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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형주 세상 속 수학] ‘학교 239’를 아시나요

    [박형주 세상 속 수학] ‘학교 239’를 아시나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방문 길에 소문난 천재 수학자 스미르노프 교수를 만났다. 자신이 1736년에 개교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며 안내를 자처했다. 안나 대제가 1736년에 세운 영재학교가 1918년에 다른 영재학교와 합병된 학교다. 수학 분야 최고의 상인 필즈상 수상자를 2명 배출한 고등학교는 전 세계에 이 학교 하나뿐이다. 은둔의 수학자 페렐만에 이어서 수학과 물리학을 넘나드는 스미르노프가 2010년에 수상했다.일단 학교 이름이 수상하다. ‘학교(Lyceum) 239’라니. 러시아에는 무슨 비밀기관인 것처럼 숫자 이름을 사용하는 영재학교가 곳곳에 있다. 옛 러시아 제국의 영재교육 방식에 기반을 둔 이 학교의 입학 경쟁률은 10대1을 넘고, 교과과정은 수학과 물리학에 특화돼 있다. 그런데도 국가예술인의 칭호를 받은 유명 배우와 세계 체스 챔피언, 그리고 러시아 록 음악의 창시자 보리스 그레벤시코프 같은 다양한 분야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교 방문 중에 대화는 이어졌다. 영재성을 가진 아이들은 통상의 교육과정을 못 견뎌 하고 좌절하거나 비범한 재능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이들에게 숨통을 터 주는 게 영재학교의 존재 이유라고 했다.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못 따라가는 교과과정에 비범한 아이를 묶어 두는 건 위험한 도박이라고도 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특수목적학교의 존치 논쟁이 뜨겁다. 영재고나 과학고가 비범한 영재에게 숨통을 터 주는 게 아니라 훈련과 선행학습의 끝없는 반복으로 입학 자격을 따게 한다는 의견도 있다. 통상의 교과과정을 통한 지적 성숙이 아이를 탄탄하게 성장시킬 수 있는 경우라면 이런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도박이다. 영재성을 위한 교과과정은 건강한 준재를 좌절과 열등감에 빠트릴 수 있으니까. 얼마 전에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우리나라가 1위를 하자 이를 비꼬는 댓글이 위험 수위였다. 어차피 의대 갈 거라는 지레짐작부터 수상자에게 상처가 될 말까지.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진전 논의는 대입 특혜 논란으로 번지곤 해서 공개적으로 논하기 어려운 주제가 돼 버렸다. 일단 데이터를 보자. 1959년에 IMO가 생기고 나서 처음 필즈상을 배출한 1978년 이후 총 36명의 수상자 중 14명이 IMO 수상자 출신이다. 무려 39%다. 유년 시절의 추억으로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수학자의 길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IMO에 출전한 1988년 이후 약 60%의 참가자가 대학에서 수학 전공을 선택했다. 의대를 선택한 IMO 참가자가 많았던 특정한 해가 있었지만, 이런 예외적인 사례 때문에 영재교육이 과학기술의 발전과 무관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내년이다. 겨울이 짧은 한국의 빙상이 지금의 국제적 위상을 갖게 된 것에는 ‘가능함’의 기준을 바꾸어 버린 김연아의 탄생이 큰 몫을 했다. 동네마다 스케이트장이 생기는 국민체육진흥 효과도 있었다. 엘리트체육과 국민체육의 상관관계를 드러내는 예다. 공교육 정상화는 정말 중요하다. 총명한 학생이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해 잠재력을 사장하면 국가적 불행이 되니까. 교육이 부와 신분을 세습하는 도구가 돼서는 더욱 안 되니까. 하지만 사교육 근절 위주의 최근 대책은 우려되는 면도 크다. 빙상 사교육이 염려되면 빙상대회를 없애 버리면 된다. 그랬다면 어린 김연아가 천재성을 증빙하며 데뷔할 수 있었을까.
  • 윙크만으로 TV 켜고 끄는 센서 개발

    윙크만으로 TV 켜고 끄는 센서 개발

    눈만 깜빡이면 조명이나 TV 등을 켜거나 끄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중국에서 과학자들이 윙크로 작동하는 소형 센서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센서의 개발에 참여한 중국 충칭대 물리학원 실험실의 공학자 푸시엔지에는 “센서는 동전 정도의 크기(지름 19㎜)로 안경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다. 크기는 변경할 수 있지만 크기에 따라 신호의 강약도 변한다”면서 “앞으로는 더 작게 개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생체 전기를 사용한 장치는 있었다. 하지만 눈의 위아래에 센서를 붙여야만 하고 외관은 물론 착용감도 좋지 않았다”면서 “이번 발명은 기존 기술의 약 750배로, 안경테에 설치만 하면 돼 편리하고 비용도 적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 연구의 책임자인 후첸궈 충칭대 교수는 “이는 마찰전기를 이용한 나노발전기술(TENG·Triboelectric Nanogenerator)을 사용한 미세 운동 센서다. 즉, 인간의 감각 기관으로 기계를 제어하는 것이 실현된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윙크했을 때의 관자놀이 주변 피부의 미세 움직임 등을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도도 높고, 내구성과 안정성도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센서는 무의식중에 한 윙크를 구별할 수 있어 오작동할 염려도 없다고 한다. 이 밖에도 이 센서는 가상의 키보드를 사용해 문자를 입력할 수 있다. 센서 감도가 높아 안정적이고 높은 정확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후 교수는 “이번 기술은 인류의 세 번째 손이 될지도 모른다”면서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대견해서 대학생에 키스”했다는 50대 외교부 공무원

    “대견해서 대학생에 키스”했다는 50대 외교부 공무원

    대학생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해 지난해 4월 파면된 외교부 고위 공무원이 감사 과정에서 “대견한 사람이라는 감정에서 한 제스처”라고 해명한 사실이 드러났다.7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러시아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겸 문화원장으로 근무하던 박모(53)씨는 2015년 당시 20세인 현지 대학생을 임시 고용한 뒤 성추행했다. 박씨는 감사과정에서 쓴 진술서에 “그간 피해자가 수고했고, 고맙고, 신통한 구석이 많은 대견한 사람이라는 감정에서 껴안고, 인사치레를 대신한 키스 등은 있었지만 욕심에 앞선 강제적 행동은 아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에서는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제스처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어도 능통하고 말하는 태도 등이 너무나 한국적이어서 신통하게 느껴진 점도 있고 해서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뜻이다. 현지 관행에 따라 포옹도 볼 키스도 하고, 술도 마시고 춤도 함께 추고 한 행위들이 많이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이 주위로부터 부적절하다기보다 현지 정서에 잘 융화하고 있는 처사라는 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피해자가 신상이 알려지는 2차 피해 등을 염려해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박씨를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해부터 재외공관 외교관들이 연이어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칠레 주재 한국 외교관이 미성년자 성추행한 사실로 파면된 후 검찰에 넘겨졌다. 최근에는 부하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에티오피아 주재 한국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파면됐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사건 관련자를 중징계하는 등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전문] 박영수 특검 “이재용 헌법가치 훼손” 결심공판 논고문

