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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질의혹’ 컷오프 이중잣대 논란...박대동 ‘탈락’ 최구식 ‘통과’

    ‘갑질의혹’ 컷오프 이중잣대 논란...박대동 ‘탈락’ 최구식 ‘통과’

    ‘보좌관 월급 상납 의혹’이 제기된 새누리당 박대동(울산 북구) 의원이 12일 4·13총선 후보자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와 관련,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들쭉날쭉한 자격심사 기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의원과 똑같은 의혹을 받고 있는 최구식(경남 진주갑) 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0일 2차 경선지역 발표에서 경선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같은 사안에 대해 ‘고무줄 잣대’가 적용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단수 추천 지역 26곳과 우선추천 4곳, 경선 9곳 등 39곳에 대한 제4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관심을 끈 현역 경선 탈락자는 울산에서 2명이 나왔다. 박 의원의 경우 보좌관의 월급을 상납받아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탈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의원의 징계안은 당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돼 논의가 진행됐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흐지부지 됐다. 이 과정에서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선 배제를 예견하고 기자회견까지 열었던 울산 울주의 강길부 의원도 이날 컷오프됐다. 강 의원은 “65세 이상도 경선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부동산 투기 의혹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의원의 시세 차익을 노린 부동산 투기 의혹 역시 ‘갑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에 대해 강 의원 측은 “이미 60년 전에 상속받은 땅이고, KTX 울산역 유치 등으로 의원이 소유한 땅 뿐만 아니라 일대 땅값 전체가 올랐으며, 현재도 팔 생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3년간 보좌진의 월급을 다른 계좌로 상납받은 의혹이 빚어진 최 전 의원은 컷오프를 손쉽게 통과했다. 이에 따라 경선에서 배제된 후보 측에서 “자격 심사 기준이 무엇이냐”는 항의는 더욱 거세게 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수원갑에서 수원을로 출마지를 옮긴 김상민 의원도 ‘열정페이’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김 의원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해외여행 | 파리, 한낮의 꿈 ①‘파리답다’고 말할 어떤 공기

