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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있는 곳이 상점으로 변신… A시티 시대 열린다”

    “내가 있는 곳이 상점으로 변신… A시티 시대 열린다”

    AI·로봇·자율주행 실제 공간에 적용자율주행로봇이 물건 싣고 다니거나사람 많은 곳에 의류 샘플 보내기도대형 쇼핑몰서 갑자기 길 잃은 사람내부 사진 찍어 보내면 위치 찾아줘 “10년 뒤 네이버의 먹거리는 뭐가 될까.” 이 우문에 백종윤 네이버랩스 부문장(부사장)은 “결국 기술적으로 준비를 잘하는 회사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답했다. 네이버는 전체 매출의 25%가량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네이버랩스는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등 네이버가 앞으로 제공할 서비스들의 핵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아직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비해 네이버가 어떤 기술적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듣고자 지난 24일 백 부문장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백 부문장은 “PC에서 시작한 네이버가 이제는 모바일로 넘어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다음이 뭐가 될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한다”면서 “앞으론 실제 사는 물리공간에서 지금 온라인을 통해 이용했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선 물리공간을 돌아다니는 자율주행 로봇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기술들을 연구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도로를 달리는 로봇도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예를 들어 소형 차량 정도 크기의 로봇이 특정 지역에서 잘 팔릴 만한 것을 미리 싣고 돌아다니거나, 사람이 많은 공원에서 의류 샘플을 보내 이용해 보고 구매하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네이버랩스는 이런 서비스들이 고도화되면 ‘자율도시’(A시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 부문장은 “뉴욕의 마천루는 엘리베이터의 발전과 함께 등장했다. 작은 공간의 제약성을 해결하는 데 엘리베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자율주행로봇 기술은 수직방향으로 성장하던 도시를 수평으로도 확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시티의 핵심은 자율주행로봇이다. 로봇을 통해 어떤 공간이 상점, 음식점 등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면서 “로봇자율주행은 사람이 생활하는 실내외 모든 공간을 아우르는 서비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랩스가 최근 공개한 기술 중에는 AI·로봇·자율주행을 실제 공간에 적용한 것들이 많다. 위성항법장치(GPS) 좌표가 정확히 찍히지 않는 대형 쇼핑몰 내부에선 종종 길이 헷갈리기 마련인데 네이버랩스는 이에 대한 해법을 내놨다. ‘코엑스’ 같은 대형 쇼핑몰에서 길을 잃은 이용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쇼핑몰 내부를 찍어 전송하면 기존에 구축해 놓은 정밀 지도 화면과 사진을 대조해 위치를 찾아주는 것이다. 또한 성남 분당구 네이버 신사옥은 네이버랩스의 기술을 적용해 ‘로봇 친화적 건물’로 지어지고 있다. 네이버랩스의 청사진대로 건물이 완성된다면 앞으로 네이버 직원들은 출입증이 필요 없이 얼굴인식만으로 입장하고 회의 때에도 음성 인식 기능을 지닌 AI가 작성한 회의록을 받아 들 수 있다. 택배나 문서는 사무실과 복도를 자유롭게 누비는 자율주행로봇이 알아서 가져다주도록 할 계획이다. 백 부문장은 “신사옥을 통해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테스트해 볼 수 있게 됐다”면서 “생각보다 기술이 빨리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에게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쌓고자 ‘글로벌 AI 연구벨트’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한국, 일본, 프랑스, 동남아(베트남)에 연구센터를 구축해 놓고 전 세계 글로벌 인재들과 함께 AI 선행연구를 펼치는 것이다. 일본은 네이버의 중요 계열사인 라인이 위치한 곳이고, 프랑스는 네이버가 2017년 제록스의 ‘리서치센터 유럽’을 인수해 이름을 변경한 ‘네이버랩스 유럽’이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는 네이버가 중요시 여기는 글로벌 시장 중 하나이며 특히 베트남에는 AI 개발 인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부문장은 “현재는 (한국과 유럽) 두 군데만 있는데 AI 연구소를 더욱 확장하려 준비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협업을 같이해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백 부문장은 “네이버는 미래를 잘 준비하는 회사”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한때 1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가 한순간 추락하고, 카카오톡 이전에 인기였던 ‘네이트온’이나 ‘MSN메신저’가 더이상 힘을 못 쓰듯 IT 업계는 변화가 빠르다. 국내 대표 IT 기업이지만 이러한 부침을 오랫동안 지켜봤기에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10년 뒤 무엇이 먹거리가 될지 모르지만 결국 AI, 자율주행, 로봇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가 네이버의 주력 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네이버를 검색포털 회사라고만 수식하기 점점 더 어색해질 듯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호캉스 즐기고, 원데이 클래스 체험 ‘슬기로운 휴가생활’

    호캉스 즐기고, 원데이 클래스 체험 ‘슬기로운 휴가생활’

    직장인 안모(28)씨는 매번 여름휴가를 해외에서 보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일찍이 비행기 표를 취소했다. 휴가지를 고민하던 안씨는 이달 초 어머니와 수제 비누를 만드는 원데이 클래스에 다녀왔다. 2시간 동안 보고 싶은 풍경을 스케치하고 비누로 만들었다. 안씨는 “어머니와 재료를 직접 고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였다”면서 “만들어진 비누를 받아보려면 한 달을 기다려야 하지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 씻을 때 쓰라고 주변에 나눠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면서 장기간 멀리 휴가를 떠나는 대신 짧은 기간 가까운 곳에서 여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집이나 집 주변에서 보내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어느 때보다 각광받고 있다.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해외로 떠나는 길이 막혀 휴가 선택지가 줄어든 요즘, 2030은 어떻게 여름을 보내고 있을까.여행 대신 집 근처에서 원데이 클래스를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프립’, ‘솜씨당’, ‘클래스101’, ‘탈잉’ 등 원데이 클래스를 주선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이 나오면서 원하는 수업을 찾기도 한결 쉬워졌다. ‘DIY’(Do It Yourself) 수업은 나만의 개성을 살린 물건을 만들 수 있어 인기다. 도예 공방에서 직접 도자기 그릇을 만들거나 나무를 깎아 도마를 만든다. 향수 만들기도 대부분 앱에서 인기 수업에 올라가 있다. 필름 카메라를 빌려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익선동 등지로 촬영을 떠나는 등 체험형 수업도 있다. 직장인 이모(29)씨는 이틀 동안 ‘호캉스’(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로 다녀온 뒤 요리와 사진촬영, 요가 등 4개 수업을 갈 계획이다. 이씨는 “평소 하고 싶었던 체험을 하루 동안 끝낼 수 있고 멀리 가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한결 놓인다”고 말했다.짧은 기간 국내 휴가를 다녀오기도 한다. 여행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1박 2일짜리 캠핑이나 당일치기 여행 프로그램을 고르기도 한다. 보통 패키지여행과 달리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끄는 사진 촬영지나 활동으로 여행 코스가 짜여 있다. 방역 수칙은 꼭 지킨다. 직장인 박모(32)씨는 “초등학교 이후로 가지 않았던 강원 속초로 2박 3일을 다녀왔다”면서 “설악산에 가도 다들 마스크를 쓰는 점이 신기했다. 호텔에서 식사를 할 때는 앱 ‘클린강원 패스포트’로 동선 인증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동남아로 휴가를 가면 1인당 120만원으로 계획을 했는데 국내로 떠나니 40만원으로 휴가비가 줄었다”고 덧붙였다. 휴가 행선지는 낯선 곳보다 익숙한 곳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호텔스닷컴이 지난 5~6월 마케팅 조사기관 원폴에 의뢰해 7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새 여행지’(12%) 보다 ‘좋은 기억이 남은 여행지를 재방문’(39%)하거나 ‘익숙한 국내 여행’(32%)을 택한 사람들이 더 많았다. 이들이 택한 곳은 제주(60%), 부산(30%), 여수(24%), 강릉(23%)이었다. 여행을 떠날 때 필수품은 노트북·태블릿PC·책(42%)이 아니라 위생 마스크(64%)와 손세정제(53%)였다.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여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실제로 ‘여행 금지나 제한이 해제된 후에도 여전히 불안감이 존재할 것’이라는 응답이 71%에 달했다. 아예 예년보다 휴가 기간 자체를 줄이기도 한다. 서모(29)씨는 “방역 예방을 위해 최대한 이동을 자제하려고 하다 보니 여행을 가기가 망설여진다”면서 “재충전을 하기 위해 한 달에 하루나 이틀씩 짧은 휴가를 내고 부모님과 서울 시내나 근교를 둘려볼 계획”이라고 했다. 유진그룹이 계열사 임직원 114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는 3일 이하 휴가를 떠나겠다는 응답이 39%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는 5일간 휴가를 떠난다는 응답이 28.7%로 가장 많았지만, 올해는 16.7%로 떨어졌다. 4일 동안 휴가를 떠난다는 응답은 18.7%였다. 여름철에도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어가는 사람들은 홈캉스(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나 ‘호캉스’를 택했다.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직장인 신모(30)씨는 “자수 키트를 주문해서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온라인 수업도 있어 강사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면서 “나머지 휴일은 부모님과 낙산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며 쉴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기획] 대한민국 금융사기의 끝은 어디인가…옵티머스 사태의 전말

