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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도 키도 ‘찐’ 키다리 아저씨 한기범의 나눔 인생

    마음도 키도 ‘찐’ 키다리 아저씨 한기범의 나눔 인생

    진 웹스터의 소설 제목인 ‘키다리 아저씨’는 우리 사회에서 묵묵한 후원자를 표현하는 대명사로 쓰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운 이를 돕는 후원자의 따뜻한 나눔과 헌신은 ‘아직 세상에 희망이 있다’는 확신을 하게 만든다. ‘키다리 아저씨’는 후원자의 성별이나 실제 키와 상관없이 두루 쓰이는 말이지만 한기범(57) 한기범희망나눔 대표에게는 단순 대명사가 아닌 실제 그를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단어가 된다. 1980~1990년대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센터 출신으로 205㎝의 ‘키다리 아저씨’ 한 대표가 재단을 통해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이야기와 그의 즐거운 인생에 대해 들어 봤다.유튜브 대박을 꿈꾸는 한기범의 사연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한기범희망나눔을 찾은 지난 16일 사무실에 들어서자 한 대표가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다. 작업의 정체는 바로 동영상 편집. 유튜브 채널 ‘한기범뻔한농구TV’에 올릴 과거 농구대잔치시절 농구 영상을 한창 만지는 중이었다. 한 대표는 최근 허재(56) 전 농구 국가대표 감독과 현주엽(46) 전 창원 LG 감독이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채널이 노출된 덕에 구독자가 10배 가까이 늘었다고 웃었다. 느닷없이 유튜브 편집이라니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한 대표는 “선수 시절부터 컴퓨터 학원 가서 배울 정도로 컴퓨터를 좋아했다”면서 “재단 실무는 직원들이 하고 나는 사람 만나는 일이 주요 업무다 보니 시간이 조금씩 남아 옛날 생각도 할 겸 과거 농구 영상을 편집해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에 대한 취미, 과거 회상, 시간 때우기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유튜브를 운영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재단 살림을 위해서다. 한 대표는 “유튜브를 하면 돈이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수익이 생기면 법인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후원액이 반으로 줄면서 살림이 팍팍해진 상황에서 대표로서 책임감이 커졌다. 만들어 두기만 하고 사실상 방치했던 유튜브 채널은 10개월 전부터 한 대표가 본격적으로 영상을 올리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었다.인생의 심장 다시 뛰게 한 두 번의 수술 한 대표는 선수 시절 기아자동차가 농구대잔치를 7연패하는 데 주역으로 활약했다. 센터로서 큰 키를 이용해 골밑을 지배한 그의 플레이는 팀 전력의 핵심이었다. 워낙 독보적으로 키가 컸던 까닭에 한 대표의 이름은 한때 우리 사회에서 키가 큰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쓰이기도 했다. 선수로서 굵직한 업적을 남긴 이들은 은퇴 후에도 해당 종목의 지도자 혹은 해설가의 길을 걷는다. 한 대표처럼 스타 선수 출신일수록 수요와 기회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한 대표는 준비된 꽃길 대신 가시밭길인 비영리 나눔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심장병 어린이를 돕게 된 이유는 아버지와 남동생을 심장병으로 떠나보냈고 그 역시 심장병 수술을 받았던 경험 때문이다. 한 대표의 가족은 마르판증후군(염색체 이상으로 몸 안 섬유질에 이상이 생기는 증후군)이라는 유전 질환을 갖고 있었는데 마르판증후군으로 사망하는 환자 대부분의 사인은 심장마비다. 한 대표는 “남동생 사망 후 나도 검사했더니 심장병이 있어서 수술했고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며 “2000년과 2008년 두 번 수술했는데 첫 번째 수술은 은퇴하고 얼마 안 돼서 내가 비용을 댔지만 두 번째는 심장재단을 통해 수술비를 지원받았다”고 털어놨다. 한때 한국 농구를 주름잡던 선수가 타인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은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한편으로 나눔사업에 대한 그의 눈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수술을 무사히 마친 한 대표에게 사회에 갚아야 할 빚이 생겼다는 생각이 찾아왔다. 그 길로 한 대표는 주변에 조언을 구했고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2011년 5월 한기범희망나눔을 출범했다.비아냥 이겨 내고 찾아온 나눔의 기쁨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나눔사업이지만 어려움이 많았다. 내성적인 성격의 한 대표가 용기를 내 후원을 요청했을 때 돌아오는 “사기 치는 거 아니냐”, “갈 데까지 갔구나”라는 비아냥은 큰 스트레스가 됐다. 좌절할 만한 상황은 오히려 그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한 대표는 “오기가 생겨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아 가며 후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그에게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유명인이었기에 일단 사람들이 만나 줬고 이야기를 들어준 덕분이다. 한 대표는 “후원 요청을 하러 가면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하는데 내가 가니까 일단 들어오라고 하는 곳이 많았다”면서 “도와주겠다고 하시는 분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기범희망나눔의 사업은 심장병 어린이 후원, 다문화 가정 어린이 농구 교실, 농구 꿈나무 교육으로 나뉜다. 가장 주된 사업은 심장병 어린이 후원이다. 해마다 두 차례 자선 농구대회를 열어 모인 성금은 한국심장재단,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를 통해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을 돕는 데 쓰인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개최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6월 12일에 ‘랜선 자선 농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나눔을 통해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린다고 자랑했다. 그는 “나눔은 자기가 뭔가를 가지고 있어야 할 수 있는 건데 나는 농구를 가지고 있으니 농구로 나눔을 하는 것”이라며 “한번은 후원받은 아이를 만났는데 가슴에 뭉클한 감정이 오더라.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최고의 기쁨이었다”고 말했다.와인도 농구도 즐기는 즐거운 인생 나눔은 기본적으로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다. 자신의 생활을 버릴 각오가 없으면 일을 지속하기 어렵다. 그 과정에서 찾아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취미 부자’ 한 대표는 예외다. 나눔을 위해 사는 삶이면서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 환갑에 가까운 그의 인상이 오히려 주연으로 살던 선수 때보다 밝은 이유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한 대표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괜찮은 물건이 왔다는 소식이었다. 그 물건의 정체는 다름 아닌 와인이다. 한 대표는 “젊었을 때 술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주치의가 술을 못 먹게 하더라. 그래도 와인 2잔까지는 괜찮다고 하길래 잘됐다 싶어 버킷리스트로 와인 1000가지를 먹는 계획을 세웠다”며 웃었다. 하루 한두 잔은 필수. 좋은 와인을 구하기 위해 매장 직원과 친해지는 것 또한 필수다. 이날까지 마신 와인이 151가지란다. 와인을 이야기하는 한 대표의 눈빛이 나눔에 대해 이야기할 때와는 또 다르다. 한 대표는 “동호회에서 무슨 와인이 좋은지 정보를 얻는다”며 “와인을 마시고 페이스북에 와인에 대한 평가를 올린다”고 말했다. 농구인의 피도 여전하다. 50대로 이뤄진 농구동호회 회원으로 매주 농구를 한다. 한 대표는 “농구를 한번 하고 나면 몸도 가뿐하고 스트레스도 날아간다”며 농구인 본능을 뽐냈다. 세계 시니어농구선수권 대회에 나가려고 준비를 다 했는데 아쉽게도 코로나19 때문에 대회 참가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또 다른 하고 싶은 일이나 희망하는 것은 없는지 물으니 표정이 다시 진지해진다. 한 대표는 “후원과 지원을 받으며 운영하다 보니 코로나처럼 큰 사건이 터질 때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어 불안하더라”면서 “영리사업을 통해 조금 더 재단을 안정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에 가서 나눔사업을 더 하고 싶다. 많은 후원을 부탁드린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후원문의 : 02-3391-7091 yeshan21@hanmail.net후원계좌 : IBK기업은행 02-3391-7091 우리은행 1005-602-125495후원ARS : 060-700-1101(한 통에 3000원)유튜브 채널 : 한기범뻔한농구TV
  • 가상 독서실서 스터디… 노트요? 태블릿에 파일 받죠

