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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가득 千의 얼굴 홍콩

    |홍콩 글·사진 김명주 특파원|낮보다는 밤이 아름답고,중국어를 쓰지만 중국과는 전혀 다른 천가지 표정의 축제가 있는 도시 홍콩.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스감염지역 제외 발표이후 움츠러들었던 홍콩관광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는 가운데 보고,먹고,놀 것이 가득한 도시,홍콩을 찾았다. ●빅토리아 피크에 오르면 홍콩전망 한눈에 아침에 서울서 출발,호텔에 짐을 놓고 나오면 오후 3시 정도.홍콩섬에 묵고 있다면 남쪽의 리펄스 베이와 스탠리에 들러보자.리펄스 베이에 다다르면 그리 넓지는 않지만 깨끗한 백사장과 해안선이 반긴다.날씨가 후텁지근하다면 바다에 몸도 담그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리펄스 베이 상가내 ‘베란다’ 레스토랑에서 오후의 차를 한 잔 마셔 보자.유럽풍 건물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이 그윽하다.차 한 잔에 쿠키 등의 과자류가 함께 나오는 ‘오후의 차 세트’는 128홍콩달러(1 홍콩달러=약 160원). 리펄스 베이와 이어져 있는 스탠리는 쇼핑과 식사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곳.스탠리는 유럽 해변가를 연상시키는 카페와 상점의 거리.프랑스,이탈리아,태국 등 이국적 먹거리가 가득하다.우리나라 이태원과 비슷한 스탠리 시장에 가면 칠보액세서리,홍콩 전통옷,도장,그림 등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홍콩의 천가지 표정과 거대함을 한꺼번에 느끼고 싶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빅토리아 피크.전차와 비슷한 피크트램 열차를 타고 가파른 산을 올라가면 해발 554m 높이인 피크 타워에 단숨에 도착한다(8분 소요).탑승료는 단돈 2홍콩달러.45도 급경사를 오르는 트램을 타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피크 타워 안에는 홍콩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와 레스토랑,마담 투소 전시관이 있다.마담 투소 전시관은 아시아 유일의 밀랍인형관.엘비스 프레슬리,이소룡,마돈나에서 조지 부시 미대통령,아인슈타인,다이애너 영국 왕세자비까지…. 생김새뿐 아니라 키까지 실제와 똑같이 제작했다고 한다.아쉬움 하나.한국인이 한 명도 없었다. 피크타워 정상에 있는 카페‘데코’에 들러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며 더위를 식혀 보자.환상적 야경을 만끽할 수있는 밤이라면 더욱 좋을 듯. 평소 점보기를 좋아한다면 도교사원인 웡타이신 사원에 들러보자.사원 안에 들어서면 과일이나 갖가지 음식을 바닥에 놓은 채 수십개의 대젓갈이 담긴 통을 열심히 흔드는 이색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소원을 빌면서 통을 흔들면 어느새 대젓갈 하나가 튀어나간다.그 대젓갈에 적힌 번호를 관리소에 보이고 쪽지를 받은 후 점집에 들러 운세를 들으면 된다. 어린이와 함께하는 가족여행이라면 테디베어 실내 테마파크를 놓치지 말자.입구에는 높이 2m의 테디 베어가 관람객들을 반기고 있고 전시관내로 들어서면 전세계에서 제작된 테디베어 500여점이 저마다 모습을 뽐내는 듯하다.어린이들을 위한 게임·오락 시설도 갖추고 있다. 젊은이들끼리의 여행이라면 란콰이퐁을 빼놓을 수 없다.한국의 압구정동,청담동처럼 예쁜 바와 카페들이 밀집한 거리.거리에 서서 맥주병이나 칵테일을 마시며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손님들도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를 수 있다.노래 부르고 음악에 맞춰 춤도 추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여행의 피곤함이 풀린다. ●‘새우딤섬’ 한국인 입맛에 딱 맞아요 홍콩 음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광둥요리인 딤섬이다.우리나라 만두처럼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고기,해물,야채로 속을 만들어 빚었다.새우만두인 ‘하가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딤섬.그밖에 돼지고기 찐빵인 ‘차시오파우’, 새우·돼지고기·생선알찜인‘시오마이’ 등도 맛있다.‘차를 마시다’는 뜻인 얌차와 함께 보통 점심으로 즐긴다.센트럴역 란콰이퐁 인근에 가면 60년 역사의 광둥요리 레스토랑 ‘융기’가 보인다.이곳의 요리를 잊지 못한 영국인들이 항공편으로 주문해 간다는 거위 로스트가 이집의 대표음식.식사시간이면 4층 건물의 넓은 가게 안이 꽉찰 정도. 고급스러운 홍콩식을 맛보고 싶다면 특급호텔내 레스토랑에서 코스요리도 맛보자.1년에 한 번씩 열리는 요리경연대회 입상작들이 수두룩하다. 여행중 과음한 여행객들은 숙소 주변의 죽집을 찾으면 좋다.특히 파,생강,버섯,땅콩 등을 넣어먹는 흰죽은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다. ●쇼핑도 즐기고 발마사지도 받고 쇼핑천국 홍콩에선 값비싼 명품에서 싼 물건까지 모두 한꺼번에 살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구룡지역의 하버시티,홍콩섬의 랜드마크·타임스퀘어 등 수백개에서 1000개가 넘는 유명매장이 들어선 대형쇼핑몰에는 없는 브랜드가 없을 정도.지금이 쇼핑의 적기.매년 6월에서 9월까지,12월에서 구정까지 최고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럼 뭘 사면 좋을까? 전통공예품,중국전통옷,중국차,금장신구,중국과자 등이 추천된다. “가짜가 많다는 홍콩에서 괜찮을까?” 염려가 된다면 꼭 ‘優’라 표기된 품질관광인증(QST)마크가 붙은 상점을 이용하라. 하루종일 걸었다면 발바닥도 아프고 다리가 피곤해지기 마련.이럴 때면 심야에 발마사지도 받아보자.발을 자극,신진대사를 촉진해 건강을 회복하는 요법으로 평소 안좋은 부위와 연결된 발 부위는 심한 통증을 느낀다.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발마사지 40분 정도에 220홍콩달러.간판에 발바닥 그림이 그려져 있어 찾기 쉽다. 이른 아침 새소리 가득한 홍콩섬 홍콩공원에 가면 삼삼오오 혹은 단체로 태극권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오전 8시부터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가르치기도 한다. judy@ 가이드/ 2층버스·스타페리 명물 여름철엔 꼭 긴팔옷 준비 서울에서 비행기로 3시간30분가량 떨어진 홍콩은 홍콩섬,구룡반도,235개의 외곽섬과 신계지로 구성되어 있다. 구룡은 면적이 48㎢에 불과하지만 가장 빨리 도시화가 이루어진 지역.홍콩 면적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신계지는 대부분 전원지역이지만 현재 신도시가 건설중.관광지로는 홍콩섬과 구룡반도,란타우섬 등이 대표적이다. 캐세이퍼시픽항공의 경우 홍콩의 17개 호텔과 함께 ‘캐세이퍼시픽 비지트 홍콩’ 패키지를 판매중이다.9월30일까지 계속되며 항공권,호텔2박,공항·호텔왕복 교통편 등이 제공되며 2인1실 기준으로 어른 1인당 최저 29만 9000원부터 시작한다.(02)3112-800.현재 일부 내부수리를 마친 구룡 샹그리라 호텔의 경우 9월 말까지 객실료의 40%를 할인해준다. 홍콩공항에서 시내로 갈 경우 고속전철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공항서 홍콩섬까지는 1인당 100홍콩달러.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2∼4인 여행객에게 최고 40%까지 할인해준다.또 주요호텔을 경유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귀국할 때 홍콩역,구룡역에서는 공항을 대신해 항공편 수속을 마무리할 수 있다. 홍콩의 교통수단인 택시,지하철 외에 2층버스와 스타페리는 꼭 타보자.오전 6시부터 밤 12시까지 운행하는 2층버스는 목적지,에어컨 유무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연결하는 스타페리는 관광객뿐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고 값도 저렴해서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탑승료는 불과 2.2홍콩달러.8분밖에 걸리지 않아 잠깐 동안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빅토리아 항구의 아름다운 경관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홍콩의 여름기온은 섭씨 26~33도.여름철 꼭 잊지 말아야 할 것 하나.긴팔 옷.습도가 높고 더워서 모든 내부시설엔 에어컨이 ‘빵빵’하다.호텔은 특히 냉방시설이 완벽해 잠잘 때 에어컨 틀고 잤다간 감기 걸리기 쉽다. 홍콩공항에는 한국어로 된 관광안내서가 비치되어 있다.홍콩관광진흥청 한국사무소(02-778-4408)와 웹사이트(www.discoverhongkong.com)에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 KBS ‘부끄러운 과거’ 고백 / ‘미디어 포커스’ 첫방송서 충성경쟁등 반성

