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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사기 완역 김원중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사기 완역 김원중 교수

    누구나 한번쯤 자신한테 물어봤음 직한 얘기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라고.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을 보면서 자문자답할 수도 있겠다. 그러면서 누구는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했는지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여 잠시 먼 엣날의 편지 한통을 감상해 보자. ‘대체로 문왕(文王)은 갇힌 몸이 되어 주역을 풀이했으며 공자는 (진나라와 채나라에서) 고난을 당하여 ‘춘추’를 지었습니다. 또 손자는 발이 잘리고 나서 ‘손자병법’을 지었습니다.(중략) 저는 진실로 이 책을 저술하여 그것을 명산에 감추어 영원히 전하게 하고 다른 한편은 수도에 두어 후세에 성인군자의 살핌을 기다리기로 하겠습니다. 이것으로 전날의 욕됨을 씻고자 하며 이제는 1만번 도륙을 당해도 어찌 후회할 수 있겠습니까.’ 사마천은 궁형(宮刑·거세)을 당한 치욕을 견디며 ‘사기’(史記)라는 불후의 명작을 저술했다. 그가 대작을 탈고할 무렵 친구 임안(任安)에게 보낸 서신 ‘보임서경서’(報任少卿書)에 나오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사마천은 임안에게 “하루에도 창자가 아홉번씩 끊어지는 듯하고 집 안에 있으면 갑자기 망연자실하고 집 밖을 나서면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지 못합니다. 매번 이 치욕을 생각할 때마다 땀이 등줄기를 흘러 옷을 적시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라고 구구절절한 마음을 전했다. 궁형이라는 치욕을 받고 살아가는 데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자신이 ‘사기’를 지은 목적과 존재의 이유를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이 편지는 최근 출간된 ‘사기 서’(민음사 펴냄)에 자세하게 실려 있다. 김원중(48·건양대 중문학) 교수는 지난주 ‘사기 서’에 이어 ‘사기 표’를 펴냄으로써 16년 만에 국내 처음으로 ‘사기’ 130편을 완역해 낸 주인공이다. 그는 1995년 ‘사기’ 번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99년 ‘사기 열전’을 시작으로 2005년 ‘사기 본기’, 2010년 ‘사기 세가’ 등에 이어 이번에 ‘사기 서’와 ‘사기 표’를 동시에 출간했다. 말이 ‘표’지 400쪽에 이른다. 모두 합치면 40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서’는 정치, 사회, 문화, 과학, 천문학 등에 관한 이론과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표’는 인물과 사건 등을 연대별로 자세하게 정리했다. 특히 ‘서’에는 ‘사람이란 진실로 한번 죽지만 어떤 경우는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경우에는 기러기 터럭보다 가벼우니 그것을 다루는 방향이 다른 까닭입니다. ’ 등 주옥같은 글들과 함께 치욕의 종류 11단계를 열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설의 인물인 황제(黃帝)에서부터 당대 한나라까지의 역사를 정리한 ‘사기’는 2년 전 일본에서 처음 완역됐다. 하지만 이때는 공동집필이어서 개인이 완역해 낸 것은 세계에서 김 교수가 유일한 셈이다.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표’가 현대어로 번역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표’의 서문만 번역됐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민음사’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신문과 방송 등 언론매체에서 인터뷰를 요청해 와 지방(건양대)과 서울을 오가느라 바쁘지 않으냐고 했더니 그냥 웃기만 한다. ‘사기’의 완역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그동안 ‘표’는 단 한줄도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완역이라는 말이 있을 수가 없었죠. 단순논리로 보면 ‘표’의 번역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저의 중국 고전번역에 있어 하나의 분기점이 될 의미있는 책이지요. 중국 이십사사(二十四史)의 정수인 ‘삼국지’와 ‘사기’를 20여년에 걸쳐 세계 최초로 모두 완역하는 기나긴 노정 가운데 ‘표’ 번역은 가장 힘겹고 상당한 인내를 요하는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인류의 위대한 고전을 완성한 사마천의 고단한 삶, 치열한 창작열을 떠올리며 박차를 가했습니다.” 또한 그는 ‘표’를 번역하면서 ‘사기’의 다른 어떤 부분보다 중요하고 중국 상고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사명감에 번역 작업에 채찍을 가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촌철살인의 필치가 유감없이 발휘되면서 역사를 꿰뚫는 사마천의 안목이 응축된 명작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단다. 그만큼 사기 번역에 간단치 않은 열정을 두었음을 의미했다. “사마천이 그토록 고심하고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표’는 사마천보다 90년 뒤에 활동한 역사가인 후한(後漢)의 반고(班固)가 한서(漢書)에서 계승 발전시켰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이후 대부분의 역사서에서 ‘표’ 부분을 다룬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후대의 역사가들이 표라는 방식을 다루지 않았다는 점은 그만큼 연표를 작성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방대한 분량의 ‘사기’를 어떤 식으로 번역했을까. “16년 동안 매일 밤 10시에 잠들고 새벽 2~3시에 일어나 번역을 했습니다. 주말과 방학은 물론 명절 때도 오후에는 연구실로 출근했습니다. 웬만한 약속은 잡지도 않았고요. 그저 ‘사기’에 푹 빠져 지낸 세월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사마천이라는 인물이 아주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가장 치욕적인 형벌인 궁형을 당하고 모진 삶을 견뎌내면서 살아 숨쉬는 인간과 권력에 대한 경전인 ‘사기’를 완성했으니 말입니다. ‘사기’ 안에는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습니다. 모두가 잠재력을 지닌 역사의 주인공들이지요.” 김 교수는 번역 과정에서 중국 백화문(구어체로 쉽게 쓴 글)으로 쓰여진 책은 참고하지 않았다. 고전 원문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중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학창시절 유명한 문학평론가들의 글을 수백편씩 읽어가면서 되도록 쉽고 뜻이 잘 전달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한다. “중국 역사의 원형이지만 동아시아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기’를 한글세대인 중학교 2학년도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번 완역을 하면서 때늦은 감이 있지만 폭넓게 접할 수 있도록 해서 나름대로 의미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요. 고생은 했지만 사마천의 치욕과 감정, 문학적 표현과 행간의 의미를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기’만이 가지고 있는 특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관뚜껑을 닫을 때까지 인간을 논하지 말라고 하잖아요. ‘사기’에는 주류와 비주류가 없습니다. 때문에 등장하는 인물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고 배울 점이 많습니다. ‘사기’만 한 인간학적 교과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에는 헤로도토스의 역사가 있다고 하지만 소품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 ‘사기’에 보면 ‘태산은 한줌의 흙을 사양하지 않고 큰 강과 바다는 세세한 물결을 가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큰일을 하려면 작은 인재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이러한 내용들이 담긴 스토리텔링의 보물 창고가 바로 ‘사기’이지요.” 김 교수는 스스로 사마천을 자신의 멘토라고 칭했다. 궁형을 당하면서도 후세에 남기고자 했던 그 마음, 그 정열이 가슴 깊이 새겨지는 까닭이다. 하여 재평가 작업 차원에서 번역 일을 했단다. 사기를 읽는 사람에게 어떤 대목을 권하고 싶은지 물었다. “토끼를 잡고 난 후에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토사구팽의 고사로 유명한 한신에 대한 묘사에서 사마천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한 고조 유방의 첫 부인으로 다른 부인의 손과 발을 자르고 눈알을 뽑고 귀를 태우고 벙어리가 되는 약을 먹여 돼지우리에 살도록 만든 여태후의 본기를 번역할 때 가장 섬뜩했습니다. 여태후는 동양 최초의 여제가 아닙니까. 아주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사마천은 어떤 인물일까. “역사를 안다는 것은 인생을 두배로 사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는 반복되고 역사 속의 인물은 거듭해서 등장하며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고통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본 사마천은 냉정한 역사의 잣대로 인물을 재단하거나 서릿발 같은 말로 단죄하는가 하면 때로는 감성적인 언어로 인물을 감싸며 인간 그 자체를 탐색해 나갑니다. 사마천이라는 사성(史聖)을 만나 그의 대작을 한글로 복원하는 일은 저한테는 무한한 행복이었습니다.” 김 교수는 중국 고전에 지속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사기’에 이어 노자, 장자 등 주요 고전의 원문을 찾아 번역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자가 할 일이 그런 것 아니냐며 웃는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김원중 건양대 교수는… 충북 보은에서 출생했다. 충남대 중문과와 동대학원을 거쳐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중국 고전문학 이론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타이완 중앙연구원 중국문철연구소의 방문 학자와 타이완 사범대학 국문연구소의 방문 교수를 역임한 뒤 현재 충남 논산 건양대에서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중국문화학회 부회장, 한국중어중문학회 편집위원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2천년의 강의-사마천의 생각경영법’(공저) ‘중국문화사’ ‘중국문학이론의 세계’ ‘통찰력 사전’ ‘중국 문화의 이해’ 등이 있다. 편저서로는 ‘고사성어 백과사전’ ‘허사대사전’ ‘허사소사전’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사기 본기’ ‘사기 열전’ ‘사기 서’ ‘사기 세가’ ‘정사 삼국지’ ‘당시’ ‘송시’ ‘손자병법’ ‘정관정요’ 등이 있다. ‘위진현학가의 자연관의 사유체계와 문론가에 끼친 영향’ 등 30여편의 학술 논문도 발표했다. 2010년 제1회 건양대 학술우수연구자상을 수상했다.
  • 페라이어 “3년전 젊은 관객 인상적… 재회 기대”

