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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정치권 ‘포퓰리즘 법안’ 정면충돌

    청와대와 정부가 오는 16일 국회 처리를 앞둔 저축은행피해구제특별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대표적인 포퓰리즘(대중인기 영합주의) 법안으로 지목, 거부권 행사의 뜻을 밝히면서 4·11 총선을 앞둔 정치권과 정면충돌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저축은행 구제 특별법 등 불합리한 법안에 대해서는 입법 단계부터 각 부처가 적극 대처해 달라.”고 지시했다. 국회가 이른바 ‘포퓰리즘 법안’으로 지적받는 이들 법안을 끝내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거부권 행사와 관련, “아직 국회에서 절차가 많이 남아 있지 않느냐.”면서도 “언론에서도 그렇게 해석하고들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해당 법안들이 헌법에 위배되는 측면은 없는지, 입법화됐을 때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지 등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를 해서 적극 대응해 달라.”고 거듭 주문했다. 최근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저축은행피해구제법은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하는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투자자의 피해액을 55%까지 보상해 주기로 해 위헌 논란을 빚고 있다. 이 대통령이 포퓰리즘 법안 및 공약에 대해서는 정부 부처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지시를 하면서 해당 부처에서도 반박하는 목소리를 잇따라 쏟아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간부회의에서 “영세 가맹점에 정부가 정하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할 수수료율을 정부가 정하도록 해 시장 원리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 특별법에 대해서는 “예금자와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고 채권자 평등원칙, 자기책임 투자원칙 등 금융시장의 기본질서를 훼손하고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두 법안에 대해 “기본적으로 큰 틀의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났다.”며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않도록 (업계와 함께) 설득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와 별개로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검토 중인 보금자리주택 공급 중단, 전·월세 상한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 주택관련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권 장관은 “새누리당의 총선 예정 공약과 관련해 의미 있는 협의는 없었다.”면서 “보금자리주택은 과거 국민임대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성 부재에 따른 지자체의 반대, 소셜믹스(임대아파트 혼합배치) 부재 등의 문제를 보완해 마련됐다. 지속가능성 여부는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월세) 상한제의 경우 주택 공급이 줄어들고 세 부담은 높아지고 주택의 질은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DTI 등 금융 규제는 금융당국에서 밝힌 대로 가계부채에 대한 염려 때문에 자율적으로 맡길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성수·윤창수·오상도기자 sskim@seoul.co.kr
  • 與, SSM 중소도시 진입 5년간 금지 추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골목상권 보호 차원에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중소도시 진입을 5년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전체회의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일정 수준의 인구를 가진 도시에 한해 원칙적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의 진입을 막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잠정적으로 30만명 미만의 도시를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전국적으로 50개 도시 정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기준 전국 82개 도시 중 50개와 거기에 포함된 전체 군이 대상이 되며 이들 지역의 인구는 전국의 약 2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다만 소비자들이 원할 경우 예외적으로 유통업체의 입점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상 임의기구로 돼 있는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의 지위를 의무기구로 격상시키고 지방자치단체장은 협의회에서 합의된 결정이 있을 경우 이를 시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대형유통업체 대표자와 각 지역의 유통업 대표자, 소비자 대표자, 지역 상공인 대표자, 지자체 행정업무자 등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협의회에서 진입을 허용하자는 데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으나 협의회의 소비자 대표가 진입 허용을 요구할 경우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치거나 주민투표에 의해 입점 허용 문제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새누리당은 또 이미 중소도시에 진입한 대형유통업체에 대해서는 최근 도입된 심야(0~8시) 영업 제한조치를 장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자체의 결정에 따라 월 최대 4일까지 강제 휴무일을 정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은 지자체 조례에 따라 최대 2일까지 강제 휴무일을 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비대위 산하 정책쇄신분과 위원장인 김종인 비대위원은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저촉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으나 국내외 기업에 균등하게 제도를 적용하는 것인 데다 30만명 미만 도시의 구매력을 감안할 때 외국 유통업체가 이들 도시에 진입하려 할 가능성이 없는 만큼 염려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회의를 시작하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가 양극화와 불균형의 심화이고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잠식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대기업이나 대형 유통업체들이 과도하게 사업을 확장함으로써 골목 상인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고 이것은 서민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亞 핸드볼 챔프 씁쓸한 귀국길

    ‘제다의 감동’이었다. 교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외쳤고, 그곳에서 태어나 한핏줄 의식이 엷던 한국인 꼬마들은 더러 눈물도 흘렸다. 제다(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는 선수단을 초대해 파티도 열었다. 뿌듯하고 보람찬 국제대회였다. 그 기운을 받아 아시아선수권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남자핸드볼 국가대표팀의 귀국길은 씁쓸했다. 하필 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를 마친 축구대표팀과 같은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게 화근(?)이었다. 최석재 감독은 처음 그 소식에 덜컥 겁이 났다고. “축구팀이 비즈니스석을 타면 어쩌나 염려했다. (이코노미를 타는) 우리 선수들이 위축될까 봐 걱정했다.”고 했다. 박탈감과 위화감을 느낄까 봐 마음 졸였다는 것. 다행히(?) 축구팀은 이회택 단장과 홍명보 감독만 비즈니스석에 앉았다. 23세 이하(U23) 올림픽대표라 이코노미석을 탔단다. 남자들끼리 굳이 살가울 일도 없었고, 서로를 의식하기만 한 채 9시간의 비행이 끝났다. 지난 7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명암이 갈렸다. 축구팀이 앞장서 게이트를 나갔고, 앞에는 엄청난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었다. 1시간 40분 전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이 입국했던 터라 취재 열기는 더 뜨거웠다. 홍명보 감독과 김보경이 인터뷰에 열중한 틈을 타 핸드볼 대표팀은 조용히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대한핸드볼협회가 준비한 꽃다발을 받고 ‘아시아선수권 3연패’ 플래카드 앞에서 사진 촬영한 게 전부였다.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마음이 한없이 쓰라린 건,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었다. 플레잉코치 윤경신은 “언제나 있었던 일이다. 우리는 우승하고 왔으니까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웃어넘겼다. 최 감독과 마찬가지로 어린 선수들이 마음 상했을까 걱정했다. “많은 카메라와 취재진이 왔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이 이러니까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올림픽 성적으로 증명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공항을 나온 선수들은 쌈밥으로 뒤늦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태릉선수촌에서 해산했다.최 감독은 “불쌍해 보이는 걸로 호소하기는 싫다. 런던올림픽을 향해 우리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교통요금 인상’ 싸고 정부·서울시 공방] “서울시 자구노력 먼저하라”

