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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희, 서세원 재혼 소식에 “행복하게 잘 살길”

    서정희, 서세원 재혼 소식에 “행복하게 잘 살길”

    서정희가 전 남편 서세원에 대한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지난 18일 방송된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는 싱글라이프를 보내는 서정희의 모습이 공개됐다. 서정희는 전 남편 서세원과 19세에 만나 임신하고 22세에 결혼하며 잉꼬부부의 표본으로 살다가 폭력으로 얼룩진 이혼 과정이 세간에 공개되며 파경을 맞았다. 서정희는 “만 18살에 6살 연상의 서세원과의 결혼을 엄마가 반대했다. 제 결혼생활은 많은 분들이 아는 그대로다. 당시는 결혼 생활이 행복했다.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글을 썼고 지금의 감수성이 모두 집에만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정희는 “학창시절에 수많은 남자들이 쫓아다녔지만 동네 가게에서 빙수 한그릇도 안 먹어봤다”며 “서세원은 내 인생 유일한 남자다. 이것은 결혼 내내 위로됐던 부분이다. 한 남자만을 위해 자녀들에게 깨끗하고 순결한 엄마 이미지를 주려고 노력했던 과정들이 있지 않았겠나”라고 결혼 생활에 최선을 다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감사한게 저는 아이들을 잘 키우진 못했는데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고, 김수미는 “그러니까 이혼 안하고 참고 살았지”라고 덧붙였다.서정희는 “그래서 결혼 생활에 후회는 없다”며 “온 세상이 떠들썩하게 이혼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힘든 과정을 만천하에 공개적으로 알게 되었고 그걸 보고 나서 저는 할말이 없어졌다. 그동안 해왔던 많은 말들이 과거가 되서 보니 다 후회할 말들만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정희는 서세원의 재혼 소식에 “축복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할 때 처음에는 바람피워도 좋다고 생각했다. 가정을 지킬수만 있다면, 준비된 마음가짐은 있었다”며 “이혼까지 가면서 막상 가정이 깨어짐을 겪을 때 내가 쌓아놓은 성이 무너졌을 때, 모범이 되고 싶었던 모든 것이 망가졌을 때 그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전 남편의 재혼과 출산 소식을 들었을 때 지금 전 그보다 더 큰 자유를 얻었고 나에게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행복하게 잘 살기를 기원했다”며 “심지어 지금 내가 남자친구가 있다면 같이 만나도 좋겠다. 길가다가 반갑게 인사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도 말했다. 결혼과 이혼에 대해 서정희는 “후회는 없다. 열심히 살았고 헌신했고 열정적으로 살았고 사랑과 이별의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그런 후회가 없다. 또한 그때로 머물고 싶은 후회도 없다”며 “결론은 지금 너무 행복하다. 저는 지금이 딱 좋은 나이인 것 같다. 항상 딸과 2시간 가까이 통화한다. 내가 지금 당당히 혼자 행복하다는 건 딸 동주 덕분”이라고 딸에게 공을 돌렸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5·18은 역사책 속 사건”… 청소년 2명 중 1명만 “제대로 알아”

    “5·18은 역사책 속 사건”… 청소년 2명 중 1명만 “제대로 알아”

    1980년 5월, 10대 청소년 36명이 광주에서 목숨을 잃었다. 독재에 맞서다 희생당한 소년 시민군이 있었는가 하면, 동네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총탄에 맞아 쓰러진 아이도 있었다. 이들의 죽음으로 민주화는 앞당겨졌고 독재는 끝을 맺었다. 역사 교과서에서도 5·18광주민주화운동은 근현대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한 축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날의 아이들과 또래인 오늘의 청소년에게 5·18은 역사 속 사건에 불과하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인데도 10대 절반은 5·18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들에게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은 너무 먼 얘기였다. 서울신문은 5·18기념재단에서 발표하는 5·18 인식조사 5개년치(2015~2019)를 분석하고, 전국 만 15~19세 청소년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결과 5·18에 대해 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0명 중 절반에 불과했다. 재단이 조사한 ‘5·18민주화운동 인지도’에 따르면 지난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전국 평균은 57.3점이었다. 중학교 3학년인 김지영(15·가명)양은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일어났고, 전두환 정권이 시민을 학살했다는 정도를 안다”면서 “태어나기 전 일이라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다. 역사책에서 배우는 과거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김유진(16·가명)양은 “또래 중 광주가 아닌 전주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아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인식 격차는 지역에 따라 뚜렷했다. 인지도 점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광주·전라’가 68.5점으로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과 ‘강원·제주’가 58점, ‘인천·경기’가 57.4점으로 뒤를 이었다. ‘부산·울산·경남’은 54.7점, ‘대전·충청’은 53.8점이었고 꼴찌는 ‘서울’로 52.1점이었다.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윤지형(19)양은 “광주 출신 친구와 얘기해 보면 확실히 5·18에 대한 인식이 더 깊은 것 같다”면서 “저한테는 단순히 숭고한 과거 정도인데, 광주 친구들은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경남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박주아(16)양은 “아무래도 지역 때문에 5·18보다는 부마민주항쟁이 더 익숙하다. 학교에서 그 주제로 뮤지컬을 한 적도 있어서 부마항쟁에 대해서는 잘 안다”면서 “과거 사건이 일어났던 지역 중심으로 관심이 커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5·18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건 정규 교육과정에서조차 과거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은 학교에서 주로 교과서로 5·18을 배웠으나 이 비율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최근 1년간 5·18민주화운동을 들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인지 경로를 살펴보면 2015년까지 ‘교과서·홍보 책자 등’이 52.8%로 가장 높았다. 이 비율은 2017년까지 가장 높았지만, 2018년부터는 ‘영화·홍보 영상 등의 영상물’이 앞질렀다. 지난해의 경우 ‘영화·홍보 영상’으로 5·18을 인지했다는 비율은 28.4%였고, ‘TV·신문 등 대중매체’가 23.4%, ‘인터넷·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22.2%였다. ‘교과서·홍보 책자 등’은 18.8%에 그쳤다. 고등학생 임현지(17)양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정작 역사 시간에 5·18에 대해 제대로 배워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임양은 “조선 후기까지는 꼼꼼히 배우는데 그 이후는 수업 시간이 모자라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에야 관련 영화로 민주화 운동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고, 독재 역사가 그렇게 길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대부분은 이렇듯 영화 또는 다큐 등 영상물을 통한 학습욕구가 높았다. 직접 체험하면서 과거 역사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수업도 선호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심규원(16)양은 “가수 방탄소년단(BTS)을 좋아하는데 가사 중에 5·18 관련 내용이 있어 관심이 생겼다”면서 “역사적 사실이라도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는 영화나 노래 등으로 알려주면 좋을 텐데 학교에서는 너무 시험 범위만 맞추다 보니까 그걸 공부해야 한다는 거부감이 크다”고 말했다. 안효정(18·가명)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제주 4·3사건에 대해 계기수업을 했는데 외부에서 강사도 초청하고, 영상도 보고, 오랜 시간 동안 조별 토론활동도 하는 등 심도 있게 배우니 기억에 남더라”면서 “글로만 배우는 수업은 시간이 지나면 다 까먹는 것과 달랐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어른들의 정치적 성향에서 벗어나 사실에 근거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등학생 이승재(17)군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과서에서 민주화운동을 서술하는 내용도,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도 달라지는 것 같다”면서 “좌우 진영에 따른 특정한 생각을 주입하지 말고 학생들이 스스로 민주주의에 대해 토론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5·18은 옛날 일” 청소년 절반만 제대로 안다