    페라이어 “3년전 젊은 관객 인상적… 재회 기대”

    무심코 악보에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베었다. 상처가 덧났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 항생제만 먹은 게 패착이었다. 염증으로 손가락뼈에 변형이 왔다. 피아니스트에겐 치명적인 부상. 1991년부터 수술과 재활의 반복.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그를 위로한 것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음악이었다. 1990년대 후반 그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녹음했다. 이 음반은 빌보드 클래식 차트 15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2004년 부상이 재발했지만, 2006년 대수술을 받은 그는 꺾이지 않는 열정으로 무대로 돌아왔다. ‘건반 위의 시인’ 머레이 페라이어(64)가 오는 2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아시아 투어 중인 페라이어를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를 통해 전화 및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1991년과 2006년 두 차례 대수술을 받은 엄지손가락이 우선 궁금했다. 페라이어는 “(완치가 된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고,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내가 연주를 할 수 있고, 괜찮다고 느낀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내 머릿속에 부상을 떠올리는 순간 끝이다. 그래서 부상당했던 기억 자체를 지워버렸다.”라고 덧붙였다. 어느새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다. 다니엘 바렌보임(69),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74) 등 비슷한 연배의 피아니스트들은 오케스트라 지휘에 치중하고 있다. 반면 페라이어는 실내악단인 영국의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ASMF)의 상임 객원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페라이어는 “오케스트라와 연주를 하면 큰 기계의 일부분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실내악은 악기 주자들과 더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 ASMF의 제안을 받아들인 건 모차르트 콘체르토와 실내악곡들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3년 전 한국 공연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젊은 관객이 너무 많아서 인상적이었다. 그들을 다시 만나게 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바흐의 프랑스모음곡과 베토벤 소나타 27번, 브람스의 ‘4개의 소곡’, 슈만의 ‘어린이 정경’, 쇼팽의 프렐류드 8번 Op 28·마주르카 4번 Op.30·스케르초 3번을 연주한다. 바흐와 베토벤, 슈만의 곡은 페라이어가 녹음한 적이 없는 작품이라 기대가 더 크다. 5만~15만원. 1577-5266.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농구] “팔팔한 서장훈 보여주겠소”

    [프로농구] “팔팔한 서장훈 보여주겠소”

    지난 시즌 서장훈(37)은 회춘(回春)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54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평균 16.6점 5.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문태종-허버트 힐과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며 전자랜드를 리그 2위로 이끌었다. 서장훈은 올여름 LG로 트레이드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외국인 선수 출전규정(1명 보유, 1명 출전)이 바뀌어 토종 빅맨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하지만 ‘국보급 센터’ 서장훈을 보유한 LG를 우승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별로 없다. 서장훈은 “내가 많이 늙었다는 얘기 같다. 그렇지 않았다는 걸 보여 주는 게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라고 칼을 갈았다. 이어 “LG는 문태영 한 명으로도 6강을 갔던 팀이다. 어리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과 조화를 맞춰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LG의 선수 면면은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특히 ‘빅3’ 서장훈·문태영·올루미데 오예데지는 이름값으로는 다른 팀을 압도한다. 득점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한 문태영은 두 시즌 연속 평균 20점을 넘기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LG는 서장훈 표현대로 ‘문태영 하나로’ 6강을 갔었다. 4년 만에 KBL로 컴백한 오예데지는 2005~06시즌 서장훈과 ‘트윈 타워’를 구축하며 삼성을 챔피언으로 이끌었던 외국인 선수다. 수비와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정통센터로 서장훈과의 ‘찰떡 호흡’이 재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셋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가 관건이지만 베테랑들인 만큼 ‘윈-윈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매번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르면서도 첫 관문에서 쓴잔을 마셨던 LG는 ‘빅3’를 앞세워 비상을 노리고 있다. 김진 LG 신임감독은 “열정적인 창원팬들을 (챔피언결정전이 치러지는) 시즌 마지막까지 초대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10시즌을 삼성맨으로 살다 전자랜드로 트레이드된 가드 강혁과 오리온스로 둥지를 옮긴 슈터 조상현(이상 35)도 ‘노장 투혼’을 보여 줄 이적생으로 주목할 만하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슈퍼스타K3 TOP7중 최고 시청률 기록한 무대는?

    슈퍼스타K3 TOP7중 최고 시청률 기록한 무대는?

    지난 14일 Mnet ‘슈퍼스타K3’(슈스케3) 생방송 3번째 무대가 최고 시청률 16.2%(AGB닐슨미디어, 케이블유전체가구), 평균 시청률 14.0%를 기록,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다시 갱신했다. 이날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무대는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울랄라 세션의 ‘미인’. 울랄라 세션은 매번 열정적인 무대 매너와 유쾌한 공연으로 기립박수를 이끌어 냈으며, 이번 공연에서도 역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 연속 3주 슈퍼세이브의 영광을 누렸다. 특히 이날 ‘미인’ 공연은 심사위원 이승철과 윤미래의 극찬까지 이어졌을 만큼, 대중과 전문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역시 큰 주목을 받은 참가자는 바로 크리스티나다. ‘개똥벌레’를 본인만의 느낌으로 재해석하는데 성공한 그녀는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유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슈퍼스타K3의 최대 이변으로 꼽히는 김도현의 활약도 눈부셨다. 김도현의 영향 때문인지, 그의 고향인 울산에서 이번주 20.3%의 가장 높은 시청률이 기록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버스커버스커의 자전거, 투개월의 브라운시티 등이 역시 호평을 받았으며, 신지수와 크리스는 안타깝게도 탈락해 TOP7에 머물렀다. 한편 슈퍼스타K3 3번째 생방송 시청률은 울산에 이어 부산 17.6%, 경기·인천 16%, 구미 14.8%, 서울 14.3% 순으로 집계됐다. 또 40대가 가장 많이 시청했으며 뒤를 이어 30대, 20대, 10대, 50대 순으로 나타났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커버스토리-월가의 99%시위] “독식 맞선 ‘부드러운 권력교체’ 운동”

    [커버스토리-월가의 99%시위] “독식 맞선 ‘부드러운 권력교체’ 운동”

    “월가 시위의 여파로 미국에서 민주, 공화당이 아닌 제3의 정당이 출현할 수도 있다.” 북미지역 진보 독립언론 ‘애드버스터스’의 칼레 라슨(69) 수석 편집인은 13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현재의 정치 시스템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캐나다 밴쿠버에 본사를 둔 애드버스터스는 지난달 초 “9월 17일 월가를 점령하자.”고 처음으로 제안, ‘99%의 시위’를 촉발한 바 있다. 라슨은 1989년 애드버스터스를 창간, 반(反)기업·소비주의 운동 등을 공격적으로 벌여왔다. →월가 시위를 처음 제안했을 때 지금처럼 확산되리라고 예상했나. -반향을 일으킬 것이란 직감이 있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욕을 넘어 미국 내 다른 대도시와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깜짝 놀랐다.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구호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편집국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얻었다. ‘아랍의 봄’에서 영감을 얻었다. →시위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가. -1%의 부유층한테서 걷은 세금으로 빈민들을 지원하는 ‘로빈후드 세금’을 도입하고, 주식·채권·외환 등의 금융상품 거래에 금융거래세를 부과하라는 것이다. 오는 29일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 대규모 시위를 열어 우리의 요구를 구체화할 것이다. →요구들이 관철되면 시위는 그만하는 건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젊은이들의 문화운동과 같다. 다양한 형태로 시위는 계속될 것이다. →미국의 정치 시스템이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보나. -미국의 정치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는다. 2년쯤 뒤에, 빠르면 수개월 내에라도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닌 제3의 정당이 출현할 수 있다. 미국인들은 이제 ‘코카콜라 아니면 펩시콜라’식의 양자택일이 아니라 제3의 진정한 선택을 원한다. →제3의 정당이 내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긴가. -수개월 내에 제3의 정당이 태동한다면 내년 대선에 후보를 내지 말라는 법도 없다. →시위대가 정당조직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는 뜻인가. -젊은이들은 정당운동을 지원하는 역할만 할 것이다. →그럼 정치는 누가 하나. 기존 정치권에서 ‘수입’하나. -정치인들만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코티 공원에 있는 25세 여성이 갑자기 주목을 받으며 지도자가 될지 누가 아나. →자본주의를 반대하나. -아니다. 하향식 기업중심주의, 소비중심주의, 카지노 자본주의를 반대할 뿐이다. 좋은 경제시스템, 자유시장, 돈 버는 것 등은 지지한다. →월가 시위가 좌파의 티파티 운동이라는 지적도 있다. -둘 다 열정은 같지만 기본은 다르다. 티파티는 정부를 반대하지만, 우리는 기업에 반대한다. 티파티는 공화당을 지지하지만 우리는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월가 시위가 계급투쟁이라는 시각도 있다. -부인하지 않는다. 1%의 탐욕스러운 부자와 가난으로 고통받는 99% 사이에 벌어지는 계급다툼이다. 하지만 우리는 마르크시스트는 아니다. →시위대에 리더가 없어 한계가 있지 않을까. -그 반대다. 리더가 없기 때문에 더 역동적이다. 과거 미국의 시위 역사가 방증한다. →이 시위를 혁명이라고 불러야 하나. -‘부드러운 권력 교체’라고 부르자. 이집트처럼 독재정권을 몰아낸 것은 혁명이라고 하지만 미국, 캐나다, 한국과 같이 부자, 기업, 금융재벌, 언론재벌 등이 권력을 독점한 나라들에 대해서는 권력 교체라고 부르는 게 맞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어리석을 정도로 꿈 갈망하는 의원 되고파”

