에 ‘줌 기능’까지 갖춰져 인사동 대부분을 촬영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웹카메라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오후 11시 불법 주·정차 단속용으로만 가동되며 차량 번호판만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화질이어서 보행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염려는 없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 中동포 호족세탁 어떻게/ 호적 빌려 ‘친가족 상봉’ 위장

    중국동포들이 브로커들과 짜고 호적을 불법 취득한 사건은 허술한 인적자료 관리체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이들은 가짜 호적을 근거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여권을 발급받아 택시운전사로 취업하거나 휴대폰을 개설하고 미국에도 마음대로 들어가는 등 실제 대한민국 국민인 것처럼 행세했다. ◆호적세탁 수법 불법체류 재중동포들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브로커들이 가짜 호적을 만들기 위해 제일 많이 쓴 수법은 호적 빌리기.나이가 많고 빈곤한 호주의 동의를 얻어 가짜 출생신고서와 출생증명서 등을 만든 뒤 이 서류들을 동사무소에 제출했다.재중동포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4∼5세 때 버려졌으나 최근에 야친가족을 찾은 것처럼 위장했다.아예 고아라고 속여 법원에서 일가창설 허가를 받아낸 경우도 있었다.어릴 때 버려져 출생신고 자체가 누락된 데다 친인척도 확인할 수 없다며 ‘한양 김씨’‘한양 장씨’‘연안 천씨’ 같은 새로운 본을 만들기도 했다. 브로커들은 또 49년 이전 국내에서 출생한 해외동포의 경우 한국국적을 회복할 수 있도록한 국적회복제도도 악용했다.49년 이전 작성된 한국 호적 가운데 들통날 염려가 적은 무연고 호적을 찾은 뒤 재중동포의 중국 호적을 한국 호적에 맞게 고쳐 국적회복 신청을 냈다. ◆문제점과 대응책 검찰은 호적등재 관련 기관 공무원들의 무성의한 일처리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호적등재 업무와 관련,경찰서나 동사무소는 당사자와 가족 등을 통해 신원조회와 사실 확인 책임을 지고 있지만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다.일부 공무원은 그런 규정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던 사례도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앞으로는 관련 공무원들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관계기관에 통보했다.또 호적세탁 등에 연루된 브로커들에게는 법원에서 중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를 엄격히 한다는 방침이다. 강경대응 방침은 호적세탁을 방치할 경우 치안과 안보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최근 몇년간 불법체류자에 의한 강력범죄 증가율이 80%대에 이르기도 하지만 검찰은 재중동포를 가장한 불순분자의 침투 가능성이있다고 보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외환위기지수 96년 중반수준”LG경제연, 원화 고평가·가계대출 위험 경고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의 수위를 알려주는 ‘외환위기 경보지수’가 환란 이전인 1996년 중반 수준으로 높아져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7일 “외환위기 가능성은 크게 염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환율안정,가계대출 건전성 강화,단기외채의 장기 전환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외환위기 경보지수는 통화가치의 고평가 정도,통화방어능력,금융건전성 등 외환위기를 유발하는 세가지 주요 변수를 토대로 산출한다.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에 따르면 한국의 외환위기 경보지수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7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9월 말 현재 0.75를 기록했다.이는 외환위기 직전해인 96년 7월(0.85)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는 “외환위기 경보지수가 꾸준히 상승한 이유는 원화의 상대적인 고평가와, 경제성장 속도에 비해 빠르게 늘어난 대출 탓”이라면서 “특히 내년에는 경상수지 적자전환 가능성이 높아 통화방어 능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외환위기 방어를 위해 “외화자금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흐르도록 유도하고 단기외채가 장기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동시에 은행의 건전성을 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단기외채 증가에도 불구,외환위기 압력지수(MPI·Market Pressure Index)가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고,동남아 국가들의 외환 상황도 비교적 양호해 ‘전염효과’ 우려 또한 크지 않아 현재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를 염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사설] 국민이 과학기술을 싫어하면

    국민의 반수에 가까운 46%가 자녀가 과학자가 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한국과학문화재단의 ‘과학기술 국민이해도 조사’ 결과는 일반인의 기대를 빗나가는 것일 뿐만 아니라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도 염려스러운 현상이다.그동안 아인슈타인,뉴턴,퀴리부인 등의 과학자들은 어린이용 위인전에서부터 장래 커서 되고 싶은 대표적 인물로 꼽혀 오지 않았던가.또한 과학기술은 치열한 국제 경쟁 시대에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로 인식되고 있는 마당에 이를 수행해야 할 과학자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낮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이 조사결과는 또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과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29%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한마디로 과학은 어렵다는 것이다. 따져보면 이런 인식은 여러 현상을 통해 이미 그 편린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대입수험생의 이공계 기피,이공계 대학 박사과정 미달사태가 그것이다.과학고 학생들이 의대로 몰려가고 이공계 대학생들이 고시공부에 매달리고 있는 현상 또한 같은 맥락이다.이런현상의 저변에는 결국 과학기술은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며 열심히 해도 장래 보장이 안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이 과학을 멀리하면 국가의 미래가 없다.우수한 과학기술인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연구개발-기술력 발전-국가경쟁력 강화-경제성장의 경제발전 사이클이 굴러가지 않는 것이다.과학기술계는 국민이 과학을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과학기술 대중화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사회는 과학기술자들이 직업 안정성과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무엇보다 미래세대를 과학분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과학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신세대는 재미 없는 건 안 한다.흥미있는 과학공부의 묘책이 필요하다.