    [‘교통요금 인상’ 싸고 정부·서울시 공방] “서울시 자구노력 먼저하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서울시의 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 계획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정부가 인상 시기를 늦추거나 인상 폭을 줄일 것을 요청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 소비자단체, 정당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인상 폭과 시기에 대한 이견을 전달했음에도 서울시에서 공공요금 인상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무임 운송 손실과 지하철 재투자, 저상버스 비용 등으로 국비 8000억원가량의 정부 지원을 요청한 것에 대해 “모든 비용을 중앙정부에 떠넘기려는 발상을 전환해서 자기 책임의 원칙이 공공요금에도 적용돼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많은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 등이 요금 인상 요인 흡수를 위해 노력하는 것과 같이 서울시도 뼈를 깎는 경영혁신을 통해 인상 요인을 흡수하려는 노력을 먼저 선행해야 했을 것”이라며 “서울시의 교통 요금 인상이 연초부터 물가 불안 심리를 자극해 다른 지자체에 연쇄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서울시가 오는 25일부터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150원(16.7%) 올리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06% 포인트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장관은 도시철도의 무임 운송 손실은 도시철도 건설과 운영에 책임이 있는 해당 지자체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지난해 12월 무임 수송 손실 국고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도시철도법 개정안도 심층 논의를 통해 국가 재정 부담 가중 등을 이유로 폐기됐다.”며 “국가가 건설·운영하는 일반철도는 국가가 지원하지만 도시철도 무임 운송 손실은 건설과 운영의 책임이 지자체에 있다.”고 못 박았다. 이어 박 장관은 오후 기자들과 만나 “지자체들이 정부와 협의해 인상 시기나 인상 폭을 조절한 협조 사례가 많다.”며 “서울시와 인상 시기나 인상 폭 조정 등에 대해 협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재정이 가장 여유 있는 서울시 정도면 지하철 운영비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2012년 1차 시·도경제협의회에서도 공공요금 인상 자제 주문이 나왔다. 신제윤 재정부 1차관은 서울시를 제외한 15개 시·도 부단체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공공요금 인상 요인은 최대한 경영 효율화를 통해 흡수하는 한편 인상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인상률을 최소화하고 인상 시기를 분산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커버스토리] 空約 되거나 증세 하거나… 쏟아지는 복지·개발 공약

    [커버스토리] 空約 되거나 증세 하거나… 쏟아지는 복지·개발 공약

    정치권이 국민들을 상대로 ‘희망 고문’을 시작했다. 연일 쪼가리 공약을 선물 보따리인 양 풀어놓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재원 대책이 빠진 ‘아니면 말고’ 식 공약, 베끼기 공약, 재탕삼탕 공약 등 ‘부실 선물 세트’라는 데 있다. 심지어 정책끼리 상호 충돌하는, 이른바 ‘구성의 오류’를 초래할 공약들도 눈에 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은 4·11 총선 공약으로 사병 월급을 지금보다 4배 이상인 40만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1조 6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신무기 도입 예산을 깎아 충당하겠다는 복안이다. 사병 월급 인상은 2004년부터 나온 단골 메뉴인 데다 국방 개혁을 외치면서도 군의 전투력 저하를 자초하는 이율배반적인 공약이다. 지난해 3월 논란 끝에 백지화된 ‘동남권 신공항’은 ‘남부권 신공항’으로 바뀌었다. 신공항 입지가 동남권에서 남부권으로 확대된 것 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고금리 전세자금의 대출이자를 절반으로 줄이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최저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 등도 발표했지만, 정부의 미온적 반응 속에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또 핵심 중소기업 예비입사자에게 대학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지원하는 ‘88장학금’ 및 ‘뿌리장학금’ 제도, 주부들을 겨냥한 만 5세 이하 양육수당 지급 등도 제시했다. 그러나 여기에 필요한 예산을 어디서 끌어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민주통합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3(무상급식·무상의료·무상보육)+3(반값등록금·일자리 복지·주거 복지)’ 복지를 주장하고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한 해 33조여원이 투입돼야 한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역시 뚜렷한 재원 대책은 없는 상태다. 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대기업에 해마다 전체 인력의 3%를 신규 채용토록 강제하는 청년고용의무할당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어긴 기업에는 부과금을 매길 계획이지만 기업이 이를 염려해 할당제를 지킬지는 미지수다. 참여정부 당시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이 제도가 도입됐음에도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이 제도를 준수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사립대 의존도가 큰 현행 대학 구조를 개혁해 국·공립대가 전체 정원의 50%를 수용토록 한다는 계획이지만, 과거에도 유사 정책을 내놨다가 엄청난 재정 부담 때문에 좌초됐던 사실에 대한 설명은 빠져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18대 총선에서는 집값을 부추기는 공약이 많았다면 19대 총선에서는 유권자들의 희망을 부풀리는 공약이 많은 상황”이라면서 “특히 설익은 복지 공약은 계층 갈등을 촉발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선순위와 재정 대책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교통요금 인상’ 싸고 정부·서울시 공방] “작년 인상계획 올해로 늦춰”

    [‘교통요금 인상’ 싸고 정부·서울시 공방] “작년 인상계획 올해로 늦춰”

    서울시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과 관련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비판에 대해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판단”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준병 시 도시교통본부장은 3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박 장관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 관련 비판은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부정확한 판단에 의한 것으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들의 오해가 있을 것 같아 시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우선 윤 본부장은 “서울시의 교통 요금 인상이 연초부터 물가 불안 심리를 자극해 다른 지자체에 연쇄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염려된다.”는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서울시 교통 요금 인상은 이미 지난해 예정돼 있었지만 정부의 시기 조정 요청을 수용해 올해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대구·대전·광주는 지난해 7월 1일에, 부산은 지난해 12월 1일에, 인천·경기는 지난해 11월 26일에 이미 200원씩 요금을 인상했다.”며 “서울시 결정으로 다른 지자체에 연쇄효과가 있지 않을까 염려된다는 박 장관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노인 무임 수송 비용에 대해서는 “무임 수송은 노인복지법 등 국가 법률에 따라 국가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제도로서 법적·도덕적으로 반드시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무임승차 손실·지하철 재투자·저상버스 비용 등으로 국비 8000억원을 요구한 것에 박 장관이 “모든 비용을 중앙정부에 떠넘기려는 발상은 바꿔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한 반론이다. 이와 함께 윤 본부장은 박 장관이 “서울시가 기왕에 요금을 인상하기로 한 만큼 전날과 같은 사고가 재발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한 데 대해서는 “전날 발생한 사고는 정부가 운영·감독하는 코레일 차량에 의한 사고”라며 “서울시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은 책임 회피”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윤 본부장은 “정부가 발표한 것처럼 올해 물가 관리가 잘되고 있다면 이 시점에 교통 요금을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장관은 오전 개최된 물가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수차례 이견을 전달했지만 인상이 이뤄져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며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시는 전날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의 성인 기본요금을 25일 오전 4시부터 일제히 150원 올린다고 발표했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2007년 4월 이후 4년 10개월 만으로 이 기간 지하철·버스 누적 적자는 총 3조 5089억원에 달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여자친구를 딸로 입양한 美백만장자, 목적은…

