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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상표현주의 대표 최욱경 개인전… 국제갤러리 1관, 2년 만에 재개관

    추상표현주의 대표 최욱경 개인전… 국제갤러리 1관, 2년 만에 재개관

    화려한 색채와 자유분방한 필치. 서양화가 최욱경(1940~1985)은 한국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년 간 보수 공사를 끝내고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한 국제갤러리 K1(1관)이 재개관 기념전으로 최욱경 개인전 ‘Wook-kyung Choi’를 열고 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최욱경은 일찌감치 그림에 재능을 보여 1950년대 김기창·박래현 부부의 화실에서 그림을 배웠다. 1963년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크랙브룩미술학교, 브루클린미술관 미술학교를 다녔다. 프랭클린 피어슨대 미술과 조교수로 일하다 1978년 한국으로 돌아와 영남대, 덕성여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창작활동을 병행하던 중 심장마비로 돌연 세상을 떠났다.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가 2005년,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여는 최욱경 개인전이다. 대작 위주였던 4년 전 전시와 달리 추상회화와 콜라주로 구성된 컬러 작업, 잉크 드로잉이 주를 이루는 흑백 작품 등 소품 40여점으로 전시 공간 두 곳을 채웠다. 작가가 미국에 머물던 1960년대부터 1975년 사이 제작한 작업들로 대다수가 처음 전시되는 작품이다. 크기는 작지만 특유의 과감한 색채감과 거침없는 붓질에서 작가의 열정적인 예술혼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타국에서 이방인이자 여성 화가로서 특정사조를 표방하거나 고집하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과 독창적인 창작 방식을 찾고자 했던 끝없는 탐구심이 경이롭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김영록 전남지사, “현장서 소통하는 노력 필요하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23일 “드론 특별자유화구역 특구 지정을 위해서는 차별화되고 특화된 육성책이 필요하다”며 대안마련을 지시했다. 김 지사는 이날 전남도청 서재필실에서 가진 실국장 정책회의를 통해 “드론 규제자유구역 지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차별화된 대책”을 주문했다. 특히 “고흥은 비행안전지구로 유리하지만 실증센터 중심만으로는 부족해 드론사업 육성대책과 기업유치 등 콘텐츠가 함께할 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특화된 드론산업 육성책이 긴요하다”고 이같이 언급했다. 또 “민선7기 2년을 맞아 그동안 블루이코노미 비전 선포와 도정 주요현안에 대해 열정을 쏟은 결과 많은 분야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제안을 통해 도민우선주의 행정으로 더 큰 성과를 올려달라”고 주문했다. 김 지사는 각종 현안에 대한 도민소통과 관련해 “주로 현안으로 대두된 그린뉴딜 전남형 상생일자리와 서남권 해상풍력, 나주SRF열병합발전소, 광주군공항 이전 등 경청할 부분이 많다”며 “현장에서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도민편에 서서 도민을 안심시키는 지혜를 발휘해 줄 것”을 덧붙였다. 김 지사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전남은 다행히 안전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방문판매 업체나 요양시설, 물류센터, 소규모 종교모임 등에 대해선 비상한 관심을 갖고 마스크 사용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예방에 철저를 기해줄 것”을 아울러 당부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SOS초시생-⑮철도경찰] “진화하는 철도 범죄…체력은 기본, 열정과 사명감도 있어야죠”

    [SOS초시생-⑮철도경찰] “진화하는 철도 범죄…체력은 기본, 열정과 사명감도 있어야죠”

    철도특별사법경찰은 약칭으로 철도특사경 또는 철도경찰로 불린다. 국토교통부 소속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철도 구역 내 질서 유지를 위해 24시간 힘쓴다. 경찰청 소속 경찰과는 서로 다른 성격의 기관으로 각자 독립성을 갖고 운용되고 있다. 철도경찰직 공무원들은 “사명감과 체력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주 ‘SOS초시생’에서는 국가공무원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 협조로 철도경찰대 수사과 장영일(32·9급) 수사관, 서울지방철도경찰대 수사과 박승준(42·9급) 수사관이 철도경찰 직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공부 팁은 물론이고 생생한 현장 이야기까지 담았다.-철도경찰 직류를 고른 이유가 있나. 장영일(이하 장) 철도경찰직은 한 권역의 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지방대)로 발령받으면 본인이 다른 곳으로 가길 희망하지 않는 이상 그 지방대에서 계속 근무를 할 수 있다. 저는 현재 철도특별사법경찰대 본부 소속인데 대전에서 근무 중이다. 이곳 토박이라서 장소적인 부분이 끌렸다. 다른 직류에 비해 보수도 높은 편이다. 박승준(이하 박) 민간기업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다가 입직했다.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싶었다. -미리 따놓으면 좋은 자격증이 있을까. 장 외국인과 만나는 경우가 있다. 외국어를 할 줄 알면 업무가 좀 수월하다. 박 상시로 출동하기 때문에 운전면허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사 보고서를 작성할 때 컴퓨터활용능력 2급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선택과목은 무엇으로 했나. 장 형사소송법(형소법) 개론이 아닌 사회와 행정학을 선택했다. 형소법을 모르니 현장에 와서 어려움이 많았다. 우선 현행범과 용의자는 어떤 의미 차이가 있는지 등 용어부터 다시 공부해야 하더라. 철도경찰은 형사사건을 다룰 수밖에 없고 형소법은 기본이다. 박 형소법과 형법총론을 선택했다. 많은 도움이 됐다. 철도경찰은 임의동행, 체포영장 등의 과정을 집행하는데 민감한 부분들이 있어 형소법 지식이 없으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합격하면 어디로 배치받나. 박 수습기간은 6개월이다. 첫 한 달은 대전에 위치한 본사에서 교육을 받고, 서울·영주·부산·광주 지방대를 순환한다. 이렇게 4달이 지나가면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한 달 일하고, 나머지 한 달은 국토교통부 소속 신규 공무원들이 제주도에 모두 모여 교육을 받는다. 장 지방대에 소속된 현장 센터에서 근무도 하는데 실제로 3교대 근무를 한다. 수습을 짧게 하는 기수도 있고 6개월 모두 소화하는 기수도 있다. -연수원 성적과 필기시험 성적이 중요한가. 장 결과만 놓고 보면 시험 성적이 높고 연수원 때 열심히 했던 사람이 본인이 원하는 지방대로 발령을 받았다. 본인이 가고자 하는 곳이 있으면 연수원에서도 성실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박 필기 성적이 연수원 성적보다 더 중요한 걸로 알고 있다. 왜냐하면 부산이나 광주 지방대는 선발인원이 별로 없다. 예를 들어 부산 출신 합격생이 10명이면 뽑는 건 1명이다. 광주도 마찬가지다. 자리는 없고 사람들은 몰리다 보니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체력시험이 있는 걸로 안다. 어떻게 준비했나. 장 시험이 절대평가여서 합격 기준만 넘기면 된다. 꾸준히 체력관리를 한 수험생이면 필기 합격 후에 준비해도 충분하다. 박 철도경찰은 유일하게 외발서기라는 종목이 있다. 철도가 움직이니까 그 안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공부하다가 잘 안 되면 밖으로 나와서 10분씩 꾸준히 연습했던 거 같다. 발목 힘이 중요하다. -현재 소속된 곳에서 하는 구체적 업무는. 장 철도보안정보센터에서 근무 중이다. 철도 범죄 신고를 처음 접수하는 상황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소속 팀원들이 전화를 받아서 각 센터에 출동 조치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유지·관리하는 역사 폐쇄회로(CC)TV가 101개역, 1313대다. 그리고 철도 역사와 열차 내 주요 범죄들이 우리 몫이라고 보면 된다. 박 서울지방대 수사과 경제팀에서 근무 중이다. 경제팀에서는 역에서 발생하는 절도, 신용카드 사기 등을 다룬다. -철도 사고 시에도 투입되는 걸로 아는데. 장 강릉역 KTX 열차 탈선과 같은 열차 사고도 처리한다. 아무래도 빈번한 것은 역사 내 변사 사건이다. 스크린도어가 많이 설치됐지만 아직도 1년에 10~15건 정도 사건이 발생한다. 사고 현장을 정리하는 것부터 사고당하신 분의 행적을 추적하는 게 우리 역할이다. 기관사에게 음주 측정도 하고, 제동거리도 확인한다. -3교대로 알고 있다. 근무가 쉽지 않을 거 같다. 장 밤을 새우면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낀다. 이후에 이틀을 쉴 수 있어 잘 적응해서 하고 있다. 3교대 근무만 하는 건 아니고 월~금요일 출퇴근하는 시스템도 있다. 3교대 근무가 힘에 부치면 다른 형태의 근무로 넘어가면 된다. 박 3교대를 하지 않고 저는 특수 일근을 하고 있다. 근무 때마다 13시간씩 일을 하고 한 달에 8일을 지정해 쉬는 시스템이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인원들이 대부분 3교대다. -남초 직류로 알고 있다. 여성이 근무하기 어렵지 않나. 장 2019년에 입사했는데 남녀 성비가 비슷하다. 전체적으로 보면 남자가 많은데 점차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 일단 저희 같은 경우 현장에 2인 1조로 출동하는 게 원칙이다. 동료들이 항상 도와줄 수 있으니 수험생들은 입직도 하기 전부터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박 2016년 이후로는 굉장히 많은 여성 수사관이 들어오고 있다. 남초라고 보기는 힘들다. 철도경찰은 법을 집행하는 사법기관이니까 성별을 떠나 본인이 지원할 때는 체력을 키우고 열정과 사명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업무를 수행하며 견디기 힘들다. -현장에서도 어려움이 많을 거 같다. 장 철도경찰이 국민들에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국토교통부 소속 국가공무원으로서 묵묵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이 많이 알아 주시면 좋겠다. 박 일단 인력이 부족하다. 저 같은 경우 지난달에만 320시간을 일했다. 중요한 사건이 있으면 휴무를 반납하고 일을 하는 경우가 있다. 철도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가 모이고, 불법 촬영 등 범죄가 다양화하고 있는데 인력 상황은 열악하다.-다른 직류보다는 월급이 많다는데. 장 일반 행정과 같은 호봉으로 비교했을 때 9급 기준으로 최소 몇십만원 정도는 급여 차이가 있는 걸로 안다. 박 같은 공안직렬인 검찰, 교정직과 달리 따로 주는 수당은 없다. 그럼에도 일하는 시간 자체가 많아서 그런지 월급이 높은 편이다. -처음 들어올 때 생각했던 것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장 철도경찰이 무조건 현장에만 있는 게 아니다. 수사과, 운영지원과, 기획과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 박 현장에서 피해자, 피의자를 상대해야 하는 게 생각보다 스트레스받는 일이더라. 입직 전에는 막연히 TV에서 피의자 추격을 하는 장면이 멋져 보였는데 ‘내가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피해자와 피의자 양쪽 말을 다 잘 들을 수 있는 배려심을 길러야 하는 것 같다. -이런 성격이 더 잘 맞겠다 하는 사람이 있을까. 장 철도경찰직이 개인마다 호불호가 있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서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분들이면 좋을 것 같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국민이 질색하는 이미지 지우고 공감력 높여야”

