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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철 식음료 가이드] 롯데제과, 사랑 담은 빼빼로 170만갑 기부

    [여름철 식음료 가이드] 롯데제과, 사랑 담은 빼빼로 170만갑 기부

    나의 소비가 내 이웃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착한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롯데제과는 히트 상품 가운데 하나인 ‘빼빼로’를 이용해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빼빼로를 사회공익단체에 기부해 판매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토록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기부한 빼빼로는 약 170만갑. 지난 5월에만 빼빼로 100만갑(10억원 상당)을 아름다운가게, 사랑의열매, 월드비전 등에 각각 전달했다. 전국 5개 도시에 있는 아름다운가게에서 빼빼로가 판매되고 있다. 사랑의 열매에 전달된 빼빼로는 지역아동센터, 한국아동복지시설, 한국청소년그룹홈 등에 전달됐다. 빼빼로는 낙후지역 아동들을 위한 시설을 짓는 데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2월 국제아동권리기관 세이브더칠드런과 협약을 맺고 빼빼로 수익금의 일부를 전북 완주군 봉동읍 소재 아동센터 건립에 쓰고 있다. 센터 이름을 ‘롯데제과 스위트홈’(Sweet Home)으로 정하고 완공 시점을 11월 11일 ‘빼빼로데이’에 맞춰 의미를 더욱 살리기로 했다. 또 하나의 인기 상품인 자일리톨껌 판매 수익금도 뜻깊게 쓰고 있다. 치과의사협회와 손잡고 ‘닥터자일리톨버스’라는 이동검진버스를 만들어 매월 소외 지역을 방문, 주민들에게 구강검진과 스케일링 등 치과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성동구청 열린 ‘사랑의 여름 김치나눔행사’

    성동구청 열린 ‘사랑의 여름 김치나눔행사’

    19일 서울 성동구청 앞 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여름 김치나눔행사에서 고재득 성동구청장이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김치를 맛보고 있다. 성동구 사랑의 열매 나눔봉사단원 100여명이 담근 김치 11,900킬로그램은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3,460가구에 가구당 3.5킬로그램씩 지원된다. 손형준 boltagoo@seoul.co.kr
  • [포토] ‘사랑의 여름 김치나눔행사’

    [포토] ‘사랑의 여름 김치나눔행사’

    19일 서울 성동구청 앞 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여름 김치나눔행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맛깔스럽게 담근 김치를 들어보이고 있다. 성동구 사랑의 열매 나눔봉사단원 100여명이 담근 김치 11,900킬로그램은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3,460가구에 가구당 3.5킬로그램씩 지원된다. 손형준 boltagoo@seoul.co.kr
  • [포토] 성동구청에서 열린 사랑의 김치 나눔행사

    [포토] 성동구청에서 열린 사랑의 김치 나눔행사

    19일 서울 성동구청 앞 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여름 김치나눔행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맛깔스럽게 담근 김치를 들어보이고 있다. 성동구 사랑의 열매 나눔봉사단원 100여명이 담근 김치 11,900킬로그램은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3,460가구에 가구당 3.5킬로그램씩 지원된다. 손형준 boltagoo@seoul.co.kr
  • [포토] 성동구, 사랑의 김치 나눔행사

    [포토] 성동구, 사랑의 김치 나눔행사

    19일 서울 성동구청 앞 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여름 김치나눔행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맛깔스럽게 담근 김치를 들어보이고 있다. 성동구 사랑의 열매 나눔봉사단원 100여명이 담근 김치 11,900킬로그램은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3,460가구에 가구당 3.5킬로그램씩 지원된다. 손형준 boltagoo@seoul.co.kr
  • [포토] 성동구, 사랑의 김치 나눔행사

    [포토] 성동구, 사랑의 김치 나눔행사

    19일 서울 성동구청 앞 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여름 김치나눔행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맛깔스럽게 담근 김치를 들어보이고 있다. 성동구 사랑의 열매 나눔봉사단원 100여명이 담근 김치 11,900킬로그램은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3,460가구에 가구당 3.5킬로그램씩 지원된다. 손형준 boltagoo@seoul.co.kr
  • [씨줄날줄] 힐링 창신동/정기홍 논설위원

    “빨간꽃 노란꽃 꽃밭 가득 피어도/하얀 나비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1980~1990년대 대학가에서 불렀던 운동 가요 ‘사계’의 가사다. 이 노래는 재봉틀(미싱)을 돌리던 동대문시장 의류공장 어린 여공들의 고달픔을 묘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이면엔 인근 창신동 여공들의 ‘애환과 꿈’이 자리하고 있다. 1970~1980년대 서울 종로의 창신동은 골목의 쪽방에서 미싱을 돌리며 옷가지를 만들던 곳, CD 가게가 여공들의 발길을 잡던 곳, 겨울 골목길에 하얀 연탄이 뒹굴던 곳, 골목길 보름달에 ‘시다’의 그리움이 머물던 곳이었다. 지금도 창신동 채석장 바로 밑 봉제 골목에는 동대문 의류시장의 모태 같은 역할을 하면서 미싱은 돌아가고 있지만···. 창신동은 조선시대만 해도 도성에 인접해 유서깊은 동네였다. 낙산을 낀 마을에는 붉은 열매인 복숭아와 앵두나무가 많아 ‘홍숫골’ 또는 ‘홍수동’(紅樹洞)으로 불리며 도성 안 사대부의 ‘별저’(別邸)가 많았다고 한다. 조선의 실학 선구자인 이수광도 경치 좋은 이곳에서 ‘지봉유설’을 집필했다고 전해진다. 일제강점기 때인 1920년대에 들어서는 이곳의 돌을 캐서 조선총독부와 경성역(현 서울역), 경성부청(서울시청)을 지었다. 근자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과 화백 박수근이 살면서 인연을 이었던 곳이기도 하다. 역사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 법인가. 동대문시장 노동자들의 거주지였던 이곳은 1970년대 들어 봉제공장이 들어서면서 역사를 다시 쓰게 된다. 이때부터 창신동은 여공의 ‘꿈’이 영그는 대표적인 쪽방촌으로 각인된다. 지금은 이곳 3000여개 봉제공장에서 생산된 의류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로 대표되는 동대문 시장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40년 전 그날의 창신동 여공들이 어엿한 봉제공장의 안주인으로 들어앉은 사례도 많다. 창신동을 아는 이들은 말한다. 쪽방의 재봉틀 소리를 뒤로하고 낙산에 올라 본 사람만이 창신동의 골목 이야기를 안다고. 낙산은 창신동·숭인동 달동네를 품고서, 저 너머 동대문 시장의 화려한 불빛을 주시하고 있다. 이처럼 낙산은 쪽방촌의 애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요즘 창신동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열고 있는 창신동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한 ‘Made in 창신동’전이 연일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에는 창신·숭인지역 뉴타운 개발지구가 해제되면서 창신동을 ‘힐링 골목’으로 만들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봉제 골목과 백남준·박수근이 만날 날이 언제쯤일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한국농업의 미래 케이팜 가보니