    가상 독서실서 스터디… 노트요? 태블릿에 파일 받죠

    ‘열품타’ 앱 켜면 고교생 공부시간 한눈에다른 회원이 책 보면 아이콘 분홍색으로일정 시간 결석하면 강퇴, 벌금 거둬 회식스터디그룹 인원 제한, 자리 잡기 경쟁도고등학교 3학년인 노윤진(19)양은 책상에 앉으면 가장 먼저 휴대전화로 ‘열정을 품은 타이머’(열품타) 애플리케이션(앱)을 켠다. 오늘 하루 공부한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앱에는 현재 공부 중인 전국의 고등학생 회원 수와 그들이 공부한 시간이 실시간으로 뜬다. 노양은 자신처럼 일어일문학과 진학을 지망하는 수험생 그룹에도 가입했다. 다른 회원들이 공부를 시작해 책상 모양 아이콘이 회색에서 분홍색으로 바뀌면 정신이 번쩍 든다고 한다. 노양은 “공부시간이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들쑥날쑥했는데 요즘은 꾸준히 하루 6~7시간을 공부한다”면서 “공부시간이 긴 이용자를 보여 주는 실시간 랭킹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 오전 5시부터 공부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공부시간 순위에 이름 올리려 새벽 5시 공부 코로나19로 독서실이나 도서관 같은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혼공족’이 가상 독서실로 모이고 있다. 다양한 온라인 독서실 앱은 지치기 쉬운 혼공족에게 공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 누적 300만명이 다운로드한 열품타에서는 성균관대, 고려대, 중앙대 등 각 대학교 재학생들이 만든 스터디 그룹이나 간호학과, 경영대 등 전공별 그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판타지소설 ‘해리포터’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이 들어가는 기숙사인 ‘래번클로’를 콘셉트로 내건 곳도 있다. 한 그룹당 최대 50명만 들어갈 수 있기에 시험시간에는 실제 도서관처럼 치열한 자리 잡기 경쟁도 벌어진다. 자리만 차지하고 일주일 동안 10시간 이상 또는 3일 연속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강퇴’(강제퇴장)시키는 규칙을 만들기도 한다.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든 대학생 김대일(25)씨는 “일주일 동안 목표한 공부시간을 달성하지 못하면 벌금을 거둬 회식을 한다”고 말했다. ●공부 끝나면 내용 얘기, 서로 격려하기도 비대면 화상채팅으로 얼굴을 맞대는 온라인 독서실도 있다. 공부하는 모습을 스터디원에게 화상카메라로 보여 줘야 해 타이머만 누르고 공부를 하지 않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노출된다. 대학생 최동혁(22)씨는 저녁이면 인스타그램으로 모은 스터디원 10명을 만나기 위해 줌(Zoom)에 접속한다. 오후 9시부터 2시간 동안 화상 캠을 켜고 공부에 집중한다. 최씨는 “온라인 독서실을 열면 집에서도 도서관에 온 것처럼 집중이 잘 된다”면서 “공부가 끝나면 20분 동안 자유롭게 무엇을 공부했는지 등을 얘기하며 서로 격려한다”고 말했다. 연령대마다 선호하는 온라인 스터디 앱도 다르다. 10대에게는 커뮤니티 기능이 추가된 ‘열공시간’이 인기다. 누적 다운로드 380만명 중 10대 이용자가 61%를 차지한다.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거나 학업이나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아이돌 얘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구루미 캠’ 이용자 63% “공부시간 늘었다” 화상 채팅과 출석체크, 상·벌점 등 기능을 제공하는 앱 ‘구루미 캠스터디’는 집에서 공부하는 20대가 주로 쓴다. 구루미 캠스터디가 이용자 49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8%가 주로 집에서 이용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8.2%가 20대다. 스터디 인원은 8명(22.5%)이 가장 많다. 이들은 함께 공부할 수 있고(36%), 서로에게 자극이 되기 때문에(24%) 앱을 사용한다고 했고, 공부시간(63%)이 늘거나 집중력(18%)이 올라 효과를 봤다고 답했다. 유튜브로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한 ‘스터디 위드 미’ 영상이나 야간자율학습, 하버드 도서관 등 학습용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영상을 틀고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김해연(23)씨는 “‘스터디 위드 미’는 정해진 시간을 함께 공부하고 휴식을 하는 게 장점”이라면서 “동양풍 ASMR을 들으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를 풀면 집현전 학자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볼펜이나 샤프로 종이에 빼곡히 필기하던 시절도 지났다. 대학생 정지윤(23)씨는 강의 교안과 같은 학습 유인물들을 인쇄하지 않고 태블릿에 파일을 내려받아 필기한다. 정씨는 “태블릿만 있으면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편리하다”면서 “공부 계획도 태블릿용 앱으로 짠다”고 했다. 종이 문제집 대신 모바일로 어학 공부를 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생 이은선씨는 앱 ‘AI 토익, 산타’로 통학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토익 문제를 푼다. 이씨는 “취약한 영역의 맞춤 문제를 풀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러한 공부 방식은 자신의 상황에 맞춰 공부하는 맞춤형·적응형 학습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학생들이 디지털 혁신에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육계도 학생들의 학습양식 변화에 맞는 효과적인 교수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강수민(글로벌경제학과 3학년)·안준혁(러시아어문학과 2학년) 성대신문 기자
  • 중간고사 공부 도서관 대신 ‘온라인 열품타’ 켠다?

    중간고사 공부 도서관 대신 ‘온라인 열품타’ 켠다?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코로나19에 ‘온라인 독서실’ 찾는 1020대고등학교 3학년인 노윤진(19)양은 책상에 앉으면 가장 먼저 휴대전화로 ‘열정을 품은 타이머’(열품타) 애플리케이션(앱)을 켠다. 오늘 하루 공부한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앱에는 현재 공부 중인 전국의 고등학생 회원 수와 그들이 공부한 시간이 실시간으로 뜬다. 노양은 자신처럼 일어일문학과 진학을 지망하는 수험생 그룹에도 가입했다. 다른 회원들이 공부를 시작해 책상 모양 아이콘이 회색에서 분홍색으로 바뀌면 정신이 번쩍 든다고 한다. 노양은 “공부시간이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들쑥날쑥했는데 요즘은 꾸준히 하루 6~7시간을 공부한다”면서 “공부시간이 긴 이용자를 보여 주는 실시간 랭킹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 오전 5시부터 공부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독서실이나 도서관 같은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혼공족’이 가상 독서실로 모이고 있다. 다양한 온라인 독서실 앱은 지치기 쉬운 혼공족에게 공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누적 300만명이 다운로드한 열품타에서는 성균관대, 고려대, 중앙대 등 각 대학교 재학생들이 만든 스터디 그룹이나 간호학과, 경영대 등 전공별 그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판타지소설 ‘해리포터’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이 들어가는 기숙사인 ‘래번클로’를 콘셉트로 내건 곳도 있다. 한 그룹당 최대 50명만 들어갈 수 있기에 시험시간에는 실제 도서관처럼 치열한 자리 잡기 경쟁도 벌어진다. 자리만 차지하고 일주일 동안 10시간 이상 또는 3일 연속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강퇴’(강제퇴장)시키는 규칙을 만들기도 한다.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든 대학생 김대일(25)씨는 “일주일 동안 목표한 공부시간을 달성하지 못하면 벌금을 거둬 회식을 한다”고 말했다. 비대면 화상채팅으로 얼굴을 맞대는 온라인 독서실도 있다. 공부하는 모습을 스터디원에게 화상카메라로 보여 줘야 해 타이머만 누르고 공부를 하지 않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노출된다. 대학생 최동혁(22)씨는 저녁이면 인스타그램으로 모은 스터디원 10명을 만나기 위해 줌(Zoom)에 접속한다. 오후 9시부터 2시간 동안 화상 캠을 켜고 공부에 집중한다. 최씨는 “온라인 독서실을 열면 집에서도 도서관에 온 것처럼 집중이 잘 된다”면서 “공부가 끝나면 20분 동안 자유롭게 무엇을 공부했는지 등을 얘기하며 서로 격려한다”고 말했다. 연령대마다 선호하는 온라인 스터디 앱도 다르다. 10대에게는 커뮤니티 기능이 추가된 ‘열공시간’이 인기다. 누적 다운로드 380만명 중 10대 이용자가 61%를 차지한다.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거나 학업이나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아이돌 얘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화상 채팅과 출석체크, 상·벌점 등 기능을 제공하는 앱 ‘구루미 캠스터디’는 집에서 공부하는 20대가 주로 쓴다. 구루미 캠스터디가 이용자 49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8%가 주로 집에서 이용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8.2%가 20대다. 스터디 인원은 8명(22.5%)이 가장 많다. 이들은 함께 공부할 수 있고(36%), 서로에게 자극이 되기 때문에(24%) 앱을 사용한다고 했고, 공부시간(63%)이 늘거나 집중력(18%)이 올라 효과를 봤다고 답했다. 유튜브로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한 ‘스터디 위드 미’ 영상이나 야간자율학습, 하버드 도서관 등 학습용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영상을 틀고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김해연(23)씨는 “‘스터디 위드 미’는 정해진 시간을 함께 공부하고 휴식을 하는 게 장점”이라면서 “동양풍 ASMR을 들으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를 풀면 집현전 학자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볼펜이나 샤프로 종이에 빼곡히 필기하던 시절도 지났다. 대학생 정지윤(23)씨는 강의 교안과 같은 학습 유인물들을 인쇄하지 않고 태블릿에 파일을 내려받아 필기한다. 정씨는 “태블릿만 있으면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편리하다”면서 “공부 계획도 태블릿용 앱으로 짠다”고 했다. 종이 문제집 대신 모바일로 어학 공부를 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생 이은선씨는 앱 ‘AI 토익, 산타’로 통학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토익 문제를 푼다. 이씨는 “취약한 영역의 맞춤 문제를 풀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러한 공부 방식은 자신의 상황에 맞춰 공부하는 맞춤형·적응형 학습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학생들이 디지털 혁신에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육계도 학생들의 학습양식 변화에 맞는 효과적인 교수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강수민(글로벌경제학과 3학년)·안준혁(러시아어문학과 2학년) 성대신문 기자
  • 성평등 외친 신생 정당, 2030 여성을 깨우다