    “어리석을 정도로 꿈 갈망하는 의원 되고파”

    “최근 작고한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한 말이 기억납니다. 늘 배고프고, 늘 어리석어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고 했지요. 의원으로서도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수자 서울 중랑구의회 의장이 13일 조금은 바보스러울 정도로 모자란 듯하지만 항상 꿈을 갈망하는 의원이 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 자치구의 유일한 여성 의장으로서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을 했는지 스스로 자문한다.”며 “젠더(성별)를 논하며 일하는 시대가 아닌 데다 의원들이 한마음으로 한 곳을 향해 보폭을 맞춰 왔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난관을 헤쳐나온 것 같다.”고 자부했다. 구의회는 조례제정에 얽매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구민을 위해 조례를 몇건이나 제정했다는 식으로 숫자를 의식하며 일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의원들 개개인의 의견이 다르겠지만, 목표를 향해 논쟁할 때는 열정적으로, 양보할 때는 과감히 합의점을 찾아냈다. 예를 들면 무상급식 투표 때는 열정적이었고, 의정비 동결 때는 과감하게 합의를 도출했다. 집행부와도 상생을 꾀했다. 구의회는 집행부 일을 트집잡는 게 아니라 옳은 길은 함께 열고, 잘못된 길은 바로 잡아주며 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그는 ‘교육발전 없이 중랑발전 없다.’는 문병권 구청장의 철학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했다. 최근 문 구청장이 애쓰고 있는 교육특구 추진에 대해 의원들도 모두 공감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도 내놨다. “가로수 특성화 거리를 만들면 좋겠어요. 한쪽엔 메타세쿼이아, 다른 쪽은 벚꽃을 심는 식으로 좋은 수종을 심어 걷고 싶은 명소로 가꾸면 좋겠어요.”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골라보는 재미 극장가 삼국지

    골라보는 재미 극장가 삼국지

    10~11월이면 극장가에 찬바람이 분다. 여름 블록버스터 전쟁에서 힘을 뺀 배급사들이 겨울방학 대목을 앞두고 숨 고르기에 돌입하기 때문.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요리만큼이나 영화에서도 또렷한 색깔을 지닌 프랑스와 일본, 태국 영화를 모은 기획전이 열린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새달 13일까지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프랑스 영화의 황금기: 1930-1960’ 기획전을 개최한다. 프랑스 영화의 황금기를 이끈 장 르누아르와 장 비고, 로베르 브레송, 자크 타티 등 친숙한 감독부터 국내에는 거의 소개된 적이 없는 장 그레미용과 사샤 기트리, 아벨 강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단 4편의 작품을 남기고 스물아홉 살에 요절한 장 비고의 ‘품행제로’(1933)와 ‘라탈랑트’(1934)가 우선 눈에 띈다. 권위적인 기숙사 사감과 교활한 교장에 맞서 반란을 일으키는 학생들의 모습을 다룬 ‘품행제로’는 교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상영이 금지됐던 영화다. 깃털이 날리는 베개싸움 장면과 지붕 전투 장면 등은 초현실주의와 사실주의가 결합된 매혹적인 명장면이다. ‘라탈랑트’는 젊은 선원 부부의 사랑과 이별, 재회를 다룬 영화다. 촬영 때부터 이미 건강이 악화된 상태였던 비고는 개봉 한 달 후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인상주의 화가 오거스트 르누아르의 아들 장 르누아르의 작품은 ‘익사에서 구조된 부뒤’(1932) ‘토니’(1934) ‘인간야수’(1938) ‘프렌치 캉캉’(1954)이 낙점됐다. 수많은 감독들이 좋아하는 영화로 첫손에 꼽는 로베르 브레송의 ‘무셰트’(위·1967)를 비롯해 르네 클레망의 ‘목로주점’(1956), 자크 타티의 ‘축제일’도 빠트리면 서운할 법하다. 개봉 당시 묵직한 반향을 일으켰던 영화들을 엄선한 ‘2011 일본 멜로영화 기획전’도 11월까지 이어진다. 에쿠니 가오리와 쓰지 히토나리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만들어 2001년 일본 개봉 당시 1000만 관객을 불러 모은 ‘냉정과 열정 사이’(가운데)가 지난 13일 첫 테이프를 끊었다. 쓰마부키 사토시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7일 개봉)과 일본 국민배우 야쿠쇼 고지의 ‘쉘 위 댄스’(11월 10일), ‘지금, 만나러 갑니다’(11월 24일)가 차례로 개봉한다. 서울 CGV압구정과 스폰지하우스 광화문, 광주극장, 대전아트시네마, 부산국도예술관에서 열린다. 세계 영화제를 휩쓸고 있는 태국 영화를 집중 조명한 특별전도 열린다. 20~26일 씨네코드 선재에서 열리는 ‘태국영화의 오래된 미래전’에서는 제63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엉클 분미’(아래)와 시바로지 콩사쿤의 ‘영원’(2011년 프랑스 도빌아시아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아노차 수위차콘풍의 ‘우주의 역사’(2010년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영화제 대상), 아딧야 아사랏의 ‘원더풀 타운’(2008년 도빌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상)이 소개된다. 새달 2~5일에는 같은 프로그램이 경기 부천 산울림청소년수련관에서 계속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나는 국가대표다] (19) 1승이 아닌 우승하려면

    소주와 맥주를 반반씩 섞어 들이켰다. 아, 이 시원한 목넘김이 얼마 만이던가. 5개월의 힘든 여정을 마무리하며 그것도 1승이라는 값진 결과와 함께, 여자럭비대표팀은 처음으로 우리들만의 자리를 가졌다. 지난 4일 인도에서의 아시아 여자7인제대회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날이었다. 우리는 여느 대학생들처럼 게임을 하며 시시덕거렸다. 경기 중 에피소드를 곱씹으며 재잘거렸고, 감독·코치 성대모사도 곁들였다. 분명 신 나게 웃고 있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뭔가가 심장에서 줄곧 찰랑거렸다. 툭 대면 쏟아질 것 같았다. 끝났다는 생각에 홀가분했지만 너무 서운했고 아쉬웠다. 우리가 어떻게 될지 기약이 없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어깨동무를 하고 밤거리를 걸으며 “내년에도 할 거야?”라고 물었다. 몇몇은 “우리 이대로 다 같이 또 하자.” 혹은 “언니하면 저도 할게요.”라고 선동(!)했다. 온몸이 멍으로 얼룩져 있고 입술이 터지고 발톱이 빠지는 건 예삿일이지만, 우리는 이제 럭비를 사랑하게 됐다. 러거들이 말하는 그 ‘마약 같은’ 매력을 알아버렸다. 하지만 이제 시즌이 끝났다. 대표팀은 일단 해산했다. 다들 직장과 학교로 흩어졌다. 나도 신문사로 돌아왔다. 내년에는 아마도 올해 그랬듯, 상반기 선발전을 통해 새로운 3기 대표팀이 꾸려질 것이다. 럭비를 계속할 1~2기 대표팀 멤버들은 초보 러거들과 또 한번 기초부터 단계를 밟아야 한다.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 멤버가, 혹은 지금 이 멤버들이 쭉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까지 간다면 아마 훌륭한 짜임새를 갖춘 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럭비에만 올인하기에 선수들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명색이 국가대표라지만 럭비로 먹고살 상황이나 실력은 아직 아니다. 선수들은 친구들이 어학연수 가고 인턴 하는 걸 보며 자신의 장래를 걱정한다. 물론 젊은 시절 잠깐을 바쳐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건 그 자체로 엄청난 특혜다. 선수단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자긍심과 성취감을 빼면 계속 럭비를 할 동력이 약한 게 사실이다. 인천아시안게임 메달이라는 가시적인 목표가 있는 팀이라면 좀 더 충분한 당근이 필요하다. 선수들의 열정에만 기대하는 건 가혹하다. 계속 이렇다면 지난해, 그리고 올해처럼 ‘힘든 럭비를 여자가 한다니.’라는 흥밋거리에 머물고 말 것이다. 1승을 했으니 이제는 우승을 말해야 하지 않을까. 꿈꾸는 건 자유니까.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14] [서울시장 후보 리포트] (5)나경원·박원순 ‘토론의 기술’

