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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일류 금호아시아나인 품질·생산등 24명 선발

    초일류 금호아시아나인 품질·생산등 24명 선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1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박삼구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 등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생산·서비스 현장의 최우수 직원인 ‘초일류 금호아시아나인’을 선발, 시상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품질부문 8명▲생산부문 4명▲서비스부문 8명▲안전부문 2명▲운송부문 2명 등 총 24명이 상을 받았다. 대상격인 ‘품질왕’에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최종거 사원과 금호미쓰이화학 박남성 대리, 아시아나항공 이병철 부장, 금호건설 조용민 부장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생산왕’에는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김영철 반장과 금호석유화학 울산 고무공장 하동룡 대리가,‘서비스왕’에는 금호생명 권병재 차장, 아시아나항공 이승희 부사무장이 각각 선정됐다. 또 안전부문 ‘최우수 조종사’와 운송부문 ‘최우수 기사’에는 아시아나항공 조남일 선임기장과 금호고속 유상현 사원이 뽑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재계7위 GS그룹 “신고합니다”

    재계7위 GS그룹 “신고합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LG와 GS는 한 가족으로 지내며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우뚝 섰습니다.GS가 새롭게 출발하는 것을 보니 남다른 감회로 가슴이 뿌듯합니다.” 3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강남타워에서 열린 GS그룹 ‘CI 및 경영이념 선포식’에 참석한 구본무 LG회장의 표정에는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조부(고 구인회 창업주)때부터 계속돼 온 57년간의 인연이 유종의 미를 거두는 순간이었다. GS그룹 허창수 회장과 임직원 300여명은 축사를 마치고 행사장을 빠져 나가는 구 회장을 기립 박수로 환송했다. 행사장에는 ‘사랑해요 LG’가 울려 퍼졌다. 재계 7위의 ‘신생 그룹’ GS가 마침내 공식 출범을 선포했다.95년 구 회장 취임 이후 LG는 희성그룹,LG화재,LG벤처투자, 아워홈,LS그룹 등을 분가시키며 3대를 내려 온 친족간 ‘재산분배’를 마무리지었다.GS의 분리로 동업관계마저 정리하면서 “동업으로 시작해 합작으로 일어섰다.”는 LG의 역사도 새로 쓰게 됐다. 허 회장은 “GS는 생활 속의 동반자, 보람된 일터, 투명한 경영과 탁월한 성과로 인정받는 기업시민이 될 것”이라며 “최고의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GS그룹은 이날 ‘고객과 함께 내일을 꿈꾸며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창조한다.’를 경영이념으로,▲고객만족 ▲생활가치 향상 ▲보람 ▲존경과 배려 ▲열정과 활력을 공유가치로 확정했다. 또 ‘Value No.1’을 그룹의 캐치프레이즈로 선정할 계획이다. 상반기 중에는 그룹의 신규사업, 매출 및 투자계획 등 종합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경석 GS홀딩스 사장은 “LG경제연구원, 컨설턴트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이 계열사별 비전을 조율하고 있으며 6월말이면 그룹의 구체적인 중장기 비전 및 성장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 유통, 홈쇼핑, 건설을 주업종으로 하는 GS는 LG그룹과 겹치지 않는 선에서 신규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며 현재 38%인 수출 비중도 조만간 50% 이상으로 늘려 ‘수출그룹’으로 재탄생한다는 방침이다.15개 계열사로 이뤄진 GS그룹은 지난해 22조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 24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산은 2004년 말 기준으로 약 18조원으로 공기업을 제외하면 삼성·현대차·LG·SK·한진·롯데에 이어 재계 7위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재벌 비상장社 경영공시 의무화

    다음달부터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 속한 회사들은 증시에 상장되지 않았더라도 주요 경영활동을 반드시 인터넷을 통해 공시해야 한다. 이에따라 삼성SDS,SK건설, 로템 등 재벌그룹 핵심계열사의 상당수가 새로 공시대상에 포함된다. 또 오는 6월 ‘대기업 소유지배구조 매트릭스’(2차)가 실명으로 공개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지난해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대기업집단 소속 비상장 계열사들의 공시를 의무화함에 따라 이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새로 공시의무가 부여되는 기업은 자산 2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중 금융·보험사를 제외한 비상장사들이다. 지난해 4월1일 기준으로 삼성SDS, 삼성석유화학, 삼성종합화학(이상 삼성그룹), 로템, 글로비스, 다임러현대상용차(현대자동차그룹),SK해운,SK건설,SK엔론(SK그룹), 실트론,LG CNS,LG에너지, 파워콤(LG그룹),GS유통(GS그룹) 등 모두 639개나 된다. 해당업체들은 최대주주, 임원, 계열회사의 주식 보유현황 변동을 비롯해 출자, 증자, 합병 등 재무구조나 경영활동상 중요한 변화와 관련된 49개 사항을 7일 안에 공시해야 한다. 상장사들이 공시해야 하는 260개 사항보다는 적지만 금융감독원 비상장 등록법인들이 공개하는 8개 사항보다는 많다. 공시내용은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fss.or.kr)을 통해 공개된다. 공정위 이병주 독점국장은 “대기업집단 소속 비상장기업들의 경우 소유지배구조나 경영활동 등이 시장에 노출되지 않고 소수의 주주들에 의해 운영됨으로써 시장투명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또 대기업 총수와 친인척의 지분소유 및 순환출자 현황 등을 분석한 ‘대기업 소유지배구조 매트릭스’를 올 6월 2차로 공개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번째다. 공정위 관계자는 “익명으로 처리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라 총수 및 친인척의 이름이 실명으로 공개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당국이 기업 투명성을 앞세워 기업에 대한 규제의 수위를 더욱 높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소지가 많다.”고 못마땅해했다. 또 SK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등에서 투명성이 확보돼 있기 때문에 비상장사 공시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중소규모 계열사의 경우, 공시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해 제대로 적응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20&30] “그게 바로 우리 직업이죠”

    [20&30] “그게 바로 우리 직업이죠”

    남들이 가는 길은 가지 않는다. 나만의 개성과 적성을 살린 이색 직업을 선택한 2030이 있다. 이들에게 직업은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다. 낯설어하는 타인의 시선도 상관할 바 아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도전과 자아실현을 위해 희귀 직업을 선택한 당당한 20·30대들에게 그들만의 직업 이야기를 들어본다. ● 컬러리스트 유수진씨 “유행하는 색을 쓰시겠다고요? 올 봄 인기색인 핑크도 사람마다 어울리는 채도·명도가 따로 있습니다.” 태평양에 근무하는 유수진(28·여)씨는 컬러리스트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화장품 색을 골라주고, 만들어주는 게 그의 일이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유씨는 5년 전 전공과 상관없이 화장품 회사에 입사, 조색 업무를 맡았다.“처음엔 유행하는 색만 만들어내면 됐죠. 그러다가 컬러리스트 자격증을 따면서 달라졌습니다.” 2002년 자격증이 생긴 컬러리스트는 색깔에 대한 전문가다. 옷 디자인이나 인테리어, 화장품 등 각종 분야에서 최적의 색깔을 선택해주는 일을 한다. 고객에게 맞는 색깔을 고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3분 남짓. 경력 4년차인 그는 잠깐 보기만 해도 어울리는 색을 잡아낼 수 있다. 선택한 색깔을 제대로 된 조명 아래에서 실제로 화장을 해본 다음 약간의 수정작업을 거치면 고객에게 맞는 색 선택이 끝난다. 그는 “화장품 색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도 달라보이는 고객들을 보면 뿌듯하다.”며 웃는다. 고객들도 평소와 똑같은 화장법에 색깔만 바꿔도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를 확인하면 놀라고 감탄한다. 그런 고객들은 일반 화장품에 비해 고가임에도 그 색깔대로 화장품을 주문·제작해서 사용한다. 고객들은 대부분 구매력이 있으면서 개성을 중시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가끔 제가 골라 드려도 ‘고집대로’ 색을 쓰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럴 때마다 조금은 안타깝죠. 개성도 좋지만 사회생활에서 색 하나로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거든요.” 컬러리스트 자격증은 대부분 미술 관련 전공자들이 도전하지만 비전공자도 학원이나 스터디 그룹 등을 통해 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자격증이 곧바로 취업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컬러리스트의 위치는 디자인, 메이크업 등 전공 분야를 가진 이들이 자격증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는 정도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도청탐지전문가 최영선씨 “술술 새어나가는 정보의 구멍을 찾아라.” 정보의 흐름만 좇아도 누구나 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정보를 부당하게 빼내거나 상대의 약점을 캐내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용하려고 도청기를 설치하는 사람들. 삼성 에스원 최영선(35)씨는 이런 사람들이 장착해둔 도청기를 찾아내는 도청탐지전문가다. 우리나라에서 도청탐지전문가로 공식 활동하는 사람들은 60명 안팎. 대부분 전기·전자·통신 분야 전공자들이다. 최씨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부터다. 통신관련 업체에서 근무하던 중 유선 분야의 도청탐지전문가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이 회사로 옮겨왔다. 직업 자체가 워낙 희귀하고 전공을 살리면서 새 분야에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호기심이 마음을 움직였다. 그의 주업무는 유선전화에 장착된 도청기를 찾는 것이다. 바닥이나 천장에 가려진 전화선에 클립 형태로 도청기를 설치해 두거나 전화기 본체와 수화기 또는 전화선과의 접지 부분에 교묘하게 부착해둔 도청기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는 일반 서류가방만 한 크기의 도청탐지기를 유선에 연결해 거기서 발생하는 전압과 전류를 측정해 도청기 설치 여부를 파악한다. 무작정 모든 유선에 도청탐지기를 연결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도청기가 있을 만한 곳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리는 것이 기술이다. 이런 감지 활동을 통해 도청기를 발견하는 경우는 2∼3%. 도청기를 찾아낸 후의 처리는 의뢰인들의 몫이다. 그는 한 해에 보통 170∼200차례 탐지 활동을 한다. 의뢰 업체는 국·내외 삼성 계열사 임원실이나 대기업 간부실, 고급 주택들이다. 출장도 잦고 야간작업도 빈번하다. 그는 “탐지작업은 주로 사람들이 퇴근한 시간에 하기 때문에 냉·난방 시설이 가동되지 않는 공간을 샅샅이 훑다 보면 땀이 비오듯 흐른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거짓말탐지관 김희송씨 매일매일 사람의 마음을 읽는 남자가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심리연구실에서 범죄심리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김희송(36)씨. 그는 거짓말탐지관이다. 우리나라에서 거짓말탐지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100명 안팎. 이들 대부분은 경찰이다. 민간인 신분의 거짓말탐지관은 김씨를 포함해 3명뿐이다. 그의 주된 업무는 거짓말 탐지 의뢰인들의 거짓말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형사상 수사 목적으로만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한다. 주로 경찰이 물증 없이 피해자나 가해자의 진술에 근거해 수사를 해야 할 때 거짓말탐지관을 찾는다. 그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정부기관에서 상담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2000년부터 거짓말탐지관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교통사고, 사기, 고소, 절도, 강간, 살인 등 지금까지 피해자 또는 가해자의 거짓말 여부를 가려낸 사건만 2000여건에 이른다. 이 중에는 지난해 8월 아내에게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강요한 남편에게 법원이 처음으로 유죄판결을 내린 사건도 포함돼 있다. 당시 남편은 경찰에서 아내의 동의를 얻었다고 진술했지만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거짓인 것으로 판명됐었다. 그는 “거짓말탐지관은 단순히 기계를 조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읽도록 돕는 전문가”라고 말한다. 거짓말탐지관은 형사상 처벌을 받을 만한 중죄를 지은 사람이 거짓말을 했을 때 나타나는 호흡, 피부전기반사, 혈압, 맥박 4가지 요소의 차이를 비교해 거짓말 여부를 판단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피검사자들의 심리상태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그는 검사에 앞서 피검사자들에게 거짓말탐지기의 원리와 정확성을 설명한다. 검사관의 질문에 피검사자들은 ‘예’,‘아니오’로만 답할 수 있도록 문항을 짜고 문제를 사전에 알려준다.98%에 가까운 거짓말탐지기의 적중률을 설명하면 검사를 받기도 전에 자백하고 돌아가는 사람이 태반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개빵제빵사 이주리씨 “오늘도 개를 위한 간식을 굽고 고르며 하루를 보냅니다. 개를 사랑하신다면 빵을 구워보시는 건 어떠세요?” 서울 청담동 쓰리독베이커리의 이주리(34·여)씨는 개를 위해 빵과 과자를 만든다. 쓰리독베이커리는 미국에서 들어온, 개를 위한 프랜차이즈 빵집. 당근맛 조각 케이크에서 뼈 모양의 대형 케이크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개 간식 제빵사 자격증은 어느 나라에도 없지만 미국에서는 프랑스에서 요리를 공부하고 돌아와 개빵 제빵사를 하는 사람이 있을 만큼 보편화된 직업이다. “광고 쪽 일을 하다 1년 반 전 우연히 한국에 개 간식 전문 매장이 생기고 직원을 뽑는다는 걸 알았죠. 개도 좋아하고 요리에도 자신이 있어 도전하게 됐습니다.” 재료를 미국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일반 제빵사에 비해 일은 많지 않지만 결코 쉽지 않다. 사람에 비해 미각이 둔한 개를 위한 빵은 밀가루가 거칠어 반죽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또 재료 선택은 사람을 위한 빵보다 까다롭다. 그는 “사람한테는 특별한 질병이 없는 한 좋은 재료를 쓰면 되지만 개는 다르다.”면서 “고구마, 유지방 등 사람에게는 괜찮지만 개에게 치명적인 재료들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든 빵과 과자를 골라주는 것도 그의 일이다. 말 못하는 개를 위해 개의 종류, 크기에 따라 간식을 선택해줘야 한다. 개 주인은 모양을 보고 고르지만 개들의 입맛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씨는 “개를 사랑하는 마음도 필요하지만 개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얼핏 예쁜 빵을 만들어 그럴 듯한 매장에서 팔고 있어 쉬워 보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힘들지만 누구보다 자신의 일에 만족한다. 개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개를 위해 빵과 과자를 굽는 일이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규격화된 빵을 만들고 있지만 꿈은 따로 있다. 개들이 뛰어놀 수 있는 넓은 마당이 있는 빵집을 차려 자기가 직접 만든 디자인으로 케이크와 과자를 구워 파는 것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지구촌 항공료 저가경쟁