    성평등 외친 신생 정당, 2030 여성을 깨우다

    ‘성차별 심판’이라던 선거에서 ‘성평등 실현’은 달성됐는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결국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그러나 ‘성평등’을 기치로 내건 후보가 5명(신지혜·오태양·김진아·송명숙·신지예 후보), 이들이 얻은 표가 9만 3843표(득표율 1.91%)였다. 선거 출마 경력만 7회인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에 이어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가 4위(0.68%, 3만 3421표), 기본소득당의 신지혜 후보가 5위(0.48%, 2만 3628표)에 올랐다. ‘여자 혼자도 살기 좋은 서울’이라는 강력한 슬로건, ‘페미시장 신지혜가 무상 생리대 미프진 책임지겠습니다’라는 민트색 현수막의 기억을 여성들이 공유했고, 그 결과 20대 이하 여성의 소수정당·무소속 후보에 대한 지지가 15.1%(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로 도드라졌다. 창당 1년 남짓한 신생 정당들이 거둔 쾌거다. 선거의 여진이 가시기 전인 지난 13일 김진아·신지혜 후보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만났다. 당 대표로 낙선 인사에 여념이 없는 신 후보와 그동안 소홀했던 생업(페미니즘 공간 ‘울프소셜클럽’ 대표)으로 돌아간 김 후보는 경쟁자이자 레이스 동반자로서의 소회를 풀어나갔다.-선거 결과를 평가하신다면요. 신지혜 원래 목표는 다들 그랬다시피 3등이지 않았을까요. 3등 전쟁이었던 거 같아요. 거대 양당이 합쳐서 97%를 득표해서 나머지 3%를 어떻게 나누느냐의 차이였어요. 특히나 더불어민주당이 약세일 때 소수정당에 더 표가 안 오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정말 용기 있게 선택해 주신 분들의 힘으로 ‘다른 서울’의 모습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김진아 선거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이번 선거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모두가 공유하는 상황에서 여성 서울시장을 내지 못했다는 지점은 굉장히 아파요. 야당에서야 선거를 정권 심판으로 몰아가려고 했겠지만, 이번 선거의 성격은 비단 정권 심판만이 아닌 고착화된 성폭력, 성차별에 대한 심판이 돼야 했거든요. 그 지점에서는 많이 안타깝고요. 신 대표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자신의 뜻을 소신 있게, 사표가 될 걸 알면서도 던지기 쉽지 않은데 15.1%라는 수치로 20대 여성의 소신을 확인한 것은 성과예요. 저는 선거 비용을 거의 들이지 못했는데 4위라는 성적을 내 나름 뿌듯한데요. 허 후보보다 현수막만 많이 걸 수 있었어도 3위는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웃음). -말씀하신 것처럼 20대 이하 여성의 기타 후보 지지가 15.1%로 나타났고 30대 여성도 5.7%로 뒤를 이었고요. 이들 젊은 여성의 지지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신 거대 양당의 정치에 가장 지치고, 정치 변화에 대한 열망이 가장 강한 사람들이 10~30대 여성이 아닐까 싶어요. 이번 선거가 성폭력으로 발생한 선거이기도 했고 2010년대 중반부터 불거진 디지털 성폭력, 불법촬영, n번방 사건, 낙태죄 폐지 등이 모두 그들 문제이기도 하고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후보들에게 한 표를 주는 게 실제 내 삶을 낫게 하는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10~30대 여성인 거죠. 김 20대 이하 여성 40.9%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에 언론이 초점을 맞추고, 이것이 20대의 보수화·우경화를 상징한다고 몰아가고 있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아요. 정말 이들이 보수화됐기 때문에 오 후보를 지지한 게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를 표시한 것입니다. 이 중에 다음 선거에서는 ‘15.1%’ 쪽으로 넘어올 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소수정당과 여성의제 후보들에게 투표한 15.1%라는 숫자는 지금이 가장 적은 때이고 앞으로 커질 일만 남았어요. 이번 선거야말로 지금까지 정당들과 정치인들이 호명하지 않았던 20·30대 개별 시민 여성의 잠재력을 보여 준 시작점으로 기억될 거 같습니다. -‘성폭력 심판·성평등 실현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실제 젠더 이슈는 실종됐다는 평가가 많아요. 시민들에게서 느낀 분위기는 어땠나요.신 현장에서는 청년 여성들의 지지를 많이 느낄 수 있었어요. 박영선 후보 측, 오 후보 측과 한 번씩 선거 운동 장소가 겹친 적이 있었는데요. 선거 바람이 계속 바뀌면서 박 후보 측에서는 내곡동 이슈를 밀고 싶어 하고, 오 후보 측은 청년 얘기를 하는 걸 보면서 실제로 이 선거에서 다뤄져야 하는 지점들이 덜 이야기돼 속상해하는 청년 여성들이 많더라고요.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유세에서 특히 많은 지지를 보내 주시고 장미꽃을 주고 가는 분들이 계셨어요. 김 국민의힘 후보가 나경원 후보로 결정됐었다면 이렇게까지 성폭력 심판, 젠더 이슈가 실종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얘기하고 정책이나 공약도 그랬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당원들, 지지자들은 오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출했죠. 그 시점부터 급격하게 선거판에서 젠더 이슈가 사라졌고 언론의 관심도 거대 양당에 초점이 맞춰졌어요. 우리 후보들이 아무리 얘기해도 마이크가 전혀 돌아오지 않고, 지면이 할애되지 않는 언론 환경 속에서 사실 한계가 있었어요. 지난해 창당한 신생 정당의 후보였던 이들이 부닥쳤던 현실적인 문제는 역시 돈과 사람이었다. “벽보는 선관위에서 만들어 주는 줄 알았”(김진아)지만 실제 제작부터 배달에 이르기까지 후보들이 해야 했다. “유급 선거 사무원은 꿈도 못 꾸는 처지라 지지자들을 최대한 모아서 하고, 선거구마다 당협이 있는 거대 양당과 달리 유세차량 이용을 위해 서울 49개 선거구마다 지인 찬스로 선거 연락사무소를 마련”(신지혜)하기도 했다. 벽보 훼손, 선거 운동원들에 대한 시비 등 페미니스트 후보를 향한 혐오 범죄에도 노출됐지만 실상은 훼손될 현수막조차 없다시피 했다. “현수막을 서울 전역에 16개밖에 못 걸었거든요. 선거송 저작권을 지불할 돈이 없어 아이패드로 노래를 만들고 앰프도 없어 블루투스 스피커를 앞에 두고 생목으로 랩을 했어요.”(김진아) 이들은 거대 양당이 후보 선출 때부터 여러 번의 토론회를 거치지만, 군소정당 후보에게는 똑같이 기탁금으로 5000만원을 내고도 딱 한 번, 후보당 10분씩만 TV 토론회에서 발언할 기회가 주어지는 불합리함은 시정돼야 한다며 ‘배리어프리 선거’를 외쳤다. -3년 전 지방선거에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신지예 당시 녹색당 후보가 8만 2874표, 득표율 1.67%로 4위에 올랐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성평등을 주장한 후보는 5명이고, 득표수는 1만여표 늘었어요. 후보들 수가 늘어난 건 고무적이지만 ‘왜 단일화하지 않는가’라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신 정당들이 출마 선언을 시작할 즈음인 2월 초 ‘독자·진보·미래를 원칙으로 하는 제3지대’를 형성하자고 제안하면서 후보님들을 만나 뵀었어요. 선거가 임박하기도 했지만, 집중하고자 하는 의제가 다들 달라 거대 양당이 했듯 후다닥 될 문제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정당들을 보면 작년에 창당한 신생 정당들이고 선거에 참여하는 것 자체의 의미는 ‘이런 대안이 여러분 곁에 있어요’라고 서울시민들께 홍보하는 효과가 커요. TV 토론회 한 번 주최하지 못하는 단일화 과정이라면 그 어떤 정당에도 좋지 않은 선택이었을 거고요. 단일화 자체는 지금의 선거법으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지 전략의 문제인데, 각자의 경험이 쌓인 정당들이 다음 선거에서는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거라 봐요. 기회가 된다면 의제별로 토론회도 열고, 내년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으니까 어느 지역에 누가 나갈지 사전에 논의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근데 얼마 안 남았네요(웃음).김 신 대표님이랑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기본소득당, 여성의당은 모두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창당한 정당이어서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당선되면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여성의당이라는 이름 네 글자를 서울시민, 전국의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어요. 지금 이 시점에서의 단일화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했고요. 신 대표님 말처럼 다음 번에는 뭔가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겠지만요. -이번 선거로부터 얻은 것, 배운 것은 무엇인가요. 신 1월 말부터 두 달 동안 46개 시민사회단체를 만났는데 선거에 큰 기대를 갖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선거판이 시작되면서 이번 선거는 틀렸다고 생각했어요. 단일화에만 관심이 집중되면서, 정책이 아예 사라져 버린 선거였으니까요. 앞으로 시민사회단체와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이들의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 전국 단위의 큰 선거들이 다가오는데 우리가 그만큼 인력 풀을 채울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지지자들이) 주로 20·30대인데, 이분들은 취업을 준비하거나 일을 막 시작해서 경력관리 면에서 중요한 시기거든요. 젊은 여성 정치인 당사자가 ‘올인’해서 정치 활동을 하는 게 쉽지가 않아요. 한 사람의 인생을 거는 것이니까요. 당이 충분히 지원을 해줄 수 있다면 직업으로 삼고 밀어붙이겠는데, 그런 기반이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선뜻 나서기 힘든 상황 자체가 아쉬워요. 20대 여성 이야기를 20대 여성 당사자가 하면 더 잘할 수 있잖아요. 소수 정당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 독일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득표한 만큼, 당비를 내는 만큼 국가에서 지원해 주거든요. 김 그런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신 저는 이번에 ‘기본 소득’, ‘기본 서울’이라는 슬로건으로 선거를 치러내면서 기본소득과 각각의 의제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알리는 새로운 정치 전략을 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통령 선거는 창당 주역들이 나이가 안 돼서(만 40세 이상) 어려울 거 같은데 후보를 모셔 오든 어떤 게 가능할지 고민해 봐야 할 거 같아요. 대선에 제가 직접 출마는 어렵고, 이번에 서울시민께 인사드렸던 만큼 내년에도 다시 한번 도전해 볼까 합니다. 김 이번 선거 때문에 미뤄졌던 책 작업을 할 계획입니다. 여성의당 창당 과정, 이번 선거에 관한 얘기 등으로 9월 출간 예정이에요. 여성의당도 이번 선거를 계기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들이 발견돼 재정비가 필요하고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도움을 드릴 계획입니다.
  • 태양절 앞두고 차분한 北…美 대북정책 기다릴까