    “5·18은 옛날 일” 청소년 절반만 제대로 안다

    청소년 5.18 인식조사 5년치 분석해보니 1980년 5월, 10대 청소년 36명이 광주에서 목숨을 잃었다. 독재에 맞서다 희생당한 소년 시민군이 있었는가 하면, 동네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총탄에 맞아 쓰러진 아이도 있었다. 이들의 죽음으로 민주화는 앞당겨졌고 독재는 끝을 맺었다. 역사 교과서에서도 5·18광주민주화운동은 근현대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한 축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날의 아이들과 또래인 오늘의 청소년에게 5·18은 역사 속 사건에 불과하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인데도 10대 절반은 5·18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들에게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은 너무 먼 얘기였다. 서울신문은 5·18기념재단에서 발표하는 5·18 인식조사 5개년치(2015~2019)를 분석하고, 전국 만 15~19세 청소년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결과 5·18에 대해 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0명 중 절반에 불과했다. 재단이 조사한 ‘5·18민주화운동 인지도’에 따르면 지난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전국 평균은 57.3점이었다. 전국 평균 인지도 57.3점…서울이 꼴찌 중학교 3학년인 김지영(15·가명)양은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일어났고, 전두환 정권이 시민을 학살했다는 정도를 안다”면서 “태어나기 전 일이라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다. 역사책에서 배우는 과거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김유진(16·가명)양은 “또래 중 광주가 아닌 전주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아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인식 격차는 지역에 따라 뚜렷했다. 인지도 점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광주·전라’가 68.5점으로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과 ‘강원·제주’가 58점, ‘인천·경기’가 57.4점으로 뒤를 이었다. ‘부산·울산·경남’은 54.7점, ‘대전·충청’은 53.8점이었고 꼴찌는 ‘서울’로 52.1점이었다.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윤지형(19)양은 “광주 출신 친구와 얘기해 보면 확실히 5·18에 대한 인식이 더 깊은 것 같다”면서 “저한테는 단순히 숭고한 과거 정도인데, 광주 친구들은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경남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박주아(16)양은 “아무래도 지역 때문에 5·18보다는 부마민주항쟁이 더 익숙하다. 학교에서 그 주제로 뮤지컬을 한 적도 있어서 부마항쟁에 대해서는 잘 안다”면서 “과거 사건이 일어났던 지역 중심으로 관심이 커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5·18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건 정규 교육과정에서조차 과거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은 학교에서 주로 교과서로 5·18을 배웠으나 이 비율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최근 1년간 5·18민주화운동을 들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인지 경로를 살펴보면 2015년까지 ‘교과서·홍보 책자 등’이 52.8%로 가장 높았다. 이 비율은 2017년까지 가장 높았지만, 2018년부터는 ‘영화·홍보 영상 등의 영상물’이 앞질렀다. 지난해의 경우 ‘영화·홍보 영상’으로 5·18을 인지했다는 비율은 28.4%였고, ‘TV·신문 등 대중매체’가 23.4%, ‘인터넷·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22.2%였다. ‘교과서·홍보 책자 등’은 18.8%에 그쳤다. 교과서보다 영화로…수업 시간엔 “조선 후기까지만” 고등학생 임현지(17)양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정작 역사 시간에 5·18에 대해 제대로 배워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임양은 “조선 후기까지는 꼼꼼히 배우는데 그 이후는 수업 시간이 모자라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에야 관련 영화로 민주화 운동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고, 독재 역사가 그렇게 길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대부분은 이렇듯 영화 또는 다큐 등 영상물을 통한 학습욕구가 높았다. 직접 체험하면서 과거 역사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수업도 선호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심규원(16)양은 “가수 방탄소년단(BTS)을 좋아하는데 가사 중에 5·18 관련 내용이 있어 관심이 생겼다”면서 “역사적 사실이라도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는 영화나 노래 등으로 알려주면 좋을 텐데 학교에서는 너무 시험 범위만 맞추다 보니까 그걸 공부해야 한다는 거부감이 크다”고 말했다. 안효정(18·가명)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제주 4·3사건에 대해 계기수업을 했는데 외부에서 강사도 초청하고, 영상도 보고, 오랜 시간 동안 조별 토론활동도 하는 등 심도 있게 배우니 기억에 남더라”면서 “글로만 배우는 수업은 시간이 지나면 다 까먹는 것과 달랐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어른들의 정치적 성향에서 벗어나 사실에 근거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등학생 이승재(17)군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과서에서 민주화운동을 서술하는 내용도,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도 달라지는 것 같다”면서 “좌우 진영에 따른 특정한 생각을 주입하지 말고 학생들이 스스로 민주주의에 대해 토론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자치광장] 에너지 법칙에서 떠올린 돌담의 교훈/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

    [자치광장] 에너지 법칙에서 떠올린 돌담의 교훈/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

    열역학 제1법칙. ‘에너지는 새로 창조되거나 소멸될 수 없고 단지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환될 뿐’이라는 물리학 이론이다. 필자는 이를 곧잘 사람에게 적용해 보곤 한다. 이는 법화경의 생명철학인 ‘본성 불변의 법칙’이기도 하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성질은 오랫동안 길들여져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구청장이 돼 공무원들과 일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사람은 본성까지는 아니어도 마음의 자세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단 쉬운 일도 신중히, 어려운 일도 겁내지 않고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꼭 해내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다. 솔직히 전에는 공무원들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이 있었다. 어떤 업무를 맡겨도 해내지만 그렇다고 특출나지도 않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한 가지 업무를 오랜 기간 전문적으로 다루기보다는 일정 기간 근무 후 부서를 옮기고, 적성에 관계없이 또 다른 업무를 해야 하는 공직의 특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사람 본성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은 그동안의 성과 때문이다. 2018년 여름, 노원구가 처음 시도해 이듬해 행정안전부가 전국으로 확대한 ‘어르신 야간 무더위 쉼터’. 맞벌이 부모를 둔 초등 저학년 아이들을 저녁 늦게까지 돌봐주는 ‘아이휴 센터’. 명절에 반려견 때문에 고향 방문을 꺼리는 반려인을 위한 ‘구청 강당 반려견 쉼터’ 등이 대표적이다. 당초 아이디어 단계에만 머물던 것이 직원들의 열정으로 얼개를 이루고 구체화됐다. 덕분에 노원구가 처음 시작한 많은 사업들이 전국으로 파급돼 큰 보람을 느낀다. 잘 도와준 직원들을 보며 리더 역할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도 되었다. 그들은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중물이다. 얼마 전 은퇴를 선언한 알리바바 창업자이자 중국 최고의 부자인 마윈이 말한 ‘똑똑한 사람을 이끄는 바보’와 같은 맥락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이 세상은 같은 크기의 벽돌로 쌓은 벽돌담이 아닌 큰 돌과 작은 돌, 모난 돌과 둥근 돌 등 세상의 하나뿐인 돌들이 조화를 이루는 돌담의 사회”라고 했다. 저마다 가진 능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큰 힘을 발휘한다는 공동체적 사고다. 에너지 법칙에서 떠올린 돌담의 교훈이다.
  • 주거관리 기술 배우고 협동조합 만들어요

    주거관리 기술 배우고 협동조합 만들어요

    자격증도 취득… 교육·재료비 무료서울 서대문구는 ‘주민기술학교’를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주민기술학교는 지역 수요에 맞는 기술을 교육하고 인력 양성, 나아가 새로운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는 협동조합 설립 지원을 통해 ‘지역 선순환 사회적경제 생태계 육성’을 목표로 운영된다. 구는 노후주택, 도시재생지역, 저층 주거지가 분포하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주거관리 서비스’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주거관리 교육은 협동조합 설립을 위해 이론과 실전 모두 배운다. 첫 과정은 건축도장, 간단집수리 교육으로 각각 2일간 하루 5시간씩 진행되며 수행평가를 통해 ‘방수기능사 자격 과정’ 교육생을 선발한다. 구는 자기 집을 수리하거나 취미로 기술을 익히려는 것이 아닌 자격증 취득 후 협동조합 소속으로 집수리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의지가 있는 만 55세 이하 주민을 대상으로 22일까지 희망자를 모집한다. 교육비와 재료비는 전액 지원되며 개인 공구는 본인 부담으로 마련해야 한다. 교육은 별도의 실습장에서 진행된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지역의 필요를 그 지역 주민이 채울 수 있도록 지역 맞춤형 마을관리협동조합을 함께 만들고 이끌어 나갈 열정 있는 주민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법관탄핵, 과거청산 아닌 미래 위한 것”