    “마카오에서 싱가포르까지의 항공요금이 6000원, 태국 방콕에서 중국 남서부까지는 2만원.” 이 정도면 고속버스나 기차보다 비행기를 타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지금 세계는 저가항공의 열기로 가득하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아시아 시장에서도 항공요금 인하 전쟁이 시작됐다. 우리도 늦었지만 제주를 4만∼5만원대에 갈 수 있는 저가항공사가 등장했다. ●동남아는 지금 가격전쟁중 싱가포르항공 계열사인 타이거항공은 28일부터 4월 1일까지 한시적으로 7∼10월에 사용할 수 있는 마카오발 싱가포르행 항공권을 45홍콩달러(6000원)에 판다. 공항세 100홍콩달러(1만 3000원)를 포함하면 편도 2만원선이다. 타이거항공은 2003년 유럽의 대표적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와 합작해 설립됐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이 불필요한 서비스를 없애고 싼 가격만으로 미국 4위의 항공사로 성장한 것을 벤치마킹했다. 타이거항공은 당초 홍콩에 취항할 예정이었으나 대형 항공사들의 견제가 심한데다 홍콩국제공항이 번잡해 마카오로 방향을 틀었다. 대신 파격적인 6000원대의 티켓을 내놓았다. 지난해 싱가포르의 첫 저가항공사인 발루에어와 홍콩의 캐세이 퍼시픽이 비슷한 거리의 싱가포르∼홍콩 노선을 놓고 전쟁을 벌일 당시의 요금 15만원선에 비하면 거의 공짜나 다름없다. 타이거항공은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으로도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발루에어와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는 방콕∼싱가포르 노선을 두고 전쟁을 벌여 10만원이 넘던 항공요금을 4만원까지 떨어뜨렸다. ●저가항공 설립과 취항 붐 호주의 콴타스항공은 지난해 비상이 걸렸다. 신생사인 저가항공사 버진블루의 좌석 점유율이 30%를 넘어선 반면 콴타스는 적자를 기록했다. 제오프 딕슨 콴타스 회장은 결국 저가항공사인 제트스타를 신설,8만원 미만의 호주노선을 취항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 노선도 저가로 재개하기로 했다. 2001년 설립된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는 방콕에서 중국 남서부 쿤밍까지의 편도 요금을 20달러로 책정했다. 중국시장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저가정책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충칭, 청두, 하이난섬, 광저우 등 중국내 노선을 늘릴 생각이다. 타이항공은 저가항공사인 ‘녹에어’를 새로 설립했고 중국 당국도 기존 항공사보다 20% 싼 티켓을 제공하는 잉롄항공의 영업신청에 예비허가를 내줬다.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손잡은 제주에어와 부정기 항공운송사업 허가를 받은 한성항공도 저가항공사 설립의 세계적 추세를 반영했다. 미국에서도 인디펜던스항공이 지난해 6월부터 영업을 시작, 동부지역을 5만원에서 11만원대에 운항하고 있다. ●서비스보다 가격이 우선 저가항공사들은 대부분 티켓을 인터넷으로 팔고 기내식을 제한한다. 베개 제공 같은 서비스도 없고 기내 헤드폰은 유료로 빌려준다. 그래도 소비자들은 싼 티켓을 찾는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같은 전략으로 32년간 흑자행진을 계속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제트블루는 고급서비스를 함께 지향, 저가항공사 내에서도 다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내 저가항공사들의 시장점유율은 91년 4%에서 내년에 40%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에는 사우스웨스트항공 이외에 에어트란(애틀랜타), 스피리트항공(플로리다), 프런티어항공(덴버), 아메리카웨스트(피닉스) 등이 지역별로 거점을 두고 영업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라이언에어와 이지제트 등이 70% 정도 싼 요금으로 기존 대형항공사 시장을 잠식, 시장점유율이 2003년 10% 미만에서 올해 20%를 넘을 전망이다. 독일에만 15개의 저가항공사가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홈쇼핑 회원200만명 정보샜다

    국내 유명 홈쇼핑업체인 CJ홈쇼핑 회원 200만명의 개인정보가 택배를 담당하는 CJ그룹 계열사를 통해 텔레마케팅 업체에 넘겨진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8일 택배회사로부터 CJ홈쇼핑 회원 200만명의 개인 정보를 빼내 영업에 이용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텔레마케팅업체인 C홈쇼핑 대표 박모(42)씨를 구속했다. 또 택배 배송 독점 조건으로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박씨에게 넘긴 혐의로 CJ그룹 계열사인 CJ GLS 모 영업소 소장 이모(38)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K홍삼음료의 택배 배송을 이씨가 독점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대가로 지난해 6월15일부터 12월 말까지 10차례에 걸쳐 이씨로부터 CJ홈쇼핑 회원 200만명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넘겨 받은 혐의다. CJ GLS 영업소장인 이씨는 박씨에게 개인정보를 넘겨준 대가로 지난해 5월24일부터 올 1월27일까지 K홍삼음료 택배 4만 700여건을 처리해 주고 택배 운임료 1억 2300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CJ GLS 영업소장 이씨는 통합택배시스템 전산망에 자신의 아이디로 접속, 수차례에 걸쳐 CJ홈쇼핑 회원들의 정보를 다운로드한 뒤 이 정보를 CD에 담아 박씨에게 넘겨 준 것으로 밝혀졌다. CJ홈쇼핑의 택배를 담당하는 CJ GLS의 전국 각 영업소 소장들은 자신의 아이디로 통합택배시스템에 접속하면 홈쇼핑 회원들의 정보를 열람·복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CJ 홈쇼핑측은 “택배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만 택배업체에 제공될 뿐 주민번호 등 회원들에게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는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현정은 회장 화려해졌다

    현정은 회장 화려해졌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회색 등 수수한 느낌의 단색 계열 정장을 즐겨 입는다. 말수도 많지 않다. 그런 그가 최근 들어 부쩍 옷차림이 화사해졌다. 핑크·청보라 등 원색 계통에 체크무늬도 마다하지 않는다. 더러 액세서리로 과감하게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물론 그렇더라도 전체적으로는 단아한 느낌을 잃지 않는다. 여느 재벌가 며느리나 여성 CEO(최고경영자)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수수한’ 패션이지만 좀체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하는 현대 가풍에 비춰보면 상당한 ‘파격’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28일 “요즘 직원들 사이에 회장님의 패션이 상당한 화제”라면서 “계열사 이사회 등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는 채도 높은 원색 정장으로 직원들을 놀라게 한다.”고 전했다. 현 회장은 얼마전 그룹 창업주이자 시아버지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진전 때도 화사한 패션을 선보였다. 한 직원은 “현대상선이 분식을 다 털어내고 현대아산은 올해 첫 흑자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등 그룹 경영이 속속 정상화되고 있는 데 따른 자신감의 방증 아니겠느냐.”면서 ‘그럴듯한’ 해석을 내놓았다. 현 회장을 가까이서 본 한 임원은 “평소에는 조용하다가도 결단이 필요한 순간에는 배포가 여간 크신 게 아니다.”라며 “파격 패션도 그런 성격의 한 단면”이라고 풀이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재벌개혁 논리대결 공정委 vs 삼성硏

