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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커 8000명, 치맥 이어 한강서 삼계탕 파티

    유커 8000명, 치맥 이어 한강서 삼계탕 파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인천 ‘치맥’(치킨+맥주) 파티에 이어 어린이날 연휴 때 서울 한강에서 중국인 관광객 8000명이 참여하는 삼계탕 파티가 열린다. 서울시는 중국 중마이그룹 임직원 8000명이 다음 달 5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중마이그룹(난징중마이과기발전유한공사)은 로열젤리 등 건강보조제품을 제조하는 회사다. 1진 4000명은 다음 달 5~9일, 2진 4000명은 다음 달 9~13일 4박 5일 일정으로 서울을 찾는다. 도착 이튿날인 6일과 10일 반포 한강공원에서 삼계탕과 김치, 인삼주 등을 메뉴로 삼계탕 파티를 한다. 삼계탕은 조리가 금지된 한강공원에서 직접 끓이지는 않고 진공 포장한 즉석식품 제품을 이용한다. 식사가 끝나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제곡을 불렀던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드론을 이용한 기념촬영도 있을 예정이다. 파티장 주변엔 먹거리와 체험거리 등 한류체험존이 조성되고 송중기 등 한류스타들의 등신대가 설치된 포토존도 마련된다. 8000명이 삼계탕 파티를 하는 데 드는 비용은 6000만원 정도로 삼계탕 제조업체와 서울시, 중마이 측이 비용을 나눠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수송을 위해 비행기 28대, 관광버스 200대가 동원되며 숙소는 서울시내 16개 호텔에 나눠 묵게 된다. 중국 중마이그룹의 이번 포상 관광은 지난해 8월 서울시 대표단이 베이징 방문 당시 유치한 성과로 중마이그룹은 매년 우수 임직원에게 포상 관광을 보내주고 있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 바지를 입고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열정을 보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열정페이’에 대한 우화/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열정페이’에 대한 우화/임창용 논설위원

    ‘열정페이’가 불거질 때마다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10여년 전 개봉된 윌 스미스 주연의 ‘행복을 찾아서’다. 주인공 크리스 가드너는 의료기기 행상으로 생계를 잇는 가장이다. 누구보다 부지런히 일하지만 닥치는 상황은 암담 그 자체다. 물건 팔기가 어려워지면서 집과 아내까지 잃고 노숙자로 전락한다. 어린 아들과 길거리에 내몰린 크리스는 하나 남은 의료기기를 팔러 다니다 우연히 주식 중개인을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그는 주식 중개인이 되기 위한 인턴 과정에 응모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60명의 인턴에 포함된다. 그중 1명만 정식 중개인이 되는 조건. 그나마 인턴 과정은 무급이다. 아이와 노숙자보호소에서 지내며 인턴 과정을 무사히 마친 그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주식 중개인이 된다. 크리스는 인턴 과정에서 남다른 노력과 재능에 힘입어 회사에 큰 수익을 안긴다. 나머지 인턴 59명도 종일 전화에 매달려 투자자들과 씨름한다. 하지만 한 푼의 보수도 받지 못한다. 요즘 화두가 된 열정페이의 전형이다. 열정페이란 단어가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불명확하다. 인터넷엔 2012년 1월 프리랜서 작가 이하늬가 한 전문지에 기고한 ‘열정페이에 대한 우화’란 제목의 글이 맨 위에 뜬다. 학생도 직장인도 아닌데 직원처럼 일하면서 월급은 아르바이트생만큼 받는 청년들이 주인공이다. 작가는 이들을 ‘학교탈출역을 떠나 일자리입구역을 향해 달리는 특급열차의 맨 마지막 칸에 탄 사람들’로 그렸다. 한 번 시승시켜 주고 언제든 ‘학교탈출역’으로 되돌려 보낼 사람들이 탄 객실이다. 언론에 본격적으로 이 단어가 오르내린 것은 2014년 이상봉 디자인실 논란 이후다. 소셜미디어에 ‘한 유명 디자이너의 직원 월급 내역’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부터다. 견습 10만원, 인턴 30만원, 정직원 110만원의 월급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열정페이 파문이 커지자 이상봉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했다. 이후에도 쥬얼리의 전 멤버 조민아가 운영하는 ‘조민아 베이커리’가 시급 5500원의 구인 공고를 냈다가 논란이 됐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는 직원 채용을 빌미로 수습직원에게 정직원 수준의 영업을 시킨 뒤 전원 해고해 공분을 샀다. 현대경제연구원이 그제 발표한 ‘청년 열정페이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열정페이를 받는 청년들이 사상 최대인 63만명이라고 한다. 청년 노동자 6명 중 1명꼴이다. 열정페이는 어떤 형태이든 고용주의 전형적인 ‘갑질’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 준다고, 교육을 시켜 준다는 미명 아래 보수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을’ 처지인 청년들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하늬의 ‘일자리입구역’에 도착할 때까지 참고, 또 참을 수밖에. 우화가 갈수록 너무 생생하니 탈이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열린세상] 20대 국회 ‘태양의 후예들’을 찾아서/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20대 국회 ‘태양의 후예들’을 찾아서/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최근 한국 대중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아이템이라는 점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평균 시청률 38.8%를 기록한 이 드라마 덕분에 “~하지 말입니다”라는 군대식 말투가 민간에서도 유행하고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특히 남자 주인공인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어서 지난 4·13 총선에서 많은 후보가 군복을 입고 그의 말투를 따라 하며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많은 대중문화 평론가들은 이 드라마가 받은 폭발적 인기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과학자로서 필자는 이 드라마가 설정한 사회적 ‘상황’과 주인공의 ‘역할’에 주목한다. 강력한 지진이 휩쓸고 간 재난 현장에서, 테러와 납치가 발생한 위기 상황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소신과 열정을 아낌없이 발휘한다. 험난한 위기의 순간에 정의감을 불태우면서도 재치와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은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어려운 순간에도 그것을 극복하려고 자신의 역할을 결연히 수행하는 인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좋은 리더십의 표상이다. 대한민국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 속의 위기 상황은 그저 허구로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연일 전해지는 자연재해와 안전사고의 소식들, 거듭되는 북한의 핵실험이 커다란 위기의 징후는 아닌지 걱정스럽다. 갈수록 심해지는 청년 실업과 줄어드는 수출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면 지난날의 경제위기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진다. 이러한 걱정과 불안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표는 소박하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누리는 일상을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요구하는 지도자는 야망에 불타는 영웅이 아니라 자신의 일에 소명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유시진 대위, 태양의 후예다. 국민들은 4·13 총선에서 자신이 뽑은 사람이 국회의원으로서의 소명의식과 책임감으로 무장된 태양의 후예이기를 기원하며 투표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국회의원들이 파당적인 싸움 대신 국민들의 일상을 보호하는 데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3당 체제는 과반을 차지하는 정당 없이 타협을 통해서만 국정을 수행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놓았다. 20대 국회에서는 과거처럼 수적 우위를 활용한 특정 정당의 독주와 무조건적인 반대를 통한 발목 잡기 전략은 더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의원들은 타협과 상생의 정치를 구사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를 통해 국민들의 일상을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지켜 내야 한다. 그러나 4·13 총선 이후 여야 정당의 행태는 여전히 개탄스럽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먼저 챙기겠다고 한 법안은 민생이 아니라 국정 교과서 폐기와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같은 정치적 쟁점들이었다. 여태껏 선명성 경쟁을 강화하며 지지자들을 동원해 온 정당들이 단시간 안에 민생을 챙기고 타협의 정치를 구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야 정당은 모두 파벌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계속되는 친박과 비박의 대립 때문에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일조차 힘겨워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대표의 당대표 추대 문제가 새로운 갈등의 불씨로 떠올랐다. 국민의당 역시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방안을 두고 안철수계와 호남계가 대립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의원의 소명은 국가 현안들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국민을 위해 봉사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국민들의 소중한 일상을 지켜 내는 것이다.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대한민국이 처한 복합적 위기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민생과 경제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한 능력을 갖추려면 개인적 욕망과 당리당략의 이해에 빠져 허비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행여 그러한 모습을 보인다면 내년에 있을 대선에서 민심의 냉혹한 심판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 20대 국회의원들은 곧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를 증진하며, 직무를 양심에 따라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하게 된다. 그들의 다짐과 약속이 대한민국의 태양 아래에서 지켜져 수많은 유시진 대위, 태양의 후예들이 20대 국회에서 배출되기를 희망한다.
  • 美 대륙 뜨겁게 달군 K팝 열기…‘2016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미국 본선 개최