    “법관탄핵, 과거청산 아닌 미래 위한 것”

    “법관 탄핵은 과거 청산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사법농단’ 사태를 촉발시킨 더불어민주당 이탄희(42·경기 용인정) 당선자는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도 사법 선진국 수준의 직업윤리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당선자는 “국회가 탄핵 소추를 하고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직업윤리 기준을 확립할 수 있다”며 “(탄핵소추는) 21대 국회에서 해야 할 최소한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판사 직업윤리 기준 확립 국민 공감대” 사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이미 법복을 벗었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법관 탄핵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는 “탄핵이라는 징계는 사람 이전에 행위에 대한 것”이라며 “판사 탄핵소추 결정문에는 탄핵 대상에 대한 설명이 담기는데 그러면 양 전 원장 등의 행위가 잘못됐다는 점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선자는 미국 상원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을 언급하며 개방적인 사법행정기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워런은 금융소비자보호의 구체적인 과제인 이자율 제한, 금융사기 기업인에 대한 엄벌 등을 시행하기 전에 이를 추진할 수 있는 금융소비자보호국부터 만들었다”며 “(사법 개혁을 위해서는) 판사들이 주도하는 폐쇄적인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개방적인 사법행정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당선자는 21대 국회에서 실현하고 싶은 법원개혁의 과제를 이른바 ‘이탄희 3법’(양형개혁법, 장발장방지법, 전관예우방지법)으로 정리했다. 그는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2008년 같은 도시에서 40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당시 사업주가 받은 벌금액수는 2000만원이었다”며 “처벌 만능주의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국민 상식에 맞는 양형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방적인 사법행정기구 만들어야” 이 당선자는 “외부에 있을 때와 국회의원의 자세는 달라야 한다”며 “초심과 열정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략적 능숙함을 더해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인터뷰 대상자로 미래통합당 김웅·윤희숙,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당선자를 추천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조롱 품은 비…1일1깡·시무20조 뜻 무엇?[이보희의 TMI]

    조롱 품은 비…1일1깡·시무20조 뜻 무엇?[이보희의 TMI]

    가수 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가 조롱처럼 번진 ‘1일1깡’을 직접 언급하며 대인배 면모를 드러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비가 ‘1일1깡’을 언급해 그 뜻에 관심이 모아졌다. ‘1일1깡’은 하루에 한번씩 비의 ‘깡’ 뮤직비디오를 본다는 뜻. 2017년 발매된 앨범 ‘MY LIFE 愛’의 타이틀곡인 ‘깡’은 곡·가사·안무 등 모든 면에서 “진부하다” “시대착오적”이라는 혹평을 들으며 비에게 굴욕을 안겼다. 비로선 다시는 들추고 싶지 않은 흑역사가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재조명되기 시작됐다. 유튜브에 올라온 공식 뮤직비디오는 17일 현재 조회수가 무려 830만을 넘었다. 구시대적인 의상과 안무, 허세와 자아도취에 빠진 비의 표정과 제스처 등은 웃음으로 승화되며 매일 ‘깡’ 뮤직비디오를 감상한다는 ‘깡팸’을 양산했다.‘시무20조’까지 등장했다. 진정한 팬이 작성했다는 비를 위한 20가지 직언에는 ‘꾸러기 표정 금지’ ‘입술 깨물기 금지’ ‘윙크 금지’ ‘2020년 현실을 직시하기’ ‘과거에 머무르지 않기 자아도취금지’ ‘프로듀서에 손 떼기’ 등이 담겨 있다. 과거 곡이 재조명 받는 일명 ‘역주행’은 아티스트에게 기쁜 일이지만, ‘1일1깡’ 열풍은 곡이 재평가 받는 의미가 아닌 조롱에 가까웠다. 비는 ‘1일1깡’에 대해 “‘깡’은 3년 전에 나온 노래다. 이게 왜 갑자기 화제가 되는지 서운하다”고 언급하며 “왜 1일1깡을 하냐. 1일3깡을 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재석은 “난 멋있게 봤다. 요즘 분들이 보기엔 그 춤이 신기했나 보다”라고 하자 비는 “신기했다기보다는 별로였던 거다. 옛날에는 댄스 가수 하면 무대를 부숴야지 정상적인데 이제는 카메라를 보는 게 촌스럽고, 너무 잘 춰도 촌스럽다. 저도 ‘깡’ 이후로 알게 됐다”고 냉정한 자기평가를 내렸다. 이날 몸풀기 댄스로 ‘깡’ 무대를 완벽하게 재연한 비는 “저는 매일 1일7깡 하면서 본다. 너무 재미있다. 12깡 하는 분도 봤다”면서 “요새는 예능보다 댓글 읽는 것이 더 재미있다. 저는 아직 목마르다. 더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댓글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또 아내인 배우 김태희와도 함께 ‘깡’을 즐긴다고 언급하며 “아내는 좋다고, 재밌다고 하더라. 함께 1일1깡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비는 ‘시무20조’에 대해서도 일부 받아들이며 ‘입술 깨물기’와 ‘소리질러’ 등을 자제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화려한 조명’은 잃을 수 없다. ‘꾸러기 표정’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02년 ‘나쁜 남자’로 솔로 데뷔한 비는 ‘안녕이란 말 대신(2002)’, ‘태양을 피하는 방법(2003)’, ‘It’s Raining(2005)’, ‘Rainism(2008)’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독보적인 남자 솔로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연기에도 도전하며 할리우드에도 진출하는 등 ‘월드스타’로 불리던 비는 2010년대 중반부터 앨범이나 드라마·영화 등 작품마다 무참히 실패하며 한물간 스타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 2월 개봉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누적 관객 17만 명에 그치며 흥행에 참패했고, ‘1UBD=17만’이라는 신조 단위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1일1깡’ ‘시무20조’를 직접 언급하며 자신을 향한 조롱을 쿨하게 받아 넘긴 비의 모습에 호감이 상승하고 있다. 그에게 죄가 있다면 과도한 열정 뿐. 이제는 그의 열정과 인품, 성실함에 존경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비를 향한 ’화려한 조명‘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이보희 기자의 TMI : ‘TV’, ‘MOVIE’와 연예계 ‘ISSUE’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잊지말자” 최루탄 아이스크림 등장…불씨 되살아난 홍콩시위

