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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이 활짝 피었습니다” 강동구, 도시농부들에게 초대장

    “자연이 활짝 피었습니다” 강동구, 도시농부들에게 초대장

    친환경 야채로 만든 길이 30m짜리 초대형 김밥이 선보인다. 10개 지역 텃밭의 흙을 한데 합치며 풍년을 기원하는 합토식도 열린다. 강동구는 15~16일 구청 앞마당과 바로 옆 디자인거리에서 ‘친환경 도시농업 축제’를 연다. 구는 인근 텃밭을 이용해 간단한 작물을 재배해 먹는 도시농업을 2010년부터 추진했다. 226구좌로 시작해 지금은 3800구좌로 늘었다. 아파트 베란다나 마당 등에서 간단하게 쓸 수 있는 상자텃밭 참가자도 1만 5000가구나 된다. 2020년까지 1가구 1텃밭을 정착시키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토종 종자 증식장, 낙엽퇴비장, 지렁이사육장 등 다양한 기반 시설을 만들어가고 있다. 축제는 이렇게 호응을 얻고 있는 도시농업 열풍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다. 어울림마당, 체험마당, 파머스마켓 등 6개 분야로 나뉜다. 어울림마당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인 북청사자놀음과 태평무를 비롯, 국악 비보이와 국악 재즈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체험마당은 아이들을 위한 것들로 꾸몄다. 논에 전통 방식으로 물을 대는 무자위와 용두레 체험, 단오의 세시풍속인 단오부채와 창포비누 만들기 등이다. 볼거리로는 ‘업-사이클링 전시회’가 눈에 띈다. 생활용품을 재활용한 아이디어 텃밭과 미니텃밭 경진대회 등을 통해 재활용품의 가치를 재확인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직접 텃밭을 둘러볼 수 있는 ‘친환경도시농업 현장투어도 내놓는다. 또 도시텃밭, 상자텃밭에서 거둔 작물을 직접 판매하는 파머스마켓, 강동구도시농업지원센터의 친환경농산물 판매소 싱싱드림 등을 통해 로컬푸드 음식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해식 구청장은 “도시농업은 친환경도시를 만들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중요한 일”이라면서 “특히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에 필수조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높은 山만 제맛인가, 바위맛도 한번 보소

    높은 山만 제맛인가, 바위맛도 한번 보소

    ‘불수사도북’이라고 합니다. 한강 이북, 그러니까 서울 강북과 남양주 등 경기 북부 지역을 둘러친 불암산(507.7m)-수락산(637.7m)-사패산(552m)-도봉산(740m)-북한산(836.5m)을 뭉뚱그려 일컫는 표현입니다. 등산 애호가들에게 서울 등 수도권은 축복받은 곳일 겁니다. 지하철, 혹은 버스를 타고 조금만 나가도 이 같은 명산들과 만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외국인들이 한국처럼 산행하기 좋은 나라 드물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불수사도북의 막내’ 불암산에 올랐습니다. 크기와 높이가 다른 산들에 뒤질지언정, 갖출 건 다 갖췄습니다. 우람한 기암들의 기세는 융융했고, 잎 너른 나무들이 이룬 숲은 제법 깊었습니다. 정상에서 맞는 풍경 또한 어지간한 명산에 뒤지지 않더군요. 꼭 고산준봉에 올라야 제맛이겠습니까. 멀찍이 떨어져 가슴으로 품어도 좋은 것이지요. 마음 단단히 먹고 산에 오르기 부담스러운 당신이라면 불암산이 좋은 대안이 되지 싶습니다. 불암산은 서울과 경기 남양주 등에 걸쳐 있다. 두 도시의 경계가 되는 산이기도 하다. 도시와 인접한 산이다 보니 등산로가 많다. 서울 쪽에서만 무려 열 개다. 걷기 열풍에 힘입어 조성된 불암산 둘레길까지 포함하면 11개의 길이 뒤엉켜 있다. 오르는 길이 많으니 들머리를 어디로 해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하기 십상이다. 산속에 들더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존 등산 이정표에 둘레길 이정표까지 함께 세워져 있어 어디로 가야할지 헷갈리기 일쑤다. 이게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들고 나는 곳을 임의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루트로 오르내릴 수 있다. 등산 거리와 산행 시간 등을 각자 상황에 맞게 조정하기 쉽다는 뜻이다. 예전엔 남양주 쪽의 불암사 코스로 오르는 게 일반적이었다. 요즘엔 서울 공릉동 백세문(제9등산로)을 들머리 삼는 이들이 많다. 거리는 5.3㎞로 다른 코스들에 비해 월등히 길다. 원점 회귀한다면 소요시간 또한 4~5시간 이상으로 확 늘어난다. 여느 코스들의 2~3시간에 견줘 다소 긴 편이다. 이 길의 최대 장점은 평탄하고 수월한 길을 자박자박 걸을 수 있다는 것. 불암산 정상 아래 깔딱고개까지 언제 도착했나 싶게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공릉동 백세문을 들머리 삼아 오른다. 길 양쪽으로 철조망이 쳐 있다. 인근 군부대, 그리고 태·강릉 등 문화재 지역을 등산로와 구분하려는 철책이다. 30분 만에 첫 전망대와 만난다. 발 아래로 육군사관학교 등 태릉 일대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 서울을 둘러싼 명산에 전설 한 자락 없으랴. 등산로 중간의 안내판에 담긴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불암산은 원래 금강산에 있었단다. 그러다 조선 개국 초기, 위정자들이 한양을 도읍지로 정하려다 남산이 없어서 주저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 불암산은 한양의 남산이 되고 싶다는 욕심에 사로잡힌 끝에 무작정 상경을 결심한다. 한데 서울에 와 보니 남산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고, 발끈한 불암산은 그때부터 서울을 등지고 서 있게 됐다는 얘기다. 공명심을 좇는 건 사람과 산이 다르지 않은 게다. 104마을 갈림길과 삼육대 갈림길 등을 줄줄이 지나면 학도암 갈림길이다. 예서 학도암까지는 약 500m 남짓. 왕복 1시간 이상을 험한 내리막과 오르막길을 번갈아 걸어야 한다. 현재 학도암 전체가 공사 중이니만큼, 꼭 절집을 들러야 할 이유가 없다면 굳이 발걸음 하지 말길 권한다. 학도암의 자랑은 길이 13m의 화강암 바위에 새겨진 마애관음보살좌상이다. 조선 후기에 명성황후의 지시와 후원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정으로 주변의 돌들을 모두 파내는 ‘돋을새김’ 방식으로 조각돼 한결 이채롭다. 마애불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상계동 달동네다. 바짝 육박해 온 아파트 숲과 허름한 달동네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학도암에서 헬기장을 지나 깔딱고개에 이르면서 풍경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삐죽 솟은 기암들 가운데 일부는 바깥쪽으로 너른 반석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풍경 전망대를 겸해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등산로를 벗어나 거대한 암릉을 타고 아슬아슬하게 오르는 이들도 종종 눈에 띈다. 특수 리지화를 신고 암벽 등반을 즐기는 이들이다. 불암산은 워낙 암릉이 발달해 북한산에 견줄 만큼 암벽 리지 등산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불암산 정상은 360도 파노라마 전망대다. 어느 한곳 막힘이 없다. 온통 암벽으로 이뤄진 석장봉 너머로 ‘불수사도북’의 형제산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장쾌한 풍경이다. 최근 ‘불암산 둘레길’을 이용하는 ‘걷기 마니아’들도 늘고 있다. 정상은 밟지 않고 불암산 서쪽 자락을 따라 걷는다. 잎 넓은 나무들이 푸른 그늘을 만들어 여름철에 특히 돋보이는 구간이다. 학도암과 남양주 쪽의 삼육대를 거쳐 ‘한국 스포츠의 요람’ 태릉선수촌, 육군사관학교 옆의 메타세쿼이아 길까지 이어진다. 길이는 총 13㎞ 정도다. 둘레길의 ‘실질적인 들머리’는 노원구 상계동 지하철 4호선 상계역 1번 출구다. 상계역을 나와 좌회전, 다시 좌회전해 큰길로 나와 경남아파트단지 왼쪽 편을 끼고 크게 돌면 ‘불암산 공원’이라 쓰인 큰 비석이 보인다. 이게 둘레길의 출발점이다. 시멘트 포장길을 100m 정도 오르면 ‘불암산 숲탐방로 입구’라고 쓰인 안내판 옆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활엽수림 사이로 난 길은 높낮이를 달리하며 이어지는데, 운동효과가 만점이다. 힘든 산행 뒤 맛있는 국수로 일정을 마무리 짓는 것도 좋겠다. 연세방병원~공릉초등학교 사이 1.3㎞ 구간에 국수거리가 조성돼 있다. 멸치국수, 비빔국수, 칼국수 등 다양한 국수를 파는 맛집들이 늘어서 있다. 산행 들머리인 공릉동 백세문 가는 길은 쉽다. 원자력병원 뒤쪽, 효성아파트 옆에 있다.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1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10분 거리다. 글 사진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경제 블로그] 창조경제 이어 너도나도 창조금융