    [기획] 대한민국 금융사기의 끝은 어디인가…옵티머스 사태의 전말

    사기와 횡령, 돌려막기, 불완전판매까지…. 지난달 터진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대한민국의 금융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어디까지 기만당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학연을 배경으로 한 정계 유착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미 도주한 펀드 운용사의 전 대표는 신병 확보조차 못하고 있고, 판매사는 “우리도 손해를 봤다”며 피해 투자자들의 대책 마련 요구에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실타래 얽히듯 꼬여 있는 옵티머스 사태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4가지 영역으로 나눠 정리했다.●궁금증 ① : 옵티머스 펀드의 시작, 잘못된 만남? 현재 환매 중단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들은 2017년 12월부터 운용, 판매되기 시작했다. 김재현(50·구속기소) 대표가 취임한 지 6개월째 되던 때였다. 사모펀드는 운용사가 상품을 만들어 은행·증권사 등을 통해 팔고, 판매사들은 수수료를 챙기는 식으로 운용된다. 옵티머스운용 측은 “한국도로공사, 경기교육청 등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소개했고 증권사들은 이를 믿고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주로 팔았다. 매출채권은 물건, 용역의 대가를 나중에 주기로 하고 발행한 일종의 어음이다. 운용사는 공공기관이 망하지 않는 한 돈을 떼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안정성을 강조했다. 이후 이 펀드가 시장에서 안정적 판매고를 올리자 판매사들은 프라이빗뱅커(PB)가 관리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팔기 시작했다. 옵티머스 펀드 전체 판매량의 84%를 NH투자증권도 2019년 6월부터 지점 PB들을 통해 이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사모펀드치고는 낮은 3~4%의 수익률이 기대됐지만 예·적금이 사실상 ‘제로(0) 금리’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안전 지향적 성향의 고객들이 상품을 샀다. NH증권 관계자는 “당시에는 이 상품의 인기가 워낙 좋아 다른 금융사에서도 많이 팔았다”고 말했다. NH증권은 환매 중단 한달 전인 지난 5월까지도 지점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53·54호 펀드를 판매하는 등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 적극적인 판촉을 한 NH증권 등 판매사들로부터 끌어모은 편입자산은 46개 펀드에 5235억원(지난 7월 1일 기준)까지 불어났다. ●궁금증 ② : 안전해보이던 펀드, 왜 문제가 된거야? 애초 홍보해온 이 펀드의 실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거짓말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옵티머스운용 측은 애초 투자하기로 했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에는 전혀 투자하지 않았다. 대신 옵티머스의 2대 주주인 이모(45·구속기소)씨가 대표로 있는 비상장기업의 사모사채를 사는데 쓰였다. 씨피엔에스(2053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으로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들이다. 이 업체들은 복잡한 자금 이체 과정을 거쳐 부동산, 상장·비상장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했다. 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대출해줬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금은 약 60여개 투자처에 3000억원 안팎으로 흘러들어 갔으나 정확한 규모 등은 자산실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펀드 자금은 이미 발행한 사모사채를 차환 매입하는 펀드 돌려막기에 이용되기도 했다. 어떻게 이같은 사기극이 가능했을까. 사모펀드의 관리·판매 과정에 사각지대가 있어서다. 사모펀드의 운용과 관리, 판매는 크게 ▲자산운용사 ▲수탁기관 ▲사무관리기관 ▲판매사 등이 각자 역할을 맡아 진행한다. 자산운용사가 펀드 편입 자산 등을 설계한 뒤 수탁기관을 통해 편입자산을 실제 매입해 보관·관리한다. 또, 사무관리기관은 펀드 기준액과 수익률 산정 등 펀드 재산 평가 관련 정보를 관리하고, 판매사는 투자자에게 펀드는 파는 역할을 한다. 옵티머스운용 측은 이 과정에서 각 기관이 맡은 업무만 할뿐 서로의 정보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우선 아트리파라다이스 사모사채 등을 수탁기관인 하나은행을 통해 사도록 했다. 하지만 사무관리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에는 이 사채 대신 부산광역시매출채권 등이 편입된 것으로 이름을 바꿔 등록해달라고 요청했다. 수탁기관과 사무관리기관, 판매사가 모두 분리돼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였다. 또 이들은 범행의 전(全) 과정에서 100장 넘는 서류를 위조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재현 옵티머스운용 대표는 수차례 이체 과정을 거쳐 자신의 개인 명의 증권 계좌로 수백억원을 횡령한 정황도 금감원에 포착됐다. 김 대표는 이 돈을 주식, 선물 옵션 매입 등에 썼는데 금감원은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궁금증 ③ 투자자들은 왜 판매사를 더 비판할까? 여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옵티머스운용이 사실상 공중분해된 상태라 이들에게서 투자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재현 대표와 이모씨는 구속됐고 다른 임직원들도 대부분 퇴사했다. 또 옵티머스의 남은 미집행 투자금은 400억원 정도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NH증권 등 판매사들이 펀드가 실제 얼마나 안전한지 따져보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지점의 일부 PB들이 펀드 관련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는 등 불완전 판매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신문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NH증권의 대전 지역 한 PB는 지난해 11월 고객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만기 9개월에 확정금리 2.9%인 사모펀드 상품이 있다”면서 가입을 권했다. 이에 A씨가 “위험한 걸 안 좋아해서…원금보장이 되느냐”고 묻자 “원금보장이 된다”고 답했다. 또, A씨가 “해당 상품이 NH투자증권에서 하시는 거냐”고 질문하자 “네, 저희 회사에서 기획했다”고 대답했다. 이 말을 믿은 A씨는 옵티머스펀드 23호에 1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오는 8월 만기인데 이미 환매 중단된 펀드들과 비슷한 구조로 설계돼 같은 피해가 우려된다. 피해 투자자들은 NH증권이 펀드 판매 심사 과정에서 상품구조나 투자 대상자산이 실재하는지 등을 적절히 확인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이 증권사에 대해 24일까지 현장 점검을 진행한 금융감독원도 이 부분을 중점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 피해자는 “개인 고객들은 규모가 작은 옵티머스운용을 믿고 억대의 투자금을 맡긴게 아니라 NH증권을 신뢰해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중 60대 이상 비중이 51.9%나 돼 노후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궁금증 ④ 전현직 관료, 정치인들의 이름은 왜 등장할까? 옵티머스운용의 정관계 유착·비호 의혹은 이혁진 옵티머스운용 전 대표와 김 대표, 문서 조작 등을 도운 윤모(43·구속) 변호사 등 때문에 나온다. 이들은 모두 한양대 출신이다. 이 전 대표와 김 대표는 모두 같은 대학 출신인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당시 대통령비서실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녔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온다. 또 그는 2012년 19대 총선에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때 동포간담회장에 등장해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등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문제는 당시 이 전 대표가 횡령과 조세포탈, 성범죄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상황이라는 점이다. 검찰은 그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기소 중지를 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김치 판매·배달 사업을 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는 ‘바지 사장’인 김 대표를 내세워 모피아(옛 재무부 영문약칭인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와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의 카르텔이 치밀하게 기획한 사기극”이라고 주장하며 자신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또 윤 변호사의 아내 이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가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자 지난달 사임했다. 이 변호사는 청와대 행정관 근무 직전인 지난해 3월부터 약 8개월간 옵티머스 계열사인 해덕파워웨이에 사외이사로 근무했다. 이 회사는 옵티머스 펀드 자금에 의해 무자본 인수합병(M&A)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KB금융그룹, 고성장 동남아·안전한 美 ‘투트랙 확장’… 글로벌 금융 영토 넓힌다

