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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폐기·개방땐 소득3000弗 가능”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한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6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생각을 바꿔 핵을 폐기하고, 세계를 향해 개방을 하고 나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세계를 향해 개방한다면 10년 안에 북한 경제가 1인당 소득 3000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독재자라는 점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지구상에서 모두 그렇게 인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저는 장기독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영어로 낭독한 모두발언을 통해 ‘창조적 재건과 비전’을 주제로 한 한국 외교의 과제와 원칙을 제시했다. 자칭 ‘MB독트린’이라고 소개했다. 우선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와 실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적 대북 개방정책 추진을 주요 내용으로 한 ‘비핵·개방 3000구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중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의 현안은 북핵인데 남북정상이 만나 이에 대한 해결책을 합의하지 못한다면 말로만 평화를 선언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 전 시장은 한·미관계에 대해서도 “(현정부 들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이유는 청사진도 없이 기둥부터 바꾸려는 시도를 했기 때문”이라며 한·미간 새로운 전략적 마스터플랜의 필요성을 요구했다. 이밖에 ▲아시아외교 강화 ▲정부개발원조(ODA) 등 경제규모에 맞는 국제사회 기여 ▲에너지 실크로드를 통한 국가간 에너지협력벨트 구축 ▲상호개발과 교류를 통한 ‘문화코리아’ 지향 등을 중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 전 시장은 한·일 및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상대국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는 “현재의 한·일관계가 어려운 것은 노무현 대통령에게만 책임이 있다기보다는 교과서 왜곡, 신사참배 등 일본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좋은 이웃이라고 생각하지만 동북공정 등 역사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가 많이 나와 (우리 국민이)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강학중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출산 거부해도 이혼사유 되나요

    Q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 4년차로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이 일을 평생 할 생각입니다. 결혼 전,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제 얘기에 신랑이 동의를 했었는데 요즘 신랑의 마음이 변했습니다. 전 신랑을 사랑하지만 아이 문제로 다투거나 시댁의 압력에 신랑 입장이 난처해진다면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한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이런 것도 이혼 사유가 되는지 답변 좀 해 주세요. - 이혜수·가명·35세 A먼저 아이를 안 낳겠다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경제적 이유나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설사 결혼 전에 남편이 동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집안 어른들로부터 압력이 들어온다면 신랑의 마음이 흔들릴 수 있겠지요. 설사 부모님의 강요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아이를 갖고 싶다는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요? 왜 내가 아이 갖기를 거부하는지 깊은 대화를 통해 남편을 설득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봅니다. 누군가의 엄마가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서,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없어서, 유전적인 병을 염려해서, 노산이라서, 또는 두 사람이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더 즐겁게 살고 싶어서 등, 아이를 안 가지겠다는 이유도 가지가지이지만 아이를 낳고 안 낳고 하는 문제는 그 어떤 문제보다도 부부가 합의를 통해 풀어나가야 할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전문의의 말대로 유전적인 질환이나 노산의 위험이 심각하게 염려되는 경우라면 입양을 고려해 볼 수도 있고 다른 가족들의 도움이나 베이비시터, 어린이집을 활용할 수도 있으며,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와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죠.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집안 살림 꾸려나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고, 도와준다고 해놓고 나 몰라라 하는 남성들이 많긴 하지만 남편이 그렇게 원한다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의논해 보시기 바랍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잘 키우는 여성도 많고 전업 주부지만 엄마로서의 역할에 서툴거나 게으른 여성도 많습니다. 그리고 자녀를 키우는 부담감만 생각하지 말고 아이를 가졌을 때의 기쁨과 건강한 아이를 낳아 예쁘게 키우면서 느낄 수 있는 희열과 보람도 그려 보시기 바랍니다.‘부모의 바람이나 국가 시책에 부응하고 종족 보존이라는 의무를 다 하기 위해서’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부모됨을 통해서 내가 인격적으로 얼마나 크게 성숙할 수 있는지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를 안 낳겠다거나 아이를 가지라고 강요한다는 사실만으로 이혼 사유가 되지는 않지만 이혼을 성급하게 거론하거나 예견하는 것은 성숙한 태도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고민하시는 일은 아이를 낳을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처럼 보이지만 부부가 심각한 의견 대립을 보이거나 가치관이 다를 때 이것을 어떻게 조정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일방적으로 내 주장만을 늘어놓거나 강요하지 마시고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은 무엇인지 자문해 보십시오. 자녀가 있어야만 가족이 되는 것도 아니고 자녀를 안 낳겠다는 것을 이기적인 태도로 매도해서도 안 되며, 노후가 적적할까봐 자녀를 낳기로 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은 아니라고 보지만 부모 자식간의 정서적인 교류를 통해 생활 속에서 또 다른 행복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가정경영연구소장>
  • [NPB] 승엽-병규 스프링캠프 합류 첫날 표정

    ‘홈런킹’ 이승엽(31·요미우리)과 ‘적토마’ 이병규(33·주니치)가 마침내 생존 경쟁에 돌입했다. 이승엽은 스프링캠프 첫날인 1일 오전 9시30분 기노하나돔에서 단체 러닝으로 훈련을 시작한 뒤 선마린 스타디움으로 이동,11시부터 캐치볼과 수비훈련으로 오전을 보냈다. 오후에는 4인 1조로 배팅케이지에서 배팅을 실시했고 프리 배팅과 베이스러닝 등으로 컨디션을 조율했다. 이어 기노하나돔에서 번트 연습으로 첫날 훈련을 마감했다. 이승엽은 “타격할 때 오른쪽 어깨가 일찍 움직이면 높은 공을 칠 수 없어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집중했다. 오늘 스윙을 해본 결과 잘 돌아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열흘이 지나면 타격감을 완전히 회복할 것 같다.”며 11일로 예정된 청백전에 자신감을 비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보다 여유가 있지만 새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10월 받은 무릎 수술 후유증도 없어 이승엽의 마음은 가볍다. 그는 “코칭스태프가 오늘 뛰는 양이 많았는데 괜찮으냐면서 천천히 하라고 염려해 줬다. 뛰어 보니 그리 아프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병규도 오전 차탄 공원 야구장에서 선수단 단체 촬영과 환영식에 참석한 뒤 30분 떨어진 요미탄 스포츠 콤플렉스로 이동해 캐치볼과 수비, 타격, 주루 등으로 ‘지옥 훈련’에 첫 발을 디뎠다. 스포츠전문지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은 “1군 주전, 올해 1군에 올라올 만한 선수,2∼3년 후 장래를 대비하는 선수 등을 이번 캠프에서 당장 분류하겠다.”고 강조해 이병규가 주전 외야수 한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캠프 초반부터 인상적인 모습을 펼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과거사보고서 어떤 사건 다뤘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31일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 등 5건을 진실 규명 사건으로 결정, 국가의 사과와 피해보상, 명예회복, 재심 등 상응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김진수의 중국에서의 항일독립운동 사건’ 등 2건에 대해서는 진실 규명 불능 결정을 내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 5·16직후 설치된 혁명재판소는 진보성향 신문인 민족일보가 사설 등을 통해 북한을 고무, 동조했다는 혐의로 조용수 사장에 대해 1961년 10월31일 사형을 선고했다. 진실화해위는 5·16 주도세력이 철저한 반공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에 보여주고, 대내적으로는 쿠데타에 장애가 되는 요인을 제거할 필요성이 있던 상황에서 불법으로 제정된 소급입법에 의해 조용수 사장을 희생시킨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 김익환 일가 고문·가혹행위 사건 71년 9월 전남 여천군 화정면 백야리 섬마을에 살던 김익환씨 등 일가 3명을 중정 여수출장소 소속 요원들이 간첩 관련 혐의로 강제연행해 5일 동안 고문·가혹행위를 하고, 석방한 사건이다. 진실화해위는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기관이 이들의 삶을 총체적으로 파괴하고 고통속에 몰아넣은 비인도적인 야만적 인권유린 사건이라고 밝혔다. ● 태영호 납북 사건 68년 7월3일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어로작업한 태영호 선원들을 반공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전주지법 정읍지원에서 71∼75년까지 4차례에 걸쳐 징역 1년6월 및 자격정지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사건이다. 진실화해위는 법원이 고문·가혹행위로 인한 피해자들의 허위 자백에 의존해 아무런 물증도 없이 유죄판결을 내린 사건으로 반공 이데올리기 강화정책에 의해 어로작업을 하던 어부들이 피해를 당한 대표적인 사건으로 규정했다. ● 이수근 간첩조작 의혹사건 67년 3월22일 북한 북한조선통신 부사장 이수근이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뒤 중정 판단관으로서 대국민 반공강연 활동을 하던 중 67년 1월 처조카 배경옥과 함께 여권을 위조해 홍콩으로 출국했다. 이들은 캄보디아로 향하다 중정 직원에게 체포돼 한국으로 압송, 반공법위반죄 등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같은해 7월2일 사형이 집행된 사건이다. 진실화해위는 이수근은 당시 중정의 지나친 감시와 북한 가족의 안위 등을 염려해 한국을 떠나자 중정이 당혹한 나머지 이수근을 위장간첩으로 조작, 처형해 귀순자의 생명권이 박탈된 비인도적, 반민주적 인권유린 사건이라고 결론내렸다. ●이준호 가족간첩 사건 이준호와 그의 어머니 배병희가 85년 7월23일 서울지방법원에서 “72년 간첩을 방조했으며, 이준호가 74년 해병대대 본부의 국가기밀 등을 탐지하고,81년 예비군 훈련장 기밀을 탐지했다.”는 혐의로 이준호는 징역 7년을, 배병희는 징역 3월6월에 자격정지 4년형을 각각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사건이 확정됐다. 진실화해위는 북한에 월북 가족을 두고 있는 사회적 약자가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허위자백을 한 것이며, 법원은 허위 조작이라는 이들의 호소를 무시하고 유죄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 김샜다…이상고온에 남해 해조류 흉작