    해외여행 | 파리, 한낮의 꿈 ①‘파리답다’고 말할 어떤 공기

    파리를 매일 걷고 걸으며 오늘의 파리와 만났다. 오늘은 동네를 산책하듯 걷지만 어쩌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 속절없지만 흐르는 시간이 아쉬워 내가 걸어온 길을 자꾸 뒤돌아보았다.로댕의 작품 ‘지옥의 문’ 한가운데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왜 단테의 ‘지옥’에 매혹되었을까? 부티크호텔 산 레지스의 스위트룸에서 보이는 에펠탑. 왼편 아래 건물은 이브 생 로랑의 저택이다샹젤리제 인근 나폴레옹호텔 스위트룸에서 보이는 개선문과 프히들렁 거리파리에선 길을 잃어도 좋아. 파리에 대한 낯간지러운 찬사다. 좀 민망하지만 과장은 아니다. 파리는 어디를 가나 황홀할 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할로겐 가로등 덕분인지 거리에 덩그렇게 놓인 쓰레기통조차 예쁜 도시. 세상에 이런 도시가 또 있을까? 파리에서 만난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파리의 골목을 걷는 것만으로 행복해져요. 봐야 할 게 너무 많으니까요.”지나친 말이 아니다. 파리에서 지내는 동안 나도 그랬으니까. 파리에서 나는 걷고 또 걸었다. 어제와 오늘은 동네를 산책하듯 걸었지만 어쩌면 다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를 길이었다. 이런 간절함 때문일까. 나는 거리마다, 골목마다, 코너를 돌 때마다 새로운 파리와 만났다. 파리는 매일 변한다. 나는 파리에서 3주간 머물렀지만 에펠탑이나 루브르, 개선문은 내내 뒷전이었다. 과거의 파리가 아닌 오늘 이 순간의 파리를 보고 싶었다.1977년에 지어진 퐁피두센터는 2016년에 보아도 미래지향적이며 도발적이다. 20세기 건축의 아이콘퐁피두센터 안에는 국립근현대미술관도 있고 도서관, 사진 갤러리도 있다. 기획전을 제외하면 무료다퐁피두센터 바로 옆, 스트라빈스키 광장에 조각가 니키 드 생팔과 장 팅겔리가 함께 만든 ‘니키 분수’가 자리했다퐁피두센터 설립을 결정한 프랑스 전 대통령 조르주 퐁피두‘파리답다’고 말할 어떤 공기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는 파리 한가운데 있는 근현대미술관이자 복합문화시설이다. 파리에 머무는 동안 퐁피두 바로 앞에 있는 아파트에서 며칠을 지냈다. 중정中庭을 가진 좋은 집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도 안한 채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빵을 사러 갈 때마다 자연스레 퐁피두와 마주쳤다. 저 앞에 턱하니 자리 잡은 퐁피두를 뒤로하고, 동네 주민인 척 퐁피두의 뒷골목을 걸어 다녔다. 바게트를 사서 반으로 ‘접어’ 에코백에 넣고 돌아오는 길, 발걸음은 가벼웠고,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왔다. 파리지엥인 척하는 시간의 한가운데 퐁피두가 있어 내가 지금 파리에 있음을 더욱 실감했다. 파리에 오지 못한 기나긴 시간 동안 파리를 떠올릴 때 오르세 미술관과 함께 가장 그리운 곳이 퐁피두였다. 퐁피두 하면 떠오르는 기억의 잔상, 지워지지 않은 시간 때문이다.아주 오래 전 퐁피두에 처음 왔을 때 나는 퐁피두에서 ‘파리답다’고 말할 어떤 공기를 느꼈다. 퐁피두 앞 광장에서 파리의 싱그러운 청춘들을 보았다. 외부에 노출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퐁피두 6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파리 시가지의 나지막한 스카이라인도 잊을 수 없다. 노트르담 성당, 에펠탑 그리고 몽마르트르 언덕의 사크레쾨르 성당 같은 파리의 풍광 속에 한껏 젖어 들었다. 여기가 파리구나. 그때 파리에 왔다는 것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오랜만에 다시 찾아온 퐁피두에서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퐁피두 앞 광장에 않아 주변을 살피며 잠시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 퐁피두의 외관만 바라보고 있어도 어느새 기분이 유쾌해진다. 퐁피두를 난생 처음 보는 관광객은 “왜 파리 한가운데 공장이 있죠?” 하고 묻기도 한다. 공장이 아니라고 하면 공사 중인 건물이냐고도 묻는다. 그만큼 겉모양이 파격적이다. 얼핏 건물은 안이 다 들여다보이고 에스컬레이터뿐만 아니라 수도관, 가스관, 철근 등이 모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서히 발전하는 공간의 도해Evolving Spatial Diagram.’ 퐁피두란 공간의 의미는 시각적으로 이렇게도 표현된다. 2016년에 보아도 미래지향적인 이 건물이 정작 1977년에 지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 감동은 배가된다.1977년 문을 연 퐁피두센터는 이탈리아 출신의 렌조 피아노와 영국 출신의 리처드 로저스가 지었다. 전 세계 공모를 통해 모인 49개국 681점의 설계안 중에서 이들이 선정되었을 때 렌조의 나이는 겨우 서른다섯이었다. 작년 초 입주한 광화문의 KT 신사옥을 설계한 이가 바로 렌조 피아노다. 퐁피두는 강철과 유리로 지은 건물이다. 1만5,000톤의 강철과 표면 면적 1만1,000㎡에 달하는 유리가 사용되었다. 안에서는 밖을, 밖에서는 안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건물 안과 밖이 서로를 바라보며 소통한다. 에스컬레이터는 건물 가운데가 아닌 바깥쪽으로 빼내 내부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내부에 기둥 또한 없어 자유롭게 공간을 변경해 사용할 수 있다.지금은 파리를 대표하는 건축의 하나가 되었지만 건립 당시에는 논란이 많았고, 반대도 거셌다. “안이 다 들여다보이잖아요!” “외부의 벽을 다 벗겨낸 것 같다고요!”퐁피두의 반대자들은 이단아 같은 퐁피두의 외양이 클래식한 도시, 파리와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결국 파리 중심부를 재개발하면서 퐁피두 설립을 강력한 의지를 갖고 결정한 이는 프랑스 전 대통령인 조르주 퐁피두다. ‘퐁피두’란 이름은 바로 그에게서 따왔다. 그 후 40여 년의 시간이 흘렀고, 퐁피두는 외관만으로도 많은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이런 게 대통령이 가져야 할 혜안이고, 대통령이 내려야 할 결정이다.퐁피두센터는 유럽 아트신scene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유럽의 역사와 예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현재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가장 많은 근현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말해진다. 순수미술뿐만 아니라 디자인, 건축, 사진 그리고 뉴미디어 작품까지 포괄한다.가로 166m, 세로 60m, 높이 42m의 공간에 7만점의 작품이 정기적으로 교체되며 매년 스무 개 정도의 새로운 전시를 이어간다. 그러니 지난달에 퐁피두를 갔다 해도 이번 달에, 다음 달에 또 가야 할 일이다. 퐁피두에선 전시뿐만 아니라 음악, 댄스, 연극, 공연과 영화 등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진다. 갖가지 장르의 이벤트와 순수미술의 접점, 상호작용은 퐁피두의 큰 관심사다.퐁피두는 1989년을 경계로 과거와 새로운 시대를 구별한다. 1989년 11월 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유럽 미술계의 구분은 무의미해졌다. 한편 유럽은 천안문 사태를 통해 엿보게 된 중국의 새로운 모습에 관심을 기울였다. 유럽의 시선으로 볼 때 새로운 예술적 영토가 생겨났다. 다양한 국적의 예술가들이 컨템포러리 아트 비엔날레 같은 인터내셔널한 아트신에 불현듯 등장하면서 세계 예술계의 지형에 새로운 흐름이 생겨났다. 퐁피두는 이처럼 세계 예술계의 변화된 지형에 포커스를 맞추고 특히 동유럽, 중국, 레바논과 여러 중동 국가, 인도, 아프리카, 남미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파리에 여행을 왔는데 시간이 넉넉지 않다면 나는 루브르나 오르세보다 퐁피두를 권하고 싶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피카소, 마티스, 칸딘스키, 몬드리안, 미로 등 다양한 작품을 짧은 시간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퐁피두는 미술관뿐만 아니라 도서관, 서점, 기념품 숍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파리 청춘들의 평범한 일상을 엿보기 좋다. 퐁피두 옆, 프랑스 조각가인 니키 드 생팔이 만든 ‘니키 분수’도 놓치면 안 될 볼거리다.쿠바에서 태어났지만 중국인 아버지와 콩고 출신 어머니를 둔 작가, 위프레도 람Wifredo Lam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퐁피두센터는 전통적인 예술의 범주에서 벗어나 장르의 믹스 같은 다양한 컨템포러리 아트에 관심을 기울인다퐁피두센터Place Georges-Pompidou, 75004 Paris, France +33 1 44 7812 33 11:00~22:00 (화요일 휴무) 성인 14 www.centrepompidou.fr로댕박물관은 한때 로댕, 장 콕토, 마티스, 이사도라 덩컨이 살았던 저택이다높이가 6.5미터에 달하는 주조물인 ‘지옥의 문’은 로댕 박물관의 장미정원에서 볼 수 있다루브르보다 로댕이 좋은 이유로댕박물관Musee Rodin이 2015년 11월12일에 새로 문을 열었다. 3년간의 리노베이션으로 전에 비해 좀 더 박물관답게 면모했다. 로댕이 살았던 20세기 초반부터 지금까지 100여 년의 시간 동안 전면적인 리노베이션 공사를 하긴 처음이다. 매년 70만명이 지나다닌 쪽모이 세공 마룻바닥의 많은 부분이 말끔히 교체되었다. 석고, 회반죽, 흙을 섞어 물로 갠 플라스터를 재료로 쓴 작품도 새로이 전시되었다. 그동안 수장고에서 잠자던 작품들이다. 플라스터 작품들은 로댕의 작업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볼 수 있는 단서들이다.로댕박물관 건물은 18세기 초에 지은 저택이다. 로댕이 한때 살았던 집이다. 1908년 로댕은 자신의 비서였던 릴케의 소개로 1층에 있는 4개의 방을 빌려 4년 동안 이 집에서 살았다. 로댕뿐만 아니라 작가 장 콕토, 화가인 앙리 마티스,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도 한때 이 집에 살았다. 로댕박물관의 컬렉션과 작품만큼 박물관 건물 자체가 특별한 역사를 가진 셈이다.나로선 사이즈만 보면 루브르보다 로댕박물관 같은 곳이 더 좋다. 물론 루브르는 명실공이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박물관 중 하나다. 하지만 정작 그 안으로 들어가면 숨이 막힌다. 일단 관람객이 너무 많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인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선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제 아무리 비집고 들어가도 모나리자 그림에서 5m 이내에 접근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루브르의 모든 관람객이 모나리자를 향해 돌진하기 때문이다. 루브르까지 와서 사람들에게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다 보면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인가 싶다. 봐야 할 예술품이 너무 많은 것도 때로는 고역스럽다. 미로 같은 박물관에서 빠져 나오기도 쉽지 않다. 출구를 찾지 못하고 무작정 걷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오기 십상이다. 루브르에 갈 때는 자기만의 테마를 갖고 작품을 선별적으로 보는 게 매우 중요하다. 불평이 길었지만 루브르가 좋을 때도 있다. 늦은 밤, 루브르 호텔 옆 파사쥬 리슐리외 입구를 지나 유리창 너머 루브르를 보았을 때처럼 관람객이 한 명도 없는 루브르는 의심할 바 없는 예술의 신전이다.로댕은 말년에 이르러 자기 작품뿐만 아니라 그가 평생 수집한 예술품, 여기에 수반하는 저작권을 모두 국가에 기부했다. 로댕박물관은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로댕박물관이라고 해서 로댕 작품만 있는 건 아니다. 그의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카미유 클로델처럼 로댕과 관계를 맺었던 사람의 작품도 있고, 고흐나 뭉크 같은 화가의 그림도 볼 수 있다. 로댕미술관에서 그의 조각만큼이나 내 눈길을 잡아끈 건 로댕의 데생 그림들이다. 로댕은 장장 7,000여 점의 데생을 남겼다. 그는 흑연과 목탄, 브라운 컬러의 수채물감으로 종종 여성 또는 인체의 움직임을 그려냈다. 조각뿐만 아니라 데생에서도 로댕은 자기의 두 손으로 인간을 완전히 창조했다. 그는, 신이 조각가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을 ‘신의 손’을 가진 조각가라고 여겼을 것이다.새롭게 단장된 로댕박물관은 로댕의 연대기와 테마에 따라 18개 전시실로 구성된다. 예컨대 ‘비롱 저택의 로댕Rodin at the Hotel Biron’이란 방은 로댕이 실제 살았던 시기의 모습으로, 당시 사용한 가구와 그가 수집한 작품으로 정교하게 복원되었고, ‘로댕과 고대Rodin and Antiquity’란 방은 로댕이 앤티크 딜러에게 사들인 고대 그리스, 로마의 조각으로 꾸며졌다. 로댕은 수많은 그리스, 로마의 조각 파편을 수집했고, 그중 100여 점이 이곳에서 전시 중이다. 로댕은 젊은 시절부터 고대 문명에 관심을 가졌다. 그가 ‘지옥’이란 테마에 매혹된 계기가 된 것도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보게 된 미켈란젤로의 작품들 때문이다. 그의 작품 ‘워킹 맨The Walking Man’의 경우처럼 로댕은 자기에게 영향을 끼친 고대 그리스에 대한 존경을 그의 컬렉션으로 표현했다.로댕박물관 건물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정원은 크다.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 ‘생각하는 사람’처럼 로댕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조각품을, 좁은 박물관 실내가 아닌 한가로운 정원에서 볼 수 있다. 고요한 정원은 아무도 없는 심야의 루브르처럼 평화롭지만 ‘칼레의 시민’이나 ‘지옥의 문’ 같은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내게 칼레의 시민은 칼레시를 구하기 위한 영웅들이 아니라 죽음에 직면한, 죽음을 자기의지로 선택한 사람들로 보인다. 모든 인간이 한 번은 마주하게 될 순간이다.‘지옥의 문’은 또 어떤가? 지옥에서 입맞춤하고, 생각하고‘생각하는 남자’의 전신, 달아나고, 떨어지고, 순교하고, 타락하는 인물상의 모습에서 폭력, 절망, 열정 등 지옥이란 또 다른 세계에 매혹된 로댕의 심경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지옥의 문은, 박물관에 들어서면 만나는 장미정원의 왼쪽 끝에 있고, 오른편 끝에는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로댕이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의 ‘신곡’에 영향을 받아 지옥의 문을 만든 거라면 그는 지옥 자체가 아니라 지옥 다음에 이어질 ‘연옥’과 ‘천국’이란 세계 또한 떠올렸을 것이다. ‘지옥의 문’ 건너편에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건 자연스럽다.위대한 조각가에게도 세상사의 부침은 어쩔 수 없는 걸까. 로댕은 자신의 이름을 딴 박물관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18살 때 가사를 돕기 위해 석고 세공업자에게 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조각을 시작했지만 그가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노년에 이르러 자기의 모든 작품을 국가에 기부하고자 했지만 그것도 간단치 않았다. 프랑스 국회는 로댕의 작품 기증 건을 표결에 붙였는데, 찬성 391표, 반대 52표로 개운치 않은 결과가 나왔다. 삶만큼이나 죽음도 드라마틱하다. 그는 1917년 1월29일, 평생 자신의 모델이 되어 주고 함께해 준 로즈 브레와 결혼했는데 그녀는 불과 보름 후인 2월14일에, 로댕은 같은 해 11월17일에 세상을 떠났다. 스물네 살의 청년, 로댕이 의과대학에서 해부학 수업을 듣다 우연히 만난 여자가 로즈 브레다. 로댕박물관은 로댕이 세상을 떠나고 2년 후인 1919년에 오픈했다.로댕박물관에는 로댕의 조각뿐만 아니라 고흐나 뭉크 같은 화가의 그림도 있다공간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매우 현대적인 제스처의 ‘워킹 맨The Walking Man’로댕의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 ‘뜬 소문’‘칼레의 시민’은 신체의 특정 부위를 과감하게 확대, 묘사해 극적인 효과를 준다로댕박물관 77 rue de Varenne, 75007 Paris, France +33 1 44 18 61 10 10:00~17:45(월요일 휴무) 성인 €10 www.musee-rodin.fr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프랑스관광청 kr.france.fr
  • [현장 행정] 몸으로 익히는 봉사정신…광진 새내기들의 첫걸음