    “잊지말자” 최루탄 아이스크림 등장…불씨 되살아난 홍콩시위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반정부 시위가 재개된 홍콩에 최루탄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이 등장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은 홍콩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가 반정부 시위를 독려하기 위해 ‘최루탄 아이스크림’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한 컵에 6000원 정도 하는 아이스크림은 특유의 톡 쏘는 향이 최루가스와 비슷하다. 지난해 시위에 참여했던 한 여성은 아이스크림을 맛본 뒤 “진짜 최루가스 맛이다. 한입 먹자마자 숨쉬기가 힘들다. 정말 자극적이고 짜증스러운 맛이라 바로 물을 마시고 싶어진다”라고 전했다.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시위를 했는지 일깨우는 플래시백 같다”라고도 말했다.신변의 위협을 경계해 방독면을 쓰고 익명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한 가게 주인은 코로나19 사태로 수그러든 반정부 시위의 불씨를 되살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주인은 “열의를 잃지 않고 저항하도록 하는 아이스크림을 개발하고 싶었다. 지난 시위에서 보여준 열정을 상기시키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최루탄과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가게 주인은 후추와 겨자, 고추냉이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다. 그중 볶은 후추를 갈아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는 젤라토 스타일의 아이스크림이 최루탄 맛과 가장 비슷했다고 한다. 최루탄 아이스크림은 하루 20~30개 사이로 판매되고 있다.격렬했던 홍콩 내 반정부 시위는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잠잠해졌다. 그러나 이달 들어 공공장소 모임 인원 제한이 4명에서 8명으로 완화되는 등 규제가 잇따라 해제되면서 반정부 시위가 재개됐다.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 집회를 시작으로 불씨가 되살아난 반정부 시위는 지난 주말 ‘플래시몹’ 형태로 번졌다. 10일 침사추이와 몽콕 등 홍콩 시내 10여 곳의 쇼핑몰에는 각각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시위대가 모여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5대 요구 중 어느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는 구호와 함께 시위 주제가인 ‘홍콩에 영광을’을 부르며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들불처럼 번지는 시위에 경찰은 강경 진압으로 맞대응했다. 하버시티 쇼핑몰 내에서 학생기자 신분으로 현장을 취재하던 13살 남학생과 16살 여학생을 검거하고, 일부 시민에게는 벌금 딱지를 발부했다. 현장에 있던 10여 명의 기자를 무릎 꿇린 뒤 최루 스프레이를 마구 뿌려댔으며, 반중국 성향 신문인 ‘빈과일보’ 여기자의 목을 조르기도 했다. 피해 기자는 쇼크 상태에 빠져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15일 신도시 정관오 쇼핑몰과 16일 샤틴 지역 뉴타운 플라자에 모인 수백여 명의 시위대도 경찰과 충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 최루탄과 고무탄으로 무장한 경찰은 시위에 참여한 8명을 불법 집회, 경찰관 폭행,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박능후 “클럽발 집단감염으로 위기…접촉자 찾는 데 총력”

    박능후 “클럽발 집단감염으로 위기…접촉자 찾는 데 총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국민 여러분이 생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고 코로나19가 의심될 때 즉시 신고해준다면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장기전에서 결국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로 치료받는 환자가 1000명 아래로 내려갔는데 이는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코로나19 치료 체계가 한층 더 안정 단계로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과 관련된 확진자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방역당국은 환자와 접촉자를 찾아내고 격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아직도 망설이고 계신 분이 계신다면 주저하지 말고 보건소나 1339에 연락해서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중대본은 이날 고위험 집단시설 중 요양병원, 정신병원, 요양시설 관리 방안과 5급 공채 시험 관리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 장관은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됨에 따라 어르신 감염 예방을 철저히 하면서 향후 재유행에 대비해 신규 입원·입소자에 대한 진단검사 등 예방 및 조기발견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내일 실시되는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선발 시험은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시험인 만큼 자진신고시스템, 수험생 행동수칙 등 방역관리 방안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스승의 날은 맞아 온라인 수업을 하는 일선 교사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 장관은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가르침을 향한 선생님들의 열정은 온라인 개학이라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냈다”며 “지금도 학교에서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계시는 전국의 모든 선생님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5.18 살아남은 자의 아픔’, 40년 만에 작품으로 고백한 김근태 화백

    ‘5.18 살아남은 자의 아픔’, 40년 만에 작품으로 고백한 김근태 화백

    오롯이 40년이 걸렸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조선대 미술학도의 신분으로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지 못하고 현장을 떠나야만 했던 김근태(63)화백. 눈앞에 쓰러져있던 많은 시체들과 쌓여진 총들, 저항에 참여해 달라는 주위의 외침을 뒤로한 채, 도청을 떠난 순간부터 시작된 정신적 충격과 기억의 쓰라린 아픔은 40년의 긴 시간을 그와 함께 했다. “전일빌딩 옆에 제가 있었어요. 헬리콥터 나는 소리도 들었고 총소리도 들었고 유리창 깨지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한 젊은 청년은 머리 쪽에 총을 맞은 거 같았어요. 피가 온전히 다 흘려서 하얗게 변해 있는 모습이 어마어마한 충격이었죠.” 기억을 도려내기 위해 술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4번의 극단적 선택, 학생들을 더 이상 가르칠 수 없다는 죄책감으로 교단에서 떠나야만 했다. 방황하던 그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것은 지적장애인들이었고 그들의 모습과 영혼을 30년간 화폭에 담아왔다. 이달 13일부터 내달 21일까지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 5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이후 40년간 그가 직접 경험한 트라우마를 담은 작품을 화폭에 담아 선보인다. ‘오월, 별이 된 들꽃‘이란 이름으로. “40년 만에 여기 와서 보니 5월의 생생했던 모습이 떠올라요. 전두환이 지시를 내려서 죽은 영혼들을 태워 흔적을 없애려 했다는 것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토우 천 개와 한지 천 개를 만들어서 광주의 아픔을 담았고, 한(恨)의 노래도 들을 수 있어요. 이곳에 마음껏 오셔서 그날의 현장을 느끼면서 아픔을 넘어 치유가 되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8일 전남 무안 옛 죽산분교 작업실에서 김근태 화백을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장애인만을 그린 지 30여 년, 왜 지적장애인만을 그리는지4살 때 교통사고를 당했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아파 학교도 가지 못했고 늘 외롭게 지냈다. 누나와 아버지의 죽음을 보면서 한참 뛰어놀 나이에 다른 아이들과 달리 왜 죽는지 사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꼬마 철학자가 됐다. (Q) 장애인들을 그릴 때 5.18 민주화운동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화백님께 5.18이란대학교 2학년 때 당시 23살 청년이었다. 총을 들고 마지막까지 옛 전남도청 정문을 지키는 사태수습 시민군이었다. 길거리에 아줌마의 배에서 터져 나온 피와 창자, 많은 시체들, 쌓여진 총들. 저항에 참여해 달라는 외침 등이 기억난다. 도청이 계엄군에 장악됐다는 소식을 들은 가족들의 애원에 도청 담을 넘었다. 죽음이란 최후의 시간을 앞두고 시시각각 조여 오는 극한의 긴장과 두려움, 그 터질 듯한 공포로부터의 본능적인 탈출이었다. 이후 나만 살아남았다는 자괴감은 모든 걸 마비시켰다. 무시로 일어나는 일탈로 교단에서 퇴직하게 됐고 신혼 중에 4번의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다. 아내조차도 오랫동안 그 아픔의 이유를 알지 못했다. 오월로부터 살아남은 내 젊은 날의 일그러진 초상이었다. 하지만 5.18 민주화운동은 또한 내 인생의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지적장애인을 만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Q) 가장 낮은 자를 예술작품으로 담는 일이 5.18 정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는데단지 나 자신만을 생각했고 위했다면 5.18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돈을 생각해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면 가장 낮은 자의 모델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 인간의 본질로 살려고 했던 그런 정신 상태에서 기초했던 거 같다. (Q) 어떻게 눈과 청력을 잃게 됐는지이후 한국을 떠나 프랑스, 인도 등에서 방랑자처럼 살았다. 옥죄어 오는 맨 정신의 고통을 털어보려고 술에 의존한 채 살았다. 결국 음주운전을 하다 담벽을 덮쳐 한쪽 눈의 망막이 크게 다쳤고 눈의 시신경과 연결된 청력이 손상된 거 같다. (Q) 폐인처럼 지내던 삶 속에 지적장애인을 만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는데광부가 금맥을 찾은 느낌이었다. 목포 앞바다 작은 섬 고하도 목포공생재활원에서 누워 대소변을 타인의 손에 맡길 수밖에 없는, 자신의 손으로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지적장애인들을 본 순간 형언할 수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 채 뒤틀린 자세로 모여 있는 그들의 모습은 오월 기억 속 주검들과 다를 바 없었고 내적 고통으로 헝클어진 내 자신의 모습이라 생각됐다. 우연찮게 접하게 된 강렬했던 그 모습들은 나 자신의 피폐해진 현재의 삶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자각하게 만들면서 트라우마의 구덩이로부터 벗어나 자아회복과 치유로 나아가는 전환의 계기가 됐다.(Q) UN본부에 전시됐던 100미터짜리 ‘들꽃처럼, 별들처럼’의 의미는지적장애인을 그린 작품들로 2012년 7월부터 3년여에 걸쳐 완성한 것으로 100호 캔버스 77개를 이어 붙였다. 두 가지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 사람들로 하여금 지적장애인이 오히려 인간의 순수 본성을 잘 간직하고 있는 존귀한 존재라는 점과 그곳에 전시돼 있던 그림 속의 아이들이 세상 밖으로 떠나는 소풍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 외에도 베를린 장벽전시회, 리우패럴림픽 기념 전시회 등 많은 곳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생각해 보니 그런 모든 과정들 또한 광주의 아픔에 대한 보이지 않는 치유과정 아니었나 생각한다. (Q) 장애인들의 사실적인 모습에서 점차 상징성이 담긴 그림으로 변화되었는데상징과 암시가 더해지다면서 형상이 점차 생략되더니 최근에는 아예 비정형의 추상 화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주제나 주인공들은 그대로다. 외적 형상 위주에서 차츰 내면세계와 본질로 향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조형적 변화일 수 있지만, 시력과 청력의 감각장애에 따른 불가피한 표현방식이기도 하다. 몇 년 전 양쪽 청력을 잃은 데다, 화가로서는 치명적이게도 나머지 한쪽 눈마저 시력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 하지만 절대 절망하지 않는다. 세상의 언어로는 한계가 있는 지적장애아들과의 소통에서 현상 너머 그들 영혼과 우주자연의 존재들과의 영적 교감에 더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40년 만에 작품으로 다시 찾게 된 옛 전남도청, 감회가 남다르실 텐데이곳에서 전시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5.18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아픔이 치유된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래서 한지 70장을 샀다. 한지에 붉은 채색으로 그려 오월정신을 핏빛으로 담고 싶었다. 당시의 생생한 상황을 담은 한 작품 ‘오월빛’을 그렸다. 다시 옛 생각이 살아나는 현장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그림을 그리고 나서 더 이상 화폭에 손을 댈 수 없었다. 결국 5.18의 아픔을 그리는 대신 영혼을 위로하고 회복되는 예술작품을 그려야겠다는 마음으로 토우 1천 인, 1천 인의 한지조형 작품, 지적장애인을 그린 4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기쁨으로 돌아온 국립아시아문화전당(옛 전남도청) 전시는 내 역사에서 영원히 남을 거 같다. 눈과 귀가 안 좋아지면서 하나님과의 영적 교감에 더 의지한 거 같다. 그로 인해 작품에 몰입하는 정신력은 더 강해졌고 지적장애인들의 마음을 더 공감할 수 있었다.(Q) 토우 1천 인은 어떤 분들인가5.18 민주화운동 참여자, 사상사, 행불자, 살아남는 자들을 상징하고 있다. 토우 제작 과정 중 떨어지고 상한 토우와 완성된 토우들이 아픔과 상처의 벽을 넘어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군상은 슬픔을 넘어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한지로 만든 1천 인도 물론 5.18의 아픔을 담아낸 작품이다.(Q) 내면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가장 큰 원동력은 종교의 힘이었다. 새벽기도를 통해 큰 믿음을 얻게 됐다.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될 수 있었고 지혜와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지적장애인을 그리면서 순수한 에너지를 받았고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과 전시를 하면서 도와주신 주위의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 칭찬 또한 큰 힘이 되었다.(Q) 지난해 장애어린이들의 화가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김근태미술상 공모전을 제정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이 있다면지난해 장애어린이들의 화가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김근태미술상 공모전을 제정했다. 자칫 김근태를 드러내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지인의 조언을 귀담아듣고 있다. 발달장애 작가들 그림과 글을 엮어주는 책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 올해 처음 제1호 책이 나왔다. 또한 그림에만 머물지 않고 뮤지컬, 영화로 가치미학을 더 확장하고 싶다. 더 큰 꿈은 세계 발달장애 작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가칭 ‘미술페럴림픽’같은 국제 대회가 설립돼 발달장애 작가들의 꿈과 열정이 표현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길 소망한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sungho@seoul.co.kr 임승범(인턴)
  • 박능후 복지장관 “방역수칙 잘 지키면 코로나 장기전서 승리”