    태양절 앞두고 차분한 北…美 대북정책 기다릴까

    美의회 청문회·미일 정상회담도 주목 미국의 대북정책 발표를 앞두고 북한이 최대 명절인 태양절(4월 15일)을 기념하며 잠수함 진수식 등 군사적 행보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태양절을 계기로 실각설이 나온 박태성 전 당 선전선동부장의 동향과 북중 국경 완화 소식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14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세포비서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는 소식과 태양절 기념행사 동향 등을 알리며 명절 분위기를 띄우는 데 집중했다. 군 관련 소식이나 대외적 메시지는 없었다. 북한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가 가능한 새 잠수함이나 바지선의 움직임을 노출시키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으나, 북한이 실제 행동에 나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막바지에 접어든 상황에서 섣불리 미국을 자극하는 도발에 나설 경우 북한 입장에서도 별로 실익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달 25일 한 차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미국의 별다른 대응이 없는 상황에서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아까운 카드만 소진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2014~2018년에는 4월 10~13일 사이 열병식 또는 군 장병 예식을 진행했으나 올해는 현재까지 관련 소식이 없다.그러나 한편으로는 북한이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강화를 천명하며 새로운 전술무기 개발을 예고한 터라 김일성 주석의 109주년 탄생일을 기념해 뭔가를 보여줄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날 북한의 선전매체 ‘메아리’는 우리 군의 헬기·구축함 추가 도입 등 군사력 증강을 겨냥해 “북침 준비중”이라며 비난했는데, 경제적 성과를 보여줄 수 없는 북한이 이에 대응해 국방력을 과시하려 할 수도 있다. 지난 2월 17일 광명성절 기념 행사 이후 공개석상에서 사라진 박태성 전 선전선동부장이 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때 모습을 드러낼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모든 당 간부들이 참석하는 중요한 행사인 만큼 이때도 나타나지 않으면 실각설이 힘을 받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정부 주요 인사들이 보이지 않았다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북한은 15~16일 이틀을 휴무일로 지정하고 체육경기, 경축 공연, 근로단체 축하모임 등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북한은 4월 초순 청년동맹대회 개최를 예고한 바 있어 태양절에 이어 청년무도회, 횃불 행진 등 대회행사가 진행될 수도 있다. 한편 미 의회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15일(현지시간)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를 열어 북한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고, 16일 미일 정상회담도 대북 메시지가 나올 수 있어 한반도 정세가 이번주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지하철 타기 겁나? 택시비 대신 내드려요” 자비 턴 한국계 여성…1억 기부금 답지 (인터뷰)

    “지하철 타기 겁나? 택시비 대신 내드려요” 자비 턴 한국계 여성…1억 기부금 답지 (인터뷰)

    길거리나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의 잇단 증오범죄가 아시아계 미국인의 ‘이동권’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일일 이용객 500만 명의 뉴욕 지하철은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공포의 대상이 됐다. 뉴욕 지하철에서는 지난 주에도 아시아계 여성과 그의 자녀, 또 다른 아시아계 남성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가 연이어 발생했다. 조롱과 멸시, 폭언은 물론 신체적 폭행까지 가해진 인종차별 사건에 이젠 무서워서 지하철 못타겠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이처럼 지하철 이용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자, 한국계 여성 한 명이 택시비를 대신 내주겠다고 나섰다. 6일 abc7(뉴욕)은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한국계 미국인 매들린 박(29, 한국이름 박나진)씨가 자비를 털어 증오범죄에 노출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택시비 지원에 나섰다고 보도했다.자신의 애칭을 딴 ‘매디 캡’(매디 택시) 캠페인을 시작한 박씨는 “이동이 필요하면 우버, 리프트 택시를 타고 내게 비용을 청구하라”며 2000달러(약 220만 원)을 내놓았다. 그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이용해야 하는 뉴욕의 아시아계 여성과 노인, 성소수자에게 40달러(약 4만 원)씩 택시비를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매디 캡’ 장기 운영을 위한 추가 자금 모금을 펼쳤다. 결과는 놀라웠다. 미국 전역에서 48시간 동안 10만 달러(약 1억 1100만 원) 넘는 후원금이 쏟아졌다. abc뉴스와 폭스뉴스 등도 해당 캠페인에 관심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박씨는 어떻게 자비까지 털어 택시비 지원을 할 생각을 했을까. 박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학생일 때 생각이 났다”고 밝혔다.15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는 뉴욕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는 박씨는 “요즘 인종차별 증오범죄 사건이 자주 터져 불안했다. 지난주에는 누군가 지하철에서 나와 같은 나이의 한국계 여성 가방에 불을 붙였더라. 지하철 타기가 무서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혼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30분 내내 두려움에 떨었다. 누가 나를 공격하지는 않을까 무서웠다. 무슨 일이 생겨도 나서주는 사람 하나 없는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박씨는 지하철 대신 택시를 타고 출퇴근하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일주일에 한 번 출근하는 터라 부담은 적었다. 하지만 매일같이 택시를 이용할 형편이 안 되는 다른 아시안은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특히 학생들 걱정이 컸다. 박씨는 “내가 학생일 때 생각이 났다. 돈 아끼려고 항상 지하철을 타고 걸어다녔다. 나 같은 학생들이 많을 것 같아 속상했다. 택시 탈 돈만 있으면 그래도 안전이 보장될 것 같아 SNS를 통해 ‘매디 캡’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전했다.박씨에 따르면 현재까지 택시비 지원을 요청한 사람은 매일 출퇴근하는 병원 간호사, 부모님 모시고 병원에 가던 자녀,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러 가던 사람, 밤거리에서 위협을 느낀 사람, 지하철을 타려다 수상한 사람을 보고 뛰쳐나온 사람 등으로 다양하다. 박씨는 “밖에 나가기가 무섭다고들 하더라”면서 “과거에도 증오범죄는 많았으나 보도가 안 됐을 뿐이라고 하던데, 애틀랜타 총격사건 등을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코로나19는 작년부터 유행했는데 왜 이제와서 갑자기 아시안 증오범죄가 늘었는지 모르겠다”고 갸우뚱했다. 자신은 한국인이 많은 지역에서 자라 심한 인종차별을 겪어본 적이 없으며, 가끔 거리에서 인종차별적인 말을 하고 지나가는 사람 정도였는데 요즘 부쩍 증오범죄가 늘어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박씨는 일단 기존 모금액이 소진될 때까지 모금을 잠정 중단했다. 박씨는 “전국 각지 다양한 인종 커뮤니티에서 기부금과 응원 메시지를 보내왔다”면서 “이번 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뉴욕의 아시안 커뮤니티를 지지하는지 알게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박씨는 “뉴스를 보며 아시아계 미국인 모두가 똑같이 느꼈을 거다. 아무도 우리를 보호하지 않고, 눈 앞에서 폭행을 당해도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는 절망감이 있었다. 그런데 이틀 동안 기부금이 쉬지 않고 들어오는 걸 보면서, 우리가 안전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같은 흑인 인종차별에 이어 이제는 애틀랜타 총격 등 아시안 인종차별까지, 너무 안 좋은 일이 계속됐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변화가 일어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하루 빨리 ‘매디 캡’이 필요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살인범 현장 떠나려 하는데 세 모녀 살해 김태현은 달랐다