    [현장 행정] 몸으로 익히는 봉사정신…광진 새내기들의 첫걸음

    올해부터 전체 신입 대상 실시 노인복지 프로그램 경험하고 김기동 구청장과 배식 봉사생생 소통하며 복지인식 제고 “젊은이들이 잔뜩 왔네. 어디서 왔어?” “미남, 미녀들이 오니까 복지관이 환하네.” 10일 광진구 군자동의 광진노인종합복지관. 이용자 대다수가 65세 이상 노인들인 이곳에 18명의 훤칠한 젊은이가 떴다. 호기심과 반가움에 노인들의 이목이 쏠렸다. 올해 공직 사회에 첫발을 뗀 구의 신입 공무원들이다. 급속한 고령화 추세 등에 따라 복지 요구가 높아지면서 구는 올해부터 전체 신입 공무원들에게 복지현장 교육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복지 담당자만 현장 실습을 나갔지만, 이제 복지에 대한 이해는 공무원들에게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1만 7000여명이 회원인 광진노인복지관에는 하루 평균 1200여명의 노인이 찾고 있다. 영어와 컴퓨터 등 교육부터 스포츠 댄스, 당구, 바둑, 탁구 등 다양한 취미활동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기관 소개 후 신입 공무원들은 다소곳이 양손을 모으고 줄지어 시설을 둘러봤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활기찬 노년을 보내는 노인들의 모습에 때로는 놀라고, 때로는 감탄했다. 특히 박자에 맞춰 스텝을 밟으며 진지하게 스포츠 댄스를 배우는 노인들의 열정에 젊은이들이 더 혀를 내둘렀다. 치매 예방활동을 하는 복지관 내 ‘데이케어 센터’에서는 신규 공무원들이 노인들과 짝을 맞춰 종이 붙이기를 진행했다. 처음엔 다소 어색해했지만 저마다 이내 부모님과 할머니·할아버지를 떠올리며 밝은 얼굴로 치료를 도왔다. 시설 체험 후에는 배식 봉사가 이어졌다. 파란 앞치마를 두른 배식조와 분홍 앞치마를 두른 설거지조로 나뉘었다. 공무원 출신으로 선배이기도 한 김기동 구청장도 이날 후배들과 함께 배식에 나섰다. 김 구청장이 “이번에 새로 들어온 우리 후배들”이라고 소개하자 노인들도 “보기 좋아 그런지 오늘 따라 밥맛이 더 좋다”고 웃었다. 복지관 이용자인 이정희(82·여)씨는 “새내기 공무원들까지 나와 노인네들을 살피고 신경 써주니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도 자주 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의 늦깎이 신입 공무원 최영균(43)씨는 “혼자 따로 와서 살펴보긴 쉽지 않았을 텐데 이런 기회가 있어 좋다. 우리 구에 어르신들이 많고 그만큼 해야 할 일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책상에 앉아 숫자로만 파악하지 않고 그곳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더 넓은 시각과 따뜻한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구는 앞으로 신규 공무원들의 재난재해 대응력을 높이고자 아차산 등 현장 체험도 진행한다. ‘광진 가족 멘토링’ 제도를 통해 1대1로 선후배 공무원들을 맺어 업무 상담부터 개인적인 고충까지 함께 나누고 배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 구청장은 “현장을 익히고, 선배 공무원의 풍부한 행정 노하우를 배움으로써 신입 공무원들이 소통 능력과 조직 적응력 모두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하도급 근로자도 정규직 전환 땐 지원금

    하도급 근로자도 정규직 전환 땐 지원금

    1인당 최대 月60만원까지 지급 택배기사 등 특수종사자 포함 PC방·카페 등 ‘열정페이’ 점검 정부가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에 최대 월 60만원의 지원금을 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뉜 노동시장 이중구조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조정정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통한 상생고용 촉진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기간제 파견 근로자에게 적용하는 정규직 전환지원금을 사내하도급 근로자와 특수형태종사자까지 확대한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사업주에게 근로자 1인당 임금상승분의 70%를 1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15~34세 청년 근로자는 80%까지 지원한다. 월 20만원의 간접노무비 지원까지 합해 최대 지원액은 월 60만원이다. 특수형태종사자는 택배기사, 텔레마케터, 애프터서비스 기사 등 이른바 중간 지대 근로자를 의미한다. 대기업이 하청·협력업체를 선정할 때 ‘파견 근로자 사용비율’ 등 고용구조를 고려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나왔다. 대기업 원청업체가 나서지 않으면 하청업체가 불법 파견을 남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임금 상위 10% 임직원의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한편 임금피크제로 재원을 마련해 청년 고용을 확대하고 비정규직 근로자 처우 개선에 활용하도록 ‘임금·단체교섭 지도방향’을 만들어 30대 기업을 중심으로 집중 지도한다. 대기업이 하청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한 상생협력기금 출연 시 출연금의 7%를 세액공제하는 혜택도 준다. 상시·지속 업무에는 가급적 정규직 근로자를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기간제 근로자 고용안정 가이드라인’도 조만간 발표한다. 청년에게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열정페이를 퇴출시키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인턴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호텔, 패션업체, 미용업소 등 500곳을 올 하반기에 기획 감독한다. PC방, 카페, 백화점, 대형마트 등 청소년 고용이 많은 사업장 8000곳은 서면계약 체결, 임금 체불, 최저임금 준수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상생결제시스템은 대기업 중심에서 중견기업, 공공기관 등으로 참여 기관을 확대한다. 이는 대기업이 발행한 결제채권을 협력업체들이 최저 금리로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6곳인 취급 은행도 늘릴 방침이다. 현재 중소기업 정규직의 임금은 대기업 정규직의 52.3%,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34.6% 수준에 불과하다. 평균 근속 연수는 대기업 정규직이 10년 2개월인 반면, 다른 부문은 4년 4개월에 그쳤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전체 근로자의 10.6%에 지나지 않는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와 다른 근로자들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노동개혁이며 노동시장 선진화를 앞당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문화마당] 교수들의 알바/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교수들의 알바/김재원 KBS 아나운서

    선거철만 되면 본색을 드러내는 교수들이 있다. 매번 폴리페서 논란이 반복돼도 총선에 출마하는 교수들은 올해도 꽤 되는 모양이다. 예비 입후보자 가운데 정치인, 법조인 다음으로 교육자가 많단다. 자신의 학문적 성과와 전문성을 정치에 적용해 좋은 세상 만들기에 기여한다면야 누가 말리겠냐만, 교직을 정치의 디딤돌로 삼아 가치를 떨어뜨리고 학계의 권력화라는 부정적인 측면만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잦은 휴강, 부실한 수업의 피해는 학생들 몫이다. 당선하면 장기 휴직, 낙선하면 대학에 복귀해 수업마다 정치권 비판을 일삼을 터이니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물론 교수들의 외도는 비단 정치뿐만은 아니다. 정부 프로젝트에 매달리거나 기업의 사외이사, 방송에 여기저기 얼굴을 내미는 교수들도 그런 부작용을 만드는 건 마찬가지 일게다. 얼마 전 명문 사립대학 교수가 해임됐다. 방송에서 입바른 소리로 수위를 넘나든 터라 그 교수의 해임은 시끄러웠다. 명목은 겸직 위반과 학생 지도 태만이란다. 아내가 대표로 있는 연구소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은 것이 문제였다. 겸직 위반에 학생 지도 태만한 교수가 한둘일까 추측해 본다면 결국 그 교수의 무수한 말들이 문제가 됐을 거라는 억측이다. 교수들의 방송 출연은 꽤 오래된 일이다.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견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방송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전염병이나 지진, 과학적 사건, 경제학적 현상들이 발생하면 당연히 교수들의 의견이 필요하다. 특강 프로그램에서 열강하는 교수들에게는 상아탑을 내려와 대중에게 스며드는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요즘은 진행자로 매일 두 시간씩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하는 교수들도 꽤 있다. 그들의 일과를 가늠해 보자. 매일 두 시간 생방송을 위해 두 시간은 준비할 터이고 학교까지 두 시간 오고 가면 하루 여섯 시간을 방송에 투자하는 교수들의 열정에 존경을 표한다. 그러면서 학생들 상담 다 하고, 취업지도 다 하고, 주당 9시간 수업에, 그 수업 준비에, 대학원생 논문 지도까지 다 하실 텐데 얼마나 힘드실까. 방송사에서 주는 돈은 교통비도 안 될 테니 그분들은 진짜 돈 보고 하는 건 절대 아니고, 그깟 인지도를 위해서 하는 일도 절대 아닐 것이다. 방송 진행은 진행자의 전문 영역이다. 즉 질문하는 자리다. 교수들은 질문에 답하는 역할이고, 진행자는 시청취자를 대신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자리라는 것이다. 심지어 의사가 건강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다른 의사에게 감기와 독감의 차이를 물어보는 꼴이다. 진정 몰라서 묻는단 말인가. 심지어 교수라면 심한 사투리조차도 용서받는 것이 방송계의 현실이다. 교수들이 방송하는 사이, 정치하는 사이, 사외 이사 하는 사이, 프로젝트 하는 사이 우리 대학생들은 혼자 밥 먹으며, 꼭꼭 숨어서 취업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요즘은 학과의 벽이 무너져 소속감도 약해지고 딱히 결혼 주례 부탁할 지도교수 만들기도 쉽지 않다던데, 우리 학생들의 넋두리는 누가 들어 줄까? 진행자 밥그릇은 예전에는 아나운서 차지였다. 언젠가부터 개그맨, 가수, 배우들이 들어오더니 변호사, 예술가도 밀고 들어왔다. 이제는 교수들에게도 밀리다 보니 우리 아나운서들은 오늘도 일 끝내고 피곤한 몸 이끌며 대학원으로 향한다. 노래나 개그, 연기는 배운다고 되는 것 아니니 가장 쉽다는 공부라도 따라하며 가랑이를 찢을 수밖에 없다.
  • “작가로 인생 2막… 노벨문학상 탈지도 몰라요”