    [경제 블로그] 창조경제 이어 너도나도 창조금융

    요즘 나오는 영화의 흥행 공식은 인터넷 만화인 웹툰을 영화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경제 분야의 흥행 공식은 뭘까요. 다름 아닌 ‘창조’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 키워드가 ‘창조경제’이다 보니 창조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은 정책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창조경제를 이해하기 위한 토론회도 연이어 열리고 있습니다. 11일 전국은행연합회 등 4대 금융협회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지하 대강당에서 ‘창조금융 대토론회-창조금융,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라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에 앞서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29일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창조경제와 기술금융’이라는 주제로 박 대통령의 경제 멘토라 불리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을 초대해 강연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토론회의 빈도만큼이나 전문가들이 말하는 창조금융도 가지각색입니다. 11일 토론회에서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은행의 지적자산 가치평가 역량 강화, 기술평가 시장 활성화, IP(지식재산권)거래소 구축을 통해 창조경제 생태계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창조금융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이 보는 창조금융은 투자은행의 활성화였습니다. “우리은행을 투자은행으로 만들어야 우리 금융산업에 활로가 뚫린다”고 했습니다. 앞서 김광두 원장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기술금융이 반드시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창조라는 두 글자를 떼고 보면 그동안 해 왔던 정책이거나 해야 했던 정책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일부는 정부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설익은 정책을 내놓고 창조라는 이름을 붙이다 보니 모호하기까지 합니다. 한 예로 시중은행에서는 창조금융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창조금융 관련 부서를 만들고 중소기업 대출상품을 잇따라 출시했습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 때 지금의 창조경제와 비슷하게 ‘녹색성장’ 열풍이 불면서 녹색금융까지 등장했지만 현재 ‘녹색’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창조경제와 창조금융도 그렇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8개 사이버대 하반기 입학 전형] 서울문화예술대학교

    국내 유일의 문화예술특성화 사이버대학교인 서울문화예술대는 1997년 개교한 정규 4년제 대학교다. 한류 열풍이 글로벌화되고 국제 문화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룹 ‘제국의아이들’의 광희, 희철, 태헌, 준영, 동준, 민우, 형식과 FT아일랜드의 최종훈 등이 연예 활동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다음 달 5일까지 2013학년도 신·편입생을 1차 모집하고 7월 17일부터 8월 14일까지 2차 모집을 실시한다. 전공은 ▲연극예술학과, 미용예술학과, 패션디자인비즈니스학과, 실용미술학과, 실용음악학과, 사회체육학과, 친환경건축문화학과 등 문화예술계열 ▲평생교육청소년학과, 사회복지학과, 호텔조리외식경영학과, 실버문화경영학과, 한국언어문화학과, 아동상담치료학과 등 인문사회계열로 나뉘어 있다. 스튜디오, 아트홀, 미용실습실, 컴퓨터실, 세미나실 등의 실습실을 지원하는 등 현장 실무 중심 교육을 강조한다. 성적장학금, 북한이탈주민과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복지장학금, 예체능 특기자를 위한 특기 장학금 등 20여종의 장학제도를 운영한다. 문의 (02)2287-0253, 홈페이지(www.scau.ac.kr).
  • 불황이라고? 홈쇼핑 패션 전성기!

