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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열도 ‘호리에 광풍’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보수 우익언론의 상징인 후지산케이그룹을 삼키려는 신흥 인터넷기업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32) 사장이 ‘호리에몬 신드롬’을 급속히 확산시키고 있다. 호리에몬이란 그의 한자이름에서 ‘貴’자를 빼고 부르는 것으로 애니메이션 ‘도라에몬’ 등에 비유한 표현이다. 경주마인 그의 애마(愛馬) 이름도 호리에몬이다. 지난 11일 도쿄지방법원이 라이브도어의 신주 인수권 발행 가처분금지 신청을 인정한 이후 호리에몬 신드롬은 광풍으로 변하는 조짐이다. 호리에를 응원하는 노래가 방송을 타고, 후지TV를 제외한 민영TV, 신문과 잡지는 온통 호리에 특집을 다루고 있다. ●‘오다 노부나가’ 400년만에 부활 일본 언론과 여론은 호리에 사장을 일본 통일의 기틀을 다진 오다 노부나가(1534∼1582)에 비유한다.‘창조적 파괴자’였던 오다가 400여년만에 부활, 정체된 일본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한다는 것이다. 언론들은 그를 풍운아 오다에 비유하며 후지TV의 히에다 히사시 회장은 오다와 맞서다 침몰했던 전국시대의 ‘다케다 신켄’에 비유한다.“저급한 머니게임으로 일본 자본주의를 병들게 한다.”는 비판론은 급격히 잠복했다. 호리에는 도쿄대 문학부에서 휴학과 복학을 거듭하면서 벤처기업 활동을 하다 6년여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벤처사업에 뛰어든 야심찬 젊은 사업가이다.‘스피드 경영’을 핵심 경영이념으로 하고 있다. 한국의 오마이뉴스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현재 하루 5000여통의 이메일을 통해 업무를 처리한다.‘100억엔 버는 방법’‘돈 잘버는 사람’ 등 그의 저서는 베스트셀러다. 그는 1000명이 넘는 사원들에게 이메일로 업무보고를 받고, 지시한다. 이렇게 해서 불필요한 회의를 99%나 줄였다는 것이다. ●외국특파원도 매료시킨 호리에몬 호리에는 지난 3일 일본 외국특파원협회 주최 강연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확 바꿔버렸다. 내외신 기자 330여명이 참석한 강연에서 그는 “방송과 인터넷의 융합 속도가 늦어져 어느정도 무리한 수법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선 배경을 설명한 뒤 “인터넷과 기존 미디어, 금융의 복합 기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당찬 포부를 밝혀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강연 후 일본 신문들이 “그런 매력적인 사람이 세계무대에 나오면 일본의 평판은 바뀐다.”거나 호리에 사장과 히에다 회장의 니혼방송 인수전을 ‘올드재팬과 뉴재팬간의 싸움’이라는 등 특파원들의 시각을 전하면서 여론은 급반전됐다. 기득권에 연연하는 나카다초(일본 정가)에 새 바람을 일으킬 인물이란 평가도 적지 않다. 한 전직 총리도 최근 “기성 권위에 대한 도전정신을 평가한다.”고 호리에를 긍정평가했다. 닛케이신문은 13일 도쿄지법의 결정에 대해 일본 기업경영자나 시장관계자 대부분(70% 정도)이 “타당했다.”고 응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호리에에게 경계감이 강했던 기업인들도 그의 행보를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산케이는 보수우익 이념 버려라 호리에의 앞날은 유동적이지만, 그전보다는 유리한 국면을 맞은 것만은 분명하다. 그동안 완고한 태도를 고집했던 히에다 후지TV 회장이 12일 새벽 “담당 임원이 만나서 대화할 여지가 있다. 사업메리트가 생기면 제휴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처음으로 제휴 가능성을 언급할 정도다. 또 니혼방송이 지법 결정에 불복, 이의신청을 하면서 신주 인수권 발행 예정일인 24일 전에 상급심의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 고법, 최고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그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후지산케이측이 겉으론 제휴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니혼방송의 큰 수익원인 포니캬니온 등 계열사를 떼어내는 반격성 ‘초토작전’을 전개할 수도 있다. 호리에가 계획대로 니혼방송 등 후지산케이그룹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 일본 보수우익 언론에도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호리에는 후지산케이의 보수우익 이념은 “돈이 안 된다.”면서 극우세력의 대변지인 산케이신문을 순수 경제지로 바꾸고 로이터나 블룸버그 같은 경제뉴스전문 통신사 구상도 밝혔다. 일본에서는 좀처럼 뿌리내리지 못하는 무가지의 창간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왜곡된 역사교과서로 물의를 빚고 있는 후지산케이그룹의 후소샤는 엔터테인먼트 잡지 발행에 주력하도록 한다는 구상도 밝히며 기득권 세력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상태다. taei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보는 이마다 다르겠지만 현대를 삼성보다 앞세우는 사람들은 현대의 창업 정신을 강조한다. 현대는 남이 일궈놓은 기업을 인수하기보다는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주춧돌을 올렸다. 건설이 그랬고, 자동차가 그랬으며, 중공업이 그랬다.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은 이를 평생의 긍지요, 자랑으로 여겼다.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끌려가서도 “사정상 어쩔 수 없었던 인천제철만 제외하고는 어느 하나 내 손으로 말뚝을 박고 길을 닦아 시작하지 않은 공장이 없다.”며 기업 강제 통·폐합에 맞섰을 정도였다. 1947년 5월25일 서울 중구 초동의 허름한 자동차 수리공장 한 귀퉁이에 ‘현대토건사’라는 간판을 내건 지 60여년. 삼성보다 10년 가까이 늦은 출발이었지만 현대는 이내 1위 기업으로 우뚝 섰고,‘경영권 다툼’이 일어났던 2000년까지 그 지위는 차돌만큼이나 단단했다. 이때 현대그룹의 자산규모가 87조여원. 계열사 수만 40개가 넘었다. 비록 그룹이 쪼개지면서 외형상의 규모가 작아지고 재계 서열은 떨어졌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전화위복’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현대차그룹), 유통(현대백화점), 해운·제조(현대그룹), 조선(현대중공업), 금융(현대해상·현대기업금융) 등 각자 전문그룹의 길로 나서면서 경쟁력은 더 강화되고 동반 부실의 위험은 현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른 그룹들이 이제서야 계열분리 등으로 홍역을 앓는 동안 현대의 대표주자들은 세계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KCC, 한라, 성우 등 창업주의 형제들이 이끄는 그룹들도 각자 독자영역을 굳혀가고 있다. 언뜻 봐도 느껴질 만큼 현대에 뿌리를 대고 있는 기업들은 유난히 굴뚝업종이 많다. 고용된 인원과 딸린 부품·협력업체가 많다는 얘기다. 국민경제 기여도로 따지면 현대가 여전히 1위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또 한 가지, 현대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현대정신’이다. 현대에는 일단 해보자며 덤비는 정신, 밀어붙이는 힘이 있다. 때로는 비합리성을 낳기도 하지만 현대맨들은 이를 “맨바닥에서부터 기업을 일군 현대만의 저력”이라고 자부한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이를 “진정한 기업가(起業家) 정신”이라고 불렀다. 제각각 ‘마이 웨이’를 걷고 있는 오늘날의 현대가를 묶는 보이지 않는 끈이기도 하다. ●담(淡)한 혼맥… 후한 연애결혼 다른 재벌가에 비해 현대의 혼맥은 의외로 소박하다. 낭만을 즐겼던 고 정 회장이 자식들의 연애에도 너그러웠던 영향이 가장 크다.‘왕 회장’이라는 별칭으로 더 자주 불렸던 그 자신, 강원도 통천의 평범한 고향처녀(변중석)와 결혼해 평생을 함께했다. 슬하에 9남매(8남1녀)를 두고 동생이 일곱(한명은 어려서 사망)이나 됐지만 눈에 띄는 혼사는 손가락을 꼽는다. 직계가족 중에 굳이 꼽자면 다섯째아들 고 몽헌(MH)씨와 여섯째아들 몽준(MJ)씨를 들 수 있다. 몽헌씨는 신한해운 현영원 회장의 딸 정은씨와, 몽준씨는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막내딸 영명씨와 각각 결혼했다. 오랜 세월 재계를 주름잡았던 현대의 위상에 견줘 혼맥이 조촐한 데는 창업주의 성공과정과도 무관치 않다.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부두 막노동꾼을 거쳐 대기업 총수에 오른 그는 살아생전 “세상에 공짜란 없다.”며 담(淡)한 마음을 갖자고 입버릇처럼 강조하곤 했다. 권력이나 부(富)를 결코 싫어하지 않았지만 굳이 혼사줄까지 대가며 공짜를 탐할 이유 또한 없었던 것이다. 정략결혼의 흔적이 적은 대신에 유난히 많은 손(孫)과 맞닥뜨리는 게 현대라는 집안이다. 이런 현대가 대(代)를 건너뛰면서 LG, 롯데, 한진, 이건, 비비안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과 사돈을 맺은 점은 흥미롭다. 현대가의 2세들이 ‘몽(夢)’자 돌림이라면 3세들은 딸이 ‘이(伊)’, 아들은 ‘선(宣)’자 돌림을 쓴다.4세는 ‘진’자(딸),‘창’자(아들) 돌림이다. ■ 현대의 핵심축 아들들 ●장남 몽필… 쌍용가와 인연 큰아들 몽필씨는 나이 50도 안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국영 적자기업 인천제철을 인수해 정상화에 여념이 없던 1982년 4월 어느날,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고속도로에서 그가 탄 승용차가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이 때가 마흔아홉살. 수도여대 출신의 부인 이양자씨와 두 딸 은희·유희씨는 망연자실했다. 몽필씨가 떠난 지 한달 뒤, 정주영 회장은 동서산업 공장장이던 이영복씨를 사장으로 파격 승진시켰다. 이씨는 몽필씨의 처남, 즉 이양자씨의 친동생. 졸지에 가장을 잃은 장남 가족에 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이양자씨마저 91년 위암으로 눈을 감고 말았다. 큰딸 은희씨는 최근 미국에서 귀국했다. 둘째딸 유희씨는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장남 지용씨와 결혼해 두 아들(진석·진하)을 두었다. 지용씨는 현재 용평리조트 상무를 맡고 있다. ●2남 몽구… 글로벌 현대차그룹 리더 몽필씨의 죽음으로 사실상 집안의 장남 역할을 도맡아 한 이는 둘째아들 몽구(MK)씨였다. 유희씨가 결혼할 때 부모 역할을 대신 한 사람도 몽구씨 부부였다.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 시절,‘갤로퍼 신화’를 만들어낸 그는 기아차마저 인수해 지금의 현대·기아차 그룹을 이끌고 있다.2000년 자동차전문 그룹으로 출범한 지 몇 년도 안돼 그룹을 세계 6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출범 당시 10개였던 계열사 수는 28개로 불어났다. 그룹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85조원.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소비자 보고서(컨슈머 리포트)’는 최근 현대차의 뉴쏘나타를 세계에서 가장 결함이 적은 차로 선정했다. 갤로퍼 신화 때부터 MK가 강조해온 ‘품질 경영’의 힘이다. MK는 평범한 집안의 딸 이정화씨와 결혼해 3녀1남을 두었다. 큰딸 성이씨는 저명한 정형외과 의사이자 영훈의료재단을 설립한 고 선호영 박사의 아들 두훈씨와 결혼했다. 둘째딸 명이씨는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 태영씨와, 셋째딸 윤이씨는 미국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신성재씨와 결혼했다. 둘째사위와 셋째사위는 그룹 계열사인 현대카드·캐피탈 사장, 현대하이스코 사장을 각각 맡고 있다. 막내이자 외아들인 의선씨는 지난 11일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내 직함은 현대·기아차기획총괄본부 담당 사장으로 기아차의 기획, 재무, 수출, 연구·개발(R&D) 등 핵심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일찍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부인은 정도원 강원산업 부회장의 큰딸 지선씨다. ●3남 몽근… 소리없이 유통명가 키워 셋째아들 몽근씨는 일찌감치 유통을 넘겨받아 현대백화점 그룹을 이끌고 있다.‘빅3’(MK·MH·MJ)에 가려 조명은 덜 받았지만, 묵묵히 외길을 걸으면서 소리없이 유통 명가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현대백화점, 현대H&S(非 백화점 계열), 현대홈쇼핑 등 주력 계열사를 토대로 지난해 5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문 최고경영자(CEO)들이 소신있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면서도 거의 매일같이 매장을 둘러봐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바로 위 형 몽구씨와는 고등학교(경복고)-대학교(한양대) 동문인 데다 선굵은 외모까지 비슷하다. 옛 현대그룹에서 고문을 지낸 우호식씨의 딸 경숙씨가 부인이다. 두 아들은 각각 부회장, 기획담당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큰아들 지선씨는 고 황산덕 전 법무장관의 손녀인 서림씨와 결혼했다. 둘째아들 교선씨는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대원강업 허재철 부회장의 큰딸 승원씨와 지난해 말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교선씨의 결혼식에는 큰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집안 어른들이 대거 참석해 모처럼 우애를 다지기도 했다. 현대가는 한때 딸만 남기고 떠난 몽필씨의 대를 잇기 위해 지선씨를 양자로 입양하는 방안을 의논했었다. 유교식 법도대로라면 바로 아래 동생인 몽구씨의 아들을 입양해야 했으나 의선씨가 외아들인 탓에 지선씨가 선택된 것.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 입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주영 회장의 장례식때 의선씨가 ‘종손’ 자격으로 고인의 영정을 든 것은 이 때문이었다. ●외사위 희영… 천마산스키장 운영, 이건·비비안과 사돈 현대가는 자손이 많은데도 딸은 귀한 편이다. 외동딸 경희씨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재원. 그러나 바깥 활동은 없다. 대신 남편(정희영)이 선진종합㈜ 회장이다. 공교롭게 고 정주영 회장의 여동생 희영씨와 이름이 똑같다.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1965년 현대건설 공채로 입사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입사 동기다. 조선 수주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 창업주의 눈에 들어 사위가 됐다. 정주영 회장은 딸 경희씨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자 희영씨를 도쿄법인 이사로 발령내 자연스러운 교제를 유도했다고 한다. 이후 희영씨는 조그만 해운회사(선진해운) 하나를 갖고 독립, 장인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천마산 스키장은 오롯이 그가 독립해 만든 회사다. 외아들 재윤씨가 선진종합㈜ 상무다. 두 딸은 각각 이건그룹과 비비안그룹으로 시집갔다. 큰딸 윤미씨의 남편이 이건창호 박승준 상무, 둘째딸 윤선씨의 남편이 비비안 남석우 부회장이다. ●4남 몽우… BNG스틸 통해 부활 넷째아들 몽우씨는 숙명여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인’ 이행자씨와 연애결혼했다.40대에 현대알루미늄 회장을 맡은 그는 그러나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결국 1990년 4월 45세의 젊은 나이에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겨진 유족을 돌보는 일도 사실상의 장남 몽구씨의 몫이었다. 조카 셋을 모두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BNG스틸(전 삼미특수강)에 입사시켰다. 큰조카, 즉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는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BNG스틸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일선씨에 이르러 비로소 현대는 내로라하는 재벌가와 사돈관계를 맺는다. 일선씨의 부인은 구자엽 희성전선 부회장의 딸 은희씨다. 구 부회장은 구태회 LG전선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조카이다. 일선씨의 동생 문선씨는 김영무 김&장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딸 선희씨와 결혼했다. ●5남 몽헌… 못다 이룬 꿈, 현 회장이 힘찬 날갯짓 ‘비운의 황태자’ 몽헌씨는 1998년 그룹 공동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1983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설립해 4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으면서 아버지 정주영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끌어냈다.2000년에는 형들을 제치고 그룹 단독 회장에 추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2003년 8월4일 서울 계동사옥에서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부인 현정은씨가 경영에 뛰어들었다. 급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황망히 그룹을 물려받았지만 사업가 집안의 딸답게 배포와 합리적 리더십으로 1년 만에 그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대상선, 올해 첫 흑자를 넘보고 있는 현대아산, 주가 1000시대의 수혜주 현대증권 등을 축으로 재계 10위권 진입(현재 19위)을 눈앞에 두고 있다.201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10위권에 진입한다는 ‘2010’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현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이 직접 ‘점지한’ 며느리로도 유명하다. 현 회장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결혼 뒷얘기는 이렇다.