  • [발언대] 마곡, 난개발 막는 길

    마곡지구 ‘조기개발’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일부에서는 미래 행정수요에 대비해 비축해 놓은 마지막 미개발지에 섣불리 손을 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하지만 서울시와 강서구가 마곡지구 종합개발계획에 착수한 것은 ‘무분별한 개발’을 위해서가 아니라 난개발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우선 2004년 1월부터 도시계획법에 의한 개발행위허가 제한이 끝나는 데다 새로 제정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로도 개발 제한을 2년밖에 연장할 수 없어 2006년부터는 마곡지구의 개발을 막을 법적 수단이 없어진다.2006년 이후 땅주인 등의 개발 요구를 들어주다 보면 난개발은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게다가 마곡지구에 속한 발산지구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돼 임대아파트 건설이 확정된 데다 ‘마곡지구 역세권 개발계획’ 등으로 인해 역 주변 30만평의 개발이 예정돼 있는 등 ‘부분’ 개발이 이미 진행중이다.종합적인 도시계획 없는 부분 개발은 오히려 장래 종합개발계획 수립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마곡지구는 또 95년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으로 개발이 유보된 이후 주변여건이 많이 바뀌었다.경인고속도로·올림픽대로·수도권외곽도로·서부간선도로가 지나가고 지하철 5호선이 완공됐다.앞으로 지하철 9호선,신공항고속철도,경인운하 1단계 공사 등 사회간접자본이 속속 갖춰지면 이 지역 땅값이 급등해 종합개발을 하고 싶어도 개발비용 때문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 벌써부터 땅값이 들썩인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부동산 투기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마곡지구는 대부분 농지여서 실제 경작자가 아니면 토지 취득이 어렵고 공영방식으로 개발되면 부동산 거래에 따른 실익이 없어 투기 요인도 적다. 결국 이 모든 것을 감안하면 마곡지구는 기본계획·실시설계·실시계획인가 등 도시계획 절차에 따라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고 미래지향적인 첨단산업과 주거기능을 갖춘 신시가지로 개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인간 중심의 생태환경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게다가 이 지역은 김포공항 고도제한권역에 속해 20층 이상 고층건물은 들어설 수 없는 땅이기 때문에 강남처럼 고밀도 개발로교통·환경 등이 악화될 염려도 적다. 유영 서울 강서구청장
  • 2002 대한매일 광고대상 부문별 우수상/ 주류부문 하이트 ‘하이트프라임맥주’

    1516년 독일에서는 ‘맥주순수령’이란 법률이 공포됐습니다.맥주는 오직보리,호프,물로만 만들어야 한다는 이 법은 맥주에 대한 독일인들의 긍지를 보여줍니다. 올 3월 출시된 ‘프라임맥주’는 우리나라에 순수령 시대를 연 기념비적 제품입니다.사실 하이트맥주가 이미 국내시장의 50%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맥주의 출시는 모험으로 불리기까지 했지만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성원은 이런 염려를 쓸데 없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광고는 ‘100% 보리맥주’라는 컨셉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출시 보름 전부터 대대적인 ‘티저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신제품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증폭시켰습니다. 김정수 마케팅팀 부장
  • [시론] ‘도청 없는 사회’ 만들자

    국회 정무위에서의 도청자료 폭로를 계기로 도·감청문제가 다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국가기구의 장과 검찰간부의 통화를 관계기관이 도청한 내용을 폭로한 사실은 여러 가지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그동안 야당지도부는 물론 기업인,노조관계자,시민단체 간부 등 사회 각계인사들까지도 도·감청을 두려워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하지만 국가기관 간부들마저 정보기관의 도청 대상이고,그 통화내용이 폭로된 점은 충격적인 일이다. 도·감청은 독재체제의 권력유지를 위해 악용되어온 유력한 통치수단이다.이것은 반대세력을 억압하고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이용된 인류의 공적이다.인간의 존엄과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인권을 말살하기 위해 문명의 이기인 과학기술이 악용된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문명사회에서는 도·감청을 법으로 철저히 금지하고 위반자를 엄하게 처벌한다.이러한 악습이 민주주의 공고화 단계에 있는 우리사회에서 다시 문제가 되는 자체가 우리 모두의 불행이다.그리고 정권말기를맞아 폭로되고 있다는 점이 레임덕의 산 증거인 양 인식되어 서글프기까지 하다. 국민의 정부에서 도·감청이 문제가 된 것은 여러 차례이다.선진국의 정보기관들도 일정 부분 도·감청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법에 의해 허용된 범위에서 이루어졌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그것은 국익을 위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그러나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권위주의 시대의 나쁜 통치수법으로 악용된 것과 같은 이유로 이것이 남용되기 때문이다.소수정권의 권력유지와 정권연장을 위해 도·감청이 악용되어 국가 사유화의 우려가 크기에 염려하는 것이다. 만일 정권이 정당성을 확보하고 범국가적으로 능력에 의해 인재를 널리 등용했다면 국가기관 내에 편가름이 있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특정지역과 정파를 중심으로 국가기관이 점유되어 인사가 문란하고 기강이 해이해져서 정당하게 통솔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도·감청의 유혹을 받게 된 것이다.이것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국가기관을 운영하고 정국을 인위적으로 재단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다.심지어 권력내부 인사간의 권력다툼이나 집권당의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 도·감청문제가 제기된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그당시에는 의혹 제시로만 그쳤으나 이번 폭로는 그러한 의혹 까지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셈이다. 국가기관 간부들에 대한 도·감청 내역이 폭로된 것은 당장은 임기말 권력누수에 따른 부정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그러나 멀리 보면 행정의 투명성과 법치 행정을 위해 바람직한 내부고발의 역할도 한다.누구도 믿지 못하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불신의 시대는 법과 원칙에 의존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도·감청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권력당국부터 앞장서야 하겠다.국가정보기관이 정치적 중립성과 직업전문성을 확립하여 국가이익에 부합하는 일만 하고 줄서기나 편가르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이것을 위해서는 차기 정권부터 권력기관의 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그리고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제도를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통신기기 제조업자들은 도·감청을 방지하는비화기를 저렴한 값에 널리 보급하여 실용화하도록 힘써야 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권력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당당하고 떳떳하게 사용해야 한다.권력이 정당성을 회복하고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일이 도·감청을 막는 지름길이다.대선후보나 장관이 비화기나 공중전화를 이용해야만 하는 부끄러운 시대를 조속히 끝내야 하겠다. 김석준 이화여대교수 바른사회 시민회의 공동대표
  • 한나라 의원영입 속도조절?

