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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다, 민주당 대표 사임… 자민당 세습의원 선전

    16일 치러진 일본 총선에서 민주당 정권의 전·현직 각료들이 당초 예상대로 대거 낙마했다. 다나카 마키코 문부과학상, 센고쿠 요시토 전 관방장관 등이 자민당의 열풍에 고배를 마셨다. 비례대표 당선에 희망을 걸었지만 ‘민주당 정권의 숨은 실세’로 불린 중진 의원의 체면에는 금이 갔다. 당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며 민주당을 ‘도로 자민당’으로 만든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100석도 획득하지 못하는 참패가 확실시되자 이날 밤 11시쯤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다. 반면 여론의 지탄을 받던 자민당의 세습 의원들이 대부분 당선됐다.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의 장남인 후쿠다 다쓰오 자민당 후보는 군마 4구에서 첫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의원도 가나가와 11구에서 당선돼 자민당의 차세대 기대주로 입지를 굳혔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강연100℃(KBS1 밤 10시) 30년 동안 돼지를 키우며 세 번 실패하고 네 번째 도전을 하는 김정호씨. 가정을 꾸리고 열심히 살던 그는 26세의 젊은 나이에 간경화 판정을 받았다. 자신의 건강이 악화하는 이유 중 하나가 농약이라고 생각한 김씨는 농약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자연농법 농장을 시작했다고 털어놓는다. ●VJ 특공대(KBS2 밤 10시) 자신의 콤플렉스를 기회로 만들어 인생역전에 성공한 사람들을 소개한다. 몸무게 90㎏에 육박하는 넉넉한 몸매의 표은진 주부. 첫 아이 출산 후 40㎏이나 찌는 바람에 외출을 극도로 꺼리며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인생을 180도 바꾼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12년 전 한 홈쇼핑에 시연모델로 출연하면서부터인데…. ●TV 속의 TV(MBC 낮 12시 20분) 요즘 가요계는 리메이크 열풍이 대세다. 시대를 풍미한 가요는 물론 아이돌 그룹의 신곡까지 색다른 느낌으로 재탄생한 노래가 인기를 끌고 있다. 멜로디, 편곡, 창법에 따라 완벽히 다른 분위기를 내는 리메이크 음악들. 1세대 아이돌의 노래를 발라드 가수의 목소리로 다시 듣는 시간을 갖고 이색 편곡으로 화제가 된 명곡들을 만나본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5시 35분) 하루에도 열두 번 집 안에서 암벽등반을 시도하는 4살 진행이. 타잔이 나무 위를 오르듯 천장으로 올라 커피 믹스를 집어던지고, 물고기 밥을 바닥에 뿌려 놓는다. 그런 진행이를 엄마는 제지하기도 지친 듯 바라보고만 있다. 소통 안 되는 아이 키우는 비법을 오은영 전문가가 알려준다. ●금요극장-스롤란 마이러브(EBS 밤 12시) 독일인 벤은 캄보디아 배낭여행 중 우연히 술집에서 몸을 파는 예쁜 소녀 스레이케오를 만나게 된다. 스레이케오와 하룻밤을 보낸 벤은 다음 날 아침 그녀가 돈을 요구하자 그냥 돈을 위한 관계였다고 생각하고 실망한다. 하지만 스레이케오가 그날 빌려간 셔츠를 세탁해 갖다 주면서 다시 만난 둘은 연인이 된다. ●콘서트 고백-내 젊음의 낮은 음자리(OBS 밤 11시 5분) 1990년대를 주름잡았던 섹시 디바 박미경이 돌아왔다. 그녀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비롯해 ‘넌 그렇게 살지 마’, ‘이브의 경고’ 등을 부르며 폭발적인 가창력과 파워풀한 댄스를 선사한다. ‘기억속의 먼 그대에게’,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등으로 감동적인 발라드 무대도 꾸민다.
  • 대선 패러디 열풍 왜?