    따뜻한 날이 이어지면서 겨울철 남해안 해조류가 잘 자라지 않아 어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29일 전남도에 따르면 겨울철 주 소득원인 김과 매생이 등 해조류가 바닷물 수온이 높아 지난해에 비해 작황이 좋지 않다. 지난 24일까지 김 생산량은 1192만 2000속(1속은 100장)으로 지난해 1401만 6000속에 비해 15%가량 줄었다. 매출도 395억원으로 지난해 이맘 때 463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또 겨울철 영양식인 굴과 함께 인기를 끌고 있는 매생이는 특산지인 장흥, 강진, 완도군에서 수확량이 30%가량 준 것으로 집계됐다. 생산량이 가장 많은 장흥군에서는 올들어 206t을 거둬 들여 지난해 같은 기간 294t(17억)보다 크게 줄었다. 이처럼 김과 매생이가 수확량이 준 것은 지난해 연말부터 올까지 수온이 따뜻하고 안개가 끼어 일조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김은 5∼8도, 매생이는 8도에서 잘 자라나 연말부터 이달까지 남해안 평균 수온이 8∼9도로 조사됐다. 도 관계자는 “수온이 높아지면 김에 치명적인 갯병이 나타날 수도 있으나 아직은 괜찮다.”며 “앞으로 추워지지 않을 경우 수확량이 크게 줄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두바퀴 천국’

    ‘두바퀴 천국’

    서울 강북구 수유4동 오서울(35)씨는 요즘 출근길이 즐겁다. 아침마다 자전거를 타고 수유역까지 달린다. 수유역에 ‘자전거 토털 서비스센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길가에 세워두고 지하철을 탈 때면 뒤가 돌아다 보였지만 이제는 걱정이 없다. 서비스센터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어 도난당할 염려가 없다.1000대를 주차할 수 있어 자리도 넉넉하고 자전거 수리·세차·대여까지 가능하다. 서울시와 구청이 운영하는 곳이라 관리비도 저렴하다.(2008년 12월 강북구 수유동과 번동 주민이 체감할 ‘두바퀴 천국’의 미래상이다.) 서울시는 28일 “올해를 녹색 교통수단인 자전거 생활교통수단 원년으로 선포하고 ‘서울, 자전거 천국’의 꿈을 단계적으로 이뤄나가기 위해 자전거 생활교통수단 사업 5개년 계획을 수립, 발표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은 거대도시여서 집과 회사까지 출퇴근하는 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데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대중교통수단과의 연계수단으로서 자전거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역세권·학교·시장·문화시설 등 생활권에서 자전거 이용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자전거 예산의 2.5배인 145억원을 확보하고 교통국에 녹색교통팀을 신설했다. 자전거 토털센터는 수유역에 이어 단계적으로 시 전역으로 확대된다.2호선 홍대역과 6호선 망원역에는 300대 규모의 대형 자전거 주차장이 건설된다. 또 상반기에는 자전거 활성화 조례가 마련되고, 하반기에는 자전거 생활교통수단 사업 5개년(2008∼2012년)계획이 발표된다.5개년 계획에는 자전거 주차장 운영 방안, 자전거 도난방지책 등이 포함된다. 도난방지책으로는 자전거에 전자칩을 부착해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이용하는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자전거도로·자전거 대수 등 자전거 이용시설 현황과 활용도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최근 설문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국민 91%가 시설 등 환경이 갖춰지면 자전거를 이용하겠다고 밝혀 기대감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사는 회사원 김수정(42·여)씨는 “자전거 도로만 만들어지면 광화문 직장으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민 참여를 높이고자 자전거 동호회 회원 500명으로 구성되는 자전거 시민순찰대를 발대한다. 지난해 도입한 자전거 시범학교도 꾸준히 확대한다. 시범학교에는 자전거 보관대를 설치하고 저소득 학생에게 자전거를 무료로 보급한다. 지난해까지 35개교를 시범학교로 선정했으며 올해 25개를 추가 지정한다. 자전거도로도 자전거 토털센터가 건립되는 생활권 중심으로 30㎞가 확충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박찬 형님을 기리며

    흰 국화에 싸여 저를 바라보는 형님을 뵌 순간, 저는 숨이 콱 막혔습니다. 이건 아닙니다. 저는 계속 부정합니다. 이렇게 가시면 안 됩니다. 형님 말씀대로 형님은 아직 청춘이며 써야 할 시가 많은 젊은 시인입니다. 저는 형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없습니다. 선뜻 발걸음이 떼어지질 않아 한참 동안 멈칫거립니다. 이때쯤 형님은 말씀하여야 합니다. 괜찮아, 안 해도 돼. 야야, 거리감 느껴진다. 그렇습니다. 그래야 합니다. 열 살도 넘게 차이 나는 후배에게 선생님 아니라 굳이 형님이길 바라신 대로 거리감이 없어야지요. 저는 형님께 절을 하면서도 거리감을 두지 않기로 합니다. 마치 설날 세배 드리는 마음으로 절 올립니다. 그래서 저는 부디 잘 가시라고 말씀드리지 못합니다. 이제 훌훌 자유로워지셨으니 그저 마음껏 경계를 허물고 다니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히말라야든 화염길이든 저 우주 깊은 곳이든 평안히 거니시지요. 삼라만상이 다 형님의 거처입니다. 그러다가 혹 형수님과 아이들 보고 싶고 술 한잔 생각나거든 불현듯 건너오십시오. 바람으론들 구름으론들 나타나신다고 형님을 모르겠습니까. 아, 그러나 이제 어디서 그 초록머리 보지요? 아무도 염색하지 않을 것 같은 한 줌의 초록머리. 처음에는 솔직히 낯설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서야 알았지요. 그게 너그럽고 다감한 형님의 마음새에 깃든 솔깃함이라는 걸. 형님이 그리고자 하는 시상(詩相)이라는 걸. 평범한 듯 비범한 세계로 향하는 깃발 같은 것이라는 걸. 이제 그 조용한 솔깃함 어디서 찾지요? 마로니에 공원에 봄이 와도 저를 찾는 형님의 그림자는 드리우지 않겠지요? 그 다사로운 눈빛 다신 볼 수 없겠지요? 그럼에도 저는 믿습니다. 봄기운으로 우리에게 다가 오시리라는 것을. 잔잔한 음성으로 세상을 염려하면서 언제나처럼 우리 어깨 감싸주시리라는 것을. 그러므로 저는 눈물 흘리지 않으려 합니다. 모든 속박을 풀고 세상을 향해 크신 품 열어 놓으셨으니까요. 경계를 넘어 여기저기에서 숨쉴 형님의 평안을 기원합니다.지난 19일 타계한 박찬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원장 겸 시인에 대한 추모의 글입니다.
  • “이순신표 거북선 곧 복원·공개”

    “이순신표 거북선 곧 복원·공개”

