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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재벌의 내부거래 악습 고리 이번엔 끊어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대기업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총수 일가의 부(富) 증식 수단으로 내부거래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30% 미만인 곳의 내부거래 비중은 12.06%인 반면 30% 이상인 곳은 17.90%이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5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34.65%나 된다. 특히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인 회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42.36%이다. 재벌 총수 일가가 세운 시스템통합관리(SI)·부동산·광고 등 소규모 비상장사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편법증여나 상속의 형태로 악용되고 있다는 항간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다른 주주의 이익을 침탈하는 재벌 총수 일가의 이 같은 부당 내부거래는 근절돼야 마땅하다. 공정위는 기업의 공시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탓에 정확한 실상 접근에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업종 특성상 수직계열화의 불가피성을 무시했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분사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든가, 영업비밀 또는 품질 유지 등의 이유로 내부거래가 불가피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계열사 간 거래에서 가격을 현저하게 낮게 또는 높게 책정했다거나 시장 경쟁성을 저해했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내부거래라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론도 있다. 그럼에도 시장의 강자인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시장 질서를 왜곡시켜 중소기업과 소액주주,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게 된다. 국회는 지금 일감 몰아주기에 증여세를 매기는 세법개정안을 심의 중이다. 시장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 경우는 예외로 하더라도 가급적이면 내부거래를 근절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부당 내부거래를 막는 길은 철저한 세금 환수가 최선이다. 그러자면 공정위는 내부거래 현황을 보다 소상히 공개해야 한다. 상세한 정보가 공개돼야 주주권 행사가 활성화되고 시장 규율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업 스스로 편법·탈법적인 방법으로 부를 대물림하겠다는 유혹을 떨쳐야 한다. 1%의 탐욕을 비난하는 지구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랑받는 기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 ‘삼호드림·주얼리號’ 비극적 운명 맞나

    ‘삼호드림·주얼리號’ 비극적 운명 맞나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던 삼호해운 소속의 삼호드림호와 삼호주얼리호가 비극적인 운명을 맞았다. 협상과 구출작전을 통해 각각 풀려난 뒤 망망대해를 떠돌다 남의 손에 맡겨진 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잇따른 피랍사건과 경영 위기로 지난 4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삼호해운은 선박의 행방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1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첫 원유수송에 나섰다가 해적에 피랍, 217일간 억류된 뒤 풀려난 삼호드림호는 현재 홍콩에 정박 중이다. 31만t급 대형 유조선으로, 돌보는 선원조차 없이 홀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S상선 관계자는 “업계에선 우리가 삼호드림호를 인수했다는 소문이 파다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면서 “삼호해운이 경영난에 빠진 뒤 채권은행으로부터 유지·관리를 위임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삼호드림호는 지난해 11월 석방금 900만 달러를 지불하고 풀려난 뒤에도 정상 운항에 나서지 못했다. 해적 피랍과 해운 경기 위축 탓이다. 선사가 경영난으로 지난 4월 부산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후 밀린 임금 등을 받지 못한 선원들은 배를 홍콩에 정박시킨 채 떠나버렸다. 이에 삼호해운의 최대 채권자인 S은행은 경매를 통해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대금은 1억 달러 안팎으로 알려졌다. 삼호드림호는 2002년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그리스 선사인 다이나콘시핑에 납품한 배다. 2008년 삼호해운이 1억 3700만 달러에 되사왔다. 같은 30만t급의 삼호크라운호도 같은 이유로 현재 두바이에 계류 중이다. ‘아덴만의 여명’작전으로 알려진 삼호주얼리호의 운명은 더 기구하다. 총격으로 얼룩진 배는 정상운항에 들어가는 듯 했으나 곧바로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올 5월 노르웨이의 한 대형선사로 반송됐다. 삼호주얼리호는 삼호해운이 배를 빌려와 운항하던 ‘용선’이다. 삼호해운 관계자는 “솔직히 삼호주얼리호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르웨이 선사가 새롭게 배를 빌려갈 임차인을 물색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삼호해운은 지난해와 올해 초 잇따라 소말리아 해적에게 배가 피랍되면서 흔들렸고, 유동성 위기로 계열사인 삼호조선마저 부도처리됐다. 그룹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으나 아직 법원의 기업회생절차는 승인이 나지 않았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삼호해운이 대형 선박에 큰 돈을 투자하자마자 해적피랍사건을 겪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대우인터 이동희호’ 포스코가족 착근

    ‘대우인터 이동희호’ 포스코가족 착근

    “최근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전 세계 경제 상황이 불투명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적인 상사 업무와 더불어 글로벌 자원시장 발굴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대우인터내셔널 직원들은 매주 목요일이나 금요일 오전에 특별한 이메일을 받는다. 이동희 부회장이 A4 한장 정도의 분량으로 직접 쓴 글이다. ●회사 사정 매주 이메일 공개 주제도 다양하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나 회사 업무뿐 아니라 본받을 만한 다른 기업, 사내행사 후기 등을 폭넓게 다룬다. 최근에는 ‘인천 송도 이전설이 근거 없다’는 내용도 메일을 통해 알렸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취임한 뒤 가장 큰 변화는 임직원들이 회사가 돌아가는 사정을 풍문이 아닌 공식 통로를 통해 알게 됐다는 점”이라면서 “직원 입장에서는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철학을 접하는 동시에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동희호(號)의 대우인터내셔널이 출범한 지 1년이 됐다. 지난해 10월 이 회사가 포스코그룹의 일원이 되면서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이 부회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자원개발 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을 순조롭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가 해외에서 개발하는 석유가스전 중 최대 규모인 미얀마 가스전 개발사업은 최근 시추 작업을 끝냈고, 호주 나라브리 유연탄광은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더 플라자 호텔에서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후원 계약식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인터가 포스코에 인수된 후 지금까지는 안정을 기하는 시기였지만 앞으로는 외적 성과 달성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어 “여러 포스코 계열사와 함께 50여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면서 그룹사 전체 매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도 이전 않고 社名 안바꾸기로 그는 또 송도 이전설과 관련해 “(송도 입주 비용 등이) 비싸고 (도심으로부터) 멀어 송도 이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회사명과 관련해서는 “해외에서는 ‘대우’라는 이름이 유명하고 가치가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사명 변경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지원에 대해 “포스코에 인수되면서 대우인터내셔널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미얀마 축구대표단 지원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국내 대기업 내부거래 현황 분석하니

