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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자에게/ “호주제 폐지 빠를수록 좋다”

    -‘두 딸의 성 바꾼 엄마의 눈물’기사(대한매일 10월21일자 9면)를 읽고 두 딸의 성을 바꾼 어머니의 사연을 읽으며 남의 일 같지 않아 나는 눈물을 훔쳐야만 했다. 내게는 여동생이 있다.누구보다 귀엽고 총명해 나는 여동생을 무척 좋아하지만,그 아이와 나는 성(姓)이 다르다.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렵게 우리 형제를 키우셨던 아버지는 새어머니와 재혼하셨고,어머니와 여동생으로 인해 우리는 다시 행복한 가정이 됐다.집안은 행복했으나 문밖으로만 나오면 우리는 괴로웠다. ‘동거인’인 여동생은 초·중·고교를 거치면서 울기도 많이 했다.그래서 아버지께서는 혼외출생자로 신고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셨지만 불법임을 뻔히 아는 터라 망설이기만 하셨다. 편견의 벽을 넘기란 참으로 어려웠으나 세월은 고맙게도 흘러줘 우리는 20대의 성인이 됐다.입사시험을 보면서 나는 결혼했다는 오해를 받아야만 했다.성씨가 다른 3살 아래의 여자를 누가 동생이라고 믿겠는가.설명해야 할 기회가 생길 때마다 나는 도망치고 싶었다.그나마 나는 남자였고,동생만큼 상처가 깊지는 않았기에 이겨냈다.그러나 여동생은 머잖아 결혼도 해야 할 텐데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호주제 존속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런 우리들의 사연에 귀 기울여야 한다.가정해체를 염려하면서 정작 가족이 하나되는 것을 호주제는 망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정수 회사원
  • 민주, 발등의 불 끄니 또 ‘불씨’

    민주당이 오는 11월28일 서울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총선 지도부 선출을 위한 임시 전당대회를 연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 개최를 둘러싼 당 지도부와 비상대책위원회간 갈등은 일단 봉합될 것 같다.그러나 일부 의원들의 추가 탈당설이 흘러나와 뒤숭숭한 분위기는 여전했다. ●조기 전당대회로 ‘내홍' 봉합 민주당은 21일 국회 대표실에서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를 갖고 당 개혁안 확정 및 총선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발표시기를 보름 정도 앞당기면서 다음달 28일 개최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박상천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신임 정국에서 전당대회 개최시기를 발표하면 당 지도부의 협상력이 약화된다고 생각해 발표를 미뤄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몇몇 중진의원들에게는 11월 말 전대를 열어야겠다고 말했는데 소문이 나는 바람에 서둘러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비대위는 11월19일 이전 전당대회 개최 의견을 모은 뒤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상당한 격론을 벌인 끝에 ‘28일 전대 합의’를 이끌어냈다. 조순형 비대위원장은 “당내 분위기나 당초 합의,신당의 창당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전당대회를 12월로 넘겨선 안된다.” 고 압박했다고 한다. ●사고지구당 조직책 선정도 잡음 당 지도부가 예상보다 빨리 전당대회 시기를 발표한 데는 대통령 재신임·이라크 파병 등 현안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신당의 대립각에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는 듯하다. 일부 의원들의 탈당설도 지도부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인천 부평을 최용규 의원이 주말쯤 통합신당으로 옮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기·강원·호남 의원 4∼5명도 거취문제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사고지구당 조직책 선정을 놓고 박 대표가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박 대표는 이와 관련,“내가 조직책을 다 임명하면 총선 후 있을 전당대회에서 불리해질 것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내가 아무나 조직책으로 임명할 사람이냐.”고 발끈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日지자체 교도소 유치경쟁

    |도쿄 황성기특파원|대표적 기피시설인 교도소가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유치경쟁으로 ‘각광’받고 있다. 20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법무성에 교도소 유치 신청을 한 지자체는 최근 2년여간 53곳에 달했다.불황과 인구 감소에 신음하는 지자체들로서는 교도소 직원,죄수 등에 의한 인구 증가가 세금 확보로 이어지고 마을의 활성화에도 한몫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구치소·지소 등을 포함한 교정시설은 일본 전국에 189곳이 있는데 교도소 수용자는 최근 몇년간 한 해 4000∼5000명씩 늘어나고 있어 수용률이 정원을 넘어선 116%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범죄 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범죄자를 수용할 시설이 턱없이 모자라게 되자 법무성은 약 반세기 만인 2001년 교도소 신설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가 속출하기에 이르러 홋카이도의 경우 무려 19개 지자체가 유치를 희망했다. 이들 지자체의 교도소 유치 목적은 인구 증가에 따른 경제효과와 마을의 활성화이다. 죄수들도 주민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지방교부세에 산정되는 것은 물론,민간기업과 달리 국가시설인 교도소가 도산할 염려도 없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기 때문이다. marry01@
  • 이라크 파병 경제효과는 얼마나/ 건설 ‘장밋빛’ 수출 ‘글쎄요’

    ‘이라크 파병특수’를 겨냥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중공업계를 중심으로 이라크 미수금 확보와 전후 재건사업 참여를 위한 실무 차원의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졌다. 재계는 2007년까지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에 35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특히 정부는 직접적인 효과보다 신용등급 향상,한·미공조 강화 등 간접적인 부수익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장밋빛 기대 못지않게 반미감정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수금 회수-복구사업 ‘입질’ ‘파병 특수’ 기대감이 가장 고조되고 있는 곳은 건설업계.그동안 미수금 회수와 이라크 재건사업 참여를 위해 벌여온 ‘물밑 작업’이 ‘과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은 미국의 엑손모빌,더치셸 등 석유 메이저와 벡텔,플로어대니엘 등 대형 엔지니어링업체들과 다각적인 접촉을 벌이고 있다.이라크 파병이 당장 공사 수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하청사업 참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파병은 이라크 진출 교두보 확보를 위한 좋은 재료”라면서 “앞으로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참여한다면 1∼2년 안에 대형 플랜트 수주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총 12억 7000만달러 규모인 이라크 미수금 회수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현대건설,삼서물산 등 국내 이라크 채권 보유 업체들은 연내 창설될 ‘워싱턴클럽’을 통해 미수금 회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특히 국내 미수금의 90% 이상을 갖고 있는 현대건설(11억 400만달러)은 최근 미수금 회수 대책반을 회사 차원의 기구로 확대,매주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관계자는 “미국 뉴욕주 법원에서 열린 미수채권 관련 2심 소송에서 이긴데다 파병 결정으로 미수금 회수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반색했다. 중공업과 자동차,정유업계도 ‘이라크 특수’에 촉각을 곤두세운다.대형 플랜트 수주와 수출시장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정유업계는 이라크가 전세계 원유생산 국가 가운데 채굴 비용이가장 싸다는 점을 들어 유전 개발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정유시설 복구와 운영 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반미 역풍에 ‘소탐대실’ 우려 전자 등 수출업계는 그동안 다져온 중동 수출전선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긴장한다.이라크 시장 확대도 좋지만 반미 성향의 아랍권 국가도 ‘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최근 중동지역 거점 확산 전략의 하나로 바그다드 주재원 2∼3명과 현지인으로 구성된 판매지사 설립에 파병 결정이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라크 주변 암만,요르단,두바이,테헤란에 지사를 두고 밀착형 마케팅을 전개 중인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중동지역의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 결정이 건설업계의 향후 수주전략에 긍정적으로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원유개발 프로젝트나 대수로공사 등 대형 건설공사 발주가 많은 이란과 리비아의 반미감정이 거센 탓이다.정부도 이라크 파병으로 인해 중동 수출시장이 훼손되지 않도록 ‘기술적 대처요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재경부 관계자는 “유엔 결의에 따른 파병의 윤리성을 최대한 강조하고,가급적 순수한 치안유지 활동에 주력함으로써 중동국가의 미움을 사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눈에 보이지않는 간접효과 크다 정부는 이라크 파병의 직접적 경제효과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가 크다고 강조한다.재정경제부 박병원 차관보는 “한·미 공조관계 재확인에 따른 안보 리스크 저하로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안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대외신인도 안정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 하락 등 국제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비용 경감과 국내 금융시장 안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정부가 올 초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 파병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05%포인트 가량 끌어올리는 것으로 추산됐다. 박 차관보는 “이라크 파병의 경제적 효과를 계량화하기는 힘들다.”면서 “분명한 것은 파병하지 않았을 때의 대외신인도 저하,남북관계 긴장고조,국내 금융시장 불안 등의 기회비용이 파병비용(3억∼4억달러)보다 클 것이라는 점”이라고 역설했다. 김성곤 안미현 김경두기자 golders@ ■재계 “효과 극대화에 힘 쏟자” 재계는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파병효과의 극대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입장을 19일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라크 파병은 국익과 대외관계를 감안할 때 불가피한 결정”이라면서 “파병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규모나 시기 등에 세심하게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유엔 결의에 따라 파병의 명분이 생긴 만큼 전후복구 사업 등 파병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에 큰 기대를 갖는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이라크 파병 결정은 국가 경제와 외교관계 측면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선택으로 정부의 고심 끝에 나온 결단으로 보인다.”면서 “우리 경제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그동안 굳건하게 유지해온 한·미 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해 양국 공동번영에 기여하고 국익과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 등 대기업 사이에서도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우리의 경제구조나 안보상황 등을 감안하면 파병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심장판막증 이식 않고 치료/송명근교수 새 수술법 개발

