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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진, 태양광사업에 매년 1조 투자

    웅진, 태양광사업에 매년 1조 투자

    웅진그룹이 태양광 발전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을 준공, 태양광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앞으로 연간 생산량을 2013년 1만 7000t에서 2015년 4만t까지 늘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웅진그룹 계열사인 웅진폴리실리콘은 13일 경북 상주시 마공리 생산공장에서 박영준 지식경제부 제2차관과 김관용 경북 도지사,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오명 웅진에너지·폴리실리콘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열었다. 지난해 8월 완공된 연산 5000t 규모의 상주 공장은 현재 90%가 넘는 가동률로 태양광 핵심 소재인 순도 ‘나인-나인(99.9999999%)급’ 이상의 폴리실리콘을 만들고 있다. 시제품 생산 넉달 만인 지난 1월 장기 공급계약액이 1조 3200억원을 넘어섰다. 웅진그룹은 이번 폴리실리콘 공장 준공으로 태양광 소재인 잉곳과 웨이퍼 생산 업체인 웅진에너지와 함께 태양광의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회장은 “전자·자동차에 이어 미래의 먹거리로 부상하는 태양광에너지 분야에 2013년 이후 매년 1조원씩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어 “웅진은 출판과 정수기에 이어 물산업과 태양광 등을 주력 업종으로 키우고 있다.”면서 “폴리실리콘의 원가 경쟁력과 질을 높여 웅진폴리실리콘을 세계적인 회사로 올려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우선 내년 초까지 800억원을 들여 생산 능력을 현재 5000t에서 7000t으로 늘린 뒤 2013년에는 75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만t 규모의 제2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생산량은 1만 7000t으로 세계 10위권 안에 들게 된다. 또 40만t 정도로 확대될 2015년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위해 생산 능력을 4만t 규모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상주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CP시장 위축·저축銀 자금 회수에 줄도산 우려 고조

    CP시장 위축·저축銀 자금 회수에 줄도산 우려 고조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를 전격 신청한 삼부토건이 계열사인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채권금융회사들과 대출 조건 등을 협상하고 있어 법정관리 철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원만한 해결”을 주문했다. 하지만 시장에 끼친 파장은 적지 않다. 금융권에 또다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공포’를 가져왔으며, 기업어음(CP) 시장을 한동안 얼어붙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저축은행의 만기연장 거부와 은행들의 깐깐한 대출 심사와 맞물려 한동안 건설업계에 자금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줄도산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셈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금융회사들로 구성된 대주단은 전날 오후부터 삼부토건과 PF 대출 만기 연장과 담보 제공 등에 대한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주단이 서울 역삼동 소재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요구한 것에 대해 삼부토건 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돌파구가 마련됐다. 삼부토건 측은 “조건만 맞으면 부실회사 꼬리 자르기 행태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대주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단 관계자는 “삼부토건과 전날 저녁부터 PF 대출 만기연장 등에 대한 논의에 다시 착수했다.”며 “여러 조건을 놓고 협의하고 있어 긍정적인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르네상스호텔의 담보 가치가 8000억원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출 조건 등을 협의하는 데 시간은 걸리겠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이날 “삼부토건이 채권단과 협의하는 도중 법정관리로 간 것 같다.”면서 “(법정관리 전에) 채권단과 좋은 답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주단과의 협상이 긍정적으로 이뤄지면 삼부토건은 호텔을 담보로 내놓고 법정관리를 철회하는 대신 일부 대출과 CP를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은 이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건설업계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삼부토건은 LIG건설처럼 법정관리 신청 직전인 지난달에만 CP 727억원을 발행해 고의로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건실한 건설기업들도 CP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는 금융당국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받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PF 자금 회수와 맞물려 건설업계에 자금 경색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해 건설업계에 돌아오는 월별 CP 만기금액을 보면 4월(4880억원)과 5월(3780억원)에 집중돼 있다. 자금 확보가 안 되면 이 기간에 연쇄부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성영 대신증권 리테일채권부 팀장은 “CP는 정보공개 없이 쉽게 발행할 수 있었지만 이번 사태로 투자자 시선이 싸늘해져 CP 시장이 극도로 위축될 것”이라면서 “회사채도 신용분석이 크게 강화되는 등 발행이 까다로워져 이를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도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용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중기적으로는 저축은행 위주의 대출 규제가 중소형 건설사의 영업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홍지민기자 golders@seoul.co.kr
  • 삼성전자 13일 동반성장 협약 체결

    삼성은 13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5층 다목적홀에서 동반성장 협약식을 갖는다. 특히 ‘초과이익 공유제’를 놓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도 축사를 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협약식에는 정 위원장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김순택 미래전략실장 부회장을 비롯해 공정위의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으로 선정된 9개 계열사의 대표, 협력업체 대표 등이 참석,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하고 함께 오찬을 한다. 대기업으로는 지난달 29일 현대차 6개 계열사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협약식에서 삼성이 재계 순위에 걸맞은 대규모 자금 및 연구·개발(R&D) 비용 지원 방안 등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신사임당/최광숙 논설위원