“당시 현대상선 회장이던 아버지(현원영)를 따라 선박 명명식차 울산에 내려갔다가 남편을 처음 만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명예회장(정주영)께서 나를 선보러 미리 내려오셨었다. 명예회장께서 중매를 서신 셈이다.” 큰딸 지이씨는 현대상선 재정부 대리로 근무 중이다. 아버지를 잃었을 때 고3 수험생이었던 외아들 영선씨는 졸업후 미국 유학을 준비중이다. ●6남 몽준… 세계1위 현대중공업 ‘건조’ 지금은 정치인의 이미지가 더 강하지만 세계 일류 현대중공업의 뒤에는 기업인 몽준씨가 있다. 형제중에 학벌(서울대-미국 MIT 경영대학원)이 가장 좋아 ‘신문대학’(소학교만 졸업한 정주영 회장은 신문을 통해 지식의 대부분을 얻었다며 자신을 신문대학 출신이라고 소개하곤 했다) 출신인 왕 회장이 유난히 예뻐했다는 몽준씨는 31세에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1988년 금배지를 처음 달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시도했다. 경영은 CEO에게 맡기고 자신은 대주주로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만 내리고 있는 것. 지금도 현대중공업의 어떤 직함도 갖고 있지 않다. 공식 직함은 5선의 국회의원이자 축구협회 회장.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0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현대중공업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10조원. 웬만한 그룹과 맞먹는다. 부인 김영명씨와는 미국 유학시절에 만나 결혼했다. 큰아들 기선씨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올해 학사장교(ROTC)로 임관했다. 이로써 부자(父子)가 ROTC 선후배가 됐다. 두 딸 남이씨와 선이씨는 미국 유학 중이다.‘월드컵 베이비’로 유명한 늦둥이 아들 예선씨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우리나라가 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전을 최종 통과한 것을 기념해 이름을 ‘예선’으로 지었다고 한다. ●7남 몽윤… 현대해상으로 컴백 몽윤씨는 지난해 말 업계 2위의 손해보험회사인 현대해상의 등기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왔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8년 만의 전격 복귀였다. 방카슈랑스(은행상품과 보험상품의 교차판매) 확대 시행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1981년 김진형 부국물산 회장의 딸 혜영씨와 연애결혼해 정이양과 경선군을 두었다. ●8남 몽일… 할부금융으로 내실 막내아들인 몽일씨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마친 뒤 현대상사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현대기업금융을 차려 독립했다. 기업대출 등을 주로 취급하는 회사다. 권영찬 현대파이낸스 회장의 딸 준희씨와 결혼해 고등학생인 현선(영국 유학중)군과 중학생인 문이양을 두고 있다. ■ 현대의 또 다른 축 형제들 고 정주영 회장의 형제들은 동생이기 이전에 창업 동지요, 사업 동료였다.6·25전쟁 직후 고령교(대구와 거창을 잇는 교량) 복구 공사를 덜컥 떠맡았다가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을 때, 내남없이 살던 집을 팔아 돈을 내놓은 것도 동생들과 매제였다. 이 때문에 20명이 넘는 대식구가 한 집(돈암동)에 모여 살아야 했지만 누구 한 사람 불평하지 않았다. 지금은 모두 독립해 각자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옛 영화 꿈꾸는 한라·성우 동아일보 외신부 기자로 활동하던 첫째 동생 인영씨는 1953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하면서 경영에 본격 합류했다.75년 말 중동 진출 때 신중론을 펴 형과 이견을 빚을 때까지 그룹의 초석을 닦았다. 당시 독립해 만든 한라그룹은 한라건설·한라시멘트·한라중공업·만도기계 등을 거느리며 재계 서열 12위로까지 도약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그룹이 부도나는 시련을 겪었다. 지금은 둘째 아들 몽원씨가 한라건설 회장을 맡아 재기를 꿈꾸고 있다. 큰 아들 몽국씨는 94년 아버지가 동생을 그룹 후계자로 지목하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한때 배달학원 이사장을 맡았으나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부인 이광희씨는 배달학원 계열인 한라대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대시멘트·성우종합건설·성우리조트·현대종합금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성우그룹은 둘째 동생 순영씨 일가가 이끌고 있다. 순영씨는 명예회장으로 물러앉고 2세 경영을 정착시켰다. 큰아들 몽선씨가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을, 둘째아들 몽석씨가 현대종합금속, 셋째아들 몽훈씨가 성우전자, 넷째아들 몽용씨가 성우오토모티브를 각각 맡고 있다. 몽선씨는 사촌인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과 함께 정몽헌 회장의 부검을 임관하기도 했다. ●‘기계박사’가 일군 한국프랜지 자동차부품회사인 한국프랜지공업의 김영주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유일한 매제다. 정주영 회장은 ‘이 땅에 태어나서’라는 두 번째 자서전에서 “그가 다가가기만 해도 기계가 저절로 고쳐졌다.”며 매제를 ‘기계박사’라고 불렀다.1946년 정주영 회장이 미 군정에서 불하받은 토지에 ‘현대’(현대자동차공업사)라는 상호를 처음 내걸었을 때, 감격적으로 지켜본 이도 영주씨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로부터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기직종이던 운전기사 출신의 영주씨는 황해도 홀동광산에서 역시 운수업을 하던 정주영 회장과 뜻이 맞아 사업을 같이 도모했고, 매제까지 됐다. 부인 정희영씨는 2001년 정주영 회장이 노환으로 세상을 떴을 때 “대통령 한번 못해보고… 우리 오빠 불쌍해서 어쩔거나.”하며 가장 서글프게 울었던 동생이다. 장남 윤수씨가 회사를 물려받아 한국프랜지공업 회장으로 있다. 둘째아들 근수씨는 독립해 울산화학·퍼스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후성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윤수씨의 장남 용석씨가 프랜지공업 계열사인 서한산업(자동차부품회사) 대표이사 사장이어서 3세 경영체제를 갖춰 가고 있다. 둘째아들 용범씨는 이름을 용태로 바꿨다. ●‘포니 정’ 부자(父子)의 변신 ‘포니 정’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넷째 동생 세영씨는 외아들 몽규씨와 함께 1999년 3월 현대그룹에서 독립해 건설시장에서 영역을 확실하게 굳혔다. 꼼꼼한 시공과 치밀한 분양으로 현대산업개발을 국내 도급순위 4위 업체로 키워놓았다.‘포니 정’이라는 별명은 1976년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국산 고유모델 자동차 1호 ‘포니’를 만들어낸 데서 붙여졌다. 이같은 열정과 헌신을 인정받아 87년 형에게서 현대그룹 회장직을 물려받기도 했다. 분가한 뒤로는 현대산업개발 경영에만 매달렸다. 몇 년 전 폐암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희수연을 치렀을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 회사 경영은 아들 몽규(회장)씨가 책임지고 있다. 지금의 서울 삼성동 사옥은 몽규씨가 직접 지었다.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현대가 맺은 최고위층 사돈도 세영씨 집안에서 나왔다. 큰딸 숙영씨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장남 경수(서울대 교수)씨와 결혼한 것. ●“아… 신영아”-교통사고 아닌 병으로 요절 다섯째 동생 신영씨는 고 정주영 회장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동생이다. 서울대를 나와 동아일보 기자로 있다가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함부르크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 1962년. 처음에 어떤 기자가 교통사고사로 쓰면서 오랜 세월 세상에 잘못 알려졌지만 정확한 사인은 지병이라고 유족은 본지에 밝혔다. 당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시도 일에서 떠나본 적이 없는 정주영 회장이 일주일을 손놓았을 만큼 가족의 슬픔은 컸다. 서울대 음대 출신의 첼리스트였던 미망인 제수씨(장정자)에게 현대학원(현대고)을 경영토록 했다. 지금도 현대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장정자씨는 남북이산가족 상봉때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로 남한측 방문단장을 맡았었다. 장홍선 전 극동도시가스 회장의 누나다. 신영씨는 1남1녀를 두었다. 아들 몽혁씨는 32살의 젊은 나이에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취임해 인천정유(구 한화에너지)를 인수하고 오일뱅크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외자유치와 함께 2002년 전문경영인에서 물러나 그 해 건축자재 유통회사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를 설립해 돌아왔다. 부인 이문희씨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동원 이홍근 선생의 손녀이다. 사업가이자 문화재 수집가였던 동원 선생은 평생 모은 문화재 4941점을 198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딸 일경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블룸버그대학 회계학과 교수인 남편 임광수씨와 함께 미국에서 살고 있다. ●‘리틀 정주영’이 이끄는 KCC 막내동생인 상영씨는 ‘불에 타지 않는 바닥재’ 등으로 유명한 자재 전문그룹 KCC를 이끌고 있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과 성격 등이 고 정주영 회장을 가장 많이 닮아 ‘리틀 정주영’으로 불린다. 큰형과 나이 차이가 21살이나 나 아버지처럼 따랐다. 장조카 몽구씨와도 2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또 다른 조카인 고 정몽헌 회장이 자금난에 몰렸을 때 200억원을 선뜻 내놓았을 만큼 의리도 강하다. 그러나 조카의 죽음 이후 현정은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다소 빛이 바랬다. 그룹 경영은 두 아들에게 맡긴 상태다. 큰아들 몽진씨가 대표이사 회장, 둘째아들 몽익씨가 대표이사 부사장이다. 셋째아들 몽열씨는 계열사인 금강종합건설 사장을 맡고 있다.KCC는 몽익씨를 통해 롯데·한진그룹과 사돈으로 연결된다. 몽익씨의 부인 은정씨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조카(신 회장의 여동생인 정숙씨의 딸)이다. 은정씨의 언니 은영씨는 한진해운 조수호 회장의 부인이다. 몽익씨와 조 회장이 동서지간인 셈이다. ●현대가의 여자들 현대가의 딸이나 며느리들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화여대(정경희-이양자-현정은-김혜영-정유희 등) 출신에 해외유학(김영명-정지선-황서림-허승원 등)까지 다녀온 재원들이 적지 않지만 경영에 참여하거나 대외활동에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다못해 남편을 따라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드물다. 유일한 경영자인 현정은씨도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전업주부’였다. 오너 일가를 가까이서 들여다본 한 관계자는 “지금도 명절 때면 청운동 집(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오랫동안 살던 집)에 몇 대에 걸친 며느리들이 모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음식을 직접 장만한다.”면서 “옷차림들도 수수하고 인상이 소박해 언뜻 봐서는 재벌가 며느리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이 미인들이다. 어떤 이는 그 이유를 ‘유난히 많은 연애결혼’에서 찾는다. ●그룹분리 가속화시킨 ‘경영권 분쟁’ 2000년 ‘형제간 다툼’은 현대가를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핵분열시킨 결정적 계기였다.99년 12월 마지막 날, 고 정몽헌(MH) 회장쪽 인사로 분류되던 박세용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정몽구(MK) 회장 계열의 현대차 회장으로 전격 발령나면서 시작된 형제간의 경영권 갈등은 그룹 후계자로 MH를 지목한 고 정주영 회장의 육성 테이프가 공개되기까지 석달여에 걸쳐 숨막히게 전개됐다. 효심이 남달랐던 MK는 아버지의 육성이 공개되자 깨끗이 승복하고 자동차 계열사를 이끌고 그룹에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아픔도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의 지배구조를 선진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1일 왕 회장의 4주기에 모처럼 형제들 모두가 함께 제사를 지낼 예정이다. 이날은 공식적으로 가족화합이 됐음을 안팎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현대가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hyun@seoul.co.kr ■ 정주영 회장의 ‘빈대론’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은 ‘해당화가 찬란하고 눈(雪)이 많은’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에서 1915년 6남 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죽어라고 일해도 콩죽을 면할 길이 없는 농군이 진절머리나게 싫고 지겨워”(첫번째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소학교를 졸업한 열네살 무렵부터 줄기차게 가출을 시도했다. 무작정 길을 나서 보기도 하고, 아버지의 소 판 돈을 훔쳐도 봤다. 그러기를 네번째. 열아홉살 마지막 가출에 성공해 인천부두 막노동꾼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한 푼이 아까워 몸을 기댔던 곳이 노동자 합숙소. 뼈가 으스러지는 중노동으로 누가 떠메고 가도 모를 만큼 고단했지만 좀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빈대들의 공격 때문이었다. 궁리 끝에 밥상 위에 올라가 잠을 잤다. 빈대들의 공격이 잠시 뜸해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이내 밥상다리를 타고 기어올라와 온 몸을 물어 뜯었다. 다시 머리를 써야 했다. 무릎을 탁 칠 만한 묘안이 떠올랐다. 밥상다리 네 개를 물 담은 양재기 넷에 하나씩 담근 뒤 그 위에 올라가 잔 것이다. 빈대를 밥상다리로 유도해 양재기 물에 익사시키자는 계략이었다. 쾌재를 부른 것도 이틀여. 빈대들은 또다시 물어뜯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양재기 물을 건넌 것일까.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불을 켜본 젊은 정주영 회장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빈대들이 밥상다리 대신 벽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가 사람을 겨냥해 뚝 떨어져 목적 달성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역경에 부딪칠 때마다 정주영 회장은 ‘빈대의 노력’을 떠올렸다.“난관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넘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든지 “빈대만도 못한 놈”이라는 단골 지청구는 모두 여기서 비롯됐다. 아무것도 없는 백사장(울산 염포리)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조선소 투자금액을 유치할 때나,20세기 최대 역사(役事)로 꼽히던 중동 주베일 공사 입찰전에 뛰어들 때나, 직원들이 불가능하다고 도리질칠 때면 “이봐, 해봤어?”라고 불호령을 쳤던 것도 빈대의 집요한 노력을 떠올리면서였다. “자본가가 아니라 부유한 노동자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던 정주영 회장은 근검과 노력을 평생의 신조로 삼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평등한 자본금” “한강에 기적은 없다. 성실하고 지혜로운 노동이 있을 뿐” “고선지부지설(苦蟬之不知雪;여름철 서늘한 나무 그늘에 앉아 노래만 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없어지는 매미는 한겨울 펑펑 쏟아지는 눈을 알 수 없다)” ‘아산 정주영 어록’에 실려있는 그의 유명한 말들이다. hyun@seoul.co.kr ■ ‘현대家 대모’ 변중석 여사 열여섯살에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살 연상의 고향총각 정주영에게 시집온 변중석씨는 현대가의 산 증인이다. 올해로 84세. 젊어서 남편이 사준 재봉틀 하나를 자신 소유의 유일한 재산으로 여기며 한결같은 근검과 후덕함으로 ‘현대가의 여자’라는 상징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고 정주영 회장이 매일 새벽 5시의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동생들과 자식들에게 근검을 가르쳤다면, 변씨는 새벽 3시반부터 손아래 동서·며느리들과 아침 준비를 함께 하면서 “언제나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겸손하라.”고 일렀다. 가혹하리만치 자식 교육에 엄격했던 정주영 회장이 아이들을 자가용으로 등교시키는 며느리들을 보고 “젊었을 때 콩나물 버스에 시달려봐야 나중에 자가용을 샀을 때의 기쁨을 안다.”며 역정을 내자 “손주녀석들 키우는 문제에까지 시아버지가 잔소리를 할 거냐.”며 막아준 이도 변씨였다. 칭찬에 인색했던 정주영 회장도 아내를 가리켜 “늘 통바지 차림에 무뚝뚝하지만 60년을 한결같고 변함이 없어 존경한다.”고 자서전에서 고백했을 정도다.“아내를 보며 현명한 내조는 조용한 내조라는 생각을 굳혔다.”고도 했다. 그러나 자식을 먼저 땅에 묻는 참척의 고통과 여자로서의 마음고생을 거치면서 ‘살아있는 보살’도 탈이 났다. 거동이 불편해 10년 가까이 병원(현대아산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사실상 맏며느리인 이정화씨 등 며느리들이 틈날 때마다 병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중견기업 “주총 票대결 겁안나”

