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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호기 핵분열 가능성… 중성자선 검출 불안 증폭

    4호기 핵분열 가능성… 중성자선 검출 불안 증폭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근의 방사능 수치가 급증해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방사능 유출 공포가 가중되고 있다. 16일 원자력발전소 21㎞ 지점의 옥내 대피구역인 나미에 지역에서는 방사능이 평소의 6600배가 검출되는가 하면 사고 원자로의 핵분열 가능성도 점쳐지는 등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이날 핵분열이 일어날 때 방출되는 ‘중성자선’이 후쿠시마 1원전 정문 부근에서 14일에 이어 15일에도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후쿠시마 시내 수돗물에서도 16일 ‘방사성물질’인 세슘이 검출돼 긴장이 더 높아지고 있다. 통상 수돗물에서는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되지 않는다. 전날 두 차례에 걸쳐 폭발 및 화재가 발생했던 후쿠시마 제1원전의 4호기에서는 이날 오전 5시 45분쯤 또 화재가 발생했다. 4호기는 지난 11일 강진 당시 정기점검 중이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전날에 이어 이틀째 폭발과 화재가 이어진 데다 건물 외벽에 8m짜리 구멍까지 뚫린 상태여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정문 부근의 방사선량이 오전 10시쯤 급격히 상승해 작업원들이 일시 철수했다.”며 “3호기의 격납용기 일부에서 수증기가 방출돼 연기가 났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미 사고가 났던 1호기와 2호기 핵 연료봉의 상당 부분이 파손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5호기와 6호기도 온도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격납용기 하단부가 손상된 2호기의 핵연료 중 30%가, 지난 12일 처음으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제1원전 1호기의 연료봉 중 70% 정도가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핵연료가 장시간 냉각수 밖으로 노출됐기 때문으로, 연료를 감싼 금속에 작은 구멍과 균열이 생기면서 내부로부터 강한 방사능을 품은 물질이 누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지 말라.”며 시민들의 동요를 자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광역단체별로 방사능 수치를 공개해 불필요한 불안감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 정부가 원자력발전소의 노심 용해로 치명적인 방사능 유출을 막을 통제력을 갖고 있는지조차 의심받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여기에다 일본 최고봉인 후지산의 분화(대폭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15일 밤 시즈오카현 동부에서 진도 6의 강진이 일어난 뒤 “후지산 화산활동의 활발화를 염려하는 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피해 지역의 비참한 상황을 보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고 있다. 한 사람이라도 무사함이 확인되기를 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이번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3771명, 행방불명자가 8181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원자로 안정시키려면 한달 정도는 계속 바닷물 투입해야”

    “원자로 안정시키려면 한달 정도는 계속 바닷물 투입해야”

    일본 동북부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지 나흘째인 14일 오전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 발전소 1호기에 이어 이틀 만에 3호기도 폭발했다. 일본 열도가 대지진과 지진해일의 공포에 이어 다시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공포’에 떨고 있다. 서울신문은 국내 전문가와 시민단체 대표를 통해 현재 일본 원전의 상황과 국내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심층적인 지상 대담을 갖는다. 대담에는 서균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장순흥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교수,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가 참여했다. →후쿠시마 원전 1, 3호기 원자로 폭발이 같은 이유로 발생했나. -장순흥(이하 장) 두 원자로 모두 건물 제일 바깥에 있는 수소가 폭발한 것이다. 냉각기 모터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원자로가 가열되자 물이 끓으면서 증기가 터져 나온 것이다. 산소는 공기 중에서 증발해 자연스럽게 수소만 남게 되고, 원자로 안에서 계속 뜨거워진 공기의 영향으로 압력이 커지면서 결국 폭발에 이르게 된 것이다. 수소 폭발은 얼마든지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원자로를 둘러싼 내부 격납용기는 아직까지 안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주민들이 염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서균열(이하 서) 냉각기 부근의 정확한 사진을 보지는 못했지만, 1호기와 3호기 원자로가 크기만 다를 뿐 구조는 기본적으로 같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방출된 수소가 공기와 접촉하면서 발생한 폭발로 보인다. →원자로는 폭발할 가능성이 없나. -장 결론적으로 원자로가 폭발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원자로는 원자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경우 녹게 된다. 폭발하지는 않는다. 지금 상황도 냉각기가 작동을 멈추면서 연료봉이 수면 위로 노출돼 섭씨 2000도의 고열을 이기지 못하고 녹은 상태다. -서 연료봉이 노출되면 고온을 견디지 못하고 녹는 것이지 절대 폭발할 수 없다. 원자로 폭발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바닷물로 냉각 중인데도 왜 폭발했나. -서 발전소 안의 수소를 제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컨대 진공청소기라도 이용해 수소를 뽑아내면 좋겠지만 공기 중의 수소에 꼬리표가 붙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따로 분리해 낼 수는 없다. 수소 자체가 산소를 만나서 격렬하게 반응하는 폭발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다루기 힘들다. 최근에는 수소를 산소와 잘 결합시켜 곧바로 물로 만들 수 있는 시설이 있지만,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70년대 초에 건설돼 그런 시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후에도 별다른 후속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이헌석(이하 이) 일본 정부는 이번 폭발이 수소 때문에 발생해 큰 사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1호기와 3호기 모두 방사능 증기가 이미 배출된 상태였고, 이 증기가 통제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면서 결국 폭발했다. 그러면서 폭발을 막기 위해 작업 중인 사람이 피폭을 당하거나 직접 충격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여기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원자로의 미세 균열로 안전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1호기 폭발 이후에도 여전히 지붕만 공개되고 원자로 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단순한 수소 폭발일 뿐이라고 설명하지만 당시 충격으로 내부 격납고가 찌그러졌을 가능성이 있다. 원자로 내부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현지 시민단체들도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서 미세한 균일이라는 게 사람 눈으로 관측되는 수준이 아니다. 미세 현미경으로 측정해야 할 사항을 100m 밖에서 볼 수는 없다. 원자로 폭발 가능성을 자꾸 말하는데, 실제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사태 때도 흑연 감속재가 폭발하면서 주변에 쌓아둔 연료가 공중으로 퍼진 거다. 다시 말하면 핵폭발이 아니라 흑연이 폭발한 것이다. 현재 원자로 안에는 핵연료와 물, 바닷물이 같이 들어 있다. 우라늄의 온도는 현재 섭씨 3000도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우라늄은 굳는 점이 섭씨 2000도이기 때문에 나중에 연료만 남더라도 공기 중에서 자연적으로 식어서 굳게 된다. 즉 불발탄처럼 고체로 남는 것이다. →후쿠시마 외에 오나가와·도카이 등 다른 원전도 위험하다는데. -서 1호기의 경우 여전히 컨트롤이 안 돼 원하는 온도까지 낮추지는 못했다. 3호기의 경우도 바닷물이 냉각제로 들어가고 있지만 이 안에는 소금 외에도 불순물이 많다. 이끼와 먼지, 모래 같은 것들이 모터 안에 들어가 작동을 방해하면 펌프 작동이 멈춰 다시 온도가 올라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실제 방사능이 누출될 경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서 1차 폭발에서 유출된 물질은 세슘이다. 세슘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이다. 인공 핵분열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불안정한 데다 원래의 자연 성질대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어서 이 상태로 인체에 유입될 경우 생체세포를 파괴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만성 방사선 증후군은 알려진 대로 불임이나 백내장, 탈모, 골수암부터 폐암, 갑상선암, 유전자 돌연변이 등 다양한 부작용 사례가 알려져 있다. -이 죽음의 재라고 불리는 세슘이 기준치의 1000배나 방출됐다. 일본 정부가 사방 20㎞ 반경 이내의 주민을 대피시켰지만 이미 주민들 일부는 방사선에 피폭됐고, 숫자도 계속 늘고 있다. 특히 3호기의 경우 플루토늄과 우라늄 혼합 원료를 사용해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경우 1호기와는 비교도 안 될 최악의 피해가 우려된다. →일본 정부는 피폭량이 적어서 피해 정도가 크지 않다고 발표했는데. -이 일본 비정부기구(NGO)가 1호기 폭발 이후 4㎞ 떨어진 지역에서 측정한 결과 1000μSv(마이크로시버트)로 나왔다. 정부는 정상인의 1년 기준량이라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한 시간 만에 나왔다. 두 시간 노출되면 2년치, 세 시간이 노출되면 3년치 방사능에 유출되는 셈이다. 그래서 현재 20㎞ 수준인 주민 소개령 범위를 최대 30㎞까지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다. -서 2차 폭발 때 유출된 방사능량이 1300μSv까지 나왔다. 이는 우리가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할 때 노출되는 양과 같다. 1300μSv도 평균값이 아니라 순간 최고량에 해당한다. 시간당 법정 허용치는 1000μSv로 우리가 엑스레이를 찍을 때의 방사선도 10~100μSv에 달하고, 자연 상태의 방사선량도 1μSv나 된다. 1차 폭발 때 190명이 피폭됐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무조건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건강하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인체가 반응하는 정도도 다를뿐더러 피폭 후 곧바로 처치를 했을 경우에도 차이가 크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도 현재 발전소 주변 주민들을 상대로 피폭량을 체크하고 있다. →원자로는 언제쯤 안정될 것으로 보는가. -장 바닷물로 식히고 있지만, 결국 남아 있는 잠열이 문제다. 자연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열은 줄어든다. 발생 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이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한달 정도는 계속 바닷물을 투입해야 한다. -이 최후의 방법으로 원자로를 바닷물로 식히고 폭발을 예방하기 위해 방사능 증기를 배출하고 있는데, 모든 것이 안정화되더라도 후쿠시마 원전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초대형 규모의 고준위 핵폐기물이 된다. 원자로를 식히는 데 사용된 바닷물도 방사능으로 오염돼 해류를 타고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어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이번 원전 폭발로 국내 원전 건설 방향도 재고돼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이 일본도 내진설계 기준보다 튼튼하게 원전을 건설했지만 결국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지진 안전지역이라서 일본보다 낮은 기준으로 설계했다. 이번 기회에 설계 기준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고리 1호기의 경우 이미 발전소 수명이 끝났는데도 수명 연장을 통해 계속 가동하고 있다. 월성 1호기도 수명 연장 여부를 심사 중이다. 물론 국제적으로도 비슷한 추세이지만 이는 원자력계의 주장일 뿐 이웃 일본에서도 노후화된 시설은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본에서 발생한 두 원자로 모두 40년 가까이 된 노후 시설이란 점을 상기해야 한다. 원자력 안전성에 대한 신화, 르네상스가 깨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리, 울진, 월성 3곳에 이어 올 6월까지 삼척, 울진, 영덕 등을 대상으로 부지 선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김효섭·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한상률 게이트 생각 변함 없다”