    한국농업의 미래 케이팜 가보니

    빽빽하게 꽂혀 있는 모종들 사이로 검은색 팔 모양의 기계가 끊임없이 돌아다닌다. 기계가 식물에 가까이 다가가자 화면에 식물의 영양 상태와 부족한 부분에 대한 정보가 뜬다. 우수한 작물에는 특별한 표시가 나타난다. 물이 부족하다는 표시가 뜨자 자동으로 물이 공급된다. 열매가 맺히면 열매의 겉모습을 찍는 것만으로 당도도 확인할 수 있다. 강원 강릉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의 ‘케이팜’(K-Farm) 실험실에서는 ‘한국 농업의 미래’를 목표로 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17일 찾은 실험실에는 심어진 식물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적절하게 자라게 하는, 자동화된 식물공장(인도어 파밍)이 구현돼 있었다. 실험실 책임자인 노주원 박사는 “독일 기업이 식물을 컨베이어 벨트에 싣고 움직이며 특정 장소에서 촬영해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일은 있지만 기계가 식물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직접 다가가 살피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각종 식물이 생장 단계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가는지, 건강 상태는 어떤지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야 식물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또 같은 공장 내에서 자라는 식물 중에 잘 자라는 식물이나 병충해에 유독 강한 식물을 골라내는 센서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과일이나 채소가 소비자의 기호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살피기 위해 광대역파장을 이용, 우수한 결과물을 골라내는 기술도 개발돼야 한다. 노 박사는 “현재는 시제품 단계지만 좀 더 세밀하고 장기적인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면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제품이 탄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케이팜은 기존의 식물 공장과 달리 다양한 전략을 갖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라 지역별로 달라지는 재배 작물을 쉽게 정착시킬 수 있는 기술, 나노센서로 병해충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 고부가가치 농산물 산업화 등 개발에만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노 박사는 “낙후된 농업을 정보기술산업(ICT)과 결합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단계”라며 “일본의 경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말농장을 사면 원하는 대로 키워서 결과물을 배송해 주는 시스템도 있는 만큼 케이팜 역시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릉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it 트렌드&브랜드] 탄산수 제조기 ‘소다스트림’

    [it 트렌드&브랜드] 탄산수 제조기 ‘소다스트림’

    요즘 탄산이 대세다. 콜라나 사이다 등 달짝지근한 탄산음료 얘기가 아니다. 언젠가부터 물맛에도 까다롭게 굴며 고급 생수를 찾던 국내 소비자들이 이제 탄산수의 톡 쏘는 맛에 빠져들고 있다. 덕분에 국내 탄산수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11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약 130억원대로 성장했다. 걸음마 단계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건 ‘페리에’ 등 수입산 탄산수. 국내업체들도 경쟁제품을 내놓고 숨가쁘게 따라 붙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이런 가운데 페리에를 위협할 만한 상대가 나타났다. 바로 이스라엘에서 건너온 탄산수 제조기 ‘소다스트림’. 전기도 배터리도 쓰지 않는데 버튼 하나만 누르면 5초 안에 생수를 탄산수로 탈바꿈시키는 신통방통한 기계다. 주부들의 눈도장을 받으며 홈쇼핑 인기상품으로 등극 중인 소다스트림이 국내에 소개된 건 2003년. 단맛도 없는데 탄산만 가득한 물맛에 질색하던 게 엊그제인데 이 기계가 10년 전 한국땅을 밟았다는 것이 놀랍다. 소다스트림을 독점 수입·유통하는 황의경 밀텍산업 대표는 “내내 적자를 보다가 사업 시작 8년 만인 2012년에 8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첫 흑자를 봤다”고 말했다. 독일 주방용품 ‘휘슬러’ 한국 법인을 운영하며 아이디어 번뜩이는 생활용품에 ‘눈을 밝혀온’ 황 대표는 당시 함께 일하던 독일 사업가를 통해 처음 이 제품을 알게 됐다. 이스라엘 본사에서조차도 그를 말릴 정도였다는데 무슨 생각으로 사업을 결정했을까. “때마침 독일에서 쓰레기 분기수거, 종량제 도입 등 환경정책이 강화되면서 소다스트림이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한국에도 언젠가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겠나 싶어 한참 망설이던 끝에 마음을 먹었죠” 황 대표는 “얼마 전 기록을 살펴보니 지난 10년간 고객 시음용으로 사용한 컵이 500만컵이었다”며 “그동안 뿌린 씨가 열매를 맺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트렌드 변화도 한몫했다. 그는 “해외여행 등이 빈번해지고 고급 커피전문점 증가 등으로 탄산수를 접할 기회가 잦아지면서 국내 소비자의 입맛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소다스트림의 인기 요인은 초기 투자 비용(모델별 10만~30만원대)만 들이면 훨씬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으로 탄산수를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다. 2만원대 탄산가스 실린더 하나로 최대 80ℓ의 탄산수를 제조할 수 있다. 할인점에서 병당 1500원 이상 판매하는 탄산수(330㎖ 기준)를 250병 가까이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전국 백화점에 22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2009년 본점 입점을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13곳에 점포를 냈다.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5배 늘어난 400억원대로 잡았을 정도로 소다스트림은 ‘날개’를 달았다. 탄산 강도를 조절해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는 신제품 ‘소스’(source)가 올해의 ‘신무기’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 다양한 시럽이 들어있는 소다캡도 출시한다. 캡슐에 든 시럽을 탄산수에 섞기만 하면 시중에서 파는 탄산음료가 남부럽지 않다. 음료업체들은 긴장하겠지만 주부들은 더욱 반색할 듯하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아너소사이어티 300호 이인정 산악연맹회장

    이인정(68) 대한산악연맹 회장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300번째 회원이 됐다. 이 회장은 12일 서울 중구 정동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어려운 환경으로 재능을 이어 가기 힘든 체육 유망주들을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 이 회장은 태인체육장학회를 운영하며 20여년 동안 체육 유망주를 지원해 왔다.
  • [CEO칼럼] 창조경제의 견인차는 가정/황성주 ㈜이롬 회장