    한나라당이 의원 영입에 속도를 조절하는 듯하다.지난 14일 전용학(田溶鶴·충남 천안갑) 의원과 이완구(李完九·충남 청양·홍성) 의원이 각각 민주당과 자민련을 탈당해 한나라당으로 입당하면서,한나라당의 세(勢) 불리기가 본격화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또 이회창(李會昌)대통령후보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과거를 묻지 않고 오겠다는 의원은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것과도 차이가 있다. 한나라당이 영입에 주춤한 듯 보이는 것은 기존 당조직과의 마찰을 염려하는 게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입당파들로 괜히 당내 분란만 일으키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대통령선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입당에 따른 후유증으로 당이 시끄럽거나 불협화음이 생기면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이다.실제 전용학 의원 지역구의 한나라당 위원장은 공석이었다.위원장을 공모하려는 과정에서 전 의원이 입당한 것이기 때문에 현지의 반발도 별로 없다고 한다.이완구 의원은 지역구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핵심 당직자는 17일 “한나라당을 노크하는 의원들은 많이 있지만,입당에 따라 당의 분란을 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의원 입당에 따른 긍정적인 면과 내부반발의 부정적인 면을 모두 감안해 실익이 있어야 받아들이겠다는 얘기다.이회창 후보가 ‘무조건적으로’입당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것과는 달리 입당에 ‘조건’을 단 셈이다.이에 따라 의원영입은 지구당 위원장이 공석이어서 내부반발 요인이 적은 곳 등 일부로 한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물론 거물급의 경우는 예외다.한나라당이 무조건적인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듯 보이는 것은 정몽준(鄭夢準) 신당의 의원 끌어들이기가 별로 위협적이지 않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다. 곽태헌기자 tiger@
  • 잠실 주공·시영 재건축 일괄승인후 이주 조정, 송파구 건의 市서 긍정 검토

    잠실 재건축 아파트단지에 대한 재건축 사업승인방법이 ‘시차별 승인’에서 ‘일괄승인후 이주 조정’으로 바뀔 전망이다. 송파구는 14일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대한 사업계획 승인시기를 지구별로 시차를 두기보다는 이주 및 착공시기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바꿀 것을 시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잠실의 저층아파트는 ‘잠실아파트 지구개발 기본계획’에 의해 지난 3월 주공 4단지가 제일 먼저 사업계획을 승인받았으나 주공 2·3단지 및 시영단지는 지금까지 사업계획을 승인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단지별 건축규모가 최소 2000세대에서 최대 6000 가구인 대단위 재건축사업을 동시 추진해 생길 수 있는 전세난 등을 고려,지구별로 순차적으로 사업시기를 조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구는 그러나 현재 주택공급물량이 충분하고 전세가격 또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각 단지별로 점진적인 이주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사업승인 시기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에서는 “단지별 이주계획을 사업계획에 포함하도록 하고 월별 이주가구물량을 조정해 급격한 이주를 사전에 조율할 수 있다.”면서 “구에서 이주안내센터 등을 개설해 현재 관내 공급 물량이 충분한 다세대·다가구 주택으로 이주토록 유도함으로써 주택수요·공급도 적절히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와 관련,잠실주공 1∼3·시영 등 모든 단지에서 동시에 공사를 하는 것은 무리지만 일괄적으로 사업승인을 해주고 공사시기를 시가 결정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한편 잠실지구는 각 단지 모두가 옥상누수,베란다 붕괴위험 등 노후가 심해 주민들의 주거생활이 열악한 상태다.구는 건물의 안전이 우려되고 재건축사업지연에 따른 조합원 비용부담도 가중되는 등 사업계획승인 보류에 따라 해당 주민들의 집단민원이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우리고장 NGO] 우리밀살리기 광주전남본부

    대체작목이 없는 농촌에 희망을 주고 공해에 찌든 우리 밥상에 생명을 불어넣자는 순수 민간운동이 ‘우리밀 살리기’다. 94년 닻을 올린 ‘우리밀 살리기운동 광주전남본부’(공동대표 김춘동·광주북동신협이사장)는 광주 북구 대촌동에 둥지를 틀었다.회원은 1만여명(전국 15만명)이다. 회원들은 해마다 우리밀 알리기에 팔을 걷어붙인다.가족들과 함께 밀밭 밟기,밀밭에서 그림·글씨 대회,밀서리 하기,주말농장,생태기행 등으로 우리밀의 소중함을 체험한다.무공해 우리밀로 만든 파전과 빵,막걸리,감자 등을 먹으며 우리 먹을거리의 소중함도 배운다. 특히 99년부터 운영해온 주말농장은 인기만점이다.아이들 손을 잡은 100여가족이 참여한다.무나 배추 고추 감자 고구마 등 먹을거리를 심어 거둬들이면서 땅의 소중함을 체험한다. 최강은(40) 사무처장은 “우리밀은 정부의 농정정책에서 가격 경쟁논리에 밀려 뒷전으로 내팽개쳐진 지 오래됐다.”면서 “우리밀 지키기는 내고향 되살리기 운동의 하나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밀 살리기 본부는 광주시내 60여개 학교에 급식용으로 밀가루를 공급하고 있다.그 양은 아주 적다.우리밀 살리기는 얼마만큼 안정적인 소비처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현재 우리밀로 만드는 먹을거리는 전통한과·라면·국수·고추장·된장·간장·빵·과자류 등 28개 일반제품과 15종의 급식제품 등을 유명회사에 위탁해 만들어 자체 상표로 판매중이다. 우리밀은 84년 정부수매 중단이후 종자마저 구하기 힘들었다.94년 우리밀운동본부는 전국 방방곡곡을 뒤져 우리밀 종자 34㎏을 찾아내 보급에 나섰다.생산량이 최고치였던 97년 우리밀 수확량은 1만t에 경작지는 400만평이었다.지금은 절반으로 줄었으며 국내 우리밀 자급률은 0.5%에 그친다.본부는 국내 밀 자급률을 10%로 올리는 게 최종 목표다.올 여름 도내 농협과 계약재배한 600여 농가가 40㎏들이 6만가마를 가마당 3만 5000원에 팔았다.