    [서울시장 보선 D-14] [서울시장 후보 리포트] (5)나경원·박원순 ‘토론의 기술’

    10일부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의 ‘설전(說戰)의 막’이 올랐다. TV 토론회를 비롯한 공개석상에서 나경원, 박원순 후보의 토론 진검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토론의 특성상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논리 전개와 정책 내용보다는 화려한 언변, 네거티브로 상대를 몰아세우는 전략에 혹하기 십상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로부터 두 후보가 지닌 ‘토론의 기술’을 들어봤다. ◆ 羅, 자신감·세련… 자기PR 능해 나 후보는 재선 의원 출신에 대변인을 지낸 구력이 토론에서 자신감과 세련미로 발휘되고 있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인 메타윈 태윤정 대표는 “국회 상임위·소위 등 의정활동을 해오면서 논쟁 상대를 대하는 자세가 몸에 배었다.”면서 “행정형 시장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어떻게 말해야 잘 드러나는지 학습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태 대표는 “소위 예쁘고 똑똑한 ‘공주’ 이미지를 벗고 대중에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노력도 한편으로 엿보인다.”고도 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여당후보로서 시정 관련 자료들이 많이 확보되어 있는 만큼 정책 발언이 상대적으로 구체적”이라면서 “구체적인 숫자 제시 등은 유권자들에게 설득력을 갖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토론을 풀어가는 논리전개 면에서 지적이 많았다. 네거티브 공격이 많다는 것이다. 토크컨설팅 최광기 대표는 “나 후보가 ‘진짜 서울을 만들 시장’을 내세우는데 이 부분에서 ‘상대 후보는 시민단체 대표라 적절치 않다.’는 네거티브보다 본인의 서울론을 선명히 내세우고 오세훈 전 시장의 실정을 정확히 지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윤철(후마니타스 칼리지) 경희대 교수도 “병역 검증보다 ‘생활특별시’라는 본인의 정책 콘셉트를 집중 부각시키는 게 차라리 낫다.”고 조언했다. 나 후보는 부드럽고 따뜻한 이미지인 데 반해 음성은 다소 날카로운 면이 있다. 때문에 상대를 공격하면서도 수세에 몰리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 대표는 “유권자들에게는 TV토론은 감성적 측면이 중요한데 박 후보가 수세적·차분한 스타일이라면 나 후보는 인사청문회를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최 대표도 “자칫하면 상대를 물어뜯는 인상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 朴, 상대공격 맥 끊는 논리 전개 박 후보는 지금껏 이웃집 아저씨가 얘기하듯 어눌한 의사표현이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런 그가 선거에 입문하면서 조금씩 변하고 있다. 최 대표는 “본인의 의지를 열정적으로 표현하고 있고 앞서 경선 과정에서도 야당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격에 위축되지 않았던 점은 인상적인 변화”라고 했다. 정치권 바깥 시민운동권에서 정치세계로 옮기면서 카리스마를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읽힌다. 논리전개에서 상대 질문의 수위를 낮추는 능력 또한 장점이다. 태 대표는 “박 후보는 인신공격성 질문이나 곤혹스러운 질문에는 ‘저는 그리 안 봤는데….’ 같은 멘트와 웃음으로 일단 고비를 넘기며 질문의 맥을 빠지게 한다.”면서 “상대 페이스에 절대 말리지 않는 능력”이라고 평가했다. 공격 수위가 높아진다고 날카롭게 대응하다 보면 자칫 질문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후보가 안철수 효과를 등에 업고 있는 만큼 ‘사람·복지’에 관한 구체적인 시정의 틀을 제시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토론석상에서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구도에 경도되다 보면 자신이 구현하고자 하는 정책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최 대표는 “국민들은 실체를 원한다.”는 말로 요약했다. 박 후보가 새로운 정치를 얘기하는 전략을 견고히 짜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수는 “박 후보는 참신함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후보가 정권 심판을 강조하다 보니 한편으로 기존 정치권 인물들과 비슷해지는 양상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시민운동가 시절부터 차곡차곡 쌓은 경험을 시장 당선 뒤 어떻게 접목시킬지에 대한 구상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 김 교수는 “정치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열망에 부응하는 것도 중요하나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심판론에 집착하면 안 되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이재연·황비웅기자 osca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신문에서 젊은이를 보는 시각/강청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4년

    [옴부즈맨 칼럼] 신문에서 젊은이를 보는 시각/강청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4년

    신문을 보고 있노라면 젊음은 특권이구나 하고 느낀다. 어려운 세상 때문일까,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세상은 관심을 두고 격려와 질책을 보낸다. 온갖 지면에 젊음을 북돋고 또 한편으로 다그치는 글이 매일같이 쏟아진다. 물론 특권이 달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주로 기성세대의 눈으로 쓰인 염려와 연민은 고맙고 따뜻한 것이지만 마냥 눈을 낮추라는 충고나 대안 없이 그저 힘을 내라는 목소리에는 되레 힘이 빠질 때도 있다. 서울신문에서는 어떤 식으로 젊음을 그리고 있을까. 키워드는 ‘위로와 격려’ ‘취업’ ‘등록금’ ‘클럽문화’ ‘공시족’ 등으로 요약된다. 9월 15일 자 30면에는 미국 언론의 분석을 인용해 ‘짜증 난 세대’라는 비유까지 등장했다. 암울하기 그지없지만 어쩔 수 없는 청춘의 한 단면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선에는 젊은 세대가 지나치게 대상화되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기사에서 젊은이들은 그저 위로받아야 할 ‘가여운 청춘’이거나 혹은 계도의 대상으로만 비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논설에는 어떻게 하라는 해라체의 주문만 있을 뿐 구체적이고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젊은 세대에게 직접 다가가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하는 기사가 아쉽다. 단순히 관련 기사에 한두 마디 취재원으로 등장하는 것 이외에는 젊은이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 예컨대 반값 등록금 문제는 현장에서 대학생들이 느끼는 체감도를 직접 취재할 수 있다. 정치적 이슈로만 보도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 어려운 취업 현실 보도는 단순히 실업률 등의 지표를 제시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취업박람회나 면접장에서 그 열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몇 달간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직접 취재한 기사는 ‘대학 구내식당 문제’나 공무원 취업수기 등이 거의 전부였다. 다양한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젊은 세대를 조명했으면 한다. 스펙 열풍은 부작용도 불러일으켰지만, 그 덕에 대학생들은 어느 때보다 다양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다. 소비뿐 아니라 문화 생산의 주체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젊음도 많다. 이 시대 젊은이들을 단순히 취업에만 골몰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에 허덕이는 세대로만 한정 짓는 것은 너무 피상적이다. 사회 현상에 대해 젊은 세대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직접 그 목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7월 18일 자 ‘20대, 정치를 묻다’는 기사는 그런 의미에서 참신하고 관심이 가는 기사였다. 현장에서 활약하는 20대 젊은 주역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데다 20대의 정치불신에 대해 다각적으로 취재한 노력이 돋보였다. 정치에 그칠 것이 아니라 문화현상이나 경제 등 다른 분야로 확대하면 어떨까. 젊은 세대가 직접 자기 이야기를 하는 대담 자리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한 주간 뉴욕 월가 시위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다. 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번 시위는 단순히 미국의 일만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젊은이들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단순히 강 건너 불이 아니라는 서울신문의 전망처럼(10월 4일 자 31면 사설) 우리나라도 구체적인 사회문제 개선과 더불어 세대 간 화합과 소통을 절실히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신문의 독자층이 젊은 세대가 아니라는 것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의 신문기사에서는 정작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그럴수록 젊은이들에게 말을 걸고 다가가는 것이 신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공감이 되지 않는 내용에는 더더욱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또한, 진정으로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의 후배들에게, 아우들에게 책임감을 느낀다면 내려다보는 식의 조언보다 현장에서 눈높이를 맞추고 고민을 함께 나누는 것이 더 바람직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터널 속에 갇힌 청춘에, 밝은 곳에서 나오라는 손짓보다 어둠 속에서 함께 손잡아주고 말을 걸어줄 손이 더욱 절실하기 때문이다.
  • [11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5년 전 천사 같은 마음씨를 가진 오흥태씨와 부부의 인연을 맺은 캄보디아댁 한킴롱. 시어머니와 사랑하는 남편, 그리고 아들 명탁이와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그리고 3년 전 그녀에게 또 한 명의 천사가 찾아왔다. 바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민지다. ‘러브 인 아시아’에서는 민지가 있어 행복한 한킴롱의 희망이야기를 들어본다. ●딸기가 좋아(KBS2 오후 4시 30분) 벼농사를 참새가 망쳐놓자 딸기는 자기를 똑 닮은 허수아비를 만든다. 딸기의 밭을 엉망으로 만든 참새들을 잡겠다며, 새총을 발사한 바나나의 새총에 맞아 참새의 다리가 부러진다. 그러자 딸기는 바나나에게 화를내고, 참새를 간호하며 돌보라는 특명을 내린다. 바나나는 하는 수 없이 다친 참새를 정성껏 돌봐주게 된다. ●우리는 한국인(MBC 오전 12시 15분) 아열대 기후를 가진 국가에서 볼 수 있는 커피나무. 그런데 국내에도 커피 농장이 있다. 사실 확인을 위해 달려간 곳은 강원도 강릉. 깜짝 놀라게 한 건 비닐하우스 안에 꽉 차 있는 3만 그루의 커피나무였다. 커피 나무를 처음 키운 건 지난 1997년부터. 커피 농장은 시행착오 끝에 노하우를 축적하게 됐다고 하는데…. ●300회 특집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대한민국에 육아혁명을 일으킨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가 300회를 맞는다. 기적처럼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으로 수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킨 지난 6년 4개월. 그 동안 생후 9개월짜리 젖먹이서부터 초등학교 4학년 학생까지, 다양한 사연이 소개됐다. 6년이 흐른 지금 화제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자라고 있을까.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평야, 코니아. 터키 최대 이슬람 발상지인 이곳은 8세기경 이슬람 세계의 세속화에 대한 저항으로 수피즘의 메블라나 교단이 창시된 곳이다. 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추는 수피 댄스는 회전하며 명상하는 특별한 수행법이다. 메블라나 사원에서 2대째 수피 댄스을 수련하고 있는 19살 청년 타하를 만나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10분) 경북 영주의 한 중국집. 젊은 주방장 전재일씨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젊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포기한 채 오로지 꿈과 열정만으로 한 그릇, 한 그릇 희망을 요리한다.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생활했던 그. 2년 전 아버지의 부름을 받아 영주로 내려와 요리를 배우고, 지금은 어엿한 사장이자 주방장이 됐다.
  • [서울시장 후보 리포트] (4) 전문가가 본 나경원·박원순 ‘극과극 스타일’