    美 대륙 뜨겁게 달군 K팝 열기…‘2016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미국 본선 개최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국문화원 아리홀(ARI Hall)에서 ‘2016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의 미국 현지 본선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오디션 형식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플로리다 주, 조지아 주 애틀랜타, 워싱턴 주 시애틀, 애리조나 주 등 전미 대륙에 걸친 참가자들이 참여해 K팝에 대한 열정을 드러난 행사였다. 이날 우승은 현아의 ‘버플팝’을 커버한 샤이 고메즈(Shay Gomez)와 NCT U와 GOT7, 태민의 곡을 믹스해 커버한 자매팀 ‘ 다이아몬드 해일 제닝스’(Diamond Hale Jennings)에게 돌아갔다. 이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플로리다 주 출신 샤이 고메즈는 “다른 팀들이 너무 잘해서 우승할 줄 몰랐다. 우승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면서 “한국의 K팝 그룹을 직접 보게 될 일이 꿈만 같고, 서울의 패션이나 젊고 생동감 넘치는 한국의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다”며 한국에서의 일정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김낙중 LA한국문화원장은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한국문화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로서, 이번에 미국 전역에서 70여 팀이 신청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한류의 저변확대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며 서울에서 열리는 결선 참가를 통해 한국문화를 익히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세계 최초이자 최대의 K팝 온 오프라인 한류 융합콘텐츠로 ‘팬들을 위한, 팬들에 의한, 팬들의 K팝’이라는 기치 아래 지속가능한 한류 공유와 긍정적인 공감대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글로벌 팬케어 캠페인이다. 2011년 이래 매년 전세계 K팝 팬들이 치열한 온라인 예선과 현지 본선을 거쳐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결선에 초대되고 있다. 전세계 각국의 본선 우승자들은 6월 1일부터 6월 5일까지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2016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최종 결선에 초청받는 한편, 대한민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며 살아있는 한류를 몸소 즐길 수 있는 꿈의 여정을 경험하게 된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금발 치어리더 치솟는 열정

    금발 치어리더 치솟는 열정

    샬럿 호네츠의 치어리더들이 25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샬럿 타임워너 케이블 아레나에서 열린 2016 NBA 플레이오프 동부 컨퍼런스 쿼터파이널스에서 마이애미 히트와의 경기중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AF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정신이야? 전철 승강장에서 노골적 성행위

    제정신이야? 전철 승강장에서 노골적 성행위

    이 정도면 도를 넘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담함이다. 스페인 전철 승강장에서 사랑을 나누는 남녀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파문이 커지자 전철회사는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고 남녀를 특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바르셀로나 리세오 전철역에서 24일(현지시간) 0시를 살짝 넘긴 시간에 벌어진 사건이다. 전철을 타려던 한 이용자가 핸드폰으로 찍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영상을 보면 문제의 남녀는 승강장에 설치된 의자에서 격렬하게 사랑을 나누고 있다. 승강장엔 늦은 시간에 전철을 기다리는 사람이 적지 않았지만 남녀는 타인의 시선엔 관심이 없다는 듯 하의를 완전히 벗은 상태다.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눈 두 사람은 마치 성인영화의 한 장면처럼 대담한 포즈도 서슴지 않았다. 문제의 사건은 승강장에 있던 한 여자승객이 핸드폰으로 촬영해 SNS에 올려 고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공공장소에서 무슨 짓이냐" "전철회사는 관리도 하지 않는 것이냐" "CCTV는 장식용이냐"는 등 비난이 쇄도하자 바르셀로나 전철회사(TMB)는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TMB는 "보안카메라에서도 문제의 사건이 확인했다"며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혐의는 승객 규정과 스페인 열차운행에 관한 규정 위반. 회사 대변인은 "사랑을 나눈 남녀가 공공의 시설에서 사랑을 나눈 건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며 경찰에 두 사람을 특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의자(?)를 특정해도 당장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전망이다. 스페인 언론은 "현행 규정상 남녀에게 내려질 수 있는 처벌은 벌금 30~270 유로(약 3만8000원~33만7000원) 정도가 전부"라고 보도했다. 한편 어이없는 사건에 대해선 추측도 무성하다. 일각에선 성인영화 배우들이 홍보를 위해 퍼포먼스를 벌인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누군가 핸드폰으로 찍어 SNS에 올릴 걸 짐작하고 전문 배우들이 일부러 공공장소에서 노골적인 성행위를 연출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TMB 대변인은 이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공공장소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한 데에 대해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라보스데갈리시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자치단체장 25시] 서산 땅길·바닷길·하늘길… 주민 행복길 만든 ‘마당발 행정’

    [자치단체장 25시] 서산 땅길·바닷길·하늘길… 주민 행복길 만든 ‘마당발 행정’

    지난 11일 오후 3시 30분쯤 찾은 충남 서산시장 집무실. ‘환황해권 물류거점도시 영상 시사회’를 앞두고 이완섭(59) 시장과 영상 제작 업체 관계자들이 벽면의 대형 TV 앞 의자에 빙 둘러앉았다. 곧 시사회가 열렸고 4분여의 영상에는 대산공단 등 서산의 현재와 미래 발전상이 담겼다. 한 차례 상영이 끝나자 이 시장은 “다시 한번 돌려 보라”고 했다. 시장의 지적은 이때부터 쏟아졌다. “화면이 역동적이지 않다”, “‘해 뜨는 서산’이란 자막이 너무 작고, 배경 화면도 어울리지 않는다”, “‘투모로(tomorrow) 서산’이 혹시 콩글리시 아니냐. 영문을 많이 넣으면 노인과 아이들이 알 수 있겠느냐”, “성우 목소리도 또렷하지 않다” 등 끊임이 없다. 제작자들은 쩔쩔맸다. 이 시장은 “한번 더 보자”고 세 번째 상영을 주문했다. 이어 “촌스럽지 않고 임팩트 있게 영상을 만들어 달라”며 말을 맺었다. 시사회는 시장의 꼼꼼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상영 시간의 10배인 40여분 만에야 끝났다. 이 대목에서도 서산을 제대로 알리려는 이 시장의 열정이 드러났다. 그는 “중앙 공무원으로 일하다 고향에 내려와 시장이 되니 낙후된 게 한둘이 아니었다”며 “시민들이 가장 원하는 게 지역 발전과 주민들 삶의 질 향상에 있음을 알고 온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방에 매일 활동계획표를 붙여 놓고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대산~당진 고속도로 2022년 완공 예정 먼저 교통망 확충에 나섰다. 이 시장은 “서산은 성장 자원이 풍부한데 핏줄인 교통망이 가장 큰 장애였다”며 “시장으로 일하면서 ‘땅길’ ‘바닷길’ ‘하늘길’을 내는 문제를 모두 풀었다”고 자랑했다. 그는 서산의 지형이 햇병아리를 닮았다며 머리에 대산석유화학단지, 목에 자동차 전문 산업단지, 날개 부분에 해미공항이 있는데 대산~당진 고속도로가 지난 2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막혀 있던 뇌 동맥이 뻥 뚫리게 됐다고 했다. 17만여명 서산시민의 숙원인 이 길은 2005부터 두 번의 시도 끝에 10년 만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2022년 완공되면 대산단지 등이 서해안·당진~대전고속도로와 이어진다. 이 시장은 “서산 발전의 중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년 대산항~중국 룽옌항 여객선 취항 대산항과 중국 룽옌항 사이 뱃길을 내는 일도 착착 진행 중이다. 이 시장은 “당초 쾌속선을 취항시키려고 했는데 세월호 사고로 안전 문제가 터지면서 카페리로 바뀌었다”면서 “오는 8월 배 종류를 선정하고 내년 3월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339㎞로, 중국을 잇는 뱃길로는 국내 항구 중 최단거리다. ●해미 공군비행장을 민간 공항으로 활용도 해미 공군비행장을 민간 공항으로 쓰는 문제도 순조롭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제5차 공항 개발 중장기 종합 계획에 이를 반영했다. 이 시장은 “두 가지 모두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교통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인맥 행정의 성과라고 했다. 이 시장은 “지자체장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제대로 하려면 중앙부처 인맥이 없으면 안 된다”면서 “돈이 없는 사업은 구상에 머문다”고 말했다. 그의 중앙 인맥은 7급 공무원에 합격하면서 쌓였다. 서산 해미중·공주고를 나와 군 복무를 끝낸 뒤 시험에 바로 합격했다. 처음에 대전철도청으로 발령이 났지만 얼마 안 가 총무처로 옮겼다. 2009년 서산 부시장을 제외하면 총무처와 내무부가 합쳐진 지금의 행정자치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28년 공직 생활 중 대부분을 인사와 조직관리 부서에 있었다. 2011년 고위 공무원으로 퇴직해 그해 10월 서산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됐고, 2014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 시장은 “직원들이 예산을 따려고 중앙부처에 갈 때는 직접 편지를 써 들려 보냈다. 그러면 무시를 안 당하고 성과도 좋았다”고 말했다. 시장도 뻔질나게 중앙부처를 찾는다. “시장이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쉽게 피로감을 느낍니다.” 직원을 ‘식구’나 ‘가족’이라고 부르는 그는 “시청 내 공동체가 견고해야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고 맘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며 수요일마다 가정의 날을 운영하고 가끔 ‘끼 발산 대회’도 연다고 했다. 해마다 사자성어를 제시해 각오를 다지기도 한다. 지난해는 초부득삼(初不得三·처음 실패한 일도 세 번째는 성공한다), 올해는 일념통천(一念通天·온 마음을 쏟으면 하늘에 통한다)을 내걸고 직원들이 업무에 최선을 다하도록 독려한다. 인프라 구축에만 올인하는 것은 아니다. 틈만 나면 시청 앞 동부시장에 들러 서민들 생활과 물가를 살핀다. 출퇴근할 때 택시도 자주 이용한다. 이 시장은 “서민을 살피는 것도 중요한 시정의 하나”라며 “시민들이 어찌 사는지, 지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곳곳을 알아보려고 페이스북 등을 하며 시민과 호흡하려고 애쓴다”고 했다. 이날 오후 2시쯤 이 시장은 점퍼로 갈아입고 성연면 오사리 나눔하우스 입주식 현장을 찾았다. 그는 관용차에 동승한 기자에게 “지금의 우리나라를 있게 한 어르신들인데 힘들게 살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나눔하우스는 어려운 주민에게 집을 지어 주는 봉사활동이다. 시가 주선해 지역 대기업 현대파워텍이 자금을 대고 전기기술 등을 가진 시민들로 구성된 베이비부머봉사단이 지었다. 이번이 4호 집으로 임길래(83) 할머니가 입주한다. 현장에 도착하자 주민 등 80여명이 박수로 시장을 맞았다. 한 주민은 “이렇게 좋은 일 해 줘서 고맙다”고 반겼다. 이 시장은 “이런 데 오면 기분이 좋다. 사람 냄새 물씬 나고…”라며 임 할머니의 두 손을 꼭 잡았다. 그는 할머니의 어깨를 도닥거리면서 시루떡 앞으로 가 함께 떡을 썰었다. 영락없이 잔칫집 분위기다. 이 시장은 “서산을 유커(중국인 관광객) 등이 인근 태안, 보령도 찾으면서 머무는 국제 관광 도시로 키워야 한다”며 “그래서 뱃길과 하늘길을 뚫지만 면세점과 대형병원, 명문대학 유치도 필요하다”고 결의를 다졌다. 글 사진 서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황사 막고, 한중 청년교류 확대”…미래숲 녹색봉사단, 중국 사막에 나무심기