    심장판막증을 합병증 없이 완치시킬 수 있는 수술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되었다.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는 테프론 재질의 ‘링’과 ‘띠’를 이용해 심장판막증을 치료하는 수술법을 개발,대동맥 판막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환자 74명에게 시술한 결과 98% 이상 완치율을 나타냈다고 17일 밝혔다. 송 교수는 지난 98년부터 5년동안 사람의 심장 판막을 관찰한 끝에 대동맥 판막의 개폐에 관련된 근육이 특정 위치에 분포해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환자의 판막 위와 아래에 직접 제작한 ‘링’과 ‘띠’를 설치,늘어진 혈관을 잡아주도록 해 불안정한 판막이 정상 작동하도록 한 것.한국화학검사소 검사 결과, 수술에 사용된 ‘링’과 ‘띠’는 독성이 전혀 없어 합병증이나 부작용 염려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송 교수는 밝혔다. 송 교수는 이 수술법과 치료 결과를 ‘추계 흉부외과 학회’에서 발표한 데 이어 국제 학회에서도 발표할 예정이며,수술에 사용된 ‘링’과 ‘띠’는 현재 미국에서 특허 출원 중이다. 심장판막증은 선·후천적 원인으로 대동맥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심장이 뿜어낸 피가 심장 안으로 역류하는 질환으로,이 때문에 심장의 혈압이 상승해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치명적인 질환을 초래하게 된다.지금까지는 인조 판막이나 돼지 혹은 뇌사자의 판막을 이식하는 방법을 사용해 왔으나 이 경우 환자는 평생 혈액 응고제를 복용해야 할 뿐 아니라 판막의 수명이 한시적이어서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사설] 공직사회가 흔들려선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를 둘러싸고 위헌 논란에 이어 재신임 철회,개헌 주장까지 나오는 등 정치권의 혼란이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국가경쟁력 저하와 민생불안이 염려되는 터에 공직사회마저 흔들린다고 하니 국민들은 불안하다.공직사회가 흔들리는 것은 노 대통령이 12월 재신임 직후 “내각과 청와대를 개편하고 국정쇄신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데서 비롯됐다.일선 책임자인 장관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 공무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일부 부처에서는 정책 결정과 추진보다는 마무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장관들의 힘이 빠지고 공무원들이 술렁거리는 것이 이해는 된다.하지만 정치권의 무책임과는 별도로 공직사회가 절대 팽개쳐서는 안 될 책무가 분명히 있다. 우리는 정권 교체기나 선거를 앞두고 공직자들의 무사안일,복지부동,눈치보기 등 공직이 흔들리는 모습을 숱하게 경험했다.이런 구태를 추방하는 것이 공직자의 의무이자 국민들의 개혁 요구다.어제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신행정수도 건설 등 개혁특별법안을 비롯해 챙겨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현안만 챙기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일손을 놓는다면 국가적 손실은 몇배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더라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재신임 정국이 마무리되더라도 곧 총선 정국으로 이어지는 등 당분간 정치권의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이럴 때일수록 공직의 안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이달 말부터 국무총리실과 사정기관 등이 공직기강 일제 점검에 나선다고 한다.정부가 공직부패를 감시하고 기강을 챙기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통과의례나 전시용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또 경중과 대상을 가려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무엇보다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모든 공직자들은 사명과 책임감을 확인하고 흔들림없이 공직을 수행하는 것이 최선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오늘의 눈]민생부터 재신임 받아라