    불황으로 백화점 의류는 죽을 쑤는 가운데 홈쇼핑 패션은 전성기를 맞고 있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2~3년 전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 유치 및 국내 인기 디자이너를 영입하는 등 패션 쪽에 공을 들여 왔다. 품질과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홈쇼핑 패션은 비싸고 개성 없는 백화점 의류와 싼 게 비지떡인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사이에서 지갑 얄팍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과 뷰티 상품’이 올 상반기 홈쇼핑 매출에서 효자 구실을 톡톡히 했다. 의류 마진은 최소 30% 이상으로 수익 제고에 좋다. CJ오쇼핑·GS샵·현대홈쇼핑 등이 올 1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TV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10대 상품을 집계한 결과 패션과 뷰티상품이 히트상품 리스트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CJ오쇼핑에서는 의류·잡화·속옷 등 패션 분야 제품이 7개를 차지했다. 1위는 디자이너 송지오의 ‘지오송지오’였고 ‘에셀리아’(2위), 이탈리아 잡화 브랜드 ‘브레라’(3위), 프랑스 캐주얼 브랜드 ‘로프트’(4위) 등이 뒤를 이었다. 영업기획담당 황준호 사업부장은 “올 상반기 전체 매출 중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53%에 달한다”며 “홈쇼핑에 패션 열풍이 거세다”고 설명했다. GS샵의 상반기 10대 히트상품 가운데도 패션 상품이 1∼4위에 올랐다. 전 세계 50개국에서 판매되는 ‘모르간’이 모두 31만개 이상 판매되며 1위를 차지했고 ‘스튜디오 보니’, ‘뱅뱅’, ‘빠뜨리스 브리엘’ 등 패션 브랜드가 4위까지 이어졌다. GS샵 측은 “명품과 SPA 시장으로 양극화되고 있는 패션시장에서 고품질의 합리적 가격을 갖춘 홈쇼핑 상품이 절충안으로 떠오르며 전성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현대홈쇼핑에서도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총 38만 4000세트가 팔린 의류 브랜드 ‘김성은의 라뽄떼’다. ‘최여진 라셀루지아’(5위), ‘앗슘’(8위) 등도 강세를 띠었다. 전통적인 매출 강자인 뷰티 제품의 선전도 여전했다. 특히 수년간 스테디셀러였던 마스크팩과 클렌저 제품을 밀어내고 색조 화장품이 인기를 끌었다. GS샵에서는 ‘조성아22’가 5위를 차지했고 ‘아이오페’와 ‘베리떼’가 각각 8위와 10위에 올랐다. CJ오쇼핑 역시 ‘아이오페 에어쿠션’(5위)과 ‘오제끄 탄산수 클렌저’(8위)가 10위 안에 들었다. 중소기업의 아이디어 상품을 찾는 고객들도 많았다. 신개념 청소도구 ‘캐치맙 클리너’와 휴대가 간편한 ‘굿웨이 스팀다리미’(9위) 등이 GS샵과 CJ오쇼핑 등에서 10위 안에 들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씨줄날줄] 전통주/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최근 열린 재외공관장 만찬의 건배주는 ‘복순도가’라는 경남 언양의 시골 막걸리였다. 이 막걸리는 지난해 핵안보정상회의 때도 참석자들이 건배를 하면서 마셨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천연 탄산가스 때문에 샴페인 같은 상쾌한 느낌이 나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막걸리를 가장 좋아한 사람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1966년 여름, 박정희는 경기도 고양에 있는 골프장에 다녀오는 길에 목이 컬컬하다며 삼송동 ‘실비옥’이라는 막걸리 주막에 들렀다. 그 집의 막걸리 맛에 반한 그는 사망할 때까지 14년 동안 청와대로 배달시켜 마셨다고 한다. 지금도 ‘배다리 막걸리’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고 ‘배다리 술박물관’에는 막걸리를 마시는 박 전 대통령의 밀랍 인형이 전시돼 있다. 몇 년 전 뜨겁게 불던 막걸리 열풍이 점점 식어가 전통주 업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술은 본래 유행가처럼 시류를 타지만 아직은 우리 술에 대한 애정이 확고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와인이나 사케 같은 외국 술을 선호하고 맥주에 소주를 타서 마시는 폭탄주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통주 전문가’인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죽어가는 전통주를 살리겠다고 나선 것은 그래서 반갑다. 우리 전통주는 지역마다 원료와 제조방법, 맛이 다르다. ‘앉은뱅이 술’로 불리는 한산 소곡주, 문배나무의 향이 난다는 문배주, 국화로 빚는 경주 황금주, 송화와 찹쌀로 빚는 완주 송화 백일주, 옥수수로 빚는 강원도 옥로주, 연잎을 재료로 하는 아산 연엽주 등은 모두 귀한 우리 술이다. 또 배와 생강으로 만드는 이강주, 대나무가 원료인 죽력고, 색깔이 붉은 진도 홍주, 술이 곧 안주이고 안주가 곧 술이라는 진양주, 소주의 최고봉 안동소주 등 아직도 수십 종의 전통주들이 명주로 꼽히고 있다. 전해져 오는 전통주는 수백에서 수천 종에 이르겠지만, 상당수는 자가 제조와 소비의 형태이다. 그 다양성이 판매 시장을 좁히는 독이 되었고 명맥이 끊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막걸리를 위시한 전통주는 1970년대에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통주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배상면 국순당 창업자가 별세했다. 고인의 호는 ‘또 누룩을 생각한다’는 의미의 ‘우곡’(又麯)이다. ‘백세주’로 전통주 바람을 불러일으켰지만, 시장의 침체 속에서 소위 ‘밀어내기’ 파동을 지켜봐야 했다. 전통주 연구와 더불어 주류시장에서 우리 술의 위상을 높인 고인의 업적만은 평가할 만하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생명의 窓] 지금 평화롭지 않은 자, 유죄/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강사

    [생명의 窓] 지금 평화롭지 않은 자, 유죄/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강사

    서울 도심의 지하철 풍경은 아무 때고 엇비슷하다. 모두 존다. 가슴팍에 코를 박은 채 꾸벅꾸벅 존다. 버스도 마찬가지다. 활기찬 표정으로 옆자리의 승객과 대화하거나 또랑또랑한 눈으로 책을 읽는 사람을 보기란 가뭄에 콩 나기다. 전 국민의 수면부족 현상이다. 만성피로의 주범은 아무래도 ‘간’일 테다. 지난해 어느 전문기관의 설문조사에서 광고 효과 1위를 차지했던 광고 문구 역시 “간 때문이야”였다고 한다. 과연 온 국민이 집단 간염에라도 걸린 모양이다. 이 대목에서 일본 영화계의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만든 ‘간장선생’ 이야기를 끄집어내야겠다. 영화 제목은 주인공인 내과의사 아카기의 별명에서 따온 것으로, 그는 만나는 환자마다 간염 진단을 내리기 때문에 그런 별명을 얻었다. 한 가지 에피소드를 보자. 왕진을 가던 길에 마을회관의 국기 게양대에 일장기를 다느라 쩔쩔매는 감기환자를 보더니 그가 말한다. “무리하지 말게. 그러다 간염 걸리네.” 영화의 배경이 1945년, 그러니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기 두 달 전임을 고려하면, 그의 말은 결코 예사롭지 않다. 다급한 전쟁의 한복판에서 ‘무리하지 마라’니 이게 웬 말인가. 간염은 무조건 잘 먹고 잘 쉬어야 낫는 병이란다. 그러므로 무리하지 마라는 그의 말은 전쟁에 저항하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되겠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 목하 전쟁 중이다. 지구 위 마지막 분단국가로, 종전이 선언되기는커녕 정전협정마저 위태로운 현실 때문만이 아니다. 내가 보기에는 전쟁 마인드가 일상의 구석구석까지 두루 내면화되어 있는 게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살빼기 전쟁’은 애교 수준이고, ‘입시 전쟁’이니 ‘취업 전쟁’이니 ‘육아 전쟁’과 같은, 알고 보면 섬뜩한 표현들이 아무렇지 않게 통용된다. 아무 맥락에서나 등장하는 ‘파이팅’은 또 어떤가. 한데 이 시대의 전쟁은 싸울 대상이 모호하다는 데 피로감이 더한다.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와 ‘엄친딸’(엄마 친구 딸) 담론이 그 좋은 보기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서 성과를 내도 그들은 언제나 나보다 앞에 있고, 위에 있다. 모름지기 적이라 함은 적의의 대상이어야 마땅하나, 우리 시대의 적은 선망의 대상이라는 점도 특이하겠다. 우선 나부터 살고 보자는 생존본능과, 한시라도 나를 ‘관리’하고 ‘계발·개발’하지 않으면 한방에 ‘훅’ 갈 것 같은 위기의식이 맞물린 자리에 ‘피로사회’가 놓여 있다. 우리 시대의 기이한 ‘힐링’ 열풍은 그 반동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회성 힐링 상품들이 줄 수 있는 것은 고작 ‘프로포폴’ 같은 신기루가 아닌가. 우리 사회에 만성화된 전쟁 풍토를 뒤엎지 않고서는 이 지독한 피로감을 해소할 길이 영영 없는 게 아닐까. 우선 너부터 살리고 보자는 연민 본능이 있어야 평화가 깃든다. 나는 좀 손해 보고 희생하더라도, 먼저 네가 살아야 나도 산다는 사랑이 답이다. 그러니 오늘부터 평화롭기. 나부터 사랑하기. 더 이상 내 삶을 전쟁터로 만들지 않기. 나를 ‘관리자’와 ‘개발자’로 호명하는 자본의 술수에 맞서 끝내 ‘피스메이커’(peace-maker)로 거듭나기. 6월은 생기발랄한 평화의 상상력을 발동시키는 달! 하늘빛을 받아 왕성하게 광합성을 하는 나무들처럼 사람도 하늘에서 내려오는 평화를 입는 달!
  • [씨줄날줄] ‘립 덥’ 열풍/정기홍 논설위원