    KBS의 매체비평 프로그램 ‘미디어포커스’가 지난달 28일 ‘KBS,KBS를 말한다’로 뚜껑을 열었다.이날 방송은 특히 KBS가 타사 비판에 앞서 자사의 잘못된 과거를 반성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초점은 과연 비판의 수위가 어느 정도일 것인지에 모아졌다. 이미 알려진 사실만을 되풀이하는 일회성 생색내기에 그칠 것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그러나 적어도 이날은 지금까지의 어떤 과거사 반성 프로그램 보다 훨씬 강도높은 비판을 담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했다. KBS는 스스로에 ‘해바라기 언론’‘정권에 대한 충성경쟁’‘정권의 나팔수’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했다.5공 출범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칭송했고,민주화운동을 극렬 좌경학생운동으로 매도하는 데 앞장섰음을 고백했다.김대중정권 시절 필라델피아 ‘자유의 메달’시상식이 당초 녹화방송에서 생중계로 바뀐 것도 ‘충성경쟁’의 단적인 예였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포커스’는 공영방송 KBS가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권력으로부터자유롭지 못한 이유를 ‘내부 인적 청산’의 부재에서 찾았다.5공 정권을 칭송했던 기자가 이사로 선임되고,보도국 정치부장이 지난해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으로 옮긴 사례 등이다.놀라운 것은 이 과정에서 전현직 KBS 인사들을 실명으로 비판했다는 사실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신선하다’는 쪽이다.‘권력의 시녀에서 국민의 언론으로 다시 태어나는 KBS에 희망을 가져본다.’(첫마음),‘KBS의 용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솔인해)등의 의견이 인터넷 게시판에 쏟아졌다.반면 ‘일방적인 한쪽 편의 시각이 담긴 프로그램’(김형복),‘새 사장 취임 이후 일부 충성파,혹은 떠오르는 세력의 횡포’(깨어있는 사람)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긍정적인 쪽도,부정적인 쪽도 ‘KBS가 국민을 위한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정권에 충성하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이번 자사 비판이 단지 남의 잘못을 본격적으로 지적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는 역할에 그치지 않으려면 KBS가 반드시 귀담아 들어야 할 조언이다. 이순녀기자 coral@
  • 철도파업 /중징계… 여론악화… ‘강철대오’ 약화

    전국적인 수송물류대란과 교통대란을 야기하며 장기화 전망을 보여온 철도파업이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고 있다.노정간에도 파업참여 조합원 징계수위를 놓고 물밑접촉이 시도되는 등 타결의 물꼬가 터지기 시작했다. ●노조,“조합원 징계 최소화돼야”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대해 강경투쟁을 선언했던 철도노조가 파업철회 쪽으로 기운 것은 정부의 입장이 워낙 강경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 정부에 대화를 촉구했지만 정부는 파업 전에는 물론이고 파업 직후에도 대화 창구를 전혀 열어놓지 않았다.불법파업에는 ‘대화와 타협’ 대신에 ‘법대로 엄단’이라는 원칙을 고수한 것이다. 철도노조는 조합원 8200여명에 대한 중징계가 불을 보듯 뻔하고 30일 국회에서 철도공사법마저 통과된 상황에서 더 이상 파업으로는 얻어낼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더욱이 ‘강철같은 대오’를 유지했던 노조원들이 하나둘 업무에 복귀하고 시민들의 불편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 국민여론이 철도노조에 불리하게 돌아갔다.철도노조는 30일 오후부터 일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파업지속 여부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업철회 여부를 파업참가자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성과없는 파업철회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철도노조는 이날 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파업철회 보도에 현혹되지 말고 강철같은 대오를 유지하라.’고 투쟁지침을 내리고 있다.결국 노조에 유리한 상황에 따라 파업철회와 파업지속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파업장기화 원치 않아 정부는 철도노조의 파업 전에는 물론이고 파업 직후 공권력이 투입된 이후에도 공식적인 대화 창구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불법파업이기 때문에 법대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물류대란이 심화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특히 화물연대까지 동조파업에 나설 경우 폭발력이 강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때문에 정부는 ‘선복귀 후대화’와 징계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노조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고 노조측도 현업복귀 찬반투표로 사태 해결의 물꼬를 튼 것으로 보인다. 김용수기자 dragon@
  • 靑·野, 새 특검안 대치 / 거부권 시사로 정국 급랭

    대북(對北)송금 새 특검법을 놓고,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예상대로 정면 충돌하는 쪽으로 가는 것 같다.당분간은 한치의 양보가 없는 강(强) 대 강(强)의 대결구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한나라당의 새 대표에 보수강경파로 분류되는 최병렬 후보가 당선된 것도 새 특검법을 놓고,앞으로의 정국이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거부권 예고 노무현 대통령은 2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150억원 수수의혹으로 수사범위를 한정하면 새 특검을 수용하겠지만,그렇지 않으면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지난 23일 대북송금 송두환 특검팀의 수사연장 요청을 공식 거부하면서,같은 취지의 말을 했었다.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새 특검을 150억원 수수의혹으로 한정한 것은 송두환 특검팀이 대북송금과 관련한 각종 의혹은 거의 대부분 밝혀냈다는 판단에서다.물론 지지층의 이탈을 염려한 게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송두환)특검이 대북송금 의혹 부분에 대해수사기간이 부족해서 해야 될 수사를 못했다거나,수사가 미진했다거나,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거나 하는 부분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수사대상을 150억원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 것이다. 문 수석은 “1억달러의 대가성 부분과 관련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사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사법적 심사대상인지 고도의 외교적 행위이므로 면책돼야 하는지는 법원에서 가릴 것”이라며 “비단 이 문제뿐 아니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뚜렷한 범죄혐의 없이 가볍고 쉽게 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한나라당,새 특검법 강력추진 한나라당 김영일 사무총장은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은 뒷돈거래에 의한 대(對)국민 사기극으로 드러났다.”면서 “왜 임동원씨가 2억달러 송금을 지시했는지,김대중 전 대통령의 역할과 150억원의 성격은 무엇인지 밝혀야 할 게 많다.”고 압박했다.150억원 부분으로 수사를 한정하는 것에는 분명히 반대하면서,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로이어져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상배 정책위의장도 “새 특검은 공사가 중단된 건물을 계속 짓자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특검연장 거부로 진상규명을 방해한 만큼 새 특검법이 지체 없이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이규택 총무는 “재특검만이 진상을 밝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대립과 갈등에 따라 새 특검법을 놓고 합의점을 찾는 것은 힘든 일이다.양측의 지루한 힘겨루기 이후 결국 150억원 부분은 검찰로 넘어가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그럴 경우 한나라당은 “검찰의 수사를 믿을 수 없다.”고 계속 공세를 펴면서,내년 총선까지 호재로 활용하려고 할 가능성도 높다. 곽태헌 박정경기자 tiger@
  • [씨줄날줄] 휴마우스

    한 민간 생명공학연구소가 인간(Human)과 쥐(Mouse)의 유전자가 혼합된 혼종 쥐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실험용 쥐에 인간의 유전자를 이식하는 실험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생쥐의 수정란에 인간의 배아줄기세포를 주입해 대리모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법으로 ‘휴마우스(Hu-mouse)’를 ‘출생’시킨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라고 한다.연구소측은 지난 1월 11마리의 휴마우스 출생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이제 5개월만에 이들 쥐 중 5마리에서의 인간 유전자 발현 확인과 2세 교배에서도 휴마우스가 출생했다는 진척된 연구결과를 공표한 것이다. 휴마우스는 ‘이종간 교잡’이라는 민감한 윤리문제를 건드린다.성급한 상상력은 그리스신화에서 얼굴은 인간이고 몸은 말인 켄타우로스의 난폭성을 떠올리며 반인반수(半人半獸) 재앙의 가능성에 몸을 떤다.인간존엄성을 해치는 이종간 교잡은 어느 국가,어느 문화에서나 금지되는 행위다. 이런 종류의 연구가 안고 있는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인간의 모든 장기로 분화해 ‘만능세포’ 혹은 ‘세포공장’으로까지 불리는 줄기세포 연구는 난치병 치료의 열쇠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지만 줄기세포를 배아로부터 추출하는 행위 자체부터가 생명윤리의 논란거리가 된다.인간의 난자와 정자가 수정돼 생기는 배아는 그 자체가 생명체로서 존엄성을 갖고 있으므로 연구 수단으로서의 배아파괴 행위는 제한돼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또한 불임치료 목적으로 쓰고 남은 냉동배아를 연구용으로 이용하는 데 따른 시료 획득과 사용의 적절성 여부등도 문제가 된다. 연구소측은 휴마우스가 반인반수가 될 염려는 없다고 주장한다.또 이종간 세포 이식을 ‘이종간 교잡’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란 옹호론도 있다. 그러나 생명윤리 관련 법안이 아직 준비중에 있는 상황에서 잇따른 연구발표는 규제를 피해 보자는 속셈이 아니냐는 눈초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인간 줄기세포 발현 연구를 굳이 생물체인 쥐에 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우리나라는 유독 불임 치료 등 생식의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을 달린다.이제 생명윤리 수준도 세계 수준을 지향할 때가 된 것이 아닐까.법적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자극적 연구결과를 내놓기보다 윤리와 과학발전을 고루 이끌 수 있는 관련 법안 마련에 힘을 합치는 편이 급한 일일 것 같다. 신연숙 논설위원
  • EU 대통령제 헌법초안 채택 / 정상들 그리스회동… 내년5월 비준까진 험로