    “한상률 게이트 생각 변함 없다”

    2009년 말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을 비롯해 국세청 전·현직 관료 관련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당시, ‘걸어 다니는 폭탄’이 한명 있었다. 바로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의 부인 홍혜경 가인갤러리 대표. 홍 대표는 당시 남편 안 전 국장이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그림을 강매한 혐의로 구속된 이후, 한 전 청장 등을 둘러싼 각종 대형 의혹들을 연일 폭로했다. 한 전 청장이 1년 11개월 만에 귀국하며 검찰 수사가 본격 진행 중인 3일, 홍 대표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사건을 ‘한상률 게이트’라고 봤던 당시의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며 “진실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것”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입을 연 홍 대표는 한 전 청장 귀국을 어찌 보느냐는 질문에 “한 전 청장은 나와 남편의 억울함 또는 누명의 시작점”이라며 분개했다. 홍 대표는 2009년 당시 “한 전 청장이 남편에게 로비 자금 3억원을 가져 오라고 했다.”거나 “남편이 너무 많은 사실을 알고 있어 국세청이 사퇴 압박을 했다.”는 등 폭탄 발언을 했다. 또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 문제를 폭로한 것도 그다. 당시 홍 대표는 “2007년 대구지방국세청의 포스코건설 세무조사 과정에서 직원들이 도곡동 땅 실소유주가 명기된 전표를 봤다.”고 밝혔다. 그는 도곡동 땅에 대해 “여전히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한창 신변의 압박을 받을 때 그 얘기를 내게 했었다.”며 “남편이 따로 정리해 둔 문서에도 같은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안 전 국장은 한창 사퇴 압박을 받던 당시 자신이 생각하는 사퇴 압박 이유를 문서로 정리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도곡동 땅 실소유주가 누군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써 있다고 홍 대표는 전했다. 홍 대표는 고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이는 한 전 청장이 2007년에 인사 청탁 명목으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상납한 것이란 의혹을 받고 있는 그림으로 현재 검찰이 보관하고 있다. 홍 대표는 2009년 당시에 “전 전 청장 부인이 갤러리에 학동마을을 가져와 팔아달라고 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홍 대표는 “처음 매도 위탁을 받고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군데 문의를 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림 판매만 전문으로 하는 화랑을 가도 이 작품의 시세는 알 수가 없었다고 한다. 최 화백 작품의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적정 가격대가 형성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의 공식 입장 역시 “이 작품은 거래가 되지 않아 시세가 없다.”이다. 홍 대표는 현재 구치소에 있는 남편 안 전 국장의 옥바라지를 하며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안 전 국장은 지난해 10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홍 대표는 “남편 면회를 가도 한 전 청장 이야기는 전혀 못하고 개인 신상 얘기만 나눈다.”고 했다. 면회 시간도 짧을뿐더러 대화 내용이 모두 녹취되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말을 꺼내기 어려워했다. 그는 “그런 얘기를 할 입장이 아니다.”고 입을 다물었다. 본격적인 검찰 수사가 이제 막 시작된 데다가, 어찌 보면 ‘사건의 이해 당사자’인 그가 가타부타 말을 하기가 조심스럽다는 이유였다. 더구나 검찰이 현재 한 전 청장과 남편 안 전 국장의 대질심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발언을 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태다. 마지막으로 홍 대표는 “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정치적으로 해석될 염려가 크다.”며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고 남편 신변의 안정을 찾은 이후에야 사건 관련 이야기를 편히 할 수 있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그럼 언젠가 또 다른 폭로를 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검찰 수사도 어떤 방향으로 갈지 모르고, 우선은 남편에 대한 확정 판결을 기다린다.”며 말을 아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기고] 경찰개혁 국민 손에 달렸다/홍원식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기고] 경찰개혁 국민 손에 달렸다/홍원식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하향식 상명하복 조직인 대한민국 경찰은 창설 이후 최초로 ‘상향식 개혁’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전국의 모든 경찰서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경찰 워크숍을 개최했고, 각 지방경찰청에서도 동일 주제로 워크숍을 마쳤다. 경찰조직문화 및 의식개혁, 경찰 인권의식 체질화, 국민 만족과 성과에 기반을 둔 조직운영 등을 주제로 하는 이 상향식 워크숍은 4일 경찰청 주관으로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전례가 없다 보니 기대하는 수준의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상향식 토론 문화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경찰조직에서 상하 계급 간의 열린 토론이 쉽지 않은 데다가 일반 국민까지 합류한 워크숍이다 보니 의욕만큼의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진정한 국민경찰로 거듭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이번 워크숍을 결산하는 화두로 삼을 만한 것들을 찾아본다. 먼저 경찰관 개개인이 ‘내가 곧 대한민국이다.’라는 확고한 공직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검찰의 기소권이나 법원의 재판권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통치기능이 일선 경찰력과 맞물려 있다. 그렇다면, 경찰관 개개인의 공직 수행이 곧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기능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찰에 대한 신뢰와 통치기능에 대한 신뢰가 동전의 양면과 같았던 우리 헌정사는 이를 실증한다. 다음으로, 경찰관들이 고도의 윤리관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업무 토양을 구축해 줘야 한다. 후진국 경찰관의 입문은 주로 가난 극복과 취업 수단의 일환으로서 이뤄진다. 그러나 선진국은 국가에 대한 헌신과 봉사 차원에서 입문하는 공직이 경찰이라는 인식이 강해 고도의 윤리관과 품격 있는 공직관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 우리 경찰들도 명실상부한 선진국 위치에 선 국가위상에 맞게 이제는 선진경찰상을 정립할 단계이다. 불법이나 비리 연루 경찰에 대한 가중 처벌 규정과 함께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타 공직보다 우월적 처우가 보장되어야 한다. ‘경찰 조직 내부 만족 없는 국민 만족을 기대할 수는 없다.’라는 인식에 따라 조직 내부의 소통을 원활히 해야 한다. 상급자뿐만 아니라 동료와 하급자는 물론 형사피해자와 같은 민원인의 만족도까지 포함한 ‘인사 다면 평가제’ 도입을 통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과 보직 변경의 기회 보장은 중요한 방편이 될 것이다. 양질의 일선 경찰인력 확보를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국가 통치 작용의 최선두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해야 하는 순경 채용 시험 과목에 통치 작용과 기본권에 관한 최고규범인 헌법학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은 본말의 전도로, 조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 경찰관들이 인권에 관한 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최고의 전문가 집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끝으로 경찰 개혁의 대미 장식은 경찰이 아닌 국민의 손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경찰이 자기 개혁을 위해 몸부림친다 해도 국민의 경찰력 경시 풍조가 시정되지 않는다면 구조적 모순의 반복이 불가피한 것이다. 직무집행 중인 경찰관 및 보조업무 수행자 등에 대한 불법행위를 엄단하는 법적 제도 보완이 경찰의 자기 개혁과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한국공군 조기경보機 ‘피스아이 1호’ 美보잉사 첫 공개