    “국민이 질색하는 이미지 지우고 공감력 높여야”

    성일종 “당 살릴 수 있다면 모든 일 한다” 김미애 “일상의 문제 해결하는 정당 돼야” 김현아 “金위원장·청년 멋진 컬래버 기대” 김병민 “마지막 기회… 방향성 명확해야” 김재섭 “청년들이 도전하는 시스템 필요” 정원석 “외부 인물에 의존하는 한계 극복” 통합당 사무총장에 낙선한 김선동 내정전국 단위 선거 4연패의 미래통합당을 개조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6인의 비대위원은 28일 ‘통합당과 국민 사이의 괴리감 해소’를 공통 과제로 꼽았다. 이들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특히 국민들이 질색하는 통합당의 요소들을 덜어 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재선 의원인 성일종(57)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과 호흡을 맞춰 당을 살리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다할 것”이라며 “비대위원 개인의 방향성보다 비대위 전체의 방향성을 잡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싱글맘인 김미애(51·초선 당선자) 비대위원은 급할 때 아이 맡길 곳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경험을 들며 “우리 일상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정책, 공감하는 능력을 향상하는 역할이 제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실용 정당, 정책 정당, 대안 정당”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우리 당이 소홀하다고 여겨졌던 소통과 공감 능력, 품격을 높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20대 비례대표 의원 출신인 김현아(51) 비대위원은 “정치와 권력의 속성을 아주 잘 아는 노련한 김 위원장과 경험은 부족하지만 열정과 실력 또 미래라는 가장 큰 힘을 가진 청년들의 멋진 컬래버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직전 현역이자 낙선한 원외라는 경험, 국민 일상에 가장 밀접한 실물경제인 부동산 전문가로서 이슈나 견해, 원내와 원외 간 간극을 메우고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김병민(38) 비대위원은 이번 비대위의 성격을 “우리 당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규정했다. 김 비대위원은 “가장 먼저 당이 가진 정강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철학과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으니 중구난방 그때그때 이슈에 우왕좌왕하게 되고, 이는 국민에게 ‘쇼’로만 인식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바라볼 때 정말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지점과 요소를 덜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4·15 총선에서 서울 도봉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재섭(33) 비대위원은 “결국 정치와 정당은 선거에서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세대교체, 청년들의 도전을 북돋우는 훈련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선거를 이해하는 젊은 사람들의 도전을 키우는 비대위 역할을 고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김병준 비대위가 시도한 ‘조직위원장 공개 오디션’에서 최연소 우승자로 정치에 입문한 정원석(32) 비대위원은 “차세대 인재 플랫폼 구축”을 과제로 꼽았다. 정 비대위원은 “인재들을 제도적으로 육성하고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틀을 만들고 싶다”며 “매번 영입한 인재도 자리를 못 잡고, 계속 외부 인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당 사무총장에는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김선동 의원이 내정됐다. 당 살림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직은 통상 3선 이상 중진 의원이 맡아 왔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원외 인사가 맡게 됐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시험용 인식되는 5·18… 현재로 이어지는 나눔과 배려 가르쳐야”

    “시험용 인식되는 5·18… 현재로 이어지는 나눔과 배려 가르쳐야”

    교사들이 말하는 교과서 속 5·18과 대안 교재엔 민주화운동 단편적 나열돼 한계 사건 깊게 다루는 ‘계기수업’ 통해 보완 문답식 인정교과서로 생생한 역사 습득 “40년째 왜곡·막말 바로잡아야 인식 변화”40년 전 그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수많은 사람이 싸운 역사는 오늘날 청소년에겐 ‘시험 범위’가 돼 버렸다. 서울신문이 만난 10대 대부분은 5·18민주화운동을 과거 사건으로 여겼다. 5·18의 역사적 의미를 묻는 말에는 한참을 망설였다. 건강한 시민을 길러 내야 할 학교는 5·18 영령이 남긴 민주 정신을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 걸까. 해답을 찾기 위해 현직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 3명을 만났다. 김영주(40·14년차) 광주여고 교사, 박래훈(42·16년차) 전남 순천 별량중 교사, 이희정(34·2년차) 강원 원주 북원중 교사다. 김씨와 박씨는 올해 광주교육청의 5·18 인정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이씨는 원주에서 광주까지 정기적으로 연수를 받으러 다닐 정도로 더 생생한 수업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자신이 태어나기 한참 전에 일어난 5·18을 옛날 사건으로 느끼는 건 당연하다”며 “과거의 정신이 현재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씨는 “지난해 광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주먹밥이 선정됐듯이 5·18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웃의 아픔을 모른 척하지 않은 시민들의 나눔과 배려”라면서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도 꼭 필요한 자세”라고 말했다. 이씨는 “5·18은 박제된 하나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의 반민주적인 요소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도록 하는 힘”이라며 “학생들에게도 이런 현상이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걸 가르치려면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교사들은 현재 교과서와 현장의 한계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현재 근현대사 교과서에는 5·18을 비롯한 민주화운동이 단편적 사건으로 각각 나열돼 있다”며 “학생들에게 ‘또 독재하고 또 저항한다’는 인상만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씨는 “교과서에는 당시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압 직전까지 저항한 민중의 희생과 성숙한 시민 의식, 자치 능력이 치밀하게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회적 사건을 심도 있게 다루는 계기수업이 부족한 교과서의 보완재가 될 수 있다. 광주·전남 지역 학교들은 5·18기념재단과 함께 인정교과서를 개발해 수업에서 활용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김씨는 “일부 지역에선 아직도 5·18 등 계기수업 자체를 불편하게 여긴다”면서 “교사 입장에선 학교 관리자가 ‘지역 정서에 맞지 않다’며 눈치를 주면 아무래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역 특색과 교사 개인의 역량을 살린 다채로운 수업이 많아지면 좋겠다”며 “광주가 5·18이라면 대구는 2·28민주운동, 제주는 4·3사건, 강원은 분단과 통일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계기수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에게 생생한 역사를 가르치려면 교사가 먼저 배워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정교과서의 중요성도 여기에 있다. 박씨는 “광주교육청에서는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5·18 연수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면서 “5·18을 모르는 교사가 얼마나 되나 하겠지만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면 단순히 아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교사가 자세히 알아야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5·18 인정교과서는 학생들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라기보단 최근의 관점까지 포괄한 것”이라며 “사건 이후 트라우마, 역사 왜곡, 다른 나라와의 연대, 청소년과 여성의 입장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를 모두 5·18이라는 소재로 얘기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40년이 지나도 계속되는 5·18 왜곡과 막말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박씨는 “5·18 특별법 제정으로 진실이 드러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발포 명령자도 모른다.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으니 역사 왜곡이 반복되는 것”이라면서 “정부에서 이를 바로잡아야 교육 현장에서도 청소년에게 5·18의 가치를 바르게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과 혐오, 5·18에 대한 ‘낙인’은 청소년이 아니라 기성세대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며 “학생들의 인식을 바꾸려면 우리 사회 전체가 잘못된 역사에 대해 사죄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5·18 교육? 지금의 우리와 연결고리 찾는 데부터 시작해야”

    “5·18 교육? 지금의 우리와 연결고리 찾는 데부터 시작해야”

    현직 역사교사 3인이 말하는 “5·18 교육 이렇게 하자” 단순 서술 아닌 스스로 묻고 답해야‘주먹밥’처럼 나눔과 배려 가치 연결 교사도 적극적 학습하되 독선 경계해야왜곡·막말 처벌하는 정부 역할도 필요40년 전 그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수많은 이들이 싸운 역사는 오늘날 10대 청소년에겐 ‘시험 범위’가 되어버렸다. 서울신문이 만난 많은 청소년이 민주화 운동을 과거의 일로 여겼고, 내용도 제대로 몰랐다. 현재 학교는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주고 있을까. 미래 세대에게 5·18을 포함한 민주화 운동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현직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 3명을 만났다. 김영주(40·14년차) 광주여고 교사, 박래훈(42·16년차) 전남 순천 별량중 교사, 이희정(34·2년차) 강원 원주 북원중 교사다. 김씨와 박씨는 올해 광주교육청의 5·18 인정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하고, 이씨는 강원도에서 광주까지 정기적으로 연수를 받으러 다닐 정도로 더 생생한 수업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교과서 단편 서술 한계…스스로 생각하는 수업 필요” 근무 지역도 기간도 다르지만, 이들은 공통으로 “학교 수업에서 단순히 과거 기록을 전하는 데서 벗어나 현재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어나기도 전이니 당연히 옛날 사건으로 느껴지겠지만, 과거의 정신이 현재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박씨는 “지난해 광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주먹밥이 선정됐듯, 5·18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자신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웃의 아픔을 모른 척하지 않고 나선 시민들의 나눔과 배려”라면서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도 꼭 필요한 자세”라고 말했다.이씨는 “5·18은 박제된 하나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의 반민주적인 요소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도록 하는 힘”이라면서 “학생들에게도 이런 현상이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걸 가르치려면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사들은 현재 교과서와 현장의 한계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현재 근현대사 부분에서 5·18을 비롯한 민주화 운동이 단편적 사건으로 각각 나열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라는 한 흐름인데도 시민들의 역량이 축적되는 과정을 알 수 없고, ‘또 독재하고 또 저항한다’는 인상만 줄 수 있다”면서 “민주화 운동끼리 연결 지점이 없어 피해 내용 중심으로 서술된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교과서에는 당시 계엄군의 도청 진압 직전까지 저항한 민중의 희생과 성숙한 시민 의식, 자치능력이 치밀하게 나오지 않는다”면서 “단순 사건 나열만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민주화 운동은 동떨어진 것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사회적 이슈에 대해 더 심도 있게 교육할 수 있는 계기수업의 역할이 필요하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5·18 기념재단과 함께 인정교과서를 개발해 학교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 김씨는 “일부 지역에선 아직도 5·18 등 계기수업 자체를 불편하게 여긴다”면서 “교사 입장에서 학교 관리자가 ‘지역 정서에 안 맞다’며 눈치를 주거나, 일괄적으로 강요하는 교육은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수업을 준비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독선에 빠지지 않게 관리하고 소통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계기수업 격차 커…지역 특색 살려야 이씨는 “지역과 교사 개인마다 역량이 차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오히려 이런 특색을 살려 다채로운 수업이 많아져야 한다”면서 “광주가 5·18이라면 대구는 2·28 민주운동, 제주는 4·3사건, 강원은 분단과 통일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전문성을 보장하도록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학생들에게 생생한 역사를 가르치려면 교사가 먼저 나서서 배워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정교과서의 중요성도 여기에 있다. 박씨는 “광주교육청에서는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5·18 연수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면서 “5·18을 모르는 교사가 얼마나 되나 하겠지만,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면 단순히 아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교사 스스로 자세히 알아야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인정교과서는 학생들 스스로 질문, 응답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라기보단 최근의 관점까지 포괄한 것”이라면서 “사건 이후 트라우마, 역사 왜곡, 다른 나라와의 연대, 청소년과 여성의 입장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를 모두 5·18이라는 소재로 얘기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40년이 지나도록 계속되는 왜곡과 막말 등에 대해선 이를 처벌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박씨는 “5·18 특별법 제정으로 진실이 다 드러났다고 하지만, 당장 발포 명령자도 모른다.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으니 역사 왜곡이 반복되는 것”이라면서 “정부에서 이런 역할을 다 해야 교육 현장에서도 청소년에게 5·18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 고민하고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 역시 “지역 차별적인 인식이나 5·18에 대한 ‘낙인’은 청소년이 아니라 기성세대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오히려 미안하다”면서 “학생들의 인식을 바꾸려면 우리 사회 전체가 잘못된 역사를 사죄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장르 경계 넘어 루시다운 음악할 것… 빌보드 핫 100 목표”