    신사임당, 엘리자베스 여왕, 마리 퀴리. 이들의 공통점은? 화폐에 등장하는 여성이다. 마리 퀴리의 화폐는 유로화 통용으로 프랑스에서 사라졌지만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은 14개국 화폐에 등장할 정도로 인기다. 화폐는 한 나라의 역사를 품는 상징이자 각국의 정치·문화 등을 아우르는 예술품이기도 하다. 신사임당이 그려진 5만원권 지폐가 도입된 것은 2009년 6월. 당시 유관순 열사를 지폐의 첫 여성으로 모셔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양성평등 의식 제고와 여성의 사회 참여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신사임당으로 정해졌다. 신사임당은 조선시대 예술가다. 1504년 외가인 강원도 강릉에서 다섯 딸 중 둘째 딸로 태어났다. 시와 글씨, 그림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 7세 때부터 스승 없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가 그린 풀벌레 그림을 마당에 내놓고 여름 볕에 말리려 하자 닭이 와서 살아 있는 풀벌레인 줄 알고 부리로 쪼아 그림이 뚫어질 뻔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잔치에 갔다가 빌려 입고 온 치마에 술을 쏟아 난처해하던 동네 처자를 위해 치마폭에 포도덩굴을 그려 얼룩을 감춰줬을 정도로 그는 인간미 넘치며 창의로운 예술가였다. 명종 때 어숙권은 ‘패관잡기’에서 “사임당의 포도와 산수는 절묘해 평하는 이들이 ‘안견(安堅)에 버금간다’고 한다. 어찌 부녀자의 그림이라 경홀히 여길 것인가.”라며 그의 예술적 재능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천재화가 사임당은 사후 100년이 흐른 17세기 중엽 유학자들로부터 대학자 율곡 이이를 낳은 현모양처로 칭송받기 시작했다. 아들 그늘에 사임당의 예술적 재능은 가려지고 부덕과 모성을 갖춘 현모양처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유교 사회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영역을 개척한 주체적인 신여성이라 할 수 있다. 재능을 연마하면서도 자식들을 큰 인물로 키워냈다. 게다가 공부를 게을리하고 그릇된 무리들과 어울리는 남편을 바른 길로 이끌어 동반자적 관계를 열어 보인 미래형 여성이기도 하다. 사임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필요할 정도다. 최근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업자들이 마늘밭에 묻어뒀던 돈들이 신사임당이 그려진 5만원권이라고 한다. 불법자금이 연루된 사건에는 어김없이 5만원권이 등장한다. 신사임당의 수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잘못된 길을 가던 남편마저 꾸짖던 신사임당이 오늘날 땅속에서 검은 돈의 주인공이 된 자신의 처지를 어찌 생각할까?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경제 브리핑] KB금융, CI 체계 개선

    KB금융지주는 12일 심볼을 계열사 이름 앞으로 재배치하는 등 CI(Corporate Identity) 체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리딩금융 그룹으로서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먼저 생각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국민을 먼저 생각합니다’를 그룹 슬로건으로 채택했다.
  • 檢, CJ E&M 압수수색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12일 오리온그룹 계열사였던 온미디어이자 현재 CJ그룹 계열사인 CJ E&M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오전 서울 상암동 온미디어 본사로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회계장부 및 업무보고서, 전산자료 등 수십 박스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 회사 전 대표이사였던 김모씨 자택 등 2~3곳도 함께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온미디어가 오리온그룹 계열사일 당시 다른 계열사들과 자금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창구로 활용됐거나 부외자금 조성에 주도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담철곤(56) 오리온그룹 회장이 이 회사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편법 지분을 획득하고, 부당하게 시세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도 규명할 방침이다. 담 회장은 2000년 6월 이 회사 BW를 인수한 뒤 이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행사 가격을 일부러 낮게 책정해 87억원가량의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리온그룹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진행하던 온미디어는 지난해 6월 CJ그룹에 매각됐다. 이후 CJ그룹은 엠넷미디어, CJ미디어, CJ인터넷 등 그룹 계열사들과 합병해 지금의 CJ E&M으로 재출범했다. CJ에 인수되기 전까지는 오리온그룹 비자금 조성을 배후에서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그룹 재무 담당 임원 조모씨와 담 회장이 함께 이 회사 대표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한편 오리온그룹은 서울 청담동 고급빌라 ‘마크힐스’를 짓는 과정에서 40억 6000만원의 사업비를 빼돌려 미술품 거래 등을 통해 ‘돈 세탁’을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홍송원(58) 서미갤러리 대표 등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조만간 조씨를 소환해 비자금 조성 경위과 규모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대한민국 사외이사 보고서(중)] 공정위 출신·정권실세 측근들 줄줄이 ‘낙하산’

