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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인사이드] 가로수닷컴 적대적 M&A ‘위기’

    생활정보지를 만드는 코스닥 등록기업 가로수닷컴이 고가의 부동산을 소유한 자회사 때문에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시달리고 있다. 개인투자자인 정동현(64·부동산 임대업)씨가 지난 7월부터 가로수닷컴의 주식을 집중 매입, 지분율을 24.57%까지 끌어 올린 것이다. 정씨는 경영권을 확보할 때까지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로수닷컴 이의범 대표이사의 지분율은 25.75%로 정씨와 불과 1.18% 차다. 가로수닷컴은 정씨가 지분율을 늘리는 목적이 자동차시트 제조회사인 자회사 ㈜고려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 생활정보지 시장은 성장의 한계가 있고, 매출이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는 지난 67년 설립돼 대우그룹 계열사로 법정관리를 받다가 지난해말 145억원에 가로수닷컴이 인수했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2700억원이며 가로수닷컴은 고려의 지분을 46.67% 갖고 있다. 고려는 공시지가가 215억원의 용인공장과 63억원의 인천공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토지의 시가는 이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결국 알짜 회사인 고려를 얻기 위해 모회사에 투자했다는 얘기다. 가로수닷컴의 시가총액은 96억원이지만 자회사인 고려는 2000억원대 이상으로 분석된다.M&A 시도 이후 가로수닷컴의 주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500원대에서 잠잠했으나 정씨가 주식을 사들인 7월 이후 큰 폭의 변동을 거쳐 현재는 750원 수준이다. 하지만 가로수닷컴은 고려의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등 보유자산 가치가 알려진 것처럼 수천억원대가 아닌 7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가로수닷컴측은 “적대적인 M&A가 성공한 예는 거의 없다.”면서 “개인투자자의 지분 인수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로수닷컴의 의지대로 개인투자자 정씨의 경영권 획득 시도가 꺾일지 주목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前성원토건 회장 은닉재산 예보-­사찰 37억 소송

    예금보험공사는 “김성필 성원토건 전 회장이 사찰에 부동산을 증여한 것처럼 꾸며 재산을 은닉했다.”면서 사찰 두 곳을 상대로 각각 36억여원과 1억원 상당의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7일 밝혔다. 예보는 소장에서 “김 전 회장이 자신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사찰에 부동산 소유권을 넘긴 것은 실질적으로 증여가 아닌 명의신탁”이라면서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이 같은 명의신탁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1997년 한길종금을 인수한 뒤 상환 능력이 없는 성원기업 등 계열사 명의로 4200억원을 부당대출받고 1998년 부도가 임박하자 모 사찰 주지 김모(구속)씨를 통해 개설한 사찰명의 계좌로 회사돈 47억 5000만원을 빼돌리는 등 200억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공정위 ‘솜방망이 처벌’ 논란

    그룹 계열사의 유상증자에 높은 가격으로 참여하거나 보유 주식을 계열사에 헐값으로 매각하는 등 부당 내부거래를 한 동부그룹 계열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금융계열사를 통한 우회적 지원 혐의가 있는데도 시정명령만 내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5일 “동부그룹 계열 4개사가 대량 주식거래 등을 통해 부당 내부거래를 한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키로 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업체는 동부화재해상보험, 동부생명보험, 아남반도체, 동부건설 등이다. 동부화재·동부생명은 2002년 7월 아남반도체가 실시한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제3자 배정방식으로 참여, 실제 주식가치보다 높은 주당 5000원에 1200만주를 인수,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 아남반도체도 같은해 11월 동부전자가 실시한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실제 주식가치보다 훨씬 높은 액면가 5000원에 신주 1200만주를 인수했다. 결국 금융계열사인 동부화재·동부생명이 아남반도체를 통해 동부전자를 우회 지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혐의는 있지만 계좌추적권의 시한이 만료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원 의도가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시정명령만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2002년 9월 아남반도체를 당시 최대주주였던 미국 앰코테크놀로지로부터 인수했으며, 현재 동부전자와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동부건설은 같은해 12월 보유하고 있던 대한주택보증보험의 주식 84만여주를 주당 100원이라는 헐값으로 계열사 ㈜동부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간접 자금지원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의 시정명령은 향후 이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지 말라는 ‘소극적인’ 의미로, 계열사간 부당 내부거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제재 수위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지분 이미 정리… 전필립 후계체제로

    카지노와 호텔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파라다이스 그룹 창업자인 전락원 회장이 3일 타계함에 따라 파라다이스 그룹의 후계체제와 향후 사업방향 등이 주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인이 타계전 사실상 그룹운영에서 손을 떼고 교육 및 복지사업에만 관여하고 있었던 데다 지분 정리도 대부분 끝나 그룹경영에 혼란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그룹은 워커힐 카지노 사업을 맡고 있는 ㈜파라다이스와 파라다이스 호텔 체인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 2002년 11월 코스닥에 등록했으며 파라다이스 호텔체인은 파라다이스호텔 제주, 케냐의 파라다이스 사파라파크호텔,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도고, 파라다이스호텔 인천 등 국내 토종 호텔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 고 전 회장은 10여년 전부터 계열사별로 전문 CEO체제를 구축, 그룹경영에서 한발 물러섰으며 올해초 계원학원 이사장을 맡으면서 그룹경영에서는 손을 뗐다고 파라다이스 그룹은 전했다. 전 회장은 생존시 수년간 지분을 아들인 전필립 ㈜파라다이스 부회장과 비영리법인에 넘기는 등 후계 체제를 준비해 왔다. 전 회장은 사망 당시까지 그룹 주력사인 ㈜파라다이스에 대해 6% 정도의 지분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파라다이스 지분은 카지노와 면세점 사업을 하는 ㈜파라다이스부산이 약 25%를 지니고 있으며 ㈜파라다이스부산 주식의 약 80%를 전필립 부회장이 소유하고 있어 전필립 부회장이 안정적인 후계체제를 구축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는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고인의 두딸인 원미(남편은 김앨란 한국 포에버 대표이사)씨와 지혜(김재훈 G.L 네트워크 대표이사)씨는 그룹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파라다이스측은 전했다. 파라다이스그룹측은 전필립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게 되면 각 계열사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그룹의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기업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작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LG - GS 분리 앞두고 ‘세 불리기’

    [재계 인사이드] LG - GS 분리 앞두고 ‘세 불리기’