    ‘재벌개혁’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체제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는 삼성경제연구소로부터 ‘한 수’ 배운다.‘경제검찰’이 국내 대표그룹의 ‘싱크탱크’들과 한 자리에 모여 열띤 토론을 벌이는 것이다. 28일 공정위와 삼성에 따르면 삼성경제연구소와 공정위는 오는 4월 7∼9일 강철규 위원장 등 공정위 과장급 이상 간부 60여명과 정구현 소장, 윤순봉 부사장 등 연구소 임원들이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고위간부 특별워크숍’을 갖는다. 공정위 워크숍은 총리실, 통일부, 기획예산처, 건설교통부 등에 이은 것이지만 대기업 정책을 주관하는 공정위의 업무 성격상 ‘특별한’ 의미가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민간부문의 혁신프로그램을 수혈받아 공정위의 ‘체질’을 바꿔보자는 차원에서 올 초부터 워크숍을 준비해왔다.”면서 “공정위와 삼성의 만남에 대한 오해도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좋은 민간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리가 자리인 만큼 공정위의 대기업 정책에 대한 논의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 관계자는 “워크숍 주제가 대기업정책이 아니라 공정위의 업무혁신이지만 토론과정에서 ‘재벌개혁’ 얘기가 자연스레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를 위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공정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주제의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설문문항에는 ‘공정위가 기업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대기업 활동을 일괄 규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공정위의 대기업 규제로 해외자본이 반사이익을 본다.’,‘공정위 규제는 신규 투자 및 구조조정을 저해하고 있다.’ 등 민감한 내용들도 포함됐다. 2박3일 합숙으로 진행되는 이번 워크숍은 공정위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비용도 공정위 부담이다. 공정위와 삼성의 ‘갈등’은 지난해 금융계열사 의결권을 제한한 공정거래법 개정을 둘러싸고 최고조에 달한 뒤 올들어서도 기업 지배구조에 대해 뜨거운 ‘논쟁’을 벌여왔다. 연구소는 18일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서 한국의 디스카운트(기업 저평가)가 기업지배구조 때문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고,21일 ‘소유경영의 역할과 성과’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영·미방식의 소유·경영 분리와 독립형 기업을 지지하는 가설은 설득력이 약하며 한국의 독특한 기업형태로 자리잡은 그룹사의 효율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유-지배 괴리도 등을 꾸준히 문제삼고 있는 공정위 방침을 정면으로 공격한 것이다. 강철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외국의 많은 연구기관들은 지배구조 불투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그동안 보고서나 여론을 통해 간접공방을 벌여온 두 기관의 수뇌부들이 직접 맞닥뜨리는 만큼 이번 워크숍에서 갈등이 심화되거나 서로를 좀 더 이해하는 등 진전이 있을 전망이다. 한편 연구소는 4월 1∼2일에는 금융감독위원회 간부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갖는다. 금감위 역시 삼성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주식 신탁 건,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초과 취득 건 등 삼성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사안들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CEO교체’ 벤처는 변신중

    ‘CEO교체’ 벤처는 변신중

    벤처업계에 CEO(최고경영자) 교체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해말 정부의 벤처활성화 대책 발표 이후 최근 주총시즌을 맞아 속속 CEO를 바꾸며 변신을 꾀하는 분위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최근 주주총회를 열어 창업자 나성균씨의 CEO컴백을 확정했다. 그는 1997년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 ‘원클릭’을 개발해 2000년 업계 최초로 순이익 100억원을 냈다.2001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기 위해 서울대 경영학과 후배인 박진환 대표에게 바통을 넘겼다. 그는 “국내에서 터득한 비즈니스 노하우를 해외 시장에 접목해 경쟁력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반토막난 주가 회복도 주어진 과제다. 자국어인터넷주소 전문기업 넷피아(대표 이판정)도 최근 박영수 전 진로그룹 부회장을 경영총괄 회장으로, 이금용 전 이니시스사장을 국내총괄 부문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창업자인 이판정 현 사장은 국제사업 부문 대표이사가 됐다. 회사측은 “박 회장은 선경 뉴욕지사장 등 해외에서만 20여년을 지냈다.”면서 “이번 경영진 체제는 향후 넷피아가 세계 자국어인터넷주소의 글로벌 서비스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 창업자인 안철수 전 사장은 지배구조개선을 이유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면서 CEO직을 부사장이던 김철수씨에게 넘겨줬다. 김 사장이 지난해 회사를 사실상 운영해 사상 최대 실적(순이익 106억원)을 낸 만큼 경영과 소유의 분리는 회사 발전의 새 전기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 반면 그와 국내 보안업계 양대산맥을 이뤘던 하우리 권석철 사장도 최근 퇴진했다. 새 사장에 박정호 부사장이 선임됐다. 회사측은 이날 권 전 사장이 84억 5300만원을 횡령했다며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사회에서 각자 대표이사제를 도입한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는 창업자인 이기형 현 대표에게 계열사 경영을 맡기고, 이상규 사장은 운영 등 조직관리를 전담키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말 임명된 야후코리아 성낙양 대표는 최근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를 혁신 원년으로 삼아 상한선에 제한을 두지 않는 투자로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며 공격경영을 선언했다. 본사가 한국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며 인수·합병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다른 포털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30세 미만 CEO는 2000년말 6.9%에서 3월 현재 1.1%로 줄어들었다.5년새 젊은 창업자가 84%나 급감한 것이다. 벤처 업체수도 지난 2001년 1만1392개에서 2월 현재 8137개로 줄었다. 관계자는 “거품은 빠졌지만 벤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아직 불식되지 않았다.”면서 “CEO 교체에 따른 변신이 ‘다시 뛰는 벤처’ 의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③-현대·기아차 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③-현대·기아차 그룹