    [대한민국 사외이사 보고서(중)] 공정위 출신·정권실세 측근들 줄줄이 ‘낙하산’

    대기업 사외이사 가운데 눈에 띄는 직군은 전직 관료나 법조인이다. 겉으론 전문직을 선임한다고 하지만 항상 낙하산 논란이 뒤따른다. 최근 들어서는 전직 관료뿐 아니라 청와대 출신들도 단골손님이다. 대기업 사외이사에 대한 낙하산 논란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요즘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사외이사제 도입의 취지가 점차 퇴색하고 있다. 11일 서울신문 분석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등 전직 관료들은 대기업이 선호하는 전통적인 사외이사 전직 직업군이다. 이들은 독과점 방지 등 기업 공정 거래 업무의 전문가들이다. 기업의 원활한 경영을 위해 이들의 경험과 지식, 인맥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국세청 인사로는 최명해 전 국세심판원장(SK이노베이션)과 강일형 전 대전지방국세청장(현대차), 홍현국 전 국세청 감사관(기아차), 박석환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삼성중공업), 서상주 전 대전국세청장(삼성물산) 등 모두 10명이다. 공정위 인사로는 김원준 전 시장감시본부장(기아차)과 임영철 전 하도급국장(현대차), 이병주 전 공정위 상임위원(현대모비스) 등 3명이 2010년과 2011년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에만 국세청과 공정위 출신 사외이사가 7명이나 속해 있다. 이 가운데 김 전 시장감시본부장의 경우 2009년 현대차그룹의 부당 내부 거래 과징금을 1000억원대에서 631억원으로 감액해 줄 당시의 주무 본부장이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세금을 덜 내면서 이윤을 최대한 창출한다는 기업의 존재 목적을 극대화하는 데 있어 국세청과 공정위 인사들의 존재 가치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연관이 있는 사외이사들도 4대 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상당수 있다. 특히 LG그룹 사외이사 중에 ‘힘 있는 인사’들이 많다. ㈜LG 윤경희 사외이사는 현 정권의 등용문으로 꼽히는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출신이다. 한준호 사외이사 역시 정통 ‘지식경제부맨’으로 중소기업청장과 한국전력 사장 등을 거쳤다. 법무부 차관 등을 역임한 LG전자 김상희 사외이사는 입각 예상자 명단에 단골로 오르는 대표적인 ‘MB 라인’ 인사다. 이규민 사외이사는 2008년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인천 서구 강화을 후보로 출마했다. 이훈규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는 대표적인 검찰 특수통이지만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으로 충남 아산에 출마하면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현재 한나라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윤창현 SK네트웍스 사외이사는 대표적인 보수 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 등을 거쳤다. 이두희 기아차 사외이사는 대표적인 소망교회 인맥으로 국가브랜드위원회 기획분과위원장을 거쳤다. 전성빈 LG유플러스 사외이사는 박근혜 라인으로 분류된다. 대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사외이사도 발견된다. 2002년부터 2010년 3월까지 현대중공업 사외이사를 지냈던 박진원 변호사는 2002년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세운 정당인 국민통합21의 대선기획단장을 역임했다. 박 변호사는 서울상대 4년 후배인 정 전 대표의 실질적인 경제정책 브레인으로 활동했다. 대주주의 전횡을 막기 위한 자리에 대주주의 최측근을 앉힌 셈이다. KT와 대우조선해양 등 정부 입김이 먹히는 대기업들에도 낙하산 의혹을 받는 인사들이 대거 쏠려 있다. 이춘호 KT 사외이사는 이명박 정부 초대 여성부 장관 후보로 나섰지만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했다. 허증수 사외이사 역시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 기후변화TF팀장이었지만 향응 접대 의혹으로 하차했다. 올해에는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사외이사로 영입됐다. 대우조선의 안세영 사외이사는 전 뉴라이트 정책위원장 출신이다. 김영일 사외이사도 MB 조직으로 손꼽히는 글로벌코리아포럼 사무총장을 지냈다. 대주주 전직 임원이 사외이사를 맡는 ‘황당한’ 사례도 있다. 하이닉스에서는 지난해 김창호 전 우리은행 부행장과 송재용 전 외환은행 본부장 등 채권단 출신 임원이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올해는 김갑회 전 신한은행 인재개발부 교수가 사외이사로 새로 포함됐다. 이들 은행은 하이닉스 주주협의회(채권단) 일원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까지 3명의 사외이사가 우리은행과 외환은행, 국민은행 등 채권단 출신 인사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부산저축銀그룹 회장 등 14명 영장