    국내 대기업 내부거래 현황 분석하니

    1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43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10대 대기업의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13.23%로 최근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비판에 비쳐볼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매출액 가운데 수출액을 제외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10대 기업의 국내 시장 내부거래 비중은 27.86%로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했을 때보다 두 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이 기업들의 매출액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내부거래는 국내 시장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수치가 실제 내부거래 실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대기업은 현대자동차(44.17%)이며 이어 LG(40.38%), 삼성(35.63%) 순이다. ●39개 기업 1년 동안 0.19%P↓ 43개 대기업 중 2009년 이후 연속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분류된 39개 대기업의 내부거래 추이를 보면 지난해 비중은 2009년 12.30%보다 0.19% 포인트 감소한 12.11%로 나타났다. 하지만 금액은 143조 6000억원으로 전년(119조 1000억원)보다 24조 5000억원(20.6%) 늘어났다. 산업별로 보면 중화학공업을 주력으로 하는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이 13.08%로 가장 높았으며 유통업(10.60%), 건설업(9.57%), 경공업(9.41%), 금융업(5.47%), 운송업(2.95%) 순으로 나타났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선정한 16개 중소기업 적합업종 중 지난해 말 기준 대기업의 계열사 매출이 있는 9개 품목의 내부거래 비중은 골판지 상자(74.70%)를 제외하면 대기업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12.04%)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내부거래는 주로 중간재가 대상이지만 중소기업적합업종 품목들은 대부분 최종소비재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화학 주력기업 13%… 가장 높아 공정위의 이번 발표는 기업집단현황공시 자료와 일부 공정위 요청으로 제출된 자료만을 적용한 만큼 세부 분석은 어려웠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공시 대상인 회사 매출액과 계열사에 대한 매출액만으로는 내부거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내부거래과 관련된 추가 공시 항목을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계열사 내부거래는 상장여부, 업종, 수직계열화 여부, 지분율, 회사 규모 등에 따라 양상이 달라지는 만큼 일률적 접근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포스코의 계열사인 포스에코하우징, 포스플레이트, 송도에스이는 내부거래 비중이 95.16~100%에 달한다. 하지만 이 기업들은 취약 계층 일자리 확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으로 내부거래가 곧 사회 환원활동의 하나라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총수 일가 지분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 높다

    총수 일가 지분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 높다

    대기업 집단의 일감 몰아주기는 비상장 계열사를 중심으로 시스템통합관리(SI)·부동산·도매·광고 등의 업종에서 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 금액이 가장 큰 대기업 집단은 삼성이며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곳은 STX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SI, 소모성자재구매대행업(MRO) 등 도매업 중심으로 감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7일 공개한 43개 민간 대기업 소속 1083개 계열사의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삼성·현대자동차·SK·LG·포스코 등 5개 대기업의 내부거래 총액이 103조 5000억원으로, 분석 대상 대기업 내부거래 전체 금액 144조 7000억원의 71.53%를 차지했다. 이는 해당 기업의 매출액이 전체 대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55.1%)보다 높은 것이다. 내부거래 금액이 가장 큰 대기업은 삼성(35조 3000억원)이며 이어 현대자동차(25조 1000억원), SK(17조 4000억원) 순이다. 공정위가 대기업의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와 관련 내부거래 현황을 분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의 매출액 가운데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12.48%로 전체 대기업 내부거래 비중 12.04%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내부거래가 총수 일가의 부를 증식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상당 부분 확인된 것이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30% 미만이면 내부거래 비중은 12.06%인 반면 30% 이상이면 17.90%로 5.84% 포인트 높았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50% 이상, 100%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34.65%, 37.89%였다. 매출액 중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큰 기업은 STX로 23.49%에 달했으며 현대자동차와 OCI는 각각 21.05%, 20.94%가 내부거래였다. 비상장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2.59%로 상장사(8.82%)보다 13.77% 포인트나 높았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의 비상장 계열사 매출액에서 내부거래 비중은 23.11%로 총수가 없는 상장거래사(5.63%)보다 17.48% 포인트 높았다. 특히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STX와 현대자동차의 경우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각각 43.30%, 37.38%로 40% 안팎을 기록했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이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30% 이상인 회사들의 주요 업종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및 SI, 부동산업, 도매 및 상품 중개업, 전문서비스업, 사업지원 서비스업 등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고 규모가 작은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통해 재산 증식을 위한 물량 몰아주기의 개연성은 존재한다고 판단된다.”면서 “SI, 부동산, 도매, 광고 등 문제의 소지가 높은 업종과 회사에 집중해 감시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CJ그룹 임원 44명 ‘승진잔치’

    CJ그룹 임원 44명 ‘승진잔치’

    CJ그룹이 3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빨리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그룹의 비전 달성을 위해 조직을 정비하는 한편 내년 대외환경이 더욱 불확실해질 것을 감안,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사를 서둘렀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CJ그룹은 이해선(왼쪽) CJ오쇼핑 대표이사를 총괄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김성수(오른쪽) CJ E&M 방송사업부문 대표를 CJ E&M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92명에 대한 201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는 총괄부사장 1명을 비롯해 부사장대우 6명, 상무 12명, 상무대우 25명 등 총 44명에 대한 승진인사가 이뤄졌다. 신임 임원인 상무대우 승진은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19명)보다 30%가량 늘어났다. 두드러진 사업 성과를 보인 제일제당 바이오사업, 헬로비전, 오쇼핑 등에서 대거 승진이 이뤄졌다. 바이오 사업 부문에서 정태진 부사장과 임승호 상무가 승진했고 4명이 새로 임원이 됐다. 그룹은 이날 계열사별로 ▲글로벌 ▲전략기획 ▲인사 기능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두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세계화와 인재육성을 챙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룹의 지주사인 CJ㈜는 그룹 중장기전략 수립 및 사업군별 전문성 강화를 위해 17팀 3총괄제였던 기존 조직을 8팀 체제로 재편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입찰 탈락… 경쟁사 원료공급 ‘뚝’

    전남 여수 산업단지 공장부지 입찰을 둘러싸고 지역의 대기업 계열사끼리 벌이는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그 피해는 두 기업 근로자와 지역경제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최근 여수시가 공개 매각한 여수산단 내 적량지구(7만 4000평) 공장부지를 금호피엔비화학이 낙찰받자 입찰에 참여했다가 떨어진 경쟁사 GS칼텍스가 원료공급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17일 “GS칼텍스가 낙찰이 결정되자마자 금호피엔비화학에 원료공급 중단을 구두로 통보한 데 이어 다음 날에는 공문을 보내 2011년 계약 만료에 따라 내년도부터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GS칼텍스 관계자는 “회사 내부의 사정으로 1년 단위인 공급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입찰에서 떨어진 적량지구는 GS칼텍스 남문 바로 앞에 위치한 땅으로, 회사에서 한창 확장하고 있는 부지에 속한다.”면서 “여수시가 낙찰에 따라 시 대체부지를 마련해 주든지 여수산단의 녹지를 풀어 공장부지로 공급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GS칼텍스로부터 원료를 공급받고 있던 금호피엔비화학은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금호피엔비화학은 “GS칼텍스가 특별한 이유없이 내년도 벤젠 10만t 공급 계약을 파기한다는 공문을 보내 왔다.”며 “당장 이달 물량도 GS칼텍스가 공급하기로 한 8000t 가운데 2000t밖에 받지 못해 여천NCC와 호남석유화학 등으로부터 벤젠을 추가로 조달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금호피엔비화학측은 벤젠 수급 문제가 장기화되면 공장 가동에 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일본 등 해외 거래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가 연간 필요한 벤젠은 약 28만t으로, 이중 20~30%인 10만t(t당 124만원·총 1240억원 상당)을 GS칼텍스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에 앞서 금호피엔비화학은 공장 증설을 위해 입찰에 참가, 예정가보다 2배가량 높은 450억원에 부지를 낙찰받았다. GS칼텍스는 여수시와 함께 적량지구를 공업용지로 용도 변경해 놓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가, 경쟁사에 한방 먹은 셈이다. 금호피엔비화학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석유화학단지가 입주기업들의 공장 부지난으로 갈등을 빚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재계 올 연말 임원 인사…삼성, ‘5대 신수종’부문 상당수 교체할 듯