    “황사 막고, 한중 청년교류 확대”…미래숲 녹색봉사단, 중국 사막에 나무심기

    최근 봄철을 맞아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대기 오염이 점점 심각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청년들이 중국 사막에 나무를 심고, 한중 교류를 넓히는 봉사활동을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사단법인 한중문화청소년협회 미래숲은 지난 23일부터 국내외 대학생 및 30대 직장인 120여명으로 꾸린 제15기 녹색봉사단이 중국에 찾아가 나무 심기 봉사활동 등 다양한 한중 교류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미래숲 녹색봉사단은 중국 공청단과 협약을 맺고 2002년부터 중국 사막에 나무를 심어왔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오는 황사의 주요 발원지인 중국 쿠부치사막 2700㏊에 총 84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15기 녹색봉사단은 2016년 외교부 공공외교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외교부와 산림청,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호텔롯데,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 등 다양한 기관이 참여했다. 올해 처음 후원협약을 체결한 쌤소나이트코리아에서는 참가자들에게 가방을 후원했다. 이번에도 120여명의 녹색봉사단은 중국 공청단 단원들과 중국 쿠부치사막을 찾아 사막화 방지를 위해 나무를 심었다. 또 시진핑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학에 방문해 ‘한중일청년포럼’에 참여하는 등 한중 청년 간 우호를 다질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권병현 미래숲 대표는 “15년 전 처음 시작된 양국 청년들의 자발적 협력이 한중 우호를 상징하는 양국의 대표적인 청년 공공외교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청년들의 순수한 열정과 진정성을 협력의 뿌리로 삼고 지구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녹색봉사단은 지난 1일 국가산림조성사업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젊은 개발 컨설턴트 양성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자/이병국 전 한국외교협회 국제개발전략센터 이사장·전 수단 대사

    [In&Out] 젊은 개발 컨설턴트 양성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자/이병국 전 한국외교협회 국제개발전략센터 이사장·전 수단 대사

    요즘 우리 젊은이들은 매우 어렵단다.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다. 희망을 포기한 청년들이 안타깝고 이들이 이끌어 갈 우리나라의 미래도 걱정이다.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희망을 다시 되찾아 줄 수 있을까. 그들만 탓할 수 없다. 부모 세대인 우리들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일자리 구하기가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국내 현실은 암담하지만 시선을 국제 무대로 돌려 보면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구촌 전체의 사정에 견주어 보면 우리 젊은이들은 이 땅에서 태어나 정규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선택받은 상위 1%에 속한다. 유엔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 시한이 종료된 오늘날에도 세계 인구 71억명 가운데 8억명 이상이 기아에 허덕이고 해마다 630만명의 어린이들이 다섯 살이 되기 전에 굶어 죽고 있다. 불과 60여년 전만 해도 우리 모습이 이랬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원조를 받는 빈곤국이 아니라 원조를 주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청년들은 신체 건강하고 정신 건전하고 두뇌는 매우 총명하다. 아프리카를 포함해 해외에서 만난 우리 청년들은 능력이 출중했고 희망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길이 보인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무작정 아프리카로 가라고 할 순 없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위험하고 사업도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와 부모 세대가 우선 디딤돌을 놔 줘야 한다.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운영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같은 기관들이 나서 이들을 ‘국제개발컨설턴트’로 양성하는 방법이 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우리 퇴직 외교관들도 기꺼이 오지에서 일하며 체득한 노하우를 ‘재능기부’할 것이다. 우리는 ODA 원조국이라 자화자찬하지만 국제적 위상은 초라하다. 국제 ODA 규모(150조원)가 사상 최대로 확대돼 최근 개발도상국 조달 시장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경쟁은 고조되고 있으나 우리 기업의 수주 노력이나 국제 조달 실적은 매우 저조하다. 반면 우리나라 ODA 프로그램은 수혜국뿐 아니라 해외 원조 역사가 길고 원조 액수도 큰 미국·독일 등 선진국도 주목하고 있어 활용 가치가 높다. 그럼에도 정작 국내에서 이를 평가하고 컨설팅해 줄 수 있는 민간 전문가가 극히 부족해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젊고 유능한 개발컨설턴트를 양성하는 일이 급선무인 것이다. 유엔 등 국제기구들은 한국 기업이 컨설팅 분야에서 약하고 현지어 구사 능력 및 유사 분야 실적을 갖춘 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상대국 현지 상황과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프로젝트를 주문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발전모델’만 강요하지 말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지난 50여년간 추진해 온 선진국들의 원조 형태는 이미 ‘원조 피로 현상’을 보였다. 우리는 이러한 과거의 실패 사례를 거울삼아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한다. 즉 개발컨설팅 육성을 통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우리 청년들에게 고급 일자리를 마련해 주며, 정부가 유엔 지속가능 개발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연극·뮤지컬

    [이주의 문화 레시피] 연극·뮤지컬

    ●뮤지컬 ‘뉴시즈’ 디즈니의 브로드웨이 최신 흥행작. 19세기 말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거리 위의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더 나은 삶을 꿈꾸는 10대 신문팔이 소년들의 열정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7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5만~13만원. 1588-5212. ●연극 ‘벚꽃동산’ 안톤 체호프의 4대 장막극 중 하나로, 극단 연희단거리패에 의해 위트와 유머가 가득한 명랑 연극으로 탈바꿈했다. 낭비와 허세가 심한 지주 라네프스카야 부인 등을 통해 러시아 귀족 사회의 몰락을 그렸다. 5월 15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 2만~3만원. (02)763-1268.
  • 최저시급 못 받는 ‘열정페이’ 63만명…청년 임금 근로자 6명 중 1명꼴

    최저시급 못 받는 ‘열정페이’ 63만명…청년 임금 근로자 6명 중 1명꼴

    63만명의 청년이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치는 ‘열정페이’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청년임금 근로자의 17%로 6명 중 1명꼴이다. 현대경제연구소가 24일 발표한 ‘청년 열정페이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청년(15~29세) 근로자의 11.6%(45만 1000명)였던 열정페이 청년 비중이 지난해 17%(63만 5000명)로 5.4% 포인트 증가했다. ‘열정페이’란 최저 시급(시간당 6030원)에도 못 미치는 돈을 주면서 열정이라는 명목하에 청년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말이다. 열정페이 비중은 나이가 어릴수록 사업장의 규모가 작을수록 컸다. 15~19세는 근로자 중 열정페이 비중이 2011년 51.7%에서 지난해 57.6%로 5.9% 포인트 높아졌다. 20~24세는 5.7% 포인트(19.4→25.1%), 25~29세는 1.7% 포인트(5→6.7%)씩 상승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열정페이 청년 비중이 2011년 31.4%에서 지난해 41.0%로 10명 중 4명에 해당했다. 반면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같은 기간 0.4% 포인트(4.3→3.9%) 줄어들었다. 열정페이 비중은 또 비정규직일 때 가파르게 증가했다. 비정규직 중 열정페이 청년 비중은 2011년 21.3%에서 지난해 32.8%로 11.5% 포인트 급등했다. 반면 정규직에서는 0.8% 포인트( 7.7→ 8.5%) 상승에 그쳤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 중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최저임금은 8.1% 올라 열정페이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저임금 청년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하는 사업장에 대해 고용유지 장려금을 주고 공적연금 지원 등을 통해 비용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리더십의 은밀한 진실’…男과 女, 리더로 적합한 쪽은?