    415년 전에 제작된 거북선(귀선·龜船)에서의 화룡점정은 무엇일까. 십중팔구는 용머리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거북머리가 아닌 용머리를 달았을까. 임진왜란 중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올린 장계 ‘당포파왜병장’(唐浦破倭兵狀 1592년 6월14일)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있다.“신이 일찍이 섬 오랑캐의 변란을 염려하여 전선과는 다른 거북배를 만들었습니다. 이물에는 용의 머리를 달고, 그 아구리로는 대포를 쏘았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거북이가 천년을 살면 용, 즉 ‘신귀’가 된다는 이야기(龜變化神龜)가 있다. 아울러 조자용씨가 소장한 ‘귀선도’에 보면 “신귀는 사신(四神)과 사령(四靈)에서 한자리를 차지해 벽사와 길상의 상징이 되어 용왕의 사자로서도 큰 임무를 맡았다.”라고 돼 있다. 따라서 거북선에 용머리를 단 것은 신귀의 사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전통 한선(韓船)기능 전승자로 국내 유일한 고대선박 연구가 이원식(73) 원인고대선박연구소 소장. 백제 사신선, 통일신라 교관선, 고려 완도선 등 지난 42년동안 36건의 고대선박을 연구·복원제작해 이 방면에 거의 독보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거북선박사 1호’라는 공식명함을 하나 더 추가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새로운 영역을 쌓았다. 지난 달 실시된 한국해양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심사에서 그가 제출한 논문 ‘1592년 귀선의 주요 치수 추정에 관한 연구’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된 것. 학위수여식은 오는 2월21일. 여기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그가 발표한 연구논문의 내용이다.2006년말 현재 역사 서적이나 교과서 등에 게재돼 있는 귀선도(龜船圖)나 정부 기관에 전시된 모형선은 ‘1795년식 거북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1592년 이순신 수군절도사가 창제한 거북선이 아니라 203년이 지난 1795년(정조19년) 규장각에서 편찬한 ‘이충무공 전서’의 ‘귀선지제’에 근거해 만들어졌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따라서 1592년에 일본군의 침략전쟁때 해전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1592년식 거북선’에 대한 실체는 밝혀지지 않아 연구과제로 남아 있었다. 이 소장이 연구한 대목이 바로 이 ‘1592년식 거북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이 못지않은 왕성한 연구의욕으로 400여년 전의 베일을 어느정도 벗겨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에 위치한 그의 자택을 찾았다. 강아지 세마리가 먼저 나와 꼬리치며 낯선 방문자를 맞이한다. 현관 입구에는 ‘한선 기능 전승자’‘원인고대선박연구소’라는 문패가 나란히 붙어 있었다. 때마침 그는 1592년식 거북선의 복원작업을 위한 설계도, 즉 선체 선도(線圖)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우선 1592년식 거북선이 1795년식 거북선과 다른 점을 비교해달라고 요청했다. 첫번째는 크기나 규모면에서 1795년식에 비해 전체적으로 30%정도 작은 것이 특징. 따라서 선체 전장의 길이가 1795년식(34.05m)보다 7m가량 작은 26.27m이고, 선체 선폭은 1795년식(9.15m)보다 1.9m 좁은 7.06m라는 것. 배 밑창에서 갑판까지의 깊이 또한 1795년식의 2.34m보다 다소 낮은 1.92m라고 설명했다. 두번째로는 대포의 포혈.1592년식의 경우 좌우측 각각 6개씩의 포혈이 있는 반면 1795식은 이보다 더 많은 10개씩이다. 또한 1592년식에는 없는 소구경포혈이 1795년식 거북잔등 부분에 설치돼 있다. 특히 용머리의 경우 1592년식은 대포를 발사했으나 1795년식은 유황염초를 피웠다고 했다. 아울러 1795년의 용머리 배치가 90도로 꺾인 반면 1592년식은 이보다 완만한 30∼40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이밖에 1592년식에는 거북잔등에 창을 꽂아 적이 오르지 못하도록 했으나 1795년식은 거북그림을 그려넣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고 이 소장은 밝혔다. 이같은 연구결과의 근거에 대해서는 “1592년 당시 이순신 수군절도사의 일기와 장계, 조선왕조실록, 비변사등록 등 관련 전적(典籍)에 기록된 거북선의 주요수치와 기타 선박 관련자료 등을 참고했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그동안 대한조선학회지 등에 발표한 거북선 관련 선행 연구논문을 활용했다. 특히 전통한선의 제1번 기본치수가 되는 ‘1592년식 거북선의 저판치수자료’ 7건을 발굴했으며 이것이 1592년 거북선 주요치수 연구의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1592년식 거북선은 언제 복원될까. 이 소장은 현재 현대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에서 ‘한국 전통선박 복원 조사연구’ 프로젝트(책임연구원 민계식 부회장)의 사외연구원으로 몸담고 있다. 이 연구소는 자체적으로 전통 고대선박 복원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1795년식 거북선과 조선통신사선 등 정밀모형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소장이 현재 1592년식 거북선의 선도 및 공작설계도 작업을 마무리 중이서 이르면 올 봄 실험용 모형정도는 언론에 공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거북선연구에 대한 논의는 1958년 숭실대 최영희 교수의 ‘귀선고(龜船考)에서 처음 대두되었으며 1964년을 전후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 소장 역시 이 무렵 한강유역과 서해안 및 남해안의 전통 한선의 조선기법을 채록하면서 고대선박 연구에 뛰어들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공고 4학년때 6·25가 발발하자 학도병으로 입대했다가 공군사관학교 조종간부후보1기로 군복무를 마쳤다. 제대후 제약회사인 ‘한국화이자’에 기계담당 공무직으로 1963년 입사했지만 고대선박 연구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다.1965년에 ‘국방사학회’에 가입한 뒤 그해 첫 논문인 ‘귀선의 과학적 연구’를 발표했다. 내친 김에 ‘원인(元仁)고대선박연구소’라는 민간연구소를 설립했다. 1969년에는 은사로 모시는 김재근 서울대 조선공학과 교수(작고)와 함께 아산 현충사에서 최초의 거북선 복원작업에 들어갔다.1971년에는 인천대림조선소에서 처음으로 원형의 2분의1 1795년식 거북선을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이 거북선은 극영화 ‘이순신’(김진규 감독)에 등장했다. 이후 거북선 복원에만 10여차례, 신라시대 전선(戰船), 장보고 무역선, 백제 사신선, 완도 고려선, 조선통신사선 등 30여 척의 고대선박을 복원, 박물관 등에 전시했다. 아울러 ‘한국의 배’‘고대선박 발달사’ 등 4권의 저서를 냈고 논문은 수십편을 발표했다. 그는 뒤늦게나마 정식 학위를 취득하려고 검정고시와 독학사 과정을 거친 뒤 2002년 해양대 대학원에 진학하는 집념을 보였다.2004년 석사 학위 논문이 통과되자 곧바로 박사과정을 밟았고 일주일에 2∼3일씩 부산과 용인을 오가며 노력한 끝에 이번에 그 결실을 보았다. “앞으로는 기존의 1795년식 거북선은 1592년식으로 대체되어야 하며 하고 이에 따른 후속 작업은 매우도 중요합니다. 아울러 잘못 알려진 우리의 전통 한선에 대한 수정작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해요.” 주말마다 찾아오는 손자손녀들을 만날 때마다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4년 서울 출생 ▲50년 경기공고 4년 재학때 학도병 입대 ▲65년 원인고대선박연구소 설립 ▲69년 문화공보부 현충사 귀선 고증위원 ▲85년 한국과학사학회 정회원 ▲92∼96년 해군사관학교 해저유물발굴단 자문연구위원 ▲98년 대한조선학회 정회원 ▲2001년 독학사 검정고시 합격, 한국해양대학 장보고연구소 연구원 ▲04년 해양대 공학석사 ▲06년 공학박사 # 주요 상훈 전통한선기능 전승자(노동부장관 지정), 대통령 표창(01년, 한선기능전승 유공) 등 # 주요 작품실적 현충사 거북선(69년), 중앙정보부·해군사관학교 거북선(71년), 미국EXPO 거북선(84년) 등 수십여 작품. 그외 장보고 전선, 조선통신사선, 완도 고려선, 신라 교역선, 백제사신선, 통나무쪽배 등 30여 작품제작
  • 판사테러 前교수 ‘살인미수’ 구속