    [서울시장 후보 리포트] (4) 전문가가 본 나경원·박원순 ‘극과극 스타일’

    ‘성공한 여성 정치인의 화려함 vs 기존 정치인들과는 차별화된 소박함’ 일대일 대결이 본격적으로 점화된 한나라당 나경원·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정책노선은 물론 개인적인 이미지까지 뚜렷하게 엇갈린다. 여성 대 남성, 한나라당 대 야권 단일후보, 정치인 대 시민사회단체 인사…. 공통된 요소가 없는 두 후보의 이력은 스타일에서도 극과 극으로 갈린다. 10일 정치인 이미지컨설팅 전문가들을 통해 두 후보의 스타일을 비교해 봤다. 나 후보는 화려한 외모만큼 잘 짜여진 듯한 스타일을 갖고 있다. 의상과 말투 등 외적 이미지가 틀에 맞춘 듯 정확한 느낌을 준다는 게 공통적인 평가다. 지난달 출마 선언 당시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를 입었던 나 후보는 이후로도 주로 정장 차림을 선보였다. 검은색 정장에 진한 파란색 또는 녹색 블라우스 등으로 포인트를 줬고, 검은색 상하의에 ‘열정’을 상징하는 빨간색 재킷을 입어 강렬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보수적이고 고전적인 옷인 정장에 특히 어두운 색을 많이 입어 카리스마를 강조하는 요소가 많아졌다.”면서 “여성성보다는 시장이라는 자리에 맞게 강하고 중성적인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는 데 좋다.”고 평했다.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장은 “리본 블라우스의 정장은 잘나가는 여성, 커리어우먼이면서 동시에 부드러움을 강조해 주부들을 공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나 후보는 상황에 맞게 의상을 가장 잘 매치하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같은 날에도 장소에 따라 의상을 바꿨다. 나 후보는 당 대변인 출신답게 똑 부러지는 말투를 사용한다. 반드시 “~라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말을 끝맺는 것이 특징이다. 조미경 CMK이미지코리아 대표는 “여성 후보인 만큼 지적이고 정리정돈된 말투가 좀 더 전문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너무 완벽한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거리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지아이미지연구소의 정지아 소장은 “시민들을 보듬어 줄 수 있다는 따뜻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각진 옷,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 색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영미 플러스이미지랩 대표는 “전체적으로 오세훈 전 시장과 비슷한 귀족적 이미지가 친근감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야권 단일후보인 박 후보는 친밀함과 소탈한 이미지가 강점으로 꼽힌다. 박 후보는 주로 남색 계통의 정장, 하늘색 셔츠를 즐겨 입는다. 넥타이는 분홍색, 하늘색 등 주로 파스텔톤이다. 전날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베이지색 면바지와 노타이로 편안함을 강조했다. 강 소장은 “푸른색 셔츠는 서민, 민중을 대변하는 이미지이고 분홍색은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를 강조한다.”고 했고, 우 대표는 “노타이는 권위적이지 않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평했다.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그대로 남아 있는 박 후보는 “~했고요. ~이고요.”라는 어미를 자주 사용한다. 정지아 소장은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함이 가장 큰 장점이며 크게 웃지 않아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 준다.”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말투와 표정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기존 정치인과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매력을 끌지만 시장 직책에 어울리는 강단 있는 이미지도 드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낙 카메라에 익숙해 표정을 잘 연출하는 나 후보에 비하면 박 후보의 표정은 다소 어색함이 묻어나기도 한다. 정연아 소장은 “이렇게 큰 정치무대에 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어색해하는 게 보이는데 그것이 오히려 친서민적인 느낌을 줘서 자신의 개성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후보에게는 전문성과 카리스마가 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지아 소장은 “검정이나 갈색 계통의 짙은 안경테를 써서 얼굴에 포인트를 주는 것도 카리스마를 가미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글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길섶에서] 줄다리기/이도운 논설위원

    아침 출근길마다 동네 중학교를 지나간다. 오늘은 특별한 이벤트가 열렸다. 가을 운동회. 운동장 한가운데서는 반 대항 줄다리기가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 바쁜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봤다. 옛날 생각이 저절로 났다. 다른 반에 지지 않으려고 땅바닥에 신발을 깊숙이 박고 있는 힘을 다해 잡아당겼다. 우리 반의 힘이 더 세서 줄이 끌려올 때의 희열감, 그리고 우리 반이 더 약해서 줄에 끌려갈 때의 안타까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평소에는 점잖던 담임 선생님이 눈을 부릅뜨고 온몸으로 우리를 응원하던 모습도 눈에 선하다. 오늘 본 줄다리기는 많이 달랐다. 학생들은 줄을 잡아당기지만 승부욕은 별로 없어 보였다. 시키니까 하는 것 같았다. 비싼 운동화가 흙에 더러워질까 연신 털어내는 학생도 보였다.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서서 팔만 왔다갔다했다. 열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 양쪽이 모두 그러니 오히려 승부가 나지 않았다. 힘 빠진 운동회, 맥 빠진 학생과 선생님들. 우리 교육의 현실이 담긴 것은 아닐까.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부산국제영화제 찾은 아시아 훈남배우 2인