    [전문] 박영수 특검 “이재용 헌법가치 훼손” 결심공판 논고문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에 연루된, 삼성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장충기 전 차장(사장)·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박 특검은 이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량을 제시하기에 앞서 이들의 혐의를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논고’를 했다. 아래는 특검팀의 논고 전문.   1. 들어가는 글 먼저, 약 5개월 동안 준비기일을 포함해 무려 55회나 기일을 진행해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려 이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별검사로서는 수사를 개시한 이래,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국민적 여망에 따라, 사안을 확인하고 판단함에 있어서, 법률가로서 품격을 지키면서 편향된 가치와 시각을 갖지 않으려고 스스로 경계하면서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과정을 통해 나타난 피고인들의 태도를 볼 때,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1등 기업 삼성그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그룹 총수만을 위한 기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습니다.   2. 이 사건의 의미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59개의 계열사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최대의 재벌기업입니다. 대통령은 대기업 규제 등 경제정책을 비롯한 국정 전반에 있어 최고 결정권자입니다. 따라서 대통령과 삼성은 재벌 기업에 대한 규제와 지원을 두고 크고 작은 잠재적 현안으로 상호 긴장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이나 박근혜 대통령의 ‘사내 유보금 과세 추진의 후퇴’ 등이 그 한 예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더욱 거세진 ‘경제 민주화’ 바람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기업의 투명성 제고 등 재벌 개혁을 요구하게 되었고, 더군다나 삼성으로서는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인해 피고인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의 안정적 확보는 시급한 지상과제가 되었습니다. 피고인 이재용의 이러한 현안해결의 시급성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최순실이 요청한 재단 설립이나 정유라의 승마 훈련, 영재센터 운영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자금 지원의 필요와 접합되어, 정경유착의 고리가 다른 재벌보다 앞서서, 강하게 형성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 아래 굴욕적으로 최순실의 딸에 대한 승마지원을 하게 되었고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기금 조성 및 영재센터 후원 등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사건의 실체인바, 전형적인 정경유착과 국정농단의 예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승계 작업이라는 것은 특검이 만든 가공의 틀’이라고 하거나, ‘피고인 이재용 관여 사실이 없다‘고 하는 등 사실과 증거에 관한 근거 없는 주장이나 변명으로 디테일(detail)의 늪에 빠지게 하여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 시키려고 하였습니다.   3. 피고인들에 대한 범죄 성립 여부 이 사건은 ‘대통령으로부터 정유라 승마 지원 등을 요구받은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에 대한 대가로 거액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여 300억 원에 이르는 뇌물을 공여한 사건’입니다. 피고인들은 그와 같은 뇌물공여 과정에서 국내 재산을 해외로 불법 반출하였고, 범행을 은폐할 목적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하였으며, 피고인 이재용은 국회에서 위증까지 하였습니다. 통상적으로 그룹 차원의 뇌물 사건에서 가장 입증이 어려운 부분은 돈을 건네준 사실과 그룹 총수의 가담 사실인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 스스로 약 300억원을 준 사실과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 및 자금 지원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통상의 뇌물 사건에 있어서 입증이 가장 어려운 부분에 해당하는 두 가지 사실을 피고인들이 자인하고 있고, 그에 더하여 공판 과정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관련 증거들에 의해 독대에서 경영권 승계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뇌물공여 기간 중에 진행된 경영권 승계 현안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신규순환출자 고리 해소 문제, 엘리엇 대책 방안 마련 등과 관련하여 실제 도움을 준 사실까지도 입증되었습니다. 반면에, 피고인들이 대통령의 직무상 요구 이외에 개인적 친분 등 다른 사유로 이 사건 지원을 할 이유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위와 같은 사실들에 의하여 피고인들이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교부한 이 사건 각 금원들은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에 대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교부된 뇌물임이 명백하게 입증 되었습니다. 추가적으로, 본건 관련 증거들의 증명력 및 사실관계를 판단함에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최근의 기업 비리 사건들을 살펴보면 사후적으로 수사가 개시된 후에 증거인멸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범행 당시부터 사후에 문제가 될 것을 대비하여 허위 용역 계약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범죄를 숨기기 위한 수단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경향이 확인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도 뇌물을 제공하면서 허위 용역계약 등을 통하여 뇌물 제공 사실을 은폐하는 장치를 마련해 두었는데, 피고인들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사실이 실체진실이 아닌 범행 은폐를 대비하여 사전에 허위로 만들어 둔 것은 아닌지 유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범행은 경제계의 최고권력자와 정계의 최고권력자가 독대자리에서 뇌물을 주고받기로 하는 큰 틀의 합의를 하고, 그 합의에 따라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들과 주요 정부부처 등이 동원되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들이 정해지면서 진행된 범행입니다. 즉, 독대 자리는 큰 틀의 뇌물제공 의사 합치만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이후에 이루어진 개별적인 뇌물제공 과정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루어지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 태도를 살펴보면, 범행 당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실을 잘 모르고 동원되었던 사람마저도 국정농단 사건에 관여된 사실 자체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염려 등으로 인하여 소극적인 진술 태도를 유지하거나 허위 진술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피고인 이재용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삼성그룹 관련자들은 피고인 이재용의 범행 은폐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증거는 객관적인 물증들이고, 관련자들의 진술 증거는 객관적인 물증에 의하여 뒷받침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신빙성을 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4. 피고인들 변명의 부당성 피고인들은 대통령에게 현안 해결을 위하여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 본건 혐의 사실을 전면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의 주장은 객관적인 증거들에 반한다는 점이 재판 과정을 통하여 명백히 확인되었습니다. 그에 더하여 본건 자금 지원 경위를 비롯하여 피고인들의 주장은 수사과정과 재판 과정에서 수차례 번복되었습니다. 실체 진실은 하나일 것인데, 자신들의 경험을 설명함에 있어 그 주장 내용이 수사와 재판의 진행 단계에 따라 변경된다는 것은, 피고인들이 지속적으로 허위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임이 명백합니다. 또한, 피고인들은 본건 자금 지원에 대하여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교부한 것으로 직권남용의 피해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본건 수사와 재판을 통하여 확인된 바와 같이 피고인들의 본건 자금 지원은 2014년 9월 15일 최초 독대에서 형성된 상호 편의 제공의 합의에 따른 정경유착의 결과였습니다. 단순히 직무상 권한을 앞세운 대통령의 위협에 굴복한 것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의 요구를 받고 이재용 피고인의 편법적 경영권 승계 등 여러 가지 도움이나 혜택을 기대하면서 자발적으로 자금 지원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재용 피고인은 실제로 합병을 포함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도움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에 더하여, 피고인들은 피고인 이재용과 대통령의 독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 최지성의 책임 하에 자금 지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고인 이재용은 지원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이재용이 직접 대통령으로부터 자금 지원 요구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총수의 전위조직인 미래전략실 실장이 총수의 승인없이 독단적으로 자금지원을 했다는 것은 경험칙이나 상식에 반하는 궁색한 변명입니다. 과거 기업범죄에서 총수를 살리기 위하여 전문경영인이 허위자백을 한 경우와 같이, 피고인들의 주장 역시 피고인 이재용을 살리기 위한 차원에서의 허위 주장에 불과합니다.   5.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 필요성 재판장님,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고 하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뼈아픈 상처이지만,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힘으로 법치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하루 빨리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훼손된 헌법적 가치를 재확립하여야 합니다. 역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대통령과의 독대라는 비밀의 커튼 뒤에서 이루어진 은폐된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최근에 ‘국정원 주도 댓글 사건’의 구체적 자료가 공개되듯이 대통령 기록물이나 공무상비밀이라는 이유로 감추어진 사실도 머지않아 명확히 드러날 것입니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허위 진술과 진술 번복을 통하여 수사기관과 법원을 기망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고, 피고인 이재용은 국정농단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국회 청문회 석상에서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위증까지 하였습니다. 삼성그룹은 2008년경 있었던 에버랜드 사건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국가기관에서 여러 차례 허위 진술을 한 점에 대해 매우 부끄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하면서 재판부와 국민 앞에 사과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이 법정에서 허위 진술과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은 권력과 유착되어 사익을 추구하는 그룹 총수와 그에 동조한 일부 최고경영진입니다. 이들은 본건 범행에 대하여 전혀 반성하지 않고,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기를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마저 저버리고 있습니다.   6. 결어 이제 이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처벌만이 국격을 높이고, 경제 성장과 국민화합의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끝으로 이 사건 법정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실 것을 기대하면서, 피고인들의 양형에 대한 최종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들의 범행 중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인 점,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며 그룹 총수인 이재용 피고인을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며 대응하는 등 피고인들에게 법정형보다 낮은 구형을 할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특히 이재용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의 직접적 귀속 주체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 임에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면서 다른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뇌물공여에 사용한 자금은 개인의 자금이 아니라 계열사 법인들의 자금인 점 등 참작할 만한 정상이 전혀 없고, 최근 재벌 총수들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법원칙과 상식, 그리고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라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형하겠습니다. 이 부회장과 삼성 임원 4명의 선고기일은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文대통령이 직접 밝힌 토리, 마루, 찡찡이의 청와대 생활