    박능후 복지장관 “방역수칙 잘 지키면 코로나 장기전서 승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 여러분이 생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고 코로나19가 의심될 때 즉시 신고해준다면 우리는 코로나19 장기전에서 결국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대본은 이날 고위험 집단시설 중 요양병원, 정신병원, 요양시설 관리방안과 5급 공채 시험 관리방안을 논의했다. 박 장관은 “코로나19로 치료받는 환자가 1000명 아래로 내려갔는데 이는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코로나19 치료체계가 한층 더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과 관련된 확진자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방역당국은 환자와 접촉자를 찾아내고 격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아직도 망설이고 계신 분이 계신다면 주저하지 말고 보건소나 1339에 연락해서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이날 스승의 날을 맞아 온라인 수업을 하는 일선 교사에게도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가르침을 향한 선생님들의 열정은 ‘온라인 개학’이라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냈다”며 “지금도 학교에서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계시는 전국의 모든 선생님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아버지처럼 기술자의 길 걷겠다”… 폴리텍서 새 꿈 찾은 아들

    “아버지처럼 기술자의 길 걷겠다”… 폴리텍서 새 꿈 찾은 아들

    “아버지는 28년간 기술자로 근무하며 가장의 역할을 멋지게 해내셨다. 그런 아버지를 지도하신 교수님과 함께라면 낯선 길도 두렵지 않았다.” 윤반석(27)씨는 지난 4월 오리온 청주공장 설비팀에 입사해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제조 공정에 쓰이는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일이다. 영어영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었던 윤씨는 “기술직으로 일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4년제 지방대학을 다니다 한 학기를 남기고 자퇴했다. 그리고 2018년 한국폴리텍대학(폴리텍) 김제캠퍼스 산업설비자동화과 새내기가 됐다. 취업으로 힘들어하는 선배나 친구들 모습이 남 일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 건 금호타이어에서 28년째 엔지니어로 일하는 아버지 윤만중(54)씨였다. 부친은 1991년 폴리텍 전신인 광주직업전문학교에 입학해 기술을 접한 후 현재까지 한길을 걷고 있다. 아들의 결심을 확인한 부친은 자신에게 기술을 전수한 이상근(62) 폴리텍 김제캠퍼스 교수를 찾았다. 이 교수는 36년간 산업설비 자동화 분야 직업교육훈련에 종사한 전문가다. 매년 졸업 철이면 학생들 취업을 위해 한 명 한 명씩을 이끌고 기업체를 뛰어다니는 열정으로 유명하다. 이 교수는 “강산이 세 번 바뀔 동안 사제 간 연을 이어 왔는데 어떻게 거절할 수 있었겠냐”고 말했다. 윤씨는 올해 2월 학점 4.44점(4.5점 만점)을 받아 학과를 수석 졸업했다. 위험물산업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증 4개를 취득했다. 윤씨는 “아직까지 직업을 찾지 못한 친구들이 있다면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새롭게 무언가를 배워 보길 권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양천구민의 날 기념식’ 오늘 개최

    서울 양천구는 15일 오후 3시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27회 양천구민의 날 기념식 행사’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구는 그동안 1000여명의 구민과 함께 기념식을 개최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해 참석 인원을 최소화해 100여명이 참석한다고 전했다. 또한 구는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구민들을 위해 행사 후 공식 유튜브 ‘양천TV’에 영상을 게시할 계획이다. 이번 기념식에서는 지역 발전, 주민화합, 봉사, 효행·선행 등 8개 분야에서 남다른 열정과 노력으로 구민의 귀감이 된 8명에 대한 ‘양천구민상’ 시상도 함께 진행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00일 넘게 함께 노력해 준 구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영상으로나마 함께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소프라노 박혜상, 클래식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 전속계약 체결