    KB금융그룹, 고성장 동남아·안전한 美 ‘투트랙 확장’… 글로벌 금융 영토 넓힌다

    KB금융그룹은 국내 시장을 넘어 사업 영역을 국경 밖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23일 밝혔다. 이 회사는 디지털 기술 발달,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수요 증가 등에 발맞춰 사업 부문별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KB금융그룹의 글로벌 사업은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시아 시장과 ▲투자안전성이 높고 국내 고객의 투자 선호도가 높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확장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추진 중이다. 동남아에서는 가파른 성장세 속에 한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과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 금융산업 개방 초기로 시장 선점이 가능한 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 등 메콩3국을 타깃으로 한다. KB금융그룹의 은행·증권·카드·자산운용 등 각 계열사별로 지속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현지 관계망을 활용한 자생적 성장 전략도 병행해 글로벌 사업을 추진해 가고 있다. 우선 은행 부문에서는 미얀마, 캄보디아 등에서 은행업 인가를 서두르거나 현지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동남아 진출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 9일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은행업 예비인가를 따내 향후 9개월간 준비 기간을 거쳐 최종 본인가를 취득할 계획이다. 인가 절차를 마치면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을 모두 할 수 있는 등 사실상 모든 은행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KB국민은행은 또 지난 4월 캄보디아의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약 7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업체는 현지 180개 영업망을 갖춘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이다. 인위적 합병 등의 방식이 아닌 해외 현지 지점의 자구적 노력으로 시장 영향력을 끌어올리는 전략도 눈에 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5월 런던현지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했다. 은행 측은 이 지점을 홍콩·뉴욕 지점과 함께 기업투자금융(CIB)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베트남 하노이, 인도 구르가람 지점도 2019년 2월부터 영업을 개시하는 등 동남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증권 분야에서는 베트남 현지 자산기준 27위인 마리타임 증권 인수가 눈에 띈다. 2017년 10월 KB증권에 인수된 이 증권사는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투자은행(IB) 업무를 하며 한국고객의 베트남 주식투자 주문 시 매매 대행, 부동산 등 베트남 현지 우량상품 발굴 및 구조화 상품을 국내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업무를 한다.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태국 여전사인 ‘제이 핀테크’ 지분 인수를 위한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KB국민카드는 회사 의결권 지분 50.99%를 인수할 예정이며, 현재 한국 및 태국 금융당국의 승인절차를 진행 중이다. 제이 핀테크는 신용대출, 자동차대출 등 대출 사업과 팩토링 사업을 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2018년 9월 상하이에 일반법인을 설립해 중국 시장과 산업을 조사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만들어 신규 상품 개발 및 추가 사업 기회를 찾아나갈 예정이다. KB캐피탈은 인도네시아 선모터 그룹의 자회사인 ‘순인도 파라마 파이낸스’의 지분 85%를 인수해 지난 6월부터 공식 영업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선모터 그룹이 판매하는 차량의 할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향후 중고차와 소비재 할부, 렌터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그린에너지·모빌리티 등 9조 투입” KB금융, 한국판 뉴딜 지원 나선다

    KB금융그룹은 23일 ‘KB뉴딜·혁신금융협의회’를 열고 한국판 뉴딜 정책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윤종규 KB금융회장을 비롯해 허인 KB국민은행장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으로 구성돼 있다. KB금융은 한국판 뉴딜 가운데서도 ▲그린 스마트 스쿨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를 우선 중점 지원 영역으로 결정했다. 2025년까지 총 9조원을 투자한다. 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상품·투자·대출 규모를 현재 20조원에서 2030년까지 50조원으로 확대해 그룹의 핵심전략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윤 회장은 “국가적 과제인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금융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구로 ‘알려지지 않은 18인의 독립운동가’ 책으로

    구로 ‘알려지지 않은 18인의 독립운동가’ 책으로

    서울 구로구는 서울구로로타리클럽, 광복회 구로구지회와 뜻을 모아 독립운동 이야기 책 ‘관순아 관순아’를 발간한다고 23일 밝혔다.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 18명의 이야기를 담은 ‘관순아 관순아’는 서울구로로타리클럽과 광복회 구로구지회가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지난 13일에는 서울구로로터리클럽 회원과 광복회 구로구지회 회원 등 18명이 참여한 가운데 출판 간담회를 열었다. 책은 지역 도서관과 각급 학교에 비치된다. 서울구로로터리클럽은 이날 행사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장학금 100만원도 전달했다. 오창헌 서울구로로타리클럽 회장은 “조국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 가장 먼저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신념으로 로타리클럽 이름을 걸고 전기집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관순아 관순아’에는 유관순 열사의 사촌 언니인 독립운동가 유예도 선생과 천석꾼으로 태어났음에도 모든 것을 버리고 3·1 운동의 선봉에 섰던 최종화 선생 등의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는 숨겨진 영웅들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독립운동에 몸과 마음을 다 바치신 선열들을 찾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2조 5000억 아시아나’ 매각도 무산되나

    ‘2조 5000억 아시아나’ 매각도 무산되나

    에어부산 등 분리 매각 재추진 등 가능성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되자 항공 업계의 시선이 아시아나항공을 향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마저 ‘승자의 저주’를 피하고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23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 업계가 직격탄을 맞아 HDC현산이 부담해야 할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까닭이다. HDC현산은 재협상을 요구했고,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인수 의사를 확실히 밝히면 계약 조건을 변경해 주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아직 양측의 공식적인 협상에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아직 재협의가 시작된 건 아니고 재협의를 위한 이야기가 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HDC현산은 2조 5000억원 규모의 인수 대금을 낮춰 주지 않으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플랜 B’로는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을 분리해 매각하거나 이들 계열사를 채권단이 관리하는 방안 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몸집을 줄여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국진민퇴 공포’에 떨고 있는 중국 민간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국진민퇴 공포’에 떨고 있는 중국 민간기업들