    6·29선언이 나온 1987년 이맘때의 일이다. 민주화 요구 시위가 한창일 무렵, 서울 남대문시장은 시위장소로 둘도 없는 요새와도 같은 곳으로 통했다. 경찰은 시장입구에서 구호를 외쳐대는 대학생 시위에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 시장 통로가 사방으로 뚫려 있는 구조여서 경찰은 도망 치는 시위대를 잡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물러나기 일쑤였다. 당시 게릴라성 시위가 거의 유일하게 통했던 곳으로 기억한다. 인터넷이 일상화되기 전의 오프라인 집단행위의 한 행태다. 최근 인터넷이라는 가상세계와 장소라는 현실세계가 결합된 형태의 놀이문화가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끈다. 10여년 전 미국에서 시작된 ‘플래시 몹’(Flash mob)이 이 같은 유희문화의 시초로 꼽힌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일순간 모여 나름의 ‘의미 있는’ 행동을 하다 목적을 달성하면 곧 사라지는 행위를 일컫는다. 3년 전 스위스에서 핵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이들이 갑자기 길가에서 쓰러져 지나던 시민들을 놀라게 한 해프닝이 그 한 예다. 하지만 대부분 정치적인 목적 없이 즐긴다는 측면이 강하다. 우스꽝스럽고 황당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같은 사례로 ‘플레이 태그’(Play tag)란 것도 있다. 이는 어릴 적 골목길에서 놀던 술래잡기 놀이의 일종이다. 사전에 약속된 놀이를 일정 시간 함께 즐기는 행위로, 플래시 몹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요즘 이와 비슷한 ‘립 덥’(Lip dub)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립싱크(Lipsync)와 더빙(Dubbing)을 합친 말로, 여러 명이 특정 음악에 입을 맞추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재미를 이끌어내고 단결력을 과시한다. 단체놀이이지만 참가자 개개인이 개성을 뽐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층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역동적이고 재기발랄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립 덥 공모전’을 열어 새삼 입소문을 타고 있다. 대학가에서도 중고생들을 상대로 한 입시설명회 등에서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펀(Fun)이 가미된 놀이문화는 평소 조직력이 없다는 점이 이채롭다. SNS 등으로 무장한 도깨비 같은 군중이 느닷없이 나타나 집단 에너지를 표출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화에 대해 저항적인 메시지보다는 유희 그 자체에 주목한다. 조용한 지하철 안에서 특정한 사람들이 적막을 깨뜨리는 바이올린을 켠다면 따분한 현대인의 일상에 비타민 같은 활력을 불어넣는 일 아닌가. 세상은 변하게 마련이다. 손안의 인터넷을 내던지고 외곽을 기웃거리는 색다른 현실. 인간의 놀이는 어디까지 진화할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휴가철 앞둔 항공사 신규취항·증편 경쟁

    항공업계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고객 유치 채비로 분주하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국제선 이용객 수는 각각 434만명, 472만명이었다. 지난해 8월의 경우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동남아·일본 등 여행객 증가로 전년 동기보다 국제선 이용객 수가 11.6%나 늘었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는 노선을 증편하는 한편 신규 취항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항공업체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국제선 이용객 수가 급감하지 않고 있다”며 “외부변수가 없다면 국제선 이용객 수는 지난해보다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날 대한항공은 현재 주 4회(화·수·금·토) 운항하는 인천~지난 노선을 새달부터 8월까지 두 달간 주 3회 증편해 총 주 7회로 운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산둥성의 성도인 지난은 정치 경제·문화의 중심지로 남쪽으로는 태산, 북쪽으로는 황하가 위치해 있다. ‘지난의 병풍’으로 불리는 천불산을 비롯해 포돌천, 대명호 등이 지난의 명승지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고객 편의를 위해 전 좌석 주문형 오디오비디오(AVOD) 시스템이 장착된 B737-800 차세대 항공기를 투입한다. 진에어는 이제까지 한국에서 직항으로 갈 수 없었던 일본 나가사키를 올해 첫 정기편 신규 취항지로 정하고 새달 24일부터 인천~나가사키 정기 노선을 주 3차례 운항한다. 또 취항을 기념해 11일까지 홈페이지에서 나가사키 노선 일부 왕복 운항편을 최저 10만 9000원(공항이용료 등 포함 총운임 18만 4600원)에 판매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새달 19일부터 인천~자카르타 노선에 정기편 운항 첫 비행기를 띄운다. 인천~자카르타 노선은 국내 국적 항공사로는 대한항공만 취항하던 노선이다. 새달 25일부터 인천~발리 노선도 신규 취항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최근 한류 열풍으로 자카르타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전우가 남긴 한마디’ 가수 허성희” 박정희 전대통령께서…”

    ‘전우가 남긴 한마디’ 가수 허성희” 박정희 전대통령께서…”