    서울 동부지법 형사1단독 한정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판결에 불만을 품고 현직 고법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쏜 김명호(50)씨에 대한 실질 심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판사는 “죄질이 불량하고 높은 처단형이 예상돼 방면할 경우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씨는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이같은 판단을 둘러싼 논란도 뜨겁다.“사법권의 근간을 뒤흔드는 테러 행위에 대해서는 엄히 처벌받아 마땅하다.”“형량이 최고 사형까지 가능한 살인미수 혐의는 과중하다.”는 등의 논란에 휩싸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의 범행을 규정 짓는 관건은 범행의 고의성과 정황 증거 등이다. 김씨가 살인 의도를 시인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이를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각종 정황 증거를 토대로 고의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박씨는 다투는 과정에서 석궁이 발사됐다고 반박했지만 피해자인 박홍우(55·서울고법 부장판사) 판사의 진술에 의하면 김씨가 ‘죽여 버리겠다.’며 조준 사격으로 살인 의도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변호사는 “당시 경찰이 제시한 정황을 볼 때 피해자가 볼 수 있는 곳에서 단지 위협하려 했을 뿐 살인 의도는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석궁을 인명 살상도구로까지 보기는 힘든 데다 전치 4주 이하의 진단이 나온 점 등에 비춰 살인미수 적용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또 김씨가 사용한 석궁이 인명 살상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석궁 판매업자 주모(44)씨는 “현행법에 따라 석궁이 레저용 이외의 용도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장력(끌어당기는 힘) 150파운드(68㎏), 유효사거리 30m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석궁의 유효사거리는 70∼80m라거나 멧돼지도 잡을 수 있다는 말은 모두 과장된 것”이라고 밝혔다. 일선 경찰서 총기 담당 경찰관도 “석궁은 치명상을 입힐 수 없어 범죄자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무기”라면서 “석궁과 공기총은 동일한 구입 절차를 거치는데 살해 의도가 있었다면 공기총을 구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8월 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문구용 커터칼로 피습했던 지충호(50)씨의 경우 재판부는 “전치 4주 상해는 생명을 위협하는 정도에까지 이르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며 상해죄 등만 적용해 징역 11년을 선고하고,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임일영 이재훈기자 argus@seoul.co.kr
  • 손학규 ‘신당 참여론’ 일축

    고건 전 총리의 대권 레이스 포기 이후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신중식 의원 등 범여권 인사들로부터 잇따라 ‘러브콜’을 받고 있고, 손 전 지사도 여야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질서를 주창하고 나서면서다. 새로운 대선구도에서 ‘뉴스의 핵’으로 떠오른 손 전 지사와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의 ‘동아시아 미래재단’ 사무실에서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에서 열린 충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탈당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시달린 탓인지 무척 피곤해 보였다. 고 전 총리를 지지했던 민주당 신중식 의원이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전 경기지사가 (범여권이 주축인)신당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손 전 지사의 범여권행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탓이다. 그는 “내 입을 보지 말고 내가 살아온 길을 봐라.”며 “항상 정도를 걷고 통합과 화합의 정치로 만들어 가고 있지 않으냐.”고 반문, 탈당후 여당행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 주자로는 지지율 답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을 꺼내자 잠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손 전 지사의 중도개혁 성향이 여권과 비슷하고 자질에 비해 한나라당 주자로는 마땅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고개도 끄덕였다. 잠시 머뭇거리던 손 전 지사는 “지지율은 일시적일 뿐이다.”면서 “고건 전 총리를 봐라.1등으로 달리다 불과 6개월 만에 곤두박질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서 얘기하면 안된다.”면서 “한나라당 당원들이 손학규의 진가를 알아 주는 때가 있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좋은 뜻을 가진 분들을 한나라당에 크게 안고와 좌우와 동서, 없는 자와 가진 자를 아우르는 커다란 용광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전 지사는 당내 경선을 앞두고 이뤄지는 후보자간 ‘선서’ 얘기를 불쑥 꺼냈다. 그는 “한나라당이 경선할 때마다 오른 손을 들고 탈당을 안한다는 선서를 하는데 결과는 모두 뛰쳐 나가지 않았느냐. 정치라는 게 다 그런 것이 아니냐.”며 반문했다.그는 또 “나는 말을 하지 않는다. 행동으로 보여 준다. 유치하게 선서 같은 것은 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나는 한나라당을 지킬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손 전 지사는 인터뷰 후 다음 행사장으로 가는 도중 행여 탈당 가능성 시사로 잘못 전달될 개연성을 염려한 듯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선서를 안한다.’는 말은 말장난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 주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신당 영입과 관련, 최근 열린우리당의 모 의원과 만나지 않았느냐는 기습 질문을 던지자 “지난달 21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선진화대회 등 이런 저런 모임에서 만났지만 악수를 나누는 이상의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잘라 말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박명재 행자부장관 인터뷰] “공무원연금 국민이 많다고 하면 깎을 수밖에 없다”

    [박명재 행자부장관 인터뷰] “공무원연금 국민이 많다고 하면 깎을 수밖에 없다”

    연초부터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행정자치부 공무원연금발전위원회가 시안을 내놓은 뒤 공직사회에서 반발기류가 확산되는 반면 시민단체와 언론에서는 ‘무늬만 개혁’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행자부에선 지방에도 고위공무원단 제도 도입을 밝히는 등 공직사회의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박명재 행자부 장관으로부터 공무원연금개혁 등 현안을 들어본다. 박 장관 인터뷰는 1시간 남짓 이뤄졌다. 질문은 짧았다. 답변이 훨씬 길었기 때문이다. 해박함이 달변(達辯), 다변(多辯)으로 이어졌다. 그는 메모를 해가며 설명했다. 브리핑식 답변은 A4 용지 10장을 넘겼다. 공무원 연금 개혁문제에서 40분이 걸렸다. 그는 이달 초 발표된 개혁 시안의 한계를 인정했다. 여론의 뭇매도 예상했다고 했다. 하지만 ‘억울함’도 토로했다. 시안의 의미, 기대효과 등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첫 인상에는 엘리트 관료의 이미지가 진하게 묻어났다. 야학과 고학으로 보낸 어릴 적 ‘배고픔’은 찾기 어려웠다. 그는 글 잘쓰는 공무원으로 정평나 있다.40년 지기인 소설가 이문열씨가 고교 때는 자신을 능가하는 필력이라고 치켜세울 정도였다고 한다. 연세대 학생회관 휴게실의 ‘푸른샘’ 이름과 독수리상의 비문이 그의 작품이다. 박 장관은 타고난 수재다. 중학교도 수석으로 졸업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오랜 병고를 겪으면서 공부할 길이 막막했다. 서울로 상경해 약국에서 1년간 무보수 약국 점원으로 일하면서 야간 고등학교에 다녔다. 이문열씨와의 인연도 이 때 맺어졌다. 그 뒤 어렵게 대학에 들어갔고, 행정고시 도전 7개월 만에 시험에 합격했다. 그것도 수석으로. 그는 지난해 경북지사 선거에서 낙선했다.“다른 세계를 배웠다.”는 말로 정치 외도 소감을 대신했다. 인터뷰 도중 한 간부가 들락날락거렸다.“결재는 좀 기다리라.”며 ‘손님’을 배려했다.‘과속 위반 9차례’를 해명할 기회를 주는 것으로 답례했다. 과천 정부청사를 다니면서 시속 40㎞ 구간에서 5번 걸렸다고 했다. 나머지는 선거 때 쌓인 것이라고 했다. ▶공개된 공무원 연금 개혁 시안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연금발전위원회의 건의안을 시민단체와 학회, 기획예산처, 보건복지부 등 각 부처, 각 당 정책위, 공무원 노조단체, 언론기관 등에 보낼 것이다. 연금급여 및 부담금 수준, 퇴직금 전환 등 여러 항목에 대해 설문을 돌려 의견을 내도록 하고, 공약수를 찾아보겠다.(문제가 제기된 재정에 대해) ‘정밀 재정진단’도 하겠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시기에 구애받지 않고 최적안을 만들겠다. 졸속으로 만들면 뭐 하나. ▶시안대로 해도 재정효과는 수십년 뒤에 나타난다는데. -현재의 시스템은 저부담 고급여형태다. 이를 ‘더 내고 덜 받는 체제’로 바꾼다는 것이다. 시안은 종국적으로 2018년부터 국민연금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도 모두 2018년에 맞추어놓았다. 연금위에서 비교적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하면 연금은 국민연금과 같게 했다. 문제는 퇴직금이다. 민간에선 퇴직금, 공무원은 퇴직수당을 받는다. 퇴직수당은 민간인의 36% 수준이다. 연금을 국민수준으로 한다면 퇴직금도 같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향후 20년간 재정전망에서 연금은 28조 6000억원 절감된다. 반면 퇴직금은 20년간 6000억원의 결손이 생긴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결손이 왜 생기는지 보니,1955∼63년의 베이비붐 세대들이 공직에 많이 들어왔는데, 이들이 무더기로 나갈 때 19조원이 더 빠져 나간다. 답답하다. 그래서 항목 항목을 관련기관에 보내 설명하라고 하는 것이다. 장병완 기획예산처장관이 공무원의 특혜부문은 안된다고 했는데, 앞으로 따져보겠다. 공무원과 국민에게 설명을 해보고 그래도 많이 준다고 하면 깎을 수밖에 없다. ▶현재 연간 6900억원 적자가 63년뒤엔 90조원으로 늘어난다. 시안대로 해도 계속 적자가 나는데 적정하나. -문제는 기득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연금 개선안도 시행 시점을 기준으로 기득권을 다 인정한다. 헌법사항이다. 다만 그동안 정부가 게을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정부도 부담금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아주 미묘한 입장이다. 제가 요즘 ‘솔로몬의 지혜’를 달라고 기도를 하는데, 솔로몬의 지혜가 와도 어려울 것 같다. 적자가 생긴 데는 퇴직금을 정립하지 않은 이유가 크다. ▶국민과 공무원을 모두 만족시키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가능하나. -연내에 잡아야 한다. 안되면 국회에 특위라도 요청해야 할 것이다. ▶가능하려면 여러 변수를 해결해야 할 것인데. -우선 건의안을 중심으로 의견을 모아보고, 꼭 필요한 사람들을 상대로 공청회를 거치려고 한다. 이어 국무조정실의 실무조정회의가 있어야 한다. 공청회 과정에 노조를 만나려고 한다. 그런 다음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던지려고 한다. 정치일정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고려하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통과되면 공무원연금은 따라갈 수밖에 없다.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의 일부분이다. 국민연금이 먼저 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일본도 2004년에 국민연금을 개혁했는데, 올해 공직자 연금이 뒤따라 간다. ▶의견수렴은 언제까지 하나. -항목을 만들어보라고 했다. 항목이 몇개인지 논의해야 하고, 소요시간도 그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지방에도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국가와 지방을 연계한 고위공무원단제도 도입을 연구 중이다. 행자부를 비롯해 지방에 기능국을 갖고 있는 곳이 많다. 이런 부처와 행자부, 지자체 부단체장 등 50여명으로 고위 공무원단을 만들어 운영하겠다. 이렇게 되면 부단체장에 건교부·농림부 등 다른 부처 출신도 갈 수 있다. 광역별로도 지방고위공무원단을 묶을 계획이다. 예로 대구-경북을 국장급으로 묶어 교류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앞으로 불법 시위단체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금년부터 착수했다.1∼2월까지 실사한다. 고대 부설연구소에 맡겼다. 전체 지원기관에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사회단체와 민간단체에 주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경우든 불법시위에 쓰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드러나면 모두 환수할 계획이다. 국가규정에 감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와 관련해 30개 마을을 선정 중에 있다. 선정된 마을은 어떤 혜택을 보게 되나. -범 정부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우선 제도적 장치를 통해 해당 지자체가 살기좋은 지역을 만드는 데 장애요인이 없도록 전폭 지원하겠다.30개 마을을 ‘살기좋은 지역특구’로 지정하는 것을 재경부와 협의 중이다. 특구가 되면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지역발전에 장애가 되는 각종 중앙정부의 인·허가 등 번잡한 절차와 규제를 원스톱을 해결해 주고 행자부에선 재정투용자심사도 면제해준다. 재정적 지원도 늘린다. 선정지역의 교육과 의료 등 생활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해 떠나지 않고 다시 돌아오는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 복지부 등과 협력해 중·고교 육성, 의료시설 확충 등 중앙정부의 정책들을 묶어서 지원할 예정이다.3년간 20억원의 인센티브 자금도 준다. ▶추가되는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이 있나. -올해 처음 시행한 공모사업은 내년에도 한다. 또한 도시민이 전원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중소거점도시를 선정해 집중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해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는데. -엄정한 법정관리와 함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최선을 다 하겠다. 행자부와 국무조정실, 감사원 등으로 상시합동감사반을 9∼10월부터 운영해 공무원의 줄서기를 단속하겠다. ▶부동산 거래세 인하는 어떤 요건이 갖춰져야 하나.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서 해야 한다. 안정되면 안한다. 시장의 성과를 봐가면서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인하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토지는 됐는데, 토지이외의 부동산에 대해 인하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거래세는 도세다. 도세의 52%를 차지 한다. 이것을 내리면 보전을 해주어야 한다. ■ 박명재 장관은 ▲경북 포항 ▲59세 ▲연세대 행정학과 ▲행시 16회(수석) ▲총무처 대변인 ▲내무부 장관 비서실장 ▲대통령비서실 행정비서관 ▲경상북도 부지사 ▲행정자치부 기획관리실장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상임위원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정리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치매 어르신 길 잃을 염려 없어요”

