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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샤워실·화장실… 40년 만에 열린 ‘비밀의 방’

    대통령 샤워실·화장실… 40년 만에 열린 ‘비밀의 방’

    1976년에서 1977년 사이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박정희 시대의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가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40여년 만에 베일을 벗은 이 비밀벙커는 오는 10일부터 11월 1일까지 사전 예약하면 시민도 구경할 수 있다. 서울시는 국군의 날인 1일 현대판 미스터리로 일컬어지는 793㎡ 규모의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를 발견한 지 10년 만에 언론에 공개했다. 비밀벙커는 2005년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건립 공사를 하던 중에 발견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군의 날 열병식을 받던 곳의 바로 아래에 건설된 지하벙커라는 점을 감안해 공개 시점을 국군의 날로 잡았다. 비밀벙커에 대한 기록과 흔적은 현재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다.  이날 처음 공개된 비밀벙커는 여의도 버스정류장 한쪽의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지하 비밀벙커는 크게 2개의 대피공간으로 구성됐다.  먼저 오른쪽에 있는 595㎡ 규모의 큰 대피실은 가로 50m, 세로 11.9m, 높이 3m의 텅 빈 커다란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커다란 저수조 느낌을 주는 대피실에는 현재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등으로 연결되는 통로 2개와 기계실, 화장실 등이 설치돼 있다. 여의도 금융가 방향으로 통하는 연결통로의 입구에는 두께 7㎝의 철문이 설치돼 있는데 건물로 통하는 길은 콘크리트 외벽으로 막혀 있다. 50㎝ 두께의 콘크리트로 지어진 천장에는 석면 합판을 지지했던 구조물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대피소 한쪽에는 발견 당시 나온 열쇠 보관박스와 벙커의 두께를 알 수 있는 코어조각도 전시돼 있다. 작은 대피공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레지스탕스들의 은신처를 연상시킨다. 약 66㎡ 규모로 박 전 대통령과 주요 국가 인사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 관계자는 “화장실은 물론 표범 무늬 소파와 테이블, 샤워장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여의도공원 이전의 5·16광장 모습과 발견 당시, 복구 과정을 담은 사진도 전시했다.  벙커의 건설 배경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북한의 프로그5 미사일 공격에 대비했다고도 하고 1974년 8월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이후 차지철 경호실장이 주도해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시점을 1976년에서 1977년으로 추정하는 이유는 1976년 11월에 찍은 항공사진에 없는 출입문이 1977년에 발견됐기 때문이다. 또 “1980년 신군부가 이를 인수해 운영한 것으로 보이나 이에 관한 기록도 없다”고 했다. 김준기 도시안전본부장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이 공간을 다시 꾸민 뒤 내년 10월 초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특파원 칼럼] 교황, 시진핑, 반기문과 북한/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교황, 시진핑, 반기문과 북한/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최근 몇 주간 이분들 때문에 분주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생애 처음 미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처음 국빈 방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유엔 70주년을 맞아 70차 총회를 개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입니다. 교황이 방미에 앞서 지난 19일 쿠바 아바나 공항에 도착,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만나는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 추진 막후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던 교황에게 카스트로 의장은 깊은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교황은 “정치 지도자들이 전 세계를 위한 화해의 모범으로서 모든 잠재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불과 10개월 전만 해도 교황과 카스트로 의장이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눌 거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교황은 쿠바에서 워싱턴DC로 가는 비행기에서 “원래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 합의로 쿠바에 가게 됐다”고 소개했습니다. 교황이 열흘간 쿠바·미국 방문에서 일관되게 전달한 화두는 빈곤과 종교의 자유 문제였습니다. 검소하고 겸손한 교황이 가난한 자와 병자, 노숙자 등을 돌아봐야 한다고 일갈할 때마다 기자의 머릿속에는 북한이 떠올랐습니다. 독재자의 핍박을 받는 북한 주민들은 과연 교황의 메시지를 접할 수나 있을까요. 가톨릭계에 따르면 북한에도 가톨릭 신자가 적어도 1만명은 된다고 합니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핵·미사일 개발에 여념이 없는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은 교황과 쿠바, 미국 간 벌어지는 역사적 변화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시 주석의 첫 국빈 방미는 주요2개국(G2)이 얼마나 할 얘기가 많은지 다시 한번 실감케 했습니다. 양국 간 첨예하게 대립해 온 사이버안보·남중국해·인권문제 등이 부각되면서 북핵 문제는 후순위로 밀려 보였지만, 미·중은 정상회담 전후로 북핵 문제에 대해 단호하고 일관된 입장을 거듭 천명했습니다. 북핵 문제는 기후변화, 이란 핵합의 등과 함께 미·중이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그리 많지 않은 의제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의 지주”라며 중국의 더 큰 역할을 촉구했습니다. 시 주석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과 여섯 차례나 만났지만, 김정은과는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달 초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는 김정은 대신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참석, 구석 자리를 지켰습니다. 지난 15일 개막한 70차 유엔총회에서 반 총장은 교황을 비롯, 160여개국에서 온 지도자들과 바쁘게 만나고 있습니다. 28일부터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 주석, 카스트로 의장 등이 총출동해 기조연설을 합니다. 북한 리수용 외무상도 10월 1일 기조연설을 하는데, 정상급에 밀려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종교 대통령’ 교황과 북한의 ‘혈맹 대통령’ 시 주석, ‘세계 대통령’ 반 총장에게 요청합니다. 이제는 북한을 돌아봐 주길 바랍니다. 쿠바는 개방의 길을 선택했고, 이란은 핵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이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기까지는 교황이 있었고, 미·중 정상의 협력이 있었고, 유엔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남북 관계 진전에 맞춰 세계 유력 지도자들이 김정은을 만나 북한 주민들의 나은 삶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하도록 이끌어 주길 앙망합니다. chaplin7@seoul.co.kr
  • [사설] 北 미사일도발 막을 공조외교 기대 크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및 핵실험 도발을 막기 위한 국제공조가 본격화됐다. 한국과 미국이 어제와 오늘 서울에서 제8차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열어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감행 시 대응 방안을 중점 협의한 데 이어 오는 29일에는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미국 뉴욕에서 만나 북한의 전략적 도발 대응책을 논의한다. 북한의 도발 시 유엔 및 한·미·일 3국이 취할 제재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인데 제재 폭을 일반무역 품목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고 한다. 오판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한·미·일 3국의 당국 간 공조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다는 측면에서 각론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도발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총론 성격의 공조외교에 나선다. 유엔개발정상회의와 유엔 총회 등에 참석하기 위해 25~28일 뉴욕을 방문하는 박 대통령은 특히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근본적 해법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도발 의지를 스스로 거둬들일 수 있도록 이번 유엔 방문에서 다자 공조외교의 큰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사실 현재까지는 북한이 다음달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민간교류 활성화에 합의했음에도 개천절 공동행사를 비롯한 남북 공동행사가 줄줄이 무산 또는 연기되고 있는 것이 불안한 징조다. 대신 북한은 오로지 당 창건 행사 준비에만 몰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사회주의청년동맹 수만명을 동원해 횃불 행진을 벌인 뒤 다음달 5~9일쯤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10일 대대적인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뒤 북한이 4차 핵실험에 나서는 경우다. 지금까지 세 차례 핵실험이 이런 패턴을 따랐다. 북한은 “우리의 핵 억제력은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 수단으로 흥정물이 될 수 없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4차 핵실험 도발까지 이어진다면 한반도와 동북아에는 또다시 큰 소용돌이가 몰아칠 수밖에 없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사전에 막아야 하는 이유다. 이번에야말로 공조외교가 힘을 발휘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중국과 러시아까지 북한을 상대로 강력한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도발 문제가 주요 이슈로 논의되고, 미·러 간에도 대북 공조가 시작될 예정이다. 북한의 도발에 관한 한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전통적인 대결구도가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유엔 방문에 거는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제사회 전체가 한목소리로 한반도 안정 및 동북아 긴장 해소, 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해 북한의 도발을 절대적으로 반대한다면 북한도 섣불리 ‘잘못된 판단’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 집과 돈 앞에… 中 중산층, 공산당에 반기