    부산저축은행그룹 부실과 불법대출 등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11일 이 그룹 박연호 회장 등 대주주와 계열사 대표 등 14명에 대해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이 청구된 이들은 박 회장을 비롯해 김양 부산저축은행장, 김민영 부산2저축은행장 등 대주주와 계열사 대표, 그룹 감사 전원, 부산1·2저축은행 실무 책임자 등이다. 박 회장 등은 가족이나 동일인에게 한도(자기자본 20% 이내)를 초과해 대출하거나, 규정을 어기고 본인 등 대주주에게 대출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이랜드, 제화업체 엘칸토 인수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리테일은 제화업체인 엘칸토의 부채를 포함한 지분 99.99%를 200억원에 쌍용씨앤비 등으로부터 인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엘칸토는 1990년대까지 연매출 2000억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금강제화, 에스콰이어와 함께 국내 3대 제화업체로 꼽혔으나 2000년대 들어 급격히 사업이 위축됐다. 이랜드는 이번 인수로 기존 의류사업 외에 제화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중국 등 외국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대기업 특혜성 대출 없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취임 축하 기념 떡 구매비용과 신임 임원 축하화분 공매 수익금 등 모두 9000만원을 대한적십자사에 결식아동 돕기 특별성금으로 기부했다고 우리은행이 10일 밝혔다. 신임 은행장 취임식 때마다 축하 떡을 은행 내 전 본부부서와 영업점 등에 돌리는 게 우리은행의 전통이다. 한편 이 행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LIG그룹 등 일부 대기업들의 부실 계열사 ‘꼬리자리기’에 대해 “앞으로는 대출과 구조조정 심사에서 모든 은행들이 원칙대로 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이제는 제2의 포스코와 삼성전자는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그룹이 ‘계열사들도 지원하겠다, 책임지겠다’고 해서 잘봐 줬지만 이제는 그렇게 할 수 없다.”며 “원칙대로 심사해 어려운 그룹 계열사가 있다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의 이러한 언급은 대기업들의 부실계열사 꼬리자르기를 계기로, 과거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대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특혜성·우대성 대출이 앞으로는 사라질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은 메이저은행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면서 강점인 기업금융을 잘할 것”이라며 “전 직원들이 영업 마인드로 무장된 강력한 영업조직을 만들어 우수한 영업력을 갖춘 직원을 우대해주고 승진 등에서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는 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 데다 경쟁이 심해 해외로 나가야 한다.”며 “인도네시아와 중국, 러시아, 인도 등에 나가 현지 은행을 인수·합병(M&A)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우선 올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점과 호주 시드니 지점 등을 신설하고 인도 첸나이 사무소를 지점으로, 브라질 상파울루 사무소를 법인으로 각각 전환할 예정이다. 올해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 5000억∼1조 6000억원을 목표로 잡았으며, 대출받기 어려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미소금융 등 서민금융도 대폭 활성화할 계획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대한민국 사외이사 보고서] 유명무실 사외이사회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다른 목소리를 낼라치면 대표이사 등 이사진의 분위기가 싹 바뀝니다. 그 이사는 이후 활동에서 ‘왕따’가 되는 것은 물론, 다른 이사들과 달리 3년 임기를 마친 뒤 연임은 꿈도 못 꾸죠. 사외이사가 ‘거수기’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30대 대기업 한 IR 담당 임원) 10일 서울신문이 매출 상위 30대 기업의 이사회 운영 실태를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제도가 도입된 지 벌써 14년째이지만 여전히 ‘부실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 중 99% 이상에 대해 찬성 일변도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0대 기업은 326회의 이사회를 개최, 모두 1057건의 의안과 안건을 처리했다. 이사회에서는 각종 기업 합병과 지분 매각, 대형 투자 등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굵직굵직한 사안들을 논의한다. 사외이사는 지배주주가 아닌 일반 주주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사회에 참석한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 사외이사들이 처리한 1057건의 의안과 안건 중 회사 원안 그대로 무사 통과된 것은 1050건. 전체의 99.4%에 대해 거수기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LG전자·LG디스플레이 등 국내의 대표적 글로벌 업체 사외이사들 역시 단 한 차례도 이사회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이 기업들은 ▲삼성디지털이미징 합병계약 승인(삼성전자) ▲로이힐 철광석 광산 지분 인수자금 조달(포스코) ▲현대건설 입찰 참여 승인(현대자동차) 등 굵직한 사안들을 이사회에서 통과시켰다. 30대 기업 이사회에서 ‘이례적’으로 부결된 안건은 지난해 12월 17일 열린 현대건설 이사회에서의 ‘현대상선 유상증자 참여 승인’ 건. 현대건설은 당초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에 대한 유상 증자를 시도했지만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이나 사외이사들이나 사외이사 직을 일종의 ‘전관예우’처럼 여기는 풍토가 바뀌지 않고서는 ‘사외이사 무용론’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상대號, 정치권 사정 신호탄 쏘나