소비가 급격히 줄면서 무안과 구례 2곳에서 운영하던 제분공장도 이제 구례 한곳만 남았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수입한 밀은 국내 소비량의 99%인 440만t(8000억원).반면 우리밀을 수매하는 데 드는 돈은 연간 100억원이다.농촌을 죽이고 외화를 낭비하는 주범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여기 있다. 또 우리밀은 들판에서 한겨울을 나기 때문에 병충해가 없고 농약을 전혀 치지 않지만 월동기가 없는 미국산은 농약이 15가지나 잔류한 것으로 드러났다.무엇보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수입산 곡류에서 발암물질인 아프라톡신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기도 했다.반면 우리밀에는 복합 다당류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노화방지와 면역기능 강화성분이 수입산보다 2배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 사무처장은 “가구당 연간 우리밀 1㎏을 먹으면 우리밀밭 1평이 생긴다.”면서 “우리밀은 값은 좀 비싸지만 가족건강을 염려해 한번 찾은 사람이 또 찾는다.”고 덧붙였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대선후보 부인에 듣는다] (3)정몽준후보 부인 김영명씨

    대한매일은 ‘대선후보 부인에 듣는다’기획의 세번째 주자로 9일 오전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 부인 김영명(金寧明·46)씨를 만났다.김씨는 후리후리한 키에 마른 듯한 체형,서글서글한 눈매를 지녀 생각보다 훨씬 훤칠해 보였다.엄격한 시집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딸부잣집 막내딸의 구김살 없는 태도를 그대로 갖고 있었다.질문에 대해서는 다소 긴 듯하게,웃음을 섞어 차근차근히 답변했다.김씨는 “남편은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국제감각과 젊음을 갖추고 있고 월드컵 때 보여준 것처럼 국민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21세기형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날 인터뷰는 서울 평창동 정의원 자택에서 1시간 동안 이뤄졌으며 대담자로는 신연숙(辛然淑) 문화에디터와 김경애(金慶愛) 동덕여대 교수 겸 본사 명예논설위원이 참여했다. ■결혼과정과 남편 정몽준 ◆정 의원이 청혼은 어떻게 하던가요.결혼하면서 어떤 가정을 꿈꾸셨습니까. 결혼할 나이가 돼 소개로 만나서 그런지 좋으면 그냥 결혼하는 거라 생각했어요.영화처럼 드라마틱한 프로포즈는 없었는데 다른 분들은 그렇지 않으신지,이 대답을 할 때는 내가 뭔가 빼먹고 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친정 아버님이 공직에 계셔서 어머님이 하루 건너 손님을 치르는 등 바쁘게 살았어요.초창기 외교관은 지금보다 여건이 열악했거든요.결혼하면서 사업하는 가정은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공직을 갖게 돼 한바퀴 돌아 원래 자리로 온 느낌이에요. ◆부부싸움을 한 적이 있으신가요. 신혼 초에는 많이 했죠.내용은 잘 기억 안 나는데 하여튼 처음 결혼해서는 서로 다른 가정 환경에서 자라 적응하기 좀 힘들었어요.친정은 경상도 집안에 딸이 많아 분위기가 부드러운데 시댁은 아들이 많고 대가족이라 좀 딱딱한 편이거든요. ◆남편이 어떤 경우에 가장 자랑스럽게 느껴지셨습니까. 감성지수(EQ)가 굉장히 높아요.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추진하는 모습이 자랑스럽죠.남편은 부부관계도 수직관계가 아니라 수평관계,또는 계약관계라고 표현하는데 그 말은 ‘사랑에 대한 계약’을 뜻하죠.사랑하고,사랑하려고 노력하고,서로를 불쌍히 여기고 배려한다는 뜻입니다. ◆정 의원이 구두쇠라 돈을 써야 할 데도 안 쓰는 것 같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검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꼭 써야 할 데는 씁니다. ◆정 의원이 언젠가 부인께서 첫사랑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좀 섭섭하지 않으셨습니까. 결혼한 지 23년입니다.애가 넷이고요.그런 것에 섭섭하다고 말할 시기는 지났지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아들을 주욱 대동하고 출근하고 아침 식사도 모여서 하는 등 전통적인 가부장이었습니다.또 너무 검소해 며느리로서 부담이 됐을 법한데요. 대가족이 좋은 면도 많아요.집안에 큰일이 생기면 서로 의지하고 걱정해주는 사람이 많잖아요.제사때도 며느리들이 많아 음식 장만이 빨리 끝나요.아버님은 그릇이 크면서도 굉장히 자상하고 섬세하셨어요.저희들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죠.그렇게 바쁘게 큰 기업을 하면서도 자식들 하나하나 챙기는 걸 보면 대단하세요.아버님을 통해 절제와 부지런함을 배웠어요. ■가정생활과 자녀교육 - 아이에 가끔 ‘사랑의 매' 들어 ◆정 의원께선 집안살림이나 자녀교육에 얼마나 참여하시나요. 남편은 “아이들은 멍하니 천장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요즘 아이들이 너무 바쁘게 지내는 것을 안타까워해요.월드컵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일요일날 예배 끝나고 아이들에게 자장면도 사 주고 쇼핑도 같이 하곤 했는데 지난 10년 간은 출장을 많이 다녀서…. ◆정 의원이 아이들 칭찬은 많이 해 주는 편인가요. 아이들과의 대화 시간이 아무래도 부족하죠.어렸을 때는 아이들 교육은 제가 챙겼습니다.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점점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는 것 같아요.등산이나 축구 등 어른들 행사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나이가 되니까 옆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 같고요. ◆혹시 아이들에게 매를 든 적이 있나요. 아이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말하게 하고 잘못을 인정하면 ‘몇 대를 맞아야 하지?’라고 물었어요.그리고 체벌한 후에는 엄마가 너를 사랑한다고 꼭 이야기를 하고 안아 주었습니다.감정적인 매는 금물이지만 사랑의 매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하지만 아이들이 조금 자라면 체벌은 효과가 없습니다.