    6월 호국 보훈의 달이면 떠오르는 가수가 있다. ‘전우가 남긴 한마디’의 허성희다. 그녀는 최근 국민들이 6월 한달만이라고 조국을 위해 희생분들의 고마움을 노래로서 되새기는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또 이 노래가 히트 한 계기는 “당시 박정희 전대통령께서 우연히 들어보시고 군 부대에 노래 확산을 권장했었기 때문”이란 일화를 소개했다.  이번달 말 그녀는 오랜 공백을 깨고 신곡 ‘독도 찬가(작사 손기복·작곡 임정호)’를 발표 한다. ‘독도찬가’는 경쾌한 디스코풍 노래다.   “파도를 이겨내고 동해를 지켜온 자랑스런 한반도코리아 섬마을~” 시인이 지은 시적인 가사가 친숙하고 누구나 따라 부를수 있는 건전 가요이다.레코딩 판을 들어 보니 젊은 시절 같은 파워풀한 음색이 ‘전우가 남긴 한마디’처럼 힘찬 기운을 불어 넣은 듯 하다. 여가수가 불러서인지 기존의 여타 남성 가수들이 부른 독도 노래와는 색다른 맛을 준다.그녀는 “ ‘독도 찬가’가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힘을 모으는 응원가 처럼 불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창 인기를 구가하던 79년말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 샌프란시스코 근교에 정착했었다. 미국서 CEO에서 세일즈 우먼까지 다양한 변신을 거듭했다.비즈니스 우먼으로 성공을 맛보기도 했지만 본업인 노래를 놓지 않았다. 특히 한인 교포들을 위한 곳은 어디든지 달려가 노래로서 그들에게 향수를 달래 주었다고 한다.  무서울 것 없었던 미국에서의 다양한 생활 경험이 강한 가수로 재기하는데 용기를 주었다.신곡 ‘독도 찬가’를 계기로 ‘40소절의 왈츠 ‘뜨거운 사랑’등 그녀의 명곡들을 리메이크 음반에 담았다.‘전우가 남긴 한 마디’도 영어로 부를 계획을 갖고 있단다.   새 앨범 ‘독도찬가’로 다시 팬들앞에 서 신인가수로 돌아온 기분이라는 가수 허성희. 조용필, 문주란,김흥국 같은 노장 가수의 복고 열풍을 타고 올드팬은 물론 신세대들에게도 감동을 줄지 그녀의 활동에 기대가 모아진다.   장상옥 기자 007jang@seoul.co.kr
  • [새 음반] 실험적 모던록 담은 이승열·디스코로 돌아온 한희정

    [새 음반] 실험적 모던록 담은 이승열·디스코로 돌아온 한희정

    수년째 이어져 온 아이돌 열풍이 수그러들고 가요계에는 거장과 오디션 스타가 공존하는, 바야흐로 ‘다양성의 시대’가 열렸다. 그런 가운데 실력파 뮤지션들의 새로운 시도가 담긴 앨범들이 하나둘 발매돼 눈길을 끈다. 한국 모던록의 거장 이승열(왼쪽)이 지난달 23일 발매한 새 앨범 ‘V’는 형식과 원칙을 벗어나 음악적 자유를 찾는 ‘실험정신’을 가득 담았다. 공연장의 ‘울림’을 충실히 담기 위해 스튜디오가 아닌 서울 서교동의 클럽 ‘벨로주’에서 주요 곡들을 녹음한 것도 그렇다. 국내 음반 최초로 베트남 전통 악기 ‘단바우’를 동원해 이국적 정취를 가미한 것도 실험적이다. ‘응답하라 1997’에 화답하듯 이기찬도 돌아왔다. 지난달 24일 발매한 11집 ‘트웰브 히츠’(Twelve Hits)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빅밴드 재즈’ 앨범이다. ‘빅밴드 재즈’는 스윙재즈나 댄스 음악을 10명 이상의 대규모 오케스트라 악단이 연주하는 재즈 스타일. ‘그댄 행복에 살텐데’(원곡 리즈)를 비롯해 ‘그때 그 사람’(원곡 심수봉), ‘첫 인상’(원곡 김건모) 등 신곡이 아닌 리메이크곡이어서 더 친숙한 느낌이다. 이제는 가요계의 주요 포스트를 차지한 ‘홍대 여신’들, 그중에서도 대표주자인 싱어송라이터 한희정(오른쪽)은 5일 2집 ‘날마다 타인’을 내놓는다. 귀여운 얼굴에 통기타를 둘러메고 특유의 맑은 음색을 선보이던 지금까지의 이미지와는 많이 달라졌다. 재기발랄한 디스코(타이틀곡 ‘흙’), 50인조 오케스트라(나는 너를 본다) 등 기존 어쿠스틱 외에 다채로운 색깔의 곡들로 채워졌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광주구장 매진행렬의 씁쓸한 뒷맛

    프로야구 KIA는 올 시즌 관중 동원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해 67차례 치른 홈 경기 중 12경기가 매진된 반면 올해는 24번째 홈 경기가 열린 지난 1일까지 벌써 10경기째 매진 사례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홈 경기에 50만 2016명이 찾은 것으로 미뤄 볼 때 경기당 평균 7493명을 거뜬히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는 24차례 홈 경기에 24만 3952명이 들어 벌써 경기당 평균 1만명을 넘어섰다. 2일 1만 103명으로 이틀 연속 만원 사례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KIA 구단의 시즌 관중 목표 60만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매진 열풍의 뒤에는 관중을 1만 2500명밖에 모실 수 없는 무등경기장 야구장의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다. 다른 8개 구단에 훨씬 앞서는 뜨거운 ‘팬심(心)’을 담을 그릇이 터무니없이 작은 것이다. 현 구장 좌측 담장 뒤쪽에 내년 1월 완공을 목표로 들어서고 있는 새 구장은 지하 2층, 지상 5층의 구조물이 웅자를 드러낸 상태다. 2만 2102개의 좌석이 들어가면 빛고을의 야구 사랑을 더 많이 담을 수 있다. 분명 야구 문화의 큰 진전인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쉬운 대목도 적지 않다. 여느 구장과 마찬가지로 지방자치단체가 건설을 주도하니 그 운용과 관리 책임도 여전히 지자체의 몫으로 남는다. 당연히 구단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의 관중 수입은 1993년부터 지금까지 홈팀이 72%, 원정팀이 28%를 나눠 갖고 있다. 홈팀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 5%, 지자체에 구장 사용료로 24%를 떼어줘야 하니 손에 쥐는 건 43%밖에 되지 않는다. 새 구장의 취재기자석으로 배정된 공간에는 큰 기둥이 버티고 있다. KIA는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고 광주시에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미디어의 중요성을 잘 아는 구단이 이런 대목까지 시의 눈치를 봐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구단이 구장 신축을 주도해 경기장 시설에 붙이는 광고 사업권도 갖게 되는 날은 언제나 올까. 현 구장의 외야 담장 뒤쪽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광주시의 광고판을 바라보다 땡볕 아래 늘어선 예매 행렬을 돌아보니 가슴 한편이 답답해진다. 광주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벨벳 기술 IT분야에도 접목”

    [향토기업 특선] “벨벳 기술 IT분야에도 접목”