    한국공군 조기경보機 ‘피스아이 1호’ 美보잉사 첫 공개

    “짧은 시간이라도 공중에만 떠 있다면 못 잡을 게 없다. 지난달 24일 미국 시애틀 공장에서 만난 랜디 프라이스 보잉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 사업 매니저는 한국 공군에 납품할 737 AEW&C 시스템에 대해 자부심이 넘쳤다. 그는 특히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최소화한 스텔스기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국적 항공기제조업체인 미국 보잉사가 한국 공군의 첫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이날 언론에 공개했다. 2006년 11월 한국의 공중조기경보기 사업자로 선정된 지 4년 3개월 만이다. ‘피스아이’(peace eye)로 이름 붙여진 공군 737 AEW&C 1호기는 오는 4월까지 시애틀에서 임무 비행 테스트를 마친 뒤 5월 한국에서 성능 적응 테스트를 거쳐 6월 우리 공군에 정식 인도될 예정이다. 공군의 평가가 끝나는 7월쯤이면 한반도 공중 감시 임무 활동에 본격 투입된다. 피스아이 2~4호기는 현재 경남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조 작업이 한창이다. 내년쯤 공군에 전량 인도될 것으로 알려졌다.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시애틀 날씨답게 눈발이 흩날리는 가운데 공개된 피스아이 1호기는 전날 야간까지 비행 성능시험을 하고, 지상에서 시스템 점검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보잉은 이번 언론 공개에서 공군의 최첨단 전략 물자라는 이유로 사진 촬영을 금한 것은 물론, 기체 내부 공개 때는 복잡한 전자기 시스템의 손상을 염려해 전자장비 소지를 일일이 단속할 정도로 철저히 관리·감독했다. 737-700 기종을 개조한 몸체는 다른 737 기종들과 비교해서도 그다지 커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한국의 모든 공군 비행장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다고 프라이스 매니저가 설명했다. 하지만 동체 위에 올린 중절모 모양의 다기능 전자 주사 배열(MESA) 레이더 덕분에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왔다. 노드롭 그루먼사가 만든 MESA 레이더는 전천후 기상 조건에서 360도 전방위로 공중과 지상을 탐지·감시할 수 있다. 공중의 전투기나 헬리콥터, 미사일과 해상의 고속정, 호위함 등 각종 함정도 탐지할 수 있다. 10초 이내에 360도를 커버하고 탐지거리는 360㎞에 이른다. 540㎞ 거리의 항공기나 선박이 아군인지를 알아내는 피아식별장치(IFF)도 장착되어 있다. 프라이스 매니저는 “기존의 기계식 레이더는 필요하든 그렇지 않든 360도가 돌아가고 이에 최소 10초 이상이 소요되지만, MESA는 동시에 전방위를 탐지할 수 있고 특정 부위만 주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표적 추적 능력은 기존의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큰 차이가 없지만 10㎞ 상공에서 운영되는 MESA 레이더는 지형 장애의 한계를 뛰어넘는 한반도 공중 감시에 최적인 장비”라고 말했다. 항공기 내부에는 탐지·분석·식별 등 10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해 지상으로 전달하는 10개의 임무 콘솔(컴퓨터를 제어하기 위한 계기반)과 6~10명의 승무원이 쉴 수 있는 8개의 휴게석, 조종실 등이 있다. 10개의 초단파(VHF)·극초단파(UHF) 채널, 위성통신 체계, 11~16개 채널의 링크가 가능한 통신체계를 탑재하고 있다. 조종사 2명, 승무원 6~10명을 태우고 마하(음속) 0.78의 속력으로 9~12.5㎞ 상공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길이 33.6m, 높이 12.57m, 폭 34.77m, 항속거리 6670㎞, 최대 이륙중량 77t, 체공시간은 9시간이다. 공중급유 장치도 갖추고 있다. 보잉사는 피스아이 기체의 바탕이 된 737 기종에 대한 신뢰성을 강조했다. 프라이스 매니저는 “737 시리즈는 항공업계가 가장 선호하며, 신뢰도가 높은 기종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부품 및 지원 장비의 원활한 공급도 경쟁 기종과의 비교 우위로 꼽힌다. 다만 5t에 육박하는 특이한 모양의 MESA 레이더를 달아 기체를 변형시킨 게 다소 불안 요소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고도 10㎞ 이상에서의 비행은 기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MESA 레이더 설치에 따른 이착륙상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체 아래에 안테나를 겸한 2개의 보조 날개를 추가로 장착하고 탑재량 증가에 따른 체공시간 감소 우려를 감안해 기체 뒤쪽에 보조 엔진과 연료탱크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MESA 레이더는 비행 방식도 바꿔 놓았다. 일반 항공기는 체공 시 일직선으로 날아가지만 피스아이는 앞쪽으로 4도쯤 기울어 있는 MESA 레이더를 평평한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해 기체 앞부분을 4도쯤 세워서 비행하게 된다. 내부에서 기체 벽에 붙어 있는 콘솔을 향해 돌아앉아 장시간 임무를 수행하는 승무원들에게는 척추에 무리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승무원석 역시 기체의 기울기에 상관없이 평평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뒀다. 737 AEW&C 기종은 우리 공군에 인도되기 전 호주와 터키가 6대, 4대씩 구매해 실전 임무 활동에 배치하고 있다. 다만 호주 공군에 인도됐던 737 AEW&C는 일부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드러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그레그 렉스턴 보잉코리아 부사장은 “737 AEW&C에 장착된 250만개의 전자 코드 모두를 보잉이 개발한 게 아니어서 초기 오류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해소됐다.”면서 “호주 AEW&C 시스템은 전자지원책(ESM)과 지상지원 업무의 경우 보잉이 담당하지 않아 생긴 문제도 있지만 한국 AEW&C 시스템은 모두 보잉이 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AEW&C의 시스템은 한국 공군뿐아니라 주한 미군과도 호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시애틀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정성보다 정량 ‘곽노현표 능력평가안’ 교장들 반응