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겠지요. ◆늦둥이는 어떻게 해서 보게 됐습니까. 막내를 임신하고 검사를 받으러 갔을 때 담당의사가 “아들이 없으신가요.”하고 진지하게 물어 참 당혹스러웠습니다.제가 막내여서 항상 동생을 가지고 싶어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아이를 넷이나 낳았습니다.아이는 두 돌까지가 제일 예쁜 것 같아요. 큰 애들이 이제 집을 떠나고 있는 과정에서 아직 집에 누가 있어 엄마를 기다린다는 건 너무 좋죠.하지만 나이 많은 엄마라 미안하기도 합니다. ◆둘째 딸은 왜 미국 고등학교에 보내셨는지요. 미국에서 (정 의원이) 박사과정 밟을 때 태어났어요.그래서 그런지 본인이 그곳에서 공부하기를 원해 네 아이 중 하나쯤은 원하는 대로 해주자,그렇게 됐지요.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살아야 한다고 봅니다.이모가 학교 가까이 살고 있지 않았다면 안 보냈을 겁니다. ◆정 의원이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입니까. 식성이 좋아서 설익은 김치와 국만 있으면 되지 반찬 타박은 절대 안 해요.된장찌개를 자주 끓이고 계절에 따라 게장과 굴전을 해 줍니다. ◆가정 살림은 어떻게 운영하십니까.살림 비용을 타 쓰는 편입니까. 결혼 후 지금까지 매달 생활비를 받아왔습니다.생활비를 받을 때는 다른 주부 선배들이 가르쳐주신 대로 ‘감사합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하면서 받습니다. ◆부부가 함께 노래방에 가신 적이 있는지요.애창곡은 무엇입니까. 물론이죠.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노래는 안치환의 ‘내가 만일’입니다. ■개인생활 - 정신지체아 보호시설 운영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한국에 친구는 많으십니까. 친구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출마선언을 하고 나니까 여기저기서 연락이 와요.생각보다 많이 있더라고요.(웃음) ◆경상도 말씨가 울산에서 출마할 때 좋은 점수를 얻었겠습니다. 언니들은 서울말씨를 쓰는데 제가 어려서 한국을 떠나 부모님 영향을 받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억양이 좀 남아 있을 뿐이지 그렇게 심하진 않지요? 유권자들이 편안하게 느끼는 건 사실이에요. ◆웰슬리대는 명문대로 알려졌는데 공부를 잘 했나 봅니다.정치학을 전공한 건 외교관이 되려고 한 것 아니었나요. 웰슬리대는 당시에는 비교적 들어가기 쉬웠어요.클린턴 대통령 이후 미국사회도 교육열이 높아져 지금은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이 돼 있다고 하대요.요즘 같으면 입학도 못 했을 거예요. 친정아버님이 외교관이셨는데 저희 남매 중에 외교관하는 사람이 없었어요.그래서 생각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결혼을 안 했으면 혹시 모르죠.하지만 결혼해서도 거의 외교관이나 다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국제축구연맹(FIFA) 일이 대부분 외국 부인들 만나는 일이라 예전에 어머님 하던 일과 비슷해요. ◆ FIFA 집행위원들 사이에 ‘미스 스마일 월드컵’이라 불린다는데요. 너무 과대평가해 주신 거지요.사람 사귀는 일이 다 만나서 밥 먹고 얘기하고 그런거잖아요.그냥 아내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지요. ◆‘내가 대통령감이라기보다는 아내가 퍼스트레이디감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정 의원이 책에 썼는데요. 누가 그런 얘길 했나봐요.그래서 듣고 기분이 좋았나 보죠.생각해 주신다는 게 나쁘지 않고 감사하죠.하지만 제가 퍼스트레이디감인지 아닌지는 좀더 공부를 해 봐야겠어요.역할을 잘 할 수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혹시 지금까지 좌절을 겪어본 일이 있습니까. 좋은 부모와 시댁을 만나 어려움 겪지 않고 살았습니다.감사한 일이지요.그만큼 사회에 돌려 드려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올’이란 단체에서 문화재 보존 활동을 하고 있다는데요. 외국 손님이 오면 뭔가 짧은 시간에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데 그런 장소를 찾는 데 아쉬움이 많았어요.훌륭한 문화재가 많은데도 통역 인프라가 부족하고 보존이 제대로 안 돼 있어 부끄러웠죠.아이들 교육도 급하지만 문화재야말로 대대손손 물려줘야 하는 거잖아요.주부들이 주축이 돼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아직 시작 단계입니다.앞으로 많은 단체가 협력해 좋은 정책이 나오도록 여론조성 작업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울산 사택에서 12년째 운영하고 있는 ‘정신지체아동 주간보호시설’은 김여사가 세웠다는데요. 대단한 건 아니고, 아이들에게 너무 부족한 부분이 많아 좀더 나은 놀이시설을 주고 싶었던 것뿐입니다. ■정치관 - ‘상식 통하는 사회' 만들어야 ◆재벌가 출신이면서 노동자들 표로 당선됐는데 유권자들이 거리감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요. 처음 출마했을 때는 선입관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로 지역구에 내려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니까 많이 사라졌어요.서로 마음을 열고 애로점 듣고 아이들 교육 문제,지역 생활 개선점 등을 얘기하면서 가까워졌죠. ◆부인께서는 아주 좋은 인상을 주는 한편 너무 귀족적인 이미지라는 지적도 있습니다.과연 서민들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도 있고요. 인터뷰를 하니까 이렇게 화장도 더 하고 옷도 신경 써서 입은 거지 저도 보통 주부들처럼 시장도 다니고 그래요.남편이 후보가 되기 전에는 아무도 못 알아봤을 거예요.염려를 많이 해 주시는데 좋은 말씀이라 생각하고 나름대로 어려운 상황에 계신 분들을 만나뵙고 모르는 부분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 의원이 여성들에게 국회의원 및 지방의회선거에 50% 공천을 할당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여성들의 능력은 남성들도 다 알고 있을 거예요.사실 여자축구도 남자축구만큼 투자했더라면 벌써 월드컵4강에 갔을 거라고 하더라고요.아무리 능력이 있다 해도 그만큼 투자나 보살핌이 없으면 안 되는 거죠.정 후보는 그런 데 대해 마음이 열려 있습니다.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우리보다 못한 나라도 여성들의 지위가 높은 걸 보고 많이 느꼈나봐요. ◆왜 정 의원이 꼭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세계는 많이 변하고 있어요.