    文대통령이 직접 밝힌 토리, 마루, 찡찡이의 청와대 생활

    문재인 대통령이 반려동물 토리의 근황을 접한 시민들이 “실내에 있을 줄 알았던 토리가 바깥에 묶여있다”는 지적에 직접 해명에 나섰다.문 대통령은 6일 페이스북에 반려동물들의 생활을 직접 전하는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토리와 찡찡이, 마루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 소식을 전한다”면서 “토리는 아주 예쁘고 사랑스런 개”라고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입양 때 남자들을 경계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처음 볼 때나 그렇지 누구에게나 잘 따른다”며 “검은 개를 싫어하는 블랙독 증후군 때문에 오랫동안 입양되지 않았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밝혔다. 또 “왼쪽 뒷다리 관절이 좋지 않은데도 관저 잔디마당을 신나게 뛰어 다니고, 쓰다듬어 주면 황홀해 하면서 배를 드러내고 드러눕는다”며 트라우마가 있는 토리가 청와대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토리가 찡찡이, 마루와 친해지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원래는 바깥, 보호센터에선 실내에서 지낸 토리가 개를 싫어하는 찡찡이, 마루와 친해져야 실내와 실외에서 모두 잘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풍산개 마루와 토리가 친해져야 두 녀석 모두 외롭지 않을 수 있고, 함께 산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리가 마루와 거리를 두고 있는 이유는 마루가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마음에 혹여 토리에게 해코지를 할까봐 염려해서라고 덧붙였다. 현재 마루는 무덤덤하게 토리를 대하고, 토리는 저보다 몸집이 큰 마루를 겁내면서도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고 했다. ‘퍼스트 캣’ 찡찡이에 대해선 “모처럼 행복하고 이젠 바깥 출입도 활발하다”면서 “현관문이 닫혀 있을 때가 많으니 창문으로 나다니는 것이 버릇이 됐는데, 나갈 때 들어올 때 창문을 열어달라고 보채며 귀찮게 군다. 외출에서 돌아올 때면 진드기를 붙여올 때가 많아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찡찡이가 TV를 볼 때면 무릎 위에 올라와서 얼굴을 부비다가 잠을 자는 것이 습관이 됐다며 나이가 드니 주인의 체온을 더 그리워하는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앞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5일 야외에서 가슴줄을 한 채 앉아 있는 토리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이 “실내견을 실외에서 키운다”고 지적하자 동물보호단체 케어는 “토리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단계를 밟는 중이다. 더 이상의 억측은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거침없던 포식자 아마존, ‘홀푸드 마켓’ 먹다가 체하나

    거침없던 포식자 아마존, ‘홀푸드 마켓’ 먹다가 체하나

    1994년 당시 청년 창업가 제프 베저스가 만든 온라인 유통기업 아마존의 성장세가 무섭다. 23년 동안 다양한 기업의 인수합병(M&A)과 정보기술(IT)의 결합으로 세계 최고의 온라인 유통 기업으로 변신했다. 1995년 고작 100만 달러(약 11억 2000만원)에 이르던 매출액은 2016년 1359억 달러(약 155조 7200억원)로 무려 13만 5000배 이상 커졌다. 짧은 기간에 놀라운 성장이다. 하지만 공룡기업 아마존에 시련이 밀려오고 있다. 문어발식 확장에 나선 아마존이 ‘독과점 논란’에 휩싸이면서 슈퍼체인 홀푸드마켓 인수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소매시장 점유율 43%… “소비자 선택 제한” 아마존은 지난 6월 16일 미국의 유기농 슈퍼체인 홀푸드마켓을 137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아마존이 오프라인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신호탄이다. 아마존은 홀푸드 점포를 활용, 식품 분야 온라인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그동안 식품 분야는 아마존에 ‘넘사벽’이었다. 일반 소비자들은 일반 생활용품과 달리 고기와 채소 등은 직접 눈으로 보고 선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존은 오프라인 식품점과 온라인의 결합을 위해 홀푸드마켓을 선택했다. 아마존은 미국 42개 주뿐 아니라 캐나다와 영국까지 진출해 있는 460여개의 홀푸트 매장을 통해 에코 스피커와 파이어 TV, 전자책 킨들 등 인기 상품을 판매하며 인터넷이 아니라 우리 소비생활 깊숙이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독과점 논란이다. 아마존의 온라인 소매부문 시장 점유율은 43%에 이른다. 10대 온라인 소매업체 중 단연 선두이고, 나머지 2~10위 업체의 매출액을 전부 합쳐도 아마존을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유통업계 절대 강자다. 아마존의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미 정부와 정치권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다. 미 민주당은 정부에 ‘아마존과 홀푸드마켓의 합병은 특히 다른 상점과 상품 구매 방법의 선택 여지가 없을 경우 소비자의 선택이 한정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는 합병으로 기업의 독점이 커지는 것과 소비자의 불이익이 생기는 것을 염려한 움직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캠페인 기간 중 아마존에 대해 “매우 큰 반독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었다. 또 노동자의 해고를 우려한 전미식품상업노동조합(UFCW)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신 IT를 접목한 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에는 점원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UFCW는 지난달 17일 독과점 규제 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아마존의 홀푸드마켓 인수를 자세히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뉴스부터 식료품까지… ‘아마존 생태계’ 등장 미국의 유통업계 전반이 무너지면서 ‘아마존’에 대한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미국의 대표 백화점인 시어스는 올해 말까지 260개 지점을 폐쇄할 계획이다. 100년 전통의 백화점 체인 JC 페니도 최근 138개 매장을 닫는 동시에 온라인 판매 강화 쪽으로 돌아섰다. 아동복 전문업체 짐보리는 결국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또 미국 내 300여개 소매업체들이 파산 직전에 몰려 있다. 경제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아마존이 진출하지 않은 사업을 찾는 게 힘들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면서 “앞으로 독점에 따른 심각한 폐해가 불거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아마존의 ‘독점’과 문어발식 ‘확장’을 을 빗댄 ‘아마존 생태계’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는 미국인의 소비생활이 ‘아마존’에서 시작, 아마존으로 끝나는 현상을 말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TV와 신문 등 언론뿐 아니라 식료품과 각종 생활용품, 보험과 금융 등 당신의 모든 소비행위가 하나의 회사에서 이뤄진다고 상상해 보라. 그 생태가 아마존의 위험성”이라고 지적했다. 아마존이 양질의 ‘서비스’와 착한 ‘가격’을 강조하며 ‘반독점’ 제재의 칼날을 피해 왔다고 소비자단체들은 지적한다. 실제 아마존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은 1% 미만으로 아주 적은 편이다. 광고와 인프라, 가격 할인 등으로 대부분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착한 기업과 반독점은 별개 문제라고 반독점 운동가인 리나 칸은 주장했다. 칸은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아마존은 ‘소비자 복지’를 명분으로 초고속 성장을 하면서 정부의 반독점 칼날을 피해 왔다”면서 “미국은 유구한 반독점의 전통을 갖고 있다. 이 정신을 되찾지 못한다면 아마존이 전례 없는 시장 지배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의 강한 반독점 움직임에 이달 안으로 마무리 지으려던 아마존의 홀푸트마켓 인수가 멈칫하고 있다. 아마존 관계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홀푸드마켓의 인수가 내년 5월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홀푸드마켓 인수뿐 아니라 아마존의 다음 ‘M&A’ 행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마존은 사무용 모바일 메신저 ‘슬랙’, 편의점 체인인 CVS와 월그린, 산업자재 유통업체인 HD서플라이, 자동차 부품체인 오토존 등을 인수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홀푸트마켓 인수 제동으로 다음 M&A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앞으로 아마존은 M&A로 몸집을 키우기보다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헬스케어 등 새 사업 모색… 기존 DB와 연결 관건 아마존은 이미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 부문’을 정조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CNBC는 아마존이 내부에서 ‘1492’로 불리는 연구팀을 가동, 헬스케어 부문에서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 타깃은 전자진료기록 시스템과 원격 진료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해를 의미하는 1492팀은 기존 전자진료기록 시스템의 데이터 입출력 정보를 바탕으로 원격 진료 플랫폼 기반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료 분야와 전혀 관련이 없는 아마존이 원격진료와 관련해 어떤 플랫폼을 만들 것인지 회의적인 반응이 더 크다. 실리콘밸리의 한 IT 관계자는 “아마존이 기존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와 네트워킹을 어떻게 헬스케어 사업과 연계할지가 성패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서울~의주 문물 오갔던 西路의 중심, 통일로 향한 ‘내일路’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서울~의주 문물 오갔던 西路의 중심, 통일로 향한 ‘내일路’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0회 ‘은평의 어제와 오늘’ 편이 7월의 마지막 주말인 지난달 29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 일대에서 오후 7시부터 야간에 진행됐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주말 저녁 시간대여서 참가자를 채울 수 있을지 염려했지만 기우였다. 서울미래유산에 대한 시민의 기대와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30여명의 참가자 중 은평에서 나고 자랐거나 살고 있는 사람들도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스토리로 완전무장한 정순희 해설자를 따라 ‘은평의 새로운 세상’으로 빠져들었다. 환상적인 첫 야행이었다고 다들 입을 모았다.은평의 첫 번째 정체성은 길이다. 중국 소설가 루쉰은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라고 갈파했다. 길은 이어짐을 뜻한다. 이곳과 저곳, 나와 남, 과거와 지금과 미래를 연결한다. 은평 땅에서는 교통로인 역(驛)과 숙박시설인 원(院)이 번성했다. 영서역과 홍제원, 파발이 대표적 산물이다. 은평의 두 번째 정체성은 행차에 있다. 은평이 역사에서 부각된 첫 마당은 고려의 수도 개성에서 전 왕조 신라의 수도 경주를 오가는 행렬에서였다. 태조 왕건의 후궁 28명 중 많은 수가 경주 출신이었기에 고향 왕래가 잦은 까닭도 있다. 고려는 여러 차례 수도를 서울로 옮기려고 시도할 만큼 ‘서울 지향성’이 강했다. 은평구 영서역과 노원구 노원역 그리고 나루터인 용산구 청파역이 개성에서 남경으로 향하는 세 갈래 길이었다.영서역은 오늘날 역촌, 연서, 연신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변했다. 인조반정 때 장단부사 이서(1580~1637)가 군사를 몰고 합류했다고 해 이서의 이름 앞에 ‘맞이할 영’(迎)자가 붙은 게 지명의 유래다. 연서시장 등에 남아 있는 연서란 지명은 영서보다 발음이 쉽고, 연신내의 옛 지명인 연천 또는 연서천을 따서 연서라고 부르다가 연신내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은평은 명실상부한 서울 북서부의 관문으로 자리잡았다. 의주로 나가는 첫 길목이자 들어오는 마지막 길목이었다. 중국 사신 행차를 따라 문물이 흐르던 문화의 길이었다. 녹번동 고개에서 불광동으로 이어지는 고개는 낮에도 호랑이가 출몰할 정도로 험준하고, 비만 오면 질퍽거리고 길이 팬다고 해서 패일재라고 불렸지만 늘 놀이꾼과 소리꾼이 몰리고 연희가 벌어져 장안의 기생과 한량들이 북적댔다.녹번동 지명이 유래한 산골고개는 ‘녹반’이라고 부르는 산골이 많이 나서 붙었다. 그래서 녹반현 또는 녹번현, 녹반이고개, 산골고개라고 불렀다. 지금도 산골광산과 판매소가 있는데, 산업통상자원부에 정식으로 등록된 서울 유일의 광산이다. 산골은 뼈를 다쳤을 때 치료 효능이 있다는 자연동(自然銅)이다. 사대문 밖 성저십리에 해당하는 연은방과 상평방의 중간 글자를 하나씩 딴 은평에 얽힌 스토리는 수두룩하다. 한양으로 들어오는 초입인 박석고개에는 두께가 두껍고 구들장보다 갑절 큰 돌이 깔렸는데, 왕의 서오릉 참배와 중국 사신을 배려한 고급 도로 포장재였다. 진관내동 중골마을에서는 비석이 있는 가장 오래된 내시 무덤이 나왔고, 서오릉 입구 사거리 궁말에선 퇴직 궁녀의 묘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연신내 근처 해주 오씨 집성촌에 살던 불광동 밥할머니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불광동 아미산 기슭 관터에서 태어난 장희빈, 양천리·양철평·양처리벌이라고 부르던 지금의 연신내, 임진왜란 이후 봉수대 역할을 대신한 파발제도의 산물인 구파발이라는 지명에 얽힌 이야기 모두가 은평이 가진 땅의 특성에서 생성됐다. 미국의 도시연구가 케빈 린치는 도시를 인지하는 5가지 이미지를 길, 중심, 구역, 접경, 랜드마크라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은평의 이미지는 길과 접경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고양~파주~개성~평양~안주~정주~의주까지 1050리 조선의 9개 대로 중 제1로가 의주로이며 은평은 의주로 나가는 서로(西路)의 핵심이다. 증보문헌비고, 신경준의 도로고, 김정호의 대동지지 등 조선시대 3대 지리서에서도 한결같이 의주로를 조선 제1로로 꼽았다. 중국으로 가는 사행길(연행길)의 사신들은 홍제원에서 장도를 시작했고, 귀경길 홍제원에서 이를 마무리했다. 보름에서 이십일까지 걸리는 의주에 이르기까지 만나는 26개 역, 25개 관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대개 정해진 사행이 1년에 10회 정도였고, 중국 측의 답례를 더하면 월중 행사였다. 사행은 임금의 능행 다음으로 큰 행사다. 박지원의 열하일기 등에 따르면 총인원이 600명에 이르렀으니 떠들썩할 만했다. 왕이 서오릉과 서삼릉으로 가는 길이자 서울~의주 간 대북방교류의 시발점인 남북간선로였기에 조용한 날이 없었다. 지금도 서울역~홍은사거리 4750m 구간의 의주로와 홍은동사거리~진관내동 6850m 구간 통일로는 우리의 미래로 향하는 길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동심이 보내는 메시지> 일시: 5일 오후 7시 어린이대공원역 2번 출구 앞 신청(무료):서울시 서울미래유산 (futureheritage.seoul.go)
  • “청탁금지법 ‘3·5·10 원칙’ 개정 반대”