    집과 돈 앞에… 中 중산층, 공산당에 반기

    국가의 통치 체제를 유지하는 중심축은 중산층이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 중산층은 공산당이 주도한 고속 성장의 과실을 가장 많이 차지한 계층이자 공산당의 핵심 지지층이다. 하지만 최근 중산층이 잇따라 공산당에 맞서는 시위를 일으켜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들이 봉기한 주요 원인은 ‘집’과 ‘돈’이다. 톈안먼(天安門) 열병식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이라는 국가 대사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지만 지난 8월 12일 발생했던 톈진 대폭발 사고의 피해자들은 요즘도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시위 참가자 대부분은 폭발로 아파트가 파손된 집주인들이다. 지난 20일 시위에 참가한 옌홍메이(39·여)는 카페 주인이다. 5년 전 대출을 받아 180만 위안(약 3억 3000만원)을 주고 아파트를 장만했다. 집은 완전히 파괴됐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위는 월급을 떼인 농민공이나 정부에 불만을 품은 민원인들이 하는 것인 줄 알았다”면서 “내가 거리로 나설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저우창펀(43)은 이웃 주민들과 트럭에 확성기를 달고 중국 국가를 틀고 다니며 시위를 한다. 그는 “정부는 우리를 주저앉혀 놓고 가만히 있으라고만 한다”면서 “내가 평생 흘린 땀의 대가가 폭삭 무너졌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느냐”고 주장했다. 당국은 집이 파괴된 이들에게 애초 주택 구입 가격의 130%를 주며 파손된 집을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집주인은 “지난 7~8년 동안 집값이 두 배 이상 올랐다”면서 “터무니없는 액수”라며 맞서고 있다. 당국은 일단 피해 가구 중 공산당원과 국유기업 직원들부터 이 조건을 받아들일 것을 종용하고 있다. 21일엔 베이징시에 있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쿤밍에 있는 희귀 금속 거래소인 판야(泛亞)거래소가 판매한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들이닥친 것이다. 이들은 지방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이다 이날 수도로 집결했다. 금융 투자자들이 증감위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모습은 극히 이례적이다. 판야거래소는 인듐, 비스무트 같은 희귀 금속을 매매하는 곳으로 상하이와 쿤밍 사무소에서 각각 고금리 투자상품을 판매해 왔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희귀 금속 수요가 급감하자 거래소가 개발한 금융상품은 원금 지급도 어렵게 됐다. 시위대는 “증감위가 판야거래소의 사기 행각에 눈감고 있다”며 리커창(李克强) 총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 중국에는 인구 100만명 이상인 도시가 130개나 되고 도시민은 7억 5000만명에 이른다. WSJ는 “그동안 도시 중산층은 공산당의 정책에 토를 달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생활이 나날이 윤택해질 것이라는 믿음이 깨지면서 공산당과 중산층 사이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기고] 방산업체가 보여준 희망의 씨앗/장명진 방위사업청장

    [기고] 방산업체가 보여준 희망의 씨앗/장명진 방위사업청장

    지난 3일 중국은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최신 무기들을 공개했다. 중국 무기의 발전 수준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중국을 포함해 방위산업의 글로벌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리 방위산업은 내부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방위사업비리로 수사가 지속되고 있으며, 수출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방산비리는 철저히 규명돼야 하지만 그것이 방산업계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방위산업 활성화를 위한 계책이 필요한 시기다. 최근 구미, 창원에 위치한 대중소 방산업체를 방문하고 점심과 저녁으로 나눠 중소업체 및 대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현장 방문에서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더불어 새로운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첫째,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의 도전 정신을 볼 수 있었다. 고속무선통신장치를 개발하는 한 중소업체는 자력으로 수출 활로를 개척해 미국 국방부에 진출했다. 쉽지 않았던 도전이었지만 품질에 대한 자신감과 민수 기술을 활용한 강소기업이기에 가능했다. 둘째, 방산 전문업체가 가진 세계적인 기술력과 연구개발 능력이다. 레이더나 유도무기를 개발하는 이 업체는 실패 위험을 무릅쓰고 기술력과 자본을 투자해 유도무기의 핵심인 탐색기 개발에 성공했다. 부족한 예산, 시간에도 불구하고 사명감과 연구개발에 대한 끈기 있는 열정으로 노력한 결과였다. 셋째, 간담회 때 보여 준 성숙된 업계 분위기를 들 수 있다. 애초 불만을 토로하는 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간담회에서는 방산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대중소 업체에 따라 고충은 있었지만, 상생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업계 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이야기가 오갔다. 특히 한 대기업이 중소업체와 상생하기 위해 사내에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는 대목에서는 상생의 청사진을 봤다. 이번 방문 지역은 40년 전 국방과학연구소 시절 의지와 열정으로 시작한 백곰, 현무 체계를 개발할 때 자주 갔던 곳이다. 그 시절 함께한 동료가 방산업체의 임원이 되어 자리해 만감이 교차했다. 그래서인지 안보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개발했을 때의 결연한 의지가 현장에서 오롯이 느껴졌다. 이번 방문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적지 않다. 도전 정신, 세계시장에서 통할 기술에 대한 자신감, 업체의 편협한 이기주의가 아닌 국가 안보사업 발전과 궤를 같이하고자 하는 성숙한 업체 의식을 보면서 방위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수장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돌아왔다. 수사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방산업체가 보여 준 모습은 그동안의 우려를 불식하고 새로운 방산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에 충분했다. 방위사업청은 방산업체가 보여 준 희망의 씨앗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결합해 튼튼한 안보에 기여하는 방위사업을 이끌어 갈 것이다. 또한 민수 분야와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장착해 창조경제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이번 방문은 이러한 여정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中 ‘위성 20개 운반로켓’ 발사 첫 성공