    유럽연합(EU) 정상들은 20일(현지시간) 그리스 포르토카라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유럽회의 의장이 제출한 EU 헌법초안을 채택했다. EU 순번 의장국인 그리스의 코스타스 시미티스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유럽통일에 있어 유럽연합 역사상 아주 중요한 날을 보냈다.”면서 초안이 채택됐다고 밝혔다.그는 올 가을 EU가 정부간회의(IGC)를 열어 이번에 채택된 헌법초안을 바탕으로 EU 헌법 조문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대통령을 지낸 데스탱 의장이 이끄는 ‘유럽미래회의’가 지난 16개월간 공들여 마련한 이번 헌법 초안은 2004년 25개국으로 확대되는 EU를 향후 50년간 이끌 근간이 된다. 그러나 EU 헌법에 대해 신규 가입 예정국을 포함한 25개 회원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구체적인 조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4년 유럽대통령 탄생 초안의 골자는 ▲EU 대통령 및 외무장관직 신설 ▲유럽집행위원회 기능 변경 ▲공동 방위정책 수립 ▲사회 정책 분야의 회원국 거부권 철폐 ▲유럽인권헌장 제정 ▲EU 탈퇴조항 신설 등이다.EU의 권한이 강화된 만큼 회원국들의 주권은 대체로 약화됐다.그러나 새 헌법이 완전한 헌법 형태를 갖췄다고 보기 힘들어 EU의 실질적인 권한 행사에 많은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이번 헌법은 ‘헌법에 준하는 조약’으로 볼 수 있다.물론 이전에 EU 통합을 규정한 3개의 조약에 비해서 EU에 명문상 강한 힘을 부여했지만 법조항이 실현되기에는 애매모호하다는 평가다.또한 법의 제·개정에 있어서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찬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합의도출이 쉽지 않아 EU가 추구하는 개혁과 변화의 가속도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최대 논란거리였던 외교·군사,세금 분야에서 EU 정책에 대한 회원국들의 거부권이 현재 그대로 인정됐다.새로 선출된 외무장관은 독자적인 정책을 결정할 권한이 없어 당분간 ‘껍데기 장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도 EU 헌법이 제정되더라도 국가가 가지는 주요한 특징,즉 세금 징수와 전쟁선포와 같은 권한이 EU밖에 머물러 있는 한 ‘강한 EU’는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각국 헌법비준과정서 논란 불가피 EU는 오는 10월 IGC를 열어 헌법 초안을 바탕으로 조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며 내년 봄까지 최종 헌법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5월1일 이후 10개 신규회원국이 가입하면 헌법안에 서명,비준을 거쳐 발표시킬 계획이지만 시간표대로 될지 의문이다.영국은 외교·세금의 국가거부권 삭제에 반발하고 있으며,프랑스는 EU예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농업보조금 문제와 자국의 문화산업 보호와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소 국가들은 특히 대통령직 신설에 불만이다.강대국 출신이 대통령을 맡을 것이 뻔해 자국의 발언권이 더욱 약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또한 인구비례로 투표권을 주는 것에 대해서도 못마땅해하고 있다. 프랑스,스페인,덴마크,아일랜드 등 일부 국가들은 국민 여론을 감안,새 헌법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래회의와 새 헌법안에 대한 대중홍보 부족으로 유럽 시민들의 마음을 사기에는 쉽지않을 전망.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럽 시민의 39%가 미래회의가 뭘 했는지 모른다고 답해,각국의 새 헌법 비준 과정이 지난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타임스는 내다봤다. EU의 일부 관리들은 최악의 경우,최소 2개의 국가가 새 헌법안 비준을 거부할 것으로 내다봤으며,이는 곧 회원국 이탈로까지 이어져 EU 대통합의 길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박상숙기자 alex@
  • 변칙처리 ‘계룡市’ 법안 / 전용학의원 대표 발의 절차·내용 문제투성이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합니다.완전히 막가는 것입니다.” 19일 오후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박종우) 회의실 주변에서 어느 법안의 가결소식에 터져나온 말이다. 문제의 법안은 한나라당 전용학 의원이 대표 발의한 ‘충남 계룡시 도농복합 형태의 시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현 계룡출장소를 지방자치단체인 시로 승격시키자는 것이다.그러나 이 법안은 절차나 내용 모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2만명 동,3만명 시?’ 절차상으로는 국회법을 두 차례나 어겼다.이 법안은 지난 11일 행자위에 회부됐으나 일주일 만인 18일 상정돼 ‘날치기 통과’ 의혹이 짙다.현행 국회법은 긴급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면 법률안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뒤 15일 지나 상정하게 되어 있다.상임위에서 소위원회로 넘길 경우,반드시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토론하도록 한 국회법 조항도 토론없이 넘김으로써 어겼다. 내용상으로도 비판받고 있다.우선 ‘위인설관’ 성격이 짙다.현 지방자치법은 대부분 지역이 도시형태를 갖추고 인구 5만 이상인 경우에 한해 시를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그런데 계룡출장소의 관할 주민 수는 지난 5월말 현재 3만 599명이다. 이 때문에 전 의원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함께 제출했다.도 출장소가 설치된 지역으로 인구가 3만 이상이고,인구 15만 이상의 도농복합 형태의 시(논산시) 일부지역에 대해서는 시를 설치할 수 있다는 것으로 계룡출장소만이 여기에 해당된다.서울시내 큰 동의 인구 수가 2만명선인 것을 감안하면 인구 3만 시는 짜맞춘 느낌이다. ●토호들과 공무원만의 잔치용 3만 주민 가운데 2만명이나 되는 군인들 대다수가 시 승격을 원치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이들은 시로 바뀔 경우 현재 받고 있는 농어촌 특례입학을 받지 못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나머지 일반 주민들도 행정서비스에 큰 불편이 없는 상황에서 시 승격으로 가중될 각종 지방세 납부를 걱정한다. 한 관계자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개발이익을 노린 일부 토호들과 조직 증액이 예상되는 공무원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교통파업 비상 / “제2대구참사 막기위한 몸부림”김재길 전국 궤도연대위원장