    28일 발표된 ‘곽노현 표’ 교장능력평가안에 대한 일선 학교 교장들의 의견은 수용보다는 반발 쪽에 무게가 실렸다. 기자와 통화한 교장 7명 중 6명은 “발가벗겨진 기분” “압박을 느낀다.”며 불만 섞인 감정을 표출했다. 하지만 환영하는 교장도 있었다.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을 기회가 생겼다.”며 반겼다. 현재 교육현장에 형성된 기류는 전체적으로 부정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 제도가 착근될 수 있음도 감지됐다. 평가안 자체에 대한 불만이라기보다는 압박감에 따른 반발로 읽혀졌기 때문이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평가가 성적 향상에 주안점을 뒀다면 이번 안은 학습 외에 예술·체육을 강화한 것이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2011 학교장 경영능력 정량평가 지표 예시안’은 종전 서술형 위주의 정성평가에서 점수로 구체화하는 정량평가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초·중·고교 교장 900여명이 평가 대상이다. ▲교사 1인당 수시평가 평균 횟수 ▲교원 1인당 상담학생 수 ▲학교스포츠클럽 참여 실태 ▲수학여행 주제별 평균 학생 수 등이 있다. 곽노현 교육감이 지난 6개월간 내놓은 문·예·체 교육 활성화와 학교 혁신 정책 대부분을 평가항목으로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또 학교 경영능력이나 소외학생 지도 같은 서술형 평가의 모호한 부분을 없애고 ▲학습부진학생 경감 실적 ▲징계학생 비율 ▲학생·학부모 학교 민원 건수 ▲사교육 참여율 및 1인당 사교육비 경감실적 등 수치가능화한 항목을 늘렸다. 강남의 A초교 교장은 “시행 2년도 안 된 기존 학교장경영능력평가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적 재고도 없이, 학교·교원평가에 이어 삼중으로 평가만 늘려놔 옥상옥(屋上屋)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올해 B중학교에 임명된 교장은 “학교장의 노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가능해져 능력을 발휘할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평가 항목에 대한 불만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교육감의 주요 정책이 과도하게 포함돼 ‘맞춤식 줄세우기’가 염려된다는 것이다. 강동구 C초교 교장은 “일정 부분 자율성도 있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양적인 항목에만 치우친 면이 많아 결국 학교 여건과 환경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정책 줄서기 현상이 심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평가 의도대로 모든 학교가 선의의 경쟁에 참여하면 좋겠지만, 만일 학교장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실적 강요가 교감과 교사 그리고 학생에게까지 미칠 경우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코레일 사장의 공허한 ‘KTX 변명’

    코레일 사장의 공허한 ‘KTX 변명’

    허준영 코레일 사장이 28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11일 광명역 인근에서 발생한 KTX 산천 탈선 사고 이후 처음이다. 간담회는 코레일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허 사장이 간담회에서 밝힌 코레일의 안전 대책은 공허했다. 광명역 탈선사고 이후 KTX 차량 고장이 잇따르면서 높아진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미흡했다. “산천 운행을 중단하고 정밀 검수에 나서겠다.”는 등 파격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인력과 능력 등을 들어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등 뚜렷한 시각차만 확인시켰다. 허 사장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염려를 끼쳐 송구스럽다.” “심기일전, 각오를 다지겠다.”는 수식어만 늘어놓았다. 허 사장은 공기업 선진화계획에 따른 인력 감축으로 정비 불량 등이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KTX 탈선 및 고장이 검수주기와는 무관하다.”면서 “차량·레일·신호·전차선 등의 기술이 개발됐고 (조정한 검사주기는)국제 추세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철도차량 제작업체인 현대로템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허 사장은 “작은 결함이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며 손해배상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을 앞두고 그동안 ‘산천’ 보호(?)에 공을 들이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어서 주목됐다. 하지만 허 사장은 “KTX 산천은 투입된 지 1년이 안 된, 안정화 단계”라면서 “2004년 경부고속철도 1단계 개통 당시도 차량 장애가 잇따랐지만 1~2년 후 안정화됐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산천에는 로템 직원이 동승해 운행하고 있다.”면서 “안전을 위해 이상이 감지되면 점검 후 운행하다 보니 불편과 염려를 끼치게 됐다.”고 해명했다. 허 사장은 “브라질과 미국 등 고속철 수주와 연계해 (산천을)각별히 챙기겠다.”고 공언(公言)했다. 그러나 이날 경춘선에서는 또다시 전동차가 멈춰 출근길 이용객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거제 시장실 바닥 ‘비밀 銅板’ 깐 까닭은

    ‘시장님 방바닥에 웬 동판이?’ 28일 경남 거제시에 따르면 최근 인부들이 시청 2층 시장실의 낡은 카펫을 새로 바꾸는 공사를 하다가 카펫 아래에 동(銅)으로 된 얇은 판이 깔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동판은 두께 0.01㎜, 가로 10.8m와 세로 8.8m의 큰 크기로 집무실 넓이 118㎡ 중에 책상 등 집기가 놓인 94㎡에 깔려 있었다. 직원들이 수소문해 본 결과 2003년 보궐선거에 당선됐던 김모 전 시장이 한 역술인의 조언에 따라 설치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당시 김 전 시장은 “거제시청뒤쪽의 해발 568m 계룡산에서 흐르는 수맥이 나쁜 기운을 품고 있어서 이를 막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구설을 염려해 작업은 되도록 몰래 해치웠다. 앞선 2명의 전직 시장이 금품수수 등의 혐의로 잇따라 구속된 상황이어서 역술인의 말을 그냥 흘려듣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른바 ‘계룡산 수맥의 나쁜 기운’은 단단한 동판으로도 끝내 막지 못했다. 5·6대 시장을 연임한 김 전 시장은 재임시절 업체로부터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로 구속되고 말았다. 퇴임 후인 지난해 11월의 일이다. 거제시는 민선 초대시장부터 김 전 시장에 이르기까지 3명의 시장이 모두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고 말았다. 한편 권민호 현 시장은 이런 사실을 보고받은 뒤 동판을 말끔하게 걷어내도록 지시했다. 거제시는 동판을 고물상에 팔고 받은 36만원을 시의 세외수입으로 처리했다. 거제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만삭 의사부인 사망’ 남편 결국 구속