    ‘검찰, 정치권 사정에 칼 뽑나.’ 검찰이 평소 정치권과의 교류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D건설사 대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특히 검찰은 이 회사 압수수색 영장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명시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 칼날이 정치권을 겨냥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송삼현)는 건설업체 D사 최모(51) 회장이 회사돈 수십억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말 본사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최 회장이 회사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계열사와 다른 회사 간의 거래에서 회사에 금전적 손실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최근 최 회장과 회사 재무 담당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관련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최 회장 횡령액 중 일부가 정치권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 D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횡령·배임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포함됐다. 정치자금법 위반은 법으로 정한 후원금, 당비 등이 아닌 청탁 목적으로 ‘검은 돈’을 건넨 경우여서 향후 검찰의 수사 방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윤갑근 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주요 혐의는 횡령이며, 횡령액 중 일부가 어디에 쓰였는지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정치인에게 돈이 전해졌는지는 좀 더 봐야 한다.”고 밝히는 등 정치권 연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이 18대 총선 당시 경기도의 한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했으며, 이후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는 등 정치계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의혹이 커지고 있다. 최 회장은 2006년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중에 발생한 이른바 ‘황제 테니스’ 논란에도 연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수사가 한상대 중앙지검장 취임 이후 검찰의 첫 정치권 사정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지검장 취임 이후 3차장 산하 수사팀은 주로 금융조세조사부 중심의 금융계, 재계 수사에 초점을 맞춰 왔으며, 이 때문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일부러 피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곤 했다. 이 사건이 권력형 비리를 담당하는 특수부에 배당됐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그간 중앙지검 특수부 활동은 한명숙 전 총리 공판, 한상률 전 국세청장 수사 등 앞선 수사팀이 남긴 사건을 정리하거나 지역 정치인 비리를 캐는 데 집중해 왔다. 한 사정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특수부 수사의 최종 타깃은 공무원”이라며 “수사가 시작된 이상 어느 방향으로 나갈지는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과세…올 8월 세제개편안 포함 계획

    기획재정부는 7일 재벌 대기업들의 계열사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올해 세제개편안에 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정부 김낙회 조세정책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감 몰아주기’ 과세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과 계속 협의하고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고려 대상들이 많아서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정부는 매년 8월에 세법개정(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 정책관은 이어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어느 정도 가능성을 확인한 뒤 지난번에 발표한 것”이라며 “기본적인 방향성을 발표한 것으로 구체적인 과세기법과 어느 것을 정상적인 이익으로 보고 어느 것을 증여로 볼 것인지는 계속 연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체납된 세금의 징수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문제를 놓고 세정당국인 재정부와 행정안전부의 입장이 엇갈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체납세금을 징수하는 것은 법률행위가 아니라 사실행위로, 사실행위는 국가사무이기는 해도 민간에 위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체납정보 유출 가능성, 과도한 추심으로 인한 인권침해 소지 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작으며 충분한 방지 장치가 있다.”면서 “(이런 우려들에 대해) 좀 더 기술적인 검토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할 경우 체납세금 징수의 민간 위탁을 지방세보다 국세에 먼저 적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대기업 계열사 우대는 잘못된 관행”

    “대기업 계열사 우대는 잘못된 관행”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7일 재벌 대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압박을 거들고 나섰다. 권 원장은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최근 LIG그룹의 부실 계열사 ‘꼬리 자르기’를 언급하며 “은행권이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 때나 여신심사 때 계열사를 우대해주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면서 “중견 건설업체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공정 경쟁에 위배되는 등 산업에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계열사라도 독립적으로 재무 위험, 영업 위험 및 경영 위험 등 리스크 요인을 엄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권 원장은 “은행이 뒤늦게 이를 깨닫고 고치려 하고 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건을 계기로 잘못된 신용위험 평가와 여신 관행이 시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원장은 지난 4일부터 LIG손해보험·LIG투자증권과 LIG건설의 기업어음(CP)을 중개한 우리투자증권에 대해 현장 검사에 착수했으며, 법규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엄중 제재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4~6월 예정으로 실시되고 있는 채권은행들의 기업신용위험 평가와 관련해서는 대기업그룹 소속 건설사의 경우 대주주 등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 높은 자금 지원 또는 유상증자 계획을 제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확약서 등을 제출할 때에만 채권은행들이 지원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의 검사 강화 방침과 관련해 권 원장은 “검사기능 강화이지 금융회사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잘하는 금융회사를 매년 검사할 필요는 없다고 전제한 뒤 “상시감시팀에서 문제 있는 곳을 파악하고 이상 징후가 있으면 기동타격대처럼 나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기업가 정신/주병철 논설위원