    살인범 현장 떠나려 하는데 세 모녀 살해 김태현은 달랐다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노원경찰서는 피의자 김태현(24)을 9일 오전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를 송치할 때 그를 포토라인에 세워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마스크 착용 여부는 본인 의사 등을 토대로 결정할 방침이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모녀 관계인 여성 3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6일 오후 1시쯤부터 약 8시간 동안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해 김씨를 직접 면담하면서 그의 성향과 범행 전후 심리 등을 집중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김태현의 범행 등을 볼 때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놨다. 김태현, 성범죄 전과에 사이코패스 가능성 이 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사이코패스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며 지속적으로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보이는 점, 흉기도 구하고 집요한 관계망상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점, 여성에 대한 적대감으로 어떻게든 희생을 시키겠다는 생각을 했던 과정이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특히 “보통 살인범이라도 본인이 저지른 일로 스스로 당황해 현장을 어떻게든 떠나려고 하는데 김태현은 그런 게 아니라 이틀씩이나 그 장소에서 그 집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생존을 했다”면서 “그런 감정의 흐름은 일반적인 범죄자의 패턴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태현은 범행 당일 피해 가족 중 큰딸이 종종 다니던 PC방을 둘러본 뒤 주저하지 않고 피해자들의 주거지로 찾아갔다. 범행에 쓸 도구도 사전에 준비했다. 물품 배송기사로 위장해 피해자들의 집에 들어간 김씨는 집안에 있던 작은 딸을 먼저 살해하고, 이어 귀가한 엄마와 큰딸을 살해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큰딸이 만남과 연락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행 후 피해자의 주거지에 이틀간 머물렀으며 이 기간에 자해를 시도했다. 갈증이 심하다며 집 냉장고에서 술과 음료를 꺼내 마시기도 했다. 김씨가 이번 범행 전에 수개월간 피해자 중 큰딸을 집요하게 스토킹하며 집착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범행 전 큰딸과 연락을 주고받던 중 큰딸이 실수로 노출한 집 주소를 보고 계속 찾아가 만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동창생, 김씨가 장난치다 갑자기 욕했다고 기억 그는 큰딸의 연락처가 차단되자 다른 전화번호 등을 이용해 계속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주변인들은 경찰 조사에서 큰딸이 범행 수개월 전부터 김씨의 스토킹으로 두려움을 호소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과거에도 성범죄를 포함한 전과 3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자신의 신음을 스마트폰으로 녹음해 여고생에게 수차례 전송했다가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로 지난달 10일 벌금 200만원을, 지난해에는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안을 훔쳐봤다가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죄로 벌금 2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미성년자였던 2015년에도 성적인 욕설을 해 모욕죄로 벌금 3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기도 했다. 김씨와 학창 시절을 함께한 동창생들은 그가 청소년기에도 유난히 분노 조절을 어려워하고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성향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씨의 친구였다는 A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씨가) 장난을 치다가도 갑자기 욕을 하고 화를 냈다”며 “너무 오래전 일이라 정확한 예시를 들 수는 없지만, 그런 부분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김씨의 다른 동창생 B씨도 “중학생 때 친구들과 게임을 하다 잘 풀리지 않으면 씩씩거리며 사람을 때리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며 “종종 화를 다스리지 못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분노조절장애 같은 것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기억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세 모녀 살해’ 김태현이 피해자에게 남긴 말(종합)

    ‘세 모녀 살해’ 김태현이 피해자에게 남긴 말(종합)

    김태현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이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5일 오후 9시쯤 서울 노원경찰서 3차 조사를 마치고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김태현은 이날 검은색 캡모자에 흰색 마스크를 쓰고 호송줄에 묶인채 호송차에 올라탔다. 김태현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피해자를 왜 살해했나”, “집앞에 몇번이나 찾아갔느냐” 등 추가 질문에도 “죄송하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이어 “오늘 신상공개됐는데 어떤 입장인가”, “유가족에게 하실 말씀”등의 물음에는 묵묵부답했다. ”범행에 필요한 물품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 계획“ 앞서 이날 김태현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경찰 내부위원 3명·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외부전문가는 교육자·변호사·언론인· 심리학자·의사·여성범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위 인력풀에서 선정했다. 위원회는 김씨의 잔인한 범죄로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신상공개에 관한 국민청원이 접수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고려해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씨는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순차적으로 피해자 3명을 살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피의자가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현장에서 수거한 범행도구·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을 볼 때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경찰은 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따라 언론 노출 시 모자를 씌우는 등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하지 않는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피의자의 재범 방지·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상황에 해당하며, 피의자가 청소년이면 안된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생태탕집, 구체적 진술” 민주 檢에 오세훈 추가 고발

    “생태탕집, 구체적 진술” 민주 檢에 오세훈 추가 고발

    지난달 17일에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반복적이고 악의적인 허위사실 공표” 주장더불어민주당은 5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검찰에 추가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회재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후보가 2005년 6월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가지 않았다는 취지의 허위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오 후보를 상대로 추가 고발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 입회 의혹에 대해서 전면 부인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장인과 큰 처남만 현장에 갔다고 거짓 증언을 해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며 “측량이 끝난 다음 생태탕집에 가서 식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주인 아들의 구체적 진술에도 자신은 간 적 없다고 거짓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17일에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오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내곡동 땅의 존재와 위치를 몰랐고, 내곡동 보상으로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취지의 오 후보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반복적이고 악의적인 허위사실 공표로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검찰은 이른 시일 내에 수사에 임해주길 요청한다”면서 “오 후보는 당장 서울시장 후보직에서 물러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를 둘러싼 의혹도 검찰에 수사의뢰 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온 사무총장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당초 선대위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려 했으나 사안이 워낙 중해 중앙당 차원에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 후보의 ‘내곡동 처가땅 측량참여’ 의혹과 관련된 기자회견이 취소되자 “국민의힘의 협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내곡동 인근 생태탕집 주인 아들은 당초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오 후보의 방문 사실을 밝히겠다고 했으나, 신분 노출에 대한 압박을 들어 회견을 취소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세훈 후보의 거짓말을 용기 있게 밝힌 생태탕집 사장님과 아들에 대한 마타도어와 조롱이 도를 넘고 있다”며 “오 후보는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 날까 봐 무고한 시민들을 거짓말쟁이로 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인 진성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진실을 말하고 있는 내곡동 경작인과 음식점 사장에게 오세훈 지지자들의 해코지 협박이 쏟아지고 있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무도한 짓이 벌어지고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의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경호 대책을 즉시 강구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시신 옆에서 맥주·밥 먹었다” 노원 세 모녀 살인범 ‘엽기 행각’(종합)

    “시신 옆에서 맥주·밥 먹었다” 노원 세 모녀 살인범 ‘엽기 행각’(종합)

    경찰, 오늘 20대 남성 신상 공개 심의범행 후 사흘간 시신과 함께 머무르며밥 챙겨 먹고 집에 있던 맥주까지 마셔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남성의 신상 공개 여부가 5일 결정되는 가운데 이 남성은 사흘간 시신과 함께 머무르며 밥과 술을 챙겨 먹는 등 ‘엽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살인 혐의를 받는 김모(25)씨의 신상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씨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는 문제를 심의한다. 이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라는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김씨의 신상 공개를 촉구하는 청원은 이틀 만에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전날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검거된 김씨는 이틀 전인 23일 택배기사로 위장해 피해자들의 집에 들어가 작은딸을 흉기로 살해하고, 이어 귀가한 어머니와 큰딸을 살해했다. 경찰은 범행 후 자해를 한 김씨를 병원으로 이송했고, 치료와 회복을 마친 후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 조선일보는 김씨가 범행 이후 경찰에 검거될 때까지 사흘간 외출하지 않고 세 모녀의 시신이 있는 집에 머물며 밥을 챙겨 먹고, 집에 있던 맥주 등 술을 마시는 엽기 행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메신저 대화 내역 삭제…증거 인멸 시도도 김씨는 범행 직후 큰딸의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한 뒤 본인과 관련된 메신저 대화 내역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큰딸이 만남과 연락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범행 전 큰딸과 연락을 주고받던 중 큰딸이 실수로 노출한 집 주소로 찾아가 만나려고 한 적이 있으며, 연락처가 차단되자 다른 전화번호 등을 이용해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신 감정과 범행 현장 검증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씨는 병력은 없지만, 과거 다른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택배기사로 위장”…‘노원 세 모녀 살해’ 20대男 구속(종합)

    “택배기사로 위장”…‘노원 세 모녀 살해’ 20대男 구속(종합)