    중견기업 “주총 票대결 겁안나”

    중견기업의 대주주들이 외국자본 등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맞서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영권 보호 문제가 대기업에 국한됐던 것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중견기업들은 특히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이사회의 권한은 축소하고, 신주발행 권한은 대폭 확대하는 등 정관개정 안건을 상정, 경영권을 노리는 세력들과 불꽃 튀는 표 대결을 벌이고 있다. ●과거의 동지가 오늘의 적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 대주주와 외국계 소버린자산운용이 지난 11일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인데 이어 오는 18일 열릴 의류할인점 운영업체 세이브존I&C의 주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사의 모기업인 의류업체 세이브존은 경영권을 노리는 경쟁업체 이랜드에 맞서 현행 이사 수를 ‘3명 이상’에서 ‘5명 이하’로 제한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상정했다. 세이브존의 지분은 44.40%, 이랜드의 지분은 6.75%다. 이랜드측은 “보유 지분이 세이브측보다 적지만 불순한 정관 변경에 반대하는 다른 주주들이 많아 지분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랜드는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아 14일부터 의결권 위임을 위한 지분 확보에 나선다. 정관 변경을 저지할 수 있는 지분은 의결권 주식의 3분의 1(33.4%)이다. 반면 세이브존측은 “이랜드는 지난 1월에도 지분 45.18%에 대한 공개매수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등 공세를 펴고 있으나 안건 통과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만약 세이브존측의 뜻대로 정관이 변경되면 나중에 부득이 경영권이 이랜드측에 넘어가도, 세이브존측 이사가 이미 3명이 등록된 상태기 때문에 이랜드측이 힘을 쓸 수 있는 이사는 2명에 불과하게 된다. 이랜드 박성수(52)회장과 세이브존 용석봉(40) 사장은 아웃렛 의류시장의 경쟁 관계이기도 하다. 용 사장은 1998년 세이브존을 창업하기 이전까지는 이랜드에서 일했으며, 박 회장의 부하직원이었다. ●주식발행으로 M&A 힘빼기 SKC는 지난 11일 주총에서 ‘12인 이하’였던 정관상의 이사수를 ‘8인 이하’로 축소하면서 실제로 사내 이사를 5명에서 4명으로 1명 줄였다. 조광페인트도 이달말 주총에서 ‘8명 이내’라고 규정된 정관을 ‘6명 이내’로 개정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8일 주총에서 이사의 임기에 시차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즉 6명의 이사를 각각 1·2그룹으로 나눠 이사의 임기를 1그룹은 3년,2그룹은 2년으로 차등화하기로 했다. 이는 현대백화점의 외국인 지분이 절반에 가까운 46.62%나 되는데다 대주주의 차남이 장남에 이어 새로 이사로 선임되는 점 등을 고려한 경영권 방어전략으로 풀이된다. 특정 세력이 이사회를 장악하려고 해도 이사들의 임기가 제각각이어서 제 편으로 확보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방어장치는 발행이 예정된 주식의 수를 늘리거나 제3자 신주발행의 범위를 확대하는 형태도 있다.M&A 세력이 공개매수에 들어갔을 때, 대주주의 신주발행을 허용해 M&A 세력의 기존 지분을 줄이고 인수 비용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잠재적 주식의 발행한도를 늘리거나 제3자 발행 근거를 확대하는 것도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 ●재벌은 유통주 매입에 몰두 지난해에는 주총을 앞두고 주로 그룹사 대주주들이 직접 또는 계열사를 동원한 주식매입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줄이는 사례가 많았다. 현대자동차는 주식매수를 통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23.70%에서 26.05%로 끌어올렸다. 한화그룹의 최대주주도 지주회사 ㈜한화의 지분을 4.35%에서 22.86%로 확대했다.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예도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그룹 최대주주 등의 지분이 26.82%이지만 회사가 취득한 자사주가 40.48%에 달해 외부의 위협에 내성을 갖도록 했다. 한진해운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최대주주의 지분은 6.88%에 불과하지만 우호지분을 28.63%로 늘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 보호장치가 급속히 악화됐다.”면서 “최대주주의 자금력 여부를 떠나 다각적인 방법으로 적대적 M&A 방어에 나서는 것이 기업의 화두가 됐다.”고 밝혔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주주들에 대한 높은 배당도 어떤 면에서는 경영권 방어와 연관된 조치”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삼성전자등 4개 계열사 삼성카드 유상증자 참여