    중국 민간기업들이 ‘국진민퇴(國進民退)의 공포’에 휩싸였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국경이 봉쇄돼 중국 경제가 악화일로를 걷는 바람에 경영난에 빠진 민간기업들이 유동성을 지원받는 대신 정부에 경영권을 빼앗겨 국유기업으로 문패를 바꿔 다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매일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는 지난 17일 톈안차이찬(天安財産·자산)보험과 화샤런서우(華夏人壽·생명)보험, 톈안생명보험, 이안(易安)자산보험, 신스다이(新時代)신탁, 신화(新華)신탁 등 6개 금융사의 경영권을 접수해 관리한다고 밝혔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도 이날 신스다이증권과 궈성(國盛)증권, 궈성치화(期貨·선물) 등 3개사의 경영권 접수 관리 방침을 공고했다. 9개사의 주인이 하루 아침에 민간에서 정부로 바뀐 셈이다. 금융 당국은 “이들 회사가 실제 소유주의 지분 정보를 은폐하는 등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며 “고객과 투자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회의 공공이익을 위해 법률에 따라 경영권을 인수한다”고 설명했다.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財新)은 경영권을 박탈된 회사들의 자산 총액이 최소 1조 2000억 위안(약 205조 300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다. 올 들어 이미 40개사 이상의 민간기업이 국유기업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민간기업 사이에 ‘국진민퇴의 공포’로 떨고 있는 이유다. 국진민퇴는 민간기업 역할이 끝났으니 물러나고 국유기업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하이(上海)·선전(深圳)증시에 상장된 112개 기업의 최대 주주가 바뀌었고 이중 46개 민간기업의 주인은 국가로 변경됐다. 지난 2년 간 국유화된 민간기업(50곳)에 육박한다. 지난달에만 민간기업 16곳의 경영권이 국가로 넘어갔다. 코로나19 사태로 영화관 폐쇄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드라마·영화사인 탕더잉스(唐德影視)의 경우 저장(浙江)성방송국에 최대 주주 자리를 내준 것이 대표적이다.올 들어 상장기업 주인이 민간에서 국가로 바뀐 사례가 급증한 것은 글로벌 경제 환경 악화 탓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교역량 위축 등으로 일부 상장사들, 특히 민영기업이 자금난에 빠져 부채 압력에 시달렸다. 채무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상장사를 살리기 위해 국유기업이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공산당 중앙전면개혁심화위원회가 국유기업의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의 3개년 계획을 승인하면서 이를 부추겼다. 공산당의 이같은 결정은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꾸준히 요구한 국유기업 지원 중단을 수용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책임론, 홍콩 문제, 위구르족 인권탄압 등을 놓고 미국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 강화를 통해 ‘자립경제’를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 속에 국유기업이 민간기업의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쑤페이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 공공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실적 악화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민간기업의 소유주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정부가 국유자본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중앙 및 지방정부 산하에 13만여 개의 국유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중국이동통신(CMCC) 등 가장 중요한 97개 대기업을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國資委)가 직접 관리·감독한다. 금융 부문을 제외한 중국 국유기업의 자산 총액은 2018년 말 현재 210조 위안이다. 이중 80조 위안은 중앙정부가, 나머지는 지방정부가 관할한다. 공산당 지도부는 올해 초 국유기업이 중요한 경영상 결정과 핵심 간부 인사를 할 때 기업 내 당 조직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을 내놓아 국유기업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중국 국유기업의 시급한 과제는 수익성과 효율성 제고다. 국유기업은 지난해 1조 5000억 위안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그 수익률은 0.7%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민간 자본과 외국 자본을 국영기업에 끌어들이는 ‘혼합 소유제 개혁’ 등으로 국영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려고 애쓰지만 역부족이다. 반면 중국에서 민간기업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60%, 고용의 80%를 담당하며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 전체 상장기업 수의 60% 가량이 민간기업이다.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의 첨병 역할도 민간기업이 맡고 있다. 이런 마당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진민퇴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국진민퇴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국진민퇴 논란은 2018년 9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당시 회장이 전격적으로 “1년 뒤 은퇴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마 회장의 갑작스런 퇴진 선언을 놓고 중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일었다.이후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安邦)보험 회장, 예젠밍(葉簡明) 화신(華信)에너지 창업자 등 굴지의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줄줄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시장에선 이들 기업이 국유은행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성장한 점을 감안할 때 태자당(당정군 고위관료 자제그룹)의 지원을 받은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다. ‘홍색귀족’으로 불리는 태자당을 등에 업은 이들 기업이 국유기업 자산을 헐값에 매입하고 민간기업을 강제로 인수해 덩치를 불리는 등 전횡을 일삼자 이들 기업에 칼날을 들이대게 됐다는 얘기다. 당시 반(反)중 성향의 홍콩 빈과일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안방보험과 화신에너지, 완다(萬達), 하이항(海航·HNA), 푸싱(復星), 밍톈(明天), 센추리(世紀金源) 등 태자당과 연루된 7개 그룹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문이 커지자 그해 말 시 주석이 직접 나서 “민간기업을 보호하고 성장을 지원하겠다”며 진화하며 국진민퇴 논란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유기업이 또다시 민간기업을 헐값에 사들이면서 민간경제가 위축되고 국유경제만 비대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정적제거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에 경영권이 바뀐 9개 회사는 부패 혐의로 중국 모처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샤오젠화(肖建華)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밍톈(明天)그룹 계열사라고 전했다. 샤오 회장은 복잡한 지분 거래를 통해 100여개 상장기업을 거느린 중국 재계의 거물이었다. 그가 성장한 배경에는 태자당 같은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그는 2017년 1월 휠체어를 타고 머리가 가려진 채 정체불명의 남자들에 의해 홍콩 호텔에서 어디론가 옮겨진 이후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고 중국 본토에서 뇌물 제공과 자금 세탁, 불법 대출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샤오 회장의 조사설은 그가 태자당과 연루돼 있기 때문에 타깃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이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들이댄 사정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이번 조치를 통해 샤오 회장이 금융계에 갖고 있는 영향력을 완전히 없애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SCMP는 앞서 샤오 회장이 자신은 뒤에 숨고 대리인들을 앞세워 직간접적으로 다수의 금융회사를 지배하는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으로 보고 우려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5월 유동성 위기에 몰린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의 바오상(包商)은행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조사 결과 샤오 회장이 이 은행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경영권을 박탈해 접수한 뒤 채무 조정과 증자 등 구조조정을 통해 바오상은행을 국유화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獨지멘스 사례’ 뭐길래… 삼성 7개 계열사 준법담당자 공유했나

