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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산 확보·지역홍보 역할 수행”

    “예산 확보·지역홍보 역할 수행”

    “서울사무소는 지역발전을 위한 일종의 전초기지입니다.” 장운기(53·경북 상주시 녹지6급) 전국기초자치단체 서울사무소연합회장은 21일 “서울사무소는 중앙정부 예산 확보 및 지역홍보 등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애향심으로 똘똘 뭉친 회원들은 이를 위해 열정과 사명감으로 24시간 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사무소는 어떤 일을 하나. -지방자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앙부처 등에 대한 자료 수집부터 자치단체 홍보, 투자유치, 중소기업 활동 지원, 출향인사 관리, 국회 로비, 중앙부처와 업무 협조, 특산품 판매, 관광유치 등 활동 폭은 끝이 없다. 고향을 세일즈하는 일이면 뭐든지 한다.중앙부처로부터의 예산 확보와 농·특산물 판로 개척 등에 ‘올인’하고 있다. →전반적인 운영 실태는.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서울사무소는 모두 45곳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직원 1~2명씩으로 운영돼 업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정규직 공무원이 배치되지 않은 사무소들은 단순한 정보 수집과 전달, 잔심부름 정도의 역할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예산 낭비 및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있다. 나머지 사무소는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근무하며 보람은 뭔가. -지역을 대표해 2000만 수도권 주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고향을 세일즈한다는 자부심이 가장 큰 것 같다. 국비 확보 등을 통해 어렵게 추진하던 일이 성사되고 중앙부처의 움직임을 빨리 파악할 때는 보람과 함께 희열감마저 느끼고 있다. 중앙 인맥을 쌓고 지방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는 재미도 있다. →존치 필요성은 뭔가. -지방화시대는 자치단체 간의 무한경쟁을 요구하고 있다.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은 사람과 돈, 정보가 집중된 수도권을 포기해서는 경쟁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 이를 실감한 듯 최근 들어 서울사무소를 설치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기존 서울사무소들의 활약상도 기폭제가 됐다. 현재 서울사무소 설치를 검토 중인 기초자치단체는 10여곳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갈수록 더욱 증가할 것으로 확신한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세계적 옻칠예술가 전용복

    [김문이 만난사람] 세계적 옻칠예술가 전용복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르네상스 시대에 제작된 최고의 명작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500여년 지난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도료나 아교 등으로 덧칠을 해 놓아 원래의 ‘모나리자 미소’를 잃은 지 오래다. 만약 무덤에서 다빈치가 일어나 그 모습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도 장탄식을 하겠다. 좀 더 오래가는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지 못한 것을 놓고 후회막급할 것이다. 여기서 잠깐, 고민하는 다빈치에게 우리 전통의 옻칠을 얘기해 주자. 1500년 전의 고구려 벽화나 700여년 전의 팔만대장경 글씨가 지금까지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을 예로 들면서 우리 조상의 옻칠에서 그 비결을 찾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요즘 같은 첨단 과학의 시대에 그저 산에 나는 옻을 사용했다는 조상들의 지혜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이참에 제대로 보여 주고 싶다. 그만큼 옻칠은 나무의 결이나 그림을 고스란히 살려 주는 동시에 장구한 세월을 견디는 생명력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옻이란 무엇인가. 옻을 잘 모르는 사람도 ‘옻오리탕’ ‘옻닭도리탕’ 정도는 들어 봤을 것이다. 또 ‘옻이 올랐다’는 얘기도 있다. 좀 더 전문적으로 알기 위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옻칠 예술가 전용복(58)씨를 만나러 간다. 인터뷰에 앞서 유명한 일화를 떠올렸다. 지난해 7월이었다. 문화재청이 주최한 ‘전통공예의 산업화·세계화 심포지엄’에서 전씨는 직접 옻칠한 손목시계를 선보였다. 옻을 입힌 제기와 상, 장롱 등은 수없이 보았으나 손목시계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확 주목을 끌었다. 그가 지금까지 만든 손목시계는 8억원과 3억원짜리 1개씩, 그리고 5000만원짜리 30여개. 4년 전 세이코 시계 회사의 주문을 받아서 시계 금박에 옻칠을 해 영원 불멸의 작품을 만들었던 것. 또 있다. 1991년 11월 13일. 도쿄 시내의 국보급 연회장인 메구로가조엔(1920년대 일본의 고급 문화를 담은 호텔, 연회장, 예식장으로 쓰인 복합 건물)이 오픈되는 날이다. 거기엔 이례적으로 태극기가 휘날렸다. 전씨가 3000여명에 달하는 일본 옻칠 장인들과의 경쟁에서 이겨 3년 만에 완벽하게 복원해 낸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60년 전 조선의 장인들이 나라 잃은 울분을 삭이며, 피와 땀을 흘렸던 과거의 한을 떠올리며 대역사를 재현해 내 일본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이다. 미술관 엘리베이터나 사계절 산수화 등의 창작품에는 전씨의 이름 세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음은 물론이었다. 서울 화양리 네거리에 위치한 ‘전용복 옻칠예 아카데미’. 자리에 앉으면서 “옻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더니 “거봐요, 기자라는 사람이 저러니 참으로….”라고 야단부터 맞았다. “옻은 만년의 신비를 갖고 있습니다. 세 가지로 말할 수 있지요. 첫째, 옻칠은 지구상에서 그 어떤 물질보다 오래 생명력을 유지합니다. 둘째, 옻칠은 나무에서 추출한 수액이므로 자연 친화적이며 인체에 유익한 물질을 생성합니다. 셋째, 옻칠은 아름다움을 가장 오래도록 간직하게 해 줍니다. 옻칠만이 가지고 있는 신비스러움은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지요.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그런 수액을 제공하는 옻나무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지난 4월 중국 문화부 중외문화교류중심 초청으로 베이징에서 ‘전용복 칠화전’을 가졌다. 이때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신해혁명 100주년을 맞는 중국 땅에서 서양인들이 선망해 오던 칠공예를 아시아 문화 발신의 기점을 만든 전용복 선생에게 큰 기대와 함께 경의를 표한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일본에서 중국으로 걸어간 거대한 발자국이 드디어 대륙 땅에 찍히는 순간 옻칠은 다채롭고 찬란한 아침 햇살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에서 24년을 살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그가 당당히 중국 문화부 초청으로 전시회를 가진 무대였으니 국내외에서 적지 않은 관심이 쏠렸다. 중국 문화부 관계자 뤼진은 “이번 전시는 만년의 빛이라는 테마로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전시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전시를 얘기하는 전씨에게 요즘 무슨 일로 바쁜지 물었다. “서양 가구에 옻을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크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지요. 다시 말하면 전통적인 옻칠을 갖고 우리의 생활공간에 어떻게 아름답게 접목할까 하는 것입니다. 4년 전부터 연구해온 것을 구체화하고 있지요. 한국의 전통 옻이 친환경적 소재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입니다. 전씨는 또 “옻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 옻을 이용한 작품 개발 등 순수 예술도 있지만 이제는 일반 서민들도 옻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대중화해야 한다.”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화에도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얘기를 하나 꺼낸다. 다름 아닌 오는 11월 세계 유네스코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이 방한할 때 세계 문화재 보존을 위한 전 세계 투어 전시회 협약을 맺기로 했다는 것이다.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일대와 미국 남미 등에서 옻예술 전시회를 갖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우리의 전통 옻예술이 서양 세계를 향해 떠나는 최초의 길이라고 말했다. 그가 일본에서 귀국한 지 1년밖에 안 됐다. 소식을 듣고 한 수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이들 중 몇몇이 선발돼 ‘옻칠예 아카데미’에서 작품 활동을 같이 하고 있다. 수제자로 할 만한 사람은 15명. 전씨는 현재 세 가지 일에 몰두하고 있다. 첫 번째는 창작 전시 작품, 두 번째는 주거공간에 쓰이는 생활작품, 그 다음에는 후진 양성을 위한 일이다. 그는 얼마 전 부산 영산대 석좌교수로 초빙을 받았고 올가을 학기부터는 이화여대에서 특강을 하기로 예정돼 있다. 최근에는 가구 회사인 바로크C&F와 협약을 맺어 서양 가구에 우리의 전통 옻을 입히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완성된 물건이 1만년 가는 것은 옻밖에 없습니다. 살균력이 좋고 전자파도 잘 흡수합니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산업 부문에도 적용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예술적 접목도 다양할 때가 됐지요. 젊은 작가와 젊은 디자이너, 그리고 우리 공예를 지켜온 사람과 결합해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실험작품을 내놓았다. 앞서 얘기한 옻칠한 금속시계뿐만 아니라 비올라·첼로 등 악기에도 옻칠을 했던 것. 특히 피아노의 경우 음향판에 옻칠을 했더니 소리가 무척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완성된 물건에 옻은 어떻게 칠할까. 오묘한 색깔은 어떻게 빚어낼까. “옻나무 수액을 처음 채취했을 때에는 막걸리 색깔과 비슷합니다. 이에 열을 가하면 맥주병 색깔로 변하지요. 이런 정제 과정에서 돌가루를 적당히 섞어 가면서 여러 가지 색깔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옻을 음용하다 보니 옻나무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요즘에는 중국에서 수입해야 할 형편입니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훨신 많은 1년에 70t 정도 사용하고 있지요.” 그는 6·25전쟁이 끝날 무렵 부산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 살림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길거리에서 과일과 국화빵 장사를 했다. 연탄 배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관심을 두었던 것은 동네 어귀마다 자리한 나전칠기 가구나 장롱을 만드는 곳이었다. 화가가 되는 꿈도 꾸었다. 소나무 판자에 분필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또 손재주가 좋아 목재소에서 헌 나무토막을 주워 와 토끼집이며 개집을 직접 만들어 이웃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그런 생활을 견디며 청년이 돼 해병대에 입대했고 전역한 뒤 목재 회사에 입사했다. 1978년 당시 월급은 57만원. 솜씨가 워낙 좋아 회사로부터 특별 배려를 받았다. 열정과 패기까지 있어 젊은 나이에 기획실장과 디자인 회사 재정까지 맡았다. 잘나가던 그에게 어느 날 ‘전용복식 가구’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찾아왔다. 회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경기 마석에 예린공예사를 차렸다. 고기비늘처럼 반짝이는 공예품을 만들어 내려는 뜻에서 예린(藝鱗)이라고 했던 것. 이후 그의 작품은 서울에 있는 고급 가구상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향인 부산으로 옮기면서 가구공방 운영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활로를 모색하던 중 도자기 위에 옻칠을 한 ‘와태칠 기법’을 생각해 냈다. 독학으로 1200년 전의 기술을 익히면서 옻칠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가구와는 점점 멀어졌고 순수한 옻칠 작품을 만들어 내는 작가로 탈바꿈했다. 1986년 한국현대공예미술전에 와태칠 작품을 출품해 대상을 거머쥐는 등 타고난 실력을 발휘했다. 얼마 후였다. 일본인 무역상이 오래된 ‘오젠’ 밥상 하나를 들고 와 수리를 부탁했다. 그 일본인은 도쿄예술대학에서 얘기를 듣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밥상 윗부분에는 고운 빛깔의 나전으로 두 마리의 학이 아름다운 자태로 입혀져 있었다. 전씨는 새것처럼 깔끔하게 수리를 했다. 이런 인연으로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메구로가조엔 복원 작업에 참여했고 여러 차례 전시회를 가지면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작품은 일본 교과서에 실렸으며 한때 귀화 요청을 받기도 했다. “옻칠은 우리 선조들이 남긴 혼의 정수(精髓)이자 영원불멸의 유산입니다. 일본에서 당당할 수 있었던 것도 ‘나는 조선의 옻칠장이’라는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이 땅의 옻칠 문화를 되살리는 데 진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전용복씨는…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1991년 일본 메구로가조엔의 옻칠 작품을 3년에 걸쳐 복원해 내 세계적인 옻칠 작가로 명성을 얻었다. 23년 동안 일본에서 살다가 1년 전 귀국했다. 지난 4월 중국 정부 초청으로 전시회를 가져 그의 진가를 새삼 입증했다. 그의 이력은 이렇다. 1980년 예린 칠연구소를 설립했으며 1983년 일본 한국문화원 초대 전시회, 1986년 한국 현대미술전 대상 수상, 일본 이와테 현 미술공방전 특상(1988),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통령 표창장 수상(2000), 이와테 현 가와이무라 약사도칠예관 명예관장(2000), 대통령 표창 수상 기념 개인전(2001), 이와테 칠예미술관&동관대표 취임(2004), APEC기념작품전시회(2005), 세계 최고급 옻칠 시계 발표(2008), 온스타일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공동 기획 아트도네이션 작품 기증(2009) 등이다. 현재는 서울 화양리에서 제자들과 작품 활동을 하면서 생활공간에 어떻게 옻을 적용할 것인지를 연구하고 있다.
  • “고졸 모셔라” 금융권 “Go”