    LG그룹과 GS그룹의 계열분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두 그룹의 신규사업 진출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LG는 전자·화학·정보통신에서,GS는 에너지·유통·서비스 부문에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2일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의 석유탐사와 관련한 컨소시엄에 투자된 지분 중 일부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외 유전 탐사에 나선다. 이번 투자는 자회사인 LG칼텍스정유와는 별도로 지주회사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다. GS홀딩스의 자회사인 LG홈쇼핑도 텔레마케팅 계열사인 ‘엘티에스’를 분사하면서 GS그룹의 자회사·계열사는 13개로 늘어나게 됐다.GS홀딩스 관계자는 “현재의 부채비율이 30% 정도에 불과해 이론적으로 1조 1500여억원의 투자여력이 있다.”면서 “앞으로 인수합병, 지분투자 등을 통해 다양한 수익사업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뒤질세라 LG그룹 계열사도 하나씩 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7월 일본 오키사와 공동으로 600만달러씩을 투자해 LCD구동칩 생산업체인 ‘루셈’을 신규 자회사로 설립한데 이어 지난 1일 유한회사인 대산열병합발전을 계열사로 추가했다. 활발한 신규투자와 함께 내년 중으로 예정됐던 대주주간 지분 정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LG에 남아 있는 허씨 지분은 허동수 LG칼텍스 회장 0.45%, 허승조 LG유통 사장 0.07%, 허진수 LG정유 부사장 0.32%, 허창수 GS홀딩스 회장 2.73% 등 3.57%에 불과하다. 계열사간 지분보유율이 3% 이하면 계열분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0.57%만 팔면 LG쪽 지분은 정리가 끝난다. 다만 GS홀딩스에는 아직까지 적지 않는 구씨 지분이 남아 있다. 이에 따라 허씨들은 이달 들어서도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사장이 87만여주를, 허동수 회장이 93만여주를 추가 매입하는 등 GS홀딩스 지분을 꾸준히 늘려 대주주 지분율을 41.72%까지 끌어 올렸다. 지난 7월 GS홀딩스가 출범할 당시에는 공개된 허씨측 지분이 10% 정도에 불과했다. 이처럼 ‘물밑작업’이 활발한 가운데서도 허창수 회장은 LG쪽 행사에 구본무 회장과 함께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반면 계열사 사장단 회의 등 그룹회장으로서의 행보는 자제하고 있다. 법적으로 분리될 때까지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GS홀딩스 관계자는 “계열분리가 끝나고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랜도’에 맡겨 놓은 새 CI(기업이미지) 작업이 마무리되면 내년도 마케팅과 광고 등에 주력해 GS그룹의 탄생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경영권 분리·승계 기업 총수들“내 색깔을 보여주마”

    경영권 분리·승계 기업 총수들“내 색깔을 보여주마”