    한국판 ‘OJ심슨 사건’은 없었다. 지난달 14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서 발생한 ‘만삭 의사부인 사망’ 사건 역시 자백이나 목격자 증언 등 직접 증거는 없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의 ‘과학수사’가 이를 대신했다. ●“증거인멸·도주 염려 있다” 영장발부 서울 마포경찰서는 24일 임신한 아내 박모(29)씨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의사인 남편 백모(31)씨를 구속했다. 이날 오후 이 사건의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서부지법 이우철 영장전담판사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 및 도주할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날 피의자 심문의 핵심 쟁점은 ‘외부침입이 없었다.’는 사실을 경찰이 얼마나 입증하는가였다. 박씨의 사인(死因)이 타살이라는 것은 국과수의 부검 결과와 경찰의 추가 현장검증 등을 통해 거의 사실로 굳혀져 있었다. 경찰은 지난 10일 2차 현장 검증을 통해 부부의 오피스텔 안방 침대와 남편의 체육복에서 부부의 혈흔을 찾아냈고, 아내의 눈 옆에서 난 피가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흐른 점을 발견했다. 박씨가 욕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숨진 채 욕실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찰은 ‘외부침입 여부’를 밝히기 위해 부부의 오피스텔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120대를 조사한 결과 외부 침입자가 없었고, 집안 내부에 침입자의 발자국이 없었던 점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경찰의 증거들이 백씨를 살인범으로 지목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내놓은 증거들은 간접 증거나 정황 증거일 뿐 직접 증거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경찰의 손을 들어줬다. ●일부 경찰 초동수사 부실 비판제기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이 이 사건을 ‘미스터리’로 만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최초 박씨가 발견됐을 때 국과수에 부검을 요청하지 않고 3일이나 늦은 17일 부검을 요청한 것과 지난 1일 국과수 부검결과가 나오자마자 추가 수사를 하지 않은 채 3일 뒤인 4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점이 이유다. 영장을 심사하는 판사의 법의학적 무지도 도마에 올랐다. 법의학계에서는 사망추정시간을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것이 중론임에도 검안의의 사망추정시간을 영장기각사유로 언급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일 백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보강수사를 통해 지난 21일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혼돈의 리비아] 카다피 축출땐 부족간 석유 쟁탈전… 제2 소말리아로 가나

    궁지에 몰린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22일(현지시간) 시위대를 향해 ‘피의 역습’을 선언하면서 꼬일 대로 꼬인 리비아 정국이 더욱 암울해졌다. 전문가들은 카다피가 선전포고를 시작으로 전 국토를 혼란에 빠뜨려 부족들을 위협한 뒤 재집권을 꾀할 것으로 내다본다. 리비아가 소말리아처럼 장기 내전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튀니지나 이집트 등 ‘민주화 도미노’를 먼저 거친 아랍국과 달리 리비아의 혼돈은 오래갈 가능성이 커졌다. ●카다 피, 석유시설파괴 혼란 유도 카다피가 이미 ‘자해작전’에 돌입했다는 설이 흘러나온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중동지역 담당자인 로버트 바엘은 23일 리비아 내부 소식통을 인용, 카다피가 석유 생산시설을 파괴하려 한다고 미 시사주간 타임의 칼럼을 통해 전했다. 석유를 무기로 리비아 내·외부의 반(反)카다피 세력에 “카다피와 대혼란 중 한쪽을 택하라.”는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카다피가 ‘벼랑 끝 전술’을 선택한 것은 취약해진 지지 기반과 관련이 깊다. 자신이 속한 알카다파 부족 외에는 기댈 곳이 없는 데다 군부마저 점점 등을 돌리고 있다. 카다피가 자신이 퇴진하지 않은 채 ‘무늬만 개혁안’을 내놓는 등 점진적 사태수습에 나선다면 강제 축출될 가능성이 크다. 카다피는 이 때문에 차라리 정국을 내전으로 몰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바엘은 “카다피가 주변 인사들에게 ‘다시 권력을 찾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리비아를 소말리아로 만들어 반역자들이 후회하도록 만들 수는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디피는 또 “나는 오랫동안 싸울 돈과 무기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족간 암투 계속될 듯 카다피가 대국민연설 뒤 이슬람 무장세력을 대규모 사면한 것도 혼란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극단세력이 외국인과 반 카다피 부족들을 공격하도록 해 리비아를 공포에 몰아넣으려는 것이다. 바엘은 “카다피는 서방사회가 반정부 시위를 점화시켰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때문에 카다피가 최근 몇주 동안 리비아 주재 유럽 대사들에게 자신이 무너지면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유럽을 휩쓸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카디피의 계획이 실패해 그가 축출된다고 해도 내전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 우선 석유가 재앙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디에데릭 반데발레 미 다트머스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원유 시설을 통제해 온) 카다피가 물러나면 석유 지분을 차지하기 위한 부족 간 충돌이 벌어져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국제 석유업계들까지 리비아 내부에 계속 간섭해 혼란을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다. ‘포스트 카다피’를 놓고 벌어질 암투도 리비아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든다. 부족장들은 이미 카다피 이후 지도자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전문가인 로널드 브루스 세인트 존은 “카다피가 군의 쿠데타 가능성을 염려해 군 사령관을 한 자리에 오래 두지 않는 등 경계했기 때문에 군부에서 통치자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면서 “부족들이 통치 위원회를 만들어 리더십 공백을 막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도미노피자 ‘30분 배달보증제’ 폐지

     한국도미노피자는 피자 주문 후 30분 안에 배달을 보장해 주는 ‘30분 배달보증제’를 폐지한다고 21일 밝혔다.  회사 측은 “최근 ‘30분 배달보증제’에 대한 국민들의 염려에 따라 이날부터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철저한 안전교육과 운행규정 준수 등으로 건전한 이륜차 운행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신속하게 배달하겠다는 원칙에 변함은 없지만,배달에 주로 이용되는 이륜차를 이전보다 더욱 안전하게 운행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배달시간 규정을 없앤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미노피자는 1990년 국내시장에 진출한 이후 이 제도를 시행해 왔으나,2009년 한해동안 1395명의 음식·숙박업 종사자가 이륜차 사고를 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소울 키친’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소울 키친’