    “고졸 모셔라” 금융권 “Go”

    우리은행은 다음 달 시중 은행에서 가장 많은 100명의 고졸 행원을 선발한다. 시중 은행에서 향후 3년 동안 선발하는 고졸 행원은 2700명으로 집계됐다. 고졸 채용 열풍으로 특성화고에서는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조짐이 뚜렷하다. 은행연합회는 2013년까지 3년 동안 18개 시중은행에서 2700여명의 고졸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연평균 고졸 신입 행원 수는 459명이었는데, 앞으로 이 숫자가 907명까지 2배 가까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전체 신입 행원 가운데 고졸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5.7%에서 6.4% 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기 서울보증보험 사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50명의 신입 사원 가운데 20%인 10명 정도를 고졸 출신으로 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도 고졸 채용을 검토 중이며, 제2금융권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근 전문대학교육협의회 기획조정실장은 “2년제 대학 이상 청년 실업자 전체를 100명으로 봤을 때 2005년까지는 28.8명이 전문계고 출신이었지만, 2009년에는 이 비율이 23.9명으로 줄어든다.”면서 “그만큼 4년제 대졸자와 일자리 간 불일치 현상에 대한 자성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승기 수원하이텍고 교감은 “지난 2월 졸업생의 22%가 취업을 했는데, 내년 졸업 예정자인 고3 학생 270명 가운데 44%인 120여명이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학교 2학년생부터는 고교 출신 명장을 길러내자는 교육과학기술부 정책에 따라 신설된 마이스터고 과정을 밟고 있는데, 2학년 160명 가운데 9명은 삼성전자에서 방학 중 진로교육과 장학금을 받고 있다. 졸업한 뒤에는 삼성전자에 취직하게 된다. 이렇게 연계한 기업이 삼성전자 외에도 60곳이 더 있다. 고졸 채용 열풍이 불고 있지만 철저한 대비 없이 채용이 이뤄지는 것은 경계할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졸 출신이 특유의 성실함과 열정을 바탕으로 관리직에까지 올라도 임원 문턱에서 좌절하는 ‘유리 천장’ 현상이 자주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여 교감은 “마이스터고가 기업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해 채용을 시키는 이유는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갑자기 취업문이 넓어진 특성화고 졸업생을 위해서도 군대로 인한 경력 단절, 채용 2년 뒤 정규직 전환 문제 등이 해결되고 경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고졸 출신 행원들이 창구 텔러나 콜센터 상담원 등으로 진입하면, 은행별로 야간대학 학자금을 지원하거나 정규직 전환 비율을 확대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12층 헬스장서 뛰자 38층 진동계측기 ‘요동’

    12층 헬스장서 뛰자 38층 진동계측기 ‘요동’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 프라임센터 12층 피트니스클럽에서 회원 23명이 일제히 제자리 뜀뛰기를 시작했다. 5분가량 지나자 38층에 설치된 진동계측 모니터의 그래프가 요동쳤다. 평소 때보다 두 배 높이로 출렁였다. 10분쯤 지나 회원들이 휴식을 취할 때에도 38층의 진동계측 그래프는 계속 움직였다. 3분 정도의 휴식을 끝낸 회원들은 다시 더 빠른 템포로 뜀뛰기에 들어갔다. 그러자 진동 그래프는 갑자기 평상시에 비해 10배 높이로 그려졌다. 건물 38층에 있는 화분의 난 잎이 흔들렸다. 같은 시각 31층에서도 같은 진동이 느껴졌다. 사람이 쓰러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진동이었다. 지난 5일 오전 10시 테크노마트의 사무동인 프라임센터가 상하로 흔들려 직원 30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의 원인을 찾기 위한 시연이 이뤄진 것이다. 대한건축학회와 프라임산업은 이날 테크노마트 진동 원인 규명 설명회를 갖고 당시 진동의 원인이 12층 피트니스센터에서 30여분간 진행된 ‘태보’라고 불리는 집단군무 때문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화분 잎 흔들… 누구나 진동 느껴 이동근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저층에서 일정한 템포로 진행된 뜀뛰기 때문에 고층부의 진동폭이 커져 공진이 발생, 건물이 상하로 흔들린 것”이라고 밝혔다. 또 “추가 달린 실을 손(저층)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아래에 달린 추(고층)가 큰 폭으로 흔들리는 원리와 같다.”고 설명했다. 공진현상이란 약하지만 일정한 템포의 움직임이 고층부에 큰 진동을 전달하는 현상이다. 이 교수는 “4D 영화관을 통한 계측, 러닝머신을 통한 실험에서는 평상시의 진동폭을 벗어나는 진동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태보 운동에 참여했던 회원들도 태보가 진동의 원인이라는 결론에 힘을 실었다. 이모씨는 “그날 새로 온 강사가 열정적으로 수업을 해서 양말까지 땀에 젖었다.”면서 “회원들이 망아지같이 뛰었다고들 했다.”고 말했다. 성모(57·여)씨는 “상당수 회원들이 민폐라며 항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흥수 프라임산업 대표는 “진동의 원인이 지반침하 때문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며 “당시 대피하던 직원들은 아주 편안한 모습이었다. 이번 소동은 해프닝에 불과하다.”며 건물의 안전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당시 광진구의 퇴거조치에 대해 “판단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시비를 가릴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종 진단 결과 2 ~ 3개월 뒤 나와 프라임센터 진동 원인을 정밀 분석한 대한건축학회는 근무 중인 직원을 대상으로 이날 진동 시연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추후 태풍이 불 때에도 진단하기로 했다. 최종 진단 결과는 2~3개월 뒤 나올 예정이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동대문구 “내년 교육에 200억 투자”

    동대문구 “내년 교육에 200억 투자”

    “공부 잘 가르치는 선생님을 발굴해 인센티브를 주기 시작했어요. 지난해 제주에서 1차 연수를 실시했고 올 여름방학에도 합니다. 내년엔 해외연수도 지원합니다. 행정기관이 열정을 가지고 교육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좋은 교사들이 강남지역으로 떠나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18일 이렇게 말하며 마음을 다졌다. 그는 “수시로 교장과 만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학교운영위원회 등 학부모 단체들과 소통, 다양한 의견을 교육지침에 반영하겠다.”며 “투자를 많이 해 임기를 마칠 때쯤 학력이 신장되고 공부 잘하는 구로 탈바꿈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어떻게 투자할 생각이냐고 묻자 “자녀들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강남에 버금가는 투자를 해 강·남북 차별이 없도록 하겠다.”며 “올해 110억원을 교육예산으로 잡았지만 내년엔 2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력신장, 학교시설 개·보수 등 교육에 대해 3가지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몇천억원이 드는 명문고 유치보다는 기존 학교가 명문고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력신장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영어캠프와 과학아카데미,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다음달엔 답십리동 문화회관에 교육비전센터도 가동한다. 학생들의 진로를 제대로 상담하도록 전문가 공모도 끝냈다. 유 구청장은 그러면서 최근 학교 급식현장을 돌았던 때를 떠올렸다. 지난 13일 오전 11시30분 휘경동 비좁은 골목길을 돌고돌아 휘경초등학교를 찾았다. 하얀 위생복 차림을 한 그는 스파게티와 컬리치킨, 마늘빵, 김치를 나눠주며 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기게 됐다고 한다. 그는 “친환경급식을 직접 배식해보니 편식하는 아이들이 음식투정 부리는 일도 없고, 칼로리를 고려한 식단이어서 비만 걱정도 덜어 여러가지로 학교급식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됐다. 단지, 무상급식 아닌 의무급식이 옳은 용어라고 본다. 정치적으로 비화되지 않길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사설] 무능교사 206명 해고한 美 워싱턴 본받아야