    최근 몇년 사이 그룹에서 계열 분리됐거나 경영권을 이어받은 기업 총수들이 제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구조조정이나 경영수업 등 2∼3년동안의 준비과정이 끝나자 자신만의 경영스타일을 구사하거나 인사를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다각화나 공격경영이 대표적 특징이다. 한진그룹에서 해운그룹으로 계열분리를 추진 중인 한진해운은 조수호 회장의 친정체제 구축이 완료된 상태다. 지난 9월 최원표 사장 자리에 박정원 사장을 중용한 것도 친정체제 구축의 일환이다. 같은 시기 총괄 부사장에 오른 김영민(49) 부사장은 조 회장의 최고 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는 미국 유학시절 조 회장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그룹과 씨티그룹을 거쳤으며 2001년 9월∼2003년 미국 TTI(롱비치 터미널 운영 임원)에 근무하다 올 1월 전격적으로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1999년 현대그룹에서 분리, 홀로서기에 성공한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도 친정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정세영 명예회장의 최측근이었던 김판곤 전 현대용산역사 사장을 퇴진시킨데 이어 이방주 사장이 단독으로 맡고 있던 현대산업개발의 영업부문을 김정중 사장에게 맡기는 등 투톱체제를 구축했다. 한국주택협회 회장을 맡은 이 사장의 일손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의 제 색깔내기 차원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정 회장은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를 6300여억원에 팔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 뒤 올해 3·4분기 누적매출 1조 9000여억원, 순이익 1796억원을 올렸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건설관련 계열사도 12개로 늘어났다. 이를 발판으로 내년 상반기 서울 삼성동에 6성급 호텔을 개관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박정구 전 회장의 타계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 사령탑에 오른 박삼구 회장은 2002년 9월 취임 이후 2년 만에 그룹의 구조조정을 완결짓고 사업다각화를 활발히 추진했다. 2000년 이후 5조원대의 자산매각을 통해 계열사 신용등급을 모두 투자적격 등급으로 끌어올린 박 회장은 올해 3·4분기 현재 누계 매출액 6조 1356억원, 영업이익 4942억원, 순이익 4634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박 회장은 이를 발판으로 범양상선 인수에 나서기도 했으며 물류종합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택배사업 진출도 고려 중이다. 그룹성장 동력을 레저산업분야에서 찾기 위해 서남해안 일대에 레저관련 기업도시 건설 의사도 표명했다. 기회가 되면 다른 기업 인수에도 나설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계열분리 기업이나 경영권 승계 기업의 총수들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기 색깔을 찾았다.”며 “그러나 불과 몇년간의 경영실적만으로 이들의 능력을 평가할 수 없는 만큼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삶과 경영이야기] (32) ‘국궁 경영론’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삶과 경영이야기] (32) ‘국궁 경영론’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대성그룹의 김영훈(52)회장은 21세기에 맞는 미래기업을 지향하는 2세 경영인이다. 그의 미래기업론은 회사의 주력인 핵심업종을 우선 전문화한 뒤 이와 병행해서 기동력있는 전략업종을 키우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같은 목표를 제대로 완수하려면 이론과 실제가 잘 무장된 학자풍 CEO(최고경영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21세기에는 유연하고 합리적인 사고, 감각이 더 빛을 낸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대성의 모태는 칠판공장 1947년 설립된 대성은 연탄산업을 통해 한때 재계 10위권을 넘나들던 국내 대표적인 에너지기업이었다. 그러나 연탄과 석탄이 주 에너지원의 자리를 석유, 가스, 원자력 등에 내주자 도시가스 망사업으로 명맥을 유지하며 옛 영광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대성은 2001년 2월 창업주인 김수근 명예회장이 작고하면서 3개 소그룹으로 분할됐다.3형제중 장남인 김영대(62)회장은 그룹의 모태인 대성산업 등 8개 기업을 맡았고, 차남인 김영민(59)회장은 서울도시가스 등 5개 계열사의 경영권을 쥐었다. 삼남인 김영훈 회장은 대구도시가스 등 15개 기업의 경영인이 되었다. 한때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재계의 눈총을 받기도 했으나 김 명예회장이 생전에 지켰던 서울 안국동 본사 집무실을 김영훈 회장이 넘겨받으면서 김 회장이 사실상의 총수 자리를 넘겨받았다. 김 회장은 “대성그룹의 모태는 칠판 공장이었다.”는 흥미로운 얘기를 털어놨다. 아버지 김 명예회장은 대구 출생으로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잠시 은행원으로 근무하다 해방후 국내 최초의 무연탄 회사를 세웠다. 변변한 사업을 펼치기도 전에 6·25전쟁이 터져 사업 기반을 날려버렸다. 이때 칠판 제작공을 만나 칠판을 만들었으나 전쟁통에 잘 팔릴 리가 없었다. 애써 만든 칠판은 창고에 쌓여만 갔다. 전쟁이 끝난 뒤에 정부가 학교를 복구하기 시작하자 칠판이 대량으로 필요했으나 시장에 남아있는 칠판이 거의 없었다. 국군이든 북한군이든 넓은 운동장이 있고, 건물이 반듯한 학교를 군 주둔지로 사용하면서 교실의 칠판을 모두 땔감으로 불태웠기 때문이다. 창고에 칠판이 가득했던 김 명예회장으로서는 대박이 터진 셈이다. ●공부벌레가 전문경영인으로 김 회장과 6형제·자매들은 엄격한 기독교 집안에서 근검절약을 몸으로 실천하며 자랐다. 그는 “제 자식들에게도 어릴적부터 존댓말을 쓰도록 하고,‘돈은 반드시 일을 해서 버는 것’이라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8년 동안 학문과 씨름했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법학석사, 경영학석사를 마친 뒤 하버드대에서 신학과 경제학 석사를 마쳤다. 그의 본래 꿈은 신학자였다. 그는 어릴 적부터 ‘공부벌레’로 불렸다. 요즘도 한 달에 10여권의 책을 읽을 정도다. 그러나 88년 미국에서 아버지 김 명예회장의 갑작스러운 부름을 받고 귀국한다. 대성산업 기획조정실장직이 그에게 맡겨졌다. 김 명예회장이 예전같지 않은 건강과 다가오는 21세기의 대성을 걱정한 탓이다.36살의 김 회장은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일에 매달렸다. 유학 기간 중 잠시 미국계 은행의 한국지사에서 매니저로 일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다른 기업들이 은행대출로 외형을 부풀릴 때 이자율이 높은 종합금융사와의 거래를 줄이고 내부의 유보자금이 일정액을 넘지 않도록 적절히 조정했다.13년뒤에 그가 대성산업의 대표이사에 올랐을 때 연매출은 2조원에 이르렀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인 98년 대기업의 평균부채율이 380%였으나 대성그룹의 부채율은 140%에 불과했다. 그는 은행에서 일할 때 조금은 무모해 보이던 ‘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 건설공사’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해 큰 성공을 거뒀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은 “일의 성사는 크고 작음을 떠나 얼마나 전문적이고 합리적으로 파고드는가 하는 것”이라면서 “역경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으나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인 사고로 정확한 판단을 내린다면 성공은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각화와 전문화의 결합 김 회장은 “미래는 ‘Economy of Mobility(기동성 경제)’의 시대”라면서 “곧 환갑의 나이를 맞는 대성그룹은 변화의 시대에 새로운 창조와 도전을 위해 ‘CEM 경영’을 21세기 경영지표로 삼았다.”고 말했다.CEM이란 도전과 변화, 창조를 각각 의미하는 영어 단어의 이니셜 ‘C’와 경제를 뜻하는 ‘E’, 기동성을 나타내는 ‘M’에서 따왔다. 그는 또 그룹창립 50주년을 맞던 97년 그룹의 주력업종을 ‘CEM’라고 제시했다. 즉 에너지와 환경의 ‘E’, 투자의 ‘M’, 정보통신과 건설의 ‘C’다. 이에 대한 그의 설명이다.“에너지가 주력인 회사는 환경문제와 자연스럽게 직면하게 되고, 환경은 곧 건설사업과 연계된다. 건설은 인텔리전트 빌딩 등 첨단 정보통신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되고 이같은 모든 사업은 자금운용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즉 사업을 복잡하게 다각화하더라도 충분한 개연성이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말이다. 그룹의 핵심업종인 에너지 사업은 더욱 전문성을 갖추면서 환경·건설·정보통신 등 주력업종의 다각화를 통해 수익모델을 만들도록 했다. 김 회장은 “도시가스 사업은 리스크가 낮지만 순이익이 높지 않다.”면서 “돈은 ‘하이 리스크-하이 마진’ 사업을 통해 번다.”고 부연했다. 최근 그가 관심이 있는 에너지 사업은 두가지다. 인도네시아 사라와크 해상의 가스전에서 중국 상하이까지 바다속으로 4875㎞의 가스관을 설치하는 ‘AGG’사업이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전 완공을 목표로 아시아 6개국이 사업법인을 공동 설립하고, 대성 등이 지분 참여를 한다. 김 회장은 2002년 4월부터 법인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중국의 에너지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라면서 “직송 가스관이 만들어지면 중국 전역의 에너지 공급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그는 “내 꿈은 한국의 인천항까지 추가로 해저에 가스관을 설치해서 유조선이 해적들이 출몰하는 남중국해를 지날 필요가 없이, 가스관을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는 몽골의 고비사막에 태양광·풍력 복합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낮에는 태양광으로, 밤에는 풍력으로 사막의 지하수를 끌어올려 ‘고비사막의 녹화사업’도 한다는 계획이다. 주한몽골 명예영사이기도 한 그에게 몽골 정부는 든든한 후원자인 셈이다. 김 회장은 “주력인 핵심업종엔 무심한 채 전략업종의 다각화에만 몰두하면 핵심업종은 경쟁기업에 밀려 주저앉고, 전략업종마저 부실해진다.”면서 “미국의 펩시콜라가 코카콜라에 자꾸 밀리면서 콜라 외에 패스트푸드 등에 손을 댔다가 결국 콜라시장마저 거의 코카콜라에 내주고 만 것이 교훈”이라고 소개했다. ●국궁경영론과 주인 의식 김 회장은 ‘국궁 경영론’을 펼치기도 한다. 그는 “활시위를 팽팽히 당기는 것은 가장 좋은 발시의 기회를 만들기 위한 과정인데, 경영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에는 시장동향, 경쟁업체 현황, 목표점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김 회장은 수년전 어깨가 아파 한 은행장의 권유로 국궁을 시작한 뒤 지금은 마니아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췄다. 새벽 4시에 일어나면 화살없이 활시위를 당기는 체조를 한다. 요즘은 주변 사람들에게 국궁을 권하며 전파하는 일에도 재미를 느낀다. 김 회장은 ‘주인의식’ 경영론으로 이어간다. 즉 “사원들이 각자가 경영인이라고 마음을 먹게 되면 각자의 발전은 물론 덩달아 기업도 건강하게 발전한다.”고 했다. 그는 마음씨 좋게 보이는 인상만큼 직원들을 편하게 대해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순번을 정한 직원들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고 토론하는 일도 중요한 경영 일과중에 하나다. 최근엔 영화사업에도 일부 투자하고 있다. ■ 김영훈 회장은 김영훈 회장은 한국의 명문학교를 나와 미국 명문대에서 유학, 법학·경영학·신학·경제학 등 4개의 석사학위를 취득한 수재형 최고경영인(CEO)이다. 그리스신화, 인문학, 음악, 영화에도 취미 이상의 지식과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런 만큼 그의 경영지론은 철저한 분석을 통한 정확한 판단으로 투자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모아진다. 하지만 자신은 중국 고전에 등장하는 지장인 한신이나 용장 항우가 아닌 덕장인 유방이 되길 원한다. 그가 57년 역사의 대성을 연탄·도시가스 기업에서 에너지·환경·정보통신 등 복합형 기업으로서 정상에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김 회장은 한국도시가스협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문화산업특위 위원장, 주한몽골 명예영사, 한국능률협회 부회장, 사랑의 집짓기운동연합회 한국본부 이사 등도 함께 맡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한화 공격경영 펼 ‘젊은 인재’ 전면배치