    ‘리더십의 은밀한 진실’…男과 女, 리더로 적합한 쪽은?

    곧 있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미국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남녀평등에 대한 인식이 탁월한 국가 중 하나인 미국이지만 44명의 역대 대통령 중에 여성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디스커버리채널의 보도매체인 디스커버리 뉴스는 과거 여러 연구결과를 인용, 여성 지도자에 대한 현대인의 일반적 인식, 그리고 남녀의 실질적 지도능력 차이를 분석하는 영상을 지난 21일(현지시간) 자체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매체에 따르면, 과학적 관점에서 남성과 여성의 지도력은 서로 동등한 수준이며, 특정 측면에서는 여성이 우월한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일례로 최근 노르웨이 과학자들은 3000명의 기업 대표를 조사, 좋은 지도자들이 지니는 5가지 공통적 특성을 추려내는 연구를 통해 이러한 점을 밝혀낸 바 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좋은 지도자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됨 ▲외향적 ▲새로운 기회에 대해 개방적 ▲사교성이 높음 ▲체계적이라는 공통적 특성들을 지닌다. 그리고 연구팀은 이들 중 ‘정서적 안정’을 제외한 나머지 4개 항목에 있어 여성이 남성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밝혔다. 여성의 지도력이 탁월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연구는 이외에도 많다. 경영 매거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은 총 16종류의 리더십 기술 중 12가지에서 남성에 비해 더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2년 다우존스가 실시한 연구에서는 여성 CEO를 둔 신흥기업의 성공 확률이 더 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가 139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다인종 국가에 한해 그 수장이 여성일 경우 GDP 성장률이 다른 국가보다 평균 6% 높다는 점도 밝혀졌다. 그렇다면 여성의 지도력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은 정확한 편일까?이를 알아보기 위해 2008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는 2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이들은 정직함, 똑똑함, 근면함, 야심, 외향성, 창의력, 열정, 결단력 등의 ‘지도자적 자질’에 있어 남녀 중 어느쪽이 더 뛰어난지 질문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결단력이라는 단 한 가지 항목에서만 남성들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근면함과 야심 항목에서는 남녀의 점수가 같았고, 나머지 모든 항목에서는 오히려 여성이 우위를 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에게 지도자에 어울리는 성별은 무엇인지 직접적으로 묻자, 여성이 더 낫다고 대답한 사람은 6%에 불과했으며 21%는 남성을 택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남녀의 지도자 자질이 동등하다고 생각한 사람의 비율이 전체의 75%에 달하는 등, 남녀의 지도력 차이에 대한 일반 대중의 평가는 생각보다 공평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더해 95개의 과거 연구를 종합 분석했던 한 연구에 따르면 70%의 사람들은 남녀가 똑같이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위안부·세월호, 프랑스 청소년도 아파하죠”

    “위안부·세월호, 프랑스 청소년도 아파하죠”

    2000년대 들어 日식민지배 집중 조명… 6·25와 냉전 등 전쟁의 아픔 가르쳐 경주 온 일본 학생 보고 밝은 미래 예감 “한국의 학생들이 프랑스 영웅 잔 다르크를 배우는 모습에 놀랐어요. 프랑스에서는 끔찍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가르치며 전쟁의 아픔을 기억합니다.”(아를레트 파튀르 모리 오를레앙-투르 중·고교 교사) “한국 아틀리에 프로그램을 통해 아리랑과 서예, 태권도를 가르쳐 보니 아이들의 사고력과 집중력이 매우 높아졌어요.”(마리안 투즈 아지만 장송드사이 중·고교 교사)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식민 지배와 6·25전쟁, 경제 기적 등은 한 편의 서사 드라마와 같아 한국 역사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세바스티앙 베르트랑 파리교육청 교수) “프랑스는 역사 교육에 늘 열정적입니다. 학생들이 현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을 갖추지 못하게 될까 우려하기 때문입니다.”(자클린 잘타 파리교육청 장학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한국 바로 알리기 사업’의 하나로 초청한 프랑스 역사 전문가 4명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첫 방문인데 한국의 전통과 문화유산의 뿌리가 깊다는 사실이 무척 매혹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프랑스 교과서에서 한국의 비중이 크지 않아 별도 교육과정을 통해 가르치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의 6·25전쟁을 알지 못하고서는 냉전시대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프랑스 중·고교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 등장한다. 그만큼 현대 한국의 문화와 지적 유산, 역사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잘타 장학관과 아지만, 모리 교사는 위안부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끔찍한 일이에요. 무엇보다 일본의 태평양전쟁이 전선에서만 일어났던 게 아니라 한국민을 짓밟고 억누르는 과정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식민 지배 시기가 암흑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프랑스에서 2000년대 들어 집중적으로 다루는 역사적 문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베르트랑 교수는 “이번에 경주를 방문했는데 일본 중·고교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와 한국 문화유산을 배우는 모습을 보고 한·일 양국의 미래는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아지만 교사는 “한국을 배우는 장송드사이 학생들이 수많은 또래 학생들이 숨진 세월호 사건에 진심으로 슬퍼하고 추모시도 발표했다”면서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파격적인’ 머라이어 캐리의 공연 현장

    ‘파격적인’ 머라이어 캐리의 공연 현장

    머라이어 캐리가 21일(현지시간) 파리 아코르호텔 아레나에서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북한산 자락에 안긴 고즈넉한 한옥마을엔 역사와 문화가 숨쉰다