    미국 워싱턴DC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무능교사 206명을 해고했다. 워싱턴 내 초·중·고 전체 교사 4100명의 약 5%에 달하는 숫자다. 지난해 해고자 75명의 3배에 이른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교육감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교사업무수행 평가프로그램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해 유용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워싱턴 공교육 개혁을 위해 실적을 기준으로 교사평가제도를 도입했던 한국계 미셸 리 전 교육감의 교육정책이 옳았다는 것이다. 미셸 리의 교육철학이 폭넓게 지지를 받으면서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무능한 교사는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일이 뒷전이던 교육현실에 날카로운 메스가 가해지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무능한 교사들의 안전지대가 바로 우리 교육현장이다.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에서 학생들만 시험경쟁에 매달리지 교사들 간의 경쟁은 없다. 분명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교사가 있고, 그렇지 못한 교사가 있다. 능력뿐만 아니라 교직에 대한 기본적인 열정과 헌신마저 갖추지 않은 무기력하고 나태한 교사들도 없지 않다. 그런데도 전교조를 중심으로 교원평가제도마저 결사 반대한다. 범법자가 되지 않는 한 아무리 무능하고 게을러도 퇴출되는 교사는 존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한 나라의 경쟁력은 교육에서 출발한다. 교육개혁의 핵심은 공교육에 있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교사들의 질을 높이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교사들의 자질 향상만이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높이고, 교육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릴 수 있다. 사교육으로 내몰린 학생들을 학교로 되돌리려면 EBS를 시청해 수능성적이 잘 나오게 하는 것이 아니다. 실력이 탄탄한 교사들이 학교에 버티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무능·부적격 교사들을 교원평가제를 통해 솎아낼 수 있어야 한다.
  • [평창 2018 이렇게] 히딩크 같은 용병술 붉은악마 끓는 열정

    [평창 2018 이렇게] 히딩크 같은 용병술 붉은악마 끓는 열정

    “인내가 성공을 거뒀다.”는 뉴욕타임스의 평가처럼 은근과 끈기로 세 차례 도전한 끝에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됐다. 대한민국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들어낸 성과다. 평창과 체육계, 정부, 재계, 국민이 대회 유치에 한마음이었다. 동계올림픽 개최는 많은 전문가가 평가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동계스포츠를 폭발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다. 아시아 동계스포츠의 저변 확대에도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을 빼고는 아시아는 동계스포츠의 불모지다. 이번 대회 유치를 계기로 평창이 동계스포츠의 명소가 될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꿈을 이룬 기쁨을 실컷 만끽했으니 이젠 현실을 들여다볼 때가 됐다. 동계스포츠의 변방이나 다름없는 우리나라가 평창동계올림픽을 ‘남의 잔치’로 치르지 않으려면 남은 7년 동안 준비해야 하는 일이 많다. 동계스포츠의 저변 확대는 물론 국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선수층을 두껍게 만드는 것도 시급하다.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는 유치위원회가 심혈을 기울여 청사진을 만들었다.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감동시킬 만큼 훌륭했다. 계획대로만 진행되면 흠잡을 데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림픽 경기장 시설은 가능한 한 빨리 지을 필요가 있다. 대회 개막 전이라도 많은 종목별 대회를 유치해 치르면 동계스포츠의 저변이 넓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많이 열리면 해당 스포츠가 발전하고 팬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이는 선수들이 힘을 얻어 경기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무관심과 적은 지원 속에 악전고투해 오던 동계스포츠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동계스포츠는 전문적인 기술이 중요한 종목이 많아 선진국과 후진국의 경기력 격차가 심한 편이다. 자주 전지훈련을 내보내 선진국 선수들을 보고 배울 기회를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외국인 지도자와 전문가들을 받아들이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스키나 바이애슬론 등에서 코치는 물론이고 기록에 큰 영향을 주는 왁싱 기술자들을 불러들여 비법을 전수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스하키도 아시아리그에서 더 적극적으로 일본과 교류하면서 북미나 유럽 쪽으로 눈을 돌리는 방법이 있다. 한라에서 뛰는 재미교포 공격수 알렉스 김(32)의 사례처럼 북미에서 꿈을 키우는 한국계 선수들에게 한국 아이스하키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면 단기간에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또 경기장을 세팅하는 아이스메이커의 영향력이 큰 컬링에서는 외국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아이스메이커들에게 일자리를 주면서 세계적으로 커 나갈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선수층을 두껍게 만드는 작업도 중요한 과제다. 대다수 동계스포츠는 그동안 비인기 종목 신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에 그만큼 선수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학교 체육이 동계스포츠로까지 외연을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동안 봅슬레이나 바이애슬론, 컬링 등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스키 종목도 학교 체육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지리적 제한이 크다 보니 강원도나 전북 등 산간 지역 학교만 선수 수급의 ‘병참’ 노릇을 했다. 강원도에 세계 수준의 경기장이 들어서고 교통 사정도 원활해진다면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 학교에서도 동계스포츠가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여기서 배출되는 선수들은 2018년 동계올림픽은 물론이고 그 이후로도 한국 동계스포츠를 이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또 종목별로 국가대표 선수들만 길러낼 것이 아니라 탄탄한 상비군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각 종목은 평창 유치 이후 꿈나무-청소년-국가대표 후보-국가대표 등 4단계나 3단계 체제로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갖출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지난해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을 맡아 ‘빙속 신화’를 지휘했던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신화의 재현’이 아니라 전체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경기장 시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지를 미리 고민해야 한다. 평창이 한국과 아시아 동계스포츠의 요람이자 복합 레저타운이 될 수 있도록 교통망 구축 등도 신경 써야 유종의 미를 얻을 수 있다. 그래야 평창 유치의 슬로건인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열어 꿈을 현실화시킬 것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에코붐세대를 말한다] ‘따로 또 같이’ 베이비부머·에코부머 소통하라