    [CEO칼럼] 창조경제의 견인차는 가정/황성주 ㈜이롬 회장

    1934년 출간된 ‘성과 문화’에서 인류학자 J D 언윈은 ‘문명은 억압된 성의 부산물’이라는 S 프로이트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86개 사회집단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일부일처제와 문화적 활력이 상관관계에 있음을 알아냈다. 사회의 탁월성을 예견하는 중대한 지표가 혼인에서의 정절이라는 것이다. 언윈은 한 세대가 혼전 순결과 결혼 이후 정절을 소중히 여기면 그 세대 이후의 사회가 문화적 역동성을 유지한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이 연구결과가 너무나 인상적이었기에 영국에서는 사회발전과 번영의 인프라로서 혼전 순결과 결혼 후 정조를 엄격히 지키는 시민들을 키워내고 육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기성세대들은 창조성이 지식의 축적이나 정보의 소통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러나 창조성은 지성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감성·영성·사회성·도덕성의 총체적 집합체로서 표출돼 나온다. 이 모든 지수들의 상호 작용과 상승 작용을 통해 창조적 능력이 빛을 발한다는 게 정설로 자리 잡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창조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오히려 감성과 도덕성이라는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의 실현 방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필자는 창조경제는 정부나 기업의 정책이 아니라 건강한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하며, 그 최종적인 열매도 가정의 행복으로 귀결되어야 마땅하다고 본다. 사실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한 가정에서 진정한 창조성이 분출된다. 건강한 가정이 건강한 사회, 건강한 나라를 만든다. 소비 단위가 아니라 생산 단위로서 해야 할 일이 많은 가정은 ‘꿈과 사랑의 발전소’이며 ‘창조력의 샘터’이다. 이처럼 가정공동체의 역할이 중대한데도 21세기처럼 가정이 과소평가됐던 시대는 없었던 것 같다. 필자는 가정의 위상을 회복해 창조경제의 견인차가 되게 하려면 다음과 같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가정공동체를 파괴하는 그릇된 밤문화를 청산해야 한다. 사회관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적당한 술자리는 필요하지만 요즘 들어 그 도를 넘어서, 이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과도한 음주문화가 빚은 혼탁한 밤문화는 사회의 도덕성을 무너뜨리는 암적인 존재이며 가정의 행복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이다. 부정·부패·불륜 등 검은 커넥션의 온상인 셈이다. 특히 학생들이 공부에 열중해야 할 캠퍼스조차 술에 찌들어 있을 정도로 한국의 술문화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전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의 성희롱 스캔들과 육사 생도의 성폭행 사건 등이 보여주듯 국가공동체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들의 배후에는 항상 술이 있었다. 밤문화의 결과물인 가정파탄·자녀탈선·건강문제 등을 해소하는 비용도 천문학적 규모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전 국민이 피해자가 되는 밤문화의 청산 대책이 필요하다. 둘째, 가정주부라는 직업군을 전문화하고 주부의 생산성을 극대화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부부 맞벌이가 이상적인 모델로 보편화되고 있지만 사실 모든 여성이 일자리를 가질 수는 없다. 또 여성이 직장생활을 해야만 가정경제가 풍요로워지는 것도 아니다. 돈벌이나 자아실현을 위해 아이를 다른 곳에 맡기는 것이 현명한 투자인지,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치러야 할 대가보다 작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300만 가정이 홈스쿨링을 하고 있고 홈스쿨링 출신 학생들이 대학입시에서 탁월한 결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학원비를 벌기 위해 직업을 갖는다면 대차대조표를 잘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엄청난 직업 창출의 잠재력은 사실상 건강한 가정의 회복과 맞물려 있다. 결론적으로 가정공동체를 바로 세워야 나라가 살고 경제가 산다. 창조경제를 이루려면 창조성의 원천인 ‘건강한 가정’을 회복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정주부를 ‘중요한 직업군’으로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2부) 일하는 노년을 꿈꾸다 ⑤ 귀농 성공 비결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2부) 일하는 노년을 꿈꾸다 ⑤ 귀농 성공 비결