    지난 10일 밤 생중계된 대선 후보자 2차 TV토론회가 끝난 뒤 ‘@sotkfkdahfos’란 아이디를 쓰는 트위터리안(트위터 이용자)은 아래와 같은 트위트를 올렸다. “이정희: 세금을 내셨습니까?/ 박근혜: 예전에도 답했지만…/ 이정희: 내셨습니까?/ 박근혜: 과거의 일이고…/ 이정희: 내셨냐고요./ 박근혜: 이건 현실성이 없는….” 이는 TV 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겨냥해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기업 회장에게 무상으로 받은 성북동 집에 대한 세금을 냈느냐.”고 질문하며 박 후보의 세금 납부 문제와 고소득층의 증세를 연계시켰던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지상파 3사를 통해 생중계되는 대선 후보자 TV토론회가 열릴 때마다 네티즌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전 평과 패러디물을 쏟아내며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주로 TV 토론에서 이 후보가 박 후보를 향해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는 상황과 이에 대응하는 박 후보의 모습, 그리고 두 여성 후보 사이에서 어쩔 줄 모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빗댄 것들이다. 영화 포스터를 이용한 패러디물을 비롯해 후보 간 웃지 못할 언쟁이 담긴 장면들만 편집한 ‘토론회 전설 영상’, 대화체로 정리된 ‘토론 관전평’ 등 종류도 다양하다. 두 여성 후보 간의 격렬한 논쟁이 1차에 이어 2차 토론회까지 이어지자 트위터리안 @NudeModel은 “문재인 좀 안 나오면 안 되나. 문재인만 끼면 싸움이 토론되잖아.”라는 글을 남기며 두 여성 후보 간의 격렬한 논쟁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상황을 비꼬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가수 임재범의 노랫말을 빌려 “내 거친 생각과~(이정희), 불안한 눈빛과~(박근혜), 그걸 지켜보는~(문재인)…전쟁 같은 토론”이라고 평가했고, SBS 프로그램 짝을 패러디한 분석도 눈에 띄었다. 대선후보와 관련된 각종 패러디물이 속출하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정치적 허무주의 ▲새로운 세대 및 매체의 출현 ▲높아진 정치적 관심도 ▲정치의 엔터테인먼트화 등의 키워드를 내걸며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대선 후보 간 TV 토론회 이후 속출하는 패러디물은 한국 사회의 정치적 허무주의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각 후보를 등장시킨 패러디물은 정치의 실패, 정치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조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패러디물을 통한 정치인의 신랄한 비판과 풍자는 국민의 정치적 관심도와 지식 수준이 비교적 높다는 것을 증명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 “특히 새로운 세대와 SNS라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면서 정치를 엔터테인먼트로 승화시키는 새로운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의 한 과정”이라면서 “과거 외면시됐던 대선 후보들의 TV 토론회가 토론회 그 자체에서 그치지 않고 패러디물을 양산하며 모든 세대에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이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한편 트위터가 11일 공개한 2차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대한 실시간 트위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2차 토론이 이뤄진 10일 대선 관련 트위터 멘션 수는 91만 9400건을 기록했다. 이는 1차 토론보다 약 7만 5000건 증가한 것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에 관심을/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에 관심을/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50년 만에 찾아온 초겨울 혹한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선거의 유세 열기가 뜨겁다. 골목을 누비는 유세 차량에서 흘러나오는 확성기 소음에 구세군 냄비의 종소리는 작아져만 간다. 전국이 온통 대선의 열풍에 휩싸여 있다. 이 와중에 한 달 보름 남짓 남은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이 언론과 국민의 관심에서 아직까지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새해 1월 29일부터 8일 동안 평창과 강릉에서 열리는 동계스페셜올림픽엔 120여개국에서 3300여명의 선수단과 가족 등 1만 5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파인스키, 스피드스케이트, 피겨스케이트 등 7개 종목의 59개 세부 종목 경기가 열린다. 스페셜올림픽은 지적장애인들이 참가하여 기량을 겨루는 경기대회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장애인 체육대회인 패럴림픽이 기록과 순위경쟁을 하는 엘리트스포츠인데 반해, 스페셜올림픽은 금·은·동 외에 4등부터 8등까지도 리본을 달고 시상대에 서는, 그야말로 모두가 승자가 되는 특별한 올림픽이다. 올림픽은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쿠베르탱이 꿈꾸었듯이 인간의 완성과 세계의 평화를 증진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올림픽은 단순히 스포츠행사만이 아니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스페셜올림픽 또한 스포츠 이상의 울림을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에 보여주면 좋겠다. 우선 이번 스페셜올림픽이 지적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지적장애인도 비지적장애인과 다르지 않은 동일한 이웃이요, 형제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은 어떤 모습이든 상하귀천의 평가대상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그 자체로 고귀한 존재다. 또한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누구나 자신이나 가족이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장애인 문제는 곧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인 셈이다. 둘째, 이번 기회에 지적장애인, 나아가 장애인 문제에 대해 제도적·법적 지원체계를 보강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장애인 문제는 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와 국가 전체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내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일일 뿐만 아니라 이들을 방치했을 때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 또한 훨씬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국가의 최우선 정책의제가 되다시피한 복지 논의에서도 장애인과 난치병 환우 등의 지원 과제가 주요한 정책의제로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특수교사의 충원, 대학입시에서의 장애인 특례입학, 평생교육의 지원 확대 등 장애인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정부와 정치권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셋째, 언론에서도 이번 올림픽과 지적장애인에 관한 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면 좋겠다. 정치, 경제 기사나 오락 프로그램도 중요하겠지만 의미 있는 이슈에 관해 사회적 공기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소홀히 하는 것은 언론의 직무해태요, 유기라고 할 수도 있다. 스페셜올림픽도 명색이 올림픽인데 조직위원회나 이 올림픽에 참가하는 지적장애인들이 언론에 구걸하는 일이 없도록 언론이 한 발 앞서 관심과 지원을 해주길 기대한다. 넷째, 우리 국민들도 스페셜올림픽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으면 한다. 자원봉사단이 발족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더 많은 우리의 손길이 필요할 것이다. 여력이 되는 대로 돕는 방법을 찾아보자. 지적장애인들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나 자신의 기쁨 또한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동안 경기장을 찾아 열심히 응원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아니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온 가족이 함께 목이 터져라 응원해 보자. 누가 이기고 진들 대수겠는가. 스페셜올림픽은 모두가 승자가 되는 특별한 올림픽이니까. 유독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연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하는 우리나라, 우리사회가 되면 좋겠다. 새해가 되면 이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온 가족이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경기장을 찾아 뜨거운 응원전을 펼쳐 보자.
  • 88% 늘었다는데… 귀농 열풍? 숫자 허풍?

    88% 늘었다는데… 귀농 열풍? 숫자 허풍?

    대구에서 직장 생활하던 김모(50)씨는 2007년 감귤 농사를 짓기 위해 가족과 함께 제주에 귀농했다. 김씨는 4년 동안 감귤 농사를 짓다가 실패하자 주소는 제주에 그대로 둔 채 지난해 다시 대구로 이주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김씨는 경작하던 감귤 과수원을 지역 토박이 농민에게 임대해주었고 실제로 제주에 살고 있지 않지만 귀농자로 분류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등으로 귀농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가운데 상당수는 허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귀농은 도시생활을 하다가 농촌지역으로 이사해 영농활동을 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귀농 통계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귀농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이사’가 적지 않고 실제 농촌에 거주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은 2011년 귀농가구는 1만 75가구(1만 7464명)로 2010년 5405가구(9597명)보다 86.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도별로는 경북이 1840가구로 가장 많고 전남 1600가구, 경남 1291가구, 충남 1110가구, 경기 1105가구, 전북 1078가구 순이다. 귀농 가구는 2011년 11월 1일을 기준으로 과거 1년간 읍·면지역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하고 농업관련 명부에 농업인으로 신규 등록한 가구를 집계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귀농 통계는 동일 구·시·군내 이동과 시도내 이동도 포함하고 있어 실제 귀농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1년 전국 귀농 가구 가운데 10%인 1010가구는 동일 구·시·군 내 이동이고 19.9% 2004가구는 시도내 이동으로 집계됐다. 전북지역의 경우 귀농한 1078가구 가운데 111가구가 동일 시·군내 이동이고 356가구가 도내 이동이다. 시·군내 이동은 읍·면·동 소재지에서 가까운 농촌마을로 이사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귀농 가구 가운데 도내에서 이동한 43.3% 467가구는 실제 귀농인지, 사실상 이사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들 지역 내 귀농은 같은 시·군에서 이사할 경우 자치단체가 귀농이나 귀촌으로 인정하지 않아 주택 수리비, 농지구입비 등 정착자금을 지원받기 어려워 타 시·군을 선택한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지난해 귀농한 1만 75가구 가운데 나홀로 내려온 1인 전입이 58.8% 5920가구로 절반을 넘고 실제 거주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귀농·귀촌을 판단하는 기준도 제각각이다. 경기도는 동 지역에서 읍·면 지역으로 전입한 사람을 귀농·귀촌 인구로 취급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동안 경기도로 귀촌·귀농한 인구가 1만 537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귀촌한 사람이 1만 4627명으로 귀농한 사람(743명)보다 19.6배 많았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취업 한파에… 등 떠밀려 창업 ‘젊은 사장’ 는다