    삼성카드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 4개 계열사가 11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삼성카드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삼성카드 유상증자에 5576억원을 출자,1억 1152만 9963주를 인수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총지분은 46.04%에서 46.24%로 늘어났다. 삼성생명은 4173억원을 출자하고 삼성전기와 삼성물산도 각각 567억원과 378억원을 출자키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어 증자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부고]

    ●김상진 열사 어머니 박재연씨 1975년 서울대 농대 교정에서 독재정권을 고발하는 양심선언문을 낭독하고 할복자살한 김상진 열사의 어머니 박재연씨가 9일 오전 서울 은평구 갈현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8세. 박씨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회원으로 민주화와 양심수 석방 등을 요구하는 활동을 벌였고,2002년에는 아들을 대신해 학교측이 주는 명예졸업장을 받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1일 오전 10시30분.(02)3779-2191 ●오광춘(스포츠서울 야구부 기자)씨 조모상 10일 진안 동부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63)433-5308 ●김호원(청룡케이에이치에스 대표)성원(두인산업 직원)씨 모친상 임만엽(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씨 빙모상 10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2일 오전 10시30분 (02)392-1299 ●서지연(서울 신목초등학교 교사)씨 부친상 이한용(연합인포맥스 기자)문창식(주식회사 스펙스 차장)강철환(주식회사 에이시에스 팀장)씨 빙부상 9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11일 낮 12시 (02)2650-2749 ●손창선(남양엔지니어링 관리이사)창진(한국도로공사 조경팀장)창학(대한주택공사 과장)씨 모친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3410-6915 ●이재갑(인천국제공항철도 건설본부장)재옥(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씨 모친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010-2239 ●김형기(창덕전기 대표)영기(청계콤푸 〃)씨 부친상 김재옥(일흥상회 〃)씨 빙부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3010-2266 ●유준수(한국증권선물거래소 과장)숙영(한양대 강사)씨 부친상 이승택(HP 차장)김홍석(서울여대 주임)씨 빙부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11시 (02)3010-2293 ●소병욱(동아제약 상무)씨 부친상 용환섭(대화 대표)씨 빙부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3010-2236 ●곽희건·희수(사업)씨 모친상 김원전(바이올리니스트)김준현(NAC ENG 부장)씨 빙모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3010-2233 ●김성수(우리은행 북수원지점 부지점장)경수(의왕시 보혈교회 목사)씨 부친상 윤웅섭(교육인적자원부 학교정책실장)씨 빙부상 10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31)787-1506
  • 11일 SK주총 ‘세몰이’

    11일 SK주총 ‘세몰이’

    ‘선거 유세전’를 방불케 한 SK㈜ 주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SK㈜와 소버린자산운용은 9일 막바지 ‘소액주주 표밭’을 누비며 저마다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판세는 SK㈜의 우위로 기울고 있다. 소버린자산운용이 막판 여론몰이로 맹추격하고 있지만 현재의 지분구조상 뒤집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숨은 2인치’(국내외 개인주주)의 표심에 따라 승패가 바뀔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SK㈜는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심정으로 혹시 모를 변수까지 계산하며 굳히기에 힘을 쏟고 있다. 양측은 11일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신임 안건을 놓고 주총 표대결에 나선다.SK㈜가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웃을지, 아니면 소버린측이 국내 재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할지, 그 결과는 하루 남았다. ●쫓기는 자…“뒤집기는 없다.” “이변은 없을 것입니다. 최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에 나타난 SK㈜의 경영 성과를 투자가들이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표심에서도 잘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SK 관계자) SK㈜가 현재까지 확보한 지분은 총 35% 수준.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지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정권에 들었다는 평이다. SK㈜가 확보한 지분을 보면 SK C&C(11.3%) 등 SK 계열사, 최 회장(0.83%)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15.71%. 여기에 삼성전자와 팬택&큐리텔 등 우호 지분과 한국투신운용(3.598%), 조흥투신운용(2.549%) 등 기관투자가 36곳(7.49%)이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대해 찬성 입장을 표시했다. SK㈜측은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의결권을 더 확보하기 위한 막판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사회공헌 활동을 담은 백서를 발간, 기업지배구조 개선 성과 등을 알리기도 했다. 호재도 잇따라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날 SK㈜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또 메릴린치증권은 SK㈜ 이사회에 대해 “영향력과 독립성 측면에서 한국 최고”라고 평가했다. ●쫓는 자…“박빙이다.” “SK㈜의 외국인 투자가들로부터 최 회장을 지지하겠다는 소리를 한번도 듣지 못했습니다. 현재는 박빙이지만 결국 우리측이 승리할 것입니다.”(소버린측 관계자) 소버린측은 드러난 지분이 전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뚜껑’을 열면 의외의 결과에 놀랄 것이라고 강조한다. 소버린측이 현재 보유한 지분은 14.96%로 SK㈜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18일부터 국내 일간지에 주주 권리 행사를 알리는 내용의 전면광고를 연일 게재하는 등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소버린측에도 호재는 있다.SK㈜ 소액주주회는 지난 8일 “소버린의 행동을 지지한다.”면서 “아울러 소액주주들은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명확하게 반대하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투표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숨은 2인치를 ‘내 품에’ SK㈜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승리를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이 통과되려면 참석 주주의 과반수 이상과 총 발행주식의 4분1 이상 찬성 요건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이에 따라 내국인 지분 45.85% 가운데 SK㈜측 우호지분을 제외한 10%대의 지분과 외국인 지분 54.15% 중 소버린측 우호지분을 뺀 28%의 지분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삼성 상반기 대졸신입 3000명 채용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올 상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3000여명을 뽑는다.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SDS, 삼성네트웍스, 삼성정밀화학, 삼성물산, 제일모직 등 11개사는 계열사별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확정했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삼성투자신탁운용 등 3∼4개사는 상반기에 대졸 신입사원을 뽑지 않기로 했다. 계열사별로 전형일정에 차이가 있으나 이달에 채용공고를 낸 회사들은 이달안에 1차 서류전형을 마친 뒤 다음달 3일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공통으로 실시하고 4월 중에 면접전형을 할 예정이다.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그룹 차원의 채용 광고를 내고 원서접수를 비롯한 전형일정을 동시에 진행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계열사별로 전형일정을 잡았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이달에 채용공고를 내지 않은 다른 계열사들도 상반기안에 수시모집에 나서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슷한 3000명 정도를 채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상반기 3060명, 하반기 5240명 등 총 8300명을 뽑아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전년대비 23.8% 늘린 바 있다. 한편 삼성 계열사들은 이번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출신대학이나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는 대신 졸업연도를 ‘올 2월 졸업자 또는 8월 졸업예정자’로 제한했다. 박건승기자 ksp@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CEO는 실적으로 평가받을 뿐”

    “최고경영자(CEO)는 기업 성적으로 말을 해야 합니다. 온갖 미사여구로 치장하더라도 그것은 변명일 뿐입니다. 주주들도 경영진을 경영 실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용인 SK아카데미에서 가진 ‘계열사 팀장들과의 대화’에서 밝힌 CEO의 평가 기준이다. SK㈜와 소버린자산운용이 오는 11일 정기주총에서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놓고 ‘한판 승부’가 예고된 가운데 주주들의 ‘표심’이 최 회장의 말대로 ‘경영 실적’을 판단의 잣대로 삼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실 최 회장이 경영진에 복귀한 이후 SK㈜는 국내 재벌 기업 가운데 기업지배구조와 투명경영, 경영실적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뿐 아니라 포스트 재벌 모델을 구축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SK㈜는 우선 ‘일하는 이사회’ 모델을 구현했다는 평이다. 지난해 3월 사외이사 70%로 새 이사회를 구성한 이후 정기 이사회와 전문위원회의 출석률이 각각 94%와 100%에 달했다. 또 총 148개의 안건을 협의 검토해 독립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이사회가 회사 경영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도 해외 출장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사회에 참석했다. 여기에 투명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장 직속의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경영실적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SK㈜는 지난해 매출 17조 3997억원, 순이익은 1조 6448억원을 올려 국내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그 결과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S&P는 SK㈜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을 했으며, 지난달 홍콩 경제전문 월간지인 ‘아시아머니’는 ‘아시아 기업지배구조 등급’에서 SK㈜를 ‘소수주주권 인식 제고와 IR(기업설명회)을 위한 활동을 가장 많이 한 기업’ 공동 1위로 뽑기도 했다. 주주들이 정기주총에서 최 회장의 이런 성과를 표심에 얼마나 담을지, 혹은 소버린측 주장대로 도덕성을 CEO의 평가 잣대로 삼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한 대목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인천 1차 동시분양 10일부터 청약접수