    중국이 20일 하나의 운반로켓에 20개의 소위성을 실은 창정(長征) 6호 발사에 성공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오전 7시1분에 창정 6호 로켓이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 발사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이 위성은 20개의 작은 위성을 탑재해 지구에서 524㎞ 떨어진 우주 궤도에 안착시키는 임무를 띠고 있다. 하나의 로켓에 이같이 많은 위성을 탑재하기는 창정 6호가 처음이다. 중국우주비행과학기술그룹과 국방과학기술대, 칭화대, 저장대, 하얼빈공대 등이 제작한 위성들이 실렸다. 창정 6호는 29.3m 길이에 이륙 시 최대 103t의 중량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처음으로 액체산소등유를 사용하는 엔진으로 가동돼 오염원 배출이 없는 친환경 로켓이라고 신화통신은 설명했다. 중국이 위성 운반로켓 개발에 힘을 쏟는 것은 자체 개발한 위성항법시스템(GPS)인 베이더우(北斗) 시스템 구축과 우주전 능력 강화를 위해서다. 베이더우 시스템은 중국이 미국의 GPS와 맞서기 위해 2000년부터 독자 개발한 시스템으로 선박, 항공기 운항뿐 아니라 미사일 등 무기체계 운용에도 긴요하다. 중국 당국은 지난 3일 전승절 열병식에서 베이더우 시스템을 활용해 장비부대의 진행 속도와 거리 오차를 각각 0.3초, 10㎝ 이내로 조정했다. 한편 홍콩 명보는 이날 “중국이 최근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극초음속 비행기의 비행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시속 6180㎞에 이르는 이 비행기는 1시간 만에 베이징에서 미국 시애틀까지 날아갈 수 있으며, 미사일 탑재도 가능하다고 명보는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열받은 中 “北 당 창건일 특사 안 보낼 수도”

    북한에 대한 중국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지난 3일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톈안먼광장 열병식을 앞두고 지뢰 사건을 일으켜 긴장을 조성하더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둔 시점에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강행 엄포를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중국이 오는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당 70주년 기념식에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16일 “중국의 입장이 상당히 강경하다”면서 “올해가 노동당 창당 70주년으로 중국과 북한이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소위 ‘꺾어지는 해’(끝자리가 ‘0’이나 ‘5’인 해)이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선 중국이 특사를 파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공개적인 입장도 단호하다.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북한을 향해 “긴장 조성 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16일 사설에서 “북한이 정말로 행동에 나선다면 비극적인 악순환만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중국 학자들은 북한의 행태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몸값 높이기’로 보고 있으며 시 주석의 외교 행보에 ‘딴지’를 걸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화통신 세계문제연구센터의 가오하오룽(高浩榮) 교수는 “국제적인 관심을 끌려는 북한의 행동이 중국 외교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북한 핵을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은 단호하고 확고하다”고 말했다.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의 장롄구이(張璉?) 교수는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하면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더 근본적인 결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中, 경제 개발 ‘당근책’… 티베트·위구르인 안정 vs 저항 ‘갈림길’

    [글로벌 인사이트] 中, 경제 개발 ‘당근책’… 티베트·위구르인 안정 vs 저항 ‘갈림길’

    9월 1일은 티베트가 중국에 강제 편입돼 시짱(西藏) 자치구가 된 지 50주년 되는 날이었다. 10월 1일은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가 선포된 지 60주년을 맞는 날이다. 두 지역의 독립세력은 그동안 자치확대·분리·독립이라는 단계적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저항해 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응징이라는 채찍과 경제 성장이라는 당근으로 두 ‘화약고’를 집요하게 관리했다. 시짱과 신장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봤다. ●분신으로 저항해 온 시짱, 멀어지는 독립의 꿈 지난 1일 시짱의 성도 라싸에 있는 포탈라궁 광장. 자치구 선포 50주년을 기념하는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다. 열병식에 나선 군인들은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등 전직 국가주석과 시진핑(習近平) 현 주석의 대형 초상화를 들고 행진했다. “나라를 다스리려면 반드시 변경을 다스려야 하고, 변경을 다스리려면 먼저 시짱을 안정시켜야 한다”(治國必治邊, 治邊先穩藏)는 시 주석의 어록이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행사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 줬다. 기념식에 맞춰 저항의 목소리도 나왔으나 주목받지 못했다.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CTA)는 “지난 50년은 티베트 역사의 암흑기였다”는 성명서를 냈다. 쓰촨성의 한 라마교(티베트 불교) 스님은 달라이 라마 14세의 사진을 들고 시위를 하다가 공안에 끌려갔다. 13세기 이후 중국과 영국의 영향을 번갈아 받아 오던 티베트는 1911년 신해혁명 이후 독립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신중국이 건설된 이듬해인 1950년 10월 인민해방군이 티베트를 점령했다. 1959년 티베트 곳곳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봉기가 분출했고 진압 과정에서 13만명이 사망했다. 달라이 라마 14세는 이때 인도로 망명했다. 1965년 시짱 자치구로 공식 편입됐다. 2009년 이후에만 140여명이 분신하며 독립을 외쳤다. 중국의 시짱 관리는 치밀했다. 경제 개발은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었다. 티베트 국내총생산(GDP)은 1965년 3억 2700만 위안에서 지난해 920억 8000만 위안으로 50년간 281배가 늘었다. 올해 티베트 관광 수입만 180억 위안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시짱의 한족은 800만명으로 티베트족 6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소수민족을 전통적인 생활터전에 남겨둔 채 한족을 이주시켜 소수민족 구성 비율을 낮추는 중국 특유의 소수민족 관리 방식 탓이다. 중국은 소수민족에 대입 가산점 부여, 한 자녀 정책 예외 등과 같은 혜택도 주고 있다. 중국의 시짱 통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략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 무력화이다. 최근 미국의 팝 밴드 본 조비와 마룬5의 중국 공연이 잇따라 취소됐는데, 밴드 멤버 중 일부가 달라이 라마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기념식을 맞아 달라이 라마가 1995년 선정한 ‘판첸 라마’ 게둔 초에키 니마의 근황을 공개했다. 판첸 라마는 티베트 불교의 2인자로 최고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입적하면 그의 ‘환생자’를 찾아내는 임무를 맡는다. 중국 정부는 당시 6세였던 니마를 비밀 장소에 연금했다. 중국은 20년 전 니마를 감춘 대신 5세 소년이던 기알첸 노르부를 판첸 라마로 정했다. 시 주석은 지난 6월 ‘어용’ 판첸 라마를 만나 “티베트 불교와 중국 사회주의가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르부는 시 주석에게 “민족 단결을 수호하겠다”며 충성을 맹세했다. 달라이 라마 14세는 자기가 사망한 뒤 어용 판첸 라마가 달라이 라마를 낙점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우매한 달라이 라마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슬픈 일이지만 누대로 내려온 전통을 지금 끝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지도자의 환생을 믿는 티베트 불교 고유의 ‘활불전세’(活佛轉世)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달라이 라마 14세는 위기에 처해 있다. ●신장 위구르 독립세력 10월 테러 감행 가능성 ‘일촉즉발’ 중국 입장에선 분신으로 항거하는 시짱보다 신장 위구르족의 테러가 훨씬 위협적이다. 특히 2009년 7월 한족과 위구르족이 충돌해 197명이 숨지고 1700여명이 다친 대참사 이후 중국은 위구르족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 이슬람교 특유의 히잡을 쓰는 것과 수염을 기르는 것도 금지했다. 시진핑 체제 들어서도 톈안먼(天安門) 차량 테러, 쿤밍 철도역 흉기테러, 우루무치 기차역 폭탄 테러가 잇달아 발생했다. 10월 1일 신장 자치구 선포 60주년을 계기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위구르 분리주의자들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쪽으로 급속히 기울고 있어 중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IS는 그동안 중국을 향해 위구르족 탄압을 중지하라고 경고해 왔다. 지난 9일에는 중국인과 노르웨이인 인질을 ‘판매’하는 광고까지 냈다. 신장 출신 위구르인 300명 정도가 IS에 가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관광객 20명이 사망한 최근의 방콕 테러도 위구르 무장독립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이 저지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검거된 용의자와 잠적한 핵심 용의자는 모두 신장 위구르인이다. 용의자들은 지난 7월 태국 정부가 위구르족 난민 109명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번 테러를 자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터키계 인종인 위구르족은 2차 대전 후 한때 동투르키스탄 공화국을 세우고 독립했으나 중국은 1949년 신장 지역을 합병한 뒤 1955년에 자치구를 출범시켰다. 중국에 신장은 전략적·경제적 가치가 큰 지역이다. 고대 실크로드가 통과하던 이곳은 중앙아시아와 중동, 유럽을 잇는 대외 교역로이다. 특히 미국에 비해 해양력이 약한 중국으로서는 석유 등 필수 물자의 공급을 위한 전략 루트이다. 시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의 핵심 거점도 신장이다. 1992년에는 대유전이 발견되기도 했다. 시짱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신장을 관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경제 개발이다. 국가 통계국에 따르면 신장의 GDP는 지난 5년 동안 평균 11.1%씩 성장했다. 1인당 GDP도 지난해 7037달러로 5년 전보다 3배 이상 올랐다. 창업 기업들 사이에선 “상하이, 선전, 푸둥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면 이젠 신장에서 기회를 잡으라”는 경구가 회자되기도 한다. 하지만 개발의 과실을 이주해 온 한족이 주로 차지해 위구르족의 분노는 더욱 치솟고 있다. 인민일보는 요즘 ‘신장 도약 60년’이란 제목으로 신장의 발전상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지난 10일자 르포 기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저녁 10시, 베이징의 상점은 영업을 끝내는 시간이지만 신장의 야시장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양꼬치를 파는 위구르족 아주머니의 호주머니는 점점 두둑해지고 있다.” 아랍인처럼 생겼고 이슬람교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60년 동안 멸시와 차별을 당한 위구르인들이 호주머니가 조금 두둑해졌다고 분노를 억누를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구본영 칼럼] 톈안먼 성루 너머로 보이는 통일의 길