    여자친구를 딸로 입양한 美백만장자, 목적은…

    미국의 한 백만장자가 자신의 여자친구를 딸로 입양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ABC뉴스 등 현지 언론이 지난 2일 보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폴로 클럽 설립자인 존 굿맨(48)은 지난 해 10월 자신의 여자친구인 헤더 라루소 허친스(42)를 법적인 자신의 딸로 입양했다. 굿맨은 허친스와 2009년부터 교제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언론은 “그가 자신의 여자친구를 딸로 입양한데에는 ‘재산 보호’라는 명문이 있다.”고 앞다퉈 전하고 있다. 굿맨은 2010년 음주운전으로 23세 청년을 숨지게 했고, 유가족은 굿맨을 상대로 손배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으며 이 재판으로 수억 달러에 달하는 자신의 재산이 손해배상금으로 처분될 것을 염려해 재산 세탁을 하려 한다는 것. 이는 자녀를 위해 만든 신탁자금은 손해배상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한 플로리다 지방법원 법률을 이용한 것이며, 이미 굿맨은 이혼한 전처와 사이에서 낳은 자녀 2명에게 각각 2억 달러의 신탁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자신의 호적에 딸로 이름을 올린 여자친구 앞으로 역시 거액의 신탁자금을 들어 재산을 보호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굿맨의 변호사는 “허친스와의 관계를 변경한 것에는 어떤 불법적인 요소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손해배상금을 둘러싼 굿맨과 교통사고 유가족의 재판은 오는 3월 27일 열릴 예정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뒤로 가는 열차 알아? 그 열차 사라진대…

    뒤로 가는 열차 알아? 그 열차 사라진대…

    기차는 여행의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여행의 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찐 달걀과 귤 두어 개에 사이다 한병 사들고 기차에 오르는 기분이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지요. 설령 그 여행길 끝에 기다려주는 이 하나 없더라도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 풍경을 담고 가는 열차는 여럿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이맘때 꼭 타야 할 노선을 들라면 주저없이 영동선을 꼽겠습니다. 강원 중부 내륙의 험지를 두루 돈 뒤 강릉의 파란 바다 앞에 승객들을 내려놓지요. 오가는 길에 스위치백 구간을 지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입니다. 급한 경사의 산악 지역을 앞뒤로 오가는 철도 운행 방식인데, 우리나라에선 태백 통리역과 삼척 도계역 구간이 유일합니다. 그 스위치백이 올 6월께 반세기 동안 짊어졌던 짐을 내려놓고 퇴역합니다. 새로 뚫린 솔안터널에 임무를 넘기고 기억 너머로 사라집니다. >>해발 680m… 가파른 산자락 오르락 내리락 스위치백(switchback)은 자세를 반대로 바꾼다는 뜻이다. 기차가 ‘갈 지’(之) 자 형태의 철로를 따라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급격한 경사를 극복한다. 고도 차가 많이 나는 지역의 급경사에 놓인 계단식 철로를 오를 때 이용된다. 우리나라에 ‘스위치백’ 시스템이 적용된 구간이 딱 한 군데 있다. 국내 철길 가운데 가장 경사가 심한 강원 태백 통리역과 삼척 도계역 사이 구간이다. 보다 정확히는 흥전역과 나한정역 사이 1.5㎞ 구간에서 스위치백 운행이 이뤄진다. 통리역(680m)과 도계역(245m)은 고도 차가 435m에 이른다. 경사도는 45도에 육박한다. 어지간한 스키장의 상급자 코스가 35도 안팎인 것에 견주면 알기 쉽다. ‘핵 추진’ 기관차가 아닌 다음에야 이런 급경사를 극복할 추진력을 얻기란 불가능한 일일 터. 그래서 고안해낸 게 스위치백이다. 1963년 완공됐다. 통리역을 출발한 열차는 험준한 산자락을 빙글빙글 돌며 내려간다. 심포리역까지는 대략 8.6㎞. 그동안 지나치는 터널만 12개, 도계역까지는 17개나 된다. 꼭 그만큼의 산을 관통한다고 봐도 틀림없다. 심포리역 바로 앞은 통리협곡이다. 미인폭포를 품고 있는 협곡으로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린다. 이 구간을 겨울철 산악철도의 백미로 꼽는 것도 이런 빼어난 풍경들을 옆구리에 끼고 달리기 때문이다. 산자락을 설설 기어 내려오던 열차는 심포리역에서 숨을 고른 뒤 흥전역을 향해 달린다. 이때부터 스위치백이 시작된다. 앞만 보고 달리던 열차가 흥전역에 올라 멈춰서면 철로 방향이 바뀐다. 그 뒤 열차가 뒷걸음질 치며 나한정역을 향해 나간다. 오를 때는 정반대다. 나한정역에서 거꾸로 오른 열차는 흥전역에서 도움닫기를 한 뒤 힘차게 심포리역을 향해 나간다. 차장이 후진을 알리는 안내방송을 해주기 때문에 여행객이 이 구간을 모르고 지나칠 염려는 없다. 지금은 사라진 1940년대 ‘인클라인’(강삭철도·모터로 열차를 견인하는 방식) 철길도 통리와 심포리 사이에 있었다. 급경사 비탈에 직선 철길을 놓은 뒤 위쪽인 통리역에서 열차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인클라인은 화물열차에만 해당됐고, 여객열차는 두 역이 종착역이었다. 해서 승객들은 가파른 비탈을 걸어 오르내리며 다음 역에서 다른 열차로 갈아탔다. 그 시절에 지정 좌석제 같은 게 있었을 리 없다. 자리를 잡으려면 서둘러 뛰어 오르거나 내려가야 했다. 노약자들은 죽을 노릇이었지만 청춘들에겐 좋은 ‘아르바이트’ 기회였다. 짐 운반과 자리 잡아 주며 챙기는 돈이 여간 짭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중엔 지게꾼까지 등장했다고. 한때 통리재에서는 짐꾼 100여명이 열차 승객과 비탈을 함께 오르내리며 생계를 이어갔단다. 겨울엔 비탈길이 얼어 더 힘들었다. ‘보릿고개 넘기보다 통리 고개 넘기가 더 힘들다.’는 유행어도 그때 나왔다. >>솔안터널 뚫려… 올 6월이면 역사 뒤안길로 오는 6월께 사라지는 스위치백 구간에는 폐선과 폐터널들을 활용한 위락시설이 들어선다. 강원랜드에서 100% 출자한 ㈜스위치백리조트에 따르면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 일원에 총사업비 475억원을 투자해 개발사업을 벌인다. 오는 10월께 실시설계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인클라인 철도가 돌아오는 게 반갑다. 스위치백리조트 측은 통리~도계 간 16.5㎞를 국내 유일의 산악형 열차로 복원해 활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도계읍 심포리~태백시 통리 간을 오가는 산악형 레일바이크, 스위치백 철도를 활용한 관광열차인 하이원 트레인 등 탈거리와 미인폭포를 돌아오는 통리 협곡 트레킹 코스, 폐갱도를 활용한 탄광 체험 시설 등도 들어선다. 기차 콘셉트의 숙박시설도 도입될 예정이다. 새로 들어설 솔안터널도 철도 여행 마니아들에게 관심거리다. 솔안터널(16.2㎞)은 KTX 금정터널(20.3㎞)에 이어 철도 터널로는 국내 두 번째로 길다. 국내 처음 선보이는 루프형 터널이란 점도 이색적이다. 철로가 연화산(1171m) 아래 200~300m 지역을 나선형으로 휘감으며 올라간다. 태백시 동백산역과 삼척시 도계역 사이의 표고 차(387m)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동백산역은 올 6월께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차길 옆 마을… 벽화 세상 펼쳐지고… 태백은 한때 탄부들로 북적대던 탄광 도시였다. 1970~1980년대 석탄산업이 호황을 누릴 당시 태백 시내에는 기차역만 11개에 달했다고 한다. 당시 흔적이 비교적 잘 남아있는 마을이 철암마을과 남부마을이다. 철암마을 주변 풍경은 음울하고 쓸쓸하다. ‘루핑’(모래와 콜타르를 뿌려 비가 새지 않도록 한 기름종이)으로 지붕을 인 집들 사이엔 쇠락의 기운이 가득하고, 작부들의 왁자한 웃음으로 가득 찼을 골목길엔 매서운 바람 소리만 윙윙댄다. 몇 해 전 지역 문화 예술 단체들이 번성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기억의 벽’이라는 거리 벽화를 그려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마저 페인트가 벗겨지는 통에 되레 애잔함만 묻어 나온다. 그에 견줘 상장동 남부마을은 밝다. 주민들의 속사정이야 알 길이 없지만 최소한 겉보기엔 그렇다. 남부마을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함태, 동해광업소 등의 광부 4000여명이 기거하던 대규모 광산 사택촌이었다. 지금도 주민 대부분이 옛 광부사택촌을 리모델링한 집에서 살고 있다. 마을의 볼거리는 노란 색채의 벽화들이다. 마을 담벼락마다 탄광마을의 애환을 담은 벽화 70여점이 그려져 있다. 콘셉트는 ‘나는 광부다’. 광부의 아들이었던 허강일(38) ‘문화예술산업 그림벽’ 대표가 동료들과 함께 그렸다. 사람만 벽화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안전모를 쓴 돼지는 ‘햇돼지’를 표현한 것으로, 초짜 광부를 뜻한다. 입에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니는 강아지도 있다. 만복이다. 마을의 마스코트처럼 대접받는 녀석. 탄광 경기가 좋았던 시절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글 사진 태백·삼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열차 타기: 강릉행 혹은 강릉발 열차는 모두 통리역∼도계역 구간을 지난다. 자동차 여행자는 통리역∼도계역 구간만 탑승한다. 평일 기준 하행선 7회, 상행선 8회 정차한다. 통리역 552-1788.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 국도→영월→태백→황지자유시장 앞 삼거리에서 삼척·도계 방향 좌회전→통리역 순으로 간다. 심포리·나한정·흥전역 모두 38번 국도 변에 있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550-2085. →맛집: 초막고갈두는 두부와 고등어, 갈치찜으로 입소문 난 집. 각 음식의 앞 글자를 따 ‘고갈두’다. 주말엔 번호표를 받고 순번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두부찜 5000원, 고등어찜 6000원, 갈치찜 1만원. 553-7388. 연화반점은 쫄깃한 수타 짜장면이 일품이다. 통리역 아래 있다. 552-8359.
  • 새해 들어 고유가 행진… 기업들 비상경영 돌입