    노원구 아파트서 세 모녀 살해한 혐의“도망·증거인멸 우려 있다” 영장 발부“스토킹 인정하냐” 등 질문에 묵묵부답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박민 판사는 4일 A(25)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도망할 염려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친구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검거했다. 그는 범행 후 자해를 시도해 목 부위를 다쳤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이날 검은 모자와 검은 후드티를 쓰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A씨는 “스토킹을 인정하냐”, “피해자들의 집은 어떻게 찾아갔느냐”, “가족까지 살해할 계획이 있었느냐” 등 취재진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2일 퇴원한 A씨를 상대로 이틀 연속 조사를 벌였다. 사건 당시 A씨는 당시 택배기사로 위장해 피해자들의 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집에 있던 큰딸 B씨의 여동생을 살해하고, 이어 귀가한 B씨 어머니와 B씨를 차례로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온라인게임서 알게 돼…연락 거부하자 앙심” A씨는 경찰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B씨가 만남과 연락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범행 전 피해자 B씨와 연락을 주고받던 중 B씨가 실수로 집 주소를 노출하자 찾아가 만나려고 한 적이 있으며, 연락처가 차단되자 다른 전화번호 등을 이용해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조사를 받고 경찰서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A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경찰은 이르면 5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A씨의 얼굴과 이름 등을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코로나19가 AA(Asian American)바이러스?… “동양인 증오 범죄 멈춰라”

    코로나19가 AA(Asian American)바이러스?… “동양인 증오 범죄 멈춰라”

    '코로나19'라는 공식 명칭이 있지만, 일부 미국인들은 해당 질병을 가리켜 ‘중국 바이러스’, ‘우한 바이러스’로도 부른다. 그 중 소수는 이 질병에 대해 ‘AA(Asian American) 바이러스’라고 지칭하면서 아시안계 전반에 대한 공격을 하기도 한다.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종 차별을 감수한 역사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난해 1월 발생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같은 차별 행위는 더욱 공공연하게 발생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 하와이 주 시민단체가 긍정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코먼코즈 하와이 지부는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 행위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코먼코즈는 지난 1970년 창립된 미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다. 미국 다수의 지역에 지부를 두고 운영, 수백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로 구성돼 있다. 코먼코즈 하와이 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하와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형태의 반아시아 정서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발생하는 편협한 증오 범죄를 규탄한다’면서 "인종차별 행위를 눈 감을 것인지 여부는 더 이상 각 정부와 개인의 선택 사항이 아니다.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하와이 주립대학교 에이미 아그바야니 명예교수는 “반아시아 정서의 확산과 동양인에 대한 공격이 심각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인종 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한 시기”라고 입을 열었다.아그바야니 명예교수는 필리핀계 미국 시민권자다. 그는 “미국 전체 인구 중 아시안계 미국인의 비중은 6%에 달한다”면서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주요 인종 집단 중 하나가 바로 아시안”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20년 12월 기준, 미국 인구 중 백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60%로 가장 많았다. 이어 히스패닉계가 18%, 흑인이 12%로 그 뒤를 이었다. 또, 아메리카 원주민이 1%, 하와이 및 태평양 원주민이 1% 미만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안계 미국인에는 총 19개 민족이 포함된다. 그 중 중국인의 비중이 23%로 1위, 이어 필리핀계 미국인(19%), 인도계 미국인(19%), 베트남계(9%), 한국계(9%), 일본계(7%) 순으로 나타났다. 또, 아시안과 미국인의 혼혈 비중은 약 28%로 확인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코로나19 이후 반아시아 혐오 범죄와 괴롭힘 등을 경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직장과 학교 등 일상 생활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인종차별과 증오 범죄에 아시안계 미국인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코먼코즈 하와이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미국 내에서 발생한 인종 차별 사례는 약 31% 이상 급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같은 시기 인종 차별로 접수된 사건 사고 중 흑인의 비율이 21%, 히스패닉 15%과 비교했을 때 큰 폭의 차이다. 더욱이 이 시기 미국 내 필수 보건 의료 종사자 5명 중 1명이 아시안계 미국인이었다는 점도 공개됐다. 코로나19 사태 수습을 위해 의료계 전면에 아시안계 미국인들이 종사한 반면 그로 인한 차별 역시 동양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던 셈이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코먼코즈 하와이 지부는 “미국 내 동양인에 대한 평등을 요구한 역사적 걸음은 길지 않다”면서 “더 많은 지역 사회가 아시안계 미국인들과 연대해 시민권자로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률과 정책이 채택되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女프로배구 6개 구단 “신생팀 창단 적극 지원”

    프로배구 여자부 6개 구단이 신생팀 창단 의향서를 제출한 페퍼저축은행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가입비는 최소 10억 원 이상, 연고지는 광주광역시 또는 성남시가 될 전망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31일 여자부 6개 구단 사무국장이 참석한 실무위원회를 열고 제7구단에 올 고교 3학년 드래프트 랭킹 상위 8명을 뽑도록 하는 내용 등을 논의했다. KOVO는 신생 구단이 각 팀의 보호선수 9명 외에 1명씩을 데려갈 수 있도록 했다. 또 가입회비와 특별발전 기금은 최소 10억 원 이상을 내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는 10년 전인 2011년 8월 창단한 IBK기업은행의 사례를 준용한 것이다. 기업은행은 당시 V리그 가입비로 2억 원, 특별발전기금으로 8억 원 등 10억 원을 냈다. KOVO는 기업은행 창단 후 10년이 흐른 점을 고려해 당시보다 더 많은 발전기금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대 현안인 선수 수급 방안과 관련, 신생팀이 4월 28일 비대면으로 열리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는 참여할 수 있도록 그전에 신생팀 창단을 승인할 계획이다. KOVO 관계자는 “4월 2일부터 시작되는 자유계약선수(FA) 공시, 협상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신생팀이 FA와 계약하기는 어렵다”며 “외국인 선수를 뽑을 수 있게 4월 20일 이사회 이전 여자부 6개 구단 단장의 간담회를 따로 열어 관련 문제를 매듭지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OVO는 배구 열기가 전국으로 확산하도록 창단을 검토하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에 지방 도시를 연고지로 검토하도록 권유할 방침이다. 지방 도시 중 배구 대회를 유치했던 광주광역시가 신생팀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페퍼저축은행은 본사가 있는 경기도 성남시를 연고지로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KOVO에 배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2021~22시즌부터 V리그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강력하게 표시했다. 또 시즌에 앞서 열리는 KOVO컵 대회도 출전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KOVO 관계자는 “여자부 운영에 연간 55억 원 가량이 들지만 미디어 노출 효과는 무려 720억원대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권익위, 성범죄 전과자 ‘배달앱 취업 금지’ 제안

    권익위, 성범죄 전과자 ‘배달앱 취업 금지’ 제안

    앞으로 성범죄나 강력범죄자들은 배달 업무를 하지 못할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강력 범죄와 성범죄 전과자의 배달대행업 취업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여성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성범죄 등에 노출될 위험이 커짐에 따라 배달대행 기사 신원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설 연휴 서울 한 오피스텔에서 배달 기사가 여성에게 신체 일부를 노출하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여성들은 “혼자 있을 때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겠느냐”며 불안해했다. 앞서 2019년 한 여성은 “배달 기사가 성범죄자인 걸 알게 됐다”며 이들의 취업 제한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리기도 했다. 현행법상 택배 기사는 운수사업종사 자격증을 따야 하기 때문에 강력 범죄나 성범죄 전과자가 할 수 없지만 배달대행 기사의 경우 제한이 없다. 권익위는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 등에 개선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배달 대행업체가 당사자 동의를 얻어 전과 조회를 하는 방안을 연내 도입하고, 배달대행업을 등록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권익위는 또 배달 대행업체를 통해 소비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악용될 경우 형사처벌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배달하는 음식의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관련 부처에 통보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이애형 경기도의원, 광교 도청 부지 학교설립 관련 정담회

    이애형 경기도의원, 광교 도청 부지 학교설립 관련 정담회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이애형 의원(국민의힘·비례)은 지난 26일 광교도청사 부지 경기융합타운 내 초등학교 설립 및 광교신도시 교육환경개선과 관련하여 광교신도시 입주자대표회의 교육특별위원회 관계자들과 정담회를 개최했다. 이 날 이 의원은 광교신도시 입주자대표들과 만남에서 ‘광교신도시 영유아 및 초중고 문제점 및 발전방안’에 대한 설명과 광교지역 초등학생 증가와 관련한 문제점을 들었다. 2013년 입주를 시작한 광교신도시에 초등학교가 부족해 산의초와 신풍초의 증축이라는 임시방편으로 해결하다 보니 운동장, 강당, 특별실의 부족은 물론이고 급식실 식당도 공간이 부족해 교실급식을 병행하는 등 다양한 문제들이 노출됐다. 특히, 맞벌이가 많은 광교 특성 상 돌봄 교실이 강화돼야 함에도 방과후 학교도 신청자들을 다 수용하지 못하는 문제, 학군배치 기준의 불합리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현재 경기도청사 부지에 설립 예정인 초등학교는 2013년 경기도와 도시공사의 기부 약속에서 2016년 2월 무상임대로 입장을 선회했고, 다시 도교육청에서 조성원가 20% 금액으로 매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교육환경평가 심의 승인을 얻었다. 2021년 현재는 2013년과 학령인구 구성 등 광교 내 교육지형 변화가 있어 경기도교육청에서는 미래형 통합학교 등 다양한 형태를 구상하고 있다. 이 의원은 “광교 내 교육문제 면면을 오늘 정담회를 통해 자세히 알게 돼 감사하다”고 입주자대표들에게 인사를 전하면서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의원으로 광교 내 과밀학교 해결을 위해 경기융합타운 내 학교 설립을 가시화하여 행정타운 내 주상복합 216세대 입주로 인한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담회에서 제기된 미래형 통합학교 설립, 학군배치 기준, 광교 내 학교들의 특화된 돌봄교실 운영 등 정책적 숙고가 필요한 이슈들을 주제로 추후 수원교육지원청과 협력해 ‘수원지역 학교설립 등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어 광교신도시 거주자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변 자연과 물 흐르듯 소통… 도서관 내부공간 공원으로 확장되다