    인천 1차 동시분양 10일부터 청약접수

    인천 아파트 분양이 포문을 열었다. 오는 10일부터 청약을 받는 인천 1차동시분양에는 모두 7304가구가 쏟아진다. 이 가운데 조합원분을 뺀 4703가구는 청약통장 가입자들에게 일반분양된다. 이번에 분양하는 아파트는 모두 입지여건이 빼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업체들은 지난 주말 일제히 모델하우스를 열고 수요자 잡기 경쟁에 나섰다. 한꺼번에 대규모 물량이 나와 소형 평형은 자칫 미분양도 우려된다. ●4703가구 일반 분양 인천 아파트 특징은 단지 규모가 크다는 것. 남구 주안동 아파트는 3160가구에 이르는 매머드급 단지다. 오래된 아파트를 헐고 다시 짓는 아파트로 일반 분양분은 27평형 794가구다. 풍림산업과 벽산건설이 공동으로 시공한다. 서울∼인천 전철을 이용할 수 있고 주변에 편익시설이 잘 갖춰졌다. 남구 학익동에서는 풍림산업이 2090가구를 분양한다. 휴스틸 공장터에 짓는 아파트로 25평형 446가구,33평형 1327가구,46평형 221가구,58평형 96가구로 이뤄졌다. 한화건설은 남구 논현택지지구에서 982가구를 분양한다. 특히 한화는 논현 지구와 가까운 한화공장터에 1만 3000가구의 아파트를 공급, 한화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공장터는 72만평에 이르는 미니 신도시급으로 내년부터 본격 분양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엠코는 부평구 삼산동에 708가구를 내놓는다. 현대자동차 계열 부품업체인 다이모스의 공장을 이전하고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25평형 144가구,33평형 240가구,46평형 324가구로 이뤄졌다. 기존 아파트 단지보다 녹지율을 높여 단지 전체 면적의 44%를 조경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 모델하우스 열기 후끈 업체들은 지난 주말 일제히 모델하우스를 열었다. 엠코 모델하우스에는 문을 열자마자 방문객이 쇄도, 주말 동안 3만 여명이 다녀갔다. 한화 아파트 모델하우스 역시 개관과 동시에 3000여명이 다녀갔고 주말 동안 3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북적거렸다. 인천 모델하우스 근처는 관람객들로 주말 내내 교통혼잡을 빚었다. 한화 관계자는 “인천 동시분양 참여 업체들의 브랜드가 잘 알려졌고, 입지가 빼어나 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총수들 직원속으로 ‘스킨십경영’