    [구본영 칼럼] 톈안먼 성루 너머로 보이는 통일의 길

    지난주 톈안먼 광장은 중화굴기(中華堀起)의 현장이었다. 중국이 지상 최대의 전승절 열병식으로 세계인들에게 보여 준 위용은 전율할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의 눈은 단하의 군사 퍼레이드보다 온통 톈안먼 성루로 쏠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선 단상 한가운데로 말이다. 앞줄 끄트머리 북한 대표 최룡해의 실루엣도 어렴풋이 비쳤다. 톈안먼 성루가 놓칠 수 없는 통일 외교의 무대였기 때문일까. 박 대통령은 동맹인 미국의 따가운 시선을 무릅쓰고 열병식에 참석했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서는 “독일 통일의 사례에서도 봤듯이 통일을 하려면 주변국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속내를 비쳤다. 물론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는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 줘야 한다”는 인식은 원론적으로 적실하다. 중국은 3대째 권력 세습 중인 ‘김씨 조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아닌가. 하긴 통독 과정에서도 옛 소련이 막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차 대전 전범국 독일은 미국과 영국·프랑스, 그리고 소련에 의해 분단됐지만, 전승국들은 애초 강대한 통일 독일의 재탄생을 원치 않았다. 그러나 서독은 미국의 지지에 이어 막강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소련마저 통독에 동의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과연 중국이 소련처럼 북한 대신 우리의 손을 들어줄 건가. 속단하긴 아직 이르다. 시 주석의 중국몽(夢)과 우리가 그리는 통일의 비전은 다를 수 있는 탓이다. 중국도 핵 개발로 동북아의 안정을 깨는 북한이 점점 부담스럽지만,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앞두고 북한이란 완충지대를 버리긴 쉽지 않을 것이다. 박 대통령의 ‘성루 외교’로 복잡한 통일 퍼즐의 첫 단추 하나가 겨우 풀렸을 뿐인지도 모르겠다. 지뢰 도발에 유감을 표명하고 남북 대화와 교류 확대를 약속한 ‘8·25 합의’ 후 북한의 태도를 보라. 북한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설사 인공지구위성을 발사한다고 해도 (남측) 당국이 이를 구실로 남북 관계 개선에 찬물을 끼얹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예고하며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평화통일은 최선의 목표여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이를 표방한다. 다만 그런 당위성대로 흐르지 않을 때를 대비한 ‘통일 플랜 B’도 꼭 필요하다. 얼마 전 통일준비위 심포지엄에서 러시아의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흡수 통일이 아닌 점진적 통일은 사실상 환상에 불과하다”고 제3자의 객관적 시각을 전했다. “(가능성은 적지만) 북한의 개발독재가 성공한다면 장기적 평화 공존이 가능할 것”이라는 사족과 함께. 세습체제의 포기를 뜻하는 합의 통일에 북한이 응할 리 없고, 북이 핵을 움켜쥔 채 개발독재에 성공한다면 분단이 장기화한다는 불길한 얘기다. 그렇다면 통일 퍼즐 맞추기의 다음 수순은? 역시 통독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통독 전 서독은 경제력이나 인권, 복지뿐 아니라 군사력에서도 사회주의체제 동독을 압도했다. 그러기에 동독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기꺼이 서독 주도의 ‘통일 열차’에 탑승한 것이다. 반면 우리의 경제력은 북한을 압도하지만, 군사력은 그러지 못한 게 현실이다. 잠수함과 핵·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은 외려 열세다. 미·소 냉전을 종식시킨 원동력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힘의 우위에 기반한 화해정책’이었다. 미국이 전략무기 감축협상 등 데탕트 노선과 함께 ‘스타워스’(우주전쟁)를 불사할 태세를 보이자 경제난으로 고민하던 고르바초프가 개혁·개방의 결단을 내렸다. 대만과 양안 대화를 하고 있는 중국도 이번에 톈안먼 쇼윈도에 최첨단 무기들을 내놓지 않았나. 통일 대업을 이루려면 주변국의 협력도 필요하지만, 경제력과 복지, 군사력 등 전 부문에서 우리의 역량을 더 키워야 한다. 인류 역사상 초유의 실험인 평화통일을 위해서도, 독일식 통일이라는 ‘원치 않는 사태’에서 허둥대지 않기 위해서도 우리의 내실부터 다져야 하겠다. 이런 상식을 뛰어넘어 통일 퍼즐을 맞추는 ‘신의 한 수’는 어디에도 없다. 논설고문
  • 中 환구시보 “서방 언론들 北·中 이간질 말라”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지난 3일 중국의 열병식을 기점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제기된 북·중 관계 악화설을 강하게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이날 ‘북·중 우호를 갈라놓으려는 외세를 경계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과 일본, 서방 언론이 최근 ‘중국이 열병식에 참석한 북한의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냉대했다’며 북·중 관계를 이간질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중은 헤어지면 누가 더 아쉬우냐를 따지는 그런 관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핵 문제에 대한 이견과 양국 지도자가 아직 만나지 않아 양국 관계가 다소 미묘해지긴 했지만, 이 미묘함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면서 “굳건한 우호의 기초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국은 핵 문제에 대해 이견이 있음을 인정하고, 핵 문제가 북·중 관계의 전부가 아니라는 인식도 공유하고 있다”면서 “양국은 적당한 기회를 찾아 계속해서 적극적인 우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어떤 세력은 북·중이 충돌해야 자신의 이익이 커진다고 믿고 이를 부추기지만, 한·중 관계가 좋아진다고 한·미 동맹이 약해지지 않듯이 한·중이 친해졌다고 중국이 북한을 냉대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시진핑 주석과 최 비서가) 만나지 않았다면 중국이 북한에 불편함을 표시한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기자) 당신이 생각하는 건 사실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 비서 모두 중국의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리진쥔(李進軍) 주북 중국대사도 “최 비서의 열병식 참석으로 북·중 우호관계를 중시하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굳은 신념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포토] 어떻게 살아…中상공에 선명하게 뜬 ‘오염띠’