    치매를 5년째 앓고 있는 박모(75·서울 종암동) 할머니는 밤이면 집 밖으로 몰래 나간다. 신설동이나 북악산 입구까지 배회하다가 경찰에 발견돼 돌아오기 일쑤다. 지난해 4월에는 밑반찬과 과일을 한아름 들고 딸네 간다고 나갔다가 돌부리에 넘어졌다. 갈비뼈와 이가 부러져 1개월간 병원 신세를 졌다. 할아버지 등 가족들이 할머니를 돌보지만 24시간 쫓아다니기는 역부족이다. 연락처를 적은 팔찌를 착용했지만 인적이 드문 곳에 가면 무용지물이었다. 할아버지는 “밤마다 가족들이 할머니를 찾아 골목을 뒤지는 데 지쳤다.”고 한숨지었다. 오는 3월부터 박 할머니 가족도 한시름 놓게 됐다.16일 성북보건소와 고려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활용한 ‘치매환자 위치추적시스템’을 개발, 운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환자 쓰러지면 ‘응급상황´ 통보 추적시스템은 휴대전화 위치추적과 비슷한 원리다. 다만 치매 환자가 휴대전화 대신 위치추적 단말기를 착용한다. 보호자가 지정한 장소를 벗어나면 단말기가 작동하면서 경보음이 울린다. 그리고 환자의 정확한 위치가 보호자에게 전달된다. 필요하면 환자 사진과 인적·병력사항이 경찰서와 보건소에 전달된다. 경찰은 휴대용단말기(PDA)를 통해 환자의 인적사항과 위치를 확인, 쉽게 찾을 수 있다. 위치추적 단말기는 지금은 손바닥(5×10㎝)만 하지만,3월까지 손가락 2마디 크기로 축소할 계획이다. 경보음이 울리는 기준점은 집밖·경비실밖·아파트 단지밖 등 보호자가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 단말기에 가속도 센서도 부착했다. 이 센서는 환자가 사고를 당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치매 환자가 넘어지거나 쓰러지면 맥박 등 건강상태를 측정해 보호자와 의료기관에 응급 상황이라고 알려준다. ●중풍환자까지 점진 확대 위치시스템 대상자는 성북구 65세 이상 노인 3만 6056명 가운데 보건소가 관리하는 치매 환자 166명이다. 우선 박 할머니 등 치매환자 2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황원숙 성북보건소장은 “집을 잃고 헤매는 치매 어르신이 매년 3000명을 웃돈다.”면서 “추적시스템을 통해 어르신도, 가족도 편안하게 생활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적시스템을 개발한 고려대 의과대학 박길홍 교수는 “심장마비, 뇌졸중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처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서 “가속도 센서는 심혈관 질환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20&30] 대선축제로, 그와 같이가자 젊음아!