    “시민볼모의 집단이기가 아닌 제2의 대구 참사를 막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입니다.” 민주노총 전국궤도연대 김재길 집행위원장은 17일 인터뷰 내내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정당한 요구가 화물연대 파업 이후 일고 있는 밀어붙이기식 집단이기주의로 치부되지 않을까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집단이기’라는 우려가 있는데. -이번 파업에 있어 임금인상 문제는 핵심 쟁점 사항에서 완전 배제키로 결정했다.시민을 볼모로 한 내몫 챙기기가 아닌 시민의 안전과 공공의 이익 모두를 위한 측면에서 파업을 해석해 달라. 파업 돌입의 쟁점과 요구사항은. -지난 2월 발생한 대구참사는 IMF이후 정부가 구조조정 명목으로 차장직을 없애고 기관사 혼자 열차를 운행케 하다 피해를 키운 것이다.시민의 안전을 위해 ‘2인 승무제’로 환원하고 열차내 내장재를 불연재로 완전히 교체하는 한편 역사내 소방안전요원과 방재시설을 새로 확충해야 한다.특히 노·사·정은 물론 시민단체와 전문가까지 참여한 ‘안전위원회’를 설치,지하철 안전운행에 대한 지속적인 대책도 수립해야 한다. 파업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나. -정부의 살인 행위에 동조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었다.대구 참사 이후 정부가 지하철 안전운행 대책을 숱하게 발표했지만 바뀐 것은 하나도 없었다.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우리가 직접 나서서 해결할 것이다. 정부와 타협 가능성은. -우리는 당국에 ‘교섭틀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건설교통부와 각 공사·지방자치단체는 ‘나 몰라라식’으로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해하고 있다.건교부와 지자체가 제2의 참사를 막으려는 의지로 함께 교섭에 나서지 않는 한 파업 철회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영표기자 tomcat@
  • [2003 여성문화](2)여성성과 모성사이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들의 옷차림은 날로 ‘아찔해져간다’.옷 하나쯤은 더 걸쳐야 할 것 같은 옷차림이 낯설지 않다.가슴의 ‘골짜기’까지 보여주는 푹 파진 목선은 더이상 영화배우나 탤런트를 위한 특별한 옷이 아니다. 가슴을 내밀고 걷는 듯한 젊은 여성들의 모습은 40대 이상의 눈에는 좀 거북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강조하는 세태를 나쁘게 말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더욱이 젊은 여성들은 10∼20년 전,‘조신한’ 옷차림의 선배 여성들이 꺼렸던 모유 수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유방에 대한 인식을 통해 여성성과 모성,그 오묘한 경계를 가늠한다. 직장인 정영호(38)씨는 점심시간이면 지나가는 여성들의 옷차림을 보고 ‘즐긴다’.“여성들의 옷차림이 얇고,대범해져서 ‘눈요기’로 좋아요.보란 듯이 노출한 옷차림은 분명 볼거리지만,때론 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심한 노출도 많아요.” 음흉한 눈길을 준 남성이 문제인가,이를 불러일으킨 여성의 옷차림이 문제인가. 이에 대해 전통적으로는 여성을 탓해왔다.남성은 이미 ‘동물’(?)로 전제된 터라 현란한 옷차림은 ‘날 유혹해달라.’는 또다른 표현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란 식이었다.‘저런 옷차림으로 다니니까….’란 비난은 단번에 피해자를 원인제공자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누구를 위한 섹시함인가 브래지어 선이 보일까 노심초사했던 20년 전 멋쟁이들은 세월과 함께 유행 뒤편으로 사라졌다.그들의 딸 세대인 20∼30대들은 ‘섹시하다.’는 단어는 ‘아름답다.’와 동의어로 생각한다.무분별한 유행을 추종한다는 비난도 있을 수 있지만,노출에도 나름의 분명한 생각이 있다. 한윤경(20·대학생)씨는 “보여주기 위해 입는다고? 천만에.나 자신을 위해,나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입는다.여성성은 구태여 숨겨야 할 부끄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그리고 사라질 젊은 내 육신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과시하고 싶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모유 수유,엄마의 권리 주부 남은정(26·서울 도봉구 창동)씨는 28개월된 아이에게 ‘아직도’ 젖을 먹이고 있다.요즘 아기는 “찌찌 안녕!”이라면서 모유와의 이별 연습을 하고 있다.‘모유야말로 최고의 명품’이라 말하는 남씨는 “젖몸살에 시달려 한숨도 못자고 밤을 새우기도 했어요.그러나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주위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한결같이 ‘요즘 분유가 얼마나 잘 나오는데 유난을 떠냐?’는 말을 들을 때였죠.특히 ‘6개월이 지나면 모유에는 아무 영양가도 없다.’는 잘못된 상식이 일반화되어 있어서 그 벽을 넘는 것도 만만치 않았어요.” 남씨는 우유병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젖을 직접 아기 입에 물리는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했다.“공공장소에선 저도 부끄러웠어요.하지만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이웃의 아기엄마가 젖을 물리는 것을 봤어요.앞으로는 아이에게 젖 물리는 것이 정말 이상한 일로 여겨질 것 같아 저라도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남씨처럼 모유수유를 하는 20∼30대 젊은 엄마들은 인터넷사이트 다음이나 프리챌에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사실 10여년 전만 해도 교육받은 여성들은 앞다퉈 ‘고급 분유’로 아이를 양육했다.분유 회사의 광고에 세뇌된 탓이기도 했고,크게 키워야 한다는 서구 지향적인 가치관 때문이기도 했다.더욱이 경제력이 있는 여성들이 우유병을 물리며 그윽한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것은 우아했다.반면 칭얼대는 아이에게 옷을 쓱 끌어올리고 젖을 물리는 여성은 ‘미개인’처럼 보이기도 했고 가난과 무식의 또다른 표현처럼도 보였다.더욱이 가난한 엄마의 유방은 축 늘어져 있어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달랐다.젊은 여성들은 분유 광고의 허구를 꿰뚫어봤고,동시에 여성의 가슴이 보여주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사실,자신이 ‘주인’임을 확인했다.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놓쳐서는 안될 ‘권리’임을 야무지게 알아챈 것이다.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회장 이시백)가 인터넷 사이트 다음을 통해 5월18일부터 6월7일까지 실시한 ‘엄마젖에 대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엄마젖 78%,엄마젖과 분유를 함께 먹이는 혼합수유를 하겠다가 17%로 대부분의 젊은 층은 모유 수유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TV드라마나 영화에 엄마젖을 먹이는 장면이 나온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에86%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문제될 게 없다.’고 답해,그전과는 달라진 엄마젖에 대한 인식을 보여줬다. ●가슴,누구의 것인가 지난 3월,한 인터넷사이트에서는 네티즌을 대상으로 여자의 가슴(본인 혹은 여자친구)에 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결과는 여성 81.4%,남성 59.2%가 각각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이유는 남녀 모두 절반 정도가 ‘크기가 작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그외 ‘탄력성이 없다.’거나 ‘모양새가 밉다.’,‘짝짝이’라는 불평도 있었다. 직장인 하정란(30)씨는 “언제든 유방 성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자신의 납작한 가슴에 대해 ‘불평' 없던 남편이 임신으로 가슴이 커지니까 무척 좋아했다는 것.“절벽 같은 가슴은 제게 늘 열등감이었어요.결국 남편도 좀 가슴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확인했으니,언제든….” 반구(半球)처럼,혹은 사과에 비유되는 불룩 솟은 예쁜 가슴은 대중매체를 통해 여성미의 절대 요소로 각인됐다. 사실 깡마른 몸 위에 붙어 있는 그런 반구 같은 큰 유방은 ‘불가능한 이상’에 지나지 않는다. 성형외과 전문의 황승국(고은하늘 성형외과)씨는 “유방확대수술이 날로 늘고 있다.20대 여성들은 그전보다 더욱 큰 가슴을 원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어떤 여성들은 ‘남편을 위해’ 유방확대수술을 받는다고 말한다.그러나 노만수(노만수 유방클리닉)씨는 “남편이 원한다고 유방확대수술을 해서는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큰 유방을 원하는 것은 분명 남성 위주의 인류문화사에 기인한다.여성 스스로 큰 가슴을 원한다고 해도 그것은 큰 유방을 원하는 남성들에게 종속화됐다는 증거이다.더욱이 아내를 진정한 삶의 반려자로 본다면 과연 유방의 크기를 문제 삼겠느냐?”고 되물었다. 방을 문화사적으로 해석한 미국의 여성학자 매릴린 엘름은 400쪽이 넘는 책,‘유방의 역사’를 통해 남녀간의 성차를 보여주는 생물학적 표지에 불과한 유방에 대한 인식이 시대에 따라 크게 달라졌음을 설명한다.즉 ‘좋은’ 유방의 개념은 아기를 양육하는 힘으로 묘사됐고,‘나쁜’ 유방의 시각이 우세할 때는 유방은 유혹의 미끼,섹스와 폭력으로까지 연결됐다.물론 이들은 한결같이 전통적인 남성적 시각에서만 본 유방으로 여성 자신은 철저하게 배제됐다. 김미혜(김미혜 유클리닉) 원장은 가슴의 ‘소유권’을 이렇게 지적했다.“흔히 유방암 환자가 유방절제수술을 할 경우,남편들은 ‘그래도 데리고 살 텐데 무슨 걱정이냐?’는 말로 위로의 말을 대신한다.그러나 생각해보자.가슴을 잃은 여성은 상실감에 사로잡히게 마련이다.‘남편의 사랑을 잃게 될까봐.’라는 염려보다는 ‘내 여성성을 잃었다.’는 점에서 큰 고통이 된다.” 남성들이 집착했던 유방,그 유방에 여성들이 직접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이 상황을 ‘유방의 해방’이라고 말하는 여성운동가들도 있다.그러나 ‘여성다움’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관인 유방은 여성의 가치를 지성이나 심성이 아니라 ‘시각적 신호’에 의해 결정케 했다는 지적은 아직도 유효하다. 모성과 여성성을 조화시켜가는 오늘의 여성들,그들은 ‘상품화' 란 오명을 완전히 벗지는 못했으나 비로소 유방의 소유자가 된 것 같다. 허남주 기자 hhj@
  • NGO / “日 유사법 폐기 국제방안 강구”박순성 참여연대 ‘평화센터’소장

    “일본이 유사법(有事法)을 통과시킨 것은 ‘제국주의 시대의 보통국가’로 되돌아 가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박순성(朴淳成·46·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소장은 유사법제 통과 등 갈수록 커지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박 소장은 “무력공격과 관련한 애매한 상황설정으로 법 적용의 조건과 대상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것이 문제”라며 “최근 일본 내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론이 일고 있다는 점에서 법이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유사법제가 군대를 두거나 전쟁을 거부하는 일본 헌법의 기본 정신과도 어긋난다고 지적하면서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위한 국제단체와 연대를 공고히 해나가는 것을 비롯,유사법제의 폐기를 위한 여러가지 국제적 방안들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한미군 제2사단의 한강이남 재배치 및 미국의 대북관련 정책과 관련,“북한 핵문제로 북·미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주한미군 재배치가 논의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적절히 고려,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소장은 한·미동맹 개선과 관계 재정립 등의 과정에서 친미 및 반미 논쟁이 일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논쟁이 민주적이고 생산적인 방법으로 이뤄짐으로써,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전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참여정부가 국방·외교·통일분야에서 평화번영정책의 철학과 정책기조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진상기자 jsr@
  • 문재인수석 일문일답 / “파워게임 터무니없는 소리”