    새해 들어 고유가 행진… 기업들 비상경영 돌입

    이란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으로 기업들이 어려운 새해를 맞고 있다. 유럽발 재정 위기에다 최근 고유가가 겹쳐 항공과 해운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으며, 자동차와 전자 등 수출 기업들도 운송료 증가에 따른 원가상승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30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배럴당 110달러를 오르내리자 항공업과 해운업계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또 자동차업계와 전자업계도 고유가로 인한 수출 부진을 염려하며 마케팅 전략 점검에 나섰다. ●1弗 오를 때 年 150억 추가비용 유가 급등으로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분야는 항공업계다. 전체 영업 비용 중 기름값 구입비의 비중이 40%까지 치솟으면서 업체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연간 130억~15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30일 인천 운서동 ‘하얏트 리젠시 인천’에서 대한항공 임원 111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위기 대응력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 주제의 세미나에서 “2012년은 유럽 재정 위기, 중동 정세, 국내 정치 변화 등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극복해 수익을 창출하려면 모든 부문에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로 전 세계적인 경제불황과 고유가로 우려되는 여객, 화물 수요 급감 등 수익성 악화에 대비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신형 항공기 도입, 항공기 성능과 운항 중량 개선, 단축항로 개발 등 다양한 유류비 절감 방안을 적용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연료절감’을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연료관리 부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을 운영하고 있다. 대책에는 비상대책 단축항로 개발 전담반 운영, 가연료 탑재 억제, 시간 단축보다는 연료 절감을 우선한 비행계획 수립, 착륙 후 1~2개 엔진을 정지한 상태에서의 지상 활주 확대 등이 망라돼 있다. 해운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연료비가 t당 100달러 가량 인상되면 5000TEU급 컨테이너선 1척당 추가 비용이 연간 390만 달러(약 44억원)를 넘어선다. 한 대형 선사 관계자는 “2008년 당시 유가가 150달러까지 가기도 했는데 현 상황은 그 정도로는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유가가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기존 연료비 절감 방안 등을 강화하면서 유가 변동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주요 해운사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서 연료를 급유하고, 선박 운항 시 항로별 경제속도를 적용해 연료 소비량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STX팬오션은 유가리스크관리위원회를 통해 위기 발생 시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위기 시나리오별 대응책 수립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전자업체들도 고유가로 인한 수요 감소와 수출원가 상승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GDI(Gasoline Direct Injection) 엔진과 다단 변속기 개발, 자동차 경량화를 통해 고유가를 돌파하고 하이브리드카, 연료전지차, 전기차 개발을 앞당길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는 모니터링을 강화했고 LG전자는 시나리오별 예측, 통계적 예측 등 다양한 대응책을 세우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럽경제 위기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유가가 지속적으로 급등한다면 유럽 자동차 수출은 최악의 성적을 낼 수 있다.”면서 “이를 고연비 차량 개발과 마케팅으로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산업부 종합 hihi@seoul.co.kr
  • ‘벤츠 女검사’ 징역 3년 선고

    ‘벤츠 여검사’ 이모(36) 전 검사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합의5부(부장 김진석)는 27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된 이 전 검사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구형량과 같은 징역 3년, 추징금 4462만여원, 샤넬 핸드백 및 의류 몰수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고도의 청렴성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할 검사 신분인 피고가 내연의 관계인 변호사로부터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하고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부탁하는 등 유죄가 인정돼 중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도주나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고 고령의 나이로 임신 중인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Weekend inside] 한강 가장자리 언 것 봤는데 왜 ‘결빙’이라 하지 않나요?