    2010년 대학을 졸업한 박철(30·가명)씨는 2년이 넘도록 취업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다. 명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마케팅회사에서 인턴까지 마쳐 이른바 ‘스펙’도 괜찮은 편이지만 입사 경쟁률이 치열해 낙방을 거듭했다. 낙담하던 박씨는 내년 1월 카페 개업을 목표로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과정을 밟고 있다. 박씨는 “어차피 월급쟁이를 하더라도 50세에 나와 치킨집들 차리는데 차라리 잘 됐다.”고 씁쓸하게 위안했다. 대학졸업 후 지난 1년을 백수로 생활한 주영린(28·여·가명)씨도 지난 8월 친구와 인터넷 쇼핑몰을 열었다. 4년제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일본어도 유창했지만 좀처럼 호텔·리조트 분야 일자리가 나오지 않아 결국 창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300만원짜리 중고차를 산 주씨는 새벽마다 동대문·이태원 등지를 누비며 물건을 고른다. 장 본 물건을 예쁘게 사진 찍고 포토샵으로 보정한 뒤 사이트에 올리는 작업만 해도 시간이 빠듯하다. 주씨는 “아직은 적자지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돈을 쓸어담을 것”이라고 애써 낙관했다.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등 떠밀려 창업하는 젊은 사장들이 늘고 있다. 자영업은 흔히 퇴직한 중년층이 뛰어드는 분야로 여겨졌지만 20~30대의 비중도 지난 8월 통계청 기준 17.8%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집계한 30세 미만이 만든 신설법인 수는 2823개로 전체 신설법인(6만 5110개)의 4.34%다.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대학공시자료를 봐도, 2010년 8월과 지난해 2월 일반대·전문대·산업대·기능대 등 고등교육기관을 졸업한 취업대상자 49만 7178명 중 2만 1191명(4.25%)이 1인 사업자·프리랜서로 등록했다. 문제는 ‘젊은 사장님’이 비자발적으로 양산된다는 사실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25~29세 실업자 수는 16만 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2000명(7.9%) 증가했다. 직장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선배를 보며 창업을 고민하는 대학생도 많다. 지난달 한국고용정보원이 전국 남녀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창업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63.3%에 달했다. 실제 창업을 준비 중인 학생도 4.9%였다. 창업 분야로는 커피숍·식당 등 손쉬운 요식업이 35.7%로 가장 높았고, 문화·예술·스포츠 관련분야(12.6%)와 IT관련분야(10.4%)가 뒤를 이었다. 박진수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취업난이 가중됨에 따라 창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고 구체적인 시도도 늘었다.”면서 “막연히 생각하고 접근했다가는 더 어려워지는 현실인 만큼 무분별한 창업열풍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기고] 프랑스 한류 팬들은 모두 한국어를 한다/최준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기고] 프랑스 한류 팬들은 모두 한국어를 한다/최준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유럽에서 한국 대중문화 사랑은 파리에서 시작되어 확산되고 있다. 필자는 이를 ‘유럽의 한류’라 칭하는 것이 불편하다. 갑자기 우리 대중문화의 열풍과 파도가 유럽 대륙을 휩쓴 것도 아니고, ‘문화’ 교류는 결코 그렇게 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한반도에는 오래전부터 다른 민족의 문화와 예술이 소개되었다. 먼저 우리는 그 가치를 발견하고, 즐기며 우리 문화의 하나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우리에게 맞는 것으로 변형, 재창조하여 그것을 처음 전해준 나라 사람들과 공유하고 함께 사랑하게 되었다. 서양 음악, 미술, 패션, 체육, 영화, 그리고 K팝 등의 예가 그렇지 않은가. 문화는 정치, 경제와 다르다. 서로 관계가 깊어졌을 뿐이다. 그래서 어떤 문화도 우리를 점령하거나, 속박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는 비를 오래 맞은 것처럼 스며들어 그 문화가 천천히 우리의 의식과 삶의 태도를 바꾸곤 하기에 정치나 경제보다 더 힘이 있다. 한류가 5년 내로 시들해질 것이라고들 말한다. 상업적 성과가 줄어들 거라는 말로는 이해한다. 하지만 한류를 문화적으로 생각하면 필자는 조금도 동의할 수 없다. 문화적 산물은 공산품과 달라서 그 안에 수많은 문화적 가치가 존재하기에, 다양한 수요로 확대된다. 실제 파리에서 K팝으로 그들 주변 사람들, 조부모, 부모, 형제·자매, 친구들이 변하는 것을 봤다. 우리 모두가 K팝을 좋아할 수는 없는 것처럼, 조부모는 한국문학을, 부모는 한식과 국악을, 또 다른 이들은 영화·만화·드라마를 더 열렬히 좋아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한국대중문화의 성과는 결코 잠시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하고 지속적인 문화 교류를 통해 얻은 성공적인 결과들이다. 33년차의 프랑스 한국문화원은 연중 다양한 사업과 행사로 한국문화예술을 프랑스인들이 체험하고 사랑하게 하고 있다. 순수 교민이 4000명에 불과해도, 파리에만 110개가 넘는 한국식당이 성업 중인 이유이다. 전국적으로 여러 한국영화제가 해마다 개최되고, 소수에 불과하던 8개 대학의 한국학 전공 신입생 수가 1000명이 넘은 지도 몇 년이나 되었다. 30여개 프랑스 고등학교에서는 한국문화실습 수업이 열리고 있다. 수십만명의 한국문화 애호가들은 길에서, 광장에서, 바에서, 연습장에서, K팝 공연장에서 가사는 물론 추임새까지도 한국어로 넣는다. 지방의 상점에서, 길거리에서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 인사는 이제 희귀하지 않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만은 아니다. 그 안에 삶의 태도, 의식, 사회적 특성 등 많은 매력적인 것들이 담겨 있다. 설문 결과, 유럽인들은 우선 한국, 한국사람, 한국문화를 알고 싶어 한국어를 배운다고 한다. 우리가 팝송을 좋아하며 영어와 영미 문화에 관심을 키웠던 걸 기억하면 이해가 쉽다. 전세계 23개 한국문화원과 90여개의 세종학당을 통해 세계인들이 우리말을 배우고 있다. 우리의 “문화로 인류의 평화와 사랑에 기여”하려는 꿈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한국인들이 한글과 한국어, 한국문화를 더 사랑하는 일이 아직 남아 있다.
  • 창업 방법보다 ‘기업가 정신’ 길러주는 것이 중요