    문재인(사진) 청와대 민정수석은 5일 기자들과 만나 “(용인)땅 의혹과 관련해 파워게임이 있다는 보도는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청와대는 강금원 회장의 해명을 막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강 회장이 문 수석의 퇴진을 요구한 것처럼 보도됐는데. -이번의 부동산 건 때문이 아니라,그동안 내가 언론의 공격을 받으니까 그런 것 같다. 강 회장이 문 수석을 비판한 것은 혹시 어떤 부탁을 했는데 들어주지 않는 등 개인적인 이유가 있는 것 아닌가. -(강 회장은)그럴 사람 같지는 않다.(대통령이)잘 안 되면 애를 태우는 그런 사람이다.여러가지 잘 안되니까 그런 것 아니겠느냐.언론 비판도 (어느 정도)일리가 있는 것 아니냐. 강 회장을 만난 적이 있나. -(과거)몇 번 만났지만 깊이 아는 정도는 아니다.강 회장도 대통령을 도왔으니까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강 회장은 순수하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대통령을 도운 열정적 지지자다.그러나 땅 의혹과 관련해 최근 만난 적은 없다.전화통화한 적도 없다. 강 회장이 직접 해명하려 했는데,청와대에서 말렸다는 말이있다. -그렇지 않다.박연차 회장이나 건평씨 처남 등 이미 이름이 밝혀진 사람들은 다들 많이 시달리지 않았느냐.그래서 대통령이 미안하니까 가급적 안 드러난 사람은 신상을 보호했으면 좋겠다고 했던 거다.그런데 강 회장은 밝히는 게 간명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만약 (강 회장이)그런 뜻을 전해왔다면 굳이 말릴 이유가 없었다.우리로서는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이었다.그 분을 위해서 밝히지 않으려고 했던 건데,그 분은 괜히 의심받게 됐다고 생각한 것 같다. 강 회장이 대통령의 막후실세라는 보도도 나오는데. -막후실세라든가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게 염려돼서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강 회장은 청와대에서 안희정씨를 구명해주지 않아 불만을 제기했다는 일부 보도도 있다. -강 회장이 안씨를 알겠지만 그리 끈끈한 사이는 아닐 것이다. 한편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강 회장이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에 한 번 왔었다.”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NEIS사실상 허용 /윤덕홍 교육부총리 문답

    “합의안의 파기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학교 현장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약간의 여유를 둔 조치입니다.”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1일 오전 NEIS 시행지침을 발표하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으며 교단 갈등이 줄어들도록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정신으로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지침은 전교조와의 합의안 파기로 해석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2 이하는 NEIS 이전체제인 CS나 SA로 시행하기로 했는데 이는 정보유출의 염려가 커 수기로 가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그러나 모든 교사들에게 수기를 요구하는 것은 천편일률적이다.학교 현장에 따라 여러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합의의 원칙이다.현장의 필요성과 불편 감소를 위해 약간의 여유를 둔 것이다. 전교조는 다시 연가투쟁을 강행하겠다고 하는데. -연가투쟁은 불법이다.NEIS를 근거로 투쟁을 하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지침 결정 과정에서 전교조와 협의 있었나. -전화 통화했다.학교 현장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교육자들의 자세라고 전교조 위원장에게얘기했다. 박홍기기자
  • 노건평 의혹 / ‘의혹의 땅’ 진영 분위기 “대통령 흔들기” “그래도 혹시…”

    “언론이 지나치게 부풀리는 것 같습니다.촌놈은 땅도 못 삽니까.” 최근 잇따라 제기된 노무현 대통령 친형 건평씨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고향마을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주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언론이 지나치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노 대통령 형제를 잘 안다는 60대 남자(김해시 진영읍)는 “오래전에 건평씨가 ‘단감은 더 이상 돈이 안 될 것 같아 거제에 유자밭을 하려고 땅을 좀 샀다.’고 말해 같이 가본 적이 있다.”며 “부동산 투기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고 말했다.이어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대통령에 대해 의혹을 갖고 흔들지 말고 차분하게 지켜보는 것이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진영읍 여래리 상가의 한 가게 주인은 “한나라당이 부산·경남지역에서 입지가 약해질 것을 염려,정략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더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지역정서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최모(40·김해시 진영읍 여래리)씨는 “건평씨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는 데다 주변 인물들이 모두 잠적한 것을 보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는 것을 봤느냐.”고 의미있는 표정을 지었다.이모(38·진영읍 여래리)씨도 “의혹을 잠재우고 논란을 끝내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사실관계를 소상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
  • 더위 식혀주는 기능성옷

    열을 바깥으로 발산함으로써 온 몸을 시원하게 해주는 에어컨 정장,녹차의 향기가 그윽한 속옷,항균 및 냄새제거 기능이 있고 보습제 역할을 하는 키토산을 함유한 팬티…. 땀이 많이 나는 무더운 여름철에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쿨(Cool) 소재 의류’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신세계 백화점 남성팀 구자영 과장은 “여성들과는 달리 날씨가 덥더라도 정장을 해야 하는 남성들을 위한 의류와 셔츠·속옷을 중심으로 더위를 식혀주는 기능성 옷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캡슐 내장 온도감지 양복 코오롱 맨스타는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쾌적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에어컨 정장’을 판매하고 있다.모시 처럼 까슬까슬하고 통풍성이 뛰어난 모헤어 소재에 미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마이크로 캡슐을 내장,기온이 섭씨 26도 이상 올라가면 캡슐이 열을 외부로 내보내 시원한 느낌을 준다.가격은 52만∼65만원이다. 앙고라 산양의 털로 짠 모헤어 신사 정장은 촉감이 서늘하고 가벼운 데다 통풍성도 좋아 인기.모헤어 제품은일반 울에 모헤어를 얼마나 혼방했느냐에 따라 고급품과 중저가품으로 구분된다.모헤어 정장은 혼방률이 40% 정도면 고급 수준이고,그 이하면 질이 떨어진다.값은 40만∼65만원. 울트라 코어 정장은 시원한 촉감을 중시한 제품이다.까슬까슬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모 90%,폴리 10%를 혼방했다.양모 한 가닥에 폴리에스테르 필라멘트로 감아 만든 실로 양모와 폴리의 장점을 모두 살려 통풍성이 우수하고 구김이 덜 간다. 지방시는 감초 마 셔츠를 내놓고 있다.감초 엑기스의 천연 항균 기능이 첨가된 고급 마 혼방소재로 구김이 적고 다림질이 쉽다.8만 8000원.찰스 주르당은 땀이 흘러도 몸에 달라붙지 않고 땀을 빨리 발산시키는 드레스셔츠를 선보이고 있다.울+실크+폴리 혼방이 9만 8000원선,울+폴리 혼방은 9만 4000원선,울+레이온+폴리 혼방은 8만 7000원선이다. 코오롱과 노스페이스는 땀 흡수력이 뛰어나고 흡수된 땀이 마르는 속도가 일반 소재보다 20배 이상 빠른 쿨맥스 안감을 사용한 쉘라 바지를 출시하고 있다.코오롱 쉘라 바지의 가격은 19만원선,노스페이스는 15만원선. ●패드 대신 물넣는 워터 브래지어도 보디가드는 녹차 성분이 함유된 ‘녹차의 향기’라는 이름의 속옷을 시판하고 있다.녹차 성분이 함유돼 있어 땀 냄새 제거와 피부 알레르기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남성 러닝셔츠 2만 3500원,삼각팬티 1만 2500원,여성 팬티 1만 1600원.무냐무냐와 프리미에 주르는 항균 및 냄새제거 기능이 있고 보습제 역할을 하는 키토산을 함유한 팬티·러닝셔츠를 판매하고 있다.1만 1000∼1만 6000원이다. 비비안은 노출이 심한 의류를 입었을 때 자연스럽게 볼륨감을 주는 스킨 볼륨 브래지어를 판매하고 있다.브래지어의 안감과 날개 부분에 은 성분이 함유돼 있어 인체에 유해한 세균 번식을 막아주며,냄새를 없애는 기능이 있다.가격은 5만 4000∼7만 6000원이다. 트라이엄프는 패드 대신 컵 안쪽에 물을 넣어 볼륨감이 있는 가슴선을 만들어 주고,물이 출렁거리면 마사지 효과도 있어 가슴을 탄력있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되는 워터 브래지어를 선보이고 있다.컵 사이즈마다 물의 양은 차이가 있으며,특수봉재로 터질 염려가 없다.가격은 6만 5000원. 프린세스 탐탐은 망사 소재를 써서 시원한 브래지어를 내놓고 있다.브래지어 구입시 패드를 추가로 덧대어 수선을 해주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볼륨감을 살릴 수 있다.가격은 11만 2000원이다. 김규환기자 khkim@
  • 美, 대형마트의 그늘