    정몽구(67^MK)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격의없이 지내는 지인들은 정 회장을 이렇게 평가한다. “곰같은 외모에 뱀같은 머리를 지녔으며 여우같은 행동가이다.”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현대의 한 고위임원은 서슴없이 정 회장을 ‘지략가’라고 정의했다. “현대차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정공, 현대차써비스 네 집안이 합쳐진 회사다. 그런데도 큰 잡음이 없다. 카리스마만 갖고서는 이렇게 이끌 수가 없다.MK가 대단한 지략가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이어지는 그의 얘기.“햇볕도 잘 들지 않는 땅(서울 원효로)에서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을 만든 이가 MK다. 다른 아들들이 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한테 기업을 물려받은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는 사실상 창업자나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그룹의 비약적인 성장이 결코 요행이나 우연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실제 정 회장은 2000년 9월 그룹에서 독립한 지 불과 4년만에 현대차를 세계 6위 반열에 올려놓았다. 독립 당시 10개에 불과하던 계열사 수는 28개로 불어났으며, 종업원 수도 10만명을 넘는다. 총자산 규모 67조원(3월14일 현재)에 올해 매출목표액 85조원, 재계 서열 3위다. ‘싸구려 현다이’라고 비웃던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제 현대차를 두려움의 존재로 인식한다. ●갤로퍼 신화에서 품질경영까지 서울 경복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나온 정 회장은 현대건설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현대자동차써비스(74년)와 현대정공(77년)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일찌감치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이후 기아차를 인수해 자동차 전문그룹을 만들기까지 평생을 차(車)와 함께 했다. 그를 가까이서 본 고위임원의 얘기다.“세상 사람들은 보여지는 외모와 어눌한 말투만 보고 MK의 저력을 더러 간과한다. 그러나 현대정공 시절, 그는 일일이 차를 뜯어보고 조립하면서 갤로퍼 신화를 만들어냈다. 차에 관한 한 누구보다 전문가다.” 그런 정 회장이 충격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98년 미국 JD파워의 신차 품질조사에서 현대차가 꼴찌를 한 것이다. 이듬해, 그 이듬해에도 꼴찌권을 맴돌았다. 엄청난 모멸감에 휩싸인 그는 “이제부터 등수는 잊어라. 대신 무조건 품질을 끌어올려라.”라고 일갈했다. 현대·기아차의 보도자료에서 ‘세계 톱5 진입’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품질본부가 즉각 하나로 합쳐지고,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품질 회의가 꾸려졌다. 올초 쏘나타는 ‘세계에서 가장 결함이 적은 차’로 선정(컨슈머 리포트지)됐다. 몇년 전의 수모를 보기 좋게 설욕한 것이다. ●부인 이정화여사 실질적 맏며느리 정 회장은 평범한 ‘실향민’ 집안의 셋째딸(이정화·66)과 결혼해 1남3녀를 두었다. 고향이 이북인 부인 이씨는 손위동서인 이양자씨가 91년 암으로 세상을 뜨자 이때부터 집안의 실질적인 맏며느리 역할을 도맡아 했다. 시아버지 생전에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3시30분이면 청운동 시댁으로 달려가 아침을 준비하곤 했다. 시어머니(변중석)가 이 무렵 거동이 불편해져 병원 신세를 졌기에, 대식구의 아침 준비는 오롯이 며느리들 몫이었다. 틈날 때마다 현대아산병원을 찾아 시어머니를 돌보는 일도 맏며느리인 그의 몫이다. 시어머니가 그랬듯,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다. 이렇다할 직함도 없다. 굳이 찾자면 그룹 계열사인 ‘해비치 리조트’(제주도 다이너스티 골프장과 콘도 등을 운영하는 회사)의 개인 대주주라는 정도다. ●외아들 의선… ‘ES 시대’ 개막 그룹의 핵심인 자동차는 정 회장의 막내 외아들이자 현대가의 종손인 의선(35·ES)씨가 한 축이 돼 이끌고 있다. 이달초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담당 사장 겸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자동차부품 전문회사) 부사장도 맡고 있다. 본텍·글로비스·엠코 등 비상장 계열사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오너 3세’의 프리미엄만을 업고 사장에 오른 것은 아니다. 휘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정 회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을 갖고 있다는 ‘현대정공 자재부’에 94년 과장으로 입사, 현장감각을 익혔다. 이후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건설 등 굵직한 해외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면서 차세대 리더로서의 잠재능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얼마전 기아차 수출 500만대 돌파 기념식때는 임원들의 넥타이를 기아차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즉석에서 통일시켰을 만큼 회사에 대한 애착과 감각이 남다르다. 자기생각을 당당하게 말하면서도 상대에게 겸손하다는 느낌을 준다.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우스갯소리도 곧잘 해 평이 좋다. 생전에 정주영 회장이 지선(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장남)씨와 더불어 가장 예뻐했던 손주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의 사촌여동생이 미국에 유학을 오자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가 95년 결혼에 성공했다. 훗날(2000년) INI스틸에 흡수된 당시 강원산업 정도원 부회장의 딸 지선(32)씨가 부인이다. 스물다섯, 스물둘의 나이에 일찌감치 결혼한 두사람은 딸 진희(9)양과 아들 창철(7)군을 두고 있다. ●의사집안 대 잇는 큰사위 정 회장의 큰딸 성이(43)씨는 저명한 정형외과 전문의 고 선호영 박사의 둘째아들 두훈(48)씨와 결혼했다. 역시 의사인 두훈씨는 현재 대전 선병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목동 선병원, 중촌 선병원, 선치과병원, 건강증진센터, 유성 선병원 등이 모두 같은 계열이다. 서울집(한남동)과 대전을 오가며 병원 일을 보고 있다. ●금융 사업 이끄는 둘째 사위 93년 현대차 원효로 사옥에서 프로젝트팀 형태의 현대오토파이낸스㈜로 출발한 현대캐피탈은 우리나라에 자동차할부 금융업을 처음 선보였다. 그러나 ‘카드 사태’ 등으로 현대카드가 어려워지자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가 정태영(45)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이다.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이자 MK의 둘째딸 명이(41)씨의 남편이다. 한 임원의 얘기다.“그 분(정태영 사장)은 스스로를 오너의 사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문경영인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아깝다며 골프조차 안친다. 회사가 안정될 때까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골프에 할애할 시간이 어디 있느냐는 식이다.” 당장의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착실히 손실을 털어낸 덕분에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올해 ‘동반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와 미국 MIT(매사추세츠공과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궁금한 게 있으면 실무자에게 직접 휴대폰을 걸어 물어봐 직원들을 긴장시키기도 한다. 현대차 근무시절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제갈걸(53) 부사장, 옛 현대그룹 문화실장을 지낸 김상욱(52) 전무 등이 그와 함께 금융소그룹을 이끄는 핵심 브레인들이다. ●꿈의 철강 라인업 셋째 사위-조카 한보철강(현 당진공장) 인수를 계기로 그룹은 열연(당진공장)-냉연(현대하이스코)-스테인리스(INI·BNG스틸)로 이어지는 철강 풀라인업을 달성했다. 이 꿈의 라인업에 정 회장의 셋째 사위와 조카들이 포진하고 있다. 김원갑(53) 부회장과 함께 현대하이스코(옛 현대강관)를 이끌고 있는 신성재(37) 사장은 현대정공에 근무하던 시절, 정 회장의 동갑내기 셋째딸 윤이씨를 만나 결혼했다. 미국 페퍼다인대학 MBA 출신이다.98년 현대하이스코로 옮겨 수출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이달초 사장으로 승진했다. 영업본부장 시절에 1조원대에 머물던 연간 매출액을 2조 3000억원대로 끌어올려 ‘장인’의 인정을 받아냈다. 김 부회장은 78년 현대건설 경리부로 입사해 건설과 자동차에서 잔뼈가 굵은 재무 전문가다. 이계안 현 열린우리당 의원이 2001년 7월 현대차에서 물러날 때 함께 사표를 냈지만 정 회장이 다시 발탁했다. INI스틸(옛 인천제철) 김무일(62) 부회장도 빼놓을 수 없는 철강 인맥이다. 정통 철강맨은 아니지만 취임하자마자 한보철강 인수를 보기좋게 성공시켜 정 회장의 신임을 확실하게 굳혔다. 지난해 4월 현대·기아차 구매총괄본부장(부사장)에서 사장을 거치지 않고 곧장 INI스틸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했다.‘수처위주 입처개진’(隨處爲主 立處皆眞·언제 어디서건 그 곳의 주인이 돼라)이 좌우명이다. 김 부회장이 지인에게 털어놓은 현대차의 타이어사업 진출 무산 뒷얘기가 재미있다.90년대 초반 현대차는 현대정공을 통해 타이어사업 진출을 모색했다. 그러나 정주영 명예회장이 “공예산업(타이어에 홈을 파는 작업을 공예에 비유)은 안된다.”고 하는 바람에 막판에 철회했다고한다. ●LS전선·김&장과의 혼사 BNG스틸은 젊은 나이에 타계한 동생 몽우씨를 생각해 MK가 조카들에게 대부분 맡긴 회사다. 몽우씨의 세 아들이 모두 이 회사에 있다. 큰아들 일선(35)씨가 대표이사 사장이다. 그룹이 2000년 말 삼미특수강(BNG스틸의 전신)을 인수할 때 실무를 맡아 내부사정에 밝다. 철강의 꽃으로 불리지만 유통구조는 낙후된 스테인리스 업계에 서비스센터(코일센터)를 도입해 새 바람을 일으킨 이도 그다. 운동을 워낙 잘해 그룹사 축구시합때면 직접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사촌인 의선씨와는 생일이 일주일 밖에 차이 나지 않아 어려서부터 유난히 친했다. 유학중에 ‘어린 신부’를 만난 것도 똑같다.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일선씨는 같은 대학 심리학과로 갓 유학온 여섯살 연하의 구은희씨를 만나 96년 결혼했다. 현대가 내로라하는 재벌 집안과 처음 혼사를 맺는 순간이기도 했다. 은희씨는 구자엽 희성전선 부회장의 딸로, 구태회 LG전선(현 LS전선) 명예회장의 손녀이다. 결혼할 때 스무살이었다. 지금은 세 아이(창현·진주·창민)의 엄마다. 일선씨의 동생 문선(31)씨도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다. 김&장 법무법인 김영무 대표변호사의 딸 선희(31)씨가 부인이다. 재정부에서 이사로 근무하다 미국 연수길에 올라 현재 미시간대학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다. 올 연말에 귀국한다. 미국 버클리대학 회계학과를 나온 막내 대선(28)씨는 지난해 11월 품질혁신부 대리로 BNG스틸에 합류했다. 아직 미혼이다. ●MK의 용병술 현대차그룹의 인사 시스템은 ‘예측 불허’다. 그런데도 떠난 사람들 가운데 그룹을 욕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한 전직 고위임원의 분석이다. “MK는 아버지를 몹시 어려워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자신 아버지와 몹시 닮았다. 우선 그룹내에서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현대차그룹에는 2인자가 없다. 웬만한 간부는 회장에게 모두 직접 보고한다. 충성 경쟁을 유발하는 셈이다.” 그는 “빈번한 패자부활과 적절한 견제도 MK 용병술의 특징”이라고 했다. 이를 그룹내 파벌싸움의 산물로 보는 이도 있지만 ‘권위에 대한 도전’을 용납지 않는 MK의 치밀하게 계산된 행보라는 분석이 더 많다. ●자동차 전문인맥 ‘탱크 박사’ 김동진(55) 현대차 부회장이 단연 눈에 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의 전문 엔지니어로 국방연구소에서 ‘K1탱크’ 국산화를 주도하다가 78년 정 회장에 영입됐다. 정의선 사장과도 가깝다. 중국시장을 거의 개척하다시피하고 있는 화교 출신의 중국통 설영흥(60) 부회장과 ‘갤로퍼 신화’의 숨은 조력자 전천수(59·생산노무담당)사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정·재계에 발이 넓은 채수일(52·방송인 이숙영씨 남편) 고문도 빼놓을 수 없다. 이사대우 5년 만에 사장이 된 MK의 대학후배 최한영(53·전략조정실장겸 마케팅총괄본부장)사장은 한때 ‘MK의 입’으로 불렸었다. 본인은 “99년 해외출장중에 갑작스럽게 홍보실 컴백 명령이 나 사표쓸 생각까지 했었다.”그렇지만, 곧이어 터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누구보다 MK의 의중을 정확히 짚어내 파격 승진을 거듭했다. GE캐피탈과의 자본제휴, 글로비스 지분 매각 등을 주도한 재무통 채양기(52·기획총괄부본부장)부사장도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다. 그가 쓴 ‘채권관리 실무교본’은 지금도 채권 전문가들 사이에 필독서로 꼽힌다. 그룹 ‘암행어사’ 인 이전갑(58·감사실장)사장, 품질경영 전도사인 서병기(58·품질본부장)사장, 신차 기술개발 주역인 김상권(59·연구개발본부장)사장, 미국시장 공략의 중책을 맡고 있는 최재국(57·국내외 영업기획담당)사장, 김수중 전 사장의 계보를 잇는 ‘영업의 귀재’ 이문수(57·내수영업본부장)부사장, 치밀한 홍보맨 이용훈(55)부사장 등도 현대차를 이끄는 중추세력이다. 기아차의 선두주자는 단연 김익환(55) 사장이다.‘오너 아들’과 대표이사를 같이 맡고 있어 적잖은 부담이지만 도약의 기회이기도 하다. 영업·수출·홍보를 두루 거쳐 실무에 밝다. 외모만큼이나 선이 굵다. 양쪽 날개로는 구태환(50·재경본부장)부사장과 김용환(49·해외영업본부장)부사장이 있다. ●‘오랜 동반자’ 정공 인맥 현대·기아차 출신들이 ‘신측근’으로 분류된다면, 현대정공과 현대차써비스 인맥은 ‘전통가신’으로 분류된다. 유홍종-박정인-김동진-김익환으로 이어지는 정공 인맥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 한토막. 언젠가 MK가 해외출장지에서 뜬금없이 막걸리를 찾았다. 현대차 출신들은 난색을 지었다. 정공 출신들은 “어떻게든 구해보겠다.”며 나가 정말로 막걸리를 구해왔다. 유홍종(67) BNG스틸 회장은 MK와 양궁 신화를 함께 써내려간 정공 인맥의 대부다. 그 뒤를 잇는 박정인(62) 현대모비스 회장은 현대차써비스가 일개 사업소(현대차 원효로사업소)에 불과했던 72년,MK를 처음 만났다. 이후 자재부장과 경리담당 대리로 황금콤비를 이루면서 30년 넘게 MK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인터넷 화상회의·전자결재 등을 정착시킨 ‘스피드 경영’으로도 유명하다.“맹꽁이”가 부하직원들을 나무라는 가장 심한 욕일 만큼 점잖지만 허점이 너무 없어 오히려 겁날 때도 있다는 게 아랫사람들의 얘기다. 서울 양재동 사옥을 사들일 때 점쟁이까지 불러 감정한 것으로 유명한 이중우(57) 다이모스(자동차부품회사) 사장, 등산 마니아인 김평기(60) 로템·위아 사장, 이여성(55) 서울시메트로 구호선 사장, 정석수(53) 현대파워텍 사장 등도 정공이 ‘뿌리’다. 서비스업체(해비치리조트) 사장에서 하루아침에 그룹의 신생 건설사업을 책임진 김창희(52) 엠코 사장도 시선이 쏠리는 인물이다. hyun@seoul.co.kr ■ 인간 정몽구회장 술을 많이 마시면 다음날 아침 꼭 라면으로 해장하는 버릇이 있다. 폭탄주 20잔도 끄떡없을 만큼 주량이 세지만 절제력이 강해 실수하는 일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폭탄주보다 소주를 즐긴다. 해외출장길에 수행원들이 맨먼저 챙기는 것도 소주와 라면이다. 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를 닮아 먹성이 소탈하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에는 서울 양재동사옥의 지하2층 중역식당을 애용한다. 임원들의 구내식당행도 개의치 않는다. 이는 아버지와 다른 면이다. 왕 회장은 임원들이 구내식당에 나타나면 “밖에 나가 사람들 만나라고 접대비를 줬더니 기껏 안에서 먹는다.”며 불호령을 내리곤 했다. 가정적인 면모도 아버지와는 딴판이다. 주말이면 아들딸 사위들과 함께 곧잘 산을 찾는다. 대신 골프는 별로다. 좋아하지 않다보니 실력도 그저 그렇다. 여느 현대가 사람처럼 ‘새벽형 인간’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에 아침을 먹고 6시30분쯤 출근한다. 대신 밤 10시면 잠자리에 든다. 그를 가까이서 본 사람들의 공통된 얘기는 “겉 인상과 달리 마음이 매우 여리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잘 자르지 못한다. 현대차는 한때 이사만 100명에 이르렀었다. 더는 버틸 수 없는 포화상태에 이르러서야 MK는 “진급한 숫자만큼 자르라.”며 지난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 어눌한 말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 처음 그를 접하는 사람들은 말뜻을 해석하느라 진땀을 흘린다. 해석이 쉬워질 때쯤이면 “참모들보다 서너배는 빠르다.”는 그의 머리회전에 진땀을 흘리게 된다고. 어떤 이는 이를 “아버지의 ‘방목’과 형제간 경쟁과정에서 터득한 본능적인 생존지수”로 해석했다. 효심도 남다르다. 한 현직임원의 얘기다.“일을 하다 보면 종종 과거에 잘못 벌여놓은 일과 마주치게 된다. 그럴 때면 MK는 ‘이거 참 잘못됐다고 할 수도 없고 잘했다고도 할 수 없고‘하며 말을 흐린다. 한번도 대놓고 선친때 일을 지적한 적이 없다.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섭섭한 감정이 남아 있을 텐데도 말이다. 형제들 일도 마찬가지다. 장남으로서의 원초적 책임감 내지 부담감을 늘 갖고 있는 느낌이다.” 경영권 분쟁때 동생(정몽헌)과 그토록 부딪쳤건만, 그 동생이 2003년 8월 계동사옥에서 몸을 던졌을 때 맨먼저 사고현장에 달려가 시신을 수습한 이도 그였다. 한 전직 임원은 “빈소 뒤에서 나를 붙잡고 우시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SK 사외이사제 비상장사로 확대