    창업 방법보다 ‘기업가 정신’ 길러주는 것이 중요

    한양대에는 학창시절부터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길러주기 위한 다양한 강의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글로벌기업가센터가 있다. 2009년 국내 대학 최초로 세워진 이 센터는 준비된 창업기술인 양성을 위해 한해 1500여명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창업지원 시스템을 운영한다. 코스닥 상장기업 전문경영인(CEO) 출신인 류창완(49) 센터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장 학생들에게 창업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미래의 혁신기업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대학가의 창업열풍 현상은 어디에서 오나. -청년창업은 지식정보화 사회로 넘어오면서 발생한 왜곡된 고용 현실을 타개하는 유일한 해법이다.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한 방법이 된 것이다. 100세 시대에 들어서면서 직장생활을 하다가도 은퇴한 뒤 누구나 한번쯤은 창업을 하게 된다. 거창한 기업을 세우는 것만이 창업이 아니다. 또한 취업이 워낙 어렵다보니 취업을 대체해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도 많아지고 있다. →대학이 취업·창업을 위한 기관이 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기업가센터를 설립하게 된 취지는 무엇인가. -한양대는 실용적인 학문을 강조하는 학풍이 있다. 글로벌기업가센터를 세운 것은 ‘성실한 근로자’ 양성이 아니라 ‘혁신 기업가’를 키우는 데 인력양성 목표를 둬야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학은 아직도 보수적이기 때문에 “학문의 전당에서 왜 천박한 지식, 돈 버는 법을 가르치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대학에서부터 예비 기업가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이 침체된 경기 분위기를 살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글로벌기업가센터에서는 무엇을 교육하나. -예비 창업자에 대한 소양교육이다. 졸업하고 바로 창업을 하라거나 휴학하고 사업을 시작하라는 것이 절대 아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려할 때 학교에서 배운 것이 큰 자산이 된다. 성공한 CEO들이 강단에 서서 자신의 경험담, 실제 닥칠 수 있는 의사결정 과정 등에 대해 실질적인 경험담과 조언을 들려준다. 이를테면 ‘투자유치 할 때 부채를 안고서라도 돈을 빌리는 것이 좋은가’, ‘회사 정관 초안은 어떻게 작성하나’와 같은 것이다. →정부의 청년창업 지원책에서 보완돼야 할 점은. -당장 학생 창업자를 몇명 배출했냐고 묻지 말고 미래의 CEO를 배출할 수 있도록 대학에 그 역할을 맡겨줘야 한다. 또 현재 대학과 정부가 1대1로 출자하는 매칭펀드에 대해 대학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 지원금 비율을 높여서 더 많은 예비 창업가들에게 지원금이 돌아가도록 해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올 소비키워드 ‘PSY’

    롯데백화점은 3일 올해 소비 키워드를 ‘PSY’(Price·Story·Young)로 꼽았다. 불황 탓에 저렴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고 재기발랄한 젊은 상품들이 소비자들이 선택을 받았다는 의미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경기침체 속에 소비자들은 무엇보다 상품 가격을 따졌다.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상품에만 과감하게 돈을 투자하는 ‘가치소비’가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사려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대표 상품인 유니클로의 발열 내의 ‘히트텍’은 지난달 9~11일 진행된 9900원 균일가 행사에서만 40여만개가 팔렸다. 구두, 핸드백 등의 가격을 70~80%까지 내린 ‘초대형 할인행사’에도 구름떼 고객이 몰렸다. 상품의 기능과 디자인보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사려는 ‘스토리 마케팅’도 주효했다. 지난 10월 본점 팝업전문매장에서 열린 ‘마조앤새디 캐릭터 상품전’이 대표적이다. 전업주부 남편과 전문직 아내의 신혼생활 이야기를 다룬 웹툰 캐릭터를 상품화한 이 행사에서는 1억 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젊음’도 빼놓을 수 없다. 더 젊게 가꾸려는 ‘꽃중년’ 열풍이 세대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남성 트렌디’ 상품군이 40~50대 남성에게 인기를 모았다. 중장년층 남성들이 트렌디 제품을 사는 비중은 지난해보다 18% 늘었다고 백화점 측은 전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3000억원 대박복권 행운남 당첨순간 CCTV 포착

    3000억원 대박복권 행운남 당첨순간 CCTV 포착

    최근 미국 전역을 복권 열풍으로 몰아넣은 파워볼의 1등 당첨자로 추정되는 남자 모습이 CCTV화면에 포착돼 화제에 올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복권 당국은 1등 당첨금인 총 5억 8800만달러(한화 약 6365억원)의 주인공이 두명으로 확인돼 각각 절반씩 나눠 갖게 됐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중 1명은 미주리주 디어본에 사는 부부 신디 힐(51)과 마크 힐(52)로 밝혀졌다. 힐 부부는 당첨금으로 2억 9375만달러(세전기준·한화 약 3180억원)을 받아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됐다. 현지의 또다른 관심은 바로 나머지 한명의 주인공이다. 현재까지 당첨자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NBC뉴스가 당첨자로 추정되는 남자가 1등 번호를 확인하는 순간을 담은 CCTV영상을 공개했다. 메릴랜드의 한 주유소 편의점에서 촬영된 이 영상에서 당첨자로 추정되는 남자는 노란색 작업복을 입은 흑인이다. 현지 목격자에 따르면 이 남자는 자신의 티켓을 직원에게 보여주며 번호가 1등에 당첨된 것이 맞는지를 확인했으며 동료에게도 여러차례 같은 행동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NBC뉴스는 “목격자에 따르면 이 남자는 번호가 맞다는 것을 여러차례 확인한 후 팔을 들고 춤을 추며 나갔다.” 면서 “복권도 당첨 지역인 애리조나에서 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거액의 당첨금을 손에 쥔 힐 부부는 “복권번호를 확인하고는 믿기지 않아 정말 이 번호가 맞는지 여러차례 확인했다.” 면서 “심장이 멈춰 버릴 만큼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고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 [주말화제] 오디션의 경제학

