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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엊그제 남쪽에서 화신(화신)이 올라오는 듯 싶더니 오늘 벌써 북

    한산에는 봄기운이 완연하다.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초목(초목)들이 곳곳에서 꽃망울을 터뜨리며 푸른 잎으로 새 옷을 입는다.계곡을 흐르는 물소리,여기저기서 지저귀는 새소리가 무척 싱그럽게 다가온다.무리지어 핀 개나리·진달래 사이로 북한산을 오르다가 약동하는 생명의 속삭임을 듣노라면 자연의 어김없는 순환을 새삼 깨닫게 된다.자연은 말이 없으나 때가 되면 조물주가 부여한 제 역할을 다한다.봄에는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열매 맺으며 가을에는 온갖 색깔로 치장하고 엄동설한의 겨울에는 꿋꿋이 새봄을 준비한다.정직하고 질서정연하며 어떤 탐욕도 부리지 않는다.갖가지가 흐트러져 있으면서도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처럼 위대한 대자연의 섭리에 심취하면서 우리 공직자들을 생각하게 된다.그들은 묵묵히 자기 직무에 헌신해 왔다.변하는 세태 속에서도 우직하리만큼 사(사)를 희생하면서 공(공)을 위해 봉사해 왔다.만족할 만한 대우를 받아온 것도 아니지만 모든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일해 왔다.가끔 불미스러운 사건이 생기면 자신의 일처럼 부끄러워하고 분개하는 것 같았다.그만큼 대다수 공직자들은 순수하고 건실한 일꾼들이다.오늘의 우리나라가 이만큼 당당한 위치에 이른 데에는 그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 주고싶다.굳이 더 바란다면 공직사회와 시민사회가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하루빨리 하나로 통합되어 이웃처럼 되기를 희망해 본다. 그런데 항상 반복을 거듭해 보이는 자연도 사실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은 번성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소멸되고 마는 것이 또한 자연의 법칙이다.우리 모두가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고 세계화에 나서는 것도 같은 이치다.세계는 지금 한시가 다르게 마치 언 땅이 갈라지듯 급격하게 변모하고 있다.봄 바람이 어디에도 거칠 것이 없듯이 새로운 사고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우리는 빗장을 잠글 것이 아니라 이러한 바람에 정면으로 대응하여 스스로 자율과 경쟁,개방 등의 새로운 가치를 세워나가야 한다.마치 거센 바람을 이용하여 풍차(풍차)를 돌려 동력을 얻듯이,우리는새로운 인식과 가치를 정립하여 새로운 조약의 기틀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제 사회환경도 달라지고 국민이 행정에 기대하는 바도 엄청나게 달라졌다.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지방화·정보화·복지화의 요구가 새로운 행정환경으로 다가와 있는 것이다.다원화되어 가는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높이면서도 이를 바람직하게 통합하는 역할도 요구받고 있다. 이제는 공직자 스스로가 자신을 되돌아 볼 때이다.물론 기대와 요구는 많고,가용자원은 한정되어 있어 쉽지는 않다.그러나 우리 공직자들이 공직사회에 몸담고 있는 이상 정직한 공무원,창의적인 공무원,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는 자세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해나가야 한다.공직사회 전체가 일신우일신(일신우일신)의 겸허한 자세로 날마다 새로워져야 한다. 더 적은 비용과 인원으로 더 많은 서비스,신속 정확하면서도 질 좋은 서비스,정직하고 책임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의 높아진 기대수준을 충족시켜 나가야 한다.국민의 신뢰와 기대 속에서 「세계화 기수」로서 이 나라의 희망찬 미래를 향도할 수있는 역량과 자원을 우리 공무원사회는 지니고 있다고 확신한다. 자! 새 봄을 맞아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자.춘경(춘경)이야말로 자연의 질서 속에서 인간이 해야할 의무이듯이,우리 공무원 사회가 선두에 서서 「세계화」라는 씨앗을 뿌려 멀지않은 21세기에 우리 후손들이 아름답고 풍성환 수확을 거둘 수 있도록 하자.
  • 법학교육 개혁/그 선택과 실천/김석준 이대교수·정치행정학(시론)

    법조인력양성과 관련한 법학교육 개혁안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정부가 교육개혁을 금년도 최우선 정책과제로 설정한 후 법학교육의 개혁을 정책의제로 제기하면서 정부와 대법원의 입장은 너무나 큰 차이를 보여왔다.이 과정에서 국민들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고 때로는 심한 불안감마저 느끼기도 했다.두 기관 모두 국민들의 신뢰를 받아왔고 또한 국민들의 믿음이 없이는 제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국가공동체의 중추적인 기관들이기에 국민들의 우려와 염려는 그만큼 더 컸던 것이다. 다행히 공개적인 여론수렴을 거치면서 정부와 대법원이 3년제 전문법과대학원을 설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니 다소 안심이 되기도 한다.솔직히 일반 국민은 구체적인 방안의 내용보다는 법학교육의 개혁을 통해 국민에 대한 법률서비스가 근본적으로 향상되는 것에 더 관심이 크다.법과대학원이 3년제이든 2년제이든,법과대학을 학부에 두든 말든,사법연수원과 같은 국립법과 대학원을 지역별로 두든지 개별대학에 두든지 등과 같은 각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각각 장단점을 지니고 어느 방안이거나 완전무결의 개혁안이 아니라 다소의 문제를 지니는 만큼 그 가운데 보다 나은 방안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의 차원에서 개혁안이 마련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들이 우려하는 점은 혹시라도 개혁안이 이해당사자들의 기득권때문에 잘못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기존의 판사,검사,변호사와 같은 사법종사자뿐만 아니라 법학교수,응시자,정치인,개별대학등의 이해관계가 전체국민의 이익을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그동안 사법교육개혁에 대해 국민들이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 일부의 집단이기주의를 경계하였던 힘이 개혁안의 성사를 가능케 하고 있듯이 지금부터 더욱 국민들의 국가이익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과 행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법학교육개혁의 원론적 당위성에 대해서는 쉽게 국민적인 합의가 가능하더라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이해관계는 다를 수밖에 없기에 정책의 선택은 그만큼 어려움을 지닐 수밖에 없다.이때문에 성공적인 개혁안의 실현을 위해 정책결정과 정책집행의 기능분담이 필요한 것이다.개혁을 지지하는 힘은 모으되 반대하는 힘은 분산시키는 슬기가 발휘되어야 한다. 이제 어려운 과정을 거쳐 법학교육 개혁안이 3년제 법과대학원을 중심으로 마련되고 엄격한 기준을 갖춘 대학부터 설립인가를 하게 된다면 우수한 법조인력의 양성을 위한 책임은 대학과 사회쪽으로 넘어 오게 된다.지금부터는 대학간에 치열한 교육의 질 경쟁이 이루어지는 대학교육개혁과 법학교육개혁이 조화롭게 추진되는 쪽으로 관심을 모아가야 하겠다.대학은 자유경쟁을 통한 우수한 변호사 양성에 주력하고 기업과 사회는 이들을 보다 전문적인 소양과 자질에 따라 다양한 직역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직역확대를 통해 수용하며 법조계는 잘 훈련된 전문능력과 인격에 따라 임용·활용하는 기능분담을 이루어야 하겠다. 먼저 대학들은 법과대학원 설립인가 취득만이 아니라 이론과 실무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인가를 둘러싸고 지역별 혹은 대학별 이기주의가 잘못 발동되어 전국이 세력싸움의 양상으로 나타나거나 정치적 문제로 선거에 악용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하겠다.이때문에도 질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져 인가받은 대학도 질이 유지되지 못할 때에는 과감히 취소하는 것이 제도화되어야 한다. 법과대학원의 경우만이 아니라 일반 대학의 교육개혁도 자율 무한경쟁의 방향으로 나아가 세계대학과의 질경쟁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21세기 정보사회는 인간의 지적 자산과 정보생산이 국가발전은 물론 세계공동체 운영의 중심변수로 되고 있는 만큼 교육개혁이 혁명적인 수준에서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법학교육개혁도 근본적인 교육개혁을 위한 하나의 단계일 뿐이다.법학교육 개혁도 정부나 대법원의 손을 떠나 대학과 사회가 직접 나서서 그동안 제기되었던 문제들을 해소하면서 주어진 목적을 적극 실천하는 노력을 보여야 하겠다.이제 분열된 의견을 집약된 행동으로 모아 개혁의 열매를 맺어야할 때이다.
  • 식목일/뜰에 진달래·유실수 심자