    [Weekend inside] 한강 가장자리 언 것 봤는데 왜 ‘결빙’이라 하지 않나요?

    “얼마 전 한강 호안에 얼음이 언 것을 봤는데 한강 결빙일은 왜 다르게 발표되죠?”, “옛날 사진을 보면 한강에서 얼음낚시도 하고 썰매도 타던데 지금은 왜 어려운가요?” 서울시가 시민들의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줄 ‘한강 결빙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자료를 27일 냈다. 시에 따르면 한강 결빙은 ‘한강대교(제1한강교) 노량진 방향 2~4번 교각 사이의 상류 쪽 100m 지점이 얼었을 경우’를 말한다. 이를 기준으로 올해 한강에 첫 얼음이 언 것은 지난 14일로 지난해에 비해 12일 늦고 평년과 비교해 하루 늦었다. 한강 결빙은 평년을 기준으로 매년 1월 13일, 해빙은 2월 5일이다. 한강 결빙이 가장 일렀던 해는 1934년 12월 4일이며 가장 늦었던 때는 1964년 2월 13일이다. 한강대교가 기준이 된 이유는 1900년대 초부터 1998년까지 종로구 송월동에 있던 기상청(현재 서울 기상관측소)이 1906년 첫 결빙 관측 때부터 관측이 쉬운 이곳을 기준으로 삼았고, 관측의 일관성과 정확도를 기하기 위해 지금까지 기준 관측 장소로 삼고 있다. 또 기상청은 이 부근이 물살이 빠르고 수심도 깊어 웬만해선 얼음이 얼지 않는 곳이라 이곳이 얼어 강물이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곳도 결빙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빙일뿐만 아니라 서울의 첫눈과 적설량, 첫 얼음, 개나리 개화 등도 모두 ‘송월동’을 기준으로 한다. 특히 1950~1960년대 사진 속에서는 꽁꽁 언 한강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놓고 얼음낚시를 하거나 썰매를 타는 모습이 보이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한강 결빙 일수가 1960년대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지구온난화로 한강이 혹한에도 얼지 않는 부동강(不凍江)으로 점차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심에서 방출되는 난방열 등으로 데워진 온수와 자동차 매연, 이산화탄소 등으로 갈수록 결빙은 늦어지고 해빙은 앞당겨지고 있다. 결빙 일수는 1900년대 80일에서 1960년대 42.2일, 1970년대 28.7일, 1980년대 21일, 1990년대 17.1일, 2000년대 14.5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얼음 두께도 과거에는 30~50㎝ 정도로 두꺼워 얼음이 깨질 염려가 없었으나 지금은 5~10㎝ 정도로 얇게 얼기 때문에 얼음썰매나 낚시는 위험천만한 일이 됐다. 김윤규 한강사업본부 총무부장은 “요즘도 한강에 얼음이 얼면 강에 들어가도 되느냐는 문의를 가끔 받는데 안전을 위해서는 절대 들어가서는 안 된다.”면서 “추억의 얼음썰매를 타려면 ‘뚝섬 야외수영장 눈썰매장’을 이용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비리직원 위로금 축구협회 구린내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933년 생겼다. 대한심판협회로 출발했다. 일반인들에게 존재가 알려진 건 1993년 정몽준 의원이 수장을 맡으면서부터다.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옆의 노랑색 건물에서 직원 13명을 데리고 9년 뒤의 한·일월드컵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서울 신문로의 6층짜리 번듯한 건물을 가지고 있는 축구협회의 올해 예산은 900억여원이다. 조광래 국가대표팀 감독 해임으로 떠들썩했던 협회가 이번엔 특정 간부의 비리직원 감싸기로 내홍을 겪고 있다. 회계담당 직원이 창고에 쌓아둔 축구화를 빼돌리려다가 들통났다. 들추니 그것만이 아니었다. 법인카드 실적이 좋다고 카드회사에서 준 수십 장의 기프트카드도 빼돌렸다. 그게 3년 동안 2500만원 가까이다. 벌을 주려니 한 간부가 말리며 조용히 나가라고 했단다. 켕기는 구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 연간 900억원대를 주무르는 회계 담당자의 치부치곤 졸렬하기 짝이 없거니와, 퇴직금 외에 명예퇴직 보상금 조로 기본급 2년치인 1억 5000만원으로 입막음을 시도한 게 아닌가 의심되는 것도 치졸하다. 그러나 협회의 폐쇄성, 인사의 난맥상이 더 큰 문제다. 한·일월드컵 이후 구멍가게에서 거대기업으로 급성장한 협회는 2005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는 등 투명성을 갖췄다고 자랑해 왔다. 하지만 인사에 관한 한 여전히 구멍가게 수준이다. 임직원은 100명 정도, 기술위원 등을 빼고 상근직만 80여명이다. 정 전 회장이 주변을 자기 사람들로 채우면서 반목이 시작됐다. 회장파와 비회장파, 내부파와 외부파, K대와 비K대 등으로 감정의 골이 파였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도 전 회장 관련 기업에서 데려왔다. 조중연 현 회장은 임기 초 “한 부서에서 5년 이상 근무하지 않도록 보직을 순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결정돼 26일 발표하려다 보류한 10명의 인사안을 보면 당초의 장담과 다르다. 3년간 공석이던 사무총장에 K 국장이 내정됐다. 인턴으로 입사, 정 전 회장의 총애로 7년 만에 초고속 승진했다. 노조에 몸 담고 있는 한 과장은 보복성 발령을 기다리고 있다. 정말 걱정되는 건 코앞으로 다가온 런던올림픽과 월드컵 예선 일정이다. 1년 뒤 회장 선거로 가뜩이나 올해 시끄러울 텐데, 두 중요 이벤트가 제대로 준비될지 염려된다. 정리할 것은 깨끗이 털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때다. 그게 내 사람, 네 사람 따지는 수준을 벗어난 협회의 사람 부리는 모습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런던의 교통체증 “올림픽 망칠라”