    [주말화제] 오디션의 경제학

    “결과는…60초 후에 공개됩니다.” 대표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4’(슈스케4) 진행을 맡은 MC 김성주의 말이 끝나자마자 라면, 자동차 등 온갖 CF(직접 광고)가 화면을 가득 메운다. 카메라가 다시 생방송 현장을 비추자 심사위원석의 큰 컵이 모니터에 잡힌다. 컵에는 ‘KB국민카드’라는 글씨(간접 광고)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우승자는 로이킴!” 발표가 나오자 결승전을 보러 온 학생들이(티켓 마케팅) 환호성을 지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디션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디션은 곧 돈”이라고 입을 모은다. 참가자나 심사위원이 몸에 걸치는 의상부터 먹고 마시는 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걸어다니는 광고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오디션의 경제효과는 얼마나 될까. 지난 23일 끝난 ‘슈스케4’ 메인 후원사인 KB국민카드의 경우 가시적인 효과만 170억원으로 추산됐다. 후원사인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직접 광고 효과 40억원, 간접 광고 효과 95억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온라인 광고 효과 30억원, 티켓 판매 등 고객 판촉 효과 5억원이다. KB국민카드 측은 “무형의 브랜드 이미지 홍보 효과와 연계상품 매출 등까지 감안하면 실제 경제효과는 훨씬 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70억원+α’인데 α는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KB국민카드는 로이킴의 초상을 활용한 체크카드 출시로도 재미를 봤다. 윤창수 KB국민카드 광고팀장은 “11월 19일 카드 출시 이후 8영업일 만에 3737장이 발급됐다.”고 밝혔다. 오디션은 기획사의 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발휘한다. 교보증권 정유석 책임연구원은 지난 27일 내놓은 ‘그녀들이 온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슈스케 출신으로 구성된 신인 걸그룹 TLC-F(가칭)와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에서 발탁된 이하이 등이 YG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 100억원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음반시장도 춤을 춘다. K팝스타 시즌 1에서 3위를 차지한 백아연이 레이첼 야마가타의 ‘비비 유어 러브’를 부르자 이 곡은 방송 직후 대박이 났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야마가타의 최근 내한공연이 매진 사례를 기록했을 정도다. 경제효과가 과장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민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협찬광고(PPL)는 20~30대에게 효과가 확실히 클 것으로 판단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단기간 홍보 효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현 한국브랜드마케팅연구소장은 “단순히 광고 단가만 따질 게 아니라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기 전후 시청자들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이야기를 따라가는 한옥여행’ 펴낸 이상현 한옥연구가

    [저자와 차 한 잔] ‘이야기를 따라가는 한옥여행’ 펴낸 이상현 한옥연구가

    한류 열풍 속에 한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치유와 위로, 복고가 유행어로 떠오르면서 전국의 고택을 찾아 떠나는 가족들이 늘고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스럽던 차에 이야기와 함께 떠나는 한옥여행 안내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한옥여행’(시공사 펴냄)이 나왔다. 개량 한복 차림으로 지난 29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한옥 연구가 이상현(47)씨는 “한옥은 쉽게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에게만 아름다움을 보여준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한옥은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모습을 바꿀 수 있어 어느 시대, 어느 환경에서나 뛰어난 적응력을 보인다.”며 한옥 예찬론을 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한옥을 과거에 가두는 것 아닌가 싶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며, 이번 책이 한옥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옥 일상공간 비대칭… 단조롭지 않아 행정학을 전공한 이씨가 한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첫 직장에서 ‘용평리조트 30년사’ 집필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소설가의 꿈을 좇아 5년 만에 회사에 사표를 냈다. 하지만 소설보다 한옥에 더 끌려 전국의 한옥을 찾아다니는 것도 모자라 아예 한옥 목수 일까지 익혔다. 그렇게 시작한 한옥 사랑이 10년을 넘었다. 중앙과 지방정부가 관리하는 전국의 한옥은 200채 정도 된다고 한다. 이씨는 이 중에서 개성이 강한 한옥 24채를 골랐다. 꽃담이 아름다운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여경구가옥, 안채로 들어가는 길이 미로 같은 경북 경주 양동마을의 향단, 한옥으로 지어진 성공회 강화성당, 근대사를 품고 있는 서울 종로구의 운현궁, 충청도에 있는 추사 고택 등. 개인 집 이외에 동헌과 서원, 향교, 제주도의 성읍민속마을도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풀어놓는다. 저자는 “이 책은 24가지 눈으로 보는 한옥 이야기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한옥 이야기를 통해 단조롭다는 한옥에 대한 편견이 깨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씨는 “전통 한옥이라고 하면 보통 조선 후기에 지어진 것으로 마당과 구들이 있어야 하고, 나무와 흙으로 지어진 것이어야 한다.”고 요건을 설명했다. 이씨는 특히 한옥을 논할 때 마당을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마당은 한옥과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코드”라면서 “한옥의 마당처럼 실생활 공간을 나눠 외부로 내놓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강조했다. 한옥은 건축 디자인의 기본인 대칭에서 벗어나 비대칭을 추구한단다. 물론 궁궐이나 사찰의 대웅전같이 의식을 행하기 위한 건물은 대칭으로 짓지만 사람이 머무는 일상 공간이라면 과감하게 대칭을 벗어 버린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런 비대칭의 묘미를 전면으로 내세운 것이 바로 전남 보성군 강골마을 이용욱 가옥이다. “곳간의 흰 벽에 나무기둥이 가로 세로로 붙어 있어 마치 몬드리안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장식을 위해 이렇게 한 것이 아니라 벽을 쌓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북 정읍에 있는 김동수가옥도 “생활미와 건축미를 체험해볼 수 있다.”며 가볼 것을 권했다. ●이용욱·김동수 가옥 등서 묘미 느껴 한옥을 100%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했더니 “마당을 안고 한옥을 볼 것, 대청마루에 반드시 앉아볼 것, 마지막으로 누마루(다락처럼 높은 마루방)가 있으면 꼭 올라가 볼 것”을 권했다. “마당을 안고 집을 봐야 산세와 어우려진 한옥의 참맛을 느낄 수 있고, 마루에 앉아 주위를 보면 너그러워지고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 강원도 춘천에서 서울로 올라와 한옥들이 몰려 있는 보문동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여행하다 산세가 마음에 들어 충남 홍성 오소산 밑에 터를 잡았다. 60년 전에 지어진 방 세 칸짜리 한옥을 빌려 살고 있다. 2007년 한옥 개론서인 ‘즐거운 한옥읽기 즐거운 한옥짓기’를 펴낸 뒤 이번에 세번째 한옥 관련 책이다. 기회가 된다면 한옥을 보급하는 데도 기여하고 싶단다. 소설가 ‘지망생’의 글답게 읽는 맛도 있다. 사진이 좋아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한옥을 테마로 주변의 볼거리 등 1박2일 주말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곳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김균미 문화에디터 kmkim@seoul.co.kr
  • ‘4관왕’ 싸이, 마마를 사로잡다