    [에코붐세대를 말한다] ‘따로 또 같이’ 베이비부머·에코부머 소통하라

    7월 5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교정, 지루한 장마 가운데 끼인 맑은 날이었다. 등록금 투쟁, 청년실업,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앞둔 정년연장 논쟁 같은 세대 갈등이 그칠 것 같지 않던 날, 베이비붐 세대와 에코(echo·메아리)붐 세대는 소통했다. ‘58년 개띠’ 정과리 연세대 국문과 교수와 ‘28세 젊은 논객’ 한윤형씨는 ‘우리와 너희 그리고 함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세대는 모두 공동체를 중시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민족주의로, 에코붐 세대는 공부나 취직 등 필요에 의해서다. 장래 선택은 부모의 결정이 중요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에코붐 세대는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기대야 하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노후가 고민이고 에코붐 세대는 취업과 은퇴하는 어른들을 부양해야 하는 의무가 힘들다. 인구학적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자식이 에코붐 세대다. 그래서 두 세대는 같고도 달랐다. ●서로의 세대에게 -(정과리 교수)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거리응원에서 나타났던 역동성은 굉장하다. 난 에코붐 세대를 카르페디엠(Carpe diem·‘현재를 즐기라’는 의미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와 유명해짐), 즉 현재주의자라고 생각한다. 현재를 즐긴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현재와 과거·미래를 연결하기 싫거나 두려운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가 부족하다고 느껴야 미래가 있는데 현재를 부족하다고 느끼기 싫은 것 같다. 힘은 좋지만 비전이 구체적이지 못하다. 본인이 진짜 좋아하는 것을 하려면 노동과 고통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한윤형) 잘 짚어 주셨다. 뭔가 없어도 현재에 만족하는 것이 우울한 현실보다 낫긴 한데 과거와 미래에 대한 고리가 없어진다는 느낌이다. 대중문화에서도 매일 여러 작품이 나오니 3~4년전 걸작조차 관심이 떨어진다. 반면 기성세대는 전반적으로 자기 자식에 대해 말하는 것과 사회 젊은이에 대해 말하는 것이 정반대다. 청년 실업이 70만명이라는 데 대해 좌·우파가 공히 청년들이 도전하지 않고, 좋은 곳으로만 가려 한다고 지적한다. 공무원 시험에 매몰된 학생들을 비판하지만 집에서는 자식에게 반대로 얘기한다. -(정 교수) 사실 우리 세대가 자기모순이 심하긴 하다. 젊은 시절 트로츠키나 마르크스주의자가 자기 자식은 미국에 유학보내면서도 갈등이 없다. 사회적 요구도 강하고 개인적 욕망도 강해 고민하기 힘드니 이 둘을 분리해 생각하는 것 아닌가 싶다. ●공동체의 향수 -(정 교수) 베이비붐 세대에는 민족주의가 지배했다. 1987년 이전까지 개인은 곧 민족이었다. 지배권력이든 저항세력이든 마찬가지였다. 국민교육헌장에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민족의 에이전트(대리인)였다. 그래서 유학을 가는 것도 꺼림칙했다.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자유로운 개인이 생겨났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공동체의 요구를 떼어내고 자기를 생각하는 세대가 됐다. 2000년대에 절정이었고, 에코붐 세대는 오히려 자신의 요구에 의해 공동체를 형성하는 세대로 보인다. -(한윤형) 학교에 밥터디가 있다. 한때 혼자 밥을 먹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취업 공부나 학교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밥을 같이 먹는 것이다. 반면 동아리는 황폐화됐고, 취업스터디모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필요에 의해 다시 공동체를 원하는 것이 맞다. ●젊음의 편린 -(정 교수) 장래에 대해 부모님의 요구가 강했고 거부하기 힘들었다. 대학 때는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자신이 원하는 미래와 살아야 하는 미래가 다른 경우가 많았다. 반면 1970년부터 국민총생산(GNP)이 북한을 넘어서고 중동 수출이 활발해지면서 대림건설, 외환은행 등 좋은 직장도 대학만 나오면 취업했다. 석사학위로 충남대학교 교수직에 취업했다. 제5공화국 시절, 독일 유학파인 이규호 교육부 장관이 졸업정원제를 실시하면서 대학수와 입학생이 대거 늘었다. 서강대 공대에서는 졸업이 안 될까 불만을 품은 학생이 교수를 칼로 찌른 사건도 일어났다. 1987년 민주항쟁에 대학생들이 쏟아져 나온 이유도 이때 입학생을 늘렸기 때문이라는 모순이 있다. -(한윤형) 2001학번인데 아직 대학을 다니고 있다. 한때 부모에게서 벗어나 독립하는 것이 널리 퍼졌다면 요즘은 다시 부모님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 부모와 자식은 한 팀이다. 부모가 알아서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식이 먼저 요구를 하고 서로 발맞추어 나간다. 어떤 기성세대는 자식들이 ‘엄마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엄마도 해방된다는데 에코붐 세대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물론 부모가 경제적으로 다소 넉넉하고 자식도 공부를 잘하는 경우지만, 그 밖의 대학생은 부모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등록금도 비싸고 취직해 독립하기도 힘들고, 부모가 최후의 도피처 아닌가. ●취업, 은퇴 그리고 재취업 -(정 교수) 최근에 프랑스에서 정년을 연장하려다 고등학생까지 데모하는 것을 봤다. 우리나라도 일각에서 정년 연장 논의가 있는데 후속 세대의 사회 진입을 위해 정년은 지켜야 한다. 단, 퇴직한 이들이 포스트 사회를 이룰 정도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젊은 세대가 주인공이 된 기존 사회와 협력과 갈등을 통해 서로 발전할 수 있길 바란다. 생물학적으로도 같은 종을 모아놓으면 퇴화하지만 다른 종을 붙여놓으면 환경이 진화한다. -(한윤형) 정년 연장 문제가 민감하지만 이로 인해 청년을 덜 뽑을 수 있는 대기업과 공기업 등에 한정된 문제는 아닐까 싶다. 청년 인구가 줄고 있으니 노년층을 부양하는 의무가 많아질수록 청년들도 정년 연장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부모가 좋은 자리에 있다면 내 취업 준비 기간은 늘어난다. 아직 에코붐 세대에게 정년 연장은 이슈화되지 않은 것 같다. ●등록금이라는 업보 -(정 교수) 학교가 현상유지만 하는 게 아니라 세계적인 경쟁시스템에 들어갔다. 발전 강박에 휩싸인 채 진화를 해야 하니 재원이 필요하고 등록금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프랑스 등 유럽식으로 국가에서 등록금을 해결해 주든지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먹고살 수 있도록 해 대학 진학률을 낮춰야 한다. 물론 힘든 문제다. 기여입학제 역시 형평성 논란에 하위권 대학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으니. -(한윤형) 유럽처럼 대학생 수를 줄이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공공주택으로 집값을 다소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국립대에서 싼 등록금으로 학생을 빨아들이면 등록금 경쟁의 평형을 깨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정리 이경주기자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kdlrudwn@seoul.co.kr 정과리 1958년생, 서울대 불문학과 졸업. 2008년 한국 사회의 변화에서 ‘청년’이 가진 의미를 분석한 평론집 ‘들어라 청년들아’를 출간했다.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를 지배한 정치 세력이 ‘청년 문화’를 많이 이용했지만 ‘청년’은 한국인이 자신의 이상적 자아를 투사해 온 중요한 상징체라고 지적했다. 또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주눅들 필요가 없으며 젊은 세대는 신인류가 아니라 진화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강조해 왔다. 한윤형 1983년생, 서울대 철학과 재학중. 고 3때 서울대와 조선일보가 공동주최한 논술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뒤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거부하면서 유명해졌다.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 ‘뉴 라이트 사용 후기’, ‘안티 조선 운동사’, ‘키보드 워리어 전투일지’ 등 사회 서적을 꾸준히 출간해 오고 있다.
  • [평창 2018 이렇게]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최고 대회 만든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7년간의 여정에 들어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의 환호와 유치 열정이 대회 폐막 때까지 연결되도록 정부와 강원도 등이 혼연일체 돼 고민하고 있다. 사실상 대회는 시작된 셈이다. 유치위원회는 3개월 이내인 10월 안에 조직위원회로 새롭게 출범한다. 조직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회와 실무 협약을 거쳐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구체적인 윤곽을 짜기 시작한다. 개최 기간, 종목 등을 협의를 통해 확정한다. 일단 유치위는 평창을 비롯해 주변 도시의 10년간 기온, 습도, 풍속 등을 분석해 2018년 2월 9일 개막식을 열고 25일 폐막식을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여유가 있는 만큼 개·폐막식 일정은 바뀔 수도 있다. 유치위는 역대 최고·최대의 올림픽을 열 계획이다. 물론 참가 예상국은 대회 개막 1년 전인 2017년 세계 각국에 보내는 초청장의 회신 결과를 봐야만 알 수 있다. 지난해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는 91개국 5500여명이 15개 종목에 출전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추론하면 평창 대회는 최소한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러시아 소치 대회 규모를 넘는 것이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참가 종목, 메달도 최종 엔트리 결과에 따라 유동적이다. 밴쿠버대회는 7개 종목에 86개의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유치위 관계자는 종목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밴쿠버 대회처럼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컬링, 아이스하키, 스케이팅(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피겨스케이팅), 스키(크로스컨트리·스키점프·노르딕복합·알파인·프리스타일·스노보드) 등 15개 종목에서 86개의 금메달을 내건다는 게 시안이다. 한국의 동계 종목 수준이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빼고는 아직 하계 종목에 비해 떨어지지만 개최지라는 장점을 살려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만들 예정이다. 처음으로 194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후 한국은 출전 선수들을 꾸준하게 늘려왔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에서 첫 메달을 획득하면서 동계스포츠가 자리 잡은 것처럼 평창 대회가 동계스포츠의 성장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설상 등 경기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종목도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폭발적으로 경기력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치위는 취약한 동계 종목을 집중적으로 키우기 위해 5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당연히 스키와 같은 설상 종목과 썰매 종목이 주 대상이다. 한국은 2006년 토리노대회 때 선수와 임원 69명을 파견해 쇼트트랙에서만 금메달 6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쓸어담아 종합 순위 7위에 올랐다. 밴쿠버에서는 금 6개, 은 6개, 동 2개 등 모두 14개의 메달을 수확해 종합 5위의 성적을 거뒀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아직 대회까지 기간이 많이 남아 있어 각국의 출전 전망을 예측할 수 없지만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동계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20대, 정치를 묻다] “장점요? 기성세대 의원들에게 참신함·경각심 주죠”

    [20대, 정치를 묻다] “장점요? 기성세대 의원들에게 참신함·경각심 주죠”

    20대 정치인의 가장 큰 장점은 ‘참신함’이다. 평균연령이 50~60대인 기초의회에 뛰어든 20대의 풋풋한 시각은 기성세대들에게 경각심을 준다.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동시에 관행이 만연한 기초의회에 신선한 자극제 역할을 하는 셈이다. “내가 당선된 것 자체가 가장 큰 성과였다.”고 말하는 김수민(29·무소속) 경북 구미시의원은 “시의회를 한나라당 독점 구조에서 탈피시켰고, 집행부와 의회는 물론 의회 내부에도 바람직한 긴장관계를 형성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예산 심사 때 삭감되는 비중이 늘어났고 행정사무 감사에서도 지적 건수가 40% 정도 증가했다.”면서 “특히 대규모 공단이 있어 20~40대가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해 보육정책에 신경 쓰도록 한 게 가장 뿌듯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공약이던 만 12세 이하 무상 예방접종 지원을 이뤄 냈다. 김병민(29·한나라당) 서울 서초구의원은 청소년 참여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조례를 발의했고 이번 회기에 통과시켰다. “구청에서 집행하는 청소년 관련 정책을 50~60대 어르신들이 짜다 보니 청소년들의 눈높이와 전혀 맞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앞으로 서초구에서 청소년 관련 예산과 정책을 짤 때에는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김 의원은 “세대 간 격차를 줄여 가면서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지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노력을 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최유진(27·여·민주노동당) 광주 북구의원도 “같은 예산을 쓰더라도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게 사업을 변경할 수 있다.”면서 “20대 의원이라는 것 때문에 지역에서 반값 등록금 등 이슈가 있을 때 현장이나 대학에 초청해 나의 의견을 표현할 기회를 많이 갖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특히 “50~60대 의원들이 정치 초년생 앞에서 좀 더 깨끗한 모습을 보여 주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다.”면서 “그동안에는 문제인지 몰랐던 부분을 내가 짚어 내고 질문을 하니까 경각심을 느끼고 나의 시각을 많이 이해하려고 해 주신다.”고 말했다. 김지혜(27·여·한나라당) 경기 오산시의원은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다른 의원들에 비해 시민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도 큰 강점”이라면서 “내가 이야기를 하면 더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부분도 있어 더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구정활동에 도움이 되는 의견들을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정치인의 새로운 생각은 1년 만에 지역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줬다. 조화영(29·여·민주당) 경기 광명시의원은 “경험이 부족하고 정치의 흐름을 읽는 게 미숙하다는 게 가장 큰 보완점이지만 그런 만큼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배우고 의정활동을 하려고 했다.”면서 “나의 열정을 알아주고 아무 조건 없이 지지해 주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 희망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 여성이라는 특성을 살려 광명시 평생학습사업소 여성회관에 마련된 탁아소를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는 조례를 발의했다. 이 조례가 통과되면서 시 직영으로 운영되는 여성회관에 아이를 데리고 온 주부들이 소액의 이용료를 지불해야 했던 불편함이 해소됐다. 이은창(28·자유선진당) 대전 유성구의원은 대전 유성구에 테크노밸리가 개발되면서 관평동의 이름이 ‘관평테크노동’이라고 만들어지는 것에 반대해 동 이름을 다시 돌려놨다. 이 의원은 “주민 갈등을 주도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정치인으로 첫발을 디딘 이들은 이제 젊은 세대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는 정치를 희망한다. 이관수(28·민주당) 강남구의원은 “반값 등록금, 청년실업 문제들이 이제 중앙정치에서도 핵심 이슈가 되고 있고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권에서 20대 젊은층들이 비례대표로 진출하고 있다.”면서 “보다 많은 전문가들의 참여를 토대로 공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례를 만들고 지역구에서 열심히 일한다면 젊은층들이 중앙 정치에서도 단단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세훈·강주리·허백윤기자 baikyooon@seoul.co.kr
  • [20대, 정치를 묻다] 청춘에게 정치는 푸른 꿈이다