    ‘獨지멘스 사례’ 뭐길래… 삼성 7개 계열사 준법담당자 공유했나

    뇌물공여·분식회계 등 최악의 부패 스캔들로 추락했다가 ‘윤리경영의 롤모델’이 된 지멘스 사례가 삼성 7개 계열사에 공유됐다. 삼성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독립기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22일 용인 인력개발원에서 연 워크숍에서다. 준법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SDI·SDS·물산·생명·화재의 준법지원·감시인, 실무책임자 50여명은 박종근 지멘스코리아 윤리경영실장으로부터 지멘스의 준법경영 경험과 사례, 준법경영을 어떻게 조직에 뿌리내리게 했는지 등을 경청했다. 왜 지금 삼성에 지멘스 사례가 절실한 걸까. 173년 역사의 독일 국민기업 지멘스는 2006년 뇌물공여, 분식회계, 공금횡령 등의 부정부패 행위가 세간에 드러나며 경영학 교과서와 논문에 ‘윤리경영의 반면교사’로 오르내렸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고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검찰의 기소 결정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재 상황과 포개지는 사례다. 당시 지멘스 경영진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계약을 따내기 위해 정치인,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뿌렸다. 독일 연방범죄수사국이 “뇌물 수수가 지멘스 사업 모델의 한 부분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후 지멘스는 기업 이미지 실추는 물론이고 100억 유로(약 13조 7690억원)에 이르는 벌금과 계약 파기 등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때의 뼈아픈 경험으로 지멘스는 밑바닥부터 쇄신에 나섰다. 세계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경영진 평가에 준법경영 항목을 도입해 준법경영을 잘 이끈 경영진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하루 24시간 가운데 언제든, 어떤 언어로든 준법 위반 행위를 신고할 수 있는 제보 채널 ‘텔어스’도 운영하고 있다. 준법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조직문화를 구축한 지멘스는 2017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로 꼽히는 ‘반전’을 이뤘다. 박 실장은 “회사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위법 사실을 인정하고 철저한 내부 조사를 통해 실질적인 개혁을 실행했기 때문”이라며 “결국은 최고경영진의 준법경영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준법위 위원인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세계 1위 기업, 준법이 생명이다’란 주제로, 기업 수사 경험과 시대 변화에 따른 기업의 준법경영 과제에 대해 강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檢 ‘옵티머스 연루’ 전 靑행정관 소환

    檢 ‘옵티머스 연루’ 전 靑행정관 소환

    검찰이 옵티머스 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전직 청와대 행정관인 이모(36) 변호사를 최근 소환 조사했다. 이 변호사는 최근 구속 기소된 옵티머스 간부의 아내다. 검찰 수사가 옵티머스 측의 정계 로비 의혹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재현(49) 옵티머스 대표 등을 구속 기소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오현철)는 최근 전직 청와대 행정관인 이 변호사를 소환 조사했다. 이 변호사는 옵티머스 이사이자 H법무법인 대표 윤모(43·구속 기소) 변호사의 아내로,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옵티머스 계열사인 해덕파워웨이 사외이사로 일했다. 이후 이 변호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옵티머스 사태가 벌어지자 지난달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옵티머스의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받는 셉틸리언의 지분을 김 대표의 부인인 윤모씨와 함께 절반씩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는 셉틸리언을 통해 해덕파워웨이를 무자본 M&A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 변호사를 상대로 이런 의혹과 옵티머스의 펀드 사기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변호사가 민정수석실에 근무할 당시 금융 당국의 옵티머스 관리감독 등에 관여하지 않았는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검찰은 김 대표와 2대 주주 D대부업체 이모(45) 대표, 윤 변호사를 구속 기소하고, 송모(49) 옵티머스자산운용 이사는 불구속 기소했다. 김 대표와 윤 변호사, 송 이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사기,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이중 사문서 위조와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만 제외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8년부터 2020년 6월까지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공사대금채권)에 투자하겠다고 속인 뒤 약 2900명의 피해자들로부터 약 1조 2000억원을 편취해 부실채권을 인수하고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케이뱅크 기사회생할까…비씨카드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케이뱅크 기사회생할까…비씨카드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금융위, 케이뱅크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 승인비씨카드 34%, 우리銀 19.9% 지분 확정비씨카드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케이뱅크 정상화가 궤도에 오르고 있다. 2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비씨카드는 케이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 금융위는 “비씨카드가 인터넷전문은행법에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해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 승인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라 ICT 기업 등 비금융주력자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34%까지 취득가능하다. 지난달 26일 우리은행이 이사회를 통해 케이뱅크에 대한 1631억원 규모의 증자안을 의결해 비씨카드의 대주주가 되는데 동의했다는 점도 적격성 심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우리은행에 대해서도 19.9%까지 초과보유 승인을 의결했다. 비씨카드는 오는 28일 유상증자를 통해 케이뱅크 주식 3900만 2271주(1950억원)을 취득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되면 비씨카드는 케이뱅크 주식 6131만 2213주를 취득하게 되면서 34%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가 된다. 현재 케이뱅크 지분은 우리은행이 13.79%, 비씨카드와 NH투자증권이 각각 10%를 보유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자금 마련을 위해 마스터카드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해 케이뱅크 지분 취득에 대한 재무적 부담을 줄일 예정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마스터카드 지분 매각은 연내 순차적으로 매각될 예정이고 최대 145만4000주 범위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케이뱅크 유상증자 비용에는 문제 없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2017년 출범 초기 인터넷전문은행법이 개정되면 KT를 최대주주로 활약을 펼칠 계획이었지만 인터넷은행법이 개정된 이후에도 KT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심사를 받게 되면서 어려워졌다. 따라서 지난 4월 케이뱅크는 KT의 자회사를 통한 우회 증자를 위해 KT의 계열사인 비씨카드를 최대주주로 올리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지멘스 사례’ 뭐길래...삼성 7개사 준법 담당자가 경청했나

    ‘지멘스 사례’ 뭐길래...삼성 7개사 준법 담당자가 경청했나

     뇌물공여·분식회계 등 최악의 부패 스캔들로 추락했다가 ‘윤리경영의 롤모델’이 된 지멘스 사례가 삼성 7개 계열사에 공유됐다. 삼성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독립기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22일 용인 인력개발원에서 연 워크숍에서다.  준법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SDI·SDS·물산·생명·화재의 준법지원·감시인, 실무책임자 50여명은 박종근 지멘스코리아 윤리경영실장으로부터 지멘스의 준법경영 경험과 사례, 준법경영을 어떻게 조직에 뿌리내리게 했는지 등을 경청했다.  왜 지금 삼성에 지멘스 사례가 절실한 걸까. 173년 역사의 독일 국민기업 지멘스는 2006년 뇌물공여, 분식회계, 공금횡령 등의 부정부패 행위가 세간에 드러나며 경영학 교과서와 논문에 ‘윤리경영의 반면교사’로 오르내렸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고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검찰의 기소 결정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재 상황과 포개지는 사례다.  당시 지멘스 경영진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계약을 따내기 위해 정치인,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뿌렸다. 독일 연방범죄수사국이 “뇌물 수수가 지멘스 사업 모델의 한 부분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후 지멘스는 기업 이미지 실추는 물론이고 100억 유로(약 13조 7690억원)에 이르는 벌금과 계약 파기 등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때의 뼈아픈 경험으로 지멘스는 밑바닥부터 쇄신에 나섰다. 세계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경영진 평가에 준법경영 항목을 도입해 준법경영을 잘 이끈 경영진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하루 24시간 가운데 언제든, 어떤 언어로든 준법 위반 행위를 신고할 수 있는 제보 채널 ‘텔어스’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514건의 준법 위반 사안을 조사해 절반이 넘는 262건을 징계했다. 준법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조직문화를 구축한 지멘스는 2017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로 꼽히는 ‘반전’을 이뤘다.  박 실장은 “지멘스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위법 사실을 인정하고 철저한 내부조사를 통해 실질적인 개혁을 실행했기 때문”이라며 “결국은 최고 경영진의 준법경영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삼성 준법 담당자들에게 강조했다. 준법위 위원인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세계 1위 기업, 준법이 생명이다’란 주제로, 기업 수사 경험과 시대 변화에 따른 기업의 준법경영 과제에 대해 강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김포의 잔다르크 ‘이경덕’ 기리는 명예도로명 생겼다