    부산국제영화제 찾은 아시아 훈남배우 2인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열기가 뜨겁다. 중화권 톱스타 진청우와 일본의 대표적인 꽃미남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도 부산에 떴다. 두 사람은 가는 곳마다 수많은 인파를 대동해 아시아권 스타임을 실감케 했다. 각각 들고 온 작품은 달랐지만 영화에 대한 열정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부산에서 진청우와 쓰마부키를 각각 만났다. ■ 日 ‘마이 백 페이지’ 꽃남 쓰마부키 사토시 “하정우와 호형호제” ●청춘스타에서 진지한 역할로 변하는 중 영화 ‘워터보이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의 인기배우 쓰마부키 사토시(31). 지난해 이상일 감독의 ‘악인’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그는 이번에 신작 ‘마이 백 페이지’를 들고 다시 부산을 찾았다. 10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만난 쓰마부키는 톱스타답지 않은 겸손함과 진중한 매력을 보여 줬다. 2005년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봄의 눈’으로 부산을 처음 찾은 뒤 부산영화제만 세 번째 방문이다. “일본인들도 영화를 무척 사랑하지만, 부산에 오면 한국인 특유의 열정과 영화를 사랑하는 힘을 느낄 수 있어서 기를 받아 가는 것 같아요. 2005년 첫 인상이 너무 좋아 부산영화제 초청이 오면 무조건 방문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한 ‘마이 백 페이지’는 일본의 급진적 학생운동 조직인 ‘전공투’(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가 끝나 갈 무렵인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신문기자 사와다가 극단적 사고로 빠져드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지난해 ‘악인’을 통해 성숙한 면모를 보여 청춘 스타 이미지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은 쓰마부키는 사와다 역을 맡아 무겁고 진지한 연기를 펼쳤다. “야마시타 감독님과 전부터 일하고 싶었습니다. ‘린다 린다 린다’(2005),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2008) 같은 작품을 보고, 감독님의 연출에 반했죠. (기존의) 청춘 스타 이미지보다는 좀 더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영화는 격변기의 일본 사회를 보여 주면서 사와다의 심리 변화를 뒤쫓는다. 그는 기자로서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욕망 앞에서 무너지는 유약한 인물이다. 전작 ‘악인’ 이후 연기관이 변화했다고 밝힌 그는 “‘악인’ 이전에는 캐릭터에 접근할 때, 그 인물의 성격과 생각을 하나하나 더해 가면서 캐릭터를 완성해 갔지만, ‘악인’ 이후에는 내가 가진 특성들을 하나하나 버리면서 캐릭터를 완성했다.”면서 “이번 영화에서도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기자가 된 기분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인 아이디어 참신… 함께하고파 함께 일하고 싶은 한국 영화인에 대해 묻자 “너무나 많다.”면서 잠시 고민에 빠진 그는 이내 답을 이어 갔다. “김기덕 감독님과는 영화를 함께 하기로 했는데 무산됐어요. 영화 ‘보트’(2009·김영남 감독)에서 호흡을 맞춘 하정우씨와도 한번 더 연기하고 싶습니다. 한국 영화인들은 아이디어가 참신하고, 작업할 때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작업해서 좋아요. 제일 좋은 점은 인간관계가 유지된다는 점이죠. 하정우씨와는 지금도 형, 동생 하는 사이입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꽃미남 배우에서 어느덧 연기파 배우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쓰마부키 사토시. 그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특별히 어떤 배우가 되겠다고 규정하진 않아요. 인간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고, 사물을 접하고 싶어요. 인생을 즐기면서 그런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아시아의 다양한 영화에 출연해 보고 싶네요.” 부산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중화권 톱스타 ‘무협’ 진청우 “BIFF 오게 돼 흥분” ●월드 프리미어로 인사… “기대감 크죠” “예전부터 부산영화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좋은 기회에 영화제를 찾게 돼 흥분되고 기쁩니다.”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영화 ‘무협’을 들고 부산을 처음 찾은 홍콩 배우 진청우(38·금성무)는 영화제 방문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그동안 부산영화제에 참석할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다.”면서 “영화제 분위기가 굉장히 기대된다.”고 말했다. 1995년 왕자웨이 감독에게 발탁된 진청우는 영화 ‘중경삼림’과 ‘연인’ 등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이전의 중국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부드럽고 잘생긴 외모와 좋은 목소리를 겸비해 아시아권의 톱스타로 떠올랐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세계적인 거장의 신작이나 화제작, 월드프리미어(세계 첫 공개작)를 소개하는 자리다. ‘무협’은 영화 ‘첨밀밀’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천커신 감독의 신작이다. 홍콩을 대표하는 감독인 천커신은 이번 영화에서 진청우, 탕웨이, 전쯔단 등 황금 트리오를 이끌었다. ‘퍼햅스러브’(2005), ‘명장’(2007)에 이어 천커신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진청우는 감독에 대한 높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전 작품과의 차별성을 묻자 “감독님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고, 새롭게 도전하고 있어서 내 연기도 전작과 달랐다.”면서 “감독님 스스로도 발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 역시 좀 더 발전한 작품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협’은 무협물 특유의 힘 있는 액션과 현대적인 기술을 동원해 새로운 스타일이 공존하는 영화다. 정통 무협영화의 고전미를 살리면서 현대적인 수사물의 긴장감을 잘 살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액션의 신’ 전쯔단과 연기 대결 펼쳐 진청우는 청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인체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재구성하는 과학수사관 바이주를 연기했다. ‘액션의 신’으로 불리는 전쯔단과 연기 대결을 펼쳐 특히 화제를 모았다. 진청우는 “전쯔단은 정극 배우, 액션 배우, 무술감독 세 가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영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 액션도 그 기술 발전에 따른 수준을 맞춰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대단하게 해냈다.”며 상대 배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톱스타로서 20년 가까이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는 “영화배우로서 어떻게 되겠다는 생각보다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했다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면서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작업이고, 배우로서 현장을 즐기려는 생각으로 임했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 배운 것도 많고, 내가 얻을 수 있는 수확도 많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외모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아버지가 저보다 더 잘생기셨고, 어머니는 아름다우시다. 저는 어머니를 닮은 것 같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그가 경쟁 상대로 생각하는 한·중·일 미남 스타는 누굴까. “국가와 상관없이 배우들이 각자의 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한 배우를 꼽을 수는 없습니다. 문화와 언어적인 배경에 따라 판단하는 기준도 각각 다른 것 같고요.” ‘무협’은 오는 27일 국내에서 개봉된다. 부산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전문가들이 본 극과 극 羅-朴 스타일 분석