    [20대, 정치를 묻다] 청춘에게 정치는 푸른 꿈이다

    새로운 생각으로 닫힌 세상 활짝 여는 정치를 ●김병민(29) 서울 서초구의원 대학 시절 특정 정치성향의 학생들만 대대로 총학생회를 꾸리는 것이 불만스러워 비(非)운동권 타이틀로 총학생회장에 도전했다. 정치가 기득권이나 특정 집단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평범한 일반 사람들이 만들어서 결국 대중에게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1년 남짓 정치를 경험해보니 우리나라가 경제는 선진화돼 있고 국제적 위상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 정치 문화는 아직 낙후된 것 같다. 진입장벽도 높다. 20대 구의원으로서 내가 하는 일이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 청소년들이 원하는 꿈을 갖고, 대학생이 무조건 대기업에 취업하는, 그런게 아닌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 새로운 생각으로 닫힌 세상을 바꾸는 열린 정치를 할 수 있길 바란다. ▲1982년생 ▲대원고, 경희대 경제통상학부 ▲경희대 총학생회장 ▲대입수시 U캠퍼스학원 원장 ▲한나라당 ▲18대 총선 한나라당 서초을 전략기획팀장 ▲사단법인 드림파머스 이사 젊은 층 목소리가 의회에 더 많이 반영돼야 ●이관수(28) 서울 강남구의원 20대 정치의 1세대로서 시발점이 됐다고 자부한다. 세대를 대표하는 공감의 정치를 하고 싶다. 참신한 시각으로 구정을 균형있게 바로잡는 역할을 할 수 있어 특별한 보람을 느꼈다. 강남구청은 예비비 사용을 업무추진비로 하는 것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여기에 어긋나게 사용하고 있어서 시정조치시켰다. 노무사 경험을 살려 지방의회의 국정감사라 불리는 행정사무감사 때 전문가적인 시각에서 인사노무의 부적절한 사례를 적발했고 예산도 삭감시켰다. 보수적 색채가 강한 강남구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지원할 수 있도록 조례를 발의했고 청년 고용창출기금을 조례로 지정해 취업난 해결에 앞장섰다. 반값 등록금이나 청년실업 문제들이 중앙정치에서도 핵심 이슈가 되는 만큼 젊은 층의 목소리가 의회에 더 많이 반영되고 청년층을 위한 사업이 많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1983년생 ▲서대전고, 충남대 법학과 ▲제15회 공인노무사 최연소 합격 ▲대유한솔노무법인 공인노무사 ▲열린우리당 서울시당 대학생특별위원장 ▲민주당 강남갑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아이들 웃음 퍼지도록 자치 재량권 확대 필요 ●황순규(30) 대구 동구의원 한나라당 텃밭에서 민주노동당 출신인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그러나 막상 해보니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았고 충분히 할 만했다. 내가 내걸었던 작은 도서관 건립사업을 주민센터 4~5곳 이상에서 진행 중이다. 영유아 필수예방접종비 지원도 기존 지정병원 비율을 10%에서 올해 20% 달성 목표로 현재 18%까지 이뤄냈다. 내년 총선 및 대선과는 관계없이 우리 지역의 교육과 보육문제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지고 싶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동네에 울려퍼지도록 만들기 위해 지방자치에 대한 재량권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특히 젊은 층이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너무 좁다. 젊은 세대의 정치권 유입이 절실하다. ▲1980년생 ▲영진고,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대구청년센터 청년실업대책팀장 ▲사랑의 몰래산타 대구운동본부 본부장 ▲대구시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제정 동구운동본부장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부위원장 구청 단위 업무를 洞주민센터 단위로 전환해야 ●이은창(28) 대전 유성구의원 정치에 꿈이 있어 일찍 입문했다. 기초의원에서 광역의원, 기초단체장에서 광역단체장으로 차츰 영향력의 범위를 넓혀나가고 싶다. 아직 기초의원으로서 한계는 있지만 현재 위치에서 열심히 하는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겠다. 무엇보다 지방자치 시스템을 바꿔보고 싶다. 중앙정부의 업무가 지방정부로 이양되듯 구청 단위 업무를 동 주민센터 단위로 전환해야 주민들의 편익을 높일 수 있다. 지방정부 내에서도 권한을 이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치를 하는 사람은 국가관이 투철해야 한다. 지금은 국가관은 거의 없고 개인의 출세를 위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정체성을 확실히 다져 내가 아닌 다른 사람, 개인이 아닌 사회와 국가를 위한 일을 하고 싶다. ▲1983년생 ▲공주고, 대전대 행정학과 ▲자유선진당 ▲에바다투어(주) 대표 ▲명성실버대학 운영위원 젊은 열정 키우는 지역사회 환경 만들어야 ●조화영(29) 경기 광명시의원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의 정치와 역사를 움직였던 주체는 젊은이들이었다. 4·19 혁명을 주도했던 것은 고등학생, 5·18 민주화운동을 이끈 것은 대학생이었다. 2011년 반값등록금을 외치며 촛불문화제를 이끈 것 또한 대학생들이었다. 젊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의 현실에서 나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도 당해봤고 정당생활이 짧다는 이유로 중요한 사안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젊은 열정들이 지역사회에서 계속 자라날 수 있는 정치를 바란다. 열정을 가진 청소년, 젊은층이 세계의 리더로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정치를 하고자 한다. 올해 지역 어린이도서관에 영어도서관을 설치한 것도 그러한 취지에서 보람을 느낀 일이다. ▲1982년생 ▲한국외국어대학 아프리카학과 ▲아프리카연구소 연구조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해외인턴십 남아공 케이프타운 난민센터 근무 ▲민주당 광명을 지역위원회 국제교류특위 부위원장 ▲광명지역혁신교육협의회 상임위원 말보다 발로 뛰어야…정치 관심부족 아쉬워 ●김지혜(27) 경기 오산시의원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꿈이 있었지만 직업은 어린이집 교사였다. 다른 지역에 비해 면적이 좁은 오산에 와서 일을 하다 보니 지역이 상대적으로 소외됐고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더욱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오산시가 보육시범도시로 지정돼 일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동시에 혁신교육지구로도 지정이 돼있는데 초기 단계이다 보니 청소년에 대한 교육사업이 성적 위주로 간다. 그런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청소년 유해환경감시단 등 아동·청소년 문제에 주력하고 있다. 기성 정치인들처럼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말로만 하는 정치가 아닌 발로 뛰는 정치를 해나가고 싶다. 또한 나처럼 젊은 층이 직접 정치에 입문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정치에 대한 관심을 늘리는 게 절실하다. ▲1983년생 ▲숙명여대 원격대학원 영·유아교육전공 석사과정 재학 중 ▲한나라당 오산시 보건사회분과 부위원장 ▲한나라당 여성위원회 2030 분과장 ▲한나라당 차세대 여성위원회 오산시지회장 ▲숙명여대 원격대학원 원우회 사무국장 청년 도전 막는 의회 정당·연령 독점 안돼 ●김수민(29) 경북 구미시의원 사회운동가를 꿈꾼다. 보통 사회운동을 하다가 정치권에 입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거꾸로 생각했다. 운동권이 축구의 수비수라면 기초의원으로서의 현재 내 모습은 공격수라 할 수 있다. 정치권은 이분법적 논리가 통하지 않는 인간적 공간이다. 이런 경험이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는 데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 지방의회의 정당 독점 못지않게 연령 독점도 중요한 문제다. 나처럼 젊은 사람도 도전할 수 있는 게 기초의회여야 한다. 다만 기초의원은 전문가 출신일 수는 있지만 전문가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전문가주의에 빠지면 시각이 협소해질 수 있다. 남은 3년의 임기 동안 주민참여예산제를 활성화시키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에 많은 관심을 쏟을 것이다. ▲1982년생 ▲구미고, 연세대 교육학과 ▲무소속 ▲구미 YMCA, 참여연대 회원 ▲‘유뉴스’ 기획위원 ▲구미 풀뿌리희망연대 운영위원 의욕있는 사람들 직접 정치 뛰어들었으면 ●최유진(27) 광주 북구의원 20대에게는 교육, 취업, 보육 등 너무나 많은 고민들이 있다. 기성세대와 청소년 사이에 끼인 세대인 20대들에게 답이 될 수 있는 정책들을 일궈내고 싶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노동당 출신 기초의원은 8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는 광역의원까지 포함해 정확히 두배가 됐다. 정치지형이 바뀌고 있는 만큼 젊은 사람들도 더 많이 지역구나 비례대표에 도전, 정치권에 입문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의욕이 있는 사람들부터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야 더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궁극적인 꿈은 통일 관련 작품활동을 하는 동화작가다. 지방정치에 참여하는 동안에도 통일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1983년생 ▲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생명공학과 수료 ▲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 ▲광주 시민의소리 기자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정리 장세훈·강주리·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장애아이 We Can’ 회장 나경원, 15일 전국 장애인댄스대회 열어