    “장르 경계 넘어 루시다운 음악할 것… 빌보드 핫 100 목표”

    리드 바이올린 선율·서정적 가사 매력 “음악으로 부족한 점 공간 소리로 표현”“저희 음악도 케이팝이라고 생각해요. 장르의 경계를 넘고 언젠가는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하는 게 목표입니다.” 음악에 목말랐던 네 뮤지션이 밴드로 뭉쳤다. 데이식스, 호피폴라 등 ‘아이돌 비주얼’의 실력파 밴드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지난해 JTBC 서바이벌 ‘슈퍼밴드’ 2위에 오른 루시도 첫 싱글 ‘디어’를 발매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 미스틱 사무실에서 만난 이들은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설렌다”고 운을 뗐다. 기존 멤버 신예찬(바이올린), 조원상(베이스), 신광일(드럼)에 새 보컬 최상엽을 영입해 미스틱스토리와 전속 계약을 맺고 합숙까지 하며 매일 작업과 연습에 매진한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타이틀 ‘개화’는 봄을 잃은 이들에게 봄바람 같은 위로를 전하는 곡이다. 루시의 특징인 바이올린 선율과 서정적 가사, 부드러운 보컬이 만나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곡이 탄생했다. 앞서 발표한 ‘선잠’, ‘난로’처럼 현장에서 얻은 기차, 바람소리 등 ‘앰비언스 사운드’는 따뜻한 정서를 더한다.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맡은 조원상은 “곡을 만들 때 이미지와 공간을 떠올린다”며 “음악으로 부족한 부분을 공간의 소리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네 사람의 음악 경력은 다양하다. 신예찬은 클래식을 전공하다 대중음악에 대한 갈망으로 밴드를 시작했다. 리메이크 곡으로 콜드플레이의 찬사를 듣기도 한 조원상은 프로듀싱팀에서 활동했다. 최상엽은 10여곡의 OST로 꾸준히 활동했고 신광일은 베이스, 기타, 보컬까지 기본기가 탄탄하다. 조원상은 “개인적으로는 몸담았던 밴드들이 금방 해체해 이제 그만 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마지막 시험을 보는 느낌으로 슈퍼밴드에 참여했었다”며 “멤버들과 무대에 오르니 결국 ‘이 열정을 공유하고 싶어 음악을 하는구나’ 다시 깨달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바이올린 활이 끊어질 정도로 파워풀한 연주를 선보이는 신예찬은 “넷 다 무대 체질이어서 빨리 공연을 하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최근 다른 보이 밴드들이 저변을 넓혀 가는 모습도 반갑고 기쁘다. 갈증과 열정만큼 록, 힙합,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장르에 도전할 계획이다. 좋아하는 뮤지션도 가수 최백호부터 영국 일렉트로닉 듀오 혼네, 크로아티아 첼로 그룹 투첼로스 등 범위도 넓다. 아이돌 그룹과 기존 밴드의 경계를 넘는 역할도 하고 싶다. “혁오 같은 밴드와 아이돌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장르의 틀이나 유행에서 벗어나 루시다운 음악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장르 경계 넘어 ‘루시’ 답게…빌보드도 노리고 있어요”

    “장르 경계 넘어 ‘루시’ 답게…빌보드도 노리고 있어요”

    ‘슈퍼밴드’ 2위···첫 싱글 ‘디어’ 발매 바이올린 선율·앰비언스 사운드 특징 아이돌 그룹과 밴드의 구분 넘고 싶어“우리도 케이팝··· 다양한 장르 도전”“저희 음악도 케이팝이라고 생각해요. 장르의 경계를 넘고 언젠가는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하는 게 목표입니다.” 음악에 목말랐던 네 뮤지션이 밴드로 뭉쳤다. 데이식스, 호피폴라 등 ‘아이돌 비주얼’의 실력파 밴드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지난해 JTBC 서바이벌 ‘슈퍼밴드’ 2위에 오른 루시도 첫 싱글 ‘디어’를 발매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 미스틱 사무실에서 만난 이들은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설렌다”고 운을 뗐다. 기존 멤버 신예찬(바이올린), 조원상(베이스), 신광일(드럼)에 새 보컬 최상엽을 영입해 미스틱스토리와 전속 계약을 맺고 합숙까지 하며 매일 작업과 연습에 매진한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타이틀 ‘개화’는 봄을 잃은 이들에게 봄바람 같은 위로를 전하는 곡이다. 루시의 특징인 바이올린 선율과 서정적 가사, 부드러운 보컬이 만나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곡이 탄생했다. 앞서 발표한 ‘선잠’, ‘난로’처럼 현장에서 얻은 기차, 바람소리 등 ‘앰비언스 사운드’는 따뜻한 정서를 더한다.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맡은 조원상은 “곡을 만들 때 이미지와 공간을 떠올린다”며 “음악으로 부족한 부분을 공간의 소리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네 사람의 음악 경력은 다양하다. 신예찬은 클래식을 전공하다 대중음악에 대한 갈망으로 밴드를 시작했다. ‘슈퍼밴드’에서 선보인 리메이크 곡으로 콜드플레이의 찬사를 듣기도 한 조원상은 프로듀싱팀에서 활동했다. 최상엽은 10여곡의 OST로 꾸준히 활동했고 신광일은 미스틱 연습생으로 베이스, 기타, 보컬까지 기본기가 탄탄하다. 조원상은 “개인적으로는 몸담았던 밴드들이 금방 해체해 이제 그만 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마지막 시험을 보는 느낌으로 슈퍼밴드에 참여했었다”며 “멤버들과 무대에 오르니 결국 ‘이 열정을 공유하고 싶어 음악을 하는구나’ 다시 깨달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바이올린 활이 끊어질 정도로 파워풀한 연주를 선보이는 신예찬은 “네 멤버 모두 무대 체질이어서 빨리 공연을 하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최근 다른 보이 밴드들이 저변을 넓혀 가는 모습도 반갑고 기쁘다. 아이돌과 발라드 등에 밀렸던 밴드 음악이 다시 인기를 얻는 것 같아서다. 갈증과 열정만큼 록, 힙합,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장르에 도전할 계획이다. 좋아하는 뮤지션도 가수 최백호부터 영국 일렉트로닉 듀오 혼네, 크로아티아 첼로 그룹 투첼로스 등 범위도 넓다. 아이돌 그룹과 기존 밴드의 경계를 넘는 역할도 하고 싶다. “혁오 같은 밴드와 아이돌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장르의 틀이나 유행에서 벗어나 루시다운 음악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양보 권해” 찌라시까지 등장…국회의장직 다툼 이상 과열

    “양보 권해” 찌라시까지 등장…국회의장직 다툼 이상 과열

    朴 ‘손편지’·金 ‘카톡’으로 지지 호소 “거짓말 유포 모든 조치로 강력 대응” 두 후보 세력 없어 진짜 ‘전투’ 전망도21대 전반기 국회의장 선출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물밑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내 경선에 마타도어용 ‘찌라시’까지 등장하면서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12일 차기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는 경선을 오는 25일 치른다고 밝혔다. 입법부의 수장이자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은 통상 원내 1당이 맡아 왔으며 임기는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2년씩이다. 현재로서 의장 경선은 당내 최다선인 박병석(6선·대전 서갑) 의원과 최고령인 김진표(5선·경기 수원무) 의원의 양자 대결 구도다. 여야를 모두 아우르는 의장직의 무게가 있는 만큼 보통은 치열한 선거운동 대신 특정 후보를 추대하는 식으로 진행되지만 이번에는 유독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경쟁이 심상치 않다. 박 의원은 ‘손편지’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는 최근 민주당 초선 당선자들에게 “저도 많이 부족하지만 용기를 내어 제 생각을 보내 드린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반면 김 의원은 카카오톡 메신저로 “디지털 뉴딜을 선도하는 능력과 열정이 필요하다. 방역 모범국가에서 경제 위기 극복 모범국가로 가는 길을 만들고 싶다”며 자신이 ‘경제통’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열 양상도 감지됐다. 지난 11일에는 ‘박 의원이 김 의원을 개인적으로 만나 양보를 권했다’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 메신저 등을 통해 돌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박 의원 측에서는 즉각 “사실이 아니다”라며 “최초 거짓말을 유포한 사람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당내 후보가 두 사람밖에 없어 일각에선 둘이 전반기와 후반기를 나눠 맡으라는 농담 섞인 제안이 나오지만 두 후보자 모두 당내 세력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 않아 진짜 ‘전투’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의장 경선은 원내대표나 당대표 선거와 달리 표심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최종 연설에서 얼마나 호소력 있게 메시지를 전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원초적 감각 깨어나다 공간의 본질 깨우치다