    ◎한국원예사회 이문기 회장 종류선택 등 조언/대추·감·살구나무 1주 1만∼1만5천원선/아파트엔 군자란·행운목이 적당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 등 전국의 화훼전문시장이 붐비는 때이다.특히 식목일인 5일은 싱그럽고 화사한 향기를 맡으며 온가족이 봄나들이를 겸할 수 있는 안성맞춤의 날.진달래 영산홍 등 철쭉류와 팬지·프리뮬가 데이지 등 초화류,난류가 주로 판매되던 것이 예년의 경향. 특히 진달래 영산홍은 선명한 꽃색을 볼 수 있고 매연 등 주변환경에 강한 점이 있는 등 부담없이 기를 수 있어 선호돼온 분화류다. 그러나 올봄의 경우 옛 고향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자녀들의 자연학습에 도움을 주는 유실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은다. 대추 감 모과 살구나무 등의 묘목에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해 한 주당 3천원정도하던 것이 최근 1만∼1만5천원까지 호가할 정도다. 방송 및 책 등을 통해 삶의 지혜를 전하고 있는 이기옥할머니(71)도 매년 유실수를 심어온 애호가.『유실수는 건강한 잎,꽃과 함께 수확의 기쁨까지 느끼게 해준다』면서 자녀들에게 자연학습효과를 주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반면 유실수는 기르면서 세밀한 관리가 요구된다.한국원예사회 이문기회장은 『유실수는 벌레가 많고 병충해에 약한 특징이 있다』며 반드시 4월안에 살균 살충제와 진드기·거미류를 없애는 살비제 등의 농약을 뿌려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농약판매점에서 3천∼5천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데 농약은 보통 1병을 3백평정원의 규모에 쓸 수 있는 분량이므로 여러 가정에서 공동으로 구입,한꺼번에 치는 것이 효과적이다.또 한번에 모든 해충이 죽는 약은 없으므로 1주일 단위로 꾸준히 치도록 한다. 보통 식목일에 묘목을 구입해 심은 직후 거름(퇴비)을 주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금물.이씨는 흙을 파서 심은뒤 보름이 지나서 잎이 나오고 뿌리가 활착한뒤 거름을 줘야한다고 강조한다. 꽃피는 식물은 동물성 거름과 식물성 거름을 1대1로,관엽류는 식물성거름을 넉넉히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유실수는 재나 동물의 뼈가루 계란껍질가루를 나무 주변에 묻어주면 좋은 열매를 볼 수 있다. 한편 아파트 등 뜰이 없는 공동주택생활자에게는 꽃보다는 잎을 관상하는 관엽류화분이 제격이다.보통 화분에 넣어져 판매되는데 가격은 1만원부터 10만원대까지.3만5천∼4만원정도의 것이면 가정용으로 적당하다.공기정화기능이 뛰어난 아이비 군자란 행운목을 비롯,관음죽 파기라 자메이카 드라세나 벤자민 등이 많이 팔리는 관엽류다.
  • 북­일,수교회담 재개 합의/방북 일의원단­김용순 회담

    ◎일,남북대화 강력 요청 【도쿄=강석진 특파원】 국교정상화 회담 재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일본 연립여3당 의원대표단(대표단장 와타나베 미치오 전외상겸 부총리)은 28일 하오 김용순 노동당비서 등 노동당 간부와 가진 첫 회담에서 지난 92년11월 이후 중단됐던 북·일 수교 협상을 빠른 시일내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북·일 양국이 이처럼 수교협상 조기 재개에 합의함에 따라 남은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회담 마지막날인 30일 조선 노동당과 일본 자민당,사회당,신당 사키가케 등 4당 합의문서가 채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망했다. 와타나베 단장은 김용순 비서와의 회담에서 이번 방문 목적에 관해 『일·북한 국교 정상화를 위한 정부간 협상을 재개하는데 좋은 시기가 도래했다』며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용순 비서는 이에 대해 『이번 기회에 서로 진지한 협의를 벌여 관계개선을 위한 싹을 소중하게 키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면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면 틀립없이 훌륭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와타나베 단장이 남북대화의 추진을 강력히 요청한데 대해 김비서는 『대화노력은 하고 있지만 오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방북단은 29일 자민·사회·사키가케가 각각 노동당 간부와 별도 회담을 가지며 강성산 총리도 예방할 계획이다.마지막 날인 30일에는 김용순 비서 등과 전체회담을 가진 뒤 귀국한다.
  • 결벽의 누에로 당뇨병 다스린다고(박갑천 칼럼)

    누에의 품성은 드레지고도 까탈스러운 듯하다.홍만선의 「산림경제(양잠편)」에도 그런 대목이 보인다.누에는 통곡하는 소리,부르짖거나 성내는 소리,욕지거리,음담패설을 싫어한다.해산한 부인이나 상제,그밖에도 불결한 사람이 곁에 오는 걸 싫어한다.부엌에서 칼쓰는 소리를 싫어하며 대문이나 창문 두드리는 소리 또한 싫어한다. 어디 그뿐인가.연기도 싫어하고 생선이나 고기 굽는 냄새도 싫어하며 비린내·누린내에 사향냄새까지도 싫어한다.먼지 터는 걸 싫어하고 저녁나절 햇빛도 싫어한다.갑자기 문을 열었을 때 들어오는 바람을 싫어하며 하다못해 등불이 창문에 비껴 비치는 것까지 싫어한다.누에는 양물이기 때문에 불이 물을 싫어하는 것과 같은 생리라는 것이다.하얀 겉모습만큼이나 결벽 한번 대단하구나 싶다. 중국의 옛책인 「잠경」에 의하자면 중국은 황제시절에 이미 민간에서 누에치기를 시작했다.그것이 우리나라로는 약3천년 전에 들어오고 이어 일본으로 건너간다.누에치기는 역대왕조의 임금이 장려했다.가령 조선 세조때의 종상법도 그것이다.민간에 뽕나무를 심게 하면서 말려 죽인 농가에 대해서는 벌을 내리고 있기까지 하다.김안국의 「잠서언해」등 그에 관한 저술도 나온 바 있다. 우리의 두뇌들이 이 누에로써 당뇨병치료제를 만들어냈다는 소식이다.20일쯤 자란 누에를 영하 1백70도 이하에서 냉동처리하여 말린 다음 가루로 한 것인데 혈당억제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다.내년이면 상품화할 것이라는데 효능이 국제적으로 인정되기만 하면 외화벌이까지 짭짤하게 해낼 듯하다. 본디 누에의 밥인 뽕잎에 약효가 있다.잎뿐 아니라 껍질하며 뿌리,그 열매인 오디에도 특수한 약효가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뽕잎을 달여 마시면 오장을 이롭게 하고 관절을 통하게 하며 기를 내린다.곽란·복통·구토증도 다스린다.잎 삶은 즙을 고약같이 만들어 먹으면 숙혈을 없앤다.여린잎을 달여 술과 함께 마시면 풍을 물리친다.검붉게 익은 오디는 맛도 좋지만 오장·관절에 이롭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귀와 눈을 밝게 한다.주독도 풀어준다.가벼운 뇌출혈에는 뽕나무뿌리를 달여마셔서 효험을 본사례도 있다. 뽕의 약효와 누에의 결벽이 어울려 혈당을 내리게 하나보다.누에치기가 농가의 고소득부업으로 자리잡혔으면 한다.
  • 관·민 협력으로 경제도약을(사설)

    앞으로 세계화 추진을 위한 정부·경제계의 동반자 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김영삼대통령이 27일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데 이어 경제5단체장을 초청,오찬을 함께 하면서 정부정책에 기업들이 적극 협조해서 경쟁력을 강화토록 당부한 것은 정부와 경제계가 화합과 협력을 바탕으로 서로 노력해야만 성공적인 세계화의 값진 열매를 거둘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한데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또 『유럽순방에서 정부와 기업이 한덩어리로 뭉쳐 경제제일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며 정확한 관찰과 현실감각을 근거로 한 경제의 중차대성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는 이러한 김대통령의 표현은 냉전체제가 끝난 무한경쟁의 경제패권주의시대에 생존을 위해선 대외지향전략 수행에 첨병역할을 하는 모든 기업의 활동을 범정부적으로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는 굳은 결의에 찬 국가경영의지를 담은 것으로 평가한다.또 이번 청와대 오찬은 그동안 행정부와 경제계 사이에 기업정책을 둘러싸고 있었던 불협화음을 깨끗이 없애고 새로운화합의 분위기를 만듦으로써 기업의 생산활동이 보다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게 한다. 따라서 우리는 국내기업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보다 창의력있고 진취적인 자세로 기술우위의 경쟁력강화에 힘써서 세계무대의 주역으로 활약해주길 촉구한다.특히 이날 경제장관회의에서 중소기업 지원대책이 논의된 점과 관련,대기업들은 하청중소업체와의 상호보완성을 충실히 이행하는 마음가짐으로 협력하고 노·사문제 등 현안들을 원만히 해결토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이와함께 기업경영인과 기술자,근로자등 모든 경제활동주체가 위축감 없이 더욱 강하게 국제경쟁력을 길러 경제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법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에 정부 각부처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계속 주의력을 기울여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 중국/자본주의 바람 가치관 대혼란/고도성장 따른 「부작용」 심각