    오랜 칩거에서 벗어난 김승연 한화 회장의 ‘경영 구상’이 세대 교체를 통한 친정체제 재편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은 1일 계열사 대표이사 3명과 구조조정본부장을 교체하고 팀장급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에 조창호 전 한화석유화학 PVC 부문장을, 한화S&C㈜ 대표이사에 박석희 전 한화증권 자산운용부문장을 각각 발령냈다. 또 ㈜대덕테크노밸리 대표이사에는 정승진 전 구조조정본부 총무팀장을 내정했으며,㈜한화 화약사업 총괄담당 임원으로 남영선 전 구조조정본부 홍보팀장을 선임했다.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에는 최웅진 전 한화미주법인장을, 총무팀장에 김남규 전 한화싱가포르법인장을, 지원팀장에 이선우 전 ㈜한화 화약 기획구매담당 임원을, 홍보팀장에는 최선목 전 홍보팀 상무를 각각 발령냈다. 이번 인사는 성장 엔진 발굴을 위해 ‘젊은 얼굴’들을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흐트러진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50대 초반의 핵심 상무급 임원을 발탁해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 앉히는 등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화측은 “‘국내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김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며 “10년 후 미래성장 사업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핵심인재를 발탁해 그룹 주요 CEO로 전진 배치함으로써 공격적 경영을 펼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인사에서는 처음으로 이공계 출신 임원과 해외 법인장 출신을 그룹의 주요 보직인 구조조정 본부장과 팀장으로 기용하는 등 인사폭은 크지 않았지만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십시일반·백기사 찾기…적대적 M&A 방어 백태

    십시일반·백기사 찾기…적대적 M&A 방어 백태

    ‘기업 사냥꾼에 맞설 방어 카드는 뭘까.’ 외국계 투기자본의 날카로운 ‘창’에 시달리는 국내 기업들이 ‘방패’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상장사 10곳 가운데 1개사가 이미 ‘먹잇감’으로 전락한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백기사(우호세력)’ 요청부터 계열사의 십시일반, 주주배당 확대, 대주주 지분 늘리기, 공동 경영에 이르기까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한 온갖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계열사들 측면지원 헤르메스 등 외국계 펀드의 먹잇감으로 노출된 삼성물산은 계열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삼성이 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 구하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형국이다. 삼성SDI는 최근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 주식 431만주(700억원)를 사들이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은 4.5%에서 7.4%로 늘어났다. 삼성전자도 삼성물산으로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예정지 토지 1726평을 1038억원에 매입키로 결의, 사실상 ‘실탄’을 지원했다. ●“경영 같이 합시다” 삼영 최평규 회장의 인수 선언으로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렸던 효성기계공업은 최근 공동 경영으로 적대적 M&A를 돌파했다. 최 회장과 효성기계 이경택 사장, 오토바이 헬멧 제조업체인 HJC 홍완기 회장은 공동 경영을 전제로 지분 경쟁을 중단했다. 이번 합의로 최 회장은 기존 경영진을 그대로 두는 대신 대주주로 남아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게 됐다. ●해외 우호지분 확보 소버린자산운용이 최태원 회장 ‘흔들기’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연된 SK㈜는 투명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에 힘입어 백기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SK㈜는 중국 등 해외의 전략적 파트너와 지분 교류 등을 통해 소버린의 공격을 봉쇄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해외 우호세력 확보가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SK㈜가 소버린의 임시주총 소집 요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배경에는 이런 자신감이 내재되어 있다.SK이사회는 5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소버린 임시주총 소집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골라LNG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대한해운도 그동안 우호적인 거래 관계를 맺어온 대우조선해양에 백기사를 요청했으며, 대우조선은 대한해운 자사주 75만 5870주를 매입했다.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현대상선도 자사주 12%를 홍콩계 펀드에 넘겨 우호세력의 폭을 넓혔다. ●대주주 ‘나홀로’ 대기업 오너가의 나홀로 지분 늘리기도 확산되고 있다. ㈜한화는 최근 자사주 262만주(3.4%)를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에게 매각하며 대주주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김 회장도 2002년 12.95%에 불과했던 ㈜한화에 대한 지분을 시장에서 꾸준히 매입해 지분율을 22.84%까지 끌어올렸다. 효성 조석래 회장의 세 아들인 조현준 부사장과 조현문 전무, 조현상 상무도 ㈜효성 지분을 늘리고 있다. 이들의 효성 지분은 현재 조 부사장이 7.07%, 조 전무 6.71%, 조 상무가 6.82%를 보유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다시 모인 ‘대우맨’ 명예 되찾나

    다시 모인 ‘대우맨’ 명예 되찾나

    최근들어 옛 대우그룹 출신 인사들의 모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99년 대우그룹 해체이후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고리로 삼삼오오 모이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대우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달 30일 포천 아도니시 골프장에서 그룹해체이후 처음으로 골프회동을 가졌다. 이동호 대우자판 사장이 차량 마케팅 차원에서 마련한 자리였지만 이날 모임에는 GM대우 닉 라일리사장을 비롯, 대우종기 양재신 사장, 대우일렉트로닉스 김충훈사장 등 19개 계열사 사장급 임원 24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또 대우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모임인 ‘우인회’의 활동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대우그룹 ‘전사’들이 조직적으로 ‘뭉치는’성격은 아니지만 뭔가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취지의 뜻이 담겨 있다고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과거 ‘환란의 주범’‘부실 기업’등으로 얼룩진 대우의 이미지가 아니라 외환위기 당시 ‘억울하게 희생’된 대우의 ‘한’을 내심 풀고 새롭게 ‘명예회복’을 하고 싶어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매각을 추진하던 대우종합기계가 두산중공업으로 ‘새주인’을 찾는 등 옛 대우그룹 계열사들이 성공적으로 구조조정 작업을 끝내고 있는 것과 시기가 맞물리고 있어 더욱 주목되고 있다. 최근 매각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옛 대우그룹 계열사는 대우종기와 대우정밀, 대우캐피탈, 대우건설 등 4개사이다. 이 가운데 대우종기는 이미 매각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대우정밀도 올해안에 매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놓고 대우그룹 출신 인사들은 “불과 4,5년안에 회사를 정상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대우그룹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였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그룹 출신 전직 임원은 “대우그룹이 해체된 것은 구조적인 부실 때문이 아니라 외환위기로 인해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에 봉착했던 것임이 이제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제 대우에 대해 새롭게 평가하는 작업을 해야 할 때가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퇴직한 이들이 아니라 현재 대우에서 일하는 이들이 대우의 명예를 되찾는데 나서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수출 역군으로 주목 받다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어려움을 겪었던 대우 인터내셔녈의 성공적인 워크아웃 졸업도 대우그룹 출신에게는 자랑거리다. 새로운 신흥 성장세력으로 뜨고 있는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처음으로 진출한 것도 과거 주(대우)였기 때문이다. 만약 그당시 대우그룹이 거미줄처럼 쳐놓은 ‘해외 네트워크’를 계속 살려 나갈 수 만 있었다면 지금 BRICs도 다 우리 기업의 안마당이 됐을 거라는 아쉬움을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우인회에서는 올 초 ‘세계경영포럼’을 결성, 한달에 한 번 모여 경제관련 토론을 벌이고 있다.‘세계경영’은 바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면서 던진 ‘화두’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한솔 조씨형제의 ‘스포츠 경영’