    대형 유통 체인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미국 사회의 경제·사회적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에서 최근 수년간 월마트,K마트,타깃 등 대형 할인 체인과 회원제로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샘즈 클럽,코스트코 등 프라이스클럽의 시장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문화상품 분야는 더욱 그렇다.예컨대 베스트셀러 서적의 60%,베스트셀러 앨범의 50%,베스트셀러 DVD의 60%를 판매하고 있을 정도이다. 문제는 이로 인한 부작용이다.물론 한국에서도 대형 유통체인들이 득세하면 동네 소매상이나 전문점들이 고사 위기로 내몰리는 경향이 없지 않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 등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그러한 경제적 부작용뿐만 아니라 문화·사회적 역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대중문화를 규제하거나 획일화할 가능성을 크게 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딕시 칙,토비 게이트,페이스 힐 등 컨트리 음악가들이 슈퍼스타 반열에 오른 데는 대형 할인매장의 공이 컸다.마이클 새비지,버나드 골드버거,앤 콜터 등 보수적 저자들이 베스트셀러 작가로 큰 것도 이들 매장의 판매고에 힘입었다. 그러나 대형 체인들은 서적의 경우 2000가지 정도만 진열하고,그나마 일주일 매출이 시원찮으면 가차없이 치워버린다고 한다.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월마트는 총기판매 체인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크로의 앨범들을 매장에서 제외시켰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대형 체인들이 보수적인 고객의 기호에만 순치돼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좁힌다는 지적을 받는다. 할인매장들의 가격조절 기능은 결과적으로 히트상품이 아닌 새 문화상품과 고전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구본영기자 kby7@
  • 아이 미래 간섭하는 부모 / “엄마가 의사 되래요… 난 싫은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부모들은 진로선택과 직업선택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꿈꾸기조차 멈춰버린 아이들.이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진로지도,부모가 함께 생각해야 할 일이다. ●꿈이 뭔가요 “성적 봐가면서 골라야죠.” 어느 대학의 무슨 학과를 지망하느냐는 물음에 고등학생들은 대부분 이렇게 답한다.물론 “아버지가 법대를 원하세요.”라거나 “엄마는 의대를 가라시지만…”이라고 말하는 아이들도 많다. 고3인 김선우 군은 한의과 진학을 원하는 부모의 과도한 기대때문에 요즘 공부에 열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미리 공부를 좀 많이 했더라면 좋았겠지만 벌써 늦었어요.그런데 부모님은 어쨌든 한의학을 원하세요.그래서 어디 숨어버리고 싶어요.”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묻자 김 군은 한참 망설이더니 “컴퓨터를 좋아하지만,딱히 뭐를 해야할 지는 모르겠어요.컴퓨터 공부를 했으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곧 캐나다 유학을 떠난다는 중학생 한여울(15)양은 “대학입시에 시달리는 한국을 떠난다는 게 좋을 뿐 솔직히 외국유학은 싫다.그러나 자유롭고 싶어서 일단 떠난다.천천히 생각할 것이다.그런데 고3인 오빠는 부모님의 강요로 법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방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실시하는 진로·직업의식 강화프로그램은 이렇게 ‘꿈이 없다.’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협회가 시행하는 교육은 ‘신용사회에서 돈관리하기’‘리더십 강좌’등 이론교육과 함께 국회의사당과 기업 등을 탐방,현장을 둘러보며 여성CEO를 만나는 기회를 준다.협회 강성민 사무국장은 “이 교육을 통해 ‘꿈을 구체화하게 됐다.’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직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부모님의 뜻을 따를 수 밖에 없다던 아이들이 몇번의 교육을 받으면서 ‘내가 생각한 직업이 실제와는 크게 다르다.’고 놀란다.”고 말했다. ●자식의 미래까지 관리하자? 주부 김현경(45·서울 마포구 연남동) 씨는 진로문제로 아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고 했다.“이론상으로는 아이의 적성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그러나 직업까지 생각하면서 진로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아들을 얽어 매게 돼요.꽉 막혀 있는 부모는 아니라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아이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 부모로서 조언하지 않을 수 없어요.” 김 씨는 법대가 아니면 경영대학이라도 가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고2 아들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라며 좀체 좁혀질 것 같지 않다고 걱정했다.“요즘 영화산업이 뜬다지만,그래도 너무 불안정하기 때문에 부모로서는 이를 두고 볼 수 없어요.”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희망사항’을 바꿀 수 밖에 없다 한다. 회사원 이석우(46)씨도 고등학생 아들과 진로에 대해 고민중이라면서 “뻔히 잘못된 길을 가는 줄 알면서도 부모로서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강남에서 고3을 담당해온 한 교사는 “대부분 성적으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지만 그것 역시 아이들의 의사와는 달리 부모들에 의해 결정되는 예가 많다.”고 지적했다. 부모의 강요에 의해 대학을 결정한 학생들의 경우 끝내 전공학과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재수를 하는 경우도 적잖다.그나마 대학 1학년때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는 학생들은 대학 3학년 가을 학기에 ‘도저히 못참겠다.’고 대학을 뛰쳐나가는 학생보다는 행복하다. 어릴 때부터 부모가 아이들에게 직업의 고정관념을 심어주거나,방향성을 갖고 몰고 간다면 이는 아이의 가슴 속에 갈등의 요인으로 자리잡게 된다.한국기술교육대학교 인력개발전문대학원 김봉환 교수는 “초등학교 상급학년에만 접어들면 아이들은 부모와 자신이 서로 다른 미래의 꿈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이때 솔직하게 자신의 뜻을 밝히고 야단을 맞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이를 숨기고 방황하면서 결국 부적응 행동을 하는 학생도 있다.”면서 부모가 아이들의 꿈과 직업·미래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그리고 개입을 원한다면 하루아침에 할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적성을 알아보고,직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인터넷을 통해 조사할 것을 권했다. 한편 부모의염려와 달리 아이들은 자신의 진로와 관련,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최근 한국청소년상담원이 1500명 중·고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가장 큰 고민은 진로선택(45.7%)으로 학업고민(28.7%)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대해 금명자 한국청소년연구연수실장은 “오늘날 청소년의 고민은 예전과 달리 상급학교 진학에 국한되지 않으며 시야를 넓게 보고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할 지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직업 종류는 1만200여종으로 알려져 있다.삼성경제연구소가 전국 중·고교생 12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업선호도 조사 결과에 의하면 남학생은 의사(13.0%)를 가장 많이 선택했으며 컴퓨터 분야 직업(11.3%)과 기업가(10.6%)순으로 나타났다.여학생은 교사(24.6%)가 1위,아티스트와 의사 순으로 나왔다.그러나 아이들이 알고있는 직업의 종류는 실제 직업의 1%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꿈이 있는 아이,성적도 좋아 재량활동 시간을 이용해 진로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서울 개봉동의 경인중학교허은영 교사는 “진로교육이야말로 학교에서 반드시 해야할 삶의 계획이다.”고 말했다.아직도 여학생 가운데 직업은 ‘필수 아닌 선택’이라 생각하는 비율이 높기도 할 뿐아니라 헤어디자이너·교사·애완동물 관련 직업이 고작이라 했다.그러나 진로교육을 통해 직업의 세계를 알아본 학생들은 “여자라고 못할 게 없다,또 성공한 직업인이라도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허 교사는 학생들이 1년간 진로교육을 받으면서 다양한 직업 중 원하는 직업을 구체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스스로넷방송국을 견학한 이효석(경인중 3년) 양은 “PD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충고를 가슴에 새겼다.나는 PD와 공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줄 알았는데…”라고 체험보고서에 기록하고 있다.흔히 진로교육을 진학교육과 동의어로 생각하지만 진학교육은 진로교육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진로교육이란 바로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다.김 교수는 “진로교육으로 삶의 중심축이 선 학생들은 성적이 좋다.지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스스로 진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면 탈선과 비행은 줄어들 것이다.”고 덧붙였다. 허남주기자 hhj@
  • [나의 건강보감] 소설가 김주영씨