    고(故) 정주영(1915~2001) 전 현대그룹 명예 회장은 생전에 삼성그룹을 생각하면 늘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고 한다. 반도체 사업을 왜 간파하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감이었다. 고(故) 이병철(1910~1987) 전 삼성그룹 회장은 생전에 현대그룹의 자동차사업을 늘 부러워했다고 한다. 두 사람이 눈독을 들였던 사업은 각각 세계 굴지의 반도체회사로, ‘글로벌 빅5’를 목표로 뛰는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로 성장했다. 혜안이 놀랍다. 정 전 명예회장은 그룹 내 계열사 한 곳도 인수·합병(M&A)하지 않고 직접 세웠다는 데, 이 전 회장은 인재 양성과 사업보국(報國)이란 기업경영정신을 실천해 왔다는 데 자부심을 가졌다. 이른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구현이다. 이 정신은 미국의 경제학자 슘페터가 처음 주창한 이후 기업가들이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을 논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한양행의 창업주이자 초대 회장인 유일한(1895~1971)이 기업가정신을 실천한 1호로 꼽힌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투철한 납세정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혁신정신 등이 당시로서는 선구자적인 표상처럼 여겨졌다. 조선업에 도전하기 위해 500만분의1 지도와 백사장 사진으로 차관을 따낸 정 전 명예회장, 의대 박사과정을 수학하면서 컴퓨터 백신을 만들어 네티즌들에게 무료로 내준 안철수 KAIST 석좌교수 등도 기업가정신의 계승자로 꼽을 수 있다. 철저한 구조조정, 인재제일주의, 혁신주의 등으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로닉스(GE)그룹을 1등 기업으로 만든 잭 웰치 전 회장은 세계가 인정하는 기업가정신의 수호자다. 기업가정신은 기업이 처해 있는 시대 상황에 따라 바뀐다. 강한 도전정신으로 세계의 부러움을 샀던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가정신이 실종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기업가 2세, 3세들은 선대(先代)에서 키워놓은 가업을 지키는 데 급급한 듯이 비치고 있다. 신수종 사업 발굴보다 안전운행에 촉각을 더 곤두세운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그제 순탄치 않은 과정을 딛고 20년 만에 충북 청원군 오창테크노파크에 세계 최대 전기차용 배터리공장을 준공했다고 해서 화제다. 모처럼 기업가정신을 보여준 사례다. 최근 중소·벤처업계와 정부가 공동으로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을 발족시켰다. 사라져 가는 기업가의 도전정신이 다시 한번 번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열린세상] 중동의 한류열풍과 이슬람포비아/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 교수