    [재계 인사이드] 한솔 조씨형제의 ‘스포츠 경영’

    한솔코리아오픈대회 결승전이 열린 지난달 3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를 보기 위해 밀려드는 관중들로 올림픽공원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국내 테니스팬들의 이같은 열기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무려 16년 만의 일이다. 한솔그룹 조씨형제의 ‘스포츠 경영’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침체된 국내 테니스계에 불씨를 지피고, 한국 여자골프의 중흥기를 마련한 주인공이 이들이기 때문이다. 조동길 한솔 회장은 단순한 후원을 넘어 ‘테니스 사랑’을 회사 경영에 접목시킬 정도다. 조 회장은 최근 한솔제지 대전공장 테니스 코트에서 8개 계열사 임직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한솔배 테니스대회를 열고 친목 도모에 나서기도 했다. 활기찬 회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직접 선수로 뛴 조 회장은 60여명의 참가자 가운데 3위에 오르며 만만찮은 실력을 뽐냈다. 조 회장은 ‘테니스보다 더 좋은 운동은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테니스 예찬론자. 조 회장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테니스와 인연을 맺은 뒤 30여년간 테니스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한솔 관계자는 “조 회장은 이번에 보여준 국내 팬들의 열기를 지속시키기 위해 한솔코리아오픈대회를 2006년에는 WTA투어 2급 대회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솔은 테니스뿐 아니라 계열사간 축구대회도 열어 스포츠를 통한 친선 도모를 꾀하고 있다. 조동만 전 부회장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의 6∼7대 회장을 역임하며 한국여자 골프의 중흥을 이끌었다. 조 전 부회장은 골프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여자골프대회를 지난해에는 18개까지 늘리기도 했다. 특히 한솔그룹에서 주관하는 한솔레이디스 오픈대회는 올해 6회째로 국내 여자골프 선수들의 등용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CJ·해찬들 경영권 분쟁

    “외환위기로 어려울 때 도와줬더니 이제 독자경영을 하고 싶나보네요.”(CJ) “4년간의 제휴 관계 동안 얻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해찬들) 지난 7월 해찬들이 CJ에 대해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내며 시작된 경영권 분쟁이 맞소송으로 번졌다. 그동안 해찬들과 얘기가 잘 돼 간다고 하던 CJ도 지난달 28일 소송을 낸 것이다. 현재 CJ는 해찬들의 주식 50%를 소유하고 있다.CJ는 지난 2000년 530여억원을 투자하여 지분을 인수, 해찬들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식품회사로서 오랜 경쟁관계에 있는 대상은 ‘청정원’이란 상표로 승승장구하고 있었으나,CJ는 마땅한 장류 생산시설이나 상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4년 제휴관계에 금이 간 계기는 CJ가 독자적으로 ‘다담’이란 상표로 장 제품을 홈쇼핑 등에서 팔면서부터. 해찬들측은 또 CJ가 동일상표를 등록, 중국진출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해찬들’과 비슷한 발음의 ‘호찬득’(好餐得)이란 상표를 사용키로 했으나 CJ가 먼저 ‘호찬득’을 등록해 버렸다는 것이다.CJ가 장류를 같이 생산하면 해찬들의 생존기반이 흔들린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CJ는 “경업(競業)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등의 해찬들 주장은 문제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해찬들의 대주주인 오정근 대표 등이 이사회 결의사항을 결의없이 집행하는 등 공동 경영권 보장 의무를 위반했다.”고 반박했다. 장류 생산시설이 없는 CJ는 원만한 합의를 통해 해찬들과의 제휴관계를 지속시키려는 생각이 있다. 기존 주주와 불필요한 마찰을 빚을 생각이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해찬들은 CJ에 판 주식을 다시 돈을 주고 사서라도 독자적인 기업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CJ의 주주간 협의를 통한 소송 해결 의사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해찬들측은 말했다. CJ와 해찬들의 경영권 분쟁은 결국 대주주인 오정근 대표와 이재현 CJ회장의 극적인 타결이 없는 한 법정을 통해 해결될 공산이 커보이며 매듭이 지어지기까지는 1년여 이상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전경련 ‘경제악법’ 지목

    전경련 ‘경제악법’ 지목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기국회에 상정된 법률 중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비롯한 13건을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으로 지목하고 대국회 로비에 나서 주목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최근 회원사에 배포한 ‘FKI 브리프’에서 “17대 국회 개원 이래 접수된 총 439건의 법률 가운데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히고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 등을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법안으로 지목했다. 전경련은 출자총액제한제 유지와 금융계열사 의결권 축소, 계좌추적권 재도입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비정규직 및 파견근로자 보호강화 등을 내용으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직업안정법 개정안 등의 노동관련 신설법안들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기업경영 환경과 신규 투자를 크게 악화시킬 수 있는 법안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또 “분양원가 공개를 규정한 주택법 개정안과 지방대학 졸업생 채용비율을 의무화한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 등도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이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지목한 법안 중에는 ▲고액 현금거래 보고를 의무화한 특정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분식회계 내부고발자 포상 및 보호를 규정한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 ▲환경관련 범죄 내부고발자에 대한 상금액을 1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린 환경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 ▲통풍방해 및 조망권 저해 등을 환경피해 유발 범주에 추가한 환경분쟁조정법 개정안 ▲신용불량자 취업 불이익 해소를 규정한 신용정보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이 포함돼 있다. 전경련이 반기업적인 것으로 지목한 법률 중 5건은 열린우리당 의원이 발의했으며,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각 3건, 정부 발의는 2건 등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측은 “국회 및 정부와 협의, 공청회, 여론형성 등을 통해 기업의 의견을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참여연대 등 일각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도외시한 채 특권만 달라는 주장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참여연대 이승희 경제개혁팀장은 “전경련이 지목한 법안을 들여다 보면 기업들이 분식회계와 환경 범죄를 계속 저지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면서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기업들의 근시안적인 자세와 아직도 구태의연한 경영 활동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佛하바스, 코래드 인수