    원초적 감각 깨어나다 공간의 본질 깨우치다

    서울올림픽으로 온 세상이 들썩거리던 1988년 여름, 나는 포르투갈의 낯선 도시 포르투에 있는 알바로 시자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선망해 온 건축가와 일하게 됐다는 자부심과 동양인으로서는 첫 번째라는 기회는 그곳의 뜨거운 여름 볕보다 더 더운 열정으로 나를 벅차게 했다. 당시의 건축계는 모더니즘으로 시작된 20세기 사조가 종말을 고하고 있었다. 다가오는 세대를 밝혀 줄 새롭고 건강한 건축에 대한 기대는 지역주의(Regionalism)라는 이름으로 서서히 나타났다. 지역주의의 대표적인 건축가로 알려진 포르투갈의 알바로 시자, 일본의 안도 다다오는 모든 건축 견습생들에게는 압도적인 존재였다. 마치 ‘선택받은’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부푼 기대 속에서 시작된 견습 생활은 너무나도 조용하고, 평범하게 흘러갔다. 시자의 스케치로부터 시작되는 작업은 서서히 도면화하고, 수정과 보완을 거치면서 다듬어져 갔다. 왁자지껄한 서술이나 화려한 작업들이 따로 있지 않았다. 특별한 ‘그 무언가’를 갈망했을지도 모를 시작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간은 흘렀고,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온 이듬해 1989년 여름의 끝까지 계속됐다.포르투에서 두 해 남짓 일하며 3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어느 것도 실제로 지어지지 못한 채 계획안으로만 남았다. 그로부터 15년여 만에 시자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통해 시자의 작품을 바로 그 첫 스케치로부터 대한민국 파주라는 현실 속에서 완성하게 된 것이다. 젊고 수줍었던 견습생의 바람은 오랜 시간이 흘러, 그로부터 아주 먼 곳에서 이루어졌다. 물론, 바로 전에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알바로 시자 홀(현재 안양 파빌리온으로 명칭 변경)을 완공했다. 그러나 비상식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설치 예술품을 만들어 내듯 진행되어 알바로 시자 건축의 진수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할 수는 없다. 이러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다는 기대 속에서 미메시스는 시작됐다. 선생은 프로젝트를 시작함에 있어, 꼭 대지를 찾아보고 거기서 발견한 현장감과 지역적 가능성(재료, 기술)을 중요하게 여기신다. 그러나 연로하신 데다가 오랜 지병인 목디스크가 심해진 탓에 장시간의 비행은 어려운 일이었다. 어쩔 수 없이 긴 세월 선생과 같이 작업해 온 건축가이자 오래도록 가까운 나의 친구 카를로스가 나섰다. 그가 현장을 다녀가며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미메시스의 첫 스케치가 나왔다. 선생의 첫 방문은 2008년 여름, 골조공사가 막 끝났을 무렵이었다. 건조한 파주출판도시 전체적인 느낌의 전환이랄까. 무표정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펼쳐진 에로틱한 곡선을 보신 선생은 마치 아이처럼 환한 표정을 지으셨다. 내가 알았고 기억해 온 순수한 선생의 모습이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 순간의 감사함.서울에 처음 오신 선생은 한남동의 어느 미술관을 보고 싶어 했다. 둘러보신 선생의 표정은 무언가 불편한 듯 상기된 모습이었다. 그날 저녁, 식사를 하던 선생은 “미술품들이 인공 조명 아래 놓여진 채 모욕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무슨 연유로 하신 말씀일까 궁금해진 우리들은 “인공 조명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날씨가 좋지 않거나 밤에는 전시를 어떻게 하나” 여쭈었다. “안 보여 주면 돼.” 단호한 말씀에 우린 당황했지만 이내 그의 소박하고 순수한 모습 속에 내재된 원칙 같은 것이 그를 만들었구나, 느낄 수 있었다. 미메시스뿐만 아니라 많은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천장을 통해 걸러져 내부로 들어오는 자연 그대로의 빛, 인공 조명 역시도 자연광과 가장 가깝게 가져가는 그의 의도는 건축적 어휘만으로 이해되기에는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가 가진 예술에의 근원적인 동감이 건축의 자세로 드러난 것으로,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더욱 뭉클하고, 스스로를 깨우치게 하는 힘을 준다. 그와 건축의 관계는 관념적, 추상적인 것으로 이해하기보다 몸을 통해 인지해 온 구체적이고 체험적인 관계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또한 순간순간 주어지는 조건들에 대응하는 방법에서도 일상에 대한 혹은 상황에 대한 인간적인 의지가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건축으로부터 우리는 침묵적이고 원초적인 공감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아름다움에 대한 개개인의 차연(差延)을 고려하고서라도 말이다.핀란드의 건축가이자 이론가인 유하니 팔라스마는 저서 ‘건축과 감각’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건축을 지각하는 데 있어서, 시지각적 재현의 측면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건축을 눈에 의해 현상시킨 고정된 이미지의 예술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그 속에서 인간은 ‘세계 속의 존재’에 대한 경험 대신, 외부로부터 망막의 표면에 투사된 이미지를 관찰하는 제3의 관람자로 전락하게 되었다. 더욱이 현대 건축의 지적이고 개념적인 차원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건축에 있어 물리적이고 감각적이며 구체적인 측면의 중요성을 상실하게 했다.’ 사실 시자의 건축적 행보는 논리적으로 혹은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정리하기 어렵다. 다만 미루어 짐작하는 것은 우리들로 하여금 투명하리만치 선명한 공간을 체험하게 하는 그의 작업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켜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점이다. 작게는 재료에서 크게는 관계적인 스케일에 이르기까지 켜켜이, 단단하게. 우리는 그의 건축에서 분명한 힘을 본다. 소란스럽지 않아도 감탄하게 하며, 화려하지 않아도 매혹적인 공간의 힘.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프로젝트에 시자의 로컬 건축가로서 일하고 있던 당시에 개인적으로는 공동주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종로구 평창동 약 1100㎡의 대지, 다세대주택 8세대와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 프로젝트였다. 설계의 시작은 다가구주택이었으나 건축허가를 받고 난 이후에 다세대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하면서 전혀 다른 계획안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 다가구주택과 다세대주택은 그 이름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건축법상 다른 형태의 주거유형이다. 다세대주택은 단독소유에 가구별 임대만 가능한 다가구주택과 다르게 세대별 분양이 가능하고 따라서 주택법에 의한 각종 규제를 받는다. 당초 ‘ㄹ’자를 눕힌 형태로 두개의 마당을 가진 계획안은 동별 이격거리가 나오지 않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선생의 스케치가 문득 손에 스쳤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매혹적인 곡선은 평창동 산기슭을 만나 조금 느슨하고 여유로운 일상의 마당으로 다시 태어났다. 둥근 중정은 이격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리적인 디자인 요소가 되기도 했다. 때마침 건축주도 같은 분, 그렇게 미메시스 아트 하우스가 지어졌다. 저층부에 있는 공간을 임대해 몇 년간 사무소로 사용하기도 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마당이 있고 거기서 계절이 지나는 것을 보며 일하는 즐거움이 있다고, 일하는 곳인데 이렇게 자주 사진을 찍게 된다는 것이 놀랍다는 말을 종종 했다. 고마운 말이다. 같은 형태를 가져온다고 해도 대지의 조건과 프로그램에 따라 건축은 다른 얼굴, 다른 자세가 된다. 건축은 오직 시각적 대상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 속에 변화되는 하나의 현상으로 지각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건축은 다른 어떤 형태의 예술보다도 더욱 우리의 감각적 즉시성을 포함한다. 시간의 흐름, 빛과 그림자, 투명성, 색채현상, 텍스처, 재료, 그리고 디테일 모두 건축의 완전한 체험에 참여한다. 시자의 건축을 만난 많은 사람들이 ‘침묵의 서정성’, ‘공간의 선명함’을 얘기한다. 건축에서의 서정성은 인간 본연의 원초적인 감성에 호소한다. 침묵과 서정이라는 체험적 어휘는 글이나 도면, 사진의 정보만으로 이해하기에 아쉬움이 있을 터다. 지금 우리는 속도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의 본성 또한 그렇게 빠르게 변해 왔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메시스 뮤지엄 앞에서 사람들이 ‘아’ 하고 멈춰서 둘러보는 순간을 종종 본다. 그것이 ‘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것’에 대한 놀라움은 아닐 것이다. 시자의 건축에서 우리는 잊고 있었던, 하지만 잃지 않고 가지고 있었던 우리 안의 그 무엇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시자의 건축이, 좋은 건축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건축가 김준성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 대한 부분은 ‘미술관이 된 시자의 고양이’(홍지웅 지음, 미메시스)에서 발췌해 수정.
  • 이재정 교육감 “등교개학 후 학생 주도 생활방역 환경 만들것”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4일 “등교 개학을 하게되면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 지키기,손 씻기 교육과 훈련을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이날 교육부의 등교 개학 범위와 시기 발표 후 “학교 안 방역뿐만 아니라 생활 방역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생활 방역 환경을 만들어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10주 이상 공백기를 메우기 위해 교과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나갈 것이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 학교 현장에 부족함이 없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등교 시기나 방법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학생 수 60명 이하인 소규모 초등학교·중학교에 대한 지원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발표에서 모든 학생이 등교해도 생활 속 거리 두기가 가능한 농산어촌 등 소규모 학교는 13일부터 전 학년 등교수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도내 소규모 학교는 올해 3월 1일 기준으로 초등학교 120개교(분교장 20개교 포함),중학교 27개교 등 총 147개교다. 이 교육감은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통해 교사들의 열정과 헌신의 노력으로 좋은 경험과 성과를 이뤘으며 이것이 앞으로 학교 교육에 큰 변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특파원 칼럼] 지난 100일 동안 아베 총리가 보여 준 것/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지난 100일 동안 아베 총리가 보여 준 것/김태균 도쿄 특파원