    [열린세상] 중동의 한류열풍과 이슬람포비아/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 교수

    이번 중동 출장에서도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최고의 대접을 받은 적이 많았다. 한류 열풍 때문이다. 그들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한국을 좋아한다.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식, 태권도, 축구, 게임, 한국말은 기본이고 한국사람과 결혼하고 싶어하는 대학생들의 숫자도 적지 않다. 이집트의 ‘겨울연가’ 열풍도 대단했지만, 이란에서 방영된 ‘대장금’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6개월 평균 시청률 90%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물론 정확도에서야 오차가 있겠지만 실제로 대장금을 방영하던 날 밤, 테헤란 시내의 풍경을 잊을 수 없다. 거의 모든 식당과 카페, 번화가 가전제품 전시관 앞에는 오로지 대장금을 보는 사람들만 있는 것 같았다. 길거리에는 거의 자동차도 다니지 않았다. 이러한 한류 열풍 때문에 거의 대부분 중동 국가에서 가전, 정보기술(IT), 자동차 부문에서 한국제품이 단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독한 한국 사랑이다. 한국이 필요로 하는 석유와 천연가스 같은 에너지의 90%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주고, 한국기업이 해외에서 건설·플랜트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약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는 한국상품만 골라 사준다. 월드컵 축구 같은 국제대회에서 한국과 유럽팀이 맞붙으면 그들은 당연히 한국팀을 응원한다. 중동의 많은 아랍인들은 1970~80년대 연인원 100만명이 넘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흘린 고귀한 땀방울을 신화처럼 기억한다. 그들에게 한국인은 ‘성실과 근면’의 화신이다. 그 결과 뜨거운 열사의 땅에서 24시간 3교대하면서 일구어 놓은 사막의 고속도로를 한국제 자동차가 달리고, 우리 기업이 건설해 놓은 관공서에서 근무하고, 한국형 아파트에서 한국제 텔레비전 앞에서 가족이 모여 앉아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 사랑을 키워간다. 그때는 가난해서 외화를 벌러 왔던 한국인들이 이제는 자신들보다 훨씬 앞서 있는 현실에 기분 좋아하는 것이다. 자신들을 지배했던 서구의 앞선 발전은 따라가기 싫지만, 고유한 전통과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첨단기술 획득과 경제 발전에 성공한 한국은 적어도 중동사람들에게는 닮고 싶은 진정한 롤 모델이다. 중동에 출장 중일 때, 국내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수쿠크(이슬람 채권)법 논쟁을 지켜보았다. 그것이 테러자금과 관련되고 국내 이슬람 포교의 자금줄이 된다는 논리를 지켜보면서 참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수쿠크의 애매한 역기능이 크게 문제되고 부각되어야 할까. 왜 종교가 공공의 영역에 자주 침범하게 될까. 참 생각이 많았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무슬림 숫자는 10만 정도, 전체인구의 0.2% 수준인데도 가까운 미래에 한국이 이슬람 국가가 되리라는 논리의 비약도 수긍하기 힘들다. 그들이 결혼한다 해도 국내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일부다처를 할 수도 없고, 한국에서 살려면 아이를 5~6명씩 낳아 기르기도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다. 서구에서 바라보는 전형적인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증) 현상으로 보인다. 중동·아랍 사람들은 한국을 좋아해서 코리아 브랜드를 찾고, 한국말과 문화를 배우려 하는데 왜 우리는 그들을 버리고 가려 하는가? 이제는 지나친 편견보다는 우리의 눈으로 그들을 보고 친구로 받아들이자. 특히 이슬람을 종교적 문제로만 보면 불편한 이념체계로 보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일신교는 ‘선과 악’의 구도이기 때문에 다른 종교, 가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공존하기가 쉽지 않다. 이슬람의 문제를 종교적으로 풀지 말고 같고 다름의 문제인 문화로 접근하면 어떨까 싶다. 지구촌 미래를 함께 짊어질, 나와 다른 가치·생각을 가진 따뜻한 이웃으로 무슬림들을 바라 볼 수는 없을까? 우리가 온통 색안경을 끼고 이슬람세계를 버리고 간다면, 언제까지 그들이 우리를 기다려주고 사랑해 줄지 장담하기 어렵다. 14억 인구, 57개 국가를 가진 이슬람 세계와 윈윈하는 협력적 동반자로 끌어안아야 비로소 진정한 글로벌화로 가는 길이 아닐까.
  • 현대그룹 재무약정 제외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 대상이었지만 채권단과 약정 체결을 미뤄왔던 현대그룹이 올해에는 아예 재무평가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권은 재무상황이 악화돼도 버티면 된다는 식의 전례로 남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일부 대기업들이 계열사 부실을 ‘꼬리자르기’ 식으로 금융권에 떠넘기는 사례가 있어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2009년 실적 부진 등으로 재무 상황이 악화돼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선정한 주채무계열(대기업그룹) 41곳에 포함된 뒤 채권단의 평가를 거쳐 재무구조개선 대상이 됐다. 주채무계열이란 금융권 총 신용공여액의 0.1% 이상을 차지하는 그룹을 말한다. 금감원은 금융기관의 여신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빚이 많은 그룹들을 해마다 주채무계열로 선정하고 있다. 매년 4월 채권단은 주채무계열의 재무구조를 평가해 문제가 있는 기업과 약정(MOU)을 맺고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일부 부실이 그룹 전체로 전이되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한 조치다. 약정을 맺은 주채무계열은 자산 매각 등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이행 실적을 주기적으로 채권단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채권단과 갈등을 빚으며 현재까지 약정 체결을 하지 않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현대그룹은 지난해 은행권 여신을 대거 상환해 2011년도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37곳에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에는 채권단의 평가를 받지 않게 된 셈이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내에서는 현대그룹이 지난해 약정 체결 대상이었기 때문에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현대그룹을 그대로 내버려 두면 약정을 체결한 다른 주채무계열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버티면 된다는 인식이 퍼져 대기업 그룹들이 구조조정을 게을리할 개연성도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그룹에 대해서는 이미 개별 제재하는 방향으로 원칙을 정했지만 어떻게 마무리할지 정해진 바가 없다.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금융기관 쪽 여신을 줄여 주채무계열에서 빠졌다고 해도 회사가 회복됐는지 여부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약정을 맺은 이듬해에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지만, 약정 효력이 지속돼 재무개선 노력을 이어간 과거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채권은행들은 현대그룹 문제와 별도로 올해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약정을 체결한 곳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홍지민·홍희경기자 icarus@seoul.co.kr
  • 삼성 핵심계열사 3~4곳 세무조사