    국내 10위권의 광고 대행사인 코래드는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6위의 광고그룹 하바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코래드는 내년 상반기까지 협상이 마무리되면 200억원의 외자가 유치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바스는 파리에 본사가 있으며 인텔, 까르푸, 루이뷔통 등을 광고주로 두고있다. 코래드의 대주주인 대우자동차판매와 유럽계 투자회사 GMH로부터 일정 지분을 인수, 경영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코래드마저 외국 기업에 넘어감에 따라 국내 순위 10위내 광고대행사 중 토종은 삼성 계열사인 제일기획, 롯데의 대홍기획, 두산의 오리콤밖에 남지 않게 됐다. 이로써 지난해 57%에 이른 외국계 광고회사 점유율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1981년 설립된 코래드는 외환위기때 모기업인 해태가 부도나자 2002년 대우자동차판매에 의해 인수됐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KDI·삼성 ‘공정법’ 공방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과 정부 경제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4대개혁 입법 못지않게 정치권과 재계에 파장이 큰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이다. 마침 소버린이 SK㈜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서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권 방어’가 화두로 떠오른 미묘한 시점이다. 최근 KDI 연구원 등 관계자들은 출자총액제한이나 재벌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제한에 대해 연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시민단체나 개혁적 성향의 대학교수가 아닌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의 ‘지원사격’은 공정거래법 개정의 핵심인 삼성을 겨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김우찬 교수는 최근 인터넷참여연대에 기고한 칼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제한으로 우리나라 모 간판기업(삼성전자)이 실질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노출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경쟁 원리상 의결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언제든지 이사회에서 축출될 위기에 처해 있는 지배주주는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이로 인해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인수가격이 올라 적대적 인수를 무산시킬 것이다.”고 설명했다. 금융계열사 의결권 부활 등 시장원리에 반하는 제도적 장치보다 주주가치 경영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하다는 논리다. 김 교수는 적대적 M&A의 위협이 없으면 지배주주나 경영자는 기업을 방만하게 운영하거나 본인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중이 높더라도 외국인 주주들이 연합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적대적 M&A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공정위 등의 주장에서 한발 더 나간 것이다. 지난 25일 열린 공정거래법 개정안 공청회에서는 KDI 임원혁 연구위원이 “(금융계열사 의결권 인정으로)기존 대주주를 보호해주는 것이 기업의 경영효율을 제고하고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면서 “경영권 방어의 근본적인 해법은 기업가치의 제고이기 때문에 재벌은 경영형태를 바꿔야 한다.”고 정부안을 지지했다. KDI와 삼성 등 재계의 신경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공정위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만 해도 정부측은 “출총제가 폐지됐던 1998∼2000년 재벌들이 투자보다는 계열사 장악에만 주력했다.”는 KDI 보고서 등을 근거로 맞서고 있다. 소유지배괴리도(지배주주가 실제 지분에 비해 얼마나 의결권을 행사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에 대해서도 KDI와 삼성경제연구소가 상반된 보고서를 내놓으며 대결을 벌인 바 있다. 한편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의 직격탄을 맞는 삼성측은 “적대적 M&A 위협에 노출되는 순간 그룹의 투자·연구개발 여력 등이 경영권 방어에 몰려 기업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며 KDI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상묵 삼성금융연구소 상무도 25일 공정거래법 공청회에서 “금융계열사 의결권이 15%로 제한될 경우 삼성전자의 경영권 방어 수단은 현실적으로 전무하게 된다.”면서 “적대적 M&A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강한 불만을 털어놨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공직문화를 바꾸자] ② 회의로 날샌다