    정치 지도자가 역사적 인물이나 동화 속 캐릭터에 빗대 희화화되는 건 당사자 입장에서 대개 반길 만한 일이 아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주변 인물들이 요즘 비유의 풍년을 만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줄곧 보여 온 무능과 무책임이 씨앗이다. 우선 18세기 대혁명 당시의 프랑스 국왕 루이16세. “당신은 루이16세인가라고 묻고 싶어진다. 총리도 주변의 관저관료도 자꾸 어긋나기만 한다. 정말로 벼랑 끝에 몰려 목을 매지 않으면 안 될 사람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대책을 세우고 있다니.”(경제 저널리스트 오기와라 히로코) 다음은 동화 속 주인공. “현실이 안 보이고 뭐가 옳은지 판단도 못 하게 된 것 아닌가. 지금 아베 총리는 벌거숭이 임금님 그 자체다. 정권의 위기관리를 해 온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멀리하고 측근 관저관료의 말밖에는 안 듣고 있다.”(정치 저널리스트 가쿠타니 고이치)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선긋기가 이뤄진다. 아베 총리가 루이16세여서 그 왕비가 자동으로 연결된 거라면 그나마 낫겠는데, 성향이나 행동이 250년 전 인물과 동류라는 인상이 남편 못지않다. 얼마전에는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2세를 농락했던 요승 라스푸틴이 100년 후 세상으로 소환됐다. 한때 아베 내각에서 각료를 지냈던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지사는 “지혜가 작동하지 않는 총리관저의 라스푸틴(아베의 측근)이 아베 정권을 붕괴시킨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가 세상 목소리에 담을 쌓고 자기만의 궁성에서 눈과 귀를 멀게 하는 극소수 측근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얘기로 종합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아베 총리가 진짜로 그런지 어떤지는 구중심처를 확인할 길이 없으니 모르겠지만, 태평양전쟁 패망 이후 최악의 위기라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보여 주는 모습만 보면 그저 정권에 비판적인 사람들의 늘 있는 냉소로만 치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실제로 지금 아베 정권의 코로나19 대응을 보면 국민의 생명 수호라는 절대적 가치를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 궁금해질 때가 많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 무대책 방치 등 사태 초기의 잘못들은 준비부족쯤으로 애써 봐 넘긴다 해도 1월 16일 첫 감염자 발생 이후 100여일 동안 일관되게 보여 온 행태는 무능이나 실책 정도로 이해하기에는 납득 불가인 대목이 너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현 국면을 바라보는 아베 총리의 마음가짐이다. 8년 반이나 자신에게 나라를 맡겨 줬는데도 국민들에 대한 열정이나 책임의식 따위는 읽을 수가 없다. 가슴은 식었고 머리에선 정치공학만 돌아가니 진정성 있는 대책이 나올 리 없다. 어쩌다 한번씩 하는 기자회견에서는 밑에서 써 준 원고로 프롬프터를 따라가기도 벅차다. 열은 펄펄 끓고 숨조차 쉴 수 없는데도 바이러스 검사 한번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세계 3위 경제대국의 국민들. 자신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선진 의료시스템이 정권 안위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 지도자에 의해 어떻게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는지를 일본 국민들은 불행히도 하필 지금 경험하고 있다. 환자들이 몰려들어 야기될 의료체계 붕괴가 정권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신의 (혹은 ‘라스푸틴’들의) 믿음에 집착하고 있는 그에게 고개 들어 다른 나라들을 마주할 것을 권하고 싶다. 시신도 고이 안치하지 못할 만큼 참담한 의료붕괴가 나타난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정권 지지율이 역대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는 것. 사망자는 그들의 수십분의1도 안 되는데 30%대 지지율로 추락한 자신과 그들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반추해 봐야 아베 총리도 일본도 난국에서 조금이라도 일찍 헤어날 수 있을 것이다. windsea@seoul.co.kr
  • 경기도, 문화예술계 불공정 관행 뿌리 뽑는다

    경기도가 문화계에 만연한 불공정한 관행 근절에 나선다. 도는 문화 행사를 대행하는 협력회사와 도·공공기관 간 행사 계약 때 ‘공정경쟁협약’을 한다고 26일 밝혔다. 영화제 등 문화 행사 현장의 보상 없는 야근, 단기간 근로 계약, 열정 페이를 요구하는 노동환경 등 불공정 관행이 근절 대상이다. 협약에서는 표준계약서 적극 사용, 최저임금보장, 부당업무 지시 불가, 하도급 시 공정경쟁협약 체결 등이며, 임금 미지급 시에는 노동자가 공공기관에 직접 임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임금은 발주처가 노동자에게 우선 지급한 후 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하게 된다. 발주처는 또 협약사항 이행 확인을 위해 사업 종료 후 회계 및 노무 감사를 실시하고, 미이행 시에는 고용노동부에 고발 조치한다. 도는 협약 내용이 실제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과업지시서에 법으로 보장된 근로시간 준수나 초과 근로수당 산정 등의 내용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도는 올 하반기 개최 예정인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에 ‘공정경쟁협약’을 시범적용하고 진행과정을 전문가와 점검해 부족한 부분과 문제점 등을 보완, 표준안을 마련해 문화행사 전반에 적용시킬 예정이 이어 도 대표 행사 뿐 아니라 공공기관, 시군 등으로 확산시켜 문화산업 불공정 행위를 근절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부부의 세계’ 김희애에게 이런 모습이? 파워풀한 가창력 ‘눈길’

    ‘부부의 세계’ 김희애에게 이런 모습이? 파워풀한 가창력 ‘눈길’

    ‘부부의 세계’에서 몰입도 높은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희애가 화제인 가운데, 과거 그가 출연한 ‘무한도전’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과거 김희애는 MBC ‘무한도전’ 특집 방송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 유재석, 이적과 함께 무대에 오른 김희애는 그룹 여자친구의 곡 ‘오늘부터 우리는’, 가수 윤수일의 곡 ‘아파트’, 이적의 곡 ‘다행이다’를 연이어 부르며 열정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특히 김희애는 파워풀한 가창력과 머리를 풀어 헤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퍼포먼스로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최근 해당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회식에서도 잘 노시는 지선우 부원장님”, “진짜 반하겠어 빛희애”, “아니 김희애 님 부족한 게 뭐죠..?”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김희애가 출연 중인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매주 금, 토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극 중 김희애는 이태오(박해준)의 아내이자 가정사랑병원 부원장 ‘지선우’ 역을 맡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국종 닥터헬기 대구·경북 환자이송 차질...아주대병원 “감염우려 된다” 난색

    이국종 닥터헬기 대구·경북 환자이송 차질...아주대병원 “감염우려 된다” 난색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대구·경북지역과 경기도를 오가며 환자 이송 활동에 나서려던 경기도 응급의료 전용 닥터헬기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는 지난달 29일 닥터헬기를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경기도와 대구·경북을 오가며 특별운항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실무 회의에서 병원 측이 협조적이던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닥터헬기 대구·경북 지원에 난색을 표명하고 나서면서 대구·경북 특별운항 계획에 빨간불이 커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아주대병원 측에서 대구·경북은 감염위험이 있어 안 된다며 (그 지역으로) 닥터헬기 운항을 사실상 못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해왔다”며 “이번 주초까지 협조적이었던 태도가 급변한 이유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의료진을 태운 닥터헬기를) 대구·경북으로 보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를 한 건 맞지만 최종적으로 운항을 못 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한 건 아니다. 도와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아주대병원 전·현직 중증외상센터장이자 사제 간인 이국종 교수와 정경원 센터장 간에 입장차도 드러났다. 이 교수는 닥터헬기 대구·경북 지원에 관해 이 지사와 큰 틀에서 합의했으나, 정경원 외상센터장은 실무협의 과정에서 자칫 센터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로 인한 진료 공백 등 센터 운영상의 어려움을 우려해 반대 의사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닥터헬기 운영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아주대병원도 동의했는데 실무 협의 과정에서 약간 다른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국종 교수 선의가 왜곡되거나 상처받지 않게 잘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에는 페이스북글을 통해 일부에서 도 닥터헬기 대구·경북 지원과 관련한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다며 저질정치를 멈추라고 경고했다. 이 지사는 “일부에서 닥터헬기는 감염환자 이송에 부적합하고, 닥터헬기와 이국종 교수는 경기도에도 필요하니 대구·경북에 지원 갈 필요 없으며 이 교수는 감염 전문이 아닌 외상 전문이라면서 정치쇼라고 비난한다”며 “이 교수의 순수한 열정과 경기도의 의지를 정치쇼로 매도하고 상처주는 저질정치는 잠시 미뤄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팩트를 말하면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를 사직한 이 교수가 인력 부족 이유로 계류장에 있는 닥터헬기를 타고 의료지원을 떠나도 경기도에 아무런 지장이 없고,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선 외과 의사의 자원봉사나 일반 응급환자의 헬기이송 지원도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도는 아주대병원 측과 지속해서 협의하며 닥터헬기 활용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닥터헬기는 응급환자의 신속한 항공 이송과 응급처치 등을 위해 운용되는 의료전담 헬기로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린다. 경기도가 지난해 8월 도입해 아주대병원과 함께 운용해왔으나 이국종 교수 등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의료진들이 인력 부족 문제를 호소하며 닥터헬기에 탑승하지 않아 3개월 가량 운항하지 못했다. 아주대병원은 최근 의사 5명, 간호사 8명 등 의료진을 추가 채용하기로 해 인력 부족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내부 논의 끝에 닥터헬기 운항 재개를 결정했다. 3개월간 발이 묶여 있던 닥터헬기는 의료진을 추가 채용하기로 한 아주대병원 결정으로 지난달 29일 운항 재개가 결정됐고, 이후 이달 2일 새벽 처음 운항해 평택에서 외상환자를 이송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폭탄 망치 터뜨리는 ‘세계서 가장 위험한 축제’ 멕시코서 열려 (영상)

    폭탄 망치 터뜨리는 ‘세계서 가장 위험한 축제’ 멕시코서 열려 (영상)

    도대체 왜 하는거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축제로 불리는 멕시코의 ‘망치 폭발 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매년 2월 멕시코의 작은 마을인 산 후안 데라 베가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염화칼륨과 유황으로 만든 폭발물을 망치에 묶은 뒤, 망치를 땅에 내리쳐 이를 폭파시키는 축제다. 망치를 내리치는 과정에서 폭발에 부서진 망치의 조각이나 땅에서 튄 돌 등에 맞아 가볍게는 찰과상, 심하게는 고막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한 축제다. 때문에 매년 적지 않은 수의 부상자가 발생한다. 현지에서 ‘메가 봄바’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축제는 전 소작인과 지주 사이에 벌어진 400년 전 전투를 재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역사와 전통을 잊지 않자는 의미로 매년 이어지고 있다. 참가자들은 선글라스와 긴 소매의 옷,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부상을 피해보려 애쓰지만, 폭발의 충격을 막기엔 부족해 보인다. 망치를 내리친 직후 그 자리에서 주저앉는 사람은 기본이고, 어떤 참가자는 망치를 내리 친 자리에서 수 미터 떨어진 곳까지 날아가 버리기도 한다. 올해 2월에도 어김없이 열린 이 축제에는 60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망치 폭발’을 즐겼다. 이중 한 남성 참가자가 폭발로 다리를 다쳐 들것에 실려갔으며, 43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현장에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경찰과 구조대원이 상시 대기했지만, 목숨을 걸어가며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엄격했던 인성교육 덕분에 부끄러운 짓 못하고 살았죠”