    재신임 국민투표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을 옹호하고 싶지도,비난하고 싶지도 않다.그것은 또다른 논쟁의 시작일 뿐이다.이미 친노와 반노 진영간의 이전투구는 시작됐고,소모적인 국론분열은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보다는 잠시 눈을 들어 12월 중순으로 예정된 재신임 투표 이후를 바라보자.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노 대통령의 재신임안은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국민 다수가 노 대통령을 지지해서가 아니다.불신임 이후 닥쳐올 국가 혼란을 염려하기 때문이다.물론 상황은 아직 유동적이다.최도술씨 수사결과 등 크고 작은 변수가 남아 있다.민심이란 아침 저녁으로 변하는 것 아닌가. 재신임안이 가결된다 하더라도 ‘51:49’의 승부가 될 수 있다.그렇기 때문에 재신임 전과 후에 무엇이 달라질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노 대통령이나,정치권이나,언론이나 재신임 이전에 해오던 대로 계속 각자의 길을 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재신임을 받으면 내각과 청와대를 개편하고 새로운 국정운영 방향을 설정하겠다.”고밝혔다.그러나 그것은 원론적인 입장일 뿐이다.내각과 청와대를 개편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한인데 굳이 재신임까지 물어가면서 해야 하는지 반문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 대통령은 재신임 이후 국정의 우선순위에 대해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본다.그래야만 국민도 돌발적인 변수와 관계없이 향후 4년을 내다보고 투표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들으면 정치권 개혁에 대한 의지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그러나 주권자인 국민의 우선적인 관심은 집값 안정과 취업난 해소와 같은 민생문제이다.노 대통령이 바라는 재신임과 국민이 원하는 재신임 사이의 간극을 줄여야만 800억원이 넘게 드는 국민투표가 의미를 갖게 되는 것 아닐까. 만일 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받았으니까 내 생각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나온다면,국민투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고 지난 1년간 계속돼 왔던 혼란은 반복될 것이다. 이도운 정치부 기자 dawn@
  • [사설] 野, 국민투표 머뭇거려선 안돼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오는 12월15일을 전후해 국민투표 방법으로 조건없이 재신임을 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그동안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됐던 방법과 시기,불신임 이후 거취 등에 관한 큰 틀이 정해진 셈이다. 재신임 당사자인 노 대통령이 사흘 만에 쟁점을 발빠르게 정리하는 것은 일단 평가할 만하다.재신임 정국의 혼돈을 최소화하고,또 내각이 중심을 잡고 재신임 정국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정치적 공간과 심적 여유를 제공한 결심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만약 이를 정치권,시민·사회단체의 공론화 과정에만 맡겨 두었더라면 이해관계가 달라 백년하청(百年河淸)이 될 공산이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치권의 반응이 제각각이어서 염려스럽다.통합신당만 찬성하고 있을 뿐,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에 대한 선(先) 국정조사와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야당의 주장은 재신임을 앞둔 국민들의 이해와 선택의 폭을 넓혀 주고,참여정부의 10개월을 평가하는 참고자료로서 긍정적 효과를 지니고 있긴 하다.각 당의 입장을 미리 밝혀 두는 것이 재신임 투표 이후 그동안 초래된 정국혼란의 책임소재를 가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노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밑그림일 뿐이다.재신임의 요건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투표용지는 신임과 불신임으로 나눌 것인지 등 정리할 사항이 한 둘이 아니다.국민투표에 반대하는 헌법학계를 설득하는 작업도 남아있는 터다. 따라서 정치권이 대통령의 제안을 정략적 시각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본다.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것도 국민의 눈에 구차하게 보이기 십상이다.대통령직을 건 노 대통령의 국민투표 제안을 수용하고,후속논의를 서두르는 것이 수순이라고 본다.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공표했을 때,국정혼란과 국민불안,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조속히 실시하자고 했던 정치권 아닌가.정치권은 즉각 정부와 함께 후속 실무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 편집자에게/ “청소년 동원 시위 처벌 당연”

    -‘폭력시위 미성년자 동원땐 처벌’기사(10월9일자 10면)를 읽고 아동복지법은 18세 미만의 아동에게 건강한 출생과 행복·안전을 보장할 목적으로 제정한 법이다.폭력성을 띤 집회·시위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동원하지 못하도록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정부가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것에 대해 시위를 막는 경찰관의 한 사람으로서 찬성한다.학생들을 동원하는 데는 물론 절박한 사정이 있을 것이다.그렇게까지 하면서 극적 효과를 기대하는 심정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을 손쉬운 시위 도구로 여기는 비교육적인 풍조는 근절해야 한다.아이는 어른의 소유물이 아니라 개개인이 독립적 인격체며 국가의 자산이자 미래의 희망이다.집단의 이익을 해결하는 항의 수단일지는 모르지만 학생의 수업권을 빼앗으면서까지 시위의 볼모로 삼는 일은 지나치다.무더기 유급도 문제지만,더욱 중요한 것은 타협과 대화가 없는 사고가 어린 학생들에게 ‘붉은 머리띠’를 가르치는 게 아닌가 염려된다. 아이들에게 투쟁일변도의 현장을 목격하게 하는 것이 그 애의 성격형성에서 잃는 게 더 많을 수 있다.학생이라면,시위 현장을 바라보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강한 것만을 추구하는 폭력에 의존하게끔 만들 수도 있다.아이도 하나의 인격체이다.부모의 소유물이 아니기에,더 이상 아이를 볼모 삼아서는 안되며 그런 짓을 한 시위 주체자는 처벌해야 한다. 백철준 서울 구로경찰서 경찰관
  • SK비자금 파문 / 靑 대선자금 불똥 우려 정치자금법 개정 기대

    청와대는 최도술 전 총무비서관의 SK비자금 수수의혹이 대선자금으로 불똥이 튈까 염려하면서도,다른 한편 정치자금법개정 등 정치권 개혁의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은 문희상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검찰이 소환한다고 밝힌 만큼 검찰을 통해 명명백백히 사실관계가 규명돼야 할 문제”라며 “검찰수사에 대해 청와대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므로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입장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검찰 내사 사전 인지여부에 대해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수석은 ‘최 전 비서관이 SK비자금을 받은 시점이 대선 후라면 ‘당선축하금’이 아니냐.’고 묻자 “과거 정부라면 모를까 ‘당선축하금’은 있을 수도 없고,있어서도 안되고,상상도 안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획사정은 아니지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노 대통령이 검찰을 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킨다고 했을때 대선자금처럼 민감한 사안도 건드릴 것을 예상하지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연극 ‘졸업’ 주연 30년 명콤비 이호재 · 윤소정

    좀 지난 얘기지만 영화계의 ‘신성일-엄앵란’이나 TV드라마의 ‘최불암-김혜자’같은 명콤비를 연극판에서 꼽는다면? 아마 십중팔구는 중견배우 이호재(63)와 윤소정(60)을 떠올릴 것이다.부부로,연인으로 무대에 선 횟수가 많기도 하지만 잘 모르는 이들이 보면 ‘부부 아닌가’싶을 정도로 호흡이 척척 맞기 때문이다.지난해 이호재의 연극인생 4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에서 부부로 출연했던 이들이 1년 만에 다시 만남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오는 25일부터 서울공연예술제의 공식초청작으로 문예진흥원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극단 컬티즌의 ‘졸업’. “원래 작년에 하려던 작품이에요.고교 후배인 이만희 작가에게 40주년 기념작으로 윤소정씨와 나를 위한 작품을 써달라고 졸랐죠.한 해 미뤄지긴 했지만 감회가 새롭습니다.”(이호재) “74년 ‘초분’에서 처음 상대역으로 만난 뒤 벌써 30년이 흘렀으니 세월 참 빠르네요.”(윤소정) 당시 연극 ‘쇠뚝이놀이’를 보러갔다가 이호재의 연기에 반했다는 윤소정의 낭만적인(?) 회상에,이호재는 ‘그런 거짓말에 속을 줄 아느냐.’며 짐짓 타박을 한다.그러면서도 내심 싫지 않은 기색이다.30년지기인 이들이 인터뷰 내내 토닥거리는 모습은 정다운 오누이 같기도 하고,아직 밀고당기는 연애감정이 남아있는 오랜 연인사이 같기도 했다. 90년대 흥행작 ‘불 좀 꺼주세요’의 이만희 작가와 황인뢰 연출이 오랜만에 의기투합한 연극 ‘졸업’은 암으로 죽음을 앞둔 50대 아내가 지인들을 불러 미리 ‘가상 장례식’을 치르는 과정을 그렸다. 바이올리니스트의 꿈도 접은 채 가정에만 충실했던 아내는 자신의 손으로 마지막 삶을 정리하고 싶어한다.울음으로 가득찬 장례식이 아니라 왁자지껄 수다를 떨면서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의미의 ‘졸업’파티를 여는 것이다.평생 오케스트라 작곡에만 매달리고,여자 문제로 속을 썩였던 남편은 아내를 보낸 뒤에야 비로소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윤소정은 대본을 읽는 순간 ‘색다르다.재밌겠다.해보고 싶다.’는 강렬한 느낌을 받았단다.장례식을 미리 치른다는 발상이 재밌었고,그럴 수만 있다면 꽤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하지만 연습을 할수록 점점 힘들다고 했다. “웃으면서 즐겁게 파티를 준비해야 하는데 자꾸만 눈물이 나지 뭐예요.조금만 몰입하면 금세 코가 막히고,가슴이 먹먹해지니….가볍고 편안하게 연기하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실제로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윤소정은 “그렇게 못할 것 같다.그냥 조용히 (저세상으로)가겠다.”며 손을 내저었다.이호재도 “나란 인간이 뭔가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죽을 위인이 못된다.”며 웃었다. 극중 주인공들의 삶에 공감하느냐고 묻자 일순 긴장이 감돈다.이호재가 “요즘 남자들은 일이나 가정,둘중에 하나만 잘하면 성공하는 것 아니냐.”며 남편을 두둔하자,윤소정은 “사회적 성공의 의미가 뭐냐.성공의 척도는 사회가 아니라 자식들의 존경 여부”라며 금세 반격을 했다.하지만 곧 “말만 그렇지 실제로 이 선생님은 가족들에게 자상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재도 이에 질세라 윤소정의 장점을 늘어놓는다.“윤 선생은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해요.과거에 매달리거나 미래를염려하는 대신 언제나 현재에 충실하죠.그게 말은 쉬워도 사실 실천하기는 어렵잖아요.” 듣고 있기가 민망했던지 윤소정이 “인터뷰 때 우리 서로 띄워주기로 약속했다.”며 깔깔거렸다.농담인줄 알면서도 이호재는 “우리가 언제?”라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윤소정은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늘 즐기면서 연극을 하게끔 곁에서 도와주는 남편(배우 오현경)과 아이들이 고맙다.”고 했다.요즘도 무대에 서면 평론가나 관객보다 딸(배우 오지혜)이 제일 무섭단다. 이호재와 윤소정은 “관객들이 연극을 보고 돌아가면서 ‘잘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잘 죽는다는 건 결국 잘 산다는 의미잖아요.후회없는 죽음은 없겠지만 그래도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 않겠어요?” 11월 2일까지 월~토 오후 3시·7시30분, 일 오후 3·6시. (02)765-5476. 이순녀기자 coral@
  • [열린세상] 단풍의 계절은 다시오고