    조선 봉건왕조가 해체되는 19세기의 격동상을 그린 대하역사소설 ‘객주’는 ‘길’에 생애를 바친 보부상과 그 보부상 집단을 움직였던 객주를 통해 한 시대의 역사를 복원해 낸 우리 문학의 백미다.작품은 길에서 시작해 길에서 끝난다. 이 소설을 낳은 작가 김주영(64)씨도 마찬가지로 ‘길 위에 있는 사람’이다.그는 지금도 마음이 동하면 주저없이 훌쩍 길에 든다.여행벽이다.그는 “내가 세상에 잠기는 법”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여행은 또다른 세계와 만나는 소통의 통로다.해서 그 길이 막히면 낙담하고 절망한다.개성을 무대로 한 대하소설 ‘화척’을 집필하다 북한 여행길이 열리지 않자 “상상력만으로 이 글을 쓴다는 것은 독자에 대한 사기”라며 절필선언까지 했던 그다. ●여행묘미 몰랐다면 하찮은 사람 됐을것 “잡다한 세상의 욕심에 짓눌려 마음이 무거워질 때면 훌훌 털고 막막한 오지로 떠나 보라.문명의 역한 냄새가 풍기지 않는 곳이면 어디든 좋다.고행에 맞서 부대끼다 보면 여정의 어딘가에서 문득 별빛처럼 반짝이는 영감을 얻을 것이다.” 그는 여행의 체험을 값진 자산으로 여긴다.“내가 만약 여행의 묘미를 몰랐다면 뱀과 도룡뇽,청개구리나 잡아먹으며 마음의 탐욕을 키우는,정말 하찮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이렇듯 여행은 그의 삶에 있어 샘이요,자침(磁針)이었다. 이 시대의 걸출한 이야기꾼.그에게는 확실히 보통 사람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그것이 그의 문학을 통해 드러난 토속의 정서이든,생로병사를 문학 아래 두는 강고한 직업의식이든 상관없다.그는 그 ‘다름’으로 한 시대를 관류하는 도도한 물길을 냈다. 한 문학평론가는 그를 두고 이런 평을 남겼다.“그는 고고하게 세속적이며,단아하게 질펀하고,휘영청 올곧은 사람이다.거창한 담론을 말하지 않지만 문학을 통해 시대의 담론을 줄기차게 생산해 왔으며,한번도 그 논의의 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그가 대가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이런 평가에 걸맞게 그의 담론은 경직되지 않아 지루하지 않았으며,유연하되 격조 있었다.그의 사실적인 건강론을 듣자. “세상을 움직이는 섭리 가운데 ‘죽음이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는 이치는 정말 아름답다.무엇이 이보다 더 평등할 수 있겠으며,이걸 생각하면 누가 죽고 병드는 일에 헛되이 마음을 빼앗기겠는가.” ●건강해야 한다는 강박증은 버려라 그는 누구나가 죽는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건강해야 한다는 강박증을 훌훌 털어버리라고 권한다.그것이 바로 자유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것이다.“물론 건강한 삶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걸 위해 온갖 혐오스러운 정력제에 탐닉하고 이런저런 약물에 자신의 혼을 온통 내맡긴다면 그게 제대로 된 삶이겠는가.” 죽음까지도 거부하려는 현대인의 역리적 행태에 대한 통렬한 조롱이자 경종이다. 그는 담소 도중 짬짬이 담배를 태웠다.갓 20대 초반,군대에서 배워 지금까지 피웠으니 이를테면 그의 문학과 자취를 함께한 담배다.하루 1갑반 정도를 태우는데,작품이라도 쓸 때면 줄담배라 그나마 정해진 양이 없다.최근의 흐름이 ‘금연’이라고 운을 떼자 “‘건강 때문에 담배를 끊어야 할 텐데…’라고 생각하며 피우는 사람에게는 해악이 있겠지만 나는 아직 담배 때문에그런 스트레스를 받아보지 않았고,끊기 위해 바둥거리지도 않는다.”고 했다.술도 일단 시작하면 대취하도록 마신다. 그러고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은 해장술이나 연일 이어 마시기를 철저히 금하는 자기절제 때문이다.매일 커피도 너댓잔씩 마시지만 그에게 “이것 때문에 내 건강이…”하는 식의 염려는 없다. 그는 타고난 강골이다.“체중이 80∼81㎏인데 여기서 벗어난 적이 한번도 없다.”는 정도이다.스스로도 내가 지금 이렇게 건강을 지키는 것은 ‘가난’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벽촌의 곤궁한 부모 슬하에서 감자,고구마로 끼니를 삼고,산나물과 젓갈 등 발효염장류로 뼈를 키운 덕분에 지금도 속 하나는 소처럼 튼실하다.이 대목에서 “나는 도랑치고 가재잡는 삶을 살았다.”며 파안대소했다.가난해서 건강했고,건강해서 별 욕심이 없으니 그나마 순리를 크게 거스르지 않고 살 수 있었다는 뜻이다. ●‘가난’ 때문에 잠자리·섭생 토속적 섭생도 토속적이다.어려서부터 입에 익은 된장,고추장과 콩나물,시래기,자반고등어가 제격이다.고기는 먹되 애써찾지 않는다.식성이 토속적이라 지금도 침대 대신 온돌을 지킨다.잠자리와 음식이 신토불이라고 했다. 그는 평범한 가운데서 넉넉함을 얻는 생활이 ‘잘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사람들에게 평범하게 사는 일에 두려움을 갖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자신의 용량을 넘어 비범해지자면 욕심과 갈등이 배태되고 무언가와 자꾸 충돌하게 된다.”결국 평범한 사람이 평범을 거부하면 고통과 어지러움을 피할 수 없고,이것이 삶을 왜곡하는 단초가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요한 얘기’라며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건강한 삶이 특별한 삶은 아니다.그냥 평범하게 살면서,큰 것을 바라는 사람들이 지나치거나 하찮게 여기는 것에 눈길을 돌려보라.추수가 끝난 들판에서 농부가 이삭을 줍듯 찬찬히,그리고 느릿느릿 이삭을 줍다 보면 나중에는 가히 곡식이라 부를만한 수확을 얻을 것이다.이런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이것이야말로 내가 지난 시절 체험으로 얻은 경험방(經驗方)이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 ■‘건강 여행’ 이렇게 작가김주영씨에게 여행은 탐사하고 모색하는 학습이며,동시에 그의 문학적 에토스(특성)를 생성하는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그는 이런 일화를 전한다. “언젠가 프랑스의 유명 작가 내외와 자리를 함께했다.서양인은 대체로 콧날이 날카롭고 우뚝한데 그의 콧날은 왠지 두루뭉술했다. 그런 그에게 외모가 동양적이라고 했더니,‘내가 원래 여행을 많이 다니다 보니 콧날까지 그렇게 변하더라.’며 웃었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여행이 신체를 단련시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모나지 않는 품성을 갖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행이 고행의 수양이어설까.그는 세상없는 여행이라도 거의 기록을 하지 않는다.모든 현상과 물상을 머리에 담아와 얼마간 내면에서 숙성시킨 뒤 농익은 정서를 지면에 글로 담아내는 식이다.사실,그는 오지 여행을 권하지만 그런 곳을 찾아 떠나기가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다.모든 ‘좋은 여행’이 그렇듯,오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 임종호 박사는 “오지가 아니라 생활권 인근으로 가볍게떠나는 경우라도 여행은 심신 양면에서 적극 권장할만한 건강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강건한 체력을 길러 주는 것은 물론 목표지향성,인내력,다양한 체험과 정서 순화 등 여행의 장점은 헤아릴 수 없다.”며 “더러는 혼자 떠나는 여행이 잡다한 세상일을 잊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심재억기자
  • 물류대란 확산 - 의왕기지 르포 / 트럭출입 3000대서 100대로