    SK그룹이 비상장 계열사까지 ‘사외이사제’를 도입키로 했다. SK는 지난 25∼26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신헌철 SK㈜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관련 임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CEO 세미나를 열고 ‘브랜드와 기업 문화를 공유한 이사회 중심의 그룹’을 만들어 나가기로 결의했다.SK는 이를 위해 이르면 올해부터 전체 상장 계열사와 비상장 계열사까지 사외이사제를 확대 도입키로 했다. 도입 의무가 없는 비상장사까지 사외이사제를 실시키로 한 것은 SK가 처음이다. 또 SK㈜의 ‘일하는 이사회 모델’을 확대하기 위해 나머지 계열사들도 조직 신설이나 인력보강 등의 방안을 구축하고, 각 계열사 CEO와 사외이사의 대화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과 자활 프로그램을 올해 주요 실천분야로 선정했다. 소년·소녀 가장이나 여성·노인 가장 등 소외계층과 청년 실업자의 자활을 지원하고, 계열사별 ‘대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조속히 확정키로 했다. 자원봉사 시간도 연간 30만시간 이상으로 확대한다. 최 회장은 “SK의 지배구조 개선과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 시스템 구축은 기업구조 변화에 중요한 변곡점이 되고 있다.”면서 “각 계열사의 시스템 개선에도 적극 반영해 지배구조 개선의 모델을 만들 것”을 당부했다. 이어 “SK그룹에서 기업경영의 의미는 모든 이해 관계자를 행복하게 하는 활동의 연속”이라며 “이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사회 소외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LG 창업주형제들 계열分家 마무리

    LS그룹에 이어 GS그룹을 분리시키는 등 ‘핵분열’을 거듭하고 있는 LG그룹이 7년에 걸쳐 창업주 세대 형제들의 분가를 마쳤다. LG는 25일 고 구인회 창업주의 둘째 동생인 고 구정회씨의 4남 구자섭 전 LG MMA사장이 대표이사인 한국SMT㈜가 ‘독립경영’을 인정받아 계열분리됐다고 밝혔다.LCD 회로부품 조립업체인 한국SMT는 자본금 20억원 규모의 회사다. LG관계자는 “자섭씨가 갖고 있던 ㈜LG지분을 최근 처분했고 동생 자민씨도 LG전자 부사장을 그만둠에 따라 특수관계인 관계가 해소돼 계열분리된 것”이라고 말했다.‘적자승계’ 원칙에 따라 직계가 아닌 가족의 자연스러운 ‘분가’인 셈이다. 구인회 창업주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씨 자녀들은 99년 LG화재를 갖고 일찌감치 분가했다. 태회·평회·두회씨는 LS전선·LS산전, 가온전선,E1, 극동도시가스 등을 떼어내 LS그룹으로 새출범했다. 구자섭 사장은 경남고와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마치고 74년 LG화학에 입사했다.9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LG MMA 대표이사로 활동했지만 올 초 인사에서 대표이사직을 내놓았다. 정회씨 아들들은 형우씨가 부민상호저축은행 대표 이후 경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이번에 구 사장과 자민씨까지 LG를 떠났다. 특히 자민씨는 지난해 말 LG전자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3개월도 안돼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SMT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LG는 2대 구자경 명예회장 형제들과 구본무 회장 형제들에 대한 분가도 거의 끝마쳤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인 자승씨는 작고했고 둘째 자학씨는 2000년 외식업체인 ‘아워홈’을 갖고 독립했다. 셋째 자두씨는 LG벤처투자로 분가했다. 넷째인 자일씨는 LG 계열사가 아닌 일양화학 대주주이고 LG상사 미주법인 회장을 끝으로 LG를 떠난 다섯째 자극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엑사이엔씨 대주주이자 회장이다.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본식씨도 일찌감치 희성그룹으로 분가했고 본준씨만 LG필립스LCD 부회장으로 그룹 경영에 참가하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취임1돌 황영기 우리은행장

    취임1돌 황영기 우리은행장

    “주주와 고객, 직원이 모두 승리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펼치겠습니다.” 황영기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24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황 회장은 “지난 1년간 지주회사로서의 지배구조 정착 및 LG투자증권 인수, 신용카드부문 정상화, 개성공단지점 개설 등 성과도 많았지만 아직 미진한 부분도 많다.”면서 “올해는 비용절감 및 부실채권 감축, 직무직군별 성과급제 도입 등을 통해 주주는 물론 고객과 직원들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회사인 경남·광주은행은 브랜드 가치가 높은 만큼 독자적으로 경영,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측면지원할 것”이라면서 “다음달부터 개인과 기업, 투자금융 등 업무별로 성과에 따른 보수를 제공하는 신인사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측은 이를 위해 모든 직원의 연봉 30%를 따로 떼내 기금을 만든 뒤 성과에 따라 차등배분하는 방안을 노조측에 제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스톡옵션 논란에 대해 황 회장은 “실적을 높이려면 지휘권을 확실히 준 뒤 경영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한데 아직 실현하지도 않은 스톡옵션을 문제삼은 것은 예금보험공사의 지나친 경영권 간섭”이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금융의 가치를 높인 뒤 국내 사모펀드(PEF)연합에 넘기는 방법으로 민영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채권단의 삼성자동차 채권매각과 관련,“매각이 무산되면 연대보증을 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및 계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삼성생명 주가산정이 어려워 적정 보증규모도 계산해봐야 하지만 삼성측이 보증을 거부할 경우 소송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반월·시화공단의 중소기업을 방문한 황 회장은 “기업은행 등 경쟁은행과의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현장 방문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명박 시장 홈페이지 글 전문