국내 정서나 상황도 이해해야 하지만 우리가 세계 안에서 살고 있는 만큼 세계를 이해하고 맞춰 살아야 할 필요도 있거든요.지도자들도 다 젊어지고 있어요.정말 이번이 21세기 첫 대선인데 우리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 건지 잘 생각하고 지도자를 뽑아야 될 것 같아요.우리가 월드컵 때 느꼈던 대한민국 국민들의 무한한 능력을 드러내 줄 수 있는 대통령이 됐으면 해요.항상 국민들 발목을 잡았던 게 정치였잖아요.국민들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지도자가 되길 바랍니다. ◆정 의원의 대통령 출마를 만류한 적이 있는 걸로 아는데 그 까닭은 무엇이었습니까. 한 엄마와 아내로서는 만류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공직이란 많은 희생을 가족에게 요구합니다.평범한 가장으로 있길 바라는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은 늘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제게 자주 하였습니다.그런 사회만이 우리 아이들에게,또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가족이나 개인의 희생은 따르겠지만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면 열심히 도와야지요. 박정경기자 olive@ ■김영명씨는 누구/ ‘스마일 월드컵'… 영·일·스페인어 능통 김영명씨에겐 애칭이 있다.‘미스 스마일 월드컵’.정몽준 의원이 월드컵유치를 위해 뛰어다닐 때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정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을 때 한나라당 핵심당직자는 “다른 것은 몰라도 부인만큼은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170㎝가 넘는 키와 미모에 더해 재벌가 며느리임에도 불구하고 소탈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그리고 모나지 않은 행동에서 비롯된 평가다. 주일·주미대사와 외무장관 등을 지낸 김동조(金東祚)씨의 2남4녀 중 막내.혜화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을 떠나 20년 가까이 외국에서 살았다.덕분에 영어와 일어,스페인어 등 3개 국어에 능통하다.영어로 작성한 정 의원의 박사학위 논문을 감수해 준 일은 잘 알려진 일.국제감각도 지녀 남편의 해외활동에 적잖은 도움을 주었다.다만 오랜 외국생활로 학창시절 친구가 없는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정 의원과는 1978년 여름 미국 보스턴에서 정 의원의 넷째 형수인 이행자씨 소개로 만나 1년간 연애 끝에 이듬해 정동교회에서 결혼했다.정 의원은 당시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고, 김씨는 웰슬리대에서 국제정치학과 미술사를 공부하고 있었다.이곳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나온 명문여대다.김씨는 “정 의원이 과묵하고 심지가 굳어 끌렸다.”고 한다.정 의원이 기숙사로보내온 장미꽃은 지금도 가슴에 담겨 있다. 김씨의 큰 키는 경남여고 농구선수였던 어머니에게서 비롯된다.자매들도 마찬가지.맏언니 영애(57)씨는 미국 모건스탠리 부사장이고 셋째 형부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으로,LG그룹 공동창업주인 허준구씨 조카다.허 회장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사돈관계.한국외대 교수인 오빠 민영씨는 정 의원 캠프에서 자문팀을 이끌고 있다. 바쁜 사회활동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자녀양육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장남기선(20)씨와 장녀 남이(19)양은 연세대 경제학과와 철학과를 각각 다닌다.차녀 선이(16)양은 유학 시절 낳아 미국 시민권자로,현재 미국에서 고교를 다닌다.올해 세검정 초등학교에 입학한 늦둥이 예선(7)군은 얼마전까지 차범근 축구교실에 나갔다. 남편의 출마선언 이후 김씨는 매일 새벽기도를 나간다.그리곤 재래시장 방문과 봉사활동,각종 인터뷰 등으로 숨가쁜 하루를 보낸다.대선 출마가 가족과 주변에 몰고올 변화가 지금도 두렵다는 김씨.그러나 앞에 놓인 일정표는 더이상 고민할 겨를조차 주지 않는다. 박정경기자
  • 남과여/ ‘늦깎이 신혼’ 가나아트센터 김종화 이사의 사는법

    “오믈렛 만들 준비가 다 끝났어요.자,시작하기 전에 먼저…” 요리강습에 들어가기에 앞서 김종화(44) 가나아트센터 홍보이사는 부인 윤의정(37)씨에게 약속된 강습비 2만원을 요구했다. “1만원으로 깎아주면 안 될까요?” 요리 재료까지 다 준비해 놓은 상태에서는 취소하면 손해인 김 이사.잠시 망설이다가 강습비를 절반 깎아주기로 작정하고, 대뜸 프랑스어로 요리 강습을 시작했다.그는 1985∼90년 프랑스 파리에서 요리를 전공한 프랑스요리 전문가다.부인 윤씨는 깜짝 놀란 듯하더니 이내 남편의 재치에 웃음을 터뜨렸다.오늘도 ‘흥정’하는 재미가 있었다. 혼기를 한참 넘겨 지난해 6월에 결혼한 김 이사 부부가 사는 모습이다.김이사는 전업주부인 부인의 가사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늘 금전적 보상을 요구한다.이런 ‘삭막한’ 관계가 시작된 것은 임신한 아내에게 유산기가 나타나면서다. 빨래,집안 청소,수족관 청소,시장보기,요리 등을 해주는 대신 ‘적절한’요금을 매겼다.빨기 까다로운 와이셔츠를 포함해 모든 빨래는 한벌에 40원.물론 양말은한 켤레가 아닌 한짝으로 계산한다.청소기만 돌리면 1만원,걸레질은 2만원,소파를 들어내고 구석구석 먼지를 털고 화장실·베란다까지 청소하면 4만원이다.시장을 봐 오면 당연히 심부름값이 붙는데,생선·냉장고기 등이 포함된 시장 바구니를 차 트렁크에서 냉장고까지 옮기려면 배달료가 3000∼5000원이다.함께 장보러 갈 때는 무료다.얼마전 이사를 할 때는 집안정리를 턴키(일괄수주) 방식으로 15만원에 타결을 봤다. 이렇게 집안 일을 해 부인 지갑에서 그의 쌈지로 들어오는 액수는 쏠쏠하다.1주일이면 3만∼4만원,한달이면 10만∼15만원이나 된다.그는 장남이다.집안일? 어려서는 부모가 다 했고,커서는 남동생들을 부려먹어 40이 넘도록 해본 적이 거의 없다.그런 그가 집안일 하는 걸 친가에서 알면 속은 좀 상할 것이라고 짐작된다고. “처음엔 아내에게 ‘명분 쌓기’를 해준 거죠.저도 ‘해주니까 버릇됐다.’는 우려를 벗어나고 싶었고요.모든 일을 돈으로 계량화하지는 않아요.이를 테면 아침 설거지는 공짜예요.아들(보겸)에게 하루종일 부대낄 것을생각하면 안쓰러워서 도와주고 싶어요.그러나 출근할 남자가 그러면 안된다고 아내가 못하게 하죠.” 그가 해 보니 힘 좋은 남자들은 청소·설거지·빨래까지도 부인보다 더 빨리,더 잘할 수 있다.