    ‘4관왕’ 싸이, 마마를 사로잡다

    가수 싸이가 30일 밤(현지시간) 홍콩 컨벤션 앤드 엑시비션 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음악 축제 ‘2012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독무대를 펼쳤다. 싸이는 3대상 중 하나인 ‘올해의 노래상’ 외에도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인터내셔널 패이보릿 아티스트’ ‘베스트 뮤직비디오’ 등의 상을 휩쓸었다. 싸이는 먼저 무대에 오른 뒤 ‘강남스타일’을 불렀고, 이후 말춤을 추는 부분에서 현아가 깜짝 등장해 동반 무대를 꾸몄다. 이들의 무대에는 슈퍼주니어, 빅뱅, 케이윌, 에픽하이, 씨스타, 샤이니 등 동료와 후배 가수들이 말춤을 따라 추며 합동공연을 벌여 흥을 돋웠다. 또 다른 대상인 ‘올해의 앨범상’과 ‘베스트 글로벌 남성 그룹상’은 슈퍼주니어에게 돌아갔다. 슈퍼주니어는 강렬한 춤과 의상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스파이’ ‘섹시, 프리&싱글’을 불렀다. ‘올해의 가수상’은 싸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빅뱅이 수상했다. 빅뱅은 경쟁이 치열했던 ‘남성그룹상’도 거머쥐었고, 씨스타가 ‘여성 그룹상’을 차지했다.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남성 그룹상’과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여성 그룹상’은 각각 샤이니와 에프엑스에게 돌아갔다. ‘남녀 신인상’은 버스커버스커와 에일리가 수상했다. 이번 MAMA에서 대형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소속가수인 싸이, 빅뱅, 에픽하이 등을 내세워 전체 상의 3분의1에 이르는 9개 부문을 휩쓸었다. MAMA는 전 세계 시청자 인터넷 투표와 전문심사위원 평가, 리서치, 음반판매, 디지털통합차트, 선정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합산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이날 시상식은 미국, 일본, 홍콩 등 해외 16개국과 유튜브, 페이스북 등 20개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됐다. 싸이를 비롯해 빅뱅, 씨스타 등 전 세계 K팝 열풍을 일으킨 한국 가수들은 물론 미국 팝스타 비오비, ‘아메리칸 아이돌8’ 출신 가수 아담 램버트 등 해외 스타들의 무대도 뜨거웠다. 홍콩 박홍규PD gophk@seoul.co.kr
  • [중국통신] 女 공무원 응시생 “산부인과 검사 빼달라!”

    공무원 시험 열풍이 뜨거운 중국에서 여성 응시생들이 “산부인과 검사를 빼달라!”며 ‘행위예술’에 나섰다. 다수의 현지 언론 26일 보도에 따르면 후베이(湖北)대학 여학생들은 이 날 오전 후베이성 노동청 정문 앞에 모여 “남녀평등이 보장된 공무원 시험”을 외치며 산부인과 검사의 불필요성을 주장했다. 10여명의 여학생 중 일부는 흰색 천으로 만든 ‘속옷’을 바지 위에 덧입고 춤을 추며 행인의 시선을 끌었고 일부는 “공무원 시험에 산부인과 검사는 필요 없다.”는 등의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여학생은 심지어 “생리와 공무원이 무슨 상관이냐?”며 이미 사용한듯한 ‘여성 위생용품’을 붙인 피켓을 들고 나서기까지 했다. 이와 함께 남학생들도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여학생들의 지원군을 자처했다. 한편 해당 소식이 올라오면서 네티즌들은 “산부인과 검사가 꼭 필요한가?”, “너무 지나친 것 같다.”, “정부의 심오한 뜻이 있을 것.”이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싸이·김정은 타임지 ‘올해의 인물’ 후보에

    싸이·김정은 타임지 ‘올해의 인물’ 후보에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로 전 세계에 ‘말춤’ 열풍을 일으킨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2012년 올해의 인물’ 후보에 올랐다. 타임은 26일(현지시간) 싸이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등과 함께 올해의 인물 후보 40인으로 선정해 온라인 투표를 시작했다. 타임은 “강남 스타일이 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유튜브에서 8억 2000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한국 가수 중 누구도 가지 못했던 길을 걷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 제1위원장에 대해서는 “김정일이 사망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권력을 장악했으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확고한 위치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재 1위는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며 김 제1위원장과 싸이는 각각 2위와 5위를 기록 중이다. 타임은 12월 12일까지 투표를 진행한 뒤 이틀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사이버대 특집] 전국 21개 사이버대학 새달 1일부터 2013 신입생 모집