    봄에는 꽃놀이,여름에는 해수욕,가을에는 단풍놀이,겨울에는 스키….우리나라는 계절따라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다. 봄과 가을철에는 따뜻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맑은 날이 많고 기온의 일교차가 크다.여름철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장마와 태풍·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겨울철에는 한랭한 시베리아고기압의 영향으로 동장군(冬將軍)과 함께 대설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가 중위도 대륙 동안(東岸)에 위치하여 사계절이 공존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자연의 축복이라 할 수 있다. 단풍의 계절이 왔다.단풍은 일종의 생리현상으로,보통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물든다.노란색은 기온이 떨어지면서 엽록소 합성이 중지되고 잎 속에 남아 있던 노란 색소,즉 카로틴과 크산토필이 드러나면서 나타나게 된다.붉은색은 나뭇잎 속의 붉은 색소인 안토시안이 생김으로써 붉은 색깔을 띠게 된다. 낙엽수 식물은 기온이 생육 최저온도인 섭씨 5도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단풍의 시작 시기는 9월 초순 이후 기온이 높고 낮음에 따라 크게 좌우되며,일반적으로 기온이 낮을수록 빨라진다.산 전체 높이로 보아 2할 가량이 물들었을 때를 첫 단풍이라 하며,8할 가량이 물들었을 때를 단풍 절정기라고 한다. 단풍은 지형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평지보다는 산지가,강수량이 많은 곳보다는 적은 곳이,음지보다는 양지 바른 곳이,그리고 기온의 일교차가 큰 곳에서 단풍 색깔이 아름답게 나타난다.단풍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200여종이 분포하는데,우리나라에는 40여종이 있다. 우리나라 단풍은 설악산과 오대산 정상에서 시작되어 하루 약 25㎞씩 남하한다.단풍 시작 시기는 중부지방은 10월 초순,남부지방은 10월 중순이며,첫 단풍 시기에서 절정일까지는 보통 10∼15일 정도다. 우리나라 설악산의 평년 단풍 시기는,첫 단풍이 9월26일,절정이 10월16일이다.금강산은 해발고도가 1638m로 설악산(1708m)과 비슷하나 설악산 북서쪽 약 70㎞에 위치하고 있어 첫 단풍 시기가 설악산보다 2일 정도 빠르다.남부 내륙지방에 자리잡은 내장산은맑고 푸른 하늘 아래 기온의 일교차가 15도 정도로 커서 고운 단풍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산홍(山紅)·수홍(水紅)·인홍(人紅)을 이룬다. 최근 도시 인근 산은 공해와 사람들의 잦은 왕래로 나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산불과 난(亂)개발 등으로 인해 죽어가는 괴목(槐木)의 모습은 말기 암환자처럼 느껴져 보기에도 딱하다. 천혜의 자연을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난개발을 최소화하고,등산로의 휴식제 또는 등산로의 격년제 운영 등을 실시하면 어떨까 싶다.우리는 후손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있는 모습 그대로 물려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올 8월과 9월 초순까지는 유난히 비 오는 날이 많아,일부에서는 올해 단풍 색깔이 곱지 않을 것으로 염려했었다.그러나 다행히 9월 중순부터 맑은 날이 계속되고 기온의 일교차가 커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금강산과 설악산은 지금 단풍의 절정기다.그 외 중부지방은 이달 중순 초반,남부지방은 중순 후반이 첫 단풍시기로 평년과 큰 차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단풍은 산 아래까지 물들었을 때보다는 산 중턱 정도 내려왔을 때가 더욱 아름답고 단풍 특유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한번쯤 푸른 하늘과 단풍을 감상하면서 지루한 장마와 태풍이 할퀴고 간 자연환경을 되찾는 수해복구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안 명 환 기상청장
  • 여성들이여 콩을 먹어라

    여성에게 콩만큼 좋은 식품이 있을까.주부들은 나이가 들면서 칼슘부족,혈액순환 장애 등으로 말 못할 고생을 하지만 남편과 자식들 챙기느라 자기 몸 챙기기는 쉽지 않다.보약을 챙겨 먹어도 되겠지만,평소 식생활에서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비싼 영양제보다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특히 여성의 건강에는 콩의 영양성분들이 뛰어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콩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밭에서 나는 쇠고기’이다.사실은 콩이 고기보다 단백질이 더 좋다.콩에 관해서는 항암작용,콜레스테롤 저하,치매예방 등 많은 건강 기능이 분석됐지만,최근 여성의 질병과 관련된 콩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콩에는 여성호르몬과 구조 및 기능이 비슷한 ‘이소플라본’이라는 색소가 들어 있다.이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불린다.골다공증이 걱정되는 폐경기 여성은 콩을 더욱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이 성분은 또한 유방암과 난소암 등의 항암작용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비타민E(토코페롤)는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호르몬의 균형을 정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젊음을 유지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희소식이다.기미를 방지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콩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들 가운데 하나는 올리고당이다.대두 올리고당은 인체에선 소화 효소가 없어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다.즉,당의 일종이지만 많이 섭취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이다.나이가 들면서 비만을 염려하는 주부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두 올리고당은 또 장 속에 살고 있는 유산균의 먹이가 된다.대두 올리고당을 분해하면서 수가 많아지고 튼튼해진 유산균은 대장균이나 웰치균과 같은 유해균들의 활동을 약화시켜 세균성 설사,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유산균이 활발하게 활동하면 장이 깨끗해져 변비로 고생하는 여성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이다희 한국식품영양재단 연구원은 “콩의 올리고당은 변비와 대장암 예방 등을 위해 꾸준히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며 “평상시 좋은 성분이 들어간 식품을 스스로 찾아 먹는 습관이 건강을 챙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 독자의 소리/ 대형마트 어린이 안전시설 부족