    ◎매춘·마약·사기 등 “위험수위”/경제특구 병리 전국에 확산/정부선 애국·전통윤리 강조… 치유효과는 미지수 『바람결에 지폐들 흩어져 날리고,우리에겐 아무런 이상도 없어……』중국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한 록가수가 그의 새 앨범에 올린 노래 가사의 일부다.우울한 허무의 느낌이 진하게 묻어나온다.사회주의적 낭만주의로 가득찬 선동가요들이 밀려난 자리에서 서구식 록음악이 불안한 실존의 피폐를 노래하는 이 상황은 오늘날 중국 사회에 드리워진 명과 암의 엇갈림을 한눈에 읽게 해준다. 문화혁명기의 홍위병들은 이런 시대가 오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근착 아시아위크는 이런 의문을 던지면서 급변하는 중국사회 뒤란에 널린 살풍경을 재빠른 스케치로 소개하고 있다. 북경의 한 백만장자 얘기는 가치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진 중국현실에 꼭맞는 예이다.전직 트럭운전수 징 이핑은 중국 시장경제체제가 낳은 스타다.아직 마흔이 채 안된 이 젊은이는 북경시내의 문화유적을 복원하는 사업으로 갑부가 됐다.보통사람의 연수입이 1천달러(80만원)안팎인 이 땅에서 그는 이 사업으로 연간 십만달러씩을 긁어들이고 있다.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그도 『먼저 부자가 되어라』는 등소평말씀이 떨어지기 무섭게 온갖 요령과 재주와 상술로 거부의 반열에 올랐다. 부자가 되는 길을 가르쳐준 사람으로 칭송받는 만큼이나 그는 다른 한편 사회를 병들게 하는 배덕자로 손가락질을 받기도 한다.돈더미에 올라앉자마자 그는 조강지처를 놔두고 따로 젊은 첩을 셋이나 얻었다.첩을 두는 것은 『부자에게 따르는 당연한 권리』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그러면서 그는 아내가 「딴생각」을 한다며 「버릇을 잡기위해」 주먹질도 서슴지 않는다. 중국을 경제대국으로 밀어올린 물질숭배 뒤켠에서 야금야금 썩어가는 중국인민의 정신을 보여주는 예는 이것만이 아니다.매춘·마약·사기·범죄같은,한때 정부가 자본주의적 악폐로 지목했던 것들을 빠짐없이 찾아볼 수 있다. 경제성장의 요충지로 이름난 해안도시들.줄줄이 늘어선 호텔과 식당과 상점들 사이사이에서 젊은 여자들이 웃음과 손짓으로,심지어 치맛자락을 들어올리며 행인을 꾀는 풍경은 이제 더이상 화젯거리가 아니다.정부의 발표로는 94년 현재 30만명의 여성이 몸을 팔고 있는 것으로 돼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부의 통계일 뿐이다. 하남성 정주시 교외의 리디안은 도박으로 명성이 드높다.정부의 도박박멸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곳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드는 「꾼」들로 북적거린다.몇달치 봉급을 털어넣고 허탈감에 젖어 나가는 공산당간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마약중독자의 숫자도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인민일보는 최근 중국내 마약환자가 88년 7만명에서 4년만에 25만명을 넘어섰으며 이 수는 계속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동시에 마약주사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함으로써 AIDS확산이 우려된다면서 「마약과의 전쟁」을 촉구했다. 당과 정부 관료들의 부패는 이미 풍토병같은 것이 돼 버렸다.중국정부는 벌써 몇년째 부패를 뿌리뽑겠다고 호언하고 있지만 사회의 부패가 심해지는 것에 비례해 관료의 비리는 증가일로를 달리고 있다. 정치·사회의 부패와 퇴폐적 악습의 확산은 중국정부의 골치를 이만저만 썩이고 있는 것이 아니다.성장의 열매는 고스란히 거두고 거기에 기생하는 벌레만 없애는 방법은 없는가.생각끝에 정부가 내놓은 것이 애국주의와 전통윤리이다.모두 공산주의사상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지난 시절 호된 비판에 숨죽이던 관념들이다.중국정부는 유교덕목에 입각한 애국주의와 공산주의적 신조의 행복한 동거를 꿈꾸고 있지만 이것이 생각대로 이루어질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 시장을 꿈구는 분들에게/김진애 도시건축PD·서울포럼대표(서울광장)

    「시민의 손으로 뽑히는 시장」이란 참 근사합니다.하지만 되기도 어렵고 하기도 어려운 자리입니다.어떠한 부담을 느끼고 계십니까.시장으로서 어떤 일을 해 볼 생각이십니까.지금쯤이면 구상이 잡혀 계시겠지요. 새 시장님은 정말 할 일이 많을 것입니다.큰도시는 큰 대로,작은 도시는 작은대로 할 일이 쌓여 있습니다.새시대를 열어야 하는 절실한 시점입니다. 도시문제들을 양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교통문제를 푸는 교통시설이 아니라 그것이 사회간접자본으로서 지역의 경쟁력 높이기에 어떻게 소용이 닿느냐라는 시각이 필요합니다.많이 짓기보다 어떠한 주택을 어떠한 질로 누구를 위해 어디에 지어야 안정된 시민사회를 유지하느냐가 주택문제의 새 시각입니다.환경문제를 별도로 풀 수 있는 문제로 보다가는 큰 코 다칩니다.개발과 환경보전을 같이 보고 모든 환경관리와 연관시켜야 비로소 예방이 가능합니다. 미래를 촉진하는 신기능을 도입하는 것은 큰 비전을 요구합니다.첨단정보망을 까는 이상으로 그 활용을 어떻게 할 지에대한 비전이 더 중요합니다.새로운 테크노폴리스,새로운 미디어도시,새로운 산업복합도시의 개념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하기도 합니다.그러나 현실적이어야 합니다.모든 도시가 중심지가 될 수는 없고 각기의 차별화된 특성은 있되 강력한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문화는 그저 경제발전과 함께 오는 열매려니 하는 시각은 통하지 않습니다.문화경영은 새로운 산업발전의 씨앗이기도 하며,문화산업은 미래산업의 토양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아름다운 도시환경은 그 자체로 경제자산이기도 하며 시민의 생활문화는 가장 큰 발전의 자산입니다. 그만큼 새로운 발상이 필요합니다.그만큼 경쟁이 다차원으로 진행될 것입니다.인재 끌기,고부가가치 산업 만들기,정보네트워크 만들기가 필요합니다.도시행정이 아니라 「도시경영」이란 발상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을 그리 쉽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사람들의 의식이 그리 빨리 바뀌지도 않고 맹목적으로 단기 이익을 생각하기 쉽지요.민원이 오죽 많겠습니까.어떻게 대승적인제안,소승적인 민원을 가려내시겠습니까. 누구와 함께 어떻게 일하시겠습니까.새부대에 새포도주를 담으시겠습니까.그러나 시장님은 혹 물러가셔도 행정공무원들은 항상 그 일들을 추진하여야 하지요.어떻게 그들의 사기를 불러 일으키시겠습니까.완전히 새로운 계획과 구상으로 그동안 해오던 일을 하루 아침에 바꾸시겠습니까.「일할 사람」「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어떻게 신명나게 일할 동기를 부여하시겠습니까. 할 일이 많으니 돈이 많이 들텐데 어떻게 마련하시겠습니까.중앙정부의 지원재정은 한정되어 있으니 어떠한 설득력을 갖추시겠습니까.민간과의 협력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하시렵니까.설마 수익사업을 벌이느라 온 도시를 불도저로 파헤쳐 놓고 높은 건물로 뒤덮는 것은 아니겠지요. 우리 시민들을 어떻게 행복하게 느끼게 해 주시렵니까.행복은 「성적순」도 아니고 「재산순」도 아니지요.불안하지 않게 우리의 풋풋한 삶을 살아가고 미래를 낙관할 수 있도록 해 주시겠지요.우리 도시에 살고 있으므로 자랑스럽게 해 주십시오.떠나고 싶지 않게해 주십시오.우리 젊은이들이 이 고향,이 도시로 돌아오게 해 주십시오.그들이 신나게 일하도록 해 주십시오. 새 시장님과 이왕이면 오랜 인연을 맺고 싶습니다.세계역사 속의 명 시장들처럼 이십여년 함께 계셔도 좋습니다.인연을 길게 보면 마치 당신 집처럼 당신 회사처럼 잘 키우시겠지요. 저희에게 비전을 보여 주십시오.새 시장으로 일을 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 중 해남성을 가다:1(변화하는 아태)