비록 정갈함은 좀 떨어질지 몰라도.‘각시가 좋아서 결혼했으면,각시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신랑’의 도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또 부인 입에서 “연애할 때보다 더 잘해준다.”는 말이 나오면 참으로 흐뭇하다. 그러나 일하기 싫을 때는 등을 떠밀어도 안 한다.부인에게도 말해두었다.“내가 하기 싫어할 때는 강요하지 말아달라.”고.부인의 행복이 중요한 만큼자신의 행복도 그는 소중하게 생각한다.아내와 잘 사는 남편이란,두 사람 모두 행복해지는 균형점을 잘 찾는 사람일 것이다. 신혼 부부들의 갈등 사항인 시댁·친정에 대한 대우 문제에서도 그는 원칙을 정했다.‘일상에서 동등하게 한다.’다.한 예로 그는 부인에게 “시댁이든 친정이든 아침 일찍 먹고 찾아가 뵙고,해 떨어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와라.늦어지면 아예 하룻밤 묵어라.”라고 말한다.어른들과 시간을 두고 대화도 하고 쇼핑도 같이하면서 친해질 기회를 가져보라는 의도와,밤 늦으면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염려가 함께 들어 있다. 어느날인가 윤씨가 시댁에 다니러갔다가 시간이 그만 늦어졌다.윤씨는 “내심 시댁에서 어머님하고 있는데 원칙을 어긴들 문제가 있으랴 라고 생각했죠.그러나 남편은 저를 조금 나무라더니,기왕에 늦었으니 자고 오라고 하더군요.의외였어요.”라고 말한다. 귀가시간을 통제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친구들 모임에서는 늦어도 상관없다.대신 그가 부인을 마중나간다. “아내나 저나 뒤늦게 결혼했으니 혼자 살아온 버릇들이며 각자 고집은 얼마나 세겠어요.저는 늘 5∼10% 양보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물론 그걸 인식하면 피곤해지죠.다만 아내가 어떤 일을 부탁하기 전에 먼저 알아서 해줘야지 하고 각오하죠.먼저 하면 아내가 칭찬도 해주지만,떠밀려서 하면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듣기 어렵잖아요.” 파리에서 유학생으로 6년여 살았고 화랑 업무로 미국·유럽 등지로 외국 출장이 잦은 그의 눈에 한국 남자는드러내지 않는 사랑이 깊은,진국들이다. 다만 서양 남자처럼 좀 가벼운 친절을 몸에 익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요즘 사회가,또 여자들이 그걸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문소영기자 symun@
  • 中·아세안 FTA협정 새달 체결 세계 최대 자유무역시장 ‘눈앞’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중국은 다음달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아세안 연례 정상회담에서 10년 내에 자유무역지대(FTA)를 창설한다는 기본협정을 체결할 계획이다.이로써 인구 17억명의 세계 최대 자유무역시장 출범이 눈앞에 다가왔다. 양측은 이미 지난달 브루나이 회담에서 FTA 체결을 위한 기본 골격에 합의했으며,오는 2003년 말부터 농산물을 비롯한 특정 제품의 관세 인하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윈-윈 전략 동남아쪽으로 세력을 넓혀 아시아 경제에서 일본을 물리치고 ‘뉴 리더’의 자리를 확고히 하려는 중국에게 아세안은 꼭 필요한 존재다.아세안으로서도 FTA를 통해 중국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 FTA 체결에 대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고성장으로 양자간 무역규모는 10년 전의 82억달러에서 지난해 416억달러로 크게 늘어났다.올 상반기만 해도 236억달러를 기록했다.중국은 아세안의 6번째,아세안은 중국의 5번째 무역 파트너다. 지난해 중국으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468억달러.아세안은 이에 대해서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아시아의 가장 매력적인 투자지로 떠오르면서,1997년 금융위기 이전 아세안으로 들어오던 FDI의 비율이 70%에서 최근 30%로 감소했다.이에 아세안은 중국의 부상을 더이상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고 대신 긴밀한 경제협력을 맺어 아세안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역내로 중국의 투자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조지 여 싱가포르 통상장관이 “중국의 성장은 큰 도전이자 엄청난 기회”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양날의 칼 중국의 개방이 아세안의 경쟁력 제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일부 국가의 취약한 산업기반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월스트리트 저널은 아세안과 중국의 FTA가 ‘양날의 칼’을 지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는 중국과의 FTA 창설에 유보적이다.이들 국가는 수입자유화 조치로 값싼 중국산 제품이 대거 몰려와 자국의 섬유,장난감,오토바이 제조업 등 일부 산업을 초토화시킬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섬유협회가 정부에 국내 섬유산업 보호를 위해 향후 3년간 관세인하 대상에 포함시키지 말 것을 정부에 촉구한 것은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일부 회의론자들도 아세안은 중국과의 FTA 창설에 관한 속도를 늦추고 기업지배구조 개혁이나 증시 개방 등 포괄적인 경제·금융 현안을 먼저 다뤄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돌포 세베리노 아세안 사무총장은 이같은 부작용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아세안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FDI를 다시 끌어오는 길은 중국과 손을 잡는 것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萬華鏡’] 산으로 간 경찰