    맞벌이를 하는 우리부부는 일주일에 한번 아이와 함께 대형마트를 이용한다.부대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진열대에 반듯하게 쌓인 많은 제품 때문에 세살된 딸아이가 무척 좋아한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지하 식품매장의 시식코너를 돌면서 이것저것 맛보는 재미에,딸아이는 내손을 잡아끌며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시식 테이블의 귀퉁이가 스테인리스 재질에다 조금은 날카롭게 각이져 있고,그 높이가 서너살 짜리 어린아이의 이마 높이라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만한 아이들은 부모가 신경을 쓴다고 해도 기분 내키는대로 뛰고 장난치는 경우가 많아 행동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잠깐만 주의를 게을리 해도 사람들에 휩쓸려 큰 부상을 당할 염려가 있다.어린이 안전사고의 일차적인 책임은 보호자에게 있지만,미처 예측하지 못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테이블 귀퉁이를 부드러운 나무재질로 완만하게 처리하는 세심한 배려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주현 (jh1969@hanmail.net)
  • “칼날은 온유함을 못베지”/국내 유일의 검도9단 조승룡 씨

    눈빛은 칼날보다 날카로웠고,쩌렁쩌렁 울리는 기합소리는 체육관을 휘감은 초가을 저녁의 적막을 깼다. “보잘 것 없는 촌로를 무슨 일로 찾으셨습니까.” 50대 제자와 목검 대련을 마친 노검객이 악수를 청했다.믿기지 않는 손아귀 힘에 또 한번 기가 질렸다. 국내 유일의 검도 9단 조승룡(76)씨.검도계의 큰 스승에게서는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졌다. 맹호 같던 눈빛은 검을 놓자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변했고,깊은 명상에 빠질 때면 수도승처럼 바뀌었다.참나무 장작 같은 팔뚝과 카랑카랑한 음성은 청년과 진배없다. ●최고 검객들이 추대한‘진정한 1인자’ 일제의 서슬이 퍼렇던 11세 때 죽도를 처음 잡은 그는 60년이 넘도록 검도 외길을 걷고 있다.1950년 초단에 오른 이후 전국대회에서만 50여차례 ‘검도왕’에 등극했다. 그가 길러낸 검도 사범만 500여명에 이르고,지금도 서울시검도회 수석사범으로 활동한다.매주 두 차례 제자 김시만(52·5단) 사범이 운영하는 서울 성북구의 만청관을 찾아 손자뻘 되는 후학들에게 검술을 가르친다. 대한검도회의 최고의결기구로 36명의 8단 고수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는 지난해 9월 그를 만장일치로 9단에 추대했다.2000년 초 김영달 9단의 사망으로 공석이었던 검도계의 ‘상석’이 2년이 지나서야 주인을 맞은 것. 9단 추대는 그의 검도에 대한 열정과 검도 발전에 이바지한 공 때문만은 아니었다.후배들은 쉬지 않고 연마해온 그의 실력을 가감없이 평가해 한국 최고의 검객이라는 명예를 수여했다. “젊은 후배들이 대련에서 봐주지 않느냐.”는 과문한 질문에 그는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은 검이 아니라 기”라고 짧게 답했다.스승과 매주 한 번씩 목검 대련을 벌인다는 김 사범은 “선생님의 손목치기는 아직 따라갈 사람이 없다.”면서 “연륜이 쌓일수록 빛나는 게 검술”이라고 말했다. ●검도의 정신은 겸손과 예의 그가 평생 검도를 하면서 배운 것은 무엇일까.그는 “검도는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고 말했다.아무리 낮은 하수와 겨룰 때도 겸손하지 않으면 머리와 손목,허리가 남아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생 승단에 마음 써본 적이 없다는 그는 “9단이라는 칭호는 늙은이에게 붙은 꼬리표일 뿐”이라면서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후배들에게 무례를 범하지 않을까 항상 두렵다.”고 말했다. 그가 그토록 강조하는 겸손과 예의는 죽도를 대하는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죽도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 줍니다.항상 자신을 비우고,시간의 흐름에 맺고 끊는 마디를 갖출 줄 알며,구부러지지 않는 죽도처럼 살면 성공한 인생 아니겠습니까.” 죽도를 넘어 다니거나 삐딱하게 짚고 서 있다가 눈물이 쏙 빠지도록 불호령을 맞은 후배들이 한둘이 아니다. ●당당하고 여유로운 노검객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그 어떤 노인이 우여곡절이 없을까마는 그의 삶도 굴곡이 많았다.그의 왼쪽 팔에는 동족상잔의 흔적이 깊게 파여 있다.지난 49년 경찰에 투신한 그는 51년 겨울 어느날 지리산에서 빨치산과 교전중에 총상을 입었다.80년에는 신군부의 공무원 숙청 작업에 휘말려 경찰복을 벗기도 했다.공무원이라기보다는 검도인으로서의 명예를 위해 청렴하게 살고자 한 그에게 강제 퇴직은 받아들이기 힘든 멍에였다. 그는 아직도 서울 도봉구 창동의 허름한 집에서 부인과 단출하게 살고 있다.지난 1월에는 나이 50이 된 아들을 백혈병으로 잃는 아픔도 겪었다.단 하루도 죽도를 놓은 적이 없는 그였지만 이때 검도를 그만둘 생각을 했다.식음을 전폐했던 그는 “너무 오래 살아서 못볼 꼴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를 다시 일으킨 것은 결국 검도였다.신새벽 죽도를 휘두르며 자식을 먼저 보낸 아버지의 설움을 베어 냈다. 그는 기회있을 때마다 노인들에게 검도를 권한다.나이가 들수록 정신수련이 필요하며,정신수련과 체력단련에 검도보다 좋은 운동은 없다는 신념 때문이다.“검도는 호구를 착용하기 때문에 부상의 염려가 없고,몸이 직접 부딪치는 격투기가 아니어서 힘이 다소 떨어져도 무리없이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특히 상대방의 죽도에 맞다 보면 자신도 공격을 하게 되며,이러한 원리 때문에 매사에 적극적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검도만큼이나 낚시도 즐긴다.서로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찌가 움직일 때까지 한눈 팔지 않고 기다리는 것은 상대방의 죽도를 노려보는 인내와 비슷하다.정확하게 물고기를 낚아채는 묘미는 검도에서 득점을 올릴 때와 같다.검도와 낚시가 아내와 함께 평생의 반려자가 된 셈이다. “설치지 말고,이기려 하지 말자.돈 욕심 버리고 고마워하자.옛날 일은 잊고 오늘과 내일을 위해 살자.손자 손녀에게,이웃에게 좋은 할아버지로 살자.아프지 말고 아무쪼록 오래 살자.” 남은 인생을 이렇게 살고 싶다는 그는 “늙었다는 이유만으로 대접받는 것은 사양한다.”며 실랑이 끝에 소주 값을 손수 계산했다. 글 이창구기자 window2@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
  • [사설] 감사원장 부결, 행정공백 최소화를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현 정치구도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 정국에 미칠 충격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다만 신 4당체제의 불길한 출발이어서 앞으로 국정운영이 걱정스럽다. 무엇보다 염려되는 대목은 감사행정의 공백이다.현 이종남 감사원장의 임기가 오늘로 끝나 당분간 수석 감사위원의 대행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그러나 수석 감사위원의 임기도 다음달 중순에 끝나 감사행정의 표류가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고 하겠다.게다가 다음달 중 헝가리에서 열릴 세계 감사원장회의에 감사위원이 대리참석해야 할 판이다. 먼저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는 파장 최소화를 위해 후보 지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국정브리핑을 통해 국회에 간곡히 호소한 대통령의 안타까운 심정과 ‘지독한 여소야대 국회’에 대한 불만을 모르는 바 아니나,국회와 갈등구조가 심화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국민의 마음을 살펴 감사원 개혁의 최적임자를 찾아내 지명하는 것이 일의 우선 순위라고 본다.나아가 정부와 국회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변화시킬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새해예산안 심의와 선거법 등 국정현안이 산적해 있는데,서로 대화통로가 막힌 채 사사건건 대립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정치권도 성찰할 부분이 많다고 본다.자유투표였다고 하나 찬반의석 분포를 볼 때 정략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노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떨어졌다고 해도,우리는 대통령중심제 국가다.정치권이 사안마다 국정의 발목을 잡아 대통령이 일을 못하게 한다면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안을 처리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힘겨루기인가. 차제에 제 정당들은 그때그때의 국민감정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좌우되지 말고 감사원장에게 요구되는 경륜과 자질,그리고 능력에 대한 구체적인 잣대도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 [먹고 사는 이야기] 입냄새엔 토마토 주스를