    김포의 잔다르크 ‘이경덕’ 기리는 명예도로명 생겼다

    경기 김포시가 월곶면 군하리 ‘이경덕만세로’를 명예 도로명으로 부여하고 명예 도로명판을 세웠다. 22일 김포시에 따르면 이번 명예 도로명 부여는 1919년 33세 나이로 당시 성서학교에 재학 중 학생신분으로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이경덕(1886~1948·이살눔) 열사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이경덕만세로’는 월곶면 행정복지센터 앞 군하로 일부구간으로 월곶면 군하리 168-4번지에서 월곶면 군하리 25-18번지까지 총 길이 404m에 이른다. 주민의견 수렴과 김포시 도로명주소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명예 도로명 사용기간은 5년이며 연장할 수 있다. 이경덕은 김포출신으로 성서학교 학생이었다. 이살눔은 이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만세운동을 한 유일한 여성으로 김포의 ‘잔다르크’라 불린다. 월곶면 고양리에서 성태영·백일환 등과 함께 독립만세시위운동을 계획하고 3월22일 군하리장터에 모인 수백명의 군중에게 태극기를 배부해주고 독립만세를 고창하며 시위행진 중 일경에 체포됐다. 그해 7월 12일 경성지방법원에서 소위 보안법위반으로 징역 6개월을 언도받고 공소했으나 경성복심에서 기각당하고 옥고를 치렀다. 이살눔은 옥고를 치르던 중 병을 얻어 10월27일 가출옥으로 서대문감옥에서 석방됐다. 이후 군하리에서 목회자의 삶을 살다가 알 수 없는 병으로 사망했으며, 정부는 고인의 공을 기리어 1992년 대통령표창을 추서했다. 2003년 8월15일 이살눔이 전도사 몸으로 실천한 뜻을 기리기 위해 현 월곶면 푸른언덕교회 내 ‘이경덕전도사 3·1운동기념비’를 세웠다. 현재 김포시에는 기존에 부여한 ‘이회택로’와 ‘한하운시인길’, ‘양곡3·1만세로’와 함께 이번 ‘이경덕만세로’로 총 4개의 명예 도로명이 있다. 임동호 토지정보과장은 “이번 명예 도로명 부여로 당시 김포에서 일어난 항일투쟁에 희생된 선열들의 고귀한 정신을 시민들이 기억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온난화가 만든 재앙 폭염·녹조·오존… 골든타임 놓치는 ‘한프리카’

    온난화가 만든 재앙 폭염·녹조·오존… 골든타임 놓치는 ‘한프리카’

    “2100년 우리나라의 폭염 일수가 연평균 28.5일로 지금(7.3일)보다 4배 이상 증가할 수 있습니다.” 기상청의 섬뜩한 중장기 기상 전망이다. 여름철(6~8월) 한 달을 불볕더위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저감 없이 현재의 농도가 유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지구온난화가 불러올 미래의 모습은 암울하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고통은 이미 겪고 있다. 아프리카의 날씨처럼 더운 여름철을 빗댄 ‘한프리카’(한국+아프리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가 일상화됐다. 뜨거워진 대지는 물(녹조)과 대기(오존) 등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인간의 생명도 위협한다. 정부는 해마다 피해가 급증하자 ‘폭염특보’를 발령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여름은 예년보다 무덥고 폭염 일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보했다. 2018년 최악의 폭염 경험에 힘겨운 여름나기가 우려되고 있다. 도로변 그늘막 설치와 유동인구가 많은 도로에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는 ‘쿨링 앤 클린 로드’ 조성 등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폭염 비상이 걸렸다. ●역대 최고 홍천 41도…기록 경신 시간문제 폭염(暴炎)은 일 최고 기온이 33도를 넘는 무더위다. 지구온난화가 폭염 등 이상기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더위가 빨라지고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상승하자 폭염특보를 발령해 국민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낮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이 2일 이상 지속되면 ‘폭염경보’가, 2일 이상 33도가 넘으면 ‘폭염주의보’가 내려진다. 21일 환경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관측망이 전국으로 확대된 1973년부터 2019년까지 47년간 연평균 폭염 일수는 10.9일로 나타났다. 1980년대 8.2일이던 폭염 일수는 2010년대 15.5일로 89%(7.3일) 증가했다. 폭염 시작일도 빨라져 평균(5월 27일)과 비교해 2016년 5월 22일, 2017년 5월 19일, 2018년 4월 21일로 변화가 심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은 장마 및 기단의 영향이 큰데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정체되면 무더위가 장기간 이어지고 폭염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8년은 최악의 폭염이 한반도를 엄습했다. 폭염 일수가 31.4일에 달하면서 국내 폭염 기록을 새로 썼다. 8월 1일 강원 홍천은 최고 기온이 41도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서울도 39.6도로 1907년 관측을 시작한 후 111년 만에 가장 더웠다. 서울에서는 7월 12일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후 38일 만인 8월 18일 폭염특보가 해제됐다. 주간 폭염은 최저 기온이 25도가 넘는 ‘열대야’(熱帶夜)로 이어져 평년(5.1일)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7.7일에 달했다.폭염은 인체에 직접 영향을 미쳐 다른 기상재해보다 위험하다. 기온이 29도를 넘으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에서 낮 최고 기온이 29도 이상일 때 기온이 1도 오르면 사망률이 15.9%나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2018년은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구축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났다. 열사병으로 피로·두통·구역질 등을 수반하는 온열 질환자가 4526명 발생해 48명이 사망했다. 폭염으로 오존주의보 발령이 증가하고 낙동강 등 일부 상수원에서는 녹조 번식이 확대돼 물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2018년 최악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폭염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자연재난으로 지정됐다. 정부는 올해 폭염 대책으로 특보 기준을 일 최고 기온에서 일 최고 체감온도로 변경해 국민 체감도를 높이기로 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횡단보도와 교차로에는 그늘막을, 도로살수장치와 벽면 녹화 등도 설치를 확대한다. 도시 열섬현상 완화를 위한 도시숲 확충도 추진할 계획이다. 배연진 환경부 신기후체제대응팀 과장은 “해마다 심해지는 폭염 피해가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되고, 상대적으로 낮보다 취약한 밤 시간대 지원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개개인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저탄소 생활 실천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4대강 사업 이후 ‘녹조라떼’ 논란 확대 여름이면 기온이 올라가면서 하천과 호수의 물 빛이 녹색으로 변해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녹조는 오염물질 유입에 따른 부영양화로 남조류가 과도하게 성장한 현상이다. 녹조가 심하면 정수처리가 어렵고 악취뿐 아니라 물고기 폐사 등의 원인이 된다. 먹는 물에 대한 불안감도 고조되면서 취·정수장에 조류 유입 방지시설 설치와 활성탄 교체 주기를 단축한다. 수돗물의 수질 분석 등을 강화한다. 녹조는 영양물질과 일사량, 수온 등 조건이 맞으면 대량 발생하는데 4대강 사업 이후 논란이 확대됐다. 남조류는 유속이 느리고 인과 질소 같은 영양물질이 풍부한 환경에서 수온이 25도 이상 상승하고 일사량이 높아지면 증가하는 특성을 갖는다. 낙동강 창녕함안보에서는 2017년 182일, 2018년 71일, 2019년 99일간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강정보령보에서도 2017년 114일, 2018년 58일, 2019년 97일이나 된다. 2000년대까지는 7~8월에 조류경보 기준(유해남조류세포수 1000세포/㎖)의 남조류 개체수가 출현했는데 최근에는 6월 이전에도 발생하고, 11월까지 이어지는 등 변화가 심하다. 환경부가 6월 기준 전국 녹조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낙동강 3곳(강정고령·칠서·물금매리)에서 남조류 개체수가 증가했다. 특히 칠서 지점은 ‘경계’ 수준인 5만 9228세포/㎖가 측정됐다. 4대강 16개보 가운데 낙동강 중·하류 7개 보에서도 녹조가 발생했다. 정규석 녹색연합 정책팀장은 “녹조 발생 원인 중 자연의 영향이 큰 유량이나 일조량과 달리 오염물질이나 유속은 통제가 가능하다”면서 “오염물질은 저감 대책 및 관리 강화로 일정 수준에 도달한 반면 보 개방을 통한 유속 증가는 금강과 영산강에서 실증을 통해 효과가 확인됐음에도 적극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 개방이나 철거로 유속 증가 및 체류시간 단축 효과가 있지만 “녹조 저감 대책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반론도 거세다.●미세먼지 보다 건강에 더 위험한 오존 뜨거워진 대기는 ‘오존’(O3) 생성을 활성화한다. 오존은 햇빛에 의해 자동차가 배출하는 질소산화물(NOx)과 도료·주유 중 발생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광화학 반응으로 생기는 2차 오염물질이다. 폭염 시 발생량이 증가한다. 전국 평균 오존 농도는 2011년 0.024, 2015년 0.027, 2019년 0.030으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기온이 높고 일사량이 많은 여름철 오후에 주로 발생한다. ‘오존주의보’(시간당 0.120)는 5~8월에 집중되는데 지난해는 총 60일(498회) 발령됐다.공기 중 오존은 상쾌하지만 다량 발생하면 강력한 산화력을 갖는다. 하수 살균, 악취 제거 등에 사용된다. 오존은 미세먼지와 달리 ‘무색무취’해 위험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 고농도 오존에 노출되면 맥박과 혈압이 감소하고 두통과 숨이 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도가 심하면 폐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어 미세먼지보다 위험하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과 연계해 원인물질인 NOx·VOCs 상시 저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승광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장은 “겨울철에 집중된 미세먼지 대책의 연중 상시 관리가 필요해졌다”며 “오존 경보 발령 시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특히 낮 시간을 피해 아침·저녁에 주유하는 등 슬기로운 생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코로나에 꺾인 철강… 포스코 사상 첫 분기 적자