    “투자를 할 거면 귀농은 왜 하느냐는 분들이 계신데, 이런 분들이 귀농하면 100% 망합니다. 귀농은 창업입니다. 투자는 기본이고 투자하는 만큼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창업과 다릅니다. 여기에서는 ‘나’보다 ‘우리’가 중요합니다. 스스로 농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만 자신이 추구했던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28일 경남 거창군 거창읍에 위치한 사과농장. 열매를 솎는 시기여서 일손이 한창 달릴 때였지만 박병오(50) 산천수·거창군귀농인연합회 회장은 귀농 후배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천안연암대학교 도시민 농업 창업과정 15기 교육생 30명이 박씨 농장에서 마지막 현장 실습을 하는 중이었다. 박씨는 한때 잘나가는 건설업자였다. 부산에서 14년간 건설회사에서 일했고 이후 경험을 살려 5년간 개인사업을 했다. 그러다 귀농을 결심한 건 연로한 부모를 직접 모셔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게 2006년이었다. 그는 2년간 착실히 준비해 1억 5000만원을 들고 고향으로 돌아와 성공한 귀농인이 됐다. 지난해 사과 농사 매출액은 1억 2000만원 수준으로 사업비 40%를 제외하면 순이익이 7200만원가량이다. 박씨처럼 성공한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최근 들어 늘고 있다.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귀농가구는 1만 1220가구(1만 9657명)로 전년보다 11.4% 늘었다. 귀촌가구도 지난해 1만 5788가구(2만 7665명)다. 은퇴 후 삶을 여유있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귀농·귀촌을 제2의 삶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절반가량이 귀농에 실패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인생 1막’ 못지 않게 스트레스와 노동에 시달릴 수 있다. 귀농은 창업인 동시에 삶의 터전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박씨도 시작은 순탄치 못했다. “귀농 첫해 정착비로 1억원을 썼지만 소득은 한 푼도 없었어요. 해가 거듭되면서 수익은 점차 늘어나긴 했는데 어느 정도 되니까 농사 지을 땅이 좁은 게 아쉽더라고요. 다행히 2010년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농작지를 8000평 규모로 늘리면서 사정은 나아졌죠.” 올해 정부의 귀농·귀촌 지원 예산은 812억원으로 전년(639억원)보다 28% 늘었다. 귀농창업 및 주택마련을 위한 정착자금도 올해 700억원이 지원된다. 하지만 귀농인 입장에선 여전히 자금 지원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높다. 박씨는 투자하고 싶을 때 정부나 금융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대출해 주지 않는 게 아쉽다고 했다. 보이지 않는 장애물도 컸다.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박씨를 향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도시에서 살지 뭣하러 힘들게 여기까지 내려왔냐는 식이었어요. 사업에 실패한 사람처럼 보기도 했지요. 그런 점에서 이곳은 고향이지만 객지이기도 했어요.” 박씨의 귀농 성공 비법은 뭘까. 그는 ‘농촌 사회에 스며드는 것’을 꼽았다. 그래야 농업기술을 빨리 배우고 동네 주민과 어울려 사는 맛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역사회에서 운영되는 모임엔 가급적 참가하려 애썼다. ‘작목반’, ‘사과대학’, ‘초등학교 동창회’ 등 귀농 첫해에 그가 참석했던 모임만 5~6개다. 그는 농촌 사회를 ‘계(契)판’이라고도 부른다. 농촌에서는 두명 이상만 모이면 계를 만들려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다. “귀농인들은 도시 생활을 하면서 나름 갖고 있는 기술들이 있지요. 거창하지 않아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농촌에 도움줄 일이 많습니다.” 박씨는 귀농은 귀촌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귀농은 경제적 소득의 일부 혹은 전부를 농업에서 얻지만 귀촌은 거주 공간만 농촌으로 옮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귀촌이 아니라 귀농을 결정했으면 창업자 정신을 가져야 해요. 농업이 단순히 1차 산업이 아니라 1, 2, 3차 산업이 복합된 6차 산업이라 불리는 만큼 품질 보증과 서비스가 중요해졌습니다.” 착실한 사전 준비는 기본이다. 박씨는 2006년 도시민 농업 창업과정 1기 교육생이다. 3개월간 합숙하며 귀농에 집중한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날 실습에 참석한 이유호(55) 교육생도 “9주 동안 합숙하면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귀농 시기와 장소, 지역 주민과의 갈등 해소, 토지 구매 때 주의해야 할 점 등 현실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배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현장실습에 동행한 채상헌 천안연암대 귀농지원센터장도 귀농 성공에 대해 도움말을 보탰다. 그는 ‘나와 가족이 왜 농촌에 가서 살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이유 찾기가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이것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인맥만으로 귀농하겠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채 센터장은 “농촌은 도시와는 환경이 다른 만큼 귀농은 사회적 이민을 뜻한다”면서 “이민갈 때 그 나라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것의 가치를 존중할 때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있는 것처럼 귀농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농촌의 가치를 존중하고 삶으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성공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채 센터장은 “농작으로 소득도 중요하지만 삶의 터전이 바뀌는 만큼 삶의 철학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 센터장은 귀농의 성공을 ‘매출 1억원’이 아니라 ‘담장 너머로 주고 받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마을 시골길에서 자동차 바퀴가 빠졌을 때 이웃 주민이 달려와 도와주고 걱정해야 행복하다는 것이다. “귀농은 2인3각 경기와 같아요. 귀농인들이 농업 이외의 것들을 겸손하게 풀어놓을 때 마을 사람과의 어울릴 수 있지요. 스스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파트너란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귀농이란 게 몸은 고단해도 가슴은 풍요로워지고자 하는 것 아닌가요.” 창원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성장동력 되살려야 복지 확대도 가능하다

    어제 박근혜 정부의 첫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열렸다. 한국개발연구원(KDI)·매킨지 등 국내외 4개 연구기관은 회의에서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요지의 공동보고서를 냈다고 한다. 새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난관에 봉착한 경제를 되살려줄 것이라고 믿고 싶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우리의 경제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경제성장률은 평균 4.5% 선이었지만 이후 30년 동안은 1~3%의 저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망치일 뿐이고 저성장에 대한 장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마이너스 성장률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미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3%에서 2.3%로 낮춰졌다. 저성장 기조를 방치하다가는 20년 동안 침체의 늪에 빠졌던 일본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사인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금융이자가 줄어들자 소비자들은 지갑을 꽁꽁 닫고 있다. 이런 내수 위축과 더불어 기업들의 설비 투자 축소가 성장을 위축시키면서 장기적 경기침체의 우려를 낳는 상황이다. 가계부채는 1000조원을 넘어 금융 부실을 부를 시한폭탄처럼 잠복해 있다. 인구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어 5년 후면 피부양 인구가 생산 인구를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빈부격차 확대로 복지 예산의 수요는 천정부지로 커질 태세여서 가뜩이나 어려운 정부 재정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20년’을 반면교사로 삼아 정부는 문제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경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중장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어제 국내외 4개 경제연구소가 제안한 4대 정책과제는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는 중기적 균형재정 달성, 시장친화적 통화금리 운용, 외국인 투자 확대 유도, 양적 완화 종료 대비 등 거시적 경제안정 정책이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동력의 확충이다. 양극화 해소와 노인 생계 보호를 위한 복지는 국가 정책의 우선순위에 있어야 함은 맞다. 그러나 복지가 따먹을 수 있는 것은 성장의 열매임을 잊어선 안 된다. 성장동력을 확충하려면 먼저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찾아야 한다. 미래의 먹거리인 신수종사업 발굴에 대기업들이 앞장서야 함은 물론이다. ‘손톱 밑 가시’로 비유되는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경제의 저변인 중소기업들이 마음껏 일할 기반을 만드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기업이 보수적 투자 관행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고 외국인들에게 투자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몫이다. 생산인구를 확대하기 위해 여성과 노인층, 외국인력을 일터로 불러내야 하고 그것을 위한 일자리 창출은 더 시급한 문제다.
  • “방폐장, 주민동의 얻으려 1만번 넘게 만났다”

    “방폐장, 주민동의 얻으려 1만번 넘게 만났다”