    “수출 확대를 위해 주력 상품을 원단에서 고부가가치 완제품 위주로 과감히 전환해 나갈 작정입니다.” ㈜영도벨벳 류병선(73) 회장(대표이사)은 2일 “원단 단일 품목으론 수출 5000만 달러 달성에 한계가 있다”면서 “고품질 완제품 생산으로 파고를 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영도는 2010년 30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하고 이듬해 451억원 매출을 올렸으나 지난해엔 수출 둔화 등으로 크게 감소했다. 중국 기업이 덤핑 수출 등을 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국내외 아웃도어 열풍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류 회장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벨벳 원단을 활용한 레인코트와 우산, 가방, 스카프, 벽지, 쇼파 등 다양한 일상용품을 예술화한 완제품 생산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완제품의 내수시장 마케팅도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우선 지난해부터 대구 중구에 벨벳에 관한 모든 제품을 테마별로 전시한 ‘영도다움’ 운영에 들어갔다. 류 회장은 “영도다움은 세계 최초의 벨벳 전문 복합문화공간이다”면서 “방문객들은 벨벳의 다양한 쓰임새를 새롭게 인식하고 이해하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벨벳은 어느 상품에나 접목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벨벳 분야의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LCD 러빙포 등 IT 분야에도 공격적이면서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 회장은 “영도가 만든 완제품이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수출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수한 디자인 개발이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으로서 어려움이 많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경북도와 대구시에 세계 유명 디자이너를 초청해 지역 기업이 생산한 원단으로 패션 제품을 만들어 전시회를 갖는 방안을 건의했으나 지금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다”면서 자치단체들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여성 전문경영인인 류 회장은 남편인 창업주 이원화 회장이 2004년 지병으로 숨지자 회사 경영 일선에 나서 세계에서 벨벳 생산 및 수출 1위 기업으로 당당히 키워 냈다. 구미상공회의소 수석부회장, 대구시체육회 부회장, 한국·캄보디아교류협회 회장, 한국·폴란드교류협회 부회장, 구미시오페라단 후원회장, 법무부 보호공단 대구지부 구미출장소 후원회장 등을 지내는 등 사회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여성기업인 대통령상과 대구시민상, 국민훈장 석류장, 경북 중소기업대상 등을 받았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커버스토리-로컬푸드 시대] 아스팔트 옆 텃밭… 흙은 힐링이다

    [커버스토리-로컬푸드 시대] 아스팔트 옆 텃밭… 흙은 힐링이다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이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2008년 광우병 소고기, 멜라닌 분유 파동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운동은 이제 생활 속에 녹아들었다. 50~60대 장년층은 텃밭을 직접 일구는 방식을 선호한다. 흙을 만지고 새싹을 가꾸는 사이에 ‘힐링’이 되는 데다 치솟은 채소값도 아끼고 가족에게 친환경 먹을거리를 대접할 수 있어 여러모로 좋다고 한다. 경작이 서툰 젊은이들은 부쩍 늘어난 로컬푸드 직매장과 생활협동조합을 즐겨 찾는다. 로컬푸드 세상으로 들어가 봤다. 어울리지 않을 듯한 도시와 농업 두 단어가 만나 조용한 혁명을 일으켰다. 도시 곳곳에 푸른 텃밭이 돋아난다. ‘웰빙’ 바람을 타고 친환경 유기농 먹을거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힐링’ 열풍과 함께 흙을 만지며 도시 생활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 트렌드가 생겨난 데 따른 것이다. 30일 서울 도봉구가 운영하는 쌍문동의 한 텃밭 귀퉁이에서 모자를 깊게 눌러쓴 하맹선(57)씨는 손을 재게 놀리면서 잡초 고르기에 바빴다. 2011년부터 이곳에서 3평 남짓한 텃밭을 가꾸고 있는 하씨는 자타 공인 ‘텃밭 예찬론자’다. “농사라곤 해 본 적이 없는데 주위에서 텃밭을 가꾸는 게 좋아 보여 덜컥 덤볐다. 그런데 안 했으면 후회했을 정도로 대만족”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심리적 위안이 하씨에겐 가장 컸다. “흙을 만지다 보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해질 수 없다. 마음의 상처가 다 치료되는 것 같다. 요즘 세상에 해코지를 당할까 무서워 이웃에게 말도 못 거는데 텃밭에선 모르는 사람에게도 자연스레 말을 걸고 채소도 나눠 먹는다”고 덧붙였다. 하씨처럼 집 근처에서 텃밭을 일구는 사람이 매년 크게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7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 104㏊이던 전국의 도시텃밭 면적은 2년 만에 558㏊로 5.4배나 커졌다. 같은 기간 도시농업 참여자도 15만 3000명에서 76만 9000명으로 5배 뛰었다. 조사에 따르면 도시의 규모가 크고 도시화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도시농업이 활발하다. 전국 15개 광역시·도 가운데 서울과 부산, 경기의 주말텃밭 비중이 높았다. 경기도가 157㏊(텃밭 1276개·참여자 14만 7000명)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고 부산이 136㏊(3552개·1만 600명), 서울이 58㏊(170개·8만 4000명)로 뒤를 잇는다. 아무래도 서울에선 자투리땅을 찾기가 어려운 탓이다. 서울 25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녹지가 많은 외곽 지역에 텃밭이 많다. 올 3월 현재 강동구가 14.6㏊로 최다를 기록했다. 도봉구(10.3), 중랑구(5.7), 강서구(5.1) 순으로 이어진다. 도심인 중구와 동대문구에는 한곳도 없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공식 통계치가 모두 관에서 운영하거나 주말농장으로 등록한 텃밭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집 근처 유휴지를 일군 텃밭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도시텃밭의 규모는 크게 늘어난다. 앞으로도 도시텃밭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서울시가 지난해를 ‘도시농업 원년’으로 선포하는 등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들도 잇따라 도시농업을 장려하고 나선다는 사실은 텃밭 꾸미기가 대중화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서 주말농장을 경영하는 김창영씨는 “사 먹는 상추와 노지 상추는 먹어 보면 다르다. 한번 텃밭에서 길러 먹기 시작한 사람들은 식당에서 파는 음식을 못 먹는다. 한없이 오르는 채소값도 아끼고 내 가족의 건강도 지키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사뭇 달라지는 분위기를 전한다. 또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데 젊은 층이 텃밭을 벌여 놓고 바빠서 못 오면 노인들이 와서 밭을 일군다. 1~2월 분양 신청을 받는데 올해는 100% 완료됐다”고 귀띔했다. 글 사진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용어 클릭] ■로컬푸드(Local Food) 흔히 반경 50㎞ 내에서 생산된,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축산물을 말한다. 중간상인 없이 소비자와 연결해 이동거리를 단축, 신선도를 극대화하고 지역 농민과 소비자에게 이익을 돌리자는 뜻이다.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을 넘어 얼마나 가까이에서 기른 과일, 채소, 소고기, 돼지고기인지를 따진다.
  • [열린세상] 통신사업자는 조연으로 변신해야/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통신사업자는 조연으로 변신해야/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일본 도쿄의 하라주쿠 거리에 가면 이동통신사업자 소프트뱅크 모바일이 운영하는 플래그십 매장이 있다. 이 매장 안에 들어가면 소프트뱅크 모바일의 로고보다는 파트너 회사인 애플이나 디즈니의 로고가 더 쉽게 눈에 들어온다. 애플의 아이폰을 도입하여 스마트폰 열풍을 주도했고 디즈니 모바일과 함께 가상이동통신망(MVNO) 사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소프트뱅크 모바일의 전략이 매장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사주인 손정의는 2006년에 경영난에 빠진 보다폰 재팬을 인수하여 소프트뱅크 모바일로 재탄생시켰는데 이동통신사업자의 전통적인 위상에 집착하지 않고 과감하게 파트너의 브랜드를 내세우는 제휴전략을 추진한 결과, 규모로는 NTT 도코모와 KDDI에 이어 제3위이지만 가입자 순증에서는 5년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내실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통신사업자들의 매장이나 대리점에 가면 오로지 통신사업자의 로고나 브랜드만 보이며 주요 파트너의 흔적은 없다. 통신시장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려고 통신사업자가 탈(脫) 통신을 외치고 이종 산업과의 융합을 도모한다는 뉴스는 보도되지만 정작 성공을 거두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내수산업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통신사업자가 국외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적지 않았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통신사업의 특성상 통신사업자들이 갑자기 몰락하지는 않겠지만, 지금처럼 통신사업자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통신사업자가 위기에 빠지거나 생존에 위협을 받는 상황은 쉽게 올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통신사업자들은 생존과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통신사업자가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의 주인공이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으므로 통신사업자들은 주연의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조연의 역할을 수용해야 한다. 과거 통신산업의 가치사슬에서 통신사업자들은 가치의 흐름을 조절하는 관문 역할을 하면서 지배자로 군림했지만 이제부터는 생태계의 키스톤 기업들을 돕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때로는 소프트뱅크 모바일처럼 제휴 파트너를 돋보이게 하는 배경 역할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통신사업자는 늘 ‘갑’이었으나 앞으로는 ‘을’, 경우에 따라서는 ‘병’이나 ‘정’도 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와 통신이 융합하는 스마트카, 의료에 통신이 적용되는 원격 의료, 금융과 이동통신이 만나는 모바일 결제 등의 산업 간 융합도 통신사업자가 조연의 역할을 수용할 때 진도가 더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조연인 주제에 자신만의 연기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이 용납되기 어렵듯이, 통신사업자들은 자신의 방식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최대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존은 몇 년 동안 심혈을 기울인 IPTV의 성과가 저조하자 IPTV 방식을 고수하는 대신에 DVD 자동판매기를 운영하는 회사인 레드박스와 합작으로 인터넷 스트리밍 방식의 비디오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즉, 과거에는 통신사업자가 폐쇄적인 정원(Walled garden)과 같은 자체 시스템을 운영하였지만, 이제는 개방적으로 다른 기업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셋째, 통신사업자들은 통신 네트워크 사용료를 징수하는 ‘파이프’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이미 성숙한 시장에서 가입자가 지불하는 통신요금을 늘리려고 애를 쓰기보다는 제휴 파트너들이 교육비나 문화비 등의 개념으로 수익을 늘리는 것을 돕고 그 수익을 일부 공유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가야 한다. 소프트뱅크는 최근에 미국의 제3위 이동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 넥스텔을 인수함으로써 가입자 규모 면에서 세계 3위의 통신사업자로 부상하였다. 조연 역할에 충실할 때 큰 배우로 성장할 기회가 오기도 하는 것이다. 이제 통신사업자들은 통신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초과이익 그리고 시장의 주도권 행사라는 과거의 기억들을 깨끗이 지워야 한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주연들을 빛나게 해주는 조연으로 재빨리 변신해야 한다. 과거의 주연배우는 죽지는 않겠지만, 무대의 중심에서 사라져 버릴 수는 있기 때문이다.
  • [특파원 칼럼] 일본을 떠나며…/이종락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을 떠나며…/이종락 도쿄 특파원