    대통령 선거는 일종의 ‘정치 축제’다. 하지만 예전에는 이 ‘정치 축제’에서 20∼30대 젊은이들은 ‘주변인’에 불과했다. 젊은이들이 기성 정치인을 좋아하는 것은 이를테면 ‘젊음에 대한 배신’이었으며,‘터부’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7년 현재 20∼30대의 모습은 과거와 전혀 다르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예비 대선주자의 팬클럽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호불호(好不好)를 숨기지 않는다. 또 젊은이답게 지역이나 학벌 따위에 신경쓰지 않고, 직접 예비 대선주자를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한다. 고건·김근태·박근혜·손학규·원희룡·이명박·정동영(가나다 순) 등 예비 대선주자 7인의 팬클럽에서 활동하는 20&30의 눈으로 예비 대선주자들을 살짝 엿봤다. 김기용 서재희기자 kiyong@seoul.co.kr ■김근태 팬 ‘김친’ 김비오씨 “우리 ‘대장’님은 너무 점잖아서 문제죠.”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공식팬클럽 ‘김근태친구들(이하 김친)’의 회장인 김비오(38)씨는 이렇게 운을 뗀다.2005∼2006년 전국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김근태 의장과는 한층 친밀해졌다.“대학교 때부터 대장님을 알고 있었죠. 민주주의 역사를 되돌려보면 우리 대장님 빼놓고는 얘기가 안 되더라고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참 순한 사람이에요.” 김씨는 인간적인 김 의장의 모습에 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지난해 10월 회원 한 명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그때 대장님이 병원으로 직접 달려가 가족에게 위로를 전했어요.” 김씨는 이같은 김 의장을 대선주자라는 느낌보다 형님이나 아버지처럼 생각한다. 김씨는 “대장은 회원 2000명의 이름을 다 기억한다.”면서 “행사장에서 꼭 대장이 먼저 와서 아는 체하고는 고맙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근혜 박사모 정함철씨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에서 활동하는 정함철(34)씨는 2004년 3월30일 오후 10시를 잊지 못한다. 이날 당 정강 정책을 발표하며 눈물을 흘리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모습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고,‘박사모’ 회원으로까지 가입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3년간 정씨는 ‘박사모’의 중앙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씨는 지난해 12월에는 박 전 대표를 따라 강원도 춘천까지 가기도 했다. 당시 정씨는 북핵 사태를 염려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예비군복에 전투모까지 갖추고 따라 다녔다. 정씨는 “박 전 대표가 공항에서 군복을 입은 내 모습을 보곤 흠칫 놀라더라.”면서 “그래도 ‘여기까지 오셨어요.’라고 내게 말해줘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정씨가 가장 행복하게 기억하는 박 전 대표와의 한순간이다. 정씨는 “수많은 ‘근혜님’ 지지자 가운데 하나인 나를 기억해 주는 자상함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고건 팬 대학생 김다미씨 “탄핵 발표가 나자마자 헌법 책부터 보셨대요. 총리가 대통령 임무를 대행한다는 얘기는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더군요. 곰곰이 생각해본 뒤 차근차근 일에 우선순위를 매겨 안보부터 챙겼다고 하셨어요.” 희망연대 대학생 자문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단비(23·여)씨는 지난해 9월 고건 전 총리와의 간담회에서 생생한 경험담에 입이 딱 벌어졌다. 그는 “‘행정학의 달인’이란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그토록 침착하고 치밀하게 대응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행정학을 전공한 김씨는 “정치적 지지자보다는 같은 전공자로서 존경심이 앞섰어요.”라면서 지지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4∼5차례 고 전 총리를 직접 만나봤다는 김씨는 그의 정치 색깔보다 행정력과 인간적인 면모에 더욱 반했다고 말했다. “곧은 심지로 청렴하게 일하는 점은 제가 생각하는 대통령의 ‘이상향’에 가깝죠.” ■손학규 팬 ‘山♥’ 김진환씨 평소 사회·정치 문제에 관심이 많아 하루에 신문 3∼4개씩을 꼬박꼬박 읽는다는 김진환(27)씨는 두 달 전부터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팬클럽인 ‘민심산악회’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신문에 등장하는 모든 대선 주자의 장단점을 꼼꼼히 분석해 보면 이 시대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이 손 전 지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얼마전 동티모르 봉사활동 과정에서 본 손 전 지사의 ‘땀에 젖은 바지’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 ‘평화 메신저’라는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씨는 당시 동티모르에서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를 건설하는 작업을 손 전 지사 등과 함께 하게 됐다. 너무 더운 날씨 때문에 젊은 사람들도 그늘을 찾아 쉬는 시간이 일하는 시간보다 많았다. 그런데 손 전 지사는 일을 쉬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는 “손 전 지사의 행동에는 ‘정치적 쇼’가 전혀 없다.”면서 “다만 직접 모범을 보이고 앞장서려는 리더십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팬클럽 정유진씨 “외모만으로 따지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사실 ‘비호감’이잖아요. 하지만 알면 알수록, 만나면 만날수록 ‘호감’의 비중을 커지게 만드는 것이 이 전 시장의 최대 장점이자 매력이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팬클럽 가운데 하나인 ‘명박이랑 대학생’에서 활동하는 정유진(24)씨는 처음엔 이 전 시장이 무서웠다고 솔직히 털어놓는다. 하지만 외모와는 달리 유머와 배려가 넘쳐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정씨는 “많은 여대생들이 당시 이명박 시장과 함께 청계천을 탐방하고, 야외에서 도시락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면서 “이 시장은 ‘햇볕에 여학생들 얼굴이 타면 안 된다.’면서 많은 학생들을 일일이 신경 써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이 전 시장은 분위기를 맞출 줄 아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맥주 500㏄를 ‘원샷’하라는 학생들의 짓궂은 요구에 흔쾌히 응하기도 한 것. 정씨는 당시 이 전 시장의 모습에서 패기와 열정을 느꼈다고 한다. ■정동영 ‘정통사’ 김다미씨 “‘정샘’의 매력요? 부드러운 카리스마죠.”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회원들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부르는 애칭 ‘정샘’이 서울 서부지역 대표 배선장(37·사단법인 자녀보호운동본부 사무총장)씨에게는 너무 자연스럽다. 그만큼 그를 친근하게 느껴서다. 지난 대선 때 그는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경선 문화를 만들어 낸 것을 보며 정 후보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항상 양보하는 자세로 대화를 통해 다양한 가치와 사고를 한 방향으로 끌어 모으고 해결책을 찾는 점이 정샘의 큰 장점이죠. 북핵 문제도 평화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달 지지 모임에서 주관한 워크숍에 정 후보가 함께한 점도 인상 깊게 남았다. 그는 “정치인들이 으레 그렇듯이 워크숍 장소에 잠시 들렀다가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행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1박 2일 동안 자리를 내내 지켜 참석자들을 모두 감동케 했다.”고 말했다. ■원희룡 팬카페 김진경씨 “‘꿈이 사무치면 이루어진다.´이 말이 제 가슴을 쳤습니다.” 원희룡 의원의 팬카페 ‘I Like Won´ 회장 김진경(26·충남대 언론정보 4학년)씨는 ‘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는 책을 읽은 뒤 원 의원의 지지자가 됐다. 팬카페를 만든 이유도 “누구나 원희룡을 알면 좋아하게 되기 때문에 널리 알리고 싶어서”라고 설명한다. 그의 팬카페가 다른 대선 주자와의 팬카페와 다른 것은 회원들이 젊다는 것. 회원들의 나이는 대부분 19세에서 39세다. 또 정당에 대한 지지보다 원 의원에 대한 지지로 모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정치색도 다양한 편이라고 그는 자랑한다. 그가 꼽는 원 의원의 최대 장점은 ‘탈권위성´. 그는 “카페 모임에서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대해 얘기하고, 영화 스타워즈의 광선검을 직접 챙겨와 회원들에게 내보일 정도로 소탈하고 권위적이지 않다.”면서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면 순수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 종로구 노인 소방안전교육 현장 가보니…

    종로구 노인 소방안전교육 현장 가보니…

    ‘만일 경로당에서 불이 난다면….’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일이지만 단 1%의 가능성에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곳이 바로 경로당이다. 그동안 경로당에서 큰 불이 난 적이 없어 무심하게 지나치고 있지만 대부분 경로당은 시설이 취약해 화재 염려가 상존하고 있다. 쇠약한 노인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사고가 생기면 초기 응급구호가 절실하다. 서울 종로구가 경로당 노인들을 상대로 소방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소화기 사용법부터 익혀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부암동 고개 중턱에 있는 부암경로당. 지난해 말 소방안전교육을 진행한 종로소방서 이창기 소방장이 경로당에 들어서자 노인 5∼6명이 반갑게 맞았다. 교육에 참여했던 정복덕(80) 할아버지는 “소화기 사용법 등은 경로당 노인들도 꼭 알아둬야 하는데 그동안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며 고마워했다. 부암경로당은 지난해 리모델링을 해 모든 설비를 꽤 잘 갖추고 있는 곳이다. 출입문을 들어서면 1층 좌·우가 할아버지와 할머니 방으로 분리된다.2층 노래방과 찜질방은 경사가 완만한 계단을 통해 오르내리도록 했다. 방마다 잘 보이는 곳에 3.3㎏짜리 소형 분말소화기 4대를 비치했다.1층 주방의 가스레인지에는 2중으로 잠금장치를 했고 천장에는 실내등처럼 생긴 확산 소화기도 달렸다. 이 소방장은 “부암경로당과 달리 보통 경로당에는 안전설비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진지한 소방체험교실 종로구는 경로당의 노인 대표자 56명을 소방서로 초청해 ‘소방안전체험교실’을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노인들은 우선 분말소화기 다루는 법을 익혔다. 화재는 초기 진화가 중요한 만큼 반복해서 연습을 했다. 안전핀을 뽑는 데 주춤거리는 노인들이 많았지만 몇차례 거듭하면서 익숙해진 모습이다. 노인들은 일렬로 서 스크린에 비치는 화재 현장 동영상을 향해 소화기를 대고 물을 뿌렸다. 2층에서 몸에 벨트를 묶고 밧줄에 매달려 내려오는 훈련도 했다. 실제 상황에선 소방관이 출동한 뒤 할 수 있는 동작이라 체험 정도면 충분하다.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가슴을 누르는 등의 심폐소생술을 익힐 때에는 표정이 매우 진지했다고 이 소방장은 전했다. 나이가 들면 단순히 방바닥에 미끄러져도 호흡곤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탓이다. 노인들은 각자 경로당으로 돌아가 동료 노인들에게 체험이야기를 전해 달라는 당부를 받았다. 종로구 김대은 노인복지팀장은 “소방안전교육은 노인들이 꼭 그대로 하라고 익히는 훈련이라기보다 위급할 때 119라도 찾을 수 있도록 일깨우는 체험의 한 가지”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롯데월드 전면 휴장 3~4개월간 개·보수