    방사능 강도가 낮은 중·저준위 폐기물을 저장하는 경주방폐장을 짓는 데만도 무려 19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사용 후 핵연료에 대한 재처리 권한을 얻지 못하면 우리나라도 결국 고준위 방폐장을 건설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내년 6월 준공을 앞둔 경주방폐장의 안전성에 대해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끊이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3기의 원전을 운영 중인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사용 후 핵연료는 연간 약 700t. 울진, 월성, 고리, 영광 등 4곳의 원전단지 내에 1만 2629t(2012년 기준)의 사용 후 핵연료가 임시 저장돼 있다. 이마저도 2016년부터는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는 사용 후 핵연료의 관리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다음 달 중 민간 자문기구인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원전 선진국’으로 통하는 스웨덴은 사용 후 핵연료의 최종 처분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웨덴의 방사성 폐기물 관리회사인 SKB의 스톡홀름 본사에서 만난 사이더 라우치 엔즈스트롬 부사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사용 후 핵연료 최종 처분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더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현재 SKB는 스톡홀름에서 차로 4시간 30분 떨어진 남부 오스카르스함에서 사용 후 핵연료의 중간저장시설인 CLAB(Central Interim Storage for Spent Fuel)를 운영 중이다. 원전 10기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사용 후 핵연료는 1만 2000t으로, 원전 내 저장소에서 약 1년간 저장됐다가 CLAB로 옮겨져 30여년간 냉각 과정을 거친 뒤 영구 처분장이 건설되면 그곳에 영구 매장될 예정이다. SKB는 영구 처분장 부지로 포르스마르크를 선정하고 현재 스웨덴 정부의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SKB가 처분장 건설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때는 2011년 3월 16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불과 나흘 뒤였다. 스웨덴에서도 반대 여론이 만만찮았다. 엔즈스트롬 부사장은 “원전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주민 동의를 얻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우리는 기술적인 문제를 말하는데 주민들은 ‘물을 마음대로 마실 수 있느냐’ ‘나무 열매를 따서 먹을 수 있느냐’고 묻는 등 생각이 달랐습니다. 빈 양동이에 물을 채워 넣듯 (일방적인) 설득이 아니라 대화가 필요합니다.” 그는 2만명의 인구가 사는 지역에서 주민들의 회사로, 학교로 찾아다니며 “1만번도 넘게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소도시에 살며 학력 수준이 낮은 가임기의 젊은 여성들은 원전에 대체로 부정적이다. 반면 대도시 거주, 고학력의 50대 이상 남성들은 원전에 긍정적이다. 그는 반대 목소리에 주목하는 것이 안전한 원전 기술 개발에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원전 문제에 있어 (찬성하는) 남성은 ‘액셀러레이터’, (반대하는) 여성은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양쪽이 조화를 이뤄야 차가 잘 굴러갈 수 있죠.” 스톡홀름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전차군단 부활 뒤엔 어린 축구선수들 체계적 지원 있었다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 구장에서 26일 펼쳐진 2012~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사상 첫 독일 클럽끼리의 대결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도르트문트를 2-1로 제치고 12년 만에 대회 우승컵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 전차군단의 부활을 전 세계 팬들에게 깊이 각인시켰다. 1980~1990년대 베켄바워와 차범근, 마테우스가 활약하던 황금기 독일 축구를 기억하는 국내 팬들에게 준결승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양대 명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따돌리며 차려진 독일 잔치 자체로도 충격을 안겨줬다. 그런데 이날 90여분의 짜릿하고도 박진감 넘치는 승부는 한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에 빼앗긴 관심을 되찾아오기에 충분했다. 독일 축구가 환골탈태한 계기는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EURO) 대회에서 독일 대표팀이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조별리그 꼴찌를 차지했을 때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당시 네덜란드 언론은 21세 이하(U21), 19세 이하(U19) 대표팀의 부진과 한데 묶어 ‘죽어가는 축구의 나라’라고 비아냥댔을 정도였다. 독일축구협회(DFB)와 클럽, 팬들은 심층적인 재평가에 들어가 다양한 개선책을 마련했다. 우선 클럽마다 유스팀을 강화했다. 체격과 체력만을 따지던 유망주 발굴 시스템도 기술적인 요소와 민첩성 등을 따지는 방식으로 바꿔 나갔다. 분데스리가 클럽들은 현재 매년 1억 유로(약 1460억원)가량을 유스아카데미에 재투자하고 있다. DFB는 3년마다 한 번씩 조사단을 클럽들에 보내 훈련 계획은 물론, 어린 선수들이 학교에서 어떤 지원을 받는지까지 무려 800개 항목에 걸쳐 철저히 점검한다. 클럽들은 DFB에 등록하거나 독일축구리그(DFL)에 입회하기 위해 유스아카데미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탄탄한 재정 및 지출 계획을 감당할 현금 유동성을 입증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열매를 맺어 17세 이하-19세 이하-21세 이하 대표팀으로 파급됐다. 2000년 23세 이하 대표팀 가운데 분데스리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는 선수 비율이 6%에 머무르던 것이 2010년 15%로 껑충 뛰었다. 그 결과 2006년 독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모두 3위를 차지하며 어느 정도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날 결승에 선발 출전한 뮌헨의 필립 람, 토마스 뮐러,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다비드 알라바, 도르트문트의 마르셀 슈멜처, 마르코 로이스가 모두 소속팀 유스 출신으로 국가대표팀에도 몸담고 있다. 도르트문트의 매츠 허멜스도 뮌헨 유스팀 출신이다. 이런 모습은 단기성과에 급급해 외국의 스타급 선수 영입에만 목매는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독특한 클럽 운영과 팬 관리 시스템도 독일 축구 재건에 한몫했다. 각 클럽의 지분을 한 사람이 50%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것도 독특하다. 구단주가 팬들의 의사에 관계없이 구단을 팔아 치우는 것을 막는 장치로 활용된다. 시즌권을 구매한 팬들은 하위 리그 경기의 할인 관람 혜택은 물론, 경기장을 오가는 대중교통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120유로 정도 되는 스탠더드 시즌권은 다른 리그에 견줘 아주 싼 편이다. 그 결과 2012~13시즌 분데스리가는 모든 경기에 4만 2000명을 유치, 좌석 점유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축구 리그로 공인받았다. 프랑크푸르트 구단은 지난 시즌 2부리그에 머물면서도 홈 경기 평균 4만명 이상을 끌어모았다. 2002년 이후 이렇다 할 전기를 만들지 못한 한국 축구가 곱씹어 봐야 할 독일 축구의 13년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④아디스아바바, 에티오피아 커피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④아디스아바바, 에티오피아 커피