    ◎중국의 하와이/성전체가 경제 특구… 개방 선도/88년 성 독립후 연8∼20% 고성장 구가/주식제 도입 등 서방 못잖은 자유경쟁/정부간섭 철저 배제… 내지기업의 “부러운 미래상”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내세우며 3년째 두자리수의 고속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그중에서도 성 전체가 경제특구인 최남단 섬,해남성은 가장 활기찬 경제개발의 현장이다.아열대성 기후에 자연풍광마저 멋지게 어우러져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이곳은 각종 산업개발과 더불어 우리나라 제주도식 관광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이곳의 변화와 발전 모습을 이석우 북경특파원의 현지취재를 통해 시리즈로 소개한다. 북경이 아직 대륙의 찬바람에서 채 벗어나지 못하는 3월,중국 최남단 해남도에선 아열대의 따가운 햇살이 한여름임을 말해준다.이곳에 발을 내딛기가 무섭게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거리의 야자나무와 코코넛열매들.거리에서 부딪치는 시민들의 모습도 북경등 다른 중국의 도시와 사뭇 다르다.작은 키에 낮은 코,둥글고 까무잡잡한 얼굴들­남태평양에서자주 보던 원주민들과 흡사하다고나할까.그래선지 이곳을 가리켜 「중국의 하와이」,「중국의 제주도」라고 부르는게 더욱 더 그럴 듯해 보인다. 택시기사를 불러 얘기를 건네보았으나 북경어가 잘 통하지 않은 것도 이국적인 맛을 더해준다.이곳에서는 지난 49년 공산화이래 중앙의 강력한 보통어(북경어)교육이 시행됐지만 7백20만 성주민 가운데 80%가량의 해남토박이들은 여전히 이 지방 말인 해남어를 일상언어로 사용하고 있다.지역방송과 중앙TV에서도 해남어 방송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거리를 누비는 일제 오토바이 물결은 이곳이 중국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베트남이나 태국에 가깝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지리적으로도 통킹만 건너편엔 베트남이 자리잡고 있다.그런가 하면 시민들의 활기찬 움직임이나 화려한 옷차림,하늘로 치솟은 고층건물,아우디등 외제차의 물결은 작은 홍콩을 연상케도 한다. ○구시가 스페인풍 신화로,박애로,장제로등 30년대 포르투갈과 스페인자본등으로 건설했다는 고풍스런 구시가지들은 현대식 고층건물에 자리를 내주고 있고 재개발시행을 알리는 대형간판과 함께 철거를 기다리고 있다.해남성 외사판공실의 오사존처장은 『긴축정책이 시행된 지난93·94 2년동안의 건축면적이 1천만㎡를 넘는다는 사실도 이곳의 개발열기를 보여주는것』이라고 말한다. 이 섬의 전체면적은 3만4천㎦로 남한의 3분의1,경상남북도와 제주도를 합쳐놓은 것보다 조금 더 넓다.낡은 건물과 붉은 황토밭뿐이던 빈곤지역이 지난 88년 광동성의 직할지에서 성으로 독립하면서 성전체가 경제특구라는 프리미엄을 업고 요즘 중국에서 가장 뜨겁게 개발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오처장은 『개혁·개방 7년만에 외국투자액은 38억달러,외국기업은 8천여개,중국 내지기업 1만8천여개가 상륙했다』고 밝히고 지난해 경제성장률 12.2%,성으로 분리된뒤 매년 8∼20%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중국내에서 시장경제의 상징인 광동성보다 광범위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중국 최고의 경제자유지대가 바로 이곳인 것 같다.생존법칙은 완전경쟁.내지처럼 기업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정부의 간섭은 제도적으로배제돼 있다.정부의 불간섭이 원칙인 만큼 국내기업에 대한 보호도 존재치 않는다.모지군부성장도 빠른 변화와 성장의 원천은 해남성 전체가 21세기 중국 개혁을 위한 「실험구역」이라는데 있다고 강조한다. ○전문경영인 정착 정부의 불간섭원칙과 함께 주식제 도입이 21세기의 제3단계 개혁을 위한 주요 경제실험중 하나다.새로 설립되는 주요 기업은 모두 주식회사.국영기업의 개조가 중국경제의 현안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영기업을 주식제로 바꾼뒤 이를 외국기업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효율을 높이는 실험이 북경 영도층의 관심아래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해남 화방국제석유화공유한공사처럼 아예 투자부터 경영까지 모두 외국자본에 맡겨버린 곳도 있다.주강실업,신능원,남양선무,해득제약창,김반공업등 해남의 내로라하는 5개 대표기업들의 주식은 이미 홍콩주식 시장에 상장됐다. 주식제와 양면을 이루는 전문경영인제도도 해남성 실험의 주요 내용중 하나다.기업의 운명과 종업원의 채용및 해고,임금수준,경영방식등에 관한 전권을 쥐고 책임을 맡는다.기존 국유기업은 주식제로 「개조되고」 주식은 중국은행·중국공상은행등이 소유,경제적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널리 행해지고 있다. ○성정부 독자결성 성내 기업들의 자율권과 함께 해남은 중국 전역에서 성 정부에대한 중앙정부의 입김이 가장 적게 미치는 곳이다.총투자액 2억위안(원)이하의 건설사업과 기술개발 부문의 프로젝트는 중앙정부의 허가없이도 성정부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또 3천만달러 이하의 해외차관 프로젝트사업도 성 정부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바로 이러한 시도가 21세기 중국의 지방과 중앙관계를 시사하는 모델이 아니겠냐고 해구시 인민대외우호협회 장문상비서장은 반문한다. 해남성 정부 대외판공실의 번선민부처장은 「작은정부,큰사회」,「기업등기등 각종 행정업무의 간소화」,「세금징수제도의 개선」등이 해남 효율을 끌어올리는 견인차였다며 이것이 바로 내지기업들의 미래상이라고 강조했다.
  • 강사이 오가던 인정(두만강 7백리:2)

    ◎60년대초엔 북한냉면 먹으러 수시 왕래/물길러 오가던 아낙네들 문화혁명뒤에 사라져/용정 백금발전소 전기는 아직도 상계리에 공급 화룡시 용화향 상화촌 김 노인은 마을 앞 강건너 북한 땅인 무산군 화평리(화평리­옛 이름은 봇더기)에 사는 조카잔치에 참가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어느날 강에 나갔다가 강 건너에서 목욕을 하는 조카를 보았다.아무 날 잔치를 한다고 높은 소리로 알리더라는 것이다.그런데 미처 출국 수속을 하지 못해 갈 수 없었던 그는 잔치날 강언덕에 서서 형님 집을 바라보며 눈물을 지었다는 이야기다. ○가깝고도 먼 이웃땅 참으로 두만강 양안의 마을은 가까우면서도 멀다.거리로 계산하면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이고 국법으로 따지면 멀다.그러나 철조망을 치고 콘크리트 담벽을 쌓은 무인지대를 사이에 두고 총부리를 겨눈 한반도 군사분계선에 대면 두만강은 보통강이라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두만강은 국경선 구실을 변변히 못했다.강 양쪽의 사람들은 거추장스러운 통행증이나 여권 따위는 필요도 없이 왕래를 했다.용정시 개산둔진 선구촌 사람들은 냉면 먹으러 대안의 종성으로 다녔다고 한다.개산둔에 가야 식당추념들을 할 수 있었는데 20여리나 떨어졌고 국수맛도 엉망이었다.그래서 가까운 강건너로 가면 걸음도 덜고 입맛도 돋굴 수 있었으니 진짜 꿩 먹고 알 먹기였다.더구나 종성의 냉면은 함경도에서도 제일이어서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고 할 정도였다. 연변 텔레비전방송국 아나운서 박홍섭씨는 어릴 때 삼촌을 따라 강을 건너 친척 잔치에 참가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다. 『한달을 놀다가 돌아오려니 그만 얼음이 풀리기 시작했디 뭡네까.교두로는 감히 올 수는 없고 그렇다고 강이 다 풀리기를 기다릴 수는 없었디요.그래서 두껍고 긴 널빤지를 가져다 량켠 얼음우에 걸쳐놓고 허리에 바줄을 동여매고 건너왔댔시요』 1966년 문화대혁명이 일어나고 중국과 북한관계가 냉랭해지면서 국경선은 쌀쌀한 냉기를 풍기기 시작했다.그러나 1970년 주은래총리가 북한을 방문한 후 완화되긴 했다.겨울이면 두만강에서 아이들은 함께 썰매나스케이트를 타는 경우도 있다.말하자면 중국과 북한의 국제경기라 하겠다. 용정시 백금향 동광촌 제3촌민소조(옛명 현암동)는 10여호 오붓한 마을이다.몇년 전까지만해도 이 마을에서는 두만강물을 길어 음료수로 했다.겨울에 강이 얼면 아예 대안의 북한 상계리에 건너가 물을 길어왔다.온 마을이 물동이를 이고 지게를 지고 국경을 넘어 이국으로 간다.그들은 하루에도 수차례씩 출국했다간 입국했다.아마 중국에서 출국 수가 가장 많았던 사람을 꼽으려면 이 마을 아낙들일 것이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동삼 내내 펄럭거리고 다니자니 미안하기 짝없더만요.상계리 분들이 얼굴한번 찡그리는 일없이 반겨 줄수록 죄송했디요.그래서 가끔 사탕,과자며 과일이며 떡을 가져다 드리곤 했는데,그러면 상계리 분들은 「이러지 마시라우요.엎음 갚음이랍니다」고 기래요.「우리가 쓰는 전기가 백금발전소의 전기 아닙니까」라면서….물고생을 무던히도 했디요.그때는 언제면 집에서 물을 받아 먹나고 학수고대했는데….정부에서 이런 사정을 알고 뽐프를 놓아주어서야물동이를 팽개치게 되었다구요.그런데 정작 물고생을 덜고 나자 상계리의 고마운 분들이 그리워집디다.물을 긷는다는 핑계로 국경을 넘나들었는데 이젠 세울 명목을 잃은거디요. 동광 마을 김씨가 들려준 국경을 드락거릴 시절의 회고담이다. 북한 땅 상계리와 서쪽으로 마주한 용정리 백금향 안개골에 들어선 백금발전소는 7백리 두만강에서 유일무이한 발전소다.1960년 연변조선족자치주 수리처 이호성과장이 안개골을 답사하고 발전소 건설구상을 구체화했다.그해부터 착수한 공사는 만 10년이 걸려 지난 1970년 5월부터 정식 발전을 시작했다.그런데 상계리는 조개형국으로 된 언덕이 북으로 뻗어내려 두만강이 병풍처럼 둘러선 두렁바위(둘러선 바위라고 해서 불려진 이름)를 핥으며 10여리를 굽이 돌아간다.강을 따라 전깃줄을 늘리려면 인력과 물력 낭비가 엄청나 사전에 북한측과 협의하고 곧바로 조개언덕으로 전선대를 세우게 되었다.그 보상으로 상계리와 상계리에 있는 북한 공전소에 무상으로 전기를 공급한다. ○안개골이 전기골로 백금발전소 퇴직간부 서현석(67·경상북도 영천군 고견면 태생)씨는 『예전에 안개골은 이름 그대로 늘 안개에 묻혀 있었수다.발전소가 세워진 후로 안개골은 별무리가 내려 앉은 격이 되었지.안개골이 전등골로 탈바꿈한 셈이우다』라고 말했다. 누누천년 이 땅을 적시며 흘러온 두만강은 우리 민족의 발목을 잡는 테였다.재난을 덮어씌우고 혈육간의 이별을 주고,그래서 아리랑고개 다음 가는 눈물이 강이 아니였던가! 하지만 반 만년의 찬란한 문화를 창조해온 우리는 끝내 두만강을 정복하고 두만강문화를 창조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문명시대가 열리면서 두만강 푸른 물이 누렇게 혼탁해졌다.그래도 두만강연안 사람들은 여전히 동방예의지국의 배달민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백금향 백금촌 제2촌민소조 박길남(함북 무산군 풍경면 소학동 태생)노인을 찾아갔을 때 그 집에서는 꿩고깃국에 햇 이밥으로 후더운 접대를 했다.연변에서 평강벌 입살이 제일미라 만주국시기 공품이었다고 하지만 백금의 입쌀도 못지 않았다.최몽필잠장은 이밥맛이 어떠냐고 묻고는 수입해온 종자라고 부언했다. 『백금은 연변에서 해발고가 가장 높고 서리가 빨리 내려 논벼산량이 많이 떨어지는 땅입네다.그런데 백금 제4촌민소조 분이 어느 해 가을 강을 건너가 조선(북한)논에서 잘 영근 벼이삭을 몰래 가져 왔댔습니다.이듬해 그것을 심었는데 그 품종이 지금 백금에 많이 퍼진겁네다.서리가 빨리오는 고산지대에 맞는 우량품종을 수입 한 걸로 봐주시라요.그 다음부터 좋은 소출을 내게 되고 맛도 훨씬 좋아졌고…』 ○봄이면 과일꽃 만개 지난해 11월 25일 나는 우리 민족의 후더운 정을 한가슴 지니고 용정시 대소 과수농장을 찾았다.시루형국의 두개의 시루봉사이 안침진 곳에 터를 잡고 강건너 오국산성을 바라보며 오순도순 모여 앉은 대소 과수농장은 봄이면 과일꽃속에 묻히고 가을이면 싱그러운 사과향기에 젖어 말 그대로 아름다운 무릉도원을 연상하게 된다.현재 1천7백명의 인구에 4백여명 노동자를 가진 이 농장의 과수밭은 4백50㏊.국광,홍성,진홍,계광 등 20여가지 사과품종의 총산이 4백50만근이라고 했다. 광복전에 대소 땅은 거의가 이씨 성을 가진 지주 차지였다.천성이 부지런한 이씨 지주는 북한땅 길주에서 사과묘목을 사다가 아래 시루봉과 웃 시루봉줄기가 만나는 움푹지고 양지바른 비탈에 심었다.그리고 식구들과 소작인들을 총 동원해서 사과밭을 가꾸었다.사과원을 만들면서 이씨지주의 며느리는 일에 지쳐 죽기까지 했다.이씨지주는 며느리의 묘를 사과밭속에 썼는데 지금도 임자 없는 묘가 쓸쓸히 남아있다.그러나 광복이 나고 공산당이 토지개혁을 하면서 지주를 청산하자 자기가 심은 사과가 열매를 맺는 것도 보지 못하고 이씨지주는 몰래 떠나버렸다. 1964년 연변조선족자치주 주덕해 제1대 주장이 대소로 시찰을 왔을 때 촌에서는 이씨지주과원의 사과를 대접했다.홍조를 띤 처녀의 볼마냥 탐스러운 사과를 받아든 주장은 대대적으로 사과원을 꾸려볼 구상을 했다.그는 요녕성 개현에서 초빙받아온 과수전문가 관치성(만족)을 대소에 파견하여 농장을 세웠다.이씨지주의 대담한 시도가 없었더라면 오늘 날 두만강변에 사과원이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몇해 전에 대소과수농장허경진(46)부농장장이 20여리 떨어진 백금향에 초빙되어 가 30㏊ 땅에 사과나무를 심었지만 매서운 강바람에 겨울을 나면 얼어 죽어 결국 실패하고 말았던 일이 있다. 대소 맞은 쪽 대안 마을은 북한 함북 회령군 상수리다.그들은 강 하나 사이두고 대소에 사과꽃이 만발한 것을 볼 때마다 승벽심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어느 해엔가 그들은 대소의 사과묘목을 떠다가 옮겼다.한해 겨울을 났는데 무사했다.신심이 생긴 회령군에서는 과수지도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하여 시찰을 했다.원래 회령군에는 1천여㏊의 살구나무와 다른 과일나무가 있을 뿐 사과는 없었던 것이다.1985년 가을 대소에서는 묘목을 대량 보내고 이듬해 4월 22일 대소과수 농장에서 관치성,허경진,김수돈(57)등 책임자와 기술자들이 회령으로 건너갔다.그들은 회령군의 6개 이를 순회하며 기술지도를 했고 자동차로 접수를 싣고 가서 접목 등 지도를 해주기도 했다.85년부터 88년까지 4년동안 대소과수농장에서는 묘목과 접수를 무상으로 지원했다. 1988년 회령군에서는 세 상자의 사과를 따가지고 대소과수농장으로 와서 감사드렸다.1993년 여름에는 대소에 친척이 있는 상수 사람이 친척앞으로 편지를 보내 과수농약을 보내달라고 했다.농장지도부에서는 토론하고 밤을 타서 농약상자들을 둘러메고 강을 건너 주었다.이치로 따지면 국경을 사사로이 넘나드는 것은 불법이다.하지만 후더운 인간애앞에서 그런 것들이 때로는 무시되었다.
  • 40년만의 행정조직 개편 인상적/고바야시 가즈히로