    “청탁금지법 ‘3·5·10 원칙’ 개정 반대”

    “법 적용 완화, 부작용 클 것… ‘금수저 방지’ 조항 추가돼야” ‘김영란법’을 만든 김영란 서강대 석좌교수가 식사·선물·축의금 상한선인 3만·5만·10만원을 올리려는 개정 움직임에 대해 “손을 안 대는 게 좋겠다”며 반대했다.그가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내던 2011년 6월 처음 제안하고 2012년 발의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1주년을 앞두고 최근 펴낸 인터뷰집 ‘김영란법, 김영란에게 묻다’(풀빛)를 통해서다. 김 교수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제45조에는 2018년 12월 31일까지 타당성을 검토해 개선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했는데 그런 규정을 둔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원칙적으로는 그때까지는 손을 안 대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5·10 규정을 계속 문제 삼는 데는 이 법에 문제가 많아서 경제를 더 어렵게 한다는 프레임을 설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청탁금지법 때문에 농어촌이 죽어나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법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한우나 굴비라고 해도 100만원이 넘지 않으면 직무와 관련이 없이 받는 것은 아무런 제한이 없는데 그 부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안 돼 있는 것 같다”며 “(적용 완화)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며 경계했다. “한우나 굴비는 직무 관련성이 있어도 금액 제한 없이 선물해도 된다고 하면 한우나 굴비를 선물하려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선물하지 못하는 사람은 찍히게 되거나 찍힐지 모른다고 염려하게 될 거고, 직무의 염결성이나 공직에 대한 신뢰는 물 건너가 버리는 거지요.” 김 교수는 청탁금지법 시행을 두어 달 앞두고 터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도 겨냥했다. 그는 “(그때) 청탁금지법이 있었다면 적용되는 법이 많았을 것”이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을 한 것은 부정한 청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번 게이트로 확인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정경 유착에 대해 김 교수는 “(기업이 정권으로부터 뇌물을) 강요받았을 때 이를 밝히고 거절해도 불이익이 없는 시스템을 마련해 줘야 한다”며 “그런 시스템이 있다면 기업이 강요에 의한 것처럼 변명하면서도 실제로는 거대한 이익을 도모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김영란법’에 조속히 추가되어야 할 것으로 입법 과정에서 통째로 빠진 이해 충돌 방지 조항을 들었다. 이해 충돌 방지 조항은 원안의 3분의1을 차지하던 것으로, ‘금수저 방지법’이라고도 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해 충돌 방지 조항은 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해서 공직자의 직무와 연관된 사람과의 거래도 제한하고, 소속 기관 등에 가족 등의 채용을 제한하고, 공용 재산 등의 사적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 등으로 만들어졌지요. 이 법을 만들 때는 ‘금수저’라는 말이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는데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 걸 그랬네요. 요즘은 금수저라고 하면 머리에 확 박히잖아요. 그런데 ‘이해 충돌’ 이러니까 머리에 안 박힌 것 같아요. 그게 설득에 실패한 이유구나 싶죠.”(웃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盧 이라크 파병처럼… 文 사드배치도 ‘지지층 이탈’ 재현되나