    Addis Ababa 아디스아바바 활기찬 공중도시, 꽃으로 피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여행 목적지로 찾는 이들이 있을까? 지금의 수도는 20세기에 이르러 정치, 외교적인 목적 아래 기획적으로 수도로 지정된 만큼 문화유적이나 볼거리는 많지 않다. 국제공항이 있으니, 여행객들은 지방으로 오가는 길에 하루이틀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로운 꽃’이라는 뜻의 이름과 달리 먼지 많고 어수선한 도시이긴 하지만 ‘수도이기에’ 둘러볼 만한 장소들이 몇 군데 있다. 에티오피아인들의 남다른 민족적 자부심은 독립을 지킨 정통성, 기독교 문화, 찬란했던 고대 문명 그리고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기원에까지 맞닿아 있다. 이유인즉 현생 인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루시Lucy’의 뼛조각이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까닭이다. 그 흔적을 아디스아바바 국립대학교 내에 있는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에서 찾을 수 있다. 최초의 직립보행 유인원인 루시(학명: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발견 당시 고고학자들이 비틀즈의 노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를 듣고 있었다 하여 이름지어졌다. 이후 ‘슬기로운 사람’을 뜻하는 호모사피엔스 ‘이달투Idaltu’의 화석이 발견된 것도 에티오피아에서였다. 이 두 개의 화석은 에티오피아인들이 인류의 기원지로서 자신들의 영토에 더욱 강한 자부심을 갖게 했음은 물론이다. 전통시장 ‘마르케토Marketo’와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엔토토산Mt.Entoto’도 여행객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마르케토는 다른 아프리카 도시의 시장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은 장식품이나 수공예품을 저렴한 값에 구매할 수 있다. 가장 활기찬 시장 풍경을 보려면 토요일에 들르는 게 좋지만 소매치기에 유의해야 한다. 에티오피아는 우리나라와 각별한 관계를 갖고 있기도 하다. 6·25 한국전쟁 당시, 약 6,000명의 병력을 파병한 까닭이다. 물론 미국이 아디스아바바에 공항을 건설해 주는 거래가 있었다지만 100여 명이 목숨을 잃어가며 함께 싸워 준 은공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아디스아바바에 한국전쟁 기념탑을 세웠고 에티오피아의 질병 퇴치와 가난 극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협조하고 있다. Ethiopian Coffee 에티오피아 커피 소중한 사람과 나누는 ‘성스러운 한모금’ 에티오피아에 기원하고 있는 것은 인류만이 아니라 그들이 매일 못 마시면 손이 떨리도록 중독이 되어 버린 음료, 커피도 있다. 커피가 최초로 발견된 것은 지금의 짐마Jimma 지역, 옛 지명 ‘카파Kaffa’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어디까지나 ‘설’에 불과하다. 어쨌든 커피라는 용어 자체가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된 것은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기원후 6~7세기, 어린 목동 칼디Kaldi는 자신이 기르는 염소들이 흥분하며 날뛰는 모습을 보았고, 이후 며칠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따먹는 것을 목격했다. 호기심에 칼디도 그 열매를 따먹어 보고는 신경이 곤두서는 경험을 했고, 이를 수도원에 알린 뒤 각성제로서 커피가 보급됐다고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커피의 원산지를 따져가며 마시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예가체프, 시다모, 하라르 등 에티오피아 커피는 고급종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에티오피아에는 수백만 개의 커피농장이 운영 중인데, 그 독특한 향과 풍미는 절대적으로 에티오피아의 토질에 기인한다고 한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는 음료,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귀중한 손님이나 친구들을 위해 진행하는 ‘커피 세레모니’는 성스러운 의식과도 같다. 세레모니는 약 30분간 진행되는데 느긋하게 커피를 대접받는 매너도 중요하다. 생두를 프라이팬에 올려 숯불에 볶은 뒤에는 프라이팬을 손님들에게 가져가 커피의 향을 맡게 해준다. 이후 볶은 커피를 절구에 넣어 빻고, 주전자에 커피가루를 넣고 끓여낸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한잔의 양만큼 유리잔에 담아 건넨 뒤, 팝콘을 간식으로 함께 먹는 게 세레모니의 완성이다. 아디스아바바 외곽,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베델Bethel’이라는 미망인촌에서 처음으로 맛본 커피는 한번도 경험 못한 맛과 향으로 오감을 적셨다. 여정 중 맛본 수십 잔의 커피들은 당연히 그에 못 미쳤는데, 이는 커피 세레모니와 함께 전해진 정성과 호의가 그만큼 따뜻했고 진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 02-790-9766, 에티오피아항공 02-733-0325 ▶travie info 토모카Tomoka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명성 높은 1920년대 이탈리아 카페 분위기의 커피숍으로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해 있다. 하라르, 예가체프, 시다모 등의 종을 섞어서 판매하는데 하라르의 배율이 높은 편이다. 에스프레소 한잔 가격은 약 400원, 원두는 한 봉지(250g)에 약 3,000원 수준이다. 토모카 커피의 대부분은 최대 수입국인 스웨덴을 포함해 유럽으로 수출된다. www.tomocacoffee.com ”에티오피아인들의 남다른 민족적 자부심은 독립을 지킨 정통성, 기독교 문화, 찬란했던 고대 문명 그리고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기원에까지 맞닿아 있다.” travel info ethiopia [Ethiopian Food] 인제라Injera 말려 있을 때는 롤케이크, 펼치면 팬케이크와 흡사한 빵으로 그 무난한 겉모습과 달리 지독한 신 맛을 품고 있다. 에티오피아인들의 주식으로, 테프라는 에티오피아 토착 작물과 옥수수가루, 밀가루 등을 섞어서 만든 반죽을 사나흘간 발효시킨 뒤, 구워서 먹는다. 보통 접시에 넓게 펼쳐서 와트Wat라 불리는 매콤하게 볶은 양고기, 쇠고기와 야채 스튜를 곁들여 먹는다. 여행객들은 처음 인제라에 거북함을 느끼다가도 며칠 먹다 보면 나중에는 그 맛에 중독된다. 인제라와 함께 에티오피아인들이 즐겨 먹는 덜 익힌 쇠고기에 고추가루, 버터를 버무린 키트포Kitefo는 좀처럼 이방인들이 시도하기 어려운 음식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많은 식당에서는 대부분 고기를 바짝 익혀 준다. 한편, 에티오피아 정교회에서는 돼지고기 먹는 것을 금하고 있다. [Restaurant] 요드 아비시냐Yod Abyssinia 아디스아바바의 대표적인 관광식당으로 전통공연과 함께 인제라를 비롯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을 기반으로 한 에티오피아 전통 음악과 공연을 보면서 전통 술인 테쯔Tej를 맛볼 수도 있다. 테쯔는 꿀이 곁들여진 에티오피아식 와인이다. www.yodethiopia.com 탑뷰Top View 19세기 말부터 수십년간 에티오피아를 넘본 이탈리아의 영향으로 파스타가 널리 전파되어 있다. 도시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탑뷰 레스토랑은 아디스아바바에서도 최고급 이탈리아 식당이다. 파스타 가격은 약 5,000원 수준으로 에티오피아에서는 비싼 편이며, 맛은 다소 밋밋하다. [Hotel] 아디스아바바┃데브레 다모Debre Damo 4성급 호텔 ‘데브레 다모’는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공항이나 시내가 모두 가깝고, 최신 시설을 도입해 아디스아바바의 다른 4성급 호텔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전체 객실은 102실로, 부엌이 달린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8실이며, 옥상에는 라운지 개념의 스카이바도 운영된다. 체크인 시 5분 이상을 기다리면 투숙료를 받지 않을 정도로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www.debredamohotel.com 쉐라톤 아디스Sheraton Addis 에티오피아에 있는 호텔 중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힐튼, 래디슨블루 등의 체인호텔들도 있지만 규모나 시설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널찍한 수영장과 키즈클럽 등이 갖춰져 있어 가족 여행객이 머물기에 좋다. 실내에서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아쿠아클럽도 있다. 가격은 1박에 약 30만원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www.sheratonaddis.com 바하르다르┃쿠리프투리조트앤스파Kuriftu resort & spa 휴양지인 타나호수변에 위치한 스파 리조트로, 느긋하게 여유를 만끽하기 위한 모든 요건이 갖춰져 있다. 에티오피아 전통 미술품이 걸려 있는 널찍한 객실, 태닝을 즐길 수 있는 수영장과 산책 코스, 마사지와 네일 캐어 서비스까지 동남아와 지중해의 럭셔리 리조트가 부럽지 않다. www.kurifturesortspa.com 곤다르┃고하호텔Goha Hotel 일부 편의시설이 곤다르 ‘최고급’ 호텔이라는 명성에 못 미치지만 전망과 이색적인 객실 디자인이 모든 걸 상쇄한다. 도시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산턱에 자리하고 있으며, 특히 일몰 풍경이 장관이다. 객실 내부는 화강암 벽에 아프리카 특유의 색감을 살린 장식이 인상적이다. www.gohahotel.com 랄리벨라┃탑트웰브호텔Top Twelve Hotel 유럽 여행객이 많은 랄리벨라에는 수준급 호텔이 많다. 최근 개장한 탑트웰브호텔은 얼핏 사막처럼 보이는 랄리벨라 산의 호쾌한 전경이 내려다보이며, 가죽으로 만든 가구들과 천사 얼굴이 새겨진 침구류가 독특하다. 음식도 훌륭하다. 호텔 주인은 첫 손님이 한국인이었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www.toptwelvehotel.com [에티오피아항공Ethiopian airlines] 한국 상륙 앞둔 아프리카의 날개 한국에서 에티오피아까지, 선택할 수 있는 항공사는 많지만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에티오피아 여행을 시작하고 싶다면 에티오피아항공을 선택하는 게 좋다. 일부 배낭여행자들은 버스를 이용해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에티오피아의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약 5배로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에티오피아가 경제적으로 후진국이다 보니, 항공사에 대한 편견도 많지만 에티오피아항공은 1946년에 설립됐으며,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네트워크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62개의 국제선, 16개 국내선을 운항 중이며, 최신기종인 ‘드림라이너(B787)’ 6기를 포함해 총 59기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에티오피아항공은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파일럿, 승무원 및 항공 정비 교육 시스템도 운영 중에 있으며, 2011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가입된 항공 동맹체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의 정식 회원사가 됐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에티오피아항공이 오는 6월부터 한국에 취항한다는 소식이다. 에티오피아항공은 아디스아바바를 출발해 홍콩을 경유한 뒤, 서울로 들어오는 새로운 항공 노선을 개설한다. 에티오피아뿐 아니라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아프리카 목적지로 가는 여행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에티오피아는 올해 수교 50주년으로 에티오피아항공이 양국간 교류 활성화에 가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언어 공용어는 암하라어이며, 영어가 비교적 잘 통하는 편이다. 전기 전압은 한국과 같은 220V이지만 소켓 모양이 다른 곳도 있어 멀티어댑터를 챙기는 게 좋다. 화폐 비르Birr를 사용하며, 18비르가 약 1US달러에 해당한다. 비자 도착 비자도 있지만, 출발 전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을 통해 사전 발급을 받는 게 좋다. 비용은 20달러이며, 발급에는 3~4일이 소요된다. 날씨 아디스아바바를 기준으로, 연중 기온이 15~25도 사이로 온화한 편이다. 북회귀선에 속해 있지만 고도가 높은 탓이다. 4~5월이 소우기, 6~9월은 대우기로 비가 집중된다. 예방주사 에티오피아에 입국하려면 반드시 입국 전,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고 확인증을 여권과 함께 지참해야만 한다. 말라리아, 장티푸스 예방은 필수는 아니지만 권장사항이다. 기부 혹은 적선 에티오피아에서는 여행객이 가는 곳마다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스스럼 없이 다가온다. 돈이나 볼펜, 초콜릿 따위를 달라고 하는데 그 자리에서 현금 몇 푼 건네는 것은 그들을 돕는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차라리 아디스아바바에 소재한 자선단체에 직접 기부하는 방법이 낫다. 옷가지나 볼펜, 초콜릿, 사탕 등을 넉넉히 챙겨가 어린이들에게 건네는 것은 괜찮다.
  • 아이와 어른의 경계, 중학생의 성장통