    재계 올 연말 임원 인사…삼성, ‘5대 신수종’부문 상당수 교체할 듯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전 세계 실물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국내 대기업들의 대응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애플과 치열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은 내년 국내외 성장률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연말 인사를 통해 신성장동력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한다는 복안이다. 다른 대기업들은 대규모의 조직 개편과 더불어 판매와 마케팅 부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16일 재계 등에 따르면 연말인사의 초점은 삼성.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애플과 힘겨운 특허 전쟁을 벌이는 등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삼성, SW 업종 ‘히든카드’ 모색 삼성은 연말인사에서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과 소프트웨어 관련 업종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5대 신수종 사업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지 않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고, 이번 인사 때 이러한 의중이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운영하던 태양전지 사업은 추진 속도가 더뎌 지난 5월 삼성SDI로 이관됐고, LED 사업 역시 세계적인 공급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특허 소송과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 등으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런 상황을 뒤집을 만한 ‘히든카드’ 또한 마땅찮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인물들이 주축이 돼 중폭 이상의 인사가 단행되고, 주요 인사도 이들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세계 경기 침체와 삼성의 미래를 동시에 내다보고, 이를 만족할 만할 인물들이 대거 등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그룹도 연말인사를 통해 위기관리 대응 조직으로 탈바꿈할 조짐이 있다. 이 중 판매와 마케팅 부문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 재무위기 관리도 중시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년에 미국·유럽뿐 아니라 중국 등 신흥시장도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 인사의 핵심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승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급격한 경기침체에 따른 재무위기 관리를 위한 인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위기감보다는 자신감이 더 많이 엿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순조롭게 극복하고 도약의 기회로 삼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오는 12월쯤 올해 연말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다음 달 열리는 하반기 업적보고회가 끝나야 내년 경영계획이 확정된다. 그러나 LG전자 등 전자 계열사들에서는 이미 ‘인사 태풍’이 불고 있다. 휴대전화 등을 주력으로 하는 MC사업본부의 연구원 인력을 재배치한 데 이어 중국 베이징의 연구·개발(R&D) 조직을 옌타이 조직으로 이전하는 등 해외 주재원 인력도 줄였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올 연말 평가를 통해 이사급 이상 임원들의 일부를 정리하는 등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단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LG 관계자는 “자연 감소분에 대한 충원을 조절해 전체 인원은 줄어들 수 있어도 명예퇴직이나 사업부 매각 등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최근 SK텔레콤과 SK홀딩스에서 이미 조직 개편이 단행된 상태다. 지난해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많이 바뀐 데다 부회장단까지 신설한 만큼 올해는 추가 개편이나 대규모 인사 수요가 많지 않다. 롯데그룹은 매년 2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내년은 올해보다 소폭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내부의 전망이다. 지난 2월 172명이나 승진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인사를 이미 단행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 체제의 주요 인사들이 이미 사장으로 올라선 상태라 파격 인사 가능성은 적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11] 손학규, 野心의 최전방 인제에 그가 떴다!

    [서울시장 보선 D-11] 손학규, 野心의 최전방 인제에 그가 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0·2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 이틀째인 14일 격전지인 강원도 인제군을 찾았다. 인제군수 선거에 나선 최상기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박근혜 전 대표가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 지원을 위해 부산을 찾은 데 대한 맞대응 전략이다. 손 대표가 강원도를 찾은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민주당 출신 이광재 전 도지사에 이어 지난 4·27 재·보선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정상철 양양군수까지 모두 민주당 출신이 당선되는 등 강원도의 정치 구도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당 출신이 당선되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확산시킬 기폭제로 삼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곳은 손 대표가 지난해 10·3 전당대회 이전 2년 동안 칩거했던 춘천의 인접 지역이기도 하다. 손 대표에게 강원도는 ‘정치적 고향’이다. 정치적 거사를 앞두고 그는 항상 강원도를 찾았다. 손 대표는 오후 12시 40분쯤 인제군 원통리 서울약국 앞에 등장했다. 비가 내려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100여명 남짓 되는 유권자들이 몰려 있었다. 손 대표는 점심식사 일정도 미루고 유권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최상기 후보가 강원도를 살맛나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손 대표는 곧바로 최 후보와 함께 인제읍 구버스터미널로 옮겨 두 번째 지원 연설을 했다. 손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에 “우리나라는 시끄러운 나라”라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대통령이 퇴임 후 살 곳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 혈세를 이용해 땅이나 보러 다니는데 안 시끄러울 수가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손 대표는 인제군수 선거에서 야당이 당선돼야 하는 이유도 밝혔다. 그는 “30대 재벌기업의 계열사 수가 2007년에 500개였는데 올해 1870개가 됐다.”면서 “대기업이 골목 상권까지 차지해서 서민들이 살기 어려워졌는데, 인제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면 이명박 정권이 오판을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손 대표는 또 이 지역이 군 접경이라는 점을 들어 남북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 군부대가 있는 이 지역에서 상권이 완전히 죽었다.”면서 “남북 대화와 대북 교류 협력을 해서 남북에 평화를 가져와야 평창올림픽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을 이명박 정권에 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일정을 함께한 최경순 민주당 강원도당 상임부위원장은 “원래 강원도가 한나라당 텃밭이었는데 지난해 지방선거부터 민주당이 이기기 시작했다.”면서 “이번 재·보선에서도 민주당 출신 군수가 나오면 그 바람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제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Dr. Dre 직접 디자인한 전문가용 헤드폰 ‘DETOX’ 출시

    Dr. Dre 직접 디자인한 전문가용 헤드폰 ‘DETOX’ 출시

    전세계 아티스트들이 사랑하는 프리미엄 헤드폰 ‘비츠바이 닥터드레’(Beats by Dr.Dre)가 신제품 ‘DETOX‘ 출시와 함께 이색 마케팅을 펼쳐 눈길을 끈다. 비츠바이닥터드레의 한국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하는 CJ E&M은 이번 신제품 출시를 맞아 슈퍼스타K3 어플을 통해 파격적인 특별가로 소량 한정판매 한다고 밝혔다. 그간 공식 판매처 및 정가 정책을 고수한 비츠바이닥터드레는 이번 ‘미디어 커머스’ 판매와 특별가 정책을 통해 앞서가는 마케팅 쇼핑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CJ E&M 브랜드 사업부 측은 “‘미디어 커머스’는 향후 유통의 혁신을 가져올 신개념 쇼핑 서비스”라면서 “CJ 오쇼핑과 슈퍼스타 K3, 비츠바이닥터드레 등 CJ 계열사 간 협력을 통해 비츠바이닥터드래 브랜드에 맞는 앞서가는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츠바이닥터드레는 국내외 셀러브리티 뿐 아니라 슈퍼스타K 참가자와 심사위원들이 착용해 더욱 화제를 모은 아이템이다. 슈퍼스타K3 어플 미디어커머스에서 신제품 ‘DETOX’를 구매할 경우, 선착순 10대에 한해 5%특별가 및 3% 추가 적립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은 한국 판매 400대로 한정 제작된 리미티드 제품으로, ‘미디어 커머스’ 마케팅의 새로운 바람과 어우러져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DETOX’는 아티스트 닥터드레(Dr.Dre)가 자신의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직접 디자인한 제품으로, 이어컵을 귀 뒤로 젖힐 수 있어 전문 DJ나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음악 사운드와 현장음을 동시에 조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제품은 제작 단계부터 작은 사운드에도 민감한 전문가나 음악 마니아들에게 오리지널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최적의 상태를 제공한다. 닥터드레가 직접 디자인 한 전문가용 고사양 신제품 ‘DETOX’는 오는 11월 11일 방송 종료일까지 슈퍼스타 K3 모바일 어플에서 선착순 10대에 한해 5% 특별가에 만나볼 수 있는 동시에 , 10월 14일부터 공식 판매처 CJ mall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JAPAN TOKYO-도쿄 아주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같은