    [사이버대 특집] 전국 21개 사이버대학 새달 1일부터 2013 신입생 모집

    전국 21개 사이버대학들이 다음 달 1일부터 2013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시작한다. 내년 2월 23일까지 진행되는 전형을 통해 학사 7만 2220명(신입학 3만 1030명, 편입학 4만 1190명), 전문학사 5550명(신입학 4968명, 편입학 582명)을 뽑는다. 전형은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으로 나뉘어 실시된다. 올해로 창설 11주년째를 맞은 사이버대는 그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해 왔다. 특히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고졸 채용 열풍은 사이버대의 향후 위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데다 등록금이 기존 대학보다 훨씬 싸 진학 장벽이 아주 낮다. 실용적인 교육과정과 눈길을 끄는 이색 학과도 많아 직장인들의 학위 취득 및 재교육 수단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사이버대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이공계 특성화 학과가 신설됐다는 점이다. 고려사이버대, 서울사이버대 등 상당수 대학들이 국가 주요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선취업, 후진학 생태계와 연계해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 고교 졸업자의 후진학을 돕기 위해 전기전자, 정보 등 이공계 학과를 설치했다. 사이버대들은 입학생들이 20대 후반에서 40대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나 교과 성적을 반영하는 대신 필수 전형 요소(논술고사 또는 적성검사)와 기타 전형 요소(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등)를 종합해 선발할 방침이다. 또 전체 모집 인원의 53.7%를 편입학에 배정해 급속한 사회 변화에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했다. 사회 소외 계층을 품는다는 취지에 맞춰 올해 역시 정원 외 특별전형에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새터민, 특수교육 대상자, 재외국민 및 외국인 등이 쉽게 입학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눈길을 끈다. 군인과 공무원은 사이버대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전국 21개 사이버대 운영 협의체인 한국원격대학협의회는 모든 군 간부들의 학위과정 위탁교육을 위한 ‘학군 제휴 통합운영 협약’을 올해 체결했다. 위탁교육 형태로, 학사의 경우 정원 외로 무제한 선발이 가능하고 대학원은 10%까지 입학할 수 있다. 앞서 원격대학협은 행정안전부와 지난 9월 협약을 체결해 2학기부터 공무원들이 사이버대에서 학위를 취득할 때 등록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직전 학기에 15학점 이상 취득하고 학업 성적이 평균 80점 이상이면 다음 학기에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절반은 국가장학금 혜택으로, 나머지는 각 대학이 부담하는 형식이다. 이 가운데 주요 10개 사이버대의 내년 입학 전형 요강을 정리했다. 각 사이버대의 자세한 모집 요강, 일정 등은 사이버대 종합정보시스템(www.cuinfo.net)에 접속하면 확인할 수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오바마 1기 ‘공신’ 영입 열풍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1기 행정부 관리와 ‘선거 공신’들이 대거 로비 업체로 몰려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전문지 ‘더 힐’의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 시내 백악관 근처의 ‘K스트리트’에 밀집한 로비 업체와 법률 회사의 헤드헌터들이 이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전직 관료들이 행정부에 로비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는 했지만, 이들은 이런 윤리 강령을 별로 개의치 않고 있다. 국제 로펌회사인 ‘홀런드&나이트’의 리치 골드 공공정책 그룹 책임자는 “전직 동료에게 로비할 수 없다는 점이 이들을 고용하는 데 결정적 걸림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미 오바마 행정부의 고위 관리 일부는 재선 이후 업계로 뛰어들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의 참모부장이던 앨런 호프먼은 펩시콜라 제조사인 펩시코에 글로벌 공공정책 및 대정부 업무 부문의 선임 부회장으로 합류했다. 호프먼은 로비스트로 등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펩시코 대변인인 피터 랜드는 “200여개국에 경영 이슈가 널려 있어 앨런이 연방 로비스트 등록 요건을 만족시킬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 특별 보좌관이던 조애너 마틴은 세계적 헤드헌팅업체인 콘페리인터내셔널로 자리를 옮겼고, 캐슬린 시벨리우스 보건장관의 보좌관을 지낸 도라 휴스는 다국적 로펌인 시들리오스틴에 선임 정책자문으로 갔다. 이들 전직 관리는 정부에 있을 때보다 K스트리트에서 더 많은 연봉을 받게 된다. 장관 출신 연봉은 100만 달러(약 11억원)에서 시작하며 전직 대통령 보좌관은 50만달러 이상, 특별 보좌관은 30만 달러 이상에서 연봉이 책정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슈퍼스타 K4 TOP12 콘서트, 지방은 벌써 매진 임박

    슈퍼스타 K4 TOP12 콘서트, 지방은 벌써 매진 임박

    지난 23일 전 국민을 긴장케 했던 대국민 오디션 ‘슈퍼스타 K4 ’우승자가 가려진 후 ‘슈퍼스타 K4 TOP 12 CONCERT’가 콘서트 검색어 1위를 기록하며 그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26일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의 콘서트 일간 검색어에는 슈퍼스타 K4 콘서트가 1위에 올라 있으며, 네이버 공연 일간 검색어 역시 뮤지컬을 제외한 콘서트부분으로는 브라운아이드소울 공연에 이어 ‘슈퍼스타 K4 TOP 12 CONCERT’가 2위에 랭크되는 등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이번 콘서트를 기획한 CJ E&M 콘서트 사업부 측은 “특히 지방 공연의 예매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전국적인 열풍을 몰고 온 오디션 방송인만큼 지방 팬들도 기대가 매우 큰 듯하다. 특히 12월 25일 개최되는 대구 지역의 경우 매진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국민 감사 전국 콘서트로 매년 기획되는 ‘슈퍼스타 K4 TOP 12 CONCERT’는 우승자 로이킴과 준우승자 딕펑스를 비롯해 계범주, 볼륨, 안예슬, 유승우, 이지혜, 연규성, 정준영, 허니지, 홍대광 등이 참여한다. 김정환의 경우 국방의 의무로 국민에 보답하겠다는 의사와 함께 불참을 결정했다. ‘슈퍼스타 K4 TOP 12 CONCERT’는 오는 12월 20~21일 서울 공연에 이어 인천-대구-광주-수원-부산 등 총 6개 도시의 전국 투어로 진행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커버스토리-日 전자산업의 몰락] ‘빛 잃은’ 세계최대 전자상가 日 아키하바라 직접 가보니…