    전문가들이 본 극과 극 羅-朴 스타일 분석

     ‘성공한 여성 정치인의 화려함 vs 기존 정치인들과는 차별화된 소박함’  일대일 대결이 본격적으로 점화된 한나라당 나경원·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정책노선은 물론 개인적인 이미지까지 뚜렷하게 엇갈린다. 여성 대 남성, 한나라당 대 야권 단일후보, 정치인 대 시민사회단체 인사?. 공통된 요소가 없는 두 후보의 이력은 스타일에서도 극과 극으로 갈린다. 10일 정치인 이미지컨설팅 전문가들을 통해 두 후보의 스타일을 비교해 봤다.  나 후보는 화려한 외모만큼 잘 짜여진 듯한 스타일을 갖고 있다. 의상과 말투 등 외적 이미지가 틀에 맞춘 듯 정확한 느낌을 준다는 게 공통적인 평가다. 지난달 출마 선언 당시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를 입었던 나 후보는 이후로도 주로 정장 차림을 선보였다. 검은색 정장에 진한 파란색 또는 녹색 블라우스 등으로 포인트를 줬고, 검은색 상하의에 ‘열정’을 상징하는 빨간색 재킷을 입어 강렬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보수적이고 고전적인 옷인 정장에 특히 어두운 색을 많이 입어 카리스마를 강조하는 요소가 많아졌다.”면서 “여성성보다는 시장이라는 자리에 맞게 강하고 중성적인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는 데 좋다.”고 평했다.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장은 “리본 블라우스의 정장은 잘나가는 여성, 커리어우먼이면서 동시에 부드러움을 강조해 주부들을 공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나 후보는 상황에 맞게 의상을 가장 잘 매치하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같은 날에도 장소에 따라 의상을 바꿨다. 시장이나 쪽방촌을 방문할 때에는 점퍼 차림에 흰색 또는 옅은 회색의 티셔츠를 입었다.  나 후보는 당 대변인 출신답게 똑 부러지는 말투를 사용한다. 반드시 “~라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말을 끝맺는 것이 특징이다. 조미경 CMK이미지코리아 대표는 “여성 후보인 만큼 지적이고 정리정돈된 말투가 좀 더 전문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너무 완벽한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거리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지아이미지연구소의 정지아 소장은 “화려한 외모, 판사 출신의 성공한 여성 정치인이라는 이력이 워낙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만큼 좀 더 부드러움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면서 “시민들을 보듬어 줄 수 있다는 따뜻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각진 옷,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 색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영미 플러스이미지랩 대표는 “리듬감이 없는 나 후보의 말투는 논리정연하고 설득력을 갖지만 차갑고 건조해 보일 수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오세훈 전 시장과 비슷한 귀족적 이미지가 친근감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야권 단일후보인 박 후보는 친밀함과 소탈한 이미지가 강점으로 꼽힌다.  박 후보는 주로 남색 계통의 정장, 하늘색 셔츠를 즐겨 입는다. 넥타이는 분홍색, 하늘색 등 주로 파스텔톤이다. 전날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베이지색 면바지와 노타이로 편안함을 강조했다. 강 소장은 “푸른색 셔츠는 서민, 민중을 대변하는 이미지이고 분홍색은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를 강조한다.”고 했고, 우 대표는 “노타이는 권위적이지 않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평했다.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그대로 남아 있는 박 후보는 “~했고요. ~이고요.”라는 어미를 자주 사용한다. 정지아 소장은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함이 가장 큰 장점이며 크게 웃지 않아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 준다.”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말투와 표정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사무적이지 않고 진심으로 걱정돼서 이야기하는 것 같은 어눌한 말투”라면서 “기존 정치인과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매력을 끌지만 시장 직책에 어울리는 강단 있는 이미지도 드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낙 카메라에 익숙해 표정을 잘 연출하는 나 후보에 비하면 박 후보의 표정은 다소 어색함이 묻어나기도 한다. 정연아 소장은 “이렇게 큰 정치무대에 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어색해하는 게 보이는데 그것이 오히려 친서민적인 느낌을 줘서 자신의 개성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후보에게는 전문성과 카리스마가 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 대표는 “마른 체형이기 때문에 회색이나 베이지색 등 옅은 색이나 헐렁한 의상은 초췌한 인상을 주기 쉽다.”고 했고, 조 대표도 “시골 이장 같은 편안한 이미지만 돋보이면 힘이 빠져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지아 소장은 “검정이나 갈색 계통의 짙은 안경테를 써서 얼굴에 포인트를 주는 것도 카리스마를 가미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열린세상] 혁신적 사업가의 길/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열린세상] 혁신적 사업가의 길/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스티브 잡스! 21세기 최고의 정보기술(IT) 혁신가이며 사업가인 애플 컴퓨터의 창업자가 5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오래전부터 병에 시달리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유명을 달리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전세계인들이 슬퍼하며 애도하고 있다. 과학자뿐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동경하는 가장 큰 영예가 노벨상 수상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잡스와 같은 혁신적인 사업가를 꿈꾸기도 한다. 잡스는 많은 과학자들이 본받고 싶은 인물이다. 양부모의 집 주차장에서 친구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1976년 애플사를 설립한 뒤 애플 컴퓨터,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다양한 혁신적인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으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노키아, 삼성 등을 제치고 최고의 IT 회사 애플을 만들어 냈다. 우리나라 정서상 양부모 슬하에서 자랐고 대학을 중퇴해 정식 이공계 교육과 경영수업을 받아 본 경험이 없는 그가 외부의 도움 없이 세계최고의 CEO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어느 누구도 독선적인 성격과 괴짜 성향의 스티브 잡스가 첨단 기술 산업 최고의 혁신적인 사업가이며 전략가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우리는 잡스의 일생을 돌이켜 보면서 과연 최고의 혁신 사업가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자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우선 기본적으로 인류발전을 선도하는 최고의 기술자적 자질을 보유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한 기술자만이 자기가 만들어 내는 상품이 세상에 어떤 충격과 변화를 줄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자기 제품에 혁신적 영감을 불어넣는다. 대학을 중퇴한 잡스도 최고가 되었으니 대학교육이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애플을 있게 한 데는 최고의 컴퓨터 기술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이 함께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둘째, 과학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예술적 감각이 있어야 한다. 현 시대는 기술과 디자인의 융합이 매우 중요한 시대이다. 고객 자신도 상상할 수 없는 기능과 마음을 빼앗는 디자인이 융합되어야만 고객의 궁극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일이라도 중간에 타협하지 않는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추구하는 성향을 가져야 한다. 버튼이 하나만 있는 아이폰 개발에 대해 모든 기술자들이 어렵다고 했지만, 결국 잡스가 주도한 애플은 버튼이 하나만 있는 디자인의 휴대전화를 출시했다. 하나의 버튼만 있는 것이 아이폰의 성공 요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매우 큰 차별화 포인트였으며 고객에게 애플사의 비전과 정신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였다. 마지막으로 죽음 앞에서도 꺾이지 않는 현재의 삶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져야 한다. 잡스는 췌장암에 걸리고 치료하면서도 애플의 성장과 혁신에 온 힘을 쏟았다. 자신의 죽음을 제3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인생관을 가지고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일에 몰두하면서 죽음 직전까지 매진했다.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과정과 도전, 그로부터 오는 자신의 존재감과 기쁨이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잡스로부터 배운다. 오늘의 삶을 사는 과학자들과 우리의 젊은이들이 인류 발전을 위해 해결할 숙제는 너무나 많이 남아 있다. 그렇게 유명한 잡스도 암이라는 질병을 극복하지 못하고 한참 활동 할 수 있는 나이에 사망했다. 과학기술이 발달했다고 해도 아직까지 완벽한 암의 진단과 치료는 과학자 그리고 젊은이들이 해결해야 하는 하나의 과제이다. 인류 발전을 위해 우리 앞에 놓인 그 많은 숙제를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잡스의 예에서 보듯이 최고의 기술을 갈망하는 혁신적 개척 정신, 예술적 감각, 타협하지 않는 의지와 끈기, 성공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확고한 신념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늦은 밤까지 자신의 현재 삶에 최선을 다하는 과학자와 젊은이들이 많아질 때 비로소 우리나라 과학의 발전이 있을 것이고 우리 국가의 미래도 있을 것이다. 바보처럼 우직하게 갈망하라는 스티브 잡스의 말이 생각난다.
  • 한국 기능올림픽 17번째 우승

    우리나라가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41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17번째 종합우승을 차지해 ‘기술 강국’의 명성을 떨쳤다. 한국은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센터에서 끝난 이번 대회에서 40개 종목의 성적을 집계한 결과 금메달 1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6개를 획득해 일본(금 11·은 4·동 4), 스위스(금 6·은 5·동 6)를 누르고 우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1967년 16회 스페인 대회를 시작으로 모두 26차례 출전해 17번째 정상에 올랐고 2007년 일본 대회, 2009년 캐나다 대회에 이어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세계 50개국 949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 한국은 컴퓨터정보통신 등 39개 직종에 43명의 선수가 나서 기량을 겨뤘다. 이명박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의 우수성과 기술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떨친 자랑스러운 일”이라면서 “송영중 단장을 비롯한 대표단 모두의 열정과 노력에 찬사를 보내며 더욱 정진해 기술강국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해 주기 바란다.”고 치하했다. 한국팀 대표단장인 송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종합 우승이 확정된 뒤 “기술강국 코리아의 국가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게 됐다.”면서 “숙련 기술인들이 합당한 대우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런던 연합뉴스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27) ‘동의보감’ 허준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27) ‘동의보감’ 허준