    JAPAN TOKYO-도쿄 아주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같은

    JAPAN TOKYO 도쿄 아주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같은 도쿄에서의 나흘은 조금 불편했다. 대지진의 후유증 때문은 아니었으며, 서울보다 평균 2도 높은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도 아니었다. 그냥 그곳이 도쿄였기 때문이다. 삼성과 애플의 전쟁이 마치 국가대항전이라도 되는 듯 중계되고, 스마트폰 사용자 1,000만명이 넘는 나라에 사는 사람의 눈에, 이 도시는 깊이 들여다볼수록 불편함을 감수하는 아날로그의 세계라는 점이 명백해진다. 지킬 것을 지키는 ‘진득함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도쿄와 그곳 사람들의 차분한 일상에 잠시나마 깃들어 있었다. 조바심에 길들여진 서울의 디지털적 일상이 왠지 더 어색하게 느껴졌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호텔스닷컴 kr.hotels.com 1, 3, 4,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여행을 꺼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도쿄를 여행하는 데 큰 불편은 없었으며, 도쿄 사람들은 덤덤하고 의연하게 일상을 살고 있었다 2 서울 명동만큼 많은 인파가 몰리는 시부야의 밤거리는 여전히 복작복작했다. 전통 복장을 한 거리의 예술가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도쿄의 안부를 묻는 당신에게 하네다공항에 내려 모노레일을 탔다. 일본 전역에서는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해 공공장소의 냉방시설 가동률을 80% 수준으로 낮췄다고 했지만 실내 공기는 견딜 만했다. 사람들은 차분히 책을 읽고 있었고, 더러는 조용히 담소를 나누고 있었으며, 빈자리가 있는데도 20분 가량을 서 있는 사람도 있었다. 긴팔옷을 끼어 입어야 할 정도로 싸늘한, 한여름의 서울 전철과는 사뭇 달랐다. 전철을 세 번 갈아타고 숙소가 있는 도쿄의 중심가, 아카사카로 향했다. 공항 리무진버스의 배차 간격이 너무 길어 기다릴 수 없어서 이용한 전철이었는데 무거운 여행가방을 들고 수차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나흘간 도쿄의 곳곳을 돌아다니는 동안, 역설적으로 도쿄의 촘촘한 전철망은 가장 큰 불편 요소 중 하나였다. 아무리 도쿄 메트로와 JR라인이 경쟁회사라지만 도무지 어느 역에서 어떻게 갈아타야 하는지 명확한 정보를 찾기란 어려웠다. 역무원들도 헷갈리는지 전화번호부만한 책을 꺼내 질문에 답해 주기도 했다. 그나마도 한참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스마트폰을 찾아보고 알았다. 세계 최대의 전자기술을 가진 나라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풍경이었다. 의외의 풍경을 나흘간 매일 마주쳤다. 직장인들이 많은 시오도메 지역에는 금권金券숍이 많았다. 겉모양은 우리의 복덕방과 흡사한데 신칸센 탑승권부터 공연 관람권, 야구경기 입장권, 맥도날드 할인권까지, ‘별의별’ 티켓이 다 있었다. 도쿄에는 온라인 쇼핑몰이며, 소셜커머스며, 할인 혜택 풍성한 카드며…, 이런 것들이 없는 세상인 것만 같았다. 아날로그 도쿄의 면모는 거리를 지나면서, 사소한 식사 한 끼를 하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외국인들이 많은 번화가를 제외하고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무선인터넷이 잡히는 카페라고는 도통 찾아볼 수 없고, 웬만한 가게들은 신용카드를 내밀면 ‘No, Sorry’라고 답했다. 비영어권 국가에서 영어로 편하게 대화할 수 있고, 신용카드로 껌 하나까지 살 수 있는 것이 과연 ‘글로벌’한 것인지, 잠시나마 생각해 봤다. 한국에서는 일본이 지진의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할 것처럼 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큰 재난을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단서라고는 무지MUJI 매장 1층에 비치된 재난 대비 구호용품 세트가 전부였다. 도쿄인들은 평범하고 담담하게 일상을 살고 있었다. 그들에게서 호들갑은 느껴지지 않았다. 우에노 시장에서는 늘상 그러하듯 고소한 다코야키의 향이 풍겼고, 젊은 예술가는 기치조지의 이노카시라 공원에서 밝은 그림으로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주말 벼룩시장, 거기 사람이 있었네 토요일의 정오, 하네다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서둘러 찾아간 곳은 센다가야역. 도쿄의 곳곳에서 열리는 주말 벼룩시장 중에서도 규모가 크기로 유명한 메이지공원이었다. 유행과 첨단의 도시보다는 사람냄새 나는 이면의 풍경을 만나고 싶어 오래 전부터 벼르고 있었던 곳이다. 야외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의 풍경은 얼핏 보기엔 우리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이가 있다면 버려도 주워가지 않을 듯한 아이템부터 장인정신이 담긴 수공예품까지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목이 없는 기타가 있는가 하면, 고급 자기제품도 있었다. 아이템이 다양하다는 것은 천차만별의 상인들이 이곳에 운집해 있다는 증거다. 한국 아이돌 공연장에서 피켓을 들고 있으면 어울릴 만한 여대생들부터, 시내에서 번듯한 중고 전문 가게를 운영하다가 경제난으로 가게를 접고 주말마다 벼룩시장을 돌며 근근이 살고 있다는 영어를 잘하던 중년 사내, 자신이 직접 만든 안경은 명품 안경보다 좋다며 호기롭게 20만원짜리 안경테를 팔고 있는 30대 남성, ‘뼛속까지’ 장사꾼인 터키인도 케밥을 팔고 있었다. 이 얼마나 아날로그적인 사람 풍경인가. 굳이 주머니를 열지 않아도 정겨운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조금만 발품을 팔고, 두 눈을 부릅뜨면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용 캐리어에 한 살림을 채울 수도 있다. 필름카메라, 자기 제품, 앤티크 장식품, 구제 가방 정도는 믿고 구매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80년대 초반 태생의 탐나는 필름카메라가 있어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장 마감 시간을 기다려 상인과 약간의 실랑이 끝에 구매한 가격은 1,800엔(약 2만4,000원).나름대로 ‘득템’에 성공했다. 도쿄 재활용 운동 시민 모임은 1992년부터 메이지공원, 오이경마장, 세이부돔, 요코하마 등 수도권 근교 및 미야기현에서 벼룩 시장을 주최하고 있다. 입점비용 2,500~3,500엔을 내면 누구나 자신만의 제품을 들고 나와 ‘주말 장사꾼’이 될 수 있다. 시장 정보는 홈페이지(www.trx.jp)에 상세히 나와 있다.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면 위치, 운영 시간 등 핵심 정보를 어렵지 않게 취할 수 있다. 1 도쿄에 여행을 간다면 반드시 주말에 벼룩시장을 들러 볼 것을 추천한다. 쓸 만한 제품을 헐값에 건질 수도 있으며, 정겨운 사람 풍경을 보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2 주말 벼룩시장에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사전에 신청만 하면 누구나 자리를 깔고 생활용품을 판매할 수 있다 3, 4 벼룩시장에는 의외로 건질 만한 아이템이 많다. 반면 공짜로 줘도 쓰지 않을 것 같은 엉뚱한 물품들도 적지 않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골목길을 걷다가 느긋하게 커피 한 잔 일본인들이 도쿄에서 가장 살고 싶은 곳으로 손꼽는 기치조지와 지유가오카의 공통점은 느긋한 분위기의 아날로그적 매력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번화한 긴자, 신주쿠, 롯폰기 등 중심가에 있다가 이곳으로 오면 시간마저 절반의 속도로 흐르는 듯하다. 사실 기치조지를 가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지브리 미술관’ 때문이었다. 헌데 그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 또한 ‘아날로그적’인 미술관의 정책 탓이었다. 버젓이 인터넷이 있는데도 미술관은 지정 여행사와 로손Lawson이라는 편의점에서만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마저도 입장일이 가까워지면 구하는 것도 어렵다. 나의 정보 부재를 한탄하며, ‘지브리’가 없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기치조지로 향했다. 기치조지 전철역과 이노카시라 공원 사이에는 수많은 앤티크 숍과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로 가득했다. 영화 <구구는 고양이다>의 주요 배경이 된 이노카시라 공원은 주말을 맞아 호수에서 보트를 타는 연인들과 수공예품을 들고 나온 예술가들로 활기가 넘쳤다. 폐품을 활용한 기괴한 모형의 장식품부터, 시중의 상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수공예품들로 가득했다. 이튿날, 이른 아침 지유가오카로 향했다. 커피숍 2층에 앉아 전철역 앞 작은 광장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잠시나마 권태를 즐겼다. 갓 구워낸 빵 한 조각과 커피를 즐기고,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오밀조밀한 인테리어 소품들을 구경하며, 필름카메라를 전문으로 다루는 카메라 가게를 배회하는 시간 동안 나는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우 재믹스’로 조악한 게임을 즐기던 시절. 내게는 ‘닌텐도 패밀리’가 있었으며, 일본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는 물론 국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정교한 일제 학용품도 많았다. 도쿄에 살던 이모가 보내주는 선물 꾸러미가 도착할 때마다 나는 동네에서 영웅이 되었다. 