    중학생은 이상한 존재다. 열넷에서 열여섯. 당연한 말이지만 초등학생도, 고등학생도 아니다. 아동문학평론가 박숙경의 말을 빌리면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서 몸과 마음의 급격한 변화를 겪는 대상”이다. 창비가 50번째로 펴낸 청소년문학 ‘파란 아이’는 중학생을 위한 소설집이다. 공선옥, 구병모, 김려령, 배명훈, 이현, 전성태, 최나미 등 작가 7명이 중학생을 소재로 쓴 단편을 모았다. 좌충우돌 방황하는 청소년의 다종다기한 고민을 다룬다는 점에서 소설집이라는 형식은 적합한 선택이다. 표제작인 김려령의 ‘파란 아이’는 죽은 누나의 이름을 물려받은 소년이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선우’의 입술은 익사한 누나처럼 파랗다. 딸을 잊지 못하는 엄마는 선우를 딸처럼 키운다. 죽음의 희미한 냄새가 동전의 뒷면처럼 성장의 통증과 맞물린다. 성적 정체성에 대한 혼란도 뒤섞인다. 이름에 대한 고민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기도 하다. 작가들이 그리는 중학생은 평면적이지 않다. 중학생은 ‘남자 되기’에 몰입해 위태롭게 가슴을 부풀리는 나이(전성태 ‘졸업’)인 동시에 “외로움이 뭔지도, 아름다움이 뭔지도 알 나이”(공선옥 ‘아무도 모르게’)다. 우주에 전쟁이 터지든 말든 여자 친구의 뾰로통한 표정에 더욱 신경을 쓰고(배명훈 ‘푸른파 피망’) 부모의 보살핌을 떠나 홀로서기를 고민하기도(이현 ‘고양이의 날’) 한다. 자본주의의 비정한 논리(구병모 ‘화갑소녀전’)와 튀는 개인을 용납하지 않는 집단의 불합리(최나미 ‘덩어리’)를 조금씩 체득하는 것도 이때부터다. 중학생의 다채로운 고민을 그리면서도 작가들은 성장과 변화라는 열쇠말은 놓치지 않는다. 공선옥의 문장은 시나브로 열매 맺는 십대의 꽃봉오리를 예민하게 포착한다. “나는 아무도 모르게, 다른 아이가 되어 버렸다. 사람이 어제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되는 것이다.” 9500원.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기고] 우리 문화예술을 재창조하는 생각/윤인휴 전남 광양시 부시장