    “작가로 인생 2막… 노벨문학상 탈지도 몰라요”

    “죽도록 노력한다고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노력한 만큼 실력은 늘죠. 기술은커녕 특정 분야에 소질이 없다고 해서 제2의 인생을 쉽사리 포기하지는 마세요.” 송양의(64)씨는 33년간 우리은행 배지를 달고 다니던 은행원이었다. 2011년 정년을 마치고 그가 선택한 진로는 ‘작가’다. 최근 10년 동안 출판한 책만 28권이나 된다. 시집, 여행에세이, 평론집, 장편소설 등 분야도 다양하다. 책 쓰는 것이 좋아 1인 출판사도 설립했다.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것이 꿈”이었다던 송씨는 집안 형편 때문에 미뤄 뒀던 꿈을 예순이 다 돼서야 이뤘다. 그는 “50대 중반부터 은퇴 후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며 “더 늦기 전에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해 보자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잠자는 시간을 쪼개 무작정 하루 4시간씩 글을 썼다. 그렇게 10년 동안 해마다 2~4권의 책을 출판하면서 작품집 목록은 어느덧 ‘중견 작가’ 수준으로 늘어났다. 물론 글쓰기로 큰돈을 벌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송씨는 “28권 중에 3권을 빼면 모두 적자”라고 말했다. “제2의 인생에서 행복을 찾으려면 우선은 큰 욕심부터 내려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목표는 송씨 스스로를 위한 ‘채찍질’이다. 그는 5년 안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장학재단을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열정이 있어도 열악한 환경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란다. 이어 수줍게 꺼내놓은 또 한 가지 목표는 ‘노벨문학상’이다. 송씨는 “터무니없어 보일 수 있겠지만 불가능처럼 들리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 보면 언젠가는 그 언저리 어딘가에 닿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약 73억원짜리 생일파티 연 15세 소녀…금수저의 전형?

    약 73억원짜리 생일파티 연 15세 소녀…금수저의 전형?

    금수저보다 더한 다이아몬드 수저? 미국 텍사스의 한 10대 소녀가 최근 생일을 맞아 무려 600만 달러(약 72억 8000만원)짜리 생일파티를 연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생일파티의 주인공은 미국 텍사스에 사는 마야 헨리(15). 헨리에게 초호화 생일파티를 열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아버지 토마스 헨리다. 토마스 헨리는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딸에게 최고의 생일파티를 선물하기로 마음먹은 토마스 헨리는 딸의 메이크업과 드레스 등 몸치장부터 파티가 열릴 대형 홀, 초대 손님과 스태프 등을 모두 최고 수준으로 준비했다. 이날 생일파티에 초대된 가수는 닉 조나스(24)다. 미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로, 현지에서는 가장 핫한 보이밴드로 알려져 있다. 닉 조나스는 이날 생일파티에 초대된 수많은 관객 앞에서 열정적인 공연을 펼쳤다. 주인공 마야의 몸단장은 역시 미국에서 가장 섹시한 스타인 캄 카다시안의 스타일을 담당했던 패트릭 타가 맡았다. 또 마야가 입은 드레스 2벌은 유명 디자이너인 롤랜도 산타나가 그녀만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이다. 이날 파티에 초대된 사람은 총 600명으로, 주인공 가족의 지인 등으로 구성됐다. 마야 뿐만 아니라 파티를 열어준 아버지 토마스와 동양계 미국인인 어머니, 마야의 오빠 등도 호화스러운 드레스와 턱시도 차림으로 파티를 즐겼다. 토마스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나와 아내는 마야에게 잊을 수 없는 생일파티를 선물하고 싶었다”고 동기를 밝혔다. 마야가 화젯거리로 떠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1만 8000명 이상 거느린 SNS스타인데다, 텍사스 최대 규모의 로펌을 운영하는 아버지 덕분에 저스틴 비버, 힐러리 클린턴, 데이비드 베컴 등 유명 인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씨줄날줄] 다빈치형 對 잡스형 인재/박홍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다빈치형 對 잡스형 인재/박홍기 논설위원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가 환생한 듯싶다. ‘다빈치형’, ‘네오 다빈치’라는 표현을 종종 듣고 볼 수 있어서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문화창조아카데미 입학식에서 네오 다빈치를 언급했다. 김 장관은 “새로운 종류의 다빈치가 나오길 기대한다. 이 시대 ‘네오 다빈치’가 쓰는 새로운 종류의 물감은 바로 디지털 코드”라고 말했다. 작년 대학 입시에는 다빈치형 인재 전형도 있었다. 다빈치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르네상스맨이다. 미술, 의학, 문학, 과학, 철학, 종교, 기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보여 준 천재다. 모든 학문의 영역을 넘나들었다. 최후의 만찬을 그릴 때에는 수학적 원근법을 사용한 데다 기존의 프레스코 기법에 얽매이지 않고 직접 물감을 만들어 썼다. 창의력과 생산력을 동시에 실현하는 인재가 바로 다빈치형이다. 개럿 로포토 역시 저서 ‘다빈치형 인간’에서 억압을 싫어하고 큰 그림을 그리며 창조와 변화를 추구하는 등의 요건을 갖춘 유형으로 규정했다. 천재성을 발휘하려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전제도 깔았다. 스티브 잡스(1955~2011)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다빈치형이다. 아이폰에 대해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이라는 게 잡스의 말이다. 남들이 할 수 없다는 일을 해내고, 남들과 다르게 사물을 봤다. 그러나 잡스를 ‘지휘자’로 보는 시각도 적잖다. 엔지니어가 아닌 까닭이다. 영화 ‘스티브 잡스’에서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이 “기술에 대해 하나도 알지 못하는 넌데, 왜 매일 모든 뉴스에는 천재라고 나오냐”며 잡스를 거칠게 몰아붙인다. 잡스는 “뮤지션은 악기를 연주하고 난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고 맞받는다. 엔지니어, 기획자, 마케터 등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전체를 이끌어 가는 지휘자, CEO로서의 역할을 피력한 것이다. 잡스의 지휘자론은 링겔만 효과와 다름없다. 유능한 리더가 조직원의 동기 유발에 탁월하다는 이론이다. 줄다리기의 참여자 수가 늘수록 한 사람이 내는 힘의 크기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다. 조제 모리뉴 감독이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첼시 사령탑을 맡았을 때다. 모리뉴의 연봉은 선수들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싹쓸이해 가다시피 한 명문팀 감독에게 거금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이 제기될 만하다. 선수들에게 열정을 심어 줘 능력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팀을 조화롭게 이끄는 감독의 역량, 리더십의 값어치라는 게 답이다. 다방면에서 경계를 허무는 사고를 가진 다빈치형 인재가 각광받는 시대임은 틀림없다. 그렇지만 모두가 다빈치형이 될 수 없다. 한 우물을 파는 인재가 많아야 함도 당연하다. 인재들을 찾아내 빛을 보게 하는 게 잡스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빈치형이든, 잡스형이든 쏠림은 바람직하지 않다. 모두 인재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희망의 근육을 키우는 청춘

    희망의 근육을 키우는 청춘

    머슬쇼와 뮤지컬이 만난 독특한 작품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머슬러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고민과 열정을 유쾌하게 그린 뮤지컬 ‘로맨틱 머슬’이다. 진짜 머슬쇼를 선보이고 머슬러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내로라하는 국내 유명 머슬러들이 직접 출연한다. 헝가리 Wbpf 피지크모델 챔피온 등 다수 대회에서 우승한 ‘1세대 머슬퀸’ 이향미 선수, 라스베이거스세계대회에서 5위에 입상한 ‘머슬 여신’ 김정화 선수, 머슬코리아 피트니스 코리아 선발전에서 모델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한 이국영 선수 등이다. 이향미는 머슬 구성감독도 맡았다. 극은 도재기·강준수·나윤서 세 친구가 머슬 퍼포먼스 대회에 참가하면서 시작된다. 발레와 머슬이 결합된 실험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던 중 재기와 준수의 잘못으로 윤서는 큰 부상을 입는다. 그로 인해 윤서가 더이상 발레를 할 수 없게 되자 준수는 머슬러를 은퇴하고 자취를 감춘다. 재기는 피트니스센터 관장이 돼 윤서의 재활을 도우며 화려한 재기를 꿈꾼다.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쓸모없는 잉여인간으로 전락한 커리어우먼, 평생 가정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살아온 주부 등 각기 다른 상황에 직면한 다양한 사람들도 나와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시대 사람들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촘촘한 연출력을 선보이는 연출가 김진만이 총지휘를, 변진섭·정경화 등의 음반 작업을 하며 다수의 히트곡을 낳은 작곡가 김민수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김진만은 “꿈과 희망을 한 쪽에 밀어둔 채 현실의 삶을 살아내기에 급급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김민수는 “최근 유행하는 대중음악의 감각적인 선율로 뮤지컬 노래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가수 이창민과 배우 김보강이 머슬 선수이자 피트니스센터 관장인 도재기 역을, 가수 이현과 배우 최동호가 머슬러 출신 셰프 강준수 역을 열연한다. 오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5만 5000~7만 7000원. (070)8987-2016.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밀젠코 “한국에서 펼칠 제2의 음악 인생 기대”