    ●행정수도에 관해 저 이명박이 말씀드립니다. -수도분할을 중지하고 통일을 대비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 인터넷에 띄우신 “행정수도 건설을 결심하게 된 사연”은 잘 읽어보았습니다.그 글에서 “행정수도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도 꿈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그렇습니다.저 이명박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저의 꿈은 통일수도입니다.대통령께서는 ‘분할된 수도’를 꿈꾸고 계시지만,저는 ‘통합 된 수도’를 꿈꾸고 있습니다. 충청권과 수도권뿐만 아니라 온나라가 함께 잘사는 나라,남한과 북한이 하나 되고 함께 잘사는 나라,남북한 7천만 겨레가 합의하는 통일수도를 꿈꾸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개혁과 국가발전을 위해 애쓰고 계신 것에는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하지만 수도분할은 아닙니다.개혁도 아니고,균형발전도 아닙니다. 사실 수도이전 논의는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으로 나온 것이어서,저는 선거가 끝나면 당연히 국민의 의사를 물어 재고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께서는 ‘수도이전 공약으로 재미 좀 봤다.’,‘한나라당에서도 재미좀 보라.’,‘정권의 명운을 건다.’,‘지배세력 교체를 위해 천도해야 한다.’,‘수도이전에 반대하는 것은 정권 흔들기다.’라고 말씀하시는 등 국가대사를 극단적으로 정치쟁점화하는 것을 보고,국가의 중대사인 수도이전을 오직 정치적 계산에서 추진한 것이지,국가균형발전이나 수도발전을 위해 오래전부터 심각하게 고민하여 추진한 것이 아님이 명백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신행정수도 예정지를 발표하고 후속 조치를 일사천리로 진행시켰습니다.국민이 원하지 않는 정책은 성공한 예가 없다고 역사는 가르치고 있습니다.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했던 수도이전은 지난해 대다수 국민의 반대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결국 무산되었습니다.저는 그때 국민과 함께 ‘국력낭비를 막았다.’면서 안도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수도이전이 수도분할의 망령으로 되살아나 또다시 정치에 남용되고 있고,국민을 괴롭히고 있습니다.수도이전보다 더 나쁜 수도분할에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은 성난 민심을 의식하여 “수도권 후속대책”을 쏟아내고 있고,국무총리는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를 만들어 수도분할을 기정사실로 몰아가고 있습니다.수도분할로 충청권 주민을 현혹하더니,이제는 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주민을 현혹하려 하고 있습니다.정말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수도분할은 수도이전보다 더 나쁩니다. 제17대 국회는 2005년 3월 2일 수도를 분할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대통령과 6부는 서울에 남고,국무총리와 12부4처는 충청남도 연기·공주로 이전한다고 합니다.대통령은 3월 18일 이 법률을 공포했습니다. 정말 통탄할 일입니다.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수도를,그것도 행정부를 갈라 나누어 놓은 예는 없습니다.수도분할은 국정운영의 비효율과 국력 낭비,그리고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명백합니다. 요즘은 치열한 국제경쟁 시대입니다.국정운영의 효율은 국가경쟁력의 기초입니다.대통령과 국무총리,장관들이 서로 120km나 떨어진 장소에서 근무해서는 국정운영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없습니다.원만한 부처간 협의도,신속한 위기관리도 어려워집니다.수도분할은 국가정체성과 통치의 근본을 쪼개는 것으로서,수도이전보다 더 나쁩니다. 수도이전과 수도분할에 정략적으로 담합한 정치권은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제16대 국회는 2003년 12월 ‘신행정수도건설을위한특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그때 저는 이 법률의 통과를 막기 위해 수도이전을 반대하는 국민과 함께 사방으로 뛰어 다녔으나,여·야 정치권은 저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다행하게도 우리의 입헌민주주의는 살아있었습니다.헌법재판소가 2004년 10월 21일 수도이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림으로써,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었습니다.대의민주주의의 타락에 경종을 울리는 역사적 순간이었고,대한민국 헌정사에 한 획을 긋는 잊지 못할 사건이었습니다. 그때 한나라당은 위헌 결정을 환영하면서,수도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였습니다.그러나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들이 또다시 수도분할에 동조했습니다.수도를 두 동강내는 결정에 동조했던 정치권은 역사에 공동 책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중앙정부는 서울시와 단 한번의 사전·사후협의 없이 수도이전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수도이전은 건국 이후 최대의 국책사업입니다.그런데도 중앙정부는 사전에도,사후에도 서울특별시장의 의견을 구하거나,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작은 프로젝트의 경우에도,이해당사자나 전문가와 오랜 기간 기술적·경제적으로 치밀한 사전 검토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추진합니다.이것은 최소한의 예의이며,필수적인 절차입니다.수도이전은 작은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가 대사입니다.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이러한 최소한의 예의와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정치적 담합으로 수도분할을 기정사실화 해놓고,“후속대책을 마련한다.”는 빌미로 사후적으로 지방정부를 불러 무조건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은 ‘참여민주주의’가 아닙니다.민주주의가 아니라 권위주의의 부활이며,참여를 가장하여 지방자치를 억누르는 ‘참여권위주의’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지방자치의 헌법정신을 존중하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해야 합니다.시대에 역행하는 ‘권위주의’ 방식의 모양 갖추기에는 결코 승복할 수 없습니다. 수도분할 반대는 수도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 통일한국의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제가 수도분할에 반대하는 것은 수도권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반대가 아닙니다.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국가균형발전은 충청권으로의 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로 이룰 수 없습니다.만일 제가 충청권 시·도지사였을지라도,수도이전의 문제점을 똑같이 지적했을 것입니다. 수도이전 문제는 통일을 대비해서 국민의 뜻에 따라 정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믿음입니다. ●해양수산부 이전 반대 이유는 지금도 타당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해양수산부장관 재직 시에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지금 보아도 아주 잘하신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는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가면 서울에 따로 사무소를 두어야 하고,장관은 거의 서울에 있어야 한다.”,“장·차관이 매주 국무회의에 참석해야 하고 국회에도 출석해야 하는데,서울에서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지방으로 이전하면 결재 등 업무효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부처이전보다는 실질적인 업무와 권한을 지방에 대폭 이양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하신 것으로 압니다.참으로 올바른 지적이며,지금도 타당한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나,지금이나 사정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그런데도 대통령께서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앙정부의 “수도권 후속대책”은 국민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이 내놓은 “수도권 후속대책”은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서울시가 이미 계획했거나 추진하는 사업을 자신들이 새롭게 수립한 것인 양 발표하여 사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아무런 사전상의도 없이 서울시의 정책을 복사하여 발표한 것은 명백한 표절입니다. 중앙정부의 뚜렷한 역할이나 예산지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여당에서는 “서울시 청사를 광화문네거리에 대형 건물로 짓겠다.”고 하고,정부에서는 “대학로 발전방안”까지 발표했습니다. 대학로를 꾸미는 일은 기초자치단체인 종로구가 추진하고 있는 고유 업무이며,“청계천 역사문화벨트 조성”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역점사업입니다.그런데도 이러한 사업들을 마치 중앙정부가 마련하고 주도하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어이가 없는 일이며,그간 준비가 안 되어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에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촉구합니다. 정부·여당은 수도분할로 텅 비게 될 정부청사에 “벤처단지 조성”과 “초고층 업무빌딩 유치”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수도권과밀 해소를 위해 수도분할을 한다면서,그 후속대책으로는 오히려 수도권과밀을 부추긴다면,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입니다.정부부처가 떠난 자리에 기업을 유치하겠다면,처음부터 연기·공주에 유치하는 게 훨씬 더 낫습니다. 수도이전과 수도분할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과밀 해소’를 이유로 추진되어 왔습니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저의와 진실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선거 때마다 이용하려는 정치책략임을 모든 국민이 알게 되었습니다.그래서 국민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심 쓰듯이 “후속대책”을 급조하고 남발하는 것은 잘못된 수도분할을 더욱 잘못되게 하는 일이며,충청권과 수도권,나아가 국민을 두 번 속이는 일입니다.국민을 두려워한다면,국가균형발전을 원한다면,이제는 진정으로 지방을 도와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수도분할과 “수도권 후속대책”은 바른 길(正道)이 아닙니다.국민의 행복보다 정파의 이익을 앞세우는 그릇된 길(邪道)입니다.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통일한국과 7천만 겨레의 앞날을 걱정하는 바른 길로 돌아와 ‘파사현정(破邪顯正)’의 길로 가기를 호소합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진정한 지방분권과 재정지원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참여정부가 진정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려고 한다면,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는 권한과 재원을 과감히 지방으로 이양해야 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서울집중을 막기 위해 백약을 다 썼으나 무효였다고 하고 그래서 수도이전을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실은 백약 중 가장 효험이 있을 약은 제쳐두고 있었습니다.그것은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원을 지방에 나누어 넘겨주는 일,즉 진정한 ‘분권’입니다. 중앙집권의 낡은 틀을 그대로 둔 채,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을 한다고 해서 지방이 잘 살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균형발전의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지방에 실질적인 결정 권한과 재원을 주면,지방정부는 지역특성에 맞는 발전을 이뤄 나갈 능력이 있습니다.세원이 많은 곳에서 세금을 더 거두어,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에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수도분할에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의 일부를 지방에 지원해야 합니다.그러면 지역별로 특색에 맞는 발전을 이루어 지역균형발전은 빨라질 것입니다. 정부가 중앙행정기관을 인위적으로 강제 배분하는 방식은 구시대적 발상이며,지방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서울의 과밀은 해소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가 표방하는 수도이전 또는 수도분할의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 과밀 해소 및 국가균형발전입니다.수도이전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경제·산업·교육의 기능을 분산시키고,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세계화와 개방화의 시대입니다.수도권의 기능을 억제한다고 해서,이것이 곧 비수도권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왜냐하면 자본과 시설,사람이 외국으로 나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지난날 수도권정책이 수없이 반복되었어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시대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수도권 집중을 인위적으로 억제해서 그 반사이익이 상해,동경 등 다른 경쟁도시의 몫으로 돌아간다면,그것은 오히려 서울과 지방을 공멸시키고 국가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하겠습니다.수도권 집중을 억제해도 비수도권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비수도권의 발전은 그 지역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수도분할의 이유를 들면서 국가균형발전보다 수도권 과밀을 걱정하셨는데,이것은 인식의 차이에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현재 수도권은 과밀화 진행 단계를 지났습니다.서울의 인구는 줄고 있고,서울의 교통,환경,주거 여건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1970∼80년대에는 인구과밀을 걱정했으나,1990∼2000년대에는 인구의 과소를 걱정할 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서울시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실제로 구체적인 성과를 착실히 이뤄가고 있습니다.서울에 세계의 첨단기업이 모여들고 있는 것은 그 증거입니다. ●공장의 위치보다 일자리 창출이 더 중요합니다. 정부는 지금 수도권규제완화를 거론하고 있습니다.그렇습니다.일부 규제는 필요하겠지만,수도권의 경쟁력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야 할 것입니다.그간 서울시는 수차례에 걸쳐 지나친 수도권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중앙정부에 건의했으나,반영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요즘은 세계화 시대입니다.세계 각국이 자본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수도권에 공장을 짓지 못하게 하면,지방으로 가는 게 아니라 외국으로 나갑니다. 공장의 위치가 수도권에 있느냐,지방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일자리 창출이 중요하고,청년실업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수도이전과 수도권규제 완화는 흥정의 대상이 아닙니다. 수도이전과 수도권규제 완화는 별개의 사안입니다.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참여정부는 ‘신행정수도 건설을 전제로 공장총량제 등 수도권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대통령께서는 “행정수도이전 정책과 수도권규제 개선은 수도권과 지방의 정치적 빅딜로서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이는 수도이전과 수도권규제 완화를 “맞교환하자.”는 주장인데,목적과 수단을 혼동하는 근본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수도이전은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국가대사로서,수도권규제 완화와는 그 성격과 비중이 다릅니다. 수도이전을 합리화하기 위해 수도권의 규제 완화가 가능하다는 것은,마치 ‘정치적 흥정’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습니다.수도이전을 해도,지금의 수도권에 대한 규제가 합리적이라면 그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옳을 것입니다.마찬가지로 수도이전을 하지 않더라도,수도권 규제가 합리적이지 않으면 이를 철폐해야 할 것입니다. 그간 서울시가 수도권규제 완화와 수도권발전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지만,중앙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수도분할에 대한 수도권주민의 분노가 들끓자,이를 달래려는 ‘사탕발림’ 식으로 수도권발전을 거론하고 있습니다.국가경영에는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시류에 따라,정치 분위기에 따라 오락가락해서는 안 됩니다.중앙정부가 진정으로 수도권발전을 원한다면,서울시가 꾸준히 건의해 온 방안을 검토하기를 바랍니다. ●서울은 지방이 아니라 세계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동북아중심국가’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서울의 경쟁력은 필수입니다.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입니다.대도시의 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은 주변 강대국의 주요 도시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동경,북경,상해,싱가포르 등 경쟁도시들과 한판 승부를 벌어야 하고,이겨야 합니다.그래야 대한민국의 국력이 커질 것입니다.그런데 멀쩡한 수도를 두 동강낸다면,서울과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일본 도쿄도 수도이전을 추진했던 적이 있습니다.오랜 세월 검토하다가,지난 2003년에 수도이전 논의를 중단했습니다.오히려 도쿄의 도시경쟁력을 키워주고 있습니다.2002년 7월 “수도권·기성시가지의 공업 및 제한에 관한 법률”을 폐지하여 동경의 경쟁력이 곧 일본의 국가경쟁력이라는 인식을 토대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유럽의 국가들도 20세기에는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분산정책을 취했습니다.하지만 21세기에 들어와서는 대도시의 경쟁력을 육성하는 새로운 국가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런던,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베를린,그리고 브뤼셀 등 유럽 각국의 수도들은 유럽연합(EU)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강력한 집중전략을 다시 펴고 있습니다. ‘수도이전이 국가균형발전과 무관하다’는 사실은 대통령께서도 잘 아시고 계실 것입니다.서울은 부산,대구,대전,광주 등 지방도시와 경쟁하지 않습니다.동북아시아의 주도권을 놓고,도쿄,상하이,베이징,홍콩,싱가포르 등 대도시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아시아 주요 도시와의 경쟁에서 서울이 이겨야 중앙정부가 표방하는 ‘동북아중심국가’도 성공할 것입니다. ●서울과 지방은 상호보완 속에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국가균형발전은 획일적인 형평성을 지향하는 ‘하향평준화’가 아닙니다.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향일류화’가 되어야 합니다.그러자면,수도권과 지방이 상호보완을 이루어,나라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정부는 서울과 지방을 분열시키지 않아야 합니다.서울과 지방은 서로 돕는 보완관계에 있습니다.예를 들어,전라남도의 관광단지가 발전하면 서울의 시민들이 가서 보고,지방의 무공해 농산물은 수도권시민이 이를 소비합니다. 수도를 약화시켜 다른 지방을 발전시킨다는 전략은 성공한 예가 없습니다.수도를 여러 개 만들어서는 안 되며,서울·대구·광주는 각자 특색 있게 발전시켜 상호보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해야 합니다. ●수도이전에 쓸 재정이 있다면 통일비용으로 아껴 두어야 합니다. 수도이전은 ‘평화통일’이라는 민족의 염원과 통일한국의 장래를 염두에 두고 구상되어야 합니다. 북한은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고,경제난이 겹쳐 체제가 내구력을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이러한 정세를 감안할 때,통일이 언제 실현될 지는 누구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그러나,정부가 수도를 분할하여,새로운 행정도시를 완성하는 시기 이전에 통일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도를 온전히 지키는 일은 “통일 다음으로 중요한 이 시대의 애국과제”라고 생각합니다.그 이유는 수도가 국정수행의 중심이자,국가정통성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통일한국과 7천만 겨레,그리고 후손들의 행복을 생각한다면,수도를 두 동강내서는 안 됩니다. 국가경영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수도분할은 시급하지 않습니다.지금은 수도분할이 아니라,민족통일에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에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됩니다.남·북한이 통일 후 공동 번영을 이루려면 엄청난 규모의 재정이 필요할 것인데,이렇게 한가하게 국력을 낭비할 때가 아닙니다.수도분할에 사용할 재정이 있다면,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재원으로 아껴 두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100만 명에 이르는 젊은 실업자가 있습니다.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입니다.수도이전에 쓸 돈이 있다면,차라리 그 비용으로 1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게 더 현명합니다. ●국익을 위해 결심을 바꾸는 것은 지도자의 진정한 용기입니다. 국가지도자는 결심을 하고 집행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때로는 결정을 취소하고 결심을 바꾸는 용기도 필요합니다.개인적인 차원의 명분보다 국가의 명운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노 대통령께서 지도자로 높이 평가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70년대 말에 추진했던 ‘행정수도이전계획’은 수도의 영구이전이 아닌 임시 행정수도로의 이전계획이었습니다. 이는 당시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미군 철수를 언급하여 한미관계가 어려워지고 안보불안이 커진 상황에서,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 밖으로 벗어나기 위한 국가안보상의 필요에서 추진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현재는 그 때와 모든 국내외 상황과 여건이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동서냉전 시대가 가고 남·북 긴장이 완화되었으며,이제 세계는 경제적으로 국경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북한의 기습공격을 대비해야 했던 30년 전에는 수도이전이 논의될 만 했을지라도,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 세계와의 경쟁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6년에 ‘제6회 아시안게임’을 유치했다가,경제여력이 없다는 이유로,그리고 소요 재원을 국가적으로 더 시급했던 산업발전에 쓰기 위해 이를 반납했던 적이 있습니다. 행정중심도시는 어차피 성공하지 못할 일입니다.저는 젊어서부터 열사의 나라 중동에서부터 동토의 시베리아까지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해 왔습니다.그러나,세계 어느 곳에서도 수도를 분할한 사례를 본적이 없고,브라질·호주·말레이지아 등 수도이전을 추진했던 나라의 경우에도 수도이전에 성공한 사례를 본적이 없습니다.결국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분할도 국력낭비로 이어질 것이 명백합니다.사정이 이런데도 꼭 해야겠다고 고집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습니다. 국가지도자는 단순히 정책을 수립했다는 사실만으로 평가받는 것은 아닙니다.때로는 국익을 위해 기존의 정책을 바꾸거나 포기하는 지도자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자신보다 나라를 먼저 걱정하는 혜안과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지도자의 결단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대통령께서는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수도분할을 재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만약 생각을 바꾸신다면,우리국민들은 은퇴 후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할 것이라 믿습니다. 2005년 3월 24일 서울특별시장 이명박
  • 대한항공 “저가 항공사 설립 검토”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24일 국제 단거리 노선에서 저가로 운항하는 별도의 항공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항공사간 치열하게 전개되는 저가 경쟁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이날 인천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내선은 저가 항공사가 필요 없다.”고 단언한 뒤 “국제선은 대한항공이 저가 항공사가 될 수 없는 만큼 저가 항공사가 필요하다면 별도의 항공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노선 등 단거리 국제노선에서 저가 항공사가 출현한다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별도의 항공사를 세울 수도 있다.”면서 “실무진들이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구상대로 저가 항공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건설교통부의 허가가 필요할 뿐 아니라 시장도 어느 정도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현실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국내선의 저가 항공사를 표방하는 제주항공과 관련, “저가 항공사의 출현을 환영한다.”면서 “새 항공사와의 역할 분담이 이뤄질 수도 있고, 저가 항공사가 제시할 수 있는 요금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존 항공사 요금이 비싸다고 불평하는 고객에게 (요금이)비싸지 않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저가 항공사란 작은 비행기에 ‘노(No) 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인데 현재 고객 대부분이 고급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 대한항공은 질좋은 서비스로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와 함께 “㈜한진 등 계열사와 함께 추진하는 중국 물류부문 진출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올해 뭔가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두산측과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협상과 관련, “두산의 대우종합기계 인수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탓에 실질적인 협상을 벌이지 않고 있지만 양측의 기본적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혀 협상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지안프랑코 페레’가 다자인한 새 유니폼을 공개했다. 승무원 유니폼은 1991년 이후 14년만에 교체된 것이다. 대한항공은 기존의 빨강과 짙은 파랑 위주와는 달리 청자색과 베이지색을 기본 색상으로 채택, 우아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주도록 했으며 한국의 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유니폼 발표회를 시작으로 항공기 시트 색상 등 기내 인테리어 변경, 기내식 용기 변경 등 ‘뉴CI’ 작업을 본격화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포스트 재벌’ 시대 대비 SK, 새 경영시스템 마련