    ‘장애아이 We Can’ 회장 나경원, 15일 전국 장애인댄스대회 열어

     국회연구단체 ‘장애아이 We Can’ 회장인 나경원(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5일 오후 2시 다운복지관과 본사랑재단, (사)사랑나눔 위캔과 함께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국 장애인 댄스경연대회’를 개최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리는 축제 한마당으로, 올해 6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전국에서 40여개 팀이 참가해 예선을 거쳤고, 본선진출팀은 부산혜송학교 댄스스포츠팀, 천안인애학교 여우별팀, 전북혜화학교 무용단 등 총 10개 팀이다. 참가팀들은 저마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통해 감동과 재미가 있는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경원 의원은 “참가팀들이 이 자리에 서기 위해 투자한 시간과 흘린 땀방울의 보람을 느끼기를 바란다.”면서 “장애인들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과 열정을, 비장애인에게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인식 개선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인 대상과 금상, 은상, 동상을 가린다. 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과 대회 주최 관계자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축하공연에는 인기 댄스가수인 ‘장우혁(전 HOT 맴버)’과 아이돌 그룹 ‘시스타’ 등이 출연한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18분의 소통 TED2011] (4) TED는 우리에게 과연 무엇인가

    [18분의 소통 TED2011] (4) TED는 우리에게 과연 무엇인가

    “인터넷 키노트 사용자 모임에서 처음 테드(TED)를 접하게 됐다. 지난해 10월 답답한 관료 문화에 ‘테드스러움’을 접목시켜 보자는 취지로 테드x 광화문을 만들었다. 소통에 목마른 우리 세대에 살아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데서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테드x 광화문 창립멤버 안효철 국가인권위원회 주무관·37) ‘가치 있는 아이디어의 확산’을 모토로 전 세계 모든 지식을 공유하려는 테드 모임의 국내 효시는 2009년 8월 설립된 ‘테드x 명동’이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국내에는 테드x라는 이름으로 각종 콘퍼런스와 이벤트를 여는 곳이 70여곳에 이른다.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국내 테드 열풍을 이끌고 있는 운영자들과 그동안 테드 연단에서 자신의 경험적 지식을 직접 설파했던 사람들은 테드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테드x 강남’의 운영자인 김홍석(27·상명대 한국어문학과)씨는 “점수만을 목적으로 한 대학교 프로젝트와 달리 삶과 지식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테드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서 “현재는 소문을 듣고 스스로 조사한 뒤 참여하는 수준이지만 머잖아 트위터처럼 일상의 행사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테드x 숙명’ 창립멤버인 신하영(27·숙명여대 교육대학원)씨는 “테드 연단에 나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이야기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 “그런 이야기들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 역시 다양한 일상의 기적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학교에서 수업용 교재로 테드 영상을 본 뒤 청소년 중심의 ‘테드x 유스’를 만들었다는 권민혜(17·한국국제학교)양은 “교실에서 배우는 틀에 갇힌 학문이 아닌, 삶에 도움이 되는 살아 있는 메시지를 학생들 스스로 찾아 나가도록 도와준다는 점이 좋다.”고 했다. 회사원 추대엽(35)씨는 “테드x 이벤트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언어의 장벽에 막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테드x 이태원’을 조직했다.”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지식을 나눔으로써 건전한 다민족 문화 실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효철 주무관은 “지난해 연단에 오른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통해 우리 사회에 통렬한 질문을 했는데, 듣는 사람들 중 아무도 대답을 못할 정도로 쩌렁쩌렁한 울림을 줬다.”고 전했다. 그동안 3차례 테드x 연단에 섰던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은 다른 나라보다 유독 한국에서 테드x에 기대와 관심이 큰 데 대해 “지식의 공유에 대한 젊은층의 인식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테드x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연령대가 20~30대인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테드x가 최근 한국 사회의 화두 중 하나인 소통과 맞물려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짧은 시간에 사람들에게 평소와 다른 영감과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연사들이 어느 행사보다 충실하게 준비를 하는 것 같다.”면서 “집중도 높은 청중들과 열정적인 연사들이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테드x 광화문’이 주최한 ‘뻔한 사회복지? Fun한 사회복지!’의 연사로 나섰던 김정태 유엔 거버넌스센터 홍보팀장은 청중들의 열정적인 분위기가 다른 행사에서 볼 수 없는 차별성이라고 강조했다. ‘가치 있는 아이디어의 확산’이라는 테드의 철학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강연을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른 콘퍼런스나 세미나와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청중들이 지식을 받아들이겠다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오기 때문에 눈빛 자체가 다르다.”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연단에 서는 미국과 달리 한국의 테드x 이벤트는 도전하는 젊은이들, 노력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테드x 참여자들을 ‘삶의 해답을 원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했다. 삶을 변화시킬 지식을 찾고 싶다는 동기가 강한 사람들이 절실한 마음으로 테드x 행사장을 찾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거기에 비해 현재 테드가 얼마나 명쾌하게 답을 제시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지식에 대한 갈증을 느끼지만 자기에게 어떤 문제가 있고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테드x 한양’이 주최한 이벤트에서 지식생태학이란 복잡한 학문을 소개한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사회 저명인사들과 대중을 연결시켜 지식을 나누는 테드x의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분야별 전문가들만의 ‘닫힌 리그’를 일반인들에게 열기 위해서는 전문가들 스스로 설득을 위한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38)평창 약수리 느릅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38)평창 약수리 느릅나무

    북유럽 신화 속 최초의 신이자 지혜의 신인 오딘은 하늘을 떠받치고 서 있는 거대한 물푸레나무가 있는 신비의 숲에서 인간을 만들었다. 오딘은 물푸레나무의 밑동에 숨결을 불어넣어 남자를, 곁에 서 있는 느릅나무로 여자를 만들어 냈다. 인류 최초의 남자와 여자다. 느릅나무가 서양 문화권에서 여성성의 상징으로 이용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미국의 현대 작가 유진 오닐이 그의 대표적 희곡 ‘느릅나무 아래의 욕망’에서 물질을 향한 탐욕에 대비하여 음울한 여성성과 본능적 모성, 혹은 열정과 감성을 상징하기 위해 거대한 느릅나무를 배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느티나무와 자칫 혼동하는 느릅나무 “군청 사람들이 알려줘서 알았지, 처음엔 그저 느티나무인 줄 알았죠. 이제 와서 생뚱맞게 바꾸긴 뭘요? 왜 식당 이름을 잘못 지었냐 하면 그냥 웃고 말죠.” 강원도 평창군 약수리의 국도 31호선 가장자리에서 하늘을 이고 서 있는 느릅나무 앞의 식당 ‘느티나무 가든’의 주인 강태일(58)씨 이야기다. 도로가 개통되기 전 이 나무 앞에 있던 옛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강씨는 옛 어른들도 모두 이 나무를 느티나무로 알았다고 한다. 느릅나무와 느티나무는 모두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가까운 친척 관계의 나무로, 널리 퍼지는 품이나 오래 자라는 생명력이 서로 닮았다. 물론 꼼꼼히 짚어 보면 잎 모양이나 줄기 껍질 생김새 등에서 적잖은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연구자들의 몫이다. 정작 나무에 삶을 기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나무 이름 정도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강씨의 말대로 나무 이름이 틀렸다 하면 그저 한번 웃으면 그뿐이다. 분명한 옛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느릅나무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살아왔다. 이를테면 ‘삼국사기’에는 느릅나무를 좋은 건축재로 여기고, 일정 수준의 벼슬을 하지 않은 백성이 느릅나무로 집 짓는 걸 금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목재로서의 가치가 높지만, 흔치 않은 까닭에 이를 아끼려 했던 조치였지 싶다. 실제로 오래된 느릅나무는 느티나무에 비해 그 수가 그리 많지 않다. 산림청 보호수로 지정된 느릅나무는 현재 58그루에 불과하다. 그중 34그루가 강원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것도 우리에게 느릅나무가 익숙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다.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가 무려 5300그루가 넘는 느티나무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숫자다. ●마을의 평화를 지켜온 700년 된 나무 “단오 때 저 나무에 쌍그네를 매고 사람들이 놀면 한 해 동안 마을에 평화가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어요. 그래서 한 십년 전까지만 해도 단오 때만 되면 어김없이 그네를 맸지요.” 그 사이에 느릅나무 주변의 환경도 많이 바뀌었다. 강씨가 자라던 어린 시절만 해도 나무 앞으로 조붓한 흙길이 있었고, 강씨가 살던 집은 읍내 장터에 가는 사람들이 쉬어 가는 주막이었다. 강씨는 이 주막집에서 느릅나무를 바라보며 태어나고 자랐다. 나무 앞을 흐르는 평창강을 스쳐온 강바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지만, 강변에는 꽤 높은 강둑이 쌓아 올려졌다. 흙먼지 날리던 길은 번듯한 국도로 포장됐고, 사람들을 태우고 장터로 이끌던 소달구지 대신 온갖 자동차들이 쌩쌩 지나친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졌지만, 이곳에 살던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 떠났다. 그네를 매고 즐길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쌍그네를 매고 놀던 일도 가뭇없이 사라졌다. 어른 키보다 조금 높은 부분에서 줄기가 둘로 나뉘며 솟아오른 약수리 느릅나무는 키가 25m, 줄기 둘레도 5.5m나 된다. 우리나라에 살아 있는 느릅나무 가운데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느릅나무로 봐도 틀리지 않는다. 포장된 도로가 바로 곁으로 나는 바람에 생육 공간이 넉넉지는 않으나 아직 건강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다. “보호수 안내판에는 455살이라고 돼 있지만, 우리 마을 사람들은 700살은 훨씬 넘은 나무로 알고 있어요. 저 나무가 옥황상제가 보낸 세 아들 가운데 하나거든요. 옥황상제는 나무의 모습으로 세 아들을 우리 마을에 보내면서, 모두가 잘 살면 마을이 잘될 거라고 했는데, 그중의 한 그루가 죽었어요. 그 바람에 마을에 그리 잘되는 집안이 없다고들 하죠.” 강씨가 말하는 다른 한 그루는 마을 안쪽의 들판을 거느리는 듯한 모습으로 서 있다.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지만 강변의 느릅나무만큼 크지는 않다. “어떻게 돼야 잘되는 집안이냐.”는 질문에 강씨는 “요즘 같은 시절에야 부자 되는 거죠.”라고 한다. ●온 누리의 평화를 지켜줄 큰 나무 “땅값이나 좀 오를까? 그래 봐야 올림픽 경기장이 있는 진부 쪽에 해당하는 이야기겠지요. 여기는 좀 외져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거예요.”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뒤 평창은 뉴스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평창 주민의 생활에는 아직 별다른 변화가 없다. 큰 도로 주변에 나부끼는 ‘축하’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과 공공기관에서 붙인 축하 포스터를 빼면 달라진 게 없다. 굽이굽이 굽어 도는 평창강을 따라 평창읍에서 조금 남쪽으로 떨어진 약수리 역시 아직은 예전 그대로다. 평창 약수리는 옥황상제가 세 아들을 보낼 곳으로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를 짚어볼 수 있을 만큼 평화롭고 아름다운 강변 마을이다. 쌍그네를 띄우지 않아도 저절로 지켜질 견고한 평화다. 천년의 평화를 지켜온 한 그루의 나무가 하늘의 위엄을 간직한 채 이곳을 찾을 낯선 외국인들과 함께 온 누리의 평화를 지키는 큰 나무로 남기 위해 기지개를 켠다. 장맛비를 머금은 먹구름이 나뭇가지를 휘감아 돈다. 글 사진 평창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18분의 소통 TED 2011] 44개국 ‘테드 전파자’ 110명 재스민 혁명에 아낌없는 찬사