    [서울 핫 플레이스] 북한산 자락에 안긴 고즈넉한 한옥마을엔 역사와 문화가 숨쉰다

    서울 서북쪽 끝자락에 은평구가 놓여 있다. 은평구라 하면 수려한 북한산을 먼저 떠올릴 테고 그다음은 ‘개발 소외 지역’ 정도의 이미지가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개발은커녕 변변한 공연장 하나 갖추지 못했던 은평구는 최근 몇 년 사이 눈부신 문화적 발전을 했다. 지역 최고의 자연 자원인 북한산과 천년 고찰 진관사를 중심으로 전통 한옥이 모여 장관을 이루는 한옥마을, 한옥과 문학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등이 하나둘 들어섰다. 이참에 은평구는 곳곳에 깃든 문학적 역량을 길어 올려 전통과 문학의 고리를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지정된 ‘한문화체험특구’에 다양한 문화를 들여다보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첨가하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진관동 기자촌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선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은 “역사와 문화를 입히면 사람이 온다”면서 “이곳에 문화예술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종합적인 테마공원을 만드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이말산 자락을 따라 2㎞ 정도 들어가면 고즈넉한 한옥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5만 2000㎡ 규모의 한옥지정구역은 2011년부터 조성에 들어갔다. 2014년 11월 155필지 분양을 완료했다. 38채가 건축허가를 받았고, 12채는 사용승인까지 마무리됐다. 몇 년 전까지도 허허벌판이었던 이곳에 40~124평짜리 한옥이 들어서서 마을 모양을 갖췄다. 단층 또는 2~3층짜리 한옥을 구경하면서 여유를 만끽하기 좋다. 은평구는 한옥마을로서 품격을 높이기 위해 올 초 한옥건축팀을 신설했다. 한옥 건축 심의 허가, 전통 한옥과 현대 건축의 장점을 살린 신한옥 적용, 한옥 유지 관리 지침 개발, 한옥마을 발전 방안 모색 등 다각도로 촘촘한 역할을 한다. ●전통 한옥을 체험하고 문학을 즐기는 마을 한옥마을 북쪽 끝자락에 자리한 ‘셋이서문학관’은 한옥마을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이다. 총면적 142㎡ 크기의 은평 한옥체험관을 리모델링했다. 천상병과 중광, 이외수 작가의 그림과 시 등이 전시돼 있고 북카페가 있는 휴식 및 한옥 체험 공간으로 조성했다. 셋이서문학관에서 한옥마을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내려가면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은평의 역사와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 지하 1층~지상 2층(총면적 2901㎡)으로 지었다. 지하 1층에는 장난감도서관과 교육실이 들어섰고, 1층에는 은평역사실이 있다. 은평역사실은 은평의 유래와 지리적 의미, 파발꾼과 사신 행렬, 은평뉴타운에서 발굴한 유물로 본 옛 서울 사람들의 문화, 북한산이 오랜 세월 간직한 유적 등을 소개한다. 2층에는 한옥을 체험하는 한옥전시실을 마련했다. 한옥의 변천사와 과학적 원리를 보고, 등록문화재 제229호 민형기 가옥 사랑채를 재현한 모형을 만날 수 있다. 한옥 모형을 조립하는 시간도 있다. 오는 6월 19일까지 아주 특별한 전시도 연다. ‘한국문학 속의 은평전’은 해방 전후 은평에 거주하던 문인 130여명의 작품 초간본과 은평에 거주했거나 연관 있는 문인들의 희귀본을 확인할 수 있다.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정지용의 ‘정지용 시집’, 황순원의 ‘곡예사’ 등도 공개한다. 또 최인훈의 ‘광장’, 이호철의 ‘소시민’ 등 우리나라 분단문학 거목의 초간본을 전시한다. 이 전시와 관련해 오는 23일에는 녹번동 은평문화예술회관 숲속극장에서 이호철 작가를 초청해 ‘토크콘서트’를 진행한다. ‘무속 콘텐츠 관련 금성당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학술대회’와 ‘김훈 작가 초청 토크콘서트’도 줄줄이 기획해 놨다. ●숨은 역사문화의 발견, 진관사와 청담사지 은평구 통일로는 조선시대 9대 간선로 가운데 중국으로 통하는 의주로를 근간으로 한다. 의주로는 전통문화와 중국에서 유입되는 문화가 소통하는 관문 역할을 했다. 통일의 염원을 담은 통일로와 한국의 오악(五嶽)에 드는 명산 북한산 사이에는 은평구의 숨은 문화유산이 많다. 사찰 문화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곳이 대한불교 조계종 직할 사찰인 ‘진관사’다. 동쪽의 불암사, 남쪽의 삼막사, 북쪽의 승가사와 함께 서쪽의 진관사는 서울 근교의 4대 명찰로 손꼽혔다. 고려 현종이 1011년 진관대사를 위해 지은 진관사는 일제강점기에 항일운동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다. 6·25전쟁 당시 폭격으로 폐허가 됐다가 복구돼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매년 10월이면 진관사에서 수륙재를 펼친다. 조선 태조는 고려 왕실의 영혼을 기리는 한편 왕조가 바뀌어 동요한 국민을 달래고 조선 왕실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수륙재를 개설했다. 조선 왕실이 수륙재를 주로 진관사에서 진행해 국찰로 자리매김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26호로 지정된 진관사 수륙재는 화려하면서도 엄숙한 장관을 연출한다. 석가탄신일, 수륙재 기간이 아니더라도 진관사를 들러볼 만하다. 초가집 같은 정겨움에 눈길이 가는 보현다실은 아늑한 공간에서 차 한잔 누리기 좋다. 진관사에서 운영하는 산사음식연구소에서는 사찰 음식도 배울 수 있다. 진관사에서 이말산 쪽으로 향하다 보면 조선시대 단종 복위운동에 실패해 죽음을 맞은 세종대왕 6남 금성대군을 신격화한 금성당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통일로를 건너가면 화엄10찰 중 하나인 청담사지가 있다. 통일신라시대의 핵심 사상인 화엄사상을 전파하는 곳이었다. 정조가 선왕 영조의 애민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운 금암기적비(서울유형문화재 제38호), 조선시대 공문서가 전해지던 파발로 등에서 역사의 현장을 발견할 수 있다. ●‘문화 은평’의 종착점은 국립한국문학관 은평구는 한옥마을과 역사한옥박물관, 진관사 등 지역의 역사문화 시설을 연계한 대규모 ‘문화테마파크’를 꿈꾸고 있다. 그 종착점에는 한국문학관이 있다. 김 구청장은 “기자촌의 역사, 그리고 은평구의 역사는 문학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우리나라 근대문학을 상징하는 이광수, 채만식, 이육사, 심훈, 주요한 등 수많은 작가들이 기자 활동을 하며 근대문학을 꽃피웠다”고 운을 뗐다. 기자촌은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기자들의 마을’이다. 1969년 박정희 정부는 한국기자협회에 5000평 규모의 국유지를 내줬다. 1974년까지 이곳에 터를 잡은 사람들은 대부분이 월급도 변변찮고 집도 절도 없던 기자들이었다. 정부의 의도를 떠나 한국 언론을 일으켜 세우던 기자 선후배들이 모여 살며 애환과 정서를 녹여낸 이곳은 기자 출신 문학인을 배출한 텃밭이 되기도 했다. ‘기자촌 옆 한국문학관’을 중심으로 은평구는 지역 곳곳에 남아 있는 문인들의 발자취를 네트워크로 이을 계획이다. 녹번동에 있는 정지용 초당(草堂), 1938년 일제 신사참배를 거부해 폐교된 숭실학교가 해방 후에 자리한 신사동 숭실중·고, 이호철의 불광동 주택과 최인훈이 지냈던 주택 등이 연결된다. 기자촌 인근에 이전할 예정인 한국고전번역원부터 한국문학관을 거쳐 올 하반기에 한옥마을 끝자락에 들어설 삼각산미술관까지 이어지면 은평구에는 거대한 문화고리가 완성된다. 김 구청장은 “정지용이 납북되기 전 1948~1950년에 거주했던 초당, 시인 윤동주·김현승과 소설가 황순원·김동인·주요섭 등이 다닌 숭실학교 등 은평에는 문학 인프라가 충분하다”면서 “한국문학관이 건립되면 문인을 포함한 문화예술인을 위한 레지던스, 명인마을, 한옥마을, 한옥역사박물관을 이어 문학테마구역이 완성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100만 그루 철쭉 활짝 군포는 진분홍 꽃나라

    100만 그루 철쭉 활짝 군포는 진분홍 꽃나라

    아름다운 꽃·인문학·음악 조화 불꽃놀이·김창완 공연 등 열려 형형색색 봄꽃들이 절정을 이룬 뒤 속절없이 지고, 가지마다 새싹이 돋아날 즈음 뒤늦게 홀로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이 있다. 가는 봄을 아쉬워하며 초여름 문턱에서 진분홍 꽃잎을 빼곡히 피워내는 철쭉이다. 선연한 진분홍 철쭉과 연녹색 산야가 푸른 하늘과 어우러지며 만든 조화가 아름답다. 100만 그루 철쭉이 도시 전체를 물들이는 경기 군포시에서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책나라군포 철쭉축제’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21일 군포시에 따르면 군포철쭉축제에서 이름을 바꾼 이번 축제는 철쭉의 아름다움과 책의 인문학적 정신, 음악이 어우러지는 한마당으로 꾸민다. 수리동 수리산(489m) 자락의 철쭉동산(2만 5000㎡)은 4월 말에서 5월 초 16만 그루의 철쭉이 꽃을 활짝 펴 진분홍빛 물결로 넘실거린다. 군포 철쭉축제는 하루 1만여명이 찾는 수도권 서남부의 대표 꽃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올해 축제는 철쭉동산과 최대 번화가인 산본로데오거리, 군포역 등 시 전역에서 펼쳐진다. 29일 저녁에 국내외사절단, 서울랜드 마칭밴드, 북청사자놀이, 11개 동에서 준비한 퍼레이드와 화려한 불꽃놀이로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올해는 철쭉에 얽힌 설화인 ´헌화가´를 주제로 한 무용 공연도 있다. 둘째 날인 30일부터는 곳곳에서 다양한 체험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펼쳐진다. 4일간 저글링, 마임 등 퍼포먼스 공연과 인디뮤지션들의 버스킹 공연이 총 37회 열린다. 축제 기간 오전에는 버블쇼와 1인 서커스, 인형극, 마술쇼 등이 펼쳐진다. 저녁에는 책나라군포를 상징하는 철쭉 북콘서트(30일)와 지역 예술인들이 꾸미는 군포예술무대(5월 1일), 김창완밴드의 철쭉러브콘서트(5월 2일)가 열린다. 시민동호회가 꾸미는 철쭉만발콘서트가 30일과 다음달 2~3일에, 철쭉가요제는 1일에 개최된다. 철쭉동산에는 전문작가와 시민 100여명이 함께 만든 예술등 구름물고기 200여점을 전시,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밤 볼거리를 선사한다. 군포역 전시장에서 30일과 1일 열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간 역전 장날´ 행사는 시장 상인들이 옛 군포장의 모습을 재현한다. 철쭉동산 옆 양지공원에는 먹거리장터와 푸드트럭을 운영, 관람객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군포시와 자매결연한 무안군과 예천군, 청양군, 양양군, 부여군의 농·특산물도 만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진분홍 꽃물결이 넘실대는 철쭉축제에서 봄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꽃과 음악, 열정과 즐거움이 있는 축제의 도시 군포를 많은 분들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이수 모차르트 하차, 끝내 복귀 무산 “깊은 열정 안타깝다”[공식입장 전문]