    총수들 직원속으로 ‘스킨십경영’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남편(고 정몽헌 회장) 대신 기업 경영을 맡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일까.“어떤 일에 대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현 회장의 18번은? 뜻밖에도 신세대 가수 왁스의 ‘여정’이다. 봄을 맞아 기업들의 ‘스킨십 경영’에도 물이 오르고 있다. 그룹 총수들과 전문 최고경영자(CEO)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나 직접적인 현장 접촉을 통해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현 회장이 사적인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도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서다. ●‘총수님’ 홈피 엿보는 재미 올 초 오픈한 현 회장의 ‘CEO 코너’(www.hyundaigroup.com/ceo)를 클릭하면 연애시절의 늘씬했던 모습, 총수로서의 인간적 고뇌, 스파게티를 기막히게 잘 만들지만 한식을 좋아했던 남편 때문에 실력을 뽐낼 기회가 없었던 얘기 등을 만날 수 있다. 읽다 보면 ‘그들’도 땅에 발붙이고 사는 사람임이 느껴진다. 코오롱 이웅열 회장의 개인 홈페이지(leewoongyeul.pe.kr)도 인간적 냄새가 물씬 묻어난다. 그의 젊은 시절 별명은 ‘3박4일’. 일할 때도 놀 때도 너무 열정적이어서 붙여진 별명이라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올 초 계열사 임원회의 때 “탁구공은 무게가 2.7g에 불과한 힘없는 물체이지만 선수들은 이를 치기 위해 온 몸을 날린다. 우리도 온 정성 온 마음으로 일에 임하자.”며 탁구공 꾸러미를 전달한 최신 일화도 소개했다. ‘홈피 운용 6년차’인 LG 구본무 회장(www.koobonmoo.pe.kr)은 베테랑답게 콘텐츠가 다양하다. 어릴 적부터 새에 관심이 많아 집무실 창가에 대형 망원경을 가져다 놓았다는 고백이 ‘새와 나’ 코너에 나와 있다. SK 최태원 회장의 홈페이지(www.taewonchey.pe.kr)에 들어가면 가족사진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환갑을 넘긴 삼성 이건희 회장과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개인 홈페이지를 따로 두지 않고 그룹 홈페이지 ‘CEO 코너’를 통해 경영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사장님’이 봄맞이 현장근무? 두산 박용오 회장은 7일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군산 병유리 공장, 당진 화력발전소, 강릉 소주공장, 횡성 김치공장 등을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하나로텔레콤 윤창번 사장은 다음달부터 봄맞이 현장근무에 나선다. 주말마다 임원들과 함께 고객센터나 고객의 집을 찾아 불편이나 불만사항을 직접 들을 작정이다. 그런가 하면 LG CNS 정병철 사장은 최근 팀장급 이상 임원 500여명과 함께 2박3일 합숙훈련을 다녀왔다.‘리더가 하나되면 1등 회사 만든다.’는 기치 아래 자신들이 직접 시스템을 구축한 KTX를 타고 경주 등을 돌며 전략회의를 가졌다. 삼성SDS 김인 사장도 350명의 임직원들과 함께 무박 2일로 야간행군을 펼쳤다. 저녁에 경기도 분당 제2사옥을 출발해 서울 역삼동 본사→반포대교→여의도 둔치로 이어지는 50㎞ 강행군이었다.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해 시작한 ‘혁신 350운동’의 일환이다. 정보기술(IT) 서비스 업계 글로벌 5위가 될 때까지 매년 행군거리를 늘릴 계획이다. 안미현 주현진기자 hyu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③-신세계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③-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은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한 기업들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2004년 재계 서열 21위(자산 기준)로 한솔그룹(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녀 이인희 고문, 재계 36위), 새한그룹(차남 고 이창희 회장, 워크아웃 중),CJ그룹(장손 이재현 회장, 재계 23위)보다 앞섰다. 창업주의 5녀(막내딸)인 이명희(62) 회장은 1997년 계열 분리 때 백화점과 조선호텔만 갖고 나왔다. 그리고 그룹을 국내 최고의 유통 ‘명가’로 키웠다. 삼성에서 떨어져 나온지 불과 7년만에 백화점과 할인점 이마트를 주축으로 한 유통사업 외에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시스템, 조선호텔,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자신은 여성 캐피털리스트 1위를 고수하던 올케 홍라희(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호암미술관장을 제치고 2001년 이후 국내 최고의 여성 부호가 됐다. 이 회장은 삼성가(家)의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형적인 정중동(靜中動) 행보의 오너다. 외부에 나서지는 않지만 소리없이 막후에서 회사의 중심을 잡으면서 방향을 제시하는 스타일이다. ●창업주의 귀여운 막내딸 이명희 회장은 창업주로부터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2세다.8남매(3남5녀) 중 막내딸이었으니 충분히 그럴 만했다. 삼성그룹 출신 인사들은 “고 이병철 회장은 늘 이 회장을 데리고 다녔다.”고 회고한다. 고 이병철 회장은 회장직을 물러난 뒤 1년에 네차례 정도 일본 도쿄를 방문했는데, 이때 항상 이인희 고문과 이 회장을 동행토록 했다. 큰언니인 이 고문은 이 회장보다 열네살 많다. 이 회장은 부친이 사무실에서 먹는 과일도 먼저 맛을 보고 부친이 좋아하는 정도의 당도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들여보내곤 했다. 그래서 당시 고 이병철 회장 비서실팀 직원들은 사무실옆 간이 주방에서 꼼꼼하게 과일을 챙기는 이 회장을 두고 ‘감독관’이라고 수근댈 정도였다. 이 회장은 1943년생으로 이화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했다.1979년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 이사로 경영수업을 시작,80년 신세계백화점 상무로 승진한 뒤 97년 부회장에 올랐다. 무려 17년동안이나 상무직함을 유지했다. 그룹 회장이 된 것은 98년 말이다. 이 회장은 1967년 정재은(66) 명예회장과 중매로 만나 결혼, 아들 정용진(37) 신세계 부사장과 딸 정유경(33) 조선호텔 상무를 뒀다. 용진씨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 동갑내기다. 사촌지간인 두 사람은 경복고 동창으로 서울대에 함께 입학하다 보니 사이가 매우 각별하다. 용진씨는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다니다가 유학을 떠나 미국 아이비리그인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1995년 미스코리아 출신 인기 탤런트 고현정씨와 결혼했다가 지난해 이혼해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고씨와의 사이에 아들 해찬(7)군과 딸 해인(5)양을 뒀다. 유경씨는 서울예술고, 이화여대 응용미술학과를 거쳐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다. 유경씨는 2001년 3월 초등학교 동창인 문성욱(33)씨와 결혼, 장녀 서윤(3)양과 차녀 서진(2)양을 두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은 문씨는 SK텔레콤 전략기획실을 거쳐 소프트뱅크 코리아의 자회사인 벤처스코리아에서 투자심사역(차장)을 지낸 뒤 현재는 유학 중이다. 문씨의 부친은 아리랑TV 사업본부장을 지낸 문청씨다. ●부친을 경영스승으로 삼고 있는 오너 재계에서는 ‘신세계가 삼성보다 더 삼성 같다.’는 얘기가 나돈다. 그만큼 기업문화, 경영스타일이 닮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창업주의 형제들 가운데 누구보다 부친을 닮으려고 애쓰는 이 회장의 숨은 뜻이 담겨 있다. 부친의 선견지명과 직관력이 소개된 한 일간지를 복사해 수첩에 항상 갖고 다니며 경영의 시금석으로 삼을 정도로 이 회장은 부친을 가슴 속에 품고 산다. 신세계백화점 본사 회의실과 자신의 아들 정용진 부사장 방에도 부친의 초상화를 걸어 놓고 부친의 경영철학을 신세계 맨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오는 8월 문을 여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사무실 로비에 부친의 흉상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아버지가 아니었으면 오늘의 내가 있겠느냐.”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누구보다 평소 부친의 경영 스타일을 빼닮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우선 ‘疑人勿用 用人勿疑’(믿지 못하면 아예 쓰지를 말고, 일단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말라.)는 용인술과 전문 경영인 체제 운영방식이 그렇다. 메모하는 습관과 업무의 중요성을 따져 챙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확실히 구분짓는 스타일도 비슷하다. 이 회장 스스로도 자신의 경영 스승이 선친임을 신세계 2005년 1월호 사보에서 드러낸 바 있다.“선대 회장께서 가장 힘쓴 것이 인재 육성이었다. 선대 회장께서는 성공한 일을 다시 돌아보지 않았고 늘 새로운 것을 찾으셨다.”면서 자신의 메시지를 부친의 육성에 담아 신세계 맨들에게 전했다. 이 회장이 무엇을 강조할 때 나오는 화법이 바로 “선대 회장은 이렇게 하셨는데….”이다. 이 회장은 실제로 젊은 시절 부친이 제일모직 등 일선 현장을 방문할 때 언니인 이인희 고문과 함께 수행하며 경영수업을 쌓았다. 창업주는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회동 때 “명희야, 들어온나.”해서 늘 이 회장을 합석시켜 보고 배우도록 했다. 신현확 전 총리, 민복기 전 법무부장관 등 당시 국내 정·관계의 실세를 만나 식사를 하거나 골프를 할 때도 항상 ‘명희’를 불렀다. 일본 정·관계의 원로와 회동에도 꼭 자리를 함께 하도록 했다. 그러다보니 이 회장은 부친이 교류하는 각계의 주요 인사들을 다 알 정도였다. ●섬세하면서도 ‘통 큰’스타일 이 회장은 한해에 고작 한두차례 회사를 방문, 업무 보고를 받을 뿐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지는 않는다. 부친과 마찬가지로 결재 서류에 사인을 해 본 적이 없다. 주요 사안이나 인사에 대해서도 사후보고를 받을 정도로 전문경영인을 믿고 맡겨 ‘통 큰’ 경영을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인희 고문은 동생의 경영스타일을 두고 “명희는 (전문 경영인에게) 다 맡기는 스타일인데도 회사가 잘된다.”며 부러워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렇다고 해서 이 회장이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는 8월 문을 여는 신세계 본점 재개발 사업, 신규 백화점 진출, 명품 브랜드 유치 등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챙기며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을 문 열 때는 매일 그곳으로 출근하는 열성을 보였다. 특히 백화점의 사각지대로 알려졌던 지하 식품매장을 일일이 다니며 꼼꼼하게 챙겼다. 이 덕분에 위층에서 쇼핑을 하다가 식품매장으로 내려 오는 ‘샤워효과’가 아니라 지하 매장을 방문토록 만든 뒤 위층까지 고객을 끌어들이는 ‘분수효과’를 톡톡히 거두도록 했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을 아는 이들은 그가 여성스러운 섬세함과 대담함을 함께 지녔다고 평가한다. 격식을 싫어해 회사 내에 비서실은 물론 개인 비서도 두지 않고 있다.90년대까지 1년에 한차례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임원들을 초청, 식사를 대접하는 자상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큰 오빠인 맹희씨는 회고록 ‘묻어둔 이야기’에서 그의 따뜻함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부친으로부터 눈밖에 나서 유랑생활을 하던 맹희씨는 이 책에서 “내가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말을 못하고 있으면 늘 지갑을 열고 가지고 있던 돈 전부를 나에게 쥐어준 것도 명희였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명희는 내가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 주었고 늘 따뜻한 마음씨로 나를 감싸주었다.”는 것이 맹희씨의 설명이다. ●신세계 핵심 축 구학서 사장 신세계는 1999년 구학서 사장이 총사령탑에 앉은 이후 계속 상승곡선을 그려 왔다. 구 사장은 명실상부한 전문경영인으로 이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전문 경영인은 무한 책임을 지고 일해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그는 회사 부채율을 230%에서 130%대로 낮췄다. 취임 당시 5만원했던 주가를 5년만에 30만원대로 끌어올려 이 회장을 한국 최고의 여성부호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신세계 신화’를 일궈낸 주역이지만 그는 한결같이 겸손한 모습이다. 오히려 신세계를 통해 자신이 성공한 데 대해 감사해한다.“56세에 은퇴하려고 했는데 59세에 사장을 하고 있으니 목표를 초과 달성하지 않았느냐.”며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구 사장은 겉으로는 부드러운 스타일이지만 실제로는 승부욕, 추진력, 결단력을 두루 갖췄다. 매일 새벽 5시면 집 근처 우면산을 오르고, 오전 7시30분이면 어김없이 회사에 출근한다. 일주일에 7∼8권의 책을 읽으며 신세계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고민한다. 구 사장의 취임 당시 신세계의 위상은 롯데, 현대에 밀려 3위로 내려앉은 초라한 신세였다. 그는 그때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적절히 활용했다. 종합금융을 매각하고 카드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대대적인 ‘메스’를 가한 것이다.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홀세일을 매각하면서 들어온 1억달러로 전국 알짜의 상권부지들을 헐값에 사들여 이마트 부지로 확보했다. 이때 사들인 부지들이 이마트에 국내 최대의 할인점이라는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산본의 백화점 부지도 이마트로 업종을 변신시키는 등 자산 회전율을 높이며 기업의 수익구조를 끌어 올리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삼성그룹에서 재무통으로 커온 경력이 뒷받침됐다. 이런 신세계의 성장을 구 사장은 전문경영인 체제 덕분으로 돌린다. 스스로 “(이 회장이)너무 많은 권한을 주셔서 오히려 책임이 무겁다.”고 말할 정도로 오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소신껏 일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350억원짜리 한국 최대의 매머드 쇼핑몰인 부산 센텀시티 부지 매입 응찰 때도 사후에 이 회장에게 보고할 정도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호랑이 등에 탄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1972년 삼성에 공채 12기로 입사했다. 재계의 인재사관학교로 불리는 삼성 비서실, 삼성전자, 제일모직, 삼성물산 등을 거쳐 삼천리그룹으로 갔다가 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전무로 발탁됐다. 당시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도 구 사장에게 눈독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실력파 임원들로 포진 전문경영인 체제의 기업답게 구 사장을 필두로 쟁쟁한 임원들이 포진하고 있다. 석강 백화점 부문 대표는 점장과 영업본부장을 역임한 정통 영업통. 신세계 백화점이 새롭게 문을 여는 점포마다 점장을 맡을 만큼 치밀한 전략과 강한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임질 수 있다고 판단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자신감과 신념의 소유자다. 신세계백화점의 면모를 일신시킨 서울 강남점을 문 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본점 재개발 사업과 죽전 역사 개발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진행하며 ‘제2전성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검소한 생활에 유머감각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경상 이마트 부문 대표는 백화점과 이마트에서 점장과 지원본부장, 경영지원실장 등 요직을 걸쳤다. 인화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덕장형이지만 치밀한 분석력과 경영자로서의 안목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백화점 미아점장 시절 처음으로 점장이 광고모델로 등장,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스타일을 보여줬다. 영등포점장 시절 다른 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지하층을 젊은이들만의 공간으로 꾸민 ‘영웨이브’를 탄생시켰다.‘영웨이브’는 백화점 테마형 매장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다. 유원형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중앙개발 출신. 유통전문 건설업체로 급부상한 신세계건설에서 탁월한 관리 업무로 수익창출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2000년 신세계로 옮겼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섬세한 업무 스타일이 돋보인다. 백화점부문의 팀제 운영 실시 등의 아이디어로 재무 건전성과 인력 효율화에 기여했다. 신세계건설 노태욱 사장은 LG건설 상무 등을 지내다 신세계건설에 합류한 건설 분야 베테랑이다. 건설업계의 투명경영을 선도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 지난해 공정거래 자율준수 우수기업으로 공정거래위원장상을 수상했다. 신세계푸드시스템 최병렬 사장은 20년의 서예 경력에 단전호흡의 달인으로 불린다. 또 체력 등 자기관리가 뛰어난 만능스포츠맨이다. 백화점과 이마트 부문에서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신세계I&C 이상현 사장은 삼성비서실, 삼성카드에서 주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해온 브레인. 삼성카드 재직시절 고객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한 CRM(고객관계관리)을 도입했다.‘좋은 생각이 좋은 경영을 만든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조선호텔 이석구 사장은 호텔 부문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호텔을 경영하는 것은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과 같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객실의 디지털화, 객장의 글로벌화를 강조하고 있다. 공항에서 에스코트를 받은 뒤 프런트 앞에서 기다리지 않고 객실에서 곧바로 체크인할 수 있는 ‘익스프레스 체크인’ 서비스를 국내 처음 도입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장성규 사장은 1주일에 30개 이상의 매장을 꼭 방문하는 현장 중시 스타일이다. 그의 책상 한편에는 800명 이상의 직원 이름과 나이, 특징 등이 깨알같이 적혀 있다.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통해 영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 송주권 사장은 백화점 물류관리 업무를 담당해 온 현장관리 출신이다. 새로운 수익 아이템들을 꾸준히 개발해 적자사업을 흑자로 돌려놓은 그룹 내 물류 전문가다. bori@seoul.co.kr ■ 경영수업 받는 2세 이명희 회장에 이어 신세계를 이끌 후계자는 장남 정용진(37) 부사장이다. 모친 이 회장과 부친 정재은 명예회장에 이어 3대 주주로 자리를 굳혀 이미 경영권 승계 작업의 토대를 마련해 놓았다. 정 부사장은 미국 유학을 끝내고 1994년 삼성물산 경영지원실에 입사,95년 신세계로 자리를 옮긴 뒤 97년까지 신세계백화점 일본 도쿄사무소에서 근무했다. 이어 신세계백화점 기획조정실 그룹 총괄담당 상무로 진급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삼성의 구조조정본부와 같은 성격의 경영지원실 소속인 그는 월·수·목요일은 신세계 본사로, 화·금요일은 이마트로 번갈아 출근하며 그룹 전반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점장회의 등 각종 회의에 참석, 업무 보고를 받는다. 조용히 듣기만 하고 거의 발언은 하지 않지만 지나가면서 던지는 질문이 날카롭다고 한다. 사원들과도 격의 없이 어울린다. 소주에 삼겹살도 먹고 이마트 오픈시 지내는 고사에도 참석, 직원들이 건네는 막걸리를 몇잔이고 받아 마신다. 직원들에게도 꼭 두 손으로 술을 따르며 몸을 낮춘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지하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도 한다. 식품과 패션분야에 조예가 깊다. 이마트 매장을 둘러 볼 때도 식품의 신선도, 진열방식 등을 꼼꼼히 챙긴다. 즉석 조리상품 코너를 지나치다 “소스가 안 맞는다.”거나 “외국에는 이런 상품도 있는데 한번 도입해 보라.”는 제안도 심심찮게 한다. 특히 초밥 등 신선식품은 꼭 포장지를 뜯어보고 “밥알이 굳었다. 신선도가 좋지 않다.”는 등의 평가를 한다. 명품잡지에 등장하는 모델이 입고 있는 옷들이 어느 제품인지 다 알 정도로 디자인의 흐름을 꿰고 있어 담당자들을 놀라게 한다. 그렇지만 후계자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려 들지 않는다.1990년대 후반 벤처 열풍에 인터넷뱅킹사업 등 벤처사업을 무척 하고 싶어 했지만 회사측에서 “유통업체로서 바람직한 사업은 아니다.”고 결론 내리자 조직의 결정을 순순히 따랐다. 당시 재계 2,3세들은 앞다퉈 정보기술(IT) 관련 벤처사업에 뛰어 들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까먹었지만 그는 회사의 결정을 따름으로써 ‘화’를 면했다. 그는 자신이 추진하고 싶은 사업 아이템에 대해서도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않는다.“검토해 주십시오.”라는 수준에서 경영진들에게 얘기할 따름이다. 그 때문에 “삼성가의 전통을 이어받아 오너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어머니한테 교육을 잘 받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정 부사장의 여동생 유경(33)씨는 조선호텔 프로젝트 실장(상무)이다. 전공을 살려 그동안 객실 리노베이션과 인테리어 작업에 참여, 호텔의 품격을 한단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업계에서는 최초로 비주얼 디자이너를 채용토록 하는 등 호텔 소품부터 리노베이션까지 비주얼 디자인업무를 지휘해 왔다. 지난해 초 자신이 리노베이션했던 자연주의풍의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베이커리를 돌아다니며 손님들의 반응을 물어보기도 한다. 영국 사라 퍼거슨 전 왕세자비의 결혼 때 부케를 맡아 유명해진 꽃집 ‘제인파커’를 아시아 최초로 조선호텔에 들여오고, 신세계백화점에 입점시키며 꽃집의 명품 브랜드 시대를 열기도 했다. 명품에 관심이 많아 국내 처음으로 수입 멀티숍 바람을 일으켰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분더샵’ 도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차원에서 구입하는 각종 미술품과 캘린더 제작에도 유경씨의 안목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촌지간으로 나이가 비슷한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녀 부진(35·신라호텔 상무)씨와 같은 호텔업계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bori@seoul.co.kr ■ 정재은 명예회장은 누구 정재은(66) 신세계 명예회장은 부인 이명희 회장처럼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다만 이 회장과 달리 1년에 한차례 부장급 이상 간부를 조선호텔에 모아 놓고 세계 경제 흐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등에 대해 강연을 한다. 오너 일가의 일원으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삼성 출신 경영인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회사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에서다. 정 명예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대학원에서 수학한 엘리트다. 결혼 뒤에는 삼성그룹에서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쳤다.1969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20여년간에 걸쳐 삼성전자부품 부회장, 삼성물산 부회장, 삼성항공 부회장, 삼성종합화학 부회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97년 신세계가 삼성에서 공식 분리되자 조선호텔 회장을 맡으면서 삼성을 떠났다. 그는 전자공학, 산업공학 등 자신의 전공을 살려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장인(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는 고 이병철 회장의 특명으로 당시 미국 유학 중이던 재일교포 2세 손정의(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씨를 만나기도 했다. 고 이 회장은 그에게 “손씨가 삼성에 필요한 인물인지 한번 만나봐라.”고 지시했던 것이다. 당시에 그를 만난 정 명예회장은 특별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은 그 뒤 손 사장의 성공을 보고 선대 회장의 예지력에 감탄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정 명예회장은 1977년 삼성전자 이사 재직시 미국 HP사와 손잡고 HP사업부를 시작한 데 이어 84년 삼성전자 사장 시절에는 자본금 1000만달러를 들여 삼성HP를 설립, 현재의 삼성전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삼성은 컴퓨터가 전무했던 시기에 컴퓨터, 의료기기, 계측기기 분야에서 HP와 인연을 맺어 기술력을 확보하고 삼성 제품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기술력이 취약한 삼성이 HP와 같은 기업과 손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독서를 즐기는 학구적 면모를 보여 주위에서 “대학교수를 했으면 잘 했을 것 ”이라는 말을 곧잘 듣곤 했다. 경제잡지는 물론 일본 경제신문 등도 정기 구독한다.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는 책자는 임원들에게 보내고, 기사는 밑줄까지 쳐 읽어 보길 권한다. 화려한 이력과 배경 때문에 엘리트 분위기를 풍기지만 사람들과 격의없이 사귀는 소탈한 면도 있다. 부친 정상희씨는 3,5대 국회의원과 삼호방직·삼호무역 회장을 지냈다. 정상희씨는 삼성가(家)와 인연을 맺은 뒤 삼성전자 사장, 삼성물산 사장, 삼성생명 사장 등을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을 역임했다. 정 명예회장(차남)의 맏형인 고 정재덕 전 신세계고문은 경기고, 미국 노스이스트미주리주립대를 졸업하고 경제기획원 경제협력국장, 건설부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국제상사 사장, 연합철강 사장, 하나실업 회장 등을 지냈다. 고려대 출신인 동생 재환(57)씨는 현재 삼성전기 중국동관사업장 법인장 전무로 일하고 있다. bor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MBC, 지방사 사장도 파격교체