    소프라노 박혜상, 클래식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 전속계약 체결

    소프라노 박혜상(32)이 세계 최정상 클래식 아티스트 소속 레이블인 도이체 그라모폰(DG)과 전속계약을 맺었다고 소속사 크레디아가 14일 밝혔다.크레디아 관계자는 “이번 전속계약으로 박혜상은 DG를 통해 음반을 내게 됐다”라며 “DG 본사와 전속계약을 맺은 건 조성진에 이어 박혜상이 두 번째”라고 말했다. 박혜상은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졸업 후 2015년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최한 오테팔리아 국제 성악콩쿠르에서 2위로 입상하며 주목받았다. 올해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주역 데뷔를 앞두고 있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 박혜상은 ‘헨젤과 그레텔’에서 그레텔 역을, ‘돈 조반니’에서 체를리나 역을 맡을 예정이었다. 클레멘스 트라우트만 DG 회장은 “박혜상은 과거와 현대의 시대정신을 특별한 방법으로 연결하고 있다”라며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끈기와 열정에 그의 음악이 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혜상은 DG 합류를 기념해 오는 1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DG의 무관중 온라인 공연 시리즈 ‘모멘트 뮤지컬’에 참여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다. 공연은 베를린 마이스터홀에서 진행되며 피아니스트 사라 튀스망과 호흡을 맞춘다. 데뷔 앨범은 오는 11월쯤 발매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11월 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공연도 진행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장르 경계 넘어 루시다운 음악할 것… 빌보드 핫 100 목표”

    “장르 경계 넘어 루시다운 음악할 것… 빌보드 핫 100 목표”

    리드 바이올린 선율·서정적 가사 매력 “음악으로 부족한 점 공간 소리로 표현”“저희 음악도 케이팝이라고 생각해요. 장르의 경계를 넘고 언젠가는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하는 게 목표입니다.” 음악에 목말랐던 네 뮤지션이 밴드로 뭉쳤다. 데이식스, 호피폴라 등 ‘아이돌 비주얼’의 실력파 밴드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지난해 JTBC 서바이벌 ‘슈퍼밴드’ 2위에 오른 루시도 첫 싱글 ‘디어’를 발매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 미스틱 사무실에서 만난 이들은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설렌다”고 운을 뗐다. 기존 멤버 신예찬(바이올린), 조원상(베이스), 신광일(드럼)에 새 보컬 최상엽을 영입해 미스틱스토리와 전속 계약을 맺고 합숙까지 하며 매일 작업과 연습에 매진한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타이틀 ‘개화’는 봄을 잃은 이들에게 봄바람 같은 위로를 전하는 곡이다. 루시의 특징인 바이올린 선율과 서정적 가사, 부드러운 보컬이 만나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곡이 탄생했다. 앞서 발표한 ‘선잠’, ‘난로’처럼 현장에서 얻은 기차, 바람소리 등 ‘앰비언스 사운드’는 따뜻한 정서를 더한다.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맡은 조원상은 “곡을 만들 때 이미지와 공간을 떠올린다”며 “음악으로 부족한 부분을 공간의 소리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네 사람의 음악 경력은 다양하다. 신예찬은 클래식을 전공하다 대중음악에 대한 갈망으로 밴드를 시작했다. 리메이크 곡으로 콜드플레이의 찬사를 듣기도 한 조원상은 프로듀싱팀에서 활동했다. 최상엽은 10여곡의 OST로 꾸준히 활동했고 신광일은 베이스, 기타, 보컬까지 기본기가 탄탄하다. 조원상은 “개인적으로는 몸담았던 밴드들이 금방 해체해 이제 그만 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마지막 시험을 보는 느낌으로 슈퍼밴드에 참여했었다”며 “멤버들과 무대에 오르니 결국 ‘이 열정을 공유하고 싶어 음악을 하는구나’ 다시 깨달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바이올린 활이 끊어질 정도로 파워풀한 연주를 선보이는 신예찬은 “넷 다 무대 체질이어서 빨리 공연을 하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최근 다른 보이 밴드들이 저변을 넓혀 가는 모습도 반갑고 기쁘다. 갈증과 열정만큼 록, 힙합,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장르에 도전할 계획이다. 좋아하는 뮤지션도 가수 최백호부터 영국 일렉트로닉 듀오 혼네, 크로아티아 첼로 그룹 투첼로스 등 범위도 넓다. 아이돌 그룹과 기존 밴드의 경계를 넘는 역할도 하고 싶다. “혁오 같은 밴드와 아이돌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장르의 틀이나 유행에서 벗어나 루시다운 음악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장르 경계 넘어 ‘루시’ 답게…빌보드도 노리고 있어요”

    “장르 경계 넘어 ‘루시’ 답게…빌보드도 노리고 있어요”

    ‘슈퍼밴드’ 2위···첫 싱글 ‘디어’ 발매 바이올린 선율·앰비언스 사운드 특징 아이돌 그룹과 밴드의 구분 넘고 싶어“우리도 케이팝··· 다양한 장르 도전”“저희 음악도 케이팝이라고 생각해요. 장르의 경계를 넘고 언젠가는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하는 게 목표입니다.” 음악에 목말랐던 네 뮤지션이 밴드로 뭉쳤다. 데이식스, 호피폴라 등 ‘아이돌 비주얼’의 실력파 밴드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지난해 JTBC 서바이벌 ‘슈퍼밴드’ 2위에 오른 루시도 첫 싱글 ‘디어’를 발매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 미스틱 사무실에서 만난 이들은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설렌다”고 운을 뗐다. 기존 멤버 신예찬(바이올린), 조원상(베이스), 신광일(드럼)에 새 보컬 최상엽을 영입해 미스틱스토리와 전속 계약을 맺고 합숙까지 하며 매일 작업과 연습에 매진한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타이틀 ‘개화’는 봄을 잃은 이들에게 봄바람 같은 위로를 전하는 곡이다. 루시의 특징인 바이올린 선율과 서정적 가사, 부드러운 보컬이 만나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곡이 탄생했다. 앞서 발표한 ‘선잠’, ‘난로’처럼 현장에서 얻은 기차, 바람소리 등 ‘앰비언스 사운드’는 따뜻한 정서를 더한다.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맡은 조원상은 “곡을 만들 때 이미지와 공간을 떠올린다”며 “음악으로 부족한 부분을 공간의 소리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네 사람의 음악 경력은 다양하다. 신예찬은 클래식을 전공하다 대중음악에 대한 갈망으로 밴드를 시작했다. ‘슈퍼밴드’에서 선보인 리메이크 곡으로 콜드플레이의 찬사를 듣기도 한 조원상은 프로듀싱팀에서 활동했다. 최상엽은 10여곡의 OST로 꾸준히 활동했고 신광일은 미스틱 연습생으로 베이스, 기타, 보컬까지 기본기가 탄탄하다. 조원상은 “개인적으로는 몸담았던 밴드들이 금방 해체해 이제 그만 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마지막 시험을 보는 느낌으로 슈퍼밴드에 참여했었다”며 “멤버들과 무대에 오르니 결국 ‘이 열정을 공유하고 싶어 음악을 하는구나’ 다시 깨달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바이올린 활이 끊어질 정도로 파워풀한 연주를 선보이는 신예찬은 “네 멤버 모두 무대 체질이어서 빨리 공연을 하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최근 다른 보이 밴드들이 저변을 넓혀 가는 모습도 반갑고 기쁘다. 아이돌과 발라드 등에 밀렸던 밴드 음악이 다시 인기를 얻는 것 같아서다. 갈증과 열정만큼 록, 힙합,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장르에 도전할 계획이다. 좋아하는 뮤지션도 가수 최백호부터 영국 일렉트로닉 듀오 혼네, 크로아티아 첼로 그룹 투첼로스 등 범위도 넓다. 아이돌 그룹과 기존 밴드의 경계를 넘는 역할도 하고 싶다. “혁오 같은 밴드와 아이돌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장르의 틀이나 유행에서 벗어나 루시다운 음악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합당 완료한 민주·시민…177석 거대 여당 탄생