    盧 이라크 파병처럼… 文 사드배치도 ‘지지층 이탈’ 재현되나

    사드 ‘임시 배치’ 결정 과정들 美 협조 없이 북핵 해결 불투명 14년 전 상황과 다른 듯 닮아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임시 배치’ 결정 이후 경북 성주 주민과 진보·개혁 진영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확산하면서 2003년 이라크 파병 때의 지지층 이탈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 결정으로 지지층의 반발을 샀고 문 대통령은 지지 기반인 진보·개혁 진영의 격렬한 반대에 봉착했다. 여권 인사들은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14년 전 상황이 반복돼 ‘외풍’(外風)보다 무서운 ‘내풍’과 마주할 가능성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라크 파병과 이번 사드 ‘임시 배치’ 과정은 데칼코마니처럼 흡사하다. 2003년에도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계속했고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을 중심으로 선제공격론이 대북 옵션으로 거론되고 있었다. 외교적 방법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노 전 대통령의 소신은 확고했으나, 이를 위해선 미국 정부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자면 우리도 미국의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해 5월 소규모 비전투병을 파병했는데도 미국이 추가 파병을 요청하자 노 전 대통령은 ‘파병 요구를 받아들이되 파병 규모는 최소한으로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러던 와중에 ‘대통령의 영원한 집사’로 불리던 최도술 전 총무비서관이 ‘SK 비자금 사건’에 연루됐고, 이에 노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곧이어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추가 파병’을 전제로 ‘재신임 등 국내적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미국 부시 대통령을 설득해 시간을 벌었고 1년여 뒤 이라크 전쟁이 소강되고서 평화재건군을 파병했다. 그러나 당시 결정은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 없이 이뤄져 결국 지지층 이탈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고자 했다. 지난 5월 25일 첫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과거 이라크 파병은 대단히 정무적인 사안인데도 안보실에서만 논의됐고, 여론의 비판을 받고서야 정무 쪽이 논의에 참여했다”면서 “안보 사안이더라도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면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드 보고 누락을 문제 삼아 국방부를 압박하고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부각시켰으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일반 환경영향평가로 전환해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달 28일 밤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자 다음날 새벽 1시 NSC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해 최종 배치나 다름없는 ‘임시 배치’를 결정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일 “정무라인은 NSC 구성원이 아니어서 회의에 배석하지 않았고 사드 발사대 배치와 관련해 의견을 낼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수석·보좌관회의 언급과 달리, 정작 결정의 순간에 정무라인이 배제된 것이다. 설령 지지층이 이탈하더라도 문 대통령은 결정을 뒤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서전 ‘운명’에서도 이라크 파병 결정을 되돌아보며 “더 큰 국익을 위해 필요하면 파병할 수 있다. 그것이 국가경영이다. 집권을 위해선 그런 판단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술회한 바 있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은 인정하지만 중국의 반발 등도 있어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면서 “현재 방중단 등 여러 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침묵 깬 삼성 임원 “최순실 배경 보고 지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 측 임원들에 대한 재판이 마지막 운명의 일주일에 돌입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31일 피고인 신문을 시작으로 오는 7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매일 재판을 열어 집중 심리를 계속한다. 특히 1일 이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이 예정돼 있어 이 부회장이 뇌물 혐의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은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의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재판에서는 증언거부권을 통해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진행된 삼성전자 황성수 전 전무와 박상진 전 사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서 삼성 측은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훈련 지원이 대가를 기대하고 제공한 뇌물이 아니라 최씨의 강압적인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황 전 전무와 박 전 사장은 각각 대한승마협회 부회장과 회장을 지내 정씨의 승마 지원에 깊숙이 개입했다. 황 전 전무는 2015년 7월 박 전 사장으로부터 “박원오(전 승마협회 전무) 뒤에 최순실이라는 실세가 있다”, “최씨가 대통령과 굉장히 가깝다, 조심해야 할 인물”이라고 들었다며 최씨의 배경을 언급했다. 삼성은 당초 올림픽 대비를 위해 6명의 선수 선발 계획을 세웠는데, 박원오 전 전무의 요구로 여기에 정씨를 포함시켰다고 황 전 전무는 설명했다. 그러나 최씨가 다른 선수들의 선발을 미뤄 달라고 하는 등 정씨만 지원하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승마 지원에 대한 대부분의 과정이 최씨의 요구에 맞춰 진행된 것에 대해 황 전 전무는 “최씨의 배경 때문에 끌려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경질에 이어 승마협회 측 인사들에게 나쁜 일이 있는 것을 보고, 최씨의 말을 거스르면 더 나쁜 일이 회사에 생길 수도 있겠다는 염려가 있어 들어줄 수 있는 부분은 들어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말 세탁 과정도 최씨가 일방적으로 “무리하게 욕심을 내서” 추진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신문에서 박 전 사장은 박 전 대통령의 승마 지원에 관한 압박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박 전 사장은 정씨에 대해 “승마협회장에 취임할 당시 정윤회 문건 사건이 있어서 그 이름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정유라가 특별 관리대상이라 신경 써야 한다는 생각을 추호도 안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2015년 7월 23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이 한화만도 못하다”며 삼성의 승마협회 운영이 미흡하다고 이 부회장을 질책했고, 이로 인해 “엄청난 심적 부담을 느꼈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K리그 올스타팀 ‘하노이 망신’

    [스포츠 돋보기] K리그 올스타팀 ‘하노이 망신’

    신태용號에 재 뿌릴까 우려도프로축구 K리그를 대표하는 올스타팀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17 올스타전에서 엿새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예선에서 한국의 23세 이하 대표팀에 2-1로 패했던 22세 이하 베트남 대표팀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90분 내내 헛발질만 하며 끌려다녔다. 22세 이하라지만 상대는 동남아시안(SEA)게임 대표팀으로 꾸려졌다. 오랫동안 대회를 위해 호흡을 맞췄고 이날 경기를 SEA게임 출정식으로 삼았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부터 달랐다. 반면 K리그 팀은 모래알이었다. 23라운드 경기 하루 뒤 인천공항 호텔에서 소집돼 다음날 부랴부랴 짐을 싸 하노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발을 맞춘 시간은 달랑 1시간 정도로 전해졌다. 짜임새를 기대한 것부터가 무리였다. 그렇다면 올해 올스타전의 ‘기획’ 의도에 의문점이 생긴다. 프로축구연맹은 동남아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이라는 그럴싸한 간판도 내걸었다. 그러나 경기의 ‘목적’이 문제였다. 어차피 상대는 져도 그만인 처지였지만 뛰는 게 달랐다. 조직력에다 투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까지 등에 업었다. 예상을 했어야 한다. 국내 팬들의 머리에 각인된, 단순히 ‘재미있는 축제의 한마당’쯤으로 여기지 말았어야 했다. 올스타들의 정신력을 탓하지만 이들은 몸뚱이 하나가 전 재산이다. 경기를 마치면 며칠 뒤 다시 K리그 그라운드에 나서야 한다. 몸을 아껴야 했다. 그러니 연맹은 이것저것 다 따져 봤어야 했다. 분명한 경기 목적을 사전에 알렸어야 했다. 황선홍 올스타팀 감독은 “부상 없이 경기를 치른 것은 다행이지만, 관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호했다“며 “승부에 초점을 맞춘 것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을 위해서인지를 분명히 정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 염려되는 건 준비하지 않아 맛본 망신살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의 고비를 앞둔 신태용호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남은 최종예선 두 경기를 K리거 위주로 치르겠다고 이미 공언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연맹의 하노이 패전은 사흘 전 대표팀 조기 소집에 두 팔 들어 찬성해 준 구단들의 얼굴에 재를 뿌린 격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사설] ‘전당포 영업’, ‘이자 놀이’로 거액 연봉 챙기는 은행