    국세청이 삼성그룹 계열사 3~4곳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은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라고 밝히고 있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최근 삼성의 상황을 보며 이른바 ‘낙제점 세무조사’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5일 정부와 삼성그룹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월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호텔신라, 삼성중공업 등 삼성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섰다. 호텔신라는 4일부터 국세청 조사2국이 2개월가량의 일정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국세청 조사1국에서 4일 서울사무소를 시작으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삼성 관계자는 “각 기업이 원래 4년 정도마다 받는 것 아니냐.”면서 “별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계열사들은 지난달 초 이건희 회장의 ‘낙제점’ 발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이 회장의 ‘경제성적 낙제점’과 관련짓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재벌기업의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나 비상장 계열사의 오너 일가에 대한 과도한 배당 등이 동반성장에 반하는 것이어서 정부가 모종의 ‘액션’을 취할 개연성이 크다는 점도 이번 세무조사를 예사롭지 않게 보는 근거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는 “(삼성처럼) 100개가 넘는 계열사를 둔 기업이라면 1년 내내 세무조사가 진행된다고 봐도 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부산, 선박관리산업 중심지로 뜬다

    부산이 해양 분야의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선박관리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시는 STX가 선박관리산업의 선점을 위해 선박관리 또는 기자재 사업 부문을 분할해 부산에 본사를 둔 STX마린서비스를 설립했다고 5일 밝혔다. 선원과 선박관리 및 해양서비스, 부품서비스, 선박 건조 감리와 마린 컨설팅, 선용품·기자재 판매 등이 주력 사업이다. 120여척의 선박을 관리하는 STX마린서비스는 2020년 매출액 1조 4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해운도 올 하반기 선박관리회사를 부산에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관리 부문 계열사 본사까지 부산에 설립되면, 현대상선 계열의 해역선박(2005년 5월 설립), 한진해운 계열의 한진SM(2006년 9월 설립), STX마린서비스를 포함해 우리나라 4개 대형 해운회사의 선박관리회사 본사가 모두 부산에 있게 된다. 선박관리업은 선주의 위탁을 받아 선원관리, 선박수리, 선박 기자재 구매 등 선박 관련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이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430여개 선박관리업체 중 60%가 부산에 소재하고, ‘한국선박관리업협회’ 가입 회원사 180여개사 중 160여개 기업이 본사를 부산에 두거나 부산지사가 실질적으로 본사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중견그룹들, 건설사 부도설에 전전긍긍

    중견그룹들, 건설사 부도설에 전전긍긍

    최근 국내 중견 그룹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진흥기업, LIG건설 등 최근 5년 사이에 중견 그룹들이 인수한 건설사들이 연이어 좌초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LIG그룹이 최근 LIG건설에 대해 전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모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끌고 가자니 모그룹이 휘청거리고, 법정관리 등을 신청할 경우 ‘꼬리 자르기’로 비쳐져 그룹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어 난처한 입장에 처한 것이다. ●무리한 건설사 인수에 대기업 휘청 5일 재계에 따르면 요즘 건설사를 계열사로 둔 대기업들은 ‘루머 단속’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증권가 등에서 ‘모 건설사가 위험하더라’는 유언비어가 하루가 멀다 하고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사재 140억원 정도를 털어 STX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STX 주식 51만주를 사들이기로 결정한 것도 STX건설에 대한 ‘부도설’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건설사 위기설은 최근 중견그룹 계열 건설사의 줄도산에서 비롯됐다. 시공능력평가 47위인 LIG 건설은 2006년 LIG그룹에 인수된 지 5년 만인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08년 효성그룹에 인수된 진흥기업도 최종 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지난 3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대아그룹이 2004년 인수한 경남기업과, 대한전선이 2008년 계열사로 편입한 남광토건도 워크아웃 대상이 됐다. ●건설사들 미분양 해소 올인하지만 극동건설(웅진), 코오롱건설(코오롱) 등도 마찬가지다. 주택 경기가 몇 년 째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무작정 실탄을 건설 자회사에 쏟아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채권단의 움직임이 심상찮은 것도 고민이다. 이번 달 안에 채권은행의 추가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다. 게다가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면서 만기도래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을 연장해주지 않는 것도 부담이다. A건설사 모그룹 관계자는 “자산을 늘려 기업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건설사를 인수한 게 아니냐는 반성의 목소리가 회사 안에서도 나온다.”면서 “기존 주력 사업에서 번 돈을 건설 자회사에 쏟아붓고 있다.”고 털어놨다. B건설사 관계자는 “PF 대출에 걸려 있는 자금이 3000억원에 달한다.”면서 “모기업에 더이상 짐이 될 수 없어 올해는 어떻게 해서든 미분양 물량을 털 계획이지만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근거없는 낙관론 지양해야 업계 전문가들은 건설사 인수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업계 분위기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새로운 기업 인수에 대한 전략과 비전의 부재가 최근 사태의 원인”이라면서 “‘돈’이 되면 인수하는 식으로는 더이상 버틸 수 없는 만큼, 기업 인수 때 재무건전성에 대한 판단을 더욱 치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들이 쓰러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건설사들의 자금회전을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준규·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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