지유가오카의 문구점과 장난감 가게, 낡은 건물 간판들까지…. 이 낯선 도시는 묘한 힘을 갖고 있었다. 나로 하여금 잊혀졌던 유년의 기억을 살포시 끄집어내 미소짓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5 지유가오카의 명소인 라비타는 작은 쇼핑거리로, 물의 도시 베니스를 연상케 한다 6, 7 기치조지의 이노카시라 공원은 주말마다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장이 선다. 폐품을 활용한 예술품과 일본인들의 정교한 손기술을 보여주는 실용품들이 눈길을 끈다 8 지유가오카에 위치한 뽀빠이 카메라. 필름 카메라 사용자를 위한 제품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people] 호텔스닷컴 피터 요시하라 한·일 마케팅 총괄이사 “도쿄 자유여행, 안심하고 오세요” 호텔스닷컴에서 한국과 일본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피터 요시하라 이사는 한국 여행객들에게 안심하고 도쿄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의 자유여행 인구가 놀라울 정도로 늘고 있다. 아시아에서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일본, 호주보다도 그 성장세가 빠르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여행사인 ‘익스피디아Expedia’의 계열사인 호텔스닷컴Hotels.com이 한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내 맘대로’ 호텔을 선택하는 자유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는 증거다. 3월11일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한국인 여행객의 발길이 뚝 끊겼지만 도쿄를 중심으로 서서히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피터 요시하라(한국이름 양성호) 이사를 만나 최근 동향을 들어 봤다. Q. 대지진으로 한국에서는 일본 여행이 급감했는데 얼마나 체감하고 있나. A. 호텔스닷컴 한국 사이트에서 도쿄는 부동의 1위를 점하고 있었으나 대지진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이 사실이다. 일부 도쿄 호텔은 방문객 감소로 영업을 중지하기도 했으며, 많은 호텔들이 방문객이 줄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는 여행에 전혀 지장이 없으며, 지진 이전과 비교했을 때 여행객이 느끼기에 위험하거나 불편한 요소는 없으니 한국인들이 안심하고 도쿄를 여행했으면 한다. 올여름 일본에서는 오사카, 후쿠오카, 규슈, 오키나와 등의 호텔 예약이 가장 활발했다. 오사카는 올 여름, 호텔스닷컴 한국사이트에서 예약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호텔스닷컴이 전세계 여행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분의 2 이상이 일본 여행에 긍정적이라고 밝혔고, 일본은 3대 선호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일본 관광산업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다. Q. 여름 휴가철 한국인들의 인기 여행지역은? A. 오사카, 뉴욕, 상하이, 홍콩, 파리 등이 인기가 많았다. 한국에서는 필리핀의 예약률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 호텔스닷컴이 강점을 가진 미국 지역의 예약도 많은데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의 예약이 꾸준한 편이다. Q. 호텔스닷컴은 최근 3년간 한국에서 매우 공격적인 모습이다. A. 한국어 사이트(kr.hotels.com)를 개설한 2008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세자리 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기본적인 온라인 키워드 광고 외에도 케이블 및 공중파 TV 채널에도 광고를 진행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단골 고객이 늘고 있다는 점은 한국인들이 그만큼 호텔스닷컴의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는 증거다. Q.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반응은 어떠한가. A. 호텔스닷컴은 지난 5월 새로운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였으며,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서인지 예약이 꾸준히 늘고 있다. 아이폰을 통해 8~9건 예약될 때, 안드로이드를 통해 4~5건 예약되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 아이패드를 통한 예약도 적지 않다. Q. 최근 모회사인 익스피디아도 한국어 사이트를 오픈했는데. A. 호텔스닷컴의 강점은 ‘현지화된 서비스’다. 지금 익스피디아의 한국 사이트를 보면, 호텔스닷컴의 처음 모습처럼 어색하다. 호텔스닷컴은 ‘한국 웹사이트보다 더 한국스럽게’ 만든다는 목표로 변화를 이뤄 왔다. 현재는 웹사이트에 대한 고객불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고객들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콜센터 직원들도 호텔스닷컴의 큰 경쟁력이다. 이외에도 올해 내에는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는 항공사 마일리지 개념의 ‘보상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다. ‘호텔스닷컴 Hotels.com’은 세계 최대의 온라인 여행사인 익스피디아의 자회사로서, 전세계 13만5,000개의 호텔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원스톱 쇼핑 사이트이다. 2~3일간 반짝 할인, 마감 임박 할인, 주요 도시 40~50% 할인 이벤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08년부터 한국어로 된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콜센터에서는 한국어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place] 여전히 매력적인 도쿄, 고급 호텔을 노려라 도쿄의 주요 호텔 관계자들은 “해외여행객이 크게 줄어들어 가격이 저렴해진 지금이 여행의 호기”라며 한국인들의 방문을 당부했다. 최근 인터넷을 이용해 고급 호텔을 이용하는 수요가 늘면서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는 호텔도 늘고 있다. 호텔스닷컴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도쿄의 5성급 호텔 두 곳을 들러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나눴다. 일본 전통에 서양의 미를 가미하다 캐피톨 호텔 도큐 Capitol Hotel Tokyu 수수무 토가시 총지배인 일본의 명성 높은 호텔 그룹인 도큐Tokyu는 지금의 캐피톨호텔을 2010년 새롭게 공개했다. 4년간의 대공사는 ‘개보수Renovation’의 개념이 아닌 ‘재건축Rebuliding’에 가까운 수준으로 진행됐다. 관공서, 기업체가 많은 아카사카 중심 지역에 위치한 만큼 출장자들이 많고, 한국 기업들도 주변에 많아 한국인들의 방문도 많은 편이다. 캐피톨호텔도큐는 일본 전통의 미를 철저히 표방한다. 건물 외관은 서양식이지만 객실 내부나 레스토랑, 로비 등을 최대한 일본식으로 꾸몄다. 최근 리츠칼튼, 페닌슐라 등 해외의 특급 체인 호텔들이 일본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과 비교해도 객실 넓이는 45m2 수준으로 매우 넓은 편이다. 음식과 차도 일본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특히 식사 후에 일본식 다도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지난 3월 대지진의 영향으로 올해까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한국에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고객을 유치할 예정이다. 오히려 지금은 호텔 가격이 많이 내려간 만큼 출장 목적뿐 아니라 레저 여행객들도 캐피톨호텔도큐를 찾으면 좋을 것이다. www.capitolhoteltokyu.com 최고의 전망 자랑하는 디자인호텔 파크 호텔 도쿄 Park Hotel Tokyo 마코토 엔도 영업 이사 파크호텔은 전세계적 네트워크를 가진 디자인 호텔Design Hotels의 유일한 일본 회원 호텔로서 독특한 디자인과 편리한 접근성, 빼어난 전망이 강점이다. 시오도메 미디어 타워의 25층부터 34층까지 호텔로 사용하고 있으며,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행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익스피디아의 직원들이 우수 호텔로 선정한 바 있으며, 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레스토랑도 보유하고 있다. 긴자 지역까지 걸어갈 수 있는 시오도메역에 위치한 호텔은 오다이바로 갈 수 있는 유리카모메(전용열차)를 탑승하기에도 편리하다. 객실이 전부 고층에 자리한 만큼 전망도 좋다. 도쿄타워가 가까이 보일 뿐 아니라 맑은 날에는 후지산도 보인다. 친환경적인 객실 디자인은 물론 삼각형 모양으로 34층까지 천장이 뚫려 있는 로비 등은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일본 교토식 레스토랑, 도쿄에서 가장 유명한 바텐더가 있는 펍, 아로마 테라피 등도 파크호텔의 강점이다. 현재 한국인 직원도 1명 있어 한국인들에게 더욱 친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www.parkhoteltokyo.com 1 캐피톨호텔도큐는 일본 전통의 미를 철저히 표방한다. 건물 외관은 서양식이지만 객실 내부나 레스토랑, 로비 등을 일본 전통식으로 꾸몄다 2 파크호텔은 일본 유일의 디자인 호텔의 회원 호텔로서 독특한 디자인과 편리한 접근성, 빼어난 전망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CJ그룹, 이동통신사업 진출