    SK가 포스트 재벌을 향한 ‘뉴 SK’원칙을 선포한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CEO 20여명은 25일부터 1박2일간 원주 오크밸리에서 ‘CEO(최고경영자)세미나’를 열고 재벌 이후의 새로운 기업집단을 준비하기 위한 경영 시스템 방안을 확정한다. SK텔레콤은 지난 23일 조직 개편에서 이사회 중심의 투명 경영을 강화하고 이사회 산하 위원회 활동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해 이사회 사무국을 신설했다. 또 투명경영 실천을 강화하기 위해 윤리경영실과 법무실을 아우르는 ‘윤리경영 총괄’도 새로 만들었다. 계열사 가운데 이사회 사무국과 윤리경영실을 두는 곳은 SK㈜에 이어 두번째다. ‘기업문화와 브랜드 공유’라는 포스트 재벌의 취지에 맞게 계열사간 인사 교류도 확대한다.SK텔레콤에서 7명의 임원이 SK텔레텍과 SK아카데미 등으로 이동한다. 이날 발표한 SK㈜ 승진 인사에서도 3∼4명의 임원이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LG 주가 상승률 종합지수 밑돌면 스톡옵션 50% 깎는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주기로 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스톡옵션 부여 문제가 논란이 됐던 만큼 단순한 ‘임원 배불리기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까다로운 조건을 붙인 점이 눈길을 끈다. LG전자는 23일 이사회를 열어 김쌍수 부회장 등 임원 22명과 진념 전 재경부 장관 등 사외이사 4명에게 총 76만 6000주의 스톡옵션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LG전자 지분의 0.49% 수준. 이에 앞서 LG전자는 최근 주총에서 발행주식수 1% 미만 한도에서 이사회 권한으로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줄 수 있게 정관을 고친 바 있다. LG측은 “이번 스톡옵션 부여건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LG그룹의 성과주의가 뿌리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LG 계열사 중 처음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했고 다른 계열사들도 조만간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인 LG필립스도 이날 주총에서 발행주식수 1%안에서 이사회 결의를 통해 스톡옵션을 줄 수 있도록 정관을 고쳤다. 관계자는 “업계 최초는 아니지만 성과연동제와 현금차익보상제 등 조건을 붙인 점이 일반적인 스톡옵션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이 받은 스톡옵션은 13만주다.3년 이후부터 주식으로 바꿔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행사가격은 7만 1130원. 그러나 현금차익보상제란 조건이 붙어 있어 3년 뒤 LG전자 주가가 이보다 낮으면 스톡옵션을 통해 남길 차익이 한푼도 없다.3년 후 주가가 1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김 부회장은 37억 5000만원 상당의 차익을 남긴다. 조건은 또 있다.3년동안 LG전자 주가 상승률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높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받은 스톡옵션의 50%만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종합지수보다 덜 오른다면 스톡옵션 차익은 줄어들게 된다. LG전자측은 “임원들이 스톡옵션을 통해 차익을 얻으려면 LG전자의 경영실적이 다른 경쟁사보다 월등히 좋아야 하고 또 시장의 상승을 크게 웃돌아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장기적인 경영마인드 제고와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힘쓰도록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우수한 연구·개발(R&D) 인력을 중심으로 평직원에게도 스톡 옵션을 부여한다는 당초의 취지는 이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변호사는 “LG전자의 이번 스톡옵션안은 경영성과와 상관없이 행사가격보다 주가가 높아지면 무조건 이익을 가져가도록 해 시비가 붙는 다른 스톡옵션 건들과는 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황제주 vs 귀족주’ 승부는

    ‘황제주 vs 귀족주’ 승부는

    국내 증권시장에서 롯데칠성은 이른바 ‘황제주’로 통한다. 삼성전자는 최고의 ‘귀족주’로 일컫는다. 거래가격이 1주당 각각 100만원,10만원선을 넘을 때 붙는 별칭이다. 최근 증권가에선 두 회사 주식의 거래상황이 증시의 향방과 연결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그만큼 관심을 끈다는 얘기다. ●덩치는 작아도 몸 값은 두배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칠성은 전날보다 1만 7000원(1.76%) 오른 98만 50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500원(0.50%) 상승한 49만 8500원으로 롯데칠성의 절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108만 2000원을 기록, 증시 사상 두번째 100만원대 주식으로 등극했다. 비록 7일까지 불과 4일간만 황제 자리를 지키다 98만원대로 내려왔으나 증시가 나아지면 언제든 다시 뛰어 오를 수 있어 현존하는 유일한 황제주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처음으로 100만원선을 넘었으나 10분1로 액면분할을 하면서 스스로 황제주에서 물러났다. 롯데칠성은 1977년부터 28년 연속 주주들에게 흑자 배당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몸값(주가)에선 롯데칠성의 절반 수준이지만 덩치는 롯데칠성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시가총액은 롯데칠성보다 73배(73조 600억원), 주식발행수는 110배(1억 4729만주)나 된다. 매출액도 43배(43조 7370억원), 종업원수는 12배(6만 167명)다.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롯데칠성이 0.27%에 불과하지만 삼성전자는 16.21%나 된다. 롯데칠성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내 최대 음료 회사라면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무역흑자의 3분1을 거들고 있는 세계 속의 국가대표 기업이다. ●코카콜라와 마이크로소프트 롯데칠성의 주가는 2년 전인 2003년 3월에는 48만 9000원에 불과했으나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 2월부터는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원화 강세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년전 28만 4000원에서 지난달 28일 52만 7000원까지 올랐다가 40만원대 후반에서 조정을 받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에서 미끄러진 뒤 주춤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롯데칠성은 올여름에 10년만의 더위가 찾아온다는 전망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10만원 이상의 고가주는 10주씩이 아닌 1주씩도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꾼 점이 수급을 원활하게 하고 있다. 대주주와 계열사가 분산 보유한 45.8%의 지분과 외국인이 보유한 42.66%를 빼면 유통물량은 1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급여건의 개선은 호재가 된다. 전문가들은 롯데칠성을, 미국 증시에서 수십년동안 고가의 주가가 거의 꿈쩍도 하지 않는 코카콜라와 비교한다. 두 회사 모두 식음료 업종에서 독보적인 선두이고, 경기침체기에도 망할 리가 없기 때문에 주가가 비싸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에 견주곤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나스닥지수를 쥐락펴락하는 미국의 대표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발표된 기업실적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증시를 함께 끌어올리는 위력을 발휘해 ‘마이크로소프트 효과’에 빗댄 ‘삼성전자 효과’라는 칭송을 들었다. ●외국인의 새로운 관심 외국인들이 몇해 전부터 롯데칠성 주식을 조금씩 사 모으고 있어 관심을 끈다. 최근에도 증시에서 매수할 수 있는 물량이 워낙 적어서 그렇지, 대체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외국인들이 투자비중을 낮출 것이라는 견해가 나와 대조를 이룬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4월(55만 7000원)의 최고점에 크게 못 미치는 데도 종합주가지수가 크게 상승한 것은 이제 한국 증시를 이끄는 주력 종목이 다양해졌음을 보여준다.”면서 “외국인이 팔아도 국내 투자자들이 이를 소화할 수 있어 증시의 안정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삼성전자의 경우 오래 전부터 50∼60%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롯데칠성은 2000년 15.90%,2001년 31.90%,2002년 38.25%,2003년 42.66%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국내 증시의 42%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새롭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현재로선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대신증권 박재홍 선임연구원은 “롯데칠성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증시에서 주식거래가 거의 없어 국내 전문가들조차 관심을 갖지 않았던 종목이었으나 최근 여러가지 기대감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다만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이 음식료 업종의 평균치와 비슷해 지금도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 등에 비해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주식가치 매력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코오롱 회생 ‘대수술’

    코오롱 회생 ‘대수술’