    안전진단 결과 사고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난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가 8일부터 전면적인 개·보수를 위해 휴장에 들어갔다. 롯데월드는 “오후 5시를 기해 어드벤처, 매직아일랜드, 수영장, 민속박물관, 아이스링크 등 롯데월드 전 시설을 문닫고 전면적인 리뉴얼에 들어가기로 했다.”면서 “휴장 기간은 3∼4개월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롯데월드는 연간 회원권(13세 이상 성인 12만원, 소인 10만원)을 끊은 관객에 대해서는 “휴장 기간만큼 사용 기간을 연장하고 원하면 환불을 해 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월드는 또 “당초 개장 20주년을 앞두고 3월2일부터 전면적인 리노베이션을 시행할 계획이었는데 내부 컨설팅 자료가 일찍 공개되면서 휴장 시기를 앞당기게 됐다.”면서 “염려를 끼치게 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시론] 유권자 편에 선 대선보도를 기대한다/양승찬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시론] 유권자 편에 선 대선보도를 기대한다/양승찬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새해를 맞이했다. 올 한 해 언론에서 다루는 모든 뉴스가 과도하게 정치성을 띨 것 같아 염려가 된다. 벌써부터 정치권 당파간의 대립 속에 오가는 설전을 언론에서 접하면서 마음이 편치 않다. 앞으로 한 해 동안 네거티브로 가득 찬 폭로와 설전, 스캔들을 얼마나 더 많이 ‘구경’해야 할는지. 아니 구경하기 싫어 외면할까 두렵다. 우리 언론은 올 해 대선 보도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정책 선거를 이끄는, 검증의 저널리즘을 추구해야 한다는 원칙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작년 5·31 지방선거에서 등장한 정책공약 감시운동에 언론이 동참하려 하고, 일부 언론사가 대선보도준칙 제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일단 고무적인 변화다. 지난 선거보도의 문제점을 되새겨 보고 저널리즘 원칙에 입각한 검증의 보도를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 무엇보다도 우리 언론은 올 해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의 편에 선 선거보도를 추구했으면 한다. 정치커뮤니케이션의 세 주체가 정치조직, 언론, 유권자라고 할 때 우리 언론이 지금까지의 선거과정에서 정치조직에 더 가까이 가 있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이제 유권자의 쪽으로 조금 더 가까이 오기를 바란다. 특히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어떤 이슈를 중요한 의제로 삼는지 많은 기자들이 길거리에 나가서 살펴보았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출입처 제도라는 관행의 틀 속에서 각 당의 선거캠프에서 내놓는 이슈에 뉴스가치를 두었다면, 이제는 유권자의 의제를 발굴해 제시하는데 더 투자하여 정치권의 의제와 균형을 맞추었으면 한다. 부동산과 교육문제 역시 정치논리가 아닌 국민의 편에서 중요한 문제를 찾고, 우리 주머니에서 나가는 세금이 과연 적절한지, 제대로 된 의료혜택과 합리적인 연금은 받을 수 있는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생활밀착형 이슈를 유권자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하는 언론의 모습을 보고 싶다. 대변인 브리핑 룸은 이제 현안이 있을 때 가끔 둘러보는 곳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유권자를 네거티브 전략으로 설득하려는 정치권의 폭로와 설전을 단순 중계하지 않아야겠다. 선정적인 방법으로 일단 저질러 보고 아니면 말기 식인 저질 캠페인의 동조자가 되지 말기를 당부한다. 유권자들이 선거에 무관심해지고 참여의 효능감을 상실하지 않도록 흠집 내기와 근거없는 폭로전을 검증의 절차없이 연일 톱기사로 내세우는 일은 없어야 되겠다. 더불어 유권자를 특정한 방향으로 언론이 직접 설득하려 들지 말기를 바란다. 기사주제와 제목의 선정, 기사속의 인용에서 특정 정파를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드는 질적인 편파는 유권자에게 방향성을 강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늘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의견과 사실은 엄격히 구분하고 다양한 의견을 제공하는 가운데 유권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언론은 우리 국민들이 안전한 삶의 터전을 유지하면서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소박하지만 아주 소중한 희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꼭 인식했으면 한다. 분열된 사회가 아닌 다양성을 인정하며 존중하는 품격 있는 사회를 유권자 역시 원하고 있다는 것도 전제로 삼기 바란다. 소박하지만 절실한 꿈을 지닌 유권자 편에 서서 각 후보의 정책공약을 검증하는 선거 보도에 임해주기를 거듭 당부한다. 양승찬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업계소식-새상품] 임산부·수유부 종합균형영양식

    [업계소식-새상품] 임산부·수유부 종합균형영양식

    일동후디스(대표 이금기·ildongfoodis.co.kr)는 영양이 부족하기 쉬운 임산부 및 모유 수유부를 위한 종합균형영양식 ‘엄마의 산양분유´를 내놓았다. 뉴질랜드 청정지역에서 자연방목한 산양원유로 만들어 각종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하며 철분, 엽산, 칼슘, 비타민 12종, 미네랄 9종, DHA 등이 들어 있어 태아나 젖먹이 아기에게 좋다. 배변을 돕고 소화가 잘 되는 등 알레르기 염려가 적어 우유가 잘 맞지 않는 임산·수유부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 누가 좋아서 삥땅을 하나