    “엄격했던 인성교육 덕분에 부끄러운 짓 못하고 살았죠”

    미수(米壽·88세)를 앞둔 최고령 현역 배우 이순재(86)씨. 그의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은 ‘기본’과 ‘원칙’이다. 궁금했다. 배우 이순재의 삶에서 왜 그런 가치가 중요할까, 어떻게 그의 중심에 자리하게 됐을까. “부끄러운 짓을 하지 못하고 살았다”는 그의 말에선 예술가로 살아온 지난 삶에 대한 당당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그의 연기 아카데미 사무실을 찾아가 대화를 나눴다. 먼저 최근 화제가 된 기부 이야기부터 꺼냈다.-최근 2억원을 기부했다.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는데. “광고를 하나 찍었는데 전액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게 됐다. 언젠가는 (기부를) 해야겠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었고, 의지 또한 있었다. 광고를 함께 한 회사에서도 기부 의지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된 거다. 젊은 후배 중에 배우 이서진이 올해 아너소사이어티 1호고, 내가 2호라고 하더라. 후배들이 음으로 양으로 많이 기부를 하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 제일 나이 많은 사람으로서 ‘언젠가 한 번은 해야 하지 않나’ 하는 부담감도 있었다. 요즘은 또 유엔에 ‘고아의 날’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유엔 고아의 날 지정 캠페인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평소 기본과 원칙을 굉장히 강조한다. 이유가 뭔가. “내가 서울고를 나왔는데, 교훈이 ‘깨끗하자’, ‘부지런하자’, ‘책임지키자’ 세 가지였다. 그걸 마음에 새겨서 양심적이고, 정직하고, 부지런하게 살아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라고 배웠다. 물론 자신이 저지른 모든 행위에 대해 책임도 져야 한다. 이런 교육 체계에서 배우고 자랐다. 당시 교장 선생님이 기본, 원칙을 강조하는 엄격한 교육 가치관을 갖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지만 세 번 지각하면 정학 처분을 내리고 그랬다. 우리를 가르쳤던 선생님들도 시인 조병화, 소설가 황순원 등 인격이 훌륭하고 교육 철학도 투철한 분들이었다. 내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조병화 선생은 물리를 전공했는데 수학을 가르치다가 뒷산에 학생들을 모아 놓고 15분간 시낭송을 하기도 했다. 감동적인 순간이다. 가정교육이 엄격한 집안에서 자란 것도 사회에 나와서 부끄러운 짓을 못 하게 된 원인 중 하나다.” -결국 한 사람의 인격을 만드는 건 교육인가. “난 지금도 교육이 인격체의 바탕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인성교육이 중요하다. 지식을 가르치는 밑바탕에는 인격체 형성을 위한 교육이 자리잡아야 한다. 굳이 교육을 구분하면 가정과 학교처럼 개인과 공적 주체에 의해 이뤄지는 것들이 있을 텐데 두 가지가 일체가 돼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외부 세력으로부터) 많은 침략과 억압을 받다 보니 조상들이 생존하기 위해 부끄러운 짓도 하고 이간질도 하고 분열도 하고 그랬다. 그렇다 보니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로를 미워하는) 정서가 국민들 몸에 은연 중에 자리잡았고, 지금까지도 갈등 구조가 남아 있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역할을 충실하게 못하고, 책임까지 안 지는 행태를 보이는 것 역시 교육을 통해 인성이 바탕이 안 돼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서울대 많이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서 말한 ‘깨끗하자’, ‘부지런하자’, ‘책임지키자’와 같은 교육적 가치를 지키는 인격체를 많이 만들어 내는 곳이 진정한 명문학교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레 물질보다는 품위, 자존심, 명예를 삶의 중요한 가치로 여기게 된 것 같다. “왜냐면 우리 시대에 배우라는 직업은 대우를 못 받았다. 부모님의 90%가 반대하는 직종이었다. 의사, 판사, 교수, 은행원처럼 돈 많이 벌고 사회에서 대접받는 직업과는 달랐다. 그런 속에서 기본, 원칙 속에 예술가라는 자존심 하나로 버틴 거다. 경제적으로 가난하긴 해도 끝까지 밀고 나간 거다. 나도 그렇고 배우 신구도 그렇고 건물 하나 없지 않나.”(웃음) -작업 현장에서도 선배로서 대우받는 걸 꺼린다고 들었다. “우리 작업이 양면적이다. 일인극인 모노드라마도 있지만 대부분 집단 행위다. 선배, 후배가 다 모여서 하는 작업이다 보니 분위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제일 나이 많은 나 같은 사람이 위세를 부려 후배들을 불편하게 하면 조직력이 무너진다. 후배들이 내 눈치를 보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열심히 해도 실력이 잘 안 올라가는 후배가 있으면 부족한 부분도 짚어 주고 같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 거다.” -대학 강단이나 연기학원 등에서도 젊은 세대와 소통할 일이 많다. 요즘 세대 간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은데. “난 작업 현장에서 만나는 20대와 비교하면 60세 정도 차이가 난다. 신세대, 구세대 격차는 있을 수밖에 없다. 경험과 문화 차이가 있으니까. 우리가 쓰는 용어를 젊은 사람들이 잘 모르듯이 나도 젊은 친구들이 쓰는 말 가운데 모르는 게 많다. 서로 외면하고 무시할 게 아니라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청년 문화도 10년 뒤엔 옛날 문화 소리를 듣게 된다. 그 자리에 새로운 청년 문화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문화는 자꾸 변화 발전한다. ‘네 건 네 거고 내 건 내 거다’라는 생각을 지양해야 한다.”-최근 행정안전부 홍보대사까지 맡았다. 아직도 열정이 넘치는 것 같다. 건강 비결이 뭔가. “술을 전혀 안 마셨다. 우리 연극할 때는 전부 울분과 한탄이 섞인 술이었다.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이 끝나면 빵 하나 사오는 사람 없지, 눈은 오는데 밖에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지. 고량주 하나 나눠 먹고 울고 한탄하는 게 일이었다. 그게 싫었다. 그리고 담배는 1982년에 끊었다. 당시에 KBS 드라마 ‘풍운’에서 흥선대원군 역할을 맡았는데 4분 이상 연설을 하는 부분이 있었다. 제대로 표현하려면 목에 장애가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딱 끊었다. 어머니가 96세에 돌아가셨는데 건강한 기질을 물려받은 덕도 있는 것 같다. 운동은 늦게 배운 골프를 가끔씩 친다.” -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대 국회가 최악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정치 상황을 어떻게 보나. “정치는 예술의 최고 경지라고 말하지 않나. 국민적 화합을 이뤄 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야가 정치적으로 잘못한 것은 지적하더라도 적절한 기회에 인간적으로 만나 화해도 하고 손잡고 같이 나아가야 한다. 국가를 누가 더 잘 다스릴지, 아이디어로 경쟁을 하는 거다. 원수는 아니지 않나. 얼마 전에 13, 14대 총선에서 맞붙었던 이상수 전 의원과 만났는데 조만간 같이 운동하기로 약속했다. 여야 의원들이 당시만 해도 다 친하게 지냈다. 여야는 갈등의 구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을 해야 한다.” -젊은이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 “10대들은 40대 이상이 갖고 있는 편견 DNA를 물려받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일반적인 사고와 이념, 가치가 자식들에게 전염되지 않길 바란다. 현장에서 보니 젊은이들은 우리와 종족이 다르다.(웃음) 기본적인 자질과 능력이 세계 어디에 내놔도 떨어지지 않는다. 내가 한 공과대학에 강연을 가서 ‘너네 세대에서 노벨상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돌연변이가 돼야 한다. 누구든지 스스로 자기 목표가 있을 거고, 그에 부합하는 선택을 하며 확신을 갖고 밀고 나가야 한다. 또 시간이 흐를수록 직업에 귀천이 없어지지 않나.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꼭 말하고 싶다.” -앞으로 계획은. “나에게 연기 말고는 다른 길이 없는 거 같다. 연극은 계속 할 수밖에 없고, 고전 쪽으로 중량감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단독 인터뷰]허구연 “정치할 걸 그랬나… 체육 예산 너무 부족해”

    [단독 인터뷰]허구연 “정치할 걸 그랬나… 체육 예산 너무 부족해”