    화물연대 경인지부와 위수탁지부가 일손을 놓은 14일 오전.경기 의왕시 이동 내륙컨테이너기지(경인ICD) 제1터미널과 2터미널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부산지부의 파업 돌입에 따른 전면파업 직전인 지난 13일만 해도 10∼20분 간격으로 컨테이너 트럭들의 출입이 목격됐으나 하루만에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회사 자체 차량을 이용해 긴급을 요하는 수입화물을 반출해 가거나 다짜고짜 물류회사 사무실로 쳐들어가 “납품기일을 어기게 됐으니 어떻게든 컨테이너를 배정해달라.”고 매달리는 업체 관계자들도 눈에 띄었다.컨테이너 차량을 구하지 못한 업체들은 급한 마음에 일반 화물차를 동원,컨테이너를 열고 내용물만 부랴부랴 옮겨 싣기도 했다. 그나마 수입업체들은 자체 차량을 동원해서라도 화물을 빼갈 수 있지만 수출업체들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터미널로 향하는 도로 양편은 운행을 멈춘 컨테이너 트럭들이 가득 메웠고,밀려드는 트럭으로 정체현상까지 빚었던 경인ICD 앞 사거리도 차량통행이 뚝 끊겼다.22만 8000여평에달하는 터미널에는 목적지를 잃은 수만개의 컨테이너(3만 6000TEU)와 화물트럭들만 빽빽이 들어찼다. 터미널 내부의 세관과 검역소·은행은 일찌감치 일손을 놓았고,인근의 차량정비센터와 주유소도 폐장 분위기다. 삼삼오오 모여 있는 화물연대 노조원들은 차량운행을 저지하거나 도로를 봉쇄하지는 않았지만 간혹 지나가는 차량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했다.화물연대 경인지부 집행부 등 간부들은 길가 식당건물 지하에 마련된 임시사무실에서 부산지부 등 다른 지역의 동향을 파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터미널 문턱을 넘나든 트럭의 수는 모두 102대로,오전에만 3000여대에 달하던 평일의 30분의1 수준이다.평소 새벽부터 오전까지 대부분의 작업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비추어볼 때 사실상 물류 기능이 마비된 셈이다. 정부가 철도의 운행횟수와 차량수를 크게 늘린다고 발표했지만 기지 내 철도 관계자는 “실을 물건이 없는데 철도편만 늘리면 뭐하나.물동량이 없어 증편 요청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2터미널 철로변에는 작업인부들의 모습을 찾을 수 없고 기중기도 작동을 멈춘 상태다. 의왕 윤상돈기자 yoonsang@ ■속타는 선사·화주들 화물연대의 파업이 계속되면서 부산항 야적장에 가득찬 수출용 컨테이너를 하나라도 더 싣기 위해 화주와 터미널 운영사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선적과 하역에 차질을 빚고 있는 수출·입 업체들은 컨테이너 처리가 제때 되지 않아 속이 바싹바싹 타 들어가고 있다. ●냉동화물 처리 비상 감만부두 소량화물 집하장(CFS)에는 한진해운 등 하역업체 인부들이 지게차를 동원,컨테이너에 들어 있는 수입화물을 일반트럭에 옮겨 싣는 작업을 지난 13일부터 이틀째 해오고 있다.냉동컨테이너의 경우 평상시에는 배에서 내리자마자 대부분 목적지로 바로 운송됐으나 지금은 부두별 냉동컨테이너 보관소에 가득 쌓여 있다.전기시설이 돼 있어 당장 상할 염려는 없지만 오래 두면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진해운은 14일 오렌지 등의 식품이 담긴 냉동컨테이너 40여개를 일반 트럭에 나눠 반출했다.세방기업도 이날평소 처리 양보다 배 이상 많은 70여개의 수입화물을 꺼내 소형트럭에 실어 서울 등지로 옮겼다. ●수출 컨테이너 “빨리” 수출용 컨테이너를 실어나르는 국적선사들의 노력도 눈물겹다.현대상선 소속 현대프리덤호(5500TEU급)는 지난 13일 오전 8시 신선대부두를 출항할 예정이었다.그러나 선적화물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 4시간30분이나 기다렸다가 컨테이너 400개를 겨우 싣고 유럽으로 떠났다. 화주인 수출·입 업체들의 사정은 더 딱하다.영세업체들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자금난으로 도산을 피할 수 없는 처지다.신발완제품 수출업체인 부산 감전동 A사의 관계자는 “매주 중국에서 신발반제품 등 컨테이너 4대 분량이 들어오고,8대 분량을 수출하고 있다.”면서 “부산항의 하역차질로 지난주 수입물량을 부득이 인천항으로 옮겨 하역했는데 운송비가 배 이상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부산 강원식기자 kws@ ■흔들리는 허브항만 부산항의 외국 환적화물 처리가 중단돼 아시아 허브(중심) 항만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부산항에 기항 예정이던 외국 화물선들이 화물연대의 물류파업을 피해 잇따라 뱃머리를 다른 나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오전 부산 감만항에 입항할 예정이던 독일의 ‘바이칼 세네토호’는 급히 목적지인 중국 상하이항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이 배는 중국에서 홍콩을 거쳐 오는 22일쯤 다시 부산항에 들를 방침이나 파업이 계속될 경우 뱃머리를 되돌릴 수밖에 없다.또 세계 3위의 해운회사인 타이완의 ‘에버그린’사도 19일 부산항에 기항할 예정이던 ‘한사인디아호’와 ‘에버그레이드호’를 다음 기항지인 일본 오사카로 직항시키기로 했다.이밖에 10여개 외국선사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부산항을 기항지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로 인해 홍콩·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인 부산항의 환적화물 처리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부산항은 지난해 전체 물동량 945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가운데 환적화물이 390만TEU(45%)를 차지,외국선사들로부터 1조 2000억원(1TEU당 200달러)의 항만 사용료(접안료·도선료·하역료 등 포함)를 거둬들였다. 해양수산부측은 “물류파업이 계속될 경우 외국선사들이 부산항을 기항지로 사용하기를 꺼려해 환적화물 유치에 큰 타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파업이 장기화되면 부산항의 환적화물을 일본의 요코하마·고베항에 뺏길 것으로 우려된다.일본의 경우 항만 사용료가 비싼 데다 고베 지진의 영향 탓으로 90년대 말 환적화물의 상당량을 부산항에 빼앗겼으나 최근 항만 사용료를 내리는 등 환적화물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이번 파업사태로 반사이익을 얻은 중국 상하이항(세계 4위)이 곧 컨테이너 처리물량에서 부산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김학준기자 kimhj@
  • 황성기 특파원의 도쿄 이야기/日 ‘유사법제’ 가결… 보수화 고조

    일본 중의원 특별위원회는 14일 유사법제 관련 법안을 가결했다.15일에는 중의원에서 정식으로 통과될 전망이다.여당이 정기국회에서 한번 다뤄보자고 한 것이 야당의 협조로 척척 이뤄진 점,“설마” 하던 것이 “어어” 하는 사이에 현실이 됐다. 유사법제는 전쟁 법률이다.일본과 주변국에서 전쟁이 났을 때 허둥지둥대지 않고 법에 따라 징발하고 수용하고 대처하자는 것이 알맹이다.보통의 나라라면 있는 법률이지만 일본에는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았다.침략하고,전쟁을 일으켜 패전한 일본에 족쇄가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유사법제가 필요하다며 방위청이 수십년 전부터 연구했지만 연구로 끝났다.국회에서도 논의됐지만 논의로 그쳤다.자위권 외에 전쟁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헌법이라는 틀도 틀이었지만 전쟁 혐오,전쟁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국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전쟁을 경험한 세대들이 퇴장하고 전후 세대들이 쑥쑥 커 올라왔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간 나오토 민주당 당수의 13일 회담에서 유사법제 통과라는 여야합의가 탄생했다. 고이즈미는 1942년생,간은 1946년생이다.전쟁을 모르거나 전후에 태어난 이들이다.유사법제의 주무부처인 방위청장관 이시바 시게루는 1957년생이다. 뿐만 아니다.세대와 함께 국제정세도 달라졌다.가공의 적 러시아·중국이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이었다면 1998년 상공으로 실험 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은 실감되는 적으로 다가왔다.북핵 긴장이 고조되면서 일본인들은 도쿄가 노동미사일에 의해 불바다가 될지 모르는 ‘전쟁상황’에 놓인 것이다. 군국주의화를 염려하지만 일본의 군사행보를 보면 속도가 분명 빨라졌다.이지스함 파병,공중급유기 도입,북 기지 선제공격 발언은 불과 2년간의 일이다.“일본은 자위대가 아닌 군대를 가져야 한다.”는 보수파들이 힘을 얻어 가고 있다.터부시돼 온 유사법제는 이런 흐름 속에서 나왔다. marry01@
  • 정책진단/ 국가채무 논쟁 재점화 되나

    지난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과 행정부를 뜨겁게 달궜던 ‘국가채무 논쟁’이 올해 재연될 것 같다.당시에는 정치권이었던 진원지가 올해는 정부로 바뀌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재정경제부는 12일 국가채무의 범위와 규모를 정하는 국가채무관리법 제정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국가채무의 증가를 억제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다. 재경부는 일단 올 정기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하지만 공청회 등의 여론수렴 과정에서 국가채무 범위와 규모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2002년말 국가채무 133조 6000억원 재경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국가채무가 급증했지만 규모산정 논란이 끊이지 않고 관리체계가 없다.”면서 “효율적인 국가채무 관리를 위해 국가채무관리법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최근 국회에서 국가채무 논란도 계기로 작용했다. 재경부가 지난달 발표한 국가채무 규모(2002년 말 기준)는 133조 6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2.4% 수준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국가채무 평균 비중인 73%에 비하면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한국개발원(KDI) 문형표 연구위원은 “채무규모 보다는 GDP대비 비중이 중요하다.”면서 “염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안심할 수준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급속한 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른 복지비용 증가,동북아중심국가 건설재원,통일비용 등을 감안하면 늘어날 요인만 산적해 있다. ●국가채무 규모는 고무줄인가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국가채무가 적게는 428조원,많게는 1161조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이런 엄청난 괴리현상은 국가채무의 정의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기준에 따라 중앙·지방정부의 채무를 포함하고 있다.반면 야당은 한국은행·연금·정부투자기관·출자기관·출연기관·지방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채무를 ‘잠재적인 채무’로 간주한다.중앙정부의 지급보증 90조원,국민연금 잠재채무 186조원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재정전문가들도 IMF 기준 외에 잠재적 채무 등으로 별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KDI 관계자는 “국민연금 채무를 국가채무로 보기는 어렵지만 공무원연금채무(70조∼80조원 추정) 등은 국가채무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가채무 범위를 협의로 보느냐,광의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규모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지만 정부는 국가채무를 있는 그대로 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법안을 제출하는 올 정기국회는 내년 총선을 불과 몇달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국가채무 논쟁은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현기자 j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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