    ◎통일 대비한 국민역량 결집이 과제 한국 정치는 다이내믹하다.좋게 말하면 활력이 있는 반면 혼란과 격동을 되풀이해 왔다고도 할 수 있다.앞선 대통령은 쫓기듯,때로는 테러에 의해 정치생명을 마감하고 그 다음 대통령은 과거 전부를 부정하는 것을 시발로 스스로의 체제를 구축했다.이 때문에 세상 전체가 정치를 중심으로 요동치는 역사를 되풀이했다.이것이 한국 정치에 대한 인상이다. 김영삼대통령 취임 2년이 지났다.그동안 한국 정치의 다이내믹함은 혼란이 아닌 활력이 전면에 나오는 플러스 방향으로 움직였다.「신한국의 창조」를 기치로 내세운 김대통령은 우선 부정·부패의 적발을 강력하게 추진했다.성역인 군과 안기부 혹은 정계실력자,경찰및 검찰,여기에 은행 등에도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댔다.또 3대째 이어오는 군출신 대통령을 떠받쳐온 이른바 「정치군인」의 제거도 단행했다.김대통령이 슬로건으로 내세운 「문민정치」는 착실하게 열매를 맺고 있다. 앞서 한국정치는 권력 대 반체제라고 하는 대립 구도가 계속됐다.이는 혼란의 커다란원인이었다.지금 반체제는 급속히 세력이 줄어들어 국민의 동조를 얻지 못하게 됐다.「문민정치」의 정당성을 국민들이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금융실명제를 실현하고 지난해 말에는 40년만이라고 하는 대폭적인 행정기구 개혁을 단행했다.정치의 지도력이 행정개혁의 문턱에서 우물쭈물하고 있는 일본 입장에서 본다면 대통령제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 지도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제부터 김대통령은 정권의 반환점에 다다른다.지금까지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대통령으로서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가 아닌가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지난해 가을 한국 국내를 비탄에 빠지게 하고 또 분노를 맛보게 한 성수대교 추락 사고에서 보는 것처럼 경제성장지상주의,금전만능주의는 공공 건조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 속에도 들어가 있다.외국인들 대부분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김포공항 택시의 바가지 요금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다.길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가짜상표 제품도 「선진조국」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다. 『사회의기강이 해이해져 무책임과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있다.과소비와 사치가 넘치고 금전만능의 검은 구름이 이 땅을 덮고 있다』고 김대통령이 지적한 것처럼 「한국병」의 치료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김대통령은 개혁에 나서면서 『우리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자』고 국민에게 여러번 호소했다.개혁에는 고통과 인내가 따르는 법이다.그러나 국민이 고통을 참는데는 참으면 멀지않아 공평한 이익을 얻을 것을 실감할 수 있어야 한다.줄을 서서 기다리면 반드시 자기 차례가 와서 똑같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면 기다리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한국병」의 치료도 곤란할 것이다. 역대 정권들도 발족 당시는 사회개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부정없는 공정한 사회의 실현에 몰두했다.그러나 곧 주위에는 예스맨만 모여들어 지연·혈연의 정실로 흘러 썩은 냄새를 풍기곤 했다.그러나 김대통령의 사회개혁 제도개혁의 추진 방법은 전광석화와 같아 가슴이 후련해지는 기분이 들도록 한다.청렴결백은 김대통령의 가장 매력있는 부분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개혁을 실행하는 방법에 있어 원맨,독주 등의 비판이 있다는 것이다.이 비판을 되돌리기 위해 김대통령은 모처럼 실현한 민주화의 길을 넓혀 다음 세대에도 계속되도록 할 책임이 있다.누가 하더라도 민주적 정치가 가능하도록,민주정치로부터 벗어나면 국민이 시정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법과 제도로서 확립시켜야 한다.이번 개혁이 김대통령 개인의 역량에 따라 행해진 것은 틀림없지만 단절되지 않는 개혁과 민주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두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정착되지 않는다. 사람과 정에 의한 「인치국가」,「정치국가」가 아닌 「법치국가」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이것이 김대통령이 다음 과제로서 내세운 세계화를 실현하는 길로 이어지는 것이다. 「세계화」는 선진국을 목표로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국민의식까지도 개혁하자는 것이 아니겠는가.「세계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데는 국민이 개혁의 열매를 손에 넣는 것이 가능하다고 확신하는가 아닌가가 열쇠다.그래서 「세계화」는 멀지않아 오게 될 남북통일의 준비도 된다.역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김대통령에게도 남북통일은 최고의 과제다.남북 정상회담에 합의했지만 상대를 잃었다.모처럼의 기회를 놓친 것은 아무래도 아쉽다.조속한 시일안에 남북교류와 화해는 어렵다. 냉전종결이 멀지않아 한반도에도 남북통일을 가져올 것은 틀림없다.하지만 남북의 국력 차가 6대1,7대1이나 되는 현상황에서 조용한 통일은 어렵다.한국에 막대한 경제적 부담이 지워질 것은 분명하다.남북통일을 가능한 한 혼란없이 이루는데는 한국의 경제기반을 보다 강고히 하고 필요하다면 생활수준의 저하도 받아들일 국민의식 형성이 필요하다. 「세계화」는 한국인의 비원인 통일국가 실현과 크게 관련돼 있다.다양한 의식을 갖는 「세계화」에 대해 어느 정도 국민의 이해와 협력을 얻을 수 있는가가 김대통령의 3년째 이후를 점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 하롱베이로 가는 길(송정숙 칼럼)