    이수 모차르트 하차, 끝내 복귀 무산 “깊은 열정 안타깝다”[공식입장 전문]

    뮤지컬 ‘모차르트’ 제작사 측이 엠씨더맥스 이수(본명 전광철·35)의 하차를 공식 발표했다. 21일 ‘모차르트’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수가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하차했다고 알렸다. EMK는 “먼저 뮤지컬 ‘모차르트’를 사랑해주시는 관객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번 ‘모차르트’ 캐스팅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 EMK뮤지컬컴퍼니는 2016 뮤지컬 ‘모차르트’에 캐스팅된 이수 씨의 하차를 어렵게 결정하게 됨을 알려드린다. EMK는 캐스팅 발표 이후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원작사도 이에 우려를 표하는 등 캐스팅 논란이 확산돼 이수 씨의 소속사와 지속적인 논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제작사 측은 “오디션 현장에서 보여준 이수 씨의 모습은 음악에 대한 깊은 열정을 간직한 훌륭한 보컬리스트였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며 새롭게 시작하려는 이수 씨에게 이번 ‘모차르트’가 새로운 인연과 기회의 의미가 되길 바라며 그의 재능이 좋은 무대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던 만큼 이번 하차 결정이 제작사로써도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수의 ‘모차르트’ 캐스팅 소식이 알려진 후 뮤지컬 팬들이 주축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2009년 성매매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이수의 하차를 위해 지하철 광고 모금을 시작했고, 일부는 EMK와 극장을 대관해준 세종문화회관에 항의했다. 또 ‘모차르트’의 라이선스를 보유한 비엔나극장협회(VBW), 원작자, 주한오스트리아대사관, 오스트리아 모차르트재단에 이메일을 보내 문제 제기를 했다. 이같은 반대 여론의 확산에 결국 이수는 지난해 MBC ‘나는 가수다’ 하차에 이어 또다시 복귀가 무산됐다. 이수는 20일 인스타그램에 “격려와 위로, 날카로운 말들까지도 모두 고맙습니다. 아직 새로운 일을 도전하기에 저 자신이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수많은 거절이 있었지만 이번 일은 많이 아쉽습니다”라며 “자꾸 이렇게 넘어지는 모습만 보여 드리게 되어서 송구스럽고 저 자신이 더욱 미워집니다. 최선을 다해 좋은 음악과 공연을 만들겠습니다. 도리에 어긋남 없이 제 할 일을 꿋꿋이 하겠습니다. 이런 소식을 또 전하게 되어 미안하고 좋은 모습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진심을 담아 죄송합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한편 뮤지컬 ‘모차르트’에는 이지훈, 전동석, 규현, 김소향, 난아, 민영기, 김준현, 이정열, 윤영석, 신영숙, 김소현, 배해선, 김지유, 정영주, 홍록기, 이창희 등이 출연한다. 오는 6월 10일부터 8월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하 EMK뮤지컬컴퍼니의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EMK뮤지컬컴퍼니 입니다. 먼저 뮤지컬 <모차르트!>를 사랑해주시는 관객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번 <모차르트!> 캐스팅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저희 EMK뮤지컬컴퍼니는 2016 뮤지컬 <모차르트!>에 캐스팅된 이수씨의 하차를 어렵게 결정하게 됨을 알려드립니다. EMK는 캐스팅 발표 이후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원작사도 이에 우려를 표하는 등 캐스팅 논란이 확산되어 이수씨의 소속사와 지속적인 논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EMK의 첫 프로젝트였던 2010 뮤지컬 <모차르트!>는 EMK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해준 좋은 인연과 기회를 만들어준 특별한 작품입니다. <모차르트!> 오디션 현장에서 보여준 이수씨의 모습은 음악에 대한 깊은 열정을 간직한 훌륭한 보컬리스트였습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며 새롭게 시작하려는 이수씨에게 이번 <모차르트!>가 새로운 인연과 기회의 의미가 되길 바라며 그의 재능이 좋은 무대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던 만큼 이번 하차 결정이 제작사로써도 매우 안타깝습니다. 이수씨의 출연에 기대해주신 많은 분들께도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수씨의 다음 행보를 따스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모차르트!>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이번 캐스팅 논란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저희 EMK는 제작사로써 더 무거운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좋은 무대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수씨가 출연할 예정이었던 공연 회차의 캐스팅은 미정입니다. 추후 변경사항은 뮤지컬 <모차르트!> 홈페이지와 예매페이지를 통해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구 도심서 새달 7~8일 ‘2016컬러풀대구페스티벌’

    대구시가 국내 최대 규모의 퍼레이드와 분필아트 세계 신기록 도전을 앞세워 지역 대표 축제인 ‘2016컬러풀대구페스티벌’을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시킨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6컬러풀대구페스티벌은 ‘열정’이라는 주제로 다음달 7~8일 이틀 동안 열릴 예정이다.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의 백미인 컬러풀퍼레이드는 다음달 7일과 8일 양일간 매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서성네거리에서 종각네거리에 이르는 약 2㎞ 구간에서 열린다. 지난해 퍼레이드가 열린 너비 6m의 중앙로보다 3배 넓은 국채보상로에서 지난해보다 5배 많은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며 공연을 펼칠 예정이어서 어느때보다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140개 팀 7300명이 참가하는 퍼레이드에는 일본 도쿄 삼바페스티벌 참가팀, 러시아 전통무용팀, 중국 변복팀 등 6개의 해외팀도 공연을 선보여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서울, 원주, 안동 타 지역팀 16개도 참가하며, 특히 광주팀은 대구팀과 함께 퍼레이드를 연출해 지역감정을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미스대구 결선에 출전한 24명이 시티투어 오픈카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하고 50여대의 기상천외한 모양의 퍼레이드카와 말, 모터사이클, 자전거 등이 행진하는 등 이색적인 볼거리가 국채보상로를 가득 메울 것으로 보인다.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이 회심작으로 내놓은 ‘컬러풀분필아트 기네스 도전’은 다음달 7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국채보상로에서 진행된다. 분필아트 세계 기록 중 최대 면적은 덴마크 코펜하겐의 1만 8598㎡(2015년 8월 16일)며, 최대 인원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5391명(2009년 9월 20일)이다. 컬러풀대구페스티벌에서는 최대 면적 신기록에 도전할 계획이다. 7일 국채보상로의 교통이 통제되면 도로 위에 전문 작가와 미술 전공 대학생들이 먼저 밑그림을 그린 뒤 그 틀에 시민 참가자들이 각자 원하는 그림이나 문구를 그리게 된다. 4월 28일까지 온라인 참가신청(www.cdf.or.kr)을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대구시민, 타 시·도민, 외국인 등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이밖에도 축제 기간에 중앙네거리부터 종각네거리까지의 구간에서 오페라, 뮤지컬, 매직쇼, 마임 등 다양한 공연이 진행돼 각자 취향에 따라 선택해 즐길 수 있게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번 2016컬러풀대구페스티벌은 퍼레이드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등 다양한 축제콘텐츠를 마련해 전 시민이 함께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세계적인 축제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축제의 성공 여부는 시민 참여에 달려 있으므로, 많은 시민들께서 축제에 함께해 주시고 교통통제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스포츠] 두 다리 없는 고교생 레슬러 시온 셰이버를 만나다