    CJ그룹, 이동통신사업 진출

    재계서열 16위인 CJ그룹이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든다. 12일 CJ에 따르면 게열사인 CJ헬로비전이 음성통화와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MVNO(가상이동통신망:통신사의 통신망을 빌려 독자적인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에 진출했다. CJ헬로비전의 등장으로 MVNO 업계뿐 아니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3강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기존 이동통신업계도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CJ는 다양한 콘텐츠뿐 아니라 가입자 유치를 위한 방대한 유통망, 다양한 요금제를 선보일 수 있는 고객정보 등을 고루 갖추고 있어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CJ헬로비전은 이날 서울 서초동 KT 올레캠퍼스에서 KT와 MVNO 사업협정을 맺고 기존 통신사보다 20% 저렴한 요금제와 CJ의 콘텐츠 자원을 이용한 ‘이용자 맞춤형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CJ헬로비전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로 최대 유선방송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CJ그룹은 영화, 음악, 방송, 식음료, 유통 등 특화된 콘텐츠를 갖고 있고, CJ헬로비전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N스크린 방송인 ‘티빙’(tving)도 있다. 티빙은 이미 가입자가 220만명을 넘어섰다. 따라서 스마트폰이 대세로 굳어지는 이동통신시장에서 CJ그룹의 광범위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가입자들을 대거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삼성 “SW연구 인력 70%로 확대”

    삼성 “SW연구 인력 70%로 확대”

    삼성이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체 연구·개발(R&D) 인력 가운데 소프트웨어 부문의 비중을 70%까지 늘리는 방안을 모색한다.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여러 차례 소프트웨어 인재 확보에 나설 것을 강조한 것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12일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삼성전자의 경우 R&D 인력 가운데 50%가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인데, 이 비중이 장기적으로 7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발언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인력은 5만명가량이며, 이 가운데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은 2만 5000명에 이른다. 최근 이건희 회장은 향후 그룹의 명운이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보고 틈나는 대로 임직원들에게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구글과 휼렛패커드(HP)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움직임과 삼성과 애플 간 특허분쟁 역시 소프트웨어 시대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것이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삼성 계열사 사장단은 김진형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와 대학과 기업 간 소프트웨어 인력 공급과 수요에 대한 미스매치(불균형) 문제와 인력 확충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 대학에서 소프트웨어 인력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학생들이 ‘대기업에 가면 푸대접을 받는다.’는 인식이 강해 대기업보다는 벤처기업이나 게임업체 입사를 선호, 인력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인도 등지에서 인력을 대거 데려오지만 애로점도 적지 않다. 언어 소통 등에서 국내 인력과 비교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별도의 식단까지 만들어야 할 정도로 신경 쓸 부분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삼성은 소프트웨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하반기 공채부터 신입사원 채용 때 소프트웨어 직군을 별도로 뽑고 있으며, 여러 대학과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날 김 교수는 국내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미흡한 이유에 대해 ‘활용과 투자가 저조하다.’는 점을 들며 사회의 인식 전환을 요구했다. IT 인프라 강국임에도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다 보니 소프트웨어 사용권만 사놓고 제삼자에게 배포·대여하는 일이 일상화돼 있다는 것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기업 자금사정 2년만에 최악”

    “기업 자금사정 2년만에 최악”