    [공직문화를 바꾸자] ② 회의로 날샌다

    김대중 정권 시절인 2000년 7월12일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자치부가 발송한 문건 하나가 전달됐다.‘일하는 방식 개선지침(행자부 능률 12306-366)’이다. 지금처럼 당시 정부도 “공직사회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며 행정개혁의 기치를 높이 쳐들었을 때다. 지침에는 ‘회의 효율화’가 주요 아이템 가운데 하나로 적시돼 있다. 행정개혁의 주요 대상으로 비효율·비능률적인 공무원의 회의문화가 도마에 올랐던 것이다. 그로부터 정확히 만 4년 뒤인 지난 7월12일. 행자부는 같은 제목의 문건을 또다시 내려보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회의문화 개선’이 강조됐다.▲불필요한 회의감축 ▲회의시간 30분 이내로 단축 ▲유사·중복회의 통폐합 ▲원격영상·인터넷화상회의시스템 활성화 ▲회의 사전예고제 도입 등 내용도 4년 전의 것과 엇비슷하다. 정권이 바뀌어도,4년이란 시간이 흘렀어도 공직사회의 회의문화는 여전히 비효율·비생산성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회의가 되레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정부대전청사에는 언제부터인지 ‘월요일 불문율’이 생겨났다. 과장급 이상 공무원과 월요일에는 점심 약속을 잡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청장주재 간부회의부터 이런저런 회의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내년에 공사(公社)로 전환되는 철도청은 요즘 ‘회의천국’이다. 간부 A씨는 “점심시간을 빼고는 퇴근 때까지 거의 온종일 회의가 멈추지 않는 날도 있다. 이런 날은 머리가 아파 차라리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의가 생산성을 제고하기는커녕 오히려 이에 역행하는 경우다. 원격영상·인터넷화상회의시스템도 구축돼 있지만 활용도는 형편없다. 경제부처의 한 지방청장은 “기관장이 주재하는 간부회의에 참석하려면 (지방청장들이)곳곳에서 새벽부터 이동해 불과 몇시간 회의하고 밥먹고 돌아가는데, 그러면 하루가 그냥 지나간다. 화상회의시스템은 언제 써먹을 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회의를 위한 회의’ 소집 관행도 여전하다. 실국장들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장관이나 차관주재 간부회의가 끝난 뒤 소속 과장들을 불러모아 관성적으로 ‘전달회의’를 갖는가 하면, 별다른 내용이 없어도 매일 출근 후 조회(朝會), 퇴근전 석회(夕會)를 고집하기도 한다. 늘어지는 회의시간, 알맹이 없는 부처간 회의도 마찬가지. 과천정부청사의 B국장은 “장관이 주재하는 간부회의가 보통 2시간은 넘게 진행되는데 이건 정말 비효율적이다.1시간이 넘어가면 참석자들은 지치기 마련”이라고 불평했다. 부총리급 부처의 C국장은 “내부회의는 별로 없는데 부처간 각종 정책조정회의가 쉴 새 없이 열리는 게 문제”라면서 “실효성이 없다 보니 내부 간부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푸념했다. ●변화의 조짐들 이런 회의문화는 이미 공무원들의 뼛속 깊이 스며든 상태다. 민간에 있다 개방형으로 공직에 들어온 중앙부처 C국장은 최근 매일 열리던 아침회의를 ‘주 2회’로 줄이려 했으나 과장들이 말렸다고 한다.“그러면 불안하니까 1주일에 세 번은 (얼굴을)봐야 한다.”는 반응이었다. 가히 ‘회의중독’ 증상이라 할 법하다. 그는 “(공직에 들어와보니)회의는 많지만 알맹이가 없어 참석자들이 노닥거리며 보낼 때가 많더라.”고 꼬집었다. 그렇다고 변화의 조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행정개혁 주무부처인 행자부는 요즘 회의문화를 개선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장관주재 실국장 회의를 반으로 줄이는가 하면(월 4→2회), 구태의연한 석회도 없앴다. 단순 전달형 회의는 이메일로 대체하고 ‘회의시간 예고제’와 ‘과별 일일회의는 10분 이내’ 원칙을 도입했다. 권오룡 행자부 차관은 매주 2차례씩, 한번에 2시간씩 진행되던 간부회의를 30분 이내로 확 줄였다. 참석자들이 늦거나,‘눈치없이’ 시간을 잡아먹는 간부가 있어도 아랑곳않고 무조건 30분 회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권 차관은 “때로는 내 할 말을 못하고 회의가 끝나 속상할 때도 있지만 참석자들이 스스로 깨달아 새로운 회의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 박승기기자 unopark@seoul.co.kr ■ 국조실회의 40%가 업무보고… 행정낭비 심해 잦은 회의, 관행적 회의는 결국 예산과 행정력의 낭비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국무조정실이 지난 5∼6월 사이 4주동안 개최한 회의 가운데 183건에 대한 회의 실태분석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회의 목적에 따라 분류해 보니, 국조실 본연의 업무인 ‘업무조정’과 ‘대책입안’을 위한 회의는 183건 가운데 24건씩 48건(26%)에 그쳤다. 나머지 회의는 ‘업무보고(51건)’를 비롯,‘정보교환(29건)’ ‘업무지시(28건)’ 등이다. 상대적으로 비생산적인 회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국조실의 자체평가다. 회의 소요시간은 1시간 이내(51%)와 1시간 초과(49%)가 엇비슷했다.2시간 이상 이어진 ‘마라톤 회의’도 20건(11%)이나 됐다. 특히 회의의 목적이 업무보고인 경우 그 회의의 절반가량이 1시간30분 이상 걸렸다.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회의에 시간을 더 많이 쓴 것이다. 직급별 회의 참석 현황도 개선될 여지를 남겼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과 수석조정관(차관급),1급 간부들이 각각 50여차례씩 회의에 참석했다.“상위직급자의 회의 참석 횟수가 많아 자료작성 등 회의준비에 따른 실무자들의 업무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특히 핵심관리자(2∼3급)가 참석하는 회의의 40%가량이 업무보고 회의인 것으로 집계돼 행정낭비의 주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회의에 든 비용도 추정이 가능하다.‘직급별로 1시간당 행정경비를 산출해 참석자별로 회의시간을 곱하는 방식’이 통용되고 있다. 행정경비는 직급별 인건비(급여+상여+연월차수당+차량·사무실유지비+공공인건비 등)를 근무시간으로 나눈 값. 이에 따르면 국조실은 183건 회의에 총 295시간을 썼는데 회의비용은 6억 7044만 2000원이다. 이 중 업무보고 회의에 쓰인 비용이 4억 8269만원으로 전체의 72%나 차지했다. 고위직들이 많이 참석하는데다 다른 회의보다 회의시간도 긴 요인이 반영된 것. 회의의 실효성 측면에서 세금을 효율적으로 썼다고 보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면 최근 불필요한 회의를 줄인 행자부의 조치는 행정비용을 얼마나 줄였을까. 허성관 장관이 주재하는 간부회의 감소(월 4→2회)는 매월 3780만원, 실국장들이 주재하는 저녁회의(30분가량) 폐지는 월 4억 100만원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SK텔레콤 29분 지나면 “회의 끝” 알람 울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의 SK텔레콤 회의실에는 테이블마다 하얀 시계가 놓여있다. 이른바 ‘2949 시계’로 회의 시작뒤 29분이나 49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알람이 울려 회의를 빨리 마치도록 종용한다. SK텔레콤이 ‘신가치경영’의 일환으로 도입한 2949시계는 팀장급이면 보통 하루 3∼4개를 소화해야 하는 회의시간을 대폭 줄이는데 성공했다. 요즘은 굳이 2949시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회의가 빨리 끝난다. 하나로텔레콤은 그동안 1회의실·2회의실 식으로 획일적으로 불러오던 30여개의 본사 및 지사 회의실의 명칭을 각각 괌, 몰디브, 파타야, 푸켓 등 세계적인 휴양지 이름으로 바꿨다. 내·외부 인테리어도 휴양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롭게 단장했다. 자명종을 각 회의실마다 설치해 회의가 늘어지는 것도 방지했다. ‘삼성처럼 회의하라.’는 책이 등장할 정도로 삼성의 회의문화도 스피드와 효율을 강조한다. 다만 스피드와 효율을 끌어내기 위해 별도의 ‘형식파괴’를 정해놓고 있지는 않다. 삼성도 93년 신경영 선포 때만 해도 ‘3·3·7원칙’이라는 새로운 회의문화를 계열사에 전파했다.337은 꼭 필요한 회의를 최대한 간소하게 하고 다른 회의와 통합하는 3가지 사고와 회의없는 날을 지정하며, 회의시간은 1시간, 기록은 한 장으로 정리하는 3가지 원칙에다, 시간엄수, 회의경비 명시, 참석자 최소화, 목적 구분, 자료 사전배포, 전원 발언, 결정사항만 기록 등 7가지 지침을 뜻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의 주재자의 스타일에 따라 스탠딩 미팅이나 햄버거 회의, 부하직원부터 의견내기 등 다양한 회의형식을 빌리기도 하지만 형식을 파괴하는데 얽매이지도 않는다.”면서 “중요한 건 형식이 아니라 회의참가자들의 충분한 준비와 활발한 논의”라고 말했다. LG전자도 회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회사차원의 지침은 따로 없지만 회의의 성격과 주재자의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주로 이메일로 회의를 대신하는 CDMA단말사업부 소프트웨어 개발실은 메일 제목에 ★(중요 이슈), (아이디어 논의) 등 독특한 아이콘을 달아 팀원들이 회의주제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사업장이 서울, 평택, 오산, 청주, 구미에 흩어져 있는 디지털미디어·디스플레이사업본부는 지난 3월부터 메신저 회의를 시작했다. 이밖에 ‘자명종 회의’,‘왈츠가 흐르는 회의실’ 등 사업부별로 회의 아이디어 경쟁이 치열하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대기업 ‘숨은 실세’ 재무통 뜬다