    밀젠코 “한국에서 펼칠 제2의 음악 인생 기대”

    국내 기획사와 전속 계약 맺고 활동 “‘복면가왕’ 출연 힘들었지만 재밌어 스틸하트 앞으로도 계속… 해체 안 해” “한국 사람들은 편안하고 소통도 잘되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무엇보다 저를 투명하고 있는 그대로 봐주는 한국을 사랑합니다. 앞으로 한국에서 펼쳐질 제2의 인생이 기대됩니다.” 히트곡 ‘시즈 곤’으로 유명한 헤비메탈 록그룹 스틸하트의 보컬 밀젠코 마티예비치(52)가 한국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8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SR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국내 연예기획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한국 활동을 계획한 이유부터 밝혔다. “한국의 기획사와 계약한 것은 하늘이 맺어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기획사 사람들이 약속도 잘 지키고 이젠 형제 같은 관계가 됐어요. 열정이 넘치는 한국이라서 참 좋습니다.” 마티예비치는 지난달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과묵한 번개맨’이라는 닉네임으로 출연한 그는 라디오 헤드의 ‘크립’, 부활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 임재범의 ‘고해’ 등을 불렀다. “소속사의 제안으로 출연했는데 가면을 쓰고 모두를 속여야 하는 상황에 압박감이 심했어요. 노래를 부를 때는 한국어 발음도 어려웠지만 사회자의 질문에 대답할 때는 제작진의 신호에 따라 고개를 끄덕여 위기를 모면했죠. 가면이 작아서 호흡도 힘들고 뒷부분이 부러지기도 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당분간 한국에 머물 계획인 그는 오는 5월에는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최근에는 MBC 드라마 ‘화려한 유혹’의 OST ‘마이 러브 이즈 곤’의 노래는 물론 뮤직 비디오에도 출연했으며 연인 역할로는 실제 여자친구가 출연했다. 1990년 미국 헤비메탈 록 밴드 스틸하트의 보컬로 데뷔한 마티예비치는 공연 중 부상 및 팀 해체와 재결성 등 부침을 겪었지만 2009년부터는 솔로 가수로 나서는 등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 왔다. 한국 팬들에게 ‘시즈 곤’의 노래 요청을 자주 받는 것에 대해 “지겹거나 힘들지 않고 영광스럽다. 앞으로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시즈 곤’을 부를지도 모르겠다”면서 웃었다. 그는 스틸하트의 해체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스틸하트는 여전히 활동 중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제가 노래를 부르는 일에 열정을 느끼기 때문에 그룹을 그만두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생생영상] 휴 잭맨, 태런 에저튼 ‘독수리 에디’ 레드카펫 현장

    [생생영상] 휴 잭맨, 태런 에저튼 ‘독수리 에디’ 레드카펫 현장

    휴 잭맨과 태런 에저튼이 국내 팬들을 만나 유쾌한 매력을 발산했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몰 CGV여의도에서 영화 ‘독수리 에디’ 레드카펫 행사가 열렸다. 이날 휴 잭맨과 태런 에저튼, 영화배우 출신 감독인 덱스트 플레처가 참석해 환한 미소로 국내 팬들을 응대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후 6시 50분경 이들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많은 팬들은 환호성으로 맞이했다. 이에 환한 미소로 화답한 이들은 레드카펫을 밟는 내내 팬들의 사인 요청에 눈을 맞추고 악수를 하는 등 세련된 매너로 응대했다. 특히 휴 잭맨과 테런 에저튼은 팬들과 셀카를 찍으며 다정한 포즈를 연출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휴 잭맨과 태런 에저튼은 무대 뒤에 있는 팬들까지 일일이 챙긴 뒤 무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처음으로 한국 방문을 한 테런 애저튼은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열정적인 환영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열광하는 팬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휴 잭맨은 “안녕하세요, 서울”이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오늘 이렇게 감독님, 테런과 함께 여러분에게 저희 영화 ‘독수리 에디’를 소개하게 되어 매우 흥분됩니다. 2년 후에 동계올림픽이 평창에서 개최되는 것을 알고 있는데요, 이번 저희 영화 마음에 드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이 출연한 ‘독수리 에디’는 열정만큼은 금메달 급이지만 실력미달 국가대표 ‘에디’(태런 에저튼)와 비운의 천재코치 ‘브론슨 피어리’(휴 잭맨)가 펼치는 올림픽을 향한 유쾌한 도전을 그린 작품이다. 4월 7일 개봉.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평창 미리 보기…스키점프 매력에 빠져 보세요”

    “평창 미리 보기…스키점프 매력에 빠져 보세요”

    1988년 동계 올림픽 출전 실화 감독 “국가대표 참고… 수준 높아” 에저튼 “킹스맨만큼 사랑 부탁” “2년 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직접 가서 보면 스키점프가 얼마나 웅장하고 흥분되는 스포츠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시각적으로는 우리 영화가 더 멋지고 실감날 것 같네요. 하하하.”(휴 잭맨) “우리는 가장 높이, 가장 빨리, 가장 잘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럴 때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게 올림픽 정신이죠. 이기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독수리 에디’는 그 정신을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덱스터 플레처) 다음달 7일 개봉하는 ‘영국판 국가대표’인 영화 ‘독수리 에디’를 알리기 위해 호주 출신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덱스터 플레처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독수리 에디’는 결과보다 과정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영화다. 늦깎이에 무거운 몸무게, 저질 체력 등 장점보다 단점이 많았지만 불굴의 도전 정신과 타고난 배짱, 낙천적인 기질로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에서 영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키점프 종목에 출전했던 에디 에드워즈의 실화를 다뤘다. 대회 당시 붙여진 별명이 독수리(이글)였지만 훨훨 날지는 못했다. 천신만고 끝에 출전한 올림픽에서 꼴찌에 그쳤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많은 환호를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대회 폐막식에서 금메달리스트 대신 그의 이름이 언급되고 미국의 유명 토크쇼인 자니카슨쇼에 초대될 정도였다. 올림픽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다는 올림픽 정신을 제대로 보여 줬기 때문이다. 휴 잭맨은 모두가 비웃고 말렸던 에디의 도전에 도움을 건넨 비운의 전직 스키점퍼 브론슨 피어리를 연기했다. 실제로는 에디에게 짧게 스쳤던 6~7명의 코치가 있었는데 이들을 하나로 응축한 캐릭터다. 휴 잭맨은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크림 출신의 명드러머 진저 베이커를 토대로 캐릭터가 창조됐다고 귀띔했다. 10년 전부터 서울시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등 대표적 지한파 해외 스타인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깨알 같은 지식을 자랑하기도 했다. 휴 잭맨은 에디가 꼴찌를 할 때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3관왕에 오른 핀란드의 전설적인 스키점퍼 마티 뉘케넨을 연기해 보고 싶다고 했다. “불과 21살에 모든 꿈을 이루고 대스타가 된 사람인데, 그의 나머지 30~40년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다뤄 보면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이 영화를 찍기 위해 같은 종목을 소재로 한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를 참고했다고 한다. 그는 “스키점프를 다룬 다른 영화를 찾아봤더니 ‘국가대표’가 유일했다”며 “무척 수준이 높고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는데 한국말을 잘 몰랐지만 어느 정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주제를 서로 다른 문화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 나간다는 점에서 ‘독수리 에디’는 한국 영화 팬들에게 무척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이틀롤인 에디 역할을 맡은 태런 에저튼은 한국 도착이 늦어져 저녁 레드카펫 행사부터 한국 팬들과 함께했다. 그는 “스크린 데뷔작인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가 지난해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독수리 에디’의 주인공도 대단한 열정과 자신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많은 사랑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2016 K리그 미리보기] 감독들 미디어데이 ‘설전’

    [2016 K리그 미리보기] 감독들 미디어데이 ‘설전’