    [커버스토리-日 전자산업의 몰락] ‘빛 잃은’ 세계최대 전자상가 日 아키하바라 직접 가보니…

    지난 22일 오후 일본 도쿄 지요다구 아키하바라 전자상가. 23일이 근로감사의 날인 휴일이어서 3일 연속 황금연휴를 앞두고 있었지만 세계 최대의 전자상가로 유명했던 아키하바라는 썰렁하기만 했다. 화려한 조명이 번쩍이는 겉모습과 달리 아키하바라 상가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금리 1% 12개월 할부’ ‘최저가 할인’ 등 소비자들을 잡아끌려는 광고문구가 여기저기 붙어 있지만 정작 물건을 구경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실제로 한 전자상가의 가전제품 계산대 부근에서 30여분간 서성였지만 제품을 살펴보기 위해 매장을 찾은 고객은 3명에 불과했다. 아키하바라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쏟아지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근근이 버틸 수 있었다. 아키하바라 전자제품 거리에서 중국인 관광객은 관광버스를 점포 옆에 세워 두고 고가의 카메라 등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단골 손님’이었다. 그러나하루 몇 십대씩 중국인 관광객을 실어나르던 버스 행렬은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본격화한 지난 9월 이후 거의 제로 상태로 끊겼다. 한때 아키하바라 구석구석에서 들려오던 톤 높은 중국어도 들리지 않았다. 20대 중국 여성 두 명이 대화하며 모습을 나타냈지만 이들의 행선지는 아키하바라 전자상가가 아니라 근처의 편의점이었다. 아르바이트생이었던 것이다. 상가 앞에서 호객행위를 하던 한 직원은 “이런 일은 개점 30년 만에 처음이다. 사흘간 계속되는 연휴 전날이어서 많은 고객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평일과 다름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중국 단체관갱객들이 찾아오지 않는 이유는 외교문제라서 상인들인 우리로선 달리 대책을 세울 방법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가전제품 대형 할인매장에서도 중국인 고객은 3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이 매장 책임자는 “일본산 전자제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은 아키하바라를 지탱하는 소중한 고객인데….”라며 고개를 떨궜다. 아키하바라 여러 곳에는 폐점을 알리는 문구를 써붙은 가게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폐점 할인행사를 하고 있던 야마다 이치로(43)는 “20년 넘게 아키하바라에서 버텼지만 이젠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 일본 전자산업이 적자에 허덕이고 중국인, 한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면서 아키하바라는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인도에는 젊은 여성들이 분홍 드레스에 파란 조끼와 흰 치마를 입은 메이드 복장을 하고는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전단지를 손에 쥐어주며 말을 건넨다. “‘메이드 카페’에서 차 한잔 하고 가세요.” ‘메이드 카페’는 영어로 ‘하녀’ 또는 ‘가정부’라는 뜻의 ‘메이드’(maid)에 찻집이라는 의미로 ‘카페’를 갖다 붙인 신조어다. 건널목을 건너자 ‘메이드 카페’로 꽉 찬 골목이 나타났다. 전자상가로 명성을 날리던 아키하바라가 ‘메이드’의 천국이 된 셈이다. 아키하바라의 왕복 8차로 메인도로인 ‘주오도리’를 지나 뒷골목에 들어가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전자제품 벼룩시장격인 곳이다. 10여 개의 노란색 상자에 담긴 중고 전자제품을 연신 주워 담고 있었다. 보이스 리코더, MP3플레이어 등 비닐에 싸인 전자제품이 가득 들어 있었다. 오랜 불황을 겪다 보니 새로운 제품보다는 값싼 중고제품을 선호하는 풍조가 이곳에도 역력했다. 일본철도(JR) 아키하바라 역사 건너편의 전자제품 할인점 ‘요도바시 카메라’로 발길을 옮겼다. 빅카메라(BIC CAMERA)와 전자 할인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요도바시 카메라에는 고객들이 제법 찾아들었다. 1층은 휴대전화 판매 코너. 몇년 전만해도 TV 코너가 1층에 자리 잡았지만, 스마트폰 열풍으로 ‘황금매장’인 1층은 휴대전화 차지가 됐다. 20여종의 스마트폰이 진열돼 있지만 고객들은 아이폰5와 갤럭시S3, 후지쯔폰을 주로 찾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는 지난 6월 출시된 뒤 월간 판매 순위 1위를 이어갔지만 이달 초 ‘아이폰4S’가 판매되면서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갤럭시S3를 독자적으로 취급하는 NTT도코모보다는 아이폰을 판매하는 소프트뱅크와 au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좀 더 많았다. 일본 제품은 후지쯔의 ‘애로우스’(ARROWS)와 소니 엑스페리아GX가 선전하고 있지만 갤럭시S3와 아이폰 기세에 맥을 못추는 양상이다. 일본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BCN과 일본 스마트폰 인기 순위 집계 사이트인 카카쿠닷컴(kakaku.com)에서도 아이폰과 갤럭시S3가 판매 순위 1,2를 차지하고 있다. 휴대전화 시장의 주류가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경영 판단을 늦게 해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일본 전자업체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했다. 영상·음향·가전 매장이 몰려있는 4층에 올라가니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에 LG전자 제품들이 죽 진열돼 있었다. “LG 3D 영상을 체감하세요.” “가장 인기가 높은 LG 스마트폰”이라는 문구가 선명히 새겨진 플래카드가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TV 매장은 LG전자 제품을 중심으로 소니, 파나소닉, 샤프 제품들이 나란히 전시돼 있었다. 자연스럽게 가격을 비교하며 구입할 수 있게 돼 있다. 일본 시장에 진출한 LG 제품의 판매가격이 일본 제품들에 비해 전혀 싸지 않았다. LG 55인치 TV는 최고 할인가로 살 수 있는 가격이 23만 9300엔(약 314만원)이었다. 파나소닉과 소니의 동일 인치 제품 가격 17만 9700엔, 13만 5500엔보다 무려 5만 9600~10만 3800엔 비쌌다. 샤프의 52인치는 12만 2200엔에 거래됐다. 판매 점원은 “LG의 3D TV는 일본 제품보다 화질이 뛰어나고, 충전하지 않는 안경 등으로 인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국 제품은 싸구려라는 인식은 최소한 전자제품 매장에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0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LG는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초반 크게 고전했지만 “세계에서 인정받는 제품”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끝에 콧대 높은 일본 고객들의 마음을 돌려놓기 시작했다. 민영방송인 후지TV는 23일 오후 ‘슈퍼뉴스’에서 일본시장에서도 뿌리 내리기 시작한 LG의 성공비결에 대해 ‘빠른 의사결정, 과감한 투자, 해외 사정에 맞는 마케팅”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한국 방문 1000만 번째 주인공을 만나다

    한국 방문 1000만 번째 주인공을 만나다

    “1000만 번째 외국인 관광객으로 선정돼 정말 기쁩니다. 내년에는 친구들과 함께 다시 한국에 오고 싶습니다.” 올해 1000만 번째 외국인 관광객이 된 중국인 관광객 리팅팅(28)의 말이다. 23일 저녁 8시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로 방영되는 ‘TV쏙 서울신문’은 올해 1000만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주인공을 카메라에 담았다. 지난 21일 오전 11시 20분, 인천공항 입국장 C게이트에서는 특별한 손님을 맞을 준비로 분주했다. 1000만 번째 외국인 관광객으로 입국하는 중국인 리팅팅과 그녀의 어머니 예수팡(58)을 환영하기 위해서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은 이들에게 꽃다발과 함께 인천~상하이 간 왕복항공권과 상품권 등을 선물했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가 열린 것은 관광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1년 이후 51년 만이다. 통계를 시작할 당시에는 1만여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해 무려 1000배나 늘어난 것이다. 지난 2000년 500만명을 돌파한 외국인 관광객은 북한의 도발과 유럽발 경제 위기, 동일본 대지진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연평균 12.4%씩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늘어 올들어 244만명이 입국했다. 정부는 올해 관광수입으로 143억 달러(약 15조 5000억원)를 예상하고 있다.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는 K팝과 드라마 등 한류 열풍의 힘이 컸다. 뿐만 아니라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과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등 다양한 문화예술콘텐츠가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정부도 비자 제도 간소화와 의료관광 등으로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관광코스와 숙소 문제, 전문 가이드 부족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이 밖에도 TV쏙 서울신문은 정치인들이 그림 속에서 마음껏 끼를 뽐낸 전시회를 찾았다. 서울 역삼동 ‘갤러리엘르’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원으로 ‘용감한 작가들:2012 대선 주자展’을 열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에는 후보들, 그리고 선거를 함께 준비하는 사람들을 담은 그림 20여점이 전시됐다. 작가의 작업공간을 찾아 예술 세계를 알아보는 ‘작업실’에서는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허물고 시공을 넘나드는 주제로 이질적인 이미지를 연출해 내는 한만영(66) 작가를 찾았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20일 상설전시실 공간을 새 단장해 만든 선사고대관 등을 스케치했다. ‘톡톡SNS’에서는 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의 TV토론과 버스 운행중단 등을 짚어본다.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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