    시중은행들이 가계·담보 대출로 먹고산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예금이자는 쥐꼬리만큼 주고 대출이자는 높게 받는다. 이른바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예대마진 놀이’다. 어떤 은행은 올 초 2800여명을 명예퇴직으로 내보내면서 많게는 퇴직금 5억원을 줬다. 명퇴자의 초·중생 자녀가 앞으로 대학에 진학하면 학자금까지 대주겠다고 한 곳도 있다. 그러면서도 신규 인력 충원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지난해 신한· KB국민·KEB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공채를 전년 대비 40%나 줄였다. 1년에 한두 차례 체험형 인턴을 뽑아 놓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고 생색낸다. 한 달에 120만~130만원 주고 두 달 일 시키다 내보내면 그만이다. 지난해 4대 은행의 평균 연봉은 8240만원이었다. 임원은 4억~5억원 수준이다. 은행 종사자 열에 세 명이 억대 연봉자다. 손쉽게 돈 벌어 남은 사람끼리 과실을 나눠 먹은 결과다. 급기야 시중은행들이 금융 당국 최고위 관계자로부터 ‘전당포’와 같다는 치욕적인 소리를 들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그제 취임 첫 일성으로 가계대출과 담보대출에 치중하는 시중은행의 영업 방식에 대해 “전당포식 행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은행이라고 할 수 있는지조차 의문이 간다”고 했다. 지난해 신한·하나·우리 3개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비중은 53%로 외환위기 때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경제활력을 떨어뜨리는 시중은행의 이런 행태는 백번 비판받아 마땅하다. 올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6조원에 육박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1400조원 빚더미’에 신음하는 가계를 상대로 ‘얌체 장사’에 주력한 결과다. 리스크(위험)는 회피한 채 떼일 염려가 적은 손님만 상대했다는 방증이다. 주로 주택담보대출이다. 중소기업 대출도 손쉬운 담보대출 비중이 70%에 이르렀다. 은행이 돈을 버는 일이 나쁜 게 아니다. 영업 다변화와 다양한 자금 운용을 통해 수익을 늘리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은행은 공공 성격이 강한 사회적 기관이다. 그래서 정부는 경영이 크게 어려웠을 때 공적자금을 쏟아붓지 않았던가. 수익이 생기면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게 도리다. 시중은행들은 집단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불공정한 예대마진 체계를 개선하고 자체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 금융 당국은 가계대출 위주의 영업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기 바란다. 국민들은 최 위원장의 ‘전당포 발언’ 이후를 예의 주시할 것이다.
  • 소시오패스 소년, 살인범과 마주하다!…‘난 연쇄 살인범이 아니다’ 27일 개봉

    소시오패스 소년, 살인범과 마주하다!…‘난 연쇄 살인범이 아니다’ 27일 개봉

    ‘기분 좋은 섬뜩함’(가디언)이라는 평을 받은 영화 ‘난 연쇄 살인범이 아니다’가 오는 7월 27일 국내 개봉한다. 연이은 살인사건으로 떠들썩한 어느 작은 마을. 주인공 ‘존’은 소시오패스 판정을 받은 15세 소년으로 평소 연쇄 살인범의 형태를 조사하는데 흥미를 갖고 있다. 어느 날, 존은 연쇄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사건 배후를 쫓는 과정에 이웃집 할아버지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난 연쇄 살인범이 아니다’는 “10대 소시오패스에 대한 묘사와 유머, 미스터리함이 기괴하게 어우러진 수작!”(커커스 리뷰), “범상치 않은 주인공에게 완전히 몰입하게 만든다!”(퍼블리셔스 위클리) 등 평단의 호평을 받은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원작을 기반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소시오패스라는 소재를 신선하면서도 독특하게 풀어냈다. 예측 불가한 스토리 전개로 제49회 시체스영화제 오피셜 판타스틱 파노라마 최우수작품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연출에는 ‘고립’, ‘에어리언 플레닛’, ‘신틸라’ 등 SF 스릴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빌리 오브라이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근래 보기 힘든 슈퍼 16mm(16mm 필름의 사운드영역까지 촬영에 이용하는 방식) 촬영을 통해 거칠지만 독특하고 다채로운 영상미를 완성했다. 주연에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빽 투 더 퓨처’ 시리즈를 통해 국내에도 친숙한 배우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어딘가 수상한 이웃집 할아버지 ‘크롤리’ 역을 맡았다. 또 ‘블룸 형제 사기단’,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통해 얼굴을 알린 맥스 레코드가 소시오패스 판정을 받은 소년 ‘존’으로 분해 내면의 어두운 자아를 억제하던 중 살인 현장을 목격하면서 본성을 드러내는 서늘한 연기를 선보인다. 이 밖에 ‘기사 윌리엄’, ‘바닐라 스카이’ 등 다수 작품에서 출연한 로라 프레이저가 소시오패스 아들을 염려하는 엄마 ‘에이프릴’ 역을 맡았다. 영화 ‘난 연쇄 살인범이 아니다’는 7월 27일, IPTV 및 디지털을 통해 국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103분. 청소년 관람불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세계 최초 떠다니는 풍력 발전소 스코틀랜드에 등장

    세계 최초 떠다니는 풍력 발전소 스코틀랜드에 등장

    세계 최초의 떠다니는 풍력발전소가 스코틀랜드 북동부 해안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영국 BBC가 24일 전했다. 현재도 연안에 풍력발전소를 건립하는 기술은 널리 이용되고 있는데 바닥에 기둥을 박아야 해 떠다니며 강한 바람을 모으기 어렵게 만든다. 애버딘셔주 피터헤드의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낸 스탯오일 사의 피터헤드 바람농장 일명 하이윈드(Hywind)는 1㎞ 깊이의 바다에서도 떠다니며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고 방송은 전했다. 스탯오일 사는 일본과 미국 서부처럼 심해를 거느린 나라들에서 새로운 발전소 기술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이프 델프 하이윈드 프로젝트국장은 “난바다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기술발전 프로젝트다. 떠다니는 풍력 발전은 지각변동을 의미하며 우리는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점을 확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하나의 터빈은 이미 이동 실험을 마쳤고 4개 이상이 노르웨이 피요르드 지형에서 실험을 준비 중이다. 이달 말까지 피터헤드항구에서 24㎞ 떨어진 바다까지 이동할 계획이다. 델프 국장은 “종국에는 떠다니는 풍력 농장이 보조금 없이 경쟁하는 장면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풍력 농장의 규모나 거기에 적용된 기술은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든다. 타워의 높이는 175m로 런던 빅벤을 난쟁이처럼 보이게 만들고 타워의 무게는 1만 1500t이나 된다. 날개 뒤의 박스에는 2층버스 두 대가 들어갈 수 있다. 날개 길이는 75m로 에어버스 항공기의 윙스팬(날개와 동체를 합한 길이)와 맞먹는다. 스탯오일 사는 날개들에 소프트웨어가 장치돼 바람이나 파도, 조류 등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하면서 타워를 똑바로 서있도록 만든다고 주장한다. 바닥에 기둥을 박는 연안 풍력발전을 통해 얻은 에너지 가격은 2012년 이후 32%나 떨어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하락 속도를 보여줬다.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4년 빨리 목표 가격에 도달해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연안 풍력 발전을 훨씬 싼 가격에 할 수 있게 됐다. 하이윈드 프로젝트는 아부다비에 근거지를 둔 마스다르 사와 협력해 이뤄지고 있다. 1억 9000만파운드에 이르는 비용은 영국 정부의 재생에너지의무화기금( Renewable Obligation Certificates)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조류보호단체인 RSPB 스코틀랜드는 이 프로젝트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런 첨단 기술 때문이 아니라 이미 너무 많은 숫자의 연안 풍력 터빈이 승인됐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바다새들이 더 많은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염려 때문이기도 하다. 떠다니는 풍력 발전이 새로운 기술의 지평을 열어준 것은 사실이며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 참여하는 과학자들은 정부가 배기가스를 감소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면 이런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를 더 많이 긴급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1400조 가계빚 ‘이자 장사’… 사상 최대 큰돈 번 시중은행