    “개막전에서 하프라인을 넘어가면 벌금을 물리겠다.”(최강희 전북 감독) “선수 전원을 수비수로 채우겠다.”(최용수 FC서울 감독)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 사령탑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7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저마다 선전을 다짐하며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특히 오는 12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치르는 최강희 감독과 최용수 감독의 입담 대결이 치열했다. 최강희 감독은 “감독 간담회에서 최용수 감독이 텐백(10-back)을 서기로 했다. 나중에 다른 소리 하면 안 된다”며 “서울이 텐백을 쓰고 우리는 하프라인을 넘어가면 벌금을 내기로 했다. 개막전에서 누가 이기나 해보자”라고 말했다. 또 최용수 감독이 “축구에 대한 열정은 결코 전북에 뒤지지 않는다”면서 “전북보다 부족한 건 투자액뿐”이라고 꼬집자 최강희 감독은 “우리도 선수 팔아 살림한다”고 맞받았다. K리그 클래식 감독들에게 아무나 한 명 데려올 기회를 준다면 누구를 데려오고 싶을까. 가장 큰 인기를 누린 선수는 황의조(성남)였다. 최진철 포항 감독, 노상래 전남 감독과 조덕제 수원FC 감독이 그의 공격력을 탐냈다. 반면 김학범 성남 감독은 “황의조의 공격력을 빛내 줄 수 있겠다”며 염기훈(수원)을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남기일 광주 감독은 “실력이 뛰어난데 출전 기회가 적은 게 안타깝다”며 한교원(전북)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냈다. 조진호 상주 감독은 “아드리아노는 내가 대전을 이끌 때 애지중지하며 키웠던 선수”라면서 “부대장이 허락해 준다면 아드리아노(서울)를 입대시키고 싶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군인 팀인 상주는 외국인을 영입할 수 없다. K리그에 복귀한 뒤 두 번째 시즌을 맞는 FC서울 박주영은 “작년에 부상을 달고 살았기 때문에 올해는 안 아픈 상태에서 뛰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렸던 박주영은 “많이 좋아졌다”면서도 “동계훈련을 소화하지 못해 축구화를 신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자치단체장 25시]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국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해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끈 ‘산업수도 울산’. 120만명의 인구가 사는 울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2014년 말 5만 5865달러에서 2015년 말 5만 달러로 낮아졌다. 1인당 GRDP가 여전히 국내 최고 수준이고 365일 산업 불꽃이 꺼지지 않는 울산이지만 국제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울산은 반세기 동안 쌓은 산업 경쟁력을 토대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해외투자 유치와 시장 개척, 주력 산업 고도화, 신소재 개발·육성, 관광산업 활성화 등이다. 김기현(57) 울산시장은 2014년 7월 취임 이후 세계 곳곳을 누비며 3조원대 투자 유치 성과를 올리는 등 ‘하루 25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 시장은 대구지방법원 판사를 거쳐 2004년 정계에 입문해 17, 18, 19대 내리 당선된 3선 국회의원이었다. 3선이던 2013년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았을 만큼 정책에도 강했다. 명석한 판단력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는 3선 국회의원을 중도 사퇴하고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해 행정가로 전격 변신했다. 취임 이후 1년 6개월 만에 국내외 11만 9384㎞(지구 둘레 4만 120㎞)의 거리를 누비면서 해외투자 유치와 시장 개척, 국비 확보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실행 가능한 약속만 공약으로 채택할 정도로 신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소통도 강화해 시민들과 공감하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9일 울산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김 시장은 이틀 뒤(3월 2일) 열리는 ‘2016 안도라 UNWTO(유엔세계관광기구) 산악관광회의’ 참석 준비로 바빴다. 그는 이번 산악관광회의를 통해 ‘영남 알프스’로 불리는 울산의 산악관광자원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또 개최국 안도라공국과 스페인을 방문해 울산의 당면 과제인 산악관광 활성화, 케이블카 설치,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등에 대한 해답도 찾아야 한다. 안도라와 스페인 방문 때 확인할 사항을 빼곡히 기록한 출장 계획서가 이번 출장의 중요성을 얘기해 주는 듯했다. 김 시장은 “유럽, 아시아, 미국 등 전 세계를 돌면서 투자자에게 울산의 산업 인프라와 경쟁력을 설명했다”며 “흔히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누가 투자하겠느냐’고 말하지만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하려는 기업도 있기 때문에 1%의 가능성만 있으면 어디든 찾아간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은 3조 6600억원의 투자 유치 성과로 이어졌다. 그는 “울산은 세계적 수준의 조선·자동차·석유화학 기업이 입주해 산업 연관 효과는 물론 국제 규모의 물류항까지 갖춰 산업 물동량 수송이 수월하다”며 “이런 산업 인프라가 중동 자본 등 외자 유치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 산업 경쟁력만큼 우수한 인력을 많이 보유해 외자 유치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종합화학기업 솔베이사와 사우디아라비아 사빅사 등이 울산 투자를 결정한 것도 이런 믿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은 투자 설명회 당시 울산의 산업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은 투자 유치 설명회 때 ‘기업 맞춤형 행정 지원’을 제시한다고 했다.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가 투자 결정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민간투자 협상이 이뤄질 때 행정기관은 투자자가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를 먼저 살펴서 지원해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생산 인프라뿐 아니라 투자 지역의 세제, 토지 임대료, 규제 등에 민감하다”고 밝혔다. 이때 행정기관은 ‘투자 보증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력으로 안 되는 일은 없다”면서 한 기업의 본사 유치 일화를 소개했다. “국내에서 처음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주물사 3D 프린터를 개발한 ‘센트롤사’가 서울 본사를 울산으로 옮기겠다며 최근 이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가 울산 이전을 결정한 것은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가 설득하고 도움을 약속한 한 공무원이 있어 가능했다. 한번은 한국, 중국, 동남아 3~4곳 중 한 곳에 제조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독일 모 기업 관계자가 울산을 몰래 방문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날은 모든 일정을 연기한 채 해당 기업 관계자를 만났고 투자와 관련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에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까지 지낸 김 시장은 국비 확보에도 탁월했다. 지난해 서울과 세종을 밤낮없이 오가는 노력 끝에 광역시 승격 이후 최초로 국비 2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도 2조 3000억원을 확보했다. 울산지방중소기업청 승격 등 숙원 사업도 상당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 그는 “시장은 큰 틀의 그림을 그리며 도시의 미래 경쟁력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시장이 집무실에 앉아 결재만 하고 있으면 그 도시의 발전을 더는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울산시청 집무실에 머무르기보다 굵직한 현안 해결을 위해 비행기, KTX, 승용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길 위의 시장’으로 불린다. 그는 ‘함부로 약속하지 말자’라는 행정철학도 고수한다. 공약도 지킬 수 있는 것을 제시하고, 한번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그는 전국에서 ‘가장 일 잘하는 단체장’이 됐다. 지난해 여론조사기관인 갤럽 등에서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을 두고 여론조사를 했을 때 1위를 차지해 울산시민의 두터운 신뢰를 자랑했다. 김 시장은 모든 업무와 관련해 ‘튼실한 기초’를 강조한다. 지난달 24일 열린 ‘울산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착수 보고회’에 전문가와 공무원 등 40여명을 참석시킨 이유도 실현 가능한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보고회의 모든 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시민들에게 생중계하기도 했다. 울산의 장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인 만큼 제대로 된 계획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울산의 주력 산업 위기설은 10년 전부터 언급됐다. 그동안 걱정만 할 뿐 실천 대안은 마련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중장기 발전계획안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만들겠다는 김 시장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김 시장은 법조인에서 정치인으로, 다시 행정가로 ‘3단 변신’을 했다. 어떤 위치에서도 그는 ‘소통’이라는 원칙을 지켰다. 시장이 된 뒤로도 공무원, 시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취임 직후부터 매월 직원들과 영화나 연극을 보면서 소통과 화합을 이뤄 내고 있다. 공연 관람 후 맥주잔을 함께 기울이며 시장의 시정철학을 설명하고 직원들의 어려움을 듣는다. 그는 “조직이 발전하고 혁신하려면 ‘좋은 인재’ 확보와 상하 간의 격의 없는 ‘소통’이 필수”라며 “직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대화해 업무에 대한 열정과 소명 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분기별로 시민을 직접 시청으로 초청해 얘기를 듣는 ‘시장과 함께하는 통(通)통(通) 대화’도 이어 가고 있다. 이 자리에서 기업인들은 경영에 걸림돌인 규제 완화를 요청하고, 주민들은 소소한 동네 민원을 풀어놓는다. 그는 참석자들의 얘기를 듣고 해결 가능한 사안은 해결해 주고, 해결이 어려운 문제에 대해선 시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기도 한다. 김 시장은 “울산은 조선·자동차·석유화학·전자 등 국가 4대 주력 산업 가운데 3대 산업을 가지고 있다”면서 “따라서 울산의 재도약은 침체한 대한민국의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부천의 춤과 음악에 끼 있는 청소년들 모여라

    부천의 춤과 음악에 끼 있는 청소년들 모여라

    “춤과 음악에 끼 있는 청소년들 모여라.” 경기 부천시가 7일 비보이, 힙합댄스, 마술, 기타, 밴드 등 5개 장르에서 청소년문화예술동아리 ‘라온’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라온은 ‘즐거운’이란 뜻의 순 우리말이다. 부천시 청소년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수업료는 무료다. 2012년부터 5년째 진행되는 라온은 청소년들의 꿈, 열정,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부천시 문화홍보대사들이 멘토가 돼 가르치는 문화예술 강습 프로그램이다. 이들을 담당하는 멘토에는 백지영, 왁스 등 최정상 스타들의 안무를 담당했던 홍영주 안무가, 국내 마술 대중화에 앞장선 오은영 마술사, 세계 비보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비보이 진조크루가 시 문화예술홍보대사 겸 활동하고 있다. 이 외에도 슈퍼스타 K에 출연했던 밴드 ‘녹스’의 멤버인 이상언과 생활문화협회기타연합회장인 최인양 음악감독이 멘토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은 소사구 디딤돌문화센터에서 월~금요일 마술, 힙합, 비보이, 밴드, 기타 순으로 진행되며, 방과후 오후 6시부터 1시간가량 주 1회 진행한다. 힙합, 비보이댄스 수업이 인기가 많다. 또 동아리 참가자들에게 연습 공간을 제공하고 멘토들과 함께하는 라온 청소년멘토페스티벌, 전문가에게 문화예술분야 진로진학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부천시는 이달 말까지 장르별 교육생 3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참가를 원하는 청소년은 참가신청서 등을 작성해 이메일(msunkim@korea.kr)이나 팩스(032-625-8339)로 문화예술과에 내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시청 홈페이지(www.bucheon.go.kr)를 참고하거나 문화예술과(032-625-8345)로 문의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광기, 혁명의 시작