    1996년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때 버스 기사들이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바람에 엉뚱한 장소에 하차한 선수들이 보안요원들에 의해 이리저리 쫓겨 다닌 일이 있었다. 심지어 경기장에 늦게 도착하는 선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비슷한 상황이 7월 런던올림픽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영국 BBC가 17일 전했다. 애틀랜타올림픽의 실수를 교훈 삼아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선수와 심판, 취재단과 후원업체 인력 등이 숙소나 메인프레스센터, 경기장들을 편하게 오갈 수 있는 교통망, 이른바 ‘게임스 로즈’(Games Roads)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게임스 로즈를 개막 열하루 전부터 운용하기 시작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개회식을 19일이나 앞두고 운용하기 시작했는데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는 올림픽 루트 네트워크(ORN)를 개회식을 불과 이틀 앞두고 개통해 3주 동안 운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ORN에 포함된 도로 길이는 런던 시내만 174.4㎞, 런던 이외 지역은 272㎞나 된다. 문제는 ORN의 3분의 1 정도가 게임스 로즈가 된다는 점. 런던의 히드로 공항이나 웸블리 스타디움 주변이나 런던 도심을 관통해 스트래퍼드에 있는 올림픽 파크에 이르는 길 등 가장 붐비는 구역에서 운용된다는 점도 교통 정체를 걱정하게 만든다고 방송은 전했다. 더욱이 개회식을 전후해 런던 시내에는 300만명의 관광객까지 몰려 그렇지 않아도 극심한 정체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 염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인들은 빵과 혈액 같은 기본적인 물류 수송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고 택시 운전사들은 요금이 4배 가까이 오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전자·車·조선 수출비중 20~30% “위기 장기화 될라” 모니터링 강화

    ‘유로존 9개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럽 시장의 수출 비중이 20~30%에 이르기 때문이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전부터 신용등급 강등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삼성과 LG, 현대자동차 등 수출기업들은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시장동향과 대책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손영기 대한상공회의소 거시경제팀장은 “위기가 지속되면 경쟁력이 약한 몇 개 나라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붕괴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유로존 붕괴가 유럽경제는 물론 세계 경기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자업계는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장기화 가능성을 염려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유럽에 대한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액의 각각 30%와 2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 재정 위기의 장기화 가능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면서 “유럽은 전자업계의 주요 시장인 만큼 경기악화가 수출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말미암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수출 차질이 불가피하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품질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완성차업계의 유럽 수출 비중은 평균 22.2%였다. 조선업계는 위기가 지속되면 비중이 큰 상선 발주가 줄고 해운시황이 악화할 것으로 보고 국내업계의 강점인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양플랜트 수주에 집중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경기침체로 선박금융이 경색되면서 발주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악재가 추가로 늘었다.”며 걱정했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조선, 가전, 자동차 등의 수출 감소 우려에 맞물려 중후판, 냉연강판 등 주요 제품의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2010년 4.1배에서 2011년 3분기 누적실적 기준 3.9배로 하락하는 등 위험관리 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Weekend inside] 한나라 비대위 주말회의…최종 공천개혁 수위는

    [Weekend inside] 한나라 비대위 주말회의…최종 공천개혁 수위는

    한나라당이 다음 주 공천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서울 강남 등 수도권의 우세 지역 10곳의 현역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을 전원 교체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배가 주목된다. 대상은 강남갑·을(이종구·공성진), 서초갑·을(이혜훈·고승덕), 송파갑·을(박영아·유일호), 용산(진영), 양천갑(원희룡), 경기 성남분당갑·을(고흥길·강재섭) 등 이른바 ‘빅10’ 지역이다. 당 지도부는 이들 지역을 인재영입과 연계한 전략공천 대상지역으로 설정하겠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 개혁과 당 쇄신 의지를 내보이는 상징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14~15일 비공개로 진행될 비상대책위원회 공천개혁 논의에서 이런 방침이 심도 있게 검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비대위원은 13일 수도권 강세지역 10곳 전원 교체설에 대해 “경합 내지 열세지역에서 지역구 관리에 고군분투하는 의원들 서너 분이 제게 그런 제안을 했다.”면서 “비대위원들 사이에서도 서로 말하지 않아도 (강세지역 전원 교체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한 의원 역시 “강남, 분당, 용산, 양천 등 수도권 텃밭의 현역 등 10명을 전원 교체하는 게 당 내부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비대위 차원에서 공식논의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당내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 이번 주말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 의원의 지역활동 평가에 관계없이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 현역 물갈이를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당내에선 ‘강남 지역은 3선 공천을 제한할 것’이란 소문이 괴담처럼 떠돌기도 했다. 당내 비대위원인 김세연 의원은 이런 안에 대해 “외부 요구가 많고 상식선에서 논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어느 지역을 교체할지는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할 사항으로, 비대위의 논의 대상은 아니다.”면서도 “비대위가 강세지역에 대한 적절한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텃밭을 쥐고 있는 현역 의원들의 반발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다. 공천개혁안이 난파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구하기 위한 쇄신 틀의 일부이나 소속 의원 반발로 오히려 자중지란이 커지는 결과를 초래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공천개혁안이 벽에 부딪치는 것은 물론 쇄신도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런 이유로 비대위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한 비대위원은 ‘수도권 강세지역 전원교체론’에 대해 “민심과 괴리된 한나라당이 강력한 체질 개선을 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고육지책에서 나온 충정임을 이해해 주셔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쓸데없는 감정대립으로 번지게 되면 당 전체가 쓰러진다는 위기감이 배어 있다. 그는 “공천개혁안도 결국 당이 살기 위한 쇄신의 일환인데 제대로 된 쇄신도 못하는 게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주말에 의원들 여론을 지켜보며 신중하되 신속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재연·허백윤기자 osc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스포츠만이 희망이라고?/임병선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스포츠만이 희망이라고?/임병선 체육부장