    [18분의 소통 TED 2011] 44개국 ‘테드 전파자’ 110명 재스민 혁명에 아낌없는 찬사

    중동과 아랍에 ‘민주의 봄’을 안겨 준 ‘재스민 혁명’에 대한 전 세계 테드(TED) 마니아들의 찬사는 끝이 없었다. ‘테드 글로벌 콘퍼런스 2011’의 공식 개막에 앞서 10일(현지시간) 오전 영국 에든버러 EICC에서는 전 세계 테드x(지역별 테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운영자 교육행사 ‘테드x 워크숍’이 열렸다. 테드 측이 비영리 원칙을 실천하며 지구촌에 테드의 정신을 퍼뜨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단계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행사다. 44개국 110명이 참가했다. 워크숍에서는 재스민 혁명을 통해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의 지평을 연 중동, 아프리카 지역 운영자들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들은 폐쇄된 사회에서 자신들이 주도한 테드x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재스민 혁명의 불을 댕긴 튀니지의 테드x 관계자는 “지식인들이 의견을 나누기 위해 모인 테드x가 ‘혁명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역할을 했고, 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져 나갔다.”고 전했다. 이집트 테드x 카이로 운영자도 “독재정권 아래 하나의 시각만 강요받던 사람들이 자신 속에 숨어 있는 자유에 대한 욕망을 털어놓기 시작하면서 점차 상승효과를 본 것 같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도 네명의 운영자들이 참석했다. 테드x 부산의 김마니씨, 테드x 이화의 강지혜씨, 테드x 동성로의 신윤희씨, 테드x 경원대의 에이다이다. 에이다는 필리핀 출신 유학생이다. 대구대 특수교육 연구교수로 재직중인 신윤희씨는 “한국에서 테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비영리의 원칙을 지키다 보니 운영에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다른 나라의 노하우를 배워 가고 싶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온 참가자는 “한국에서 테드 열풍이 거세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는데, 라이선시들과 얘기해 보니 그 열정에 다시금 놀랐다.”면서 “기회가 되면 한국의 테드x행사에 꼭 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에든버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권주자들과의 인터뷰/이도운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대권주자들과의 인터뷰/이도운 정치부장

    지난해 4월 정치부장을 맡은 이후 여야의 유력 정치인들과 직접 인터뷰할 기회를 갖게 됐다. 인터뷰 기사가 나올 때마다 “그 정치인은 직접 만나 보니 어떠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에 대한 답변을 이번 칼럼에 담아보려 한다. 가장 최근에 인터뷰한 인물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그가 내년 총선과 대선에 직접 뛰어들 것인가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 나는 ‘할 것 같다.’고 답변하고 싶다. 지난달 15일 부산에서 1시간 50분간의 인터뷰를 끝내고 문 이사장에게 확인 질문을 했다. “오늘 출마 여부와 관련해 많은 말씀을 하셨다. 그 가운데 ‘아직은 결정할 시기가 아니고, 선거 때가 다가오면 결정하겠다’고 답변한 부분을 기사로 쓰겠다. 그러면 편집에서는 ‘출마 가능성 배제 안해’라고 제목을 뽑을 것이다. 그래도 되겠느냐?” 문 이사장은 빙긋이 웃으며 “그렇게 하십쇼.”라고 말했다. 독자들이 가장 많이 본 인터뷰는 ‘의외로’ 지난 1월 14일 가졌던 김두관 경남지사와의 대담이었다. 사흘 뒤 지면에 실린 김 지사 인터뷰 기사는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에서 그날 ‘가장 많이 본 정치기사’가 됐다. 대중이, 혹은 네티즌들이 김 지사에게 그 정도로 관심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동료 언론인들로부터 가장 많은 ‘피드백’을 받았던 것은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의 인터뷰였다. 인터뷰 날짜가 대법원 판결로 지사직을 잃기 바로 전날인 지난 1월 26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뷰 속에 이 지사의 착잡함, 비장함, 허탈함, 마지막 희망, 이런 감정들이 묻어났다. 그런 감정 속에서도 이 지사는 2012년을 넘어 2017년까지 바라보고 답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인터뷰는 ‘터프’했다고 말할 수 있다. 손 대표는 질문·답변이든 사진 촬영이든 ‘인위적인’ 연출을 원하지 않았다. 손 대표는 또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듯한 질문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고 반격을 했다. “당의 실세는 손 대표가 아니라 박지원 원내대표라는 말들도 나온다.”고 당내 사정을 꼬집어 보자 “무슨 여의도 참새들이나 지저귀는 듯한 질문을 던지느냐.”고 힐난하기도 했다. 여당 정치인들과의 인터뷰는 재미가 덜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야당 정치인들보다는 말을 아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반향이 가장 컸던 것은 이재오 특임장관과의 인터뷰였다. 지난해 10월 23일, 정권 실세로 돌아온 이 장관은 당시 검찰의 기업 수사가 “구여권에 대한 수사”라고 규정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많은 언론이 사설과 논평으로 다뤘을 정도였다. 이 장관에게 “매일 지하철로 출근하고, 5000원짜리 점심을 먹는다는데, 그러러면 무엇하러 실세를 하느냐.”고 던져봤다. 이 장관은 “바로 그런 것이 구시대적인 사고”라고 반격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국회의원을 세 차례 하고 도지사를 연임했지만 말과 행동은 여전히 서민 같았다. 김 지사에게 “주변에 아직도 민중당 출신이 많다. 이들도 김 지사처럼 모두 전향했느냐.”고 물었다. 그에 대한 답변은 김 지사가 아니라 배석했던 민중당 출신 최우영 대변인이 자청했다. “의(義)를 버리고 이(利)를 택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김 지사와 함께한 지가 10여년이다. 우리도 바뀌었다고 봐야 한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너 바뀌었느냐’고 계속 물으면 좀 그렇다.” 독자들이 가장 관심이 많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는 아직 인터뷰할 기회가 없었다. 박 전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시작하지 않았다. 차기 또는 차차기 대권 후보로 꼽히는 정치인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감정은 안도감과 아쉬움이다.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국회의장, 주요 시·도지사 등을 대부분 인터뷰했지만 그 가운데 ‘엉터리’라고 생각되는 인물은 없었다. 거기서 안도감을 느낀다. 그러나 국가의 미래에 대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다는 열정을 느끼게 해준 인물도 거의 없었다. 나의 통찰력이 부족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거기서 아쉬움을 느낀다. dawn@seoul.co.kr
  • “고달픈 삶의 현장·새들의 생활에 주로 앵글 맞춰”

    “고달픈 삶의 현장·새들의 생활에 주로 앵글 맞춰”

    “사진작가 생활은 대통령하고도 바꾸지 않을 만큼 행복합니다. 모든 사물과 현상을 자신의 시각과 의지에 따라 자유롭고 즐겁게 작품으로 승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30여년 동안 카메라와 함께 동고동락을 해온 사진작가 임일태(68·한국사진작가협회 위원·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씨가 공모전 세계 최다 수상 기네스 기록에 도전한다. ●해외 수상 847회… 국내보다 많아 임씨는 열정적인 작가 활동을 통해 53개국에서 1048회를 수상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수립했다. 대상 1회, 금상 32회, 은상 21회, 동상 23회, 가작·장려·특별상 82회, 입선 882회, 기타 7회 등이다. 해외에서 수상한 경력이 847회로 국내보다 훨씬 많다. 그동안 수상한 상장과 상패 등이 방 하나를 가득 채우고도 모자랄 정도다. 이런 기록은 지난 5월 한국 기록원에 등재된데 이어 기네스북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진 공모전 최다 수상 기록은 프랑스 작가의 800여회일 뿐이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임씨가 사진에 관심과 애착을 갖게 된 동기는 1981년 월간지 ‘여원’ 공모 사진전에서 수상하게 되면서부터다. 열정과 실력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았고 항상 열심히 공부하고 현장에 충실한 작가라는 평을 들었다. 창작 사진 분야의 실력이 뛰어나 ‘연출의 달인’으로 통한다. ●우표·탈·수석도 많이 모아 임씨는 “사진작가는 순간 포착을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현장에 직접 가서 보고 생각하는 프로 근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주로 앵글을 맞추는 대상은 고달픈 삶의 현장과 새들이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모습이다. “토속적인 삶의 기원인 샤머니즘, 전통 이어가기, 한국의 세시풍속 등을 보면 기록으로 남겨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사명감이 용솟음칩니다. 새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진정한 모성애와 부성애, 조건 없는 사랑을 되새기게 되지요.” 이어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끝이 없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사진에 미쳐 살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다. 작품을 찍으러 섬에 들어갔다가 풍랑으로 소식이 끊겨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하는가 하면 누드모델을 집에 데려와 촬영하다 부인에게 들켜 혼쭐이 나기도 했다. 새벽부터 사진기를 들고 돌아다니다 간첩으로 신고돼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임씨는 사진 찍는 틈틈이 우표도 수집해 65개국 우표 8000여장을 모았다. 아파트 거실은 각종 수석들로 가득하다. 분재, 바둑, 서예, 목공, 탈 수집, 사물놀이 등도 한다. 그러니 부부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집안 살림살이는 늘 넉넉하지 못했다. ●“평생 통장에 100만원 쌓일 때 드물어” 부인 이혜자(63)씨는 “카메라 장비나 수석을 자주 구입하는 바람에 평생 예금통장에 100만원 이상 쌓일 때가 드물었다.”면서 “속상했지만 일찌감치 포기하니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한국·일본·루마니아 ‘3국 3인 전시회’를 준비하다가 몇개월전 과로한 탓에 뇌경색 치료를 받고 있다는 임씨는 “소망이 있다면 지금까지 수상한 상패와 모아온 수석 등을 전시할 아담한 기념관을 하나 짓는 것”이라면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눈을 감는 그날까지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겠다.”며 사진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이건희회장 갈채속 출근