    광기, 혁명의 시작

    혁명 전야의 최면술사/로버트 단턴 지음/김지혜 옮김/알마/388쪽/2만 2000원 1789년 프랑스대혁명이라는 총탄을 격발시킨 방아쇠는 무엇이었을까. 프랑스대혁명의 지적 기원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는 지점이 있다. 흔히 ‘혁명의 성서’로, 프랑스대혁명에 사상적 자극을 준 것으로 알려진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이 실제 혁명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의 역사학자로 미시사 전문가인 로버트 단턴은 또 다른 저서 ‘책과 혁명’에서 프랑스대혁명 이전의 베스트셀러 금서 목록에 루소, 볼테르 등 유명한 계몽사상가들의 저작물은 한 권도 없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러면 프랑스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혁명을 했을까. 이 지점에서 역사 속으로 숨어 버린 흥미로운 사상 하나가 새롭게 떠오른다. 단턴은 ‘혁명 전야의 최면술사’에서 ‘만인은 평등하다’는 루소의 급진적 사상보다는 ‘메스머주의’란 사이비 과학이 혁명을 촉발시켰다고 주장한다. 당시의 프랑스 풍자화에는 당나귀 얼굴을 한 메스머주의자가 아름다운 여성을 최면에 빠트린 후 질병을 치료하는 장면 등이 자주 등장했다. 그만큼 대중적인 사상이었다는 방증이다. 메스머주의란 오스트리아 빈 의과대학 출신 안톤 메스머가 주창한 이론으로, 18세기에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메스머는 모든 물체 주변에 ‘메스머 유체(流體)’란 게 존재하며 이를 매개로 중력이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유체를 이용해 최면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멀리 있는 이들과 영적 교신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혁명 자체가 메스머주의라는 기묘한 이론의 집단 최면에 걸린 행위였다는 게 프랑스대혁명의 역사 뒤에 숨은 흥미로운 미시사다. 이성보다는 광기 어린 열정이 혁명의 동력으로 작용했던 셈이다. 메스머주의는 혁명을 꿈꾸지는 않았지만 주류 계층의 공격과 비판을 받으면서 민중에게 탄압받는 순교자 이미지가 덧씌워지게 됐고, 결과적으로 구체제를 비판하는 원천이 된다. 메스머주의는 또 루소주의마저 흡수해 혁명 사상 보급에 기여했다. 메스머의 후계자인 베르가스는 귀족들이 어리석은 관습에 의해 유체와 연결이 끊기고, 신체적·도덕적 힘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대신 원시적 미덕을 지닌 평민들이 사회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해 루소와 비슷한 맥락에서 혁명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메스머주의를 지지했던 사람 중에는 라파예트, 자크 피에르 브리소, 장 루이 카라, 롤랑, 니콜라 베르가스, 뒤발 데프레메스닐과 같은 미래의 혁명 지도자들도 포함돼 있었다. 저자는 “베르가스가 메스머의 이름으로 공표한 소명, 농민과 시골 신부들의 미덕을 동원하라는 소명에는 희미하게나마 민주적인 경향이 존재했다”고 평가한다. 혁명 전야의 시대상은 역설적으로 과학의 시대였다. 당대 대중과 지식인들은 과학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냈고, 자연의 경이를 설명하는 이론이라면 그것이 유체든 어떤 허구적인 힘이든 무조건 믿었다. 과학에 대한 지나친 신봉이 역설적으로 비과학적 주장들을 꽃피게 되고, 혁명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지적은 과대 포장된 것일까. 혁명 이후 메스머주의는 최면 치료의 하나로 전락하게 된다. 정치적·사상적 힘도 잃는다. 특히 최면 치료 분야는 훗날 프로이트의 심리학 발전에 영향을 끼치게 되지만 차츰 잊힌 사상으로 도태되고 만다. 하버드대 교수인 단턴은 ‘책과 혁명’, ‘고양이 대학살’, ‘시인을 체포하라’ 등을 쓴 ‘책의 역사가’다. ‘혁명 전야의 최면술사’는 방대하고 치밀한 문헌 조사를 통해 오늘날 완전히 잊힌 메스머주의란 사상을 발굴해 냄으로써 프랑스대혁명의 배후에 있던 잊혀진 ‘지적 지형도’를 현대에 세밀하게 복원한 역작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시니어 재교육 돕는 세심 행정] ‘집밥 老선생’

    [시니어 재교육 돕는 세심 행정] ‘집밥 老선생’

    “쌀은 왜 3번 이상 씻으라는 거예요? 한 번만 씻으면 안 되나?” “고기 핏물은 어떻게 빼는 겁니까?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양천구 목동보건지소엔 분홍색 앞치마를 두른 은발의 할아버지들이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82세 노인, 손자에게 음식을 해주고 싶다는 71세 노인, 아내가 세상을 먼저 떠난 뒤 허전함을 채우려 용기를 낸 65세 노인. 이곳에 모인 20여명은 제각각 사연을 품었지만, 나만의 요리를 만든다는 열정은 매한가지다. 양천구가 준비한 ‘행복한 인생 2막, 시니어 영양교실’은 65세 이상 남성 노인들만 참여할 수 있는 요리 수업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주방이 익숙지 않은 남성, 특히 어르신들이 스스로 건강한 식생활을 하도록 돕고자 마련했다. 지난해 처음 진행한 수업에서 큰 호응을 얻어 이번 2기 수업도 추진했다. 영양교실 2기에선 1기보다 두 배 늘어난 총 8번의 수업이 진행된다. 4번은 너무 짧아 아쉽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다. 메뉴도 더 다양해졌다. 콩가루 냉이된장국, 쑥국, 돌나물 사과무침 등 제철 재료를 활용한 건강식은 기본이다. 찜닭, 버섯 불고기전골, 오징어 콩나물볶음 등 한상차림에 손색 없는 요리도 배운다. 재료의 영양소 등에 대해 배우는 식생활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김수영 구청장은 3일 “건강을 챙길 뿐 아니라 친구를 사귀며 마음의 위로를 받는 분들도 많다”면서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들을 위한 이유식 교실과 요리 경연대회 등도 열어 건강하고 즐거운 노년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공희정 컬처 살롱] 우린 모두 쓸모 있는 존재입니다

    [공희정 컬처 살롱] 우린 모두 쓸모 있는 존재입니다

    뉴스를 장식하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듣다 보면 괜히 내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이 든다. 그들 대부분은 좋은 학교를 나와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졌고, 남들보다 빠른 시간에 영향력 있는 자리에 올라 세상을 좌지우지한다. 위기에는 발 빠르게 대처했고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세상은 이들을 일컬어 ‘능력자’라 부른다. 평범한 일상의 우리들과는 달라 보인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기 바쁘고, 하루 종일 회사 일에 시달리다 파김치가 된 몸으로 의무 방어전 치르듯 부서 회식에 간다. 즐겁지 않은 거래처와의 저녁 술자리에도 간다. 인적 뜸해져 가는 늦은 시간, 간신히 잡아 탄 택시 안에서 올려다본 하늘은 슬프게 빛났다. 식구들은 이미 잠들어 있고 몇 시간 눈 붙이다 해가 뜨면 또 습관처럼 출근한다. 깨지 않은 숙취 때문인지 기획서 안에 버젓이 자리한 오탈자 몇 개를 보지 못해 부장에게 호되게 혼나고 나니 드는 생각. “나는 쓸모 있는 존재일까.” 요즘 텔레비전에는 새로이 등장하는 무리들이 있다. ‘덕후’(德厚). ‘무언가 한 가지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전 세계 수천 가지 껌 종류를 조금의 틀림도 없이 외우고, 빵의 단면만 보고 어느 상점의 어떤 빵인지 단박에 알아낸다. 전 세계 롤러코스터 720종을 모두 타 보았고, 만화영화 수천 편의 내용과 주제가를 줄줄 외운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와 콘서트, 심지어 인터뷰에서 했던 말 하나까지 단어 하나 틀리지 않고 기억한다. 밤하늘에 매료돼 매일 밤 하늘을 올려다보며 관련 자료를 탐독하다 보니 명화 속 밤 하늘만 보고도 그림이 그려진 연대와 계절을 유추해 낸다. 이들을 사람들은 ‘덕후’라 부르고, 텔레비전에선 또 다른 의미의 ‘능력자’라 명명한다. 빨간 옷만 입는다거나, 병뚜껑으로 꽃을 만든다거나, 시대가 지나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꾸준히 모은다거나 하는 ‘생활형 덕후’들은 의외로 우리 주변에 많다. 그러나 한 지상파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덕후들은 전문가급이다. ‘전문가형 덕후’들은 기이해 보이기도 하고, 무슨 생각으로 저러나 싶기도 하다. 도를 넘어선 몰입이 기성세대들의 시선에선 걱정스럽기도 하다. 심지어 “그런다고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라며 쓸모없는 존재라 혼내기도 한다. 하지만 역사를 만든 사람들은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덕후들이었다. 날고 싶다는 생각 하나에 매달렸던 라이트 형제는 인류 최초로 기계를 이용해 하늘을 날아올랐다. 세상을 변화시킬 무언가를 만들겠다는 생각만으로 연구에 몰입했던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폰을 통해 인류를 혁명적으로 바꿔 놓았다. 세상은 그들로 인해 우리의 삶이 완벽하게 변화됐음이 입증되기 전까지 그들의 관심이나 열정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정해진 틀과는 다르게 사물을 보며 새로운 길을 가고 있었다. 남들과 다르지만 누군가는 가야만 길이 되는 미지의 세계를 그들은 가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일만 시간의 법칙’을 말하지 않더라도 모든 능력자는 끈질기게 노력했다. 다만 이 사회가 어떤 노력엔 찬사를, 어떤 노력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 오늘의 잣대로 내일의 쓸모를 미리 평가할 수는 없다. 우린 모두 각자의 쓸모를 갖고 있는 능력 있는 존재들이다. 드라마 평론가
  • [자치단체장 25시] 최문순 강원 화천군수