    예년만 못하지만 그래도 연초라 덕담이 오간다. 지난주 만난 한 경기단체장은 신년인사회에서 들었던 “스포츠만이 희망”이란 표현에 공감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했다. 얘기인즉, 총선이다 대선이다 해서 올 한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을 것이 분명하며 경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마당에, 찢길 대로 찢긴 사회 여러 부문의 파열음만 요란할 것이 뻔하다는 진단을 깔고 있었다. 그런 국민들의 답답함을 풀어줄 건 스포츠밖에 없을 것이란, 아니 그래야 한다는 주문(呪文)에 가까웠다. 임진년 체육 분야에서 이뤄야 할 목표로 꼽히는 것이 런던올림픽에서 7회 연속 종합 10위권을 사수하는 것이고, 8회 연속 축구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는 것이다. 두 가지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되면 밤을 지새워 일해도 즐겁고 신나는 일일 것이다. 5년 전 과테말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실패하고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느꼈던 막막함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올림픽 종합 10위권을 사수한다고 국민들이 행복해질까. 가까스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것에서 희망을 길어올릴 수 있을까. 정치나 경제는 엉망인데 올림픽에서의 좋은 성적과 월드컵 본선 진출로 사회 여러 부문에 스며든 분열과 갈등의 기운을 덮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자기 기만 아니면 최면 걸기나 다름없을 것이다. 며칠 전 만난 관료는 “이 정부에서 잘된 건 평창 겨울올핌픽 유치 등 체육 분야뿐”이라고 말해 기자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정치·경제와 사회·문화, 이런 요소들과 동떨어져 체육 분야만 괄목할 성과가 있었다는 얘기인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이 정부가 풀지 못한 난제들은 여전하다. 평창 유치 이후 궂긴 일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유치의 한 축인 춘천시는 빙상팀을 해체하고 활강경기장 입지 문제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유치 과정에 열심히 뛴 사람들은 뒷전으로 밀리고 엉뚱한 사람들이 ‘잿밥’ 챙기는 데 바쁘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런던올림픽 중에 태권도를 2020년 올림픽 이후에도 정식종목으로 남도록 치열한 막후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우리 안의 문제부터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이 유도 연맹 본부나 사무총장 자리를 양보한 전례를 따랐으면 좋겠는데 버티는 이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처음으로 런던 브루넬 대학에 훈련 캠프를 마련하고 4~5년 동결했던 대표선수 수당을 1만원 인상하는 일로 미국 일간 유에스에이투데이가 금메달 4개, 은메달 7개, 동메달 13개로 예측한 한국 대표팀의 성적이 갑자기 끌어올려지긴 어려울 것이다. 체육회 산하 경기단체 가운데 비리 문제로 흔들리고 있는 종목들도 상당하다. 장애인체육회는 아예 회장이 수사 선상에 올라 있어 정비가 시급하다. 기자가 가장 염려하는 건 실업팀 해체 바람이다. 창단 붐이 일어도 시원찮을 판에 국민체육진흥법에 의무적으로 실업팀을 운영하게 돼 있는 공공기관 60곳 가운데 11곳이 21개 실업팀만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준 944개 실업팀 중 절반이 넘는 473개팀을 지자체가 맡고 있다. 그런데 재정 부담을 이유로 성남시(12개), 용인시(11개), 정읍시(2개) 등이 팀을 해체했거나 해체할 작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실업팀을 운영하면 각각 행정안전부의 합동평가와 기획재정부의 경영실적평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협의할 계획이다. 이달부터 실업팀을 창단하는 곳에 3년간 1억원의 운영비가 지원된다. 장애인실업팀 창단 비용의 절반을 2억원 한도에서 지원하고 기존 팀의 운영비를 팀당 2000만원 지원하기로 했다. 연초 덕담은 덕담으로 그쳐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스포츠 인프라를 늘릴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차분히 이행해야 한다. 메달 색깔이나 개수에 대한 환상보다 더 중요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bsnim@seoul.co.kr
  • [현대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관록의 탱크냐, 실력파 영건이냐

    골프대회 주최 측이 가장 염려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특정 출발 시간대에 누구와 누구를 묶느냐 하는 이른바 ‘페어링’(pairing)이다. 통상 전날 주최 측이 고객이나 VIP들을 초청해 선수들과 동반 플레이를 하게 하는 프로암 대회와 함께 페어링은 대회 흥행을 좌우하는 잣대 가운데 하나다. 예컨대 타이거 우즈가 별 볼일 없는 선수보다 라이벌 필 미켈슨이나 로리 매킬로이 같은 샛별과 나서도록 하는 것이 더 눈길을 끌 테니까 말이다. 국내 여자골프(KLPGA) 투어는 예외 없이 이전 대회 성적에 따라 첫날 조를 짜지만, 남자는 미국을 포함한 해외 투어에서의 성적보다 누가 더 갤러리와 TV 시청자의 눈길을 끄느냐를 페어링 잣대로 삼는다. 7일 새벽 하와이 마우이섬의 카팔루아 골프장 플랜테이션 코스(파 73·7711야드) 에서 막이 오르는 미프로골프(PGA) 투어 현대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의 페어링은 그래서 눈길을 끈다. 지난해 투어 챔피언 20명만 초청한 대회 페어링을 들여다보면, 2명씩 10개로 짜여진 대다수 조가 ‘노련함 vs 젊은 패기’로 짜여졌다. 새벽 5시 35분 올시즌 개막전 첫 라운드의 테이프를 끊게 될 선수는 지난해 10월 프라이스닷컴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린 브라이스 몰더(33)와 3월 푸에르토리코 오픈에서 2년 만에 투어 4승째를 신고한 마이클 브래들리(46·이상 미국)로 13살 차이다. 가장 나이 차가 많은 건 아침 7시 5분 티오프하게 될 키건 브래들리(27)와 데이비드 톰스(45·이상 미국)다. 19년 차의 나이도 그렇지만, 지난해 PGA 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린 브래들리는 통산 PGA 승수가 2승인데 톰스는 13승이나 된다. 둘에 이어 나서는 게리 우드랜드(28)와 스티브 스트리커(45·이상 미국)도 17년 세월을 사이에 두고 있다. 지난해 5월 16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3년 만에 소중한 8승째를 올린 최경주(42·SK텔레콤)도 예외는 아니다. 라운드 동반자는 ‘영건’ 애런 배들리(31·호주).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지만 주최 측이 의도한 대로 ‘최경주 조’에서도 패기가 경험을 압도할 수 있다. 프로 데뷔 12년차인 배들리는 PGA 3승을 포함해 유럽과 호주 투어에서 6승이나 올린 실력파. 특히 지난해 노던트러스트 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관록의 비제이 싱(49·피지)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최경주-배들리 조는 아침 7시 25분 시즌 개막전 첫 드라이버샷을 날린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시론] ‘성적 부풀리기’와 ‘줄 세우기’ /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시론] ‘성적 부풀리기’와 ‘줄 세우기’ /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2014학년도부터 고등학교 내신평가를 절대평가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등수에 의해 일률적으로 학생을 상대평가하는 대신 교육과정에 제시된 학업성취 수준의 달성도에 따라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1981년 고교내신제 시행 이래 상대평가와 절대평가가 반복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셈이다. 절대평가가 보다 교육적인 방식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절대평가는 성취 준거가 명확하고 공정성과 객관성 논란이 크지 않을 때 효과적 시행이 가능하다. 이러한 조건들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절대평가의 도입만으로 교육이 개선되기는 어렵다. 예상되는 문제들이나 정책목표 실현을 위한 후속 조치들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채 정책이 발표되고 있어 염려된다. 왜 이 시점에서 도입되며, 당장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누구인가 하는 점도 주목된다. 교과부는 상대평가제가 학생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가져오고 배타적 경쟁심을 조장하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본다. 학생들의 스트레스와 경쟁심이 상대평가제도 때문인가? 자사고, 특목고, 국제중 등의 확대로 초등학교부터 입시경쟁이 시작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교육을 왜곡하는 경쟁구조를 정책적으로 심화시키면서 상대평가제도의 결함만을 언급하는 것은 침소봉대이다. 학생들의 고통에 대한 근본적 성찰은 생략되어 있다는 인상이다. 선발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교육’보다 ‘변별’이 중시되어 왔다. 무엇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보다는 누가 더 나은가를 가려내는 것이 평가의 목적이 되어 왔다. 경쟁으로 인해 절대평가로는 성적을 부풀렸고 상대평가로는 맹목적으로 줄세우기를 했다. 상대평가에서는 정해진 비율에 맞춰 누군가는 최하등급에 배치되어야 하기 때문에 우수학생들이 집중되어 있는 학교들에서는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몇 년간 특목고와 자사고 입학경쟁률이 낮아진 데는 상대평가로 인한 내신 불이익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지난 수년간 ‘2부 리그’로 전락한 일반학교들에서 그나마 상위권 학생들의 버팀목이 되어준 것이 상대평가제도였다는 역설을 생각할 필요도 있다. 절대평가는 결국 서열구조 안에서 이미 ‘기득권자’인 자사고, 특목고 학생들을 유리하게한다. 이 때문에 절대평가 도입이 현 정부가 집요하게 추진해온 자사고 정책의 완성을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당장의 문제는 그렇다 치고 현재의 절대평가제도가 장기적으로나마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절대평가를 하려면 교육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나 규준이 체계적으로 설정되어야 하고, 평가자인 교사와 학교에 대한 교육적 신뢰가 확고해야 한다. 절대평가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된 국가들에서는 교사의 수업자율성과 평가권이 존중되고 있다. 절대평가는 체계적 준비와 인식의 공유 없이 성공하기 어렵다. 치밀하게 준비되지 못한 절대평가가 객관성이나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고 교육적 명분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절대평가의 교육적 장점은 배워야 할 것들을 제대로 배웠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상대적 지위만을 보여주는 상대평가와는 크게 다르다. 제대로 된 절대평가를 하려면 교사들의 종합적이고 면밀한 피드백이 요구된다. 평가에 대한 철학이 없는 상태에서는 변화에 대한 착시(錯視)만 일으킬 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어떤 정책이나 제도가 지닌 교육적 특성이나 장점을 부각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중요한 가치들이 실현될 수 있어야 좋은 제도가 된다. 현재 논의되는 절대평가방식은 사회적 형평성이나 교육의 공공성이라는 가치와 부딪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변별 위주의 왜곡된 교육과 심화된 학교 서열구조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전제 없이 평가방식만을 바꾸어서는 성적 부풀리기와 줄 세우기의 지루한 반복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다.
  • EU “이란 원유 금수”… 최악 땐 유가 200달러 치솟을 수도