    MBC가 지방사와 자회사 사장 인사에서도 파격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19개 지방 계열사 중 17개사 사장의 교체가 예상되며, 평균 연령은 51세 정도로 대폭 낮춰질 전망이다. 7일부터 10일까지 단행될 이번 인사에서 가장 파격적인 것은 마산 MBC 사장. 박진해(51) 마산 MBC 제작2부 소속 부장이 내정됐다. 지금까지 부산 MBC를 제외하고는 모두 본사 인물이 사장으로 부임했다. 이밖에 부산MBC 사장에는 강중묵(48) 현 부산MBC 보도국 정경부장, 대구 MBC는 박노흥(50) 전 보도국 네트워크 부장, 춘천MBC는 한병우(51) 인터넷 뉴스센터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김상균(56) 마산 MBC 사장은 광주MBC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원주MBC는 현 사장인 이기호(57)사장이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우리금융그룹 순익 작년 1조2925억원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1조 29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보다 2195% 늘었다고 4일 밝혔다. 카드부문 정상화 등에 따른 대손 충당금 적립액 감소에 힘입은 것이다. 계열사별 순익은 우리은행 1조 9960억원, 경남은행 1093억원, 광주은행 723억원 등이다.
  • 삼양사, 김윤 회장 재선임

    ㈜삼양사는 3일 이사회와 정기주총을 열어 김윤 대표이사 회장을 재선임했다. 계열사 ㈜삼양밀맥스도 이날 이규한 상무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하고 한강식 상무를 공장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 기업들 새 CI로 “제2창업”

    최근 재계에 새로운 기업이미지(CI) 제정을 통한 ‘제2의 창업’을 선언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회사의 ‘얼굴’인 CI를 보다 세련되게 함으로써 회사의 이미지를 한단계 높이고 글로벌 회사로서 거듭나겠다는 의지에서다. 회사의 이미지가 기업의 주요 경쟁력이 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도 작용하고 있다.GS그룹을 비롯해 KCC, 삼양사, 풀무원 등이 최근 CI를 새로 제정하거나 교체했다. LG그룹과 계열 분리한 GS그룹은 지난해 4월 분리 방침이 서면서 가장 먼저 CI 제정 작업에 들어갔었다. 미국의 세계적 CI 전문회사인 랜도사가 용역을 맡아 최근 선보인 새 CI는 주황·초록·파랑색 등 3색으로 이뤄졌다.GS 계열사들의 사업 영역, 비전, 고객 등을 반영했다. 주황색은 정유의 에너지가 상징하는 역동성을, 초록색은 유통·서비스사업을, 파랑색은 투명경영 의지를 상징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LG그룹 계열사인 LG MRO도 3일 CI 선포식을 갖고 사명을 ‘주식회사 서브원’으로 바꿨다. 식품회사인 삼양사는 지난해 말 창립 80주년을 맞아 새 CI를 제정한 뒤 최근 보수적이던 회사 이미지를 젊고 역동적인 분위기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립 이후 5번째로 바뀐 이 CI는 빨강·노랑·연두·파랑 등 9개의 작은 점으로 구성돼 있다. 점은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는 요소를, 4가지 색상은 균형과 조화를 나타낸다. 이번 CI 교체작업에는 특히 김윤 회장이 관심을 갖고 적극 챙겼다는 후문이다. 삼양사 이명주 부장은 “보수적인 회사 이미지를 보다 미래·고객 지향적인 이미지로 바꾸기 위해 CI작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식품회사 풀무원도 최근 최고의 ‘자연건강 생활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기업 의지를 담은 새 CI를 발표했다. 상단의 비상하는 듯한 녹색곡선은 ‘자연을 담는 큰 그릇’을 상징하며 환경보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글자체도 과거 딱딱한 고딕체에서 부드러운 ‘유기농체’로 바꿨다. 광고회사 웰콤도 지난해 말 좋은 광고에다가 광고주의 비즈니스까지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내는 회사가 되겠다며 회사 로고를 ‘Welcomm IDEA FACTORY’로 정했다. 팩토리로 한 것은 웰콤사의 특이한 회사 건물이 마치 공장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금강고려화학도 최근 사명을 KCC로 바꿨다. 해외마케팅 역량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인 차원에서 CI 작업을 벌인 것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우리금융 ‘스톡옵션 잔치’

    우리금융지주 황영기 회장이 25만주의 스톡옵션을 받는다. 우리금융은 3일 황 회장 등 임원 10명과 계열사 임원 39명에게 163만 5000주의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부여하기로 전날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같은 스톡옵션 규모는 우리금융 출범 이래 최대 수준이다. 행사 가격은 주당 9282원이며, 오는 2008년 3월2일부터 2011년 3월1일까지 행사가 가능하다. 이날 우리금융 주가는 9350원으로 마쳤다. 황 회장 외에 김종욱 우리금융 부회장이 9만주, 박승희 전무와 주진형 상무는 각각 6만주와 4만주의 스톡옵션을 받는다. 계열사 중에서는 이종휘 우리은행 수석부행장과 박환균 감사, 정태석 광주은행장, 정경득 경남은행장이 각각 6만주씩을 받는다. 우리은행 부행장 10명도 4만주씩의 스톡옵션을 받는다. 한편 우리금융은 주당 1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배당금은 지난해에 비해 50원 높은 액수로, 시가의 1.8%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또 최운영 현 서강대 경영대학원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강석진 CEO컨설팅그룹 회장이 사외이사직을 물러나며 나머지 5명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은 유임시키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결의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고위 공직자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로 각광