    ‘한화, 두산, 금호아시아나….’ 이들 그룹의 공통 분모는 ‘맨살을 도려내는 구조조정’으로 현재 제2의 중흥기를 열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추락했던 재계 순위도 예전으로 회복된 데다 강력한 ‘성장 엔진’까지 탑재했다.“5년간 살림을 줄이는 과정은 고통 그 자체였다. 그룹의 모기업마저 떠나 보내는 심정을 누가 알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살기 위해 (도마뱀)꼬리가 아닌 팔, 다리를 자르면서 버텼다. 그리고 이제야 새살이 돋았다.”는 게 험난하고 고통스러웠던 구조조정을 마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고백이다. 코오롱이 이들 그룹을 뒤따르고 있다. 이를 위해 뜯고, 자르고, 팔고, 합치는 ‘대수술’에 들어갔다. 땜질 처방으로는 생존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이웅열 회장의 승부수다. 첫단추는 잘 꿰었다는 평이다. 그러나 코오롱이 이들 그룹처럼 재기의 기틀을 마련할지, 아니면 ‘날개 없는 추락’으로 이어질지는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이 회장 말대로 ‘턴어라운드 2005’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코오롱의 상징도 판다.” 22일 코오롱에 따르면 매각 대상에는 우정힐스CC 등 골프장 2곳과 과천 본사 별관이 포함돼 있다. 우정힐스CC는 오너가(家)의 상징과 같은 골프장이다. 이 회장의 부친인 이동찬 명예회장이 자신의 아호(牛汀)로 골프장 이름을 지었을 정도다. 특히 골프장에 조성된 돌, 나무 하나에도 이 명예회장의 손길이 깃든 곳이다. 그만큼 이번 구조조정에 나선 오너가의 결단을 읽을 수 있다. 또 본사 별관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서울 무교동 시대를 접고 과천으로 옮겨 제2도약을 다졌던 코오롱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한다. 그러나 이 회장은 비업무용 자산을 모두 매각할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은 이에 앞서 주력계열사인 ㈜코오롱의 나일론 및 폴리에스테르 생산설비 일부를 철거했으며,㈜코오롱의 인력을 900여명 줄이는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또 5개 계열사들이 보유했던 하나은행 주식 536만주를 매각해 1343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FnC코오롱도 최근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자사주 105만 5370주를 65억원에 매각했다. 지난달에는 코오롱마트의 10개 슈퍼마켓을 435억원에 LG유통(현 GS리테일)으로 넘겼다. 시장의 평가도 우호적이다. 코오롱의 자산 매각을 재무구조 개선 이상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측은 자산 매각 대금을 부채 상환에 사용, 부채비율을 200%로 줄일 계획이다. ●돈 안되는 계열사 정비 코오롱은 계열사 정비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21일 비상장 계열사 6곳의 통폐합을 선언했다. HBC코오롱과 코오롱개발, 코오롱스포렉스, 코오롱마트, 코오롱TTA를 코오롱글로텍으로 합병시켜 화학·제조와 건설, 패션·유통의 3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번 합병은 이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혔던 경영 목표중의 하나로 앞으로 한계사업 철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30여개에 달했던 계열사 수는 앞으로 20개 미만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관계자는 “올 3·4분기에는 구조조정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코오롱은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르 메이에르 정경태 회장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르 메이에르 정경태 회장

    “회사가 커진 다음에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아니 지금도 받고 있는 질문이 전주(錢主)가 누구냐는 겁니다.” 종합건설회사 ‘르 메이에르’ 정경태(54) 회장은 “심지어 검찰에서도 전주를 추적했지만 찾아내지 못했다.”면서 자신의 전주는 신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순간, 기자는 뜨끔했다. 사실 정 회장을 만나러 가는 내내 머릿속에서는 ‘분명히 전주가 따로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맴돌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신생 건설사가 중견기업도 버텨내지 못한 외환위기 파고를 무사히 넘기고, 그 극심했던 지난해 경기침체도 거뜬히 넘기면서 파죽지세로 뻗어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서울·부산 등 ‘목’이 좀 좋다 싶으면 어김없이 르 메이에르 건물이 우뚝 솟아 있거나 터파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런 기자의 마음을 읽었는지, 정 회장은 “돈이 있다고 해서 좋은 땅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땅가진 사람들은 상대가 돈이 있다고 해서 땅을 선선히 넘기지 않습니다. 저 사람이 내 땅을 가져가서 제대로 공사를 할 것인지, 철저히 따져보고 알아본 다음에 넘깁니다. 우리 회사가 남들보다 좋은 땅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신용이 뒷받침됐기 때문입니다.” 외환위기때 자신은 물론 임원들의 집까지 저당 잡히면서도 대출이자 한번 연체하지 않고 일단 건물을 지으면 100% 분양에 성공했기에, 오늘날의 신용을 얻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신용 덕분에 지금은 상호저축은행이나 군인공제회 등의 거액 대출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한다. 그래도 궁금증은 남는다. 어떻게 손대는 공사마다 100% 이상의 분양률을 자랑할 수 있을까. ●비결1 “시세의 90%에 넘겨라” 정 회장은 아파트든 오피스텔이든 일단 건물을 지으면 “주변 시세의 90% 선에서 판다.”고 털어놓았다.“다소 적게 (이윤을)먹더라도 빨리 팔아야 다음 사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면서도 주방시설 등 내장재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도록 각별히 공을 들인다. 그래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이 더 빛을 내기 때문이다. ●비결2 “별동대 영업직원을 풀어라” 정 회장은 공사 계획이 확정되면 땅을 파기 전부터 100여명의 영업직 별동부대를 푼다. 미리 잠재고객을 저인망식으로 훑는 셈. 이런 뒤에 분양광고를 내면 한번 접했던 내용이라 소비자들의 관심 수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사전 분양률 90%를 자랑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서울 종로 청진동 재개발지구에 교보빌딩보다 더 크게 짓는 복합 스포츠타운(상가+스포츠센터)도 이제 땅파기가 진행 중이지만 분양률은 이미 90%를 넘었다. ●비결3 “시공·분양·관리 원스톱 서비스” 르 메이에르는 다른 건설회사와 달리 직접 땅을 사들여 건물을 짓고 분양도 직접 하며 사후 관리까지 맡는다. 이른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덕분에 문제가 생겼을 때 건설회사·분양회사·관리회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데서 오는 입주자들의 속앓이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이같은 원스톱 서비스는 회사 입장에서도 크게 유리하다. 공사만 하게 되면 이윤이 박하지만(3∼4%) 땅을 직접 사들여 공사하면 부가가치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비결4 “좋은 땅에 가면 돈냄새가 난다” 결정적인 분양 성공비결은 ‘터’가 좋다는 것이다. 기획실에서 일차적으로 부지 후보를 몇 개 추려 올리지만 최종 낙점은 언제나 정 회장의 몫이다. 그가 가장 신경쓰는 것도 땅이다.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돈냄새가 나는 땅이 있습니다. 사업하면서 만난 가장 큰 요행이라면 다른 사람보다 그 돈냄새를 잘 맡는다는 것이지요.” 정 회장은 “좋은 땅에 가면 본능적으로 코가 움직인다.”며 웃었다. 지금도 그는 틈날 때마다 지도를 펼쳐놓고 ‘땅 서핑’에 나선다. 그렇다고 직감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에 드는 땅이 있으면 몇 번이고 차를 몰고가 사람들 왕래며 자동차 흐름을 꼼꼼히 들여다 본다. 심지어 신새벽에 달려가 해뜨는 방향까지 살펴본다. 이렇게 해서 낙점한 서울 신촌·사당·종로 건물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사업 확장의 원동력이 됐다.“앞으로 2∼3년 먹고살 것은 벌어놨다.”는 게 정 회장의 농섞인 얘기다. ●“분양판 기웃대다 창업” 그는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일고를 나왔다. 대학(동국대) 졸업 후 이것저것 손을 대보다 성격에도 맞고 돈 승부도 가장 빨리 나는 건설을 선택했다. 이 때부터 분양판을 기웃대 1988년 서른일곱살의 나이에 회사를 차렸다. 부동산개발 컨설팅업체 ‘르 메이에르’의 출발이었다. 분양에 재미가 붙은 그는 건물도 조그맣게 짓고 팔아보다가 아예 건설회사도 차려 버렸다. 회사가 커지는 속도 만큼이나 투서도 빠르게 불어났다. 이 때문에 검찰 조사도 받았다.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마음고생도 심했다.”는 그는 힘들 때마다 현대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을 떠올린다고 했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사업 신조도 “작은 부자는 노력이 낳지만 큰 부자는 신용이 낳는다.”는 정주영 회장의 철학에서 그대로 따왔다. 정주영 회장처럼 새벽 4시면 일어나는 새벽형 인간이기도 하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 이사로 부시 대통령 일가와도 가깝다.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부시 부자(父子)의 대통령 취임식에 모두 참석하기도 했다. 운동을 좋아해 미국내 태권도 보급에도 적극 앞장섰다. 이 공을 기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시는 매년 7월2일을 ‘정스데이(Chung’s Day)’로 정했는가 하면, 오크힐시는 ‘정스파크(Chung’s Park)’를 조성했다. ●‘분양+레저’ 스포츠마케팅에 승부수 정 회장은 “중소 건설사가 은행돈을 쓰려면 지금도 재벌 계열의 시공사 보증을 붙여야 한다.”면서 “자금력이나 모든 면에서 대기업에 밀릴 수밖에 없는 중견기업이 살아 남으려면 틈새를 파고 드는 길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래서 찾아낸 틈새가 바로 분양과 레저를 결합시킨 스포츠 마케팅이다.“주5일제와 웰빙 열풍에서 착안했다.”는 그는 “앞으로의 화두는 스포츠 마케팅이 될 것”이라며 두고 보라고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르 메이에르는 ‘개발 컨설팅’으로 출발 연 매출 2000억 넘어 1988년 부동산개발 컨설팅업체로 출발했다. 르 메이에르(Le Meilleur)는 최고(The Best)라는 뜻의 프랑스어. 정경태 회장이 직접 지었다. 이후 시공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르 메이에르 건설(건설)·르 메이에르 스타플러스(방산)·르 메이에르 엔터프라이즈(관리) 등 4개 계열사를 차례로 설립했다.92년 중국 랴오닝성 안산시 특구에 한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공단을 조성, 분양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호주 시드니의 호라이즌 골프장을 100억원에 인수하면서 스포츠센터 분양과 해외 레저시설을 연계한 ‘스포츠 마케팅’에 공들이고 있다. 일본·뉴질랜드의 스키장도 한두 곳 인수하거나 제휴를 추진중이다. 이 곳 회원이 되면 르 메이에르 소유(또는 제휴)의 해외 골프장·스키장 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 종로에 짓고 있는 20층짜리 복합 스포츠타운도 이를 접목시킨 작품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2000억원. 직원수는 450여명이다. 건설회사 특유의 ‘군대 문화’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외환위기때 직원들이 8000만원씩 갹출했을 정도로 애사심이 대단하다. 직원들의 평균 월급은 440만원.“삼성전자(407만원)보다 높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정 회장은 외환위기때 도와준 직원들의 고마움을 잊지 못해 “이후로도 몇번 고비가 찾아왔지만 한번도 월급을 깎지도, 사람을 자르지도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상장 계획은 아직 없다. ■ 정경태 회장은 ▲1951년 광주생▲69년 광주일고,76년 동국대 국문학과 졸업▲88년 르 메이에르㈜ 설립▲91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시 명예시민권▲96년 르 메이에르 건설·르 메이에르 스타플러스 설립▲2001년 르 메이에르 엔터프라이즈 설립▲2002년 대한배구협회 부회장(현)▲2003년 미국 헤리티지재단 이사(현)▲2004년 서강대 경영학 명예박사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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