    주변 자연과 물 흐르듯 소통… 도서관 내부공간 공원으로 확장되다

    마을도서관은 존재만으로도 그 지역 주민들의 삶이 어떤 풍경일지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아침에 산책하러 나갔다가 도서관에 들러 조간신문을 보고, 자녀들 학교 보내고 황금 같은 자기만의 시간을 갖게 된 주부는 도서관에 앉아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어린 자녀를 위해 엄마는 그림책을 읽어 주고, 하굣길의 아이들은 책을 보며 꿈을 키운다. 마을 도서관에서는 음악회와 영화 감상회도 열린다. 서울 은평구 신사동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으로 말하자면 동네 사랑방이며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공부방, 돌봄터이고 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채워 주는 곳이다. 이 모든 기능을 포용하며 주민 공동체에 스며들어 있는 도서관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 도서관을 디자인한 건축가 조진만(조진만 건축사사무소 대표)은 ‘자연의 메타포(은유)’라고 말한다.“도서관이라고 하면 그려지는 그런 도식적인 공간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주변의 자연과 공간이 물 흐르듯이 통하는 공간, 그 안에서 길을 잃은 것 같지만 전혀 두렵지 않고 어색하지 않은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도서관 이름 윤동주 시에서, 탄생 100돌에 개관 시인 윤동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18년 6월 문을 연 이 도서관은 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전형적인 서울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다. 1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비단산으로 연결되는 자리에 왼쪽에는 서신초등학교, 오른쪽으로는 어린이 놀이터와 신사근린공원이 있다. 정면 벽에는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을 적은 동판이 붙어 있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이 시의 첫머리에서 도서관 이름을 따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도서관 오른쪽의 야외 계단으로 올라가면 근린공원으로 바로 연결된다. 산언덕 마을 계단에 내리쬐는 오후의 긴 햇살처럼 도서관 옆 계단에도 따스한 햇살이 비친다. 길고양이들이 한가롭게 즐기는 모습에서 정겨운 마을 풍경을 그려 본다. 애초 설계공모에서 제시된 대상지(사이트)는 결코 만만한 조건이 아니었다. 산자락에 있는 부지(건축면적 694㎡)는 넓지도 않고 역사다리꼴 모양에 9m의 고저 차이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도서관에 담아야 할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무척이나 많았다. 은평구에는 30개 초등학교, 18개 중학교, 16개 고등학교가 몰려 있다. 도서관 주변에만도 학교가 6개나 있지만 문화 인프라는 하나도 없었다. 은평구민 1만 2800명은 문화적 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 도서관 건립을 바라는 동의서를 제출했고, 그 결과 오랜 숙원인 도서관 건립이 추진된 것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이었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건축가의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과제였다. 조 대표가 이 도서관의 키워드로 떠올린 것은 자연과 소통, 그리고 이를 통한 관계성이었다. 가로와 놀이터, 숲이 모든 방향에서 경계 없이 연결되고 도서관의 내부 프로그램들과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공원 속으로 확장되는 개념을 구상했다. 그는 “높은 벽으로 가로막혀 곧바로 공원에 진입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을 도서관 야외 계단을 통해 접근하도록 하고 공원과 놀이터 등 기존 편의 시설들을 도서관의 공간들과 연계해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건물은 산자락의 일부… 돌출부는 숲의 일부 정면에서 바라보면 아래에 개구부가 있고 그 위로 정육면체 두 개가 포개진 모양이다. 정면에서는 공간의 볼륨이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 계단을 통해 근린공원 쪽으로 올라가 산책로 입구에서 비스듬히 바라보니 볼륨감이 제대로 드러난다. 산의 지형을 따라 오르막으로 만들어진 넓은 계단과 건축물의 돌출부가 삼각형과 대각선 등 기하학적으로 그려지면서 공간에 리듬감이 넘친다. 건축 외관을 그리는 선은 산의 흐름에서 이어지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건축물의 볼륨 대부분은 산자락 일부가 되어 지형 속에 자리하고, 노출되는 돌출부는 마치 숲의 일부가 도시를 향해 고개를 내밀고 말을 건네는 듯 고개를 내밀고 있다. 비단산 중턱과 엇비슷한 고도의 도서관 건물 지붕은 산을 바라보면서 계단식으로 설계해 야외 공연장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이곳에서 주민들을 위한 음악회가 열린다. 조 대표는 “건축이 비단산에서 도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배치했고 상부 돌출부의 외부는 숲의 연속이자 내부로 직사광선을 여과하는 역할을 하도록 은은한 초록색의 강화섬유 레진 그레이팅을 사용했다”고 말했다.이 도서관에는 일반적인 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메인 홀이 없다. 공원의 각기 다른 레벨에 맞춰 여섯 개 출입구를 만들어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곧바로 무한한 지식의 공간을 만나고, 반대로 어느 곳으로 나오든 동선이 숲으로 연결된다. “놀이터에서 놀다가, 공원에서 산책하다가, 하굣길에 언제라도 가볍게 들러서 이웃과 만나고 친구와 함께 책을 보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자유로운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새로운 개념의 도서관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도서관은 코로나19 상황이라 방역을 고려해 제일 아래층(G층) 입구만 사용하고 있다.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오른쪽에 위치한 어린이 자료실이다. 3900여권 장서를 유아와 어린이 자료로 구분해 비치했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놨다. 열람실 전면의 큰 창을 통해 비단산과 근린공원, 어린이 놀이터가 눈에 들어온다. 어린이 놀이터 쪽 출입구를 통해 드나들며 놀이와 독서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자연과 벗하며 독서와 놀이가 함께하는 어린 시절을 보낸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한 말이 떠올랐다.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어린 시절의 동네 공공 도서관이다.’어린이 자료실에서 한 층을 올라가면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공간을 만나게 된다.(원래 신사 근린공원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지만, 이 출입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닫혀 있다.) 메인 공간에 해당하는 1층 종합자료실이 개방형 복합공간으로 설계된 이곳은 흰색을 주로 사용해 밝고 넓어 시야가 확 트인다. 공간감이 있으면서도 포근한 둥지처럼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은 바닥, 천장, 계단이 자연스럽게 유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산비탈의 지형을 살려 오르막으로 자유롭게 독서할 수 있는 계단식 열람공간을 만들었다. 계단식 열람석은 종합자료실의 홀에서 음악회가 열릴 때엔 객석으로 바뀐다. 계단을 오르면서 벽 쪽으로 붙박이 서가가 설치돼 있다. 붙박이 서가에 꽂힌 책들을 보면서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개방형의 디지털 자료실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인터넷, 문서작성, 원문검색, 문서출력과 스캐너 서비스를 제공한다. 2층 브리지 공간에는 숲 쪽으로 난 창을 바라보는 열람석이 마련돼 있다. 특히 젊은층에게 인기 있는 공간이다. 내숲도서관은 시문학 특화도서관으로 2층 전체를 시문학 자료실과 시문학 전시실로 운영하고 있다. 또 윤동주 기념도서관이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곳곳에서 윤동주 시인의 시를 접하게 된다. 2층에서 나가면 바로 하늘과 숲을 만날 수 있다.●강연·독서회·음악회·영화상영 등 다목적 사용 주민들의 열망이 씨앗이 되어 탄생한 곳인 만큼 조 대표는 세부 설계를 진행하는 동안 주민들의 공청회에 꼬박꼬박 참여하면서 마을 도서관에 대해 바라는 것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했다. 설계도 여러 차례 수정하고 수없이 모형을 만들어 보면서 주민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한 결과 크지 않은 도서관에서는 강연, 독서모임, 음악회, 영화상영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공공도서관의 관습적 유형에서 탈피해 건축을 매개로 도시와 자연, 사람과 지혜가 분절 없이 연속된 풍경 속에 펼쳐지는 지역 밀착형 도서관을 만들고 싶었어요. 내숲도서관은 소통과 관계성의 건축이죠.” 이 도서관은 개관 이후 사단법인 더불어배움에서 은평구의 위탁을 받아 운영해 오고 있다. 배경임 관장은 “시문학에 특화된 마을 도서관으로 소통과 치유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면서 “건축공간에 주민들의 요구가 대부분 반영된 덕분에 만족도가 매우 높고 주민들이 마을 도서관에 특별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함혜리 칼럼니스트
  • [사설] 북한, 순항미사일 넘는 군사도발 자제해야