    30대 때부터 정치권 영입 제안 이어져고 정주영 전 회장 사업 제의도 거절해“체육 등한시하는 정치권 보면 화나…정치 통해 입법화 했어야 하는 생각도” (1회에서 이어집니다.) 허구연(69) MBC 해설위원은 1982년 출범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가 배출한 ‘미디어 스타’였다. 지금이야 그의 목소리가 귀에 익어 구수하게 들리지만, 38년 전 31세의 젊은 보이스와 함께 지적인 내용이 듬뿍 담긴 그의 해설은 매우 참신하고 현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불과 35살에 청보 핀토스라는 약체팀의 감독을 맡게 된 배경에도 ‘똑똑한 해설가 허구연’에 대한 세간의 기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허 위원은 30대 때 야구계 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영입 제의가 있었으며, 고 정주영 현대 회장 등 기업인들로부터도 사업하자는 제안을 받았었다는 비화를 밝혔다. -지금도 여전히 열정적으로 현장해설을 하는 걸 보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신기하다. “청보 핀토스 감독에서 물러나 만 40세의 나이에 미국에 가서 마이너리그 코치를 하면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정립했다. 흔히 권력, 명예, 돈으로 인생이 나뉜다고 하는데 나는 명예로운 삶을 살자고 다짐했다. 가치관이 정립되니 권력이나 돈에 대한 유혹을 많이 뿌리쳤다. 정치권에선 30대 때부터 영입제의가 왔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건대 가치관이 세워지지 않았다면 정치권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을 것 같다. 사업쪽으로 정주영 회장한테도 제의가 왔었지만 야구하겠다고 거절했다. 몇 천억원을 줘도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하지 못한다면 나에겐 의미가 없었다. 나는 여야도 아니고 작게 보면 ‘야구당(黨)’ 이다. 그게 좋았다.” -인생에는 실패와 좌절이 있다. 3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청보 핀토스 감독에 올랐다가 성적이 안나와 힘들었을텐데 어떻게 극복했나. “사람들이 나보고 금수저라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아버지가 하던 사업이 실패해서 어려웠던 적도 있고, 한창 야구 잘하다가 다리가 부러져서 4차례 수술한 뒤 선수생활을 그만두기도 했다. 이후 공부를 해보자고 생각해서 대학원에 가게 됐고 교수를 하려는데 프로야구가 생겼다. 그때 청보에서 감독직을 맡아달라고 해서 결국 하게 됐다. 청보에서 실패는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 젊었을 때 많은 도전을 해봐야지 50살이 넘어가면 겁이 나서 도전을 못한다. 만약 그때 감독을 안했다면 40살 넘어서 감독을 1~2번 더 했을지 모르지만 결국 그만뒀을 거다. 미리 좋은 경험을 했다. 현장 지도자는 할 사람이 많았고, 좋은 조건의 제의가 들어와도 돈이 필요한 게 아니었으니까 해설을 오래하게 됐다.” -살아보니 모든 일엔 이유가 있는 것 같나, 아니면 우연히 일어날 뿐인가. “이유가 다 있다. 다리 다쳤을 당시 일본 올스타와의 경기에서 내가 1, 2차전 모두 홈런쳤다. 3차전에 가니 7월 말이라 너무 덥기도 해서 감독에게 쉬게 해달라고 했는데 ‘제일 잘하는데 빠지면 어떡하느냐’고 해서 결국 뛰었다가 다쳤다. 그게 내 인생을 바꿨다.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뭔가를 해야하니까 공부를 했고, 그러면서 해설을 하게 됐다. 운명적으로 묘하게 맞았다. 안 다쳤으면 해설을 안했을 테고 현장에서 선수, 코치, 감독하다가 잘렸을 것 같다. 청보 시절에도 계속 감독을 했다면 잘리고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이다. 청보 감독 이후 롯데에서 수석코치를 한 뒤 미국에 갔고 그때 마음에 선을 그어서 이렇게 해설을 하고 있다.”-인생 선배로서 젊은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 “요즘 젊은이들이 너무 힘들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젊은이들도 따라가지만 말고 도전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 젊은이들을 좌절시키는 기성세대 중에서도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 중에도 애국자가 많아야 한다. 애국이라는게 단순히 나라 사랑 뿐 아니라 국민들 사랑, 젊은이들 사랑까지 포함돼 있다. 정치인들이 인기만 좇아가지 말고 젊은이들을 사랑하고 필요한 정책들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학력을 보니 고대 법대 학사라고 나온다. “나는 중학생때부터 공부했다. 고대 법대 대학원도 시험쳐서 붙었었다. 공부를 잘 했는데 덩치도 크고 야구도 잘하니까 학교에서 권유했다. 시합 뛰면서도 한 번도 후보인 적이 없었다. 운동선수들이 보통은 공부한 친구들이 없는데 나는 정치인들도 친구고 정세균 국무총리하고는 대학 때부터 40년 친구다. 아까도 말했지만 휩쓸리지 말고 자기 뜻을 바로 세워야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가 된다. 권력, 돈, 명예를 다 가지려면 감방에 가야한다. 야구, 축구, 농구를 한 번에 다 할 수는 없지 않나. 또 지금은 이념 대립, 빈부 대립, 세대 대립 등 너무 대립하는 시대다. 그래서 나는 정치인들을 만나면 늘 당신들이 문제라고 얘기한다. 사람들을 포용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하는데 너무 갈라놓는다.” -지금도 정치 쪽은 관심 없나. “30대 때부터 제안이 왔어도 거절했는데 요즘엔 화가 나서 ‘그때 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체육 예산 때문이다. 우리나라 체육 예산이 너무 적다. 체력이 국력이라는 말처럼 국민들에게 미치는 스포츠의 중요성이 있는데 정부도 법도 예산 편성도 너무 지원이 없다. 입법화를 시켰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돔구장 같은 프로구장만 얘기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마추어 시설을 더 많이 주장한다. 4대강 사업 때 다 축구장만 짓는 걸로 돼있었는데 건설본부장한테 가서 야구장 지어주지 않으면 1년 내내 따지겠다고 했더니 야구장이 몇 개 생겼다. 인프라가 없으면 야구는 특히 안 된다. 교실없이 학생들 오라면 오겠나. 10년 전에 야구 발전위원장 할 땐 160 몇 개였는데 지금은 400개가 넘는다.” 대담 김상연 체육부장 carlos@seoul.co.kr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①[단독 인터뷰]69세에도 팔팔한 허구연 “좋아하는 일 하는 게 젊음의 비결”(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081&aid=0003062689)
  • 이다인 ‘‘견미리 딸-이유비 동생 타이틀, 이젠 익숙해”[화보]

    이다인 ‘‘견미리 딸-이유비 동생 타이틀, 이젠 익숙해”[화보]

    매년 수많은 배우가 데뷔하고 다양한 작품이 쏟아지지만 그 중 빛나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 그런 면에서 처음 마주한 이다인의 눈동자는 그 누구보다도 특별했다. 지금껏 꿈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표현하고 달려왔던 그, 이다인과 bnt가 만났다. 많은 사람이 ‘이다인’ 하면 가장 먼저 그의 가족을 떠올린다. ‘견미리의 딸’, 혹은 ‘이유비의 동생’이라는 타이틀은 그에게 인지도를 심어주었지만 배우로서의 길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고. 이번 4월에 방영 예정 중인 드라마 SBS ‘앨리스’에서는 더욱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그. 화보 촬영 현장에서의 이다인은 더욱 살아있었다. 걸리쉬한 콘셉트부터 모던한 콘셉트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그는 마치 ‘모델’이라는 배역을 맡은 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 이어진 인터뷰 속에서는 당당하고 적극적인 목소리로 이목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근황을 묻자 SBS ‘앨리스’에서 극 중 주원의 절친 ‘김도연’ 역을 맡아 촬영 중이라고. “나는 대부분 주원 오빠 상대로 촬영 중인데 하나뿐인 ‘여사친’ 역할로 나온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데뷔작 ‘tvN 드라마 ‘스무살’에서 첫 키스신을 했던 소감에 관해 물어보니 “데뷔작이기 때문에 오히려 아무런 생각도 없고 부담감이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첫 드라마에 첫 키스신은 그냥 다 하는 줄 알았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또한 “연기를 시작한 지 7년이 됐는데 촬영을 하면 할수록 더 떨리고 어렵게 느껴진다”라며 최근 느낀 점을 말하기도. ‘이다인’하면 생각나는 ‘포카리 스웨트’ CF. 캐스팅 당시의 소감을 묻자 “첫 CF인데 처음이니까 아무런 부담감도 없이 그냥 재밌게 찍었다”라고 말하며 이어서 “호주에서 촬영했는데 그냥 비행기 탄다는 생각에 신났었다”라며 웃으며 답했다. 이후에 촬영했던 2016년 KBS ‘화랑’에서 ‘도지한’과의 연인 연기를 선보인 그. 당시 기분이 어땠을지 물어본 질문에 “스토리 자체가 좀 젊은 친구들의 내용이다 보니 워낙 또래 연기자 친구들과 선배님들이 많았다”라며 “그때 고아라 언니와 도지한 오빠와 친해지게 됐다”라며 친해진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서 “날씨가 너무 더워서 힘들긴 했다. 한복 몇 겹을 껴입으니까 거의 사우나에 있는 느낌이 들더라”라고 말하며 당시에 힘들었던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2019년 KBS ‘닥터 프리즈너’에서는 이전 배역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완전히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시크한 역할, 차갑고 감정 기복이 별로 없는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라며 그동안 꿈꿔온 소감을 전했다. 자연스럽게 가족에 대한 대화로 넘어갔다. ‘견미리 딸이자 이유비 동생’이라는 타이틀. 좋을 때도 있겠지만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물어보자 “이제는 그냥 ‘그렇구나’ 하면서 익숙하게 느낀다”라며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어서 엄마 견미리에 관해 묻자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대본을 항상 집에서 연습하시고 나한테 맞춰달라고 하신 적도 많았다”라고 말하며 유년 시절의 기억을 꺼내어 답했다. 언니 이유비는 배우로서 딱히 영향을 끼친 건 없다고. “물론 언니를 보면서 되게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지?’ 하는 꿈을 꾸긴 했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엄마나 언니가 연기에 대해 조언도 해주는지 묻자 “언니랑은 연기 얘기를 거의 안 하지만 엄마는 매번 내 드라마를 다 챙겨 보시면서 피드백을 주신다”라고 답하며 “딱히 말씀을 안 하신다고 하면 마음에 안 드시는 거다. 잘했으면 잘했다고 칭찬해 주신다”라고 웃으면서 답했다. 이번엔 오디션 과정 속 나만의 노하우가 있을까 물어보니 “전혀 없다. 그냥 나의 꾸밈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정답이든 아니든 제일 나은 것 같다”라며 그동안 느꼈던 점을 말했다. 그리고 “어떤 성격을 원하시고 어떤 캐릭터를 원하시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드리고 그게 캐릭터랑 부합한다면 잘 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다인이 연기를 할 때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너무 많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실성이다. 연기할 때 진심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다. “진실성이 있으면 목소리와 눈빛에서 그 부분이 보이는 것 같다”라는 그의 말이 더욱 진중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가장 힘이 되었던 선배는 배우 신현수. “오빠와 작품을 두 개나 함께 했고 상대역도 해본 적이 있어서 가깝게 지낸다. 참 많은 시간을 보낸 것처럼 편하고 성격도 너무 좋다”라며 친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엔 롤모델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갔다. 그는 “옛날에는 롤모델이 있었다.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배우는 누군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나를 찾아가는 게 중요한 직업인 것 같다”라며 현재는 롤모델이 없다는 답을 전했다. 이어서 “일하면 할수록 나 자신을 아는 게 정말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연기에 대한 진지한 가치관을 설명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다는 슬럼프. 이다인은 없었을까. 이에 대해 그는 “슬럼프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있다. 내 작품에서의 모습이 맘에 안 들면 슬럼프로 오는 것 같다. 마치 불만족처럼”이라고 말하며 힘들었던 때를 전했다. 이어서 “어떤 일이와도 이겨내려고 하는 편인데 일과 관련된 것으로 슬럼프가 오면 아무래도 이겨내기가 힘들다”라고 솔직하게 답하기도. 연기 외적인 주제로 넘어가 이번엔 몸매 관리에 관해 묻자 “헬스와 필라테스를 꾸준히 해서 관리하는 편이다”라고 말하며 매일같이 하는 운동을 포인트로 삼았다. 또한 그는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안 하면 살이 정말 바로 찐다. 먹기 위해서 운동한다”라고 말하며 운동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술은 좋아하는지 묻자 “주량이 그때그때 너무 다르다”라며 “요즘엔 포트 와인이 좋아져서 종류별로 섭렵 중이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문득 그가 꿈꾸는 이상형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그러자 그는 “이상형은 매번 똑같이 얘기한다. 정말 표현을 많이 해주고 인성이 바른 사람이다. 외적인 부분은 정해진 게 없다”라고 솔직한 답변을 전했다. 또한 결혼관에 대해서는 “대화가 잘 통하고 생각하는 미래의 방향성도 어느 정도 비슷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이젠 누군가를 만날 때 가장 먼저 ‘결혼할만한 사람인가’라고 되묻게 된다고.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지 물어보니 “여행 프로그램. 외국에서 일한다거나 그 나라를 소개한다던가 이른바 ‘먹방’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애청자라는 그는 꼭 한번 방송에 출연해보고 싶다고 답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배우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말. 아직 본인 스스로 배우라고 얘기하기 힘들다는 그는 “그 정도의 위치까지 자리 잡는 게 목표다”라는 말을 전했다. 항상 자기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고 그만큼 노력하는 배우 이다인. 그가 눈 감고 있을 때 오히려 세상을 꿈꾸고 있다는 걸 느꼈다. 배우로서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이다인에게 더 이상 가족이란 타이틀은 보이지 않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신라는 무슬림 포용했는데… 지금은 차가운 시선 아쉬워”