    [포토 스포츠] 두 다리 없는 고교생 레슬러 시온 셰이버를 만나다

    미국 오하이오주 북동부의 마실론 워싱턴 고교 3학년 레슬러 시온 셰이버입니다. 1997년 이 주의 콜럼버스에서 태어난 그는 날 때부터 두 다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당한 레슬러입니다.  미국 ESPN은 장애인의 날인 20일(현지시간) 셰이버가 지난달 오하이오주 고교들의 포스트시즌 대회인 ‘타이거 타운 인비테이셔널’ 출전 모습을 소개했습니다. 하반신이 없는 그의 몸무게는 40㎏을 넘지 않아 48㎏ 이상급에 출전하는데 이 학교 레슬링팀에서 가장 강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힙니다. 올 시즌을 20승4패로 시작한 그가 이 대회를 끝으로 고교 시절 성적을 33승15패로 장식한 뒤 코치와 힘껏 껴안자 관중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습니다. 방송은 이 장면이 훗날 그의 인생을 담은 영화의 피날레를 장식해도 좋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어릴 적 거리에 버려져 양육가정을 전전하고 그 바람에 전학을 밥먹듯이 했습니다. 삶을 꾸려갈 환경은 매우 불안정해 이리저리 떠도는 신세였지만 두 살 때부터 시작한 레슬링만이 그의 얼굴에 많은 미소를 번지게 했습니다.  22년 동안 레슬링 코치로 일하면서 질 도너휴 코치는 셰이버 같은 선수를 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코치 일을 바라보게 했다. 당신이라면 다리가 없는 아이를 어떻게 코치하겠는가? 우리는 그가 성공한 기술과 사용할 수조차 없는 기술을 구분해냈다. 그의 몸에 맞춰 쓸 수 있는 기술들만을 갈고닦아 그의 레슬링 스타일이 만들어지게 됐다. “ 셰이버는 말합니다. “레슬링이 내 인생에서 장애와 마주칠 때와 장소를 일러주는 식으로 내 삶을 바꿨어요. 난 즉각적으로 뚫고 나갈 방법을 알아내곤 합니다.”  어릴 적 그는 자신과 비슷하게 다리가 없는 조지아주 고교생 레슬러 출신으로 유명 강연카 겸 저술인이며 최근에 킬리만자로산 정상을 기어 올라 화제가 된 카일 메이너드의 책 ‘핑계 대지 마(No Excuses)’를 읽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를 좇아 내 스스로를 모델로 만들었다. 그는 내가 닮고 싶어하는 유형의 인물이다.”  휠체어에 앉은 채로 자신의 몸무게와 맞먹는 40㎏짜리 바벨을 거뜬히 들어올립니다.( 단 사진은 건축학 수업 도중 교사와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도 그는 기어이 1점을 따냈습니다.  그는 켄트 주립대에 진학, 건축학을 공부하면서 그 대학 레슬링팀에 들어갔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모든 비장애 선수들과 똑같은 규칙을 적용받는데 단 하나 예외가 있습니다. 코치들이 오하이오주선수협회에 편지를 써서 셰이버가 늘 중립 포지션에서 경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를 인정받았습니다. 셰이버가 섹션 예선인 이 경기를 이겨 디비전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그의 어머니 킴벌리 호킨스입니다. 2년 전 양육가정으로 셰이버를 받아들여 그에게 가정을 선물해야겠다고 느껴 그를 입양하기로 마음먹었고 지난 2월 입양 절차를 마무리했습니다. 아들이 디비전 진출을 확정하자 격하게 끌어안고 있습니다. 그녀는 “시온은 역경을 극복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다. 우리는 독특하고 특별한 유대를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세이버는 레슬링 말고도 하는 일이 많습니다. 마실론의 한 교회 밴드의 드러머인 그가 연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트럼펫도 연주하고 학교 합창단에서 노래도 부르는 그에게 음악은 두 번째 열정이라고 합니다.  셰이버와 절친 다리세 스파크맨이 교회를 떠나 집으로 향하고 있다. 이웃 페리 고교에 재학 중인 스파크맨에 대해 셰이버는 “무슨 일이든 그를 위해서라면 해줄 수 있는 친구”라고 말합니다.  디스릭트 본선에 오른 그는 이날 두 번째 경기에서 지며 이번 시즌과 고교 시절 경력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일상 속 꿈을 디자인하다…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일상 속 꿈을 디자인하다…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그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고, 우리 나이로 67세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고향은 대한민국이고 나이는 모른다”고 말한다. 전 세계를 상대로 일하는데 좁은 한국 땅에서 고향이 어디인지가 무슨 의미가 있겠으며, 일에 빠져 사는데 생물학적 나이가 뭐가 중요하냐는 게 그의 지론이다. 나이보다 열 살은 적어 보이는 외모에 젊은이 못지않은 패션 감각.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에게 평범함은 ‘끝’을 의미한다. 지난 15일 2시간 가까운 열정적인 인터뷰가 끝난 뒤 지친 것은 일흔을 몇 년 앞둔 그가 아니라 40대 초의 기자였다. -“그래, 김 교수. 내가 뭘 해 주면 되겠어?” 1983년 봄 어느 날 서울역 앞 대우그룹 사옥 꼭대기층 회장실. 김우중 회장이 지긋이 날 바라보며 말문을 열었다. “세계 일류 디자인 회사를 제 손으로 꼭 한번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미국에 회사를 세우려고 하는데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게 전부인가?” “한 가지 청이 더 있습니다. 제가 회사를 차리면 당장은 일거리가 없을 겁니다. 대우그룹 사업 프로젝트들을 일단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골똘히 생각해 보던 김 회장은 나에게 수정 제안을 했다. “김 교수가 당장 회사를 만들어 운영하기는 힘들 거야. 일단은 우리 대우그룹 계열사 형태로 디자인 회사를 하나 만들어 줄 테니 운영을 해 봐. 경영을 잘해서 3년 뒤에도 살아남으면 그때는 당신한테 그 회사를 온전히 넘겨주지.” 그때는 둘 다 젊었다. 김 회장은 마흔일곱, 나는 서른셋이었다. -당시 나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학생들에게 산업디자인을 가르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은 온통 창업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어떻게 하면 회사를 차릴 수 있을까.’ 밤낮으로 궁리를 거듭하던 차에 우연히 한국의 신흥 재벌인 대우그룹이 전자와 자동차 사업에 뛰어든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바로 이거야!” 전자와 자동차야말로 결정적으로 디자인에서 승부가 갈리는 산업 분야가 아닌가. 원래 나는 생각을 하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성격. 잠시의 지체도 없이 서울의 대우그룹 회장실 전화번호를 수소문했다. -“이거 미국에서 전화드리는 건데요, 저는 일리노이대에서 교수로 있는 김영세라고 합니다. 조만간 한국에 갈 일이 있는데 들어간 김에 회장님을 한번 뵙고 싶습니다.” 한국에 갈 일이 있다는 건 알량한 자존심에서 나온 거짓말이었다. 그쪽에 너무 매달리는 것처럼 비치고 싶진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나 회장 비서실의 회신은 며칠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강의에서 돌아오면 전화기만 쳐다봤다. 며칠 후 연락이 왔다. 김 회장이 너무 바빠서 평일에는 도저히 안 되고 일요일에만 시간을 낼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얼마 후 김포공항에 내렸고, 곧장 대우빌딩 꼭대기층으로 달려갔다. 일요일인데도 김 회장은 계열사 사장, 임원 등 10여명과 함께 날 기다리고 있었다. 1시간 넘게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동안 흐뭇하게 나를 바라보던 김 회장의 표정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렇게 해서 그해 여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세워진 것이 나의 첫 회사 ‘ID포커스’다. 흰색뿐이던 색깔을 7가지로 만들어 ‘컬러풀, 원더풀’이라고 광고했던 냉장고 시리즈도, ‘대한민국 첫 100만대 생산’을 기록했던 대우통신의 퍼스널컴퓨터 디자인도 다 그때 내가 했던 것들이다. 당시 나는 ID포커스 대표와 대우전자 디자인 총괄이사를 겸직했는데 그룹에서 가장 어린 임원이었다. -어느덧 김 회장이 약속했던 3년이 흘렀다. 1986년 어느 날 우리 둘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남을 가졌다. 일종의 담판이었다. “회장님, 3년 전에 하셨던 약속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요?” 그는 말이 없었다. 김 회장으로서는 확고히 자리를 굳힌 디자인 전문 계열사를 선뜻 나에게 내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의 입장이 이해됐다. ID포커스가 대우를 떠나는 게 아니라 내가 대우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얼마 후 미국 실리콘밸리에 나만의 회사가 차려졌다. 회사 이름은 ‘이노디자인’. ‘혁신’을 뜻하는 ‘이노베이션’에서 따왔다. -나는 어려서부터 뭔가를 규칙적으로 준비하고 움직이는 걸 아주 싫어했다. 학생 때는 정해진 시간에 등교해야 하는 게 싫었고, 어른이 돼서는 출퇴근 시간에 얽매이는 게 싫었다. ‘수업은 왜 시간을 정해 놓고 하지?’ 