    국내 기업의 4분기 자금 사정이 최근 2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자금사정지수(F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4분기에 92를 기록, 기준치인 100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3분기에 처음 FBSI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다. 지난 2분기(102)와 3분기(97)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FBSI는 기업들의 자금 흐름을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된다. 100을 넘으면 전 분기에 비해 해당 분기의 자금 사정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자금사정 악화 이유로는 57.1%의 기업이 ‘매출감소’를 꼽았다. 이어 ‘제조원가 상승’(29.2%), ‘수익성 감소’(13.7%) 등의 순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수출이 둔화세를 보이고 소비와 투자 감소로 내수마저 부진해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99)보다 중소기업(90)이, 업태별로는 제조업(94) 보다 비제조업(89)의 자금 사정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의 자금 조달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기업어음(95), 주식(95), 회사채(94), 은행(93), 제2금융권(93) 등이 모두 기준치인 10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조달이 어려운 이유로는 ‘금리부담’(81.2%)과 ‘까다로운 신규대출 및 만기연장’(15.2%) 등의 대답이 많았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 역시 경영에 필요한 기본비용인 판매관리비(판관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기관인 한국CXO연구소는 매출액순 국내 100대 상장사(금융사 제외)의 올 상반기 판관비 현황을 조사한 결과 64개 기업의 판관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특히 삼성 계열사들과 항공업체 등 12개 기업은 매출이 올랐는데도 판관비 자체를 줄이면서 비상경영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판관비가 5조 20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조 8141억원보다 10.5% 감소했다. LG전자 역시 판관비가 1조 7852억원에서 1조 6361억원으로 8.4% 줄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씨줄날줄] 자수성가 부자/곽태헌 논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의 CEO를 지냈지만 오너가 아닌 월급쟁이였다. 이 대통령이 고(故) 정주영 그룹 명예회장을 대신해 청와대에서 열린 재벌 회장 모임에 대타로 참석하자 모 그룹 회장이 “당신이 왜 여기에 왔느냐.”고 핀잔했던 것으로 재계에는 알려져 있다. 그 재벌 회장은 2007년 12월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자, 보복을 당할까 좌불안석이었을지도 모르지만 피해를 본 것은 아직까지는 없다. 모 그룹 회장이 이 대통령에게 이같이 말한 것은 재벌의 힘, 재벌의 폐쇄성을 말해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대기업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사실상 재벌 오너들의 모임이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통하는 S그룹 회장도 재벌 모임에서는 약간 소외돼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것도 재벌의 폐쇄성, 그들만의 리그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많고 계열사도 많으면 보통 재벌 회장으로 불리지만 처음에는 맨손으로 일굴 수밖에 없다. 한국의 대표적인 대기업 집단을 일군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자수성가한 부자의 대명사로 통한다. 20년 전쯤 정 명예회장이 정계에 발을 들여놓자 노태우 정부는 현대그룹을 겨냥해 세무조사 등 온갖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계열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중공업의 한해 순이익은 삼성그룹 전체의 순이익과 비슷했다고 한다.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등 잘나가는 계열사들이 현대그룹에는 즐비했다. 반면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정도가 그나마 의미 있는 순이익을 내는 정도였다. 재벌닷컴이 1813개 상장사와 1만 4289개 비상장사의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배당금·부동산 등 등기자산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 흔히 억만장자(billionaire)의 기준으로 삼는 1조원 이상의 부자는 25명이었다. 이중 대(代)물림에 의존하지 않은 자수성가형 부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을 비롯해 6명. 박 회장의 재산은 2조 4683억원으로 6위였다. 부모의 능력이나 부모의 대물림에 의존하지 않은 자수성가형의 부자가 많아야 열린 사회이고 희망이 있는 사회다. 보통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기존 재벌들의 폐쇄성을 경고하는 의미에서도 앞으로 제2, 제3의 박현주가 많이 나와야 한다. 신흥부자들은 돈도 제대로, 멋있게 써서 기존 재벌과는 또 다른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삼척, 에너지·관광산업 둘 다 잡는다

    에너지산업도시를 꿈꾸고 있는 강원 삼척시가 ‘클린에너지 콤플렉스’ 개발을 추진한다. 삼척시는 원덕 지역 230만㎡ 일대에 8조원 규모의 클린에너지 콤플렉스 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협약을 포스코 계열사와 체결하고 공동개발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원덕에는 내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2단계에 걸쳐 모두 4000㎿급 발전 설비를 갖추게 된다. 클린에너지 콤플렉스 개발 사업은 환경친화적인 최신 발전설비를 갖춘 에너지단지 조성으로, 신재생에너지 연구는 물론 연관 산업 유치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청정석탄화학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연료인 석탄을 고온·고압에서 가스화나 액화를 하는 석탄가스화발전(IGCC), 석탄액화(CTL) 및 합성천연가스(SNG) 등의 공정으로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에너지 사업으로 기대된다. 본격 사업 추진에 앞서 삼척시와 포스코파워㈜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입지 조사와 사업타당성 평가를 거쳐 내년 제6차 국가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앞으로 건설기간 중에 단계별로 연인원 200만~300만명의 고용 창출과 함께 장기적으로 4000여명의 인구 유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사업기간에 ‘발전소주변지역지원금’, 지역자원시설세 등 직접적으로 모두 6000억원이 지자체 재정으로 유입되고 운영인력 고용과 운영 간접비 등에 따라 3조원 이상의 재원이 지역사회에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변 지역 일자리 창출 및 지역투자 활성화에도 기여를 함으로써 삼척에 활기를 불어 넣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수 삼척시장은 “이번 사업은 동해안권 복합에너지산업단지 구상에 맞춰 추진하는 것으로, 시는 이 투자협약을 통해 ▲2조 7000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5조 9000억원 규모의 종합발전단지 착공 ▲1조 5000억원 규모의 SNG 생산 플랜트시설 유치 협약에 이어 ▲클린에너지 콤플렉스까지 갖춘 명실상부한 국내 유일의 종합에너지 메카로 발돋움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척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한화, 대기업형 사업 집중… 공생발전에 앞장