    3년 4개월 가까이 주재했던 일본을 곧 떠나게 된다. 지난 2010년 2월에 도쿄특파원으로 부임한 뒤 정말 많은 일들을 겪었다. 사무실 창문너머로 보이는 히비야 공원을 물끄러미 쳐다보니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자민당의 55년 장기 집권체제를 무너뜨리고 등장한 민주당 정권. 낡은 것을 타파하고 침체된 일본을 개혁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정권 운영 미숙으로 3년 3개월 만에 허무하게 자민당에 정권을 다시 헌납했다. 2010년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이 된 해로 새로운 한·일관계가 부각됐다. 100년 전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아픔을 딛고 세계 8위의 무역대국으로 올라선 한국의 위상은 일본에도 달라져 있었다. 일본 주요 전자업체 9개사의 영업이익을 합친 금액이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자 일본은 한국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국의 빠른 의사결정,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일본 매스컴이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1000년 만에 온다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사상 최대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일본의 모든 것을 바꿔놨다. 침체된 일본 경제를 더욱 그늘지게 했고, 도호쿠 지방을 중심으로 모든 일본인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12일 한국 특파원단의 일원으로 방사선량이 서울과 도쿄에 비해 1만배가 넘는 후쿠시마 원전 내부를 취재했던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요즘 들어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의 애환과 집단소송 관련 기사들이 부쩍 눈에 들어온다. 설마 그런 일은 없겠지만 30년 뒤에 나타난다는 피폭 후유증이 남의 얘기로만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촉발된 한국과 일본의 갈등은 두 나라의 현주소를 다시금 되돌아본 계기가 됐다. 2010년만 해도 한류 드라마만 유행했지만 그후 K팝 열풍이 일본 열도를 뒤흔들며 한류가 일본 내 정착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극우 정치인들의 그릇된 역사인식으로 인해 한·일 정부가 갈등에 놓인 지금도 한국의 음식과 음악, 드라마 등 대중문화는 일본인의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자연스러운 일부가 됐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인접 국가 간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웃 국가로서 공유하는 역사가 많은 만큼 그 역사가 남긴 응어리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 내의 잘못된 과거인식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건강한 양국 관계를 해치는 극우인사들을 일본 내 양심세력과 확실히 구별지어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 등의 가치를 우리와 공유하는 인접국이다. 급변하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구축해 갈 동반자라는 점에서 양국 간 다양한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한·일 관계는 이미 연간 인적 교류 550만명, 무역액 1000억 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매주 5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양국을 연결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한·일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발전해 왔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접 국가인 한·일 간에는 좋든 싫든 공생을 모색해야 한다. 양국 국민이 소통을 확대하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가면서 진정한 상생과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그것이 일본을 활용하면서 우리의 힘을 키우는 길이다. jrlee@seoul.co.kr
  • [자유학기제 9월 도입] 취지 공감속 현장은 “불안”

    한 학기 동안 중학생들을 시험 부담에서 해방시키고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할 기회를 주겠다는 자유학기제의 취지 자체에 대해 교육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너무 조급하게, 교육부와 일선 학교 간 상명하달식 정책이 시행되는 데 우려를 표시했다. 제도가 겉돌 경우 부실 진로교육이 우려되거나 사교육 열풍이 불 수 있어서다.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기업이 진로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했을 때 자유학기제의 성공이 보장되는데, 2016년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나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전문연구원은 28일 “자유학기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헌신, 학생의 관심, 다양한 직업 체험 기회, 지역 사회의 관심과 참여, 학부모의 관심과 지원 등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면서 “제도 도입보다는 효율적인 운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유학기제의 성공요인으로 지역사회의 성숙과 교육과정 패러다임의 변화를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직장 체험교육이 활성화되려면 중소기업에서도 체험교육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중소기업이 좋은 일터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갑과 을의 사회구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유학기제를 전후한 일반 학기에도 진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자유학기제는 고교 입시가 끝나고 학업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기간인 중학교 3학년 후반기에 시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전국교직원노조와 교총도 제도 추진 과정에 비판적이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경쟁적 진학시스템을 손보지 않은 채 실시하는 자유학기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무성 교총 대변인은 “3년 시범시행 뒤 2016년 중학교에 전면 도입한다는 것은 졸속 추진”이라면서 “3~4년 동안 인프라를 구축해도 제대로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도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땡볕과 장대비의 후텁지근한 공습… 막아줘, 제습기!