    코로나에 꺾인 철강… 포스코 사상 첫 분기 적자

    2분기 1085억 영업손실… “3분기엔 개선” 포스코가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은 올해 2분기에 별도 기준으로 사상 첫 적자를 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산업을 비롯한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강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1일 계열사 실적을 반영하지 않은 별도 기준으로 지난 2분기 매출액 5조 8848억원, 영업손실 1085억원, 당기순이익 6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21.3%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당기순이익은 98.8% 감소했다. 포스코가 분기 실적에서 적자를 낸 것은 2000년 분기 실적을 공시한 이후 처음이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 대비 15.9% 감소한 13조 7216억원, 영업이익은 84.3% 줄어든 1677억원, 당기순이익은 84.6% 급감한 1049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산업의 부진과 시황 악화로 철강 부문 판매량과 판매가격이 하락한 결과”라면서 “(본업인 철강은 적자이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등이 양호한 실적을 올려 철강 부문 부진을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자동차 강판용 기가스틸과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수요가 회복되는 중국에 수출량을 늘려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면서 “실적은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현재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1월 말 수준에 근접했기 때문에 앞으로 자동차용 강판 판매량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사고 또 사고… SK 최태원의 이유 있는 ‘서산마늘 사랑’

    사고 또 사고… SK 최태원의 이유 있는 ‘서산마늘 사랑’

    SK하이닉스 임직원 꽃 나눔 행사 등 계열사들도 지역 특산품 판매에 동참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서산 육쪽 마늘 사랑’이 재계 화제다. 육쪽 마늘은 SK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SK이노베이션 공장이 있는 서산의 주요 농산품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판로가 막히자 최 회장이 ‘사회 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사고 또 사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SK그룹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7일 서산 국도를 지나다가 차를 세우고 길가에 있는 간이 판매점 두 곳에서 마늘 꾸러미를 구입한 뒤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내자”며 지역 상인들을 격려했다.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회동을 갖고 헤어진 지 10여분 만이었다. 그는 앞서 서산공장에 마련된 마늘 임시 판매대에서도 정 부회장과 함께 마늘을 구입했다. 최 회장이 이같이 육쪽 마늘 사랑에 빠진 것은 재계와 지역 간 상생 및 사회 안전망 확보를 위해서다. SK그룹 측은 코로나19로 판로가 막힌 지역 농가를 돕는 것이 최 회장이 내세우는 지역 상생을 통한 ‘안전망’ 구축이라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마늘 축제까지 취소되면서 농가들이 힘들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산에 공장을 둔 기업으로서 지역 주민을 외면하면 안 된다.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안전망을 구축해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자”며 마늘 구매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그룹 직원들을 대상으로 육쪽 마늘을 온라인과 SK서린사옥 로비에서 판매해 왔다. SK E&S 등 서린사옥 입주 기업들이 모두 참가해 최근까지 약 1억원(1만 8000여㎏) 상당이 팔렸다. 서린사옥 구내식당에서도 마늘 요리를 개발해 내놓고 있을 정도다. SK의 다른 계열사들도 코로나19로 판매가 어려워진 지역 특산품 판매에 동참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반도체 공장이 있는 이천 지역의 화훼 농가를 위해 꽃 나눔 행사를 벌이고 있다. 미니 화분 1만 2000여개(1억원 상당)를 사서 사무실에 두거나 임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안전망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SK가 짜 놓은 안전망이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외된 조직이나 개인이 없도록 기업이 단단하고 체계적인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최 회장은 SK 관계사 헌혈 행사에도 동참했다. SK그룹 관계자는 “평소에는 일자리 창출이나 세수 기여로 사회를 돌보고, 위기 상황에는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더 노력하자는 것이 SK가 말하는 안전망의 취지”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안에선 잘나가는데… 밖에선 힘 못 쓰는 카카오

    안에선 잘나가는데… 밖에선 힘 못 쓰는 카카오

    내국인이 카톡 이용자의 87%나 차지국경 없는 IT시장 고객 지속 유지 불안웹툰 ‘픽코마’외 해외 호실적 계열사 없어카카오는 요즘 업계에서 부러움을 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에 주당 15만원대였던 주식이 지난 10일에는 장중 36만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조정 국면을 겪고 있음에도 국내 증시 상장사 중 시가총액 7위(28조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1분기 카카오 창립 이후 분기별 매출(8684억원)·영업이익(882억원)에서 역대 최대 기록을 냈던 카카오는 2분기에 다시 한번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6일로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카카오는 9000억원대 매출, 9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탄탄대로에 올라선 듯한 카카오지만 불안 요소도 있다. 유난히 높은 내수 비중이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는 것이다. 웹툰·소설을 서비스하는 ‘픽코마’ 정도를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계열사가 없다. ‘카카오톡’(메신저), ‘카카오모빌리티’(운송), ‘카카오페이·뱅크’(금융), ‘멜론’(음악)을 비롯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들은 국내 위주로만 운영된다. 그렇다 보니 점점 국경의 경계가 사라지는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언제까지나 국내 이용자들의 마음을 잡아 둘 수 있을지 불안해하는 시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10대들은 친구끼리 대화할 때 ‘페이스북 메신저’를 쓰는 게 유행이다.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에 밀렸듯 IT 업계에선 ‘영원한 강자’를 자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해외 시장에 아예 도전을 안 한 것은 아니다. 10년 전 카카오톡을 출시하면서 영어와 일본어로도 서비스했지만 해외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지금도 전체 카카오톡 이용자의 약 87%(4518만명)는 국내에 있다. 중국과 싱가포르에 세운 법인은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일본 법인도 웹툰 서비스가 뜨기 전까지는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외에서 뾰족한 성과가 나오지 않자 카카오는 일단 국내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계속 확장하며 계열사를 100여개까지 늘렸다. 여기에는 ‘벤처기업 육성’을 강조하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의지도 담겨 있다. 그러는 사이 경쟁자인 네이버가 해외에서 성과를 내자 카카오의 아킬레스건이 더 도드라졌다. 끊임없이 해외 진출을 ‘노크’했던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결국 일본과 동남아에서 메신저 서비스 ‘라인’의 성공을 일궈 냈다. 만화 서비스인 ‘네이버웹툰’, 실시간 동영상 플랫폼 ‘브이라이브’,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스노우’, 캐릭터 사업인 ‘라인프렌즈’ 등도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 그렇다고 카카오가 해외 진출에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지금 잘되고 있는 웹툰 사업에다 ‘카카오M’을 앞세운 영화·드라마,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등 콘텐츠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이전의 카카오는 국내에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며 영역을 계속 넓혀 왔었다”면서 “이제는 수익 기반이 두터워졌으니 (추가 투자를 통해) 향후 3~5년 사이에 카카오도 해외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잘나가는 카카오의 아킬레스건…‘내수 기업’ 꼬리표