    허준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다. 모르면 간첩이라는 농담도 안 통한다. 그만큼 범국민적 인물이라는 뜻이다. 물론 친근한 것 이상으로 신비화되어 있기도 하다. 고난에 찬 삶의 역정, 라이벌들의 비방과 음모, 예진 아씨와의 지순한 사랑 등등. 물론 하나같이 소설과 드라마가 만들어낸 이미지다. 이 이미지들로 인해 허준은 400여년의 시간을 가로질러 명의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그 화려하고 강렬한 이미지들로 인해 그의 진면목은 봉쇄되어 버렸다. ●허준이 ‘허준’이 된 까닭은? 먼저, 허준의 라이벌 역할을 담당한 양예수는 실제로 허준의 스승뻘이자 당대 최고의 명의였다. 동의보감 편찬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지만 정유재란 이후 빠졌다. 다음, 많은 이들이 지적했다시피 허준의 스승으로 나오는 유의태는 실존인물이 아니다. 허구적 인물의 등장 자체야 문제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소설과 드라마의 절정에 해당하는, 허준이 스승 유의태의 몸을 해부하는 장면은 참으로 문제적이다. 이것은 마치 한의학이 미망의 어둠을 거쳐 해부학을 향해 나아간다는 의학적 편견을 조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마지막으로 예진 아씨와의 러브스토리? 택도 없는 소리다. 사랑이 이렇게 특화된 건 어디까지나 근대 이후다. 그 이전에는 우정과 의리가 훨씬 더 중요한 가치였다. 20세기 이후 우정이 사라진 자리를 사랑과 연애가 채웠고, 그 결과 허준을 비롯하여 모든 사극의 주인공들은 본의 아니게(?) 사랑의 화신이 되어야 했다. 아무튼 좋다. 허준의 ‘만들어진’ 이미지 가운데 더 결정적인 결락이 하나 있다. 허준이 ‘의성’ 허준이 된 건 명의라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무슨 소리? 허준이 전통의학의 아이콘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건 의사로서가 아니다. 양예수를 비롯하여, 당대 허준을 능가하는 명의들은 많았다. 하지만 허준처럼 ‘동의보감’이라는 대저서를 남긴 사람은 없었다. 아니, 조선은 물론이고 동양의학사를 다 통틀어서도 동의보감처럼 방대하고 체계적인 의서는 없다. 고로 허준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 ‘허준’이 된 건 어디까지나 동의보감이라는 저서 때문이다. 허준의 생애는 의외로 드라마틱하지 않다. 양반집 서자로 태어났지만 그것 자체가 특별한 사항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의원이 되는 과정도 비교적 순탄했다. 사대부 유희춘의 추천을 통해 내의원에 들어갔으며 광해군의 두창을 치료하면서 선조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사대부 관료들조차 앞다퉈 도망을 갔지만 허준은 선조의 피란길을 동행함으로써 그 신임은 더욱 두터워졌다. 이후 승승장구하여 서자 출신임에도 종1품 승록대부에까지 올랐다. 이 정도야 뭐, 소설과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기에는 너무 밋밋하지 않은가. 이런 허준을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탁월한 존재로 만들어준 것은 다름 아닌 선조다. 더 구체적으론 선조가 허준에게 의서 편찬을 맡기면서부터다. 그때 이후, 허준의 이 평범한 ‘성공스토리’는 비범한 삶의 여정으로 변주된다. “허준은 본성이 총민하고 어릴 때부터 학문을 좋아했으며, 경전과 역사에 박식했다. 특히 의학에 조예가 깊어서 신묘함이 깊은 데까지 이르렀다. 사람을 살린 것이 부지기수다.”(‘의림촬요’) 허준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인용되는 자료다. 보다시피 그의 삶을 규정하는 키워드는 의사 이전에 학문이다. 당대 명망 높은 사대부들과의 교류가 활발했던 것, 또 동의보감을 비롯하여 많은 의서들을 편찬할 수 있었던 것 등 그의 생애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학문적 열정과 집념이었다. ●동의보감의 탄생-전란에서 유배까지 1596년 어느 날 선조는 어의 허준에게 의서 편찬을 명한다. 허준의 나이 58세. 허준의 생애로서는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을 때다. 당시 조선은 임진왜란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전란의 와중이었다. 전란 중에 잉태된 의서! -극적이라면 이런 장면이 극적이다. 허준은 그 즉시 유의 정작과 태의 양예수, 김응탁, 이명원, 정예남 등과 함께 프로젝트팀을 꾸렸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과정은 실로 험난했다. 바로 그 다음해 정유재란(1597)이 발발하면서 초기 작업은 중단되었다. 난이 수습되긴 했지만, 프로젝트팀은 해체되었다. 결국 의서의 편찬은 허준 개인의 몫이 되었다. 시대가 시대니만큼 작업의 속도는 한없이 더뎠다. 그렇게 해서 무려 10여년이 지났다. 1608년 2월 1일. 허준의 생애에, 아니 동의보감 편찬의 여정에 결정적인 변곡점이 찾아왔다. 선조가 승하한 것이다. 조선왕조에서 선조의 위상은 이중적이다. 선조의 등극과 더불어 조선은 훈구파의 집권이 끝나고 마침내 ‘사림의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사림 내부의 분화와 갈등이 점화되면서 ‘당쟁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당시는 특히 북인 안에서 대북파와 소북파의 분화가 심각하게 재연되는 때였다. 대북이란 선조의 후계자인 광해군을 미는 쪽이고, 소북이란 선조가 말년에 낳은 영창대군을 미는 쪽이다. 한데, 하필 선조가 승하할 당시 내의원 전체 우두머리라 할 수 있는 도제조가 유영경이었는데, 이 유영경이 바로 소북파의 리더였다. 대북파에서 이 사건을 간과할 리 없다. 어의 허준에게 책임을 묻고 그 책임은 허준의 상관인 유영경에게까지 미쳤다. 허준도 이 숙청의 피바람을 피해갈 순 없었다. 하지만 광해군한테 허준은 특별한 존재였다. 왕자 시절 두창에 걸려 목숨이 오락가락할 적에 다른 어의들은 약을 썼다가 허물을 뒤집어쓸까봐 망설였지만 허준은 과감하게 약을 써서 목숨을 구해주었다. 빗발치는 상소에도 불구하고 광해군은 허준을 적극 방어해 주었다. 이를테면, 허준을 위기에 빠뜨린 것도 의술이었고, 허준을 구해준 것도 의술이었던 것이다. 목숨은 건졌지만 그래도 유배만은 피할 수 없었다. 69세의 나이로 머나먼 의주땅으로 유배를 가야 했으니, 참으로 고단한 말년이었다. 하지만 생은 길섶마다 행운을 숨겨두었다던가. 유배기간은 1년 8개월. 놀랍게도 그 기간 동안 동의보감이 완성되었다. 이때 한 작업은 전체 분량의 반에 해당한다. 유배지는 그에게 집필을 위한 완벽한 조건을 마련해준 셈이다. 대반전! 만약 이 작업이 없었다면 유배지에서의 시간은 얼마나 억울하고 쓸쓸했으랴. 허준으로 인해 동의보감이라는 비전이 열리기도 했지만, 동의보감은 무엇보다 그 편찬자인 허준의 생을 구해주었다. 이것이 바로 ‘자기구원’으로서의 공부다. 흔히 생각하듯 ‘온갖 고난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가 있었기에 고난으로부터 구원을 받는 것이다. 허준과 동의보감이 바로 그런 관계였던 것. 71세의 나이로 유배지에서 돌아오자마자 허준은 후반부 작업에 박차를 가해 마침내 동의보감을 완성해서 조정에 바친다. 시작한 해로부터 따지면 무려 14년의 기나긴 여정이다. 조선으로서도 전란과 정권교체, 당쟁 등으로 이어진 초유의 시간이었고, 허준으로서도 영광과 오욕을 한꺼번에 누린 파란만장의 연속이었다. 이후 내의원에서 후학을 지도하고, 역병에 관한 책을 편찬하는 등 조용한 여생을 보내다 77세의 나이로 생을 마친다.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선조는 허준에게 의서편찬을 명하면서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기존 의학사의 난만한 흐름을 정리하라는 것, 둘째, 질병이 아니라 수양을 중심으로 한 양생서를 쓰라는 것, 마지막으로 조선의 약재를 가난한 백성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라는 것. 허준은 선조의 세 가지 당부를 훌륭하게 구현해냈다. 먼저, 동의보감에는 의학사의 양대 지존인 ‘황제내경’과 ‘상한론’을 비롯하여 손진인의 ‘천금방’, 이천의 ‘의학입문’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의학사의 최고봉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그 바탕 위에서 허준은 오랜 기간 서로 갈라져 온 양생과 의술을 새로운 차원에서 통합하였다. 즉, 그는 병과 처방이 아니라, 몸과 생명을 전면에 내세웠다. 질병에서 생명으로! 그렇게 해서 구성된 ‘내경’-‘외형’-‘잡병’-‘탕액’-‘침구’로 이어지는 목차는 어떤 의서에서도 시도된 적이 없는 분류학의 결정판이다. 아울러 처방과 약재들의 방대한 목록은 자연사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말하자면, 최고의 지적 성취와 가장 대중적인 용법을 두루 갖춘 의서가 탄생한 셈이다. 그것을 가능케 했던 핵심 키워드는 단연 양생이다. 양생은 단지 임상을 넘어 존재의 우주적 ‘탈영토화’를 꿈꾸는 ‘삶의 기술’이다. 요컨대, 양생이라는 비전 위에서 몸과 우주, 질병과 자연, 생명과 존재의 근원적 일치를 기획했던 자연철학자, 그것이 허준의 진면목이다. 고미숙 감이당 연구원
  • 두산 새 감독 김진욱 투수코치

    두산 새 감독 김진욱 투수코치

    김진욱(51) 두산 1군 투수코치가 사령탑으로 올라앉았다. 이로써 LG 김기태 감독에 이어 서울을 연고로 한 두 팀은 모두 내부 승진으로 감독 선임을 마무리지었다. 프로야구 두산은 9일 김진욱 1군 투수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하고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 8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두산은 “김 신임 감독이 코치로 있으면서 선수들과 많은 대화로 뚜렷한 동기와 목적을 심어주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 선수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아 당황스럽지만 나를 선택해 준 구단에 감사한다.”며 “팀 재건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에는 재능있고 창조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이 많다. 이들과 열심히 노력해 언제나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강한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팬들이 즐거워하는 열정적이고 깨끗한 야구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구단과 협의해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고 오는 14일 선수단과 상견례를 한 뒤 마무리 훈련을 이끌 예정이다. 경북 영천 출신으로 천안북일고-동아대를 거친 김 감독은 1984년 두산의 전신인 OB 베어스에 입단했다. 1992년까지 9시즌 동안 221경기에 출장해 53승71패16세이브,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했다. 현역 은퇴 뒤에는 분당 중앙고 감독, 구리 인창고 창단 감독을 지냈고 2007년부터 두산 코치를 맡았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김진욱 두산감독 선임 “강한 팀 깨끗한 야구 펼치겠다”

    김진욱 두산감독 선임 “강한 팀 깨끗한 야구 펼치겠다”

    두산베어스는 9일 김진욱 1군 투수코치를 제8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51)은 경북 영천 출신으로 천안북일고와 동아대학교를 졸업했다. 1984년 OB베어스(현 두산베어스)에 입단해 1992년까지 9시즌 동안 221경기에 출장해 53승 71패 16세이브, 방어율 3.61을 기록했다. 현역 은퇴 뒤에는 분당 중앙고 감독, 구리 인창고 창단감독을 거쳤고 2007년부터 두산베어스 코치로 활동했다. 김진욱 감독은 이날 “두산에는 재능있고 창조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이 많다. 팀 재건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선수들과 열심히 노력해 언제나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강한 팀을 만들고 팬들이 즐거워하는 열정적이고 깨끗한 야구를 펼치겠다”고 두산 감독 선임 소감을 밝혔다.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김진욱 두산 신임 감독은 코치시절 선수들과의 대화를 통해 뚜렷한 동기와 목적을 심어주는 소통의 리더쉽을 발휘해 선수들로부터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구단과 협의하여 코칭스탭을 구성하고 오는 14일 선수단 상견례 후 국내외에서 마무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 = 두산베어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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