    입냄새는 사람을 사회적 장애인으로 만든다.입냄새가 심한 사람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말을 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두려워하는 까닭이다.입냄새는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고 자신은 위축된다. 예전엔 입맞춤하기 전 단계로서 입냄새를 제거하는 정도였다.그러나 요샌 입냄새를 하나의 병으로 보고 치료를 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입냄새의 원인은 대부분 치과질환이다.따라서 구취가 심할 경우 치과에 가는 것이 가장 좋다.실제로 잇몸병이 있거나 악화되면 고약한 냄새가 난다.입냄새를 일으키는 것은 공기를 싫어하는 혐기성 박테리아다.이 박테리아는 단백질을 너무 좋아한다.단백질 음식인 우유나 치즈 등의 유제품과 생선 등을 피하라고 권하고 싶다. 커피도 피하는 게 상책이다.커피는 산성이 강해 박테리아의 증식을 돕기 때문이다.술·고기·마늘·파와 함께 흡연도 입냄새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혀의 표면에 하얀 이끼처럼 끼여 있는 ‘설태’도 입냄새의 원인이다.설태는 위장이 좋지 않을 경우 자주 볼 수 있다.설태가 자주 끼면 입냄새뿐만아니라 위의 건강도 염려해 볼만하다.한의학에서는 위에 열이 많을 때 입냄새가 난다고 보아 위열을 식혀주는 처방으로 입냄새를 치료한다. 입냄새를 청소하는 데 침은 큰 도움이 된다.침은 입 안의 세균을 씻어내는 자정작용을 하는데, 침이 마를 경우 세균 증식으로 인해 입냄새가 날 가능성이 높아진다.열이 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과로할 때,코가 아니라 입으로 숨을 쉴 경우 입 안의 침이 마를 수 있다. 이럴 때 흔히 사용하는 게 껌이나 은단·구강청정제이다.효과는 일시적이다.습관적으로 사용할 경우 입이 건조해져 입냄새가 악화되거나 당분으로 치아가 손상될 수도 있다.장기적으로 의존하면 안되는 이유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는 침샘을 자극해 입냄새를 없애준다.물과 주스를 자주 마시면 입 안을 촉촉하게 유지해 입냄새가 덜 나도록 한다.토마토 주스의 아놀린이라는 성분은 입냄새의 원인인 황화합물 분자를 깨뜨려 입냄새를 방지한다. 한의학에서는 생식기능과 입냄새를 연결시키기도 한다.월경 때나 임신 중인 여성이 호르몬의 분비 상태가 변해 입냄새가 나게 되는 경우가 해당된다.역시 신장기능을 강화하는 처방으로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밖에 ‘동의보감’에서는 족도리풀(세신)의 즙을 내어 입에 머금었다 뱉거나,회향의 싹과 줄기를 국 끓여 먹거나 생식해도 좋다.또한 향유를 끓여 즙을 취해 양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술마신 다음에 나는 입냄새에는 유자를 씹어먹거나 차로 마시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 이런 책 어때요 / 성서가 말하는 동성애

    다니엘 헬미니악 지음 / 김강일 옮김 해을 펴냄 성서는 과연 동성애를 금지하며 단죄하고 있을까.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성서에서 동성애를 다룬 구절은 레위기 18장22절과 20장13절, 로마서 1장27절,고린토1서 6장9절,디모테오1서 1장10절 등 모두 다섯 곳.이 구절들은 남성간 섹스에 대해 언급하지만 동성간 성행위를 무조건 단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남성간 섹스에 대해 염려하는 건 남성과 여성의 이상적인 역할을 중시하는 고대 유대교의 율법을 어기거나 동성 성교에 따르는 악습,곧 성적 착취와 학대 때문이지 섹스의 고유한 본질을 위배해서가 아니라는 얘기다.1만 2000원.
  • “아이 키우기 아내만의 몫 아닙니다”/극성아빠 박기복씨 육아체험기