    대기업 ‘숨은 실세’ 재무통 뜬다

    ‘숨어있는 이들을 주목하라.’ 삼성,LG, 현대차,SK 등 국내 굴지의 재벌그룹은 누가 움직일까. 총수인 이건희·구본무·정몽구·최태원 회장에 이어 이학수·강유식·김동진 부회장 등 공식 실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물밑에서 이들을 보좌하는 ‘숨은 일꾼’들의 비중도 만만찮다. 이들은 외부에 노출되기를 꺼리는 이른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사람들이다. 과거 비서실, 기획조정실 시절만 해도 기획파트가 실세였다면 요즘은 재무파트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현대차 이정대 재경본부장(부사장)과 기아차 구태환 재경본부장(부사장)의 ‘행보’는 조용하기만 하다. 현대차 그룹의 큰 외부행사에 얼굴을 비추기는 하지만 늘 눈에 띄지 않도록 몸을 낮춘다. 현대차그룹의 ‘돈’을 만지는 재경본부장 자리는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래저래 힘이 실리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어떤 자리보다 정몽구 회장의 ‘신뢰’가 없으면 도저히 맡을 수 없는 자리다.“아무리 두뇌회전이 빨라도 성실하고 믿음이 없으면 절대로 갈 수 없는 자리가 재경본부장”이라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분위기다. 이들 두 사람은 모두 과거 정 회장이 이끌던 현대정공 출신에다 48세로 동갑내기다. 또 재경 관련 파트에서 잔뼈가 굵은 ‘재경통’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재경본부장 산하 경영관리실장을 지낸 현대차 이 부사장은 지난해 4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그해 10월 재경본부장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기아차 구 부사장은 지난 2002년 8월부터 재경본부장(전무)으로 있다가 지난해 4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유정준 SK㈜ R&I 부문장(전무)은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 실세로 알려지고 있다. 그의 행보에 따라 ‘SK호’의 향후 사업 방향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유 전무가 올 초 재무담당 임원(CFO)에서 R&I 부문장으로 옮겨가자 재계 안팎에서는 SK가 해외 자원사업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 최 회장의 글로벌경영 강화 차원에서 진행된 중국사업 확대에도 유 전무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그는 28일 출범하는 SK㈜의 중국지주회사 법인장을 겸직, 중국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유 전무에 대한 최 회장의 신임은 ‘미국 인연’뿐 아니라 지난해 ‘소버린 사태’를 거치면서 더욱 두터워졌다는 후문이다. 워낙 유명한 사장들이 많은 삼성그룹의 살림은 최광해 재무팀장(부사장)이 맡고 있다. 4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구조조정본부’를 운영중인 삼성 구조본은 이건희 회장-이학수 부회장(본부장)-김인주 사장(차장)에 이어 재무팀, 홍보팀, 인사팀, 기획팀, 경영진단팀, 법무실, 비서팀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팀이 중요하지만 팀원 50여명으로 구조본 전체인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재무팀은 올해 120조원에 달하는 그룹 매출과 19조 3000억원으로 늘어난 투자계획 등을 총괄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그룹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금운용도 재무팀장 소관으로 알려졌다. 최 부사장은 줄곧 그룹 재무팀에서 일한 ‘재무통’으로 올초 재무팀장을 맡고 있던 김인주 사장이 구조본 차장으로 영전하면서 자리를 물려받았다. 지난해까지 삼성그룹 지배구도의 핵심고리인 삼성에버랜드 감사를 역임한 사실도 눈길을 끈다. LG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으로 그룹의 ‘통제’기능이 많이 약해졌지만 지난 3월 ㈜LG 재경팀장으로 발탁된 정도현 상무가 주목 대상이다. 재무담당이었던 조석제 부사장이 LG화학 CFO로 자리를 옮기면서 ‘곳간열쇠’를 이어받았다.LG는 삼성과 달리 그룹 재경팀이 계열사 경영·투자계획 등을 직접 관장하지는 않지만 2∼3개 계열사가 얽혀 있는 투자계획 등은 ㈜LG 재경팀과 조율을 거친다. 현안 과제인 그룹 계열분리를 위한 대주주간 지분정리에도 재경팀이 빠지지 않는다. 정 상무는 83년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뒤 LG상사 LA지사 부장, 비서실 재무팀 부장, 구조조정본부 사업조정팀 등을 거쳤다. 최광숙 류길상 김경두기자 ukelvin@seoul.co.kr
  • 이건희회장, 전경련 차기회장에 사실상 추대

    이건희회장, 전경련 차기회장에 사실상 추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차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사실상 추대됐다. 전경련 강신호 회장은 25일 저녁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2월 총회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기 위해 회장직을 곧 그만둘 것”이라며 “재계의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재계 실세인 이 회장이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선출돼야 한다는 것이 현 회장단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의 이날 발언은 현 전경련 회장단 사이에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한 의견 조율이 이미 끝났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 회장도 그동안 자신에 대한 재계의 추대 분위기가 무르익을 경우 전경련 회장직을 고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강 회장은 회견에서 “그동안 건강문제로 전경련 회장직을 고사했던 이 회장에게 차기 회장을 맡아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면서 “LG 구본무 회장과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에게도 회장직을 요청했지만 두 사람은 전경련 회장으로서 대외활동이 부담스럽다며 고사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나는)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장직에 올랐지만 경험에 비춰볼 때 실세 회장이 재계를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느꼈다.”면서 “그간 삼성 이 회장의 고사 이유가 해소된 만큼 내년부터는 이 회장이 회장직을 맡는 것이 순리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11월 손길승 전 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뒤, 올 2월 손 전 회장의 잔여 임기(1년)만 채우기로 하고 회장에 취임했다. 강 회장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신행정수도 건설이 사실상 무산된 것과 관련,“실망하는 충청권 국민들에게 기업도시를 통해 희망을 주는 것 밖에는 대안이 없다.”면서 기업도시 활성화를 통해 문제를 풀 것을 제안했다. 그는 “재계가 기업도시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돈이 벌리면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각종 혜택을 통해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불만도 잇따랐다. 강 회장은 “법이 아무리 좋아도 경제활동에 지장이 있으면 재고돼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출자총액 제한과 금융계열사 의결권 축소 등 현안에 양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명관 부회장은 “출자와 투자가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은 20세기 기업에서나 가능한 것”이라며 “실물경제를 잘 아는 기업인들이 이야기를 하면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자기 주장만 맞다고 우기니 답답할 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서민금융 CEO 외부수혈 러시

    은행권의 최고경영자(CEO) 판도가 외국계 금융기관 출신 중심으로 바뀐 가운데 서민 금융회사인 저축은행이나 대금업체에도 경영자의 ‘외부 수혈’ 바람이 불고 있다. 한솔상호저축은행은 지난 5일 재미교포 로버트 오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오씨는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자산운용회사인 리만브러더스와 퍼스트 하와이언 뱅크에서 근무했다. 부산의 우리상호저축은행도 지난달 씨티은행 지배인과 홍콩상하이은행(HSBC) 지점장을 역임한 최대흠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이른바 ‘제도 금융권’ 출신 경영자들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대부업계 1위인 APLO파이낸셜 그룹은 25일 계열사인 예스캐피탈㈜ 신임대표로 제일은행 기업영업 홍덕의 본부장을 선임했다.APLO는 지난 5월에도 양석승 전 신한은행 부행장을 부회장으로 전격 영입했었다. 한신저축은행은 조흥은행 부행장을 역임한 박내순씨가 대표이사 겸 사장을 맡고 있다. 인천 에이스상호저축은행도 한미은행 상무와 축협중앙회 신용사업 담당 부회장 등을 역임한 황정환씨가 이끌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사 등의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저축은행간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저축은행들이 생존을 위해 유수의 금융기관 출신의 경영자를 앞다퉈 모셔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삼성 “정보화 인프라 업그레이드”

    삼성이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IT심포지엄’을 통해 그룹 차원에서 정보화 인프라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 경기도 분당의 삼성SDS 사옥에는 삼성BP(Best Practice) 사무국이 신설돼 정보화 우수사례를 발굴, 홍보하고 관계사에 효율적인 정보화 시스템이 구축되도록 지원한다. 25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 26개 계열사들은 26∼27일 이틀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SDS 멀티캠퍼스에서 그룹 최고정보책임자(CIO)인 삼성SDS 김인 사장을 비롯한 계열사 CIO 등 1000여명의 임직원이 참가한 가운데 ‘성공적 정보화 사례의 발굴과 확산을 위한 삼성 IT 심포지엄’을 처음 개최한다. 삼성SDS는 31개 관계사에서 총 71개의 정보화 우수사례를 접수한 후 예심을 통해 ‘경영정보’‘생산개발’‘고객품질’‘협업체계’ 등 26개사 42개의 우수사례를 선정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매킨지,IBM,HP 등 글로벌 IT 서비스 업체들도 참여,IT산업의 미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정보화 인프라는 무형의 자산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활동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며 “특정 계열사 주도가 아닌 그룹 공동의 정보화 인프라 업그레이드를 통해 글로벌 기업의 기반을 확실히 다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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