    북한이 지난 21일 오전 평남 온천 지역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은 어제 오전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보도하면서 한국군 당국과 미국 정부가 인정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이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어긴 게 아니다”라고 보도 직후 즉각 입장을 밝혔다. 정부나 군 당국도 미국과 비슷한 취지의 반응을 내놨다. 한미는 북한 순항미사일의 발사 사실을 알고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고, 북한 역시 이를 밝히지 않았다. 한미 양국의 비공개 의도는 북한의 군사 동향을 감시 추적하는 정찰자산의 노출을 막고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양국의 불필요한 논의를 차단해 정세를 관리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핵·미사일에 대해 비교적 시시콜콜 발사 정보를 공개했던 군 당국이 공표하지 않은 것은 한미 합의가 있더라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보수 일각에서 ‘대북 저자세론’이라고 비난하지만, 향후 북미 및 남북 대화를 감안하면 온당하지 않다. 한미일 3국은 다음주 미 워싱턴에서 안보실장 회의를 열어 대북 정책을 논의한다. 미국의 대북 정책 재검토가 거의 종료되는 시점에 이뤄지는 한미일 안보 고위 관계자의 대면 회의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북한 접근법이 한일에 제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런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여느 때와 같은 일”이라고 로키로 대응한 것은 주목된다. 미국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대화의 장으로 이끌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은 한미 연합훈련과 한미·미일의 연쇄 2+2 고위급 대화 직후 발사됐다. 미 정부 교체 초기마다 있었던 북한의 고강도 도발과 비교하면 억제된 군사행동이라 평가할 수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지난 18일 미국의 북한 적대 정책이 철회되지 않으면 북미 접촉이나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지만, 대화 조건을 밝혔다는 점에서는 평가할 만하다. 미국은 북한이 수긍할 유인책을 내고 북한도 레드라인을 넘지 않도록 자제해 북미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
  • “재난 시기 해고 금지”…공공운수노조 ‘10대 요구안’ 발표

    “재난 시기 해고 금지”…공공운수노조 ‘10대 요구안’ 발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최대 산별노조인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가 공공 부문에서 일하는 민간 위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시기에 노동자들의 해고를 금지하는 등 노동자 보호를 위한 대책들을 제시하며 이 대책들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요구사항들이 실현될 때까지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예고한 오는 11월까지 집단 행동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공운수노조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 일자리 확대와 재난 시기 노동자 해고 금지, 노동자가 안전하고 평등하게 일할 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이를 위한 10가지 대책을 정부가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가 요구한 대책은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모든 노동자에 고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 확대 △임금 격차 해소 △안전운임제 확대·강화 △간호·돌봄 노동자 등 코로나19 상황 속 필수·위험업무 인력 충원 및 보호 강화 등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기자회견과 함께 광화문광장 일대와 경복궁역, 안국역 앞 등 13곳에서 10대 요구사항을 적은 피켓 등으로 집회를 열기도 했다. 김숙영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하루에 7시간 넘게 헤드셋을 쓰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수많은 업무를 안내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하여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지 않았나”라면서 “제 동료들은 10명 중 9명은 우울증 고위험군에 속할 만큼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이게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하고 4년이 지난 뒤에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화물차주 및 운수사업자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 확대 시행을 촉구한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본부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당시만 해도 전국 18만대에 불과했던 화물차가 지금은 48만대로 늘어나 화물 노동자들이 무한경쟁에 내몰린 상태다. 그동안 화물차 가격과 고정비는 몇 배로 늘었지만 운반비(운임료)는 오히려 하락하거나 정체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고속도로 화물차 교통사고의 41.9% 정도가 졸음운전이 원인이라는 통계만 보더라도 화물 노동자는 장시간 노동에 노출돼 있다. 현재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만 한시적(2020년~2022년)으로 적용되고 있는 안전운임제 일몰제의 폐지, 모든 품목으로의 확대 적용, 화물 지입차 제도 폐지 등을 위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심규덕 항공연대협의회 의장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닫힌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공항 노동자들은 비행기가 공항에서 뜨지 않아서 최저생계비 이하의 급여를 받아도 함께 이겨내겠다는 심정으로 고통을 분담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코로나19 위기를 빙자한 항공사들의 정리해고”라며 “이스타항공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체불하고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하는 등 인위적으로 회사를 회생불가상태로 만들어 노동자들을 대거 길거리로 내몰았다. 아시아나케이오(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는 노동위원회가 두 번에 걸쳐 부당해고 판정을 했음에도 거액의 변호사비를 들여 행정소송을 제기해 노동위원회의 해고노동자 복직 판정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또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헐값에 헌납하는 특혜성 매각을 졸속으로 추진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일터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 하루하루 견디고 있다”고 전했다. 라정미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은 “평소 1명 당 어르신 10명을 돌봤던 요양보호사들은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코호트 격리(동일집단격리)됐고, 평소 감염병 감염 위험 또는 감정노동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이용자들의 요구에 각자 알아서 대처해야 했던 재가 돌봄 노동자들은 대응 매뉴얼 부재 속에서 감염 위험은 물론 이용자들의 불안과 스트레스까지 혼자서 감수해야 했다”면서 “돌봄 노동자들이 공공 돌봄 현장에서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돌봄 노동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우리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한다. 정부가 제대로 된 대화에 나설 때까지 투쟁을 병행할 것”이라며 “정부는 불평등이 임계를 넘어 사회를 해체하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시대적 명령에 당장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장애인 시설 입소자 2분기 백신 접종… 선제적 진단검사 전체 시설 확대 실시

    최중증 발달장애인 1800명 주간 서비스8월 권리 보장·자립 지원 등 로드맵 발표건강주치의·검진제도 활성화 제도 개편 장애인 시설 입소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분기에 우선 실시되고 선제적 진단검사가 중증 장애인 시설에서 전체 장애인 시설로 확대된다. 또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 서비스 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제22차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장애인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장애인 학교와 이용시설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서비스가 축소되고 장애인 가족의 돌봄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만 65세 이상 장애인은 2011년 38.0%에서 2014년 41.4%, 2017년 45.2%, 2020년 49.9%로 갈수록 늘고 있다. 장애인은 면역력이 약하고 감염병 예방수칙을 제대로 실천하려면 보조인의 도움이 필요해 감염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장애인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백신 우선 접종과 함께 국립재활원을 장애인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올해 안에 병상을 최초 10개에서 23개까지 늘려 나가기로 했다. 이들 병상에는 의료인력과 돌봄인력도 지원된다. 의사 3명, 간호인력 2명, 방사선사와 요양보호사 1명씩이다.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집단감염 대책도 강화된다. 감염 발생 시 확진자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접촉자는 임시격리시설로 신속하게 이송하고 선제적 진단검사 대상을 현재 전체 시설의 40% 수준에서 10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감염병 대응 매뉴얼 개정도 추진된다. 아울러 정부는 장애인과 그 가족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장애인 돌봄 내실화 방안도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최중증 발달장애인 1800명에게 주간활동 1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간 및 방과 후 활동 서비스 대상을 기존 1만 1000명에서 1만 9000명으로 늘린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복지관 등 장애인 이용시설 휴관으로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진 발달 장애인에게 가족급여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장애인 권리 보장과 지역사회 내 자립 지원 강화를 올해 장애인 정책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정부 합동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8월 지원 로드맵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또 중증 장애인 자립지원센터를 7월 설치해 운영하고 장애인 대상 건강주치의와 건강검진제도를 활성화하도록 제도 개편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 세계 장애인의 날(12월 3일)이 포함된 주를 ‘장애공감주간’으로 정례화하고 장애인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네 음란영상 있다”… 이런 메일, 무시하기엔 찜찜한데

    “네 음란영상 있다”… 이런 메일, 무시하기엔 찜찜한데

    직장인 A씨는 최근 개인 메일함을 열어 보고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 ‘개인 편지’라는 제목의 메일에는 A씨가 음란 사이트에 접속해 음란행위를 한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며 비트코인으로 거액을 입금하라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뒤져 본 결과 혹스(Hoax) 메일이라는 것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찜찜한 마음은 가시지 않는다. A씨는 “사기성 메일임을 알더라도 실제 음란 사이트에 접속했다면 어쩔 수 없이 전전긍긍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이스트시큐리티 등 보안업계에 따르면 이달 혹스 메일이 대량으로 유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처음 등장한 혹스 메일은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된다. 번역기를 사용한 듯한 어색한 말투로 “당신의 음란행위 영상을 가지고 있다”며 “비트코인을 지불하지 않으면 영상을 외부에 유포하겠다”는 협박성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 주소를 첨부하며 이틀의 입금 기한을 제시한다. 이번 메일에는 발신자가 코로나19 여파로 생활이 어려워졌다는 내용이 담기는 등 최근 상황에 맞게 내용을 변형시키는 모습도 보였다. 온라인상에서는 혹시 자신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이 유출될까 봐 우려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네티즌은 “검색을 통해 사기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정말 그냥 무시해도 되는 건지 겁이 난다”고 호소했다. 피해자들은 은밀한 사생활을 미끼로 협박을 당하기 때문에 사기라는 것을 알아도 혹시 모른다는 마음에 입금을 하기도 한다. 또 자신의 치부가 외부에 노출될까 봐 피해 신고 자체를 망설이는 경향도 있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ESRC) 센터장은 “혹스 메일을 확인할 경우 바로 삭제하고, 금전을 송금하지 말고 무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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