    잘나가는 카카오의 아킬레스건…‘내수 기업’ 꼬리표

    카카오는 요즘 업계에서 부러움을 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에 주당 15만원대였던 주식이 지난 10일에는 장중 36만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조정 국면을 겪고 있음에도 국내 증시 상장사 중 시가총액 7위(28조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1분기 카카오 창립 이후 분기별 매출(8684억원)·영업이익(882억원)에서 역대 최대 기록을 냈던 카카오는 2분기에 다시 한번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6일로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카카오는 9000억원대 매출, 9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탄탄대로에 올라선 듯한 카카오지만 불안 요소도 있다. 유난히 높은 내수 비중이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는 것이다. 웹툰·소설을 서비스하는 ‘픽코마’ 정도를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계열사가 없다. ‘카카오톡’(메신저), ‘카카오모빌리티’(운송), ‘카카오페이·뱅크’(금융), ‘멜론’(음악)을 비롯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들은 국내 위주로만 운영된다. 그렇다 보니 점점 국경의 경계가 사라지는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언제까지나 국내 이용자들의 마음을 잡아 둘 수 있을지 불안해하는 시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10대들은 친구끼리 대화할 때 ‘페이스북 메신저’를 쓰는 게 유행이다.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에 밀렸듯 IT 업계에선 ‘영원한 강자’를 자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카카오가 해외 시장에 아예 도전을 안 한 것은 아니다. 10년 전 카카오톡을 출시하면서 영어와 일본어로도 서비스했지만 해외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지금도 전체 카카오톡 이용자의 약 87%(4518만명)는 국내에 있다. 중국과 싱가포르에 세운 법인은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일본 법인도 웹툰 서비스가 뜨기 전까지는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외에서 뾰족한 성과가 나오지 않자 카카오는 일단 국내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계속 확장하며 계열사를 100여개까지 늘렸다. 여기에는 ‘벤처기업 육성’을 강조하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의지도 담겨 있다. 그러는 사이 경쟁자인 네이버가 해외에서 성과를 내자 카카오의 아킬레스건이 더 도드라졌다. 끊임없이 해외 진출을 ‘노크’했던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결국 일본과 동남아에서 메신저 서비스 ‘라인’의 성공을 일궈 냈다. 만화 서비스인 ‘네이버웹툰’, 실시간 동영상 플랫폼 ‘브이라이브’,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스노우’, 캐릭터 사업인 ‘라인프렌즈’ 등도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그렇다고 카카오가 해외 진출에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지금 잘되고 있는 웹툰 사업에다 ‘카카오M’을 앞세운 영화·드라마,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등 콘텐츠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이전의 카카오는 국내에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며 영역을 계속 넓혀 왔었다”면서 “이제는 수익 기반이 두터워졌으니 (추가 투자를 통해) 향후 3~5년 사이에 카카오도 해외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하이트진로, 총수 친척 소유 계열사 5곳 숨긴 혐의로 공정위 조사중

    하이트진로, 총수 친척 소유 계열사 5곳 숨긴 혐의로 공정위 조사중

    하이트진로가 총수 친척이 가진 계열사 지분을 9년간 신고하지 않고 숨긴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공시대상 기업집단 신고 및 자료 제출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하이트진로를 현장 조사했다. 기존 12개 계열사가 있던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때 송정, 연암, 대우컴바인, 대우패키지, 대우화학 등 5개 회사를 추가해 모두 17개 계열사가 있다고 신고했다. 새로 추가한 5개 회사는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조카, 사촌 등이 지분을 100% 가지고 있거나 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이들 회사는 페트(PET)병이나 병에 붙이는 라벨, 포장지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지난해 하이트진로 등 다른 계열사와 내부거래도 활발했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신고 전까지 9년 동안 이들 회사를 일부러 신고하지 않은 위장계열사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은 총수(동일인)의 친족 8촌이나 인척 4촌 이내 특수관계인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를 계열사로 신고해야 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주기는 어렵지만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다만 해당 회사들은 동일인이나 직계 존비속이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독립경영을 하는 회사로, 신고를 고의로 누락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와 함께 SK, 효성, 태광에 대해서도 공시대상 기업집단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거나 누락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현장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여름 올 것”…폭염 경고하는 전문가들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여름 올 것”…폭염 경고하는 전문가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막지 못할 경우, 결국 인간이 버텨내지 못할 정도의 여름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싱가포르 응급의학과 전문의 지미 리는 영국 BBC와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온몸을 보호하는 방호복을 착용해야 하는데, 숨 막히는 더위 때문에 환자 치료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리 박사에 따르면 높은 기온에 따른 과열 현상은 몸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빠른 결정을 내리는데 방해가 된다. 이는 의료진의 의욕과 사기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일명 ‘열 스트레스’로 인한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열 스트레스는 인체에 미치는 내ㆍ외적 열 인자의 총체적인 합을 말하며, 일명 열 압박이라고도 한다. 열 스트레스의 직접적인 영향은 체온을 통해 나타나는데, 체심 온도를 증가시키는 환경 조건과 작업 수준이 지속되면 정상적인 열 방산이 더욱 어려워져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영국 버밍엄대학의 생리학 전문가인 레베카 루카스 박사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의료진들이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기 위해 입는 방호복이 열 스트레스를 높일 수 있다. 열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가벼운 근육 경련부터 소화기관과 신장의 기능이 급속도로 떨어질 것”이라면서 “고온에 노출되는 것은 우리 몸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지구의 평균기온 탓에 악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의료진뿐만이 아니다. 매년 기록적인 폭염으로 수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인도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은 BBC와 한 인터뷰에서 “환자 중 염전과 철강소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고온이 계속된다면 이러한 직업 환경을 가진 사람들은 탈수 증상을 보일 것이고, 이후 심혈관계통이나 신장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기온이 치솟으면서 습한 공기까지 겹칠 가능성이 있으며, 극심한 습도와 고온에 동시에 노출될 경우 건강상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기상청의 리차드 베츠 교수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이미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고온과 다습이 혼합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이 세상은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더운 환경으로 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의 지미 리 박사 역시 “기후변화는 우리가 맞닥뜨릴 가장 거대한 괴물이 될 것이다. 우리는 전 지구적으로 이에 대비하는 조직적 활동이 필요하다”면서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지난해 7월, 인도에서는 50℃에 육박하는 폭염이 인도 북부와 중부, 서부를 강타하면서 100명 이상이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 CNN은 인도가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면서 매년 3월~7월이면 인도를 찾아오는 폭염이 더 자주, 오래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0년이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으며,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면 ‘생존 한계’를 초과하는 지역이 전 세계에 크게 늘 것이란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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