    1400조 가계빚 ‘이자 장사’… 사상 최대 큰돈 번 시중은행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돈은 은행이 다 벌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난해까지 은행 발목을 잡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정리되며 대손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둔 돈) 부담이 줄어든 여파도 있다.하지만 예금 금리는 ‘제자리걸음’인 반면 대출 금리만 ‘멀리뛰기’를 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이 ‘1400조원 빚더미’에 신음하는 가계를 상대로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이자 장사’에 주력한 결과라는 뜻이다. 이에 은행들이 불공정한 예대마진 체계를 개선하고 장기연체 채권 소각 등에 동참하는 등 일정 부분의 실적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 우리은행, 하나금융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5조 8786억원으로 6조원에 육박한다. 신한금융은 1조 8891억원, KB금융은 1조 8602억원을 벌어 각각 2001년과 2008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은행과 하나금융도 1조원이 넘는 순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은행권 호실적은 이자 수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예대마진을 나타내는 은행의 핵심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모두 상승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4분기 1.61%에서 올 2분기 1.72%로 0.11% 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49%→1.56%로 0.07% 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0.08% 포인트, 하나은행은 0.10% 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은행권이 리스크(위험)는 회피한 채 안정성 위주의 안일한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돈 떼일 염려가 적은 가계나 우량 고객에게 대출을 집중하는 식이다. 중소기업 대출도 손쉬운 담보대출 비중이 56%(올 3월 기준)에 달한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월 은행장들을 불러 “은행이 자체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정책 보증에 의존하거나 시공사에 부담을 떠넘기는 관행이 만연됐다”고 ‘얌체 영업’에 일침을 가했다. 손실이 날 수 있는 아파트 집단대출과 관련해 은행이 시행·시공사에 대출 보증 부담(10%)을 떠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한 데 따른 지적이었다. 서민에게 더 높은 이자 부담을 지우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대출 기준)는 지난 5월 현재 연 3.47%로 기업대출 금리 연 3.45%보다 0.02% 포인트 높아졌다.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대출 금리보다 높아진 것은 2010년 3월(가계 5.80%, 기업 5.74%)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반면 예금금리는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신한, 국민, 우리, 하나)은행 1년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연 1.1~1.4% 수준이다. 금융당국 역시 단기 성과만 좇아 거액의 성과급을 챙기던 금융회사들의 관행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익을 내도 성과급을 4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고, 손실이 나면 성과급을 깎거나 심지어 지급된 성과급까지 환수하는 식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감독규정이 오는 9월부터 적용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은행의 책임을 강화하고 공정한 경쟁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과도하고 불공정한 가산금리 체계를 개선해 서민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호실적은) 단순히 은행이 장사를 잘한 게 아니라 ‘정부의 가계부채 옥죄기’ 정책에 따라 공급 물량을 줄이며 대출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된 효과를 부인할 수 없다”면서 “은행들이 과실을 ‘저소득층의 장기 연체 빚 탕감’ 등의 방식으로 사회에 되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NBA] 카이리 어빙 폭탄선언 “제임스와 더 함께 하고 싶지 않아”

    [NBA] 카이리 어빙 폭탄선언 “제임스와 더 함께 하고 싶지 않아”

    “한 팀의 중심이 되고 싶다. 더 이상 르브론 제임스와 함께 플레이하지 않았으면 한다.”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의 빅3 중 한 축인 가드 카이리 어빙(25)이 폭탄 선언을 했다. ESPN은 리그 소식통을 인용해 어빙이 지난주 댄 길버트 클리블랜드 구단주와 만나 자신을 트레이드해달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2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지난주 면담에서 여러 가능성들이 언급됐는데 그 중에서 어빙을 샌안토니오에 트레이드하는 문제가 가장 좋은 방안으로 거론됐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어빙은 또 뉴욕 닉스, 마이애미 히트,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등으로 옮겨도 좋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ESPN은 보도했다. 닉스 구단은 어빙을 트레이드로 받아들이는 방안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으나 이날 밤에는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를 잠정적인 거래 대상으로 고려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다고 방송은 전했다. 대신 카멜로 앤서니와 차후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묶어 트레이드했으면 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소식통이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클리블랜드 구단의 반응은 알려진 게 없다고 했다. 놀랍게도 시카고 불스가 지미 버틀러를 트레이드하기 전에 어빙은 불스를 하나의 선택지로 원했다고 했다. 제임스는 팀 동료들이 어떻게 바뀌든 자신은 4연속 파이널 진출을 목표로 오프시즌 몸을 만들어 훈련캠프에 합류하도록 하겠다고 구단에 밝혔다고 ESPN은 전했다. 클리블랜드 구단은 데이비드 그리핀 감독과 재계약을 위해 지난달 협상을 벌였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구단은 코비 알트먼 부감독을 감독으로 승진시키는 내용을 곧 공표할 예정이다. 제임스는 어빙의 움직임에 대해 듣고 실망을 표한 가운데 감독마저 바뀌면 팀이 많이 흔들릴 것을 염려하는 발언을 동료들에게 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빙의 에이전트 제프 웨치슬러는 어빙이 트레이드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카이리와 난 클리블랜드 수뇌부와 만나 카이리와 팀의 미래에 대해 여러 다른 시나리오를 토론했으며 이 토론과 거기에서 진전된 내용들은 마땅히 비밀에 부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구단은 사전에 어빙의 트레이드 요청 사실이 알려져 트레이드 협상의 주도권을 뺏길 것을 우려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돼 클리블랜드에 입단한 어빙은 세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제임스가 복귀하면서 제임스, 케빈 러브와 빅 3을 구성하며 세 시즌 연속 파이널에 진출하고 지난해 파이널 우승까지 이끌었다. 러브는 이날 그의 트레이드 요청 소식을 듣고 최근 어빙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팀은 매우 특별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언급한 것을 빗대 “상황이 조금 특별하지”라고 적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딱 맞춤이외다…안성맞춤 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딱 맞춤이외다…안성맞춤 박물관