    “육아에 참여하지 않는 남자를 아빠라 부르지 마라.”고 말하는 아빠가 있다. 31개월된 아들을 키우는 아빠,박기복(33·넥스콘파라미터 마케팅 팀장)씨는 “아이는 엄마,아빠가 함께 키우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이다.그는 세상 아이들이 대부분 사용하는 일회용 기저귀를 거부하고 천 기저귀를 쓰게 했을 뿐아니라 그 빨래를 몽땅 자신이 맡았다. 그는 육아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고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아내 박현미(32·간호사·충남 아산시 음봉면)씨가 다른 사람들에게 무심코 “남편이 잘 도와준다.”고 하는 말이다.“나는 아이를 아내와 함께 키웠습니다.육아는 아내가 주체이고,남편은 부차적인 존재라는 의식이 깔려 있는 것 같은 말은 나를 가장 섭섭케 하는 말이지요.” ●아이는 함께 낳고,키워야 이 부부의 특별함은 육아에 대한 철학뿐이 아니다.한 대학병원 소아과 병동의 간호사로 근무하던 중 출산한 아내 박씨는 대학병원 대신 ‘인간적인 출산’을 위해 조산원에서 고생 끝에 4.4㎏의 아들 효원(3)을 낳았다.출산과정 23시간을 함께 한 남편에게 아내는 “절반은 당신이 낳았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모유가 부족해서 ‘젖동냥’을 다녔지만 두돌까지 모유 수유 원칙을 지켜낸 이 부부는 아이를 키우면서 ‘유난떤다.’는 비난을 수도 없이 들었다. 아내와 함께 임신과 출산의 전 과정을 거친 남편 박씨는 주위의 여성들에게 폭력없는 출산,행복한 출산을 강조하기 시작했고,더 나아가 천기저귀 사용과 모유 수유에 대해 알려주는 상담가가 됐다.주위에서는 자연스레 ‘전문가’ 취급을 했다. 부인 박씨는 여자후배들이 남편에게 전화해서 가슴에 멍울이 생겼다거나,아이가 엄마젖을 거부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문의한다면서 웃었다.“제가 간호사고,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느라 그렇게 고생한 당사자인데 정작 저를 밀쳐놓고 남편에게 물을 정도로 남편은 출산과 모유 수유·육아에는 전문가가 됐어요.1시간씩 상담에 응해주는,보기 드물게 따뜻한 전문가랍니다.” 맞벌이 부부의 아이키우기는 누구나 녹록지 않은 법.생후 10개월까지 아이를 돌보는 손길이 세차례나 바뀌었고,아이는 감기 떨어질 날이 없어 결국 폐렴의 위기까지 갔었다.그 와중에서 ‘아빠의 몫’을 하기 위해 남편 박씨는 육아휴직을 선택했고 그후 만 1년간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돌보기도 했다.“주위에서 비난도,염려도 했어요.아이의 인생이 따로 있고,부모의 인생도 독립적인 것이라고 말입니다.그러나 돈도 명예도,부모의 책임과 역할보다 앞설 수 없다는 생각이기에 선뜻 육아를 택했습니다.” 이렇게 직·간접 경험을 톡톡히 쌓은 남편 박씨는 최근 출산·수유·육아 노하우를 담은 육아서적,‘효원이 잘 커요’를 펴냈다.아빠들의 ‘바짓바람’도 드문 예는 아니지만 그의 책이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은 직접경험을 바탕에 깔고 전문서적과 신문 등에서 읽은 지식을 마치 이야기하듯 쉽게 풀어줬다는 점이다. 그에게 아이 키우기의 가장 어려운 점에 대해 물었다.“모유에 익숙한 아이가 칭얼댈 때,물릴 젖이 없었다는 것이었지요.” 그런 그도 언제나,기꺼이 육아의 주체가 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직장을 쉬면서 ‘주부(主夫)’생활하던 중,집안일을 못한다고 아내가 타박하면 섭섭했어요.또 의식적이진 않았지만 아내가 퇴근해서 돌아오면 긴장이 풀리고,아내에게 내맡기듯 아이돌보기도 잠깐씩 내팽개쳤어요.‘이만큼 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는 자만심에 빠졌던 것이지요.그렇게 아니기를 바랐지만,스스로 도와주는 존재,부차적인 존재가 되기도 했었던 것입니다.” ●아내 역할이 따로 있나요? 그러나 이 부부에게서 특별한 것은 출산과 육아를 함께 한 것만은 아니다.1년간 남편이 직장을 쉬었던 것에 이어 요즘은 3교대 간호사 일을 잠깐 접은 아내가 집안일을 하고 있다.“인생의 중요한 가치가 뭔가를 생각해야죠.남편이 아이를 돌보고 싶을 때 제가 일했고,제가 재충전이 필요한 지금 남편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요. 기존의 남편역할,아내역할에 고정될 필요가 없을 뿐아니라 더 멋진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도록 부부가 서로 지지해주는 게 필요하니까요.” 아이가 천식 성향이 있어 공기 맑은 아산으로 이사한 지 5개월,도시에서보다 간호사로서 더의미있는 일을 할 것이 많을 것 같다는 부인의 얼굴이 밝다.“교육을 위해 서울로 간다지만 저희는 흙을 밟으면서 아이를 키우게 된 게 너무 기뻐요.다른 사람들 기준으로는 바보 같은 행동일까요?” 부부의 새로운 삶의 계획은 ‘입양’이다.첫 아이를 임신하기 전부터 계획한 일이다. ‘따뜻한 사람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이 부부는 자신의 가정만이 아니라 아이가 함께 살아갈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육아에 있어 전통과 자연적인 삶의 태도를 주위 사람들에게도 권한다. 남편 박씨는 “육아는 물론 고된 일이지만,분명 기쁨과 즐거움이 더 큽니다.대부분의 아빠들이 그 기쁨을 즐기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육아는 아빠의 의무가 아니라 ‘당당한 권리’입니다.”라고 말했다.정말 놀아줄 시간이 없는 바쁜 아빠라면 1주일에 단 10분만이라도 아빠 자신이 즐거워지도록 아이들과 함께 놀라고 권했다.“퇴근 후 파김치가 된 상태로 소파에 누워 TV를 볼 생각을 잠깐 미루고,아이들과 몸으로 부대끼면서 놀아주면 새로운 에너지가 솟아요.크게웃을 일이 없는 직장생활,아이들과 놀면 웃음이 터져나와요.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산 허남주기자 hhj@
  • 명절모습 바꾸는 사람들 / “차례 꼭 큰집에서 지내야 하나요”