    영화제 수상 경력으로만 평가하자면 파티 아킨은 현재 독일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미치고 싶을 때’와 ‘천국의 가장자리’가 각각 독일 베를린영화제와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황금곰상과 각본상을 받은 데 이어 ‘소울 키친’은 2009년 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거머쥐었다. 아직 마흔이 되지 않은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두루 영광을 얻었으니 독일 영화가 그에게 거는 기대와 각별한 관심을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영화제용 영화는 무조건 지루하고 난해할 거라고 믿는 관객에게 아킨의 영화는 선입견을 벗어날 기회를 제공한다. 혼란 속에서 질서를 구하는 이야기, 유려한 카메라, 매끈한 편집, 음악에 대한 각별한 감각이 여전한 가운데 ‘소울 키친’은 한결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구사한다. 그런 점에서 아킨은 독일의 대니 보일이다. 평단의 지지보다 대중의 사랑을 선택한 그들의 영화가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지노스는 함부르크의 창고 지역에서 ‘소울 키친’이란 이름의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어느 날, 애인 나딘이 꿈을 핑계로 중국으로 떠나면서 불운의 바퀴가 돌기 시작한다. 지노스는 식기세척기를 옮기다 허리를 다치고, 세무 담당자가 찾아와 미납된 세금을 독촉하고, 새로 고용한 셰프는 음식의 정도를 고집하고, 보건과 직원은 식당의 청결을 문제 삼는다. 급기야 나딘마저 절교를 선언한다. 지노스는 모든 말썽을 남겨둔 채 중국으로 떠나야 할 판이다. 아킨은 유럽의 하부세계에서 들끓는 현상(혹은 문제)들을 식당이란 좁은 공간 속에 총 집결해 놓았다. 하나, 억지로 노동하는 대신 하고 싶은 일에만 집착하는 젊은이들은 나머지 일에 별 가치를 두지 않는다. 그들은 음악과 그림을 위해서라면 굶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둘, 감가상각 기간이 끝나기 전에 버려진 건물들이 본래 용도와 동떨어진 공간으로 변질된다. 부동산업자의 탐욕에 맞춰 폐건물들이 댄스 학원, 클럽, 식당으로 개조되는 것이다. 셋, 꿈을 좇아 터키·그리스 등에서 독일로 이주해온 사람들이 희망의 땅을 찾아 다시 독일을 떠난다. 끝없이 유목하는 자에게 안주할 곳은 없어 보인다. ‘소울 키친’의 답은 펑키하고 낙천적인 소울 뮤직 안에 있다. 아킨은 현실을 염려하고 비판하는 자들에게 ‘자기 몸이 존재하는 곳에서 즐거움을 찾자.’고 말한다. 그러므로 정체성을 고민하는 이방인이나 미래를 걱정하는 청춘은 여기에 없다. 물론 삶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을 항상 경계해야겠지만, 이 시대에 영화가 아니라면 과연 누가 ‘한바탕 놀이’의 낭만을 보여줄 수 있겠나. 국내서도 17일 개봉한 ‘소울 키친’은 웨인 왕의 ‘스모크’, 에밀 쿠스투리차의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를 잇는 유쾌하고 따뜻한 파티 같은 영화다. 영화평론가
  • 철밥통 ‘국립’이 변했다! 도대체 무슨 일 있었기에

    철밥통 ‘국립’이 변했다! 도대체 무슨 일 있었기에

    공연계가 수군댄다. “철밥통 국립이 변했다.”고. 쑥덕공론 뒤에는 긴장감이 묻어난다. 도대체 국립 공연단체에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그도 그럴 것이 연초부터 국립현대무용단, 국립극단, 국립발레단의 정기공연이 잇따라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전례 없는 일이다. “간판(국립)만 그럴듯할 뿐 공연은 재미없다.”며 냉소하던 민간 단체들이 ‘국립’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낸 힘은 무엇일까. 1 캐스팅 개혁 국립현대무용단과 국립극단은 지난해 7월과 8월 각각 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일부 단원들의 반발 등 진통도 따랐지만 법인 전환 이후 두 단체는 맨 먼저 ‘철밥통 단원제’를 수술했다. 재창단한 국립현대무용단은 오디션을 거쳐 단원(비상근)을 새로 뽑았다. 국립극단도 백성희·장민호 두 원로배우만 빼고 기존 단원을 모두 내보냈다. 종전에는 전속 형태이다 보니 공연에 관계없이 꼬박꼬박 월급이 나왔고, 쫓겨날 염려도 없었다. 일부 배역도 ‘짬밥’에 따라 주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공연 때마다 오디션을 거쳐야 한다. 실력이 없으면 배역도, 수입도 기대할 수 없다. 2 재밌는 공연 그렇게 해서 뽑힌 짱짱한 출연진은 극의 재미로 이어졌다. 이변의 신호탄은 국립현대무용단이 쐈다. 지난달 29~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린 창단공연 ‘블랙 박스’가 무용, 그것도 현대무용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추가 공연까지 완전 매진된 것. 현대무용은 난해하다는 편견을 깨고 이미 검증된 8개의 작품을 갈라쇼처럼 재미있게 엮은 것이 주효했다. 국립극단의 법인 전환 뒤 첫 작품 ‘오이디스푸스’(1월 20일~2월 13일) 역시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묵직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표가 동났다. 국립극단 공연이 매진되기는 2001년 인기스타 김석훈 주연의 ‘햄릿’ 이후 10년 만이다. 3 착한 가격 법인 후발 주자인 ‘연극’과 ‘현대무용’의 선전에 위기의식을 느낀 것은 ‘발레’였다. 10년 전 일찌감치 재단법인으로 전환한 국립발레단은 발상의 전환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고전발레의 정수 ‘지젤’을 준비하면서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을 선택한 것이다. 파리 버전이 국내 무대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그 결과 공연(2월 24~27일)도 전에 전회 전석 매진 기록을 세웠다. 1962년 창단 이래 약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가격도 거품을 뺐다. 추가 판매에 들어간 좌석은 시야 확보가 덜 되는 단점을 감안해 5000원으로 책정했다. 앞서 국립현대무용단은 좌석 구분 없이 모든 자리를 1만원에 판매하는 파격 시도를 감행했다. 국립극단도 전 좌석 1만원 균일가의 사전 공연(프리뷰)을 가졌다. 4 단체간 경쟁 국립극장 관계자는 “국립극장 산하에 있다가 법인 등으로 독립하다 보니 단체 간 경쟁 심리도 작용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실제 국립극단은 홍보 예산을 대폭 늘렸다. 국립극장 시절 편당 1000만원 쓰던 홍보비를 ‘오이디푸스’ 때는 3~4배 더 썼다는 후문이다. 공연 시작 전부터 서울 대학로·명동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빨간색 ‘오이디푸스’ 홍보 깃발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5 실력파 감독 국립 단체들은 단원뿐 아니라 ‘머리’도 바꿨다. 국립현대무용단과 국립극단은 초대 예술감독으로 홍승엽과 손진책을 각각 영입했다. 모두 공연판에서는 알아주는 실력파들이다. 30년 이끌어온 극단 ‘미추’를 아내(김성녀)에게 맡기고 국립극단에 합류한 손 감독은 신고작에 한태숙(연출가), 박정자·서이숙·이상직(주연배우) 등 이름값 하는 스타들을 끌어들였다. 연임에 성공한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파리오페라발레단 수석무용수를 ‘지젤’ 남녀 주역에 특별 출연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6 그러나… ‘매진 거품’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단체는 자체 예산으로 일정 분량 표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5일 “국립단체에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지나친 경쟁 구도 유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너무 상업적으로 흐를 경우 예술노동자들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고 (작품의) 예술적 품격도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노원 여대생 살인사건 어머니 “네티즌에 감사”