    합당 완료한 민주·시민…177석 거대 여당 탄생

    177석 거대 여당이 탄생한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13일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고 합당 절차를 마쳤다.회의 결과에 따라 당명은 더불어민주당으로 결정했다. 약칭은 더시민과 민주당을 병기하고, 지도부는 합당 전 이해찬 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시민당 당원은 민주당 당원으로 승계되나, 별도의 자격심사를 거친다. 오는 15일 선관위에 신고하면서 법적 절차를 마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합당을 하면 민주당은 177석의 단일정당이자 단일교섭단체로 거듭나게 된다”며 “민주당 의원과 지도부, 당직자들은 당세만큼 책임을 잊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국회는 단순히 21번째 임기를 맞는 국회가 아닌 현재와 미래의 큰 물줄기를 결정하는 현대사적인 책임을 진 국회”라며 “우리가 이번 국회의 첫 1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민주개혁세력이 정권을 재창출해 대한민국을 나라다운 나라로 만들 수 있는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면한 코로나19 국난을 성공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21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의 성과를 거두는 국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국민들을 겸손하게 섬기는 자세로, 동시에 공적인 책임을 받은 공인의 자세와 비상한 각오로 합당과 개원에 임해달라”며 “양당은 통합된 힘으로 일하는 국회,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거듭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시민당을 이끌었던 우희종 대표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열정과 민주당의 개혁의지가 하나가 돼 호시우보(虎視牛步·예리하게 꿰뚫되 신중을 기함)의 자세로 나아갈 때 우리 사회의 적폐청산이 이뤄질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우 대표는 “시민당은 출범 취지에 맞춰 민주당과 합당함으로써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역할을 끝내려 한다”며 “우리당 후보들이 민주당의 넉넉한 품에서 각자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길 부탁한다”고 했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이날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끝으로 오는 15일 공식 합당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의석수는 163석에서 177석으로 늘어난다. 시민당은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당선인 17명을 배출했으며, 소수정당 후보였던 용혜인·조정훈 당선인을 앞서 제명한 바 있다. 두 당선인은 기존 정당으로 복당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추민규 의원, 하남 미래형통합운영학교 관련 도교육청 담당자 면담

    추민규 의원, 하남 미래형통합운영학교 관련 도교육청 담당자 면담

    경기도의회 추민규(하남2, 교육행정위원회) 의원이 경기도의회 하남상담소에서 미래형통합운영학교 설립을 위한 준비 일환으로 도 교육청 담당부서와 의견을 나눴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논의 내용은 관련부서의 추진현황 배경과 미사 근린공원 내, 학교용지 변경 관련에 따른 협의에 대한 면담으로 진행됐다. 오지훈 하남시의원과 함께 참여하는 가운데 추 의원은 미래형통합운영학교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전국 최초 설립이라는 점에서 예산 확보와 부지 설정 문제까지 많은 시간이 소비될 예정이다. 오지훈 시의원은 “제 지역구이기 이전에 학부모의 입장에서 학교 설립은 꼭 필요하며 하남시와 시의회가 부지 마련을 위해서 해답을 찾는 동시에, 도교육청과 교육부도 발빠른 결과를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하남시 미사지구 생활SOC연계 복합화학교 설립 추진이 쉬운 숙제는 아니지만, 미사강변도시 입주민들의 숙원사업이기 때문에 빠른 결과로 보답할 것”이라면서 “하남시정의 느린 행보에서 벗어나, 이제는 도교육청의 빠른 행정으로 해답을 찾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추 의원의 교육행정위원회 상임위 활동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하남시 미래형통합운영학교 설립이 어디까지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경기도교육청 e-미래학교담당 최길남 서기관은 “추 의원의 하남교육 사랑과 열정을 알고 있기에 발빠른 행정으로 지원하겠다”면서 “하남시 내에 경기도교육청 미래형통합운영학교가 설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In&Out] 레닌과 혁명/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레닌과 혁명/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올해는 20세기 역사를 완전히 바꾼 러시아 혁명가인 레닌의 탄생 1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코로나19의 유행에도 많은 대학과 사회단체가 각종 학술적 행사, 강의 등을 진행했고 레닌의 역사적 역할과 사상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발해졌다. 한국에서는 레닌을 그저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하겠지만, 레닌은 무엇보다도 20세기를 규정한 혁명가이고 전략가이다. 이번에는 레닌과 그가 주장했던 ‘폭력혁명론’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20세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꾼 혁명가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은 150년 전인 1870년 4월 22일 러시아 심비르스크라는 도시의 교육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에 대한 열정을 가지게 된 레닌은 심비르스크 고전중학교에 입학하고 1887년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수많은 러시아의 청년은 차별과 억압으로 가득했던 재정 러시아의 후진성 등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당시 대다수의 혁명가는 관념론에 빠져 모든 문제의 근원은 ‘악한 지도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테러의 길을 택한 사람들이 많았으며 그중에 황제의 암살을 계획하다가 체포돼 처형당한 레닌의 친형 알렉산드르가 있었다. 형의 소식에 레닌은 큰 충격을 받았고 개인테러 말고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데 집중했다. 결국 레닌은 단순한 정권의 교체가 아니라 사회·경제 체제를 완전히 바꾸고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통해서 다수에 대한 소수의 폭군적 통치를 없애고 대신에 소수에 대한 다수의 지배를 실현하는 것을 혁명의 목적으로 봤다. 일부의 연구자들은 레닌이 ‘폭력혁명론’을 내세웠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반쪽의 진실에 불과하다. 레닌이 폭력을 혁명투쟁의 수단 중 하나로 생각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폭력을 바람직한 수단 혹은 꼭 써야 하는 수단으로 본 적은 없다. 마르크스주의자인 레닌은 마르크스가 자신의 스승이라고 불렀던 독일 철학자인 헤겔을 읽은 사람으로서 세계를 항상 변화하는 것으로 봤으며, 평화적으로 집권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제국주의적 전쟁과 착취를 없애기 위한 혁명의 승리라는 목표에 주목하면서 투쟁의 수단을 상황에 따라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닌이 1917년에 주도한 러시아 10월 혁명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배경이다. 1914년 발발 당시 곧 끝날 것이라고 생각됐던 이 전쟁이 2년 후에도 끝이 보이지 않게 되자 각국의 병사, 노동자, 농민은 이 전쟁을 원망했다. 이 전쟁으로 특히 피폐해진 러시아 국민은 더욱 그랬다. 당시의 러시아 군인 서신 자료만 보면 병사들이 얼마나 분노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러시아 병사는 전쟁에서 경험한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옛날에 나는 (악마가 두려워서) 손을 십자가처럼 가슴에 얹고 잤었다. 그러나 이제는 하느님도 악마도 두렵지 않다. 총검으로 남의 가슴을 찔러 사람을 죽였으니 내 마음속에서 뭔가 지워진 것 같은 것을 느꼈다.” 다른 병사는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부인으로부터 편지가 왔는데, 우리 마을의 상인이 또 사람을 못살게 굴고 있다네. 옛날에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했을 때 상인들이 마음대로 우리를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전쟁에서 우리는 잘 배웠다. 나는 매일매일 목숨을 걸고 싸우는데 우리 부인은 밥도 제대로 먹을 수 없다네. 아니, 나는 마음먹었다. 귀향하면 그 상인을 칼로 죽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날이 많아지고 있었으며 양적 변화가 곧 질적 변화를 야기시키고 폭력혁명을 발생시키는 것은 시간문제가 됐다. 레닌은 오히려 병사와 농민의 이러한 복수심을 잘 이용해 새로운 국가를 세움으로써 건설적인 방향으로 돌릴 수 있었다는 것이 오늘날 대다수 학자의 공통된 견해이다.
  • [SOS 초시생-⑫관세]“마약 차단·원산지 검증·FTA 업무도 수행…무역 최전선서 뛴다”