    [포토] 어떻게 살아…中상공에 선명하게 뜬 ‘오염띠’

    중국 일부 도시가 대기오염으로 삶의 질이 심각한 수준까지 떨어진 가운데, 허난성의 한 도시에서는 상공에 ‘대기오염띠’까지 포착됐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8일 허난성 정저우시 상공에는 대기 오염으로 인한 짙은 검은색 오염띠가 포착됐다. 하늘을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듯한 이 검은색 띠는 새벽 6시 전후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주민들은 이를 두고 ‘요괴가 일으킨 안개’라는 뜻에서 ‘요무’(妖霧)라는 별칭까지 붙였다. 오염물질이 상공에서 뭉치면서 마치 긴 띠를 연상케 하는 이 현상은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출현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오염띠에는 대기오염으로 발생하는 스모그와 매우 유사한 오염물질들이 포함돼 있다. 또 바람의 영향으로 오염띠가 발생한 해당지역 뿐만 아니라 인근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오염띠가 산업화로 인한 대기오염물질 배충량의 증가로 그 생성량이 늘고 있으며, 동아시아 전역의 지역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대기오염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중국은 국제적인 행사에 맞춰 대기오염정도를 조절하는 ‘놀라운 능력’을 선보인 바 있다. 얼마 전 치러진 전승절에서는 평소 볼 수 없었던 푸른색이 베이징 하늘에 펼쳐졌다. 일명 ‘열병식 블루’라고도 불리는 이 하늘은 중국 당국이 열병식을 앞두고 매우 체계적으로 대기를 관리한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열병식이 성공적으로 끝난 다음날, 베이징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의 잿빛 하늘로 다시 돌아갔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해 11월 열림 APEC 기간에도 일어났다. 당시 중국에서는 AEPC 기간에만 볼 수 있는 맑은 하늘을 뜻하는 ‘APEC 란’(藍:푸른 하늘 빛) 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반기문, 이례적 4박 5일 중국 나들이 왜?

    반기문, 이례적 4박 5일 중국 나들이 왜?