    늘 그래왔듯이 올 주주총회에서도 고위 공무원이나 정치권 등 ‘권력층’ 인사들이 주요 기업 사외이사로 각광받고 있다.‘단골손님’인 법조계의 위력도 여전하다. ●어제는 ‘국장님’, 오늘은 ‘이사님’? 2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국회의원과 경제부총리, 주미대사 등을 역임한 한승수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은 이번 주총시즌에서 한국신용정보 사외이사로, 장성원 전 민주당 의원은 태림포장 사외이사로 각각 추천됐다. 또 2001∼2002년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양승택 동명정보대 총장은 ‘경력’을 살려 SK텔레콤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고 2002∼2003년에 감사원 사무총장을 역임한 황병기씨는 금강고려의 사외이사 후보에 등재됐다. 황 전 사무총장은 지난 1월에는 LG투자증권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최근 교육부총리 인사파문으로 사퇴한 박정규 전 대통령 민정수석이 금호타이어의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며 이동걸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LG텔레콤 비상임이사로 추천됐다. 청와대 비서관 출신의 김병문씨도 ㈜팬택의 사외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의 오성환 전 상임위원은 현대모비스와 CJ CGV 두 군데의 사외이사로 추천됐고 서사현 전 산자부 차관보(데이콤), 주덕영 전 산자부 기술표준원장(진성티이씨), 한영수 전 산자부 자원정책심의관(신세계) 등 산자부 관료출신들도 이번 주총을 계기로 상장기업의 사외이사를 맡게 된다. 재경부 세제실장과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남궁훈씨는 삼성전기 사외이사로, 중소기업청 차장과 기획예산처 예산자문위원을 역임한 김효성씨는 삼양제넥스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법조계 출신 모셔라 제주지검장과 대구지검장을 지낸 김진관 변호사와 김영진 변호사가 각각 한일건설과 남해화학 사외이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또 서울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이수형 변호사는 한국기업평가 사외이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부장판사 출신의 백윤기, 장준철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수혈’했다. 삼성전기도 법무법인 세종의 외국변호사인 강성용 변호사를 추가했다. 현대상선도 오는 18일 주총에서 김동건(전 서울고등법원장) 법무법인 바른법률 대표 변호사와 강보현(전 고등법원 판사)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를 영입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박훤구(명지대 겸임교수) 법무법인 김&장 고문을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한편 재경부나 공정위, 산자부 출신들이 금융기관이나 기업 사외이사로 각광받는 것에 비해 건설업계에서는 건설교통부 출신 사외이사를 발견하기 어렵다. 산업부 ukelvin@seoul.co.kr
  • 토종펀드 ‘M&A시장 출격’

    토종펀드 ‘M&A시장 출격’

    금융회사 및 일반기업의 지분을 매입, 경영권을 인수한 뒤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사모주식투자펀드(PEF)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PEF시장을 선점해온 외국계 펀드들에 맞서 국내 은행·증권사 등이 도전장을 내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 쏟아질 예정인 구조조정 기업들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토종 및 외국계 PEF의 치열한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토종 PEF, 닻 올렸다 지난해 말 국내 자본에 의한 PEF 설립을 골자로 한 ‘간접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은행·증권업계에서 PEF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개정안 통과 직후 우리은행과 맵스자산운용이 각각 업계 1호 PEF를 출범시켰다.LG투자증권·칸서스자산운용·하나은행도 국내외 투자회사와 연기금 등의 자금을 끌어들여 PEF를 잇따라 세웠다. 기업금융에 주력해온 산업·기업은행도 이달 중 1000억∼3000억원 규모의 PEF를 설립, 본격적인 기업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 PEF가 노리는 주요 투자기업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화의기업 등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 기업들이다. 이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및 경영상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을 물색,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지분을 취득한 뒤 5∼10년 이후 되팔아 차익을 실현하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M&A시장에는 대우·현대 계열사 등 워크아웃·법정관리 졸업예정인 구조조정 기업들은 물론, 대기업 사업부간 개편 등을 통해 ‘스핀오프’(분사)하는 업체 등 대형 매물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들을 선별해 대규모로 투자하기 위한 국내 PEF들의 영업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종·외국계 한판 승부 국내 PEF들이 진용을 갖추면서 기존 시장을 장악해온 외국계 사모펀드들과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론스타와 뉴브리지, 칼라일은 물론 JP모건·워버그핀커스·골드만삭스 등도 국내외 투자가들의 자금을 끌어들여 대형 PEF를 설립, 국내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한국·일본 등에 투자하는 50억달러(5조원) 규모의 새로운 펀드를 조성한 론스타는 새한미디어·동아건설·진로 등에 이어 투자기업 물색에 나섰다. 론스타 관계자는 “올해는 매물 하나만 나와도 PEF 등 10여개가 넘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등 경쟁이 치열해 활동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인 만큼 더욱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법정관리 중인 건설회사 우방의 지분을 인수, 토종 PEF로서 첫 실적을 낸 우리은행 사모펀드팀 이인영 부장은 “외국계는 막대한 자금력에 투자 기법까지 갖춰 수익률이 어느정도 검증됐지만 토종 PEF는 현재 초기단계”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그러나 “국내 금융권의 PEF는 기업 정보가 풍부하고 기업 경영진의 정서를 파악하는 등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 외국계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했다. ●“전문성 갖춰야 성공” 막오른 PEF시장의 ‘전쟁’에서 토종 PEF가 성공하려면 인력·운용면에서 전문성을 갖춰 규모를 키우고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산업은행 사모펀드실 양문석 팀장은 “그동안 축적된 M&A 기법과 인력을 바탕으로 수익을 높여 더 많은 투자자들을 유치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국내 PEF시장에서 전문인력 이동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우식 연구원은 “PEF가 국내 금융권의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떠올랐지만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 전문적인 투자금융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투자대상을 정확히 선택할 수 있는 전문가 및 조직 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데스크시각] 이름없는 항일 여성운동가/허남주 주말매거진 we팀장

    사회활동에 열심이고 목소리도 꽤나 큰 한 열혈 여성이 자신의 ‘이중성’을 고백해왔다. 몇해 전, 위인전 읽던 아들 아이가 “여자도 위인이 될 수 있어요?”라고 깜짝 놀란 듯 묻더란다. 생활 속의 양성평등을 하기에 딱 좋은 때라는 생각이 들어서 몇 마디 교육적인 이야기를 하자 아이는 오히려 “그래도 여자위인은 별로 없잖아요?”라고 반격했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였으니 진정 위대한 인물이었다면 역사 속에 묻혔겠느냐는 상황논리의 부당함까지는 지적하지 않았지만, 남성으로서의 자부심과 우월감만은 끝내 포기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날 이후 그녀는 생각을 바꾸었다.“내가 사회생활하는 것을 늘 가족들에게 미안해했던 것 같아요. 여성의 권리를 말하면서도 실상은 ‘일하는 여성=드센 여자’라는 남성중심적인 생각이 나를 지배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나는 ‘약한 여자’를 택했던 것은 아닐까….” 쉽게 할 수 없는, 하지만 꼭 하고 싶었던 얘기임이 틀림없는 그녀의 이런 ‘자기반성’에 새삼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초등학교 3,4학년 때였을까. 붉은 표지의 60권짜리 위인전집 중 여성위인이라고는 신사임당, 유관순, 퀴리부인, 헬렌 켈러, 잔 다르크가 전부라 무척 아쉬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유관순 ‘누나’와 퀴리 ‘부인’이란 호칭도 마뜩지 않았다.17살 독립운동가에겐 ‘누나’란 칭호가 더 친근할 수도 있고,‘부인’이 결혼한 여성에 대한 서양식 호칭임을 몰라서가 아니었다.‘열사’로 격상됐지만 여전히 ‘유관순 누나’로 기억되는 ‘드문’ 여성위인에 대한 기억은 열등감을 동반한 채 남아있다. 그런데 얼마전 이런 열등감을 희석시키는 기회가 생겼다.1930년대 만주지역 항일여성전사들에 대해 ‘한국여성항일운동사 연구’(박용옥 저)라는 묵직한 한 권의 책을 통해 두드러지지 않았으나 역사의 숨결 속에 살아있는 지난 시대의 여성들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만났다. 유관순 열사와 ‘임시정부의 어머니’ 정정화선생 외 최초의 조선여자의용군을 조직한 박차정과 여성광복군 여군 군번 1번 신정숙 등 여성들의 활동을 알게 됐다. 야학과 계몽 등 의식개혁뿐만 아니라 항일무력투쟁에 직접 참가했다가 전사한 열사로 김정옥·최희숙·김영희·허성숙·임정옥·배성춘·이경희·안순복·안순화·이계순·남신대 등의 기록도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당시 기록중 하나인 ‘연변인민의 항일투쟁’에 의하면 항일무력투쟁으로 희생된 열사의 숫자가 총 1134명으로 그중 여성열사가 138명,1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또 1933년 연변지역 한 통계는 유격대원 420명 중 여성대원이 69명으로 전체 16%를 차지했다. 과문한 탓도 있겠지만 이들의 숫자는 역사의 물결에 그냥 씻겨져버리기엔 많은 숫자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왜 이들이 알려지지 않았을까. 항일투쟁에 남녀구분이 있을 리 없다는 전제가 있음에도 이들의 희생이 더욱 귀하게 다가온다. 신분 격차가 분명하던 시절, 교육의 기회도 갖지 못했던 여성들의 깨어 있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역사의 주변인으로 취급된 여성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록을 갖고 있을 정도라면 이들의 역할은 기록이상의 것이라 여겨진다. 항일민족운동에 참여한 이름없는 여성들의 활동이 더 많이 알려지고, 가치를 인정받길 바란다. 한국여성이 근대의식을 갖게 된 가장 중요한 역사적 계기가 항일민족운동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기에 여성들의 의식과 현실사이의 괴리감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허남주 주말매거진 we팀장 hhj@seoul.co.kr
  • 김근태장관 ‘홈피정치’

    김근태장관 ‘홈피정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편지·홈피 정치’에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김 장관의 편지행정은 지난해 말 ‘한약학과 6년제’를 요구하며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160여일간 장기 농성 중이었던 원광대와 우석대 한약학과 학생들의 집으로 일일이 편지를 보내면서 시작됐다. 그는 편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최근에는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에 잇따라 글을 올리고 있다. 사회적 이슈나 개인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글을 띄워 대중에게 접근하는 방식이다. 처음 한두 번 장관의 글을 접한 대다수 네티즌들은 ‘사회적 약자군’을 대상으로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정치적인 감수성이 있다. 신선하다.”는 등의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요즘은 “식상하다.”는 의견과 함께 비판하는 글도 자주 눈에 띈다. 지금까지 홈페이지에는 5차례 글이 게재됐다.30대 영세민의 아들이 굶어죽은 것을 계기로 공무원들에게는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전환’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올 들어서는 20년 전 자신을 고문했던 이근안 전 경감을 면회한 소감을 감상적인 편지글 형태로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어 복지부의 명예 호스피스 홍보대사였던 영화배우 이은주씨 사망과 관련,“35년 전 전태일이 생각났다.”며 남다른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전 열사의 분신을 연예인 죽음에 비유한 것을 두고 몰매를 맞았다. 김 장관은 이런 비판에 굴하지 않고 1일 또다시 개인 홈피에 ‘담배에 대한 추억’이란 글을 게재했다. 그는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이참에 담배를 끊어버리자.”고 제안했다. 특히 금연확산을 위해서는 담뱃값 인상이 가장 유력한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하반기 또 한 차례 담뱃값을 올리는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김 장관의 글을 놓고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면서 “다만 국민의 복지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이라면 감수성에 의존하기보다 좀 더 공격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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