    명절증후군이란 ‘특별하고,유별난’ 여성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명절을 앞두고 감기와 몸살이 겹치기도 하고,두통에 우울해지기도 한다.명절연휴 동안 이어지는 부엌일에 대한 부담은 물론 철저한 남녀불평등이 명절문화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명절풍습은 그전보다 간소화됐고,형식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달라졌다.“추석에는 남자들이 설거지하는 거래.”라고 말하며 팔을 걷어붙이는 남자들도 늘고 있고,전통을 고집하셨던 어르신들도 요즘엔 “성현도 시속(時俗)을 따르라 했다.”며 앞장서서 명절문화를 바꿔가기도 한다. ‘함께 웃는 명절’로 나아가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다.다만 그 실천방법이 문제다.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은방희 회장은 “평등하고 즐거운 명절문화는 건강한 가정과도 직결된다.남성의 의식변화와 함께 여성들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명절문화를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명절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할까.곳곳에서 시작된 명절개혁을 몇 가족을 통해 알아본다. ●상경하는 형, 차례준비하는 동생 심종철(40·경남은행 대치지점 과장)씨 가족은 올 추석은 서울에서 차례를 지내기로 했다.마산의 큰형 가족이 서울로 올라오고,서울의 작은형 가족과 함께 차례를 준비하기로 한 것이다. “손님처럼 내려가기만 하다가 이렇게 직접 차례준비를 하니까 기분이 다릅니다.더욱이 우리가 시골로 내려가면 아내의 경우 서울의 친정은 마음뿐 명절에는 아예 갈 수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오후에는 처가에도 인사드리러 갈 겁니다.”심씨는 오랜만에 아내에게 빚을 갚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심씨의 부인 오숙희(38·서울 강동구 둔촌동)씨에게 “시골가는 것보다 차례준비가 더 힘들지 않겠느냐.”고 묻자,손사래를 쳤다.“천만에요.늘 형님이 모두 준비하신 것이 미안했는데 오랜만에 형님 가족들을 제가 대접한다는 생각이에요.물론 조상님 대접도 그렇고요.”심씨는 아내와 형수 구영숙(39·서울 송파구 가락동)씨와 함께 오랜만에 슈퍼나들이를 했다. “큰형님이 많이 변하셨어요.그전에는 당연히 맏형 책임이고,도리라고 생각하시더니 오히려 ‘내려오는 길이 막히니 우리가 서울가는 게 동생들을 배려하는 것이 되겠다.’고 생각을 바꾸셨어요.저도 오랜만에 아들 노릇,동생 노릇하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3형제가 만나니 서울인근 나들이 계획도 짜야겠다는 그는 “14시간씩 걸리는 자동차를 타는 스트레스가 없어지니 어린 시절의 명절처럼 설렌다.”고 말했다. ●시아버지는 제기 닦고 남편은 메밀전 부쳐 권희은(29·전남 여수시 문수동)씨는 강원도 인제까지 12시간을 달려가는 명절 나들이가 떠들썩한 분위기 때문에 돌아오는 길에는 늘 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남자들이야 ‘고향에 온 보람’을 한아름 안고 흐뭇하게 떠나지만 여자들은 빨리 집에 가서 누울 생각만 하게 마련이잖아요.” 그러나 특별한 이벤트인 ‘롤링 노트(rolling note)’를 제안한 뒤 명절이 기다려진다.“대학시절 MT 가서 선배가 후배에게,후배가 선배에게 서로 하고 싶은 말을 썼던 롤링페이퍼에서 벤치마킹했어요.아버님 노트부터 제 딸아이 것까지 8권을 마련해서 온가족이 이야기를 남기기로 했어요.첫해에 남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었지만 저는 아버님과 아주버님,남편의 노트에 명절 음식장만에 함께 참여해줄 것을 호소했지요.그러자 다음 명절부터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최근에는 남편형제가 메밀전을 부치는가 하면 뒷짐을 지고 있던 시아버지가 제기를 닦으면서,“그럼,힘들 때는 서로 도와야지.”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달라졌다고 한다.롤링 노트는 서로 격려와 사랑을 듬뿍 담은 이 집안의 보물로 자리매김했다. 결혼 9년차의 안미숙(40·부산 사상구 감전2동)씨는 ‘생각만 해도 몸서리치는 명절’이 아니라 손꼽아 기다려지는 명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식이 바뀌어야 하지만, 여성들의 의식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충남 논산의 시댁에 갈 때는 평소 부산에서 생선 값이 쌀 때 미리 준비해 둔 것을 갖고 갑니다.그리고 음식은 조금씩만 준비하고,일할 때도 속으로는 힘들지만 꾹꾹 참고 하다가 결국 화내고 마는 악순환대신 ‘도련님,저것 좀 갖다주세요.’‘아버님,이건 어떻게 하나요?’라고 식구들을 동참시켜요.참,남자들이 얼마나 꼼꼼하게 일하는지 아세요? ‘감히 어른에게…’이런 생각을 하는 여성이라면 명절증후군,평생 못 벗어나요.” 생각만 바꾸면 명절이야말로 가족의 화목을 다지는 가장 좋은 계기가 된다고 안씨는 자신했다. 젊은 세대들만 명절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주부경력 30년이 넘었건만 명절이면 아직도 가벼운 두통이 느껴진다는 이홍화(60·서울 동대문구 청량리2동)씨는 지난해부터 명절마다 두 며느리 중 한 사람은 친정나들이를 하는 ‘명절 개혁’을 했다. “큰며느리는 전업주부고,둘째는 직장을 다녀요.그런데 동서가 있는데도 명절에 자신만 일하니 큰며느리가 기분이 좋았을리 없지요.게다가 재작년 추석 저녁에 전을 부치던 큰며느리가 둘째네가 오자 일어서다 그만 뜨거운 프라이팬에 손을 데게 됐어요.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며느리는 울음을 터뜨렸고,가족들 마음이 모두 편치 않았어요.가만히 생각해보니 손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고 키웠을 외동딸을 심성이 무던하다는 것만 믿고 제가 너무 많은 일을 시킨 것은 아닌가 자책도 들었고,그렇다고 직장에서 일하다 허둥지둥 달려온 작은애를 야단칠 일도 아니고….결국 명절이 달라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지요.” 이씨는 명절준비 합리화대책을 세웠고,작년 설날에는 큰아들 가족을 일찌감치 처갓집에 보낸 후 장보기부터 둘째네와 함께 시작했다.물론 음식양도 반만 준비했고,‘여자들’이 일하는 대신 ‘가족’이 함께 일하니 한결 쉬워졌다고 한다. “그리고 옥상에서 가족이 함께 달맞이 행사도 하고 손주들에게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려고 합니다.아이들의 명절 추억이란 것이 고작 손님들로부터 용돈받은 것이라는 일기를 본 후 추억을 만들어주는 할머니가 되기로 했어요.” ●아들마다 돌아가며 제사 모시기도 올 가을에 딸이 결혼한다는 송재원(53·경기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씨는 형제가 돌아가면서 제사를 모시는 것이 귀성전쟁에서 벗어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새벽 3시에 출발할 때는 아침에 시댁에 도착해서 큰동서를 도와 음식장만할 계획이었지요.하지만 아침도 굶고,점심도 굶으면서 16시간을 길에서시달린 뒤 저녁 어둑어둑해서야 도착했죠.우린 우리대로 짜증이 났고 맏동서는 거드는 손 하나없이 음식을 만드느라 늘 힘이 들었죠.”처음에는 제사는 맏이의 의무이자 권리라는 유교적 관습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방마다,가정마다 풍습이 다른 만큼 얼마든지 개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단다.그래서 추석 차례는 며칠 앞서서 지내고,설날은 양력 1월1일에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바꿨다. “그래도 반드시 장남의 집에서 제사를 모셔야 한다는 생각만은 벗기가 어려웠어요.그런데 아버님께서 ‘어디서 지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정성이 들어가면 되지.’라고 결론을 내려주셔서,아들마다 돌아가면서 제사를 모시게 됐어요.망자(亡者)는 음식냄새 따라 온다는 말이 있기도 하고,또 음식장만을 소홀히 하는 게 싫어서 모두 모여서 음식을 장만하는데 이젠 손이 척척 맞아요.어느 한 사람에게만 책임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조상님이 원하는 방식일까 싶어요.”‘상놈 명절지내듯 한다.’고 비웃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염려하면서,송씨는 “옛것을 그대로만 지켜야 한다고 고집한다면 개선해서 지속시킬 수 있는 미풍양속도 그나마 사라지고 말지도 몰라요.”라고 기성 세대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1년에 7번이나 제사를 모시느라 제례와 명절맞이 준비로 젊음을 다 보냈다는 권정순(58·강원도 횡성군 횡성읍)씨는 3년 전부터 제례 풍습을 완전히 바꿨다. “저희 집안에서는 반드시 약주와 송화와 삼색다식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왔어요.그런데 제가 절편과 육류 등 제수를 대폭 줄였고,몇 가지씩 담던 김치도 나박김치 하나로 줄였어요.또 모든 일은 당번제로 했지요.제사에 참가하는 사람이 어른 아이 모두 41명인데 설거지 당번을 젊은 층에서 아들,딸,며느리를 구분하지 않고 3년에 한 번씩 하도록 했고,향을 사르는 것도 나이순으로 위에서 아래로 남녀차별없이 하는 등 현대화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지요.그대신 추석에는 송편을 빚고,설날 전에는 만두를 함께 빚는데 아무리 바빠도 모두들 참석하려고 멀리에서 달려옵니다.” 그는 “간소하게 하려고 했던 당초 계획과 달리 먼 친척들까지 참여하게 돼 모이는 숫자가 더 늘어난다.”고 말하면서도 “제수는 줄어도 정성과 기쁨은 오히려 두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h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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