덕수초등학교 3학년 때 운동장이 내다보이는 창가에 앉아 밖에서 축구하는 애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칠판지우개가 정통으로 얼굴을 때렸다. 내내 딴짓만 하고 있으니 선생님께서 부아가 치미셨던 것이다. 그런 폭력적인 훈육도 나를 바꾸지는 못했다. ‘말로 하면 될 것을 왜 저러실까.’ -당연히 공부를 잘할 리가 없었다. 그런데 초등학교 6학년 어느 날 어머니께서 나를 앞에 앉히셨다. “사람 구실 하려면 경기중학교에는 꼭 들어가야 한다.” “엄마, 거기 가려면 전교 400명 중에 못해도 40등은 해야 되는데 저 절대로 그렇게 안 돼요.” 어머니는 아들의 말에 눈물을 떨구셨다. 내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 그날 이후 정말 코피를 쏟으며 공부했다. 나의 경기중 합격은 당시 우리 반에서 ‘인생 역전 드라마’라도 되는 양 화제가 됐다. -인생의 전환점은 중3 때 찾아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개구쟁이 클럽’이라고 해서 같이 어울리는 악동들이 있었다. 그중에 어마어마하게 넓은 마당에다 지하에 당구장까지 갖춘 집에 사는 ‘금수저’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그 집은 먹을 것도 많고 놀거리도 많아 늘 우리들 놀이터였다. 어느 날 지하에서 당구를 치는데 별 재미가 없어 혼자 그 집 2층에 올라갔다. 한 층의 절반 정도가 서재였는데, 벽 한쪽이 책으로 가득했다. 우연히 한 권을 툭 뽑아 들었는데 자동차 디자인에 관한 사진이 가득 실려 있었다.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이라는 미국 잡지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보고 책을 덮는 순간 심장이 콩닥콩닥 뛴다는 게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이런 걸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야. 세상에 이런 직업이 다 있구나.” 그때부터 영화, 자동차, 기차, 건물, 인테리어, 패션, 가구 등 모든 걸 디자인의 관점에서 보는 습관이 들었다. 결심한 게 또 하나 있었다. “난 반드시 미국으로 갈 거야. 저 큰 나라 미국에서 내 인생의 승부를 걸어 볼 거야.” -“저 미술대학 갈래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고3 어느 날,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폭탄선언을 했다. 두 분은 기함을 하셨다. 요즘과 달리 당시는 미술을 한다고 하면 ‘환쟁이’라고 무시하던 때였다. 아버지도 예외일 리 없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의 아버지 표정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래서 밥은 먹고 살겠니.” 더이상 말씀은 없으셨다. 황당해서 혼낼 생각도 없으신 듯했다. 하지만 내가 의지를 꺾지 않자 얼마 후 아버지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속설을 실천하셨다. “네 인생 네가 결정하는 것이니 미대 가는 것 더이상 반대하지 않겠다. 대신 나중에 먹고살기 힘들다고 나한테 손 벌려도 한 푼도 없을 줄 알아.” -미술만큼이나 좋아했던 게 음악이었다. 고2 때 친구들과 ‘다이아몬드 포(4)’라는 그룹사운드를 만들어 활동했다. 경기고 학교 마크가 다이아몬드 모양이었고 당시 인기를 끌었던 영국 밴드 ‘비틀스’를 흉내 내 4명이 모였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고등학생이 만든 최초의 그룹사운드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확실한지 자신은 없다. 고2 여름에는 서울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했는데 광고 포스터 디자인을 내 손으로 직접 했다. -나의 미대 동기 중 한 명이 ‘아침이슬’의 김민기다. 경기고 동창이긴 하지만 그때는 잘 몰랐고 대학 가서 친해진 케이스다. 신입생 환영회 때 목소리 좋은 민기가 고등학교 동창이란 걸 알게 됐다. 선배들이 장기자랑을 하라고 해서 둘이서 노래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이후로도 장기자랑 때마다 둘이서 같이 했는데 결국 ‘도비두’라는 포크팝 듀엣을 결성했다. 선배들이 우리를 표현했던 ‘도깨비 두 마리’의 준말이었다. 도비두는 정식 앨범 녹음도 했다. 김인배씨가 편곡한 크리스마스캐럴집이었는데, 우리는 앨범 B면 첫 번째와 두 번째 곡인 ‘친구’와 ‘세노야’를 함께 불렀다. 지금 생각하면 캐럴집으로는 뜬금없는 곡들이었다. -도비두 덕분에 아내를 만났다. 다른 학교 학생이던 아내가 학교에 놀러와 내 앞을 지나가는데 그 모습이 영화에 나오는 정지 화면처럼 느껴졌다. ‘내 인생의 짝은 바로 저 여자야.’ 마침 그날 저녁 서울 명동 YWCA에서 공연이 있었고 “구경 오라”고 했는데 그녀가 선뜻 응해 줬다. 이전의 그 어떤 공연보다 멋있는 척을 하려고 애썼다. 공연이 끝난 후 곰 인형을 선물했는데 그때 인연으로 지금까지 함께 산다. 도비두 활동은 1년 정도 하다가 그만뒀다. 민기는 음악 활동을 계속하고 나는 디자이너라는 길을 걸었다. 서로 바쁘게 살다 보니 제대로 못 만나고 있다가 2004년 민기가 자신의 노래를 묶은 패키지 앨범(Past Life Of KIM MIN’GI)을 낸다는데 내가 앨범 디자인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30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중학교 때 품었던 뜻대로 미국으로 유학을 할 때만 해도 나름대로 설정했던 인생 로드맵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부(일리노이대 석사과정)를 마치고 나니 사정이 달랐다. 디자인 회사들이 서로 모셔 가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냉혹했다. 수십 군데 지원을 했는데 죄다 떨어졌다. 간신히 GVO라는 디자인 회사에 자리를 잡았다. 2년쯤 일하다 보니 다른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아 보고 싶었다. 때마침 모교인 일리노이대에서 산업디자인 분야 교수를 뽑는다고 해서 지원했는데 뜻밖에 합격을 했다. 하지만 교수 생활 2년 동안 언제나 마음은 ‘창업’이라는 콩밭에 가 있었다. 회사를 차려 떠날 사람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학생들한테도 미안하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대우그룹을 떠나 이노디자인을 세운 후 처음으로 여행용 플라스틱 골프백 ‘프로텍’이라는 제품을 만들어 디자인계의 아카데미 시상식이라고 불리는 ‘IDEA’에서 동상을 받았다. 생애 첫 번째 수상이라 애착이 많이 간다. 사람들이 ‘당신이 만든 최고의 작품은 무엇이냐’고 묻는데 아직 그런 작품은 나오지 않았다. 디자인에서 ‘최고의 작품’이란 있을 수 없다. 디자인은 계속 진화하는 것이고 디자이너의 작업은 항상 현재진행형이다. -내 아이디어는 사람, 문화, 공간 세 곳에서 나온다. 내가 포함된 문화와 공간,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디자인의 원천이다. 아이디어는 누군가를, 또 무언가를 봤을 때 어떻게 도와주고 편리하게 만들어 줄까 하는 배려심에서 나올 수 있다.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보기에만 아름다운 작품은 절대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 그런 아이디어를 사장시키지 않기 위해 나는 끊임없이 메모를 하고 또 한다. -우리 회사는 회의 시간이란 게 없다. 그냥 눈에 띄는 사람들을 불러 즉석에서 미팅을 하는 게 전부다. 국내 기업들의 회의는 획일적이다. 위에서 “이따가 오후 2시에 회의를 하겠습니다. 신제품 콘셉트에 대해 준비해 오세요”라고 하고, 아래에서는 “이따가 이런 얘기를 해야지”라고 하며 머리를 싸맨다. 그 결과로 갖고 오는 아이디어들은 절대로 팔딱팔딱 뛰는 활어가 될 수 없다. 죽어서 썩둑썩둑 썰려 나온 생명 없는 회라고나 할까. 죽은 아이디어는 디자이너에게 필요 없다. 미대 시절 소주병 들고 작업실에 들어가 몇 날 며칠 머물면서 마음 내키는 대로 그림을 그리는 선배가 있었다. 예술가로서 디자이너는 그런 자유로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직원들에게 그걸 보장해 주고 싶다. 그건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한국 디자인계의 구루(GURU·스승)’, ‘산업디자인의 미다스’로 불린다.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대에서 산업디자인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디자인 전문기업 ‘이노디자인’을 설립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극찬한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와 삼성전자의 ‘가로 본능’ 위성DMB폰, LG전자 스마트폰 등의 디자인이 그의 작품이다. ‘디지털디자인 A to Z’ ‘12억짜리 냅킨 한 장’ ‘트렌드를 창조하는 자, 이노베이터’ ‘퍼플피플’ ‘이매지너’ 등 틈나는 대로 펴낸 책들이 매번 베스트셀러가 됐다. ▲1950년 서울 출생 ▲미국 일리노이대 산업디자인 교수(1980~1982년) ▲이노디자인 회장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 IDEA 금상(1993년), 한국 굿디자인전 대통령상(1999년), 독일 레드닷 디자인어워드 디자인상(2005년), 독일 iF디자인 어워드 디자인상(2007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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