    유럽연합(EU)이 이란의 석유 수입을 금지한다는 기본 원칙에 4일(현지시간) 합의했다. 중국 다음으로 이란 석유의 최대 소비자인 유럽의 이번 조치는 지난달 31일 미국의 금융제재에 이어 총선을 불과 두 달 앞둔 이란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란은 일단 “별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금수 조치는 오는 30일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공식 합의될 예정이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산 석유를 수입 중인 EU 회원국들에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시행 시기와 기간, 방법 등 세부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공식 합의가 이뤄져도 금수 조치는 즉각 시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 EU 관계자는 “미국의 금융제재가 이뤄지는 때와 시기를 같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금지한 미국의 국방수권법은 6개월 정도의 유예 기간을 거친 뒤 적용될 예정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미국의 이란 제재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오는 10~12일 중국, 일본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유럽은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량 260만 배럴 가운데 17%인 45만 배럴을 매일 사들이고 있다. 특히 이란 석유 의존도가 높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유럽국은 재정위기까지 겹쳐 유가 상승 부담이 크다. 이날 북해 브렌트유 2월 인도분 선물은 2개월래 최고치인 113.97달러까지 치솟았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호르무즈해협 상황도 국제 유가 상승을 위협하고 있다. 영국 에너지컨설팅사 FACT 글로벌에너지의 로이 조던 연구원은 “호르무즈해협의 불안이 해결되지 못하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정부는 EU의 자국 석유 금수 조치에 대해 “염려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5일 테헤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언제나 이같은 적대적 행동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제재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경기도 갈 만한 눈썰매장 5곳

    겨울철 야외놀이 하면 눈썰매다. 새하얀 눈썰매장과 타고 내려갈 수 있는 튜브만 있다면 어린이들에게는 천국이 따로 없다. 자녀와 함께하는 부모들도 일상에서 벗어나 겨울을 온전히 즐기는 기회다. 경기관광공사는 도내 대표적인 썰매 여행지를 4일 소개했다. ●가평 자라섬 씽씽 겨울 축제 눈썰매장 경춘선을 타고 50분만 달리면 겨울 눈 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가평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장’(1월 6~29일)에 있는 눈썰매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가능하다. 50인승 초대형 송어 썰매타기 이벤트, 빙상 자전거 썰매, 시베리안 허스키 썰매, 옛날썰매 등도 즐길 수 있다. (031)580-2507. ●포천 백운 동장군 축제 눈썰매장 포천 동장군축제(12월 31일~1월 29일)는 매년 1월 한 달간 포천 백운계곡관광지 일대에서 개최된다. 축제장에는 계곡 눈을 이용한 눈썰매장이 설치됐다. 썰매도 일반 플라스틱 썰매가 아닌 튜브를 이용하고 있어 계곡에 쌓인 눈을 타고 내려오는 기분을 한층 더 만끽할 수 있다. 은송어 낚시, 얼음궁전체험, 얼음팽이치기, 모닥불 체험도 즐길 수 있다. (031)535-7142. ●웅진플레이도시 눈썰매장 매섭게 추운 날씨에 아이와 밖에 나가는 게 부담스럽다면 실내에서 눈썰매를 즐길 수도 있다. 실내에 조성된 부천의 웅진플레이도시 눈썰매장은 레일이 따로 있어 옆 사람과 부딪칠 염려가 없다. 직선코스 4라인, 곡선코스 2라인으로 3인용 튜브 썰매를 타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 1577-5773. ●수원화성 얼음 썰매장 수원화성행궁 앞 광장에서도 다음 달 10일까지 얼음 썰매를 탈 수 있다. 연날리기와 팽이치기, 굴렁쇠 등 전통놀이도 즐길 수 있어 교육 효과도 있다. 즐거운 놀이를 하다 춥고 지친다면 인근 수원화성 박물관을 둘러보면 제격이다. (031)251-4435, 4425. ●양주 씽씽 얼음 썰매장 양주 소방서에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개장한 양주씽씽무료 얼음 썰매장은 양주역 뒤 휴면농지에 펼쳐져 있다. 썰매도 무료로 대여해 주고 소방관들이 안전요원 역할도 한다. 썰매장 안에는 불우이웃 돕기 모금함이 있어 방학 때 아이들과 신나게 즐기고 뜻깊은 일도 할 수 있다. (031)849-8312.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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