    1968년 전쟁중의 사이공을 본 눈으로 오늘의 하노이와 만나는 것은 많은 감회를 느끼게 한다.무엇보다도 그때 「월맹」이라는 이름으로 대치했던 적대세력의 실체가 어떠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 일이 고소를 머금게 한다.하노이사람들은 조그만 체격이 다부지고 질기고 영악하다.그리고 매우 호전적이다. 하롱베이로 가는 길에는 그런 모습의 베트남 인민들이 열매처럼 다글다글하게 열려 있었다.하롱베이는 우리에게 「인도차이나」라는 영화로 알려진 아름다운 만이다.3천개나 되는 석회암의 섬들이 에메랄드 빛 바다에 보석처럼 박혀 있다.용이 누운 것 같은 형상의 기막힌 경색의 만이다.이곳을 찾는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기 위해 돈맛을 안 암팡지고 영악한 사회주의 베트남 인민들이 엉겨붙어 있고 어른보다 더 야무진 2세들도 합세하고 있다. 학교는 『부모님이 돈부터 벌어오라고 해서』 집어치웠다는 열네살짜리 구두닦이 소년은 밤 11시에도 여행객의 신발을 벗겨간다.값은 『1달러!』.그들의 조상이 13세기에 바다를 타고 침략해 온 몽골군을3번씩이나 기지의 전술로 물리쳤다는 자랑스런 역사를 가진 백등강나루에서는 5살도 채 안된 유아기의 어린이가 바나나 한송이를 내밀며 말한다.『마담,텐사우센드 동!』.베트남돈 1만동은 1달러다.그걸 안사면 죄를 받을 것 같아 값을 치르고 받아 들었더니 아주 분명한 발음으로 어린이는 말했다.『메르시!』.흑요석처럼 맑고 깜찍하게 예쁜 얼굴이다.그 뒤에서 그의 어머니임이 분명해 보이는 여인이 이번에는 다른 상품을 쥐어주었고 그 아기 장사꾼은 다시 젖내나는 음성으로 『텐 사우센드 동…』을 뇌며 저쪽으로 아장아장 걸어간다. 가슴아프다.옛날 그와 비슷했던 우리 처지를 회상하게 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그러나 무엇보다도 그 많은 예쁘고 영특한 아이들을 길에 내세워 「1달러!」벌이를 시켜야 하는 오늘의 하노이 현실이 가슴아프다.혁명에 성공한 그들도 다른 여느 발전도상국과 꼭같은 과정을 생략없이 겪고 있다는 사실도 서글프다.프랑스도 미국도 중국까지도 이 맹랑한 나라에 물리고는 오금을 못썼다.그 거인들이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체면을 유지하고 빠져나갈까 고민하게 만들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달아나게 만든 것이다.그럴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그 금욕적인 이념의 덕이 아니었을까.그걸 저버려가며 의무교육도 못마친 어린 싹들을 「1달러」벌이로 먼지나는 길가에 도열시켜야 한다는 것은 남의 일이지만 우울하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이 만든 소책자를 보면 그들의 국민학교 취학률은 95%지만 이후 중등과정의 진학은 40%만이 하고 있다고 한다.놀랄만한 검소함과 금욕이 그들을 지탱해 온 지주였던 것에 비하면 경제발전이 최우선의 덕목이 된 오늘의 정신적 혼란을 그들은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하롱베이로 가는 확장되는 도로변 집들은 거의 모두가 길로 향해 가게를 열고 있다.물건이라야 빈약한 좌판수준이거나,위생이나 볼품에 대한 고려가 전혀 안된 쌀국수정도가 몇개의 의자와 함께 놓여 있을 뿐이다.그리고 의외로 많이 눈에 띄는 것은 당구장이다.그런 당구대에는 어김없이 깜깜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귀가할 생각을 않는 것 같은 청소년들이 그득그득 둘러싸고 있다.맨발이거나 슬리퍼뿐인 발에 헐렁한 바지와 셔츠차림의,윤끼도 장식기도 전혀없는 청소년들이 당구놀이에 이렇게 탐닉하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강이 많고 겨울이 없는 베트남은 중부 이북에서는 2모작이,남쪽에서는 3모작이 가능한 나라다.그래도 만년 식량부족으로 한해에 수십만t을 수입해 와야 했는데 개방정책을 실시한 이후로 지난 해에는 2백5십만t의 쌀을 수출해서 세계에서 3번째 쌀 수출국이 되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강과 호수가 많은 이 나라에서는 물이 가장 큰 자원임을 알 수 있다.그러나 하노이 중심가조차도 도로에 하수도 공사가 되어 있지 않아 보인다.모든 생활오수가 바다로 강으로 직접 뚫린 길을 따라 곧장 흘러드는 것 같다. 경제적 도덕성의 지표인 환경오염과 정신적 도덕성의 기본인 윤리의식이 극도의 혼란을 예측시키며 달리고 있는 길.베트남에 속했지만 신이 인류에게 함께 즐기도록 마련했을 그 아름다운 바다를 향해 가는 길에는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고 있었다.
  • “경수로협상 유리한 고지선점 속셈”/북「핵합의 파기위협」 정부분석

    ◎“상투적 전술” 판단이 대세… 일부선 “심상찮다” 북한이 16일 외교부대변인을 통해 제네바 북·미기본합의서 「파기경고문」을 발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외견상 『한국형 경수로를 거부하면 합의가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한미의 거듭된 원칙천명에 반사이익을 노린 「초강수」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의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다수의 당국자들은 일단 이번 발표가 북한의 상투적인 「벼랑끝 전술」이라고 분석한다.정부 당국자는 『공식성명이 아니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고 발언과정을 설명하면서 『답변말미에 한국으로부터의 차관이나 설비 반입은 용인하겠다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그런 면에서 북한이 완전하게 한국형을 거부한 것은 아니며 몇가지 복합된 의도에서 이번 발표가 나온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북한의 노림수는 우선 한국형경수로의 수용과 남북대화의 재개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한국과 미국정부의 일치된 목소리에 불협화음을 일으켜보자는 것이라고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한국형을 둘러싸고 계속될 경수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보자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것이다.정부는 또 북한이 지난달 베를린에서 열린 경수로 전문가회담에서 제시한 5억∼10억달러의 추가지원 요청을 관철하려는 의도로도 해석하고 있다.이와 함께 최근 한국과 미국정부가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팀스피리트훈련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데 대한 반발로도 보인다. 그러나 북한측의 발언을 『심상치 않은 것』으로 판단하는 시각도 있다.경수로 기획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한국형경수로를 거부하는 것은 단순히 명칭 때문이 아니다』면서 『한국형경수로는 실제로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런 분석에는 『그렇다면 왜 북한이 북·미합의에 서명까지 했는가』라는 의문이 뒤따르게 된다. 김덕 부총리 겸 통일원장관은 최근 관훈토론회에서 그 이유를 두가지로 분석했다.첫째는 합의를 이룸으로써 초기과정에서 나타나는 열매를 따먹자는 것이다.중유의 제공이나 미국의 경제제재조치 완화등이열매에 해당된다.또 하나는 좀더 심각한 상황으로,북한이 아직도 핵개발 의도를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북·미합의로 특별사찰까지 5년정도의 시간을 벌고 그 기간안에 내밀하게 핵개발을 계속하려 한다는 것이다.이러한 관측 때문에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4월21일로 예정된 코리아에너지기구(KEDO)와 북한간의 경수로 공급계약이 늦어질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호두(최선록 건강컬럼:57)