    중국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일본의 어깃장에도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것은 물론 일본을 준엄하게 꾸짖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반 총장은 다른 정상들과 달리 6일까지 중국에 머물며 열병식의 열기를 이어 줬다. 반 총장의 이례적인 4박 5일 중국 일정을 보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활동이라기보다는 한국 정치인의 방문 일정과 비슷해 보인다. 이 때문에 국내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혹시 내년 사무총장 퇴임 이후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반 총장은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꼽힌다. 반 총장은 지난 2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과 토론회를 가졌다. 리 회장은 누리꾼에게서 받은 질문 2000여개를 토대로 토론에 나섰고 반 총장은 세계 이슈에 대한 자신의 식견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반 총장은 3일 오전 열병식이 끝난 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여성 지도자 류옌둥(劉延東) 부총리와 잇따라 회담을 했다. 중국의 통치 리더십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엔이 제기하는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4일 오전에는 중국중앙텔레비전(CCTV)과 특별 인터뷰를 했다. 반 총장은 “유엔과 유엔 사무총장은 중립적인 기구가 아니라 공정·공평한 기구”라면서 “(일본은)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 총장 측이 열병식 참석 논란과 관련해 일본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을 향한 메시지가 아니라 한국(유권자)을 향한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4일 오후부터 5일 오후까지는 한반도와 가장 가깝고 밀접한 산둥성에 머물렀다. 성 서기 등 현지 고위 관료를 두루 만났고 공자 출생지 취푸, 바오투취안(趵突泉)공원 등을 방문했다. 바오투취안공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지지도 약속했다. 반 총장의 중국 일정과 관련해 한 정치권 인사는 “과거 대권 주자들이 미국과의 인연을 강조했듯이 요즘엔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면서 “미국 중심의 외교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반 총장이 중국과 인연을 쌓는 게 예사롭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지방 방문을 부탁해 일정이 길어졌을 뿐”이라면서 “이미 ‘세계 대통령’ 자리에 올랐는데 정치판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게 반 총장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설] 일본은 유엔 수장 충고 새겨들으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3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데 대해 일본 집권 자민당이 항의문을 보내기로 했다고 한다. 반 총장이 자신들의 재고 요청을 거절하고 열병식 참석을 강행하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는 일본이다. 일본 측은 중립기구인 유엔의 수장이 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특정 국가의 행사에 참석한 것은 유엔 정신에 어긋난다는 해괴한 논리를 펴고 있다. 패전 당사국의 불편한 심정을 이해한다 해도 지나친 논리 확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참혹한 침략전쟁의 도발국으로서 자중하는 게 마땅하다. 때마침 반 총장이 단호하고도 준엄하게 일본을 꾸짖었다. 반 총장은 중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유엔 사무총장이나 유엔은 중립기구가 될 수 없다”면서 “유엔은 공정·공평한 기구”라고 강조했다. 끔찍한 잘못을 보게 된다면 비판,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공정·공평한 유엔 사무총장의 임무라는 생각도 밝혔다. 반 총장은 “역사로부터 정확하게 배우지 않는다면 정확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며 역사로부터 배우고, 더욱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이라고도 했다. 과거를 망각하는 일본을 염두에 둔 표현임은 물론이다. 우리는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는 유엔 수장의 대일(對日) 충고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유엔이 어떤 계기로 창설됐는가. 바로 일본 등의 침략전쟁으로 인류가 참혹한 비극에 휘말렸고, 그러한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 유엔을 구성한 것이다. 일본과 독일 등의 끔찍한 잔혹 행위와 전쟁으로 전 세계에서 5000만명이 희생됐다는 사실을 일본은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과 중국 등에서 얼마나 많은 꽃다운 청춘들이 일본의 총부리에 위협당하며 전쟁터로 끌려나가 희생됐는가 말이다. 그런 과거를 외면하고, 애먼 유엔만 탓해선 안 된다. 이번 전승절을 계기로 성사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동북아시아 평화의 단초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일본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일본의 침략전쟁 과오를 꾸짖으면서도 동북아의 미래를 위해 한·중·일 정상회담의 재개에 합의했다. 전쟁 피해 당사국이면서도 의연하게 침략국 일본을 끌어안은 것이다. 이는 세계평화를 기치로 내건 유엔 정신과도 부합한다. 이제라도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라”는 반 총장의 충고를 새겨듣고, “충분히 사죄했다”는 오만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역사에서 배우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 [글로벌 시대] 김구 선생과 주아이바오/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글로벌 시대] 김구 선생과 주아이바오/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최근 언론은 매일 같이 항일과 독립운동 기사를 쏟아낸다. 항일과 독립운동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역사적 재평가가 양국의 공조 속에 모든 언론의 대세를 이루는 사회적 분위기다.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과 과거 부정에서 비롯된 한·중 공동의 대응이 완전히 절정에 다다른 느낌이다. 그야말로 일본과의 총성 없는 외교전, 새로운 항일과 독립운동의 무드이다. 사회주의 국가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열병식에, 미국 동맹국 정상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한국에 중국은 항일 독립운동 재평가로 화답하고 있다. 1937년 중일전쟁이 시작된 루거우차오(溝橋) 인근에 있는 항일전쟁 기념관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윤봉길 의사 관련 내용들을 보강하면서, 과거 중국 공산당에서 항일 동지라 칭했던 김일성 대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부각하는 우호 메시지를 보냈다. 박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도 있었다. 공사비용 7억원 전액도 중국이 지불하였다. 상하이(上海)부터 충칭(重慶)까지 임시정부 항일 독립운동의 중심에는 역시 김구 선생이 있다. 마침 우리 독립투사들의 활동을 다룬 영화 ‘암살’의 대흥행도 있었다. 나는 오랫동안 연구실 책장에 꽂혀 있던 장편소설 ‘선월’(船月)을 꺼내 들었다. 임시정부 시절 김구 선생의 다급했던 피란기를 다룬 내용으로, 중국 여류 소설가 샤녠성(夏輦生)의 소설을 번역하여 2000년 출간된 책이다. 1932년 윤봉길 의사 폭탄 의거 이후 상하이 임시정부는 피란을 떠나야 했다. 김구 선생은 당시 60만원(현재 약 200억원)이라는 현상금이 걸린 일제의 추적을 피해, 상하이에서 95km 떨어진 물의 도시 자싱(嘉興)으로 숨어들었다. 광동 사람 행세를 하면서 중국인 추푸청(褚輔成)의 도움으로 재청별서(載靑別墅)에 피신한다. 이 장소는 이번에 재단장하여 우리에게 소개되었다. 또 자싱에선 소개받은 뱃사공 처녀 주아이바오(朱愛寶)를 운명처럼 만난다. 낮이면 주아이바오가 젓는 배를 타고 선상에서 피신 생활을 하고, 밤이면 숙소로 돌아와 기거하였다. 쫓기는 57세 장년의 독립 운동가와 이방의 20살 여자 뱃사공. 그녀의 작은 선실은 대한민국 정부 그 자체였다. 임시정부를 난징(南京)으로 옮기면서, 김구와 주아이바오는 함께 난징에서 고물상 행세를 하면서 5년간 부부처럼 생활하였다. 1937년 일본의 침략으로 난징이 위험해지자, 김구 선생은 충칭(重慶)으로 떠나게 되고 주아이바오와 이별하게 된다. 곧 재회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끝까지 만나질 못했고, 소설에서는 1949년 김구 피살 소식을 들은 주아이바오가 강물에 배를 띄워 생을 마감한다. 백범과의 인연을 저승에서라도 이루고자 했던 것이다. “그를 위해 한평생 배를 젓겠다고 맹세하였다”던 뱃사공 처녀의 순결한 마음이 애틋하게 다가온다. 이 스토리를 바탕으로 ‘조국을 위하여’(爲了祖國)라는 제목의 한·중 합작 영화가 크랭크인 예정이다. 550억원이 투입되어 2016년 개봉될 이 영화는 평화를 사랑했던 평범한 여인과 조국을 사랑했던 독립 운동가를 통해 한·중 우정의 절정을 표현하게 될 것이다. 항일을 기념하는 톈안먼 행사가 있었다. 톈안먼 성루의 한·중 정상을 보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우정도 김구 선생과 주아이바오처럼 영원하길 기대해 보았다. 더불어 뜬금없는 상상을 해본다. 일제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독립을 쟁취한 김구 선생이 톈안먼 성루에 서 계셨다면 과연 어떤 감회를 느끼셨을까?
  • [박대통령 訪中] 美·日 ‘불만’ 달래고 北 ‘관리’… 동북아 ‘3중 실리외교’ 나서라