    한화, 대기업형 사업 집중… 공생발전에 앞장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이 공생발전을 위해 중소기업형 사업에서 철수하고 50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한다. 한화는 중소기업형 사업 철수와 협력업체 지원, 친환경 사회공헌사업 확대, 사회복지재단 설립, 성과공유제 검토 등을 뼈대로 하는 ‘공생발전 7대 종합 프로젝트’를 마련해 실행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동반성장펀드 1000억으로 늘려 지난달 말 한화S&C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을 다른 업체로 이관한 한화는 계열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면적으로 재검토, 중소기업형 사업을 선별하고 추가로 철수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합병과 청산 등의 방식으로 8개 계열사를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한화는 푸르덴셜투자증권과 청량리역사 등은 합병 대상에 포함하고, 사업이 끝난 대덕테크노밸리와 당진테크노폴리스 등은 청산하기로 했다. 대상 8개 계열사 중 올해 안에 3개사, 2014년까지 5개사를 줄일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대기업형 핵심 사업 위주로 구조를 개편하고, 대기업이 과도하게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는 비판을 불식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복지재단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내년 중 납입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재단을 설립한다. 재단이 설립되면 사업 계획에 따라 추가적으로 4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어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동반성장펀드를 1000억원으로 확대·운영하고, 연말까지 한화기술금융을 통해 2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섹터 펀드를 조성해 운영한다는 복안이다. 한화는 향후 10년간 150억원을 들여 전국 500여개 사회복지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친환경 사회공헌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협력업체에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 자금을 지원한 뒤 사전 약정을 통해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공유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룹의 친환경 사업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에코한화웨이’ 운영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했다. ●하반기 3000명 채용 계획 한화는 7대 프로젝트와 별도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역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상반기에 3200명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3000여명을 뽑을 계획이다. 특히 고졸, 초대졸 신입사원 채용은 지난해 2800명에서 올해 3700명으로 크게 늘었다. 한화 관계자는 “내부 임직원에 대한 공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퇴직 뒤 노후 대책을 위한 연금가입 등 퇴직 프로그램 역시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SK지주사 대팀제로 조직개편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가볍고 스피드한 조직으로 변신해 파장이 그룹의 전 조직 개편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이 플랫폼 사업 분사에 이어 사내독립기업(CIC) 폐지 등 조직을 개편한 바 있다. SK는 5일 기술연구 조직인 TIC 조직과 신사업 발굴 및 글로벌 성장을 전담하는 G&G 추진단 등 기존 양대 조직을 G&G로 단일화하고 의사결정 구조를 간소화하는 등 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그룹 지주사의 조직 개편은 김영태 SK㈜ 사장의 구상이 반영됐다. 김 사장은 최근 사내 설명회를 통해 “그룹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지주사는 빠른 실행력이 담보돼야 한다.”면서 “그룹 전체의 성장을 주도하고 관리하기 위해 지주사를 빠르고 유능한 조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SK㈜는 최태원 회장, 최재원 부회장, 김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SK는 기업 경영의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기존 부문 조직을 대팀제로 전환해 의사결정 단계도 단순화했다. 기존 ‘팀원-팀장-실장-부문장-최고경영자(CEO)’의 4단계 의사결정 구조를 ‘팀원-팀장-CEO’의 2단계로 개선했다. 이에 따라 SK㈜는 G&G와 전문 기능별 조직인 사업지원, 재무, 기업문화, CPR, 법무팀 등 5개 팀과 경영기획 담당으로 재편됐다. 또 그룹 계열사 CEO들의 윤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자율책임경영지원단’을 신설했다. SK㈜는 이번 개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의 실행력을 높이고 그룹 전체의 성장 경영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세계 경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 문화를 빠르게 혁신하기 위해 조직 개편 시기도 예년보다 앞당겼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롯데그룹 첫 고졸 공채…식품 등 5개 분야 550명 선발

    롯데그룹이 첫 고졸 공개채용을 실시한다. 롯데그룹은 5일부터 고졸 이상의 현장 실무형 인재를 뽑기 위해 공채를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영업관리, 서비스, 경영지원, 기술분야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JA(Junior Assistant)급 신입사원’을 뽑는 것으로, 지난달 말 시행한 신입공채에 이어 추가로 고졸 인재 채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롯데는 그동안 JA급 사원을 전문대 졸업자 대상으로 실시해 왔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고졸 이상으로 자격제한을 완화했다. 롯데그룹은 “학력보다는 실무능력을 우선시하며 각종 경시대회 수상자 및 교내 성적 우수자, 해당 직무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인재는 우대한다.”며 “이번 공채를 통해 선발된 고졸 인재가 비전을 갖고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계열사별 사규에 따라 기존의 전문대 졸업자에 준하는 대우를 보장한다.”고 밝혔다. 모집 분야는 식품, 서비스, 유통, 유화, 건설·제조 등 총 5개 부문이며 롯데제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호남석유화학 등 15개사에서 5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롯데는 이번 채용 외에도 계열사별 필요 인원과 소요 분야에 따라 올 하반기를 통틀어 총 3000명의 고졸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다. 원서 접수는 5~14일 ‘롯데 채용홈페이지(job.lotte.co.kr)’에서 받는다. 롯데그룹은 이번 고졸 인재 공채와 같은 기간에 경력사원 공채와 장애인 공채도 한다. 고졸 이상의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9개사에서 장애인 100명을 공개 채용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성희롱 입사 면접’ 여성 구직자의 분노

    ‘성희롱 입사 면접’ 여성 구직자의 분노

    심각한 취업난 속에 여성 구직자들이 면접과정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철저한 갑을 관계에서 피해자들은 부당한 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여나 선발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신고는커녕 상담조차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실정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구조인 까닭이다. ’벙어리 냉가슴’이다. 지난해 9월 캠퍼스 리크루팅으로 D그룹 계열사에 지원한 대학생 A(25·여)씨는 ‘술자리 면접’ 과정에서 인사 담당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A씨는 인사부로부터 “이력서를 넣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일호프를 열 예정이니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고 호프집에 갔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인사담당자는 A씨에게 다가와 회사에 관해 설명하며 허벅지·등·손 등을 만졌다. A씨는 뿌리치고 싶었으나 술자리가 면접의 일부라고 생각해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A씨는 자신이 겪은 일을 주변에 알리려고 했으나 혹시나 신원이 드러나 취업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봐 혼자 화를 삭였다. A씨는 “앞으로 또 같은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25·여)씨의 경우, 지난해 11월 L그룹 계열사의 면접에 갔다가 면접관으로부터 ‘스토킹’ 수준으로 시달렸다. 면접 때 놓고 나온 서류가 문제였다. 면접관은 “서류를 직접 돌려주겠다. 집이 어디냐. 집 근처로 가져가겠다.”며 전화하는가 하면 “잘 지내느냐.”고 전화를 걸기도 했다. B씨는 합격하지 못했다. 최근 직장을 잡은 C(28·여)씨는 현재 문을 닫은 중소 화장품 제조회사의 면접을 보다 어처구니없는 경험을 했다. C씨는 주량을 묻은 면접관에게 “소주 반 병 정도는 마실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면접관은 “잘됐다. 우리 여직원들은 한 잔 마시고도 취해 술 따라 줄 사람이 없다.”며 황당한 말을 늘어놓았다. C씨는 “면접관이 농담이 아니라 진담처럼 이야기했다. 하지만 면접이라 불쾌한 티를 낼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황현숙 서울여성노동자회 회장은 “한 회사는 면접 때 ‘우리는 자유로운 분위기라 서로 뽀뽀도 하니 한번 해 줘라’라는 말을 했다는 사례도 접했다. 당시 피해자의 상담을 듣고 고용노동부 등에 진정을 넣으려고 했으나 피해자가 극구 만류해 진정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예컨대 국가인권위원회에는 구직 과정에서 벌어지는 성희롱·성추행에 대한 진정이 접수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 피해는 입어도 상대적 약자라는 입장 탓에 스스로 덮는 것이다. 소라미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변호사는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2항은 고용관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 법에 따라 성추행을 신고하기는 어렵지만 국가인권위법에 따르면 사용자가 직위를 이용해 성적 불쾌감을 줄 경우 진정이 가능해 인권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부당한 일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피해를 입으면 노동자회의 전국 15개 고용평등상담실에 상담하거나 고용부, 인권위 등에 진정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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