    ◎불포화 지방산·인·칼슘 성분많아 노화방지 “효험”/고혈압 예방·피부병·탈모증 치료에도 널리 이용 예로부터 음력 정월 보름날 부럼으로 깨먹는 호두는 두뇌를 명석하게 해주고 자양강장에 효험이 뛰어난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있다. 우리나라 중부이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두나무는 식물분류학상 가래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높이 18∼20m까지 자라며 꽃은 4∼5월에 피고 열매는 9월말께 익는다. 호두 열매는 식용이나 약용으로 제일 많이 이용되지만 열매의 단단한 껍질이나 기름 및 나무의 껍질도 향유·화장품·그림 물감용으로 널리 활용된다. 호두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1백g당 5백30㎉의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다.영양분 가운데 지방이 약60% 정도로 가장 많이 함유돼 있으며 단백질(15.5%),탄수화물(10.4%),물·회분·칼슘·인·철 등 무기질이 골고루 들어있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으로는 체중증가에 필요한 트립토판과 디아미노산이 듬뿍 들어있고 단백질이 육류보다 많으며 지방은 돼지고기 보다 2배가량 함유돼 있다. 일반적으로 육류속에 들어있는 지방은 포화지방산이 대부분이어서 심장병·고혈압·동맥경화증·비만증 등을 유발하기 쉽다.그러나 호두의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이 대부분인 데다가 혈중 콜레스테롤의 양을 감소시키는 필수 지방산이 많기 때문에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의 부착을 억제,각종 성인병을 예방시켜 준다. 특히 호두의 불포화지방산 가운데 리놀산과 리놀레인산은 필수 지방산으로 일명 비타민F라 부르고 있다.리놀산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고혈압 예방에 좋은 식품이 된다.또 이 성분은 겨울철의 동상예방과 추위를 이겨내는데 큰 도움을 주며 민간에서는 각종 피부병과 탈모증 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한편 호두에는 비타민B▦과 칼슘·인·철분이 골고루 들어있어 자주 먹으면 피부에 윤이나고 고와지며 노화방지와 강장에도 두드러진 효과가 나타난다. 더욱이 40대 이상 중년기에 들어선 사람에게 호두는 좋은 지방식이 된다.성인이 매일 호두 3개씩 먹으면 1일 필요한 지방량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또 중병을 앓고난 환자가계속적으로 호두를 먹으면 건강 회복이 빠르고 불면증이나 신경쇠약이 치료되며 피를 만드는 조혈작용이 왕성해질 뿐 아니라 감기나 천식으로 오는 기침이 씻은듯 가라 앉는다. 이밖에도 호두는 콩팥(신장)의 기능을 강화시켜 이뇨작용이 촉진되고 요통·관절통·어린이의 경기·변비 치료에 두드러진 효과가 있다.또 입시생들의 건강증진과 정신을 맑게 해주는 건강식품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다.
  • 「깨끗한 산하」 주제가/방송 넉달째… 환경미화원·주민 반응

    ◎「싱그런 나무…」 들을수록 친근감/“상쾌한 기분” 작업능률까지 높여/환경 중요성 무의식중에 심어줘 『싱그런 나무들이 숨쉬고 탐스런 열매들이 익어가는…』 서울신문사 깨끗한 산하지키기 운동의 주제가가 전국 1백37개 시·군3천여대의 청소차에서 방송된지 네달을 맞아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이른 아침 청소차에서 울려퍼지는 주제가에 잠을 깬 시민들은 하루의 일과를 환경의식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각 시·군의 환경미화원과 종사자들로부터 주민들의 반응을 들어본다. ◇김광백(제주도 서귀포시 환경미화원)주제가 자체가 깨끗하고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제작돼 듣는 이로 하여금 기분을 산뜻하게 만든다. ◇이영산(경기도 오산시 환경미화원)처음에는 종전에 틀던 음악과 달라 주민들이 무슨 노래인줄 몰랐으나 방송 네달이 지나면서 과거 음악과 달리 친근감과 낯설지 않는 리듬의 환경가사가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신동일(경남 함양군 환경보호과직원)우리 군의 청소행정 개선에도 이 테이프는 좋은 역할을 했고 산업사회의 발전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환경오염을 극복하는데 기여하리라 믿는다. ◇이종태(강원도 강릉시 환경미화원)하루 3회씩 청소차량을 운행하는데 새벽시간에 더러는 수면을 방해한다고 불평을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이 대체로 좋은 편이다. ◇장병국(충북 충주시 환경미화원)대중가요나 동요를 틀던 때보다 우선 듣기에 거부감이 없고 작업능률도 올랐다. ◇오상영(전남 승주군 환경미화원)좋은 테이프를 보내준 서울신문사에 감사드린다.아침에 이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산뜻해지고 가요처럼 친근한 느낌이 들어 쓰레기를 수거하는 손놀림도 빨라진다. ◇제희택(경북 성주군 환경보호과직원)매일 청소차가 이별로 순회하면서 이 노래를 방송하는데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시키고 있다.또한 환경보존을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솔선 실천해야 한다는 자세가 현저히 나타났다. ◇고영배(광주 금광공사 전무)환경캠페인송으로서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국민에게 홍보하는 것은 매우 괄목할만하다.그리고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멘트를 삽입해 피부로 느낄 수있게 했으면 한다. ◇강혜경(충북 보은군 환경보호과 직원)우리군은 속리산이 있는 산자수명한 천혜의 고장으로 이번에 방송하는 주제가는 가사가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구절들이어서 무의식중에 환경보전의식을 심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행복한 결혼생활/성기호 성결교 신학대학 총장(굄돌)

    인간 조직중에서 가중 기본적이고 오래된 것이 가정이다. 가정이 행복할 때 사회가 안정되고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 남미의 여러나라들이 사회적으로 불안한 것은 가정이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혼외정사와 이혼 등으로 한 가정에 내아이,남편아이,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섞여 사는 것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행복한 가정생활은 결혼을 통해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부부의 지속적인 노력과 행복의 열매를 키우는 정성이 깃들어야 한다.미국의 한 여성잡지가 독자를 상대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끌어가는 비결」에 대하여 의견을 공모했다.이 공모에서 1위의 영예를 차지한 것은 44세의 주부가 밝힌 4가지 「L」이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하여 「사랑(Love)」「호감(Like)」「상대방의 말을 귀기울여 듣기(Lislen)」「항상 따스한 얼굴의 웃음(Laugh)」의 4가지 L을 가지는 것이라 했다.그 외에도 부부들의 갈등을 극복하기 위하여 『결코 상대방에게 완전한 것을 기대하지 말라.그 대신 늘 자기가 완전해 지도록 노력하라』는 의견과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배우자를 위한 시간을 갖는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성경말씀이 제시하는 가정행복의 비결은 아내를 자기 몸처럼 사랑하는 남편과,남편을 신뢰하고 순복하는 아내의 자세에 있다고 가르친다.부부갈등과 가정파괴의 위험이 많을 수록 성공적인 부부들이 꾸며가는 행복한 가정생활의 본을 따르고 성경의 교훈을 마음에 새겨 결혼생활의 당사자인 부부뿐 아니라 그 가정의 자녀들 그리고 사회와 국가가 아울러 행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귤(최선록 건강칼럼:55)

    ◎비타민P·구연산 풍부… 신진대사 돕고 고혈압 예방/말린 귤껍질 끓여 마시면 감기·설사·두통에 효과 귤은 겨울철 과일 중에서 비타민C가 가장 푸짐하게 들어있는 알칼리성 식품이다.원산지가 중국 남부지방과 인도지나 반도인 귤은 요즘 세계 각지의 온난지대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는데 종류만도 오렌지·네이블·하귤·팔삭·금귤등 10여종을 넘고 있다.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도 옛날부터 재배돼온 귤은 진피나 청피라 해서 한방에서 약재로 각종 질병치료에 널리 사용해왔다.청피는 귤 열매가 익기 전에 따서 말린 것을 말하며 진피는 익은 열매껍질을 말렸을 때 부르는 이름이다. 한편 서양사람들은 3백여년전 대양을 항해중 비타민C의 부족으로 괴혈병 환자가 발생하면 감귤류의 일종인 레몬을 주어 치료하거나 괴혈병 예방약으로 요긴하게 이용하였다. 향긋한 귤의 독특한 맛은 열매속에 들어있는 당분·유기산·아미노산·무기질·비타민등 각종 성분이 복잡하게 얽혀 우러나는 것이다.귤의 맛을 좌우하는 물질은 당분과 구연산이다. 당분과 구연산의함량은 귤이 성숙함에 따라 달라지는데 덜익은 풋과일은 당분이 적고 신맛의 구연산 함량이 많은 반면 잘 익은 귤은 구연산이 줄어들고 당분의 함량이 증가,달콤한 맛을 가지게 된다. 귤이 각종 질병의 치료와 피로회복및 피부의 미용에 좋은 이유는 이 과일속에 듬뿍 들어있는 비타민C와 구연산 때문이다.비타민C는 잇몸이나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상처를 빨리 낫게하며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을 방지할 뿐 아니라 피로를 회복시켜 준다.또 피부와 점막을 튼튼히 해주고 추위에 견딜수 있게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여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막아주며 감기 예방에도 뚜렷한 효과가 있다. 구연산은 체내에서 에너지 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고 내장운동을 부드럽게 하며 피로회복이나 스태미나 증진에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귤속에는 헤스피리딘이라는 비타민P가 들어있다.이 비타민P는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억제하고 취약성을 회복시키기 때문에 동맥경화와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있고 폐출혈·동상·치질을 치료하는 약리작용을 가지고 있다. 어른의 1일 비타민C의 필요량은 50㎎인데 중간 크기의 귤 1개에는 약40㎎ 정도의 비타민C가 들어있으므로 하루에 귤2개를 먹으면 필요량을 충분히 섭취할수 있다.또 귤껍질을 버리지 말고 말려서 귤피차를 만들면 좋은 약이 될수 있다.감기·설사·두통·소화제로 널리 활용할수 있는 귤피차는 1일 10g의 말린 귤껍질을 물2홉(4백㎖)에 약하게 끓여 하루 2∼3회 마시면 좋다.
  • 유럽의 새모색/「카리스마」보다「융합의 리더」찾는다(신지도자론:3)