    [자치단체장 25시] 최문순 강원 화천군수

    “산천어축제로 세계인들에게 알려진 접경지역 화천 군민들이 이제는 풍요로운 경제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습니다.”지난달 16일 기자와 함께한 최문순(61) 강원 화천군수는 휴전선을 지척에 둔 인구 2만 7000명 안팎의 산골마을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혼신의 열정을 쏟고 있었다. 산천어축제가 끝난 화천천을 찾아 청정 생태하천 복원과 안전을 챙기고 인재교육의 산실이 될 어린이도서관 공사 현장을 찾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최 군수 자신이 군 지역경제과장으로 일할 당시 기획하고 시작했던 ‘산천어축제’가 대박을 터뜨리고 자치행정과장 시절 시작한 다양한 ‘인재육성 프로그램’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큰 자신감이 생겼다. 폐장한 축제장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조각을 돌아보며 안전을 강조하는 모습에서 꼼꼼함이 묻어났다. 최 군수는 화천 토박이로 하남면 원천리 산골마을의 가난한 농사꾼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 살림 탓에 고교만 졸업하고 곧바로 농사를 지어야 했다. 하지만 근면함으로 화천군 4H 연합회장을 맡는 등 리더십을 키워 나갔다. 24세 때 군 9급 농업직으로 공무원에 입문한 뒤 행정직으로 옮겼고 기획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면장과 주민생활지원과, 기획감사실장을 두루 거쳤으며 강원도인재개발원 교육연구실장과 화천 부군수직을 끝내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화천군수로 당선됐다. 평소엔 실무자에게 업무를 맡겨 성과를 지켜보는 성격이지만 자수성가한 탓에 ‘될 성싶은 사업이다’ 판단하면 팔을 걷어붙이고 꼼꼼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별명도 ‘탱크’다. 산천어축제의 시작부터 성공까지 관여했던 산증인으로 이 축제만큼은 군수가 직접 챙기며 독려한다. 2003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산천어축제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다. 비슷한 겨울축제를 펼치는 인근의 다른 자치단체들이 화천군을 따라가지 못하는 노하우의 대부분은 최 군수가 직접 챙기고 지시하며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날 얼곰이성 등 축제가 끝난 현장을 찾은 최 군수는 “2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2016 산천어축제’도 역대 최고의 축제로 기록됐다”면서 “지난해보다 4만명이나 많은 154만여명이 축제장을 찾았고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만 7만 5000여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 방문은 집계를 시작한 2006년 1000여명이 찾은 이후 10년 새 70배 이상 늘어났다.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았다는 방증이다. 여기에는 산천어축제가 갖는 남다른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함께 간 오경택 예산계장은 “흐르는 물은 웬만한 추위로는 얼지 않지만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천은 흐르는 물의 수위를 조절해 얼음을 얼리는 노하우로 20㎝ 이상 안전한 얼음 얼리기에 성공하고 있다”면서 “수년간 축제를 이어 오면서 터득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최 군수는 “이상고온과 최강 한파라는 최악의 기상 조건에다 남북 긴장으로 군 장병의 외출·외박이 통제됐지만 많이 찾아준 관광객과 헌신적인 노력을 해 준 주민들께 감사한다”면서 “축제 기간 미흡했던 부분을 개선해 내년부터 본격 체류형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이 머물 수 있도록 야간 얼음낚시와 야시장 등을 처음으로 연 것도 대박에 일조했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과 환경을 최우선으로 축제를 펼쳤고 마무리작업까지 완벽하게 하고 있다. 축제 기간 UDT·특전사 출신 안전요원 22명이 산소통을 메고 수시로 축제장 얼음 속을 점검했다. ‘이상고온으로 혹 얼음 상태가 나빠질까’ 안전에 올인했다. 축제가 끝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안전점검팀은 여전히 현장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혹시나 녹아내린 얼음조각들이 행인들을 덮치지 않을까, 축제장으로 쓰던 화천천에 행인들이 빠지지 않을까, 밤낮 경비를 서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반종철 안전점검팀장은 “안전은 기본이고 그물과 대형 자석까지 동원해 강물에 남아 있는 산천어와 쓰레기, 낚시 등을 건져 내는 일도 함께 하며 화천천의 청정 환경 유지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 성공의 자신감으로 지역경제 살리기와 복지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화천읍, 간동면, 하남면, 상서면, 사내면 등 5개 읍·면을 대상으로 권역별 특별경제활성화 계획을 마련했다. 낙후된 산골마을이지만 성공 축제를 기반으로 지역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화천읍과 사창리에는 이미 100~150석 규모의 작은 영화관들이 들어섰다. 산양리에도 오는 9월쯤 작은 영화관이 개관한다. 간동면과 상서면 다목리 일대에는 야구장 등 생활체육공원이, 하남면 일대에는 교량 등을 활용한 호수변 힐링관광산업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공무원 현장도우미제도’는 취약계층과의 소통의 끈이 되면서 현장 복지의 표본이 되고 있다. 군수와 실·과장, 복지담당이 수시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구를 찾아 희망의 불씨를 심어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방문한 가구만 1000곳이 넘는다. 최 군수는 “화천은 농산촌 주민들과 군 장병들이 많아 그동안 안정된 생활이 어려웠다”면서 “세계적인 산천어축제 성공을 발판으로 관광객들이 머물며 즐기고 힐링할 수 있도록 하고 군 장병들이 외출, 외박 때 화천에 머물며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 복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복한 마음, 신나는 삶, 밝은 화천’이란 군정 슬로건만큼 최 군수의 얼굴도 신나고 밝았다. 글 사진 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세계 주요 영화제가 주목한 ‘무스탕: 랄리의 여름’ 17일 개봉

    세계 주요 영화제가 주목한 ‘무스탕: 랄리의 여름’ 17일 개봉

    다섯 자매가 겪는 특별한 여름 이야기를 담은 영화 ‘무스탕: 랄리의 여름’이 3월 17일 국내 관객을 찾는다. 영화는 터키의 한 외딴 마을에서 평화롭고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다섯 자매 이야기를 담았다. 달콤한 첫사랑이 진행 중인 첫째 소냐와 우직하고 묵묵한 성격을 지닌 둘째 ‘셀마’, 소녀 감성이 넘치는 ‘에체’와 착하고 순종적인 ‘누르’, 다혈질이지만 정 많고 누구보다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랄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나이도 성격도 제각각이지만, 친구처럼 편하고 우애가 가득하다. 그러던 어느 날 자매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바닷가에서 남자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이로 인해 구설에 오르게 된다. 이때부터 자매들에게 큰 변화가 찾아온다. 외출 금지는 물론, 홈스쿨, 그리고 갑작스러운 맞선이 시작된 것. 순식간에 천국 같았던 집은 감옥이 되고, 갑작스러운 결혼 준비로 자매들이 생이별하게 되는 위기 아닌 위기를 맞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어른들 몰래 집을 빠져나가 함께 축구 경기를 관람하며 짜릿한 시간을 보낸다. 어른들은 더 이상 소냐의 뜨거운 첫사랑은 물론 랄리의 자유를 향한 열정을 막을 수 없다. 그렇게 랄리와 소녀들의 뜨거운 여름이 시작된다. 영화 ‘무스탕: 랄리의 여름’은 보수적인 어른들과 갈등하는 다섯 자매의 성장과정을 아름답고 강렬하게 담아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데니즈 겜즈 에르구벤 감독의 데뷔작이다. 2015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서 유럽영화 최우수 작품상인 유로파 시네마 레이블상 수상을 비롯해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등 굵직한 해외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 및 후보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았다. 3월 17일 개봉. 사진 영상=미로스페이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ol.co.kr ☞ 이병헌·알파치노·안소니 홉킨스 출연 ‘미스컨덕트’ 메인 포스터 ☞ 리처드 기어-다코타 패닝 주연 ‘뷰티풀 프래니’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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