    [박대통령 訪中] 美·日 ‘불만’ 달래고 北 ‘관리’… 동북아 ‘3중 실리외교’ 나서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일 한·중 정상회담과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 등을 계기로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와 같은 과실을 얻어내며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그렇지만 미국과 중국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절묘한 균형외교가 더욱 빛을 내기 위해서는 다음달 미국 방문에서 ‘중국 경사론’을 명쾌하게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특히 정부가 동북아에서 외교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영향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만큼 향후 남북 관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북·중 혈맹관계를 일정 부분 허물고 한·중 간의 찰떡 공조를 과시하며 새로운 동북아 질서를 구축하는 초석을 다졌다. 조속한 시기에 6자회담 재개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한반도 통일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한 것은 향후 한반도 주도권을 둘러싼 중국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이 4일 “우리가 통일을 하려면 주변국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고 북한의 올바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 줘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점을 의식한 것이다. 이제 과제는 오는 10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야를 중심으로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는 ‘중국 경사론’을 잠재우는 것이다. 한·중의 밀착에도 한·미동맹은 우리 안보의 토대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중국과의 관계 강화가 오히려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이른바 ‘중국 역할론’을 부각하는 것이다. 중국의 대북 억지와 한·중 협력이 미국의 동아시아 이해관계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적극 설명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수교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한·일 관계를 풀어 나가야 한다. 오는 10월 말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해 과거사를 매개로 한·중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는 일본을 안심시켜야 한다. 또 한·미·일 협력 강화가 자칫 한·미·일 대 중국의 대결구도로 흘러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 따라서 이달 말 유엔 총회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자리로 이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통해 정부가 중·일은 물론 미·중·일 간의 갈등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부각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남북 관계의 관리다. 동북아 주도권 확보의 전제조건도 바로 남북 관계의 개선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박 대통령의 방중 기간 발언을 놓고 ‘무엄하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반발했고 이에 맞서 정부도 이날 “북한의 위협에 대해 유감”이라고 맞서면서 고위급 접촉 열흘 만에 설전을 주고받는 등 뇌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7일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이나 당국 간 회담의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경우 정부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우선 남북 관계의 관리가 동북아 외교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박대통령 訪中] 최룡해 빈손 귀국…北, 미사일 발사로 불만 표출 가능성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중국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례적으로 홀대를 받으면서 북·중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항미원조’로 맺어진 북·중 혈맹관계에서 벗어나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이 만들어지면서 역으로 북한과 불편한 관계가 형성됐다는 지적이다. 우선 행사 기간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여러 차례 최 비서를 만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외면한 것으로 인해 북한의 불만이 상당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시 주석, 열병식 행사 기간 최 비서 외면 결과적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대신해 중국을 방문한 최 비서가 시 주석의 무관심 속에 빈손으로 돌아간 모양새가 됐다. 이 때문에 김 제1위원장이 직간접적으로 중국에 냉대를 받았다는 인식이 자존심이 강한 북한 지도부의 반발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 비서가 김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갔음에도 중국의 냉대가 상당했다”면서 “중국이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강조한 것이 북한 측 입장에서는 불만이고, 이를 어떤 식으로든 전달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北, 이례적 홀대 ‘김정은 간접 냉대’ 인식 이런 가운데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으로 한·중 관계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된 것에 대해 초조함과 질투심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북한은 박 대통령이 중국 열병식에 참석한 지난 3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내용을 트집 잡아 “극히 무엄하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10·10 노동당 창당 행사 때 발사할 수도 특히 김정은 체제 들어 전통적 혈맹관계였던 중국과의 갈등이 악화된 주요한 사건이 지난해 7월 시 주석의 방한이었다는 점에서 북한은 중국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가지고 있다. 이를 계기로 북한은 중국을 ‘줏대 없는 나라’라고 지칭하며 최고 수위의 불만을 드러냈고 중국도 북한과의 고위급 교류를 중단하며 냉랭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이번 전승절 기념행사로 더욱 친밀해진 한·중 관계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자위력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당 기념행사에서 한국과 국제사회는 물론 중국까지도 반대하는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광장] 가보지 않은 길에 나선 한국외교/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가보지 않은 길에 나선 한국외교/오일만 논설위원

    톈안먼 성루는 중국 외교의 살아 있는 현장이다. 톈안먼 성루에서 투영되는 모습은 중국의 국가전략을 읽을 수 있는 풍향계가 되기도 한다. 45년 전인 1970년 10월 1일, 톈안먼 성루로 가 보자. 중국 건국 21주년 기념식을 주관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미국 저널리스트 에드거 스노와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타전됐다. 마오는 한국전쟁에서의 무력충돌 이후 중국의 주적이었던 미국과 관계 개선을 내심 원했고 의도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미국인 기자를 초청한 것이다. 불행히도 미국은 마오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몇 달 후 마오는 다시 스노를 초청해 장시간 환담을 하면서 “닉슨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 얘기를 하다가 뭔가 성사가 돼도 좋고 안 돼도 그만”이라는 비밀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오의 의중은 미국에 전달됐고 이듬해 헨리 키신저 당시 국무장관의 극비리 베이징 방문으로 이어진다. 1972년 마오·닉슨 정상회담에 이어 1979년 역사적인 미·중 수교로 매듭이 된다. 45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전승절 70주년 행사를 치르면서 톈안먼 성루에 박근혜 대통령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근 거리’에 세웠다. 미국 동맹국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한 박 대통령이 톈안먼 성루에 서서 중국군 열병식을 지켜보는 장면이 동아시아의 획기적 정세 변화를 알리는 상징인 것은 사실이다. 우리 언론들은 ‘한·중 신(新)밀월 시대’의 도래라고 흥분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우선 우리가 처한 사실을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충돌하는 접점이 됐고 정면충돌을 피하고 싶은 강대국들은 늘 완충지대로 한반도를 이용해 왔다. 1940년대 최강국인 미국과 소련은 38도를 경계로 한반도 분할에 합의했고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 다시 이 분할 구도를 고착화했다. 21세기 글로벌 파워가 된 미국과 중국 역시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그들의 국익을 관철하는 무대로 이용하고 있다. 2005년 신설된 미·중 경제전략 대화에서 당시 로버트 졸릭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에도 좋고 미국에도 좋은 한반도 시나리오를 강구할 때가 됐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미·중의 한반도 정책은 남북 분단과 대치 상태를 지속시키는 ‘현상 유지’에 있다는 점이다. 이들 주요 2개국(G2)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란 말로 그들의 정책을 포장하지만 냉정하게 짚어 보면 전쟁을 막고 통일도 막는 ‘현상 유지’ 전략이다. 미국과 중국이 추구하는 국익은 통일을 지향하는 우리의 외교노선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 엄혹한 국제정세다. 군사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중화부흥 야심과 아시아 회귀를 주창하는 미국의 전략은 동아시아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갈등과 충돌을 잉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G2가 주요 파트너가 된 우리에게 더 창의적인 신사고(新思考)가 필요하다. MB(이명박 전 대통령)식의 한·미 동맹 최우선 정책은 중국의 반발에 직면해 최악의 한·중 관계로 귀결됐고 노무현 정권의 동북아 균형자론은 구체적인 성과 없이 최악의 한·미 관계를 빚어냈다. 이런 시행착오 때문에 기계적인 중립·균형 외교에 나선다면 주변국 모두에 경원시당할 위험이 크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소극적 줄타기 외교는 국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패배주의 외교나 다름없다. 반대로 미국과 일본이 희망하는 한·미·일 안보 협력 구도는 역으로 북·중·러 연대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는 주변국들과 다양한 경제협력으로 국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우리의 외교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중국이 적대국 미국과의 수교로 국제적인 위상과 실익을 취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동북아에서의 화해 협력을 추구하는 대의명분을 틀어쥐고 주변국의 국익을 일치시키는 ‘가교 외교’는 우리에게 중진국 외교의 길을 제시한다. 이번 박 대통령의 중재로 성사된 한·중·일 정상회담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강대국이 짜 놓은 외교 안보 프레임에 우리 스스로 갇히는 것은 그야말로 하수(下手)의 외교다. oilman@seoul.co.kr
  • [박대통령 訪中] 동북아 군비경쟁 가속화…해·공군 위주 전력재편 필요