    [기고] 우리 문화예술을 재창조하는 생각/윤인휴 전남 광양시 부시장

    올해도 3월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려주는 매화가 섬진강가에 만개하면서 광양 국제매화문화축제에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왔다. 이어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 벚꽃, 철쭉이 꽃 잔치를 이루었다. 올해 처음 열린 순천정원박람회에는 20여일 동안 13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방문해 성공을 예고했다. 다양한 지역 꽃 축제는 단순한 꽃 축제에 그치지 않는다. 꽃 축제는 지역 문화예술과 결합할 때 기업이나 유명상품, 건축, 문화유적 등 못지않게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광수입과 국민 소득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한류의 원조 격인 인기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인 경남 거제도 외도와 강원 춘천의 남이섬은 10년 넘게 매년 20만명 이상의 외국관광객이 찾았다고 한다. 또 K팝이 일본, 중국, 동남아, 미국, 유럽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국산품 수출과 관광수입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자원은 꽃처럼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수 있어 끊임없는 변화와 창의성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외국 자매도시와의 문화교류 공연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잘 다듬어 상품화해야 한다. 올해 광양 국제매화문화축제에는 11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고 10개국의 주한 외국대사 부부와 많은 외국인이 다녀갔다. 광양시립국악단과 자매도시인 중국 샤먼시 공연단의 합동공연이 매우 이국적이고 독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합동 공연은 올해로 두 번째로 좀 더 보완하면 예술적 기법도 향상돼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악단 이외에 합창단과 어린이합창단도 이처럼 외국의 예술단체와 연계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앙 정부 차원에서는 ‘한류’를 세계문화의 큰 주류로 육성하기 위해 전통 문화를 접목하여 새로운 장르로 재창조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일례로 국악과 스포츠댄스 또는 비보이 공연, 국악과 대중음악의 장점을 혼합하는 것이다. K팝 아이돌 가수와 글로벌 스타로 부상한 가수 싸이도 아무나 모방할 수 없도록 판소리, 사물놀이, 북춤, 삼고무(三鼓舞) 가운데 한 요소를 포함시킨 새로운 노래와 안무를 내놓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또한, 이 같은 융합 형식을 미술, 연극, 영화 등 다른 예술 분야로 확대하고 연구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젊은 예술인들의 진출과 창업이 쉽도록 지원해야 한다. 고등학교나 대학에 학과를 확대해 신설하거나 전문 공연장을 더 많이 짓고 컨설팅, 자금 지원 등을 통해 문화예술의 융합형 업종이 탄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순수예술성과 독자성 침해라는 논란이 일지 않도록 사전에 전문가의 충분한 자문과 지도를 받게 한다. 이는 새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과도 일맥 상통한다. 이 같은 노력이 열매를 맺어 문화예술분야에 새로운 형태, 다양한 업종이 탄생하고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났으면 한다.
  •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석동현 前동부지검장

    석동현(53)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286번째 회원이 됐다. 석 변호사는 15일 서울 중구 정동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이동건)와 1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석씨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서울고검 송무부장, 부산지검장을 거쳐 지난해 11월까지 서울동부지검장을 지냈다.
  • 특허는 기술발전에 약인가 독인가

    리처드 스톨먼이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인공지능연구소의 연구원이었던 이 청년은 1982년 ‘소스코드 공유’라는 생각에 불씨를 지폈다. 1970년대 대학가에서 무료로 배포되던 컴퓨터 운영체제인 ‘유닉스’를 대기업인 AT&T가 상용화하려 할 무렵이었다. 유닉스는 MIT와 AT&T 벨연구소의 합작품이었다. 스톨먼은 1983년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독점 추세에 반발, 자유소프트웨어재단(FSF)을 설립한다. 카피레프트운동의 출발점이다. 이어 핀란드 청년인 리누스 토발즈가 합세했다. 1991년 ‘리눅스’를 개발한 뒤 3년 만에 누구나 무료로 사용하도록 개방했다. 1998년 11월, 독점금지 소송에 휘말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역설적이게도 ‘앙숙’인 리눅스를 언급해 변론에 나선다. 자사의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우’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지 않다는 증거로 말이다. 신간 ‘지식 독점에 반대한다’(에코리브르 펴냄)는 최근 산업계 전반에 부는 특허권과 저작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애플과 삼성이 특허권을 둘러싼 소모적 소송전을 이어가며 기술시장이 시끌벅적한 탓에 관심이 더 간다. 저자인 미셸 볼드린과 데이비드 K 러바인은 “지적 재산권이 발명과 창의성이란 열매를 맛보기 위한 필요악이냐”는 질문에 단호히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들은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의 신화까지 들먹인다.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한 최초의 사람은 아니다. 1712년 토머스 뉴커먼이 만든 증기기관을 참고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덧붙였을 뿐”이라고 말한다. 뉴커먼의 증기기관을 수리하던 와트는 분리된 용기에서 스팀을 응축해 확장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1769년 1월 특허권을 획득한 와트는 이후 자신의 증기기관에 대한 특허권 연장과 강화에 몰두한다. 1790년대 성능이 한층 강화된 증기기관이 등장했지만 개량자인 혼블로워는 와트에 의해 고발당해 감옥에 갔다. 와트도 더 나은 성능의 증기기관을 만들려다가 특허권 제도의 방해를 받았다. 제임스 피커드의 크랭크와 플라이휠을 조합해 효율적인 회전축을 만들려 했으나, 이 같은 노력은 피커드의 특허가 만료된 1794년 이후에나 가능했다. 와트의 특허가 만료된 1800년 이후 30년동안 영국의 증기기관 수요는 5배 이상 늘어나며 봇물을 이뤘다. 저자들은 “와트가 더 나은 기술 개혁이 아닌 법률 제도를 악용해 선두를 지켰다”고 비판했다. 특허의 독점권을 없애야 경쟁이 치열해지고, 혁신과 창조가 가능하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한다. 예컨대 음악 저작권은 음악가들의 생계유지와 관련해 순기능이 더 강하지만, 에이즈 치료제의 특허 독점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에서 에이즈 치료를 방해한다는 점에서 역기능이 더 클 수도 있다. 저자들의 논리를 차분히 좇아가다 보면 ‘양날의 칼’로 알려진 지식 독점에 대해 다양성 시각을 꿰차게 될 것이다. 2만 3000원.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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