    ◎“발전적 EU건설” 외교력을 제일 덕목으로/불/좌파 개혁실패에 민의 우파 선호/독/화학적 민족통합·경제성장 기대/영/강력개혁 대처 영국병 치유 업적 21세기의 유럽국가들은 전반적으로 민족주의 성향이 강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프랑스의 한 국제문제연구소는 『민족주의 강화로 21세기가 반드시 장미빛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미국의 석학 새뮤얼 헌팅턴은 『앞으로 민족문화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민족과 문화에 대한 비전이 미래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의 하나로 떠오를 것이라는 얘기다. 그와 함께 현재 경제적 통합의 중간지점까지 진전된 유럽연합의 앞날을 위해서는 주변 국가들과의 협조 관계를 부드럽게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자질도 요구된다고 보고 있다. 선택은 국민에게 달렸다.시대 변화에 따라 국민이 원하는 국가지도자상은 늘 바뀌어 왔다.유럽 여러나라 지도자들의 진퇴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 국민은 지난 58년 드 골장군을 막강한 권한까지 주면서 대통령으로 택했다.그러나 11년 뒤에는 그에게 심한 거부반응을 보여 대통령직을 그만두게 했다.프랑스는 2차 대전이 끝난뒤 정치·사회적인 불안이 계속되는 데다 당시 식민지 알제리에 주둔하던 군부의 쿠데타조짐까지 겹친 위기상황을 맞자 초야에 묻혀 있던 드 골장군을 불렀다.국민들은 대통령에게 외교·국방·내치에 방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5공화국 헌법을 통과시켜주면서 프랑스의 영광을 재현해주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드 골대통령은 카리스마적인 국가경영으로 전반적인 안정기를 이룩하지만 60년대말 새로운 지도자를 요구하는 바람이 불어닥친다.국제적으로는 미국의 월남전 참전에 대한 젊은층의 반전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었고 국내적으로 2.7%라는 당시로서는 높은 실업문제와 학교시설 개선문제 해결등이 요구됐다. 이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조르주 퐁피두,지스카르 데스탱 대통령이 등장해 경제적 안정을 이루지만 변화에 대한 국민적 욕구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던 것같다.81년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프랑수아 미테랑의 사회당 정권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미테랑 대통령에게 가히 혁명적인 개혁을 기대했다.사회당 정권의 출범에 겁을 먹은 일부 부유층은 해외로 도피했을 정도였다.하지만 이상적인 사회주의 정책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점차 퇴색했고 실패한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경고」는 두번의 좌우 동거정부에서 나타난다. 프랑스는 오는 5월 대통령선거에서 21세기 지도자를 선출할 예정인데 그동안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자크 들로르 전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의 인기가 높았다.이들은 정치인 출신이 아닌 행정관료에다 경제전문가라는 특징을 갖고 있어 프랑스의 미래 지도자상을 읽을수 있게 한다. 사회당 집권 14년에 대한 염증에다 사회당 후보로 유력시되던 들로르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국민의 선택은 우파로 결정될 것 같다.새로운 지도자의 자질로는 3백만명을 넘어선 실업자 문제 해결책,유럽통합(EU) 비전,외교력의 균형이 새롭게 요구되고 있다. 프랑스가 비교적 폭넓은 지도자의 변화를 추구했던데 비해 이웃나라 독일은 경제및 통일지도자를 한결같이 요구해왔다고 할수 있다.아데나워 총리(재임 49∼63년)은 패전국이던 서독에 완전한 주권을 회복케 하는 강력한 지도자로 적합했고 에르하르트 총리(63∼66년)는 경제부흥을 위한 경제전문가로 등장했다. 경제적인 기적을 이룬 독일국민들이 통일이라는 정치적인 기적을 만들어내기 위해 선택한 지도자는 빌리 브란트(66∼74년),헬무트 슈미트(74∼82년),헬무트 콜총리(82년∼)등으로 이어진다.특히 89년 역사적인 통일을 이룬 콜 총리의 신속한 상황판단과 기민성은 새시대의 지도자 덕목으로 지적된다. 콜 총리는 85년 옛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등장해 신데탕트시대를 맞이하자 이를 적극 활용해 89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독초청으로 2차대전의 남은 숙제를 해결한다.나아가 그는 동서독과 4대전승국간 회담을 통해 독일통일의 열매를 거둔다. 콜 총리는 지난해 10월 선거에서 국민으로부터 거듭 지지를 받아 16년동안 최장수 총리를 할 수 있게 됐지만 국민이 요구하는 그의 활약상은 분명 바뀌고 있다.이제는 통일이후 문제해결과 화학적인 통합,경제성장을해야 한다는 쪽이다. 종전이후 영국에 나타난 현상은 국영기업의 비효율성,저조한 생산력,전국을 마비시킬 수 있는 호전적인 노동조합등 이른바 영국병의 만연이었다.대영제국의 광영은 커녕 유럽내 2류국가로 전락할 상황에서 국민이 요구한 것은 강력한 지도력이었다. 그래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여사가 79년 등장해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고 노조의 파업에 강력히 대응하는등 개혁조치를 취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다.대처 총리가 11년만에 다우닝가를 내준 것은 주민세 추진같은 비타협적인 강경함에 국민들이 반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존 메이저 총리는 합의를 중시하는 온건정책을 펴면서 북아일랜드와의 휴전같은 내치문제로 눈을 돌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이제 유럽은 카리스마에 의한 강력한 지도력을 지닌 지도자들이 아닌 합의와 조화를 추구하는 지도자들의 시대가 되고 있다. 결국,지도자란 시대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읽고 목표를 설정하며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 그 목표를 달성케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있다.
  • 항암제 「택솔」 98년 상품화

    ◎추출기법 기업에 이전… 임상용약품 연내 개발/유방암 50%·난소암 30% 효과­미선 92년 양산 암치료에 특효가 있는 택솔(Taxol)을 대량생산하는 기술이 올 상반기중 국내업체에 이전돼 오는 98년부터 상품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 임목육종연구소(소장 이보식)는 25일 택솔의 생산기법과 시료에서 약품의 원료를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국내업체에 이전하기 위한 설명회를 가졌다.47개의 제약회사와 기업체·국책연구기관 및 대학관계자들이 참석했다.임목육종연구소는 오는 6월까지 기술을 넘겨 연내 임상실험용 약품을 만들도록 할 방침이다. 연구소의 손성호 박사팀은 지난 93년6월 국내에 자생하는 주목나무열매의 씨눈을 대량증식,택솔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이어 잎과 껍질에서도 추출해냈다. 씨눈에서는 세포배양액 ℓ당 1백㎎을,잎과 껍질에서는 ㎏당 1백25㎎을 각각 뽑아냈다.이는 미국에서 추출하는 양의 1백배다.연구소는 현재 2천명의 환자에 임상실험할 수 있는 시료를 확보했다. 이소장은 『택솔은 2000년대 세계시장의 규모가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의약품』이라고 밝혔다.말기유방암에는 50%,난소암 30%,폐암에 25%의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69년 주목나무의 껍질에서 택솔을 추출했으며,92년 난소암 환자에 대한 임상실험으로 FDA(식품의약청)로부터 항암효과를 인정받아 양산하고 있다.한명의 암환자를 치료하는 데 택솔 2g이 필요하며,2천만원가량이 든다.
  • 부동산실명제와 개혁의지(사설)

    금융실명제와 함께 경제부문에서 비롯되는 한국병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 개혁의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부동산실명제가 철저하게 시행될 전망이다.김영삼대통령이 지난 연두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실시방침을 밝힌 이 제도는 관계부처의 실무작업과정에서 업계의 경쟁력등을 고려,적잖이 예외규정을 두는 등 연성(연성)지향적으로 운용의 틀이 짜여지는 듯했다. 그러나 홍재형부총리가 그동안 가장 큰 논란의 대상이 됐던 「기업부동산 명의신탁」을 불허키로 하는 등의 세부적인 시행계획내용을 23일 공식발표함으로써 부동산실명제의 개혁기능퇴색에 대한 일반의 우려는 크게 씻어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시행계획은 또 부동산명의신탁 예외인정범위를 양도담보 등으로 최소화하고 실명화과정에서 드러나는 불법행위는 주택건설촉진법등 기존법률에 의해 처리되도록 형평성 유지에 노력한 흔적이 뚜렷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홍부총리 발표내용이 개혁입법의 정책의지를 비교적 충분하게 담은 것으로 종합적인 논평을 하는 데 주저함을 느끼지 않는다.우리는특히 망국병으로까지 불리던 부동산투기에 대기업들이 앞장서오던 과거의 예에 비춰볼 때 기업부동산의 명의신탁금지는 지극히 당연한 조치로 생각한다. 비록 이들 대기업이 법인명의로 사들이는 땅값 상승현상과 이에 따른 경쟁력약화를 이유로 내세워 반발하고 있기는 하나 실명제실시는 장기적으로 땅값의 하락·안정세를 유도하기 때문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다만 정부로서는 부동산담보가치가 떨어지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시설투자등을 위한 기업의 업무용부동산매입을 원활하게 뒷받침하는 세제상의 지원조치등 각종 보완대책을 차질없이 마련하는 데 힘써나가야 할 일이다.금융관행도 지금까지의 부동산담보위주 대출에서 해당기업의 사업성·장래성평가에 중점을 두는 신용대출로 전환함으로써 불필요한 부동산수요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또 전형적인 명의신탁으로 많은 사회병폐를 조장하던 양도담보는 주로 사채인 채권의 이자소득에서 합법적으로 소득세를 납부한 사실이 있어야만 명의신탁을 인정하는등 예외조항을엄격하게 운용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이와 함께 부동산실명제 실시로 시중 여유자금이 더이상 투기자금화하지 않고 생산적인 산업자금으로 최대한 유입되도록 금융상품을 보다 다양하게 개발하고 증권시장도 건전하게 육성하는 시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금융에 이은 부동산의 실명화는 지하경제적 요소들을 뿌리뽑아 음성세원이 드러나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기업의 세부담을 줄이는 등 국가경제운용의 비용을 낮추고 효율을 높이는 이점을 안겨줄 것이다.이러한 실명제 실시효과가 국부와 국력증대의 열매를 맺게 하는 세계화로 이어질 것임은 두말을 필요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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