    “신라는 무슬림 포용했는데… 지금은 차가운 시선 아쉬워”

    “알라(하느님)의 말씀인 쿠란에는 ‘누구에게도 종교(이슬람교)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쓰여 있습니다. 아무리 교리가 좋아도 억지로 신앙을 믿게 하면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죠. 무력으로 종교를 이식하려는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은 무슬림이 아닙니다. 그들은 알라의 말씀을 지키지 않는 자들이라는 사실을 아셔야 해요.”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둔 지난 17일. 인천의 명물인 구월동 도매시장 거리의 한 건물에 자리잡은 ‘인천평화성원’에서 조촐하게 무슬림 예배가 진행됐다. 이날은 금요일로 전 세계 이슬람 신자들의 합동 예배일이다. 한국에서는 금요일이 평일이다 보니 무슬림이 예배에 참석하기가 쉽지 않다. 이날 성원에 온 신자는 모두 5명. 머리에 ‘이마마’로 불리는 모자를 쓰고 설교대에 앉아 아랍어로 능숙하게 예배를 이끄는 이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박동신(34) 이맘. 한국인이다. 이맘은 무슬림 종교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로 기독교의 신부나 목사에 해당한다. 최근 이슬람 국가인 이란이 미국과 전쟁 직전 상황까지 치닫는 갈등을 빚고 있던 터라 그의 설교가 더욱 가슴에 와닿았다. 그는 지난해 말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이슬람 성원을 열었다. 무슬림이라고 하면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는 모습을 떠올리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슬람 신자로 살겠다고 마음먹었는지 궁금했다. 그에게서 직접 ‘무슬림으로 사는 법’을 들어 봤다.●“목사 꿈 접고 이슬람에서 해답 찾아” 기원전 17세기 인류 문명의 중심이던 메소포타미아 우르에 살던 아브라함(생몰연대 미상)에게 자신을 유일신으로 칭하는 ‘야훼’가 나타났다. 유일신은 “고향을 떠나 미지의 땅에서 새 민족을 세우라”고 명했다. 아브라함은 그의 말에 순종해 팔레스타인 가나안 지역에 정착했다. 이 이야기로 시작하는 신앙을 학계에서는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라고 부른다. 유대교와 기독교(가톨릭·개신교), 이슬람교가 대표적이다. 세 종교는 모두 같은 신을 믿는다. 신자 수는 기독교 24억명, 이슬람교 18억명, 유대교 1500만명 정도로 전 세계 인구(약 77억명)의 절반이 넘는다. 이 가운데 이슬람교는 선지자 무함마드(570~632)를 신의 마지막 사도로 여기는 종교다. 무슬림은 아담과 이브, 아브라함, 모세 등이 본래 이슬람 신자였다고 본다. 박씨의 하루는 기도로 시작한다. 보통 오전 5시쯤 잠에서 깨 깔개 위에서 절을 하며 “알함두릴라”라고 되뇐다. 아랍어로 ‘찬양한다’는 뜻이다. 다른 무슬림과 마찬가지로 하루 다섯 번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기도한다. 그는 ‘함양 박씨 문원공파’로 부산에서 태어난 토종 한국인이다. 목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존재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아 고민이 컸다고 한다. 오랜 방황 끝에 그 해답을 이슬람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안식교를 믿으셨고 어머니도 장로교 신자셨어요. 친척들의 종파도 다양했습니다. 어려서부터 기독교 안에서 자랐어요. 하지만 성경에는 분명 모순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20대가 돼서도 이 문제가 풀리지 않아 많이 힘들었어요. 결국 ‘나무보다는 숲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들을 차근차근 살폈습니다. 본래의 하느님을 온전히 드러낸 종교는 이슬람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죠. 2009년 12월 한국 이슬람교 중앙성원(이태원)을 통해 입교했습니다.” ●10년 가까이 중동 유학… 어머니도 개종 무슬림이 되긴 했지만 ‘열정만으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박씨는 1년 뒤 한국을 떠나 유학길에 올랐다. 터키(2011~2012)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2012~2015), 요르단(2015~2017), 이집트(2017~2019) 등을 다녔다. 대학과 모스크 등에서 아랍어와 이슬람 교리를 습득했다. 현지에서 돈을 벌며 공부하다 보니 시간도 길어졌고 어려움도 컸단다. 하지만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돕는 이가 있다’고 했던가. 마지막 목적지인 이집트에서 만난 한 퇴직군인이 이역만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박씨가 안쓰러웠던지 크고 작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나중에는 자신의 딸까지 소개해 줬다고 한다. 지금의 아내인 올라(28)씨다. “이슬람교를 믿게 되면서 제 삶은 180도 변했습니다. 진정한 한 분의 신을 섬기며 쿠란에 기록된 선행을 행하자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진정한 행복도 느끼게 됐어요. 처음에는 가족들의 걱정이 컸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반대가 특히 심했죠. 하지만 ‘부모에게 최선을 다하며 짜증을 내거나 질책하지 말라’는 쿠란의 구절을 지키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자 결국 아버지도 제 종교를 인정해 주셨어요. 어머니는 저를 따라 무슬림이 되셨죠.” 지난해 아내와 한국으로 온 박씨는 어머니가 사는 인천에 터를 잡고 가정 예배를 시작했다. 2013년 그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 ‘한국이슬람방송’ 등을 보고 무슬림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하나둘 찾아왔다. 신자가 많은 날에는 30명 가까운 무슬림이 박씨의 집을 방문했다. 예배 공간이 부족해지자 지난해 말 자비로 조그마한 사무실을 빌려 인천평화성원을 세웠다. 우리나라에 50~60곳의 이슬람 성원이 있지만 한국인이 세우고 직접 운영하는 성원은 거의 없다. 2009년 이슬람교에 입교한 지 정확히 10년 만에 이룬 성과여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그는 자평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않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도 부자인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천년 넘은 이슬람교와의 역사 원래 이슬람교는 우리 민족과 가까웠다. 845년 중동의 지리학자 이븐 쿠르다드비가 쓴 ‘왕국과 도로 총람’에는 “상당수 아랍인들이 신라를 동경해 한반도로 이주했다”고 적혀 있다. 고려시대에도 무슬림 수만 명이 벽란도와 개성 일대에 모여 살았는데, 이들은 ‘예궁’이라는 모스크를 짓고 종교 활동도 했다. 고려가요 ‘쌍화점’에도 무슬림이 등장한다. 쌍화란 튀르크계 만두의 일종이다. 고려 여인이 쌍화점(만두 가게)에 음식을 사러 들어갔더니 무슬림 주인이 그의 손을 덥석 잡으며 유혹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국호인 ‘코리아’는 당시 무슬림 상인들이 고려를 부르던 아랍어다. 금속활자와 고려 인삼도 무슬림이 전 세계로 퍼뜨렸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이 수시로 무슬림 지도자를 초청해 쿠란을 낭송하고 기도를 올리게 해 국가의 안녕을 바랐다는 기록이 나온다. 한국 이슬람교 중앙성원 등에서 추정하는 한국인 무슬림은 3만 5000명 정도다. 하지만 하루 다섯 번 예배를 보고 평생에 한 번은 다녀와야 하는 메카 순례를 경험한 ‘진짜’ 무슬림은 몇 백명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이슬람교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극복하고 신자로 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과거 중동에서 건설 붐이 일었을 때 일부 공사는 무슬림만 참가할 수 있었거든요. 이때 한국인 노동자들이 사업상 이유로 대거 입교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한국에 와서도 종교 활동을 이어가는 것 같지는 않아요. 이맘은 종교 공동체에서 추대 형식으로 선출되기에 무슬림 수십~수백명당 한 명씩 나오게 돼 있어요. 한국인 무슬림이 3만명이라면 한국인 이맘도 수백명은 돼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한국인 이맘은 저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해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죠.” ●세계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 화해 분위기 현재 세계는 조금씩이나마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 화해를 모색하고 있다. 가톨릭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틈날 때마다 “아브라함의 하느님을 믿는 형제들”이라며 무슬림을 언급한다. 영국에서는 일부 성공회 교회가 금요일마다 이슬람 신자들에게 예배 공간을 빌려준다. 다만 한국에서는 신자 수 기준 세계 2위 종교를 위험하다고만 여기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그는 전했다. “진정한 이슬람에는 강요가 없습니다. 헌금도 요구하지 않아요. 이슬람 교계에서도 모두가 힘을 합쳐 테러리즘 근절에 앞장서고 있어요. 한국인들이 이슬람교를 받아들이지 않는 건 개인의 선택이자 권리이기에 존중합니다. 다만 이슬람 세계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토론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만큼은 꼭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중동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세계화 시대에서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좋은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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