    땡볕과 장대비의 후텁지근한 공습… 막아줘, 제습기!

    때 이른 무더위에 가전업계가 싱글벙글이다. 아열대성에 가까운 덥고 습한 날씨가 예상되면서 여름 특수를 톡톡히 누릴 수 있어서다. 28일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제습기 시장 규모는 2009년 112억원에서 2012년 1529억원으로 무려 13배나 커졌다. 판매량은 2009년 4만 1000여대에서 2012년 49만 6000여대로 3년 사이 12배가량 늘었다. 올해는 80만∼100만대 정도 팔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시장 규모도 3000억∼4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갑작스러운 제습기 열풍은 점점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 가는 한반도 날씨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여름 날씨가 고온다습한 특성을 보이면서 제습기는 필수 생활가전으로 자리 잡았다. 제습기는 공기 중 수분을 제거해 장마철에도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어 준다. 저렴한 전기료로 냉방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파이가 커지면서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제습기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커지면서 국내 가전업체는 너나 할 것 없이 제습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 점유율 1~3위를 다투는 위닉스와 LG전자, 삼성전자에 이어 최근에는 위니아만도, 쿠쿠전자, 동양매직, 코웨이, 캐리어에어컨도 앞다퉈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른 더위에 에어컨도 불티나게 팔린다. 이날 롯데마트는 4월 1일부터 5월 25일까지 에어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5%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본격 더위가 시작된 5월 20∼25일 매출 신장률이 207.5%에 이르렀다. 2∼3월 예약 기간을 포함하면 에어컨 판매는 전년 대비 143.8% 신장했다. 올 에어컨 판매가 급증한 것은 지난해 폭염 속 에어컨을 주문하고도 생산량이 부족해 구매를 못한 고객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즐거운 비명이다. 가전 업계에서는 올 에어컨 판매량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1∼5월 휘센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삼성전자와 캐리어에어컨도 지난해 동기 대비 200% 이상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마다 에어컨 공장을 풀 가동 중”이라면서 “올 에어컨 판매량은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전문 번역가 부족… 한국문학 中 진출 저해

    중국에서 한국문학의 입지는 초라하다. 특히나 순수문학이 본격 소개되기는 기껏 5년 남짓이다. 중국에 한국문학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2년 수교 이후. 2000년대 초반에는 한류 열풍을 타고 드라마 ‘가을동화’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소설판 등이 인기를 끌었다. 2004년에는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 ‘그놈은 멋있었다’가 중국 10대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김하인의 ‘국화꽃 향기’도 200만부쯤 팔리며 인기를 누렸다. 그러다 2000년대 중반 젊은 남녀의 연애를 소재로 한 중국의 ‘청춘문학’ 시장이 사그라지면서 한국 대중문학의 인기도 한풀 꺾였다. 순수문학은 한국문학번역원이 번역지원 사업을 늘린 2008년부터 집중 소개됐다. 박경리 ‘토지’, 박완서 ‘나목’, 신경숙 ‘리진’ 등 현대 문학과 김시습의 ‘금오신화’ 등이 번역됐다. 그러나 현재 번역원에 등록된 출간도서 836건 가운데 중국어로 번역된 책은 72건. 영어(199건), 불어(140권), 독어(113권), 스페인어(78권) 등에 비해 뒤처지는 편이다. 전문 번역가가 부족한 것도 한국문학의 중국 진출을 저해하는 요소다. 실력 있는 번역가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오역(誤譯)이 많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중작가회의에 참석한 한 통역가는 “중국에서는 조선족들이 한국문학 번역에 많이 참여하지만, 질을 담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번역투가 아닌, 깔끔한 중국 문장으로 옮길 수 있는 양질의 번역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샤먼(중국 푸젠성)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인간의 조건(KBS2 토요일 밤 11시 15분) 그동안 ‘휴대폰 없이 살기’, ‘자동차 없이 살기’ 등 주로 현대 생활의 필수품 없이 사는 주제를 체험했던 멤버들.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주제로 ‘진짜 친구 찾기’가 주어졌다. 앞만 보고 바쁘게 사는 생활 속에서 잊고 살았던 이들은 소중한 지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아기종벌레 포포(KBS1 토요일 오후 2시 45분) 초록빛 숲속 마을에 구리 할머니와 뚜기가 언덕 위를 지나가고 있다. 그런데 구리 할머니의 똥경단 위로 황새 똥이 똑하고 떨어지는 게 아닌가. 떨어진 새똥이 꾸물거리더니 포포가 나타나 구리 할머니와 뚜기에게 인사를 건넨다. ■무한도전(MBC 토요일 오후 6시 25분) 일에 치여 바쁜 직장인부터 집안일로 정신없는 주부까지. 고객이 있는 곳, 어디든 달려가는 ‘간다 간다 뿅 간다’의 두 번째 시간. 점점 더 막강해지는 고객들의 예측불허 고난도 심부름이 계속된다. 고객의 가려운 곳 구석구석 긁어주는 별별 심부름센터가 시작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15분) 2002년 경기 하남시 검단산. 머리와 얼굴에 공기총 6발을 맞은 채 숨진 여대생의 참혹한 시신이 발견됐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당시 22살의 하지혜씨였다. 사건 발생 1년 만에 살인범 2명이 검거됐다. 부산의 한 중견기업 회장 부인인 윤모씨의 사주로 이들이 지혜씨를 청부살해한 사실이 드러난다. ■주말특별기획 백년의 유산(MBC 일요일 밤 9시 55분) 설주(차화연)는 채원(유진)에게 세윤(이정진)과 헤어지라고 말한다. 한편 춘희(전인화)는 세윤이 설주를 끔찍이 챙기는 모습을 보고 가슴 저려한다. 도희(박준금)는 옷을 찾던 중 춘희의 옷장에서 원장 수녀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SBS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15분) 양악수술이 V라인을 만들어 주는 수술로 여겨지면서, 한 해 약 5000건의 수술이 이뤄질 만큼 열풍이 불고 있다. 영국에 사는 비키 라이트는 커다란 주걱턱의 소유자다. 많은 사람들이 수술을 권했지만, 그녀는 턱을 없애지 않고 행복한 생활을 즐기고 있는데….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8시 15분) 위암은 한국인 사망 원인 1위인 암 중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생활에서 흔히 가질 수 있는 위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은 무엇일까. 세계 최고의 위암 권위자 노성훈 교수의 명쾌한 답변으로 위암에 대한 궁금증 해소와 그의 특별한 건강 관리법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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