     2년 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사망한 여대생 신모(당시 19세)양의 어머니 김모씨가 이 사건을 재수사하도록 도와준 네티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씨는 지난 11일 아고라에 ‘성폭행에 저항하다 죽은 어린 여대생의 사연과 현실-수사 진행상황’이란 글을 올려 “변함없이 언제나 한결 같은 관심과 염려로 큰 도움을 주시는 많은 선생님에게 정말 고맙다. 어떤 제도나 법보다도 우선해서 살아 움직이는 강력한 정의의 힘을 보여주시는 여러 선생님이 계시기에 저는 더욱 힘을 낸다.”면서 “재수사 여론을 모으는 데 도움을 준 네티즌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신양 사건이란 2009년 8월 신양이 친구에게 소개받은 김모(당시 군인)씨, 백모(당시 무직)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이들이 성폭행을 시도하자 저항하다가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진 사건이다. 김씨는 1심 재판에서 폭행죄 혐의가 인정됐지만 신양의 가족이 추가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2심에서 폭행치사죄가 적용돼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김씨가 지난 달 7일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 ‘성폭행에 저항하다 죽은 어린 여대생의 사연과 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공론화됐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네티즌의 뜨거운 관심 등으로 재수사 중이다.  김씨는 수사 상황에 대해 “제 딸의 수사 소식을 후련하게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그럴 수가 없어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의 진실을 사실대로 다 알리면 사회적 충격이 크다.”면서 “검찰과 법원에서의 일은 현재 사건의 진행을 본 뒤 추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찰청에서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고, 병원기록은 전부 확보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여러분(네티즌)의 우려대로 이 사건으로 징계를 받을 경찰내부 인물들의 저항에 의해 수사가 지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지만 담당 수사관은 믿어달라고 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다만 (피의자) 백모씨의 삼촌이라고 알려진 변호사 사무실의 형사사무장은 외삼촌으로 밝혀졌고, 형사사무장은 경찰출신이 거의 대부분인데 백씨 외삼촌은 경찰 출신이 아니라고 경찰은 주장한다. 이 점은 현재 저희 측에서 확인할 수는 없지만 경찰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관이 최초 수사 당시 딸의 옷 등 증거물을 확보하고, 피해를 입은 신체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은 밝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로스쿨, 이대로 가단 ‘집단자살’ 변호사 합격률 40%로 낮춰야”

    “로스쿨, 이대로 가단 ‘집단자살’ 변호사 합격률 40%로 낮춰야”

    “로스쿨생들, 이대로 가면 ‘집단 자살’밖에 안 됩니다. 변호사 합격률을 낮추는 것이 로스쿨생들을 살리는 길입니다.” 10일 만난 서울지방변호사회 신임 오욱환(51) 회장은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임기 동안 청년변호사 일자리 확보와 변호사 합격률을 40%로 낮추는 데 주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같은 합격률은 법무부가 밝힌 75%와는 큰 차이를 보여 로스쿨 재학생들의 집단 반발이 예상된다. ●“고문변호사 中企 확대” 오 회장은 변호사 과잉 배출을 염려했다. 그는 로스쿨 문제를 ‘만원 버스’에 비유했다. “만원 버스에 사람이 가득 차 있는데, 사람들이 계속 타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일단 탄 사람은 ‘그만 태우라’고 난리를 칩니다. 더 타면 사고 위험이 있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아닌가요?” 합격률 40%를 유지하면 한 해 800명의 변호사가 배출되는데, 이 정도 수준이 현재 시장에서 수용 가능한 범위라는 설명이다. 오 회장은 “나중에 취업 안 된 변호사들을 정부와 로스쿨이 책임질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청년 변호사를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서석호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청년변호사지원특별위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변호사 수사관 제도’도 추진하기로 하고 법무부에 변호사의 수사관 특별채용을 요청할 계획이다. 오 회장은 “수사기법 등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어 변호사들 수요가 많을 것”이라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검사로 임용될 수도 있고, 형사담당 변호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공판담당검사 일부를 변호사로 대체하는 것과 각 부처에서 법안을 만들 때 도움을 주는 법무담당관제도 구상 중이다. 법무담당관이 늘어나면 법규들 간에 상충되는 문제를 미리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회장은 “김황식 총리께 직접 찾아가 요청하겠다.”면서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 밖에 기존에 상장회사, 공기업에만 국한됐던 고문변호사를 우리나라 기업 90%에 해당하는 중소기업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心月相照…국민에 봉사” 오 회장은 끝으로 국민들과 변호사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심월상조’(心月相照)를 강조했다. 심월상조는 마음의 달을 서로에게 비춘다는 뜻으로 오 회장이 국민들과 변호사들에게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오 회장은 “‘변호사들은 도둑놈’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 마시고 변호사가 갖고 있는 법률 지식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달라.”면서 “기업과 국민이 법을 잘 지키도록 도와주는 것이 변호사 역할”이라고 말했다. 경기 수원 수성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오 회장은 사시 24회로 연수원 17기다.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와 사무총장, 서울변호사회 총무이사 등을 지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발언대] 청소년문제와 가정의 역할/황순일 김포경찰서장

    [발언대] 청소년문제와 가정의 역할/황순일 김포경찰서장

    청소년범죄를 다루면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려되는 사례가 있다. 한 여중생은 늦은 귀가로 꾸중 들을 것을 염려한 나머지 부모에게 “학원 가는 길에 납치되었다가 겨우 도망쳤다.”고 거짓 전화를 했다.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자 경찰은 새벽까지 범인을 쫓았다. 그러나 결국 어이없게도 자작극임이 밝혀졌다. 다음으로, 12세 또래의 남자 아이들 3명은 수시로 가출해 닥치는 대로 범죄를 저지르지만 전혀 죄의식이 없고 반성의 기미도 없다. 부모는 오히려 귀찮다는 듯 “경찰에서 단단히 혼내주길 바란다.”며 인수하기를 미뤘다. 파출소장은 훈방조치 후 동행 귀가시켜야 했다. 며칠 후 이들은 같은 자리에 또 다른 범죄로 잡혀와 앉아 있었다. 세 번째로, 학교 선후배인 A(16세)군 등 6명은 가출해 생활비 등을 마련하려고 차량과 상가를 마구 털었다. 여자 후배(15세)에게는 성폭행 등으로, 그 부친에게도 3주 치료를 요하는 폭행을 가했다. 이 모두 정상적인 가정의 청소년이었다. 이 세 가지 사례는 청소년 문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세 번째의 경우엔 부모가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문제’라고 포기를 한 것과 다름없다. 경찰의 입장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이들을 방관한다면 더 큰 범죄자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건 부모들의 관심과 배려다. 2009년 10만 6000여건의 청소년범죄에서 74%는 부모가 있는 중산층 출신이었다. 새해 설 명절을 맞으며 자녀를 살펴보고 이해하려는 계획은 당초 뜻대로 됐는지 돌아볼 때다. ‘중위권을 상위권으로’라는 잣대로 성적에 따라 자녀를 평가한다면, 자녀는 부모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느끼기 어렵다.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청소년 범죄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청소년문제의 출발과 해답 모두 가정에 있다. 모든 청소년이 가정을 진정한 자신의 둥지로 생각한다면 당연히 관련 범죄가 줄 것이고, 경찰은 예방 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 삼호해운 “작전결단 내린 MB·정부에 감사”

    삼호해운 “작전결단 내린 MB·정부에 감사”