    누가 좋아서 삥땅을 하나

    『삥땅?』유식한 체하기 좋아하는 친구를 그거 혹시 「프랑스」의 유명한 「샹송」가수의 원산지 발음이 아닐까 넘겨 짚을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전혀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낱말이고 그것도 국어사전을 뒤져 보아야 나오지 않는 개운찮은 뒷맛을 가진 치사한 낱말. 4월 28일 서울 YMCA 강당에서 열린 색다른 모임-「버스」여차장의 「삥땅」의 정의와 그 슬프기조차한 내력을 들어보면-. 「버스」차장을 3년동안 해온 한 아가씨가 어느 날 한국노사문제연구협회 회장 박청산(朴靑山)씨를 찾아와 눈물겨운 호소를 했다. 『저는 3년 동안 「버스」차장을 해 온 19세의 여차장 입니다. 또한 하느님의 말씀을 생명보다 더 소중히 믿고 있는 기독교 신자입니다. 그런데 저는 매일 죄악과 양심의 갈림길에서 괴로와 하고 있읍니다. 차장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저지르지 않으면 안되는 「삥땅」 때문입니다. 하루 3백여원 씩을 회사의 눈을 피해서 빼 가지는 「삥땅」 수입이 없으면 저의 집안은 살 수가 없읍니다. 그러나 그런 도둑질을 하면서 제가 어떻게 하느님의 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읍니까? 아무래도 저는 교회 나가는 것을 그만 두어야 하겠읍니다. 양심상 괴로워서 도저히 더 이상 나갈수가 없읍니다』 이 애절한 소녀의 호소를 들은 박씨는 그냥 넘겨버리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그래서 찾아가 의논한 사람이 천주교 원주 교구장으로 있는 지학순(池學淳) 주교이었다. 이 두사람이 뜻을 모아 마련한 것이 YMCA 에서 가진 『여차장의 「삥땅」에 대한 심포지움』이라는 색다른 모임이었다. 우선 「삥땅」 의 정의부터 내려보면 「별로 힘 들이지 않고 얻어지는 조그만 소득」 쯤으로 풀이 할 수가 있다. 차장의 경우 승객으로부터 받은 요금 중에서 얼마를 빼서 실례해 버리는 것을 뜻한다. 「택시」운전사의 경우에는 그날의 수입 중에서 차주에게 입금시키기로 돼있는 액수(대개 하루 6천원 정도)를 제한 나머지를 뜻한다. 그러므로 「택시」운전사의 경우 영업이 부진한 날이면 자칫 자기 주머니의 돈 까지 보태서 차주에게 입금시켜야 할 때도 있게 된다. 「삥땅」의 어원은 화투노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섰다에서 「삥」이라고 하면 송학 즉 1자를 이른다. 이 「삥」자만 갖게되면 이른바 족보축에 끼는 「9삥」「장삥」「4삥」「1·2」「삥땅」(1땅) 등이 될 확률이 많아서 노름꾼에게는 행운의 패. 그리고 「땅」은 두말할 것도 없이 섰다판에서는 임금이다. 이 「삥」과 「땅」이 합해서 「삥땅」이라는 묘한 발음의 복합어를 만든것. 일설에는 「삥땅」의 「삥」은 남의 것을 가로챈다는 뜻의 은어이고 「땅」은 「일당(日當)」의 「당」이 강하게 발음된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즉 그날의 정당한 보수와 부수입을 뜻한다는 것인데 어느 설이든 간에 정당하지 못한 수입이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삥땅」의 역사는 멀리 1·4 후퇴 직후로 까지 거슬러 올라 간다. 그때는 운수업 한 사람치고 돈 벌지 못하면 병신이라고 할 만큼 운수업계의 황금기. 군용「트럭」을 헐값에 불하받아 「드럼」통을 펴서 얹어놓으면 갈데 없이 「버스」가 되었고 그렇게 해서 굴린 「버스」가 석달만 지나면 어김 없이 또 한대의 「버스」를 만들만큼 돈이 굴러 들어 왔다는 「기막히게 좋은 시절」이었다. 눈사람처럼 돈이 불어나는데 신이 난 차주들이 운전사와 차장 조수에게 몇푼씩의 막걸리 값을 쥐어주곤 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이 몇푼의 막걸리값 「선심」이 「삥땅」의 초기 형태였다. 이 차주의 「선심」은 운수업의 기업화와 함께 서서히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대신 그때까지 수동적으로 「선심」을 누려 오던 종업원들이 능동적인 방법에 의해서 수입을 가로채는 형태로 발전해갔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삥땅」시대의 문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몇년 전 까지만 해도 「버스」의 차장은 남자들로서 그들은 「삥땅」에 대한 욕심보다는 운전기술을 배우겠다는데 더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남차장의 시대가 가고 여차장의 시대가 오면서부터는 갑자기 「삥땅」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여자의 경우 남자와는 달리 오로지 보수에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 하루 18시간을 일해야 하는 고달픈 중노동에 비해 월급은 고작 6천~7천원. 그것도 식비 숙박비 등을 제하고 나면 4~5천원밖에 손에 쥘 수 없는 실정이니 어쩔수 없이 「삥땅」에의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고 또 그것이 없으면 도저히 생활을 지탱해 나갈 수 없는 형편이다. 「삥땅」을 눈 감아 준다는 조건으로 정기적인 여감독들이 「세금」을 받아내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놀라운 일이다. 「삥땅」은 비단 운수업계에만 있는 현상은 아니다. 그래서 이날 「심포지움」에서 연세대의 이계준(李桂俊)목사는 『큼직한 부패에 비한다면 여차장의 「삥땅」쯤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다만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에 있는 여차장들이 죄악감에 사로잡혀 괴로워하고 있어 장래의 어머니가 될 그들의 정신위생이 크게 염려될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심포지움」에서 주장한 「삥땅」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1)적정시간의 근로 (2)적정임금 (3)경영자의 합리적인 기업운영 (4)환경시설의 개선 (5)여감독제도의 폐지 (6)운수업의 대기업화내지 공영화 (7)노동조합의 강력한 단결력 등이었다. [선데이서울 70년 5월 10일호 제3권 19호 통권 제 84호]
  •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1)구두공장 사장→환경미화원 홍순철씨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1)구두공장 사장→환경미화원 홍순철씨

    정해년(丁亥年) 새해가 밝았다. 시작은 늘 희망을 동반하듯, 새해를 맞는 사람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행복한 꿈’을 그리고 있다. 하루의 시작인 새벽도 마찬가지다.‘새벽을 여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해, 남들보다 먼저 희망을 품는다. 새해 새벽을 여는 사람들의 소박한 꿈과 희망을 시리즈로 싣는다. “지난 한해는 허울뿐인 ‘사장’ 타이틀을 떼 냈다면, 올 한해는 우리 가족의 ‘저축 원년’이 될 겁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조만간 우리 가족을 억눌러 왔던 은행 빚을 다 갚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해년을 하루 앞둔 31일 새벽 5시. 서울 시청 앞 거리에서는 시커먼 어둠 사이로 희망의 ‘빗질’ 소리가 메아리쳤다. 구두 공장 사장이었다가 1년전 환경미화원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서울 중구청 소속 새내기 환경미화원 홍순철(48·중구 신당2동)씨의 희망을 여는 소리다. ●불혹의 나이에 ‘홍 사장’에서 ‘환경미화원 홍씨’로 경력 1년의 중구청 ‘막내 환경미화원’ 홍씨는 마치 전날 돼지꿈을 꾼 것처럼 돼지해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2004년 초까지만 해도 홍씨는 직원 5∼7명을 거느린 작은 구두공장 사장이었다. 사업이 잘 될 때는 매월 500만∼600만원은 거뜬히 벌었다. 그러나 물밀듯이 밀려오는 중국산 저가 구두 앞에 결국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홍씨는 20년 동안 운영하던 구두공장을 2004년 5월쯤 헐값에 넘겼다. 그 뒤 1년 동안 다른 구두공장에서 월 130만원도 채 받지 못하는 하급 기술자로 일해야만 했다. 당시 홍씨 가족은 은행대출금 4000만원과 버겁기만한 카드값·생활비, 고 3 딸아이 학원비 등으로 매일매일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무능한 남편·아빠라는 생각 때문에 1년 동안 술·담배가 엄청 늘었죠. 하지만 인생 나락까지 떨어졌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두려운 것이 없어지더라고요. 우연찮게 환경미화원 모집공고를 봤고, 무조건 지원했습니다.” ●희망을 꿈꾸는 새내기 환경미화원 홍씨가 현재 매월 받는 보수는 230여만원 정도.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하면 3분의1 수준이다. 또 딸아이 뒷바라지까지 생각하면 빠듯한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씨의 입가엔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홍씨는 과거 ‘홍 사장’과 현재 ‘환경미화원 홍씨’를 비교하며 “잃은 것은 돈뿐이지만, 얻은 것은 가족·여유·대화·사랑·웃음 등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자랑한다. 사실 아내는 허울뿐인 ‘홍 사장’을 싫어했다. 사장이라는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술과 접대를 해야했고, 그러면서도 항상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오후 4시면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치는 홍씨는 요새 딸아이와 많은 대화를 하며 젊은 사람들이 자주 쓰는 인터넷 용어를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규직이라 해고될 염려도 없고 아이들 학자금 대출 지원도 나와 만족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홍씨의 입가에서 나온 미소가 가족들에게도 전파돼 홍씨 집안엔 웃음꽃이 피는 날이 많다.‘홍 사장’시절엔 느껴볼 수 없던 또 다른 행복이다. ●정년 뒤 고향에 내려가 농사짓는 꿈꿔 구두끌 대신 빗자루를 잡으면서, 시민의식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 특히 홍씨는 독일 월드컵 축구대회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의 시민의식이 갈 길이 여전히 멀다고 결론 내렸다. “우리팀이 좋은 경기를 펼친 프랑스전에서는 사람들도 흥이 나서 자발적으로 청소에 나섰어요. 그런데 우리가 패한 스위스 전때는 쓰레기도 더 많이 배출됐을 뿐더러 뒷자리를 청소하는 사람도 거의 없더라고요.” 홍씨는 새벽마다 파란색 쓰레기 봉투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보게 된다고 한다. 환경미화원 정년인 59세까지 열심히 일해서 고향인 강원도 삼척시에 2층짜리 집을 짓고 감자와 옥수수 농사를 짓는 게 홍씨의 꿈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사장이면 어떻고 환경미화원이면 어떻습니까. 이 직업이 창피하기 시작하면 한 없이 창피하고,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 떳떳하게 됩니다.” 글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주거침입 추행·강간죄 동일처벌 합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공현 재판관)는 29일 남의 집에 들어가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씨가 “주거침입 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을 주거침입 강간죄와 동일하게 규정한 성폭력범죄처벌법 조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6대 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강제추행은 그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강간보다 죄질이 나쁘고 피해가 중대한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면서 “강간에 비해 강제추행을 가볍게 처벌한다면 오히려 불균형적 처벌 결과를 가져올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또 “주거에 침입해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경우 비난 가능성의 정도가 피해자를 강간한 경우에 비해 반드시 가볍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주선회 헌재소장 권한 대행과 조대현 재판관은 “형법에서는 강간을 강제추행보다 중하게 처벌되고 있는 등 책임에 알맞은 형벌이라는 형벌 개별화의 원칙에 미흡한 조항”이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씨는 2004년 10월 남의 집에 들어가 여성의 팔과 허리를 쓰다듬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3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항소심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가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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