    이건희회장 갈채속 출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기여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임직원의 환영을 받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출장 이후 처음 출근했다. 이 회장은 11일 오전 8시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들어서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타운 내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생명 등 그룹 임직원 500여명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이 이 회장을 맞았다. 남녀 직원이 로비로 들어선 이 회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했고, 이 회장은 임직원 30여명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 회장은 별 언급 없이 42층 집무실로 향했다. 삼성 사옥에는 ‘쉼없는 열정 끝없는 도전의 결실,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해 우리 모두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붙었다. 이 회장은 평창 유치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만큼 홀가분한 마음으로 삼성 경영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는 13일까지 경기 수원 디지털시티와 기흥 나노시티에서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 400여명이 참석하는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특히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한 전략과 선진국의 성장세 둔화에 대한 대응 방안, 아프리카·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의 진출 확대 전략 등이 심도있게 논의된다. 11~12일 수원에서 진행되는 TV·PC·생활가전 등 세트 부문 회의에서는 애플 등 경쟁사의 견제가 심해지는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에 대한 대응 전략과 스마트 3차원(3D) 입체영상 TV의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이어 18일부터는 열흘간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도 개최한다. 자사와 글로벌 경쟁업체 제품 간 비교·분석 작업이 진행된다. 격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이 회장이 2009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참석해 온 만큼 이번 행사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결혼해줘” 청혼하려 1600km 걷는 中남성

    중국의 20대 청년이 여자 친구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대륙 종단을 시작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 청년의 무모하지만 아름다운 열정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온몸을 새까맣게 그을리면서 하루 수km를 걷는 주인공은 허난성에 사는 류 페이원(29). 류는 몇 년 간 사랑을 키워온 여자 친구 링 쉬에(23)에게 최근 청혼을 했다가 “1000마일(약 1600km)을 걷는다면 그렇게 하겠다.”는 농 섞인 대답을 들었다. 링이 스코틀랜드 그룹 프로클레이머스의 열렬한 팬인 남자 친구를 위해 ‘500마일’이란 곡의 가사를 인용해 긍정을 답변을 한 것. 이 곡에는 “너의 남자가 될 수 있다면 500마일을 걷고 또 500마일을 걷겠다. 그리고 너의 집 앞에 쓰러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청혼 다음날 류는 배낭과 워킹화 등을 구입한 뒤 여자 친구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허난성을 떠나 광둥성으로 이르는 1000마일의 대륙 종단 여행을 훌쩍 떠나버렸다. 뒤늦게 이 소식을 들은 링은 황당함과 감동이 교차했다고 털어놨다. 허난성의 한 지역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링은 “1000마일을 걸으면 청혼을 받아주겠다는 건 100% 농담이었다.”면서 “평소 장난을 잘 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그가 진짜 이렇게 떠날 줄은 몰랐다. 건강히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류가 ‘사랑의 완주’를 모두 마치는 데는 약 6주가 걸린다. 여행을 떠나기 전 류는 “걸어서 중국의 여러곳을 둘러보는 건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다. 이 여행을 끝나면 나의 사랑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소망을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COOL vs HOT…양대 록페스티벌 비교 분석

    COOL vs HOT…양대 록페스티벌 비교 분석

    1999년, 한국에서 록페스티벌이 첫걸음을 뗐다. 처음부터 가시밭길. 인천 송도에서 열린 트라이포트 록페스티벌은 기록적인 폭우와 준비 부실이 겹쳐 일정의 절반도 소화하지 못한 채 끝났다. 2006년 펜타포트 록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꾸고 7년 만에 부활했다. 하지만 2009년 내부 알력 탓에 둘로 나뉘었다. 그해 펜타포트와 신생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이하 지산)은 같은 날 열렸다. ‘제 살 파먹기’ 경쟁의 폐해를 깨달은 것인지 지난해부터는 1주일 간격을 두고 열리고 있다. 지금껏 펜타포트는 ‘과격한 오빠들을 위한 하드록’, 지산은 ‘시크한 강남 언니들이 즐기는 브릿팝·모던록 축제’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올해 출연진을 보면 이런 구분은 무의미하다. 과거 록페스티벌의 기준과는 어울리지 않은 아이돌·댄스 가수도 상당수 포함된 것. 그렇다고 색안경을 쓰고 볼 일은 아니다. 지난달 영국의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는 비욘세가 헤드라이너(당일 무대의 대표가수)로 섰다. 새달 일본의 서머소닉에는 소녀시대와 보아가 오른다. 덩치가 커진 록페스티벌의 대중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셈이다. 출연진 논란에도 불구하고 두 페스티벌 모두 지난해보다 30%쯤 관객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홈런타자 없는 지산 경기 이천 지산리조트에 둥지를 튼 후발주자 지산(29~31일)의 걸음마는 놀라웠다. 첫해 6만명, 지난해 7만 9000명이 찾았다. 펜타포트의 외국가수 섭외를 맡았던 기획사(나인 엔터테인먼트)와 대기업(CJ)의 결합이 시너지를 발휘한 것. 2009년 오아시스, 위저, 패티 스미스에 이어 지난해 뮤즈와 매시브 어택, 펫샵 보이스가 지산의 여름밤을 달궜다. 올해는 관록의 일렉트로닉 듀오 케미컬 브러더스와 단기간에 정상급으로 도약한 영국 밴드 악틱 몽키스(위), 원조 브릿팝 밴드 스웨이드가 29~31일 헤드라이너를 맡았다. 하드코어 테크노밴드 아타리 틴에이지 라이엇과 인큐버스, 한국계 싱어송라이터 프리실라 안도 끌리는 카드다. 국내 가수는 장기하와 얼굴들, 델리 스파이스, 자우림, 국카스텐, 몽니 등이 합류한다. 야구로 치면 타율 3할대의 교타자들이 수두룩한 라인업이다. 그런데 뮤즈나 오아시스 급의 ‘4번 타자’는 눈에 띄지 않는다. 슈퍼밴드 콜드플레이의 내한설이 무성했기 때문에 상실감이 더 큰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김완선과 DJ DOC, 정진운(2AM 멤버)이 포함된 데 대해 일부 팬의 심기도 불편하다. 이재향 CJ E&M 공연사업부문 대리는 “라인업 논란은 무대를 보고 평가해 주기바란다.”면서 “DJ DOC의 라이브와 퍼포먼스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고, 김완선은 심야시간의 신설 무대에 오른다. 정진운은 남들이 꺼리는 낮 12시를 배정받고도 밴드에 대한 열정으로 자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지산의 히든카드는 하이프 스테이지다. 메인 무대 공연이 끝나는 밤 11시 이후 캠핑족들의 놀거리가 마땅치 않았던 점을 보완한 것. 펑크와 힙합, R&B, 레게, 일렉트로닉, 팝, 댄스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무대를 밤 11시부터 새벽 3~4시까지 이어간다. 김완선 등 11개 팀이 오른다. 입장료는 3일권 22만원, 1일권 11만원. ●펜타포트 축제 강렬함 흐려져 2006년 스트록스·플라시보·블랙아이드피스, 2007년 케미컬브러더스·라르크앙시엘·뮤즈, 2008년의 트래비스·카사비안 등 매력적인 밴드를 올렸던 펜타포트의 지난 2년은 밍밍했다. 후발주자 지산에 밀리는 모양새였다. 관객도 2009년 4만명, 지난해 5만여명에 그쳤다. 올해 펜타포트(8월 5~7일)의 화두는 명예회복이다. 확실한 ‘4번타자’인 미국 메탈밴드 콘을 영입해 라인업의 중량감을 높였다. 둘째날(8월 6일) 헤드라이너로 서는 콘은 힙합의 그루브에 묵직한 기타 사운드를 더해 공격성을 한껏 드러내는 만큼 펜타포트의 색깔과도 잘 어울린다. 마지막날의 헤드라이너는 데뷔 10년 만에 처음 내한하는 캐나다의 5인조 펑크록밴드 심플플랜(아래). 이외에도 네온트리스나 마마스 건, 팅팅스 등이 뒤를 받친다. 부활과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베테랑 밴드부터 드렁큰타이거, 노브레인, 검정치마, 라이너스의 담요, W&WHALE, 가리온까지 국내 라인업도 탄탄하다. 출연자로 홍역을 앓기는 펜타포트도 마찬가지. 논란의 가수들은 페스티벌 첫날 일본 기업 도요타가 후원하는 ‘슈퍼트렉스 스페셜 스테이지’에 집중됐다. 헤드라이너 비오비(B.o.B)는 물론, 빅뱅의 지디&탑(GD&TOP), 태양 등이 오른다. 비오비는 그래미어워즈 올해의 음반상 후보에 오른 실력파 뮤지션이지만, 펜타포트와는 어울린다. 영국의 혼성 2인조 팅팅스는 오히려 지산에 더 어울린다. 주관사인 예스컴의 이진영 실장은 “록페스티벌이라 해도 음악시장 흐름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건 무의미하다. 예컨대 주류 팝 시장을 지배하는 브릿팝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펜타포트는 지난해부터 인천 검암동 드림파크로 둥지를 옮겼다. 더 이상 진흙탕의 기억은 잊어도 좋다. 1일권 8만 8000원, 2일권 13만 2000원, 3일권 16만 5000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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