    “선원들이 무사히 구출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삼호주얼리호의 선사인 삼호해운은 21일 “선원들이 무사히 구출돼 매우 다행스럽다.”면서 “위험한 가운데 구출작전을 성공리에 수행해 준 우리 군과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삼호해운은 브리핑을 통해 “선원들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면서 “전반적으로 본선을 점검한 뒤 최영함의 호송을 받으며 안전 지역으로 항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호해운은 “선원들이 안전지역에 도착한 뒤 건강 검진 및 제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삼호해운 측은 “삼호 주얼리호의 석방을 위해 중대결단을 내린 대통령과 구출 작전을 성공리에 수행한 청해 부대 장병 여러분, 그리고 외교통상부 등 정부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또한 회사를 믿고 선원들의 무사 석방을 기다려 준 가족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삼호해운 측은 납치 사고가 발생한 지난 15일 오후부터 비상상황실을 차려놓고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등 비상운영에 들어갔다. 해운업계도 크게 반겼다. 양홍근 한국선주협회 이사는 “프랑스도 세 차례에 걸쳐 해적들을 무력으로 소탕한 뒤 프랑스 선박들이 해적의 표적에서 대부분 벗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소탕이 앞으로 소말리아 인근 지역을 통항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해적의 보복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해적들이 응집력이 떨어진다지만 앙심을 품고 보복에 나서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서울 오상도기자 jhkim@seoul.co.kr
  •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구속수감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구속수감

    서울서부지검 형사 5부(부장 이원곤)는 30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호진(49) 태광그룹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고 21일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진철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영장 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계열사인 태광산업의 생산량을 조작하고 세금 계산서를 발행하지 않고 거래하는 등의 방법으로 424억원 상당의 회사 자산을 횡령했으며, 한 프로그램 공급업체(PP)로부터 유선방송 채널배정 사례로 비상장 주식을 받아 256억원 상당의 시세차액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또 계열사인 한빛기남방송이 보유한 한국도서보급 주식 1만 8400주와 태광관광개발이 보유한 태광골프연습장을 적정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매수해 각각 293억원과 89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이밖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 방법으로 태광산업의 매출을 누락시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39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법원의 이 회장 구속 결정으로 검찰의 태광그룹 비자금 수사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은 3000억원대 비자금의 사용처와 추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이 검찰의 보강 수사를 통해 해소될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태광그룹이 섬유 분야에서 방송·교육·금융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간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태광은 2006년 방송법 규제로 인해 인수가 불가능한 큐릭스를 군인공제회 등과의 이면계약을 통해 전격 인수했다. 또 같은 해 태광그룹 계열사인 흥국생명이 쌍용화재를 인수할 당시에도 규정 위반 논란이 일었지만 결국 허용돼 배경에 의혹이 일기도 했다. 실제로 2009년 3월에는 방송법 규제 완화를 위해 티브로드의 팀장이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들에게 성접대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하지만 검찰이 정·관계 로비 의혹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실제로 검찰이 지난 18일 이 회장의 사전 구속영장에서 밝힌 혐의에서 뇌물공여죄는 빠져 있었다. 섬유산업 중심의 기업을 방송·금융업종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정·관계에 집중된 로비 의혹에 대해 검찰이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 여기에다 비자금을 실질적으로 조성·관리해 로비 의혹을 밝힐 인물로 지목됐던 이 회장의 어머니 이선애(83) 상무에 대해 건강 등을 이유로 불구속 수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의 비자금 수사 의지가 실종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전형적인 용두사미형 수사”라면서 “비자금 규모가 엄청나 뇌물공여죄 개연성이 충분한데 수사가 불충분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법원은 이날 함께 심문을 받은 이성배(55) 티알엠·THM 대표와 배모(51) 상무에 대해서는 “증거인멸·도주의 염려가 없다.”며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서민 외면한 대형병원 약값 2배 인상안

    보건복지부가 대형병원의 약제비 본인부담률을 현행 30%에서 60%로 2배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종합병원은 50%, 병원은 40%로 올리되, 의원급은 30% 그대로 유지한다고 한다. 아픈 사람들이 본인부담률이 낮은 동네 의원을 많이 찾게 하겠다는 취지다. 1차 의료기관의 이용을 활성화함으로써 건강보험의 재정위기와 동네의원의 경영난을 더는 것은 꼭 필요하다.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1·2·3차 의료기관의 기능도 재정립해야 한다. 하지만 의료 이용권은 국민적 관심 사안이다. 특히 서민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의사와 병원의 목소리만 컸던 게 아닌가 싶다. 의사들이 회원인 의사협회가 의원의 활성화에 찬성하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병원협회는 의원급의 활성화만으론 의료 이용에 있어서 부익부 빈익빈을 부추길 것이라고 반대한다. 하지만 속내는 서민의 의료 이용권을 걱정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의원이 활성화되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의 종합병원이 줄줄이 도산할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는 것 같다. 약제비 본인부담률 차등화 정책은 반발을 살 수 있다. 건강보험 재정도 중요하고 동네의원도 살려야 하지만 서민의 의료 이용권이 더 중요하다. 취지는 그렇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돈이 많은 사람은 약제비가 비싼 대형병원을 이용하고, 돈이 없는 서민은 값싼 동네의원을 이용토록 하는 식으로 운용될 개연성이 크다. 자칫 계층 간 갈등과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본인부담률을 일률적으로 올리는 것만도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애초의 방안 그대로 감기 등의 경증 환자들이 대형병원을 찾을 경우에만 약제비를 올려 받는 것이 갈등의 소지가 적을 수 있다. 복지부는 이달 말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약제비 본인부담률 등을 확정한다고 한다. 그 전에 서민과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야 한다.
  • 16년간 단 한번도 외출하지 않은 70대 노인 충격

    16년 동안 집 밖 출입을 하지 않았다는 70대 노인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고 중국 징화스바오가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73세인 왕씨는 남들이 자신을 해할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 16년 간 단 한 번도 외출을 하지 않았다. 베이징에 사는 그는 매일 자신을 찾아오는 두 딸과 창을 사이에 두고 대화하거나 생필품을 전달받을 뿐, 어느 누구도 집안에 들이지 않는다. 현지 기자가 직접 그를 찾아갔을 때에도 끝끝내 문을 열지 않았으며, 기자에게 “사람들이 총으로 날 죽이려 하고, 돌로 날 내려치려 해서 나갈 수 없다.”고 완강한 자세를 보였다. 왕씨와 가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막내아들이 실종되고 아내가 사망한 즈음인 1995년부터 단 한번도 집 밖을 나선적이 없으며,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한 채 패쇄적인 삶을 살았다. 그의 상태를 염려한 가족들이 경찰을 대동하고 나서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그의 두 딸은 10여 년 간 타인의 손에 키워졌고, 이들이 사다주는 생필품과 약 등으로 생활해 왔다. 왕씨의 첫째 딸은 “남동생이 실종되면서 아버지가 큰 충격을 받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는 이러한 상태가 지속됐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심리학자들은 그가 심각한 망상증을 겪고 있으며, 이미 완치가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춘산(宗春山) 베이징시 법률심리자문위원회 대표는 “왕씨의 상태가 지나치게 오랫동안 방치됐고, 현재는 망상증을 넘어 다중인격에 이르렀을지도 모른다.”며 “대인공포증을 먼저 해소해야 약물이나 심리치료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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