    “아버님 제가 이세상에서 바라는 것은 한낱 풀잎의 이슬처럼 아침에 맺혔다가 사라지는 허망한 권력이나 부귀영화가 아닙니다.이제 거짓된 나를 버리고 진실한 나를 찾아,번뇌가 없는 진리의 세계에서 모든 중생들을 구하여 열반에 들게 할 것입니다.” 결혼해 아들까지 둔 인도의 왕자 고타마 싯다르타가 궁전을 떠나면서 남긴 출가기이다.아들이 출가할 것을 염려해 궁정에 가두다시피 한 부왕에게 마지막 말을 이렇게 남긴 싯다르타는 마부만을 데리고 한밤중에 궁전을 떠났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마저 뒤로한 채 속세를 떠난 싯다르타의 그때 나이는 29세였다.싯다르타의 어린 시절을 전하는 설화는 거의 없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공통적으로 왕실 유원지로 놀러나간 싯다르타가 유원지 길목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생로병사를 느껴 출가할 결심을 한 것으로 전한다. 이런 극적인 출가기는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게 전해지지만 와세다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일제하 우리나라 최초의 판사를 지내다 출가한 효봉 스님 이찬형(1888∼1966)의경우는 대표적인 예로 남아 있다.‘엿장수 중’‘판사중’‘절구통 수좌’로 불리는 효봉스님은 후에 총무원장을 거쳐 통합종단초대 종정에 오른 인물이다.평양복심법원(지금의 고등법원)에 재직,법조인으로서 앞길이 훤히 트였던 그는 판사생활 10년만에 처음으로 사형선고를 내린 날 밤 ‘인간이 인간을 죽일 수 있느냐.’는 회의를 안고 전국 방랑의 길에 나섰다고 한다. 지난 99년 한 중견법관이 퇴직할 때,15년간 판사로 재직하면서 소송관계인들에게 혹 끼쳤을지도 모를 자신의 잘못을 속죄하는 유언장을 공개한 일화는 효봉 스님의 예와 맞물려 회자됐다. 명예퇴직서를 제출한 뒤 홀연히 출가,입산한 김기영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의 이야기가 화제다.다음 정기인사에서 지방경찰청장 물망에도 올랐다는 뒷이야기까지 얹혀 잔잔한 감동을 더한다.김 차장은 “그간 승려의 길을 못가고 세속에서 많은 분들로부터 분에 넘친 사랑을 받으며 열심히 살아온 만큼,이제는 본래 갈 길을 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고 한다. 부친이 승려이고,불교에 귀의하겠다는 생각을 주변에 전하는 등 평소 불교에 관심이 많았다고는 하지만 어쩐지 요즘 세태에 맞서 무언의 회향의식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김성호기자kimus@
  • [편집자문위원 칼럼] ‘우리의 다짐’에 거는 기대

    대한매일은 지난달 25일자 1면 오른쪽에 ‘대선 보도 우리의 다짐’을 사고(社告)형식으로 큼직하게 게재했다.오는 12월19일 실시될 제 1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보도에 일대 혁명적 변화의 문을 열겠으며,불편부당을 추구하고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선택기준을 제공하겠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6개 항목으로 대별하여 실린 ‘ 다짐’에서 공정보도 노력 / 새 여론조사기법도입 / 선거조사위·분석위 구성 / 소수의 목소리 충실히 반영 등이 눈길을 끈다.특히 새로운 여론조사 기법도입과 이에 대한 분석위원회 구성 등은 이번 선거보도에 있어서 대한매일의 강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지금까지 다른 신문·방송사들이 실시해 온 경마식 여론조사와는 달리,응답률을 크게 높이고 그 결과를 심층분석하는 대한매일의 새로운 여론조사기법은 이미 몇차례 시행하여 신뢰성을 얻은 바 있다.대선에 즈음한 시점에서 여론조사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바란다. 공정보도라는 명제에는 맹점이 있다.서너명의 후보에 대한 기사를 같은 날 지면에 실을 때 사진 크기나 기사 분량을 똑같게 하는 것이 공정보도는 아니다.내용에 따라 차별을 두는 게 당연하다.지면구성에 불만을 가진 특정후보측에서 신문사에 항의하는 경우도 있겠지만,거기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신문편집의 고유권한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차별해야 할 때 차별하는 것이 공정보도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소수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하겠다는 다짐이 혹시 선언적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염려도 든다.의회주의 체제에서 항상 다수가 정의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소수의 목소리를 포용하는 다수가 진정한 다수이다.여러 신문들이 편집에서 여전히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자주 보게 된다.신문사끼리 서로 의논해서 편집을 하는 것도 아닌데 톱기사도 비슷하고 주요해설도 같은 내용일 때가 많다.맹목적으로 다수를 쫓아가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이다.실제로 대한매일이 ‘ 우리의 다짐’을 밝힌 그날 오후 2시에 대한매일이 자리잡고 있는 프레스 센터 20층에서 2002 미디어선거 국민연대가 미디어 공정보도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벌이는 행사를 가졌다.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선거법의 문제점과 미디어 매체들이 견지해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이 토론회에 대한 기사는 다음날 대한매일의 지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주는 벽두부터 북한의 ‘신의주 행정특별구’에 대해서 신문마다 이를 연일 톱기사로 비중있게 다뤘다.총6장 101개조로 되어있는 기본법에서 유난히 눈길이 가는 대목이 있었다.제4장 주민의 기본권리와 의무조항 중 ‘성·국적·민족·인종·재산·지식·정견·신앙에 따라 주민은 차별당하지 않으며 ’라는 항목이다.특별구라 해도 신의주는 북한땅이다.그곳에 ‘신앙의 자유’가 명문화 된 점을 주목한다.이에 대한 국내 교계(敎界)의 코멘트를 들어보는 후속기사를 기획했으면 한다. 가끔 사진설명이 부실한 경우를 본다.9월25일자 9면 평양에서의 평화자동차 사진설명 중 ‘평양시민들이 평화자동차 모델을 관람하고 있다.’는 내용은 어색하다.관람이란 단어는 연극이나 운동회 구경하는 것을 일컫는다.‘살펴보고 있다’ ‘구경하고 있다’고 표기하는 것이 옳다.같은날 8면의 ‘은비어패럴 공장 내부 전경’과 9월30일자 9면의 ‘포스코센터 전경’중 ‘전경’이란 표기는 필요없어 보인다.같은 날짜 24면 학원 사진 설명중 ‘c모 고시원’도 ‘c’가 익명성인데 거기에 ‘모’가 왜 덧붙여졌는지 모르겠다.신문의 사진설명을 쓰는 것도 좋은 제목을 뽑기 위한 노력과 비중을 같이했으면 좋겠다. 홍 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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