    “그의 원래 이름은 놈, 외할머니가 그의 앞날이 염려되어 걱정아! 걱정아 불렀던 게 ‘꺽정’이 되었다던가.” 벽초 홍명희(1888~1968)의 장편소설 ‘임꺽정’의 한 대목이다. 경기도 안성은 본디 민초들의 땅이었다. 예로부터 임꺽정(1504~1562)과 장길산(미상·조선 숙종 연간)이 이곳 흙길을 무대 삼아 한바탕 자취를 남기었고, 남사당패 꼭두쇠 바우덕이(1848~1870)의 흔들리는 치마폭도 안성장길 들머리에서 시작되었다. 원래 안성은 전주, 대구와 더불어 조선 3대 장터 소재지였다.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 속 허생은 조선 삼남(三南)의 물산이 안성장에 죄다 모이는 것을 알고 제수용 과일을 몽땅 사들인다. 그 뒤 열 배로 되팔아 이문을 남기는 매점매석의 소설 모티프는 연암이 안성땅 지나 밟게 되는 충청도 면천 군수로 재직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 이렇듯 위세당당하던 안성 지역도 경부선이 평택을 지나치고, 중부고속도로 역시 안성의 동쪽 끝자락 일죽면을 겨우 지나다니다 보니 한양 관문 교통 요지로서의 모습은 이제는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도 한때나마 안성은 한양 입구 노른자 길목이었으니 예부터 나라님이나 양반 사대부 세간에 들어가는 공납(貢納) 물품들이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였다. 하루 한두 끼 보리죽도 못 먹은 힘으로, 한양 양반님네들의 먹다 죽어 때깔 고운 조상들 위한 밥그릇 등속 예뻐지라고 두들겨댔으니 배곯던 민초들의 분노가 오죽했으랴. 임꺽정과 장길산은 말 그대로 안성맞춤의 구세주였던가? 경기도 안성의 안성맞춤박물관이다. 생각해보면 박물관 이름하나는 잘 지었다. 희미하게 보였던 안성땅의 정체성이 단박에 머리로 꿀꺽 넘어갈 정도로 시원하게 잡힌다. 원래 이 지역은 라면이 아니라 유기(鍮器)로 이름 내던 곳이었음을 잊으면 안 되리라. 안성맞춤 박물관은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들어가는 초입 왼편에, 흡사 정자 누마루같이 솟은 단아한 모양새로 엎드려 있다. 박물관 건물도 2003년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받을 정도로 수준급이어서 박물관 들어가는 대문부터 설레게 한다. 박물관에는 주로 놋쇠 그릇, 즉 유기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선 유기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자면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두드려서 만드는 방짜기법과 녹여서 만드는 주물기법이 있는 데 이 중 안성은 주물기법의 유기가 유명한 곳이다. 구리 78%, 주석 22%을 녹여 거푸집에 부은 뒤 모양별로 그릇 및 제수, 불교용품을 만들었다. 이 중 안성에서 만드는 유기 제품의 주품목은 바로 양반가에 납품되던 첩 반상기였다. 지체에 따라 12첩부터 3첩 반상기를 만들었는데, 첩 반상기란 뚜껑이 있는 반찬 그릇을 말한다. 바로 여기에서 ‘안성맞춤’이라는 어원이 생겼는데, 보리나 잡곡을 먹던 지방의 큰 그릇과는 달리 쌀을 주식으로 하던 한양의 양반가 한 끼 담을 그릇크기로는 안성에서 나온 유기그릇이 딱 적당하였다. 바로 크기나 모양이 한양 양반들 마음에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안성맞춤 박물관은 2002년 8월에 문을 열어 현재 상설전시실 3실과 기획전시실 1실의 규모로 박물관 치고는 아담하다. 이 곳에는 안성유기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설명하는 자료부터 시작해서 각종 첩 반상기, 불교용구, 제수용품, 기타 유기로 만들어지던 각종 생활용품까지 잘 전시되어 있다. 또한 유기 전시물 이외에도 다양한 안성의 역사를 알아볼 수도 있다. 농업역사실에는 선사 시대 유물인 돌검과 돌두검창, 반달돌칼 등을 포함하여 안성지역의 오랜 농업 역사와 특산품 등에 대한 전시품들이 있어 반나절 넉넉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안성맞춤박물관은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해당 자치 도시의 특색을 고스란히 잘 담은 좋은 박물관이다. 또한 대학 캠퍼스 내에 위치하여 한여름 더위에 지친 관람객들이 박물관 앞 메타세쿼이아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안성맞춤 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안성에 가서 시간이 좀 남는다면, 안성 시민들의 주말 산책 장소. 2. 누구와 함께? -어린 자녀와 함께 3. 가는 방법은? -안성시 대덕면 서동대로 4726-15/ 중앙대 안성캠퍼스 입구. 031) 676-4352 4. 감탄하는 점은? -대학 캠퍼스에 있어 휴식 공간으로 적절하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외지인들은 잘 모르는 장소. 6. 꼭 봐야할 장소는? -유기 제품들로 만든 각종 생활용품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청국장 ‘서일농원 솔리’(673-3171), 설렁탕 ‘안일옥’(675-2486), 묵밥 ‘고삼묵집’(672-7026), ‘모박사부대찌게’(676-1508), ‘보리네생고깃간’(673-6992)/지역번호 031 8. 홈페이지 주소는? -www.anseong.go.kr/tourPortal/museum/contents.do?mId=0101000000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안성 3.1운동기념관, 조병화 문학관, 포도박물관, 안성팜랜드 10. 총평 및 당부사항 -큰 기대를 가지지는 말길. 다만 시립박물관으로는 적당히 특징적이어서 여름 한낮 더위 피할 공간으로는 훌륭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하성용 KAI 사장 사임…“책임 통감”

    하성용 KAI 사장 사임…“책임 통감”

    방산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20일 오후 열릴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하 사장은 이날 KAI를 통해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KAI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 사장은 “저와 KAI 주변에서 최근 발생되고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KAI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며 “그동안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쌓아올린 KAI의 명성에 누가되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지금의 불미스러운 의혹과 의문에 대해서는 향후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분들이 염려하시듯 T-50 미국수출과 한국형전투기개발 등 중차대한 대형 사업들은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며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은 선진국의 무기개발 과정도 그렇듯 명품이 되기 위한 과정으로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원만히 해결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하 사장은 “국가 항공산업의 더 큰 도약을 위해 KAI 임직원들이 다시 한번 매진할 수 있도록 모든 분들의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KAI는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 사장이 사임함에 따라 장성섭 부사장(개발부문 부문장)이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사장 직무대행을 수행하게 된다. 검찰은 현재 KAI의 방산비리 혐의를 포착해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졸음운전 사고’ 버스기사 구속… 영장실질심사 전 “죄송하다”

    졸음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일으킨 버스 기사 김모(51)씨가 17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2시 40분쯤 서울 경부고속도로 서울방면 415.1㎞ 지점 양재나들목 인근에서 졸음운전을 하다 7중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로 50대 부부가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앞서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검은색 티셔츠 차림에 남색 모자를 쓰고 법원으로 들어섰다. 김씨는 “심경이 어떠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역사 속 북소리] 왕조차 두려워한 신문고

    [역사 속 북소리] 왕조차 두려워한 신문고

    이른 아침 북소리에 세조가 잠에서 깼다. “누가 무슨 연유로 신문고를 쳤느냐?” 대관내시가 아뢰기를 “지금은 시간을 알리는 누고(漏鼓)의 북소리입니다”라고 했다.세조에게 북소리는 날카로운 비수였다. 단잠을 쫓았고 깨어 있을 땐 뒷머리를 선선하게 했다. 어린 조카인 단종을 쫓아내고 왕위에 오른 그에게 정통성은 늘 부족했다. 민심도 흉흉했다. 백성들이 관리들의 부당한 행위를 고발하기 위해 치는 신문고 소리는 그래서 손끝에 들어온 바늘처럼 그를 찔렀다. 이런 심경이 신문고와 시간을 알리는 북소리를 혼동케 한 것이다. 결국 세조는 시간을 알리는 북소리와 헷갈리게 해 백성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신문고를 폐지했다. 하지만 신문고 폐지는 세조에게 또 다른 걱정거리를 안겨 줬다. 신문고가 없어지면서 지방 수령과 아전들이 백성들을 마음 놓고 수탈하고 있는 게 아닌지 염려스러웠다. 세조가 최초로 분대어사(分臺御史)를 조선 8도에 파견하여 민정을 시찰하고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한 것은 신문고를 대신한 고육책이었다. 분대어사는 조선 중기 이후 암행어사와는 달리 부정과 비리를 조사하고 적발할 수 있는 권한만 있고 범죄자를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처분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신문고가 다시 설치된 것은 20여년의 시간이 지난 성종 때였다. 성종의 뒤를 이은 연산군은 집권 초기 유교적 가치관에 따라 조정의 풍토를 쇄신하고 부패한 관리들의 기강을 세우는 데 진력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왕이 친히 인정전에 나가 관리들을 뽑는 문과시험을 주관하며 왕과 백성의 소통인 신문고와 관련된 과거시험을 출제(책문:策問)했다. “예로부터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길은 백성을 편안히 하고 풍속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나는 밤낮으로 백성들이 편안하고 풍속을 바르게 하려고 하는데 백성들은 신문고를 치고 편안하지 않으니, 중국 하·은·주 삼대와 같은 정치를 회복하는 데는 어떠한 설이 있겠느냐? 논술하라.” 연산군은 이처럼 즉위 초기 예의와 도덕을 바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노력했지만 점차 총기를 잃고 폭정으로 빠져들었다. 연산군의 실정으로 인한 왕권 실추는 신문고 역시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백성들은 이제 더이상 왕에게 부당하고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고 해결받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백성들은 신문고를 치는 대신 벽서(대자보)와 한글익명서(삐라)를 이용해 왕의 부도덕성을 고발했다. 대궐 누각에는 “왕의 폭정에 항거하라”는 벽서가 붙었고 대궐 안팎과 고위관리들의 집에까지 “사람의 목숨을 파리머리 끊듯이 한다”며 왕의 폭정을 비판하는 한글 익명서가 뿌려졌다. 조선 500년 역사에서 신문고는 왕권·신권·백성이라는 세 주축의 보이지 않는 균형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왕의 권위가 강할 때는 왕은 신하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백성의 불만을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들의 부정이 없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왕의 권위가 미약하거나 심지어 없을 때는 신문고는 유명무실하거나 폐지의 길을 걸었다. 이렇게 신문고는 우여곡절과 부침을 겪으며 왕과 백성들 간의 민의의 소통 통로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했다. ■출처: 세조실록 2년,1456년 3월 8일, 성종실록 2년, 1471년 12월 15일, 연산군일기 3년, 1491년 9월 10일, 연산군일기 10년, 1504년 7월 19일. 곽형석 명예기자(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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