    [SOS 초시생-⑫관세]“마약 차단·원산지 검증·FTA 업무도 수행…무역 최전선서 뛴다”

    ‘관세 공무원’ 하면 공항에서 근무하는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이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 관세 공무원은 통관 과정에서 마약류 밀반입을 차단하고 원산지 표시 검증,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한다. 관세법과 무역법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은 물론 국민 건강과 사회안전을 도모한다는 사명감까지 갖춰야 하는 직업이다. 이번 주 ‘SOS초시생’에서는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 협조로 서울세관의 신수민 자유무역협정2과 관세행정관, 김지윤 심사8관실 관세행정관에게 현장 이야기와 시험 준비 과정을 들었다.-관세 직류를 고른 이유가 있나. 신수민(이하 신) 공무원이 되기 전 관세사로 일하며 통관·심사·조사 등의 분야에서 관세 행정을 추진하는 공무원을 지켜봤다. 무역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며 전문성을 기르고 공익에 이바지하는 관세직 공무원의 모습이 매력적이어서 선택했다. 나처럼 관세사를 하다가 관세 직류 공무원시험에 도전하는 사람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김지윤(이하 김)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다. 관세사를 준비하는 선배와 동기가 많아 그쪽 분야로 취업을 생각하던 중 관세 직류 공무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관세 공무원이 된 친구에게 들어 보니 전문성, 업무 다양성 면에서 만족도가 높아 선택하게 됐다. ●외근·출장 잦아 새 환경서 새 사람 만나 매력적 -현재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나. 신 수출입 물품의 원산지 검증을 담당하고 있다. FTA 관세 특혜를 적용받은 물품이 한국과 다른 나라가 체결한 FTA 협정문에 따라 원산지 결정 기준을 충족했는지, 기타 필요조건을 충족했는지 등을 검증한다. 상대국에서 검증 요청이 들어오면 수출자 공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하고, 수입 물품은 필요하다면 상대국을 방문해 현지 검증을 하는 일도 있다. 김 심사국에서 원산지 표시 검사를 맡고 있다. 업무 특성상 외근과 출장이 잦아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최근 원산지 표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 보람을 느낀다. -합격 전 생각했던 업무와 실제 업무에 차이가 있나. 신 이론으로만 접했던 관세법이나 무역학, 특히 시험공부를 할 때 무조건 외우기만 했던 관세법이 실제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체험할 수 있어 흥미롭다. 김 관세 공무원이라고 하면 늘 정복을 입고 공항에서 세관 신고를 받는 모습을 떠올렸다. 하지만 입사해 보니 관세 공무원의 업무에는 기업 심사, 마약 수사, FTA 등 흥미로운 분야가 많다. 최대한 많은 분야를 체험해 볼 생각이다. -어떤 이들이 관세 공무원에 적합할까. 신 관세나 물류, 무역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적합하다.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적극성,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겠다는 열의가 있다면 관세 공무원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김 무역에 관심이 많고 흥미를 느끼는 분들이 지원하면 잘 맞을 것 같다. 평소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었다면 관세 공무원의 업무에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시험공부는 어떻게 했나. 특별한 공부법이 있다면. 신 월 단위, 세부적으로는 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워 공부량을 반드시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또 매일 모든 과목을 골고루 봤다. 오늘 과목별로 1~3챕터를 공부하기로 했다면 잠을 줄여서라도 계획을 이루려고 노력했다. 부득이하게 달성하지 못하면 다음날 계획에 더해 공부량을 채웠다. 김 기본기를 튼튼히 다졌다. 수험 생활 초반에는 최대한 이론서를 많이 해독했다. 이론을 숙지한 뒤 모든 과목의 기출문제를 적어도 세 번 이상 봤다. 잘 모르거나 틀린 문제는 표시하고 왜 틀렸는지 정리했다. 특히 관세법을 공들여 공부했다. 문제집을 두 권 사서 한 권은 강의를 들으며 필기하는 용도로, 나머지 한 권은 문제 풀이용으로 썼다. 또 법조문에서 자주 오답으로 출제되는 부분을 지우고 그 빈칸을 채워 보는 연습을 했다. -일하는 데 특별히 도움이 되는 자격증이 있을까. 신 이미 관세사 자격증이 있었던 터라 관세사로 일하며 쌓은 경력이 관세 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딛는 데 도움이 됐다. 원산지 관리사도 취득했는데, 그때 공부한 지식이 지금 담당하는 FTA 원산지 검증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김 회계 관련 지식이 있다면 심사 업무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심사국에서 근무하며 전산회계 자격증을 취득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했든지 무역에 관한 기본적인 관심만 있다면 다 잘할 수 있다. -면접은 어떻게 준비했나. 실제 면접에선 어떤 질문이 나왔나. 신 학원 강의를 수강하면서 면접 스터디 두 개를 병행했다. 학원 강의에서는 기초 지식을 익히고 실제 면접에 나올 만한 최신 시사상식을 공부하는 데 초점을 뒀다. 스터디에서는 모의면접을 진행하며 어려운 질문을 던져 보기도 하고, 질문에 답을 하면서 감을 익혔다. 실제 면접에서는 기존 출제 경향과 유사한 질문이 나왔다. 주어진 상황에 대한 찬반 집단토의와 함께 특정 주제에 관한 의견과 경험을 묻는 개별 면접도 했다. 김 관세 직류 면접을 함께 준비할 수험생을 모아 직접 스터디를 꾸렸다. 기출문제를 토대로 질의응답을 주고받고 서로 평가했다. 실제 면접에서는 관세청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관련 질문과 관세법 질문이 나왔다.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나. 신 친구들은 직장 생활을 하는데 나 혼자 공부하고 있으니 뒤처진다는 느낌이 들어 불안하기도 했다. 늦은 나이에 공부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됐다. 하지만 시험에 붙고 나니 이런 걱정은 소용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슬럼프가 왔을 때는 운동을 꾸준히 했다. 일주일에 2~3번 스피닝을 하며 땀을 흘리고 스트레스를 해결했다. 김 1년 3개월 정도 공부했는데, 수능 이후 이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시험공부를 한 건 처음이었다. 초반에는 공부 습관을 들이는 게 힘들었다. 우선 내가 왜 시험에 합격해야 하는지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고, 처음부터 무리하게 책상에 앉기보다 가볍게 하루에 2~3시간씩 공부했다. 무리하면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처럼 중간에 지칠까 봐 단계적으로 했다. 이렇게 공부 습관을 들인 후에는 오히려 공부에 재미를 느꼈다. ●외우기 어려운 내용은 나만의 암기식 만들길 -수험생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신 ‘넘치게 공부하자’는 게 좌우명이다. 평소 150% 이상을 준비해야 어떤 변수가 생기더라도 시험장에서 100%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다. ‘이 정도면 됐다’가 아니라 ‘더 볼 게 없다’고 느낄 정도로 넘치게 공부한다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김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차근차근히 하면 된다.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다 보면 합격에 이를 수 있다. 외우기 어려운 내용은 나만의 암기식을 만들어 공부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바라는 공무원상은. 신 ‘넘치게 공부하자’는 좌우명을 공직 생활에도 적용해 항상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공무원이 되겠다. 김 전문적인 세관 공무원이 되고 싶다. 관세 직류 공무원의 전문성이 매력적이어서 지원했기 때문에 글로벌 무역 전문가로 성장하는 게 꿈이다. 세계관세기구(WCO)와 같이 큰 무대에서도 일해 보고 싶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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