    [박대통령 訪中] 동북아 군비경쟁 가속화…해·공군 위주 전력재편 필요

    중국이 지난 3일 열병식을 통해 군사적 위용을 과시함에 따라 지정학적으로 중국의 군사적 영향권 안에 있는 우리 군의 현주소에도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남북 군사대결에만 경도된 한국 군도 미래에 대비해 기동성 있는 해·공군 전력 위주의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열수 성신여대 교양교육대학 교수는 4일 “한국에 남북한 군사력 균형 못지않게 주변국과의 군사력 균형도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 게 이번 중국의 열병식”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센카쿠열도의 영유권을 놓고 다투는 일본도 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터여서 동북아 군비경쟁이 가속화될 우려도 나온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는 지난해 중국의 군비 지출이 2160억 달러로 미국의 6100억 달러에는 못 미쳤지만 전년보다 9.7% 늘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일본은 458억 달러, 한국은 300여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됐다. 특히 중국이 이번에 처음 공개한 둥펑21D(사거리 900~1500㎞)와 둥펑26(사거리 3000~4000㎞) 대함탄도미사일은 미국과 일본의 해군 전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2013년 항공모함 ‘랴오닝’(6만t급)을 배치하고 사거리 80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신형 핵잠수함을 추가 배치하는 등 잠수함 70여척과 전략미사일을 보유해 양적으로 한·일을 압도한다. 일본도 이에 맞서 유사시 경항공모함 기능을 할 수 있는 ‘이즈모급’ 헬기호위함(2만 7000t급)을 지난해 배치했고 현재 보유한 이지스 구축함 6척, 잠수함 18척을 2023년까지 각각 8척, 22척으로 증강할 계획이다. 한국 해군은 이지스 구축함 3척, 잠수함 13척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 뒤늦게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해 잠수함 전력을 2018년까지 18척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북아 해상의 영유권 분쟁을 놓고 중·일과 맞서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지상군 위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기동성 있는 해·공군 위주의 전력재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복지 지출과 안보 비용 증가가 상충할 수 있지만 적정 수준의 국방비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방중 성과 동북아 신질서 주도로 이어져야

    박근혜 대통령이 사흘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어제 귀국했다. 이번 방중에서 박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여섯 번째 정상회담, 전승절 70주년 기념식 및 열병식 참관,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외교 지형을 창출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그제 톈안먼(天安門) 성루의 모습은 한·중 및 북·중 관계, 더 나아가 동아시아 역학 관계의 변화를 상징한다. 신(新)균형외교를 통해 주도적으로 외교공간을 확장한 셈이다. 그만큼 동아시아 국제정치에 상당한 파문을 가져왔다. 더 긴밀해진 한·중 관계는 대북 정책 공조 등을 통해 확인됐다. 안보와 경제 모두 명실상부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굳혔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중국이 꺼림칙하게 여겼던 북한 문제까지도 거침없이 거론할 수 있는 이른바 ‘정열경열’(政熱經熱)의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실제 시 주석이 “유엔 안보리 결의들이 충실히 이행돼야 하며 긴장을 조성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 가능성에 대해 분명하게 ‘사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번 방중의 성과는 앞으로 미국, 일본과의 3각 외교를 통해 극대화시켜야 한다. 특히 ‘의미 있는 6자회담 재개’라는 한·중 양국 간의 북핵 문제 협의 내용에 대한 미·일 양국의 ‘동의’를 얻는 게 숙제다. 활발한 북핵 외교는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6자회담 재개 조건을 놓고 이견을 보여 온 미·중 사이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조율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신균형외교라는 새로운 지평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0월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이 시금석이 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미국의 동맹국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톈안먼 성루에 올라섰다.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東風) 21D’, 대륙 간 탄도미사일 ‘둥펑 31A’ 등을 통한 중국의 무력 과시 현장에 박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낸 데 대해 미국 내에서는 여전히 부정적 기류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방중은 중국의 ‘군사굴기(?起·우뚝 일어섬)’를 환영하거나 한·미 동맹을 이탈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일제에 고통을 당한 한·중 양국 간 ‘항일’의 공통된 역사를 기념하기 위한 방중이었다는 것은 마지막 일정으로 상하이 임정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한 데서도 드러난다. 10월 방미에서 이 부분을 명확히 함으로써 한·미 동맹 이완에 대한 우려를 불식해야만 할 것이다. 이번 방중은 기존의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의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 준다. 하지만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방중 성과를 바탕으로 전통적 우방인 미·일 양국과의 관계에 대해 제기된 우려를 씻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한·미 정상회담에 이은 한·중·일 정상회담, 그리고 연내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하반기 줄줄이 예정돼 있는 정상외교를 통해 협력의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쥐어야만 한다. 이번 방중의 최종 성과가 한반도 평화통일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길이다.
  • [박대통령 訪中] 美 국방부 “미군 세계 최강… 열병식 필요없다” 中 평가절하

    [박대통령 訪中] 美 국방부 “미군 세계 최강… 열병식 필요없다” 中 평가절하

    한·중 정상회담과 중국의 대규모 열병식을 둘러싼 미국 조야의 평가가 복잡하다. 미 정부는 일본을 의식한 듯 화해를 강조하면서 중국 열병식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전문가들은 한·중 정상회담이 대북 정책의 지렛대라는 측면에서 중요성을 이해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중국 열병식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70년 전 중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희생에 경의를 표하며 모든 관련 국가가 화해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미국과 일본의 관계는 지난 70년간 화해의 모델이 돼 왔다”고 말했다. 토너 부대변인은 ‘한국이 열병식 참석으로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것은 한국의 주권적 결정”이라고 답했다. 미국 국방부는 열병식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피터 쿡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왜 미국은 열병식으로 신무기를 선보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미군은 세계 최강의 군대이며 사람들은 이를 의심하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미국의 힘, 우리 군대의 힘을 알고 있다. 우리가 퍼레이드를 통해 우리의 능력이 어떻다는 것을 굳이 보여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보여주기식’ 열병식을 우회적으로 비꼰 것이다. 이어 “중국이 열병식에서 신무기를 선보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놀랄 일이 아니며, 예측하지 못했던 것도 아니다”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스콧 스나이더 외교협회(CFR) 연구위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선 것은 박 대통령이 북·중 관계가 소원해진 상황에서 통일에 대한 중국의 공고한 지지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이 두 가지(정상회담과 열병식)를 패키지로 제안했다 하더라도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에 대한)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위원은 “박 대통령의 높은 존재감은 김정은(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재와 대조를 이뤘다”면서도 “북·중 관계가 얼어붙었다고 해도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인 징후는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동맹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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